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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권세진·이재호 두 작가가 발견한 일상의 아름다움

대구 갤러리분도는 17일부터 7월 6일까지 권세진, 이재호 작가가 참여하는 ‘Cacophony+(카코포니 플러스)’ 전시를 개최한다.(사)박동준기념사업회(이사장 윤순영)와 갤러리분도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갤러리분도가 매년 신진작가 발굴 프로모션을 목적으로 열어온 카코포니(Cacophony·불협화음) 전시의 연장 선상이다.이 전시기획을 통해 소개된 젊은 작가는 75명이다. 서툴지만 실험정신을 담은 작가 지망생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기획 의도 아래, 고(故) 박동준 갤러리분도 대표의 의지 아래 15년 동안 이어져 왔다.일반 상업화랑에서 미술대를 갓 졸업한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린 작가에게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 2021년부터는 ‘카코포니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카코포니 플러스 전시는 기존 카코포니와 달리 당해 미술대 졸업생에 한정됐던 작가 선정 기준을 이미 미술계에 한발 내딛은 신진 작가로 영역을 넓혔다.이번 전시 작가는 현재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권세진·이재호 2인전으로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들을 심도 있게 선보일 예정이다.전시장에 들어서면 권세진의 ‘Quiet time(조용한 시간)’ 주제로 크게 두 가지의 유형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첫 번째는 수묵으로 바다의 윤슬을 묘사한 ‘조각 그림’ 연작이고, 두 번째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드로잉 한 ‘먹지드로잉’이다. 서로 상이해 보이는 두 작업은 표현 기법은 다르지만,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서 그림을 접근해 대상 그 자체를 그리기 위한 것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형상(形像)을 통해서 내면의 깊은 사유를 유도한다. 작가는 몇 년 전부터 바다의 윤슬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는데, 윤슬의 모양은 수면(자연)의 움직임에 따라 그 모양이 바뀐다. 잔잔히 출렁이는 바다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한 모노톤으로 드러내는 그의 작업에서 윤슬의 아름다움, 찬란함, 고요함, 은은함을 발견한다. 그 따스한 빛을 통해 잠시 그 날의 일상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두 번째 먹지드로잉은 그가 일상에서 관심이 가는 대상에 주목해 봄에 첫 시작을 알리는 진달래, 잔(Glass), 커피의 핸드드립 기구 등을 묘사하면서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며 빛 바래진 교과서에 실린 그림 같은 느낌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 작품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은유로 회고적으로 대상을 바라보며 사유의 대상으로 인식해 대상과 나, 나와 사물간의 경계를 제거함으로 대상과 하나가 되는 물아(物我)의 현상으로 대상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이재호는 일상에 중요하지 않는 것들과 당연한 듯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새로운 시각이나 의미를 부여해 ‘몬스터’, ‘호이호이’ 시리즈를 창작해 세상에 소외되고 있는 존재에 대해 담아냄으로써 함께 이 세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작업을 해왔다.최근작 ‘지나치는 풍경’시리즈들은 작가가 매일 같은 길을 산책하면서 너무 익숙해서 무시하고 지나쳤던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똑같은 장소이지만, 그날의 상황, 계절과 날씨, 기분에 따라 다르게 혹은 새롭게 보이는 자연의 대상을 마주하고 느꼈던 그 순간 본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유화 물감의 붓질을 속도감 있게 드로잉 하듯이 한 번에 그려내는 그의 그림은 거침없이 자연을 드러낸다.그는 같은 산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출발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인 것을 알고, 언제나 주변을 360도로 살펴보려고 노력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선을 작가의 생동감 있는 필력으로 그려낸 지나치는 풍경을 보면서 우리도 늘 일상에서 접하는 세상을 새로운 시각을 바라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6-16

KBS국악관현악단, 소리꾼 장사익·박애리와 무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기획공연 ‘KBS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하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가 오는 22일 오후 3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열린다.이번 공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악관현악단인 KBS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이 연주하는 우리 시대의 국악 명곡과 우리 가곡, 민요 등 다양한 음악들을 친절한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를 비롯해 ‘우리시대 소리꾼’ 국악 가수 장사익, 국악인 박애리와 남상일, 소프라노 이경진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출연해 품격있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KBS국악관현악단은 재일교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의 창작 국악곡 ‘프론티어’와 각 지역의 아리랑을 묶어낸 희망과 화합의 의미를 담은 ‘아리랑 연곡’을 들려준다. ‘프론티어’는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음악으로 주목받은 곡으로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한국인의 바람을 담은 곡이다.장사익은 우리네 감정이나 정서를 가장 한국적으로 노래하는 소리꾼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또 우리시대 삶과 희망을 노래하며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찔레꽃’, ‘꽃구경’, ‘봄날은 간다’ 등 대표곡을 들려준다.국악인 박애리는 국립창극단에서 춘향, 심청 등의 주연배우로 활약했으며 다양한 방송 활동과 공연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악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국악인 남상일 역시 대한민국 대표 국악인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국악인으로 손꼽힌다. KBS 국악관현악단과 함께 호흡을 맞춰 ‘희망가’ ‘사노라면’ ‘사랑가’ ‘고장난 벽시계’ 등으로 각각 멋진 무대를 선보인다. 소프라노 이경진은 풍부한 음악성과 화려한 테크닉의 신예 콜로라투라(성악곡에서 빠른 경과구나 트릴 등에 의해 기교적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선율)다.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지키자는 의지가 담겨 널리 애창되고 있는 가요 ‘홀로 아리랑’과 윤학준 곡의 ‘마중’을 노래한다.안동문화예술의전당 측은 “이번 공연은 자식을 위해 고생하시는 부모님들을 위한 감사의 표현으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연을 준비했다. 평소 국악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좋은 선물이 될 명품 공연”이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한편 KBS국악관현악단은 1985년 창단연주회 이래 실험적인 시도와 더불어 새로운 계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음악회를 열며 우리 음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우리 음악의 발굴과 보존,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2

선 하나에 작가의 감정 담아 소금화실 ‘정통 펜화 전’ 개최

포항 호텔 영일대 웰(WELL) 갤러리는 오는 16일까지 ‘펜으로 그려본 세상’ 정통 펜화 전을 열고 있다.정통 펜화란 철 펜촉에 잉크를 찍어 선을 교차시키는 해칭기법으로 형태를 그려내는 것을 말한다. 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쓰는 것처럼 긴 인내와 집중을 요구하는 정교한 작업이다. 가장 단순해 보이는 도구인 펜으로 수 십만 번 선을 긋고 중첩된 선의 조화로 완성된 작품은 그 과정에서 겪은 힘겨움과 세심함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특별한 매력을 발산한다. 쉽게 그은 선 하나부터 복잡한 형태를 구성하고 만드는 모든 단계가 중요하며 이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있다.이번 전시회는 30여 년 펜화에 천착해온 한국펜화가협회 회장 허진석 작가의 문하생들로 구성된 ‘소금화실’ 회원들의 첫 번째 회원전으로 마련됐다. 허진석 작가는 인물과 풍경을 펜촉으로 절묘하게 묘사해 독보적 펜화 작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화단에서는 최고의 경지라고 인정한다. 포항·포스코불빛대전에 한국 최초로 펜화 분과가 신설되는 데 일조하는 등 지역사회에 펜화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포항 소금화실과 경주 동국대평생교육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 제자들이 한국미술대전, 부산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포항불빛대전 등 전국 공모전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 등 다수 입상 했다.이번 전시에 출품한 27명의 회원 중 82세 고령의 손원조 씨는 고건축만 무려 50여 점을 그려 개인전을 했으며, 이금선 씨는 부산과 포항을 오가며 펜화를 배우다 부산미술대전에 출품해 종합 대상을 수상했다. 김옥주 씨는 고래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서 오직 고래만 그리는 작가가 됐으며, 권도순 씨는 소를 100여 마리 키우고 농사를 지으면서 개인전을 두 번이나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그 외 회원들은 정계를 은퇴하고 펜화를 시작한 최양식 전 경주시장, 포스코켐텍의 CEO였던 민경준 사장 등 직장을 은퇴하거나 현재 직장인으로 직업도 다양하며 20대부터 8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는 저마다 개성 있고 스토리가 있는 그림으로 포항·경주의 문화유산, 풍경화, 인물화, 비구상적인 펜화 작품 6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허진석 작가는 “펜화는 펜 선 하나 하나 작가의 의도와 감정이 오롯이 드러나며 가장 직관적이면서 감성적인 예술 장르다. 무엇보다 작품 한 점 하기까지는 많은 인내와 노동력이 수반 되가 때문에 작품을 완성하고 느끼는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내 안에 감춰진 재능을 발견하고 사각거리는 펜 소리와 함께 예술적 감성에 빠지고 싶다면 펜화에 입문하기를 권해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1

대구시립합창단, 평일 오전에 만나는 ‘작은 음악회’

대구시립합창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김인재)의 기획연주 ‘작은 음악회’ 두 번째 공연이 오는 14일 오전 11시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린다. 부지휘자 최석문의 지휘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평일 오전 시간에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국가곡합창, 뮤지컬, 재즈, 대중가요합창 등 다양한 색깔의 무대를 선사한다.첫 무대는 ‘사랑 그리고 그리움’을 주제로 한국가곡합창 3곡을 연주한다. 풋풋한 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곡 ‘첫사랑’과 아름다운 가사와 서정적 멜로디가 어우러져 가슴 저리게 하는 곡 ‘못잊어’, 그리고 기쁨의 맑은 물이 모여 메마른 세상을 적신다는 내용의 곡 ‘기쁨에게’를 들려준다.두 번째 무대는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밝고 신나는 ‘동요 메들리’(‘구슬비’ ‘노래는 즐겁다’ ‘퐁당퐁당’)로 꾸며지며, 세 번째 무대는 대구시립합창단원 이영규(소프라노)의 독창 무대로 조지 거슈윈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 중 아리아 ‘서머 타임’과 뮤지컬 ‘캣츠’수록곡 ‘메모리’를 노래한다.이어지는 특별 출연 무대에서는 김남훈의 재즈 원더랜드가 선사하는 ‘노스탤지어 인 타임즈 스퀘어(Nostalgia in Times Square)’와 ‘밤양갱’이 펼쳐진다.마지막 무대는 ‘아름다운 세상’, ‘제비처럼’, ‘가요메들리(‘나는문어’ ‘신호등’ ‘Dynamite’ ‘아메리카노’)’ 3곡을 대구시립합창단과 김남훈의 재즈 원더랜드가 함께 연주하면서 대미를 장식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1

시각예술가 5인의 산책

대구아트웨이(옛 아트랩범어)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스페이스 2~4에서 2024 기획전시 2부 ‘산책자’를 개최한다.김정은, 박정원, 송주형, 전은진, 최목운 등 다섯 명의 시각예술가가 참여하고, 조경,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송주형 작가는 스페이스2에서는 미디어아트,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송주형 작가는 도시 속에서 채집한 자연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인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도시의 정체성을 되찾고,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서 나아가기 위해 가상의 자연적 풍경을 구현함으로써 스스로 비워내는 정화 과정과 함께 정신적 자유를 제시한다. 전은진·박정원 작가는 스페이스 3에서 공간을 새롭게 활용해 회화, 조경 작품을 선보인다. 전은진 작가는 낯선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반경을 넓혀간다. 주변을 맴돌며 그 안에서 마주하는 장면을 수집하고 편집한다. 그리고 발견의 즐거움, 매혹과 몰입의 감정을 작업실로 가져와 흰 캔버스 위에서 자신만의 산책을 시작한다. 이번 전시에는 밤 산책에서 발견한 초록을 담은 작품이 전시된다. 박정원 작가는 이끼를 주제로 전시장을 테라리움으로 탈바꿈시킨다. 오랜 시간을 버티고 견뎌 단단해진 이끼에 자신을 투영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삶을 성찰한다. 스페이스4에서는 김정은 작가와 최목운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김정은 작가의 설치 작품인 ‘flooding’은 도시를 살아가는 수많은 관계 속 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품으로 도시 구석진 밑바닥에 설치된 우수관을 다양하게 연결해 선보인다. 최목운 작가의 조각 작품 ‘물끄러미’ 시리즈는 오롯이 물과 물그릇으로 표현된 작품으로 높낮이를 다르게 설치해 시선의 흐름을 이동시키며 지그시 응시하도록 한다.오는 22일부터는 6세 이상, 초등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예술 코드 로드’도 함께 열린다.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 감상과 자유로운 의견을 나누고, 자연과 도시의 상호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며 다양한 재료로 산책로를 탐색하는 수업이다. 또한 산책 중에 발견한 이미지를 중첩해 모빌을 만드는 시간도 진행된다.전시·교육 등 자세한 사항은 대구아트웨이 홈페이지(www.dgartway.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10

‘낙관적 허무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다양한 일상 속 ‘탈출구’ 예술로 풀다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은 특별 기획전 ‘AnyWay’를 오는 11일부터 8월 25일까지 미술관 전관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낙관적 허무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의 일상에 관한 탐구를 담은 전시다. 낙관적 허무주의는 세계의 존재에 있어 이유가 없기에 삶에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철학적 사유다. 전시 ‘AnyWay’의 제목은 말 그대로 ‘그래도’, ‘여하튼’ 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Any’, ‘Way’ 두 단어를 합친 ‘어느 길’이라는 단어로도 해석될 수 있다.이번 전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청년작가 김채연, 류은미, 이이영 3명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허무주의가 팽배해진 오늘날의 시대상을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탈출구를 예술로 풀어내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참여형 전시회인 이번 전시의 구성 중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김채연 작가의 스케치가 한 공간의 전면을 채우고, 관객은 스케치 안에 자신만의 색을 채워 넣는 과정을 통해 30m에 달하는 작품을 작가와 관객이 함께 완성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미술관에서는 정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관객들에게 예술은 더 가까이,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매체라는 것을 소개하기 위한 장이다.김채연은 ‘우울’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된 ‘우기(雨氣)’라는 캐릭터로 관람객들과 다양한 감정을 공유한다. ‘우울’이라는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며, 일상에 자연스레 내려 앉아있다. 김채연 작가는 그런 일상 속에서 잠들어있는 ‘우울’이라는 감정에 초점을 맞춰‘우기’와 함께 일상에서의 탈출, ‘도시’와 반대되는 개념인 ‘자연’을 찾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그대의 자연은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류은미는 소통의 부재와 관련된 언어체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상대를 배려하며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기본소양이 돼버린 사회에서 ‘나’의 감정과 의사전달을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류 작가는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과연 ‘제2의 언어’들이 해결할 수 있는지 탐구하기 시작했다. 작가가 탐구하며 사용하는 제2의 언어들은 직설적이진 않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시켜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작가 본인의 이야기 혹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낸다.이이영은 일상의 순간을 담는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 마치 산책하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이 행위는 언뜻 보면 그림일기와도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이영 작가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한 기억과 기록들은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를 희미하게 거울과 같이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9

“어둠 속에서 ‘페인팅 아트’를 체험해보자”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 문화도시센터는 어둠 속 빛을 테마로 한 페인팅 아트 체험 ‘네온 브러쉬’를 구 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에서 오는 8일까지 개최한다.세계적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피버(fever)가 주최하는 ‘네온 브러쉬’는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세계 각지에서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팝업 페인팅 체험 이벤트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 부산에 이어 지방에서는 포항에서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참가자들은 어둠 속 형광 조명 아래, 예술가와 함께 ‘특수 물감’과 ‘특수 조명’을 활용해 빛과 그림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를 즐길 수 있다. 참가자들은 현실과 상상이 넘나드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캔버스에 그리기도 하고 공간의 벽에 포항의 풍경과 색을 입히기도 한다. 참여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반짝이는 빛의 조합은 현실과 상상 사이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네온 브러쉬 in 포항’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총 6회차 프로그램이 일반 오픈 될 예정이며, 포항시민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한다. 참여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구 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에서는 과거 냉동창고의 얼음을 상징하는 프리즘 작품과 기계화된 예술에 대한 미학적 기준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설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4-06-04

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경주서 만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경주에서 공연된다. (재)경주문화재단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 챔버 버전 공연을 오는 7월 19, 20일 이틀간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러시아 황실 발레의 절정을 이룬 19세기 작품으로, 189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130년 넘게 사랑받아온 고전 발레의 대표작이다. 샤를 페로의 동화를 바탕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연기와 기교가 들어있는 고난도 작품으로, 발레 본연의 우아함을 살려 관객을 매료시킨다. 또한, 플로레스탄 왕궁을 재현한 웅장한 무대 세트와 의상, 군무의 형식미, 주역의 화려한 그랑 파드되, 여섯 요정들의 베리에이션, 로즈 아다지오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작품은 1994년 초연됐으며 2000년 북미투어, 2012년 국내에서 재연됐다.총 3막으로 구성된 작품은 원작 동화의 감성에 더해진 화려한 몸짓과 기교를 넘는 고전 발레 본연의 우아함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또 깊은 잠에 빠진 웅장한 왕궁을 재현한 무대 세트와 화려한 궁중 의상, 고전 발레의 기본기가 엄격하게 훈련된 60여 명의 무용수가 출연하는 대작이다. 무용수들의 개성 넘치는 기교와 변주보다는 까다로운 교과서적인 기준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클래식 발레의 웅장함과 완결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성과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이번 공연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정수를 담은 챔버 버전으로 구성됐으며, 줄거리와 무관한 춤을 생략하고 해설을 추가해 발레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해설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문훈숙 단장이 직접 맡아 공연을 이끌 예정이다.공연 입장권은 6월 3일 오전 10시 티켓오픈으로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4

순수한 자연의 모습 고스란히 화폭에 담아

변진석사진 서양화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 4일부터 9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 변 작가는 의사라는 본업에 화가라는 창조적 활동을 겸하고 있는 예술가다.그의 작품은 보편적 시각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풍경화’ 형식 속에 자신의 사유적 형상을 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던 기간 중(2019∼2021) 미뤄뒀던 창작활동을 새롭게 시작한 그에게 이번 전시는 2003년 첫 개인전 이후 20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자유로운 야외 활동을 갈망했던 그는 코로나가 끝난 후 국내외 주요 명산을 여행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와 프랑스 남부, 몽블랑 남쪽 Courmayeur, Vai Veny, Vai Frrret, 스페인 북부 Picos de europa, 피레네 산맥 등을 직접 트레킹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스케치하고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등 비경을 고스란히 풍경화로 옮겨 놓았다.변 작가의 풍경화는 특별한 경험이나 일상에서 수집한 다양한 이미지를 사실적 묘사를 통해 회화의 전통매체인 유화로 재현해 낸다. 대부분 작가가 풍경화를 다루는 보편적 방법을 따르고 있어서 전통적 풍경화 양식과 기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산과 계곡, 나무와 강 그리고 숲 등과 같은 자연 풍경을 투시와 원근법으로 그려낸다. 변 작가가 이 같은 풍경화에 깊은 사색과 지적 유희를 새롭게 즐기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20여 년간 미뤄왔던 묵은 숙제를 풀어내듯 2년 동안 화실을 오가며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다. 일찍이 여행하며 그림 소재로 다루기 위해 촬영해 뒀던 제주도와 울릉도, 설악산, 지리산, 그리고 알프스, 피레네산맥 사진들이 새삼 효자 노릇을 해줬다. 변 작가는 풍경 요소를 그려내는 데 있어 멀리서 바라본 호수와 웅장한 바위산, 푸른 들판에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은 명쾌한 구성력으로 보여준다. 그의 작품 색감에 주목해 볼 수 있는 요소는 청명한 대기의 색상과 맑은 가을 하늘, 진하디진한 녹색 나무숲, 눈부신 설경, 노랗게 물든 가을풍경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전통 회화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시대적 흐름에 반응해 소재와 기법의 테두리 안에서 유연한 자세와 태도를 보이며 미의식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변진석 작가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작가 변진석은 여행이나 일상에서 마주한 풍경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며 휴식을 누리고자 하는 소소한 감정을 작품에 담고자 한다. 작가가 바라보고 그림으로 담고자 하는 풍경은 인위적 힘이 미치지 않은 야생의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이 가꾸어 낸 ‘문화적 자연’이기보다는 순수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변진석 작가는 2003 전국 일요화가회 스케치대회 대상, 2002 부산 비엔날레 사생대회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2022 대구 아트페스티벌, 2023 대구아트페스티벌에 참여했다. 현재 변진석 성형외과 원장이기도 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6-03

지브리 작품의 환경 철학, OST와 함께 들어요

포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청년클래식그룹 레마앙상블은 4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음악회 ‘니캉내캉-with 스튜디오 지브리 OST’를 연다.이날 음악회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해 레마앙상블에서 기획한 공연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속 음악을 피아노 5중주 연주로 들을 수 있다. 5년 간 호흡을 맞춘 연주자들의 풍성한 연주에 더해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작품에 담긴 환경에 대한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설로 풀어내는 공연으로, ‘이웃집 토토로’,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원령공주’, ‘벼랑 위의 포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OST 곡들을 해설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출연진은 플루티스트 김지혜, 클라리네티스트 최민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진, 첼리스트 김민경, 피아니스트 길은영, 해설 안서련 등이다.안서련 음악감독은 “이번 음악회를 통해 스튜디오 지브리가 담은 환경적 책임에 대한 메시지를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아픔에 공감하고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가치 있는 음악으로 레마앙상블은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세계 환경의 날은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한 날로, 범세계적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작은 실천에서 환경보호가 시작됨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환경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했다.

2024-06-03

“절망과 후회 속에서도 빛나는 삶의 의미를 찾다”

포항시립연극단은 제191회 정기공연 ‘바냐 삼촌’(안톤 체홉 작, 상임연출 박장렬)을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포항시청 대잠홀 무대에 올린다. 2시간 30분 동안 펼쳐질 이 연극은 시립연극단의 올해 첫 공연작이자, 박장렬 상임연출자의 첫 연출작이다.‘바냐 삼촌’은 현대 러시아 연극의 기반을 다진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안톱 체홉의 4대 장막 희곡 중 하나다. 체홉이 초기 시절인 1889년 발표한 ‘숲의 수호신’을 개작해 1899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돼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상연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세계 각처에서 공연되고 있다.작품은 우리들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고, 각성과 성찰로 삶의 막을 다시금 올리게 만드는, 혹은 우리를 한동안 일상에서 떠나있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흥 상인들의 출현으로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귀족 세력들이 몰락해 가던 시기였던 러시아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도시인의 세속적인 욕망과 시골 사람들의 순박함을 대비시키면서 거듭된 절망과 후회 속에서도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연극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3∼4개월에 걸쳐 비교적 짧지 않은 시간이 흘러간다. 그 시간은 단지 현재의 시간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25년이라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더러는 보이지 않는 막연한 미래를 조명하기도 한다. 이 시간의 폭 안에서 등장인물들은 때로는 의지를 보이기도, 때로는 자신의 무위와 잉여적인 삶을 자책하기도 한다.등장인물들은 세레브랴코프(은퇴한 대학 교수), 엘레나(세레브랴코프의 아름답고 어린 27살의 두 번째 아내), 쏘냐(세레브랴코프의 첫 번째 부인이 낳은 똑똑한 딸), 마리아(세레브랴코프의 첫 번째 아내의 어머니), 보이니트스키(바냐 삼촌, 마리아의 아들이자 쏘냐의 외삼촌, 주인공), 아스트로프(시골 의사이자 철학자), 마리나(늙은 유모), 일꾼 등이다. 바냐는 사랑하는 누이 베랴가 죽은 후 조카 소냐,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매부 세레브랴코프 교수의 시골 영지를 관리하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어느 여름 퇴직한 매부가 젊고 아름다운 새 아내 엘레나를 데리고 돌아오자, 바냐는 그토록 존경해 마지않았던 매부가 한갓 속물에 지나지 않음에 큰 실망과 허탈감에 빠진다. 더구나 엘레나를 사랑하게 되면서 바냐의 괴로움은 더욱 깊어 간다. 매부가 영지를 팔고 도시로 가겠다고 선언하자 그 땅을 가꾸고 지키는 데 한평생을 바친 바냐는 절망에 빠지는데…. 연출을 맡은 박장렬(59·사진) 상임연출자는 서울 대학로를 무대 삼아 30년 넘게 연극 연출과 작가,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친 중진 연출자다. 고(故)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를 국내 최초로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이혈’, ‘이등병의 편지’, ‘페퍼는 나쁘지 않아’ 등 걸출한 작품을 통해 관객과 교류하며 사회에 메시지를 던진 실력 있는 연출자로 평가된다.박장렬 상임연출자는 “‘바냐 삼촌’의 주된 메시지는 우리의 삶이 힘들고 고달파도 살아가야만 하며 현재의 고난보다 미래의 행복을 희망하자는 것”이라면서 “비극 같으면서도 희극 요소가 짙어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체홉의 희곡에는 불명확한 긴장감, 호수 같은 잔잔함, 애수, 사랑, 절망, 희망 등으로 가득 차 있는 현대인들이 심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전했다. ‘바냐 삼촌’은 19∼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4시에 공연된다. /윤희정기자

2024-06-02

대구서 ‘당 타이 손 피아노 리사이틀’ 8일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서 막올라

당 타이 손 피아노 리사이틀 포스터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2024 수성아트피아 명품시리즈의 네 번째 공연 ‘당 타이 손 피아노 리사이틀’을 오는 8일 오후 5시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개최한다.당 타이 손(66)은 1980년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 이후 아시아계 피아니스트들의 귀감이 돼 많은 영향력을 끼친 피아니스트다. 또한 그는 ‘제18회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브루스 리우를 키워낸 스승으로 교육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전쟁의 고통 속에서도 음악의 끈을 놓지 않은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은 베트남의 1세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헌신과 가르침의 끝에 유학길에 올랐으며 이후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해 세계인들을 놀라게 만들었다.이번 공연은 ‘인생의 고난과 역경은 예술가에게 꼭 필요하다. 당신의 눈물이 감각을 풍성하게 하고 예술을 깊게 할 것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당 타이 손의 음악적 서사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1부는 포레 서거 100주년을 맞이해 포레의 작품으로 포문을 연다. 프랑스 음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포레의 ‘뱃노래’와 ‘야상곡’, 그리고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가면’, ‘어린이 차지’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부는 당 타이 손에게 가장 의미 있는 작곡가인 쇼팽의 작품만으로 구성돼 있다. 쇼팽의 ‘뱃노래’, ‘야상곡’, ‘왈츠’ 그리고 ‘스케르초’까지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 가장 쇼팽다운 연주자라는 평을 받는 당 타이 손이 연주하는 쇼팽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별히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전반적으로 ‘뱃노래’와 ‘야상곡’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바탕으로 음악이 전개되며, 작곡가에 따른 각기 다른 매력을 그만의 탁월한 해석과 감성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4-06-02

‘금난새의 두시데이트Ⅱ’ 내달 4일 대구문예회관서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기획공연 ‘금난새의 두시 데이트 Ⅱ’가 오는 6월 4일 오후 2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낮 시간대에 열리는 ‘금난새의 두시 데이트 Ⅱ’는 클래식 음악 위에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의 해설을 곁들인 공연이다. 연중 3회 공연(5~7월)이 예정된 이 공연은 지난 5월에 이어 6월의 두 번째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이번 공연에서 지휘자 금난새와 그가 이끄는 뉴월드 챔버 오케스트라, 협연자로는 신예 음악가인 구혜인(바이올린), 황동연(색소폰), 신영호(피아노), 지익환(기타)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협연자들은 서울예술고 출신 신예 음악가들로, 학교 선배인 지휘자 금난새와 함께 공연을 펼치게 된다.바이올리니스트 구혜인은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 후 현재 미국 줄리어드 음악대학교에서 석사 과정 중이며 TBC 콩쿠르, CBS콩쿠르 등 다수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다. 색소포니스트 황동연은 현재 서울대에 재학 중이며 음악교육신문사콩쿠르,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전국음악콩쿠르 등에서 1위를 수상하고,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피아니스트 신영호는 서울예술고 피아노과 실기 수석으로 재학 중이며 예원학교 시절 전 학기 실기 우수상 및 성적우수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기타리스트 지익환은 서울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현재 폭넓은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프로그램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솔로몬’ 중 3막에 나오는 ‘시바여왕의 도착’을 시작으로, 영국의 작곡가 피터 월록의 ‘카프리올 모음곡’, 탱고의 거장인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등 친숙한 클래식 음악으로 구성된다. /윤희정기자

2024-05-29

조선 선비들의 국정을 위한 목소리…한국국학진흥원, ‘상소’주제 2024년 정기기획전

조선은 공론정치를 지향했다. 1565년 백인소를 시작으로 관료를 넘어 재야 유생들까지 상소 운동이 이어졌다. 만인소 운동도 1792년 이후 1823년 서얼 만인소, 1881년 척사 만인소 등으로 이어졌다. 조선시대 ‘시민운동’으로 불려지는 상소(上疏)와 관련된 기록유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한국국학진흥원은 2024년 정기기획전으로 ‘세상을 살리는 곧은 목소리, 상소’라는 제목의 상소 특별전을 28일부터 유교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열고 있다. 국내 국학자료 최다 소장 기관으로 현재 60만 점이 넘는 자료를 기탁받아 보존 관리하고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이 상소자료만을 선별해 특별전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인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萬人疏)’는 1만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연명해 올린 상소다. 해당 유산은 지난 1855년 영남유림이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줄 것을 탄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총 서명 인원은 1만94명이며 길이만 해도 약100m, 무게는 16.6㎏에 달한다. 현대적 민주주의 제도가 없던 조선시대에 유학의 권위를 빌려 구체적인 정책변화를 촉구했던 선조들의 사회참여적인 비판 의식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오는 8월 25일까지 하는 전시회에는 최익현 ‘지부상소(死罪臣崔益鉉疏)’등 조선시대 선비들이 남긴 상소문과 ‘성학십도 병풍(聖學十圖 屛風)’,‘세전서화첩(世傳書畵帖)’등 상소문과 관련한 그림과 기록 문화유산 34점을 소개한다. 조선 초기 상소는 국왕에게 국정에 대한 의견을 전하는 수단으로서 관료들이 작성하는 것이었다. 점차 시간이 흐름에 따라 15세기에는 성균관의 유생들이 예비관료의 자격으로 국가정책에 대해 상소를 올리기 시작했고, 16세기가 되자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재야의 지식인들에게도 상소 제도가 개방됐다.하지만 관료가 아닌 자의 단독 상소는 국정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이 담긴 사사로운 요구로 간주될 수 있었기 때문에, 공론을 모아 상소를 올리는 ‘유소’가 일반적이었다. 특히 재야 지식인들이 공론을 형성하고 그 의견을 담아낸 ‘유소’는 동아시아권에서도 거의 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여론 전달의 형태다.이번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제1부 ‘상소’에서는 상소의 형식을 볼 수 있는 자료와 사직상소, 유소, 시무상소, 응지상소 등 상소의 다양한 종류를 소개했으며 제2부 ‘조선을 움직인 상소들’에서는 조선시대 국정의 방향을 틀었던 각종 상소문들을 전시한다.특히 제3부 ‘만인소’에서는 길이 9650㎝에 달하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를 만나볼 수 있다. 1만94명이 서명한 이 만인소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8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중요한 기록유산이다.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장은 “이번 정기기획전은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사회참여적인 비판의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관직에 진출하면 국왕과 함께 나라의 운영을 책임지는 존재가 돼야 했으며, 관직에서 물러나 재야에 있더라도 항상 국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적하는 비판적 지식인이 돼야 했다”며 “상소문을 통해 그들이 현실을 성찰하며 발견했던 문제의식과 국가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 책임의식을 살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8

먹과 한지에 ‘기억과 자의식’을 담아내다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전관에서 한국화의 정체성을 전통서예와 접목해 한국적 미의식을 확장시키는 작업을 보여주는 중진 작가 김진혁사진 초대전을 연다.중국과 몽골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김 작가는 먹과 한지를 이용한 전통적 표현양식을 토대로 재현과 추상적 표현기법을 선보이고 있다.‘Memory, 의식의 확산’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회에선 그의 1970년대 작품 ‘무제’를 비롯한 평면작품 30여 점과 ‘CHANGE-20’ 등 입체작품 5점이 전시된다.그동안 출판됐던 주요 화집과 자료집, 1978년 개인전 방명록, 드로잉, 에스키스, 학강미술관 철수 장면을 다룬 독립영화 ‘장소의 시간’등 다양한 아카이브를 소개하는 코너도 함께 마련된다.김 작가의 작업은 ‘기억과 자의식’이란 역사적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고서화를 비롯해 수 백여 점의 도자기와 불상 등 동아시아 미술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있다.그리고 2016년 개관한 학강미술관을 통해 역사와 전통에 관한 깊은 애정을 확인 할 수 있다. 학강미술관은 1903년 일본인 마치다가 대구에 정착하며 여름용 별장으로 지은 주택이었다. 해방이후인 1947년에는 근대음악가 권태호가 이곳에 최초의 대구음악원을 개설했다. 그러다 미군정시절 대구 6연대 반란사건으로 이곳이 미군정청에 접수됐고 시간이 흘러 1977년 김진혁의 선친이 매입한 후 온 가족이 살았던 집이었다. 마당이 넓고 오래된 목조 주택으로 나름 운치가 있었던 이곳에 학강미술관이라는 명패를 붙인 후 다양한 미술전시회를 개최해 왔었다. 그의 작품은 1978년부터 선보인 이벤트 작업부터 1980년대 미니멀 계통의 평면회화, 2000년대 이후 색면추상, 수묵추상 등에 이르기까지 전통회화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이어오고 있다. 역사와 민족적 정서가 담긴 추상적 이미지를 통해 현대 한국화가 계승해야할 진정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김 작가는 영남대 미술대학 회화과(동양화)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구, 서울, 파리, 상하이, 난징 등에서 32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2022년에는 금복문화상(미술 분야)을 수상했다. 2017 대구미술대전 초대작가상, 2014 중국 국제금마 예술상, 2011 중국 최우수영향력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석재서병오기념사업회장과 학강콜렉션 대표로 활동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7

제5회 ‘박동준상’ 수상자에 패션디자이너 박현 씨 선정

디자이너 박현사진 씨가 (사)박동준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제5회 박동준상’ 패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동준상은 패션·문화예술에 대한 사랑과 사회봉사의 삶을 실천한 고(故) 박동준 패션디자이너의 정신을 기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제정됐다.수상자에겐 2천만원의 상금과 상장, 김영환 작가의 작품 상패가 주어지고, 박동준 선생 5주기를 맞는 11월 8일에 작품 의상을 선보이는 전시회 개최 특전을 받게 된다. 이번 박동준상은 자사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디자이너로서 박동준의 패션 철학과 디자인 연계성, 지속 가능한 업력을 갖춘 지원 대상자 중 1차 서류심사, 2차 실물의상과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이화여대 패션디자인 석사과정을 졸업한 박현 디자이너는 2016년 본인의 석사학위 논문을 토대로 2019년 므아므(MMAM)를 론칭했고 2021년 서울 패션위크 제네레이션 넥스트에 선정돼 3년 연속 컬렉션을 진행했다. 서울 패션위크 SC 데뷔와 함께 글로벌 유망브랜드로 선정돼 파리 트라노이에 참가했고 2024년 컨셉 코리아에 선정돼 뉴욕 패션위크 참가와 함께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현재 하비니콜스 홍콩, 3NY, Alothman 런던, 쿠웨이트, 카타르 등 21개의 리테일(Retail) 샵으로 수출하고 있는 유망한 디자이너다.박현 디자이너는 “패션도 하나의 예술로써,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처럼 오래도록 간직하며 꺼내어 입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패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패스트 패션을 지양하며 친환경 소재와 제로이스트패턴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다양한 패션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2024-05-27

포항예술고, 제27회 송산 예술제…실용음악과 클래식 공연의 어울림

경북지역의 명문 예술고인 포항예술고(교장 김민규) 학생들이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예술의 향연을 펼쳐 놓는다.올해로 27회째 맞는 포항예술고 송산예술제는 음악연주회와 미술작품전 등 해마다 다양한 콘텐츠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민들에게 친근한 문화행사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학교 설립자인 고 송산(松山) 김현호 학교법인 대동교육재단 설립자이자 포항예술고 초대교장의 호를 딴 송산예술제는 특히 올해 음악연주회가 실용음악과 클래식음악이 프로그램에 어우러져 있어 이례적인 음악제로 기획돼 눈길을 모은다.이번 음악연주회에 참여하는 재학생들 중에는 권위 있는 콩쿠르 입상자들이 많다. 전국 규모의 콩쿠르인 음악춘추에서 1등으로 입상한 류병진(2년)군과 한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화경향음악콩쿠르에서 3위를 한 장예원(3년)양이 함께해 연주회의 격을 높인다.장예원 양은 솔로 무대로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에서의 탈출’ 중 1막 7장 ‘콘스탄체의 아리아’를 부를 예정이다. ‘가장 모차르트스럽다’라는 평이 있는 오페라의 수록곡이라 모차르트를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사람들은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피아노 솔로 연주에는 리스트 콩쿠르 고등 1, 2학년부 1등을 한 신예철(3년)군이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10번’을 연주한다. 그는 콩쿠르 최우수 입상 후 서울 주한 리스트 헝가리 문화원에서 초청 독주회를 지난 2월 가진 바 있다.음악연주회는 30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1, 2부로 나눠진 음악연주회는 1부에서는 국악 전공 학생들의 국악 가야금 합주 음악‘오봉산 타령’을 시작으로 국악과 실용밴드의 콜라보 연주로 ‘아름다운 나라’를 연주한다. 이어서 피아노 독주, 피아노 듀엣, 성악 독창으로 이어진다. 2부에서는 실용합창 ‘My Desire’를 시작으로 뮤지컬 ‘킹키부츠’갈라쇼, 실용보컬‘Genga’,‘Count on Me’, ‘Uptown Funk’등 팝 음악과 재즈 음악을 연주한다. 실용무용 공연은 힙합, 팝핀, 코레오 장르와 현대무용, 발레가 결합한 다양한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마지막 무대인 합동 공연은 포항예술고 35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영화음악 ‘캐리비안의 해적’과 포항예술고 40인조 팝스 오케스트라와 80명의 합창단이 ‘뮤지컬 명곡 메들리’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미술과 학생들의 작품 전시인 미술작품전은 오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관과 6월 3일부터 30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에서 개최된다.미술작품전은 지금의 행복한 순간들을 기억하며 미술작품을 통해 시민들이 더 감미롭고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자는 뜻에서 ‘기억하다(Remember)’라는 주제로 제작한 미술과 재학생 130여 명의 창작품이 전시된다.한 달여간의 준비 끝에 제작된 회화, 조각, 애니메이션,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속에서는 순수성, 열정, 창의성이 어우러진 그들만의 언어로 해석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품전에는 17개 팀의 아트상품전이 야외부스에서 동시에 열려 학생들이 제작한 참신한 디자인의 상품도 만나볼 수 있는 이색 코너로 눈여겨볼 만하다.김민규 교장은 “제27회 송산예술제는 예술적 감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또 그것을 관객들과 직접 대면하게 하여 함께 교감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리라 생각된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주목받는 훌륭한 예술인으로 성장해 문화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4-05-27

2024년 달서아트센터 신진작가에 선정된 이은비, 전영현 초대전 개최

대구 달서아트센터(DSAC)가 오는 6월 14일까지 달서갤러리에서 ‘2024 신진작가 초대전’을 선보이고 있다.이번 전시는 11회째를 맞이한 ‘DSAC 영 아티스트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다양한 실험적 방법을 모색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굳건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앞서 지난 3월 달서아트센터는 대구·경북지역 미술계 발전을 주도해나갈 역량 있는 시각 예술 전 분야의 젊은 작가들을 공개모집했고, 심사를 거쳐 이은비, 전영현 등 2명을 선정했다.16일 시작된 이은비 작가의 개인전이 29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전영현 작가의 개인전이 6월 1∼14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의 시작을 알린 이은비 작가는 자연의 생성과 소멸에서 느껴지는 경이로움에서 영감을 받아 평면 페인팅과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캔버스 위에 붓, 나이프, 종이테이프 등을 이용한 다양한 기법으로 여러 겹의 레이어를 구성하는 작업을 한다.사실적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풍경 속에서 느껴지는 정서적 교감, 그 속에서 마주한 감성으로 추출된 잔상에 리듬감을 형성하는 패턴을 더하며 화면 속에 비정형적으로 배치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구성된 평면 이미지를 다시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 제목인 ‘flower dance’를 공간으로 확장, 재생산하는 작업을 실험한다. 인체에 대한 관심을 보여온 전영현 작가는 3D 애니메이션과 입체 작업으로 ‘인간의 불완전함’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작가는 인체를 부정확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규정하고 이상적인 형태가 없는 자유로운 생명체로 인식한다.‘피규어’로 지칭되는 등장인물은 성별, 감정, 소리도 없는 인간의 형태만을 취하며 직면하는 상황에 따라 절단, 해체되고 다른 생명으로 왜곡되며 재구성된다. 이 과정은 우리의 시선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다음이 궁금해지는 아이러니도 공존시키며, 삶과 죽음을 거듭하는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 표류하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7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 포항 무대에…포항문화재단 기획 공연 ‘키즈 페스타 in 포항’두 번째 무대

(재)포항문화재단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의 원작을 뮤지컬화 한 ‘장수탕 선녀님’을 기획 공연인 ‘2024 키즈 페스타 in 포항’두 번째 공연으로 무대에 올린다.오는 24일과 25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는 ‘장수탕 선녀님’은 엄마를 따라 오래된 동네 목욕탕 ‘장수탕’에 간 ‘덕지’가 냉탕에서 만난 이상한 할머니 ‘선녀님’과 한바탕 신나게 놀며 친구가 돼가는 이야기를 담은 백희나 작가의 베스트셀러 그림책 ‘오래된 목욕탕’에서 태동했다. 뮤지컬로 재탄생한 ‘장수탕 선녀님’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어린이 가족공연 4년 연속 판매랭킹 1위인 뮤지컬 ‘알사탕’의 제작사 할리퀸크리에이션즈가 백희나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만들었다. 지난 1월에는 한국 공연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시상식인 제8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 특별 부문 ‘아동가족뮤지컬상’을 수상했다.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은 현실과 판타지 요소를 적절히 연결해 아동가족뮤지컬로서의 재미를 줬으며, 세대를 아우르는 정서를 녹여내면서 진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또한 탄탄한 스토리에 음악 구성이 쉬우면서도 재미있어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백희나 작가의 원작을 훌륭하게 무대화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6살 덕지와 아주 옛날 옛적 하늘에서 내려왔다가 날개옷을 잃어버려 되돌아가지 못한 선녀 할머니가 우연히 목욕탕에서 서로 만나 펼쳐지는 판타지 뮤지컬로, 어릴 적 목욕탕에 대한 추억과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가 어우러진 새로운 동화 한 편을 보는 듯하다. 덕지와 선녀 할머니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신나는 냉탕놀이와 모험은 화려한 영상과 조명, 특수효과로 펼쳐지고, 아름답고 환상적인 음악이 더해져 원작의 따뜻한 감동을 배가시킨다.한편, ‘2024 키즈 페스타 in 포항’은 현재 어린이 공연계에서 주목받는 우수 공연 4편을 초청해 관내 어린이와 가족 대상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2

국립대구박물관 개관 30주년 특별전 ‘한국의 신발, 발과 신’개최

신발은 발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에서 점차 사회와 문화를 담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규동)이 지난 14일부터 오는 9월 22일까지 기획전시실 Ⅰ·Ⅱ에서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한국의 신발, 발과 신’을 열고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 신발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짚신에서부터 금동신발, 그리고 신발이 있는 풍속화와 초상화에 이르기까지 신발 관련 자료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에는 316건 531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모두 7부로 구성했다. 전시의 시작인 제1부 ‘발의 진화, 신발의 탄생’에서는 두 발로 선 인류의 진화 모습을 영상 및 이미지와 함께 구성해 시작부터 몰입할 수 있게 꾸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발과 신발의 재료, 신발 제작과 관련된 공간을 연출했다.제2부 ‘짚과 풀을 엮어 만든 신발’에서는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흔하게 신었던 짚신과 미투리를 살펴본다. 짚으로 만든 짚신과 마로 만든 미투리, 상주가 신었던 엄짚신이나 어린이 미투리,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미투리 등 다양한 짚신과 미투리를 전시했다. 머리카락으로 엮어 만든 안동 원이엄마 미투리는 신발이 애절한 마음과 소망을 담은 물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3부 ‘신분마다 달랐던 신발’에서는 권력을 나타내기도 했던 신발 모습을 조망했다. 의례용 신발인 석(舃)은 왕의 구장복, 왕비의 적의와 함께 전시했고, 신하의 신발인 발목 높은 가죽신 화(靴)는 남구만 초상(보물), 이하응 초상(보물)과 함께 구성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화(靴)가 포함된 안동 태사묘 삼공신 유물 일괄품(보물)은 보존 처리 이후 처음 일반에게 공개된다.제4부 ‘기후와 신발’에서는 기후를 극복했던 신발을 소개한다. 비오는 날 신었던 삼국시대 나막신부터 조선 시대 나막신, 기름 먹인 가죽신인 징신, 눈오는 날 신는 설피와 둥구니신까지 함께 전시한다. 제5부 ‘패션의 완성, 신발’에서는 신발을 신고 패션을 완성하는 데 숨은 공신인 ‘버선’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발은 신었던 날인 혼롓날의 복식을 전시한다. 궁중 여인들의 화려한 활옷과 꽃신은 혼롓날 평민에게도 허용되었는데 이러한 관습을 섭성(攝盛)이라 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완성하는 신발은 복식 문화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할 수 있다.제6부 ‘죽은 이를 위한 신발’에서는 무덤에 넣은 부장품으로서의 신발의 의미와 죽은 이에 대한 추모, 내세관에 대해 살펴본다. 조선 시대 장례용 신발인 습신과 삼국시대 금동신발, 고구려 무덤 벽화에 나온 신발을 소개한다. 특히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서 출토됐다고 전하는 고구려 금동신발과 백제 무령왕비, 경주 식리총, 고창 봉덕리, 나주 정촌의 금동신발 등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금동신발을 선보인다. 금속 공예 기술의 정수와 함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다. 제7부 ‘신발, 조선에서 현대까지’에서는 우리에게 신발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는 자리다. 대구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이영희 기증품, 황해봉 장인(국가무형유산 화혜장), 안해표 장인(부산광역시 무형유산 화혜장)의 작품 등을 벽면 가득 전시해 전통 신발 중 혜(鞋)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켜 연출한다. 또 20세기 초 새로운 소재와 함께 반세기 가까이 유행했던 추억의 고무신과 관련한 이야기도 전시한다.이와 더불어 성철스님 고무신, 엄홍길 등산화, 서장훈 농구화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신었던 신발을 조명하면서 직업과 기능에 따라 다른 오늘날의 신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입장료는 무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2

34회째 이어온 ‘대구 무용인의 축제’ 25일 막 오른다

대구 무용인들의 축제인 ‘제34회 대구무용제’가 오는 25일 오후 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대구무용협회(회장 변인숙)가 주최하는 대구무용제에는 올해 2개 팀이 무대를 선보인다.대상 수상팀은 오는 9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33회 전국무용제에 대구 대표로 참여한다.첫 공연은 척project(안무 최재호)의 ‘교집합-스치듯 물들여지는 모든 것들에 대한’이다. 한국무용을 기반으로한 창작작품으로 본래의 나 자신을 숨기고 누군가를 위해 나 자신을 감추며 다른 인격체로 살아가는 우리들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것 때문에 변했는지, 우리는 어떤 존재인지 인지하며 그 이야기를 담아낸다.두 번째 공연은 M.F.L(Movement for liberty·안무 이재진)의 ‘다이빙’이다. 저마다 생각의 방으로 뛰어들곤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머릿속을 떠다니는 수많은 생각의 조각들, 그런 자신만의 방에서 나오기가 두려운 사람들, 뛰어들고 나오길 반복하는 과정에서 괴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축하무대로는 정효민의 ‘태평무(강선영류)’, 엄선민 소울(Soul)무용단의 ‘장고춤(배정혜류)’을 준비했다.변인숙 대구무용협회장은 “대구 무용인들과 예술인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로 이어져 온 대구무용제는 대구 무용의 중심으로 무용인들의 화합을 이끌고 전국에 대구 무용을 널리 알려왔다”며 “이번 대구무용제도 대구 무용의 전통을 이어가고 후대에 역사적 자긍심을 심어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1

수성아트피아, 28일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명품시리즈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을 대극장에서 개최한다. 명품시리즈는 수성아트피아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인 솔리스트 중심 프로그램으로 구성,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 세 번째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사진가 모차르트의 선율을 통해 관객과 깊은 감동을 나눈다.올해로 데뷔 68주년을 맞이한 백건우(78)는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수차례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연주자다.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피아노 연습과 연구에 몰두하는 그의 열정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백건우는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 우승 이후 런던 위그모어홀, 베를린 필하모니홀 등 다수의 독주회를 가지며 전 세계 음악 팬들과 소통해왔다. 2020년과 2021년 슈만 신보 발매와 함께 ‘백건우와 슈만’ 리사이틀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22년 9월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앨범을 발매하고 마드리드 왕립 미술원에서 리사이틀을 선보이기도 했다.그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 문화 기사 훈장을 수여받고, 지난해 제6회 성정예술인상을 수상하며 그의 예술적 업적을 인정받았다.매년 다른 작곡가의 삶과 음악을 탐구하고 조망해온 백건우는 이번 공연에서 모차르트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독보적인 해석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그는 모차르트의 잘 알려진 작품들과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선곡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짧지만 오페라 같은 깊이를 지닌 ‘환상곡 K. 397’,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선율의 ‘론도 K.485’, 음악적 영감이 넘치고 악장마다 색다른 감정을 보여주는 ‘피아노 소나타 2번 K280’과 기계식 오르간을 위해 작곡돼 모차르트의 숙련된 음악 언어와 유려한 음악적 흐름을 보여주는 ‘안단테 K.616, 나단조’를 사용해 외로움과 슬픔을 표현한 ‘아다지오 K.540’ 등 익숙하고도 새로운 백건우만의 모차르트를 만나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1

대구백화점 역사 한눈에… 26일까지 특별사진전

올해 창업 80주년 맞은 대구백화점과 대구 중구의 100년 기록 사진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 사진전이 열린다. 대구백화점은 대백프라자 3층 특별전시장에서 오는 26일까지 대구백화점 본점과 대백프라자의 기록물과 대구 중구 100년 기록사진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사진전을 진행한다. 대구백화점은 1944년 대구 중구 삼덕동에서 ‘대구상회’로 창업한 이후 대구를 대표하는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189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중구의 역사적인 순간과 섬세한 삶의 흔적을 담은 사진 80여 점과 1970년대부터 2000년대 대구백화점 본점과 대백프라자의 다양한 기록물들을 선보인다.중구 100년 역사관에서는 해방 전, 정치와 광장, 관공서, 대구역과 도로, 교육 등으로 중구의 역사적 장소와 건축물, 거리 풍경, 근현대 생활상과 중구의 지난 역사와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대백 80년 역사관에서는 대백 본점, 대백프라자, 백화점 광고물, 유통기록물 등을 통해 대구유통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볼 수 있다. 대구백화점 황우교 점장은 “대백의 역사를 기록한 대백 80년 사진과 중구의 역사를 기록한 중구 100년 사진 모두는 대구의 소중한 역사이다. 이러한 역사 기록물들을 통해 대구시민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이 주는 대구의 정체성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라며 “대구백화점은 앞으로도 중구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향향토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20

스페인의 정열·풍자, 정교한 안무로 표현

다채로운 의상과 정열이 넘치는 스페인 춤, 그리고 뛰어난 점프와 빠른 회전이 최고의 발레 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는 키트리와 바질의 2인무….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의 명작 발레 ‘돈키호테’가 오는 24∼2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의 문호 세르반테스(1547∼1616)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1869년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초연한 ‘돈키호테’는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고전 발레다. 카마초의 결혼 에피소드와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고전 발레 중 가장 화려하고 유쾌한 작품으로 꼽힌다. 몇 안되는 희극 발레로 정열적인 스페인 춤과 주인공들의 화려하고 테크닉 높은 독무 그리고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럽고 고집스러운 성격을 통한 세상에 대한 풍자 등이 특징이다. 오리지널은 프롤로그가 있는 3막 8장의 발레이지만, 이번 국립발레단 작품은 기존 안무가의 원작을 개정 안무해 2막 2장으로 재구성됐다. 돈키호테가 주인공이지만 액자식 구성으로 아름다운 여인 키트리와 가난하지만 재치있는 이발사 청년 바질 두 남녀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가 주요 줄거리다.   클래식 발레에서 발레리나의 손등이 주로 몸 바깥으로 향하는 데 비해 ‘돈키호테’에서는 손등이 몸 안 쪽으로 향하는가 하면, 스페인의 플라멩코를 연상시키는 군무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단순 명쾌한 줄거리, 기교 넘치는 안무로 발레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재안무는 국립발레단 무용수에서 안무가로 발돋움해 발레 ‘해적’에 이어 두 번째 국립발레단 작품 안무를 한 송정빈이 맡았다.  원래 버전에서는 늙은 기사로 등장하는 돈키호테가 춤을 거의 추지 않고 대부분 마임으로 표현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1명의 무용수가 ‘늙은 돈키호테’와 ‘젊은 돈키호테’를 모두 연기하며 높은 테크닉을 요구하는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다. 특히 2막 돈키호테가 춤을 추는 ‘드림 신(Scene)’은 원작에서 다소 길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을 최대한 배제하고 대폭 재안무해 재미를 높였다. 늙은 돈키호테가 꾸는 꿈을 그리는 부분을 새롭게 바꿔 젊은 시절의 그가 꿈 속의 여인 둘시네아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으로 재탄생시켰다 스페인 풍의 화려하고 정열적인 춤과 의상,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키트리의 ‘캐스터네츠 솔로’, 바질과 키트리의 아름다운 ‘결혼식 그랑 파드되(고전 발레에서의 남녀 2인무)’ 등 원작의 매력은 그대로 남겼다.아울러 작곡 및 편곡에 김인규 작곡가가 참여해 음악으로 작품의 감동과 풍미를 더한다. 또 다수의 국립발레단 레퍼토리에 의상 디자이너로 참여하며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공연의 의상과 무대를 새롭게 디자인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5

“시·마임· 댄스로 한판 놀아보세”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대구 교육문화공간 월성38(달서구 조암남로 38 로하스속내과 2층)에서는 문무학 시인과 스트리트 댄서 레아와 마임이스트 조성진이 함께하는 ‘백화만발 파티’가 열린다. 문학과 춤과 엔터테인먼트가 한 자리에 모여 어울리는 놀이판인 셈이다.먼저 ‘백화제방(百花齊放·온갖 꽃이 일시에 핀다는 의미)’ 토크는 문무학 시인의 ‘시인 문무학의 시 쓰며 노는 이야기’로 개화한다.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며, 책으로 놀면 일흔 살기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망설이지 않고 말할 자신이 생겼다는 노시인의 시쓰고 책읽는 삶을 전할 예정이다.최근 ‘책으로 노는 시니어’를 출간, 호평을 받고 있는 문무학(73) 시인은 1949년 고령 출생으로 1982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시조 당선으로 데뷔. 시조집 ‘가을 거문고’, ‘설사 슬픔이거나 절망이더라도’, ‘눈물을 일어선다’, ‘달과 늪’, ‘풀을 읽다’ 등을 출간했다. 문무학 서평 강좌 ‘내가 있는 삶을 위한 반려도서 레시피’ 문무학 서평 모음 ‘내가 있는 삶을 위한 반려도서 갤러리’ 등도 있다. 현대시조문학상, 유동문학상, 대구문학상, 윤동주문학상, 이호우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스트리트 댄서 레아가 화려한 춤을 선사하고 이어지는 무대는 참석자 중 누구나 3분동안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구라타임’. 피날레는 시와 마임이 만나는 윤동주의 ‘새로운 길’로 장식한다. 시낭송가 김인주(달성피부과 원장)와 마임이스트 조성진(67)이 출연해 윤동주의 ‘새로운 길’ 시낭송과 마임 퍼포먼스를 펼친다.마임이스트 조성진은 1993년 첫번째 리사이틀 ‘천사들 다시 돌아오다’를 시작으로,일본 나가노에서의 아시아마임크리에이션 공식 초청,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선포식 퍼포먼스 연출,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국제평화페스티벌 초청공연 등을 했으며,현재 마임씨어터 빈탕노리 대표다.최근 마임이스트 조성진과 스트리트 댄서 레아는 몸짓 인문학 채널을 열어 새로운 한류콘텐츠를 실험 중인 예술을 실험 중이다. 굿의 작두타기와 같은 한국전통문화의 DNA, 한류나 K-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또한 예술과 엔터테인먼트를 구분 없이 넘나들며 숨겨진 몸짓의 원리를 찾고 배운다고 한다. 이밖에도 예기치 않은 노래나 퍼포먼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행사 주최 측은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맥주와 와인 그리고 빵을 즐기며 스탠딩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귀띔했다.이날 행사를 기획한 손경찬 시인은 “인문 토크, 예술,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맥주와 와인이 있는 굿라이프 파티가 펼쳐지는 교육문화공간 월성38에서 여유로운 시간 가지시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관람은 전석 3만원(선착순 50명, 음료·다과 등 제공). 문의처 : 010-8562-524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5

유리구슬 통과한 빛줄기… 다양한 인간 존재 그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설치미술가 모하(Moha) 안종연(72)의 개인전 ‘Light of Moha in Bongsan’이 오는 7월 14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이 연간 4개의 전시를 자체 기획해 운영하는 기획전 기억공작소 올해 두 번째 전시다.안종연 작가는 부산 출신으로 생명의 근원인 빛에 매료돼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매체로 빛을 표현해 왔다. ‘빛의 작가’로 통하는 그는 캔버스를 필두로 나무에, 스테인리스에, 유리에, 빛을 그려왔다. 표현방식도 다양해 드로잉,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과학적 신소재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전방위적 예술활동을 이어왔다.모하(牟河·Moha)는 ‘우주를 유영하는 소’라는 의미를 담은, 안종연 작가의 호다.세계적 건축가와 컬래버레이션한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천정 조형물 ‘좌화취월’과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의 ‘광풍제월’ 그리고 영월군 동강생태공원에 설치한 ‘수광영월’이 작가의 공공미술 대표작이다.또한 박범신의 소설 ‘주름’과 ‘고산자’ 등을 시각언어로 형상화한 ‘시간의 주름’(2010)전, 미술 한류의 가능성을 증명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초대전 ‘빛의 날개’(2013)전 등으로 주목받았다.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소재인 ‘빛(light)’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인간 존재와 시간, 우주 세계의 동경이 주요 키워드다.전시실 정면에 거대하고 육중한 점을 기점으로 구슬들을 곳곳에 심어 우주를 중심으로 떠도는 빛점을 설치했다. 투명한 유리구슬이 빛을 발해 색 그림자로 공간을 드로잉하고, 빛으로 제작한 영상은 빔프로젝트를 통해 전시실 벽면에 빛줄기를 긋는다. 반대편에는 다양한 방식의 빛을 감추듯 드러내는 방법으로 빛 드로잉을 했는데, 이는 처음 시도하는 실험작이다. 두 개 공간의 빛나는 빛과 시작하려는 빛은 ‘New Days Dawning’이고, ‘Light of Moha’인 것이다. 전시실에 모인 빛점은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어떤 누구이고 당신이며, 그 속에 맑은 빛은 아주 특별하고 다양하며 또 신비롭다. 우리는 제각기 다양한 달란트를 가진 아주 특별하고 작은 모습이지만, 내면에 빛나는 강렬한 점 하나로 인해 무한한 우주 속에서 존재하게 한다. 내면의 빛점 하나 그리고 하나 또 하나 모여 세상을 이롭게 밝히고 우주를 품는다.빛으로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더해져 우주를 품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는 이번 ‘빛’을 위해 AI를 처음 다뤄 영상을 제작하고, 신소재인 광 확산 필름을 활용했다. 넘어진 후 다시 얻은 삶을 살면서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작업하는 것이 행복이자 삶의 원동력이라는 안 작가는 “전시는 작업이고, 작업의 연장”이라고 말한다.김영숙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안 작가는 가진 시간과 체력을 작업에 할애하고, 새로운 것을 섭렵하려는 노력에 억척을 첨가해 이번 전시를 만들었다. ‘나’ 혹은 ‘인간’의 가치와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찾기 위해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그녀의 작업에 대한 열의를 만나보는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4-05-13

온가족 함께 듣는 클래식 음악 동화

피아니스트 김준형포항시립교향악단 제207회 정기연주회 ‘온가족 음악 나들이’가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이번 공연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무거운 주제에서 벗어나 부모님과 어린 자녀가 모두 들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 동화 ‘피터와 늑대’를 메인 연주곡으로 준비했다.1부는 검투사 스파르타쿠스가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고자 로마제국에 맞서는 이야기를 소재로 작곡된 하차투리안의 ‘스파르타쿠스’ 중 ‘아다지오’를 시작으로 쇼스타코비치가 피아노 전공자인 아들의 졸업 연주회를 위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들려준다. 협연자로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김준형(27)은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해 2022년 뮌헨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기록하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연주자다.2부는 프로코피예프가 어린이를 위한 교육용으로 작곡한 음악동화인 ‘피터와 늑대’로 꾸민다. 이 작품은 주인공 소년 피터가 할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고 늑대가 살고 있는 숲속에 들어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만 재치를 발휘해 극복하고 성장한다는 이야기로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곡이다.연주에서 피터는 현악기, 할아버지는 바순, 늑대는 호른, 작은 새는 플루트, 오리는 오보에, 사냥꾼의 총소리는 팀파니로 표현되는데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을 악기별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큰 특징으로 특히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하면 악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음색을 찾아볼 수 있어 더욱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연주와 함께 최미경 동화 낭독가가 악보에 적힌 동화를 읽어주면서 관객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3

APEC 유치 기원 ‘경주국제뮤직페스티벌’

정명훈, 조수미, 한재민…. 세계 최정상급 클래식 연주자들이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서 경주에 모인다. 지휘자 정명훈 APEC 경주 유치 기원 ‘2024 경주국제뮤직페스티벌’ 공연은 오는 31일 오후 8시, 6월 2일 오후 3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특별히 해외 활동 중인 한국 출신의 세계 최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들을 한자리에 모아 관심을 끌고 있다.31일에는 KBS교향악단 제5대 상임 지휘자이자 첫 계관(桂冠) 지휘자인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고,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한 첼리스트 한재민이 협연자로 나선다. 이들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을 시작으로 차이콥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3’과 브람스 ‘교향곡 제4번 E단조 Op.98’을 선보인다. 한재민의 어릴 적 스승인 첼리스트 정명화가 지휘자 정명훈과 남매라는 점에서 두 음악가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6월 2일에는 전 세계 무대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으며 오랜 기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 온 소프라노 조수미가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 최영선, 테너 김성현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우리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비롯해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아리랑 랩소디’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펼친다. 또한 JTBC ‘팬텀싱어’ 시즌4 준우승팀 포르테나 출신의 테너 김현수와 플루티스트 이수민의 특별한 듀엣 무대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