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얼리즘 영화 대표작… 멸종위기 영양을 구하기 위한 숨바꼭질
EBS 일요시네마가 29일 오후 1시 30분, 중국 리얼리즘 영화의 대표작 ‘커커시리’(원제 Kekexili: Mountain Patrol)를 방송한다.
이 작품은 중국 칭하이성의 혹독한 무인(無人)지대 ‘커커시리’를 배경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티베트 영양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순찰에 나선 민간 조직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부의 지원도, 충분한 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순찰대는 밀렵꾼을 추적하며 극한의 환경과 맞선다.
베이징에서 온 기자 가위(嘎玉)는 취재를 위해 이들과 동행하다가, 점차 자연 보호라는 대의와 생존 사이에서 흔들리는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영화는 ‘환경 보호’라는 명분이 개인의 삶과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정의로운 선택처럼 보이는 행동 뒤에 숨겨진 희생과 침묵, 그리고 그 대가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질문한다. 영웅적 서사나 감상적 연출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국가의 사각(死角)지대에서 자연을 지키는 이들의 현실을 명료하게 드러낸다.
연출을 맡은 루추안 감독은 실제 사건과 철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현장의 진실성을 화면에 옮겼다.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카메라 워크와 비전문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관객을 거친 고원(高原)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다. 장엄한 풍광은 단순한 배경 외 인간을 압도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기능한다.
2004년 제작된 이 영화는 제17회 도쿄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비롯해 금마장(金馬獎) 최우수작품상, 금계장(金鸡獎) 최우수작품상 등 국내외 주요 영화제를 석권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화려함 대신 사실성을 택한 커커시리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책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남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