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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국화가 권정찬 대구에 전용갤러리

현대 한국화단을 선도하는 모락 권정찬(전 경북도립대 교수) 화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용 전시관이 개관된다.대구 최대 규모의 갤러리 겸 베이커리 카페 킹콩G.C는 권정찬 화백의 작품 전용관을 마련하고 지난달 31일부터 상설 전시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제작한 100∼300호 32점을 선보인다. 초기 수묵과 채색의 종이 바탕의 작업을 제외한 캔버스, 천, 목판 등에 유화, 아크릴, 혼합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표현의 작품 중 대표작을 선별했다.권 화백은 미술의 다양한 장르와 문학, 도가사상을 추구하며 계명대 재학시절 연이은 국전 입선 등 대학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지금까지 30여 회의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초대개인전만 국내외 53회에 달하며, 대형화폭에 담는 그의 수묵 퍼포먼스는 국내외에서 독보적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특히 1980년대부터 해외에서 개인전 활동을 하며 양도한 300여 점의 작품은 L · szl · S · lyom 전 헝가리 대통령,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일본 총리 등 외국 국가 원수나 기업, 유명인사들이 소장하고 있다. 권 화백은 2014년 중국화단에서 ‘한국당대선풍종사(韓國當代禪風宗師)’ 칭호를 받는 등 동양을 벗어나 서양으로 이어지는 도(道), 기(氣), 선(禪)을 통한 미적 세계 실현에 정진해 왔다. 서양의 유채를 동양의 필법으로 승화시킨 권정찬의 오토마티슴(Automatisme) 기법은 이성이나 기존의 미학을 배제하고 도(道)와 무의식의 세계를 통한 초현실적 심상(心象)들을 표현해낸다.한편 지역사회 개발과 문화진흥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이재녕 대구남구문화원장의 추진으로 시작돼 5일 정식 오픈 한 ‘킹콩 G.C’는 ‘킹콩 Gallery Cafe’의 줄임말로, 대구문화사업의 생동감과 즐거움과 풍요로움을 나타내기 위한 노란 킹콩 조형물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어 킹콩G.C 만의 특색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갤러리 뒤편으로는 대형 수목원이 조성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8

“마음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게 한다”

대구 출신 지휘자 윤한결(29)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젊은 지휘자들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콩쿠르 심사위원단은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잘츠부르크 국립음대명) 대강당에서 이 대회 우승자로 윤한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심사위원단은 “윤한결의 지휘는 카리스마 있고 준비가 철저히 돼 있으며 기술적으로 뛰어났다”면서 “그의 지휘를 보면 음악을 흉내 내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게 한다는 점을 느끼게 해 줬다”고 평가했다.윤한결은 이날 대회 결선 무대에서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 가단조 스코틀랜드’,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서곡 등 4곡을 지휘했다. 윤한결은 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상금 1만5천유로(약 2천100만원)와 내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지휘 기회를 얻게 됐다.대구 출생인 윤한결은 서울예고 재학 중 독일로 건너가 뮌헨 음대를 졸업했다. 2019년 세계 음악 축제 중 하나인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아카데미에서 지휘 부문 1등상인 네메 예르비상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제네바 대극장과 뉘른베르크 국립극장에서 부지휘자로, 메클렌부르크 주립극장에서 지휘자로서 활동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 다니엘 바렌보임, 정명훈 등이 속한 클래식 아티스트 기획사인 아스코나스 홀트와 전속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윤한결은 현재 독일에 거주하며 지휘자와 작곡자로 활동하고 있다.이날 윤한결이 우승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은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이름을 딴 국제 대회다.헤르베르크 폰 카라얀 협회와 오스트리아의 세계적 클래식 축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마련한 이 콩쿠르는 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젊은 지휘자들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08-07

“위로·희망 메시지 전하는 노래하고 싶어요”

“노래하는 매 순간 진심을 다해 듣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이징 아티스트’로 꼽히는 포항 출신 성악가가 있다. 경희대 음대 성악과 외래교수 소프라노 김예은(35)이다.김예은은 포항의 대흥초, 대흥중, 포항예술고 등을 졸업한 토박이로서 어려서부터 뛰어난 가창 실력을 인정받았다. 재능을 살려 경희대학교 성악과에 입학, 졸업과 동시에 이탈리아로 향했다.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석사, 프랑스 무동음악원 최고 연주자 과정, 한국 소극장 오페라축제 뉴스타보이스상과 이탈리아 Ab Armoniae 콩쿠르 1위,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콩쿠르 특별상, Citta di montenero 콩쿠르 특별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 소프라노로 성장했다.지난 5일 포스코 효자아트홀 기업시민 콘서트 무대에 서기 위해 포항을 찾은 김예은 성악가를 만났다.-어떤 계기로 성악에 입문하게 됐나.△어릴 적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일찍 재능을 알아봐 주신 부모님께서는 항상 노래 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던 것 같다. 동요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으로 입상을 하게 되면서 재능에 확신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성악가의 꿈을 키웠다. 그 후 포항예술고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악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다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독창회, 헝가리 한국문화원, 비엔나 한국문화원 초청 연주 등 유럽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는데.△성악을 시작하면서부터 이탈리아 유학을 늘 꿈꾸었고 대학 졸업 후 꿈에 그리던 유학길에 올랐다. 언어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입학하게 되어서 초반 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았지만 좋은 선생님과 동료들의 도움 속에 차츰 인정을 받게 되고 여러 콩쿠르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드디어 본고장에 와서 인정을 받는구나, 생각하니 더욱 뚜렷한 동기부여가 되었고 그 후로 더욱 정진하여 여러 무대와 콩쿨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많은 오페라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모든 작품에 다 애착이 있지만 특별히 서울시 오페라단과 함께 한 ‘세비야의 이발사’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디션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감사하게도 주역으로 발탁되어 꿈에 그리던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데뷔하게 되었다. 주인공 ‘로지나’역은 소프라노라면 꼭 해보고 싶은 역할 중 하나인데 연기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뻤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나와 더욱 잘 알려진 아리아 ‘방금 들린 그대 음성’이라는 곡은 그 후 나의 대표곡 중 하나가 되었다.-‘소리 위주의 공연’이 아닌 ‘종합예술’이라는 오페라의 장르에 걸맞은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연습과 연구가 필요할 것 같은데.△오페라를 하기 위해서는 소리의 테크닉은 기본이고 작품과 캐릭터를 해석하는 능력, 그리고 그 해석을 뒷받침할 연기력도 갖추어야 한다. 요즘은 소극장 공연 등으로 관객이 매우 가까이에 있기도 해 더욱 섬세한 감정 표현연구도 많이 하는데,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관찰해서 연기에 적용해 보기도 한다. 또 길게는 4∼5시간까지도 공연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운동을 통한 체력 단련 또한 필수다.-성악가로서 자신의 목소리와 음악성을 소개한다면.△풍부한 감정 표현으로 감동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는 편이다. 성악은 소리와 기교만이 아니라 가사가 있는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발음이나 말의 뉘앙스를 살려 의미를 잘 전달하는 것을 늘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성악이 대중에 사랑받지 못하고 어렵다고들 이야기한다. 그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직관적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케이팝이나 트로트에 비해 클래식은 어렵고 소위 말해 ‘각 잡고’ 봐야 하는 음악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대부분 외국어인 클래식 오페라 특성 때문에 친절하지 못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광고 사용 등 엄청나게 많은 클래식 음악을 알고 있다. 전 국민이 다 아는 ‘반짝반짝 작은 별’ 동요도 원래는 클래식 음악이다. 이런 것들을 발견하게 해주고 문턱을 낮추어 관객에 최고의 공연을 선보여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클래식의 대중화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연주자로, 교육자로 살고 있다. 보람을 들려준다면.△지난 6월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찾아가는 오페라 공연을 약 40회가량 올렸다. 초등학생 대상 소규모의 공연은 처음이라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는데 막상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끝까지 집중해서 관람하고 박수를 쳐주어 또 다른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공연장을 떠나는데 우리 팀을 향해 온 동네가 떠나갈 듯이 ‘가지 마요’를 외치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오페라는 즐겁고 재밌는 기억으로 간직되었을 것이다.-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바람이 있다면.△어릴 적부터 즐겨 불렀던 찬양이 담긴 음반을 내고 싶다. 또 요즘은 모교인 경희대에 출강하고 있는데 기교나 기술뿐만 아니라 올바르고 건강한 정신을 가진 예술가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제자들을 사랑과 애정으로 가르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게 목소리를 잘 관리해서 내가 사랑하는 무대에서 오래도록 감동의 노래를 들려주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7

1910년대 광복 꿈꾼 청년들 ‘열린 역사문화 강좌’ 열어요

대구근대역사관은 오는 11일과 25일 ‘대구에서 만나자 -1910년대 광복을 꿈꾼 청년들’ 특별기획전과 연계한 문화행사를 개최한다.지난 6월부터 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 특별기획전은 올해 ‘대구지역 독립운동사 돋보기’ 전시로 1910년대 대구를 중심으로 무장투쟁을 전개했던 ‘광복회’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오는 11월 5일까지 진행된다. 현재까지 8천여 명이 관람하는 성과를 거뒀다.대구근대역사관은 특별전 개최 의미와 그 내용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린 역사문화 강좌’ 제6회, 제7회를 개최한다.제6회는 박상진 순국일인 오는 11일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발자취를 따라’를 주제로 열린다. 이날 오후 7시 달성공원 정문 시민의 문에서 모여 신형석 박물관운영본부장의 안내로 1915년 광복회가 결성된 달성공원을 답사하고 서문로 상덕태상회 위치, 대구경찰서 자리, 재판을 받은 대구복심법원 터, 사형 순국한 대구감옥 터 등을 걸어서 답사한다.선착순 15명을 모집하며 참가를 원하는 성인은 전화 신청(053-606-6436) 또는 근대역사관에 방문 신청하면 된다.오는 25일 광복회 결성 기념일에는 오후 2시 제7회 ‘열린 역사문화 강좌’가 열린다. 이날은 일제강점기 역사를 폭넓게 이해하기 위해 권비영 소설가를 초청해 대구근대역사관 문화강좌실에서 일제강점기 조선 왕실 가족의 삶에 대해 살펴보고 특별기획전 해설, 문화 공연 등을 진행한다.권비영 작가는 소설 ‘덕혜옹주’를 통해 1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은)과 그 아들 이구의 삶을 다룬 소설 ‘잃어버린 집’을 발간했다. 이구는 달성공원 설계에도 참여했다.선착순으로 30명을 모집하며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전화 신청 또는 방문 신청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7

경북 여성 뉴리더 양성 아카데미 참가자 모집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여성의 리더십 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사회 활동 및 정치·정책 참여역량을 높이고,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를 강화해 지역 뉴리더로 양성하고자 ‘경북여성 뉴리더 양성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이 사업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위치에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고르게 참여하게 함으로써 권력자원에 대한 접근성과 사회적 자원의 공평한 분배를 가능케 한다는 중요한 성평등 의제에서 시작됐다. 모집대상은 지역활동에 관심과 참여 의지가 있고, 리더역량을 원하는 경북여성 50명 정도이며, 신청기간은 오는 30일까지다. 교육은 9월 5일부터 21일까지 기간 중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경북여성가족플라자 동행관 1층 다목적홀(경북 예천군 소재)에서 이뤄지며, 교육시간의 80%이상 이수 시 수료증을 교부하고, 경북여성인재풀로 등록할 계획이다. 상세한 내용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 정보광장 ‘개발원소식’모집공고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원장은 “경북의 여성대표성 제고를 위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 여성 인물을 발굴하고 뉴리더로 양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6

포항미협-문화관광협회 ‘업무협약’

포항미술협회와 포항문화관광협회가 ‘K-문화·관광도시 포항’조성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포항미술협회와 포항문화관광협회는 최근 포스코갤러리에서 지역 문화예술·관광 저변 확대를 위한‘포항미술협회·포항문화관광협회 업무협약식’을 가졌다.이날 협약식은 최지훈 포항미술협회장과 김도준 포항문화관광협회장을 비롯해 양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문화예술·관광의 현안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이날 두 단체는 ‘K-문화·관광도시 포항’활성화를 위해 힘을 합쳐 글로벌 문화·관광 행사 유치와 지역 문화·관광 개발사업 등을 함께 추진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최지훈 포항미술협회장은 “우리 지역은 문화도시로의 입지를 충분히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물적·인적 인프라가 풍부한 곳이다. 앞으로 많은 문화예술인과 관광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를 발굴·추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도준 포항문화관광협회장은 “지역의 민간단체들이 힘을 합치면 포항은 환동해 중심도시로서 1천만 관광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포항미술협회와 함께 훌륭한 문화예술 및 관광자원을 활용한다양한 글로벌 전시·행사 유치와 더불어 지역특화 관광상품을 만들어 독보적인 문화예술·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6

장한나 & 미샤 마이스키, 경주 무대에

첼리스트에서 지휘자로 전향한 장한나의 첼로 스승 미샤 마이스키(75)가 제자 장한나와 경주를 찾는다.한국수력원자력(주)과 (재)경주문화재단이 주최, 주관하는 ‘한수원프리미어’ 9월 공연으로 ‘장한나미샤 마이스키디토 오케스트라’ 공연이 오는 9월 21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장한나(40)는 한국이 자랑하는 첼리스트에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여성 지휘자로 더 유명하다. 그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쾰른 필하모닉, 비엔나 심포니, 리버풀 필하모닉, 시애틀 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2017년부터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를, 지난해부터는 함부르크 심포니의 수석 객원지휘를 맡고 있다. 또한 클래식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 선정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에 뽑혔으며, 영국 클래식 전문지 BBC 뮤직 매거진이 선정한 ‘현재 최고의 여성 지휘자 19인’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장한나는 자신의 삶을 바꾼 한 사건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스승인 거장 미샤 마이스키와의 만남을 든다. 1992년 내한 공연을 했던 마이스키는 당시 아홉 살 소녀였던 장한나의 연주 영상을 보고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다. 장한나는 음악이 무엇인지, 음악을 어떤 자세로 대해야 하는지 마이스키를 만나면서 알게 됐다고 한다. 마이스키를 사사한 그녀는 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미샤 마이스키 역시 장한나를 자신의 유일한 제자로 소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장한나가 첼로 연주를 멈춘 것을 누구보다 아쉬워했지만, 지휘를 하는 그녀의 영상을 보고 음악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를 존경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로는 “언제, 어디서든, 무슨 곡이든 너와 함께라면 좋다”라고 얘기하는 장한나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2008년 조직된 디토 오케스트라는 대한민국 대표 클래식 축제 디토 페스티벌의 상주 오케스트라 및 안양문화재단과 서초문화재단의 상주단체를 역임한 바 있으며, DMZ 평화콘서트, 크레디아 파크 콘서트, 슬라슬라 페스티벌 등 국내 대형 클래식 공연의 주요 단체 및 지난해부터는 서울 강동아트센터 상주예술단체로 활동하고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b단조 Op. 104’와 ‘교향곡 9번 e단조, Op. 95 신세계’를 연주하는데, 열정적인 조련사로 유명한 장한나가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디토 오케스트라와 빚어낼 이 걸작들의 사운드가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스승과 제자의 만남이자, 거장과 거장의 만남, 그리고 클래식 음악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역사적인 무대’로 놓칠 수 없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공연의 티켓 오픈은 8일 오전 10시로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6

해외작가 초대 ‘두 가지 제언’ 展

대구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 ‘두 가지 제언(TWO SUGGESTIONS)’이 오는 9월 3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사회적 교류와 번영의 역설적 산물인 감염병의 영향으로 폭력, 허무주의, 비관주의가 성행하는 붕괴의 시대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현대미술가들의 예술에 대한 의지와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미국 작가 5명과 대구 작가 5명 등 총 10명이 참여한다.전시는 ‘두 가지 제언(TWO SUGGESTIONS)’이라는 제목에 초점을 두고, 5개의 파트마다 두 작가가 1:1로 매칭해 다른 소주제로 작품들을 펼쳐 보인다.파트 1은 베버리펜, 박휘봉 작가가 참여해 ‘자연’을 주제로 실체와 비실체 속에 존재하는 자연의 근원에 대해 얘기한다. 파트 2는 ‘현상학’(브레드 어반 테일러, 정미옥), 파트 3은 ‘빈도’(크리스 코한, 박종규), 파트 4는 ‘인연’(코멜리아 홍자 오김, 서옥순), 파트 5는 ‘사랑’(미희 최리, 김성수) 등 다양한 주제가 펼쳐진다.조동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코로나 이후, 이전 시대의 후퇴와 더불어 탈세계화가 가속되고 물류, 자원, 전쟁 등 자국 우선주의 패권 속에서 리쇼어링 또한 속도를 내며 긴밀한 경제적 연결보다는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이번 전시는 이 같은 시대적 상황 속에서 한국과 미국의 예술가들이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바라보는 각기 다른 해석과 사유를 담은 작품을 통해 그들의 다채로운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6

포항시립미술관, 스틸아트공방 수강생 모집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14기 포항스틸아트공방 정규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14기 강좌는 4개월 과정으로 14일부터 12월 14일까지 운영되며, 생활소품 금속공예와 주얼리 금속공예, 창업반으로 구성됐다. 1강좌당 12명씩 모집하며, 무료로 운영되는 만큼 월 2회 이상 무단결석 시 차기 수강 자격이 상실될 수 있다.이번 모집은 중학생 이상부터 만 65세까지 포항시민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 강좌도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강좌는 단계별 수준에 맞춰 기초, 초급, 중·고급반으로 나눠 진행된다.생활소품 강좌에서는 수저, 수저받침, 촛대, 문구류 등을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주얼리 금속공예 강좌는 반지, 목걸이, 팔찌 등을 제작할 수 있어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강좌로 재료비는 수강생이 부담해야 한다.창업반은 단계별로 과정을 꾸준히 이수해 온 수강생들이 취미 활동을 넘어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아트상품 개발 및 지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스틸아트공방은 포항 롯데백화점 인근(삼호로109번길 2)에 있으며, 수강 신청은 시립미술관 홈페이지(www.poma.kr)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상세내용을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전화(252-3009, 270-4707)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2

‘색채추상’… 현실공간서 구현한 도시인의 내면

포항에서 활동 중인 서양화가 정송자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인 ‘도시 인상’이 지난 1일부터 오는 13일까지 포항 갤러리웰에서 열리고 있다.정 작가는 영남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색채와 질감 등 추상적 요소로만 작품을 표현하는 추상 작업 중에서도 색채에 많은 무게를 싣고 있는 색채추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을 중심으로 삶의 터전인 도시와 삼라만상의 변화가 있는 사계절, 그리고 별빛 반짝이는 하늘 인상 등 비대상적 추상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현대인들이 모여 사는 도시는 매우 역동적이고 활기가 넘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생존을 위해 경쟁적이며 거칠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곳이다. 이러한 도시의 모습과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사실의 재현보다는 감정 표현에 충실한 서정적이고 함축적인 추상, 특유의 조형언어 등을 통해 작가 특유의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송자 서양화가 그림의 대상인 도시의 빽빽한 빌딩들이 부분적으로 재현된 반 추상작품인 ‘도시 인상’을 비롯해 ‘우주’‘소녀’‘아침새’‘동물농장’등 사람들에게 각자 각인돼 있는 순수 기억, 감정의 상태에 따라 다른 형상으로 기억되는 이미지, 일상의 삶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이미지들을 현실 공간으로 끌고 들어와 서정적으로 풀어내고 있다.정송자 작가는 “나의 작업은 내면세계의 성찰을 통하여 보다 심오한 정신적인 실체를 색채 추상회화로 나타내고 있으며 진실한 삶의 가치관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에서 미술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과 해답을 지속적으로 사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강하고 끈질긴 생명의 힘과 끊임없이 지속되는 희망을 표현하고 있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서 그 속에 도시인의 꿈을 담아 본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3-08-02

포은중앙도서관, 웹툰창작체험관 운영

포항시립도서관(관장 김세원)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23 포은중앙도서관 웹툰창작체험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이번 프로그램은 ‘나의 캐릭터로 이모티콘 만들기(A)(B)’, ‘토닥토닥 위로가 되는 따뜻한 디지털드로잉’, ‘즐겁고 재밌는 웹툰 그리기’, ‘개성이 가득한 캐릭터 그리기(캐리커처)’ 등 총 5개다. ‘나의 캐릭터로 이모티콘 만들기(A)(B)’의 강사는 채덕 작가로, 대상은 초등 5학년에서 중등 3학년 20명이다. 13일부터 9월 3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에 2개 반을 운영한다. ‘토닥토닥 위로가 되는 따뜻한 디지털 드로잉’은 한국희 작가가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11일~10월 6일 매주 금요일 오후 7시에 진행한다.‘즐겁고 재밌는 웹툰 그리기’는 도솔세 작가가 초등 5학년~중등 3학년 6명 대상 12일~9월 9일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운영한다. ‘개성이 가득한 캐릭터 그리기(캐리커처)’는 오현지 작가가 초등 3~6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3일부터 9월 10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상세 일정 및 내용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시립도서관(270-4594)으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3-08-02

한지와 먹, 흑백의 피륙으로 다시 태어나다

대구 달서아트센터(DSAC)는 10일까지 달서갤러리에서 원로 화가 차계남(70·사진) 개인전을 연다. 40여 년간 먹과 한지를 주제료로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평면 부조’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는 대구 대표 여류 중진 작가로서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먹을 품은 붓의 시간’ 주제의 전시장에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의 대형 평면 부조 작품 35여 점을 선보인다. 올해 제작된 신작이 포함돼있는 만큼 작가의 현재 작업 방향과 더불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효성여대(옛 대구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에서 유학한 작가는 타피스리(Tapisserie) 직물과 사이잘 마(Sisal Hemp)에 깊이 탐닉한 끝에 섬유 조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0년대부터는 한국적 요소인 한지와 먹을 새로운 재료로 채택해 다루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끊임없이 작업 세계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사이잘 마로 입체 작품을 제작했던 제1기, 모든 색을 배제하고 오직 먹색에 골몰했던 제2기를 거쳐 제3기(2016년∼현재)에 도달한 작가는 단시간에 시각적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고행’을 동반한 작업에 깊이 매료됐다. 차계남 작가 그는 한지에 먹으로 ‘반야심경’ 등 불교 경전 속 참선의 글귀를 무한히 써나간 뒤 일정한 폭과 길이로 자르고, 그것을 일일이 손으로 꼬아 노끈 형태로 제작한다. 평면이었던 종이는 이렇게 작가의 손에서 부피와 촉감을 가진 새로운 재료, ‘실’로 재탄생한다. 이 끈을 화면에 붙여나가는 과정에서 붓글씨는 점과 선, 그리고 여백이라는 형태로 교차하고 응집돼 마침내 흑백의 피륙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기’보다는 ‘수행’에 가까운 행위 끝에 완성된 작품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무수히 중첩된 시간성과 함께 작가만의 철학을 관조할 수 있다.한편 이번 전시는 달서아트센터의 올해 첫 기획전으로 마련됐다. DSAC 특별기획전은 시대를 선도하는 국내 유명작가 및 단체를 초청함으로써 양질의 미술 작품을 감상하려는 지역민들의 예술적 열망을 충족시키고자 기획됐다. 관람료는 무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2

보고, 만들고, 뛰어놀고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가 여름방학을 맞아 오는 20일까지 어린이 미술 체험전 ‘어린이 미술 체험전-숲속 미술여행’을 선보인다. 감각적이고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현대미술 작품 전시와 EQ개발과 풍성한 감성, 창의성을 높여줄 수 있도록 체험이 함께하는 미술 교육 프로그램이다.어린이미술 전문교육기관 ‘통아트(Tong Art)’가 기획한 이번 행사는 대구·경북에서 활동 중인 현대미술작가 8명의 회화, 조각, 설치미술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 ‘숲속 미술관’과 ‘숲속 놀이터’, ‘창의 제작소’, ‘플레이 정글’등 재미있고 신기한 미술과 과학이 접목된 어린이 미술 체험코너로 구성돼 있다.밀림의 울창한 나무숲 풍경을 형형색색 다양한 색채로 표현하는 오승아, 오경애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평면회화로 표현해냄으로써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경북대 출신의 젊은 작가인 전채윤, 곽명희는 과거 동양에서 자연을 관조해 표현했던 산수풍경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산수풍경화를 선보인다. 한지에 전통수묵화 기법으로 표현된 전채윤의 작품에는 자연의 울창한 숲속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전통 수묵과 콘테, 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나무와 연못, 물고기들을 표현한 곽명희는 수묵의 깊고 은은함 느낌을 담기 위해 한지를 중첩하며 농담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자연 속 동물들을 표현한 최지훈, 손미나, 안성주, 문건호 작가는 입체작품을 통해 동물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한편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만들기 체험코너는 나뭇잎과 나뭇가지를 이용해 나만의 나무목걸이를 만들어 보는 ‘창의 제작소’와 과학의 원리를 이용해 다양한 추상작품(스핀아트)을 제작해 보는 ‘플레이 정글’, 신비하고 재미있는 라이트 드로잉과 블랙라이트 볼 풀장을 통해 신나고 재미있게 즐기는 ‘숲 속 놀이터’를 만나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1

“한옥, 우리 민족 정체성 담아내는 장한 역할 담당”

“한옥은 우리의 수천 년 역사와 함께 한 한국인의 집입니다. 지난 시대의 삶이 녹아든 한옥은 그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면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장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 짓는 주거건축을 넓은 의미로 나는 한옥이라고 부르길 원합니다.”변숙현(63) (사)한옥문화산업진흥원 이사장은 고향 청도에 한옥학교를 설립해 3천600여 명의 한옥 건축 전문가를 배출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한옥 전문가다. 청도 한옥학교는 전국에 산재한 5개의 한옥학교 가운데 역사가 가장 깊고 교육환경을 잘 갖추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변 이사장은 아들 성민 군과 함께 2대에 걸쳐 한옥의 전통을 살려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옥에 대한 열정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뿌리 깊은 사랑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이다.-어떻게 한옥학교를 만들 생각을 했나.△내가 살았던 집이 한옥이었다. 한옥의 아름다움과 공간에 매료되어 대학원에서 전공했고, 군 제대 후에는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그 후 몇몇 대학에 강사로 출강하며 한국건축을 가르쳤지만 한계를 느꼈다. 내가 공부하던 당시의 대학 건축학과에는 한옥, 즉 전통건축을 가르치는 커리큘럼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건축을 배울 기회는 2~3학점인 한국건축역사 한 과목이 고작이었다.우리나라의 건축문화를 짊어질 예비건축가들에게 한국건축의 이론적 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전통건축을 가르쳐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이론과 실제를 아우를 수 있는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느껴 2002년 10월경에 사재를 털어 경북 청도의 선산(청도군 화양읍 양정길 156)에 한옥학교를 세웠다.-한옥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을 것 같다.△상류계층이 누렸던 고래등 같은 기와집만 한옥이라는 편견을 고쳐야 한다. 이 땅의 수많은 민초들이 삶을 경영했던 집, 바로 그 서민들의 집도 한옥이다. 한옥에는 삶의 지혜가 녹아 있다. 그 시대의 정신과 삶의 방식, 자연환경을 조화롭게 담아낸 선조들의 집에서 오늘날 삶의 그릇인 현대 한옥의 정형을 찾는 일이 나의 업이요, 천직이다. 그리고 “집이 뭣고!”라는 사색거리는 평생 놓을 수 없는 나의 말머리 공부다.-한옥이 아름답기는 하나 아파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불편한 주거인 건 사실 아닌가.△한옥의 가치를 기능, 즉 쓰임에 대한 측면만을 두고 한 말이다. 오늘의 한옥은 진화하고 있고 현재의 삶을 유연하게 수용하고 삶의 질을 더 높이는 현대 한옥의 전형으로 평가되는 한옥도 많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성찰을 통해 더욱 성숙한 행복으로 이끄는 한옥의 공간구성 원리야말로 한옥의 진정한 면목이 아닐는지. 어쩌면 불편하더라도 그것이 유익한 불편함이라면 버릴 것이 아니라 오늘의 한옥 공간에 보존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한옥짓기 문법 중 하나다. 한옥 문화에 대한 뿌리 깊은 이해의 바탕은 체험이다. 한옥은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발견하는 만큼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청도한옥학교는 ‘한옥학교의 메카’로 불린다. 소개해 준다면.△올해 개교 21년째로, 장인의 혼과 실력을 겸비한 한옥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는 평생직업교육학원이다. 현재 한옥대목수 양성과정(5개월), 한옥소목수 양성과정(5개월), 그린홈 한옥시공, 주말을 이용한 한옥대목수 (토·일 8주), 한옥소목수과정(토·일 8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옥학교의 교훈은 학예상장(學藝相長), 지덕겸수(知德兼修)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창조하는 직관의 공부에다 더하여 풍부한 지식과 원만한 인격을 함양한다는 취지다. 전국 한옥학교 가운데 한옥사관학교로 불리는 가장 명문으로 손꼽히고 있다. 개교 이래 3천673명의 졸업생이 한옥학교를 거쳐 갔다. 고용노동부지원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 훈련기관으로 인정받아 해당 직종은 훈련비가 전액 무료이며 식비와 교통비도 지원된다.-2년 전 아들 성민 씨에게 한옥아카데미 교장 자리를 물려주었다.△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해에 본교 대목수 과정을 55기로 수료하였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대학원에서는 전통건축을 공부하고 한옥학교 직원으로 다년간 근무하면서 교육훈련 전반을 경험하는 등 미리 준비한 결과를 실행에 옮긴 것뿐이다. 한옥학교의 훈련시스템을 더욱 온전하게 가다듬어 새로운 도약의 물꼬를 텄으면 좋겠다.-한옥이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을 말해준다면.△한옥을 직간접으로 체험한 사람이면 대개는 한옥에서 삶을 경영하고 싶어한다. 그들과 한옥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필요한 때다. 한옥짓기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궁리요, 즉답이어야 한다. 한옥 주거문화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축주의 집에 대한 식견과 한옥 설계자의 직관과 시공자의 한옥 시공 전문성 등 세 박자의 조화로운 호흡이 필요하다. 나는 그것을 통틀어 한옥 영건조직이라고 즐겨 부른다. 한옥문화를 누릴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국가 지원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 한옥은 살아있다. 지속 가능한 녹색 대안건축으로, 그리고 우리 전통 주거문화를 세계 속의 K-미래 한옥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통찰과 직관을 겸비한 목수 공부를 모토로 했는데.△불광불급(不狂不及),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은 없다. 나를 온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좋아하는 일에 1년, 3년, 10년만 미치게 몰두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목수(木手)의 길은 목수(木修)의 길이며, 통찰(通察)의 눈으로 보고, 생명 살림의 가슴으로 느낄 때 비로소 목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통찰과 직관을 겸비한 온 목수이며, 한옥학교 졸업생의 공부 덕목이다.-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있다면.△청도한옥학교는 명실상부한 이 땅 최고의 한옥목수 양성 직업학교로 거듭날 것이다. 그리고 한옥학교 밝은 터에 지역과 시대, 계층을 아우르는 한옥 노천박물관을 꿈꾸고 있다. 한옥학교 졸업생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한옥 영건조직을 꾸려 그들에게 실제적인 건축경제 활동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모교로서 가교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그리고 (사)한옥문화산업진흥원 이사장으로서 치유 한옥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웰니스관광산업에도 일조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8-01

“여름방학엔 도서관서 북캉스 해요”

2023년 전국 도서관 여름 독서 교실 포스터.포항시립도서관(관장 김세원)은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독서 교실을 운영한다. 방학 동안 다양한 독서경험과 체험활동으로 책 읽기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마련한 이번 어린이 독서 진흥 프로그램은 포은중앙도서관을 비롯해 총 7개 시립도서관에서 운영된다.포은중앙도서관은 초등 3~5학년 15명을 대상으로 8일부터 11일까지 ‘그림책으로 만나는 건축’을 주제로, 건축과 그림책의 만남을 체험하고 토론하며 독서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대잠도서관은 초등 3~4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일부터 4일까지 오후 2~4시 ‘그림책 탐험대’를 운영한다. 지정도서들을 통해 구성요소, 표지의 역할 등 그림책에 대해 알아보고, 무지스크랩북에 자신만의 그림책을 직접 쓰고 그리는 활동을 진행한다.영암도서관은 초등 2~3학년 15명을 대상으로 1일부터 4일까지 ‘도서관에서 만난 수학’을 운영한다. 생활 속 수학과 관련된 책을 읽고 숫자 0의 역할, 생활 속 단위 등을 학습한 후 나만의 숫자로 에코백 꾸미기, 썬캡 만들기, 주사위 퍼즐 만들기 등 흥미로운 독후활동을 펼친다.동해석곡도서관은 초등 3~6학년 15명을 대상으로 8일부터 10일까지 ‘book캉스로 떠나요 · 여름방학 문해력 캠핑’을 운영하며, 책을 읽고 글쓰기와 독후활동을 통해 문해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다. 동화 액자 만들기와 역할극, 독서 토론 등 다양한 활동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어린이영어도서관은 유아 6~7세, 초등 1~2학년, 초등 3~4학년 각 15명을 대상으로 2일부터 18일까지 3주간에 걸쳐 ‘Summer Fun with Oxford Reading Tree!’를 운영한다. 영어 그림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활동을 진행하며 원어민과 함께 하는 수업으로 영어를 쉽고 재밌게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또한 여름방학 특강이 5, 19일 이틀간 진행된다.연일도서관은 초등 4~6학년 15명을 대상으로 8일부터 11일까지 ‘불을 끄고 별을 켜자! 우리는 환경 지킴이!’를 운영한다. 환경보호를 주제로 다양한 책을 읽고 지구사용선서문 작성, 환경토론 및 다양한 북아트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구룡포도서관은 초등 2~5학년 10명을 대상으로 8일부터 11일까지 ‘인물로 배워요, 가치 나누기’를 운영, 역사적 인물들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고 그 인물을 통해 가치를 배우며 다양한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김세원 시립도서관장은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독서능력 개발과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고자 방학마다 독서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각 도서관에서 연령과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주제와 독서 활동을 마련한 만큼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기타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31

순수 한글의 역사와 멋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2023년 정기기획전 ‘모두의 글자, 한글’ 전시를 지난달 25일 개막해 오는 12월 17일까지 유교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Ⅰ에서 선보이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국내 국학자료 최다 소장 기관으로 현재 60만 점이 넘는 자료를 기탁받아 보존 관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글자료만을 선별해 특별전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이번 전시의 백미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만 볼 수 있는 한글자료들이다. 18세기 전국의 사투리(土俚· 방언)를 비교 분석해 기록한 강후진(1685~1756)의 ‘찬집감영록’(권7)은 지금 우리가 알기 어려운 당시 평안도·함경도·황해도의 사투리를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서애 류성룡의 6세손 류운(1701~1786)이 서울에서 의금부도사를 역임할 당시 막 맞이한 서울 출신의 며느리 연안이씨에게 보낸 50여 통의 한글편지도 선보인다. 조선 시대 지방 출신의 시아버지와 서울 출신의 며느리는 어떤 사연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는지 한글편지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외에 도산서원 내사본인 ‘소학언해’와 논어·맹자·대학·중용의 언해본들도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이 자료들은 선조(宣祖) 때 교정청에서 간행한 것으로 16세기 말엽의 국어자료로서 큰 가치를 지닌다.시아버지와 한글편지를 주고받은 며느리 ‘연안이씨’는 내방가사의 대표적인 작품 ‘쌍벽가’의 작가로도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서 연안이씨의 작품 ‘쌍벽가’와 ‘부여노정기’ 그리고 김우락 여사의 ‘조손별서’등 내방가사 자료들도 관람할 수 있다. 내방가사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목록에 등재됐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해창(海窓) 송기식(1878~1949)과 해창(海蒼) 조병국(1883~1955)의 같고도 다른 삶을 보여주는 한글 자료도 만나볼 수 있다. 기독교를 전파했던 조병국의 ‘종교창가별집’과 봉양서숙을 운영하며 유교를 교육했던 송기식의 ‘봉양가’인데, 두 사람은 만세운동으로 감옥에 수감됐을 때 만난 인연이 있다.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한문 위주의 시대에 중앙 정부의 한글 보급 노력은 어떠했는지, 근대전환기와 일제강점기의 한글 교육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배우고 익힌 한글을 사람들은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 생생한 현장을 이번 전시에 담아냈다”며 “본원 소장 한글자료 특별전을 통해 한글의 본고장 ‘경북 안동’이 더욱 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31

탈춤판 인형으로 재현된 국가무형문화재

하회세계탈박물관(관장 김동표)은 2023년 특별전 ‘탈인형, 신명의 세계로 이끌다’전을 1일부터 9월 25일까지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한다.이번 특별전에서는 지난해 11월 말 한국의 탈놀이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됨을 기념해 국가무형문화재 중 12종을 대상으로 하며, 탈춤판을 인형으로 재현했다.전시 구성은 각 탈춤의 중요마당에 등장하는 인물과 춤사위, 의상, 대사를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했고, 각 연희대사 속에 담겨있는 재담과 해학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특히 제시된 연희대사는 탈놀이에서 등장하는 주요 과장 중 대표성이 있는 놀이를 선별해 6개의 큰 주제로 나눠 선보인다.탈 인형 제작은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 및 탈 제작인 김동표 관장이 탈놀이에 사용된 탈을 고증해 지난 수십 년간 하회탈에 대한 신념과 장인정신으로 손수 제작했다.하회세계탈박물관 김동표 관장은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팬데믹 이후 새로운 시작과 함께 다시 소통의 장을 열어 관람객들과 함께 흥겨운 일상을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이번 전시에 관해 궁금하거나 자세한 사항은 하회세계탈박물관(054-853-2288)에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31

“우리동네 축제 직접 기획해 봐요”

경주시와 (재)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2023년 하반기 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 사업 참여자를 다음 달 7일까지 모집한다. 사진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 사업은 경주를 7개 권역으로 나눠 23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지역예술인을 발굴하고, 시민이 직접 우리동네 축제를 기획·실행하는 권역별 문화예술 활성화 사업이다.지난 상반기 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는 18명의 청년문화활동가를 선정해 권역별로 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인을 발굴하고 지역의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우리 동네 축제를 만들어 읍면동마다 특징을 담은 문화예술 행사가 이뤄졌다.하반기 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는 7개 권역 23개 읍면동의 행사를 지역민들 의견을 듣고 실행할 기획자(팀)을 모집한다.지원대상은 △주민등록상 경주시 거주자 또는 경주시 소재 직장, 학교에 재직(재학) 중인 자로서 문화예술분야 기획가능한 자 또는 단체 △고유번호증(사업자등록증은 업종 기획) 보유 또는 발급 가능한 자로 팀 또는 개별 지원이 가능하다.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 제안신청서 접수기간은 8월 2일부터 7일 오후 6시까지이며, 제출방법은 ‘로그in, 경주’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첨부서류를 내려받아 작성 후 이메일(duri777@garts.kr) 접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30

한여름 박물관서 즐기는 ‘클래식 향연’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규동)은 오는 8월 5일 오후 3시 8월 문화가 있는 날 플러스 공연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KARTS CLASSIC MUSIC CONCERT 색소폰콰르텟×리에또클랑’공연을 개최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찾아가는 문화행사’프로그램 중 하나인 ‘KARTS CLASSIC MUSIC CONCERT’는 색소폰 연주와 혼성중창으로 펼쳐지는 클래식 음악 콘서트다.한국예술종합학교 재·졸업생으로 구성된 단체인‘에뚜왈색소폰콰르텟(Etoile Saxophone Quartette)과 리에또클랑(Lieto Klang)이 출연하며 색소폰 연주와 혼성 중창을 감상할 수 있다.에뚜왈색소폰콰르텟의 ‘비바 라 비다’‘카르멘 판타지’‘댄싱 퀸’, 리에또클랑의 ‘오 솔레 미오’‘넬라 판타지아’등 창작곡부터 대중적인 음악까지 약 12곡의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할 예정이다.공연은 무료이며 관람연령은 8세 이상이다.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에서 8월 3일까지 사전 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잔여 및 취소표에 한해 당일 현장접수를 진행한다.자세한 내용은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http://daeg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편 이번 공연은 내년 개관 30주년을 맞는 국립대구박물관이 기획 중인 ‘2023-2024 국공립 예술기관 등 협업 기획시리즈’의 세 번째 공연으로, 문체부 소속기관 및 외부 예술단체 간 협업을 통해 ‘문화를 여는 지방시대’를 실천해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 감상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30

대구오페라하우스 ‘20주년 기념콘서트’ 별들의 잔치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0주년 기념콘서트’로 개관 20주년을 기념한 ‘골든 보이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오는 8월 5일 오후 3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펼쳐지는 이 음악회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역사와 대구 오페라의 역사를 만들어 온 스무 명의 성악가들과 함께한다. 소프라노 신미경·최윤희·유소영·류진교·조영주·주선영·김정아·배혜리·김상은, 메조소프라노 김정화·김민정, 테너 김완준·손정희·최덕술·한용희·김성빈, 바리톤 이인철·김상충·방성택, 베이스 김요한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해 그야말로 ‘별들의 잔치’가 될 예정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창원대학교 교수 이동신의 지휘자로 진행될 이번 콘서트는 관객들이 사랑하는 유명 오페라 아리아들은 물론, 한국과 이탈리아 유명 가곡까지 다채롭게 구성돼 있어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약 120분가량 진행될 ‘20주년 기념 콘서트’의 입장권은 1만원에서 3만원까지로, 다양한 할인을 적용할 수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한 온라인 예매 및 전화(1661-5946)예매가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3-07-30

물질과 사물, 인간과 교감하다

각 파이프와 철근들로 가득한 공장 안에 새끼 돼지가 죽어 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무심하기만 하다.산업화 위주의 발전주의 논리 속에서 연속된 개발과 재개발의 흔적, 녹슨 다리 위 회색빛 사람들의 각각의 표정들, 산업화 위주의 발전주의 논리 속에서 연속된 개발과 재개발의 흔적, 산업혁명 이후 맞이한 오늘날 우리 삶의 위기를 빗대어 표현했다. 작품 이름은 ‘생산적 미완’과 ‘다리’.(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갤러리 스페이스 298(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 13)의 기획전시 ‘무질량 공간’전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트지, 시멘트, 철근, 나무 등이 작품으로 탄생했다. 온갖 물질과 갖가지 사물들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들이 다발적으로 펼쳐내는 여러 양태를 표현하며 현대 사회를 조망하는 전시다.지난 21일부터 오는 8월 2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입체 조형과 설치 미술 영역에서 활동해온 한국의 주목받는 세 명의 젊은 조각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이은우(41) 작가는 시트지 설치작품 ‘무제’, 두 벽이 잇대어진 열린 공간에 세 점의 부조 ‘분위기’와 두 점의 조각 ‘물건 4(나의 개)’·‘물건 6(개)’, 4점의 드로잉 작품을 선보인다. 형태의 속성들을 가급적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떤 속성도 상실되지 않게 상호 조율하며 관계항을 조형하며 작가 특유의 ‘살려냄’의 과정을 드러내 보인다. 권용주(46) 작가는 세 점의 조각 ‘엉킨 PP 로프 외’, ‘Colanyl Black’, ‘000’을 통해 전시장 기둥과 기둥 사이, 안과 바깥 사이의 공간인 벽 자체에 설치하는 방식의 배치작업을 선보인다.작가는 사람들이 생활이나 생존을 위해 만든 임시적 풍경을 참조한 설치 작업을 주로 한 이후 이 풍경을 조각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한 신작 ‘000’은 안료 연구를 하던 과정에서 작가가 답사하고자 했던 포항 뇌성산 뇌록산지의 녹색을 떠올리며 석고와 인공 안료를 섞어 만든 것으로서 새로운 형에 대한 탐색을 보여준다.안효찬(33) 작가는 ‘생산적 미완’ 연작 일부와 ‘다리’가 한 공간을 이룬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은 독립된 공간에 배치된다. 불합리하며 미완인 사회를 바라봤던 작가가 구상적이고 서사적인 조각과 설치로 작업했던 일련의 연작을 토대로 새로운 조형적 방향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안효찬의 주된 작업 시리즈인 ‘생산적 미완’은 시멘트와 철근으로 만든 지탱하는 구축물을 먼저 만들고 그 위에 건설 장면, 사람 모형들, 캐스팅한 새끼 돼지 등으로 일종의 세트를 만들어 서사를 형성해낸 조각형 작업으로, 인간이 쌓아 올린 디스토피아적 도시의 어두운 단면과 인간에 의한 자연의 희생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병희 아트디렉터는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무질량 공간’은 물질세계에 있어 ‘질량’이라는 것이 중력, (가)속도, 시공간이라는 환경 없이는 측정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면서 “물질과 사물 조형의 복합 양태로부터 형태를 관계적 의미에서 재정의하고, 조형을 표현과 양태 생성적 차원에서 바라보며, 미학을 관계적 교감적 공통 감각적 차원에서 새롭게 주창하고 제시한다”고 전했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8월 11일 오후 2시 ‘무질량 공간’전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통해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의 시간을 마련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30

철학과 예술, 시대와 문화 ‘꽃의 여왕’ 장미의 모든 것

가장 널리 알려진 꽃이자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명명되는 장미.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선물로, 오일과 향수로, 화초로, 예술적 영감을 주는 대상으로, 문화적 상징으로 인류와 함께 해왔다.미술사학자인 사이먼 몰리 전 단국대 교수가 쓴 ‘장미의 문화사’(안그라픽스)는 꽃의 여왕으로 불리는 장미를 단지 아름답기만 한 식물이 아닌 인류에게 예술적, 종교적 영감을 제공한 문화적 아이콘으로 새롭게 조명하고, 문학, 회화, 종교, 식물학, 정신분석학 등의 철학과 예술, 시대와 문화를 넘나들며 장미를 주제로 지식의 향연을 펼친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장미 인문학이라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장미는 저자의 말처럼 “모든 꽃 가운데 ‘평화와 진리와 애정의 무한한 속삭임’을 전하는 매개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꽃이다. 저자는 장미에 부여된 ‘꽃의 여왕’이라는 한정된 인식의 울타리를 걷어내고, 장미가 인류에 남긴 철학적이고 예술적이며 인문학적인 의미를 찾아내 심층적으로 분석한다.저자의 시선이 닿는 영역은 너무나 광범위해서 신화부터 종교, 정신분석학, 심리학, 문학, 회화, 식물학, 가드닝에 이르기까지 사회와 문화, 더 나아가 산업 분야에 스며들어 있는 장미의 흔적을 찾아 풍성한 장미사를 엮어낸다. 유일신을 숭배하는 기독교에서 이교도의 상징으로 배척되던 장미가 어떻게 기독교의 신성함 안으로 유입됐는지, 장미가 가진 특유의 물질성이 왜 관능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의 은유가 됐는지, 각 시대별 화가들은 장미를 자신의 작품에서 어떤 의미로 구현해 내고 있는지, 소설과 시에서 장미는 어떤 시어와 메시지가 됐는지 작가와 작품들을 통해 실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물론 이 책은 꽃이자 식물인 장미를 조명하는 데에도 게으르지 않다. 수많은 장미의 종류와 이름을 소개하고, 장미 애호가와 육종가들이 장미를 대중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교배의 측면에서, 산업의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 특히 장미가 비즈니스화되면서 환경문제나 생태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장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조명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관점에서 장미를 바라보게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27

세계적 위기 속 과학이 가야할 길은

‘과학 따르기’가 인류에게 지금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있었을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재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진보한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행성의 미래도 과학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과학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판단은 연구실 밖의 일이며, 폭넓은 공적 논의를 거쳐야만 한다.우리 시대의 가장 심오한 사상가이자 현명한 과학자로서 오랫동안 공적인 목소리를 내온 영국의 우주학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마틴 리스(81)는 신간 ‘과학이 우리를 구원한다면’(서해문집)에서 과학의 놀라운 발전이 오늘날 절박한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향하도록 전 세계의 과학자, 정책 입안자, 시민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요청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모든 시민이 과학에 대한 ‘감각’을 갖기를, 모든 과학자가 ‘공공’에 대한 감각을 갖기를 촉구한다. 그래야만 과학 혼자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마틴 리스는 평생에 걸친 과학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은 그저 과학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사회적·공적 공간의 일부가 돼야 하고 그렇게 된다면 과학은 우리를 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1장에서는 오늘날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과학이 맞닥뜨린 거대한 글로벌 과제들을 살펴본다. 즉 과학에서 커다란 변혁을 겪고 있는 ‘기후와 환경’, ‘생물 의학’, ‘컴퓨터와 머신러닝’ 영역이다. 물론 일부 기술은 지나치게 빨리 발전한 나머지 우리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실수나 오류에 따른 기술 오용은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위험과 이익 사이에는 언제나 균형점이 있다. 따라서 대중의 우려를 존중하면서도 그것이 불균형한 인식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2장에서는 과학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설명한다. 과학자들의 생각이 어떻게 전달돼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되고, 현대 세계 그리고 미래 세계의 기반이 되는지 살펴본다. 또한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응용한 결과가 전문지식을 훨씬 뛰어넘는 반향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며, 시민과 정치인들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 비윤리적이거나 위험하게 적용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3장에서는 과학자들이 일하는 기관과 연구소 등 과학 공동체의 세계를 다룬다. 인류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이 점점 더 국제적인 협력과 대응을 요구하게 되면서, 국제기구와 아카데미의 역할은 강화될 필요가 있는 가운데 과학은 말 그대로 글로벌한 문화이며, 전문가들과 여러 대학·아카데미 사이의 국제적인 접촉이 더 긴밀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4장에서는 과학과 교육의 문제를 살펴본다. 과학자가 되는 것은 하나의 직업을 선택한 결과다. 이때 충분히 재능 있는 사람들이 과학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충분한 인센티브를 비롯해 적절한 교육과 기회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첨단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과학을 충분히 이해하고, 과학을 어떻게 적용할지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학습은 평생 이뤄져야 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교육은 특권을 가진 소수에 국한되지 않고 포괄적이고 유연해야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27

영국은 왜 그토록 빅토리아 여왕을 사랑할까

영국 빅토리아(1819~1901) 여왕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최전성기 때 64년간 여왕 자리를 지킨 군주다. 지난해 11월 별세한 엘리자베스 여왕 이전까지 가장 긴 기간 동안 왕좌를 유지한 그녀는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전통을 만들었다. 남편 앨버트 공과의 금슬도 좋아 무려 9명의 자녀를 뒀고, 아들딸이 유럽 각국 왕가 귀족과 결혼해 자손을 퍼뜨리면서 훗날 ‘유럽의 할머니’라고 불리게 된다.신간 ‘여왕이 사랑한 사람들’(글항아리)은 영국의 한 시대를 대변하는 불굴의 아이콘 빅토리아(1819~1901) 여왕을 리턴 스트레이치가 펴낸 책이다.리턴 스트레이치는 전기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거장으로서 찬양 일색의 전기를 거부하고 그간 부각되지 않았던 역사적 인물의 새로운 면모를 발굴해냈다. 그가 부활시킨 여왕은 거대한 영연방을 호령하던 군주,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 영국 그 자체였던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 역사적 대변혁의 중심에 있었으나 그 자신은 매우 보수적이었고, 여제라는 칭호까지 얻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존경받았으면서도 사실은 권력이 매우 빈약했으며, 왕좌에 앉아 근엄한 표정을 짓기보다는 시시때때로 종종거리고 감정을 폭발시켰다. 또한 여성 참정권이라는 굉장히 혁명적인 화두가 떠오른 시대의 ‘여성’ 군주였으나 여성들의 새로운 목소리를 혐오했고 스스로 평생 여인이길 자처했다.그렇다면 빅토리아 여왕을 여왕이도록 만든 것은 무엇인가? 스트레이치는 이를 밝히기 위해 여왕과 여왕이 열렬히 사랑하고 혹은 지독히 증오했던 일곱 명의 인물을 불러낸다. 여왕의 어머니 켄트 공작부인, 가정교사 레첸, 남편 앨버트 공, 그리고 정치적 동반자 혹은 숙적이었던 멜버른, 파머스턴, 글래드스턴, 베컨즈필드 경이다. 이들이 공적으로, 또 사적으로 여왕과 맺은 은밀하고 절절한 관계가 역사, 정치, 로맨스의 장르를 넘나들며 펼쳐지고, 이들은 결국 빅토리아 자신과 함께 영국 국민이 사랑해 마지않은 ‘빅토리아 여왕’을 만들어내고 결국에는 ‘빅토리아 시대’라고 불리게 된 시대를 일구어내는 데 이른다.하지만 빅토리아가 단순히 만들어진 여왕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스트레이치는 한편에서 빅토리아 여왕의 ‘진실성’을 조명한다. 어린 시절 유별날 정도로 정직한 아이였던 빅토리아는 죽을 때까지 그 진실성을 간직했으며,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가족과 정치인, 국민 앞에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런 면에서 빅토리아는 아주 보기 어려운 정치인, 나아가 드문 미덕을 지닌 인간이었다. 빅토리아의 사랑도, 증오도, 애달픔도, 그리고 군주로서의 자부와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고집까지도 모두에게 낱낱이 드러났으며, 이는 재위 기간 몇 번이나 위기와 갈등을 불러왔으면서도 결국 대중이 그녀에게 공감하고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했다. 스트레이치의 가감 없는 서술로 여왕의 우스꽝스러운 면모와 한계점, 즉 툭 튀어나온 입과 거기에 고인 아집, 군주답지 않게 촐싹거리는 걸음걸이와 지나치게 감정적인 태도, 뛰어나지 않은 지적 능력과 제국주의적인 사고방식 등이 나열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글 속에서 우리는 영국이 왜 그렇게 빅토리아 여왕을 사랑하고 존경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여왕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여왕을 사랑하게끔 만드는 이야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27

대구섬유박물관, 11월까지 환경문제 다룬 인문학 프로그램 운영

대구섬유박물관(관장 박미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고 (사)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3년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선정됐다. 11월까지 진행하는 ‘섬유, 너의 끝은 어디야?’는 박물관을 찾는 개인 관람객 초등학생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특히 지역의 복지기관, 다문화센터 등이 참여할 수 있다. ‘섬유, 너의 끝은 어디야?’는 지역의 대표산업 섬유로 비롯된 환경문제의 현 상황을 알아보고, 우리 일상에서 수 없이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2회차 연계형 프로그램으로 1회차에서 섬유와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2회차에서는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의 하나로 다른 쓰임으로의 의미를 갖는 ‘새활용’ 체험을 하게 된다.새활용 체험은 박물관이 섬유회사에서 기부 받은 여러 재질의 원단을 이용해 다이어리 표지 만들기와 쇼파나 신발을 만들고 버려지는 자투리 가죽을 이용한 책갈피 만들기 두 가지가 있다.대구섬유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교육으로 참여자들이 단순히 섬유를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 생활과 연계하여 생각해 보고, 참여자들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새활용의 의미를 알려주고자 했다”고 밝혔다.한편 대구섬유박물관은 여름방학을 맞아 7~8월에는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말 교육을 마련한다. 대구섬유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dtmuseum.org)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체험비는 무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26

청년음악가 80명 대구콘서트하우스 꿈의 무대

미래의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짊어질 청년 연주자들이 대구에 모인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청년 음악가 80여 명이 참여한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오는 8월 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한다.솔라시안은 태양의 ‘Sol’과 ‘아시안(Asian)’의 합성어로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을 가진 청년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라는 의미를 담았다.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지난 2020년 정상급 지휘자들과 함께 하는 ‘2020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를 앞두고 청년 음악가들의 직업 오케스트라 진입을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마련, 올해 4회째 선보이고 있다.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12일까지 한 달간 대구콘서트하우스가 만 16세 이상 28세 이하의 참가자들을 공모해 선발했다. 무려 270여 명이 지원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이중 82명을 추린 것이다.이들은 8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는 KBS교향악단, 서울시향 등 국내외 저명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저명한 지휘자가 멘토로 참여한다.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는 핀란드의 국민 작곡가인 시벨리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자 북유럽 특유의 서늘한 정취와 열정적이고 화려한 멜로디의 조화가 아름다운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면서 ‘혁명’이라는 부제로 불리는 ‘교향곡 5번 라단조’를 연주한다.협연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맡았다. 또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승원이 지휘봉을 잡는다.대구콘서트하우스 박창근 관장은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 미래의 오케스트라 단원을 꿈꾸는 전국 음악학도들의 참가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청년 음악가가 땀과 열정, 그리고 음악으로만 가득 찬 일주일을 보낸 후에 더 원숙한 연주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26

바이크 타고 훌훌, 집에서 섬 캠핑 떠나요

가수 KCM과 유튜버 짱재가 대한민국 대표 섬을 찾아 캠핑을 떠나는 신규 프로그램 ‘섬바디투럽(Somebody to Love)’이 오는 8월 6일부터 시청자를 찾아간다.‘섬바디투럽’은 교통지옥을 벗어나 최소한의 장비로 훌쩍 떠나는 전기바이크 백패킹 여행 프로그램이다. 섬 콘텐츠 전문 역량을 보유한 포항MBC, 목포MBC, 제주MBC, OBS 4개 방송사의 공동제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지역 섬들이 가진 자원과 매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방송사들의 협업을 통해 동해, 남해, 서해 각각의 바다가 품은 섬들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고화질(4k)로 깊이 있게 담아낼 예정이다. ‘섬바디투럽’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된 KCM과 짱재의 케미도 기대를 모은다. 낚시 애호가이기도 한 가수 KCM은 섬여행과 캠핑을 좋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유튜버 짱재 역시 본인의 채널을 통해 오지 캠핑에 나서는 모습들을 자주 공유해 왔다. 베테랑 캠퍼들의 만남답게 현지 식재료를 이용해 선보이는 특별한 캠핑 요리도 주목할만한 포인트.‘섬바디투럽’ 제작에 참여한 신영민 포항MBC 편성제작부장 겸 보도제작국장은 “힘들 수도 있는 전기바이크 캠핑 중에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할 만큼 유쾌하고 긍정적인 두 사람과 함께 더욱 즐거운 섬여행이 되었다”며 “피지컬 좋은 두 남자에게서 의외의 깜찍함과 귀여움을 발견하는 것 또한 ‘섬바디투럽’에서만 볼 수 있는 기대 포인트”라고 전했다. 대한민국 대표 섬으로 전기바이크 캠핑 여행을 떠나는 ‘섬바디투럽’은 동해를 지키는 신비의 섬 울릉도에서 출발한다. 전기바이크로 이동하며 울릉도의 바다와 산, 사람과 자연을 더 속속들이 경험하고 담아내며 지금껏 보지 못했던 울릉도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섬바디투럽’ 울릉도 1편은 ‘섬의 날’을 앞둔 8월 6일 오전 9시 40분에 첫 방송 되고 울릉도 2편은 8월 13일 오전 9시 40분에 방송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26

성장의 고통 딛고 찬란한 사유 세계로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2023년 세 번째 ‘유리상자-아트스타’ 전시 선정작으로 김조은(44) 작가의 설치 작품 ‘황금빛 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는 오는 9월 24일까지 펼쳐질 예정이다. 사방이 유리로 설계된 공간인 유리상자 속에 전시된 이 작품은 눈을 감은 황금빛 반인반수의 얼굴에서 뻗어 나가는 금빛 가지와 끈으로 고귀한 인간 정신의 상상력과 확장력을 보여주며 모든 생명의 근원인 자연과 복잡한 연결고리를 가시화했다.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나아가 우주까지 생물과 환경요소는 다양성, 에너지, 생태계의 균형 등이 상호 의존적이고 복잡한 관계들로 이뤄져 있다. 미시세계의 입자와 그들의 상호작용에 관한 원리인 양자역학처럼 인간의 작은 사유도 우주의 근원과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연결된 생태계의 일부로 인식하게끔 작가는 유리상자 안을 신성한 힘과 에너지를 발산하는 초월적인 힘의 공간으로 변형시켰다.구체적인 형태(황금빛 반인반수의 조각)와 자유롭고 추상적인 선(금색실)적인 이미지의 연결이 금빛의 존재성을 알리며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신비스러운 기운을 불러들여 세상을 맑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꾸미고 있다. 사방으로 뻗어가는 금색 실이 유리상자를 채워 갈수록 금빛의 공간으로 거듭나 이 공간을 보는 관객들이 밝고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행복과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김조은 작가는 “고통스러운 내면을 작업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을 통해 시작된 ‘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라는 작품은 2017년도부터 시작되었다. 반인반수의 금빛 조각상은 눈을 감은 채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지만,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성장(또는 변신)이란 고통을 전제로 한다. 눈 감은 얼굴은 사유의 가지 뿌리를 말한다. 정보 과잉의 시대, 사실을 아는 것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상상력의 통찰을 제공받고 내적인 삶을 고양 시키는 것, 작품을 통해 무한한 상상력을 탄생시켜 다양한 가치의 근원을 탐색하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이 이번 전시를 통해 나타내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남인숙 미술평론가(미학박사)는 “미술사에서 금은 유서 깊은 재료다. ‘황금빛 숲을 이루는 생각의 뿌리’를 마주하며 떠오르는 문구가 ‘빛이 빛나는 뉴런들’이다. ‘빛이 빛나는’ 현장이 되어버린 전시 공간은 나무 신(神)에서 솟아나는 에너지의 흐름 자체가 ‘별다른 공간’처럼 여겨진다. 이 작품은 물질이자 정신인 우리의 사유와 몸이 ‘공간 속에서’ 엮이며, 떠다니는 빛으로 물질의 풍경을 만들고 있다. ‘빛이 빛나는’, 머릿속에 가로등이 켜지는 사유의 경로, 각성과 인지의 순간이 모이고 흩어지는 순간들 등이 반짝이는 뉴런처럼 빛의 공간에서 확산되는 형상이다. 뉴런의 숲은 환희의 순간처럼 고요하면서도 화려하다”고 평했다.김조은 작가는 영남대 조형대 동양화 전공 및 동 대학원, 영남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을 졸업했다. 2021 신조미술협회50년 선정작가상을 수상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대구서구청, 경북영천시청, 대구구치소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