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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이 하 석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6-08 21:27 게재일 2011-06-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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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고 앉았던 이의 시름 무게로 신문지엔

한 사건이 움푹 꺼져 있다

재 영역이 그렇게 꺼져 있는 걸

눈치 챈 딱정벌레가 아침 일찍 수색을 끝낸다

그 다음

햇살 들자마자

못 가엔 간밤 어둠이 지운 시간이 새로 핀다

자살한 사람 시체가 다시는 떠오르지 못하게

못의 수면을 화들짝 핀 어리연꽃이 노랗게 덮어버린다

잔잔한 연못의 수면에 머무르는 시간을, 싱싱한 생명이 펼쳐지는 그 이른 아침의 시간을 시인은 그 수면의 높이로 수면을 보고, 거기에 머무는 미물들의 시간을 들여다보고 있다. 대자연의 한 부분인 우리의 삶도 창조자의 눈으로 보면 아침 연못 위의 딱정벌레나 어리연꽃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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