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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승리 차이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5-13 23:05 게재일 2011-05-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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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
요즈음 운동경기에서 승리와 패배의 장면을 매일 볼 수 있다. 국제 게임에서는 그 경기에 국가 전체가 술렁인다. 그런데 묘하게도 운동에서 만은 패배에서도 승리감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느 마라톤 선수는 경기 도중 다리를 다쳐서 뒤늦게 폐회를 위해 청소를 하던 중에 골인해도, 폐회식을 기다리던 관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은 적도 있었다.

그럼 인생에서 진정한 승리란 어떤 것일까? 삶에서의 승리는 법의 범위 안에서 승패와 상관없이 성실히 사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남이야 알아주든 말든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열심히 일할 때를 말한다. 또 경쟁 상태에 있을 때는 상대를 끌어내려서는 안된다. 그도 나도 마음껏 능력을 발휘해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하는 것이다. 상대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전진하는데 지장을 받는다.

이 사회에서는 큰 집, 좋은 차, 넓은 정원을 가진 자는 인격 수준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주위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기가 쉽다. 거창하게 결혼식을 하거나 협상으로 자기 이득을 잘 취하고, 처세에 좋고 원만하면 그들도 성공했다고 여긴다. 또 술자리에서 노래를 잘 부르거나 만담을 잘하면 그날의 분위기는 그가 휘어잡을 수 있다. 그리고 지식인 보다 코미디언이 사회에서 더 인기가 있는 것은 많은 사람이 그를 알아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공한 인생에서 숙달 형의 인간들이라 할 수 있다.

여유 있고 넉넉하게, 그리고 나를 세상에 알리면서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좋은 학교,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빠른 승진을 위해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만을 강조한다. 경쟁은 생태적으로 있음으로, 정정당당한 경기가 중요하다. 인간생활은 그래도 국가가 복지라든가 법으로 경쟁을 조율하지만 동물들의 경쟁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삶에서는 성공하거나 어떤 것에 이긴다고 해도, 진정으로 승리한 삶이 아닌 경우가 많다. 남모르는 반칙으로 경기를 이기면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이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 어떤 이는 정권을 찬탈했는데도 패배자로 보고, 예수는 처절하게 죽었어도 종교의 대상이 된다. 성삼문도 그 당시에는 반대 세력으로 몰려서 사형을 당했어도, 오늘날 아무도 그를 패배자로 보지 않는다. 좋은 일이든 좋지 않는 일이든 이뤄 내면 `성공`이지만, 경기를 정정당당하게 하거나 진리의 편에서 일을 계속하려 할 때, 우리는 그를 `승리`의 삶을 산다고 말한다. 그것은 지고도 이기는, 역설이고 모순되는 정답이다.

진정한 승리는 낮은 데로 다가서는 자세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경기에서 승리하면서도, 패자(敗者)의 등을 사랑으로 두드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승리는 나의 편과 상대 편 모두가 박수를 받는 경기일 경우에 가능하다. 이것은 삶에도 똑 같이 적용된다.

그래서 나는 운동 경기 역시 `수양 과정`으로 본다. 운동은 남과의 경쟁이면서도 자신의 정신을 강화시키는 훈련도 된다. 운동 중에 땀으로 옷을 적시면서, 가쁘게 몰아쉬는 숨 가운데서 느끼는 야릇한 고독은 승리를 향한 정신력을 키워 준다.

프로운동 경기에서는 승리가 곧 성공이고, 그래서 그는 부귀와 명예를 거머쥔다. 그러나 일반인의 삶이나 운동에서는 이기기만을 너무 강조해서는 안 된다.

승자만이 훌륭한 사람이고, 패자라 해서 꼭히 열등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패자에게도 승자가 갖지 못한 장점이 있을 수 있다. 승자는 오직 그 시합에서만 이겼을 뿐이다.

세상만사는 `놀이삼아 해 보라`든가 `적당히 이겨라`는 것보다 운동 경기처럼 최선을 다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승리한 사람은 조그마한 칭찬에 우쭐대지 않고 듬직하며 밝은 마음의 소유자다. 그들은 인생이라는 긴 코스에서 행복을 이루어 내기 위한 집념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가는 자이다. 성공한다고 하여 꼭히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승리는 아름답고, 승리에는 사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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