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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를 두면서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6-15 21:22 게재일 2011-06-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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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스포츠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장기는 전쟁형식을 본뜬 건전한 오락으로 순전히 머리 싸움의 대결로 승패를 겨루는 게임이다. 장기판에 놓인 전사를 보면 한 나라와 초 나라의 대결로 중국 송나라 때 고려로 전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쪽 편에서는 왕(장군)을 모시고 차, 포, 상, 마, 그리고 궁궐의 군사(기사) 등이 각각 둘이고 앞장서는 졸병이 다섯이다. 도합 16대표가 상대편 16과 싸우는 경기다. 장군과 기사는 궁궐을 지키고 나머지 군사는 수비와 공격을 맡아서 전역을 전쟁터로 치고 막는다. 전술의 한계가 있는 것은 차는 동서남북 다니지만 포는 적군이던 아군이던 하나씩 뛰어넘어야 하고 포와 포끼리는 잡지도 넘지도 못한다. 졸병은 방어의 책임을 지고 싸우지만 후퇴하지는 못한다. 그 밖의 용사는 자기 갈길이 룰로 정해져 있어 그런대로 전진과 후퇴가 가능하다. 작전이 다양한 것을 `수`라고 하여 무궁무진하다. 맨 앞에 앞장서는 졸병은 처음은 방어자세로 적군의 침입을 다섯 군사가 막는 역할을 주로 한다. 그러나 전세가 불리하거나 다른 굵직한 차나 포, 상, 마가 위기에 처하면 졸병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가담된다. 임전무퇴다. 무조건 돌격이라서 후퇴란 있을 수 없다. 장기를 잘 두는 기사의 최후 진술도 졸병의 돌진은 속수책이라 한다. 최전방에서 끼리끼리 줄을 세워 대드는 작은 군사이지만 막을 길이 막연하다. 공격이 최대의 수비인것처럼 파고드는 벌떼 작전에 그만지고 만다. 비록 놀이(게임)에 불과한 것이지만 예의 및 규정이 있다. 첫째, 자세와 언행을 단정하게 한다. 둘째, 포진의 위치는 선수하는 편에서 정한다. 셋째, 한 번 행마한 것은 불퇴이다. 넷째, 기물에 손을 대면 그 기물을 취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 밖에 대국 시에는 관전자와의 대화를 금한다 등 규정을 잘 지켜야 신중하게 대국할 수 있고 품위도 손상되지 않는다. 어릴 때 배우는 장기, 예절이 중요하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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