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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지용호 서장 순직 62주년 기념식

봉화경찰서·재향경우회 오늘 경찰충혼탑서 개최 【봉화】 봉화경찰서(서장 서현수)와 봉화재향경우회(회장 정해수)는 17일 봉화군 봉성면 사실고개 故 지용호 서장 동상이 있는 경찰충혼탑에서 제62회 추념식을 개최한다. 故 지용호 경찰서장은 1940년 10월 21일 경찰에 투신, 1949년 4월 20일 봉화경찰서장으로 부임해 재직하던 중 1949년 6월 17일 재산지서와 면사무소가 무장공비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점거를 당했다는 급보를 받았다.지 서장은 경찰관 20명과 군청직원 및 대한청년단원을 포함한 50여 명의 토벌대를 2대의 차량에 편승시켜 현지로 출동했다.충혼탑이 세워진 현장에서 공비 200여 명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아 경찰관 7명이 적의 흉탄에 맞아 쓰러지고 토벌대 전원이 전멸당할 위기에 처했다.당시 故 지용호 서장은 36세의 젊은 나이였지만, 오직 자기 한 사람의 희생으로 전대원의 목숨을 구하여야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책임은 내 한 사람이 지겠다”며 적의 포로가 될 것을 자청, 나머지 부하대원들의 목숨을 구했다.지 서장은 이후 적에게 총살 당했다.봉화재향경우회와 봉화경찰서는 역사의 현장인 충혼탑을 잘 보존하고 매년 추념식을 거행,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살신성인의 충용정신을 기리고 있다./방유수기자success3788@kbmaeil.com

2011-06-17

등록금 문제 단상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필자는 고등학생 때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했다. 가장 친한 친구 하나가 선생님에게 어디서 만들어 왔는지도 모르는 당구채로 아무데나 얻어맞을 때, 그런 때가 많아서 필자는 내가 선생님이 되어 선생님다운 선생님이란 어떤 건지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결국 필자의 직업은 교수로 낙착되고 말았다. 대학원 과정을 수료하고도 몇 년을 룸펜 프롤레타리아처럼 글이나 쓰고 책이나 읽고 하다 결국 논문을 써서 박사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취직을 해야 했다.참 괴로운 것은 대학 교수가 대학에 자리를 잡는 일엔 정해진 표준 매뉴얼이나 절차 같은 게 없다는 점이다. 학위를 취득한 후 얼마 있다 대학에 채용 공고가 난 것을 보고 지원을 하게 됐다. 그 학기에 모모한 대학들 세 군데에서나 필자의 전공을 필요로 한다고 신문에 났던 것이다.이렇게 해서 지원을 하게 되면 대개 채용 심사 절차를 3차까지 치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먼저 1차는 서류 심사. 서류를 낸 사람들 가운데 후보자가 될 만한 사람을 일차적으로 걸러낸다. 다음 2차는 공개 강의나 면접. 1차에서 걸러진 후보자들에게 시범 강의를 하게 하거나 심층 인터뷰를 해서 두 명 내지 세 명의 후보자로 압축을 한다. 마지막 3차는 대학 총장이 포함된 인사위원회에서의 면접 심사. 대개 2차 심사를 통해서 각각의 학과에서 압축해 올린 후보자 가운데 마지막 낙점을 한다. 이 마지막 심사에서 1순위 후보로 올라간 사람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세 군데 원서를 내서 두 곳은 2차에서 떨어지고 다른 한 곳은 3차에서 떨어지고 나니 갑자기 막막한 느낌이 밀려왔다. 도대체 대학 제도가 필자를 거부하는 것 같고 튕겨내려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내가 선택될 수 있는 건가.독일의 학자 막스 베버는`직업으로서의 학문`이라는 글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교수가 되는 데는 수많은 불합리가 따른다고 했다. 자기보다 공부를 더 잘한 사람이 교수가 되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처럼 불합리한 것이 직업으로서의 학문이라고 했다. 더구나 학문이라는 것은 언제나 지금 자기가 쌓아올린 학문의 탑이 나중에 올 사람들에 의해 부정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학문의 발전이라는 것이다. 이 발전의 메커니즘 속에서 학자들은 덧없는 계단을 형성할 뿐이다. 막스 베버가 학생들 앞에서 이런 강연을 한 때가 벌써 1917년이었다.그런데 어떻게 하다 운 좋게 필자도 대학에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첫 학기 등교 첫날 `내 학교` 학생들을 만나겠다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교문에 들어섰다. 그때 필자 눈에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 하나가 들어왔다. 그 내용인 즉, 모모 교수는 지난 학기에 몇 번을 휴강했는데 그것은 우리가 내는 등록금 액수에 비추어 볼 때 학생 한 사람 한 사람당 얼마씩을 떼먹은 꼴이라는 것이었다.교수가 된 첫날 이 대자보를 볼 수 있었던 것을 지금도 필자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등록금 인하 문제로 논란이 많다. 필자는 물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줄 방도가 단연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나라가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그런데, 지금 일부 신문이 이 문제를 보도하는 방향은 어쩐지 학생들과 교수 사이를 떼어놓으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등록금을 얼마 올릴 때마다 교수 연봉이 얼마씩 오른다는 식으로, 재단이나 정부의 문제는 쏙 빼놓고 등록금 문제가 오로지 학생과 교수 사이의 문제인 것처럼 기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대학을 기업화하라는 말도 많고 학생들은 돈을 낸 소비자라는 말도 많다. 대학에 기업처럼 이익을 내라고 해놓고, 또 학생들에게 소비자의 권리를 찾으라고 하는 건, 어디 한 번 너희들 마음껏 반목해 보라는 뜻이 아닌지 모르겠다.대학은 기업이 아니라 대학다운 곳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교수들에게는 선생님다운 교수가 되라고, 그렇게 학생들을 보살피라고 해야 할 것 같다.

2011-06-16

6·15 열한 돌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갈라진 뒤 한 번도 전쟁의 긴장이 가신 적이 없었다. 서로 괴뢰라고 비방하며 군사적 대치상태가 지속되었다. 2000년 6월15일 분단 된 뒤 처음으로 남과 북의 정상이 평양에서 만났다. 이날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선언문의 내용은 한반도에 희망을 주는 수준의 것이었다.실제로 6·15 공동선언 후 남과 북은 전쟁의 긴장 없이 남북교류를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에도 갈 수 있었으며 개성공단을 통하여 남과 북이 서로 이득이 되는 경제 협력이 이루어졌다. 남과 북의 학자들과 예술인들의 교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국어학자들은 남북공동 국어사전을 편찬하기 위한 자료를 주고받기도 했다. 통일이 바로 눈앞에 온듯했다. 6·15의 성과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그러나 지금의 남북관계는 거의 막장드라마의 수준이다. 거의 모든 교류가 중단되었고 서해바다에서는 국지전이라 할 만한 포격으로 남과 북의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며칠 전에는 남북정상 회담을 위한 물밑 접촉 사실을 북한이 공개적으로 밝혀서 우리정부에 망신을 주기도 했다. 남측에서 북에서 보면 사과가 아닌 그러나 남에서 보면 사과처럼 보이는 표명을 해달라고 북에 요구했다는 북의 폭로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지금의 우리 정부와는 일체의 교류를 하지 않겠다는 북의 태도에 있다.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까. 물론 북을 이렇게 격동시킨 원인은 우리의 대북정책에 있다. 북의 주요 인물이 그러진 사격 표지판에 사격을 하고, 대북 비방 내용으로 가득한 풍선을 북으로 날려 보내 격동시키면서 한편으로 정상회담을 하지는 남측의 제의를 북은 신뢰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북을 너무 모르거나 아니면 북도 자기들과 같은 생각을 가졌다고 착각한 결과였을 것이다. 아마추어가 보더라도 애초에 불가능한 시도였다.우리 사회에는 6·15공동선언에 나타난 남북 교류의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 그 세력이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것은 6·15공동선언에 대한 그들의 태도에서 드러난다.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을 때부터 달가워하지 않은 태도였다. 퍼주기를 했다.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였다는 등의 비난이 그것이다. 남북교류의 열매는 반겼지만 그 외의 모든 통일에 대한 노력은 좌파로 매도했다. 남북교류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민족의 장래보다는 자신의 입지에 관심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을 지울 수 없다.이 시대를 탈이념의 시대라고 한다. 소련과 동구 공산권이 무너지고 중국도 개혁개방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실상 지구상에서 이념을 논하는 것은 무의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좌파니 우파니 하는 언어가 담론의 중심에 있다. 왜일까. 우리 사회에서 이념을 들먹이는 이들은 기득권층이고 보수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기득권에 반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좌파라고 몰아세운다. 분단된 우리의 현실에서 좌파라는 말은 곧 적을 뜻하니까 그보다 더 강한 무기는 없을 것이다.우리사회의 주류들은 스스로 보수라고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보수라고 할 수 없다. 보수는 전통적인 가치를 옹호한다. 우리의 전통적인 가치는 우리민족의 역사이며 민족주의일 것이다. 우리사회의 주류에 민족주의적 사고는 찾기 어렵다. 친일파, 이승만, 그리고 군사독제로 이어지는 권력의 흐름을 옹호하는 것이 주된 가치다. 주류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그들은 좌파라는 멍에를 씌워서 배척한다. 이런 성향을 가진 세력들에 의해 6·15 공동성명은 그 빛이 바래고 있다.

2011-06-16

불법 생활쓰레기 수거 마찰

【경산】 경산시와 생활쓰레기 수거운반업체가 불법투기 쓰레기 수거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경산시 생활쓰레기 수거운반업체 종사들은 15일 경산시민모임과 함께 “시가 불법투기 생활쓰레기도 수거를 지시해 재활용 정책과 준법시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최근 경산시가 불법투기된 생활쓰레기의 경우도 전량 수거 운반하라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히고 “이는 폐기물관리법과 시의 조례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시 관계자는 “관내에서 1일 발생하는 생활쓰레기의 양이 70~75t이지만 이중 재활용쓰레기가 16t 정도이며 종량제봉투 배출량도 50t에 이르고 불법배출쓰레기는 5t 정도”라고 반박했다.시는 또 관내의 생활쓰레기를 대행 거둬가는 5개 업체가 뒤처리에 소홀해 민원이 제기돼 지난해 계약(협약)에 명시된 내용의 이행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계약(협약)서 제11조(수집·운반방법) 7호는 “적합하게 배출되지 아니한 경우라도 전량 거둬가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이 지침은 경산생활쓰레기 매립장이 운영되고 있는 남산면 주민지원협의체와도 마찰을 불러오고 있다.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주민지원협의체는 반입 생활쓰레기에 전수조사를 벌여 8일 8대, 9일 2대, 10일 9대 차량의 쓰레기만 반입을 허락했다. 경산생활쓰레기 매립장에는 1일 평균 18대 분량의 생활쓰레기가 반입되고 있어 수거업체와 주민간 불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심한식기자

2011-06-16

경산 장애인 학교 앞날 `첩첩산중`

【경산】 가칭 경산특수학교 설립의 길이 열리며 지역 장애인 학부모들이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당분간 먼 거리 통학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교육청이 경산지역 학령(學齡) 장애인의 교육을 위해 설립하기로 했던 경산특수학교가 당초 계획부지였던 남산면 하대리 370번지 일원에서 자인면 계남리 자인 정수장으로 변경하며 설립의 길을 열었지만 빨라도 오는 2013년 9월 개교할 수 있다.하지만, 2013년 9월 개교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설립계획이 변경되여 부지면적이 2만 4천276㎡로 7천801㎡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설립비용이 증가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중앙 투융자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사유지 1만 6천984㎡를 사들여야 한다. 부지면적이 늘어나는 것은 학교시설은 추진 중이었던 규모에 27학급에 178명의 장애학생을 수용하는 것은 동일하나 건폐율이 당초보다 20% 감소하고 지역주민이 요구하는 쉼터와 물리치료실을 개방해야 한다. 또 일부 편입되는 토지소유자의 잔여지 매입요구에 따라 1천776㎡를 추가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남산면 구 삼산분교장에 190억원의 예산으로 설립되어 내년 3월 개교 예정이었던 경산특수학교는 지역주민들이 재산권행사의 제약과 간접피해를 우려해 인가 취소를 요구하는 진정을 냈다. 주민들이 경산교육지원청의 주민설명회를 원천봉쇄하고 협의체 구성도 거부하는 등 조직적인 반대하고 나서 설립무산의 위험도 있었다.주민반대로 도시관리계획심의를 연기했던 경산시가 지난 5월 자인 정수장을 대체부지로 제시했다. 이어 계남리 주민들이 특수학교설립에 찬성했고 토지보상 현실가와 신설학교 비정규직 채용 때 주민 우선 채용안을 경북도교육청이 합의하면서 실마리를 찾았다.경산지역에는 1만5천여 명의 장애인이 등록되어 있으며 특수교육대상 학생도 482명에 이른다. 일반학급에서 77명이, 157명은 40km나 떨어진 영천 경북영광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어 장애인 학부모와 단체는 특수학교의 조속한 설립을 요구했다.장애학생의 학부모인 이모(32·중방동) 씨는 “자인면 계남리 주민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장애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라며 “편견을 버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심한식기자

2011-06-16

아시아의 등불

세계인들이 아시아를 용(龍)이라 부른다. 세계 최대의 대륙 아시아는 `동쪽에 있는 땅`이란 뜻으로 45개 나라 42억의 인구가 살고 있고 세계 인구의 61%를 차지한다. 러시아를 제외하고 세계 육지 면적의 30%를 차지하며 미국의 30배, 한국의 200배가 넘는 크기이다. 아시아의 최동단과 최서단의 시차는 11시간이나 되어 지구의 24분의 11에 걸쳐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시아는`문명과 종교의 유산`이 많아 일찍이 인류의 3대 문명-메소포타미아·인도·중국문명과 세계 5대 종교-기독교·이슬람교·불교·유교·힌두교가 있다. 그래서 아시아를 정신문화의 발상지라 한다. 종교인수는 엄청나며 대표적인 나라로 태국은 불교인이 90%이상, 인도네시아는 92%가 무슬림이다. 중국의 유교, 인도의 힌두교가 왕성한 나라이다. 인구가 1억2상 되는 나라도 중국·인도·일본·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파키스탄·필리핀 등이다. 그리고 아시아의 주요 사막으로는 아라비아 반도에 있는 아라비아 사막과 몽골에 있는 고비 사막이 있고 주요 하천으로는 중국의 양자강, 남지나해의 메콩강, 아라비아해의 인더스강, 뱅골만의 갠지스강이 있다. 세계 주요 도시로는 일본의 동경,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 자카르타, 뉴델리, 마닐라, 테헤란, 바그다드, 그리고 한국의 수도 서울이 있다. 일본·싱가포르 같이 잘 사는 나라도 있지만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같은 살기 어려운 나라도 있다. 많은 인구의 빈부차가 많기로는 인도이다. 12억 인구의 생활상은 천태만상이다. 고급 주택가 고층 빌딩 아래 빈민촌이 상존하는 나라이며 종교적 신앙으로 가난을 이기고 극복하는 나라들도 몇 나라가 있다. 지금 아시아는 꿈틀거리고 있다. 그 주축에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인도와 한국이 멀잖은 장래에 세계무대를 석권할 것이다. IT산업과 자동차·조선업, 그리고 섬유산업이 세계시장을 요동치고 있다. 용이 충천하면 기상의 변화가 오는 것처럼 그 중심에는 동방의 등불 한국이 있다. /손경호(수필가)

2011-06-16

“흡연 때문에 유산 경험 있다”

페르난데스 아르헨 女대통령 밝혀 여성인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사진 대통령이 과거 흡연 때문에 유산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14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전날 금연법을 공포하는 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던 시절인 1984년 임신 6개월 상태에서 유산의 고통을 겪었으며, 이후 담배를 끊고 나서 다시 아이의 어머니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58세인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들 마시모(34)와 딸 플로렌시아(21) 등 두 자녀를 두고 있으며, 마시모에 이어 두 번째 아들을 임신했다가 유산했다.페르난데스 대통령은 1988년 12월31일 자정을 기해 담배를 끊었으며, 이듬해 11월 플로렌시아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하루 두 갑,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은 하루 네 갑의 담배를 피울 정도로 부부가 지독한 골초였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 심장발작을 일으켜 급서했다.한편,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공포한 금연법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하고 담배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담배 제조업체에 흡연의 유해성을 알리도록 의무화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성인의 33%가 흡연하고 있으며,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4만여 명에 달한다.상파울루/연합뉴스

2011-06-16

“의성 한지마늘 올해도 작황 좋네”

【의성】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명품 의성마늘 수확이 한지형마늘의 최대 생산지인 의성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의성군에 따르면 군내 마늘의 주요 집산지인 의성읍과 사곡면, 금성면, 가음면, 봉양면 등지에서 최근 수확이 시작돼 현재 40~50%의 작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다음 주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의성군의 마늘재배 면적은 1천530ha에 1만5천여 t의 생산이 예상되고 올해 작황은 겨울한파와 봄철 이상고온에도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가격은 산지 밭떼기 거래 660㎡(200평) 당 300만~500만원선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높게 거래되고 있다.한지형 마늘은 하지(夏至) 삼일 전후에 수확해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지구온난화, 이상고온 등으로 수확시기가 10일 정도 빨라졌다.올해는 더구나 오랜 가뭄과 공공근로사업 등으로 인해 마늘 수확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경북도와 의성군청, 의성경찰서, 의성소방서를 비롯한 기관단체 임·직원, 기업체 등지에서 대규모 농촌일손돕기에 나서고 있다.15일 오전 10시부터 의성군 안평면 마전뜰 일원에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김복규 의성군수 등 경북도와 의성군 공무원 100여 명이 마늘수확 일손돕기에 참여했다.이 자리에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전국을 대표하는 명품 의성마늘이 더 많은 생산과 2차 가공품 개발로 농가 소득증대에 더욱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지금까지 마늘수확 농촌일손돕기에는 50여개 단체 1천500여 명이 참여했다./김현묵기자 muk4569@kbmaeil.com

2011-06-16

창덕궁내 사대부집 연경당의 안채

창덕궁 후원의 연경당 뒤뜰에 있는 우신문(佑申門)을 들어서면 안채를 만난다. 우신문은 그 높이가 낮아서 사랑채와 안채를 오갈 때 조심스러움을 사람이 절로 느끼도록 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신문의 이름은 도울 우(佑)자에다, 납 신(申)자는 `원숭이` 외에도 `되풀이하다`란 뜻이 있다. 그래서 우신(佑申)은 `돕기를 거듭 한다`는 뜻이 된다. 즉 `하늘이 나라 돕기를 거듭 한다`는 말일 수도 있다.연경당의 안채는 일반 상류주택의 안채와는 달리 부엌 없이 안방 하부에 불을 때는 함실아궁이가 있고 그 위에는 한 칸의 누다락으로 꾸몄다. 원래 사대부 집에는 이곳이 부엌자리이지만 연경당은 그렇지 않다. 이는 대가(大家)에서 부엌 칸을 반찬을 만드는 반비간(飯備間)이라 하여 별채로 독립시킴으로써 그 자리에다 부엌대신 누다락을 꾸며서 사랑채의 누마루 용도처럼 안채의 여성들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이 누다락 이외에는 모두 일반 상류주택과 같아서 좌측에서부터 2통칸 온돌안방, 2칸 대청, 2칸 온돌건넌방 그리고 작은 대청 순으로 배치하여 사랑채의 침방(寢房)과 연결하고 있고, 대청과 건넌방, 작은 대청 전면에는 반칸 툇마루를 두어 사랑채의 사랑방 좌측 작은 대청과 연결해 놓았다. 또한 연경당은 살림살이에 쓰이는 공간이 보통의 사대부 집에 비해 무척 좁다. 이는 아마도 연경당이 왕실의 사대부 생활 체험 위주로 지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연경당 안채의 안방에서 대청마루 측으로 바라보면 사랑채까지 공간이 쭉 이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한옥의 여름 공간구성 특징 중 하나인 개방성을 엿볼 수 있다. 장지문을 열고 닫는 것만으로도 방이 생기기도 하고 벽이 생기기도 한다. 건물 밖에서 보기엔 사랑채와 안채가 내외담을 통해 완전히 구분되어 있는 것 같지만 건물 안에서는 이처럼 문만 열면 다 통하게 되어있다.안채 누다락의 좌측 뒤에 있는 통벽문(通碧門)을 지나면 작은 울타리 속에 별채가 있다. 이것이 연경당의 부엌공간인 반비간(飯備間)이다. 통벽(通碧)이란 `푸른 곳으로 통한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사대부집에 귀한 딸을 집안 가장 깊은 곳에 고이 감춰 놓는 곳이 원래는 바로 이 별채이고 이 별채에 머무는 귀한 딸이 우리가 흔히 들었던 `별당 아씨`이다. 하지만 연경당에서는 이 별채에 별당 아씨를 모시는 대신 반비간을 두었다. 반비간은 원래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집안의 모든 음식을 조리하고 저장하며 물품을 관리하고 빨래를 손질하며 바느질을 하는 등 집안의 안살림을 하는 곳으로 조선시대 여인들의 눈물과 웃음소리가 배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또한 안채의 후원에는 뽕나무, 배나무, 앵두나무, 감나무, 철쭉 등을 식재하여 일반 사대부집 후원에 과목을 심는 전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창덕궁 후원에 있는 사대부집 연경당은 언제 들러도 조선시대 선비를 마주 대하는 기분을 갖게 한다. 언제 창덕궁에 입궐하여 조선왕조 궁궐의 그윽함에 취해도 보고 궁궐안의 사대부집 연경당도 탐방하여 잠시 흩어졌던 마음을 달래 보면 어떨까./영남이공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06-16

미묘하게 돌아가는 부패와의 전쟁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지금 우리나라에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두 종류의 엄청난 부패 관련 싸움이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등 천문학적 규모의 저축은행 비리에 대검 중수부 존폐 문제와 차기 정권의 향방마저 얽혀들고 있고, 또 한편에서는 상생발전의 기치 아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다툼 와중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그룹내부 부패 척결을 선언한 것이다. 이들 모두 숨은 부패를 찾아내어 뿌리째 잘라 내겠다는 원론적이고 당연한 태도들이지만 국민의 눈에는 이상하고 혼란스럽게 보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저축은행 비리의 문제에는 여야 정치권 어느 한쪽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서로의 잘못을 비난하면서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 폐지 문제로 계속 옥신각신하고 있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국민들은 의구심과 함께 분노만 키우고 있을 다름이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도 여태껏 한 점 의혹 없는 수사와 처벌을 다짐하는 원론적 수준의 발언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국민의 분노를 달래 줄 만큼의 시원한 처리를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대 그룹 총수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삼성테크윈 감사를 계기로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 부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일갈하자 삼성계열의 임직원들이 얼어붙고 일부 사장은 사표를 냈다. 이 회장이 산하 계열기업의 임직원들을 상대로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자 부패 비리 연루 문제로 이들이 벌벌 떠는 형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를 보면서 왜 우리 대통령은 이만한 위엄이 서는 명을 내릴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물론 기업과 국가는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의지에 따라서는 최고의 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말이 훨씬 더 힘이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가 미증유의 공직부패와 기업부패에 확실히 대처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 제기된 부패 문제는 말로만 발본색원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번을 계기로 정치권도 부패에 연루된 정치인과 정치세력은 더 이상 정치판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잘라내 엄정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하고 기업들도 이제 국가경쟁력과 공정사회를 좀먹는 부패를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실제로 기업과 공직부패는 독립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지만 연계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축은행 사태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공직부패가 주범의 한 축일 만큼 기업부패와 공직부패는 서로 얽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패규모가 클수록 척결이 어렵고 수사흉내만 내고 넘어간다고 보는 국민이 많다. 지금까지 일부 전직 대통령과 관련된 부패사건이 아직도 정치권의 논쟁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그 같은 사례로 여겨진다.이번 이건희 회장이 문제 삼은 삼성테크윈의 부정 역시 그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히 알 수는 없으나 삼성이 납품한 K-9자주포가 연평도 사태 때 먹통이 된 것 등은 군사장비 납품과 관련된 의문을 남기고 있다. 설사 이 문제가 제조와 납품과정에서 공직자 관련 부정이 있다 해도 그룹의 총수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나서는 것은 옳다고 본다. 만약 그런 잘못이 검수와 납품 등의 과정에 공직자와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정부에도 정식 통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이를 기업차원의 문제로만 처리하고 덮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특별히 이 회장이 기자들 앞에서 언명한 내용 중에 “제일 나쁜 것은 부하직원들을 닦달해서 부정한 일을 시키는 것”이란 대목은 백번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이 말은 이 회장의 과거와 관련 음미할 부분이 많다. 지난 2008년 아들에게 편법 상속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임직원들에게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게 한 내용이나 김용철 폭로와 X파일 사건 등에서 나타난 부정들은 바로 이 `제일 나쁜 것` 에 해당하는 것이다.이번 부패와의 싸움에서 서로에게 손가락질하는 태도만으로는 국민이 바라는 해답은 없다. 정치권과 재벌 모두가 뼈를 깎는 자기반성 위에 가감 없는 청산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2011-06-15

이스라엘 여성 하늘나라서 아들 얻어

한 이스라엘 여성이 병으로 숨진 지 2년 뒤에야 아기 엄마가 됐다.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최대 일간신문 `예디오스 아로노스`에 따르면 캐런 아야시는 2009년 11월 뇌종양에 걸려 35살의 나이로 사망했다.당시 그녀와 남편 니심 아야시(42)는 아이를 얻으려고 수년간 임신 촉진 치료를 받고 있었고, 캐런이 암 진단을 받자 이들 부부는 배아를 냉동시키기로 했다. 이후 캐런은 병세가 악화하자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아달라고 남편에게 부탁한 뒤 숨을 거뒀다. 아야시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했으나 수많은 법적 장애에 부딪혀야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대리모가 독신이 아닌 부부에게만 허용됐기 때문이다. 아야시는 결국 이스라엘 가족 인권단체인 `새로운 가족`의 도움을 받아 병원이 배아를 건네주도록 사법당국의 허가를 받았다.그러나 아야시는 다시 해외에서 대리모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는 마침내 지난주 미국에서 아야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사내아이가 대리모에게서 태어났다. 아야시는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아들을 안고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캐런이 아니라는 사실이 고통스러웠다”며 “훗날 아들에게 영웅적인 엄마와 엄마가 죽은 뒤 꿈을 이뤘다는 사실을 들려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텔아비브/dpa=연합뉴스

2011-06-15

“여름날씨 도대체 감을 못잡겠어”

이상고온·이상저온 오락가락 더위가 본격화됐다. 지난 주말에는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아 대구·경북의 바다와 산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상주 31.6도, 의성 31.3도, 봉화 31.1도, 문경 30.2도, 대구 29.7도, 포항 28.9도 등이었다. 그러고 보면 포항시청이 도심지에 가까운 북부해수욕장과 백사장이 아름다운 월포해수욕장을 15일 조기개장키로 한 게 일단은 잘한 결정으로 보인다.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도 일단은 더위를 반기는 눈치다. 조기개장하는 두 해수욕장의 번영회 등은 벌써부터 분주하다.해수욕장 상인들 `올해도 기대 반 우려 반`그럼 앞으로는 계속 쨍쨍하고 더운 날씨만 계속될까? 물론 장마철이니 늘 그럴 수야 없겠으나 해에 따라서는 오히려 가을처럼 썰렁했던 때도 있었으니 걱정은 바로 그것이다. 최근 10년간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 사이 경북동해안 지역에서는 이상저온, 이상고온,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이 빈발했던 것이다.특히 2003년 7월 한 달 동안 경북 동해안의 평균 기온은 섭씨 21.5도에 불과했다. 최근 10년 중에서도 가장 낮았던 기록이다. 이 시기 경북 동해안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 오는 날이 많아 평년보다 낮은 기온 상태가 지속됐으며 강수량은 476.1㎜로 1973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2005년 6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북상한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6월25일은 최고 평균 기온이 34.9도로 6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포항 37.7도, 영덕 36.9도. 영천 36.4도로 2000년 이래 6월 하순 기온으로 최고를 기록했다.2008년 7월 상순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져 8.3일 동안 폭염이 발생했다. 최근 10년 동안 평균 발생한 폭염일수보다 무려 8일이나 많았다. 이 기간에 열대야도 1.9일로 평균 10년 대비 1.8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비 또한 해마다 사정이 달랐다. 2001년 6월24일엔 태풍 제비 영향으로 포항에 최고 98.9㎜의 많은 비가 내렸다. 2006년 7월9~10일에는 태풍 에위니아의 직접 영향으로 대구 218㎜, 구미 213㎜, 영천 184㎜ 등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그럼 올해는 어떨까? 대구 기상대가 내 놓은 1개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6월 하순은 발달한 기압골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겠다. 장맛비가 예고된 것이다. 해수욕장들이 자칫 개장하고도 파리만 날리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6월 말을 넘기면 반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7월 상순부터 중순까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지리라는 것이다.그러나 날씨란 게 워낙 변수가 많아 막상 닥쳐봐야 실상을 알 수 있는 것.근래 들수록 변덕이 심해지니 더욱 그렇다. 때문에 지역 해수욕장 상인들은 벌써부터 기상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포해수욕장 박근한 번영회장은 “날씨는 하늘이 하는 일이라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지난해처럼 날씨가 좋아 두 달여 동안 일년 장사를 해야하는 상인들은 하늘이 돕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2011-06-15

장기를 두면서

지능 스포츠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장기는 전쟁형식을 본뜬 건전한 오락으로 순전히 머리 싸움의 대결로 승패를 겨루는 게임이다. 장기판에 놓인 전사를 보면 한 나라와 초 나라의 대결로 중국 송나라 때 고려로 전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쪽 편에서는 왕(장군)을 모시고 차, 포, 상, 마, 그리고 궁궐의 군사(기사) 등이 각각 둘이고 앞장서는 졸병이 다섯이다. 도합 16대표가 상대편 16과 싸우는 경기다. 장군과 기사는 궁궐을 지키고 나머지 군사는 수비와 공격을 맡아서 전역을 전쟁터로 치고 막는다. 전술의 한계가 있는 것은 차는 동서남북 다니지만 포는 적군이던 아군이던 하나씩 뛰어넘어야 하고 포와 포끼리는 잡지도 넘지도 못한다. 졸병은 방어의 책임을 지고 싸우지만 후퇴하지는 못한다. 그 밖의 용사는 자기 갈길이 룰로 정해져 있어 그런대로 전진과 후퇴가 가능하다. 작전이 다양한 것을 `수`라고 하여 무궁무진하다. 맨 앞에 앞장서는 졸병은 처음은 방어자세로 적군의 침입을 다섯 군사가 막는 역할을 주로 한다. 그러나 전세가 불리하거나 다른 굵직한 차나 포, 상, 마가 위기에 처하면 졸병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가담된다. 임전무퇴다. 무조건 돌격이라서 후퇴란 있을 수 없다. 장기를 잘 두는 기사의 최후 진술도 졸병의 돌진은 속수책이라 한다. 최전방에서 끼리끼리 줄을 세워 대드는 작은 군사이지만 막을 길이 막연하다. 공격이 최대의 수비인것처럼 파고드는 벌떼 작전에 그만지고 만다. 비록 놀이(게임)에 불과한 것이지만 예의 및 규정이 있다. 첫째, 자세와 언행을 단정하게 한다. 둘째, 포진의 위치는 선수하는 편에서 정한다. 셋째, 한 번 행마한 것은 불퇴이다. 넷째, 기물에 손을 대면 그 기물을 취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 밖에 대국 시에는 관전자와의 대화를 금한다 등 규정을 잘 지켜야 신중하게 대국할 수 있고 품위도 손상되지 않는다. 어릴 때 배우는 장기, 예절이 중요하다. /손경호(수필가)

2011-06-15

안동 낙동강변로 `광란의 아우토반`

곡예·난폭운전 다반사 사고 속출… 단속 절실밤 12시 이후 점멸등 전환돼 통제기능도 없어 【안동】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안동시 외곽을 우회하는 `낙동강변도로`가 밤마다 음주·과속을 일삼는 `광란의 질주도로`로 전락되고 있다.이곳은 주점이 밀집된 옥동에서부터 법흥동까지 편도 3차선 6km 직선 도로인데다 자정을 넘긴 새벽 시간대에 당국의 단속이 비교적 느슨하기 때문이다.여기에다 주위에 체육시설 등 주민 편의시설이 갖줘진 관계로 11곳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지만 밤 12시 이후 신호등 체계가 모두 점멸등으로 전환되면서 지금까지 크고 작은 인명사고가 속출하고 있다.특히 오토바이 폭주족은 물론, 일부 일반인들조차 중소형 차량에 머플러를 개조한 채 굉음을 내면서 서로 앞다투어 경주를 일삼는 등 규정속도 위반은 말할 것도 없고, 곡예·난폭운전을 일삼는 바람에 주민들이 크게 불안에 떨고 있다.사정이 이러하자 경찰은 최근 자정이 넘으면 자동점멸체계로 전환됐던 영가대교 사거리 교차로 1곳에 24시간 신호체계로 변경했지만 강력한 단속이 병행되지 않아 `궁여지책`일 뿐이라는 지적이다.실제로 지난 11일 밤 12시 8분께 밤늦게 학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던 10대 학생이 이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안동시 태화동 `어가골` 신호대~안동댐 방향 강변삼거리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자전거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K중학교 A(13)군이 불상의 차량에 치여 그자리에서 숨진 것.사고당시 숨진 A군과 자전거가 사고지점인 횡단보도에서 약 40여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점과 당시 가로등 밝기 등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엄청난 과속으로 인해 어린 학생의 목숨을 한순간에 앗아간 사건이다.경찰은 사고지점 근처에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을 내걸고 차량정비소 등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이 도로에 범죄식별용 CCTV가 전혀 없는데다 용의차량의 번호판이 구형 녹색번호판이라는 점 외 별다른 흔적 등 증거물이 없어 추적에 난황을 겪고 있다.K씨(44·태화동) 등 인근 주민들은 “이곳에서 야간에 산보하다 보면 폭주족 외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차문을 내린 채 술을 많이 마신 듯 동공이 풀린 상태로 행인을 향해 괴성을 지르는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면서 “주로 새벽 시간대를 이용하는 이들의 횡포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지속적인 단속뿐만 아니라 범인검거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범죄식별용 CCTV 설치도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1-06-15

역사 앞에서

김시종 / 시인지금 이 땅엔 저급한 대중인기영합정책이 난무하고 있다. 범부(凡夫) 수준에도 미달하는 정치지도자들이 부자, 빈자로 국민을 편갈라 분열통치를 하고 있다. 얄팍한 인기정책으로 득표를 위해선 못할 짓이 없다. 시장 경제 체제하에서 고소득자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지 위정자가 이들을 범법자로 착각해서 부당하고 억울한 차별대우를 하는 것은 경제를 몰락시켜 빈국으로 만드는 졸렬한 정책에 불과하다. 고소득층도 적절한 범위 안에서 감세조치를 해줘 사기를 돋아주고 국부(國富)창출에 더욱 정진하도록 정당하고 공평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 그 대신 천정(天井)부지의 고리대금 사채업자에겐 국민의 고혈을 짜낼 수 없도록 입법을 통해서 철저히 규제를 해야 할 것이다. 지난 좌파정권은 국민을 부자와 빈자로 편갈라 계층간 투쟁을 부추겨 득표에는 조금 덕을 봤을 테지만 위정자로서 걸어야 할 대도(大道)와는 거리가 너무 멀고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구태여 국민을 2분(二分)하려거든 부자와 빈자로 나누지 말고 준법자와 범법자로 구별해 엄정한 법집행을 해야 한다. 현재 이 땅엔 여야를 막론하고 정책에 일관성이 없고 부박하고 부정확한 여론의 추이에 따른 조석으로 정책이 변하는 조령모개식 정치를 하고 있다. `부자 감세`란 말부터 인기주의적 표현이다. 부자란 말은 법률용어가 아니다. 부자라는 말대신 세금을 부과할 때는 고소득자라고 표현해야 한다. 시장경제체제에서 고소득자는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그에 상응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지 범법자로 착각해서 부당한 차별대우를 해서는 안된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부자촌에도 빈민굴에도 차별 없이 골고루 내려준다. 부자라고 무조건 억압하고 빈민이라고 무조건 편애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천박한 인기작전일 뿐이다. 종전 좌파정권의 인기주의의 극치인 과도한 영세민 보호책은 빈민에게 보약이 아닌 독약투여가 됐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자립의욕상실, 무노동·무기력층의 양산을 불러왔다. 현저한 신체결함으로 인한 노동력이 없는 사람은 국가에서 철저하게 확실하게 생계보조의 혜택을 보장하되 노동력이 있는 저소득층은 일정한 노역을 조건으로 구제혜택을 줘 자립자활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혜가 이뤄져야 한다. 얼마전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두고 여야가 격돌했다. 지금 낙동강 중·하류의 식수수질등급은 2급수에도 미달할 정도다. 낙동강 상류지역은 모든 지역이 예외 없이 1급수라서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산다. 진정한 정치가라면 주민에게 좋은 물이 공급되지 못하도록 입에 개거품을 물고 반대할 사안이 아니라고, 필자는 확신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정쟁이요, 얼토당토않은 자연보전의 가면을 쓰고 반국가적 반국민적인 정치일탈행위를 절대로 해선 안 될 것이다. 야당에선 정권탈취를 위해 갖은 수단과 극약처방을 가리지 않는데 정권을 잡는 목적이 국민을 죽이기 위한 정권회복이 아니라 국민을 잘살게 하고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해 정권탈취를 시도해야 한다. 목적부터 분명히 한 뒤 정당하게 행동해야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3류 소설 같은 광우병 조작과 천성산터널 저지파들에게도 국가혼란의 주범으로 사법처리는 안되고 이 화상들이 상주 중동 낙동강 공사장에서 엉터리 사회혼란 소설 속편을 쓰고 있다. 떼법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폭동수준이다. 떼법을 수수방관하는 위정자도 국정방해세력과 동류항이다. 이땅의 정치가를 솔직히 평가하면 믿음성이 없다. 더 진솔하게 표현하면 믿을 사람이 없다. 일정한 정견이 없고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휩쓸리는 `무골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정치가는 정치인이니 정치가라 부르기엔 아깝고 미흡한 정치의 뜨내기 정객(政客) 수준이 절대 다수다. 거짓말 잘하는 사기꾼이 많다. 사리가 분명한데도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 국가장래가 밝으려면 소신이 분명하고 국가관이 투철하며 대한민국에 대한 남다를 애국심을 갖고 국가공권력을 확립하는데 열성과 신념을 가진 `애국자 정치인`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민들도 좋은 정치인을 발견하고 키우는데 깊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 이런 우스갯말이 있다. 한강에서 뱃놀이를 하다 배가 전복해 국회의원, 기자, 창녀가 물에 빠져 죽게 됐는데 이들 중 누구를 맨 먼저 구조해야 할까? 국회의원을 먼저 구출해야 한단다. 이유는 물에 빠진 사람 중 가장 부패하고 오염이 돼 그대로 둬 익사하면 강물 오염이 가장 심각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란다. 정치가들의 대오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11-06-14

영천시 미국 도시와 결연

美 버펄로시·산타클라라시 대상 추진 【영천】 영천시는 지역경제 부가가치 창출과 도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미국 동서부에 있는 버펄로시, 산타클라라시와 자매결연을 추진한다. 시는 기업과 말, 와인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을 목표로 대한민국 동남부의 신성장 도시로 도약을 준비하는 등 달라진 영천시의 국제위상에 걸맞는 국제교류협력을 맺기로 했다.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미국 동서부도시와 자매결연 추진단 파견과 방문을 통해 서로간 공감대와 신뢰를 형성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버펄로시에 영천시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커뮤니티가 구성됐고 향후 경제, 문화, 교육, 체육 교류 등 선진국 맞춤형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버펄로시는 미국 뉴욕주 도시로 이리호 연안의 상공업, 항구도시이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풍부한 수력을 이용, 미국에서 20번째 공업도시로 발달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제분업 중심지고 자동차부품, 항공기, 타이어, 화학 등 공업이 발달했다.산타클라라시는 켈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실리콘밸리`가 있는 도시다. 세계적인 첨단산업체가 밀집된 지역으로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주로 하는 `굴뚝 없는 공장지대`라 부른다.김영석 영천시장은 “국제화시대에 부응하는 국제도시와 우호 친선교류 및 지방의 세계화를 시정목표로 한방, 자동차 부품, 승마산업 등 신성장 동력산업과 연관이 있는 국제도시와 교류를 통해 세계와 호흡하는 글로벌시대 리더가 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최원준기자 wonjun@kbmaeil.com

2011-06-14

얼리 맘의 노력

세월이 가면 시대가 바뀌는지 제일 먼저 변모하는 곳이 교육현장이다. 30~40년전 만해도 자녀교육은 학교가 다 맡아왔고 가정의 부모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만 하면 끝이 났다. 입시경쟁이 과속화되자 경쟁이 전쟁으로 변할 만치 한마디로 치열하다. 요즘 교육계엔 `얼리 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서양속담에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Early bird와 Mom에서 생긴 말)”는 합성어이다. 다니던 직장도 팽개치고 오로지 자녀에만 매달리는 전업주부인 어머니이다. 자녀와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면서 아이에게 스펙(Spec-경력)을 쌓게 하는 일이 새로운 유행처럼 성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가장 훌륭한 어머니의 교육관은 `좋은 엄마가 좋은 선생님을 이긴다`는 생각이다. 물론 부모님의 훌륭한 과거의 이력도 뒷받침이 되겠지만 관심과 투자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생각도 많이 달라 자녀에게 독립과 자유를 주라고 오히려 역설한다. 간섭은 적을수록 좋고 최선의 가정교육은 단순한 것이라 주장한다. 엄마는 자녀의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 돼야 함을 강조한다. 그동안 전통적인 교육관을 과감히 탈피하면서 개성을 살리자는 목표도 있는 것 같다. 자녀와 함께 유기견 센터를 찾아 청소도 하고 개의 특성에 관한 얘기도 듣는 체험에 나서기도 하고 복지관에 가서 봉사하고 산골마을에 가서 며칠간 생활하는 스케줄도 엄마의 몫이라 한다. 한 교육전문가의 말은 “부모가 아이와 같이 적성과 진로를 찾는 것은 바람직 하지만 엄마의 욕심과 인공적인 노력이 지나치면 입학사정관들로부터 감점을 받기 쉽다는 것이다. 제도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준비된 극성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도 한다. 일찍 일어나는 `얼리맘`의 교육 관심도도 칭찬할 일이지만 자녀를 바로 키우고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교사와의 상담을 통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다. 아이는 가정의 보배요, 겨레의 기둥이다. 관심과 대화가 아이의 장래를 정한다. /손경호(수필가)

2011-06-14

`반값 등록금` 문제의 본질과 해법

이대환 `ASIA`발행인·작가열흘에 한 번쯤 열고 들어가 몇 자씩 남겨두는 내 컴퓨터의 어느 폴더에는 지난해 이맘때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나눴던 대화 하나가 보관돼 있다. 방금 그것을 유심히 읽었다.“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정치적 억압이나 절대빈곤의 억압에서 해방된 최초의 세대가 출현했습니다. 역사 이래 처음입니다. 일본, 중국, 미국으로 번져 나가는 한류 대중스타들의 독창성이나 발랄함은 공공적 억압에서 해방된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들이 불행합니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신조어로 정착됐는데, 청년실업이 그만큼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억압에서 해방된 그들이 `이태백`(이십대의 태반은 백수)이라니,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 있겠습니까? 청년실업, 이태백, 이것이 이념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념화는 좌경화 아니겠습니까?”박 명예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받았다.“좋은 지적이오. 이념에는 사상형도 있지만 생계형도 있는 겁니다. 정부나 청와대도 나름대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고 있을 텐데,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서야 한다는 거지요. 정부, 전경련, 중소기업협회, 상공회의소 등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 경제가 청년실업을 해결하지 못하는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연구해야 합니다. 우리의 산업 구조, 경제 구조에 근본 원인이 있을 수도 있어요. 산업이나 경제 구조까지 조정하려면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되는데, 근본 원인을 찾아내서 그걸 들고 노동계와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합니다. 청년실업 문제가 촛불시위가 되고 과격시위가 되면, 그때는 이미 대책이 없는 것이거나 대책이 늦어진 것이지요. 그런 사태로 발전되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반값 등록금`을 위한 촛불시위가 열리고 있다. 학부모도 가세하는 중이다. 정치세력이나 이념세력도 개입한다. 정치세력이나 이념세력이 끼어들면 안 된다고 경계하지만, 그들이야말로 본업의 하나가 그것인데 무슨 재간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 실제로 `반값 등록금`을 사회적 핫이슈로 부각시킨 장본인도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였고, 선방을 얻어맞은 민주당 대표가 날쌔게 뛰어들었다.과연 문제의 본질이 `반값 등록금`인가? 세금 6조원이 들든 말든 용한 조화를 부려서 용케 예산을 확보하고 등록금을 절반으로 꺾어주기만 하면 대학생들의 불안감과 좌절감이 씻은 듯이 사라지게 되는가? 월급 88만원짜리 `이태백` 대다수가 직장다운 직장에 정규직으로 등록할 수 있게 되는가?여야 정치인들이 `반값 등록금`에 정치적 생명을 건 것처럼 아우성치는 모습이 의아스럽기만 하다. 그 빗나간 포퓰리즘의 현실 진단에 대하여 고개를 돌리게 된다. 대교협에 모인 총장들도 딱해 보이긴 마찬가지다. 재단이사장에겐 고개를 조아린 채 제자들에겐 눈을 부라리는 모양새다. 드디어 감사원이 큰 칼 작은 칼 다 빼들었지만, 정부와 국회는 먼저 문제의 본질을 솔직히 알리고 해법의 순서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첫째, 대학 등록금이 사회적 문제로 뜨겁게 달아오른 이 기회에 재단 전입금을 한 푼도 안 내거나 터럭만큼만 내놓는 한국 사립대학 재단의 뻔뻔스런 작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방책을 제시하고, 학생 등록금을 적정수준보다 훨씬 초월하여 적립금 따위로 따로 제쳐두는 한국 사립대학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방책을 제시해야 한다.둘째, 초등학교 6학년은 세 학급인데 1학년은 한 학급밖에 안 되는 급격한 인구감소에 정확히 대비하는 수준에서 현재 `매우 과잉 공급된 대학들`을 구조 조정할 특단의 정책을 제시하고, 그로 인한 사회적 격변에 대처할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위의 두 가지를 바탕으로 `이태백`의 청년실업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산업 구조나 경제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면 그것을 조정할 올바른 대책이 세워져야 하고,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젊은 노동인구 양성의 문제를 대학의 구조 조정과 직결시켜야 한다.이러한 세 가지가 `반값 등록금` 문제의 본질이며 해법의 방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등록금을 반값 아니라 100만원만 깎아도 취업의 문만 활짝 열린다면 어느 대학생이 등록금 때문에 삭발하고 촛불 들겠는가? `이태백`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반값 등록금`은 그것을 들고 나온 정치인에게 무서운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다.

2011-06-13

괴물이 될까, 명물로 만들까

이경우대구본부장아침 저녁 출퇴근길 건설중인 교각 밑을 지나면 유쾌하지 않다. 대구시내 곳곳에서 한창 진행 중인 도시철도 3호선 공사 말이다. 처음엔 그저 교통을 불편하게 만드는 정도이더니, 그 거대한 뼈대를 드러내면서 크게 신경을 거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완전히 빗나가게 만들고 있다. 요즘 만들어지고 있는 지상 11m 교각위에 건설되는 시내 30곳의 도시철도 정거장은 규모만도 평균 700㎡로 도심 속 거대한 옥상 누각이 되고 있다. `자칫 대구의 흉물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이 괴물을 어찌할 것이냐고. 그런데 이번엔 좀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강폭 400m 나 되는 금호강 팔달교를 가로지르는 도시철도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구 도심과 경북 북부지역을 잇는 팔달교는 대구의 북쪽 관문이다. 이 다리 옆으로 도시철도 3호선이 지나가는데 그 거대한 규모가 아슬아슬한 곡예를 보는 듯 불안하고 조마조마하다.물론 최신 과학기술을 근거한 공법이 동원될 것이고 관련 전문가들이 미관을 최대한 살려 디자인했다고 하니 안심은 해야겠지만 그렇지가 못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세계적 명물이 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1887년 1월 건설을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외의 엄청난 반대에 직면했다. 9천t이라는 엄청난 무게의 쇳덩이를 지상 300m 이상 세워 올리는 공사에 대한 파리 시민들의 반대는 극심했다. 그러나 25개월에 걸친 공사기간동안 한 치 오차도 없이 1백만 개가 넘는 리벳을 완벽하게 끼워 맞춘 에펠탑은 성공적 건립으로 반대자들을 침묵시켰다.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3호선 미관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창 건설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괴물 덩어리 같고 위험스러워 보이지만 완공되고 나면 대구의 새 명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정거장을 건설하기 위해 설계에서부터 경관전문가들의 자문과 경관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고 설명한다. 교각의 형태는 결정돼 한창 공사중이지만 교각을 꾸밀 것인지,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중이라고 한다. 미관은 현재 여러 안을 검토 중이며 시범 운영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그래도 정작 건설되고 있는 교각과 정거장을 보면 “이젠 너무 늦어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진퇴양난의 상태로까지 내닫지나 않을지 솔직히 걱정이다. 더 이상 진전되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구의 흉물이 되어서야 되겠나.에펠탑은 20년 한시적으로 건립됐으나 에펠탑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성원으로 122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비난속에 건설됐지만 완공된 뒤에는 골칫덩어리 고철 뭉치가 되지 않고 예술성까지 갖춘 세계적 명물이 되었다. 물론 소설가 모파상이 파리 시내에서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곳은 에펠탑 뿐이라며 매일 에펠탑에서 식사를 했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에펠탑은 자연경관을 망치는 쇳덩어리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에펠탑의 성공은 치밀한 준비와 분명한 계산, 정확한 작업이 뒤따라 가능했다. 리벳의 구멍 사이 간격을 1/10mm까지 정밀하게 계산한 전체 설계도만도 5천 장 이상이 됐다.런던에는 타워브릿지가, 뉴욕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베이징에는 천안문이 각기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위상이 뚜렷하다. 우리도 도시철도 3호선을 대구의 랜드마크로 만들면 어떨까. 도심의 괴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구의 상징으로 만들어서 한국의 자랑거리가 되도록 하면 어떨까.그러자면 치밀한 설계와 빈틈없는 구조계산, 그리고 조립공사를 통한 안전 확보가 전제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2011-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