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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배용일 향토사학자

"포항의 역사·문화 연구는 포항의 정신문화, 즉 포항의 역사·문화의 뿌리를 규명, 포항의 정체성을 정립해 유구한 포항의 역사문화를 떳떳하게 선양할 수 있는 시민의 자부심과 긍지를 앙양하기 위해서 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역사는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이끌어 간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포항 미래의 밝은 역사는 포항을 사랑할 수 있는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시민들만이 이끌어 간다는 가르침입니다."22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포항대학 캠퍼스성실관 203호에 자리잡은 연구실에서 향토사학자 배용일(68·사진) 포항대학 초빙교수를 만났다. `일월(日月)정신`을 `포항정신`으로 최초로 주장한 그는 냉철한 `역사학자`라기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맏형` 같은 인상을 풍겼다. 그는 인터뷰 내내 시종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포항시의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문화행정과 시민의식 확대, 기관단체 간 융합교육 강화 등에 밴 자신의 철학을 힘주어 강조했다. 1941년 포항에서 태어난 그는 포항고, 고려대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를 졸업한 뒤 `박은식과 신채호 사상의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고향인 포항에 정착해 학문적이고 체계적인 포항향토사 연구로 포항의 정체성을 정립해 이를 대내외에 알리고 시민의 역사·문화의식을 고양시키며 시정발전을 위한 여러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포항의 선진화에 앞장서 왔다. 1980년 포항시 민방위강사가 되어 국민정신교육분야를 강의할 때 포항의 역사를 먼저 알아야 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는 그는 그러던 중 1984년 `포항시사` 자료를 모으면서 `포항의 정체성 찾기`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1987년 시작된 `포항시사`와 `영일군사`등 포항향토사와 관련한 저술 활동(7권)뿐 만 아니라 `포항지역 정신문화의 전통성과 현대적 발전방안`등 일반 논문도 수십편 저술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면서 2005 포항시민상 수상, 경북도문화재도록 편집위원, 포항시사 편집위원장, 포항정신문화연구회 부위원장 등의 활동을 통해 향토사를 정립하는 데 앞장서 왔다. 포항의 정신을 정립하는 데 반세기의 시간이 흘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연오랑 세오녀`설화를 연구해 지난해는 이를 `연오랑 세오녀 신화`로 주장하면서 이를 포항문화의 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포항정신의 고향이며 포항문화의 원류로 주장하고 있다.문화 행정·시민의식 확대 등 역사 바로 세우기 앞장`연오랑 세오녀`의 일월정신… 영일만 발전의 원동력“깊고 폭넓은 연구로 후학의 길 밝게 열어주고 싶어” 연오랑세오녀의 일월사상과 정신은 한국 선사문화의 원류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족오태양숭배사상과 건국이념인 천손사상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 출현 이후 일월(태양)은 인간 신앙 최고의 숭배대상이었습니다. 일월은 온누리를 밝히는, 모든 생명을 생동케하고 이롭게 하는 광명정대(光明正大)사상의 주체로서 홍익·풍요·희망·용기·정열·개척·화합의 진취적 삶을 이루게 하는 최고의 정신적 가치를 생성하는 실체입니다. 연오랑세오녀 일월정신은 영일만 포항의 천혜적 지리환경과 유구한 역사적 특성을 함축하며 포항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는 사실입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광명정대의 일월정신은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연오랑세오녀 일월신화를 비롯하여 해맞이의 성지, 국토방위의 호국정신, 포은 정몽주와 농고 최세윤의 충절정신, 제민창 포항창진 설치와 포항 5도의 개척정신, 동학사상의 요람, 학도의용군의 자유·민주 수호정신, 포스코의 영일만신화 창출, 새마을운동 의 산실, 대통령을 배출한 위대한 포항정신으로 승화되어 왔습니다.” 그는 그동안 포항이 경주의 접경 배후지역으로 광북 후 현대에는 한국근대화의 핵심도시로서 국가 경제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오는 동안 포항은 포항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 소홀해왔던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이러한 경향은 포항의 대학에 인문과 예술 계통의 학과가 전무한 결과까지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시민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포항문화원, 여성문화회관, 문화해설사 양성과정, 교사직무연수 등에서 `포항문화의 뿌리, 연오랑 세오녀 일월신화`라는 제목의 포항역사와 전통의 강의를 통해 향토에 대한 자긍심과 포항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확산시켰다. “포항의 역사·문화 연구는 포항의 정신문화, 즉 포항의 역사·문화의 뿌리를 규명, 포항의 정체성을 정립해 유구한 포항의 역사문화를 떳떳하게 선양할 수 있는 시민의 자부심과 긍지를 앙양하기 위해서 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역사는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이끌어 간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포항 미래의 밝은 역사는 포항을 사랑할 수 있는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시민들만이 이끌어 간다는 가르침입니다.” 포항을 `연오랑 세오녀의 고장`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 그의 열정은 또다시 불붙었다. 지난 5월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학성리 도로개설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포항 중성리 신라비와 `사랑에 빠진것`이다. 최근 중성리 신라비는 국립문화재연구소로부터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신라 비석으로 판명됐고 그는 포항시사 집필위원들과 함께 이 비문을 최초로 판독했다. 비문을 판독한 그는 발견된 비석의 서체와 내용이 국보인 포항 냉수리 신라비와 비슷한 점으로 미뤄 제작시기를 6세기경으로 추정했다. 오는 10월 포항시와 한국고대사연구회가 주관하는 이 비석의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에서 그는 `포항 중성리 신라비의 발견경위와 고대의 포항과 흥해`라는 주제 발표를 한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비석의 발견 경위 보고와 그 발견 지역인 포항 흥해의 역사 및 고고학적 고찰에 이어 중성리비가 신라 금석학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문의 어문학적 검토, 비문 내용과 건립연대, 비문의 서체와 고신라 문자생활과 같은 개별 발표와 이에 대한 개별 및 종합토론이 있을 예정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고대 포항이 역사적으로 어떤 곳인지 재조명 하게 될 것 입니다. 특히 흥해의 발전 양상을 찾아보고 영일이 근기국 시대의 소국이었던 것에 비해 흥해는 그에 못지 않은 진한의 한 소국이었음을 유추해 볼 것 입니다.” 이런 `빡빡한`논문 활동에도 `정신문화`발전에 대한 진한 애정은 그의 가슴 한 켠에 여전히 깊이 남아있었다. “포항의 정체성과 포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나 큰 사업은 정기적인 계획과 연구를 통해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후손들을 위해 좋은 자리는 어느정도 남겨두는 지혜를 가질 때 앞날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도시문화 전반과 조화할 수 있는 가장 포항적인 문화유물로 세계화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무형의 정신문화운동은 오랜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자발적인 운동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뒷받침이 꾸준히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또한 나의 마지막 염원이자 앞으로 포항이 이루어야 할 가장 중차대한 다급한 일은 포항의 대학에 인문계통과 예술계통 학과를 개설하는 일입니다. 진정으로 포항이 21세기 문화시대에 세계 일류도시가 되는 것이 꿈과 희망이라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온 시민이 머리를 맞대어 고뇌해야 합니다. 포항문화의 정체적 전통을 잇고 계발해 나갈 인재를 키우는 일은 시급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 모두가 그동안 경제성장의 가치를 우선과제로 두고 앞만 보고 달려오는 동안 묵묵히 지역의 역사·교육·문화 연구라는 한 우물을 고집해 시민들이 고장의 역사와 문화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 향토애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한 `자랑스런 포항인`이자 `진정한 포항시민`이 아닐까. “송구스러운 말씀일 따름입니다. 전혀 그런 생각하고 연구생활 한 것 아니며, 내가 포항을 위해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전공을 살려 힘닿는데까지 노력해 왔을 뿐입니다. 보다 앞서 씨를 뿌린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광복후 대표적인 인사로는 교육의 하태환 선생님, 역사에 박일천 선생님, 문화에 이명석 선생님을 꼽을 수 있고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해오신 대표적 원로로서는 신상률 경북예총 회장님, 서상은 호미수회장님을 비롯해 여러 중진들이 있습니다. 나는 그분들이 밟던 길을 나의 전공을 살려 보다 깊고 폭넓게 가꾸어 후학들의 길을 더욱 밝게 열어주고 싶을 뿐 입니다 ” 이는 `지역 문화계에서 오늘의 포항정신문화를 발전시켜 놓은 전위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09-09-25

포항서 특강 허병기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녹색성장분야 기술인력 집중 양성” 고학력 청년실업자 9천300명 흡수 계획지역 산업기반 반영 특성화 학과로 개편전국적으로 60만명에 육박하는 실업사태 속에서, 근래의 취업시장은 개인에게 특별한 능력을 요구한다. 바로 개인의 `기술력`이다. 특화된 기술력은 냉랭한 취업시장에서 필수불가결한 `경쟁력`이다.한국폴리텍대학은 이러한 기술력을 국가지원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다. 최근 특강을 위해 포항을 찾은 허병기사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을 만나 청년실업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먼저 한국폴리텍대학을 소개해 달라.▲폴리텍대학(Polytechnics)의 어원은 종합을 의미하는 `POLY`와 기술의 `TECHNIC`이 합쳐진 말로 `종합기술대학`을 뜻한다.전국을 권역으로 분할한 7개 대학과 4개의 특성화 대학으로 구성돼 11개 대학, 38개 캠퍼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포항캠퍼스는 대구·경북권의 Ⅵ대학에 소속돼 있다.폴리텍대학은 국민 누구나 나이와 학력에 상관없이 입학해 학비 걱정 없이 기술을 익혀서 취업할 수 있도록 공공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포항캠퍼스의 향후 특성화 발전계획은.▲포항캠퍼스의 실적은 그 어느 캠퍼스에도 뒤지지 않고 우수하다. 금년도 양성과정 지원율 3:1, 2월 수료생 취업률 98% 등 전국에서 최상위권에 있다. 재학생 50% 이상이 전문대졸 이상 학력을 갖고 있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88%, 연고가 포항인 학생이 83%로 대다수가 포항을 연고로 하는 군필 고학력생들이다. 이에 고객(기업+학생)들의 인사이트(insight)에 맞춰 특성화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산업 수를 반영, 올해 전기제어학과를 신설했고, 약 15억원을 투자해 컴퓨터응용기계학과는 선박기계제작 분야 선도학과로, 산업설비학과는 조선용접 특성화학과로 개편했다.2010년에는 포항시에서 중점 추진하는 연료전지, 태양광발전 신성장 산업에 필요한 인력양성을 위해 전기제어 학과에 약 10억원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신성장동력 학과로 육성시킬 계획으로 있다.아울러 재학생 중 과반수가 전문대졸 이상인 점을 고려해 기술의 무한경쟁시대,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기술과 기술이 융합하는 통섭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융합형 기술 엘리트(크로스 오버)를 양성 할 것이다.-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데.▲대학교 졸업 후 취업준비생 60만 명, 청년층 고용률 3년 연속하락. 이것들이 대한민국 청년 취업시장의 어두운 현주소다. 온종일 영어책을 끌어안고 공부하면서 면접 성형까지 준비하지만, 취업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한국폴리텍대학은 청년실업자를 대상으로 향후 10년간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갈 녹색·신성장동력분야 중간기술인력을 중점 양성할 계획이다.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88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미래신성장동력분야의 인력양성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관련분야 50개 학과개편 및 신기술장비 구축에 655억(매년 131억 원)을 투입해 향후 5년간 9천300명의 고학력 청년실업자들을 흡수할 계획이다.21세기는 학력이나 간판보다는 실력이 중시되는 실사구시, 실용의 시대다. 제대로 된 전문기술 하나는 평생 직업을 보장받을 수 있다. 취업으로 고민하는 많은 청년이 기술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기술의 가치, 땀의 가치를 실현하기 바란다./신동우기자

2009-09-24

메주 덩어리(일치의 소명)

원유술 주임신부 죽도성당중국 정부는 본토에 있는 약 50개의 소수 민족들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책자로 정리하고, 지도자들로 하여금 그 책자를 참고해서 잘 다스리라고 한다. 그 소수 민족중의 하나인 “조선족”의 장, 단점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장점은 `이 세상에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살아남을 민족은 바로 조선족이다.` 그들은 참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어떤 역경과 환난 속에서도 억측같이 살아간다. 구 소련에서는 한밤중에 기차로 강제 이주를 시켜 사막에 던져 놓았지만 그들은 사막을 옥토로 만들었다. 중동 지역에서는 한때 살인적인 더위의 뙤약볕 속에서도 밤에 횃불을 밝혀들고, 대수로 공사를 기한 내 완성하였다. 뿐만 아니라 열악한 이민생활 속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요즈음 `24시 편의점` 처럼 열심히 모든 어려운 여건들을 극복하며 악착같이 살아가고 있다. 한강의 기적! 다른 나라들은 몇 백년 걸리는 경제성장을 몇 십년 만에 이룩한 놀라운 저력을 가진 민족이며, 온 세상이 멸망해도 살아남을 민족임을 장점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단점은 `죽어도 일치되지 않는 민족`이다. - 지금도 한 개울가를 두고, 서로 마주 보며 몇 백년 동안 앙숙으로 살아가는 문중들! 세계 유일의 분단국! 지역! 혈연! 학연! 오늘도 우리 사회는 모든 분야에 서로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을 `메주 덩어리`에 표현하고 있다. 메주콩을 삼고, 찧고, 뭉치고, 새끼줄로 꽁꽁 동여 메어 놓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갈라지고, 틈새로 곰팡이가 번져 나가는 것처럼 지독히 일치되지 않는 민족이라 표현한다. 참으로 부끄럽고, 슬픈 우리의 모습이다. 예수님도 이 세상에 오셔서 실패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일치`였다. 당신 손수 밤세워 기도하시며 사랑하는 제자들을 선택했지만 그들은 당신을 배반하고 십자가에 그를 넘겼다. 예수님은 다른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훈계하시고, 질책하시고, 명령하셨지만, 이 `일치`만큼은 당신이 눈물을 흘리시며 간절히 기도하셨다. `요한 복음 17장` 고별사를 통하여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 바로 `일치의 삶`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습이요, 하느님의 삶이다. 그래서 “일치가 있는 곳에 구원이 있고, 구원이 있는 곳에 일치가 있다.” `일치의 삶`은 또한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과 거룩함을 드러내는 일이며, 아버지의 뜻이 완성되는 삶이다. 일치의 삶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이며,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는 진리의 삶이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바침으로써까지 `일치`를 이루어 내셨다. 오늘 우리 교회의 소명은 바로 분열이 있는 곳에 참된 일치를 가져오는 사명을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2009-09-24

창의적인 부모의 감정코치

초등학교 3학년인 동현이는 2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듣기 일쑤였다. 사교성이 많은 동현이가 공부시간에 옆짝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자주하였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동현이가 소곤거릴 때마다 야단을 쳤다. 선생님께 인정을 못받고 잦은 꾸중에 주눅이 들어서인지 동현이의 성적은 학급에서 중간 정도에 머물렀다. 동현이가 3학년이 되자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3학년 때 선생님은 인상이 좋고 사교적인 동현이에게 호감을 가졌다. 공부 시간에 옆짝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면 야단을 치기 보다는 쉬는 시간에 하라고 타일렀다. 얼마 후 중간고사를 치게 되었는데 동현이의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동현이는 자기를 인정해주는 선생님께 더 인정받기 위해 공부하는 태도를 바꾼 것이다. 동현이와 같이 감성적인 아이는 누군가 자기의 감정을 조금만 이해해 주어도 태도가 확 달라진다. 감정코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정코치를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보다 건강하고, 학업성적도 우수하며, 교우관계가 원만하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감정코치를 받은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 보다 긍정적인 감정에 더 많이 노출되고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안정된다. 그러므로 잠재능력이 무한한 어린 시절에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감정코치를 잘 받아야 한다. 감정코치의 권위자 가트맨 박사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자녀의 감정에 대처하는 부모의 스타일에는 네 종류가 있다. 첫째, 부정적 감정을 무시하는 스타일이 있다. 이 유형은 자녀의 부정적인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무시당한 기분을 느끼게 되고, 슬픔과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기의 슬픔이나 분노를 잘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둘째, 억압하는 스타일이 있다. 이 유형은 자녀의 부정적인 감정을 위협적인 말과 행동으로 규제하려고 한다. 이렇게 위협을 받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표현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식하게 되고 격한 감정을 다룰 줄 몰라 친구와 자주 다투게 된다. 셋째, 자유방임 스타일이 있다. 이 유형은 자녀가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낼 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내버려둔다. 이 경우 자녀들은 일시적인 편안함을 느끼지만 감정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므로 나중에 인내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된다. 넷째, 감정을 코치하는 스타일, 이 유형은 자녀의 입장이 되어 그 기분을 함께 느껴주고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감정코치형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자연스러우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한다. EBS에 감정코치와 관련된 내용이 소개된 바 있다. 한 여자 아이가 자신이 키우던 금붕어가 죽어서 울고 있다. 이때 감정코치형의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아빠가 어떻게 해줘야 되겠니?” “붕어를 살려줘..” “붕어든 사람이든 한 번 죽으면 살릴 수 없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 이렇게 시작하여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고 해결 방안을 낼 때까지 부모가 공감하고 끝까지 지도를 한다. 이렇게 감정코치법을 적용하면 뇌가 적절한 자극을 받아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문제 상황에서 그 원인을 발견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힘은 창의력의 원동력이다. Create yourself!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2009-09-23

중국 자금성

중국 베이징에는 500년 넘게 절대 권력의 중심지였던 거대한 궁궐이 있어요. 중국 황제들이 살았던 궁궐, 자금성이지요. 자금성은 명나라와 청나라 두 왕조 시대, 중국의 중심지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이곳을 세상의 중심이자 신성한 장소로 생각합니다. 자금성에 살았던 중국 황제들은 하늘의 아들이란 의미로 `천자(천자)`라고 불렀습니다. 명나라 제3대 황제 영락제는 황제가 된 지 4년째인 1406년, 수도를 남쪽 난징에서 베이징으로 옮기면서 거대한 궁궐을 지었어요. 약 100만 명의 사람들이 14년 동안 건설한 끝에 모습을 드러낸 자금성은 이전까지의 어떠한 궁궐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웅장했어요. 전체 면적 72만제곱미터, 건축 면적은 15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건축물이었지요. 방의 숫자가 9000여 개나 됩니다. 자금성은 `자주색의 금지된 성`이란 뜻입니다. 이는 중국의 천문학(우주관)에서 우주의 중심으로 여겼던 북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북극성을 진한 자주색으로 알고 있던 중국의 권력자와 천문학자들이 하늘의 아들인 천자가 머무는 궁궐의 색을 자주색으로 정한 것이지요. 이곳에는 황제가 나랏일을 볼 때 사용했던 책상과 의자, 보석, 미술품, 공예품은 물론이고 궁궐을 장식한 돌조각까지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금성은 질서 정연한 대칭 구조로 돼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크게 외조와 내정으로 구분되는데, 외조에선 황제가 공식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내정은 황제와 황후, 빈과 상궁들이 사용했던 사적인 공간이에요. 외조는 황제의 공식 집무실인 태화전(타이허텐)과 방문객을 만나거나 신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중화전(중허뎬), 황제의 책을 보관하는 도서관이자 연회장이었던 보화전(바오허뎬)으로 구성돼 있답니다. 자금성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태화전은 황제가 중요한 나랏일을 결정하고 공식적인 행사를 치르던 장소이지요. 황제의 즉위식과 탄생 축하 행사, 결혼식, 국가의 칙령 발표, 외국 사신 접대 및 조공 등 나라의 중요한 행사가 주로 이곳에서 열렸어요. 태화전은 중국에서 가장 큰 건축물로, 온통 흰 돌로 이루어진 넓은 마당에 세워져 있어요. 황제만 다녔던 길을 따라 조각이 새겨져 있고, 건물 안과 밖에는 용과 봉황, 사자와 기린, 말과 물고기 등의 장식으로 꾸며져 있답니다. 내부도 금박 병풍과 옥좌 등으로 매우 화려하게 꾸며져 있어요. 또 태화전의 3단의 기단은 오직 하늘의 아들인 황제가 머무는 곳에만 사용되었어요. 한마디로 태화전은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건축물이었지요. 생각 생각 ▶초등1. 중국 황제들이 살았던 궁궐의 이름은 무엇인가요?2. 기사에 나온 태화전의 특징을 써 보세요.3. 그외 알고 있는 중국의 문화유산을 적어 보세요.4. 중국의 문화재와 관련된 사진들을 모아 정리해 보세요.

2009-09-23

내가 만난 소중한 사람들 (2)

포항시 자원봉사센터 봉사수기 청소년부문 최우수상한 림오천고 2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체험하고 난 후 2월에는 포항 성모병원의 `마리아의집`이라는 여성자애원에서 주관하는 `함께 가자 이 길을`이라는 1년 동안 하는 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마리아의 집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1년 동안 격주로 둘째, 넷째 토요일 마다 마리아의 집에 가서 몸이 불편하시거나 정신지체를 가지신 이모님들과 함께 가족이 되어 도자기를 굽거나 함께 정원을 가꾸고 요리활동 등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라면 꽃동네 친구들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 친구들이 아니었더라면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심을 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선호와 꽃동네에서 만난 친구들이 다 남자들이여서 마리아 봉사를 하기 전 신경이 몹시 쓰였다. 예비 모임 때 학생 8명과 장애인 이모님 4분이 함께 하는 `동행`이라는 조에서 조장을 맡게 되었다. 영숙 이모님과 파트너가 되었는데 영숙 이모님께서는 몹시 꼼꼼하시고 요리도 무척 잘하셨다. 처음 만난 날 우리는 김밥과 떡볶이를 만드는 요리활동을 가졌다. 처음에는 내가 혼자서 일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만 하고 있자 이모님께서는 순서를 가르쳐 주시며, 김밥에 들어갈 재료의 간을 맞춰 주셨다. 나중에는 김밥을 말기까지 하셨다. 4월 둘째 주 일요일. 흥해에 있는 생명의 숲에서 나무를 심고 산책도 하며 점심을 먹기로 했다. 관광버스를 빌려 휠체어와 필수품을 싣고 즐겁게 출발 했다. 나는 영숙이 이모님의 휠체어를 끌고 산책로를 올라가는데 걸어서 올라가기도 힘든 곳을 휠체어를 밀고 올라가니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봉사선생님께서 ``너희는 잠깐 힘드는 것이지만 이모님들은 계속 이렇게 생활해야 하는데 누가 더 힘들까?``라고 물으셨다. 선생님의 질문을 받고 고작 몇 시간을 못 참고 힘들어한 내가 부끄러웠다. 우리는 언제나 장애인이 될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아직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나 역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친구 선호와 꽃동네, 그리고 영숙이 이모님을 보면서 장애인은 결코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좀 더 늦게 하고, 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보다 많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헬렌 켈러가 말했던 것처럼 `장애는 불행한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뿐이다. 우리는 장애라는 것을 불행한 것으로 생각해 장애우들에게 아픔을 준다. 앞으로 장애를 불행하다고 말하지 말고 불편한 생활을 좀 더 편안하고 편견 없이 장애우들을 바라보며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해외봉사를 나가서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도 좋지만, 주변에 있는 장애우들에게 먼저 작은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더 많은 사랑과 기쁨을 나누려고 한다. 마리아 집 봉사 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주변에 나의 작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친구들이나 시설에 찾아가고, 더 나아가 호스피스에 계시는 환자분들에게 작은 기쁨과 희망을 드리고 싶다. 또 학업에도 더욱더 매진하여 PD가 될 것이다.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과 장애우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 그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렇게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며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하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끝

2009-09-23

지하철역 소극장 개관 정판규 대구메트로아트 대표이사

“2호선 대공원역, 새 문화공간 변신” 추석이후 연극·뮤지컬·콘서트 등 본격 공연2011년 대구세계육상대회 붐 조성에도 도움대구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에 전문 공연을 선보이는 `소극장`이 22일 개관했다.부산도시철도 광안역 소극장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여는 대구메트로아트의 정판규(50·사진) 대표이사를 만났다.정 대표는 “이번 소극장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곡정 개최를 위한 붐 조성과 지하철이 시민들의 새로운 문화공간과 명소로 재창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지하철 역사에 소극장을 마련한 이유는.▲대구지하철이 대구시민들의 발이 된지 어느덧 열여덟 해를 맞고 있다.지하철은 이제 우리 서민들의 일상이 되었다. 지하철이 그저 탈것의 하나로 고된 하루의 여정을 실어다 주는 지하철이 아니라 가고 싶고 타고 싶은 지하철이 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다.원래는 부산의 모 업체에서 먼저 시작을 하려다 그만둬 이번에 대구메트로아트가 사업자로 선정돼 5억여원을 들여 이번 소극장을 마련하게 됐다.-다른 소극장에 비해 대구메트로아트센터만의 장점이 있다면. ▲가장 큰 장점이라면 접근성이다. 지하철 역사 내에 위치하고 있어 도심 어디에서나 접근하기 쉽다.또 이 곳 대공원역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경기대회의 중심에 있는 역사다.앞으로 대회 붐 조성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또 다른 소극장에 비해 시설이 매우 뛰어나다. 350여평 규모인 소극장에는 220석 규모의 공연장과 리허설장, 분장실, 탈의실, 샤워실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여기에 최고의 음향시설과 조명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규모만 작을 뿐 대형 공연장과 비교해도 장비 만큼은 손색이 없다.-앞으로 어떤 공연을 선보일 계획인지.▲22일 개관하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공연은 추석 이후일 것이다.그동안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보완해야 할 점을 찾아 보완해 좀 더 완벽한 시스템으로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을 선 보일 계획이다.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시간대별로 다른 만큼 거기에 맞는 공연을 할 생각이다.오전에는 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형극이나 영어 연극 등을 공연하고 오후에는 작품발표회, 저녁에는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을 선보여 지역 공연문화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김낙현기자 kimrh@kbmaeil.com

2009-09-23

(4) 아버지를 부탁해

과히 신드롬이다. 아니,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창비, 2008)는 이제 신화가 되었다. 언제나 불황이라는 출판업계의 투정을 가벼이 웃어넘기듯 백만부 판매라는 빅뉴스를 독자들에게 보너스로 주기까지 한다. 올해 포항의 원북 역시 `엄마를 부탁해`이다. 원북 행사란 전국 몇몇 공공도서관에서 시행하는 범시민 책읽기 운동의 일종이다. 시민들이 접수한 후보 도서 중 한 권을 각계에서 위촉된 원북 심사위원들이 토론으로 선정하고 도서관측은 그 책을 올해의 원북으로 선포한다. 한마디로 `책을 가까이 하는 시민`이 원북 행사의 취지이다. 따라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원북을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측에서는 도서대출 및 교환, 원북 작가와의 행사 그 외 공개토론회 등을 마련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엄마를 부탁해`가 올해의 원북 도서로 정해진 도시는 서너 곳이 된다고 한다. 백만부가 팔리기까지 이러한 원북 운동도 일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많은 독자의 마음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책 그 자체가 주는 감동 때문이라는 건 의심할 필요가 없다. 원북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주에 공개독서토론회가 있었다. 나를 포함한 시립포은도서관 주부독서회팀이 주축이 되어 시민들과 자유로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우선 출간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독자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 이 책의 미덕은 무엇인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역시 신경숙 소설의 문체미학과 감성미학이 빠질 수 없었다. `부엌 살강에 엎어진 밥그릇`이나 `흙담 밑에서 뻗어가는 호박넝쿨`도 놓치지 않는 작가의 미시적 눈썰미와 `엄마를 잃은 게 아니라 잊었다`는 감성적 성찰이 그미 소설의 특장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 외 시점 변화의 독창성과 다소 신파인 곰소 아저씨와의 로맨스 등이 충분한 공감과 대중성을 획득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음은 엄마의 희생은 과연 온당한가, 라는 의견을 나눴다. `엄마는 멀리서 생각하면 눈물 나고, 가까이서 보면 화가 난다`는 작가의 말은 무엇을 말하는가? `처음부터 (희생만 하는)엄마로 태어난 게 아`니라 애초에 엄마는 여자였다, 라는 것을 강조하는 반어법일 것이다. 엄마의 희생이 전제되어야만 온전한 가정이 지탱될 수 있었던 시절에 대한 회한의 기록은 그대로 엄마에 대한 헌사가 되어버렸다. 이것은 많은 독자를 울린 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려이기도 하다. 혹여, 이러한 모성의 희생이 가부장적 혐의가 짙은 이들에 의해 현재진행형의 미덕으로 칭송되거나 강요되지나 않을까 하는. 맏아들로 살아간다는 것의 힘겨움과 나머지 아들들의 정체성 혼란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의견도 의미 있었다. 장자인 형철이 밖으로 도는 아버지를 대신하는 동안 나머지 두 아들은 둘째놈, 또는 아우라는 보통명사로만 존재한다. 아버지가 쓰던 밥그릇을 큰아들이 물려받고, 장독에 숨겨둔 `귀한` 라면을 큰아들만 먹고, 고구마 캐는 노동에서 맏아들이 면제될 때 나머지 아들들은 절규한다. `형만 장땡이냐`고. 남은 두 아들들을 보듬는다고 너희들도 장땡이다, 라고 엄마가 말한들 남겨진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릴 적 상처는 성장한 뒤의 트라우마가 되니까. 가족애란 이름으로 한량이었던 아버지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타당한 것인가, 라는 주제도 패널과 방청객 모두를 몰입하게 했다. 신경숙 가족소설에는 빈번하게 `아버지의 부재`가 나온다. 그미의 책을 읽다보면 그 부분은 의도적이라기보다 경험적,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젊은 여자 때문이든, 역맛살이 낀 팔자 때문이든 집 나간 아버지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든든히 집안을 지키고 있는 아내 품으로 돌아온다. 그 어떤 아내의 힐난도, 이렇다 할 자식들의 반항도 없이…. 집안에 아버지는 부재중이지만 언제나 그 아버지는 면죄부를 받는다.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그래서 감히 부탁해본다. 책 속에서 아버지가 맏딸에게 엄마를 부탁하고, 맏딸이 성베드로 성당의 피에타상에게 엄마를 부탁하듯 이제 아버지를 부탁해본다. 아니, 아버지께 부탁한다. 이 세상 아버지(남성)들아, 이 책을 읽고 싱겁다거나 뻔한 얘기라고 옆으로 밀어놓는 일만은 제발 없기를!(소설가)

2009-09-22

대구 다문화공동체센터 이재화 상임대표

“다문화가족 직접 참여 분위기 만들 터” 전국 첫 결혼이주여성 포커스 맞춘 `나비TV` 개국고국 가족 소식 전하는 `영상편지` 콘텐츠 선보여 대구 다문화공동체센터(상임대표 이재화)가 전국 최초로 결혼이주여성에 포커스를 맞춘 다문화 인터넷TV `나비TV`를 21일 개국한다. `나비TV`는 전국의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얘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함은 물론 한국민과 이주여성 배우자 및 가족 등에게는 서로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재화사진 상임대표는 “이제 우리나라는 민족이 국가와 동일시되는 사회를 넘어 어엿한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며 “다문화와 한국문화의 공존을 통해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가야 우리 사회가 진정한 미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비TV를 개국하게 된 배경은 ▲외국인 이주여성 등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생업에 종사하느라 서로 교류하는 기회를 자주 갖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들에게 조그만 도움을 주고자 지난 2월 다문화공동체센터를 출범시켰고 인터넷방송을 통해 현실적인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자 신철원 협성재단 이사장과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 장익현 대구변호사협회장, 법광 파계사 주지스님 등 100명을 발기인으로 인터넷방송 개국을 준비해왔습니다. 나비TV란 이름은 나비의 두 날개처럼 `균형 잡힌 문화`를 지향하자는 취지입니다. -방송 스튜디오 등 제반 여건은 어떠한가.▲대구 서구 평리동 다문화공동체 사무실(100여㎡)에 스튜디오를 차렸습니다. 아직 방송장비가 열악한 상태지만 센터 관계자 등이 십시일반으로 낸 자금과 대구변호사회 등의 도움으로 시작은 작지만 내실있는 인터넷방송으로 키워갈 생각입니다. 또 자체 제작 뿐 아니라 전국의 다문화지원센터 90여곳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국의 소식을 제공받는 한편 계명대, 경일대, 영남이공대 등 지역 영상미디어과 관련 대학생 20여명이 자원봉사로 제작을 지원하게 됩니다. -어떤 콘텐츠를 담게 되나▲5개의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전국 각지의 다문화가족 소식을 전달하는 `나비뉴스`, 다양한 정보를 전문가 대담 형식으로 소개하는 `나비칼럼`, 고국에 있는 가족과 친지 등에게 자신의 소식을 전하는 `영상편지`, 장기자랑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도록 하는 `장기자랑`, `한국어 및 영어교육방송` 등입니다. 특히 나비뉴스의 경우 이주여성들을 리포터와 사회자 등으로 등장시켜 다문화가족이 직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2009-09-21

자연보호중앙연맹 포항출신 이수광 총재

“독도문제 좀 더 관심 갖고 적극적인 태도 취해야”포항출신의 이수광 자연보호중앙연맹 총재는 약 30년째 독도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경영학박사이자 공인회계사로서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회계법인인 안건회계법인을 창립해 회장까지 지낸 이 총재는 스킨스쿠버다이빙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수중탐험대를 창설해 현재도 대장을 맡고 있고, 서울대학교 해양연구소 여름 바다학교 교장도 맡고 있다. 지난 2001년 10월에는 독도중앙연맹을 창립해 총재로 봉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독도 명예특별시장을 맡고있다. 이런 자연보호운동과 함께 나라 사랑에 대한 열정 때문에 최근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 한국위원회 수석부회장도 맡게 됐다. 이 총재를 만나 다채로운 이력에 얽힌 이야기와 에피소드, 그리고 독도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편집자주회계법인 회장으로 지내면서 시간·경제적 여유 생겨 사회봉사 시작 국내 최초 독도 해저지형 연구논문 발표… 독도 명예시민 운동 전개 -먼저 고향 이야기를 들려주시죠. ▲저는 포항시 북구 남빈동 412번지에서 태어났습니다. 죽도시장 앞쪽이어서 해변가 마을이었고, 송도해수욕장은 저의 놀이터였죠. 6·25때 대구로 피난 나오게 됐고, 대구 달성초등학교와 계성중학교를 거쳐 계성고를 다니다 서울로 전학해 선린상고와 건국대학교 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공인회계사 생활은 어떻게 시작했습니까. ▲대학교를 졸업한 뒤 신한제분에 입사해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직장에 다니면서 시험을 준비해 1968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 뒤 금성화섬이란 섬유회사에 다니다 1976년부터 공인회계사 개업을 했는데, 처음에는 아주회계법인 대표를 맡았다가 안건회계법인을 창립해 대표와 회장까지 지냈죠. -자연보호중앙연맹 총재를 맡았는데, 처음 여기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입니까. ▲공인회계사로서 회계법인 대표와 회장을 지내면서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있었기에 사회봉사 차원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특히 스킨스쿠버 다이빙이란 자연친화적인 취미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보호운동을 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기도 했구요. 1977년 자연보호중앙연맹에 가입해 활동하기 시작해서 32년째 꾸준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배운 것은 언제이며, 어떻게 배웠습니까. ▲처음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배운 것은 대학 다닐 때니까 약 45년쯤 됐을 것 같네요. 그때는 잠수장비가 없어서 군 특수부대인 UDT에서 쓰던 장비가 나오면 그걸 갖고 어깨너머로 배웠죠. 어렸을 때부터 수영이 몸에 밴 상태였기에 남들보다는 쉬웠습니다. 그래서 동호인들을 모아 한국수중탐험대를 창설했고, 매년 여름에는 청소년 해양학교를 열어 학생들에게 수중탐험을 가르쳤습니다. 그게 1979년 무렵이었으니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만도 30년쯤 됐네요. 제게 스킨 스쿠버다이빙을 배운 사람이 1만명이 넘을 것입니다. 야간 수중 다이빙도 많이 했습니다. 특히 방송국 카메라 기자들에게 수중촬영을 하는 것은 거의 제가 가르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MBC에서 방송용 ENG방수카메라를 처음 가져온 이후 수많은 방송국 사람들과 연예인들이 스킨스쿠버와 함께 수중촬영을 배웠죠.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수중촬영 전문가가 많이 늘었습니다.(웃음) -스킨스쿠버 다이빙 전문가로서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 데, 소개해 주시죠. ▲건국대 상학과를 다닐 때 해양학술조사를 많이 다녔어요. 당시 거문도와 백도의 학술조사를 나갔을 때 얘기입니다. 백도 동굴 수중탐사를 하면서 랍스터가 많이 있길 래 채집을 하고 있는데, 상어가 나타났습니다. 바깥에 대 놓은 배에서는 비상이 걸렸죠. 모두들 정신없이 피하느라고 난리법석을 피웠는데, 다 피했다고 한숨 돌리고 보니 제가 아직도 나오지 않은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상어에게 공격을 당한 것 아니냐`며 크게 걱정을 하고 있었나 봐요. 저는 랍스터 채집에 빠져서 상어가 나타난 것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눈치를 챘습니다. 그러나 저는 미리 마을주민들에게 그곳에 가끔 상어가 나타나는 데, 망치 상어종류로서 사람을 공격하는 성향은 별로 없다는 얘기를 들어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바다 바닥에 가만히 앉아 상어를 관찰하다가 상어가 다른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채집망까지 챙겨서 배로 귀환했습니다. 일행은 저의 침착, 대담무쌍한 행동에 탄복했고, 저는 그때 완전 영웅(?)이 됐죠. -독도 학술조사를 많이 하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사연이 있습니까. ▲1981년쯤 독도문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독도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1956년에 산악연맹 등반대가 낸 자료가 있었는데, 정작 바다에 대한 학술자료는 하나도 없었죠. 그래서 `우리 땅인 데,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해 학술조사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당시 자연보호협회가 각계 전문가로 구성한 독도종합학술조사단을 구성했는데, 그때 수중탐험대장을 맡으면서 독도와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그때 조사단장은 서울대 홍순우 교수였는 데, 당시 조사 보고서로 제가 낸 논문이 `독도의 해저지형`입니다. 이게 국내 최초의 독도 해저지형에 대한 연구논문이어서 그 뒤로 여러 논문에 많이 인용됐죠. 1995년 제2차 울릉도 및 독도 자연실태 종합학술조사단이 구성됐는 데, 그때는 제가 부단장을 맡아 조사활동을 펼쳤고,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회에 걸친 독도의 동도, 울릉도에 대한 자연실태종합학술조사단에서는 제가 단장으로 조사단을 이끌었습니다. 독도처럼 영토분쟁의 가능성이 있는 땅은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많아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앞으로도 독도에 대한 학술조사는 계속돼야 합니다. -독도중앙연맹 총재이자 독도명예특별시장으로도 일하고 있는데, 사연을 소개하신다면. ▲독도 학술조사를 하고, 독도에 대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과 모임을 하다가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2001년쯤에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독사모)를 결성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툭하면 일본에서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독도를 명예 특별시로 선포, 명예시민을 다수 등록해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은 국가차원에서 독도를 차지하기 위한 교묘하고 장기적인 포석을 놓고 있습니다. 1999년 신한일어업협정으로 영역을 슬금슬금 넓히더니 독도 근처에서 어업을 하는 어민을 위해 독도에 의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의사를 허용하면 그다음에는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병력을 파견한다는 얘기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독도에 살지는 않더라도 독도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독도의 명예시민이 되어 활동하는 방안을 생각해 낸 것입니다. 결국 2007년 1월1일 울릉군민회관에서 회원 200여명과 함께 독도 명예 특별시를 선포했습니다. 현재 특별시민으로 울릉도 주민을 포함해 1만5천명이 등록돼 있는 데, 목표는 100만명입니다. 언론에도 크게 떠들지 않고, 자연보호연맹과 함께 조용히 민간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도를 명예 특별시로 선포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무엇입니까. ▲독도에 대한 실효적 점유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독도 명예시민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독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독도의 학술적 가치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관광목적이든 학술목적이든 독도에 자주 감으로써 독도가 우리 땅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정부가 이런 운동을 주도하면 당장 해결될 성질의 문제도 아닌데, 일본과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빚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은 민간 차원에서 주도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명예시민 확장운동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명예시민 목표가 100만명인 것은 100만명이 특별시가 되기 위한 최소 인구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등록할 때 명예시민에게 1만원씩의 등록비를 받고 있는데, 순수하게 십시일반 시민의 힘으로 독도를 지키겠다는 의미입니다. 독도 명예특별시민은 천연자원인 독도의 자연을 보호하는 운동과 독도에 대한 자료수집활동, 교양강좌, 간담회 개최 등을 통해 각종 문화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회원이 어느 정도 모이면 서울에 독도박물관을 짓고, 독도를 지킨 안용복 장군, 홍순칠 대장 등 33명의 동상도 건립할 예정입니다. 울릉도에 있는 독도 박물관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고, 사람들이 접근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독도를 피부로 느껴야 합니다. 동도와 서도의 교통로를 개설하는 것도 계획 중 하나입니다. -끝으로 독도 지킴이로서 널리 알려져 있는 데, 바라는 게 있다면. ▲독도가 중요한 까닭은 섬 자체보다 주위를 둘러싼 거대한 바다영토 때문입니다. 다만 일본은 항상 독도에 관심을 보이며, 총선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 탈환이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고, 자위대가 가상 독도 상륙훈련을 하는 등 국가차원에서 독도문제에 접근하고 있는데, 우리는 일본 측의 망언이 있을 때만 관심을 보이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정부도 독도 문제에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09-09-21

포항 보경사

어느 고장이나 그곳을 대표하는 혹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이 있다. 포항에도 많은 산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산이 운제산, 비학산, 내연산이다.오늘 소개할 보경사를 품은 내연산(710m)은 포항시 송라면과 죽장면 그리고 영덕군 남정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원래 종남산(終南山)이라 불리다가 신라 진성여왕이 이 산에서 견훤의 난을 피한 뒤에 내연산(內延山)으로 개칭한 것으로 전해진다. 긴 계곡을 끼고 연결되는 등산로와 12폭포 등 수려한 경관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1733년에는 겸재 정선이 청하 현감으로 와서 내연산 폭포를 화폭에 담은 진경산수화가 지금도 남아서 전해진다. 포항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영덕 방향으로 가다 보면 송라면에서 보경사 방향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우측으로 진입 후 마을 길을 따라 5분여 정도 가다 보면 보경사 주차장이 보인다.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25년(602년) 중국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대덕(大德) 지명(智明)에 의해 창건되었다. 지명은 왕에게 자신이 진나라의 한 도인에게 받은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입을 막고 이웃나라의 침략을 받지 않으며 삼국을 통일할 수 있다고 하였다. 왕이 기뻐하며 지명과 함께 동해안 북쪽 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해아현(海阿縣) 내연산 아래에 있는 큰 못 속에 팔면경을 묻고 못을 메워 금당(堂)을 건립하고 나서 보경사(寶鏡寺)라 하였다.한편, 조금 늦은 시기의 기록이지만 1588년에 쓰인 `보경사금당탑기`에 적힌 보경사의 창건 동기는 약간 다르지만, 지면의 한계로 소개하는 힘들고 여기에도 `십이면원경`과 `팔면원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팔면보경이 보경사의 창건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보경사는 창건 이후 성덕왕 22년(723년)에는 금당 앞에 5층 석탑을 조성하였고, 경덕왕 4년(745년)에도 중창하였다. 그리고 고려 고종 1년(1214년)에 승방 4동과 정문을 중수하고 범종. 경(磬). 법고 등도 완비하였다. 조선 숙종 3년(1677년)에 중창불사를 시작하여 1695년에 가을에 준공하였으며, 삼존불상과 영산전의 후불탱화도 조성하였다. 영조 1년(1725년)에는 성희와 관신이 명부전을 옮겨지어서 단청(丹靑)하였으며, 성희는 괘불을 중수하였는데, 이때의 사세가 가장 컸다고 전해진다.근대에 와서는 일제강점기인 1916년부터 1921년까지 전당과 탑을 중수하였고, 1932년에는 대웅전과 상지전을 중수하였으며, 1975년 이후 약간의 단청 불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보경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적광전(寂光殿)인데 주존인 비로자나불과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셨다.창건연대는 알 수 없고 1678년(숙종 3년)에 중건한 후 몇 차례의 중수가 있었다. 적광전 앞에 5층 석탑이 있다. `보경사금당탑기`에 의하면 신라 성덕왕 22년인 당나라 혜종 계해년(723년)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탑의 양식으로 보아 당나라가 아닌 고려 현종 14년인 계해년(1023년)으로 추정하고 있다.전체적으로 가늘고 길어 날렵함과 상승감이 돋보인다. 1층 몸돌 앞뒤로 자물쇠와 문고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이곳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셨다는 의미이다. 적광전과 대웅전을 지나 계단 우측을 보면 작은 전각이 보이는데, 보물 제252호인 원진국사비(圓眞國師碑)이다.고려 중기의 승려인 원진국사 신승형(申承逈)의 탑비이다. 원진국사는 경북 상주 사람으로 성은 신씨, 자는 영회, 법명이 승형이다. 1215년 대선사의 지위에 오른 후 왕명에 의하여 보경사의 주지로 부임하여 만년을 보냈다.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의하면 고종이 사람을 보내어 여러 차례 왕사(王師)로 봉하려 하였으나, 끝내 왕사의 지위를 사양하였다. 1221년 원진국사가 51세로 입적하자 고종이 국사(國師)로 추증하고 `원진`이라는 시호(諡號)를 내렸다.비는 입적 3년 뒤(고종 11년. 1224년)에 세워졌는데, 비문은 당대의 문신 이공로가 지었고 김효인이 썼다. 이 비문은 구양순체의 글씨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활달함을 잘 살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신을 높이 183cm, 너비 104cm, 두께 17cm이다. 원진국사비를 등지고 바라보면 원진국사부도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인다. 작년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었는데 지난 봄부터 공개되고 있다.담장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5분정도 올라가면 소나무 숲에 보물 제430호인 원진국사부도가 보인다. 평면 팔각을 기본으로 한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의 부도로 높이 4.5m이다. 부도는 승려의 묘탑(墓塔)이란 뜻이다. 원진국사 부도는 팔각을 기본으로 중심에 장대석을 이용하여 넓은 탑구를 마련하고, 중앙에 사각형으로 된 지대석을 놓았다.하대석은 3단의 팔각석재로 되었다. 밑의 2단은 표면에 아무 조각이 없고, 상단은 복련석으로 윗면에 단엽의 연화문 32판을 조각하였으며, 그 중앙에는 2단의 각형 굄이 있어 중대석을 받치고 있다. 중대석은 각 모서리에 우주형이 있을 뿐 아무런 조각이 없다. 팔각의 탑신이 길고 커서, 부도의 높은 느낌이 강조되고 있다. 탑신에는 적광전 앞의 5층 석탑처럼 자물쇠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 역시 사리가 보관되어 있다는 뜻이다.건조연대는 사찰 경내에 있는 원진국사비 명문에 따라 1224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경사만을 살펴보려면 두 시간 정도면 가능하지만, 그보다는 한나절의 시간을 내서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내연산 등반도 꼭 같이 권하고 싶다. 가을이 서서히 깊어간다. 이번 주말도 좋고, 아니면 좀 더 기다렸다가 단풍이 깊어가는 계절에 보경사와 내연산을 찾으면 이 가을이 더욱 깊고 풍성하게 느껴질 것이다./photokid@kbmaeil.com

2009-09-18

`트럭`

가족사랑 담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영화`악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격렬히 발버둥치는 생존본능`트럭`은 `호로비츠를 위하여`로 2007년 대종상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권형진 감독의 범죄 스릴러 영화이다.성실하고 정직한 트럭 운전사 철민(유해진)에게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온다. 심장병을 앓던 딸이 중태에 빠진 것이다. 당장 수술비 6천만원을 마련해야 하는 철민은 최후의 수단으로 도박판에 끼어들지만 오히려 트럭까지 내주는 상황에 처한다. 자신을 사기 도박판에 빠뜨린 자를 쫓던 그는 조직폭력단의 두목이 여러 명의 사람을 죽이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결국 시체를 몰래 처분하는 일을 떠맡게 된다. 딸을 살리기 위한 일념으로 산골로 향하던 그는 사이코 연쇄살인범 김영호(진구)를 태우게 되면서 더 커다란 위험에 빠진다.차려놓은 재료로만 판단한다면 `트럭`은 꽤 먹음직스런 스릴러영화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순박한 주인공, 검은 함정과 불가피한 상황, 그리고 여기에 덧씌워지는 또 하나의 올가미까지, 요리하기에 따라 이 영화는 공포감과 긴장감을 갖춘 짜릿한 오락물이 될 수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악의 늪속으로 빠져드는 주인공이 그곳에서 벗어나오기 위해 격렬히 발버둥치는 모습은 진한 자극과 카타르시스를 주게 마련이다.`연쇄 살인마의 피의 잔치`지독한 광기 품은 살인본능그러나 가장 앞서 눈에 들어오는 결함은 우연성이라는 요소가 이야기의 중요 매듭마다 배치됐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극도의 긴장감과 흥미가 발생하는 중차대한 순간에서 우연을 남발한다. 화물칸에 피가 흥건한 시체들이 쌓여 있고, 조수석에 희대의 연쇄살인마가 탄 이 트럭이 경찰의 엄중한 검문을 받는 숨막히는 상황조차 안이한 해결방법 때문에 긴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이 영화의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 각 장면들이 의미화되지 못한 채 산만하게 배치됐다는 점도 흠. 영호의 주관적 진술 장면이나 샛별(이채영)의 돌연한 등장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거나 서스펜스를 증폭시키기보다 오히려 집중을 방해한다. 이유야 어쨌건 악과 내통했던 철민에게서 파우스트의 딜레마를 느낄 수 없게 하는 마지막 장면도 수긍하긴 어렵다.그리고 캐릭터의 설명 부분에 있어서도 사실적이고 디테일한 상황의 유해진과 달리 진구의 경우 많은 부분이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이유로 그토록 지독한 살인마가 되었는지 대한 연결고리가 더 깊이 있게 드러났더라면, 간혹 보이는 진구의 눈물고인 연기에 대한 이해의 정당성과 다양한 감정의 호흡이 뒤엉키며 그의 광기에 더욱 힘을 실어 주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다소간의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 하더라도 `트럭`은 전체적인 합으로 보면 계속되는 긴장감으로 이어지는 꽤 괜찮은 스릴러가 된다.`트럭`은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보고나서 가슴에 돌덩이 몇 개가 얹힌 듯한 무거운 스릴러 영화가 아니다. 아마도 가족의 사랑에 기반을 두고 이끌어 나가는 처음과 마지막의 이야기 구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더 세고, 더 하드하며, 복잡해서 머리를 쓰며 반전을 원하는 관객의 기호에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스릴러로서의 기본인 스릴감은 분명 잘 갖추고 있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2009-09-18

포항시새마을회 김희수 회장

“창의·녹색·통합 새마을운동 펼칠 터”기계면 문성리서 발상… 전국으로 확산 큰 의미“52만 포항시민 자부심·열정 갖고 지켜봐 주길” 시행 초창기 단순한 농가 소득 배가로 시작해 점차 도시와 직장, 공장까지 확산되면서 전 국민 의식개혁운동으로 승화된 새마을 운동.대한민국이란 국가의 초석이 된 이 운동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획기적인 농촌개발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17일 포항에서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이 개관식이 열렸다.52만 포항시민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 개관의 의미 등에 대해 포항시새마을회 김희수사진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포항시 기계면 문성리의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 개관의 의미는.▲기계면 문성리는 지난 1971년 9월17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국의 시장군수는 문성동과 같은 새마을을 만들어라`고 지시한 곳이다. 새마을운동은 `우리도 잘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근대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으로 만든 국민정신결집운동이다. 기념관이 가지는 의미는 문성리에서 발상된 새마을운동이 전국으로 퍼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크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새마을정신은 자조·자립·협동으로 알고 있다. 이를 현재 21C에 맞게 변형시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과거 새마을 정신의 의미는 아껴쓰고 스스로 하고 이웃을 돕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21C에 맞게 변형시킨다면 창의와 녹색(정신), 통합으로 선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대에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소다. 성장과 함께 환경도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정신이 새마을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포항시새마을회는 창의·녹색·통합의 제2새마을운동정신을 펼쳐나갈 계획이다.-개관식과 함께 열린 새마을문화제는 기존 새마을지도자 한마음대회가 승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제가 가지는 의미는.▲기존의 새마을지도자 한마음대회는 23개 읍면동 새마을단체 700여명이 1년동안 벌인 봉사활동 등을 평가하는 자리다. 서로 격려하고,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새마을문화제를 통해 많은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새마을문화제를 통해 포항시 각 읍면동에 산재돼 있는 민속 문화제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새마을발상지와 관련, 최근까지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 얼마 전에 사용금지가처분 신청이 각하됐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현재 이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기보다는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말을 하고 싶다. 새마을운동이 포항에서 발상했다는 것에 대해 52만 포항시민이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관심 있게 지켜봐 주길 바란다. /김남희기자

2009-09-18

깨진 접시를 맞추자

생활하다 보면 유리잔이나 찻잔을 깰 때가 있는데 깨진 파편들은 아주 날카로워 치울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크고 작은 조각 모두 날이 서 조금만 부주의 하면 손을 베기 때문에 부스러기까지 모두 줍는 것은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줍다보면 느끼게 되는 것이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깨진 조각들은 하나 같이 날카롭고 삐죽하다. 무디거나 둥근 형태가 없다. 특히 작은 조각들은 더욱 예리하다. 본래 이 조각은 유리잔과 찻잔이었다. 그 때 우리는 담을 수 있는 공간과 부드러운 곡선을 갖춘 지금과 다른 그것을 고맙게 사용했다. 그러나 부서지면서 형태는 망가지고 담을 공간도, 둥글고 부드럽던 곡선도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날카로운 직선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 파편들을 하나씩 주워 맞추다 보면 날카로운 각이 궁극에는 둥근 원의 모습, 곡선의 어느 부분을 이루었던 조각임을 보게된다. 둥글게만 보였던 원도 사실은 날카로운 직선들의 조합이었던 것이다. 각각의 조각들이 자기자리를 찾는 순간 그것들이 가졌던 부정의 날카로움은 사라진다. 이제 그곳에는 파편이 아닌 전체가 있다. 그 조각이 있던 곳은 찾을 수 없다. 그것은 그 안에서 변화를 통해 바뀐 것이다. 그것을 어울려 합쳐졌다(화합)고 한다. 사회에는 각양각색의 주장이 있다. 옳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르다는 사람이 있고 긍정적 수용이 있으면 부정적 거부가 있다. 생각들이 차고 넘친다. 그러나 큰 틀의 관점에서 그들을 대하면 결국 하나의 줄기로 모아지고 우리 사회의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알게 된다. 또한 보잘것 없는 주장, 부스러기의 생각이라도 그릇의 공간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임을 깨닫게 된다. 다만 지금은 떨어져 나와 있기에 불필요하고 위험하게 보일 뿐이다. 본래자리에서 그것은 전과 다름없는 역할을 하게 된다. 파편의 날카로움에 손을 베인다며, 생긴 모습이 다르다며 버린다면, 그 그릇은 다시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후에 화합이 시대의 중심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 모두 이 주제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화합이 정치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계층이나 기업, 세대 등 어디든 화합의 맞잡음은 필요하다. 상위계층과 하위계층, 사용자와 노동자, 신·구세대의 대립각은 부둥켜 안는 수용의 과정을 통해 바뀌는 것이다. 이것이 함께 사는 상생의 이치이다. 대적은 서로를 피폐하게 만든다. 상생은 서로의 삶을 내 삶으로 들어오도록 이끄는 것이다. 여기서 화합의 가능성이 싹튼다. 살펴보면 서로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 기쁘게 모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살표보라. 얼마나 많은 인연들로 우리삶이 지탱되고 있는가를. 깨어진 파편의 날카로움만 지적하지 말자. 깨어진 조각이 어떻게 날카롭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서로가 필요하다. 화합은 상대의 존재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전제되기에 하나로 모일 수 있는 것이다. 화합은 합리적 변화를 가능케 한다. 그것이 서로 상생하는 지혜의 길이다.

2009-09-17

“특산물 있어 더욱 풍요로운 한가위”

영주지역 특산품영주·풍기인삼, 면역력 강화 효과 탁월불포화지방산 함량 높은 한우는 맛 일품 천혜의 비경, 한국의 알프스, 어머님의 품속과 같은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영주시는 뛰어난 자연환경으로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한 농특산물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영주시는 사람이 살기 가장 좋은 고장으로 정감록에 기록된 10승지 가운데 그 으뜸으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명당중의 명당이다. 영주시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은 웰빙 문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그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영주·풍기인삼 영주·풍기인삼은 국내 재배삼의 최초 재배지로 1542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신재 주세붕 군수가 산삼의 씨앗을 채취, 재배에 성공한 것이 국내 재배삼의 효시가 됐다. 다른 지역의 인삼에 비해 사포닌 함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삼의 암에 대한 5대 효과로 식욕증진, 체력증가 등으로 전신의 기능을 강화하고, 적혈구, 적색소를 증가해 빈혈을 개선시킨다. 백혈구 특히 임파구를 증가시켜 저항력을 강화시키며, 면역 글로블린의 변동으로 암에 대한 면역력을 생성하고 미지성분에 의한 암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신종인플루엔자 급증과 함께 인삼이 면역력을 강화시킨다는 효능이 알려지면서 인삼제품 구매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주요판매장 풍기인삼협동조합(054-636-2714) 풍기인삼생산자판매인조합(054-636-5634) (사)풍기인삼시장(054-636-7948) 풍기인삼홍삼센터(054-632-3989) (사)풍기산법인삼시장(054-636-3450) 소백산인삼시장(054-632-2255) 풍기토종인삼시장(054-638-3489)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054-636-4114) 풍기인삼공사영농조합법인(054-638-2304) 소백인삼영농조합법인(054-636-3725) 정일품인삼사(054-638-2323) e-좋은인삼사(054-636-2349) 삼지원홍삼제조원(054-638-2718) 지구촌홍삼(054-638-1200) 중앙인삼사(054-637-2788) ◆영주한우 영주한우는 소백산 기슭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좋은 토양에서 자라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많으며 쇠고기 특유의 향이 깊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주한우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유아 발육의 필수적인 요소인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한우고기의 맛을 판단하는 고기의 육질, 향미, 다즙 부분에 있어 타 지역의 한우에 비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우의 등급은 육량등급과 육질등급으로 나눠지고 육질등급은 마블링의 기준이 되는 근내지방도 기준에 따라 A++, A+, A, B, C의 5단계로 등급이 나눠진다. 영주 한우는 천혜자연환경과 최적의 사양관리로 우량등급 출현율이 높아 전국 최고 한우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주요판매장 풍기 횡재먹거리한우숯불촌(054-636-6705) 영주농협파머스마켓(054-639-3300) 영주농협중앙점 하나로마트(054-636-9550) 축협한우프라자(054-631-8400) 축협본점하나로마트(054-635-4342) 축협하망동하나로마트(054-631-0245)/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영양지역 특산품빛깔 곱고 맛 좋은 고춧가루 소비자들 선호품 천혜의 자연환경에 친환경농업으로 재배되는 영양지역의 농산물은 맛과 품질은 물론 안전성까지 확실히 보장하고 있다. 특히 300년 전통의 앞선 재배기술로 생산되는 영양고추는 빛깔이 곱고, 맛이 좋아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해마다 판매량이 급신장하고 있는 추세다. ◆빛깔찬 고춧가루 국내 1%명품을 고집하며 영양고추 중 우수품종을 육종부터 수확까지 농가와 계약재배를 거쳐 잘 익은 홍고추를 최첨단 가공시설을 통해 생산하고 있는 영양 빛깔찬 고춧가루. 홍고추의 2회 세정과 살균·건조·분쇄 및 에틸알콜의 위생적 최신공법으로 잔류농약 불검출, 대장균 음성 등 제품의 우수성을 인증받고 있다. 고춧가루의 신미성분, 입자크기에 따라 김치, 양념, 고추장용 등으로 나눠 100g, 300g, 1kg, 3kg 등 소비자 기호에 맞게 다양한 규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빛깔찬고춧가루는 고효율 연속 건조기에 의한 저온 단시간 절단건조로 홍고추의 자연색과 맛이 살아 있고 비타민A는 100g당 당근과 시금치의 10~25배, 비타민C는 100g당 딸기와 사과보다 5~40배가 많은 등 영양성분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빛깔찬 고추가루는 연간 298여t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중 50t 정도는 매년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고춧가루로 국내 처음으로 지리적표시제 등록과 2006년 식품의약품안정청 HACCP 적용업소선정, 2006년 디자인 대상수상,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명품 브랜드 인증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판매가격은 500g(1만2천원), 1kg(고추장용 2만5천원, 양념용 2만4천원) 3kg(7만2천원). 문의처 영양고추유통공사(054-682-9795) 및 영양군농산물직판장(682-9797). /권윤동기자 ydkwon@kbmaeil.com예천지역 특산품소백산 끝자락서 만든 금당꿀의 달콤함◆금당꿀 곤충의 고장 청정예천의 대표 특산품으로 금당꿀이 있다. 예천금당양봉영농조합법인(대표 박우상)에서 생산하는 금당꿀은 소백산 끝자락에 자리한 십승지지 중의 제일 고장인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 마을에서 생산된다. 큰 일교차를 이용해 100% 아카시아를 주된 밀원으로 생산되며 맛과 향이 뛰어나고 품질강화를 위해 수분제거기 및 소분기 활용과 고품질 보관을 위한 저온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또 경북도 우수농특산물 인증서를 받았고 보건환경연구원에서 탄소동위원소검사(설탕분 적출검사)를 거쳐 생산되는 최고의 벌꿀이다. 로얄제리를 생산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에 수출도 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신뢰를 돕기 위해 3배 보상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판매가격은 봉개꿀(도자기) 1.4㎏에 5만원, 금당꿀 2.4㎏에 4만원, 금당꿀선물세트 3개입 3만5천원이다. 구입문의는 인터넷 www.gdhoney.com이나 011-9573-8645로 하면된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영덕지역 특산품한입 베어물면 입안 가득 짙은 수박향◆황금은어 영덕 오십천에는 태고 시대부터 은어가 서식해 왔으며, 은어의 아가미 밑에 황금 띠를 두르고 있어 황금은어라 한다. 짙은 수박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며, 이 은어는 예로부터 수중 군자 또는 청류의 귀공자로 불렀는데, 금테두름 진상품으로 임금님 수라상 진상품 가운데 하나다. 영덕군은 신활력사업으로 영덕 황금은어 복원사업을 시행, 각종 황금은어 제품을 출시했다. 추석을 앞두고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며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소규모 포장으로 조합된 선물세트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영덕 황금은어는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의 영양분이 풍부해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 주는 자연 건강식품이다. 구매문의는 영덕황금은어영어조합법인(054-733-8839)로 하면 되며 가격은 요청에 따라 1만5천원 이상 가능하며 조미된 제품은 1세트 3만원이다. /이상인기자 silee@kbmaeil.com

2009-09-17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는 수직문화

`몰입의 즐거움`의 저자인 칙센미하이는 그의 이론을 설명한 체계 모델에서 창의성은 개인만 잘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생활하는 사회, 문화적 배경도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는 아무리 개인의 창의성이 뛰어나더라도 사회, 문화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면 한 사람의 창의적인 재능은 빛을 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초연 당시 관객과 평가단으로부터 심한 혹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작품성을 인정받게 된다. 창의성을 수용하고 계발하기 위해서는 좋은 문화적 풍토가 필요하다. 문화에는 수직문화와 수평문화가 있다. 수직문화(Vertical Culture)는 `심연문화` 혹은 `뿌리문화` 라고도 하는데 한 인종의 뿌리, 즉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전통적인 가치들로 구성된다. 종교, 관습, 사상, 언어, 고전문학, 음악, 역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문화는 일시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와 대비되며 인간 내면의 깊은 생각을 필요로 한다. 수평문화(Horizontal Culture)는 깊은 사상이 없는, 표면에 나타난 문화이다. 이 문화는 일시적인 유행과 같은 외형적이고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것들에 가치를 둔다. 물질, 권력, 명예, 성(SEX), IQ 중심 사고, 외모지상주의 등 전통적인 가치 보다는 일시적인 만족과 쾌락을 얻는데 관심을 두는 문화이다. 두 문화와 창의성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수평 문화가 `지식`의 형태로 나타난다면, 수직 문화는 `지혜`의 형태로 나타난다. 수평 문화가 `IQ`와 경쟁원리를 중시한다면 수직문화는 `EQ`와 나눔의 원리를 중시한다. 창의성은 지혜의 형태로 나타나고 소통과 나눔을 통해서 더욱 발전하기 때문에 수직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창의성이 잘 자랄 수 있는 이러한 문화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요즘 어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성인용 TV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같이 시청한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기성 가수 흉내를 내거나 섹시한 춤을 추면 박수를 쳐 주는 분위기이다. 학예발표 때도 내용과 의미 보다는 눈요깃거리를 찾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 아이들은 수직문화 보다는 수평문화에 점점 물들고 있다. 수평문화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수직문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않은 채 일시적인 만족과 쾌락을 좇는 수평문화에 길들게 되면 질 높은 삶을 추구하기가 어렵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국제변호사로 활동한 앤드루 서터는 그의 책 `세계에서 통하는 사람을 만들어라`에서 유대인들이 결코 머리가 좋아서 세계적인 인물을 많이 길러낸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서터는 유대인 부모들이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실천을 잘 하기 때문에 자녀교육에 성공했고 세계적인 인물을 많이 길러낼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첫째, 책장에 책을 가득 채우라. 둘째, 조건 없이 지켜보라. 셋째,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고 감동을 주라. 넷째, 아이를 뛰어나게 만드는 말을 하라. 다섯째, 믿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라. 여섯째, 부모가 `보스`라는 것을 잊지 말라. 일곱째, 때가 되면 독립시켜라. 이렇게 가정에서 정성을 기울여 시킨 수직문화 교육이 흐트러질까봐 이웃집끼리도 서로 상대편의 가정교육을 존중하고 수평문화를 경계한다는 유대인의 정신을 우리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Create yourself!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2009-09-16

내가 만난 소중한 사람들 (1)

포항시 자원봉사센터 봉사수기 청소년부문 최우수상한 림오천고 2나에게는 초등학교 시절과 중학교시절을 함께 보낸 잊지 못할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얼굴도 잘 생겼고 키도 큰 친구이며 음악적인 감각도 뛰어나 클라리넷과 장구를 잘 쳤다. 또한 국기나 상표도 잘 그렸다. 단지 그는 자신만의 세계 속에 살아가고 있는 자폐증을 가진 친구였다. 그 친구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났다. 선호와의 첫 느낌은 솔직히 `얘는 뭔가?, 왜 혼잣말을 할까?` 하는 우리와 `다르다`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그 이상의 관심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호의 어머니께서 선호와 사이좋게 지내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와주라며 나에게 빵을 사주셨다. 그 다음날 나는 왠지 모를 의무감을 느껴서 알림장을 써주며 화장실과 음악실 등을 함께 다니며 학교생활을 보냈다. 선호와의 첫 만남이 나에게는 봉사의 시작이자 장애우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였다. 초등학교을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선호와 나는 같은 반이 되었다. 나와 선호는 같은 아파트에 살기에 아침 등교 때마다 선호의 집으로 찾아가 함께 등교를 했고, 내가 시간이 늦어지면 선호는 우리 집에 찾아와 `한림아 학교 가자` 하며 지내던 중, 1학년을 거의 마칠 무렵 담임선생님께서 나에게 선호와 2학년을 같이 생활해보라는 제안을 하셨을 때 솔직히 그 순간 많은 고민이 되었다. `선호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망설임 끝에 2학년 생활도 함께 하게 되었다. 그런 인연으로 3학년 때 역시 선호와 같은 반을 지내며 중학교 생활을 마쳤다. 물론 중학교생활에서 선호와 생활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다. 늘 같이 다니다보니 나도 선호처럼 장애인으로 보는 친구들도 있었고 다른 친구들과 놀고 싶어도 선호를 혹 괴롭히는 친구들이 있을까? 늘 긴장을 하였다. 또한 선호는 나만 찾았다. 지금은 일반계 고등학교 특수학급에 다니는 선호로 인해 중학교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면 아마 선호와 함께 등·하교 길을 함께 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RCY라는 단체에 가입했다. RCY에서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밑반찬을 나눠 주며, 노인복지시설과 장애인 시설도 방문하며 소외된 어르신께 말동무도 되어 드리고. 목욕보조, 레크리에이션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올 1월에는 충북 음성에 있는 `꽃동네`를 방문하여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2박 3일 동안 중증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였다. 벨을 누르고 들어간 순간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철조망으로 된 다중 문이었다. 그 뒤엔 사람의 정을 필요로 하는 친구들이 호기심 반 경계심 반의 눈으로 나를 응시하였다. 잠깐이었지만 정말로 무서웠다. 머리에는 수술자국이 있고 팔과 다리는 앙상했으며, 혼잣말을 하며 돌아다니는 그 모습은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순간 `이건 정말 아니다`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레 겁을 집어 먹고 있는 나에게 담당 선생님께서는 웃으시며, 먼저 친구들과 어르신에게 악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라고 하셨다. 그 순간 조금은 망설였다. 그런데 막상 그들의 손을 먼저 잡으니, 그 친구들도 나에게 진심으로 반가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차츰 두려움이 사라졌고 얼마 후에는 자연스럽게 접촉하며 운동도 함께 하였다. 그 곳에서 생활하는 친구들 중 한 명은 나에게 웃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새삼 내가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이고 사고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선택받은 일이라고 느껴져 감사했었다. 계속

2009-09-16

우주 비행사

우주 비행사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우주 비행사는 우주 비행을 하기 위해 특별히 훈련을 받는 비행사로, 대담하고 용기가 있으며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선발된다. 우주 비행사는 우주선을 조종하는 능력과 함께 과학 실험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하다. 우주에서 아픈 사람이 있으면 치료해야하므로 승무원 중 한 사람은 의학적인 지식도 갖춰야 한다. 우주 비행사들이 서로 화합하여 좋은 팀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우주선이 이륙하고 착륙하는 시간 동안의 기압에 익숙해지기 위해 엄청난 압력 속에서 버티는 훈련도 거쳐야 한다. -우주 생활=우주에서는 먹고 마시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만약 음식물 부스러기가 우주선 안을 떠다닌다면 정밀한 기계에 닿아 우주선이 고장날 수도 있다. 우주 비행사들의 음식은 모두 진공 포장돼 있고, 물이나 음료수는 액체 방울이 떠다니지 않게 빨대를 꽂아 마셔야 한다. 그럼 우주에서 샤워가 가능할까? 우주에서는 물방울이 둥둥 떠다니다가 전자 장비를 고장 낼 수 있어, 특수한 장치가 있는 방에서 숨이 막히지 않게 호흡 보조 기구를 착용한 채 샤워를 해야 한다. 이때 공중에 분산되는 물방울은 진공 장치를 이용해 빨아들인다. 우주 정거장에서는 물이 아주 귀하기 때문에 샤워를 하거나 탕 속에 받을 받아 놓고 목욕을 즐길 수 없다. 우주에서는 1회용 물수건이나 특수 스펀지에 물을 조금 적셔 몸을 닦기도 한다. 머리를 감을 때에는 물이 필요 없는 샴푸를 사용한다. -잠은 어떻게 잘까?=우주 비행사들은 잠을 잘 때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부딪힐 수 있다. 따라서 벽이나 의자에 몸을 고정하거나 관처럼 생긴 1인용 침실에 들어가서 자야 한다. 우주 왕복선이나 우주 정거장의 승무원들은 보통 침낭에서 잠을 잔다. 침낭을 벽이나 바닥에 단단히 고정하고, 몸이 빠져나가지 않게 침낭을 꼭 잠근 채 잠을 잔다. 자다가 화장실을 가거나 창밖을 바라볼 수도 있다. 바쁜 일정이지만 우주 비행사들에게도 휴식은 필요하다. 지구 궤도에서 가장 흔한 여가 활동은 창밖을 내다보는 것.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승선한 승무원들도 주말과 휴일이 있다. 승무원들은 휴일에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카드놀이를 한다. 또한 우주 정거장 안에는 운동용 자전거와 러닝머신과 같은 여러 가지 운동 기구들도 있다.생각 생각 ▶초등 1.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엔 어떤 것이 있나요? 2. 기사에 나온 우주 생활들을 정리해 보세요. 3. 여러분이 만약 우주에 간다면 어떤 실험을 하고 싶은지 적어 보세요.

2009-09-16

(3) 상처를 위하여

독서 치료 프로그램 중에 빠지지 않는 추천 도서 중의 하나가 김형경의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푸른숲, 2006)이다. 도서관 입구 책꽂이, 눈높이 맞춤하게 꽂힌 그 책이 욕심나긴 했지만 다른 책에 우선순위가 밀리곤 하였다. 분권 두 권짜리가 아무래도 부담이 됐나 보다. 긴 제목만큼이나 사랑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걸까? 그미의 다른 소설 `세월`을 읽을 때도 느꼈지만 작가는 기본적으로 길게 이야기하는 스타일이다. 굳이 두 권짜리일 필요가 있을까 싶게 동어반복에 중언부언하는 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별 불만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건 상처의 우물에서 건져 올린 단물 같은 치유의 힘 때문이다. 이 책의 본질은 상처에 관한 치유이고 곁다리는 권력에 대한 속성쯤이다. 사랑이 세상을 움직일까? 아니면 휴머니즘이? 천만에! 덧씌운 사랑의 환상을 걷어내고, 어쩌면 겉치레일지 모를 휴머니즘의 꺼풀을 벗겨내면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속성은 권력에의 욕망이란다. 따라서 사랑의 실체 또한 환상이나 로맨스가 아니라 욕망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욕망은 다다르기 힘들고, 그 뒤끝은 상처로 남기 쉽다는 것이다. 그 상처가 주체적 삶의 밑거름이 되느냐 아니냐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 상처의 치료과정을 작가는 소설 형식을 빌려 얘기하고 있다. 유능한 건축사 세진은 누가 뭐래도 작가의 분신이다. 세진의 정신 분석 내용을 토대로 여성들의 성과 가치관, 타인과의 관계 등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면담자인 의사와 세진의 정신분석 과정은 경직되어 있지 않고, 현실감 있게 묘사된다. 세진의 여러 문제, 예를 들면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이십대의 성폭행 에피소드 등은 충분한 공감대를 얻어낸다. 세진에게 심리치료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결핍이다. 그것도 유아기의 상처에서 오는 결핍. 그녀로선 부모의 이혼이 가장 큰 트라우마가 되겠다. 결핍의 원인은 자신이 아니라 부모를 비롯한 주변인이다. 심리치료책을 읽기 전에는 잘 알 수 없었던 이런 공공연한 비밀을 깨칠 때마다 마음 밭이 환해진다.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주변인들과의 상충 과정에서 자신의 콤플렉스가 형성되고, 그것이 또 다른 욕망의 출발선이 된다는 점은 매우 공감이 간다. 예를 들면, 아버지 같은 무심한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는 남성관이나, 엄마처럼 희생적인 길을 걷지 않겠다는 내면화 과정도 유아기 이래의 이런 콤플렉스의 산물이라는 게 작가의 관점(아니, 심리학자들의 관점)이다. 이혼 경험이 있는 인혜는 단순하고, 관계지향적인 반면, 독신녀인 세진은 완벽주의자이며 독립적인 캐릭터이다. 내가 볼 때 두 주인공 다 일정부분 작가의 이중분신이다. 작가가 체험한 것을 글로 썼기 때문에 상당한 리얼리티를 확보하고 있다. 그래도 비판적 책 읽기를 한다면 세진과 인혜에게 완전히 공감하기는 힘들었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장악력마저 지닌, 그토록 자주적인 세진이 왜 자신의 상처만큼은 동어반복할까 싶었다. 또한 세진에 비해 단순하고 온정주의자이며 남성 포용주의자이기도 한 인혜가 너무 세진의 입김에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뭍 여성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에서 여성들이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은 있다. 두 주인공이 활동하는 `오여사`클럽을 통해 사랑에 대한 그녀들의 자의식을 들여다보자. 권력욕, 생존 본능, 미적 체험, 인간 사이의 소통 - 그녀들은 사랑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피력한다. 한데,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주인공 세진이 이 모든 견해를 엎어버릴 만한 명쾌한 정의를 내린다. 사랑은 노이로제나 광기이며, 자기 콤플렉스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예를 들면 가난을 상처로 가진 사람은 부자를, 학력에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은 고학력자를, 스스로 약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권력자를 선망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사랑에 대한 각자의 정의가 곧 자신의 상처나 콤플렉스가 된다`는 말에 밑줄을 긋지 않을 수 없다. 삶은 반복되는 시행착오의 부산물이다. 심리치료 전문가들이 권하는 책인 만큼 그 시행착오의 마음 밭에서 언 상처를 일구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소설가)

2009-09-15

한나라당 장애인위원장 대구출신 윤석용 의원

“세상 사람 모두가 예비장애인입니다” 한나라당 장애인위원장을 맡고있는 윤석용(서울 강동을)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면서 국회의원들을 가리키며 한 말이다. 지체장애 2급인 장애인으로서 정상인들과 함께 18대 지역구 총선에 출마해 당당히 국회에 입성한 윤 의원은 “인생 자체가 장애인이 되는 과정입니다. 나이 들면서 이빨빠지고, 허리 힘없고, 무릎 아프면 장애인 되는 겁니다.”라고 말한다. 대구출신의 윤석용 의원을 만나 그가 살아온 역정과 꿈, 장애인을 위해 펼치고 싶은 정책 등을 들어봤다.편집자주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당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고, 17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았지만, 1천300여표차로 낙선했다.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유혹을 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서울 강동을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쉽게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길을 두고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해 힘겨운 선거전을 치른 배경은 무엇일까. 윤 의원은 “장애인이 선거를 치르고,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장애인으로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은 그만큼 소중한 일일게다. 18대 총선에서 장애인 국회의원은 모두 8명이며, 이 가운데 지역구 의원은 윤 의원을 포함해 단 2명이다. 윤 의원이 국회에 들어온 후 이런저런 변화들이 일어났다. 가장 먼저 국회내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많아졌다. “지난 3년간 한나라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국회안의 화장실 시설을 장애인용으로 개·보수하자고 건의했는 데, 안됐어요. 이번에 원내에 들어오자마자 화장실 개·보수부터 했습니다. 그렇게 49곳의 시설을 바꿨습니다.” 윤 의원이 마지막으로 바꾼 국회시설은 국회의사당 올라가는 계단의 손잡이였다. 이 시설 개·보수를 둘러싼 내막은 이랬다. “`국회의사당 올라가는 빨간 카펫 깔린 계단에 장애인용 손잡이를 만들자`고 했더니 `안된다`고 해요. `왜 안되냐`고 하니, `국회 권위에 금이 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다면 국회의장을 장애인차별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계단에 손잡이를 설치해주더군요.” -어린 시절은 어땠습니까? ▲저는 한 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 한 쪽을 쓰지 못하게 됐습니다. 소아마비를 처음 앓았을 때는 목 밑까지 마비돼 입만 겨우 움직였는 데, 지금처럼 목발을 짚고 걸을 수 있을 정도나마 된 것은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따뜻한 보살핌덕분이었죠. 대구 종로초등학교를 다닐 때도 주변의 이런 보살핌 덕분에 내가 장애를 입었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친구들도 자신들과 같은 아이들로 여겼고, 몸이 아픈 나를 친구들이 등하굣길에 업어주면서도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들도 혼자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저를 업어서 보내주기도 했죠. -학교생활이나 진학 등에서 불이익을 많이 당했다고 들었는데요. ▲중학교에 진학하려고 보니 장애가 실감이 났습니다. 대구에서는 공부를 잘하면 경북중이나 사대부중으로 진학을 했는 데, 저는 성적이 좋았다고 생각됐는데도 두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성적이 못했던 친구들은 입학을 하고 말입니다. 대학입시때는 더 했습니다. 입시를 치른 후 경북대와 연세대 공대에 지원을 했는 데, 두 학교가 장애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했습니다.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였을텐데, 경희대 한의학과에는 어떻게 입학할 수 있었습니까. ▲대학입시때까지 한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는 데, 어머니 권유로 한의학과에 응시하게 됐습니다. 한편으로는 `집안 내력인가 보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증조부(윤영렬)께서 고종때 어의였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약방을 한데다 친척 가운데 의사, 약사, 한의사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71년 경희대 한의대 입학시험에서 필기시험은 합격했지만, 신체검사서 떨어졌습니다. 다른 장애인 수험생 10여명도 모두 탈락했죠. 그때 당시 중앙정보부 감찰실장이던 외삼촌(모성진)이 친하게 지내던 당시 실력자이자 육영수 여사의 오빠인 육인수 전 공화당 의원에게 저의 입학을 부탁했습니다. 육인수 전 의원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제 이야기를 했고, 박 대통령이 경희대측에 저의 입학을 지시해 저 혼자 합격했습니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상태여서 부정입학은 아니니까 가능했던 거죠. 그래서 제가 경희대 한의학과 최초의 장애인학생이란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후 서울 천호동에 자리잡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당시 서울에서 가장 못살던 동네였습니다. 무허가 판자촌, 재래식 시장, 사창가, 비닐하우스 등으로 뒤덮여 있던 곳입니다. 그래서 돈이 없어서 병원진료를 못받는 사람에게 무료진료를 해주고 싶었어요. (윤 의원이 운영하는 천호한의원에 들어서면 안내데스크 뒤로 `아래사항에 해당되는 분은 치료비를 내지 마세요. 생활보호대상자, 중증장애인, 환경미화원, 소방관, 사회복지사, 집배원, 순경, 목회자, 그외 원장님과 잘아시는분-꼭 내시겠다면 이동목욕봉사차량 성금함에 정성을 모아주세요`라는 글이 적혀있다.) -사회복지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는 데, 어떻게 설립하게 됐습니까. ▲지난 1983년 강동사회복지개발원을 설립해 80년대 중반부터 연간 1~2억원씩, 한의원을 운영해 번 돈 가운데 세금과 가족 생활비 일부를 빼고 모두 복지개발원에 넣었습니다. 1992년에는 천호한의원 건물 등 자신의 전재산 10여억원을 기증해 강동사회복지개발원을 사회복지법인 대한사회복지개발원으로 확대개편했습니다.(윤 의원은 현재 자신과 가족명의의 집 한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여기서 성내종합사회복지관을 지어 장애인과 저소득층, 아이들에 대한 종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복지관 산하에는 디딤돌 교육원과 곡교어린이집이 있습니다. -17대 총선에 낙선했을 때 얘기를 들려주시죠. ▲지난 17대 총선때 어처구니없게 병역기피를 했다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2급 장애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병역면제가 됩니다. 그런데 후보자 소개에는 `병역미필`로 나와요. 여성은 `병역면제`로 나와서 오해가 없지만, 남성은 병역필 아니면 병역미필로 기재됩니다. 마치 병역을 일부러 회피한 사람처럼 보이죠. 그 때 투표 결과 1천300여표 차이로 떨어졌는 데, 군대에 가 있는 유권자들이 대부분인 부재자 투표에서 1천여표나 차이가 났지요. 억울한 사람을 없애기 위해서 이 부분도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거리에서 선거운동할 때 힘들지 않았습니까. ▲현행 선거법상 후보자와 배우자, 보좌관 1명 등 3명이 후보자의 명함을 돌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저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은 한쪽은 지팡이를 짚어야 하니까, 명함을 줄 수가 없습니다. 상대후보는 3명이 명함을 돌리는 데, 저는 2명이 나눠줄 수 밖에 없는거죠. 그래서 선거운동원이 저 대신 옆에서 명함을 돌리는 데, 이게 위법이라고 매일 고발을 당해 과태료를 50만원씩 물어야 했습니다. 이런 것도 법개정해야 합니다. 만약 배우자도 장애인일때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따라서 활동 보조인은 명함을 돌릴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면 될 것입니다. -18대 총선에서 선거전을 치르느라 많이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상인에게도 선거전은 힘듭니다. 한번은 명함을 돌리기 위해 가게에 들어갔는 데, 주인 표정이 안좋게 변하는 겁니다. 그래서 명함을 두고 돌아나오는데, `이런 ××, 아침부터 재수없게 병신이 들어오는 거야`라는 말이 뒷통수에 박히는 겁니다. 그 후부터는 아침에는 절대로 가게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제 선거운동 하겠다고 다른 사람 기분 망치게 하면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는 제 처가 들어가 무릎꿇고 명함을 건넸습니다. 집사람이 참 고생많았습니다. -장애인 차량 LPG연료 면세제도가 올해말 폐지되는 것으로 아는 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노무현 정권 시절인 3년 전에 일몰법으로 만들어져 올해말로 종결되도록 돼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똥바가지를 뒤집어쓰게 된 법이죠. 비정규직법과 똑같이 말입니다. LPG연료 면세제도는 비장애인이 악용해서 타고다니는 바람에 문제가 됐습니다. 장애인은 월세나 전세를 들고 있는 상황이라도 승용차가 필요합니다. 이는 연간 2천600억원 예산으로 61만여명의 장애인 삶이 향상되고, 이동권이 보장돼 경제적 파급효과는 2조원 이상입니다. 따라서 이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즉각 철회돼야 합니다. -지방이양된 장애인 복지사업의 중앙환원도 시급하다고요. ▲노무현 정부때 67개 사회복지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됐습니다. 그러나 지방은 재정 자립도가 낮습니다. 예를 들면 꽃동네같은 마을이 충북 음성이나 경기도 가평, 제주도 등지에 있는 데, 여기에는 전국에서 장애인이 몰려옵니다. 그런데 해당 지역 자치단체에서 이 예산을 맡으라고 하면 `전국의 장애인을 왜 우리가 담당 하나`하는 불만이 터져나오게 됩니다. 또 장애인 복지관 하나 짓기도 어렵게 됩니다. 복지관 지으면 정부 50%, 지방 50%로 운영해야 하는 데, 지방재정이 없어 월급을 못 준다는 겁니다. 실제로 대구에 갔더니 장애인을 위한 콜택시를 30대 사놨는 데, 10대만 운용하고, 20대는 놀고 있더라구요. 물어보니 운영예산이 없다는 겁니다. 대구 달서구의 장애인재활작업장도 국비가 내려와도 지방예산이 없어 운영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끝으로 대구·경북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구 경북지역민께 아무리 어렵더라도 희망을 갖고,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저 처럼 장애인도 국회의원 되는 걸 보고, 희망을 가지십시오. 대구는 제 고향입니다. 지난번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할 때 용역을 의뢰할 수 있도록 예산 10억원을 확보해주기도 했죠. 또 지금도 대구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계십니다. 비록 지금은 편찮으셔서 병원에 계십니다만. 이번 추석때도 대구에 내려갑니다. 어쨌든 지금 대구가 어려운 것은 산업기반이 없어서 그런 만큼 시민들이 일치단결 해 옛날의 영화를 찾아오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집권을 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대구·경북지역민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힘내십시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09-09-14

`애자`

모녀라는 이름으로 사는 그녀들 `친구`일까? `웬수`일까? 영화사적으로 보면 가족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많다. 그 중에서도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들은 항상 관객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다.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 동시에 그만큼 쉽게 잊고 살아가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이다.특히,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는 더욱 그러하다. 무뚝뚝함 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살아가는 것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다투고, 토라지다가도 그 누구보다 진한 감정들을 공유하는 관계가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영화 `애자`는 바로 그러한 모녀사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딸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응석과 투정을 부리기 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으로 버무리는 영화가 바로 `애자`다.스물아홉 애자. 고교 시절엔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남겼지만,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한 서울 생활이 녹록지만은 않다. 지방신문 당선 경력은 억대 공모전 수상에 태클을 걸고, 바람 피우다 걸린 남자친구 때문에 속 끓이기 바쁘다. 무엇보다 애자를 피곤하게 만드는 건 부산 사는 엄마 영희. 공부 못하는 오빠만 유학 보내줘 어릴 때부터 애자의 심기를 건드리더니 이젠 나날이 결혼 독촉 하느라 바쁘다. 자신이 사고뭉치 딸인 건 생각도 않고 엄마에게 지겨움을 토로하던 어느 날, 엄마가 쓰러졌다. 그리고 말기 암으로 고통 받는 엄마와 그걸 지켜봐야 하는 딸의 스토리가 시작된다.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영화가 전하는 신파적인 느낌은 감출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는 투병 중인 엄마와 그런 엄마를 애처롭게만 바라보는 딸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영화는 오히려 일찌감치 두 모녀에게 이별 통보를 알려주고, 그것을 준비해가는 두 모녀의 모습을 웃음으로써 풀어나간다. 그것은 관객들 역시도 그녀들을 보며 마냥 슬픔을 느끼기보다 그런 웃음으로써 그 과정을 담담하게 지켜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즉, 영화 `애자`는 그저 엄마를 떠나보내는 딸의 슬픔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그려 가고 있는 것이다. 항상 제 멋대로 인데다 버릇없는 딸이지만 누구보다 엄마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애자의 마음은 곧 여느 자식들의 마음이며, 항상 잔소리만 하고 강한 척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딸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으로 가득한 영화의 모습은 곧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이기에 그들의 이별 준비는 관객들의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만든다.`캐릭터 묘사가 박력있고 필력이 돋보인다` 정기훈 감독의 `애자`를 부산영상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의 최우수작으로 선정하며 심사위원들이 언급한 총평이다.4년 동안 오직 `애자`의 시나리오에 몰두한 감독은 더욱 리얼한 묘사를 위해 주변 사람들 중 400쌍의 모녀를 만났다. `싸울 때는 주로 어떤 주제로 싸우나?`, `화해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 `엄마가 돌아가실 땐 어떻게 이별했나?` 등 실제 모녀들에게 들은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애자`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라면 충분히 공감하며 웃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되었다.또한 영화 속 두 주인공인 애자와 영희 역시 실제 모델을 바탕으로 탄생되었다. `애자`는 바로 정기훈 감독의 전 여자친구를 모티브로 완성된 인물, 특히 `애자`란 이름은 전 여자친구의 이름에 `애`자가 들어갔고 그녀에 대한 의미 있는 보답을 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편 `영희`는 감독 본인 어머니의 성격뿐만 아니라 이름까지도 차용된 인물이다.최강희와 김영애, 두 주연 배우 모두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꼭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고 할 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는 영화 애자를 기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이다.

2009-09-11

최인준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포항은 지난 1970년대 포항제철이라는 기업을 만들면서 국가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기적을 이루어낸 `유명한 곳`이죠. 산업발전도, 어떤 산업 위주인가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로, 중공업 위주라면, 고용효과는 크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 등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IT나 서비스 산업 위주라면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는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시대 및 국제관계 차원의 환경도 고려되어야 한다. 30년 전에는 소위 압축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중공업과 수출 쪽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IT나 지식 기반 산업 육성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양극화 문제는 우리가 선진 산업 국가로 진입하면서 계속 안고 가야할 문제일 것입니다." 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일구어내는 것은 어렵다. 더우기 지역에 해당하는 산업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은 더욱 복잡하다. 그런데 우리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산업 발전과 경제활성화와 `맞선`을 주선하는 사람이 있다. 지역의 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와 사랑에 빠진 최인준(52) 포항테크노파크(이하 포항TP) 원장을 만났다. 포항TP의 경영목표에 대해 묻자 최 원장은 “포항·환동해권 지식자산의 성공적 사업화 및 지역에 재투자 통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포항 및 환동해권을 국제적 첨단 과학 클러스터(Cluster)로 발전시키는 싱크 탱크(Think Tank) 역할 및 지역사회 혁신 거점 역할을 하는 것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는 포항TP의 자원을 활용해 성공적인 기술혁신형 벤처기업의 지속적 육성과 포항시와 환동해권의 산업과 지역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테크노파크를 말 그대로 기술이 마음껏 활개치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포항TP는 일정한 공간을 만들어 놓고,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 생명공학연구센터, 지능로봇연구소 등 우수한 과학기술 인프라에서 나오는 연구개발의 결과가 사업화되는 것이 중요한데, 기술의 사업화와 관련하여 포항TP가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또한 첨단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을 집적시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면서 성공하는 기업을 배출하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산·학·연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단순 기업지원기관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지역의 각종 사업을 연계·조정·통합하는 지역거점기관으로의 역할이 강화되었습니다. 2000년 부지조성 공사를 시작으로 본부동, 제1,2,3벤처동과 입주기업 편의시설인 테크노빌이 준공되었고, 제4벤처동이 올 12월에 완공예정이고, 특화센터인 포항바이오정보지원센터가 내년 7월경에 완공될 계획입니다. 2004년~2006년 3년 연속 지식경제부 평가에서 최우수 테크노파크라고 평가를 받은 바가 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포항테크노파크가 지식경영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50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500여명의 임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입주기업인 제넥신(주)는 코스탁 IPO 예정기업으로 9월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투자설명회(IR)를 통해 70억원의 투·융자유치와 100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글로벌 기업인 독일의 지멘스(초음파의료기기 분야)를 유치하여 포항의 신성장산업 육성의 기반을 조성하였고, 대구경북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유치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포항TP는 현재 48개 기업이 입주해 지난해 1천400억원 매출을 냈다. 2008년 12월말 현재 전국TP의 평균 입주업체수는 44개이고, 포항TP를 포함한 후발 TP들은 32개 정도다. 포항TP외는 광역권 TP이기 때문에 도시규모에 비해 많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에 대해 포항TP의 입주업체의 50% 이상이 우리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밀착형기업이라는 점 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TP역량을 사업(내부)역량(연구개발지원, 교육훈련, 기술이전, 수탁사업 수행 등)과 지역(외부)역량(연구개발역량, 산업역량, 지역경제현황)을 고려한 테크노파크 지표평가 결과(2007, ITEP), 수도권 지역인 경기TP 다음으로 우수한 내부역량과 외부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 자료는 앞으로 포항테크노파크가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테크노파크임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 포항TP를 다른 지자체의 테크노파크와 비교하면 성과는 어떤지 물었다. “포항TP는 여건상 시험생산 정도까지만 가능하며, 대량생산을 위한 산업집적지가 조성되어야 함. 따라서 대량생산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등 산업단지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건설은 특수목적법인인 (주)포항테크노밸리에서 포항시와 포스코 건설, 금융기관 등이 참여하는 제3섹터 방식으로 개발 할 예정에 있으며, 포항테크노파크에서도 단지개발에 큰 기대를 하고 있으나, 이 사업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포항은 포항제철이 일구어낸 `국가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기적`은 다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다. “포항은 지난 1970년대 포항제철이라는 기업을 만들면서 국가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기적을 이루어낸 `유명한 곳`이죠. 산업발전도, 어떤 산업 위주인가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로, 중공업 위주라면, 고용효과는 크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 등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IT나 서비스 산업 위주라면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는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시대 및 국제관계 차원의 환경도 고려되어야 한다. 30년 전에는 소위 압축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중공업과 수출 쪽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IT나 지식 기반 산업 육성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양극화 문제는 우리가 선진 산업 국가로 진입하면서 계속 안고 가야할 문제일 것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일류도시란 어떤 곳일까. “일류도시라면, 뉴욕이나 도쿄 등을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포항이 닮아야 할 도시는 미국의 팔로알토(Silicon valley)나 보스톤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두뇌 집단인 Stanford와 Harvard, MIT와 다양한 연구소가 있고, 첨단 산업 분야의 신생기업들의 모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포항이 두 도시와 비슷한 환경과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도 비슷한 측면에서 꼽고 싶습니다.” 그는 포항이 몇몇 전제 조건이 만족된다면 빠른 시일 안에 선진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91년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포항에서 살고 있다면서 “1) 리더십과 의지, 2) 과감한 투자, 3) 도전정신, 창의성, 실력 있는 인재, 4) 자금, 그리고 무엇보다 5) 전략과 정교한 구현 계획 등의 전제조건이 만족되면 포항은 빠른 시일 안에세계 일류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포항 지역이 진정 선진도시로 발전하려면 지역발전과 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평가하고 모니터링 하는 기관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교수로, 산업경영가로 살고 있다. 어떤 일이 더 좋으며 보람이 있을까.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쁘다는 시각은 없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과 내가 해야할 것 사이의 균형 잡는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교수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아직 있습니다. 하지만, 포항TP 원장으로 해야 할 일의 중요성도 알기 때문에 자리를 맡은 것입니다. 10년 전에 제자들과 창업을 한 회사가 상장했습니다. 그때는 제자들을 위해서 창업을 했다면, 지금은 내 자식 또래의 젊은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는 기업들을 키우고 지원하기 위해 이일을 맡았습니다.” 산업발전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부탁했다. “예로, 중공업 위주라면, 고용효과는 크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 등이 많이 생길 것이다. IT나 서비스 산업 위주라면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환경이나 노사 문제는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시대 및 국제관계 차원의 환경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30년 전에는 소위 압축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우기 위해, 중공업과 수출 쪽에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IT나 지식 기반 산업 육성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양극화 문제는 우리가 선진 산업 국가로 진입하면서 계속 안고 가야할 문제일 것입니다.” 최 원장은 지난 2006년 `지식경영시스템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경영시스템의 통합구조` 논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원장 취임전의 꿈은 이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소를 만들어 이론 연구 뿐 아니라 기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이 꿈을 위해, 시간을 내서 학생들과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희망을 물었다. “포항TP원장으로는 제2의 박태준 회장과 같은 기업인을 키우는 것입니다. 교수로서 꿈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조직 최적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소를 만들어 이론 연구 뿐 아니라 기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그러자 최 원장은 어릴 적 자신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줬다는 헤르만 헤세의 `지성과 사랑`과 `싯다르타`, 그리고 최근에 감명깊게 읽었다는 돌프 얀센의 `Dream Society`이야기를 시작했다.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꿈을 꾸라는 거다 (혹은 희망을 가지라). 아니면 꿈이나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사람들보다는 여유 있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책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09-09-11

③ 영일만항과 배후단지 조성

유럽 대형선사 확보 등 장기적 과제 실현 시급배후단지 활성화·입주기업 유치도 박차가해지난 1998년과 올 7월 각각 개항한 광양항과 울산항이 겪고 있는 고전은 컨테이너항만의 성공이 항만 운영 주체의 자체 역량과 국가의 정치적 변동, 국제 무역 판도 등에 복잡하게 얽혀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목표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중순까지도 컨테이너선이 한대도 입항하지 않은 울산항은 영일만항이 초기 물동량 확보를 위해 쏟은 그간의 노력을 짐작케 하는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영일만항은 항만의 성패에 큰 관건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초기 물동량 확보에 전력을 쏟은 결과 통상 일정 규모의 화주를 확보하고 있는 선사들이 먼저 항만 이용을 협의해 올 정도로 그간의 마케팅을 실감케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일만항이 겪을 개항 초기의 불가항력적인 어려움을 제외하고도 여러 부문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영일만항이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일본 서해안 등 환동해권에 대한 물류 경쟁력 우위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환동해가 동북아시아 국가 간의 군사적 패권주의에 의해 역사적으로 긴장이 형성돼 이 권역 도시들이 낙후된 결과 현지 항만의 물동량 부진이 장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특히 중국이라는 구체적 대상이 있는 인천과 평택항 등에 비해 환동해권은 마치 실체가 없는 신기루와 같다는 비관론 마저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전문가들은 아직은 언젠가 도래할 환동해권 시대를 조용히 기다리는 자세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유럽 등 원거리 노선의 유지를 위해 운임조건이 유리한 대형 선사를 확보해야 하는 장기적 과제의 실현 시기를 앞당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포항철강공단의 업체들 부터 여전히 영일만항 이용의 손익을 저울질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포항시와 포항영일만신항주식회사 등이 서둘러 해답을 내놓아야 타 지역 화주들을 불러 모으는데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배후단지의 조기 조성 및 입주기업 유치 문제도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배후공단은 항만에 자체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만큼 적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영일만항 배후의 일반산업단지 조성이 용한리 주민 등의 민원으로 인해 지연된 데다 지난해 2월 4산단에 1조2천원을 투자키로 포항시와 MOU를 체결한 KUP 투자그룹 등 상당수 업체도 사실상 무산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포항시가 태창철강과 현대중공업 등 MOU를 철회한 업체들을 대신해 입주케 함으로써 항만의 일반화물 물량을 늘이는 방안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항 초기만 놓고 보면 포항은 광양과 울산 보다는 낫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환동해권 경쟁력의 장점이 실현될 때 까지 배후단지 활성화와 직항로 개설, 잠재적 경쟁항인 마산 등과의 경쟁 전략 등 대안 마련에 시기를 놓친다면 정부가 과거 포항의 항만 규모를 거듭 축소했던 정책 결정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09-09-10

“선진국 수준 핵심 전문인력 양성 노력”

이재훈 대경권 의료기기 산업발전 추진협의회장의료기기 생산에 필요한 단계별 교육 실시기업체·지자체 등 상호협력체제 구축 필요 영남대가 최근 `대경권 의료기기 산업발전 추진협의회` 발족식을 갖고 지역 의료기기 산업 발전과 전문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협의회 회장은 이재훈(영남대 경영학부 교수)가 맡았으며, 지역 8개 의료기업체 대표와 기업지원기관 및 지자체의료기기 산업 전문가 25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 회장은 “협의회 발족은 의료기기 산업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 선진국 수준의 핵심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안을 모색하는 구심점 역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협의회의 역할과 계획은 무엇인가.▲영남대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에서 조직, 운영하는 `대경권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 추진 협의회`는 의료기기 산업의 발전추세와 정부 정책을 공유, 학습, 확산함과 동시에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의 핵심 요소인 인력양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자 합니다. 또 의료기기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시적 수요조사와 모니터링 및 컨설팅을 통해 지역업계가 필요로 하는 현장중심형 지원정책과 인력양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의료기기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할 듯한데.▲향후 의료기기 산업은 저기술에서 IT, NT, MT 등의 분야와 융합한 고기술 의료기기로 발전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지역에서도 이에 대비한 기초인력양성, 현장 전문 인력양성, 핵심전문 인력양성 등 단계별로 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의료기기 등급별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의료기기의 기초 개념에서 임상시험 지원까지 의료기기 생산에 필요한 단계별로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첨단의료기기 산업 관련 기업체, 지자체, 대학, 전문계고 등 관련기관 간 인재육성에 관한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을 위한 필수요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먼저 건강의료산업의 발전추세와 부합하고 대구·경북의 강점인 의료 인프라와 IT 및 바이오와 한방 분야 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특화분야를 선정해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를 집중 육성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기존의 단발적 또는 개별적 개발이나 지원시스템을 탈피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산업화 추진전략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특화분야의 경우 개발아이템 선정에서부터 특허, 인허가, 제품화, 유통에 이르는 전영역을 커버하는 알파에서 오메가까지의 의료산업 원스톱 토털 솔루션(one stop total solution)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또하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핵심은 의료제품·기술의 다학제적, 다단계 개발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개발주체·단계 간의 융합과 네트워킹 활성화에 역점을 둠과 동시에 해외 저명 기관과의 협력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BINT의 융합, 의학과 한의학의 융합,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융합, 예방 및 재활관련 기술과의 융합 추진이 필수적입니다. 이와 함께 우수 인력의 확보와 민자유치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입니다./이현주기자 sun@kbmaeil.com

2009-09-10

하나님의 리듬을 따르라!

박진석 포항 기쁨의교회 담임 목사창세기 2장 2절에 보면 “하나님의 지으시던 일이 일곱째 날이 이를 때에 마치니 그 지으시던 일이 다하므로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실 때 6일동안 일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고 합니다. 6일을 일하고 하루를 쉬도록 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입니다. 이 리듬을 거스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리듬을 따를 때 온전한 삶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리듬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바이오 리듬이 있습니다. 바이오 리듬은 신체리듬, 감성리듬, 지성 리듬 세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신체리듬의 경우는 23일의 주기를 갖고 있고, 감성 리듬은 28일, 지성 리듬은 33일의 주기를 가진다고 합니다. 이 리듬에 따라 우리의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만 리듬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계절에도 리듬이 있고, 식물과 동물에도 리듬이 있습니다. 음악에도 리듬이 있고, 바람에도 리듬이 있습니다. 이 모든 리듬은 다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을 따라 전개됩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을 따르지 아니하고 거스릴 때 문제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창세기에 나타나듯이 인간이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죄를 짓고 타락하게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의 리듬을 거스리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열심히 일하고 나서는 안식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잘 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쉬지를 못합니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더 빨리 더 많이 일하기 바쁘지 쉼이 없습니다. 지나친 욕심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몇 개월 전에 호주의 이민교회 지도자 모임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 호주 사람들의 삶의 여유를 보면서 참 부러웠습니다. 대개 아침 일찍 7시까지 출근하고 오후 3시까지 일하고는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하고 놀고 정원을 가꾸고 운동하고 저녁식사를 하고는 10시 전에 다 잠자리에 드는 것이 호주 사람들의 일반적인 삶의 리듬이었습니다. 영국 청교도들의 삶의 흔적이 호주 사람들의 삶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인들의 삶의 리듬과는 너무도 다른 것 같습니다. 출애굽기 20장 8절에서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고 명령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우리의 유익과 행복을 위한 명령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잘 쉬는 것 그것은 새로운 창조(Re-creation)의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외국인들이 제일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 빨리”라고 합니다. 분주하게 많이 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는 잘 쉬는 것이 필요합니다. 잘 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너무 분주하게 많이 일하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안단테, 안단테.”

2009-09-10

② 재정비 시급한 성장엔진들

지난 3월 첫 신입생을 받은 울산과학기술대학교(울산과기대·UNIST)는 카이스트, 포스텍과 함께 국내 이공계 분야 특성화 대학 삼각축 중의 하나로 육성·발전할 계획임을 그동안 공공연히 밝혀왔다. 울산광역시는 오랜 기간 지역의 숙원이었던 국립대 유치에 성공하자 지역 인재 양성은 물론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에 명실상부한 산·학·연·관 체계가 완비됐다며 대학에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다. 울산광역시 교육혁신도시협력관에 따르면 대학 부지조성비와 진입로 개설비로 1천여억원을 투입했으며 15년 동안 매년 100억원의 발전기금을 제공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울산과기대가 최근 포스텍의 교수와 직원들을 스카우트 한 일을 두고 포항 지곡단지 안팎에는 대학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우려가 이어져 왔다. 특히 연구처장을 역임한 비중있는 교수와 연구지원 관련 팀장이 포함된 점은 그동안 대학 측이 소위 `허리`역할을 할만한 교수에게 기본연구비를 집중지원하는 등 육성책을 기울인 점을 고려할 때 파급이 있다는 지적이다. 총장의 리더십도 학교 안팎에서 거론 대상이 되고 있다. 백성기 총장은 그동안 TV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자, 시민단체 대표, 포항선진일류도시추진위원장 등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시민들에게 깊게 각인돼 왔다. 하지만 백 총장은 정보통신대학원의 폐쇄 방침을 세울 만큼 법인이사회에서 대학 조직의 간소화를 요구받고 있지만`복잡한 문제가 있어 진전이 안 된다`고 피력할 정도로 리더십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인전입금은 매년 29% 이상으로 외국대학에도 사례가 없을 정도의 수준이지만 대학발전기금 모금은 2008년도 목표에 비해 성과는 3억6천만원으로 10%미만에 머물렀다. 포스텍 `Vision(비전) 2020`에 2020년 노벨상수상자 1명을 배출할 계획이지만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은 여전히 알려진 바가 없어 이사회에서 집중 거론되기도 했다. 지곡단지의 한 연구원은 “개교 23년을 넘긴 포스텍은 지금 신진 이공대학의 추격과 카이스트로 상징되는 중부수도권 집중현상의 중간에서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 기로에 있다”면서 “포스코 경영진 교체 과정이 학교의 근간에 파장을 끼친 점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취임 이후 이른바 `OB`들의 일선 후퇴를 직간접적으로 쟁점화한 뒤 대학 설립에 산파역을 맡은 이대공 법인 상임부이사장이 지난 4월에 물러난 과정은 포스텍에 불씨가 잠재돼 있음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리스트)도 활력이 상당히 감퇴했다. 리스트는 1994년 김만제 포스코 회장 취임 뒤 포스코기술연구소가 신설된 데다 IMF 체제 이후 연구원 신규 채용이 최소화됐다. 그나마 마그네슘강판과 연료전지 등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부 채용이 있었을 뿐이다. 이로 인해 보수와 정년 조건은 국책연구소보다 낮고 연봉은 비슷해 대전과 대덕에 비해 지역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09-09-09

경주 김기범·오은석 부부

서울의 제약회사에 다니던 도시 생활자가 경주지역 산골로 귀농, 허브 재배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김기범·오은석 부부.이 부부가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토함산 인근에 둥지를 튼 것은 6년 전인 2003년.이들이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은 서울에 살면서 연세대 사회교육원에서 대체의학의 한 분야인 향기치료 요법을 접한 뒤 양약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도 향기 요법을 통해서 고칠 수 있다는 전세일 교수의 강의에 푹 빠지면서다.남편 김기범씨는 “막상 귀농을 하려고 보니 어디가 좋을지 몰라 강원도에서 부산까지 전국을 누비던 끝에 그래도 국제 관광 도시인 경주가 적지라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하지만 막상 허브를 재배하려니 기술과 경험이 부족해 허브 모종을 죽이는 등 수 차례 실패를 거듭해야 했다. 이후 `경주시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도와 자문을 받은 후 결국에는 허브 재배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더욱이 아버지의 의지를 물려 받은 아들도 서울에서 다니던 의대를 그만두고 지방대학의 원예학과에 진학, 경주 허브랜드의 든든한 일꾼 노릇을 자처하고 나섰다.올해 1만㎡의 허허벌판 산기슭을 허브동산으로 일궈 70여종의 허브를 심고, 시원스레 분수가 올라오는 허브연지, 대형 물레방아와 폭포까지 설치하는 등 김씨의 농장에는 전원 냄새가 물씬 풍긴다.특히 6천600여㎡에 조성된 허브가든에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유칼립투스 등 70여 종의 다양한 허브가 사계절 내내 상큼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최근에는 도시소비자, 초등생과 유치원생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김씨는 “처음 허브농장을 시작할 때는 아무 쓸모도 없는 외국풀을 재배한다고 주위의 빈정거림과 눈총이 따갑기도 했지만 이제는 친근한 이웃이 되었다”고 말했다./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09-09-09

돌아온 엘리뇨… 세계 기상이변 속출

지구온난화와 함께 전 세계적인 기상 이변의 주범으로 꼽히는 `엘리뇨(스페인어로 `남자 아이`라는 뜻)`가 3년 만에 귀환해 세계 곳곳에서 각종 `기상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아`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을 비롯한 세계 주요 기상당국은 최근 “엘리뇨가 2006년에 이어 지난 6월 다시 시작됐다”고 잇따라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등 남미 대륙엔 겨울에도 잘 내리지 않는 눈이 폭설로 쏟아졌고, 인도· 브라질· 호주 등은 이와 반대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등 엘리뇨 여파로 추정되는 현상도 세계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한국과 일본 기상당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여름 이미 엘리뇨 여파가 (한국과 일본에)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하며, (1) 역대 최저 수준의 일조(일조) 시간과 (2) 기록적인 집중호우 (3) 긴 장마 등 기상 기록이 양국에서 동시에 양산됐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최근의 기상 현상을 분석한 결과, 전국 60개 기상관측망 지점의 7월 중 하루 평균 일조시간이 예년(1973~2000년)보다 평균 36.4%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년 7월엔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5시간48분간 햇볕이 내리쬐었지만, 올해의 경우 이보다 2시간7분 감소한 3시간41분에 그친 것이다. 일조시간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햇볕이 부족한 7월`이었다. 특히 대구와 경남 거제· 전북 임실 등 9곳은 일조시간이 예년의 절반 이상으로 감소해 사실상 `땡볕 보기 힘든 여름`을 보냈다. 이달 들어 6일까지의 전국 평균 일조시간도 예년보다 33.3% 줄어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엘리뇨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란 뜻. 남미 해안부터 중 태평양에 이르기까지 적도 부근에서 해수면 온도가 정상 상태일 때보다 6개월 이상 섭씨 0.4도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대기와 해양의 기상 상태가 변하면서 세계 곳곳에 가뭄·한파·폭설 같은 기상 이변을 불러일으킨다. 보통 2~7년 주기로 발생하며 1950년 이후 올해까지 모두 19차례 발생한 엘리뇨 가운데 1997년 봄~1998년 봄의 엘리뇨가 최악으로 꼽힌다. 생각 생각 ▶초등 1. 엘리뇨 현상이란 무엇인가요? 2. 엘리뇨 현상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3. 엘리뇨 현상으로 생기는 기상 이변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4. 기상 이변의 사례를 분석해보고 이를 막기 위한 방법도 찾아 보세요.

2009-09-09

창의적 인재를 뽑는 입학사정관제

요즘 대학입시제도가 바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입학사정관제`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은 내신이나 수능 성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수험생의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포스텍의 경우 입학 정원 모두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신입생 전원을 선발하겠다는 포스텍의 입장은 이렇다. “대한민국에 노벨상을 안겨줄 세계적인 과학자, 인류의 미래를 바꿀 세계적인 공학자를 획일적으로 서열화된 학업 성적만으로는 가려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입학 정원 모두를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의 무엇을 평가할까? 사정관은 종래의 학생부 및 수능 성적에만 의존하여 신입생을 선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특기, 적성, 인성, 창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방법은 선진국의 예를 벤치마킹 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SAT라는 대학수학능력 시험성적과 사회성, 성실성, 리더십, 열정, 특기, 과외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영역을 종합평가한 후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주로 성적을 보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하바드 대학교의 경우 SAT 만점자 중 절반 가량이 불합격한 해도 있었다. 미국의 SAT 시험은 우리나라처럼 일 년에 한 번만 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준비되었을 때 수시로 칠 수 있다. SAT는 보통 7회 정도 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SAT를 잘 보아야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책을 많이 읽고 사회적인 이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필자가 94년 미국에 있을 때 재미교포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다니는 그 집 아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인데도 집에 와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미국 대통령 입후보자들이 TV 토론을 하는데 그것을 보기 위해 학생들 모두가 일찍 하교를 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기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를 정한 다음 학교에서 후보 입장이 되어 토론을 한다고 했다. 이와 같이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와 같은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 그것을 교육과 연결시켜서 학생들에게 폭넓은 경험과 사고를 할 기회를 준다. 미국 학생들은 이렇게 평소에 사회적인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토론을 자주 하기 때문에 에세이를 쓰는 것과 같은 과제를 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대학의 최종 전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에세이 테스트이다. 에세이를 잘 쓰려면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논리적 사고력이 높아야 하므로 평소에 이러한 능력을 키워 두어야 한다. 에세이 쓰는 능력이 부족하면 대학에 진학한 후에 힘이 든다. 대학에서는 거의 매주 에세이를 쓰는 과제를 내어주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처럼 주입식 교육을 받은 학생은 미국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적응하기가 어렵다. 최근 국내 유명 대학들은 교과 성적 뿐 아니라 구술면접, 각종 대회 수상실적, 논술, 봉사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논술에서는 문제의 이해와 분석력, 논증력, 창의력, 표현력 등을 알아본다. 서울대학교의 논술 평가 기준을 보면 40%가 창의력에 배당되어 있다. 이제 창의성을 제대로 길러야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Create yourself!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2009-09-09

안동 시온재단을 다녀와서

오 수 지영일고 23박 4일간의 길고도 짧은 안동 시온 봉사 캠프. 처음 시온 캠프에 대해 들었을 때 당연히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기간이 너무 긴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기에 참가하게 됐다. 물론 내가 봉사부서인 인터렉트 부장이라는 책임감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다. 7월15일, 여름방학과 동시에 안동 시온 캠프를 시작하였다. 일찍이 시온재단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알아봤지만, 실제로 겪게 된 시온재단은 더 크고, 편리해서 오히려 봉사보다는 휴양을 온 느낌이었다.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오면서 단잠을 자고 있어서 그런지 모두가 짜증이 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반갑게 맞아주시는 선생님들 때문인지 바로 웃으며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고 2층 희망교회로 이동하여 원장님의 인사말을 듣고 나서 짐을 풀었다. 둘째 날 아침, 5시부터 일어나 씻고 어제 받은 종이에 적힌 대로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가 식구 분들의 아침식사 도우미 및 말벗이 되어드려야 했다. 나와 온이 언니, 1학년인 은지와 배정받은 방은 단비원의 할머니들이 계신 방이었는데, 특히나 우리가 맡은 방의 할머니 세분께서는 밝고, 우리를 손녀처럼 대해 주셨다. 외할머니 댁이 안동이라서 안동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설명해주시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돌아다니니 색달랐다. 여러 문화재를 보고 난 후에는 예인이라는 시온재단과 관련된 공장에 가서 직업체험을 하기도 했다. 셋째 날 아침, 역시 5시 쯤 일어나 세면을 하고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그래도 당연한듯이 할머니들을 찾아 뵈었다. 웃으며 서로를 반가워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단 이틀 만에 진짜 할머니와 손녀가 된 기분이었다. 이 날은 아침을 거르고 그냥 계속 산책을 나가고 싶어 하시는 할머니를 휠체어에 앉혀 문 앞을 왔다 갔다 하며 놀아드렸다. 11시쯤, 다시 특별교육을 어제 예인에서 만났던 김춘식 원장님이 해주셨는데 이때의 주제는 `행복`이었다. 교육을 받으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제는 우리가 외출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식구 분들을 도와드리고 청소도 하고, 일손도 돕는 날 이었다. 아쉬운 마지막 날, 이제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할머니들 방을 찾았다. 마지막인 만큼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리고 더 있고 싶어서 `할머니 저희 이제 가요, 보고 싶을 꺼예요. 다음에 또 올께요.`하고 약속도 했다. 그리고 시온에서 론볼이라는 운동을 처음으로 배우게 되었는데, 무게 중심이 다른 공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공을 맞추는 그런 운동이었다. 여기 시온에는 론볼 장애인 국가대표이신 분도 계셨다. 재미있게 론볼 교육과 대결을 마친 후 단체사진을 찍고 짐을 챙겨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기 전 집이 오천이신 식구 분과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가는게 아쉬우신지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으셨다. 겨우겨우 꼭 다시 온다는 약속을 하고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안동시온캠프를 다녀온 지금도 생각만 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처음이라 선생님들도 어색하고 우리도 어색했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가게 된다면 진짜 한 가족처럼 이해해주고, 장난도 치고, 혼도 내고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평소 학교에서 가는 당일 봉사활동도 좋지만 이처럼 2박3일, 3박4일 일정기간동안 장애인분들,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제 곧 3학년이라 봉사를 자주 다니는 것이 힘들어질지도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고, 앞으로의 학교 후배들이나 우리 인터랙트 후배들에게 한 번쯤은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2009-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