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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경북 무형문화유산’ 포항·안동·예천 농요 한자리에

2024년 12월에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포항흥해농요가 안동저전동농요, 예천공처농요를 포항으로 초청해 교류하는 농요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포항흥해농요보존회(회장 박현미)는 오는 8일 오전 10시 안동저전동농요보존회 및 예천공처농요보존회를 포항시 흥해읍 북송리 북천수 야외공연장으로 초청해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 농요 교류의 장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포항흥해농요보존회는 이번 교류행사에서 ‘지게목발소리’, ‘어사용’, ‘망깨소리’, ‘모찌는소리’,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물푸는소리’, ‘나물캐는소리’, ‘영감소리’, ‘치이야칭칭나네’ 등 흥해농요 10마당을 선보일 예정이다. 1980년 12월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저전동농요는 안동시 서후면 저전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농요로 ‘모찌기소리’, ‘모심기소리’, ‘애벌 논매기소리’, ‘두불논매기 소리’, ‘타작소리’, ‘치야칭칭’ 등으로 이뤄진다. 1986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예천공처농요는 예천군 풍양면 공덕2리에서 전승돼온 농요로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걸채소리’, ‘벼타작소리’, ‘칭칭이’ 등으로 구성된다. 교류행사가 끝난 오후에는 흥해농요보존회 주최로 향토민요경창대회와 흥해농요시범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박현미 포항흥해농요보존회장은 “이번 안동저전동농요, 예천공처농요와의 교류행사를 통해 흥해농요를 널리 알리고, 흥해농요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2

포항시립미술관 ‘미술관 음악회’, 10월 30일 개최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30일 오전 11시 관람객과 시민에게 감성의 선율을 선사하는 ‘미술관 음악회’를 연다. ‘뮤지엄 & 뮤직(Museum & Music)’ 시리즈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트롬본, 포크기타, 실내악 3중주 무대 등으로 구성돼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음악으로 채운다. 첫 무대는 트롬본 연주자 김승언이 맡는다. 그는 신채홍의 ‘슬픈 인연 너머’, 버트 캠퍼트의 ‘L.O.V.E’, 이문세의 ‘난 아직 모르잖아요’ 등을 트롬본 특유의 따뜻한 음색으로 들려준다. 국민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지휘 디플로마를 취득한 김승언은 현재 한국관악협회 이사이자 포항시립교향악단 수석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이어 무대에 오르는 포크기타 듀오 ‘로얄젤리’(박선아·신두학)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주로 따뜻한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이들은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남궁옥분의 ‘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 등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들을 두 대의 기타로 풀어낸다. 단순한 재현이 아닌, 섬세한 하모니와 어쿠스틱 특유의 여백을 살린 편곡이 특징이다. ‘로얄젤리’는 “소박한 기타 선율 속에 사람의 마음을 잇고 싶다”는 뜻처럼, 자연과 일상에서 느낀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듀오다. 포항과 경북 일대에서 꾸준히 찾아가는 공연과 버스킹 무대를 이어오며 지역 음악가로서 존재감을 쌓아왔다. 공연의 마지막은 피아노, 플루트, 클라리넷으로 구성된 ‘펠리체 트리오(Felice Trio)’가 맡는다.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1번’과 쇼스타코비치의 ‘플루트·클라리넷·피아노를 위한 왈츠 4곡’, 그리고 쇼팽의 ‘녹턴 C#단조’를 연주한다. 플루티스트 전지선, 클라리네티스트 최민영, 피아니스트 이슬기로 구성된 펠리체 트리오는 서울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한양대 등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실력파 연주자들로,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들은 “클래식을 일상 속 감성으로 전하고 싶다”며 “음악으로 미술관이 주는 정적과 감동을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이번 음악회를 통해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시민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음악회는 전시와 공연이 공존하는 복합예술 프로그램으로, 지역 예술인에게는 무대가 되고 시민에게는 휴식이 되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관 음악회’는 포항시립미술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좌석은 선착순으로 입장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9

포항문화재단, APEC 정상회의 맞아‘ 달과 해의 도시 포항’ 예술로 물들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2025 경주 APEC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며,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및 일월문화공원 등에서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경북도의 후원과 포항시의주최, 포항문화재단 주관으로 진행되는 ‘APEC 연계 3대 문화관광 콘텐츠 구축사업’의 일환이다.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Moontology-달의 탐구’ 미디어아트 전시다. 지난 25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귀비고 지하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달’을 매개로 인간·기술·예술이 교차하는 세계관을 탐구한다. 관람객들은 음악과 영상이 결합된 몰입형 공간에서 달빛의 파동을 체험하며 일상 속 명상과 치유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특별 이벤트로는 ‘일요향악: 가무백희’가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31일 오후 1시 30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신라마을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전통음악과 무용, 기예를 결합한 이 공연은 지역 설화를 모티프로 삼아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11월 1일 오후 7시 일월문화공원 야외무대에서는 ‘일월요-해의 리듬’ 야간 공연이 열린다. ‘일출-낮-석양-밤’의 4부 구성으로 자연의 순환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현악 4중주, 국악 앙상블, 팝페라 공연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마지막에는 ‘아리랑’ 대합주를 통해 해가 다시 떠오르는 상징적 장면을 연출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이상모 대표이사는 “해와 달이 상징적인 장소에서 열리는 이번 프로그램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열린 축제가 될 것”이라며 “포항의 문화적 정체성과 예술적 감수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9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대구서 개막… 감동 무대 선사

2025-2026 한·일·중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 나라의 주요 오페라 극장이 공동으로 기획한 특별 갈라 콘서트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에서 열린다.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오페라하우스(관장 정갑균)는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특별 공연으로 ‘2025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후원으로 이뤄지며, 동아시아 3국 간의 우호 증진과 지속 가능한 문화 교류의 의지를 담아낸 상징적인 문화외교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해당 무대를 마련함으로써 국내외 오페라 네트워크 강화와 함께, 세계 무대를 향한 성악가들의 교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문화외교 실현을 통해 동아시아 예술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다지고,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대표 기관으로서의 역량도 발휘할 예정이다. 이번 갈라 콘서트는 한국 대표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주축이 돼 일본 후지와라가극단, 중국 국가대극원을 초청해 ‘자유’와 ‘화합’을 주제로 협연한다. 1부에서는 푸치니의 감성적 명작 ‘라 보엠’, 도니제티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조르다노의 서정적 작품 ‘안드레아 셰니에’의 아리아가 연주되며, 2부에서는 비발디의 곡과 함께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시몬 보카네그라’, ‘운명의 힘’, ‘아틸라’, 푸치니의 ‘토스카’가 차례로 펼쳐진다. 특히 대규모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피날레 무대에서는 한·일·중 대표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해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한·일 및 한·중 수교 기념 등 다양한 문화 교류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정기적 교류 프로그램과 공동 제작을 추진해 지속 가능한 문화외교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5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와 관련한 자세한 일정 및 내용은 대구오페라하우스 누리집(http://www.daeguoperahouse.org)과 전화(053-430-741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8

‘빛과 쇠’ 주제… ‘철이 예술인 도시’ 새로운 비전 제시

‘철(鐵·steel)’을 예술적 매체로 활용한 국내 유일 순수 문화예술 축제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올해 주제는 ‘빛과 쇠’(소설가 김훈 작명)다. 지난 25일 오후 4시 동빈문화창고1969에서 막을 올렸다. 14회차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은 재단법인 포항문화재단이 소설가 김훈, 한글 타이포그래피 안상수 디자이너, 철학자 이섭, 조각가 이웅배·정현 등 인문 예술 거장들과 협력해 빛과 철의 관계를 깊숙이 탐구하는 컨셉으로 열고 있다. 올해 페스티벌은 ‘스틸 아트’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철이 예술인 도시’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11월 23일까지 복합문화공간 동빈문화창고1969와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포항을 ‘철의 도시’를 넘어 ‘예술이 된 철의 도시’로 재정의하기 위한 실험적 시도들로 채워진다. 지난 2012년 시작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의 도시’ 포항의 정체성을 담아 특성화한 국내 유일의 ‘철 전문 예술행사’다. 문화공간에서 열리는 다른 도시의 미술제와 달리 도시 전체를 무대 삼아 열리는 ‘도시 예술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지난 13년 동안 포항 곳곳에 자리 잡은 230점의 스틸아트 전시작품은 도심 속 ‘스틸 뮤지엄’을 형성하며 도시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동안은 조각가 중심이었으나, 올해는 참여의 면면이 많이 달라졌다. 당대의 문예철(文藝哲) 대표작가들이 컬렉티브로 철의 인문을 대신 읽어주는 전시를 열고, 철강기업이 기술을 예술과 견주어 보는 협업 프로젝트는 물론 시민이 직접 ‘쇠질’에 참여하는 참여·체험행사를 여는 등 철판이 한층 달구어지고 넓어진다. 주축이었던 철조각은 지난 13년간 꾸려온 스틸아트 컬렉션 200여점을 대표하는 작가 14명을 꼽아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라는 열정형·회심형 해변 전시로 다시 온다. △전시1 ‘철, 읽다’ 동빈문화창고1969에 마련된 기존 철조각 전시에서 한 걸음 나아가, 철의 인문학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공간이다. 안상수(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이섭(철학·예술기획), 정현(조각), 이웅배(조각), 김훈(문학) 등 5인의 ‘문예철 컬렉티브’가 포항을 ‘읽고’, ‘묻고’, ‘세우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안상수 작가는 글(文)·꼴(圖)·얼(像)을 조합해 포항의 정체성을 시각화한다. 정현 조각가는 땅속에서 세상을 받쳐온 철의 흔적을 드러낸다. 김훈 소설가는 ‘빛과 쇠’로 포항이 걸어온 문명사적 길을 서사시로 풀어낸다. 이섭 철학자는 철과 인간의 공존 방식을 질문하며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웅배 조각가는 포항 사람의 일상에 스민 철의 숨결을 조각으로 재현한다. △전시2 ‘철예술, 보다’ 포항시가 13년간 수집한 스틸아트 200여 점 중 대표작가 14인의 최신 작품을 엄선해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선보이는 야외 전시다. 참여 작가인 강대영 김병철 김상균 김연 김태수 노해율 모준석 박성찬 박은생 신옥주 안재홍 이기칠 정정주 최일 작가는 ‘새로 포항, 함께 포항’을 주제로 현대조각의 다채로운 경향을 집약하며, 포항의 해안 풍경과 어우러진 철조각의 도시적 의미를 조명한다. 포항의 핫 스팟인 영일대해수욕장에서의 전시는, 포항의 해경(sea-scape)과 도경(city-scape), 그리고 예경(art-scape)의 ‘신 삼경(三景)’을 보고 즐기는 와유(臥遊)의 기회를 넉넉하게 제공한다. 포스코 제1고로가 또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는 곳이기도 한 해수욕장 전시장에서의 전시는 펄펄 끓던 철의 용해와 철 조각가의 열정으로 포항 컬렉션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는 한편, 포항 스틸아트, 나아가 한국 현대조각의 나아갈 길을 내다보고자 한다. △전시3 ‘철기술, 펼치다’ ‘철기술, 펼치다’는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펼치는 철강기업과 예술가의 협업 프로젝트다. 동빈문화창고1969 이벤트홀 입구로 들어서면 시민 워크숍으로 제작한 해와 달 그림이 전시되고, 중앙에는 포항 철강기업 동국제강과 제일테크노스가 제작한 ‘쇠의 숲’이 관객을 맞이한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독특한 요소 중 하나는 포항 철강기업들이 작품 전시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포항 철강기업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첫 행사에서부터 예술로 참여해왔는데, 이번에는 그 참여를 기술 본연으로 고도화해 포항의 문화뿐만 아니라 산업, 경제의 에너지로 쓰자고 제안한다. 이웅배 작가와 동국제강은 H형강을 활용한 시민 친화적 조형물 ‘공동체’ 연작을, 이섭 작가와 제일테크노스는 레이저 커팅 기술로 제작한 ‘포항십경철병(浦項十景鐵屛)’을 선보인다. ‘아트펜스’는 예술과 기술의 협업으로 외진 공간을 찰진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철강산업단지에서 제일 가까운 학교 중 하나인 대송초등학교, 밋밋한 등굣길을 씽씽한 마실길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예술가(정미솔·이향희)의 창의와 대송초 전교생 33명, 그리고 포스코의 기술지원이 함께 했다. △시민 참여·체험 ‘포항 철예술 시민기획단’은 일정한 교육과 현장 리서치를 거친 시민들이 직접 포항시 공공장소에 설치된 철 예술 작품을 큐레이션해 문화, 교육, 관광의 도시자원으로 제안한다. 함께 ‘쇠맛’을 보고 직접 ‘쇠질’을 해보면서 철과 함께 사는 고유한 포항 라이프스타일을 모색하는 시민 참여·체험 프로그램이다. 작가와의 워크숍, 꿈틀로 공방 워크숍, 철철 공방워크숍을 통한 다양한 공예 체험을 제공하는 ‘철철공작소’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도시 경관, 문화자원과 함께 철예술을 탐방하는 ‘철철 아트투어’는 도슨트투어, 스탬프 투어, 지역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장에서 맛보지 못한 역동적인 철 예술 도시 포항을 유람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포럼, 철로 철학하다 철을 매개로 한 철학적 담론의 장인 ‘쇠와 인간의 관계’, ‘포항의 문화적 전환’ 등의 주제강연과 토론이 11월 8일 오후 2시 동빈문화창고1969 2층 라운지에서 진행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에서 쇠가 갖는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쇠를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활동 중심축으로 전환이 포항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가?’ 등 오랜 사유에서 비롯된 이번 페스티벌은 철의 물성을 예술과 기술, 시민 참여로 확장하며, 포항을 ‘살아있는 철 예술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7

코믹-반전으로 그린 가족의 초상, 연극 ‘살벌한 형제’

연극 ‘살벌한 형제’가 11월 16일까지 대구 아트플러스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작품은 사라진 500억 원짜리 다이아몬드와 암호화된 비밀 노트, 그리고 예기치 못한 한 여인의 등장으로 얽히는 형제의 추적극을 그린다. 추리와 코믹, 반전이 교차하며 이야기는 시시각각 변주(變奏)되고, 형제의 갈등과 애증은 웃음 속에 녹아든다. ‘살벌한 형제’는 제목처럼 자극적인 사건을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의 진심과 화해의 서사가 깔려 있다. 겉으로는 ‘살벌한’ 다툼이지만, 그 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형제 간 경쟁과 오해, 그리고 이해가 있다. 작품을 기획한 홍재임 예술감독은 “형제라는 관계는 평생의 경쟁이자 가장 깊은 유대”라며 “코믹한 설정 속에서도 가족의 책임과 사랑을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단순한 웃음극을 초월해 가족이라는 가장 오래된 관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비롯된 오해와 사고, 그리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감정들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연극 ‘살벌한 형제’는 10월 17일부터 11월 16일까지 공연되며, 화~금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6시, 일요일·공휴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월요일은 휴관.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0-26

솔거·우양미술관서 한국 미술 특별전

문화체육관광부는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2025 APEC 정상회의’를 맞아 경주 솔거미술관과 우양미술관에서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별전은 ‘APEC’의 주제어인 ‘지속 가능한 내일’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며,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국제적 담론과 조응하는 한국 미술의 확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한향: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10월 22일~2026년 4월 26일)’ 전시를 통해 ‘지속 가능한 내일’을 신라의 문화와 미학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 불화장 이수자 송천 스님, 문화재 복원 전문가 김민 작가, 새활용(업사이클링) 유리공예가 박선민 작가 등 4인이 참여한다. 이들은 신라의 정신과 불교 미학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며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의 조화를 선보인다. 1년여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올해 7월 재개관한 우양미술관은 ‘백남준: 휴머니티 인 더 서킷츠(7월 20일~11월 30일)’ 전시를 진행 중이다. 고(故) 백남준 작가는 기술을 인간의 확장으로 인식하며 ‘유기적 회로’로서의 예술 세계를 펼쳤다. 이번 전시에서는 복원된 소장품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을 비롯해, 기술과 예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대표작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솔거미술관이 전통에서 비롯된 현대 미술의 실천을 모색한다면, 우양미술관은 기술과 인간성의 관계를 탐구하며 글로벌 시대의 소통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APEC의 지향점인 ‘지속 가능한 내일’과 맞닿아 있어, 한국 미술이 국제 사회에서 문화적 교류의 장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 한정인 학예연구사는 “이번 특별전이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혁신을 조명하는 뜻깊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만큼, 한국 미술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2

조선 실존 김설보 여사 일대기 뮤지컬 ‘설보:여인의 숲’ 선보여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조선시대 실존 인물 김설보 여사의 삶과 포항 송라면 하송리에 전해지는 ‘여인의 숲’ 설화를 소재로 한 뮤지컬 ‘설보: 여인의 숲’을 오는 24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쇼케이스 형식으로 공개한다. 뮤지컬은 마을 번영을 위해 사재를 털어 숲을 조성하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김설보 여사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신념을 지켜낸 한 여성의 용기와 희생을 그린다. 이번 쇼케이스는 2026년 10월 예정된 본 공연에 앞서 진행되는 시범 무대로, 낭독극 형식에 라이브 음악을 결합한 실험적 공연이다. 역사적 사실과 전통 설화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읽는 공연’의 감동과 ‘듣는 서사’의 울림을 동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출연진은 주인공 ‘설보’ 역의 배우 오유민을 비롯해 아역배우 정은서(소월 역), 소리꾼 조용주(수 역), 배우 김진철(권진사 역) 등이 참여한다. 이외에도 박희수(최해문 역), 김수연(임막례 역), 김성재(윤기석 역), 옥경민(고분희 역), 안현석(덕구 역), 김시현 등이 합류해 개성 넘치는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이번 작품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신예 배우들과 경험 많은 창작진이 협업해 제작됐다. 포항의 역사와 지명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조사와 구술 채록을 거쳐 지역 고유의 문화 자원을 공연예술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지역 창작 생태계 확장 차원의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설보:여인의 숲'은 지역 설화와 인물을 예술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첫걸음”이라며 “쇼케이스를 통해 본 공연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문화 기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뮤지컬 ‘설보:여인의 숲’ 쇼케이스는 티켓링크를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공연 일정 및 세부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와 공식 SNS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1

APEC 성공 기원 ‘한국-대만 문화예술 교류전’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고, 한국과 대만의 문화예술 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한국-대만 문화예술교류전’이 오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 화랑마을 화랑전시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교류전은 대한민국천진서화협회(회장 김상지)가 주최하고 한국-대만 문화예술교류전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며, 주한국부산타이베이대표부 사무처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와 경주국제교류회가 후원 기관으로 함께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 한국 경주시와 대만 타이난시의 우호도시 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교류전으로, 양 도시 간 문화예술 분야 협력의 실질적인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국과 대만 각각 20명의 작가가 총 40점의 작품을 출품해 더욱 풍성한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경주 측에서는 서예가 덕봉 정수암(대한민국서예대전 자문위원), 서예가 도홍 김상지(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서예부문 대상), 서각가 최병두(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장), 서양화가 최한규(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감사), 동양화가 박선영(전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장), 문인화가 허필란(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김락현(국가유산수리기능인 5070호(도금공)), 도예가 하태훈(대한민국공예품대전 대통령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대만 타이난 측에서는 정유무(타이난시 서법학회 이사장), 오숙진(예진국제서법교류회 회장), 황지황(대만중국서법학회 여중화홍도서학회 고문), 임륭달(국립대만예술대학교수) 등 여러 우수한 작가들이 대거 참가해 예술적 교류와 상호 이해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김상지 대한민국천진서화협회 회장은 “이번 교류전은 역사 문화가 비슷하고 고도였던 경주와 타이난 양 도시가 우호도시 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맺는 역사적이고 어느 교류전보다 값진 결실이다.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진정한 우호 관계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양 지역의 우수한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1

조슈아 벨 &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10년 만의 내한

독일 함부르크의 명문 오케스트라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이하 NDR 엘프필)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10년 만의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함께 하는 이번 무대는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NDR 엘프필은 1945년 북서독일 방송교향악단으로 출발해, 1956년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북부 독일의 대표적인 교향악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에는 함부르크 항구에 개관한 세계적 공연장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의 상주 오케스트라로 선정되며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공연은 2015년 첫 내한 이후 10년 만의 한국 방문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국내 관객과 다시 만나는 뜻깊은 자리다. 지휘는 NDR 엘프필의 상임 지휘자 앨런 길버트가 맡는다. 그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뉴욕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역임하며 세계적 명성을 쌓았으며, NDR 엘프필과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수석 객원 지휘자로 호흡을 맞춰왔다. 2019년부터는 공식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며, 이번 무대는 2014년 뉴욕 필하모닉과의 내한 이후 11년 만의 한국 공연이기도 하다. 협연자인 조슈아 벨은 약 40년의 연주 경력을 자랑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다. 2023/2024년 시즌 NDR 엘프필의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음악감독으로도 활약 중이다. 소니 클래식 전속 아티스트로서 40장이 넘는 앨범을 발매하며 그래미상·머큐리상·그라모폰상·오푸스클래식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 장조 작품번호 77’을 연주한다. 브람스의 고향인 함부르크를 기반으로 하는 NDR 엘프필과의 협연은 단순한 연주를 넘어선 음악적 순례로서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현대 영국 작곡가 안나 클라인의 작품 ‘요동치는 바다, 2018’의 한국 초연으로 막을 연다.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주제로 한 이 곡은 강렬한 감정적 울림으로 현대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어 2부에서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 d단조 Op.70, B.141’가 연주된다. 체코 민족주의적 정서와 낭만적 서정이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극적인 구성과 서정적인 선율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NDR 엘프필의 한국인 정단원 3인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제1바이올린 전하림(2011년 입단), 비올라 김영도(2016년 입단), 플루트 수석 한여진(2023년 입단)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들의 연주는 또 다른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1

앙망(仰望)

사진작가 김주영의 개인전 ‘앙망(仰望)’이 21일부터 29일까지 포항시 북구 죽도로 19에 위치한 갤러리포항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꽃’이라는 이름 이전에 존재하는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잎꽃’ 시리즈를 중심으로, 일상 속 사물의 숨겨진 생명력과 존재의 의미를 흑백 사진으로 풀어낸다. ‘앙망’은 ‘우러러 바라본다’는 뜻으로, 김주영은 이번 전시를 통해 평범한 사물과 풍경을 경외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잎꽃’시리즈는 배추, 파, 마늘 등 식재료를 화병에 꽂아 꽃처럼 재탄생시킨 작품들로, “꽃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컬러 대신 낮은 콘트라스트의 흑백을 선택해 사물의 본질에 집중하며, 유리와 물,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 익숙한 대상을 낯설게 만든다. 김주영은 “저녁을 준비하다 문득 배추의 잎맥에서 꽃의 형상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식재료를 화병에 꽂는 행위는 단순한 장식적 목적이 아닌, 생명의 순환과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식이다. 빗방울이 흙을 적시고, 빛이 잎사귀를 스치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들은 “유한한 삶 속에서 모든 것에 감사하며 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는 작가의 성찰을 담았다. 특히 흑백의 질감은 시간의 흐름을 압축하며, 사물의 표면 아래 숨겨진 내면의 소리를 시각화한다. 평론가 박이찬은 ‘앙망(仰望)’을 “삶과 자연의 미묘한 호흡을 느끼게 하는 시각적 명상”이라 평한다. ‘나무의 안부’ 시리즈는 버려진 나무와 화분의 식물을 통해 ‘존재의 자리’를 재확인시키며, ‘잎꽃’ 시리즈는 화병 속 식물과 창밖 풍경이 겹쳐지는 구조로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허문다. 낮은 콘트라스트의 흑백 화면은 강렬한 자극 대신 은은한 여운을 남기며, 관객으로 하여금 사물의 본질에 집중하도록 이끈다. 또 다른 평론가 여국현은 “사진은 죽은 순간의 부활”이라는 바르트의 개념을 빌려, 김주영의 작업이 “유한한 것에서 무한한 것을 포착하는 예술”이라 설명한다. 화병에 꽂힌 파와 배추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잎꽃’으로 재탄생하며, 유리창에 비친 빛과 그림자는 생과 사의 교차를 상징한다. 특히 “고사리 뒤에 자리한 유리창과 화병 수면 아래 잠긴 뿌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생명의 순환을 암시한다. 손진국 갤러리포항 관장은 “이번 전시는 일상의 사물이 지닌 숭고한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기회다. 김주영의 렌즈를 통해 평범한 채소와 나무가 ‘꽃’으로 호명되는 순간, 관객은 사물의 본질과 존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0

‘빛과 쇠’…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25일 개막

전국 유일의 철(鐵·steel) 소재 예술축제인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오는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과 동빈문화창고1969에서 열린다. 올해 14회차를 맞아 ‘철 예술의 도시’에서 ‘철이 예술인 도시’로 도약을 선언한 이번 축제는 ‘빛과 쇠’를 주제로 전시, 참여, 학술 세 분야에서 포항의 산업적 정체성과 예술적 가능성을 재해석한다. 전시1 ‘철, 읽다’ 는 문학, 디자인, 조각 분야의 거장들이 협업해 포항의 역사와 현실을 다층적으로 해석한다. 소설가 김훈은 ‘영일만의 빛과 쇠’를 주제로 1500년 전 신라 시대부터 현대 제철산업까지 2000년 역사를 문명사적 스케일로 풀어낸 ‘영일만의 빛과 쇠’를 선보인다. 디자이너 안상수는 한 글자 감탄사 ‘오’로 포항의 정체성을 상징화한 ‘일자충연(一字充然)’ 작품을, 조각가 정현은 폐침목과 철근 등 산업 폐기물로 만든 역설적 미학의 조각을 전시한다. 이섭과 이웅배는 조각가·철학자의 대화 기록과 배관·철근을 활용한 설치작품으로 ‘쇠와 삶의 관계’를 탐구한다. 전시2 ‘철예술, 보다’ 는 13년간 수집된 포항 스틸아트 컬렉션 중 선정된 14명의 작가들이 해변 설치전을 연다. 강대영, 김병철, 모준석, 최일 등의 작품은 영일대해수욕장과 철강단 풍경을 배경으로 산업 유산과 예술의 조화를 보여준다. 포스코 제1고로가 보이는 위치에서 열리는 전시는 과거와 현재, 도시와 자연, 예술과 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삼경(三景)’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3 ‘철기술, 펼치다'는 기술과 예술의 협업을 통해 도시 풍경을 혁신하는 실험적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동국제강과 제일테크노스는 각각 이웅배, 이섭 작가와 협업해 H형강 조형물 ‘공동체’와 레이저 커팅 작품 ‘포항십경철병’을 제작했다. 대송초등학교 등굣길은 학생·예술가·포스코 기술진의 ‘아트펜스’ 프로젝트로 변모했고, 동빈문화창고1969 입구에는 시민 워크숍으로 제작된 ‘해와 달의 길 Solaris’가 설치됐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는 ‘포항 철예술 시민기획단’을 통해 공공미술 큐레이션에 참여하고, ‘철철공작소’에서 공예 워크숍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철철 아트 투어’는 도슨트와 함께 철 예술이 담긴 명소를 탐방하며 산업 유산과 문화 자원을 연결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5

섬세한 여성의 필치로 묘사된 사군자, 그 느낌은?

사군자의 고결한 기상과 여성적 섬세함이 만났다. ‘매일 서예-문인화 대전’ 대상(2022년) 출신 이은실 작가가 22일부터 28일까지 첫 개인전을 연다. 대구시 중구 김광석거리 ‘갤러리 토마’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엔 홍매와 석류, 대나무, 능소화 등 총 53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비교적 늦게 서예에 입문한 작가는 매일신문서예대전 대상 외에도 △대구시 서예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서예대전 입선 △신라미술대전 추천작가 △대구경북 서예대전 특선 등 다양한 이력을 쌓아왔다. 이번 전시회의 테마를 관통하는 사군자는 예로부터 고결한 선비의 절개, 지조를 상징하며 문인화의 화제(畵題)로 널리 쓰여왔다. 작가는 각 소재가 지닌 고유한 생명력과 정서를 다양한 필법으로 표현하며, 한국적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성으로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사군자 외에도 능소화, 나리, 장미, 조롱박 등 다양한 초화(草花)들과 교감하며 동양화 정물의 지평을 넓혀 왔다. 한때 건강이 악화돼 투병 시절을 거친 작가는 힘들었던 그 시절, 비로소 내 안을 들여다보는 자성(自省)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 감성을 붓과 한지, 먹으로 풀어냈다. 이 작가는 대구 문인화의 맥을 이어온 석경(石鏡) 이원동에게 사사(師事)했다. 이 작가는 “스승은 과감하면서도 치밀한 선으로 절제된 아름다움을 담아냈다”며 “그 화선(畵仙)일치의 화풍은 자연스럽게 내 작품에 투영되었고, 지금은 자신만의 결로 녹여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에 임하는 소감을 말했다. 같은 문우(文友)로부터 “석경의 대나무와 홍매가 강렬한 화의(畵意)를 보여준다면, 이 작가의 죽(竹)과 매화에는 부드러운 은유와 절제된 필치가 숨어 있다”는 평을 받을 만큼, 이번 전시는 단아하면서도 깊은 감흥을 자아낸다. 이은실 작가의 첫 개인전은 전통 문인화의 품격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사군자의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0-14

웹툰으로 즐기는 경주 시간 여행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웹툰캠퍼스(이하 캠퍼스)가 ‘2025 경북웹툰캠퍼스 지역 작가 전시 공모’ 세 번째 순서로 경주 황리단길에 있는 캠퍼스 전시홀에서 오는 11월 7일까지 ‘배찌’작가의 개인전 ‘Zeit(시간)-경주’를 선보인다. ‘배찌’작가는 경주를 중심으로 활동 중이며, ‘2023 경주시 청년감성상점 입점 상품 공모전’ 당선 및 2024 아트플랫폼 G-아트마켓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등 다양한 수상 및 전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대표 캐릭터를 활용하여 오프라인 행사 및 SNS에서 일상과 상상을 넘나들며 회화, 일러스트, 웹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작품을 선보여왔다. 전시 제목인 ‘Zeit(시간)’은 독일어로 ‘시간’을 의미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옛 문화를 추억하고 새롭게 기억하는 시간, 경주의 문화유산과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으로 음미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액자와 아트워크 30여 점, 기획 영상 1점, 경주 굿즈, 기타 작업물과 오브제 등 풍부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특히 작가의 귀여운 캐릭터와 경주의 상징적 문화유산을 직접 색칠해 보는 ‘컬러링 체험존’을 운영해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배찌 작가의 개인전 ‘Zeit(시간)-경주’는 11월 7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캠퍼스 1층 전시홀에서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경주의 문화유산과 자연의 매력을 재발견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4

화폭에 담아낸 내면과 자연의 교감

몸과 마음이 쉬어 가는 계절, 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는 14일부터 19일까지 ‘자연’을 매개로 인간의 내면과 교감하는, 지역에서 주목받는 두 명의 작가 개인전과 초대전이 열린다. 서양화가 김바름의 개인전 ‘Spring Shower’와 문인화가 최영희의 초대전 ‘사군자, 현대적 지평을 열다:연당 최영희의 화업 50년’이 A관과 B관에서 각각 개최된다. △김바름: 자연의 숨결을 캔버스에 새기다 김바름(39) 작가는 장미 한 송이를 100개의 캔버스에 담아낸 ‘장미 100송이’ 시리즈를 비롯해 유화 30점 등 총 1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자연 재현을 넘어 빛과 공기, 찰나의 감각을 화폭에 녹여낸다. 봄의 상징적인 소재-장미, 개나리, 벚꽃, 유채꽃-는 반복적 붓질과 섬세한 색채로 생동감과 환희의 순간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봄비’, ‘분분하니’ 등의 작품은 수묵과 유화의 경계를 허물며 관람자의 내면과 마주하는 예술적 공간을 연출한다. 작가는 “물감 냄새가 나는 작업”이라 표현하며, 차분히 쌓은 붓질의 층위에서 솔직한 감정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감각적 색채와 서정적 터치로 잊힌 자연의 숨결을 되살리며, 관람객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김바름은 2022 대구아트페어, 울산·경주·부산 아트페어 등에 참여했으며, 2018 사군자 미술대전 대상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자관회와 고금미술작가회에서 활동 중이다. △최영희: 전통 문인화의 현대적 변주 최영희 작가는 사군자를 중심으로 한 근작 30여 점을 통해 전통 문인화의 현대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필획의 겹침과 번짐으로 선의 리듬감을 강조한 작품들은 ‘공필화(가는 붓 세밀화)’와 ‘지두화(손가락으로 그린 그림)’ 등 다채로운 기법으로 제작됐다. 광목천과 같은 현대적 재료를 활용해 먹의 스밈과 주름까지 작품의 일부로 수용하며, 비대칭적 구성과 추상적 색채로 전통적 균형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했다. 예를 들어, 수묵 위에 배색(配色)한 매화의 진홍빛과 소나무 배경의 추상적 색채는 문인화의 전통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감각적 시각 언어를 구축한다. 작가는 “온고지신의 자세로 전통을 재해석한다”고 설명한다. 2019년 ‘길상화’ 시리즈에서 복숭아·석류 등 상징적 소재를 활용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묵죽, 연꽃, 석류 등이 현대적 해석으로 재탄생한다. 최영희는 50년간 문인화 교육에 헌신하며 국내외 단체전(러시아, 프랑스 등)과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현재 대구미술협회·죽농서단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김바름 작가는 서양화 기법으로 자연의 순간적 감각을 포착하는 반면, 최영희 작가는 전통 문인화를 현대적 재료와 실험적 기법으로 재해석한다. 두 작가는 자연을 매개로 인간의 내면과 교감하며,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내 심리적 치유와 예술적 성찰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3

옻칠로 생명의 꽃 피워낸 ‘시간의 정원’ 속으로

포항의 중진 옻칠작가 김덕기 작가의 개인전 ‘칠화: 꽃 이야기’ 전이 개최된다. 오는 26일까지 포항시 북구 장량로에 위치한 옻칠아트 려연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옻칠의 독특한 광택과 질감을 활용해 꽃의 생명력,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작품 30여 점이 선보인다. 전통 옻칠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꽃의 생명력을 담은 작품들은 작가의 ‘자연의 본질 탐구’ 테마를 이어가며, 옻칠 회화의 기술적 완성도와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보여준다. 자연과 삶의 순환, 영원을 탐구하는 서사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김덕기 옻칠작가의 작품은 꽃을 소재로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독특하게 재해석한다. 옻칠 특유의 깊고 풍부한 색감 위에 분홍, 보라, 흰색 꽃들이 세밀하게 배열돼 있으며, 자연의 생명력과 화려함을 동시에 담아냈다. 작가는 옻칠의 느린 제작 과정과 층층이 쌓아 올린 질감을 통해 ‘생명의 언어’와 ‘시간의 기록’을 구현해냈다. 대표작인 붉은 바탕 위 연꽃을 담은 칠화 ‘25B03’은 전통 옻칠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연꽃의 고결함과 정신적 숭고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단순한 구도 속에 강렬한 시각적 울림을 담아 삶의 희망과 깨달음을 상징하며, 표면에 흩어진 금빛 무늬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부여한다. 칠화 ‘25B07’ 은 화폭을 가득 채운 작은 꽃들이 찰나의 순간을 초월한 ‘시간의 정원’을 연상시킨다. 반복되는 패턴과 색채 대비를 통해 시각적 리듬을 형성하며, 옻칠의 광택과 질감이 입체감을 더한다. 작가는 전통 공예 기법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해 자연의 순환과 아름다움을 강조했으며, 이는 그의 작업 세계관인 ‘생명의 지속성’과도 연결된다. 김덕기 작가는 “옻칠은 기다림의 예술이자, 순간 속에 영원을 새기는 작업”이라며 “관람자들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대학원에서 옻칠 조형을 전공했으며, 전국 사찰과 목조건축물에서 단청·옻칠 작업을 통해 전통 기법을 익혔다. 2022년부터 포항에서 ‘옻칠아트 려연’ 작업실을 운영하며 독자적인 칠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칠화: 꽃 이야기’ 전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2

거장 지휘자·스타 협연자 ‘환상의 하모니’

대구를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KBS교향악단 공연이 오는 18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KBS교향악단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에는 70대 거장 지휘자 피터 운지안과 20대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가 협연자로 나서,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1956년 창단 이래 수준 높은 연주로 클래식 음악 발전에 기여해 온 KBS교향악단은 교향악부터 실내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에게 감동을 전해왔다. 2024년에는 폴란드와 체코 페스티벌에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초청받아 세계 무대에서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높였으며, 19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로도 대중과 소통하며 ‘클래식 힙’을 선도해 왔다. 이번 대구 공연에서도 다채로운 레퍼토리와 무료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는 피터 운지안은 뉴욕과 시애틀에서부터 암스테르담과 베를린에 이르기까지 세계 주요 콘서트홀에서 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온 지휘자다.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는 재일교포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혼혈 배경을 지닌 줄리어드 출신 음악가로, 클래식계의 다양성과 포용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뉴욕 타임즈와 BBC 매거진이 ‘세대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극찬한 그는 이번 대구 공연에서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다채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미국 현대 음악의 거장 조앤 타워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모음곡’으로 시작된다. 각 악기군이 독주자처럼 활약하며 현대 음악의 혁신적 에너지를 구현하는 이 곡은 KBS교향악단의 정교한 연주로 기대를 모은다. 2025년 1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예일 필하모니아와 피터 운지안의 지휘로세계 초연된 뒤, 아시아에서는 KBS교향악단이 첫 연주를 맡는다. 이어 랜들 구스비의 협연으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연주된다.작곡 당시 난해함으로 연주 불가 판정을 받았으나 현재는 바이올린의 정수로 꼽히는 이 명곡을, 2018년 ‘영 콘서트 아티스트’ 우승자인 구스비가 특유의 음악적 감각과 테크닉으로 생동감 있게 풀어낼 예정이다. 공연의 피날레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3번 라단조 Op.33’으로 장식된다.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유려한 선율의 조화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1936년 완성된 후기 걸작으로, 러시아적 정서와 화려한 악기 편성이 결합됐다. 특히 미국 망명 중 고향의 정서를 재구성해 예술적 열정을 응집한 이 작품은 청중에게 강렬한 감동을 전하며 음악사에 빛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2

포항시립미술관, 윤옥순의 ‘땅, 물, 불, 바람’ 회향전과 ‘기억윤슬’ 소장품전 개최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9월 30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지역작가조명전 ‘땅, 물, 불, 바람: 윤옥순의 회향’과 소장품전 ‘기억윤슬’을 개최하고 있다. 1, 3, 4전시실에서 열리는 지역작가조명전 ‘땅, 물, 불, 바람: 윤옥순의 회향’은 포항 출신 중견 여류화가 윤옥순의 근원적 생(生)의 에너지를 화폭에 담아낸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작가는 전통 한국화 재료의 현대적 실험부터 역동적 추상 회화, 존재에 대한 성찰적 근작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는 ‘생명’을 주제로 50여 년간 이어온 그의 예술적 궤적을 돌아보며, 시대와의 끊임없는 교감을 추구한 삶을 재조명한다. 윤옥순 작가는 “고향인 포항에서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2전시실과 초헌 장두건관에 마련된 소장품전 ‘기억윤슬’은 미술관의 소장품과 신작을 통해 시간의 층위를 넘나드는 기억의 정서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박영달의 1950~60년대 흑백사진,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박혜수의 영상, 낙마 사고 후 신체적 트라우마를 재구성한 홍기원의 설치 작품 등이 ‘기억’이라는 키워드로 엮여 세대를 초월한 공감을 이끈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햇볕에 반짝이는 물결을 바라볼 때처럼, 전시 관람을 통해 삶의 무게에 가려진 진솔한 감정을 마주하는 기회를 가져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추석 연휴 기간(10월 3~9일)에는 추석 당일인 10월 6일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한다. 전시관람 문의는 (054)270-4700.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05

대구 출신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서울시향과 함께 미국 카네기홀 무대 장식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대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6)가 이달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봄소리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미국 뉴욕 카네기홀과 오클라호마 맥나이트센터 등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다섯 차례 미국 순회공연에 동행한다. 지휘자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과는 이미 여러 차례 협연한 바 있다. 경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홍콩 필하모닉 등 다양한 악단과 호흡을 맞추며 역량을 입증해왔다. 특히 2022년에는 뉴욕에서 야외 콘서트를 통해 현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주로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김봄소리가 서울시향과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카네기홀 공연에 앞서 서울시향과 함께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였으며, 이는 초기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를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봄소리는 화려한 기교와 작품에 대한 깊은 해석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순수한 행복”이라 칭하며 꾸준히 무대에서 연주해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특유의 따뜻하고 풍부한 음색으로 바이올린의 투명한 선율을 극대화한 멘델스존의 작품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공연에서도 김봄소리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카네기홀과 친숙함을 쌓아왔다. 대구 출신인 김봄소리는 서울대 음대와 줄리어드 음대에서 석사 및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취득하며 탄탄한 음악적 기반을 다졌다. 뮌헨 ARD 콩쿠르, 하노버 콩쿠르, 몬트리올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비에냐프스키 콩쿠르 등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스위스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 등에서 연주하며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또한 한국 솔리스트로는 최초로 7월 14일 프랑스 혁명기념일을 기념해 파리 에펠탑 마르스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야외 축제 ‘르 콩세르 드 파리’의 메인 무대에 올라 프랑스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는 네덜란드 헤이그 레지던티 오케스트라의 2025/26 시즌 상주음악가로 활동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04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투어 경주 공연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작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총 5회 공연으로 진행되는 이번 무대는 2005년 한국 초연 이후 20주년을 맞아 경주를 찾는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작곡가인 리카르도 코치안테의 음악과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시대를 앞서간 극작가 뤽 플라몽동의 가사가 조화를 이룬다. 15세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신분이 다른 세 남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추한 외모의 종지기 콰지모도, 대주교 프롤로, 근위대장 페뷔스는 모두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게 강렬한 욕망과 애정을 품는다.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당시 사회의 갈등, 부조리한 형벌 제도, 인간의 내면적 고뇌를 날카롭게 드러내며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전한다. ‘성스루’(sung-through) 형식으로 모든 대사가 노래로 전달되며, ‘대성당의 시대’, ‘아름답다’,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등 명곡들이 프랑스어 원어로 선사된다. 또한 100kg 이상의 대형 종과 움직이는 세트, 현대무용과 아크로바틱이 결합된 독창적 안무로 시각적 웅장함을 더한다. 1998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전 세계 30여 개국, 1500만 관객을 모은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오리지널 팀의 내한으로 원작의 감동을 재현한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하고 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5 한수원 프리미어’ 마지막 시리즈로 기획된 이번 공연은 고품격 프리미엄 대형공연 프로그램으로, 티켓 가격은 VIP석 19만원부터 B석 7만원까지이며, 경주시민은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며 공연 관련 자세한 정보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 또는 문의 전화(1588-49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02

노시갑 작가 개인전 ‘군상’…시간과 기억의 층위 탐구

대구 ‘예술상회 토마’(김광석 다시그리기길)에서 노시갑 작가 개인전이 1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대구포토비엔날레 프린지 포토페스티벌 선정 작가전으로 마련됐다. 노 작가는 흑백필름 위에 꽃잎과 자연물 등을 직접 배치하고, 아날로그 칼라 인화 기법으로 재구성하는 독창적 방식을 선보인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기억과 감각을 중첩시켜 시간의 층위를 탐구하는 새로운 사진 미학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전통적으로 아날로그 사진은 ‘사라진 존재의 흔적’을 남기는 예술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노 작가는 이를 넘어선 실험적 시도를 이어왔다. 이번 ‘군상’》 시리즈에서는 필름 위에 올려진 꽃잎과 자연물이 인화 과정에서 다시 겹쳐지며 다층적 감각을 드러낸다. 사진은 기록 매체가 아니라, 시간과 감각이 교차하는 미학적 실험 공간으로 확장된다. 사진 전문지 ‘포토닷’은 노 작가의 작업을 “아날로그 기법의 순수성을 바탕으로 한 실험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된 시대에 흑백필름과 꽃잎, 자연물을 직접 활용해 손으로 인화하는 방식 자체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는 것. 또 그의 사진은 서로 다른 시간성과 감각을 한 화면에 중첩시켜 단일 이미지 속에서 다층적 감각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정지된 장면을 넘어선 연속성과 심리적 흐름을 포착함으로써 기억과 감각이 재조합되는 독특한 구조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본격화된 포스트모더니즘적 흐름 속에서 사진 재현 방식을 확장한 점도 눈에 띈다. 단순히 하나의 이미지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호와 의미가 교차하는 새로운 미학적 실험을 펼쳤다는 분석이다. 노 작가는 “사진을 단순히 기록 매체로 다루기보다, 감각과 상징이 교차하고 시간이 겹쳐지는 사유 공간으로 확장하고 싶다”며 “꽃잎 하나, 필름의 결까지 모두 순수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450길 10 예술상회 토마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0-01

툭 던져진 확들로 고요한 사색을 남기다

대구 갤러리 분도(중구 대봉동)에서 한국 동양화의 거장 김호득(75) 화백의 개인전 ‘Hommage to 박동준-김호득’이 열리고 있다. 오는 10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작고한 패션디자이너 박동준(1951~2019) 선생을 기리며 그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작가들을 초대하는 기획전의 일환이다. 김호득 화백은 수묵화의 전통적 미학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독보적 화풍으로 주목받아왔다. 그의 예술은 단순한 필선의 역동성을 넘어, 생명의 에너지를 공간에 투영하는 ‘기운생동’이 핵심이다. 김 화백은 ‘수묵화의 전통을 혁신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아 왔다. 먹과 한지의 물성을 실험하며 공간 자체를 예술로 변용시키는 그의 설치 작업은 직관과 분석을 결합한 독창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받는다. 2009년 영천 시안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인 ‘먹물 수조 작업’이 대표적인 예다. 천장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한지들이 거대한 먹물 수면에 그림자를 드리우면, 극대화된 수직적 깊이에 관람자는 숭고한 몰입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 작업은 이후 금호미술관, 덕수궁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 기관에서 재해석돼 전시되며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2년 제1회 강정대구현대미술제에서는 야외 공간에 설치된 흰 광목천이 도랑을 가로지르며 바람에 나부꼈다. 동양화의 핵심 요소인 ‘여백’을 강조하는 동시에, 강물·흙·바람 등 자연 요소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축적되는 과정을 기록하는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그가 ‘겹’과 ‘사이’ 연작에서 선보이는 사선 필치의 리듬감은 우주적 순환을 닮았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폭포’ 연작의 진화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는 초기에는 4m가 넘는 화면에 광폭한 필치로 생명의 분출을 표현했으나, 2025년 신작에서는 단순화된 몇 개의 획만으로 폭포의 본질을 포착한다. 광목천 위에 툭 던져진 획들은 오히려 내면의 성찰을 강조하며, 격렬한 에너지 대신 고요한 사색의 흔적을 남긴다.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화백은 서울예술고를 거쳐 서울대 미술대학을 졸업하며 화업의 길을 걸었다. 제15회 이중섭 미술상, 제4회 김수근문화상 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15년 영남대 교수 퇴임 후 경기도 여주로 작업실을 옮긴 이후 수차례 투병과 외로움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은 결과물이 이번 전시에서 빛을 발한다. 고(故) 박동준 선생은 대구 출신의 패션디자이너이자 갤러리 분도의 창립자로, 김호득 화백과도 각별한 관계를 맺었다. 이번 전시는 박동준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Homage to 박동준’ 기획전의 여섯 번째 행사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9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인생은 달라질까?

대구의 토종 극단 ‘극단돼지’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대구 중구 동성로 아트플러스씨어터에서 신작 연극 ‘타임’을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인생은 달라질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되풀이되는 삶과 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한다.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장치를 차용했지만, 화려한 특수효과보다는 인물의 심리와 감정에 집중한다. 주인공은 실패와 후회 속에서 무너진 평범한 인간으로, 과거를 바꿀 기회를 부여받지만 운명은 비틀리며 결국 같은 절망으로 돌아간다. 반복되는 실패와 상실을 통해 그는 삶의 무게와 인간관계의 상처를 드러내며, 관객은 그의 절망에 빠져든다. 특히 작품 속 ‘신’ 캐릭터는 전통적인 구원자가 아니라 조롱과 관찰을 동시에 수행하는 존재로 설정된다. 친절하지만 공허한 미소를 지닌 그는 인물의 선택을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다. 연출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고, 차갑고 반복적인 장면 전개와 변주된 사운드·조명으로 몽환적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과거를 바꾸는 것이 곧 구원은 아니다”라는 성찰을 던진다. 극단 측은 이번 공연이 단순히 판타지적 상상력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내면의 불가역성과 관계의 복원력을 질문하는 장치가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과거보다 현재를 살아가야 하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남기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것이다. 극단 돼지 이홍기 대표는 “이번 공연은 판타지와 심리극적 요소를 결합해 20~40대 관객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며 “삶의 어두운 단면, 사랑과 후회,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를 담아낸 서사는 관객 각자가 자신의 관계와 선택을 돌아보게 만드는 강렬한 여운을 남길 것”이라고 평했다. 연극 ‘타임’은 화~금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2시와 5시에 공연된다. 10월 3일, 5일, 7~9일, 12일은 일부 변동된 일정으로 무대에 오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9-29

국립대구박물관, 전통 복식과 근대 섬유산업 역사 기획전

복식문화 특성화 박물관인 국립대구박물관(관장 직무대리 최환)이 2025년 복식문화 특성화 박물관협의체 및 지역박물관 연계 사업의 일환으로, 경운박물관과 대구근대역사관과 함께 공동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통 복식의 미학과 근대 섬유산업의 역사를 주제로, 각 기관의 특화 소장품을 활용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다. 경운박물관의 ‘갖옷, 겨울을 건너다’(9월 25~12월 7일)는 동물 털과 가죽으로 제작된 한국 전통 방한복 ‘갖옷’의 예술성과 실용성을 집중 조명한다. 갖옷은 털을 안감에 숨겨 보온성과 절제미를 동시에 구현한 독특한 복식으로, 전시에서는 저고리, 두루마기, 모자, 가죽신 등 실생활에서 활용된 갖옷의 유물과 제작 과정을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대구근대역사관의 ‘대구 도심 공장굴뚝, 기계소리 – 근대 대구 섬유 읽기’(9월 30일~2026년 3월 8일)는 대구가 세계적인 섬유산업 도시로 도약한 역사적 배경과 발전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일제강점기 한국인 자본으로 설립된 ‘동양염직소’부터, 전시체제기 일본의 공출 정책에 따라 건설된 산업 시설까지, 대구 섬유산업의 궤적을 다층적으로 분석한다. 최환 국립대구박물관 관장 직무대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복식문화의 독창성과 산업사적 가치를 조명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전시·학술·출판 등 다양한 공동사업을 통해 참여 기관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8

“끝맺음 아닌 새로운 시작을 향한 여정”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오는 12월 14일까지 ‘202 유리상자-아트스타 Ⅲ 김선경 전 - 無와 有의 경계에서’ 전시를 아트스페이스에서 선보인다. 2008년부터 이어져 온 전시공모 선정 작가전인 ‘유리상자-아트스타’의 올해 세 번째 행사로, 김선경 작가의 설치작업을 만날 수 있다. ‘아트스페이스(Art Space·유리상자)’는 사방이 유리로 된 개방형 전시 공간으로, 봉산문화회관 2층에 위치해 일상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며 작가의 창의적 실험을 지원한다. 이번 전시는 김 작가의 대표 모티프인 ‘종이배’를 통해 시간과 존재의 순환을 탐구한다. 유리상자 내부에 설치된 대형 종이배 오브제는 시각적 웅장함과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전달한다. 특히 전시장 바닥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검은 실은 그리스 신화의 ‘레테 강’(망각의 강)을 연상시키며, 삶과 죽음, 기억과 소멸의 경계를 상징한다. 반면 종이배 후미에 연결된 붉은 실은 생명의 연속성과 인연을 나타내며, 두 요소의 대비를 통해 존재의 이중성을 표현한다. 종이배는 낮과 밤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낮에는 자연광을 받아 반짝이며 생동감을 드러내고, 밤에는 반사되는 빛에 의해 어둠 속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이는 “끝맺음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향한 여정”을 은유하며, 작가의 희망적 메시지를 담았다. 김선경 작가는 경북 칠곡 출신으로 낙동강 인근에서 성장하며 유년기에 종이배를 접어 강물에 띄우던 경험을 작품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추모와 치유의 맥락에서 시작된 ‘종이배’ 모티프는 점차 “생과 사, 유와 무의 경계를 넘는 여정”으로 확장됐다. 작가는 “종이배는 흘러가며 과거를 만들고, 현재를 비추며, 미래를 꿈꾸게 한다”며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경계의 무엇’으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한다. 전시장의 중심을 차지하는 대형 종이배 모형은 기존 축소 모형의 개념을 뒤집는다. 실제 크기보다 수십 배 확대된 형태로 제작된 작품은 반투명한 비닐 테이프와 실을 층층이 쌓아 올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환영과 실체의 경계를 허무는 장치”로, 관람객이 작품 내부로 걸어들어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체험을 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실로 연결된 종이배들은 공중에 매달리거나 벽면에 설치돼 유동적인 구조를 이루며, 마치 물살을 타고 흘러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김선경 작가는 재료 선택에도 철학적 의미를 부여했다. 비닐 테이프는 내구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갖춰 “존재하면서도 사라지는 이중성”을 표현한다. 여기에 붉은색·파란색 등 다채로운 색실의 조합은 생명력과 에너지를 상징하며, 부드러운 천과 실은 여성의 섬세한 손길을 연상시킨다. 미술평론가 김영동은 “작가의 지난한 수작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치유의 과정 자체”라며 “수많은 손길이 담긴 작품은 관람객에게 위로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는 세월호 참사 추모에서 출발했으나, 궁극적으로는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 보편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종이배가 물에 잠기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은 죽음의 이미지를 넘어 “새로운 시작을 위한 떠남”을 암시한다. 유리상자 내부에 설치된 작품은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흐리며,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대인의 정체성을 반영한다. 김선경 작가는 “종이배는 사라짐으로써 오히려 영원히 남는다”며 “이번 전시가 관객 각자의 기억과 시간을 비추는 거울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민주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삶과 죽음, 존재와 소멸, 기억과 망각, 유와 무라는 극단적 개념들이 서로 공존함을 보여주며, 시간의 흐름이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짐을 전달한다”며 “관람객이 종이배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감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3

'힙한 선비, 예술을 품다' 군립청송야송미술관 3번째 순회전

(재)영주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경북문화재단 2025년 예술거점지원사업–‘힙한 선비, 예술을 품다’ 일반 기획 세번째 순회전이 지난 9일부터 28일까지 군립청송야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순회전은 ‘수양, 실용, 개혁’이라는 우리 고유의 선비정신을 현대 예술의 언어로 재해석해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전시로 풀어내고 있는데, 지난 7월부터 안동, 봉화에 이어 청송에서 세 번째로 열리고 있다. 이같은 전시회 컨셉은 기존의 전통적·보수적인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선비의 정신을 ‘힙(Hip)’이라는 개념으로 확장, 새롭게 조명하고 시민과 관람객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군립청송야송미술관의 소전시실과 중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순회전은 3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선비정신을 기리는 섹션(Section)1 전시는 추사 김정희 선생과 백범 김구 선생 등의 진품 필적을 관람할 수 있다. 섹션2는 지역예술 선각자의 작품 코너로, 청송 출신의 산수화 거장 야송 이원좌 화백의 다양한 진경산수화를 감상할 수 있다. 섹션3은 지역 참여단체 초대전으로, 청송묵림회ㆍ안동 영상미디어동우회ㆍ포항 맥시조문학회 등이 참여해 작가의 개성과 창의성을 살린 시서화 및 사진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맥시조문학회는 ‘힙한 선비’와 지역성을 결합해 창작한 시조를 회원들이 직접 붓글씨나 그림으로 표현한 시화·시서작품 15점을 전시해 눈길을 끈다. 김원택 (재)영주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순회전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자산인 선비정신을 현대 예술과 접목하고, 관람객과 교감하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예술 융합의 실험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경북 북부권을 넘어 전국 각지에서 예술을 통한 문화 교류와 공감의 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3

스승을 섬기되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제42회 이형회 작품전 ‘사사무은(事師無隱)’

포스코갤러리 초대 제42회 이형회 작품전’이 오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포스코 포항본사 1, 2층 포스코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사사무은(事師無隱·스승을 섬기되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을 부제로 정해 이형회를 창설한 한국 서양화 도입기의 거장 고(故) 장두건 화백을 기리는 의미를 담은 뜻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초헌 장두건 전’과 함께 열리게 되는 이 전시에는 회원들의 대형 작품이 출품돼 창작 열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형회는 1984년 포항 출신의 대표적 서양화가 장두건 화백이 창립한 미술 단체로, 한국 현대미술의 성장과 궤를 함께해왔다. 장 화백은 생전 98세로 타계할 때까지 회장직을 맡아 이 단체를 이끌며 후배 작가 양성에 힘썼으며, 그의 유작과 유품은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에 기증돼 ‘초헌 장두건관’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다. 또한 포항시는 그의 예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장두건미술상’을 제정해 운영 중이다. 이번 전시는 이형회의 42회째 정기 작품전으로, 장두건 화백의 예술적 유산과 현대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 작가는 장두건 선생을 포함해 총 67명으로, 강광식·노희정·고윤·허계 등 원로 작가부터 신진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특히 포항 지역에서는 류영재(전 포항예총회장), 최복룡(전 포항미협 회장), 박수철(지역 원로 작가) 등이 참여해 지역 미술계의 저력을 보여준다. 또한 포항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그램을 ‘초헌 장두건 전’으로 정해 같은 기간에 장두건 화백의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전시 개막을 축하해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회원 46명과 지역 미술인들이 참여하는 전시 축하 행사가 열린다. 첫날인 18일에는 포항역에서 집결해 포스코갤러리로 이동한 뒤 전시장에서 오프닝 행사를 진행하고, 호미곶 관광과 만찬을 통해 회원 간 친목을 다진다. 둘째 날인 19일에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 선산에 위치한 장두건 화백의 묘소를 참배하며 고인의 뜻을 기리고, 포항시립미술관의 ‘초헌 장두건관’을 방문해 그의 작품을 감상한 후 지역 명소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마무리된다. 권숙자 이형회 회장은 “이번 전시는 포항시민과 포스코 임직원에게 수준 높은 미술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전국의 작가들에게 문화도시 포항을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포스코갤러리의 개방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시를 통해 지역민은 일상 속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으며, 포스코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2

대구서 ‘돈키호테’ 발레 무대 펼쳐진다

희극 발레 ‘돈키호테’가 대구 무대에 오른다.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오는 25일 오후 7시 30분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공연예술유통사업에 선정돼 국비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실연 단체는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을 역임한 고(故) 문병남 예술감독이 주축이 된 M발레단이다. 발레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데 라만차’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바질리오와 키트리아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한 돈키호테의 모험담을 그린다. 원작 소설과 전통적 발레 버전은 주로 두 주인공의 러브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돈키호테의 역할과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새로운 안무를 통해 약자를 보호하는 정의로운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며, 단순한 몽상가가 아닌 젊은 연인들의 사랑을 지지하고 이끄는 조력자로 재해석해 현대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이번 무대는 세기딜리아, 플라멩코, 판당고 등 스페인풍의 다채로운 춤과 유머러스한 연기를 결합해 희극 발레의 정수를 선사한다. M발레단은 기존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의 3막 구조의 클래식 발레를 속도감 있는 2막 구성으로 재구성하고, 강렬한 무대 연출을 통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M발레단은 2015년 창단 이후 “한국 발레의 정체성 확립”을 목표로 창작 발레와 클래식 작품의 재해석에 주력해왔다. 대표작으로는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오월바람’ 등이 있으며, 국내외 무대에서 한국적 서사와 독창성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 발레계가 오랜 기간 외국 라이선스 작품에 의존해온 현실 속에서, M발레단은 자체 제작 창작 발레와 클래식 작품 재구성을 통해 지역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K-발레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주역은 바질리오 역의 정용재 발레리노와 키트리아 역의 최솔지 발레리나가 맡는다. 두 무용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으로, 학창 시절 시칠리아 국제무용콩쿠르에서 각각 2위에 입상한 실력파다. 2024년 M발레단의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활약했으며, 정용재는 최근 M발레단의 신작 판타지 발레 ‘구미호’에서도 주역으로 참여해 안정된 연기력과 탁월한 테크닉을 입증한 바 있다. 두 무용수는 오랜 협업으로 다져진 환상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뛰어난 신체 조건과 무대 존재감으로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레 ‘돈키호테’는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자세한 문의는 어울아트센터 홈페이지 또는 전화(053-320-5125)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2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협력 오케스트라,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백혜선 협연으로 대구 첫 무대

오는 28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열린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협력 오케스트라로 유명한 이들은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을 계기로 대구 관객과 첫 만남을 갖는다. 벨기에 클래식 음악의 상징적 공간인 ‘보자르 센터’ 상주 오케스트라인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상주 오케스트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휘봉은 2022년부터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안토니 헤르무스가 잡는다. 네덜란드 최정상 오케스트라인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로테르담 필하모닉 등을 두루 지휘한 그가 선사할 음악적 카리스마가 기대를 모은다. 협연자로는 대구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함께한다. 백혜선은 19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와 협업해 4위를 차지한 인연이 있으며, 이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상위 입상, 미국 윌리엄 카펠 국제 콩쿠르 우승, 벨기에·리즈 콩쿠르 입상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34년 전 감동의 순간을 다시 무대 위에 불러낼 예정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서곡 ‘티토 황제의 자비’로 포문을 여는 프로그램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브람스 교향곡 1번으로 이어진다. 베토벤의 협주곡은 청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에서 완성된 걸작으로, 그의 음악 세계의 절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불굴의 정신을 담아낸 협주곡으로 평가받는다. 베토벤의 협주곡 중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작품으로 손꼽히며, ‘황제’라는 별칭에 걸맞게 장대한 서사와 위엄 있는 선율이 펼쳐진다. 백혜선의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를 통해 음악적 깊이와 에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브람스의 교향곡은 20대 초부터 구상해 40대에 이르러 완성된 집념의 산물로, 고전적 틀 안에 낭만적 정서가 녹아든 명곡이다.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의 균형 잡힌 사운드와 헤르무스의 세심한 해석으로 브람스 음악의 서정과 긴장을 동시에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