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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섬 소고

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인공섬 건설은 개발용지가 부족한 대도시권에서 대지를 크게 확보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것도 수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대지를 확보하기에 유용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크고 해양생태계를 파손할 수 있음이 부정적인 요인들이라고 하겠다. 잘 알려진 수상도시 베네치아는 약 120개의 섬 가운데 110개가 인공섬이다. 이태리는 옛날부터 바다위에 작은 무인도를 일부 매립하기도 하고, 바다 밑에 통나무를 촘촘히 박은 후 대리석을 얹어 인공섬을 만들기도 했다.네덜란드의 경우, 정부주도하에 국가를 대표하는 꽃인 튜울립 모양의 인공섬을 북해를 따라 50㎞ 정도의 길이로 건설했다. 인구과밀에 의한 주택지와 농지문제를 해소하고 높아지는 해수면에 취약한 해안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도쿄만에 있는 대규모 인공섬인 오다이바는 1800년대 방어목적으로 조성됐는데, 1990년대 이후 중요한 상업·거주 및 레저의 복합지역으로 크게 발전했다. 간사이국제공항은 인공섬으로 건설된 첫 공항으로서 1994년 건설됐다.주택과 항만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던 고베시도 1966년 바다를 메워 포트아일랜드와 로코아일랜드를 건설했다. 당시 포트아일랜드 건설을 특징짓는 유명한 구호는 `산이 바다로 간다`는 것이었다. 고베시는 서쪽 로코산 자락에 세이신뉴타운과 스마뉴타운을 건설하면서 여기에서 나온 흙으로 인공섬을 메우기로 했었다.지하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날라진 흙은 항구에서 저폐식 바지선에 담긴다. 고베시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1981년 포트아일랜드 1차 공사를 마무리했고, 1994년엔 포트아일랜드 2차 확장공사도 끝냈고, 2007년 고베국제공항이 들어설 또 하나의 인공섬을 완공했다.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공섬은 두바이 `팜 아일랜드`와 `더 월드`이다. 팜 아일랜드는 그 이름처럼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3개를 조성하고 주거와 위락시설을 갖췄다. 더 월드는 각 나라의 모습을 닮은 300개의 인공섬으로 구성됐다. 두바이 정부는 이런 야심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두바이의 상징이 된 `버즈 알 아랍` 이라는 세계 최초의 7성급 호텔과 높이 800m의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를 건설했다.한국에도 인공섬이 있다. 얼마전 개장한 한강의 반포한강공원에 위치하고 있는 `세빛둥둥섬`은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한강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수상복합 문화공간이자 수상 컨벤션시설이다.이처럼 최근의 인공섬 컨셉은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서 주거, 산업, 레저 등의 목적으로 각 국가가 주요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관광산업 육성방안으로도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다.몇 년전부터 포항시는 영일만에 다목적 인공섬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개발청사진이 나와 있지는 못하지만, 포항의 장기발전차원에서 영일만대교와 함께 추진을 원하는 사업이다. 이 인공섬은 영일만대교의 중간부분에 위치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심, 해저지반의 강도, 해류의 흐름, 해양생태계 및 항로의 현황을 파악하고 가장 적합한 크기와 건설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며, 비용이 높은 만큼, 지역경제 진흥 및 부동산개발차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이 해상 신도시는 천혜의 절경에 위치한 테마관광지이면서, 고층의 비즈니스파크이면서, 별장주거로서의 기능도 가지면서, 프란시스코의 금문교(Golden Gate Bridge)처럼 포항을 상징하면서 많은 관광객들과 비즈니스 기능을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2011-06-07

`내면의 평안(Inner peace)`

윤석안/포항중앙교회 부목사한 편의 영화가 주는 감동은 내 안의 불순물을 씻어내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영화관 한 모퉁이에서 관객이 하나 둘 빠져 나가고, 마지막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 글러브, 울지마 톤즈가 그러했고, 몇 일전 아이들과 함께 본 쿵푸팬더(Kung Fu Panda)2가 그렇다. 아이들이나 보는 애니메이션이라고 가볍게 취급할 수 있지만, 가족애와 용서와 치유의 의미, 내적 평안의 위대함을 일깨워준다. 영화평론가도 아니고, 영화를 광고할 생각도 없지만 재미와 감동이 함께 있는 영화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주인공 팬더 포가 셴 선생과 대결하는 장면이다. 셴은 쿵푸를 멸절시키고 온 나라를 지배하려는 욕심을 가지고 비밀병기를 만들어 쿵푸 사부들을 하나 둘씩 제거하고 있었다. 그 무기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에서 팬더 포는 대포알을 손으로 받아 되던지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한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수의 모습이다. 사부인 시푸가 이슬방울을 받아 옮기는 수련을 하면서 `내면의 평화`가 그것을 가능케 한다는 가르침을 주었던 것이 전부였다.팬더 포는 사실 자신의 출생과 관련된 분노와 원망, 미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자신 안에 있었던 나쁜 추억, 아픈 기억, 상처를 내면의 평화로 승화함으로써 결국 또 하나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고, 악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게 됐다.우리가 일상의 삶에서 경험하는 것이지만, 내면의 평안을 잃어버리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 정확한 상황판단이 이뤄지지 않고, 넓게 보지 못한다. 분노는 급한 결정을 이끌고, 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막는다. 분노와 용서하지 못함은 다른 사람을 괴롭힐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파괴한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말라”(에베소서 4:26-27)고 권면한다.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쓴 뿌리들이 있다. 과거의 상처와 아픈 기억, 용서하지 못하는 사건과 사람들. 그것들이 오늘 나의 삶에도 영향을 주어 작은 화를 큰 분노로 만들어 놓기도 한다. 별것 아닌 일인데 괜히 크게 소리치는 경우가 그런 경우이다. 자기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분을 발하게 되고, 평정심을 잃어 실수하게 된다.용서는 용서 받는 사람을 자유롭게 만든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용서는 용서한 사람을 자유롭게 해 준다는 것이다. 자신 안의 화가 녹아내리고, 상처와 모욕이 씻긴다. 평안이 찾아온다. 따라서 용서의 최고 수혜자는 상대방이 아니고 바로 자신이 된다.용서의 문제는 사건의 문제가 아니라 반응의 문제이다. 과거에 경험한 사건, 다툼, 싸움, 모욕당함, 학대받음, 기분 나쁜 말은 변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우리의 반응인 원한, 분노, 증오, 상처, 격분은 변할 수 있다. 용서는 바로 이러한 부정적 반응을 바꾸는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면의 쓴 뿌리를 제거하게 된다.영화에서처럼 수련이 내적 평안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내면의 평안(inner peace)은 영적인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인간은 영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평안을 선포하신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요한복음 14:27) 현대 과학은 우리에게 편안(便安)은 주지만, 평안(平安)은 주지 못한다. 세탁기, 자동차, 핸드폰 등 현대과학이 생활의 편안함을 주었지만, 예전보다 우리 삶이 더 평안해졌다고는 할 수 없다. 평안은 다른 차원, 용서와 화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우리는 어디서 맛볼 수 있는가. 예수님을 통한 사랑과 용서야 말로 내적 평안의 원동력이다.내면의 평안이 주는 힘은 영화에서처럼 실로 엄청나다. 분노와 상처의 기억을 제거하고 참 내면의 평안을 얻음으로 행복하고 보다 활기찬 삶을 기대해본다.

2011-06-07

우물속에서 신라인을 엿 본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경주】 신라인들은 안정된 생활과 깨끗한 물을 기원하기 위해 우물 속에 동물과 어린아이를 빠뜨렸다.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는 8일부터 21일까지 신라인들은 제의 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전 `우물에 빠진 통일신라 동물들`을 개최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각종 유물들은 지난 1998년과 2000년 국립경주박물관 경내에서 통일신라시대의 우물 2기에서 출토된 것이다. 이 우물 속에서 토기, 목기, 금속기 등의 생활유물과 함께 많은 동물뼈가 발견되었다.특히 여기서 열 살 쯤 된 어린아이의 뼈도 함께 나왔다. 이번 특별전은 당시의 조사 내용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전시회다.박물관측은 이번 전시를 동물고고학적 시각에서 1천200여년 전 이 땅에 살았던 9세기대 통일신라의 여러 동물들을 살펴볼 수 있는 최초의 전시다고 밝혔다. 또 신라의 수도 서라벌에 살았던 신라인들의 정신 세계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경주 월성의 동남쪽에 자리한 이 2기의 우물 주위에서는 건물지, 도로, 담장 시설 등도 함께 조사되었다.특히 첫째 우물에서는 출토된 `南宮之印(남궁지인)` 명 기와편은 신라 왕경을 추정하는 중요 자료다. 더욱이 이번 전시에서 동물뼈는 발굴조사된지 10여년 만에 동정(同定·생물의 속(屬) 종(種)을 결정하는 것) 작업을 거쳐 그 전모를 공개한다.발견된 동물뼈로는 포유류(개, 고양이, 소, 말 등)와 조류(오리, 까마귀, 호랑지빠귀 등), 파충류와 양서류(뱀, 개구리), 어류(상어, 복어, 대구, 숭어, 등) 등 다양하다.개와 고양이의 경우 유존 상태가 좋아 개체 복원이 가능하며, 개의 경우 입체적인 전시가 될 수 있도록 복제품도 제작하여 전시된다.이 개는 우리나라 고대 유적에서 확인된 개 가운데 가장 큰 개체(길이 108㎝, 높이 53㎝)로 추정된다. 고양이는 집고양이가 아닌 야생고양이로서 고대 유적에서 확인된 사례가 드문데, 김해 수가리 패총과 안면도 고남리 패총 등에서 발견된 적도 있다.이밖에 출토품은 병, 항아리, 수막새, 나무두레박, 나무빗, 청동제 장식판 등이다.둘째 우물은 첫째 우물과 다른 동물뼈는 상대적으로 적었고, 어류는 상어, 농어, 도미, 대구, 민어 등 종류가 많았다. 반면에, 토기와 기와류, 금속그릇, 숟가락, 뒤꽂이, 나무빗, 나무두레박 등 460여점에 이르는 생활유물들이 출토됐다.김현희 학예연구사는 “우물가에서 벌어진 제의 행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이 전시회를 계기로 통일신라인들의 삶과 정신 세계를 엿 볼 수 있다”고 말했다./윤종현기자

2011-06-07

솥바위 이야기

풍수설(風水設)이란 음양오행설(우주간의 다섯 원기, 곧 금, 목, 수, 화, 토)에 기초해 민속적으로 지켜 내려오는 지술(地術)로 지형이나 집터 등이 사람의 화복과 관련이 있다는 거다.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산세가 기백하고 솔송이 우거지며 앞이 확트이는 곳에 강물이 흐르고 유명한 인사(人士)가 많이 배출되는 곳을 가리켜 터의 운수가 대통한 명당이라고 한다. 필자도 몇 해 전에 전라도 지방으로 유적답사를 다녀오면서 경남 의령군 정곡면 증교리에 있는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님의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 마을에는 솥바위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남강이 흐르는 곳에 솥단지 모양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가 있다. 물밑으로 세 개의 다리가 뻗어있다. 조선후기에 어느 도사가 남강을 건너면서 이 솥바위를 보고 “앞으로 이 지역 근처에서 국부(國富) 3명이 나올 것이다”라는 예언을 했다고 전해진다. 삼성(三星)이란 작명은 솥바위의 세 다리를 상징하는 것이라 한다. `새벽 별`처럼 생겨난 국부 3명은 삼성, LG(금성) 그리고 효성 등 재벌의 삼총사가 출현된 것이다. 요즘도 정초에 국내 굴지의 회사 대표들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경영의 기(氣)를 얻기 위함이다. 지리산 산자락에 위치한 솥바위 주변을 터를 잡고 자라온 사람들은 그 전설속에 성장해 왔다. 그 당시만 해도 `먹을거리가 곧 하늘`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이식위천(以食爲天) 사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밥하는 솥은 권력을 상징하는 신물(神物)이었다는 것이다. 백성을 굶기는 것이 권력이 아니다. 남강 솥바위 정기를 받아 재벌이 된 이들 집안은 가부(家富)가 아니라 국민을 먹여 살리는 국부(國富)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설과 예언에 합당한 말이다. 그래서 지금도 언뜻 보기에는 미신 같은 것이지만 풍수를 믿고 거기에 능한 사람들은 아직도 그 설(設)을 믿고 있다. 터가 세다는 말도 그냥 넘길 말은 아닌 것 같다. /손경호(수필가)

2011-06-07

망언이 주는 교훈

일본의 독도 침탈을 위한 망언은 매년 2월 일본 시네마현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정기적인 이치에 맞지 않은 헛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망언이 나오기 전까지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은밀하게 추진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2010년은 한일병합 100주년, 한국과 일본의 학자 약 200명이 한일병합조약이 국제법적으로 무효라 선언했고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조약의 강제성을 인정했다. 100년 전 일제지배 하에 있었지만 100년 후인 한국은 국제적으로 눈부신 활약을 했다. 스포츠 부분에서 벤쿠버의 성과와 월드컵 16강, 유소녀 월드컵 우승, 광저우아시안게임 2위, 한국은 부상했고 일본은 밀려갔다. 한·유럽과 한·미 자유무역 타결, 일본은 다시 우리를 경계심으로 샘을 내고 있다. 국제적으로 한국은 주요 20개국 회의를 성공리에 마쳤고 개도국과 선진국의 가교역할도 120% 해냈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서는 한류붐이 일어나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는 한국 스타를 기다리는 많은 일본팬을 자주 볼 수 있다. 필자도 지난해 일본을 두 차례나 다녀왔는데 길거리의 연예인 선전과 전단지 광고에 전신 한국판이다. 김치, 떡볶이, 비빔밥, 한국음식점에는 문전성시다. 한국문화와 음식을 좋아하면서 왜 그들은 독도에 대한 망언과 억지가 계속되며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면서도 한국을 우습게 대하는 이중적 성격은 무엇일까? 일본에서 한국사람 사이에 떠도는 얘기로는 `욘사마`배용준을 불러와서 독도는 분명한 한국땅이니 헛소리 그만하고 조용히 하라면 그 말 믿을 국민들이다. 가수 소녀시대가 일본 전역을 휩쓸고 있으며 일본의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라 일본 가요계를 석권하고 있었다. 연예계에서도 상징적인 역사가 만들어지는 시기이다. 여러 분야에서 한·일 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래도 한국인 70%가 일본을 싫어하고 일본인 30%가 한국인을 경원하고 있다. 점차 망언의 작태가 죽고 있다. /손경호(수필가)

2011-06-03

영남대서 韓·中 대학총장포럼

【경산】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대학총장들이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제3회 한·중 대학총장포럼`에 참가하려고 영남대로 총집결한다. 올해 대학총장포럼의 주제는 아시아시대의 개막을 위한 양국 대학의 역할, 그리고 `혁신과 변화`다.이효수 영남대 총장은 지난해 `제2회 한중대학총장포럼` 기조연설에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경제적 비중의 증대만으로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없다는 강한 믿음에서 아시아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양국 대학 간의 `양자 간`(bilateral) 협력의 차원을 넘어 `다자간`(multilateral) 협력과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번 포럼에는 베이징대, 푸단대, 지린대를 비롯해 `985공정`에 의해 정책적 지원을 받는 중국의 중점대학들이 대거 참가한다.`985공정`은 1998년 5월부터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프로젝트로 정식명칭은 `세계 일류대학건설프로그램(世界一流大學建設項目)`이다. 따라서 이번 포럼이 양국 대학 간의 교류 및 협력 차원을 넘어 국가 간(inter-national), 대륙 간(inter-continental) 협력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한·중대학 총장들은 아시아시대 개막을 위한 양국 대학과 총장의 역할을 논의하고 학부교육 및 연구교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교류협력 모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이번 총장포럼은 과거와는 달리 상징성을 탈피하고 실질적인 교류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가 오고 갈 것으로 기대된다.이를 위해 세션별로 소주제를 정하고, 참가한 대학총장들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도록 토론을 활성화하고 질의응답시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실질적인 교류협력방안을 마련해 13일 `공동선언문` 형식으로 선포할 예정이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11-06-03

거북이가 세상을 보는 법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거북이 임성훈은 연보를 보면 1970년 9월 3일에 태어나서 2008년 4월 2일에 세상을 떠났다. 그를 이렇게 요절로 몰고 간 병명은 심근경색이었다. 나는 그의 생전에 그가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본 적도 별로 없고 그의 팬으로 열성적인 반응을 보인 적도 없다. 하지만 나는 비록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그의 팬임을 공공연히 밝힌 적 없는 수줍은 팬일지언정 마음속에서는 이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뮤지션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었다.어느 날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을 듣고 나는 그가 세상에 남겨 놓은 앨범 3집 CD를 자동차에 장착해 놓고 매일 같이 들었다. 지금은 운전을 하지 않지만 그때만 해도 나는 난폭한 운전사였다. 나는 그의 노래들 「사계」나 「얼마나」나 「빙고」나 「아지와 양이」같은 곡을 너무 많이 사랑했다.심지어 나는 그가 세상에 없는 슬픔을 이기려고 “선글라스를 끼고 너는 바다로 떠났지”라 문장으로 시작되는 시를 써서 그에게 바치기까지 했다. 아직 발표하지 못했고 시집에 넣지도 않았고 더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 시에서 거북이는 선글라스를 끼고 바다로 떠나면서 고개를 돌려 우리들에게 팔을 번쩍 들어 흔들어 보이며 씩 웃고 있다. 내 상상 속에서 그는 아직도 저 열대의 파란 바닷물 위에 둥둥 떠서 뱃가죽을 드러낸 채 머리에 깍지를 끼고 누워 뜨거운 태양빛을 즐기고 있다. 거북이는 파충류니까 이렇게 뱃가죽을 드러내는 게 위험한 일이긴 하다. 그러나 선글라스를 끼고 있고 또 배가 뜨거워지면 몸을 사뿐히 뒤집어 물속에 잠수해 들어가면 되니까 염려는 붙들어 매도 좋을 것이다.왜 나는 이렇게 거북이 임성훈의 노래에 매료되었던 것일까? 내 기억 속에 세상과 나의 만남의 과정을 반추해 보도록 하는 가수가 세 사람이 있다. 하나는 김현식, 다른 하나는 김광석,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바로 거북이 임성훈이다.내가 어떤 이상주의에서 절망을 느끼며 빠져나오려 할 때 그 이상의 독에서 얻은 상처와 미련과 슬픔을 반복적으로 향유할 수 있게 해준 것은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였다. 그 무렵 나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덧없음의 미학이 횡행하는 서울의 밤거리에 울려 퍼지는 그의 짙은 음색에 매료되었다.그러고 나자 김광석이 세상을 떠났다. 1964년생인 그가 의문의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한 때는 1996년. 그때도 나는 이상의 패배자로서 독한 전염병에 걸려 추방된 사람의 심정을 곱씹고 있었다. 그런 나와 꼭 같은 세대에 속하는 김광석을 공공연히 추모하는 이들은 오히려 나보다 몇 년쯤 후배 세대에 속하는 `고통 모르는` X세대들이었다. 그들에게 김광석은 낭만적 사랑의 패배자로 이해되는 것 같았다. 나는 혼자 숨어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들으면서 이 사랑은 결코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고 선언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김광석은 우리들의 큰 사랑이 실현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우울과 슬픔을 충만하게 수용하여 표현해 주었다.그 후, 이제 세상에 겨우 적응해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 나에게 임성훈의 노래와 죽음은 전혀 다른 삶의 길이 있음을 말해주었다. 그때 나는 니체를 읽고 그가 말하는 삶에 대해, 삶의 명랑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내게 임성훈은 이 시대의 살아 있는 니체처럼 보였다.니체의 생각은 설명하려면 복잡하지만 내가 이해하고 있는 그 대의는 비교적 명쾌하다. 삶은 초월적인 가치에 의해 짓눌려서는 안 되며, 제도와 관습에 얽매여 끌려 다녀서도 안 된다. 삶은 그것이 시작될 때부터 삶 자체의 충만한 생명력을 향유하도록 창조되었으며,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누릴 힘을 가지고 있다. 이 힘을 빼앗기지 말라. 이 힘을 자각하고 발산하면서 살라.거북이 임성훈이 말한다. 기쁠 때는 높이뛰기 선수가 되고 슬플 때는 눈물까지 멜로 배우가 되라. 네가 먼저 세상을 사랑하라. 이민 따윈 생각 마라. 슬픔에 빠지지 말라. 우리들에게 삶을 살아갈 힘이 있음을 알라.그의 노래 가사에, 그의 리듬에, 이 교리가 깊이 스며들어 있다. 가난이, 불합리가, 부당함이 우리들의 이 근원적인 생명력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

2011-06-02

품격과 신뢰

권석창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장국민 여동생이라 불리는 문근영이라는 배우가 있다. 문근영이 6년 동안 익명으로 8억5천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금단체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부천사`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극우 논객으로 알려진 지만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문근영은 외할아버지에게서 자랐는데 그녀의 외할아버지가 빨치산이었으며 외가 식구들이 통일운동가 출신이라는 가계를 밝혔다. 그리고 `좌익 메뚜기 떼들이 문근영 영웅 만들기에 혈안이 돼있다`고 했다. 이에 누리꾼 임 아무개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지만원, 지는 만원이나 냈나?` 라고 지만원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검찰은 이 네티즌을 모욕죄로 기소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5월24일 대법원은 누리꾼 임 아무개 씨가 지만원을 모욕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그전에 검찰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체포 구금하여 옥살이를 하게 한 적이 있다. 전기통신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결국 미네르바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는 대한민국 검찰로 인하여 억울한 옥살이를 한 셈이다. 지난 5월13일에는 G20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은 그래피티 작가에게 공공물건 훼손죄로 벌금 200만원의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에게는 아동학대죄를 씌우고 수많은 시민들을 도로 교통법과 집시법 위반죄로 체포하였다. 이 정권 출발부터 이어지는 이와 유사한 사례들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이 사건들은 몇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자신의 생각을 나름대로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둘째는 죄명은 다르지만 모두 국가권력의 생각에 반하는 표현을 하거나 국가권력의 행위에 대하여 비판을 했다는 점이다. 셋째는 굳이 처벌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건이라는 것이다.100년 전 영국의 여류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는 젊은 시절 자신의 친구들과 한 사건을 꾸몄다. 영국 해군함대에 아프리카의 작은 왕국의 왕자 일행이 함대를 방문한다는, 외교부 이름의 가짜 공문을 보냈다. 다음날 버지니아 울프 일행은 함대에 도착하여 해군의 사열을 받았다. 일부 장교에게는 그들이 만든 가짜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버지니아 울프 일행은 `붕가! 붕가!`를 외치며 한바탕 장난을 쳤다. 나중에 속은 것을 안 해군은 심한 모욕을 느꼈지만 아무도 이들을 처벌하지 않았다. 법대로 하자면 공문서 위조죄이며 공무집행 방해죄일 것이다.법이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법치주의와 공정사회라는 말이 자주 들리는 시대에 이러한 법 적용은 품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도 얻지 못할 것이다. 국회에서 폐지하려다가 폐지되지 못하고 있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이라는 게 있다. 이른바 집시법이라 불리는 이 법은 일몰 이후에 특정한 목적을 위해 집회와 시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사실 민주주의는 헌법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민주화 이전 시기에 독재에 항거하는 시위를 처벌하기 위해 만든 악법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 집시법에 의하면 4월 초파일의 불교도들이 야간에 연등행사를 하는 것도 위법이며, 크리스마스이브에 기독교인들이 거리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특정 종교를 위한 모임을 하는 것도 위법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처벌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권력에 항거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이 이렇게 권력을 가진 자에 의해 마음대로 적용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데 어찌 법의 품격을 이야기며 누가 국격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2011-06-02

죽음이란 병

사람은 `일생일사(一生一死)`라는 말처럼 생로병사(生老病死)의 단계를 거쳐 한 번 태어나면 한 번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 진리인 것 같다. 성서에도 보면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 먹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사람의 종착역은 죽음이다. 로마의 수사가 세네카는 그의 서간집에서 “죽음이 어떠한 장소에서도 너희를 기다리고 있을지 잘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어떠한 장소에서도 죽음을 기다리라”고 했다. 죽음은 인간의 숙명이다. 어느 철학자가 말하기를 하루를 산다는 것은 죽음이 하루를 당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하루의 소중함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죽음은 우리들이 모든 것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되는 차금(借·빌린 돈)이며 한 순간의 이동인만큼 생각으로 밖엔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죽음은 육체에 있어서 가장 큰 최후의 변화이다. 내가 존재하므로 세상이 존재하고 내가 죽으면 세상도 없어진다. 몽테뉴의 `수상록`에 보면 “그대의 죽음은 우주의 질서 중의 한 토막이다. 그리고 세계 생명의 한 부분”이라고 했다.죽음이 어디서 우리를 기다리는 지 알 수 없다. 그러니까 어디서든지 그것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자는 것이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 죽는지, 죽기 위해서 사는지 정치가도 숙명론자도 모르는 일이다. 죽음을 공자님만큼 진지하게 생각한 현인도 드물다. 죽음에 대한 물음에 `아직 삶도 제대로 모르는데 죽음을 어떻게 알겠는가`. 의미심장한 말이다. 죽음은 인간에게 있어서 엄청난 공포이다. 죽음을 종교적으로 다루는 단 하나의 방법은 죽음을 인생의 안목이라고 생각하고 또한 인생의 신성을 범해선 안되는 요건으로서 이해와 감동을 가지고 주시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죽음을 나의 것이라 여기지 말고 남의 것으로 생각하고 죽음을 소망하는 자도 비참하지만 죽음을 겁내는 자는 더욱 비참하다는 것이다. 죽음은 위대한 결말이다./손경호(수필가)

2011-06-02

창덕궁 내 사대부집 연경당과 행랑채

요즘같이 세상사 번잡할 땐 한번쯤 궁궐에 입궐해서 세상 번뇌를 좀 씻어보면 어떨까 싶다. 이런 분위기에 딱 맞는 곳으로 창덕궁 후원에 위치한 연경당(演慶堂)을 추천한다. 연경당은 조선왕조 제23대 순조 28년(1828)에 효명세자(1809~1830)의 청으로 왕실에서 왕과 왕비가 신하들의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서 사대부 주택을 모방하여 궁궐 안에 지은 집이다. 연경당은 궁내에 있으면서도 단청도 하지 않은 백골집으로 고졸(古拙)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로 현존하는 조선시대 주택 중 가장 아름다운 상류주택이라 할 수 있다. 이 집은 창덕궁 후원의 주합루(宙合樓)가 서있는 동산 뒤쪽 비교적 넓은 터에 자리 잡고 있다.여느 사대부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연경당 앞 넓은 터에는 느티나무 고목이 서 있다. 여기서부터 주위를 눈여겨보면 돌로 물길을 꾸민 명당수가 연경당 앞을 멋지게 휘돌아 나가고 있는 것도 보이고, 연경당 가는 길에 놓인 석함도 보인다. 그 중엔 웬 짐승이 새겨진 석분이 눈에 띠는데 자세히 보면 토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석분에는 두꺼비가 새겨져 있는데 세 마리는 나오려고 하고 한 마리는 도로 들어가려고 하는 형상이 네 귀퉁이에 각각 새겨진 석함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새겨진 토끼와 두꺼비는 모두 달을 상징하는 동물들이다. 달나라 옥토끼는 누구나 익숙하지만 두꺼비는 좀 낯선 것 같다. `예`라는 영웅 설화에 항아가 천제의 벌을 받아 두꺼비가 되어 달나라로 쫓겨나는 얘기가 있다. 이때부터 동양에선 두꺼비가 달을 상징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여튼 석함에 새겨진 토끼와 두꺼비를 통해 연경당은 천상의 달나라를 상징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 앞을 흐르는 개울은 은하수가 되고, 그 다리는 영락없이 오작교가 된다.이 다리를 지나 만나는 연경당의 대문 이름은 `장락문(長門)`이다. 신선들이 사는 궁이 장락궁이니 연경당은 곧 신선들이 사는 곳이 된다. 장락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서면 다시 두 개의 문이 있다. 수인문(脩仁門)과 장양문이다. 하나는 사랑채로 드는 문이고 하나는 안채로 드는 문이다. 장양문은 수인문 보다 크고 솟을대문으로 되어있다. 흔히 이것을 두고 남존여비 사상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솟을 대문이 남성적이라면 평대문은 여성적인 구조다. 오히려 문의 모양을 달리하여 단조로움과 지루함을 피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건축공간을 구분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남녀 차별보다는 남녀구별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또한 주인 양반이 초헌을 타고 드나들어야 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대문에 연접한 바깥 행랑채엔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묵는 법이다. 그 오른쪽 끝에는 마굿간과 가마간이 있고, 왼쪽 끝에는 바깥 변소, 즉 외측(外厠)이 있다. 그 안을 자세히 보면 칸막이 없이 바닥에 구멍이 두 개 뚫려 있다. 아마도 하인들은 칸막이도 없이 한꺼번에 볼일을 보게 한 것일 것이다. 몸채에 사는 사대부집 양반과 문간채에 사는 하인의 차별을 측간에서 엿볼 수 있는 것 같다./영남이공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2011-06-02

국민의 힘만이 부패를 근절할 수 있다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부산저축은행 비리사태를 캐면 캘수록 분노를 넘어 이제는 두려운 마음마저 생긴다. 처음엔 저축은행측의 로비에 말린 금융감독기관의 부실 감독이 은행대출의 부실을 키워온 수준으로 밝혀지면서 단순히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라며 분노했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전관예우와 견제받지 않는 금융권력의 부패 실상에 국민 모두가 엄청난 배신감을 가졌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발본색원 지시에도 왜 이토록 방치했느냐는 원망이 앞서기만 했다.그러나 최근 이 사건에 이 대통령의 측근이던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연루의혹과 국세청 비리 등이 드러나고 야권의 일부 의원들이 저축은행 두둔 발언을 하면서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사건의 전개는 국가 감시감독기제 전체의 이상 징후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금융감독기관의 부패를 넘어 국민들은 누가 암까마귄지, 누가 숫까마귄지 알지 못하는 패닉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다.사소한 부정과 비리는 경찰과 검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의 수사와 처벌로 사건을 종결하고 재발방지 효과를 기대하게 된다. 그런 차원에서 금융기관의 비리는 금융감독기관의 감사와 의법조치로 정리되는 것이 일상적이다. 이번 경우는 감독기관 자체가 피감기관과 한통속의 범죄 조직이 된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불거진 것이다. 감독기관의 감독기능 상실은 해당 분야의 근본적 질서가 붕괴되고 신뢰가 무너지게 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기관을 감시 감독하기 위해 수사와 조사권을 가진 검찰과 감사원을 두고, 이들마저 불신을 받을 경우 최후에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국정감사권을 발동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감시와 견제는 이렇게 이중삼중의 구조로 부패와 부정을 막기위한 장치를 해두었다.이번 저축은행 사태는 대통령의 발본색원 지시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 기관을 감독할 감사원 자체가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데다 문제가 된 감사위원이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 출신이고보면 누가 누구를 객관적이고 정의롭게 처단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또 정부 여당의 잘못에 대해서는 야당이 견제를 해야하고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이를 국민앞에 밝히고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은 “그 불쌍한 저축은행을…”하고 해괴한 발언들로 비리 은행을 두둔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아무리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했다지만 이런 자세로는 이번 사태를 얼마나 올바르게 파헤칠지 믿기지 않는다.저축은행 비리가 김대중 정부때부터 싹트기 시작해 노무현 정부를 거쳐 현 정부에 이르는 동안 눈덩이처럼 컸다고 보는 것이 여론의 일반적 시각이다. 지금 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감사, 수사, 조사 등의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감시와 견제 장치가 마비된 것 같은 현상황에서 비리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해도 될 지 의문이다. 특히 야당쪽의 두둔 발언 인상은 아무리 전 정권에 불씨가 튈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해도 전재산을 도둑맞은 서민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해서 안 될 말인 것이다.국민의 입장에선 이제 저축은행 간부들과 금융감독 기관의 강도같은 모습에 분노만 하고 있을 단계를 넘어섰다고 본다. 국가 부정비리 감시 감독 기제의 총체적 고장 속에 금융기관에 안심하고 돈을 맡겨도 될 것인지는 말할 것도 없고 금융분야 외에도 이같은 문제가 없는지 두려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 이를 전체적으로 바로잡을 능력이 있는 정의로운 힘이 우리 내부에 남아 있는지도 걱정이다.IMF관리를 받던 금융위기 때를 생각해보면 자칫 G20의장국이란 명예도 환상일 수 있다. 내년 양대 선거를 통해 부패 쇄신을 실천할 정치인과 정치세력을 선택하는 국민의 힘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역주행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게될 것이다.

2011-06-01

청도 화양읍 농산물 프라자 개관

【청도】 청도군은 30일 화양읍 유등리에서 이중근 군수를 비롯한 기관단체장, 농협관계자, 가공·유통법인, 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도 농산물 프라자 개관식을 가졌다. 사진농산물 프라자는 부지 5천225㎡, 연면적 2천148㎡ 규모로 관리동과 가공시설동으로 이루어져 있다.관리동은 농산물 홍보전시관 및 판매장, 오는 9월 3일 개장예정인 청도소싸움경기장 싸움소의 연구및 관리에 필요한 싸움소연구지원센터, 청도공영사업공사, 감클러스터 사업단의 사무실로 활용된다.가공시설동은 청도 농특산물의 수매, 가공기능을 갖추고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 300여t을 저장·냉동 보관하며 농·특산물의 제품개발시설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청도 농산물 프라자의 개관으로 유등연지, 와인터널, 용암온천, 소싸움경기장, 청도읍성 등과 연계한 관광코스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농산물을 생산에서 가공·판매까지 이르는 체계적인 유통기반을 조성해 농업과 관광이 접목된 새로운 차원의 관광 청도로 거듭나게 됐다.이중근 청도군수는 “농산물 프라자 개관으로 우리군 농산물이 홍수 출하시 수급조절과 다양한 제품개발로 고부가 가치를 창출, 우리군 농특산물의 경쟁력 제고와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2011-06-01

스포츠-바둑

지금까지 오락으로 여겼던 바둑이 현세에 와서는 스포츠가 되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바둑은 스포츠로 등장해 우리나라가 석권했다. 이제 스포츠도 육신적인 기교와 정신적인 기교로 나누어지는 것 같다. 대국하는 일에 정신일도의 자세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출발 선상에 선 운동선수와 같은 긴장감을 가진다. 그리고 공격하고 수비하는 자세가 긴박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전설에 의하면 바둑은 중국 요나라를 거쳐 삼국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취미와 오락의 순을 넘어 입문하는 수가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다. 바둑에는 정(正)과 사(邪)가 있다. 정도(正道)를 따르면 상달하고 사도(邪道)를 따르면 하달한다. 사도란 과욕을 뜻한다. 바둑에 관한 예찬론도 있다. 바둑은 조화이며 오락문화의 최고봉이다. 그것은 산 병서(兵書)요, 산 수학이요, 산 처세훈이다. 그리고 오락 이상의 귀중한 학문적 가치도 지녀 명기(名棋)는 인격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도덕과 통한다. 바둑판은 세계이며 바둑알은 우주의 현상이다. 바둑 두는 법이 대자연의 제법(諸法)이다. 흔히들 바둑 두면 시간 잘 간다하여 노인네들의 소유물인 줄만 알지만 어린 세대들의 두뇌개발에 막중한 비율을 차지한다하여 어린 기사의 수가 불어나고 있다. 바둑 두는 것을 수담(手談)이라 할 만치 철학적인 요소도 깔려 있다. 옛 시조에 “바둑에 잠착하여 해 지는 줄 모르다가/ 청산에 길 늦은 나귀, 바삐 모니 목동이 나더러 이르되 그림 같다 하더라”고 했다. `기도오득(棋道五得)`이란 말이 있다. 바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섯 가지 즐거움을 말한다. 좋은 멋을 얻고(得好友), 사람과의 화목을 얻으며(得人和), 삶의 교훈을 얻으며(得敎訓), 마음의 깨달음을 얻는다(得心悟), 그리고 바둑은 천수를 누리게 한다(得天壽)는 것이다. 정신적 가르침을 주는 것으로 명심해야 할 열 가지 비결 중에 욕심 내면 진다. 공격전 자기의 결함을 보라. 적의 완급을 보아 응수하라. 경솔, 졸속하지 마라. 스포츠 작전이다. /손경호(수필가)

2011-06-01

고엽제와 다이옥신

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요즈음 칠곡 미군부대 헬기장 지하에 30여년전 고엽제(枯葉劑)를 매립했다는 소문이 매스컴을 달구고 있다. 고엽제는 나무를 고사시키기 위해 살포하던 제초제를 말하며 미군이 베트남전 당시 사용한 `에이전트 오렌지`가 유명하다. 이 고엽제에는 다이옥신이라는 화학적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청산가리의 1만배, 비소의 3천배에 이르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전 당시인 1960년대에는 다이옥신의 이와 같은 독성을 모르고 고엽제를 헬리콥터로 뿌려대거나 심지어 철모에 담아 손으로 뿌리기까지 했다고 한다. 1971년에 미국정부는 고엽제의 사용을 금했다고는 하는데, 일반인들은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 독성과 폐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다이옥신이란 비슷한 특성과 독성을 가진 여러 가지 화합물들을 말하며, 70여 가지의 다른 형태가 있는데, 우리가 보통 다이옥신이라는 말을 사용 할 때는 다이옥신과 다이옥신 유사물질들을 총칭해서 말하는 것이다. 이 독소는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되어 10년~25년이 지난 후에도 생식체계, 호르몬계, 면역체계에 악영향을 주고, 그 독성이 2세에게도 유전된다.우리나라에서 다이옥신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전에서 사용된 고엽제에 노출된 참전군인들과 그 2세들에게 여러 가지 건강장애가 나타나면서 부터이다. 1990년대에는 쓰레기소각장에서 다이옥신의 과다한 유출이 문제가 되었고, 1997년 4월에는 마산만의 어패류에서 규정치보다 310만 배나 높은 다이옥신이 검출되어 문제로 부각되기도 하였다.다이옥신은 제조되거나 사용되는 물질은 아니다. 보통 염소나 브롬을 함유하는 산업공정에서 화학적인 오염물로서 생성되고, 또 염소가 들어있는 화합물을 태울 때 생긴다. 따라서 다이옥신은 쓰레기소각시설, 농약 관련 산업의 폐수, 제지산업에서의 염소표백 공정 등에서 생산되며 높은 화학적 안정성과 생화학적 잔류성으로 인해 대기, 수자원, 토양 모두를 오염시키고 있으며, 먹이사슬을 통해 물고기나 가축에 축적된다. 지역에 따라 정도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오염된 토양과 대기 속에 살고 있다. 또한, 정도차이는 있겠지만 이미 오염된 가축과 물고기로 가공된 식품을 섭취하며 살아가고 있다.다이옥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환경성 발암물질 중에서 가장 강력한 물질로서 DNA에 손상을 주는데, 이 영향은 세포분열이 활발하고 발육이 빠른 신체 부분에서 아주 민감하게 나타난다. 특히 모유가 다이옥신에 오염되었을 경우 유아는 생식계나 지적능력에 있어서 심각한 교란이 일어날 수 있고, 면역체계의 손상을 통하여 다이옥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많은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고 한다.물론, 우리 인체에 해를 주는 것은 다이옥신만이 아니라, 이를 포함한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갖가지 화학물질들이다. 일본에서는 농약에 포함된 수은으로 인해 1950년대 많은 이들이 미나마타병으로 고생하였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폭발로 인하여 주변이 황폐화되고, 암이나 기형아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하였다.지난 20년간 기업들도 다이옥신, 중금속 등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들도 쓰레기 발생량 억제, 분리수거, 일회용품 사용억제, 대중교통 이용, 폐비닐 소각금지 등을 통해 다이옥신 배출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국가에서는 다이옥신을 포함한 환경호르몬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톡홀름협약과 같은 국제적 협약에 의해서도 각국의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하지만 각 도시들은 이러한 독성물질의 높은 처리비용으로 인해 개발이냐 보전이냐라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부딪히게 되고, 지난 수십년간 모르고 저질러놓은 사건들의 처리에 고전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고엽제 매립사건의 진실이 잘 밝혀지고, 사후처리가 잘 이루어지고, 우리 모두가 환경호르몬의 독성에 대한 경각심이 갖추어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2011-05-31

바다를 생각한다

농경사회는 유목민족이나 해양민족의 공격적인 특성과는 달리 방어적이고, 모험이나 변화를 싫어한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 집단을 이뤄 살아야 하기에 안정된 질서를 유지해야 했고, 질서의 틀을 벗어난 행동은 이단으로 취급했으며, `장유유서`와 같은 상하 간의 윤리를 소중히 했다.또한, 평균적인 인간을 요구해 개인의 개성은 억제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겼다.우리들은 아직까지도 변화나 모험을 두려워하는 의식을 내면에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이와 달리 바다는 세계로 통하는 길이며 예로부터 바다를 지배한 민족이 세계를 지배해 왔다. 마젤란의 신대륙 발견으로 금, 은과 같은 신대륙의 노다지를 실어 나르는 스페인, 포르투갈 상선대가 엄청난 부를 쌓았고, 영국은 19세기 바다를 지배해 전 세계에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 했다. 바다를 통해 부와 힘을 얻었던 것이다.바다는 도전과 기회의 영역이다. 오늘날도 200해리 경제수역 선포와 같이 바다영토를 확보하기 위한 국제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바다는 아직까지 인류에게 미개척 분야로 남아 있고, 수많은 광물자원을 함유하고 있으며 미래 식량자원의 보고이기 때문일 것이다.바다는 진취적인 기상을 가진 낙관론자를 향해 손을 벌린다. 때로는 이단적인 기질을 요구하기도 한다. 바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심을, 무모한 도전의식을, 용기를 요구한다.이제는 바다를 알아야 하고, 친숙해 져야 하며, 바다의 정신을 배워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바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어야 한다.세계는 국제화·개방화되어 국가 간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다가 올 미래도 점점 더 불확실해 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우리민족의 미래 생존 전략의 하나로 거점 컨테이너 항로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연결해 물류중심국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부산 신항, 광양항과 같은 주요 항만을 거점으로 배후에 물류와 가공 산업단지를 조성해 그 옛날 장보고 대사가 했던 것처럼 중계무역을 통해 부를 창출하고 미래를 대비하자는 것이 다.동해안에도 활발한 환동해 경제권 형성의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09년 8월 영일만항 개장으로 극동 러시아, 일본 연안, 중국 동안(東岸)으로의 컨테이너 항로가 열렸다. 또 부산 신항과의 연안 피더선 운항 및 동남아 항로 개설로 경북 유일의 해상 관문인 영일만항은 전 세계로 통할 수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물동량은 개장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우리에게 큰 희망을 안겨 주고 있다. 바야흐로 동해안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우리민족은 무수한 외침을 받으면서도 반만 년 동안 끈질기게 명맥을 유지하며 정통성을 이어 왔다. 이제는 그러한 꿎꿎한 힘을 바탕으로 세계사에 우뚝 서, 인류의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할 때이다.변화를 거부하고 안주하는 것과 같은 농경문화의 유산으로는 미래를 주도할 수 없으며 생존마저도 위태롭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한 문무왕의 해양릉과 같은 해양의 전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교문화에 젖어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바다를 멀리 하며 살아 왔다.그러나 이제는 바다와 친구가 되어 바다로부터 진취적인 기상과 모험심, 도전의식을 배워서 세계사에서 가장 위대한 물류중심국가를 건설하여 희망찬 미래를 열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본다.

2011-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