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옥신이란 비슷한 특성과 독성을 가진 여러 가지 화합물들을 말하며, 70여 가지의 다른 형태가 있는데, 우리가 보통 다이옥신이라는 말을 사용 할 때는 다이옥신과 다이옥신 유사물질들을 총칭해서 말하는 것이다. 이 독소는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되어 10년~25년이 지난 후에도 생식체계, 호르몬계, 면역체계에 악영향을 주고, 그 독성이 2세에게도 유전된다.
우리나라에서 다이옥신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전에서 사용된 고엽제에 노출된 참전군인들과 그 2세들에게 여러 가지 건강장애가 나타나면서 부터이다. 1990년대에는 쓰레기소각장에서 다이옥신의 과다한 유출이 문제가 되었고, 1997년 4월에는 마산만의 어패류에서 규정치보다 310만 배나 높은 다이옥신이 검출되어 문제로 부각되기도 하였다.
다이옥신은 제조되거나 사용되는 물질은 아니다. 보통 염소나 브롬을 함유하는 산업공정에서 화학적인 오염물로서 생성되고, 또 염소가 들어있는 화합물을 태울 때 생긴다. 따라서 다이옥신은 쓰레기소각시설, 농약 관련 산업의 폐수, 제지산업에서의 염소표백 공정 등에서 생산되며 높은 화학적 안정성과 생화학적 잔류성으로 인해 대기, 수자원, 토양 모두를 오염시키고 있으며, 먹이사슬을 통해 물고기나 가축에 축적된다. 지역에 따라 정도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이미 오염된 토양과 대기 속에 살고 있다. 또한, 정도차이는 있겠지만 이미 오염된 가축과 물고기로 가공된 식품을 섭취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이옥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환경성 발암물질 중에서 가장 강력한 물질로서 DNA에 손상을 주는데, 이 영향은 세포분열이 활발하고 발육이 빠른 신체 부분에서 아주 민감하게 나타난다. 특히 모유가 다이옥신에 오염되었을 경우 유아는 생식계나 지적능력에 있어서 심각한 교란이 일어날 수 있고, 면역체계의 손상을 통하여 다이옥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많은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고 한다.
물론, 우리 인체에 해를 주는 것은 다이옥신만이 아니라, 이를 포함한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갖가지 화학물질들이다. 일본에서는 농약에 포함된 수은으로 인해 1950년대 많은 이들이 미나마타병으로 고생하였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폭발로 인하여 주변이 황폐화되고, 암이나 기형아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기도 하였다.
지난 20년간 기업들도 다이옥신, 중금속 등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들도 쓰레기 발생량 억제, 분리수거, 일회용품 사용억제, 대중교통 이용, 폐비닐 소각금지 등을 통해 다이옥신 배출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국가에서는 다이옥신을 포함한 환경호르몬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톡홀름협약과 같은 국제적 협약에 의해서도 각국의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각 도시들은 이러한 독성물질의 높은 처리비용으로 인해 개발이냐 보전이냐라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부딪히게 되고, 지난 수십년간 모르고 저질러놓은 사건들의 처리에 고전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고엽제 매립사건의 진실이 잘 밝혀지고, 사후처리가 잘 이루어지고, 우리 모두가 환경호르몬의 독성에 대한 경각심이 갖추어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