2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21%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농촌 지역은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을 정도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봉화군 인구의 44%가 65세 이상 노인이며, 인구 감소 지역으로서 청년 유입에 전력을 쏟고 있다. 매일같이 청년 지원 사업이 쏟아지고 있다. 인구 감소 해결 방안으로 귀농과 귀촌 유입을 첫째로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누구를 데려올 것인가에 앞서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정년퇴직하고 귀촌을 결심하는 데 걸림돌이 무엇인가? 또한, 귀농하거나 귀촌하여 부부가 여생을 마칠 때까지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사람이 물음표를 던진다. 평생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아온 노인들은 살던 집에서 남은 생을 보내길 원한다. 기대수명은 83.8세, 건강수명은 71.3세로, 10년 이상 돌봄이 필요하다. 혈연 중심의 돌봄이 어려워진 시대적 한계를 인정하고 지역사회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농촌 어르신들은 “요양원에 가지 않고 살던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소원이라며 늘 말하곤 한다. 평생 고된 농사일에 시달린 노인들은 거동이 가능하면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몸이 불편하거나 산골 마을에 홀로 사는 이들은 외로이 노년을 보낸다. IMF 이후 농촌으로 귀농·귀촌 인구가 늘었고, 2000년대 초반 정착한 1세대 귀농·귀촌인이 현재 60~80세로 노년기에 접어들었다.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여기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 할까?”이다.
2010년 귀촌한 70대 부부는 원하던 전원생활을 하던 중 남편이 몇 년 전 갑자기 돌아가셨고 부인은 남편 떠난 빈자리의 외로움을 이겨내며 산골살이를 계속하고 있으나 노년에 여자 혼자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다.
지금 이곳이 너무 좋고 살던 곳에서 계속 살고 싶지만, 여름이면 집주변에 잡초 관리도 안 되고 많은 눈이 내린 겨울이면 여자 혼자 몸으로 눈을 치울 수도 없고 도시로 돌아가야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귀농·귀촌인들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곳에서 전원생활 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힘이 없어진 말년의 시골 생활이 녹록지 않아 다시 옮겨야 하는 현실이다.
지역에 현재 사는 사람이 행복하게 말년을 보내고 여생을 마칠 수 있다면 자연히 찾아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지고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누구를 데려올 것인가보다 이미 살고 있는 지역민과 평생 살아온 노인들이 마음 편히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요양·주거·지역·돌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체계 구축이 필요하며, 돌봄을 단순한 복지를 넘어 노인의 삶의 질과 존엄을 지탱할 핵심을 모색해야 한다. 이곳에서 평생 일하다 일상이 어려워지고 가족이 돌보기 어려워지면 원치 않는 요양원에 입소해야 한다.
요양원에 가기 싫어하는 노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존엄과 삶을 지키는 일이 아닐까? 외로운 여생 끝에 대한 불안을 덜어줄 지역사회의 세심한 정책과 핵심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75세 이후 노인들은 경제적 문제보다 삶의 질, 만족도, 돌봄의 안전성과 존엄을 우선시한다. 전통적 가족 기능이 약화되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지금, 노인들에게 가장 간절한 소망은 안전한 여생을 보내는 것이다.
돌봄이 단순한 복지 제공을 넘어 안전한 삶의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 그리고 외로움과 쓸쓸함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농촌을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지역 특성을 반영한 수요 맞춤형 정책과 노인 생활 패턴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행복한 노후를 보장한다면, 인구 감소 완화와 자연스러운 인구 유입이 뒤따르지 않을까?
주민이 살던 곳에서 편안히 여생을 마칠 수 있는 사회라면, 농촌의 지속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류중천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