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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비핵화 제안의 기회를 잡아야

김영문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북부의장북한의 국제사회와의 비핵화 합의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독일 제안을 접하며 남북한 간 긴장완화와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본다. 제안은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국제사회에 확고하게 밝힌다면 내년 3월에 있을 핵 안보정상 서울회의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도발에 대한 사과는 6자회담이나 남북관계에서 기본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북한이 진정 국제사회에서 비핵화의 결단을 내린다면 이들 사과도 당연히 뒤따를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붙인 가벼운 조건일 것이다.핵 안보정상회의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하여 열리게 되는 핵무기확산과 핵테러리즘 위협에 대응한 회의이다. 지난 해 4월 워싱턴회의 이후 내년 3월에 열릴 핵 안보정상 서울회의는 세계 50여 개국의 정상이 참석해 핵 문제를 다루게 될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북한은 이러한 주요 국제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유연하면서도 적극적인 메시지에 주목하기 바란다.북한은 먼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야 한다. 북한의 핵 포기 권유는 북한을 무력하게 만들어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남북관계에 있어 북한의 핵 포기가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까닭이 있다. 북한의 핵은 우선 남북한 간 대등한 군사적 균형이 아닌 비대칭적인 군사구도를 제공하여 대화와 교류에 불평등한 분위기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핵무기는 가공할 만한 무기이기도 하지만 북한에 핵이 있는 한 우리 한반도의 주변 국가들은 한반도의 통일을 쉽게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동북아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다.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회의에 초청하는 것은 단순히 회의에 동참시키려는 의미만은 아니다. 핵을 포기한 북한을 우리와 국제사회가 북한체제에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또 함께 힘을 모아 북한의 경제부흥을 본격화 하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북한이 처해 있는 국제사회에서의 입장으로 볼 때 북한이 핵을 고수하는 한 국제사회는 경제적으로 북한의 목을 조이겠다는 유엔 안보리 제제 안에 동참할 것이므로 북한의 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핵 안보정상회의에 초청을 수락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면 북한은 정치적 입지개선 및 경제적 환경변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되는 것이다.중동 발 민주화 바람이 전 세계 독재국가들에 불어 닥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지도부는 자신들의 수령정치의 특성상 그 어떤 도전이나 정치적 불안정도 없을 것이기에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 자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북한의 체제는 비대칭무기로 무장하거나 도발을 통해 전쟁 공포감을 유발함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때 비로소 유지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굶주리는 국민의 불만을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경제를 회복시킴으로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 지켜 나가는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대화와 함께 이루어져야 할 도발에 대한 사과는 자존심 강한 북한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과거 김신조 청와대 습격사건이나 프에블로호 사건과 울진삼척 공비침투사건 등에서 북한 지도부가 보여준 바와 같이, 지도부는 몰랐던 일이며 군 내부 좌경 맹종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사과하며 꼬리자르기를 한 사실도 있었음에 가능성 여부를 기대해 본다.최근 조금 조용해지긴 했지만 올해 초부터 북한 당국은 남북 당국자 간 회담을 조속히 추진하기를 바란다며 대화의 손길을 던지고 있다. 북한 당국이 진정성이 있다면 3대 세습을 기해 안정을 바라는 북한 지도부가 조속한 결단을 내려 이번의 제안을 받아들임으로 남북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기를 바란다.

2011-05-16

야, 너 몇 살이야?

이경우대구본부장의자에 앉은 여자가 남자의 엉덩이를 손으로 껴안으며 어루만진다. 서 있는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귀여워 죽겠다는 듯. 대학생으로 보이는 그들은 그러면서 쉴 새 없이 무어라고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버스 안 풍경이다. 버스 안에서 뿐 아니다. 공원 벤치에서 소년의 넙적다리 위에 앉아서 진한 애정 표현을 하는 젊은 세대들을 보는 것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은 아니다. 한번은 보는 사람이 오히려 민망해 할 즈음 성미 급한 노인네가 이들을 보고 “야, 너 몇 살이냐?” 하며 핀잔을 주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춘향이 이몽룡과 사랑 놀음을 하던 당시 그들의 나이는 방년 십육세였다. 요즘으로 따지자면 중학 3학년이나 고교 1학년쯤 된다. 지금 세상에 비하면 그 시절은 보는 것 없고 듣는 것 없던 때였다. 그래도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시집 장가가서 아들 딸 낳고 살았다. 정신적 육체적 성장이 훨씬 빨라진 세상이다. 인터넷을 열면 19금 음란물과 포르노가 지천이고 휴대폰으로도 온갖 성인물이 제공되며 초등학생들도 다 보는 야동만도 넘치고 밟힌다. 지금 젊은이들을 어린 것들이 버릇없다고, 철없다고 나무랄 수만도 없는 이유다.법적으로도 만 19세면 성년이다. 사법상 행위의 주체가 되며 선거권을 갖게 되니 독자적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 나이가 어려서 못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은 때가 있고 장소가 있다. 춘향이가 이도령과 사랑 놀음을 한 곳은 춘향이 집 안방이었고 바바리맨이 처벌받는 것은 그 행위를 남에게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 곳에서나 음란물 상영하듯 사랑 놀음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평화로운 시선 처리를 방해하고 시신경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성년이다.성년,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이 찼으니 어른일까. 쓴 소주를 마시면서 `크, 달다` 하고 뜨거운 탕 속에 몸을 집어넣으면서 `아, 시원하다` 하면 성년이 되는 것인가. 결혼했으니 어른이 된 듯도 하고, 자식을 낳았으니 어른이 된 듯도 하다. 옛 사람들은 어른이 되기 위해 아들 혼사를 치러야 하며, 부모상을 당해봐야 하고, 집을 지어봐야 한다고도 했다.개인이 이전 지위에서 단절돼 새로운 질서에 편입되기 위해서 거치는 과정을 통과의례라고 한다면 미성년의 신분에서 새로운 성인의 세계에 들어오는 데도 나름의 통과의례가 필요하다. 미성년이 성인이 되기 위해서도 그런 통과의례는 시대와 대륙이 달라도 문화마다 존재해왔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성인으로 인정받는 길은 혹독했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 중에는 등의 살을 화살로 꿰어 거기에 통나무를 묶어 언덕을 오르게 했다고 `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장영진)는 기록해 놓고 있다. 미국 산타페에 있는 뉴멕시코 박물관에 인디언 풍속화도 같은 그림을 그려 놓았다. 우리 선조들도 혹독한 성인식을 거쳤음을 위지 동이전 같은 역사서에서 볼 수 있다.조선시대에는 외줄에 매달아놓고 한참을 돌려댄 다음 땅에 내려서게 해놓고 비틀거리지 않고 바로서거나 또는 마을 앞 공터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돌을 들어 올림으로써 힘을 과시함으로써 인정받기도 했다고 한다. 안평대군이 삼각산 백운대 정상의 틈이 벌어진 바위산을 뛰어 넘는 담력을 보여 성인으로서의 통과의례를 거쳤던 일화는 유명하다. 동네에서는 나름대로 통과의례를 거쳐서 인정을 받아야 제대로 성인 몫의 품삯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반삯을 받았다는 것이다.그런 혹독한 성인식 없이 일회성 성년식만으로 성인이 되어서일까.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는 초보 성년들에게 성인이 되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학원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에서 우리 문화가 수용하는 우리 나름의 성년 통과의례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오늘이 바로 성년의 날이다.

2011-05-16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정석수성요셉재활원장 신부천주교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은총의 100년, 감사의 100일 기도`중에 지난 100년의 자리를 되돌아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으로서 어떤 자리매김을 해야 할 지 생각하게 한다. 지난 주말 `생명사랑나눔대축제`로 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교정과 성김대건기념관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있었다.사랑의 바자회와 사회복지 박람회 및 다문화 축제 등이었다. 각 대리구와 수도회 및 사회복지재단에서 참가해 먹을거리와 기증자들의 귀중품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해외 5개 나라 원조로 돌렸다.대구대교구는 첫 출발에서 `가난과 도움 받음`의 자리가 있었기에 이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대구대교구 사회복지 100년사`에 의하면, 프랑스의 성영해(Sainte Enfance)의 도움을 받아 이 땅에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데 한 명당 생활비를 매월 1원50전 지원했다. 대구에 진출한 샬트르 바오로회 수녀님들은 양잠업을 해 아동 양육비에 지원함으로써 여러 지역의 아동들을 돌볼 수 있었다. 이러한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교구 사회복지회는 이미 해외아동 결연사업을 추진해 진행하고 있다.그리고 신자들은 한 끼 100원 나눔을 실천하여 중앙아프리카에 지원을 하였으며 장기기증운동을 펼쳐 1만 번째 기증자 최익순씨에게 기념으로 무료 건강검진권을 수여했다.두봉 주교와 김정옥 교수를 초대한 특강에서는 교구장들의 또 다른 일면을 알게 되었다. 두봉 주교는 같은 파리외방전교회의 선배인 드망즈(한국명 안세화) 주교의 일기와 편지를 소개하면서 인품과 열정적 사목을 소개했다. 그간 알려진 세 가지 허원에 대한 소식 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생애 전반적 사목 방향은 인재양성이라 했다. 그 첫째 자리에 가난한 교구 빈약한 재정을 걱정하지 않고 한강 이남에서 최초 최고의 지도자 양성 신학교를 설립(1914년)한 것이라 했다. 그리고 1923년 평신도를 양성해 교사와 교수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도록 유학자금을 지원했다. 이어서 김정옥 교수는 안세화 주교의 인재양성은 서정길 교구장에 의해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유럽의 다양한 인맥을 통하여 유학생을 보내고 지원하는 모습은 교회가 사회 지도자 양성을 지속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아울러 대구에서 일제에 의하여 문을 닫았던 신학교를 다시 설립했다. 최덕홍주교는 해방과 전쟁으로 피난민들에게 소홀함이 없이 지원함으로써 국가적인 위기에서 소통의 훌륭한 모델을 남겼다고 했다.100년의 역사에서 우뚝 선 리더십을 보면서 동시에 훌륭한 팔로십을 본다. 교구설정에 큰 몫을 한 서상돈(아우구스티노)은 자신의 재산을 조건 없이 기부함으로써 교구장과 신자들이 하나 되는 터전을 닦았다. `신뢰하고 일하라`는 모토아래 기도하고 일하는 교구장의 뜻에 따라 기꺼이 함께 하는 평신도의 모습이다. 서정길 대주교는 빈약한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유럽의 다양한 인재를 초청하여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한센인들의 엄마, 오스트리아 출신 엠마 프라이징거 여사는 2년을 계획을 하고 왔다가 평생을 한센인들을 위하여 살고 있다. 얼마 전 그녀의 팔순잔치에 500여명의 한센인들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다. 그녀는 “누구나 내 자신을 위해 살면 행복은 항상 밖에 있지만 남을 위해 살면 행복은 내 안에 있다”고 했다. 오늘날 행복과 성공을 추구하는 시대에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라 삶으로 전해주는 행복선언이라 할 수 있다.그간의 다양한 행사의 백미로 100주년 기념 감사경축미사를 시민운동장에서 15일 봉헌했다. 행사는 끝났지만 두 가지가 남는다. 하나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또 하나는 제2차시노드를 통하여 사제단과 교구민이 시대의 징표를 읽고 성장과 쇄신의 터전을 닦아 또 다른 100년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루르드의 성모여, 저희교구와 교구민들을 위하여 전구하여 주소서. 아멘

2011-05-16

청도군 부서별 추진보고회

【청도】 청도군은 최근 군청 대회의실에서 2012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실과소장, 담당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서별 추진계획 보고회를 개최했다군은 지역역량과 신성장 잠재력 선점에 역점을 두고 개발촉진지구사업에 110억원, 청도천과 동창천 등 생태공원조성사업 98억원, 재해위험지구 및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138억원 등 총 45개사업 2천486억원 국비확보를 목표로 정했다.또 군은 올 초부터 부서별 주요핵심사업의 국비예산확보를 위해 도 및 중앙부처를 방문, 사업의 필요성과 추진계획, 기대효과 등 현안사업을 설명하며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했다.특히 이중근 군수가 직접 중앙부처와 국회 등을 방문해 국비 예산확보 노력을 기울여 올해 국도비 예산이 전년대비 30.24%로 늘어난 실적을 올렸다.군은 현재 지방채가 2006년 208억원에서 73억원으로 대폭 감소됐고 대부분이 하수종말처리시설 등 국가가 권장하는 사업이며 이 가운데 48억원은 국가 부담금액으로서 전략적, 효율적 건전재정 운영을 위해 힘쓰고 있다.청도군 내년도 살림살이 전체 예산규모는 올해보다 400억원이 증가한 3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중근 군수는 “지역현안사업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계획을 추진하여 국비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이승택기자

2011-05-16

세종왕자 태실 공사장 `엉망`

수로작업 안해 토사유출 위험… 폐기물방치·불법소각까지 【성주】 성주군이 지역 관광자원을 활용한 지역 경제활성화 및 경쟁력을 높이고자 시행하고 있는 세종대왕자태실 공원조성사업이 공사감독 소홀로 부실시공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성주군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6년간) 총 사업비 117억원(국·도비, 군비포함)을 들여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일대 공원조성 공사를 착공했다.이 공사의 일부를 입찰받은 K건설은 16억7천여만 원의 사업비로 지난 2010년 1월 착공, 2011년 10월께 준공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를 관리하는 현장사무실은 텅 빈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어 있다.또 교량공사 구간은 계곡에서 내려오는 수로작업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해 장마철 토사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또 세종대왕자태실 부근은 자연경관이 수려한 청정지역으로 잘 알려진 곳으로 불법폐기물과 불법소각을 하지 못하도록 안내표지판을 2곳이나 설치돼 있다.관급공사를 수주받은 이 업체는 진입도로에 수십 t의 폐기물(폐 콘크리트와 아스콘)을 장기간 방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사현장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각종 쓰레기를 불법소각까지 하고 있으나 관계기관은 현장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특히, 공원주차장 신설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부지를 성토하면서 토사 진동 다짐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인지 주차장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하는 등 부실시공의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났다.시공사 K 건설관계자는 “현장공사에 대해서는 현장대리인이 있고, 일부 공사는 하도급업체에서 하고 있다”며 “잘못된 것이 있으면 한번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성주군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불법폐기물과 불법소각에 대해서는 확인 후 조치하겠다”며 “현재 보상 문제 등으로 잠시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나 곧 공사를 재개 할 것이다”고 해명했다./손창익기자

2011-05-16

공과 사의 구별

자기가 한 일이 잘못되어 자기의 지위·명예·체면 따위를 깎이는 것을 `망신`이라 하고 체면이 사나워지거나 아니꼬움에 대한 부끄러움을 창피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일로 인하여 당하는 피해를 망신 당했다, 창피 당했다 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 어느 사회학자는 사람은 지위로 인해서 행복과 불행을 점친다고 했다. 지위는 개인의 사회적 신분에 따르는 위치나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높은 지위는 위인을 점점 훌륭하게 하고 소인배를 점점 작게 한다는 말이 있다. 높은 자리는 매양 위대한 법이다. 사람들이 쳐다보고 흉의 대상을 찾으며 눈에 뜨이는 자리에는 사람의 질투가 모이는 법이라 했다. 미국의 한 의회 의원이 출장비로 아들의 티셔츠를 샀다가 망신을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의원들이 해외 출장에 나설 경우 하루에 제공받는 경비는 최대 한국돈으로 약 28만원이라 한다. 의회가 정한 규정이다. 이 경비에는 숙박료, 하루 세 끼의 식사, 교통비와 팁 등이 포함된다. 독립기구인 미 의회윤리사무국이 최근 6명의 연방 하원의원이 이 경비 중 일부를 사용하지 않았으면서도 반납하지 않았거나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문제삼고 나섰다. 그만큼 미국 의회의 투명성이 높고 윤리 기준이 엄격하다는 이야기이다. 또 한 미의원은 하루 출장비에서 경비를 아껴서 인형·엽서 지갑을 샀으며 또 어떤 의원은 터키로 출장을 다녀 오면서 조각상과 깃발 등의 기념품을 자신의 의회 사무실 책상위에 놓아 두었다가 들통이 나서 사유서를 쓰고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지, 공직에 근무하는 분들에 묻고 싶다. 출장가기 전 의원들이 제출한 일정표를 기준으로 출장 중 외국 정부 등으로부터 식사 대접을 받았는데도 의원이 식사비를 냈다고 주장했는지를 따져 볼 정도에 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공(公)과 사(私)를 분명하고 엄격하게 조사해 그 투명성을 밝히자는 의도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05-16

미국은 홍수 난리, 중국은 가뭄 피해 심각… 지구촌 이상기후 몸살

미국 남동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미시시피강 범람으로 이 지역 경작지가 대거 침수되고 특히 하류 지역 멕시코만 연안의 석유생산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등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월의 기록적인 폭우와 겨울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시작된 이번 홍수는 강물이 내주초 부터 이달말까지 미시시피강 하류지대인 미시시피주와 루이지애나주의 미시시피 델타 지역을 통과하면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재난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가 미시시피강 상류인 일리노이주 카이로에서 부터 하류의 멕시코만에 이르는 635마일(약 1천22㎞) 지역, 63개 카운티의 400만명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한편, 미 육군 공병대는 14일 (현지시간) 미시시피강의 수위 상승에 따른 침수피해가 예상되면서 모간자 배수로 수문개방으로 물줄기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작업에 착수했다.1973년 이후 38년 만에 모간자 방수로의 수문이 개방되자 대량의 물이 미시시피강의 지류인 아팔라차야강 쪽으로 방류됐다.이번 조치로 밀과 면화 등 농경지와 모건 시티 등 소도시는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루이지애나 주 정부는 고심 끝에 인구 200만 명의 대도시인 배턴 루지와 뉴올리언스의 침수를 막기 위해 방류를 결정했다./연합뉴스

2011-05-16

IMF 총재, 호텔 여직원 성추행 혐의 뉴욕서 체포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2·사진) 총재가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성범죄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뉴욕경찰은 이날 타임스 스퀘어의 소피텔 호텔에서 객실 청소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스트로스-칸 총재를 JFK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폴 브라운 뉴욕경찰 대변인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32세의 피해 여성은 이날 오후 1시께 스트로스-칸 총재가 머물던 방에 들어갔다가 옷을 입지 않은 채로 나타난 총재와 맞닥뜨렸으며, 총재가 자신을 침실로 끌고 들어가 성폭행하려 했지만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주장했다.브라운 대변인은 호텔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스트로스-칸 총재는 휴대전화와 소지품을 남기고 호텔을 이미 나선 뒤였다며 그가 `서둘러` 현장을 떠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이후 뉴욕경찰의 요청을 받은 뉴욕.뉴저지항만관리청 직원들은 JFK공항에서 파리행 여객기에 탑승한 채 이륙을 기다리던 스트로스-칸 총재를 체포해 경찰에 인계했다.브라운 대변인은 스트로스-칸 총재가 “성폭행 미수와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스트로스-칸 총재에게 외교관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 않으며, 15일에는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IMF 총재로 일하기 전 프랑스 재무장관을 역임한 그는 최근 실시한 프랑스 여론조사에서 내년 대선때 야당인 사회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연합뉴스

2011-05-16

도쿄 일부 토양서 고농도 세슘 검출

도쿄도내 일부 지역 토양에서 방사성 세슘의 농도가 1㎏당 최고 3천 베크렐(Bq)을 넘었다고 아사히신문이 15일 보도했다.이 신문에 따르면 긴키(近畿)대학의 야마자키 히데오(山崎秀夫) 교수(환경해석학)가 도쿄도 내 4개 지점에서 지난달 10~20일 사이 채취한 토양을 분석한 결과 도쿄시내 고토(江東)구에서 1㎏당 3천201베크렐, 지요다(千代田)구에서 1천904베크렐의 세슘이 각각 검출됐다.이는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도 후쿠시마시의 9분의 1 수준이지만 도쿄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훨씬 가까운 이바라키(茨城)현, 지바(千葉)현 등에 비해 토양의 세슘 농도가 높은 것이다.지바현에서는 토양 1㎏당 최고 1천327베크렐, 이바라키현에서는 최고 455베크렐, 사이타마(埼玉)현 에서는 484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를 비롯한 도호쿠(東北) 3개현과 간토(關東) 6개현에서는 농림수산성 주도로 농토의 세슘 농도가 조사되고 있지만 도쿄도에서는 토양 검사가 실시되지 않고 있다.도쿄도의 토양 세슘 오염은 벼 재배를 금지하는 제한치의 20분의 1 이하 수준이지만 계속 축적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야마자키 교수는 “방사성 물질을 품은 구름이 몰려 있다 낙하한 지역에서는 국지적으로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높을 수 있는만큼 수도권에서도 경작지의 오염 상황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2011-05-16

능력 있는 교사와 훌륭한 선생님 - H 선생님께

하재영 시인얼마 전 즐겨 듣는 라디오 방송 프로에 `용서`란 내용으로 특집방송을 했다. 청취자들이 응모한 원고였는데 꽤나 많은 편수의 글이 방송됐다. `용서`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가슴 뭉클했다. 그 중 한 내용을 들으면서 선생님을 생각했다. 방송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자신이 초등학교 졸업할 때였다. 공부를 잘 했기 때문에 교육장상을 받아야하는데 졸업식 며칠 전 담임선생께서 그 상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고 했다. 교육장 상을 받는 아이는 그 학교의 학부모 모임에서 큰 역할을 한 유지의 자녀였다. 어린 마음에도 어찌 그럴 수 있냐며 비분강개하고 속상한 마음으로 담임선생님을 원망했다. 원고 내용은 그 때의 담임선생님을 용서한다는 내용이였다. 그 글을 쓴 사람 역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은퇴할 나이가 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은사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학생들에게 편애하지 않고, 가난한 학생들에게 더 열심히 지도했다는 내용이었다.H 선생님방송 속의 그런 교사가 있었음에도 예전에는 교사란 직업이 크게 존경받는 직업이었다. 하지만 오늘 우리 교단의 교사들은 우러러보는 위치에 있지 않음을 선생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각종 평가로 교사의 능력을 인정하려는 제도적 장치가 마치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 같은 공간으로 학교를 변모시키고 있으며, 교사 역시 능률 확대를 위한 조직의 한 구성원이나 별반 다를 바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은 학생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우리의 교육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한다.며칠 전 어느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생님의 근황을 알게 되었다. 다문화 자녀들이 학교의 과반수 가까이 되는 해맞이 바닷가 오지에서 그야말로 어린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아빠와 헤어진, 엄마 없는 빈 자리를 채워주려 노력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어쩌면 진정한 우리 교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되었다.학교에 갓 들어온 1학년 아이가 안아달라고 했을 때 그 아이를 엄마처럼 포근하게 안아주는 역할은 초등학교 교사라면 누구나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어린 아이가 업어달라고 하니까 그 아이를 업고 학교를 돌아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선생님한테 배우는 아이들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린이들의 기본 교육은 아무래도 학교이기 전에 가정일 텐데 열악한 가정환경으로 부모의 따스한 손길 한번 제대로 잡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그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참스승의 모습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오월이 되면 언론을 통해 많은 선생님들이 모범교사라며 보도되곤 한다. 그런 자리에 선생님 같은 분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상 받는 분들의 이력을 보면 보편적으로 많은 상을 받았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분들은 훌륭한 선생이 아니라 능력 있는 교사가 아닐까란 의문을 품게 된다. 하나의 상이 또 다른 상을 가져오는 관성의 법칙에 따라 상도 입신양명을 위해 쟁취한 것 아닐까란 의구심까지 갖게 하니 된이다.하지만 그런 선생님들보다 현장에서 아이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선생님 같으신 분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믿고 있다.5월도 중순이다.교실에 있는 수많은 선생님들이 다양한 성격과 가지각색의 환경에서 자라온 학생들에게 부모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베풀고 꿈을 키워주고 있을 것이다. 아이의 빈 자리를 채워주려는 선생님 같은 분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우리의 교육 현장이 그래도 아름다운 꿈이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고되고 힘들겠지만 그 자체가 가르치는 즐거움으로 여기리라 믿으며 선생님의 건강과 행운이 이웃 동료들과 함께 하길 기원한다.

2011-05-13

성공과 승리 차이

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요즈음 운동경기에서 승리와 패배의 장면을 매일 볼 수 있다. 국제 게임에서는 그 경기에 국가 전체가 술렁인다. 그런데 묘하게도 운동에서 만은 패배에서도 승리감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느 마라톤 선수는 경기 도중 다리를 다쳐서 뒤늦게 폐회를 위해 청소를 하던 중에 골인해도, 폐회식을 기다리던 관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은 적도 있었다. 그럼 인생에서 진정한 승리란 어떤 것일까? 삶에서의 승리는 법의 범위 안에서 승패와 상관없이 성실히 사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남이야 알아주든 말든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열심히 일할 때를 말한다. 또 경쟁 상태에 있을 때는 상대를 끌어내려서는 안된다. 그도 나도 마음껏 능력을 발휘해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하는 것이다. 상대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전진하는데 지장을 받는다.이 사회에서는 큰 집, 좋은 차, 넓은 정원을 가진 자는 인격 수준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주위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기가 쉽다. 거창하게 결혼식을 하거나 협상으로 자기 이득을 잘 취하고, 처세에 좋고 원만하면 그들도 성공했다고 여긴다. 또 술자리에서 노래를 잘 부르거나 만담을 잘하면 그날의 분위기는 그가 휘어잡을 수 있다. 그리고 지식인 보다 코미디언이 사회에서 더 인기가 있는 것은 많은 사람이 그를 알아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공한 인생에서 숙달 형의 인간들이라 할 수 있다.여유 있고 넉넉하게, 그리고 나를 세상에 알리면서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좋은 학교,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빠른 승진을 위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만을 강조한다. 경쟁은 생태적으로 있음으로, 정정당당한 경기가 중요하다. 인간생활은 그래도 국가가 복지라든가 법으로 경쟁을 조율하지만 동물들의 경쟁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삶에서는 성공하거나 어떤 것에 이긴다고 해도, 진정으로 승리한 삶이 아닌 경우가 많다. 남모르는 반칙으로 경기를 이기면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이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 어떤 이는 정권을 찬탈했는데도 패배자로 보고, 예수는 처절하게 죽었어도 종교의 대상이 된다. 성삼문도 그 당시에는 반대 세력으로 몰려서 사형을 당했어도, 오늘날 아무도 그를 패배자로 보지 않는다. 좋은 일이든 좋지 않는 일이든 이뤄 내면 `성공`이지만, 경기를 정정당당하게 하거나 진리의 편에서 일을 계속하려 할 때, 우리는 그를 `승리`의 삶을 산다고 말한다. 그것은 지고도 이기는, 역설이고 모순되는 정답이다.진정한 승리는 낮은 데로 다가서는 자세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경기에서 승리하면서도, 패자(敗者)의 등을 사랑으로 두드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승리는 나의 편과 상대 편 모두가 박수를 받는 경기일 경우에 가능하다. 이것은 삶에도 똑 같이 적용된다.그래서 나는 운동 경기 역시 `수양 과정`으로 본다. 운동은 남과의 경쟁이면서도 자신의 정신을 강화시키는 훈련도 된다. 운동 중에 땀으로 옷을 적시면서, 가쁘게 몰아쉬는 숨 가운데서 느끼는 야릇한 고독은 승리를 향한 정신력을 키워 준다.프로운동 경기에서는 승리가 곧 성공이고, 그래서 그는 부귀와 명예를 거머쥔다. 그러나 일반인의 삶이나 운동에서는 이기기만을 너무 강조해서는 안 된다.승자만이 훌륭한 사람이고, 패자라 해서 꼭히 열등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패자에게도 승자가 갖지 못한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승자는 오직 그 시합에서만 이겼을 뿐이다.세상만사는 `놀이삼아 해 보라`든가 `적당히 이겨라`는 것보다 운동 경기처럼 최선을 다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승리한 사람은 조그마한 칭찬에 우쭐대지 않고 듬직하며 밝은 마음의 소유자다. 그들은 인생이라는 긴 코스에서 행복을 이루어 내기 위한 집념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가는 자이다. 성공한다고 하여 꼭히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승리는 아름답고, 승리에는 사랑이 필요하다.

2011-05-13

재능 나누기

재주와 능력을 가리켜서 재능(才能)이라 한다. 사람은 조물주로부터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이것은 또한 부모의 유전자에 의해서 유전이 되기도 하고 후천적으로 한 분야에 오래 종사함으로 얻어지는 경험적 재능도 있다는 것이다. 아뭏든 각자 각기 다른 재능이 있어 그것을 한 곳에 모으면 큰 기술(技術)이 되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 한 채의 집을 짓는다고 가정하자. 한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건전한 집을 지을 수가 없다. 기초를 다지는 기술공이 있어야 하고 목수, 미장, 샷시, 타일공, 싱크대, 화장실 등의 기술자와 숙련공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설계하고 감독하는 기술도 필요로 한다. 독일의 시인 괴테도 건축에 대해서는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괴테의 집`이란 괴테박물관이 있다. 거기에 들어서면 갖가지 목공예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유달리 눈에 띄는 것이 어머니를 위한 여러가지 물품들이다. 어머니가 생활하기에 편리하도록 의자며 책상, 그리고 주방용품과 생활용품들이 큰 찬사를 보낼만큼 그의 재주는 뛰어났다. 그래서 괴테는 “하나의 재능을 갖고 하나의 재능을 위해서 태어난 자는 그 속에 그의 가장 아름다운 생존을 발견해 준다. 구상이 새롭고 도처에 재능이 넘친 작품을 볼 때마다 항상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연말 연시에 직장에 근무하는 관심있는 사람들과 재능이 있는 자들이 모임을 형성하여 다문화가정이나 홀몸노인, 그리고 생활보호대상자 가정을 찾아가서 집수리를 해주고 심지어 조립식이지만 새로 지어주는 행사는 정말 `재능나누기`의 산 표본이 되고 있다. 재능은 물질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신축이나 개축에 별다른 재주나 기술이 없는 사람들은 자재값 지원에 한 몫이 된다. 하나씩의 나눔이 큰 성과를 이루는 이웃사랑의 실천,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다. 타고난 재능은 신(神)의 축복이다. 축복의 나눔은 곧 사랑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05-13

경주 동국대, 역량강화·선진화 선도대학 선정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교과부 2011년도 `교육역량강화사업`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됐다. 11일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교과부가 발표한 `교육역량강화사업`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에 지방캠퍼스 최초로 동시 선정되어 2011년 약 51억5천만원, 4년간 총 126억원의 국고를 지원받는다.교육역량강화사업은 교과부가 대학 교육의 질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교육여건 및 성과가 우수한 대학을 선정해 정부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올해 80개 대학이 선정된 가운데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3년 연속 선정되어 1년간 26억5천만원의 국고를 지원받는다.또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사업은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학부교육 선도 모델의 창출 및 확산을 위한 사업이다.올해 전국 98개 대학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1대 1이다.동국대측은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학사 및 수업관리의 질을 제고하며 장학금을 확대하는 등 교육 여건 및 환경을 개선해 우수 인재 양성 및 취업률 확대에 적극 나선다.또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HARMONY 전략을 통한 교양교육의 선진화를 위해 교육지원시스템의 혁신, 교육프로그램의 고도화 등 발전전략으로 수립해 교육과정의 선진화와 교육지원 체계의 선진화를 통해 `창의적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역량 선진화 모델 창출을 추진할 계획이다./윤종현기자yjh0931@kbmaeil.com

2011-05-13

“참외 덩굴 파쇄기, 다 좋은데 먼지가 너무… ”

【성주】 성주군(군수 김항곤)은 참외 덩굴 퇴비화 작업 중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덩굴 파쇄기 먼지발생을 경감시켜주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에 있다.매년 9~10월이면 참외 덩굴 소각으로 생긴 연기와 매연으로 대기 환경오염은 물론 지역주민의 호흡기장애 및 고속도로 교통장애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군·읍면 및 농협, 작목반, 농업인단체들이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참외 덩굴파쇄기를 이용한 퇴비화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인 결과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참외 덩굴 소각이 줄었다.그러나 참외 덩굴 퇴비화 사업에서 노동력 및 시간을 절감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트랙터 부착형 참외 덩굴 파쇄기(2004년 농업기술 센터 개발)가 파쇄 작업 시에 먼지가 대량으로 발생, 트렉터의 에어 클리너가 막히고 건강에도 해로웠다.농업기술센터는 신기술 실증시험연구활동을 통해 참외 덩굴 파쇄기 먼지경감기술 연구·개발에 착수, 지난 9일 중간평가 보고회를 했다.이날 선보인 덩굴파쇄기 먼지경감기술은 파쇄기 본체에 모터, 노즐장치, 물통을 탑재, 참외 덩굴파쇄 시 먼지발생 부위에 물이 분사되도록 했다.특히 초소형, 경량화에 중점을 두고 모터 부분을 트랙터 본체의 직류전기 12V를 이용함으로써 구조가 간단하고 먼지가 적게 발생하도록 고안했다.김호동 농업기술센터 담당자는 “중간평가회를 통해 얻은 기본평가를 토대로 단점을 보완하여 실용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손창익기자

2011-05-13

경제적 차원 이상의 일본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일본은 지금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에 이어 원자력 발전소 사태가 벌어지면서 중대한 역사적 시험대 위에 올려진 상태다. 이러한 일본의 재난에 대해 한국인들이 높고도 따뜻한 인류애를 발휘하여 성의껏 도움을 준 것은 앞으로의 한일관계에 알게 모르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 한국은 빈부격차가 커지는 등 국민통합에 바람직하지 않은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문득문득 들려오는 소식, 예를 들어 무역 흑자가 몇 달째 최대치를 기록한다든가 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어떤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주로 경제적인 차원에서라는 사실을 짚고 다시 한 번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문제는 어떨까. 일본의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약간 가격이 싼 편인데, 이곳에 들어간 사람들이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는 방식은 우리와는 어딘가 다른 점이 있다. 목이 좋은 체인점이라 그런지 자리가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곳. 주문을 위해서 몇 사람이 줄을 서고 있는데 아무도 먼저 가서 자리를 잡은 다음 줄을 설 생각은 하지 않는다. 늦게 들어온 사람은 줄 맨 뒤에 가 서서는 자기 주문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릴 뿐, 먼저 가서 자리를 잡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다.또한 요즘은 우리도 그런 음식점이 꽤 많아졌지만 맛이 좋다고 널리 알려져 음식점 바깥에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곳이 일본에는 많다. 도쿄에 무슨 돈까스 점도 그랬던 것 같은데, 이런 곳도 일단 손님이 들어가 착석을 한 이상에는 점원이 빈 음식 그릇을 먼저 치우면서 자리를 빨리 비워줄 것을 종용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우리도 지금은 많이 좋아진 편이지만, 이런 집이라면 빨리 먹고 나가달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주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주인과 손님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절을 착실히 지키고 있는 일본 사람들이다.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격식을 잘 지키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감탄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유치원 같은 곳에서 졸업식을 한다고 하자. 학부모는 대부분 정장을 하고 참석하며 행사 전체는 잘 짜여진 계획과 프로그램에 따라 유치원 선생님과 원생들과 학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또 결혼식을 치르는 사람들은 꼭 참석해야 할 사람들에게 정식으로 참석을 요청하고 요청을 받은 사람들은 꼭 참석을 해주는 것이 관례이며, 이렇게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나중에 꼭 답례품을 지정해 달라는 우편이 오고, 여기에 자기가 원하는 답례품을 선택해서 답신을 주면 어김없이 그것이 배달되어 온다. 정해진 예약자들만이 참석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왁자지껄 부조금이나 던지고 밥 먹고 떠나는 우리 결혼식과는 차이가 많다.물론 우리 결혼식이나 장례식은 사람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함께 참여해서 장례식도 잔칫집처럼 흥성스럽게 하는 전통이 있다. 단순하게 비교할 일만은 전혀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관혼상제를 이렇게 엉망으로 무성의하게 치른 적이 역사에 과연 있었던가?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성인이 되는지 알지 못한다.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왜 졸업식장에 앉아 있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일인데, 우리는 태어나는 사람을 맞이하는 일도 떠나는 사람을 보내는 일도 무슨 아파트 단지 건물 짓듯이 대규모로, 날림으로 치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 한국인들의 종교의식은 또 어떤가. 종교가 속물적인 기복적 성격에서 아예 벗어난 적은 동서고금에 없겠지만, 지금의 우리 기독교, 불교처럼 나 잘 살게 해주십사 빌고, 노골적으로 돈에 따라 움직이고, 종교 기관을 정치나 경제적 이득을 위해 마구잡이로 이용해 먹는 곳이 있는가?필자는 지금 우리가 현대적 발전의 중요한 국면에 들어서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발전이란 과연 단순히 경제적인 것인가.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삶이 결코 경제적인, 물질적인 차원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음을 확실히 인식하는 것이다. 삶을 이해하는 총체적인 인식 방법을 깊이 수득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지금의 발전 단계의 관건적 사항이다.필자는 지금 시련을 겪으면서 시험대 위에 올라서 있는 일본은 새로운 눈으로 다시 고찰할 필요를 느낀다. 그들은 경제적 경쟁자나 비교 대상 이상의 존재로 이해되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11-05-12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

권석창 / 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소식이 외신을 타고 전해지자 대부분의 국내 언론의 보도는 축제 분위기를 전하는 듯 들떠 있었다. 세계 도처의 폭탄테러와 9·11테러로 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흉악한 테러리스트가 제거됨으로써 세계 평화가 금방 도래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미국은 세계 평화의 수호자로 자리매김 된 분위기였다. 그런 반응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여객기가 충돌하여 3천여 명의 시민이 생명을 잃었다. 그 배후 조종자로 라덴이 지목되었다. 희생자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의 슬픔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언론의 반응으로는 뭔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국제정세 전문가가 아닌 필자의 생각은 상식적일 수밖에 없다. 상식의 눈으로 바라보면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에 대한 세계와 언론의 반응은 매우 비상식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갑부의 아들이며 거액의 상속을 받아 부유한 미래가 보장 그는 왜 알 카에다가 되어 미국과 성전을 치르는 전사가 되었을까? 20대의 젊은 나이부터 54세에 사살되기까지 그는 왜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미국과의 싸움을 계속했을까? 미군은 자국에 있지 않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먼 나라에까지 가서 남의 나라에서 전쟁을 치르는 것이 옳은 일일까? 안가에 숨어 사는 비무장의 라덴을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정예부대가 지구의 반대편까지 날아가서 죽인 일을 전쟁에 승리한 것처럼 환호하는 것은 상식적인가? 무슬림들은 자살테러라는 것을 하는데 그들은 자기의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그가 테러리스트라는 것이다. 그가 왜 테러리스트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테러리스트라는 말은 부정적 의미가 부가되어 있다. 전쟁을 선포하고 정규전을 치르는 군대의 전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제강점기 항일투쟁을 했던 우리의 독립투사들은 모두 테러리스트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제국주의자들은 아직도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 우리의 독립투사들을 테러리스트라고 폄하하고 있다.통계에 의하면 2003년부터 2005년 사이 이라크에서 죽어간 민간인이 9만 명이 넘는다. 그에 비하면 9·11테러에 의해 죽은 민간인은 3천명 정도다. 또한 미국이 이라크에 파병하여 죽인 사람의 수에 비하면 미군의 희생은 미미하다 할 수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명분이 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는 이라크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비난받지 않는다.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에 즈음하여 10년 전 9·11테러에 희생된 자를 다시 회고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슬픔이 절절하다. 미국인의 죽음은 슬프지만 중동인의 죽음은 가볍다.이런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이지 못하다. 지구상에 테러가 없어야 하는 것처럼 전쟁도 없어야 한다. 남의 나라에 군대를 파견하여 수많은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세계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자국민의 죽음은 애도의 대상이지만 남의 나라 민간인의 죽음은 가볍게 여기는 것이 진정한 세계평화인가. 사람 목숨의 귀중함은 같은 것이 아니었던가.테러리스트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평생을 미국과의 싸움으로 마친 한 사내의 죽음 앞에 세계는 일방적으로 환호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가 왜 그렇게 살았는가에 대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힘이 강한 나라가 테러리스트라는 이름을 붙이면 모두 그렇게 믿는다. 이런 현상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우리의 영혼이 혹시 미국이라는 힘센 나라의 주술에 사로잡한 것은 아닌가?

2011-05-12

미국의 고민중에

필자는 지난해 캐나다와 미국의 여러 대학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캐나다의 토론토대학과 오타와 그리고 퀘벡이었다. 며칠을 머문 뒤 동부 나이아가라를 거쳐 보스톤의 하버드와 MIT, 예일, 뉴욕대학을 순례하면서 미국 젊은이들의 교육현장을 탐방하는 뜻 깊은 경험을 했다. 물론 콜롬비아대학과 캘리포니아도 순방한 적이 있었다. 지금 미국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꺼리 세 가지가 있다면 인종차별과 마약, 그리고 동성애라 한다. 그 밖에 또 하나는 `히스패닉(Hispanic)`이다. 히스패닉은 스페인계(界) 미국주민을 말한다. 남미는 멕시코를 위시해 남쪽나라가 스페인어(語)를 사용하며 브라질만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 캘리포니아주 남쪽 샌디에고와 멕시코의 국경선에는 월북하려는 멕시코인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그들이 미국에 와서 사는 사람을 멕시칸이라고도 한다. 히스패닉의 인구는 2천만명으로 미국의 흑인의 숫자와 비슷한 상태라 한다. 그들은 평균연령이 낮고 출생률이 현저히 높아 흑인인구를 능가할 것으로 미국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영어를 습득, 미국사회에 융합하려는 다른 소수민족과 달리 이들은 영어는 모르고 스페인어만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들은 미국사회에 어떻게 통합시켜 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히스패닉을 둘러싼 또 하나의 문제점을 정정(政情)불안이나 빈곤을 피해 불법입국하는 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영어도 모르는 이들의 교육이나 취직을 위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 점에 대해 시민들의 반대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기(利己)로는 이길 수 없는 입장을 고려한 나머지 서로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서로 포용할 것을 앞세우지만 그것이 계획되지 않는 사정이 고민꺼리라 한다. 잘 사는 나라로 목숨을 걸고 넘어오는 히스패닉을 누가 감당할 것이냐. 미국의 고민이다./손경호(수필가)

2011-05-12

“여름장마가 따로없네”

대구·경북 돌풍 동반 평균 100㎜호우… 산사태 나기까지中남부서 접근한 저기압 습한공기 만나 큰비 유발 절기상 틀림없는 봄철인데도 여름 장마를 방불케 할 만큼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려 일부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산사태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11일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10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대구·경북에는 평균 100㎜ 가량의 비가 내려 호우주의보까지 발령됐다.지역별 강수량은 영주 175㎜, 문경 130.5㎜, 대구 113.5㎜, 영천 126㎜, 봉화 125㎜, 상주 123.5㎜, 포항 116㎜ 에 달했다.호우주의보는 12시간 동안 강수량이 80㎜ 이상이고 이 때문에 피해가 예상될 경우 발효된다.기상대는 10일 오전 7시 상주, 8시40분 칠곡, 밤 11시30분 문경과 영주, 봉화 등 일부 지역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이렇게 봄비답지 않은 많은 비가 쏟아지자 시민들은 이것 또한 기상이변의 징후가 아닌가하고 우려했다.그럼 과연 여름 장마를 연상케 하는 봄비가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기상대는 중국 남부에서 접근한 저기압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동중국해로부터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다가와 저기압과 만나면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다는 것이다.대구기상대 관계자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가 만나면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며 “봄비 치고는 상당한 비가 왔지만 오랜 기간 머물러있는 장마전선과는 다르기 때문에 봄장마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또 “경북 북부내륙지방은 11일 밤 비가 그쳤다가 12일 새벽 다시 오겠으며 경북 남부지방 및 동해안 지역은 12일 아침까지 비가 계속 내리겠다”고 예보했다.한편, 이번 비가 그치고 난 후에는 한반도로 황사가 몰려 올 전망이다. 황사는 오는 12일 밤 경북 동해안 지역부터 시작돼 13일 대구·경북 전역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김남희기자ysknh0808@kbmaeil.com

2011-05-12

또 한 번 망하는 꼴을 보려나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생각만 해도 끔찍한 97년의 외환위기 망령이 지금 이 순간 우리 머리 위를 맴돌고 있는 것같은 느낌은 섬뜩하고 칙칙하다. 직장인들은 구조조정 속에 일자리를 잃고, 빚 때문에 집을 잃은 사람들은 노숙자로 전락하고, 은행부실을 애꿎은 국민들의 혈세로 메워줌으로써 국가가 IMF의 지배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기억은 영원히 지울 수 없으리라. 이른바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된 국가의 모라토리움이 일제에 의해 국권을 상실했을 때 일어났던 금모으기 운동을 다시 벌어지게 했을 만큼 국민 모두가 망국의 절망 속에 빠졌었기 때문이다. 근래 우리가 겪고 있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전말을 보고 있으면 그 때 일이 악몽처럼 되살아나는 것은 은행 부실의 현상이 당시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이다.소위 `있는자`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몸집불리기를 하면서 자신들이 위장 설립한 부동산 관련 시행사에 부실대출을 하고 부실을 속이기 위해 은행의 분식회계와 은행감독원 직원을 뇌물 매수한 사실은 외환위기 당시 부실대출-은행부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쁜 것은 저축은행의 대주주들이 은행업무 정지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엄청난 예금을 인출한 것과 이같은 은행 비리를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의 직원들이 이들과 한통속이 되어 은행을 총체적 비리의 온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부실대출과 예금의 부당인출도 모자라 분식회계로 BIS비율을 속이고 거액의 주식배당마저 받아간 사실은 서부영화에 나오는 은행갱단보다 더 무서운 범죄인 것이다.이 상황에서 우리는 한두 푼 평생을 모은 서민들의 전 재산을 몽땅 들어먹은 그들의 도덕적 악행에 단순히 분노만 터뜨릴 단계는 넘어선 것 같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 부실은행의 감시감독을 위해 재편한 금융감독기구의 개혁이 이번 사태에서 무용지물로 드러난 것은 이같은 은행부실의 진행정도가 어느 수준인지를 짐작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래서 금융감독기구의 투명한 혁신을 요구하는 한편 전 저축은행은 물론 금융기관의 총체적 감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금 스페인의 금융위기와 한국의 금융부실 사태가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 사태로 한국 금융기관의 신인도에 금이 가지 않을지 걱정들이다.이번 저축은행 사태에서 국민들이 황당해지는 것은 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책임문제를 가리는 정부의 자세다. 물론 비리의 일차적 책임은 비리의 당사자인 은행이다. 은행을 감시 감독할 1차적 책임기관인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묻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그러나 금융부실이 국민의 혈세로 수습된다면 감사원과 검찰 등 사정기관의 책임도 금융감독기관 못지않다. 이들이 엄청난 피해가 일어난 후에야 후다닥 사정에 나서는 모습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엄청난 금융위기 앞에 대통령이 금감원을 깜짝 방문해서 직원들을 나무라는 모습은 마치 정부에게는 책임이 없는듯한 자세로 보인다.금감원과 금감위의 구성원들이 질책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지경에 이르도록 국가적 위기를 방치한 금융감독기구 이상의 책임있는 정부기관이 국민 앞에 사죄하는 모습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잘못된 것이다. 아무리 외환보유고가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 해도 은행이 이렇게 부실하게 운영된다면 우리 경제가 언제 나락에 굴러 떨어질지 모른다. 더욱이 미국이 아직 금융위기를 벗어나지 못했고, 남유럽이 금융위기 속에서 헤매고 있는 세계경제의 현실을 본다면 결코 한국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저축은행 사태가 한 잎의 낙옆이 천하의 가을을 예고하듯이 또 한번 우리 경제가 망하는 꼴을 연출하는 서곡이 아닐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 자유자본주의의 기본 틀이 흔들린다는 사실도 명심할 일이다.

2011-05-11

모든 것이 밉다

사람으로서의 사회적 관계에 따라 지켜야 할 마땅한 도리나 윤리를 가리켜서 인륜(人倫)이라 하고 부자(父子-부모·자식 사이)·형제 사이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천륜(天倫)이라 한다. 동방예의국 우리나라는 이것을 정말 중요시하며 때로는 목숨으로 여기는 것이다. 옛날 농경문화시절에는 인간의 취미나 오락이 별로 없었다. 현대화의 물결속에 각종 게임기가 나오고 국민들의 취미가 그 폭이 넓어져서 별 것이 다 등장했다. 사람이 한 곳에 몰두한다는 것은 참 좋은 방면도 많다. 그러나 그것이 도(度)를 넘어 너무 열중해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경제적 손실이 뒤따른다면 그것은 큰 문제로 여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부족한 것이 넘치는 것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현실로 보면 어른들은 도박에 빠져 패가망신하고 아이들은 전자게임에 도취되어 스스로 무너져 버리는 경향이 너무도 많다. 지난해 연말에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터져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떤 독자는 세상 살 맛을 잃고 돌았을 뻔 했다는 것이다. 컴퓨터게임에 빠진 비정한 엄마가 두살난 아들을 살해한 비정한 소식이 세모를 어지럽게 했다. 집안에서 게임에 눈이 멀어 10시간 넘게 혼자 몰두한 나머지 자식 새끼는 남이었다. 생후 35개월된 아들의 밥먹이는 것도 잊고 게임에 중독이 되어 귀찮은 존재로 여겨졌던 27세의 젊은 어머니는 아들을 수차례 폭행하다가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인륜은 물론이요, 천륜을 망각한 비련의 여인-그것도 사람인가, 동네가 발칵 뒤집어 졌다. 경찰에 불려온 그 악마같은 여인은 “평상시에도 아들이 이유없이 미웠는데 이 날은 너무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다”는 말만 했다는 것이다. 한 때는 자기가 낳은 아들을 돌보기가 싫어 시댁에 1년간 맡긴 일도 있었다 한다. 정신력도 멀쩡한 엄마, 그녀는 천륜도 잊은 패륜아이다./손경호(수필가)

2011-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