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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강소 회고전 ‘곡수지유’… 50년 예술 여정 한눈에

이강소 작가(82)는 대구 출신으로, 실험적 기법으로 유명한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다. 그는 그림, 판화, 비디오, 퍼포먼스, 설치, 사진, 도예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장르나 재료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표현 방식을 탐구해왔다. 직감과 유희적 접근으로 완성된 그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고정된 해석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작품의 개방성을 통해 주체적인 상상과 의미 재구성을 유도하며, 이는 예술과 수용자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그의 창작 철학을 반영한다. 대구미술관에서 지난 9일 개막한 이강소 회고전 ‘곡수지유(曲水之遊): 실험은 계속된다’는 내년 2월 22일까지 대구미술관 1전시실과 어미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설치, 판화, 드로잉 등 1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1970년대 실험미술의 선구자로서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온 그의 예술적 탐구의 궤적을 한자리에서 조망한다. 특히 초기 작품부터 최신작까지 아우르며 유연한 사고와 창작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전시 제목 ‘곡수지유(曲水之遊)’는 고대 중국에서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보내며 시를 짓던 풍류에서 비롯됐다. 이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자유롭게 사유하며 예술적 실험을 이어온 이강소의 작업 방식과 맥을 같이한다. 전시는 ‘곡수지유’의 정신과 ‘실험정신’을 중심으로 그의 반세기 예술 여정을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곡수지유의 개념은 흐르는 물과 순간적 영감이 교차하는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다. 이강소의 작업 현장인 낙동강변은 강물과 모래사장, 갈대밭이 어우러진 자연 환경이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됐으며, 동료 예술가들과의 협업은 새로운 미술을 향한 열정의 토대가 됐다. ‘실험정신’은 그의 작업을 이끈 또 하나의 원동력이다. 1965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1969년 신체제를 결성하고, 1970년대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 에꼴드서울 등에서 현대미술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1974년 창설한 대구현대미술제는 한국 최초의 전국적·국제적 현대미술제로, 이후 전국 각지로 현대미술제가 확산되는 출발점이 됐다. 이 시기의 실험정신은 회화·조각·판화 등 전통적인 매체로 이어지며 한층 심화됐다. 전시는 최근작에서 출발해 1970년대 실험미술과 이후의 확장을 따라간다. ‘청명(淸明)’ (2016~) 연작은 맑은 정신세계를, ‘바람이 분다’(2022~) 연작은 청명의 기운에 화려한 색채를 더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무채색을 고수해 온 그는 “색이 나를 유혹했다”라는 고백처럼 자연스럽게 색을 받아들이며, 또 다른 국면을 열었다. 1970년대 대표작들은 한국 실험미술의 역사를 증언한다. 제9회 파리비엔날레에 출품된 ‘무제 1975-31’, 이른바 ‘닭 퍼포먼스’는 전시장 한가운데 살아 있는 닭을 매어두고, 그 흔적을 작품으로 선언한 파격적 작업이다.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의 순간을 예술로 바꾼 이 작품은 한국 실험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자, 이강소를 국제무대에 알린 계기가 됐다. 비디오 작업 ‘Painting 78-1’은 투명한 유리 위에 붓질로 화면을 채우는 과정을 담은 영상으로, 회화를 ‘완성된 결과’가 아닌 ‘그려지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한다. 인터넷은 물론 컬러 텔레비전조차 보급되기 전이었던 1977년에 시도된 이 작업은 회화와 비디오를 결합해 매체 확장의 전환을 보여줬다. 중앙 섹션에서는 198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강소 회화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직접적 서사를 배제하고 자연의 형세나 물의 흐름 같은 잔상으로 채워진 화면은 관람자의 시선과 경험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멀리서는 고요한 산세를 닮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능선이나 빗물을 머금은 하늘로 변모한다. 이처럼 무한히 생동하는 화면은 ‘살아 있다’는 표현을 떠올리게 하며, 이것이 이강소 회화가 지닌 독특한 매력이다. 조각 또한 198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그는 서구식 덩어리 조작 대신 흙, 불, 바람, 빛 같은 자연 요소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Becoming(되어감)’이라 명명한 이 작업은 자연의 질료와 작가의 신체가 어우러지며, 우연의 개입 속에서 작품이 완성된다. 이강소는 이를 “의식과 무의식의 합작”이라 설명했다. 1전시장의 마지막에는 판화 작품과 함께 1970년대 이강소가 주도한 실험미술 운동과 대구현대미술제를 중심으로 다룬 아카이브 공간이 선보인다. 신체제,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 에꼴드서울 등의 활동과 1974년부터 1979년까지 이어진 대구현대미술제의 기록이 귀중한 자료로 되살아난다. 또한 어미홀에서는 이강소의 1973년 첫 개인전 출품작 ‘소멸’을 중심으로 갈대와 브론즈 조각이 어우러진 공간이 마련된다. 자연광이 스며드는 창과 설치가 조화를 이루며, 관객은 낙동강변의 정취와 현재의 공간을 동시에 체험하고, 곡수의 흐름이 담긴 작가의 예술을 체감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정민 학예연구사는 “이강소의 예술은 반세기 동안 이어진 실험과 확장의 여정”이라며 “고향 대구에서 열리는 14년 만의 대규모 회고전인 만큼, 그의 작품 세계의 깊이와 감동을 직접 느끼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강소 작가 약력 △1943년 대구 출생 △서울대 미대 졸업, 경상대 교수, 뉴욕주립대 올버니캠퍼스 객원교수 역임 △2003년 이인성 미술상 수상 △주요 활동 ▲1970년대 혁신적 실험 미술: 명동화랑에서 생활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퍼포먼스 전시 개최. 신체제와 AG(Art Group)를 통해 전위적 작업 전개. ▲국제적 명성:1975년 파리청년비엔날레, 1977년 상파울루비엔날레 참가. 파리비엔날레의‘닭 퍼포먼스’로 프랑스 언론 주목. ▲미술운동가: 1974년 대구현대미술제 창설, 제도적·상업적 지원 없이 순수 실험 미술 구현. ▲회화 탐구: 1985년 이후 오리·사슴·배 등 상징적 이미지로 ‘실재와 재현’ 문제 탐색. ▲해외 진출: P.S.1 프로젝트 선정(1991~92), 뉴욕·런던(테이트 갤러리)·바비칸 센터 등에서 활동. ▲예술적 성과:1970년대 신체제와 AG로 실험 미술 기반 마련, 이후 회화·사진·조각 등 매체 확장.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실험적 접근을 통해 국내외에 영향력 발휘, 현재까지 창작 탐구 지속.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16

세월호에서 독산동까지… 예술이 되다

영천 시안미술관은 지난 12일부터 11월 16일까지 본관 1, 2, 3전시실에서 2025년 하반기 특별기획전으로 중견 작가 최선(52)의 개인전 ‘물 위의 자리(A Place on the Water) ’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추구하는 ‘사람과 예술, 오늘의 연구’라는 방향성에 맞춰, 사회적 트라우마와 개인의 기억을 예술적 기호로 변환하는 최선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명한다. 2005년부터 2025년까지의 회화·설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산업 유산, 사회적 상처, 시간의 흔적을 재료로 삼아 ‘말할 수 없는 것’을 시각화하는 작가의 독창적 접근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최선 작가는 세월호 참사,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 구제역 살처분, 구미 불산 누출 사건 등 한국 사회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사건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언어가 삭제한 고통의 구체성을 물질적 흔적으로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 현장 바닷물에 캔버스를 담가 얻은 소금 결정은 희생자들의 부재를 응축한 증언이 되며, 백남기 농민 사건 당시 물대포 대신 사용한 캡사이신을 캔버스에 발라 국가의 폭력을 시각화한다. 이처럼 작가는 “통계와 행정 용어로 환원된 비극을 신체적 감각으로 되돌리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은 1980년대 섬유·봉제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산업 구조 변화로 쇠퇴한 지역이다. 최선은 이곳에 버려진 폐기물과 폐조명을 재활용해 ‘독산회화’ 연작을 제작했다. LED 폐기물로 만든 설치 작품은 독산동에서 사라진 노동자들의 존재를 상징하며, 폐조명을 재점등한 작품은 산업 시대의 유산을 현재로 소환한다. ‘버려진 조명 속에 담긴 노동의 시간을 다시 밝히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관람객은 빛을 통해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공존을 체험하며, 산업화의 그림자에 묻힌 개인사를 반추하게 된다. 작가는 비트겐슈타인의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하라”는 명제를 뒤집어, 침묵 자체를 사회적 증언의 형식으로 재해석한다. 그의 작품에서 침묵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소금·껌·유골 가루 등 물질적 흔적이 증언하는 ‘열린 틈’이다. 인천 거리에서 채집한 노숙인의 침은 사회적 배제의 흔적으로, 껌은 제도 밖 청소년들의 목소리로 재구성된다. 특히 ‘실바람’은 무연고 유골 가루를 캔버스에 뿌려 만든 작품으로, 죽음과 소멸이 아닌 ‘잔여’로서의 기억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흔적은 사라지지 않고 현재에 스며들어 미래를 질문한다”고 말한다. 최선의 작업은 시간의 선형적 흐름을 거부한다. ‘별똥 떨어지던 날’은 항암제로 캔버스를 탈색시켜 시간의 파괴적·창조적 이중성을 드러낸다. 항암제가 건강한 세포까지 파괴하듯, 시간의 흐름은 소멸과 회복을 동시에 품는다. 이 작품은 별똥별의 순간적 소멸이 소망을 상징하는 역설처럼, 트라우마의 흔적이 새로운 생성의 계기가 됨을 암시한다. 또한 ‘멀미’는 군복 카모플라주 패턴을 차용해 분단 현실과 이념적 낙인을 비판하며, 정체성의 불안정성을 색채의 어긋남으로 표현한다. 최선은 개인의 고통이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얻는다고 본다. 외국인 노동자, 이주민의 숨결을 한 캔버스에 겹쳐 그린 ‘호흡’ 시리즈는 생명의 근원적 행위가 타자에 의해 유지됨을 상징한다. 그러나 이 관계는 평화로운 공존이 아니라 ‘낙인과 배제의 불안정성’ 속에 있다. 작가는 “예술은 고정된 답이 아니라, 부재와 균열을 안고 살아가는 질문”이라고 강조한다. 최선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침묵을 세상과 그 너머를 새롭게 바라보는 구도의 과정으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모든 존재와 관계가 숭고하게 재탄생하는 순간을 ‘침묵과 빛의 만남’으로 형상화하고, “빛을 향해 마음을 열면 불신이 사라지고 황금빛이 스며들어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이룬다”고 말한다. 박천 시안미술관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이 사회적 기억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최선의 작업은 트라우마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흔적이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스며드는지 탐구한다”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15

“전통주에 담긴 인문학의 향기”…대구서 특별 강연 열린다

참다운 술맛의 의미를 되새기는 인문학 강연이 대구에서 마련된다. 도서출판 학이사와 대구월드투어는 오는 24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종로 소재 몬스터즈크래프트비어에서 ‘전통주로 빚은 인문학’ 북토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 원장 박운석 저자의 신간 출간을 기념해 열리며, 곽연호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 수석연구원이 대담자로 나선다. ‘참다운 술맛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라는 주제 아래 전통주가 지닌 철학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를 인문학적 시각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참가비는 1만 원이며, 행사 당일 저자가 직접 빚은 전통주 시음도 준비돼 있어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문의는 학이사(053-554-3432)로 하면 된다. 주최 측 관계자는 “전통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과 철학이 담긴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강연을 통해 전통주의 깊은 맛과 의미를 나누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운석은=경북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매일신문에서 문화부장을 지냈고, 대구문화재단에서는 문화기획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문화 발전에 힘써왔다. 현재는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통주 교육훈련기관(제21호)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우리 술의 대중화와 교육에 힘쓰는 전문가로서 활발한 저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스무 색깔 스무 느낌’과 ‘차근차근 수제맥주’가 있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 술과 관련된 인문학적 시선을 소개하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14

픽셀로 다시 쓰는 사진의 언어… 황규태 대구 첫 개인전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에 자리한 갤러리 토마가 한국 아방가르드 사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황규태 작가의 개인전 ‘픽셀’을 연다. 이번 전시는 유지숙 갤러리 토마 대표와 이은숙 전국사진가협회 사무총장(독립 큐레이터)의 공동 기획으로 마련됐으며, 오는 9월17일 개막하는 2025 대구사진비엔날레에 맞춰 대구에서 처음 공개된다. 전시장에는 황규태의 대표 연작인 ‘픽셀’ 시리즈가 선보인다. 1938년 충남 예산 출생인 황규태는 60여 년간 사진의 개념과 경계를 확장해 온 작가다. 경향신문 사진기자로 출발해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필름 태우기’, ‘이중 노출’, ‘몽타주’ 등 아날로그 실험을 통해 전통적 사진 문법을 해체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디지털 영역으로 전환해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을 해체·재배열하는 방식으로 ‘사진 이후의 사진’을 탐구했다. ‘픽셀’ 시리즈는 이러한 작업 세계를 집약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평론가들은 황규태를 두고 △“과거의 인습과 현재의 안주를 넘어서는 아방가르드 정신의 작가”(박상우 서울대 교수) △“픽처(Picture)로 확장된 작업은 모홀리-나지의 뉴 비전을 연상시킨다”(손영실 경일대 교수) △“디지털 레디메이드로 구현된 자동기술복제시대의 사생아”(문혜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픽셀 샤먼이라 불릴 만큼 프레임 해체에 주목할 만하다”(최연하 공간풀숲 관장)고 평가하고 있다. 2010년 개관한 갤러리 토마는 김광석길 조성에 참여한 공간으로, 지난 15년간 지역에서 현대미술 전시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사진·영상 중심의 전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2023 대구사진비엔날레에서는 방천시장 상인들의 삶을 기록한 작업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10

“빛나는 청춘, 꺼지지 않은 방천” 제12회 방천아트페스티벌 성료

대구의 대표 예술축제인 제12회 방천아트페스티벌이 지난 7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는 ‘빛나는 청춘, 꺼지지 않은 방천’을 주제로 6~7일 김광석 다시그리기길과 대봉동 일원에서 열렸다.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어울리며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장을 마련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 250여 명이 참여했다. 전시·공연·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과 예술 애호가들의 발길을 끌었다. 골목마다 설치된 미술 작품과 거리 퍼포먼스, 라이브 드로잉은 일상을 예술로 채우며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막 첫날에는 예술가와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공연과 댄스, 퍼포먼스 등이 이어져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로 채워졌다. 주최 측은 이틀간 약 6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박토마스 방천문화예술협회 위원장은 “김광석거리의 예술이 지역 상권과 상생할 수 있도록 매년 프로그램을 고민한다”며 “예술과 지역이 함께 숨 쉬는 축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3년 첫 개최 이후 매해 새로운 주제로 열리고 있는 방천아트페스티벌은 공연·전시 중심의 거리예술 축제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청년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장을 이어가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에서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09

전통과 현대의 조화···명장의 예술작품 속으로

조선시대 왕후 대례복, 비로자나불의 깊은 조각, 전통 목가구의 온기, 백자에 담긴 미감,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한 자수, 정밀기계 기술이 구현한 정교함 등 각기 다른 명장의 손끝에서 탄생한 예술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구·경북 명장들의 모임인 (사)대한민국명장회 대구경북지회의 제28회 작품전이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개최된다. ‘대한민국명장’은 숙련기술장려법 제11조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최고의 숙련기술을 보유하고 기술 발전과 기능인 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한 기능인을 대상으로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국가 지정 명예직이다. 기계, 재료, 전기, 통신, 조선, 항공 등의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금속, 도자기, 목칠 등의 공예 분야까지 총 37개 분야 97개 직종에서 15년 이상 경력자를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각 분야의 명장들이 소속된 (사)대한민국명장회는 숙련 기술의 저변 확대와 장인정신 전수, 기능인의 권익 보호,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그 지역 지회인 대구·경북지회는 2003년 창립 이후 지역 숙련 기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로 28회를 맞은 대한민국명장회 대구경북지회전은 산업과 예술, 문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오늘날, 사람의 손끝에서 비롯되는 ‘숙련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는 박종병 석공예명장, 최환갑 목재수장명장, 김정옥 도자기공예명장, 윤만걸 석공예명장, 류정순 한복명장, 김나미 자수공예명장, 권수경 목공예명장, 이희영 시계수리명장, 김태식 양복명장, 이순용 귀금속가공명장, 이학천 도자공예명장, 김복연 한복명장, 김세용 세라믹명장, 박정열 귀금속명장, 변종복 금속공예명장, 임호순 미용명장, 최옥자 섬유명장, 남진세 석공예명장, 이대건 농업명장, 오정철 기계조립명장, 이계안 도자공예명장, 김명희 한복명장, 남명숙 화훼장식명장, 신화남 미용명장, 최영옥·권미숙 화훼장식명장 등 대한민국명장회 대구경북지회 회원 26명이 참여해 8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최근 한미정상회담 기념으로 외교부에서 트럼프에게 준 선물 거북선 모형을 제작한 울산의 오정철 기계조립 명장 등 서울, 부산, 울산, 광주 등 타 지역 명장 10인이 특별 참여해 작품의 폭과 지역적 다양성을 더했다. 출품작들은 전통 재료와 기법을 기반으로 현대적 미감과 창의성을 결합해 기능미와 조형미, 장인정신과 예술성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 특히 석조·도자·목공 분야의 작품들은 깊이 있는 조형성과 질감 표현이 뛰어나며, 복식과 장신구 분야는 섬세한 디테일과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일부 작품은 현대 산업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숙련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고 있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회는 살아있는 전통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기술과 예술, 산업과 문화가 교차하는 현장에서 숙련 기술의 새 가능성을 확인하고 예술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사회 품격과 감성 제고에 기여하며, 후학에게는 깊은 울림을, 관람객에게는 장인정신의 진면목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09

경북웹툰캠퍼스, 나침반 작가 ‘자성의 린’ 개인전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 운영하는 경북웹툰캠퍼스가 오는 12일까지 경주 황리단길 내 캠퍼스 전시홀에서 나침반 작가의 개인전 ‘자성의 린’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5 경북웹툰캠퍼스 지역 작가 전시 공모’에서 선정된 지역 작가 4인의 첫 번째 전시회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신진 작가 발굴을 목표로 기획됐다. 나침반 작가는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한국 웹툰계를 이끌 차세대 크리에이터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작품 ‘자성의 린’은 마족의 위협과는 거리가 먼 평화로운 마을에서 살아가던 소년 린이 갑작스럽게 가족과 일상의 균형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을 그린 판타지 서사시다. 전통적 판타지 액션의 박진감과 가족 간의 유대감이 교차하며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중세와 근현대, 동양과 서양의 복식이 혼재된 캐릭터 디자인은 독특한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시 공간에는 원화 15점과 기획 영상 1점, 작가의 스케치 및 미공개 작업물이 공개된다. 특히 포토존을 설치해 관람객이 작품 속 주인공이 돼보는 인터랙티브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회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며, 주말은 휴관이다. 이종수 원장은 “이번 전시는 지역 작가들의 창의성이 대중과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진흥원은 앞으로도 웹툰 산업과 지역 문화의 동반 성장을 위해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웹툰캠퍼스는 향후 선정 작가 4인의 개인전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09

포항 철강산업·예술의 융합… ‘숨쉬는 기계’展

철강과 과학기술로 성장한 포항의 도시 정체성을 인공지능(AI), 미디어아트, 키네틱 아트 등 기술 기반 예술로 재해석한 융합전시 ‘숨쉬는 기계’ 전이 지난 1일부터 포항의 복합문화공간인 동빈문화창고1969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 18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철이라는 산업 유산과 예술을 융합한 현대미술의 진수를 선보이며, 포항이 지닌 독특한 문화적 자산을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조명한다. 과거 냉동창고를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산업 유산과 예술이 공존하는 장소인 동빈문화창고라는 공간의 역사성과 포항의 산업적 맥락을 반영해 더욱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총괄기획자 김진우 작가를 비롯해 노진아, 한호, 신교명, 안효찬, 정국택, 이탈 등 국내 24명의 작가가 참여해 도시의 산업적 서사를 예술적 언어로 풀어냈다. 특히 포항 지역 청년예술인과 청소년(포항예술고 재학생), 미래 산업 인재(국민대 자동차공학과 재학생)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돼 세대 간 협업을 선보였다. 전시관 1층 입구에서는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흰색 대형 두상 조각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인공지능 로봇이다. 관람객이 지나가면 눈동자가 움직이며 관람객이 말을 걸면 대답도 해준다. 신교명 작가는 ‘Machina Sapiens‘ 시리즈 작품을 통해 인공지능 페인팅 로봇을 활용해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이 작품은 포항 칠포리 암각화에서 발견한 형상을 학습해 사람의 기억과 추억을 기계의 시각으로 표현한다. 한호 작가의 ‘Eternal Light-Eclipse‘는 두 개의 원형 오브제가 검은색 프레임 안에 배치된 기계적 설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모터와 센서를 활용해 관객의 각도와 시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정국택 작가는 ‘Blue sky’로 이름 붙인 설치 작품을 통해 바쁜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다. 이 작품은 꿈과 현실, 서글픔과 작은 행복 사이를 오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포항 출신의 설치미술가 겸 엔지니어 김진우는 공장용 기계를 활용한 작품 ‘숨쉬는 기계’를 선보이고 있다. 실제 공장에서 사용되는 기계를 활용해 동력이 내부 구조를 움직여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2층 전시실 안쪽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안효찬 작가는 ‘생산적 미완’의 신작 ‘Form work’을 선보이며 디스토피아 도시를 표현한다. 시멘트와 철근 구축물 위에 건설 중인 건물과 타워크레인, 과장된 돼지 모형 등을 배치해 인간이 쌓아 올린 디스토피아적 도시와 자연의 희생을 표현한다. 설치미술가 이탈 작가의 ‘발견된 오브제’는 100여 개의 백열전구를 두 줄로 배열한 라이트 아트 설치 작품이다. 얇은 종이가 빛과 에너지로 인해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에서 예측 불가능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숨쉬는 기계’전을 주최·주관하는 포항문화재단 이상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포항의 산업 정체성을 기술·예술로 융합한 작품들로 도시 예술의 새 방향을 제시한다"며 “동빈문화창고의 역사적 공간성을 활용해 지역 자원을 재해석함으로써, 지역 전시문화 활성화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07

수묵화 거장 박대성 개인전… 10월 18일까지 리안갤러리 대구

“마음을 닦고 다스리는 것이 먼저고, 맑고 부끄러움 없는 삶의 태도가 먼저다. 자비로움과 자유로움, 거리낄 것 없는 삶의 태도를 100% 실천하느냐가 목표이다. 그래야 붓도 제자리를 간다”- 소산 박대성 화백 리안갤러리 대구는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10월 18일까지 한국 수묵화의 거장 소산(小山) 박대성(80) 화백의 개인전 ‘화여기인(畵如其人)’을 개최한다. 박대성 화백은 한국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 있는 화풍을 통해 현대미술이 주를 이루는 아트씬(Art Scene)에서 작가 특유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수묵이라는 전통적인 재료를 활용해 생동감 있는 필선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고유한 문화를 묘사한다. 지난 2022년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미술관인 LACMA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에는 한국인 최초로 박대성 화백의 전시 ‘고결한 먹과 현대적 붓(Park Dae Sung: Virtuous Ink and Contemporary Brush)’이 개최됐다. 전시는 약 두 달 연장전이라는 반응을 이끌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고 이후 하버드대학교 한국학센터, 다트머스대학교 후드미술관 등을 포함한 총 8곳의 미술관에서 순회전이 진행됐다. 다트머스 대학 김성림 교수 주도로 발간된 전시 도록 ‘Ink Reimagined’는 한국화 작가를 미술사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영문 연구서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고유의 민족성, 역사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담는 것이 한국화라고 생각한 그는 오방색에 모든 우주의 색이 깃들어 있다고 믿은 선조의 믿음을 따라 작가의 먹빛은 단순하면서도 간결하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재료와 강렬한 필법, 단순 색채배합을 바탕으로 공간을 아우르는 대규모의 작품 스케일 및 다시점(multiview)으로 바라본 구도가 함께 더해져 비로소 완성된다. 특히, 박 화백의 작품 스케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압도적이다. 지금까지 선보인 전시작 중 11m에 가까운 큰 대작 ‘몽유도원도’(2011년) 외에도 12m에 달하는 ‘코리아 판타지’(2022년)는 한국화 중에서도 보기 힘든 위용을 자랑한다. 이번 리안갤러리 개인전의 제목인 ‘화여기인(畵如其人)’은 ‘그림이 곧 그 사람이다’라는 뜻으로, ‘인간과 작품을 동일시하는’ 이른바 ‘~과 같다(~如其人)’에 그림의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는 박대성 작업의 근간이 되는 철학을 관람객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다. 이번 전시에는 약 16점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전시장 1, 2층에 걸쳐 ‘폭포’와 ‘덕수궁’, ‘설경’과 같은 작가 특유의 필선이 담긴 대형 작품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은 1층에 있는 9m 높이 전시벽에 설치된 ‘폭포’다. 이 작품은 세로 7m, 가로 3m의 거대한 크기로 일반 전시 공간에서는 쉽게 선보일 수 없는 규모지만 리안갤러리의 높은 층고와 어우러져 작가의 작품 세계를 유감없이 펼칠 수 있게 됐다. 두개의 폭포가 세차게 내려오는 바닥 아래에 작가가 직접 고안한 한글체가 정갈하게 나열돼 있는데 글을 따라 읽다 보면 마치 관객과 폭포수가 혼연일체가 되는 착각이 든다. 2층에 설치된 ‘유류’는 이번 개인전을 위해 작가가 특별히 2024년부터 준비해온 버드나무 연작 시리즈다. 작가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만월과 함께 생명력 넘치는 능수 버드나무 가지가 화면 전체에 일렁인다. 하루하루를 정진하며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과정을 올 곳이 지켜가는 작가의 신념이 이번 전시를 통해 여과 없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수묵화 대가’, ‘불국사 화가’, ‘한국 산수화의 거장’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다양하지만 한 획으로 그는 소산(小山) 박대성이다. 박 화백은 1945년 경북 청도 출생으로 현재 경주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그는 1969년부터 8년 연속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했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2020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이나 호암 미술관 등 국내는 물론 미국 LACMA미술관을 비롯해 다트머스 대학교 후드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미술관, 휴스턴미술관 등 해외 미술관에도 소장돼 있다. 2015년에는 작품 830점을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솔거미술관 건립 기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02

포항시립합창단 제123회 정기연주회 ‘가을 그리고... 시절 인연’ 개최

포항시립합창단이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제123회 정기연주회 ‘가을 그리고···. 시절 인연‘ 을 공연한다. 이번 연주회는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최원익의 지휘 아래, 소프라노 이현진과 피아니스트 박정혜, 김영화가 협연해 관객들에게 각 계절의 정서를 느끼고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겨울(冬)’의 정취를 담은 곡들로 구성된 첫 번째 섹션에서는 박나리의 ‘조그만 사랑의 노래’, 정남규의 ‘먼 곳’, 그리고 김대관의 ‘꿈꾸는 개미’가 연주된다. 이 곡들은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사랑을 노래하며,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멜로디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일 것이다. 이어지는 ‘가을(秋)’ 섹션에서는 박나리의 ‘오래된 가을’과 조혜영의 편곡 ‘석별’이 연주된다. 가을의 쓸쓸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 곡들은 계절의 변화를 음악으로 표현하며, 특히 ‘석별’은 이별의 아쉬움을 담아내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낼 것이다. ‘여름(夏)’을 주제로 한 로저 퀄터의 ‘Three Shakespeare Songs’도 빼놓을 수 없다. ‘오라! 죽음이여’, ‘오, 나의 여인이여’, ‘불어라, 겨울 바람아’ 등 셰익스피어의 시를 바탕으로 한 이 곡들은 여름의 열정을 담아내며, 문학적 감성을 자극한다. ‘봄(春)’의 생동감을 표현한 조혜영의 편곡 ‘소녀’와 이범준의 편곡 ‘노란 셔츠의 사나이’는 밝고 경쾌한 멜로디로 새로운 시작의 기쁨을 전달한다. 특히 ‘노란 셔츠의 사나이’는 테너 솔로와 함께 연주돼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콘트라베이스 김경림, 세트 드럼 강맹기, 트럼펫 이다혜, 색소폰 서예일이 특별 출연해 공연에 깊이를 더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02

“기억, 안개처럼 흩어지다” – 이지혜 사진전 ‘기억의 부유’ 개최

대구 김광석길 예술상회토마는 17일부터 30일까지 사진가 이지혜의 개인전 ‘기억의 부유(Brouillard de la Mémoire)’를 연다. 이번 전시는 2025 대구 사진비엔날레 개막을 기념해 기획된 초대전으로, 약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지혜 작가는 ‘심리적 정물(Psychological Still Life)’이라는 독자적 조형 언어를 통해, 기억과 부재, 존재의 껍질을 응시한다. 작품 속 장식용 새, 시든 꽃, 파손된 인형 등 정물들은 현실의 부재를 상징하며, 영화적 이미지와 교차하며 사라져가는 기억의 윤곽을 포착한다. 관람객은 현실과 환상, 기억과 망각이 겹쳐지는 복합적 시각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구글 포토 속 꽃 사진을 AI로 흑백 변형하며, 과거를 단순히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행위를 시도했다. 색이 사라진 자리에서 감정과 질감은 더욱 선명해지고, 기억은 새로운 형식으로 부유하며 재구성된다. 작가는 “기억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안개처럼 흩어지고 부유(浮游)하며 끊임없이 재생된다”고 전한다. 이지혜 작가는 영남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실내건축 전공, 파리 건축 4대학(DPLG 과정)을 수료했다. 국내외 건축·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며 2014년부터 사진 작업을 통해 심리적 풍경과 내면의 시각화를 탐구해왔다.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미술관, KP갤러리, PLACE M 도쿄 등에서 다수의 전시를 개최하며, 건축적 시선과 정서적 밀도를 융합한 독자적 사진 언어를 구축했다. 안개처럼 흩어지는 기억의 순간을 사진으로 마주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관람자 각자의 내면과 무의식에 질문을 던지는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02

청춘, 피어난다… 작약꽃으로 물든 위로의 순간

짧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작약꽃. 그 덧없음 속에 응축된 아름다움은 청춘의 빛과도 닮아 있다. 문상은 작가가 꽃잎에 담아낸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달 대구 한복판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대구 중구 고도아트 갤러리는 2일부터 20일까지 문상은 작가의 개인 초대전 ‘청춘, 피어나는 순간―여름의 작약’을 연다. 오프닝은 2일 오후 5시. 전시장 벽면 가득 화려한 색감과 풍성한 꽃잎이 펼쳐져, 한 송이 꽃처럼 뜨겁게 피어나는 청춘을 비춘다. 작가는 “작약은 짧지만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이다. 그 모습은 청춘과 닮아 있으며, 그 속에서 우리는 위로와 응원을 얻는다”고 말한다. 실제 작품 속 작약들은 은은한 파스텔 빛조차 강렬하게 피어나며, 한때의 순간을 온전히 끌어안아 관람객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전시작은 모두 아크릴로 제작된 회화작업이다. 반복되는 꽃잎의 구조는 일상 속에서 차곡차곡 쌓여가는 우리의 기억과 감정을 은유한다. 그 위에 드리운 파스텔톤은 청춘의 빛남과 쓸쓸함을 동시에 품어내며, 잠시 멈춰 선 이들에게 묵직한 사색을 건넨다. 고도아트 갤러리는 지역의 젊은 작가와 중견 작가들을 꾸준히 소개하며 대구 미술계의 맥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 역시 삶과 청춘, 그리고 위로라는 보편의 주제를 작가의 언어로 풀어내며, 예술의 힘을 다시금 일깨운다. 문상은 작가의 개인 초대전은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관람료는 무료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01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내달 26일 개막

국내외 유명 오페라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영원’이라는 주제로 44일간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7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카메라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26일부터 11일 8일까지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4개 메인 오페라와 콘서트 시리즈 2개, 특별행사 2개 등 총 10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대표 축제로서 오페라 발전의 지속성을 추구하며, 오페라의 영원한 예술적 가치와 삶의 희로애락으로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아 온 네 편의 오페라를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베르디, 비제, 모차르트, 글룩으로 이어지는 오페라 거장들의 대표작으로 구성된 축제 라인업은 작품 자체가 지닌 예술성과 대중성이 결합된 무대로 ‘영원히 사랑받는 오페라(예술)’라는 축제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구현한다. 개막작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로 막을 올린다. 격정적 선율과 운명적 서사가 어우러진 베르디의 명작이다. 사랑과 복수, 가족의 비밀이 얽힌 비극은 무대 위에서 강렬하게 폭발하며 세대를 넘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초청하고 영남오페라단이 선보이는 ‘카르멘’도 무대에 오른다. 인간의 자유에 대한 열망과 치명적 대가를 그린 비제의 대표작으로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등 매혹적인 명곡들로 세계적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은 이번 공연에서도 객석을 전율시킬 예정이다. 전 세계 신진 성악가들과 함께하는 모차르트의 걸작 ‘피가로의 결혼’도 관심을 모은다. 경쾌한 음악과 재치 있는 희극적 전개, 그리고 계급 풍자를 담아낸 작품으로 익숙하고 친근한 작품이다. 폐막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해 지난 7월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 축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로 장식한다. 이 밖에도 올해 첫선을 보이는 창·제작 콘체르탄테인 진영민의 ‘미인’이 무대에 오른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모티브로 한 조선시대 여성의 미를 담은 작품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일본 후지와라가극단, 중국 국가대극원이 참여하는 한중일 갈라 콘서트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7

대구전업미술가협회 ‘아트페어:SUMMER FESTIVAL’전

대구 지역 전업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사)대구전업미술가협회가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아트페어:SUMMER FESTIVAL’을 개최한다. 1998년 창립된 대구전업미술가협회는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업 미술작가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매년 6~7회의 정기 전시와 체험 행사를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내는 한편, 지역 작가 간 교류 및 국내외 전시를 통해 네트워크 기반을 다지며 창의성과 개성을 강조한 미술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나답게 살아간다’는 주제로, 작가들이 자신의 삶과 철학을 작품에 녹여낸 진솔한 응답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다. 장정희 회장을 비롯한 강인순, 김의창, 도귀록, 박길숙, 박성희, 신영숙, 이영희, 오순덕, 임철종 등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서양화·한국화·공예·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70여 점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일상의 순간을 치열하게 관찰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시켜 내면의 이야기와 존재 의미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관람객은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작가들의 삶에 대한 애정, 자기 성찰, 세상에 전하는 조용한 위로까지 담아낸 작품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예술과 교감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아트페어는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도 주목받는다. 전시장 내 마련된 ‘20만 원~30만 원 소품전’ 특별 부대행사에서는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판매 수익금 일부는 한부모가정 지원시설 ‘도나의 집’에 후원된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예술을 통한 나눔 실천과 참여자의 선한 영향력 확산에 기여하는 기회”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철강 혁신기술·미디어 아트 융합… 새로운 예술을 만나다

‘제어를 예술로, 기술을 감각으로. 조율하고 창조하다’ 지난 22일부터 오는 9월 17일까지 포항 스페이스298에서 열리는 ‘2025 기술의 미학-CONT.ROLLING_컨트롤링’ 전은 산업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한 협업 프로젝트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포항의 철강 산업기술과 장인 정신이 쌓아온 역사를 재해석하며, ‘제어’라는 키워드로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기술의 미학’ 시리즈는 포항의 산업기술, 장인 정신, 삶의 기술이 진화해 온 과정을 탐구하고,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기획이다. 지난해부터 포항문화재단의 대안공간인 스페이스298의 기획전시로 진행됐으며, 올해 전시 역시 산업 현장의 혁신 기술과 미디어아트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한민국 명장 권영국과 데이터 기반 미디어 아티스트 김희은이 머리를 맞대고 공정(工程)의 정밀함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공간을 구축했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피드백 시스템’과 ‘제어 기술’이다. 권영국 명장과 김희은 작가는 각각 철강 산업의 정밀한 제어 과정과 이를 감각화하는 창작 방식을 결합해 관람객이 기술과 예술 사이를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권영국 명장은 포스코의 연연속 열간압연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안정화시킨 주인공이다. 44년간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엔들리스 롤링’ 작품을 통해 철판의 두께와 형태를 조절하는 제어 기술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그의 작품은 마치 공정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리듬을 전달하며, 관람객에게 산업기술의 정교함을 체험케 한다. 김희은 작가는 데이터와 사운드를 매개로 열간압연 기술 공정의 복잡한 메커니즘과 미학적 순간을 예술적 체험으로 재구성한다. 전시장에는 ‘손끝의 알고리즘’이라는 주제로 한 인터랙티브 작품 ‘조율 인터페이스’, ‘쌓인 알고리즈’, ‘데이터 탐색기’, ‘흐르는 알고리즘’ 등 네 개가 선보인다. 각 섹션은 서로 다른 감각적 인터페이스를 통해 공정의 단계를 시각적·청각적으로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관람객이 아이패드로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증강현실(AR) 화면이 활성화된다. 화면 속 3D 모델은 권 명장의 작업실을 재현한 가상 공간으로, 관람객은 손가락 제스처로 압연기의 회전 속도나 온도 조절 장치를 가상으로 조작하며 공정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기술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제어’라는 주제를 통해 기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 역학을 질문한다. 권영국 명장은 “제어는 단순히 기계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변수 속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김희은 작가는 “데이터는 차가운 숫자가 아니라, 인간의 손길과 결합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기술의 미학’ 시리즈를 통해 포항의 철강 산업 도시로서의 자부심을 예술적 체험으로 승화시켜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며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9월 5일 오후 4시에는 ‘오픈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술의 비가시적인 과정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하는 이번 작업의 의미를 나누고, 산업기술과 예술의 융합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포항예술고 류병진, 성정 음악콩쿠르 ‘금상’

올해로 34회를 맞은 성정음악콩쿠르에서 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홍태기) 3학년 류병진 학생이 금상을 수상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대회에서 류 군의 성과는 개인의 열정과 노력뿐 아니라 경북 지역 예술 교육의 역량을 입증하는 결과로 평가된다. 류병진 학생은 고교 3년간 동상(1학년), 은상(2학년)에 이어 올해 금상을 획득하며 성과를 이뤘다. 그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철저히 준비한 결과”라며 기쁨을 전했고, “입시 곡으로 새 도전을 하며 부담과 불안이 컸지만, 저명한 심사위원들의 공정함을 경험한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류 군은 이미 제74회 이화경향음악콩쿠르 고등부 1위, 제29회 음악춘추 콩쿠르 고등부 1위, 제17회 신한음악상 장려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다. 이번 성정음악콩쿠르 금상으로 다시 한번 뛰어난 기량을 입증했다. 예선에서 토스티의 ‘비밀'을 연주한 류 군은 성량보다 발음, 악센트, 프레이징, 레가토 등 기술적 요소에 집중해 호평받았다. 본선에서는 스트라우스의 ‘헌신’과 벨리니의 ‘아, 영원히’를 선보였는데, 특히 '헌신'의 서정적 선율과 감정선을 차분히 쌓아 전달했으며, 이탈리아어 가사의 악센트를 직접 표시하며 말하듯 연습한 것이 아리아 해석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류 군은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는 가수가 되기 위해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계획 중”이라며 “다양한 국제 콩쿠르에도 도전해 경험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예술가로서 항상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며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홍태기 포항예술고 교장은 “류병진 학생의 수상은 개인의 노력과 함께 학교 예술 교육의 성과를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결과”라며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예술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포항시립미술관 제100회 미술관 음악회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미술관 로비에서 제100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 MUSIC ‘100번의 기다림’을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2014년 3월 첫 무대 이후 12년간 이어온 성과를 기념하고 시민과 함께한 여정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자리다. 미술관 음악회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금까지 380여 명의 연주자와 40여 개 단체가 참여해 성악·기악은 물론 생황, 반도네온, 엘렉톤 등 이색 악기 무대도 선보였다. 재즈밴드, 판소리 명창, 어린이 연주자까지 참여하며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발전해 왔으며, 2022년 이후 매년 1800여 명 이상이 관람하며 누적 관람객 1만7000여 명을 돌파해 포항시립미술관의 대표 문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100회 음악회의 주제 ‘100번의 기다림’은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특별히 작곡한 기념곡에서 따온 제목으로, 지난 12년의 역사와 미래 도약을 상징한다. 공연은 기념곡 초연을 비롯해 바로크, 낭만주의, 한국 전통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구성되며, 포항시립합창단 사무장 임희도의 해설로 진행된다. 출연진으로는 첼리스트 김호정(경북대 교수), 플루티스트 이소영(미국 오벌린 음대 객원교수), 스페인 왕립음악원 출신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이소영과 안형수의 협연으로 기념곡 ‘100번의 기다림’을 시작으로 첼리스트 김호정의 바흐 ‘첼로 모음곡 3번 다장조’, 이소영의 플루트 독주 ‘한오백년’, 김호정의 카사도 ‘무반주 첼로 모음곡 3악장’, 이소영과 안형수의 줄리아니 ‘플루트와 기타를 위한 대협주적 2중주 Op.85’ 순으로 펼쳐진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정기 음악회를 통해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으며, 이는 ‘문화가 있는 날’ 모범 운영 사례로 꼽힌다. 특히 2014년부터 지속된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위한 미술관’ 이미지를 확립했으며, 전국 공공미술관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김갑수 관장은 “100회라는 숫자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예술이 시민과 함께한 시간의 증거”라며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더 많은 감동의 무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6

'제25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 26일 포항 효자아트홀서 개막

포항의 대표 공연예술 축제인 ‘제25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26일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사단법인 포항바다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위원장 백진기)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30일까지 5일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베트남과 싱가포르, 한국 등 3개국 5개 극단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2001년 ‘순수연극축제’로 출발한 포항바다국제연극제는 매년 새로운 테마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지난 25년간 한국 연극계의 대표적인 국제 교류의 장으로 성장해왔다. 올해는 무대의 화려함 보다 연극 본연의 가치를 관객과 나누면서 진정한 연극의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첫날인 26일에는 울산의 극단 울산씨어터예술단이 기후위기와 인류 생존을 법정극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 ‘양팔저울’을 오후 2시, 4시 두 차례 공연한다. 인간 본성과 욕망이 맞부딪히는 극한 상황을 통해 관객들에게 “과연 나는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깊이 있는 성찰을 이끌어낸다. 이어 27일과 28일에는 싱가포르의 골든 마이크로폰 플레이하우스가 ‘몬스터의 숲속의 모험’을, 서울의 21세기 스테이지가 ‘강제 결혼’을 각각 오후 2시와 4시 두차례씩 공연한다. '몬스터의 숲속의 모험’은 라마야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아동·청소년 오페라극으로 가족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모험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강제 결혼’은 프랑스 고전극의 대가 몰리에르의 희극을 원작으로 시대를 초월한 주제와 한국적 감성, 현대적 미학을 결합한 코미디 작품이다. 2020년 초연 이후 100여 회의 공연과 전국연극제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29일에는 서울의 극단 청천장단이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를, 베트남의 레응옥 씨어터가 ‘쥐의 딸을 시집보낸다’를 각각 오후 2시와 4시에 선보인다. ‘쥐의 딸 시집보낸다’는 해학과 풍자가 어우러진 우화극으로 과연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가라는 풍자적 질문을 던진다.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는 재일 조선인 가족의 운동회를 배경으로 정체성과 가족애를 풀어낸 작품으로 관객들은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레응옥 씨어터의 ‘쥐의 딸을 시집보낸다’가 오후 2시에, 극단 청천장단의 ‘청천장단-재일교포운동회’가 오후 4시에 공연되며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폐막식에서는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 예술가 추아 수퐁 박사에게 ‘국제연극예술교류대상’을 수여한다. 추아 박사는 오랫동안 아시아 각국의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연극 교류에 헌신해온 인물로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국제 연극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해외 참가단체들에게는 ‘국제연극교류상’이 수여될 예정이며, 예술을 통한 우정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백진기 집행위원장은 “포항바다국제연극제는 지난 25년 동안 수많은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연극이 가진 힘을 확인해온 무대였다”며 “이번 25주년은 바다와 연극이 만나는 국제예술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편 새로운 세대를 연결하고 세계와 대화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4

‘2025 APEC 성공 기원’ 국내외 인디 뮤지션 경주 달군다

경주의 밤하늘을 화려한 선율로 수놓을 APEC 정상회의 성공 기원 인디 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은 10월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경주 일대에서 국내외 인디 뮤지션이 총출동하는 ‘경주 국제 퓨어뮤직 페스티벌’과 ‘2025 지역 인디밴드 버스킹 공연-MUSIC SPOT’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 프로젝트로, 경북음악창작소가 기획했다. 경주 나정 고운모래해수욕장에서 열리는 ‘퓨어뮤직페스티벌’과 황리단길 인근 경북웹툰캠퍼스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MUSIC SPOT’은 지역 예술인과 글로벌 아티스트가 협업하는 특별한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APEC 회원국 출신 해외 뮤지션들도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대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퓨어뮤직페스티벌’에서는 △지역 콘텐츠 기업 홍보 부스 △푸드트럭 △라이브 오픈 스튜디오 등이 운영되며, ‘MUSIC SPOT’에서는 △지역 웹툰 작가 작품 전시 △뮤지션 팬 미팅 부스 △쓰레기 수거 참여 시 무료 관람이 가능한 ‘그린 팁박스’ 등 시민 체험형 이벤트가 마련된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최근 인디 음악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지만, 지역 뮤지션들의 인지도가 아직 낮은 실정”이라며 “이번 페스티벌이 경북 예술인들의 역량을 알리고 국내외 관객과 소통하는 교두보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1

광복 향한 ‘경북 독립운동’의 여정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경북문화관광콘텐츠 활용 전시 ‘광복, 어둠을 걷어낸 빛’을 오는 11월 2일까지 유교문화박물관 4층 기획전시실Ⅱ에서 개최한다. 경북문화관광콘텐츠 활용 전시는 경북 지역이 보유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로,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북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선정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칼을 든 선비, 죽음으로 지킨 의리’, 2부 ’조국을 위해 걷다, 독립의 발자취’, 3부 ‘민족의 외침, 대한민국을 세우다’, 4부 ’다시 찾은 빛, 그날의 감격’으로 나뉜다. 1부 ‘칼을 든 선비, 죽음으로 지킨 의리’에서는 19세기 말 일본의 침략에 맞서 경북 지역에서 최초로 일어난 의병 활동이 조명된다. 영남 지방의 선비들은 학문의 장을 떠나 무기로 저항했으며, 안동의 이만도·권세연·김도화, 영천의 산남의진, 영덕의 신돌석 부대, 영양의 김도현, 문경의 이강년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경북에서는 일제에 항거해 자결로 의지를 보인 자정순국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출됐는데, 이건석·김순흠·이만도·류도발·이현구 등이 그들이다. 이 섹션에서는 의병 항쟁과 자정순국 관련 유물, 관련 인물들의 영상 자료를 함께 전시한다. 2부 ’조국을 위해 걷다, 독립의 발자취’에서는 민족의 독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소개된다. 학교 설립과 신교육 실시로 독립운동가를 양성하고, 국채보상운동으로 경제적 독립을 추구했다. 파리강화회의에 독립청원서를 전달해 국제적 지원을 호소했으며, 만주 등 해외에서 독립운동 기반을 구축한 이들도 있었다. 관련 유물과 의지 담긴 글귀, 만주 망명 관련 영상이 공개된다. 3부 ‘민족의 외침, 대한민국을 세우다’에서는 1919년 3·1 운동 당시 경북 지역에서 90회 이상 이어진 만세 운동의 기록이 펼쳐진다. 이는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계기가 됐으며, 많은 경북 출신 인사들이 임시정부 활동에 참여했다. 3·1 만세운동과 임시정부 활동 관련 유물, 영상, 활동 내역을 도표로 정리해 선보인다. 4부 ’다시 찾은 빛, 그날의 감격’에서는 광복을 맞이한 순간의 환희를 담은 자료가 전시된다. 특히 독립운동가 김남수·조병국이 제작한 태극기 3점이 눈길을 끈다. 이 태극기들은 1949년 국기제작법 고시 이전에 제작돼 현재의 태극기와 크기, 괘의 위치, 비율 등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장은“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돌아보며 뜨거운 감동과 숙연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들은 우리가 꿈꾸었던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그것을 위해 그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번 전시가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들이 던진 질문에 답을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복, 어둠을 걷어낸 빛’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누리집(www.koreastudy.or.kr/cfseum) 또는 대표전화(080-751-0800)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9

부귀·장수·화목… 민화의 재해석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역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프로젝트 ‘포커스:P’의 두 번째 전시로, 민화 작가 신동옥의 개인전 ‘삶의 여유, 민화에 담다’를 오는 29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포커스:P’는 지역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지역 미술계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포항문화재단의 기획전시 시리즈다. 지난달 사진작가 이성국의 ‘곡강천의 숨’에 이어 이번에는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신동옥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된다. 신동옥 작가는 30여 년간 전통 민화를 연구하며, 부귀·장수·화목 등 민화가 지닌 상징적 의미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왔다. 한국민화진흥협회 경북지부장과 한국미술협회 민화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전통 미술의 대중화에 힘써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백 년간 전해져 온 전통 민화의 색감과 상징을 정교한 필치로 재현한 작품들과 작가의 따뜻한 감성이 녹아든 호작도, 백학도, 석모란도 등 10여 점의 민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신동옥 작가는 “민화는 내게 삶을 위로하는 친구이자 마음을 표현하는 언어”라며 “정겹고 따뜻한 그림 속에서 관람객들이 자신의 삶과 정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9

전시리뷰 ‘인도, 6인의 시선’ 전···29일까지 갤러리 포항

‘포항사진교육연구회’ 소속 교사 출신 사진가들의 출사 황금빛 사막서 웅장한 궁전 사랑의 상징적 건축물까지 다채롭고 입체적 얼굴 담아 포항사진교육연구회 소속 교사 출신 사진가 6명의 ‘인도, 6인의 시선’ 전시회가 지난 1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갤러리 포항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작품은 북인도의 라자스탄주와 우타르프라데시주 바라나시, 델리를 아우르는 18일간의 인도 여정을 담고 있다. 작품들은 황금빛 사막과 웅장한 궁전,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와 사랑의 상징적 건축물까지, 이들의 렌즈는 인도의 다채로운 얼굴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참여 작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유입된 아리아 계열 이주민이 거주하는 라자스탄 주에서는 자이푸르, 조드푸르, 우다이푸르를 비롯해 낙타 사파리가 유명한 자이살메르까지 탐방했다. 힌두교인들은 바라나시로 성지순례 와서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고 지은 죄를 모두 씻는 것이 평생의 과업이다. 종교인이 아니어도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하고 되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도시 바라나시의 사막, 궁전, 시장, 골목길을 거닐며 빛과 색, 인간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교사로서의 관찰력과 예술적 감각이 결합된 작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인도의 생동감과 여행의 자유로움을 전달한다. 권혁대 작가는 ‘삶과 죽음, 종교적 성찰’을 주제로 한 황금빛 사원 사이로 스며드는 새벽빛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 바라나시에서 기도하는 시민들의 손과 눈물의 흔적이 교차하는 순간, 그는 “인도는 모든 것이 순환하는 땅이라 말해주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박종환 작가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에 위치한 무굴 제국의 대표적 건축물 타지마할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맨발로 걸으며 기록한 감각의 파편들을 펼쳐낸다. 모래알 하나마다 새겨진 역사를 읽어내듯,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온기와 사람들의 시선이 컬러 사진 속에 시처럼 흘러간다. 광활한 타르 사막 위로 펼쳐진 낙타 행렬을 포착한 지광식 작가는 “생명은 메마른 땅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길을 만든다”고 전한다. 붉은 노을 아래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생명력을 상징하듯 자연과 생명의 관계를 탐구한다. 박성두 작가는 인도인들의 순수한 미소와 화려한 색감이 어우러진 장면을 포착했다. 라자스탄의 고대 우물 앞에서 화려한 사리를 입고 웨딩 사진을 찍는 여인들의 모습은 시간을 초월한 전통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임대식 작가는 건축물과 자연경관에서 발견한 빛의 변화와 그림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는데 집중했다. “이방인의 시선으로도 포착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삶의 리듬이었다”는 그의 작품에서는 ‘경이로운 인도’의 역동성이 느껴진다. 염소몰이꾼의 분주한 걸음과 젖 짜는 농부의 손길이 황정희 작가의 렌즈에 담겼다. “인도의 아침은 짜이 잔에 비친 불꽃처럼 작지만 뜨겁다”는 그의 말처럼, 소박한 일상이 주는 따스함이 전해진다. 황 작가는 “카메라를 든 채 걸었던 매 순간이 여행이자 만남이었다”며 “관람객들도 작품을 통해 작은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7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2025 위너스 콘서트 in 경주’···

세계 최고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 1, 2위 피아니스트들이 9월 24일 경주에서 특별 공연을 가진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문화가 있는 날’ 9월 기획공연으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2025 위너스 콘서트 in 경주’가 9월 24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202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 1위 니콜라 미우센과 2위 와타루 히사스에가 주인공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매년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며, 뛰어난 기량과 예술성, 음악 해석력을 갖춘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클래식 경연 무대다. 특히, 이 콩쿠르에서 수상하면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는다. 니콜라 미우센은 지난 5월 벨기에에서 열린 이 콩쿠르에서 네덜란드인으로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그는 9세에 스타인웨이 콩쿠르, 12세에 콘세르트헤바우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천재성을 입증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멘델스존의 ‘진지한 변주곡’,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품집 중 ‘악마적 암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소나타 2번’,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4번’, 슈만의 ‘사육제’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와타루 히사스에는 일본 출신의 실력파 피아니스트로, 정제된 기교와 깊이 있는 서정성이 어우러진 연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두 피아니스트는 경주에서의 공연을 통해 순수한 음의 미학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 예매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 및 티켓링크를 통해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3

퇴계의 도학과 시심을 묵향에 담다

도산서원 창건 450주년을 맞아 퇴계 이황의 도학정신과 시심을 서예 작품으로 표현하는 특별 전시 ‘퇴계(退溪)’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도산서원 창건 450주년을 기념해 진행되는 문화행사의 서막을 알리는 행사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작가 51명이 참여해 퇴계의 자작시와 도산을 노래한 후학들의 시를 현대 서예로 재구성했다. 이 전시는 도산서원 창건과 함께 걸린 편액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그 글씨의 유산을 이어가는 이들이 퇴계의 학문과 문학을 서예로 되살리는 자리다. 전시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6~10전시실에서,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경상북도청 동락관 1·2전시실에서 열린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 도산서원, 한국서예협회 대구광역시지회가 공동 주관한다. 올해는 도산서원 창건 및 사액 450주년이 되는 해로, 한국 최고의 성리학자인 이황이 서원을 성인이 되기 위한 수양의 장으로 생각했음을 상기하게 한다. 이황은 도산서원을 창건하면서 도덕적 이념을 위해 목숨까지 버렸던 성인을 추모하고, 성인의 삶을 이어갈 후학을 양성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 서예작가들이 퇴계 이황 선생이 남긴 자작시와 후학들의 추모시, 조선 명사들의 도산 순례시 등 100여 편을 현대 서예작품으로 재구성했다. 또한 한호와 더불어 최고의 서예가로도 이름을 날렸던 퇴계 이황의 친필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도산서원은 유교의 핵심 가치를 서원운동을 통해 실현하려 했던 퇴계 선생의 도학적 정신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이번 전시는 그 정신과 문학을 현대의 묵향으로 되살리는 인문예술적 시도”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2

인간의 몸과 기술의 탐구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2024년 국립현대무용단이 발표한 신작 ‘내가 물에서 본 것’을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웅부홀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한국 현대무용계를 이끄는 대표 안무가 김보라(43)가 자신의 난임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기술(ART·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을 중심으로 인간의 몸과 기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구한다. 고도로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 도구화된 여성의 신체를 춤으로 형상화한 이 작품은, 김보라 안무가의 개인적 서사를 통해 보조생식기술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무용으로 풀어낸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3명의 무용수가 참여하며, 단순한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을 넘어 기술과 몸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과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의 관점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이 공연은 사회적 논의의 장을 확장한다. 2022년 국내 신생아 10명 중 1명이 보조생식기술로 태어난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은 해당 기술이 보편화된 사회다. 그러나 기존 담론은 여성의 몸을 ‘주체성’과 ‘대상화’라는 틀에 가두거나, 보조생식기술을 단일 결말(성공/실패)로 단순화해왔다. 이번 공연은 인간과 비인간, 기술과 생명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실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2025 국립예술단체 지역 전막 공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안동, 부산, 세종 등에서 순회 공연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10

사진 경계 허문 황규태, 대구서 ‘픽셀’ 선보인다

한국 아방가르드 사진의 선구자로 불리는 황규태 작가(87)의 개인전 ‘픽셀’이 오는 9월 17일부터 10월 19일까지 대구 갤러리 토마(김광석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5 대구사진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대구에서 처음으로 황규태 작가의 대표 연작 ‘픽셀 시리즈’를 소개하는 자리. 갤러리 토마 유지숙 대표와 스페이스22 이은숙 총괄실장이 공동 기획했다. 황규태 작가는 1938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60여 년 동안 사진의 개념과 경계를 재정의해온 작가다. 경향신문 사진기자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필름 태우기’, ‘이중 노출’, ‘몽타주’ 등 다양한 아날로그 실험 기법으로 전통 사진의 틀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0년대 이후에는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해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을 해체하고 재배열하는 실험을 이어왔다. ‘픽셀 시리즈’는 작가가 평생 추구해온 ‘사진 이후의 사진’이라는 개념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박상우 사진이론가는 황 작가에 대해 “과거의 인습과 현재의 안주를 넘어서는 아방가르드 정신의 작가”라고 평했다. 갤러리 토마 유지숙 대표는 “이번 전시는 갤러리 토마 기획 초대전으로, 이지혜 작가의 개인전 ‘기억의 부유’와 동시에 열려 관람객에게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전시회 소감을 평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8-10

‘파리 올림픽’의 영광 천년고도 ‘경주’로 잇다

지난해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은 국립현대무용단의 화제작 ‘정글’이 오는 10월 1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한국수력원자력과 경주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2025 한국수력원자력 문화가 있는 날’ 특별 공연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에서는 한층 진화한 예술성과 새로운 해석이 더해져 더욱 풍부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 김성용 단장 겸 예술감독의 대표 안무작인 ‘정글’은 비정형적 움직임 리서치 ‘프로세스 인잇(Process Init)’을 기반으로 한다. “모두와 함께 춤추는 현대무용”이라는 김성용 감독의 예술적 방향성을 반영해 무용수의 가장 솔직한 움직임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그가 개발한 ‘움직임 연구-감각과 반응’을 통해 완성됐으며, 정형화되지 않은 창의적 동작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2023년 10월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SICMF) 개막작으로 초연된 이 작품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이후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 올림픽 당시 파리 13구 극장에서 성공적으로 공연된 데 이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순회 공연을 이어갔다. 작품은 ‘정글’을 배경으로 몸의 본능과 생명력이 충돌하는 순간들을 탐구한다. 창조와 소멸, 숨겨진 것과 드러난 것, 정지된 듯 흘러가는 역동성 등 현대 사회의 복잡성을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무용수들이 단순한 연기자가 아닌 ‘프로세서(Processer)’로 참여해 창작 과정에 직접 개입함으로써,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과 즉흥적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에너지가 돋보인다. ‘정글’의 또 다른 매력은 일본의 사운드 아티스트 마리히코 하라가 작곡한 음악이다. 그는 정글의 내재된 울림과 미세한 생명체의 소리를 압도적인 음향으로 재현해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대구 출신의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단장은 한양대 무용학과 학사·석사·박사 출신으로, 동아무용콩쿠르 금상과 일본 나고야 국제 현대무용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 경력에 더해 프랑스·미국·일본 등에서 활동하며 예술적 성과를 인정받았으며,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역임으로 행정 역량도 입증한 근현대무용 전문가다. 이번 공연은 전석 5만원으로 관람 가능하며, 경주시민, 경주 다자녀 가정, 경주 소재 직장인 및 대학생에게는 50% 할인이 적용된다. 예매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 또는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09

글로벌 오케스트라 향연 달구벌 적신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로 세계적 오케스트라가 집결한다.'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주최·주관하는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이 오는 9월 19일부터 11월 19일까지 60일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다. 올해 13회차를 맞은 이번 축제는 ‘다양성’을 주제로 독일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15개 세계적 오케스트라와 신진 연주자들이 총출동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무대를 선사한다. 축제의 시작은 대구시립교향악단이 9월 19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장식한다. 이어 9월 22일 후쿠오카 심포니홀, 23일 히로시마 BKK홀, 25일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IN JAPAN’을 개최해 한·일 문화 교류의 새 장을 연다. 특히 한·일 수교 60주년과 대구-히로시마 자매도시 28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는 대구의 글로벌 음악 역량을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일본 오사카를 대표하는 관악 연주단체 ‘더 심포니홀 슈퍼 브라스’와 중국의 유서 깊은 도시 자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자싱 다차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대구 무대에 직접 초청해, 아시아 클래식 네트워크를 실질적으로 확장해 나간다.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독일)는 브람스 고향 함부르크에서 324년 역사를 이어온 명문 악단이다. 2017년 개관한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에 상주하며 현대적 해석과 정통 클래식의 조화를 선보이고 있는 이 악단은 상임 지휘자 앨런 길버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함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선보인다. 324년 역사를 지닌 중·동부 유럽의 숨은 강자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협연해 정통 클래식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세계적인 클래식 경연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협력 오케스트라로 유명한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는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함께 대구 관객과 첫 만남을 갖는다. 북유럽 특유의 서정성과 투명한 음색으로 주목받는 노르웨이 챔버 앙상블도 실내악의 정교함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유럽의 또 다른 음악적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지역 음악계의 역량 강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대구 출신 작곡가 5인(이호원, 권은실, 이승은, 서은정, 박성미)의 신작을 지역 오케스트라들이 초연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과 연주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또한 KBS교향악단, TIMF 앙상블, 디오 오케스트라 등 국내 정상급 단체와 지역 민간단체가 협업해 한국 클래식 음악의 다양성을 조명한다. 미래 클래식 주역인 경북예술고등학교 오케스트라와 대구 유스 오케스트라는 각각 금난새, 백윤학의 지휘로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전통 국악단인 영동 난계국악단이 현대 음악과 어우러져 축제의 폭을 넓힌다. 특히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창단한 DCH 비르투오소는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협연해 정교한 실내악의 정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05

대구서 안동지역 작가들의 미술작품 만난다

대구 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DSAC)는 30일부터 8월 14일까지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서 DSAC 로컬 아트 커넥션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지역 교류전’을 개최한다. DSAC 로컬 아트 커넥션은 지역 문화예술의 지속 가능성과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기획 시리즈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활동에 기여하는 미술단체 소개, 타 지역과의 상생 협력을 위한 교류전시, 지역 작가의 우수성 조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번 전시는 달서아트센터와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시각예술 영역 확장과 지역 간 예술 교류를 위해 공동 기획했다. 지난해 대구 출신 작가 권유미가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초대전을 연 데 이어, 올해는 안동 기반 작가 강기훈과 임현오를 달서아트센터에 초청해 작품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지역별 문화적 특색과 예술적 접근법이 교차하며 상호 이해와 공감대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 기관은 이번 교류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 예술의 선순환적 발전과 네트워크 강화로 이어지길 바라며 협력의 의미를 강조했다. 강기훈 작가는 극사실주의 회화로 현실을 정밀하게 재현하며, 임현오 작가는 자연과 빛을 주제로 관념적 해석을 더해 작품을 완성한다. 이들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이성과 감성, 객관성과 주관성,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미술의 다채로운 변화를 경험케 할 것이다. 이성욱 달서아트센터 관장은 “이번 교류전은 지역 문화의 저변 확대와 예술적 소통의 장 마련을 위해 기획됐다”며 “관람객들이 지역 작가의 창작 세계를 체험하며 고유한 조형 언어에 공감하고, 예술적 연대의 가치를 재발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