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포항·경주 지역작가 5人 영국서 기획전

포항·경주 출신으로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영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5명의 작가가 영국케임브리지 오픈 스튜디오에서 기획전을 갖는다. 80년 전통의 케임브리지 오픈 스튜디오는 매년 7월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오픈하는 행사로 매년 참여작가만 250여 명이 넘는 영국의 가장 오래된 성공적인 전시행사로 유명하다. 영국을 비롯한 세계적 미술 애호가들이 주말마다 원하는 오픈 스튜디오를 찾아가 관람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강경신 섬유예술가, 박경숙 서양화가, 박수미 서양화가, 이순희 사진가, 최수정 서양화가 등 이번 전시 참여작가들은 7월 1∼31일 케임브리지셔주 엘리시에 있는 케임브리지셔 올드 스쿨 갤러리에서 ‘connection’을 주제로 회화, 사진, 설치작품, 편지 엽서 등 80여 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포항 출신으로 엘리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경신 작가가 고향인 포항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참여작가들과 논의가 이뤄졌고 결실을 맺게 됐다. 이들은 지속적인 만남과 토론을 거치면서 전시 준비를 했고 영국전에 이어 포항, 경주에서 순회전을 갖는다.경주에서 활동하는 박수미와 이순희의 작품, 영국 엘리에서 작업해 온 강경신의 작품, 그리고 포항에서 작업해 온 박경숙과 최수정의 작품을 통한 동양의 정서를 영국 엘리시에 방문하는 각국의 관람객에게 널리 알리는데 큰 의미가 있다. ‘Connection’은 2015년부터 캠브리지 오픈 스튜디오에 참여한 바 있는 강경신 작가가 기획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손편지와 엽서로 지역과 지역, 사람들의 감성을 연결해 주는 인문성의 대표적 매체인 우체통의 감성을 소환하고자 했다.참여작가들은 평소 작업한 작품과 함께 살고 있는 지역의 우체통을 이미지화한 작품도 선보인다. 참여작가들과 관람객과의 소통을 우체통으로 비유하고 작품을 통해 동·서양의 감성을 연결하며 각 지역의 역사와 서정을 함께 느끼고자 한다.박수미는 몸의 때를 벗기며 오랜 시간 치유와 힐링의 역할을 담당해왔고 서로 모르는 사람의 등을 정성껏 밀어주던 한국의 목욕문화에서 타인과 나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자 서로에 대한 믿음을 상징하는 때수건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전시한다. 최수정은 생활이 곧 미술이고 세상은 다 미술로 이뤄져 있으며 자연의 원리를 깨닫고 교감하는 여러 방법 중 그림으로 풀과 물과 숲을 노래한 작품을 선보인다.이순희는 한국의 당산나무의 철학적 사유를 ‘문’으로 은유한 작품을 보여준다. 자연에서 수백 년을 산 나무는 죽어서 한옥의 문과 벽체로서 다시 수백 년의 시간을 인간과 함께한다. 생명의 순환을 ‘문’이라는 사물로서 자연의 본질적 존재의 의미를 사진으로 나타낸다.박경숙은 종이에 볼펜으로 내려그은 수많은 선과 색 점을 통하여 노동의 신성함과 살아있음에 대한 은유를 표현한 작품을 전시한다. 선과 점은 만남. 즉, 나와 너가 있어 세상이 조화로움을 의미하며 ‘인연’이라는 두께에 대한 그윽한 감성을 전달한다. 강경신은 영국에서 타향살이의 설움과 아픔, 그리고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을 내보인다. 타국에서의 삶에서 한국의 정체성이 곧 작가의 정체성임을 깨닫고, 섬유 직조와 설치작품 그리고 한국 전통 바느질 기법으로 제작한 보자기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영국의 125년 된 우체통을 품고 있는 이미지를 나무와 연결한 직조 작품이 전시된다.강경신 작가는 “이번 ‘connection’ 전은 영국과 한국의 예술가가 선택한 매체와 소재로 아티스트의 철학과 역량을 표현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엘리를 찾는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반갑고 소중한 소식을 전했던 우체통처럼 두근거리는 신선함을 선사하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6

제27회 포항 단오절 민속축제 성황

포항시 남구 대도동 만인당 옆 잔디구장에서 지난 23일 열린 ‘제27회 포항단오절 민속축제’가 8천여 명의 포항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을 이뤘다.코로나19 일상 속 방역 조치가 전면 해제된 후 첫 번째 개최된 ‘제27회 포항단오절 민속축제’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추진 중인 포항 토속 민요인 흥해 농요와 국가민속문화재인 월월이청청 초청 공연 등 우리의 문화를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지역 대표 전통예술 공연과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개막식에서는 ‘이차전지 양극재 특화단지 집적지는 바로 포항’, ‘포항전통문화 발전을 위해 포항문화원이 힘차게 나아갑니다’를 슬로건으로 한 내빈들의 퍼포먼스로 포항시의 안녕과 발전, 시민의 화합을 기원했다.특히 각 읍면동 33개 대표팀이 펼치는 전통민속놀이 경기 첫 순서에서는 올해 새롭게 줄 씨름대회가 마련돼 시민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줄 씨름은 허리에 줄을 감아 한손으로 줄을 당겨 상대방을 넘어뜨리거나 움직이게 하면 이기는 전통 민속경기다.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노래자랑대회가 시민들의 흥과 신명을 더했다. 축제 마지막 프로그램인 하이라이트 한복 맵시 자랑대회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남성들도 참가해 시민들의 환호 속에서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33개 팀의 대항전 결과 줄 씨름 대회 1위는 기북면이 차지하고, 노래자랑대회 최우수상은 동해면 이연희씨가 차지했으며, 한복맵시 자랑대회 진에는 호미곶면 김혜인씨가 선정됐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포항단오절 민속축제는 선조들의 슬기와 해학이 깃든 전통민속놀이 경연을 통해 주민 상호간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올해 단오절까지 제27회를 거듭하는 동안 지역문화 창달과 계승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내년에는 더욱 특색 있는 단오절 축제가 되도록 빈틈없이 준비하여 포항 대표 전통문화축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한편 포항단오절 민속축제는 포항문화원이 우리 민족의 중요 세시풍속이자 세계 무형문화재로 선정된 음력 5월 5일 단오절을 보존·계승하기 위해 1996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그동안 포항 시민들이 각 읍면동 대표를 선발해 전통민속놀이 등을 가지고 함께 어울려 자웅을 겨루는 행사로 펼쳐져 전통문화와 공동체 의식을 되새기고 주민의 화합을 도모하는 포항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5

창작오페라 ‘선덕여왕’ 안동서 만나요

천년 왕국인 신라 문명 속에서 삼국통일의 기반을 다진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임금인 선덕여왕을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가 펼쳐진다.경북도 지정 전문예술단체인 포항오페라단(단장 임용석)이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안동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창작오페라 ‘선덕여왕’을 선보인다. 오페라 ‘선덕여왕’은 2023 경북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으로, 백제의 석공인 아비지의 예술혼과 애절한 사랑, 신라를 중심으로 삼국을 통일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원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황룡사 9층 목탑과 첨성대 축조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경북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로 제작됐다.작곡은 대구 출신의 오페라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박지운이 맡았다. 연출에 장진규 연출자, 대본은 임나영 작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테너 양요한, 베이스바리톤 한준헌, 테너 이경민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연주는 박지운 지휘자가 지휘하는 디오오케스트라, 합창은 대구오페라콰이어가 담당한다.이번 오페라 공연은 경북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포항오페라단이 주관, 경북도와 엔벤처스(주)가 후원하는 경북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제작돼 추후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오페라는 백제에서 온 천재 조각가 아비지와 훗날 선덕여왕이 된 덕만공주와의 사이에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와 황룡사 9층 목탑, 불국사 다보탑의 건축 역사, 그리고 신라의 삼국통일 스토리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1막 1장) 백제와의 싸움에 출정한 군사들의 생사가 염려된 백성들이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고 있다. 백제에서 온 조각가 아비지는 백제의 예술혼을 신라에 심고자 황룡사의 9층 목탑 축조를 시작해 묵묵히 치수를 재고 있다. 하지만 백성들은 그가 백제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공격하는데, 이때 신라의 공주 덕만이 나타나 백성들의 무례를 사과하며 아비지를 도와준다.그러던 어느 날 아비지의 꿈속에 나타난 두 선인이 신라가 장차 대업을 이룰 것임을 암시하여 황룡사 9층탑의 축조는 인근 9개국이 신라에 복속됨을 의미하며 신라와 덕만공주의 흥업을 기원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때마침 불공을 드리고 나오던 덕만공주는 곤히 잠든 아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적국인 신라에서 탑을 짓고 있는 그에게 한없는 연민을 느끼고 겉옷을 벗어 덮어주고 간다. 잠에서 깬 아비지는 공주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기도 전에 꿈속에서 만난 두 선인의 대화로 자신의 손에 조국 백제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다시 잠든 아비지의 꿈에 두 선인이 나타나서 하늘이 이미 부패한 백제를 버렸으며 신라가 대업을 이룰 것이므로 황룡사의 9층 목탑이 조속히 지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아비지는 자신의 조국이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사모하는 덕만공주를 위해 탑을 축조해 바치기로 결심한다.(1막 2장) 한편 병약한 진평왕의 후계를 누가 이을 것인가를 놓고 연일 공방이 오고 가던 중 진평왕과 화백회의의 지지를 받은 덕만공주가 스스로 여왕이 되겠다고 선언한다. 덕만을 지지하는 파와 용춘공을 지지하는 반대파의 엇갈린 주장 속에 결국 유일한 성골인 덕만공주가 여왕으로 추대된다.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 (2막 1장) 탑이 거의 완성될 무렵 덕만공주와 자장대사가 황룡사를 찾는다. 공주는 거의 완성된 탑을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황룡사 9층 목탑을 완성한 아비지가 공주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 만들기 시작한 첨성대를 완성하기 위해 일하던 어느 날 건설 현장에 덕만공주가 나타난다. 그때 나타난 백제의 자객들이 덕만에게 비수를 들이댄 순간, 아비지가 공주를 밀치며 대신 칼에 맞는다. 뒤늦게 나타난 자장대사와 병사들에 의해 자객들은 제거되지만 아비지는 덕만 앞에서 애절하게 최후를 맞는다.(2막 2장) 덕만공주가 선덕여왕으로 즉위하는 날 화려한 대관식이 끝나고 난 뒤 여왕의 마음속에 백제 석공 아비지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여왕의 귀에 아비지의 음성이 들려오고,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하는 이중창을 부르며 신분의 차이가 없는 다음 세상을 기약한다.창작오페라 ‘선덕여왕’은 2011년 포항과 대구에서 초연된 후, 2017년 이탈리아의 토레델라고에서 열린 제64회 푸치니 페스티벌에 초청 공연돼 호평받은 바 있다.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은 “이번 창작오페라 ‘선덕여왕’을 통해 경북문화 융성 세계화 시대를 맞아 경북 여성, 경북의 문화가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5

익숙한 멜로디에 들썩, 클래식 벽 허물다

포항에서 클래식 음악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악회가 열려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22일 오후 2시, 7시 30분 두 차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는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의 ‘클래식, 벽을 허물다’ 공연이 펼쳐졌다.포항문화재단이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3 공연유통 협력 지원사업으로 선정 개최된 이 날 공연에는 지역 초·중·고등학생과 시민 등 800여 명이 관람해 객석을 가득 메웠다.공연의 주인공인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는 클래식 명곡과 더불어 친숙한 대중가요와 국악, 무용, 미술 작품, 미디어아트 등과 콜라보한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수려한 연주로 선사해 포항 청중들에게 벅찬 감동과 희망을 안겨줬다. 또 이정민 음악해설가의 재치 있는 입담과 품격있는 해설은 관객들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를 한층 도와줌으로써 관람의 재미를 더해줬다.특히 포항지역 어린이합창단인 가온누리어린이합창단과 함께 한 협연 무대는 인상적이었다.음악감독 이경선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 교수를 포함,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정상급 현악 연주자 17명으로 구성된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와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각 학교 합창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 꿈나무들로 구성된 가온누리어린이합창단은 CF송으로 유명한 루이스 프리마의 스윙 음악 ‘sing, sing, sing’ 등을 함께 연주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또한 챔버오케스트라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 클래식 명곡과 함께 무용과 오케스트라, 영상과 조명이 함께하는 특별한 작품도 선보여 청중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감동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을 선물했다.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2악장 연주는 국립발레단 마스터 이영철의 안무로 99아트컴퍼니의 화려한 무용과 함께 펼쳐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지수의 ‘현악 오케스트라와 거문고, 장구를 위한 아리랑 조곡’은 우리나라 국악을 대표하는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의 연주와 미디어 아티스트 안정윤의 화려한 영상이 더해져 국악과 클래식, 현대미술이 조화를 이루는 종합예술공연으로 무대 위를 가득 채워 박수갈채를 받았다.마지막으로 이용석의 ‘K-pop의 역사’는 한국 대중음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코리아나의 ‘손에 손 잡고’를 비롯해 BTS 등 아이돌 음악을 1세대부터 현재까지 오마주한 작품으로 연주해 대중음악과 클래식 음악을 연결하는 새로운 구성을 선보이는 등 70분간 장르를 초월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는 포항 관객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듯 시크릿가든의 유명 팝송인‘유 레이즈 미 업’을 앙코르곡으로 연주해 화답하기도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2

故 정영상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정영상문학전집 : 감꽃과 주현이’ 책 표지 “소나 돼지들의 똥과 오줌을쓰라린 속으로 받아들이며서로 끌어당기며 사는 것들그리하여 쉬지 않고오로지 썩는 일에만 몰두하여겨울에도 뻘뻘 땀 흘리며썩으면 썩을수록 더욱 정신 차려논 밭으로 나가쓰라린 속이 기쁨으로열매 맺힐 때까지 사는 것들”-정영상 시 ‘두엄’ 전문순정하고 강고한 시정신을 보듬고 이 세상의 ‘열매’들을 위한 ‘두엄’ 같은 삶의 길로 나아갔던 정영상 시인. 1993년 4월 37세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타계한 정 시인의 30주기를 추모하는 ‘정영상문학전집: 감꽃과 주현이’(아시아)가 출간됐다.정영상 시인은 1956년 포항시 대송면 적계못 마을(남성동)에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포항고교 시절부터 시와 인연을 맺었다.국립 공주사범대학(현 공주대) 미술과를 졸업한 뒤 1989년 전교조 교사들의 대규모 해직사태 때 안동시 복주여중에서 해직돼 안타깝게도 다시 교단으로 돌아갈 시간을 맞지 못한 채 세상을 하직했다.“아들로서, 지아비와 아비로서, 그리고 시인으로서 미완에 그쳐버린”(이대환 작가) 생을 살고 떠난 고인은 시인으로서 생전에 두 권의 시집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와 ‘슬픈 눈’을 펴냈고, 타계 후 유고 산문집 ‘성냥개비에 관한 추억’과 유고시집 ‘물인 듯 불인 듯 바람인 듯’이 출간됐다. 2003년 4월에는 공주대 교정에 ‘정영상 시비’가 세워졌다.이 문학전집에는 정영상(1956∼1993)의 시 255편과 그의 희소하고 귀중한 산문 18편이 수록돼 있다. 독자와 정영상의 대화는 그의 고향 풍경·어린 시절을 짚고 넘어가야 독자가 그의 시적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에 유고 산문집 제1부의 유년 이야기들을 맨 앞에 배치했다.이어진 시편들은 시집 세 권의 순서를 그대로 따랐다. 유고 산문집의 제2부에 모아둔 전우익 작가·신경림 시인·박원경 교사(정영상의 부인)를 비롯한 지인들에게 보낸 정영상의 편지들과 제3부에 모아둔 그의 단상들, 그리고 시집에 붙은 ‘시인의 말’과 ‘발문’은 수록되지 않았다. 문학평론가 권순긍 세명대 명예교수의 ‘정영상론’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정영상 시인. /아시아 제공 이미 오래전에 절판된 시집들과 산문집을 새로 디지털화해서 엮어낸 ‘감꽃과 주현이’출간에는 정영상 시인을 더 널리 더 오래 기억해야 한다는 고향의 선후배 몇 사람과 출판사 아시아의 뜻이 담겨 있다.신경림 시인은 추천사에서 “글 어느 한 편을 읽어도 한 자 한 자 박아 쓴 장인의 손끝 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는 본디 그림이 전공이기도 하지만 이 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원고지 위에 글을 가지고 그린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에 빠졌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마치 귓가에서 소곤소곤 들려주는 것 같은 나무와 벌레와 작은 것들에 대한 섬세하고도 따뜻한 얘기들은 세상에 살면서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고 적었다.엮은이 이대환 작가는 “서른 해 지나서 새로 읽어도 정영상의 작품들은 이 책에 실은 18편의 산문에 잘 나타난 그대로 타고난 순정의 논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유년시절에 체화한 집안이나 이웃 농민의 빈궁 현실에 대한 쓰라린 애절과 직시의 고통, 그리고 교편을 잡은 1980년대의 독재와 억압에 대한 저항의지와 극복의지를 담은 시 255편은 타고난 순정의 논밭에 자라난 곡식들이다. 순정성, 이것이 사람 정영상의 진면모”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1

전통짚풀공예와 현대예술을 엮다

20년 외길, 짚풀공예로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짚풀공예가 김주헌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 오는 7월 1일까지 포항 스페이스298에서 열린다. ‘온’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초가지붕의 이엉을 마무리하는 용마름 외에 여치집, 도레멍석, 팔각멍석, 항아리 등 전통짚풀공예품과 빗자루와 똬리를 이용한 액자장식품, 그리고 볏짚으로 만든 공룡입체작품 2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김 작가는 볏짚을 꼬고 엮는 기존의 작업방식이 아니라 볏짚의 단면에 먹을 입히거나 불로 태워 회화적으로 표현한 작품과 새끼줄을 이용한 추상을 통해 전통짚풀공예의 표현법에서 과감히 탈피해 현대미술의 표현법에 도전하는 새로운 시도들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신선하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꿈틀로에서 짚풀공예 공방을 운영 하고 있는 김 작가는 오는 23일 오후 2시에는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설명을 듣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전시공간에서 마련한다.김주헌 작가는 “전통문화를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우리에게 전해져 온 시간으로 이해해보면 좀 더 현실의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런 의미를 담아 전시제목을 온으로 정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짚풀공예가 전통문화로서만이 아니라 현대에 맞게 발전되고 미래세대에게 전해져야 할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잡는데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1

포항문화재단 ‘음악 오디세이’ 네번째 테마 공연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4일 오후 5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포항 음악 오디세이’ 네 번째 테마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오후’를 개최한다. ‘포항 음악 오디세이’는 유명 음악평론가들의 해설과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연주가 함께 하는 인문학 콘서트로 2021년부터 시민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포항문화재단 레퍼토리 프로그램이다.이번 공연은 서울대에서 피아노, 언론정보학, 공연예술학을 전공하고 현재 중앙일보 문화부 음악 담당 기자이며, JTBC의 클래식 프로그램 ‘고전적 하루’를 진행한 김호정 기자를 초청해 곡에 얽힌 사연과 특징을 쉽고 재미있게 풀이해 클래식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청중과 더욱 깊게 호흡하는 무대를 만든다.또한 국내 정상급 연주자인 김지윤, 윤여영 두 바이올리니스트가 호흡을 맞춰 매혹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현악기만의 매력을 선사한다. 헨델의 바로크시대와 슈만의 낭만시대, 폰세와 볼컴의 현대까지 아우르는 작곡가들의 작품들로 구성한 이번 테마는 피아니스트 임현진의 아름다운 선율까지 더해져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와 강렬하면서도 포근한 음색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화음을 감상할 수 있다.특히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기 입학 및 다수 콩쿠르에 수상한 이력에 걸맞게 탄탄한 연주 실력을 자랑한다. MBC ‘나는 가수다’에 가수 장혜진 무대를 통해 ‘미모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현재 디토오케스트라 악장 및 TIMF 앙상블 단원으로 실내악 연주에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약 70분간 펼쳐질 ‘포항 음악 오디세이’ 네 번째 테마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오후’는 국내 무대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작곡가들의 곡도 함께해 바이올린의 폭 넓은 스펙트럼을 들려줄 뿐 아니라 다양한 음색과 풍성한 하모니로 공연을 더욱 빛나게 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클래식의 감상은 누구나 감상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음악으로 우리 일상 속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여유로 느껴지길 바란다”며 “7월 마지막 공연에도 큰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1

미술시장 한눈에… ‘아트페어대구 2023’ 내일 개막

국내외 미술 시장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아트페어대구 2023’이 22일부터 25일까지 대구 엑스코 서관 1, 2홀에서 열린다.지난해 첫 선을 보이며 지역 미술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이 페어는 ‘6월, 아트쇼핑하러 간다’라는 슬로건으로 작가와 관객이 소통하고 작품의 해석에 따라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어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자 기획됐다. 이번 페어에는 국내외 10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품 5천여 점이 전시되고, 국내외 주요 화랑 100여 곳 중 15개 해외 유명 갤러리가 참가해 지난해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볼거리를 제공한다.특히, 미국, 프랑스, 대만, 일본, 스위스, 벨기에, 체코 등 세계 각지에서 현대 미술을 주도하는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참가해 지역 컬렉터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미국의 마르코 구글리엘미 레이모탈은 2018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했던 설치 미술작가로 사운드 다자이너로 역동적인 소닉 바디의 조화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대형 개념의 설치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퍼포먼스도 기획해 선보일 예정이다. 그 외 영국 출신 아티스트 알렉산더 코져는 오래된 서적을 페이퍼 커팅 기법의 입체 조각과 관련한 기법으로 연구해 영국에서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아프리카의 밝고 즐거운 모습을 특유의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한 탄자니아 작가 핸드릭 릴랑가의 작품과 작업 퍼포먼스도 준비 중이다.또한 줄리안오피, 알렉스카츠, 마키호소카와, 데이비드 걸스타인, 제프쿤스 등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국내 작가로는 김창열, 이우환, 오세열, 이건용, 이배, 유영국, 전광영 등 유명작가부터 차세대 블루칩 작가군으로 다이나믹한 소재로 유명한 한상윤, 야경을 점묘법으로 재해석한 김세한, 팝아티스트로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과 콜라보 작업으로 더 유명해진 그리드 작가, 자두를 사진보다 더 실감나게 재현한 이창효 작가 등이 참여한다. 아울러 특별전에서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제작된 동화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한 소현우 조각가의 조각 작품들이 페어장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한방 침을 소재로 혼란한 시점을 극단의 대립이 아닌 소통으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손파 작가 특별전과 슈퍼카 페라리의 겉면을 콜라주 기법으로 별개의 조각 하나하나 붙여서 새로운 이미지를 재탄생 시킨 장승효 작가의 아트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페어에서는 여권케이스, USB, 키링, 트래블 태그 등 다양한 굿즈 상품도 판매된다. 또한 홍보 부스에 마련되는 와인샵에서는 아트페어대구 참여 작가인 이건용, 반미령, 이대희, 핸드릭 릴랑가 등의 작품 사진을 와인 라벨로 제작해 선보인다.아트페어대구 조명결 대표는 “미술시장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MZ세대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는 미술시장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공하며, 넘치는 정보력으로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선한 작품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입장료는 일반 1만5천원(티켓링크, 네이버 예매 할인)이며 전시관람 및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www.artfairdaegu.com에서 확인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0

포항문화원, 시민 화합·소통 ‘제27회 포항 단오절 민속축제’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만인당 옆 잔디구장에서 ‘제27회 포항단오절 민속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올해로 27회째를 맞이하는 포항단오절 민속축제는 우리 민족의 중요 세시풍속이자 세계 무형문화재로 선정된 단오절을 보존·계승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29개 읍면동과 문화원 산하 4개 문화반 등 총 33개팀, 1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다양한 전통문화 축제를 펼친다.무형문화재로 신청 중에 있는 흥해 농요팀의 신명나는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이 진행되고 월월이청청 보존회의 식후행사가 끝나면 읍면동 선발선수 33개 팀의 대항전으로 각종 경기가 이어진다.경기의 서막은 줄 씨름 대회가 연다. 줄 씨름은 허리에 줄을 감아 한손으로 줄을 당겨 상대방을 넘어뜨리거나 움직이게 하면 이기는 전통 민속경기다. 팀당 남녀 5명이 출전해 경기를 진행해 우열을 가린다.이어서 한복맵시 자랑대회와 노래자랑 대회가 진행된다. 특히, 한복맵시 자랑대회는 올해부터 남성도 여성과 동등하게 출전 자격이 주어져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올해 개최되는 제27회 포항단오절 민속축제행사를 통해 주민화합과 소통에 적극 기여하고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20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로 놀자’ 30일까지 공모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정길·진흥원) 대구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오는 30일까지 문화예술교육 기획사업 ‘예술로 놀자’를 공모한다.‘예술로 놀자’는 ‘방문형’과 ‘거점형’, 2개 분야로 나눠 공모를 진행한다. ‘방문형’은 문화예술교육단체와 문화취약계층 지원시설 간의 1:1 매칭을 통해 직접 시설을 방문해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총 4개 단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방문교육을 희망하는 시설 신청 접수도 함께 진행한다. 군위군 대구 편입에 따라 군위군을 포함한 대구 소재의 문화취약계층 지원시설(아동센터, 노인복지시설, 장애인지원시설, 군부대 등)이라면 어디든지 신청 가능하다.‘거점형’의 경우 지역 내 문화시설(공간)을 활용해 특정 대상 맞춤식의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한다. ‘대구아트웨이(구 아트랩범어)’에서는 퇴근길 30~40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하며, ‘대구예술발전소’에서는 주말을 활용해 유아에서 초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총 4개 단체를 선정할 예정이다.이번 공모 신청 접수는 30일까지 진행되며.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www.ncas.or.kr)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군위군을 포함한 대구 소재의 문화예술교육단체라면 공모사업 수행 경력이 없더라도 누구든 신청 가능하며, 2023년 대구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된 단체 또한 중복신청이 가능하다.이와 함께 방문교육을 희망하는 시설을 대상으로 한 신청 접수도 30일까지 함께 진행된다. 군위군을 포함한 대구 소재의 문화취약계층 지원시설(아동센터, 노인복지시설, 장애인지원시설, 군부대 등)이라면 어디든 신청 가능하며, 홈페이지 공고 내 첨부 양식을 작성해 이메일(dgart@dgfc.or.kr)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3-06-19

“누구나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갤러리로”

“일 년에 서너 번은 해외로 나갑니다. 세계 미술시장 흐름과 안목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야 국내, 특히 우리 지역의 작가들을 발굴해 키울 수 있거든요. 또 하나 더 중요한 나의 역할은 소비자가 요구하는 작품을 반드시 작가에게 받아내어 고객의 품에 안겨드리는 것이죠. 작가와 고객의 중간자 역할로서 무한한 희열감을 안게 되는 것,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동력입니다.”경주는 천년의 역사와 전통문화의 도시다. 하지만 2009년 12월 라우갤러리가 개관하기 전까지는 현대미술계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경주의 현대미술은 라우갤러리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라우갤러리의 존재는 엄청나다. 그 중심에 송휘(56) 대표가 있다. 동국대 미술학과, 경북대 대학원에서 미술전공(서양화)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지의 개인전으로 인지도 있는 현역 작가다.현재까지 국내·외 개인전 9회 및 50여 회의 각종 국내·외 아트페어 및 기획(단체)전 등에 참여한 바 있다.송휘 대표가 갤러리 문을 연 지 15년째. 이젠 한국 미술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송 대표를 지난 18일 만났다.-경주가 문화도시이긴 하지만 현대미술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었다. 전문갤러리를 열게 된 동기는?△2009년 미술시장 불모지인 경주에서 전문 갤러리 라우를 개관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경주의 역량있는 작가들을 해외나 국내의 대도시에 알리는 가교역할을 하겠다는 당찬 도전정신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했고 아찔하다. 내가 작가이기도 했던 터라 순수한 열정이 앞섰다.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미술 공부도 계속하는 등 안주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삼라만상이 모두 그림의 소재이니 누구나 그림을 즐겁게 관람하고 구매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철학이 확고하다. 누구나 갤러리를 쉽게 찾고 그림을 감상하고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는 갤러리 운영방침이다.-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초창기엔 직원 월급 줄 돈도 벌지 못했다. 당시 대학교 강의 두 군데 뛰면서 제 월급 받아 직원 월급 주는 식이었다. 작품도 거의 팔리지 않아 경주 고객으로만 갤러리를 유지할 수 없음을 깨닫고 국내외 아트페어에 뛰어들었다. 개관 3년째 갤러리를 내놓으며 큰 위기를 맞았다. 갤러리는 팔리지 않았고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은 더욱 힘들었다. 오기가 생겼고 반드시 성공하리라 다짐했다. 국내는 물론 독일, 프랑스, 미국, 홍콩, 일본, 스위스, 두바이, 중국 등 유명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서서히 영역을 확장시켰다. 오기와 뚝심이 갤러리를 지켰다.-힘든 만큼 보람도 컸을 것이다.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가장 큰 보람을 꼽으라면 2013년 창립한 경주아트페어다. 세계 미술시장에 참여해 경주 미술시장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던 터라 성공하리라 믿었다. 2013~2017년 아트경주 운영위원, 운영총괄감독 등을 역임하며 경주아트페어를 정착시켰다. 경주 시민들은 물론 가까운 인근 도시의 시민들에게 세계적인 미술시장을 접하게 하고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한 것이 가장 뿌듯하다.-코로나19로 인한 미술시장의 변화는 없었는지?△코로나 때문에 1년은 행사가 중지되었다. 2년째는 미술시장이 오히려 좋아졌다. 작품이 없어서 판매못할 정도로 작품 주문도 많았고 판매도 많았다. 어떤 작가는 작품 주문이 쇄도할 정도였다. 그러나 작년 후반기부터 경기 둔화와 금리 인상으로 젊은 콜렉터들이 미술시장에서 떠나고 있어 안타깝다.-최근 미술시장의 동향을 소개해 달라.△최근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아트테크가 급부상하면서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MZ세대가 미술시장에서 급부상하면서 미술시장의 트렌드가 크게 바뀌고 있다. 그들을 중심으로 연예인 팬클럽 생기듯 작가에게도 팬클럽이 생기고 있다. MZ세대가 열광하는 작가들의 각종 아트페어에는 오픈 몇 시간 전부터 줄 서 기다리는 경우가 흔한 풍경이다. 격세지감을 느끼긴 하지만 바람직한 변화 아닌가. MZ세대들이 현대미술 차세대를 예감하는 신진작가를 SNS를 통해 스타작가로 만들어 가고 있다. 스타작가를 유치하기가 지방의 갤러리로는 다소 불리한 점도 있지만 도전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는 건 늘 전율감을 느끼게 한다. 경주에도 ‘감만지’라는 작가가 유명하다. 이 작가의 전시는 유치가 쉽지 않을 정도다.-개인적인, 혹은 갤러리의 대표로서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경주에서 관심있는 콜렉터를 육성해 미술 인구가 활성화됐으면 한다. 경주 시민들의 안목을 키우고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을 하고 싶다. 경주에도 세계적인 작가의 미술관이 생겨서 명실상부 경주의 문화예술 관광 인프라 조성에 일조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9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청년 공감대 사업’ 속도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지난 15일 오후 2시 경북여성가족플라자 동행관 1층 다목적홀에서 경북 도내 청년센터와의 ‘협력과 상생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식’을 갖고 ‘양성평등 청년협의체’ 출범 및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019년부터 여성가족부 지정 수탁사업 ‘지역 성평등 환경 조성사업’운영으로 경북 양성평등 교육·문화 확산에 앞장서 온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올해 지역 청년이 주도하는 양성평등정책 모니터링 및 문화확산 기반 마련으로 ‘2023 청년 공감대 사업(청기부여)’을 추진하고 있다.청기부여는 청년과 소통하는 동기부여 플랫폼으로 양성평등 관점에서 청년 간, 세대 간 소통 기회 마련 및 지역 청년 주도의 일과 삶이 조화로운 일상을 목표로 청년의 삶 관점에서 ‘양성평등 기업 찾기’ 주제로 청년들의 정책 참여 기회 확대를 목표로 한다.그 첫 번째 사업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경주시청년센터 청년고도, 김천시청년센터, 영주청년정주지원센터, 영천청년센터, 경산시청년희망Y-Star사업단, 경산시희망공작소 등 경북도내 6개 지역 청년센터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 협약을 통해 경북 청년 사업의 지속과 활성화를 위한 상호교류와 협력을 약속했다.앞으로 경북여성정책개발원과 이들 기관들은 지역 청년센터 청년사업을 위한 상호 연계 체계 구축, 청년 정책 및 사업에 관련된 자료 및 콘텐츠 협력, 미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 및 사업 운영 지원, 양성평등 의식 및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홍보 사업에 협력하게 된다.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이날 지역 청년들과 청년센터 관계자, 청년 기업가, 청년 전문가 등 29명으로 양성평등 청년협의체를 출범하는 한편 양성평등 청년협의체 간담회를 통해 청년이 일하고 싶은 ‘양성평등한 기업 찾기’라는 주제로 청년 모니터단 활동 지표를 논의하고, 청년의 시각으로 보는 결혼 및 양육에 관해 의견을 공유했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 하금숙 원장은 “경북 청년은 경북의 미래다. ‘청년이 머물고 싶은 경북’을 위한 양성평등 관점에서 현실적인 정책 발굴과 청년협의체 적극추진에 아낌없는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8

경북청소년연극페스티벌 포항예술고 ‘약속’으로 5관왕 ‘청소년연극제’ 경북대표 선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상주 등 경북 도내 일원에서 펼쳐진 ‘제1회 경북청소년 연극페스티벌’이 16일 시상 및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경북연극협회(회장 백진기)가 주최해 도내 7개 고등학교 연극 및 뮤지컬 동아리가 참가한 이번 경북청소년 연극페스티벌은 청소년만의 넘치는 끼와 열정을 바탕으로 한 무대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청소년들이 학교폭력, 가정폭력, 이성문제, 입시현실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창작극이 눈에 띄었다.영예의 대상인 최우수작품상은 포항예술고 뮤지컬 동아리 라비보헴이 창작뮤지컬 ‘약속’으로 차지했으며 금상은 경북세무고의 연극 ‘정글북 사건의 재구성’이, 은상에는 세명고의 연극‘B사감의 러브레터’ 와 포항여전자고의 연극 ‘아카시아 꽃잎은 떨어지고’가 받았다.이번 대회 심사위원장인 표원섭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는 “예술작품을 계량화하여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자세로 논의와 협의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백진기 경북연극협회장은 “청소년 특유의 순수와 열정이 어우러진 감동 깊은 무대였다”며 “경북연극협회는 예술을 향한 청소년들의 갈망이 충분하게 뒷받침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상을 차지한 포항예술고등학교는 출품 작품 ‘약속’으로 최우수 작품상, 대한민국청소년연극제 경북대표 선발, 지도교사상(임용석), 연기대상 허수인(3년), 우수연기상 임은혁(3년) 등 5관왕을 차지했으며 8월 2∼14일 경남 밀양에서 개최되는 ‘제27회 대한민국청소년연극제’에 경북 대표로 참가한다. /윤희정기자

2023-06-18

변화 하려는 의지… 두려운 선택의 순간

포항지역 사진가 이은진 첫 개인전 ‘경계의 시선’이 20일부터 7월 2일까지 포항 영일대호텔 갤러리웰에서 개최된다. 작가로서 첫 데뷔전인 이번 전시에서 그녀는 작품을 통해 매일 생활하는 같은 주변 공간이지만, 지난 3년간 그때그때 느꼈던 다른 여러 감정을 갖고 사색하고 성찰한 과정들을 선보인다. 사진 속 그녀만의 따뜻함, 빛바랜 느낌 등 은은한 감성이 녹아든 사진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녀의 작품은 시장, 우리 동네, 바닷가 등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일상적인 사물을 표현한다.소재로 사용한 사물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그 사물 자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사진을 통해 표현하려고 한다. 흔히 보는 사물들의 대립 구조에서 물질적인 혹인 내면적인 경계의 시선으로 사진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물이 담긴 컵은 아무 움직임도 없는 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시각을 벗어난 범위까지 확대하면 물은 경계면을 통해 기체로 날아가려고 하고, 반대로 공기 중의 수증기는 액체가 되려고 하는 수많은 물 분자들의 역동적인 상태다.이처럼 경계면은 정적으로 보이나 사실은 동적인 상태이고 항상 끊임없는 갈등과 변화를 통해서 역설적으로 안정을 취한다. 사진을 통해 사진을 보는 사람의 경계는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하게 한다.이은진 사진가는 “사진을 통해 사회에서 나의 위치, 나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항상 웃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듯하지만, 지금도 끊임없는 갈등과 변화 속에 있다”며 “경계에 선다는 것은 선택의 순간이다. 변화하려는 의지이며, 두려운 상태다. 관람객들께서 사진 안에 담겨 있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감상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3-06-18

자연에서 거닐기, 진정한 자기를 만나는 행복

‘지금 이 순간, 충분히 행복해지고 싶다면 걸어라. 가장 단출한 인간 행위인 ‘걷기’와 ‘행복한 삶’을 관통하는 위대한 철학자들의 조언’.산책부터 하이킹, 등산과 같은 도보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 쉴 곳을 찾고, 건강을 증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철학자의 걷기 수업’(푸른숲)의 저자 알베르트 키츨러는 자연을 찾아 발길을 옮기는 걷기의 가치가 건강 유지나 ‘힐링’ 차원의 휴식 그 이상이라고 본다. 바삐 돌아가는 일상을 뒤로하고 자연 속을 여유롭게 걸음으로써 진정한 자기를 만나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독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철학가이자 걷기 예찬자이기도 한 저자는 대자연과 하나 되며 자기 자신의 중심에 가닿았던 크고 작은 걷기의 경험과 함께 걷기를 즐겨 한 역사적 인물들의 사례와 철학적 사유를 엮어낸다. 또한 노자, 소크라테스, 에피쿠로스 등 동서양 고대 철학자들이 ‘행복한 삶’에 관해 설파한 지혜의 말들을 인용하면서 행복에 이르는 근본적인 요소들을 걷기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세세한 결은 다르지만, 동서양 고대의 현자들은 공통적으로 행복을 ‘평온하고 균형 잡힌 마음’의 상태로 봤다. 이런 상태는 외부 조건이나 타인에게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길어내는 것’이었다.저자에 따르면, 사색적으로 자연 속을 걷는 활동을 통해 온전한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내면의 진실된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 예부터 수많은 철학자가 이 단순한 신체 활동으로 도달할 수 있는 행복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걷기가 삶에 미치는 힘을 일찍이 발견한 사상가들 중에는 걷기를 열렬히 예찬한 이들도 많았다.독일의 유명 철학자인 저자는 고대 철학에서 삶의 난관을 돌파하는 해결책을 찾아왔다. 그는 고대 철학자들이 설파한 ‘좋은 삶’, ‘행복’에 이르는 근본적인 요소들을 우리의 단출한 행위인 걷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발길을 딛는 단조로운 운동이 주는 리듬을 느끼며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우리는 점진적인 ‘변화’를 체험한다. 명상하듯 평온하고 균형 있는 마음에 이르면 일상의 근심이나 걱정은 하찮아진다. 따사로운 햇볕이 피부에 닿는 걸 느끼며 나뭇잎이 바스락대는 소리를 듣고 매혹적인 대기의 분위기에 취해 가슴 가득 차오르는 순전한 기쁨을 맛본다.간혹 악천후나 험난한 지형을 만나 헤매다 보면,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모든 것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일 외엔 우리에게 허락된 것이 많지 않음을 겸허하게 배우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을 관통하는 핵심은 바로 ‘자기 인식’이다.“침묵 속에서 홀로 자신의 생각에 젖어 걸어갈 때 (….) 이때 우리는 자기 자신의 상황, 타인과의 관계,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 혹은 큰 기쁨을 주는 것들에 대해 사색하기 시작한다. 자연 속에서 걷는 일은 자기 자신과 함께하는 소풍이면서 자신만의 은신처를 소유하는 것과도 같다.”(17쪽)/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5

섣불리, 쉽사리 단정하지 않은 채…

지난 2012년 제31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일약 ‘문단의 아이돌’로 떠올랐던 황인찬(33) 시인의 신작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문학동네)가 출간됐다.이번 시집에는 “시들이 전부 미쳤구나 싶게 근사하다”(황인숙)라는 평을 이끌어낼 만큼 탁월한 감각으로 빛나는 현대문학상 수상작 ‘이미지 사진’을 포함해 64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일상적 제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화(詩化)하는 황인찬은 우리 주변에 놓인 사물이나 사건들을 보고 섣불리 안다고 말하지 않고, 쉽사리 단정하지 않은 채, 그 모르겠는 것들에 신중하게 하나둘 이름을 부여하기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시를 써나간다. 그는 ‘이게 내 마음이다’라고 말하는 대신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라고 말한다.‘사랑이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그는 “그걸 사랑이라 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것도 없겠습니다”(‘없는 저녁’)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빛의 언어로 충만한 황인찬의 시에는 명백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지 않은 역설적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사진 속에 남아 고정되고 기억 속에서 영원히 반복되는 이미지들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사랑하고 너무 좋다고 생각하며 너무 좋아하면서 언젠가 누군가와 남도의 풍경에 대해 이야기할 때 거기 정말 좋았어요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말하게 되는 그 순간에 아름다움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아는 사람은 다 아는’ 중에서 /윤희정기자

2023-06-15

위기, 권력을 낳다

예외적인 시대는 예외적인 일을 해내는 예외적인 지도자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그 예외성의 공통요소는 다름 아닌 ‘체제의 위기’다.‘역사를 바꾼 권력자들’(한길사)은 그러한 예외적인 지도자들, 특수한 방식의 권력 행사가 가능했던 예외적 상황이 만들어낸 20세기 유럽 지도자들에 관한 사례연구다. 즉, 각자 다른 배경과 다른 정치체제로부터 등장한 그들이 어떻게 권력의 자리에 오르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그 권력이 20세기 유럽을 어느 정도로 바꿔놓았는지를 다룬다. 저자 이언 커쇼(80)는 나치 독일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인정받는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다. 히틀러의 기념비적인 전기를 쓴 저자로도 유명한 그는 이 책에서 ‘개성과 권력’을 주제로 12명의 유럽 지도자들을 도전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분석해내고 있다. 이 책은 흔히 교훈성과 위대성에 초점을 맞춘 평전이나 전기와는 그 접근법이 다르다.12명의 인물을 한 권에 다뤘지만, 이 책은 결코 ‘축소형 전기’가 아니다. 방대한 역사 문헌과 자료를 토대로 치밀하게 분석한 깊이 있는 연구서이면서도 대가다운 저자의 역사 인식과 통찰, 명쾌한 필력으로 인물들의 ‘개성’과 20세기 유럽 역사의 결정적 국면들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역사의 변혁에서 한 개인의 역할과 영향’이라는 역사학의 영원하고도 본질적인 문제를 저자는 놀라우리만치 균형된 시각으로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듯 탄탄하게 풀어낸다. 이 책에서 다룬 지도자들은 모두 20세기 유럽의 역사를 여는 데 중요한 방식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그렇게 했다. 위기는 권력을 행사해 거대한 충격과 유산을 남긴 개인이 등장하는 배경이다.볼셰비키 혁명의 지도자 레닌을 시작으로, 파시즘의 창시자 무솔리니, 전쟁과 학살의 선동자 히틀러, 대숙청을 단행한 공포의 정치가 스탈린이 책의 전반부를 연다. 이어서 영국의 전쟁영웅 처칠, 항독(抗獨) 의지를 불태운 ‘자유 프랑스’의 지도자 드골, 폐허 위에 서독을 재건한 백전노장의 정치인 아데나워, 스페인 내전의 국민파 반란 지도자 프랑코, 유고슬라비아의 절대권력자 티토가 중반부를 구성한다. 그리고 강한 영국을 만든 ‘철의 여인’ 대처, 소련을 개방의 길로 이끈 새로운 유럽의 건설자 고르바초프, 통일독일의 총리이자 유럽통합의 견인차 콜이 종반부를 구성한다.이 지도자들을 보면 독재자도 있고 민주주의자도 있으며, ‘파괴적인 인물’(Destroyers)도 있고 ‘건설적인 인물’(Builders)도 있다. 하지만 이런 구분과는 별개로 이들을 묶는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그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권력’을 장악했다는 하나의 사실이다. 그가 거칠 게 없는 독재자라면 어떻게 해서 그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 그가 민주주의자라면 어떻게 해서 헌법에서 정한 제약을 극복하고 그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는지, 독재자도 민주주의자도 아니라면 권력 행사의 이론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개성과 환경은 무엇이었는지를 분석한다. 왜 어떤 개인은 출중하고 탁월해 권력을 획득하고, 그 권력을 행사해 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특정한 개인의 개성과 힘, 그리고 능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저자는 반문한다. “특정한 인물의 성격상 장점이 어떤 때에는 정치적으로 호소력이 없다가 다른 때에는 매우 호소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인물을 카리스마 있는 존재로 비치게 하는 특정한 사회적 맥락과 조건, 환경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지도자 개인의 행위뿐만 아니라 그의 역할이 가능했던 비인격적, 구조적 조건을 살펴봄으로써 역사적 변화에 한 인물의 개성이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자’ 시도한다.“나에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카리스마 넘치는 개성 있는 인물은 가급적 피하고 개성은 덜 화려하더라도 (모든 시민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집단토의와 건전하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한) 실현가능하고 효율적인 거버넌스를 제시하는 인물을 택하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5

‘새로고침’ 문화재생활동가 F5 4기 모집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5일까지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일상의 문화와 회복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실험프로젝트를 함께할 문화재생활동가(F5) 4기를 모집한다.문화재생활동가(F5)는 ‘문화도시 포항’의 협업 워킹그룹으로 지진과 코로나 등의 재난 상황을 겪으며 시민의 일상적 삶을 문화적 요소로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활동가 그룹이다. 컴퓨터 키보드에서 F5는 ‘새로고침’ 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문화재생활동가 F5는 ‘시민의 삶 속 일상성을 회복하고 문화로 새로 고친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2019년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공감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15명이 선발됐으며, 영화감독, 그림책 작가, 포스코 은퇴자, 교육자 등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다. 11월 15일 포항 지진을 비롯해 코로나와 인문사회 전반적인 사회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안녕을 묻고 안전을 다짐하는 메시지를 담아 퍼포먼스를 진행했다.특히 올해는 4기 선발을 통해 사회적 재난을 고찰하는 연구 활동과 시민이 함께하는 워크숍 프로그램 선행 후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계획이다. 또한 학교와 연계한 공공 프로젝트 안전 운동회 추진을 통해 아동기 때부터 안전의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놀이와 안전을 접목한 이색적인 운동회를 준비하고 있다.안전운동회는 행정안전부, 경북도, (사)경북시민재단의‘경북지역문제해결플랫폼’사업과 연계해 시범적으로 포항송도초등학교에서 추진 후 내년부터는 타 학교와 기관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문화재생활동가(F5)는 문화도시 포항의 시민활동에서 시작해 타 사업, 기관 등과 협업 확장되는 시민의 문화적 성장 주체로서 상징적 사례를 만들어가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4

‘모차르트에 빠지다’ 세계 누비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대구 무대 오른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빛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대구 무대에 오른다.대구 수성아트피아(관장 박동용)는 수성아트피아 재개관기념 명품시리즈 네 번째 공연으로‘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을 22일 오후 7시 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선보인다.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세련된 예술성과 동시에 한계 없는 테크닉으로 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유럽, 미주,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주까지 전 대륙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연주자다.2011년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상, 콩쿠르 위촉 작품 최고 연주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로테르담 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모린 마젤, 로렌스 포스터, 오메르 마이어 벨버 등의 지휘로 뉴욕 필하모닉, NHK심포니,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니 등과 협연하며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이번 대구 공연에서 손열음은 모차르트의 곡들로만 구성, 피아노 소나타 제7번 다장조(K.309), 제8번 라장조(K.311), 제9번 가단조(K.310), 제10번 다장조(K.330) 독주로 관객들을 만난다.평소 모차르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남다른 관심과 탐구력을 아낌없이 드러내온 손열음이 프랑스 음반사 나이브 레코드와 전속 계약 이후 발표하는 첫 번째 음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의 수록곡이기도 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4

옥빛 머금은 달항아리 청초한 아름다움에 ‘매료’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캔버스에 옮겨 단아하면서 우아한 조형미를 뽐내는 작품으로 한국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선 작가의 초대 개인전이 오는 30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경주예술의전당 내)에서 열린다.김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달항아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은근히 발산되는 청초한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특징을 보인다. 화려하지 않지만 달항아리의 고운 자태에 감상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밝은 보름달에 비친 듯 옅은 옥빛 색깔에 매료된다.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의 대표적 미술품 백자의 기품을 간직한 채 재현해 옛 장인들의 기술이 옮겨온 듯 재미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김선 작가의 달항아리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김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은 재료와 기법이 독특하다. 김선은 화면의 밑 작업을 세밀하게 드로잉하면서부터 그림을 시작한다. 어느 정도 진행됐다 싶으면 혼합재료를 사용해 비율에 따라 체계화하면서 기억된 몸의 데이터에 따라 칠의 두께를 정하고 미묘한 색채의 감성을 살려 표현해 간다. 회화적인 기법으로 두께감이 없으면서 부피감을 살린 작가만의 노력과 탐구의 결과물이다. 질료 내구성에 따라 마르는 시간이 차이가 나며 그 속성에 따라 갈라짐(빙렬) 효과가 실체처럼 드러나 입체적인 달항아리보다 더 매력을 발산한다고 볼 수 있다. 김선은 10여 년간 조선 도공의 심정으로 덧칠에 따른 빙렬 효과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탐구하면서, 평면 작업에서 도자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재료에 관한 연구를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김선의 달항아리 그림은 뛰어난 기교를 바탕으로 표현했지만 기교가 보이지 않고, 후덕한 마음으로 함께 나눔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지금은 거의 잃어버린 선조의 정신과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김선 작가는 충남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그동안 개인전 21회, KIAF ART SEOUL, week(룩셈부르크)싱가폴어포터블 등 단체전 200여 회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수채화공모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대여성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현대조형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4

신천지 말씀대성회, 대구서 성황… “자신의 생각이 아닌 성경으로 확인해봐야”

서울, 부산, 대전, 인천 광주에서 진행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총회장 이만희?신천지) 목회자 대상 이만희 총회장의 계시록 말씀대성회가 목회자들과 종교인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호응 속에 대구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11일 오후 4시 대구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이번 말씀대성회는 장로교와 감리교, 순복음 등 다양한 교단의 전·현직 목회자 300여명이 현장을 찾았다. 대구말씀대성회까지 총 2100여명의 목회자가 말씀대성회에 참여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천국에서 함께 살기를 바란다”며 “성경을 보면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오시는 것이다. 만물도 구원을 받아야 하며 우리는 그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님은 사랑과 용서를 말씀하셨고 하나님께 죄를 용서받았다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예언이 기록된 대로 이뤄지는 것을 보고 믿으라고 전해주신 것이다. 계시록은 재창조의 역사고 심판이 있게 된다”고 했다. 이 총회장은 계시록 1장부터 22장까지 핵심 내용과 실체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계시록을 보면 한 지파에 1만 2천씩 12지파가 인을 쳐서 14만 4천이 창조된다”며 “성경이 이뤄질려면 계시록 2~3장의 범죄하는 사건도 일어나야 한다. 또한 계시록 6장에서 처음 하늘 처음 땅이 없어지는 일도 있어야 하고 계시록 7장의 사건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생각이 아닌 성경으로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성경을 보면 12지파에서 심판하는 권세를 가진다. 성경도 모르면서 이단 삼단이라고 심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총회장은 “계시록 전장을 단 한사람에게 보여줬다. 책까지 받아 먹은 자를 교회에 보낸 것”이라며 “14만 4천 창조 이후에는 흰무리가 나온다고 했다. 이외에는 아담과 노아때와 같이 새시대의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사고의 예언을 언급한 이 총회장은 “신천지는 한 시대가 끝나고 창조되는 새로운 시대를 말한다”며 “계시록 21장에도 처음 하늘 처음 땅이 끝나고 새 하늘 새 땅이 창조되고 하나님과 천국이 임해온다고 말했다. 노아 때와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경의 예언과 실상을 봤기 때문에 부인할 수도 없게 됐지만, 내가 한 것이 아니고 기록된 말씀 안에서 보고 듣고 느꼈다”며 “계시록 22장 16절에 보면 보고 들은 것을 교회들에게 전하라고 했는데 교회에서 받아 주겠는가. 성경 기준으로 대중 앞에 시험을 쳐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남사고는 송구영신 호시절 불로불사 인영춘을 언급했다”며 “기독교에도 영생을 말하고 있는데 예수님도 영생을 언급하셨다. 이 말씀이 이뤄질 때는 참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계시록 17장까지는 다 이뤄졌다. 18장이 문제가 되는데 이것을 해결해야 영육 결혼이 있게 된다”며 “사람이 심판하는 것도 있지만, 하나님이 불로 심판하신다는데 바벨론에 구원 받을 사람들이 있어서 나올 때까지 기다리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육 결혼 이후 계시록 20장에 부활이 있다. 새로운 사람이 창조되는 과정”이라며 “사람들이 죽는 걸 바라는 게 아니다. 하나님은 모두 구원 받기를 바라신다”고 했다. 이 총회장의 강의를 들은 A목사는 “이 총회장님의 영상을 여러 번 보면서 하시는 말씀에 감동해 MOU를 체결했다”며 “이번 대성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신천지에 대한 바른 인식을 통해 과거의 인식을 버리고 이 총회장님의 정확한 말씀을 듣고 올바른 길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B목사는 “목회자 한 분이 이 말씀을 듣고 참 진리를 알게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있는 세미나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신천지 교육을 들으며 편견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말씀이라면 교인에게 자신있게 가르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세미나를 통해 목회자분들이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교회가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인지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하나님의 말씀은 완전한 말씀인데 그 안에 예언이 있으면 성취가 있고 물음이 있으면 답이 있다. 답을 가르쳐준다고 이단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천지는 지난 5월 기준 80개국 7804곳의 교회와 MOU를 맺고 말씀 교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같은 말씀 교류를 통해 신천지예수교회로 간판을 교체한 교회는 현재까지 해외 32개국 1087곳에서 약속의 목자가 증거하는 진리의 말씀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2023-06-14

다부이즘, 한국미술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보다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 동문 그룹인 다부이즘이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금보성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두 번째 회원전을 열고 있다. 다부이즘은 대학 시절 세웠던 목표들을 서로 간 다독이며 대구화단을 풍성하게 가꿔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내면서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다부이즘’이란 이름은 대구예술대학교가 위치한 경북 칠곡 가산면 다부리에서 따왔다. 서양화과 졸업생들이 예술의 열정을 불사르던 학창 시절 학교가 위치한 칠곡군 다부동에서의 정신을 상기하며 지난 1999년 그룹을 만들었다.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전시를 통해 상호 간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칠곡 다부리는 6·25 전쟁 때 다부동 전투로 유명한 곳이다. 국군이 북한군의 대공세를 저지시켜 대구로 진출하려던 세를 꺾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 전투다. ‘다부이즘’엔 낙동강 방어선처럼 예술 전선을 지켜나가겠다는 동문들의 의지가 반영됐다.다부이즘 회원들은 “한국미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고자 한다. 사진보다 뛰어난 사실적 묘사와 몽환적 분위기에서 표출되는 현대적 감각이 함께 어우러진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전했다.다부이즘에 소속된 작가들은 우리가 이 시대를 공존하고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에 대해 각자 저마다의 방식들을 통해 다양한 작품들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 31명이 100호 대작 등 6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곽라은 권연 권우석 김광한 김미경 김예진 김재성 김재종 주호 노정희 배수아 박동조 서영배 신윤정 오경애 오승아 오준택 이경숙 이경희 이근택 이도경 이지미 이희자 장기영 남현 정삼이 정희숙 조혜진 진희 최진숙 황옥희 등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