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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어긋남 없이 행동하라

쌍산 김동욱
등록일 2011-07-20 20:32 게재일 2011-07-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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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 무불가(無可 無不可)

가(可)도 없다. 원래는 `행동에 중용(中庸)을 지켜 어긋남이 없다`는 뜻이나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논어` 미자(薇子)편,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에 나온다.

`논어` `미자`편에는 공자가 옛날의 여러 일민(逸民)을 평한 내용이 있다. `일민`이란 학문과 덕행이 있으면서 초야에 묻혀 벼슬하지 않는 사람, 곧 은자(隱者)를 가리키는 말이다.

공자는 백이와 숙제등의 평을 열거한 후 끝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그들의 행동과 달라서 가한 것도 없고, 불가한 것도 없다`

맹자의 설명에 의하면, 공자는 벼슬한만하면 벼슬하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 두었으며, 오래 머무를 만하면 오래 머물고, 속히 떠나야 하면 속히 떠났으니, 이것이 곧 무가 무불가의 태도라고 했다. 요컨대 공자의 행동은 모두 중용이란 잣대에 맞추어 과부족도 어그러짐도 없었기 때문에 이같이 일컬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요즘에는 대개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漢)나라 때의 일이다. 농서 땅에서 일정한 세력을 갖고 있던 외효 밑에서 그의 오른팔 노릇을 하던 마원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외효는 한창 세력을 펴고있던 후한의 광무제 유수와 친교를 맺으려고 마원을 파견했었다. 이때 마주한 광무제와 마원은 서로 큰 인물임을 간파하고 여행을 같이하며 우의를 맺었다.

외효는 마원이 돌아오자 광무제의 인물됨에 대해 물었다, 마원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광무제의 명석한 머리와 원대한 포부, 넓은 도량을 칭찬했다. 그러자 외효가 이렇게 물었다.

“그렇다면 고조와 비교해 보자면 누가 위인가?”

“글쎄요, 고조는 `가도 없고 불가도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만, 광무제는 정치를 좋아하고 향동은 절도에 알맞고 술같은 것은 즐기지 않는 인물입니다”

그렇다면 고조보다도 한수 위라는 말이 아닌가?

외효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으나 마원의 말을 들어 광무제와 우호를 쌓기로 결정했다. 마원은 그로부터 볼모로 가는 외순을 따라 낙양에 가서 광무제를 섬기게 되었다.

/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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