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추사의 마지막 ‘난’ 대구서 깨어나다··· 대구간송미술관, 여름 기획·상설전 개편

조선 문인화의 극치로 꼽히는 추사 김정희의 말년 걸작 ‘불이선란도’(보물)가 대구에서 처음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대구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은 기획전 ‘추사의 그림 수업’과 상설전시를 전면 개편하고, 시대를 호령한 거장들의 작품으로 채워진 새로운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은 거장의 내밀한 철학을 마주하는 기획전과 조선시대 선조들의 피서 지혜를 담은 상설전이 어우러져 한여름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청량함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기획전··· 70대 추사의 철학, 묵란의 정점 ‘불이선란도’ 최초 공개 그동안 ‘세한도’(국보), ‘난맹첩’(보물)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주목받은 기획전 ‘추사의 그림 수업’이 이번 개편의 하이라이트인 ‘불이선란도’를 6월 2일부터 7월 5일까지 공개한다. 추사가 70대 말년에 완성한 이 작품은 최소한의 형상만으로 문인의 높은 이상을 구현해 내 문인화의 궁극적 경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년 시절의 교본인 ‘난맹첩’이 정교한 묵란의 정석을 보여준다면, ‘불이선란도’는 노년의 깨달음과 우주적 철학이 응축된 추사의 마지막 난 그림으로 추정된다. 특히 학계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난맹첩’과 ‘불이선란도’를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추사 묵란의 전모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전시를 한층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야간 연계 프로그램 ‘밤의 미술관’도 마련된다. 오는 24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정규 관람 종료 후 전시 기획자의 깊이 있는 강연과 함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참가 신청은 6월 12일부터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상설전··· 김홍도·장승업 등 거장 26점이 그려낸 조선의 ‘피서법’ 상설전시실은 지난달 28일부터 회화 중심으로 옷을 갈아입고 선조들의 여름 향유 지혜가 담긴 작품 26점을 새롭게 펼쳐 보이고 있다. 전시의 첫 축을 담당하는 회화 섹션에서는 심사정과 이인상, 김득신, 장승업, 안중식 등 조선 후기부터 말기를 호령한 거장들의 여름 풍경이 펼쳐진다. 청량한 산수와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며 마음의 안식을 찾고자 했던 선조들의 일상이 생생하다. 윤두서·이경윤이 그린 고기잡이의 즐거움, 심사정·김양기가 포착한 여름날 모임의 풍경 등 진솔한 삶의 단면들이 화폭 위에 살아 숨 쉰다. 더위를 식히는 도구를 넘어 선조들의 미의식을 담았던 부채 그림(선면화) 10점도 눈길을 끈다. 단원 김홍도의 ‘기려원유’는 나귀 탄 노인과 버드나무, 물새가 어우러진 한적한 강변의 정취를 고스란히 전한다. 이외에도 심사정, 이인문, 신위, 조희룡 등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작은 부채 위에 펼쳐낸 산수와 사군자는 더위마저 멋으로 승화시킨 옛 선인들의 풍류를 보여준다. 화폭마다 들어찬 여름의 생명력도 가득하다. 선조의 둘째 딸 정혜옹주가 비단에 색실로 수놓은 연꽃과 원앙의 맑은 자태를 비롯해, ‘나비 그림의 명수’ 이경승이 부채 위에 묘사한 풀밭의 나비들이 생동감을 더한다. 왕우중의 탐스러운 해당화, 한용간·장한종이 섬세한 필치로 포착한 고목 위 매미 그림은 자연이 뿜어내는 여름의 숨결을 그대로 전한다. 생명의 생동감도 가득하다. 선조의 둘째 딸 정혜옹주가 비단에 색실로 수놓은 연꽃과 원앙, ‘나비 그림의 명수’ 이경승이 부채에 그린 세 마리 나비, 왕우중의 탐스러운 해당화, 한용간과 장한종이 묘사한 고목 위 매미 등 여름의 생명력이 섬세하게 묘사됐다. △명품전···한여름에 만나는 차가운 눈발, 유덕장의 ‘설죽’ 이번 상설전의 숨은 백미는 명품전시실(전시실2)에 단독으로 걸린 수운 유덕장의 ‘설죽’이다. 하얀 눈발이 내려앉은 대나무를 그린 이 작품은 놀랍게도 겨울이 아닌 한여름에 그려졌다. 유덕장이 그림으로나마 타인의 더위를 식혀주고자 했던 따뜻한 배려가 담긴 작품이다. 대형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한기는 관람객들을 한순간에 시원한 대나무 숲으로 이끌며 무더위를 잊게 만든다. 대구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전시 종료를 한 달여 앞두고 대구에서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공개되는 ‘불이선란도’의 관람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며 “새롭게 단장한 상설전에서 옛 선인들이 계절을 즐기던 지혜와 풍류를 배우고 일상의 더위를 시원하게 잊어보시길 권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10

AI 스님·반려동물 동반 눈길…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 11일 개막

대구·경북 대표 불교문화 축제인 ‘2026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가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대구 엑스코 동관 4홀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번 엑스포는 ‘색즉시◯ ◯즉시색, 누구나 좋아하는 ◯놀이’를 주제로 전통 불교문화와 현대적 체험 콘텐츠를 결합한 문화축제로 마련된다. 대구·경북의 풍부한 불교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종교를 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참여형 행사로 꾸며진다. 특히 올해는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 친화(Pet-friendly) 불교박람회’로 운영된다. 반려동물을 동반한 관람객에게 무료 입장 혜택이 제공되며, 반려견 채식 간식과 천연 아로마 제품 등을 선보이는 관련 부스도 마련된다. 11일 오후 2시 열리는 개막식에는 최근 서울 연등회 제등행진에 참석해 화제를 모은 AI 인간형 로봇 스님 ‘가비’가 등장해 테이프 커팅 등 공식 행사에 참여한다. 전통 불교문화와 첨단기술의 만남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행사는 총 229개 부스 규모로 운영된다. 대표 프로그램인 ‘공뽑기·공수거’ 체험행사에서는 관람객이 행운 동전으로 공을 뽑아 스님과의 문답이나 행운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자신의 소망을 담은 공을 봉안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통불교문화 상품전, 불교예술전, 사찰음식전, 무대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행사장 내 ‘행운의 전당’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동화사 주지 선광스님, 지역 스포츠 스타와 문화예술인들이 직접 작성한 희망 메시지 공도 전시된다. 황보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전통 불교문화에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열린 축제로 준비했다”며 “많은 시민들이 불교문화의 새로운 매력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10

구미 출신 이겨레 작가, 한계 넘어 ‘공동체의 기억’ 그리다···장두건미술상 수상

포항이 낳은 거장, 고(故) 초헌 장두건 화백의 예술 혼을 잇는 올해의 주인공은 구미 출신 이겨레 작가였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지난 5일 ‘제22회 장두건미술상’ 시상식을 열고, 개인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어 역사의 단절과 공동체의 기억을 심도 있게 다뤄온 이 작가에게 상패를 수여했다. 앞서 지난 4월 말 최종 수상자로 낙점된 이 작가는 이번 시상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상 행보에 나선다. 올해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겨레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서양화전공을 졸업했다. 이후 2017년~2018년 독일 라이프치히 국제 시각예술 프로그램(LIA) 참가를 시작으로, 2018년 울산 모하창작스튜디오, 2021년 아셔스레벤 국제 여름 레지던시 등에서 입주작가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개인전으로는 ‘Crossing’(서울, 2021), ‘한밤의 긴 이야기’(구미, 2025) 등을 개최했으며, 서울대학교미술관(2012), 포스코미술관(2015), 독일 라이프치히 베어크샤우(2018), 독일 아셔스레벤 베슈테혼파크(2021), 소다미술관(2023) 등 국내외 유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 작가는 선천성 백내장 수술 후유증에 따른 개인적인 시각 경험의 한계를 조형적·매체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에서 출발해 이를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특히 독일 레지던시 기간 중 싹튼 지역 역사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긴장 속에서 서로 다른 경험과 기억이 공존하는 새로운 ‘회화적 장’을 구현해오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예술적 방향성은 최근작인 ‘Figurative(2025)’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주변부에 놓였던 구상 회화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가상의 집단 초상화인 이 작품은 역사의 단절을 드러내는 동시에 지속되는 양식적 특성과 태도를 증명해 냈다.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장두건 화백의 정신 및 미술상의 취지를 훌륭히 반영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다. 이겨레 작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개인적 지각에서 출발해 공동체의 기억으로 작업을 확장해 오는 과정에서 장두건미술상이라는 뜻깊은 격려를 받게 되어 무척 기쁘다”라며 “한 시대를 성실하게 마주하셨던 장두건 작가님의 태도를 이어받아 역사의 흔적과 동시대가 마주한 변화의 흐름을 꾸준히 기록해 나가겠으며, 내년 전시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2005년 제정돼 올해로 22회를 맞은 장두건미술상은 포항 출신의 한국 근현대 미술사 대표 거장인 초헌 장두건 화백(1918~2015)의 업적과 예술혼을 기리고 지역 미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선양사업이다. 미술 부문 전 장르에 걸쳐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및 동 지역 출신 작가라면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수상 자격이 주어진다. 매년 포항시립미술관이 수상작가를 선정하며, 최종 수상자에게는 포항시장의 상패와 장두건미술상 운영위원회의 창작지원금 800만 원, 그리고 내년도 포항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 개최 기회가 제공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10

엄흥도 후손마을 위만1리, 어르신 삶이 내방가사로 피어난다

문경문화원(원장 김제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는 ‘2026 취약지역 어르신 문화누림사업’에 선정돼 문경 내방가사 사업인 ‘안방수다 함 들어볼니껴?’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는 단종 충신 엄흥도 선생의 후손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사는 문경시 산양면 위만1리에서 진행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위만1리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른 엄흥도 선생의 충절이 깃든 마을로, 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이어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와 마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문경문화원은 어르신들의 생애와 마을 이야기를 구술로 채록한 뒤 문경의 전통 여성문학인 내방가사로 창작해 지역 문화자산으로 남길 계획이다. 지난 8일 열린 첫 만남 행사에는 김제윤 문경문화원장을 비롯해 남기호 문경시의원, 박미자 산양면 부면장, 김미애 동문경농협 상임이사, 위만1리 어르신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내방가사회원들과 어르신들은 함께 전을 부치고 떡을 만들며 정을 나누고, 시집와 정착한 이야기와 농사일, 자녀 양육, 마을의 변화 과정 등 삶의 기억을 공유했다. 회원들은 이를 향후 내방가사 창작을 위한 구술 자료로 기록했다. 또한 내방가사 시연 공연이 이어져 사업의 취지와 내방가사의 아름다움을 소개했으며, 마을 청년들이 행사 준비와 진행을 도우며 세대 간 화합의 모습도 보여줬다. 김제윤 원장은 “어르신들의 삶 하나하나가 지역의 소중한 역사”라며 “위만1리에 담긴 이야기를 내방가사로 남겨 후손들에게 전하고, 어르신들이 문화의 주인공이 되는 사업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오는 12월까지 구술채록과 내방가사 창작, 낭송회, 성과공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6-10

뮤지컬 도시 대구 달군다…DIMF 개막축하공연 스타 총출동

제2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개막식 및 개막축하공연 출연진 라인업을 공개하며 오는 20일 화려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DIMF는 20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제20회 DIMF 개막식 및 개막축하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DIMF를 대표하는 야외 갈라 콘서트로, 국내외 정상급 뮤지컬 배우와 차세대 인재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축제의 의미를 더한다. 개막식 사회는 뮤지컬 배우 성기윤과 윤윤선 아나운서가 맡는다. 행사에서는 제20회 DIMF 홍보대사로 위촉된 정선아와 김호영의 위촉식과 핸드프린팅 세리머니도 진행된다. 출연진으로는 김소현, 홍지민, 정선아, 김호영, 박강현 등 국내 대표 뮤지컬 배우들이 참여한다. 이와 함께 이재환, 김지훈, 루나, 진호도 무대에 올라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아티스트로는 일본 극단 사계 소속 최지은과 슬로바키아 국민 뮤지컬배우 시사 스클로브스카(Sisa Sklovská)가 출연해 국제 뮤지컬 축제로서 DIMF의 위상을 보여준다. 차세대 인재들의 무대도 마련된다. 제20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본선 진출팀인 대구과학대학교와 제12회 DIMF 뮤지컬스타 대상·최우수상·우수상 수상자들이 참여해 젊은 에너지와 가능성을 선보인다. DIMF는 이번 개막식에서 홍보대사 위촉식과 개막 세리머니, 비전 선포 등을 통해 지난 20년의 성과와 미래 비전을 시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행사장에서는 DIMF 주요 공연을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는 대표 프로그램 ‘만원의 행복’ 부스도 운영된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제20회 DIMF의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국내외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과 차세대 인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며 “시민과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대구의 여름밤을 특별한 감동으로 채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2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개막식 및 개막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전역에서 다양한 뮤지컬 공연과 부대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10

김종강 대주교, 6월 27일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공식 취임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새로운 사목 여정을 이끌 김종강 대주교가 오는 6월 27일 부교구장 대주교로서 공식 행보를 시작한다.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5월 26일 김종강 시몬 주교를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함에 따라, 오는 6월 27일 오전 11시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취임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김종강 대주교는 이날 취임 예식을 거쳐 대구대교구 부교구장으로서의 공식 직무에 돌입하게 된다. 이날 취임 미사에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를 비롯해, 대구관구 소속인 부산교구 총대리 신호철 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박현동 아빠스 등이 참석해 새 부교구장 대주교의 취임을 축하한다. 취임 예식은 미사 말미에 거행되며, 미사 종료 후에는 별도의 축하연이 진행된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신자들을 위해 이날 취임 미사는 대구대교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김종강 대주교가 맡게 된 ‘부교구장 대주교’는 일반 보좌주교와 달리 ‘교구장좌 계승권’을 갖는 중책이다. 이에 따라 김 대주교는 현 대구대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를 보좌해 교구 운영과 사목 전반을 함께 짊어지게 되며, 향후 교구장좌가 공석이 될 경우 자동으로 대구대교구장직을 승계하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9

느림의 미학 담은 글과 사진…“한 걸음 사이의 온기 잃지 말아야”

SNS를 통해 시적(詩的)인 산문과 따뜻한 문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에세이스트 최영실 작가가 두 번째 신작 ‘산책’을 펴냈다. 이번 신간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걷는 길 위의 시간과 일상 속 머무름에서 발견한 사유(思惟)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낸 사진 산문집이다. 이 책은 단순히 길을 걷는 행위를 기록한 책이 아니다. 작가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마주한 자연과 사람, 계절의 풍경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삶과 사랑,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풀어낸다. 특히 직접 촬영한 사진과 산문이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작가는 “마음이 가장 고요할 때 주변의 모든 자연과 생명이 깨어 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며 “존재를 긍정하며 걸었던 소요의 시간을 통해 삶과 사랑을 사색했다”고 말한다. 그에게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연민과 자연에 대한 경의를 품고 세상 속으로 스며드는 또 다른 형태의 산책인 것이다. 책에 실린 사진들은 작가가 뷰파인더를 통해 포착한 찰나의 순간들이다. 평범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그의 시선은 독자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바라볼 여유를 권한다. 작가는 책에서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인공지능이 0과 1 사이를 광속으로 가로지를 때, 인간은 여전히 한 걸음과 다음 걸음 사이에 머무르는 온기를 감각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품격을 가진다”고 말한다. 이어 “각자의 속도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속도와 효율이 우선되는 시대에 인간만이 지닌 감각과 여유의 가치를 강조한다. 최영실 작가는 에세이스트이자 칼럼니스트로 문화예술 칼럼 ‘최영실의 소소살롱’과 여행 에세이 ‘훌훌훨훨’을 연재하며 활발한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6-08

단원 김홍도가 찰방 지낸 조선의 플랫폼···안동 안기역, 전시로 부활한다

조선시대 안동을 중심으로 사람과 물자, 정보가 교차하던 교통의 요충지 ‘안기역(安奇驛)’이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전시로 다시 태어난다. 지금은 사라진 옛 역참의 흔적과 그 길 위를 치열하게 살아갔던 사람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은 오는 9월 27일까지 4층 기획전시실Ⅱ에서 ‘안기역1485: 옛 안동으로 가는 플랫폼’ 기획전을 개최한다. 조선시대 국가 운영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이 완성된 1485년, 나라를 하나로 연결하는 역참제도 역시 체계적으로 정비됐다. 당시 서울과 경북 북부 지역을 잇는 핵심 교통망이었던 ‘안기도(安奇道)’의 중심에 바로 안기역이 있었다. 안기역은 오늘날의 기차역과는 다르지만 관원들에게 말과 숙식을 제공하고 공문서와 물자를 전달하던 조선시대의 주요 플랫폼이었다. 이번 전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안기역을 통해 조선시대 안동의 길과 역, 그리고 이를 움직였던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조선시대 전국 40여 개소에 달했던 거점역인 ‘찰방역(察訪驛)’ 중 하나였던 안기역은 무려 11개의 속역을 관할하는 대형 역이었다. 이곳의 업무를 총괄하던 종6품 관직 ‘찰방’의 임기는 30개월이었다. 역대 찰방들의 명단이 담긴 ‘안기역지’를 보면 화려한 인물들이 눈에 띈다. 퇴계 이황의 아들 이준, 의병장 배용길, 서애 류성룡의 손자 류원지 등 영남의 명망 높은 인물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특히 후대에는 천재 화가 단원 김홍도를 비롯한 화원과 의관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부임해 발자취를 남겼다. 이 인연을 바탕으로 현재 안동 시내와 운안동을 잇는 도로에는 ‘단원로’라는 이름이 붙었고, 옛 안기역 터 인근에는 ‘단원 김홍도 공원’이 조성돼 있다. 과거 안동에는 창락역 소속의 안교역(풍산)·옹천역(북후)·선안역(도산)과 안기역 소속의 운산역(일직)·금소역(임하)·송제역(길안) 등 6개의 속역이 존재했다. 현재 이 길과 역들은 대부분 사라져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일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큰길이 지나는 교통의 요지로 기능하고 있으며 여행자들의 숙소였던 ‘원(院)’의 흔적은 지명과 유적지로 남아있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기록을 통한 복원이다. 유교문화박물관은 ‘안기역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지금은 사라진 안기역의 도면을 복원하는 시도를 감행했다. 관람객들은 옛 기록과 복원된 그림을 비교해 보며 당시 안기역의 웅장한 규모와 내부 구조를 생생하게 짐작해 볼 수 있다. 김유경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조선시대 안동과 타 지역을 연결하던 중요한 교통 거점인 안기역은 일상과 행정, 문화가 한데 교차하던 공간이었다. 이번 전시가 기록 속에 묻혀 있던 옛길을 오늘의 발걸음으로 다시 걸으며, 조선시대 안동의 역동적인 모습을 새롭게 만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8

“포항 가득 울려 퍼질 청춘의 예술 선율”···포항예고 제29회 송산예술제 연다

경북 지역 예술 교육의 요람인 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홍태기)가 초여름 밤을 화려한 예술의 향연으로 물들인다. 포항예술고는 오는 6월 11일 오후 7시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대공연장에서 ‘제29회 송산예술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예술로 마음을 잇고, 감동을 빚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예술제는 학생들이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갈고닦은 기량과 깊이 있는 예술적 감각을 지역 주민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음악과 미술을 통해 학생들이 이뤄낸 예술적 성취를 공유하고, 지역사회와 따뜻하게 소통하는 문화 축제로서의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번 행사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음악연주회와 청소년들의 참신한 시선이 돋보이는 미술작품전으로 풍성하게 구성됐다. 음악연주회는 11일 당일 오후 7시에 막을 올리며, 미술작품전은 이에 앞선 6월 9일부터 13일까지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전시장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미술작품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오픈식은 6월 11일 오후 4시에 열린다. 두 행사 모두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 음악연주회 – 동서양 선율과 현대적 감각의 하모니 음악연주회는 전통예술과 현대예술이 아름답게 오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관객들에게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선사한다. 국악, 클래식, 실용음악, 뮤지컬, 실용무용 등 여러 분야의 무대가 이어지며, 총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제1부는 동서양의 선율이 교차하는 정통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웅장한 국악합주(‘Fly to the Sky’, ‘시리렁실근’)를 시작으로, 클라리넷 독주(3학년 강경민), 피아노 독주(3학년 김연재), 4핸즈 피아노 이중주(2학년 최은빈·최하은), 그리고 깊은 울림을 주는 가야금병창(3학년 김연서)이 차례로 펼쳐진다. 제2부는 학생들의 넘치는 끼와 현대적인 감각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완성도 높은 밴드 앙상블과 창작 안무(‘Invasion’, ‘행복=춤’ 등)를 비롯해, 유명 뮤지컬 ‘마틸다’의 ‘Revolting Children’, ‘헤어스프레이’의 ‘You Can’t Stop the Beat’ 넘버를 단체 퍼포먼스로 선보인다. 또한 실용 콰이어의 ‘길 만드시는 주’, ‘Love Theory’와 2025 경북 학생댄스대회 대상 수상작을 포함한 다채로운 실용댄스 무대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주회에는 특별한 게스트가 함께해 무대를 더욱 빛낸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춤추는 지휘자’로 화제를 모은 백윤학 지휘자(영남대학교 예술학부 부교수, 대구유스오케스트라 음악감독)가 특별 출연한다. 약 5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과 100여 명의 합창단이 함께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서곡과 유명 아리아 및 합창곡을 연주하며 웅장한 감동을 선사한다. 아울러 포항예고 7회 졸업생인 이나래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아 선후배가 함께 화합하는 뜻깊은 장을 연출한다. ■ 미술작품전 – ‘RAW & REAL’, 창작을 향한 진솔한 탐구 미술작품전은 ‘RAW & REAL’이라는 참신한 주제로 관객을 찾는다. 이번 전시에는 미술과 1·2학년 학생들이 참여해 회화 42점, 입체 11점, 디자인 7점, 애니메이션 36점 등 평면과 입체, 영상을 아우르는 총 9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RAW & REAL’은 다듬어지기 전의 날것 같은 생각(RAW)과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진솔한 태도(REAL)를 의미한다. 학생들은 완벽하게 정제된 결과물뿐만 아니라,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고민과 실험, 실패와 수정, 그리고 그 미완의 시간 속에서 축적된 성장의 흔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홍태기 포항예술고 교장은 “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사람의 손끝에서 빚어지는 예술의 가치는 더욱 선명해진다”며 “이번 예술제가 학생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관을 펼쳐 가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8

역대 최다 1137명 도전…DIMF 뮤지컬스타 대상은 이마음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 뮤지컬 경연대회인 ‘제12회 DIMF 뮤지컬스타’가 지난 7일 대구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파이널 라운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국내를 비롯해 중화권, 북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참가자를 포함해 총 1,137명(1,085팀)이 지원해 역대 최다 지원 기록을 세웠다. 영상 심사와 대면 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 14명의 파이널리스트가 무대에 올라 경연을 펼쳤다. 대상은 단국대학교 뮤지컬전공 이마음(19)에게 돌아갔다. 이마음은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의 넘버 ‘모두 장님이니까’와 ‘앞을 보는 것’을 선보이며 시각장애인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감정의 완급 조절과 밀도 있는 연기,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관객과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마음은 형 이믿음과 함께 파이널 무대에 올라 DIMF 뮤지컬스타 역사상 처음으로 친형제가 나란히 결선에 진출한 사례를 남겼다. 두 사람은 배우 이정용의 아들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최우수상은 한세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권은정(24)이 수상했다. 권은정은 뮤지컬 ‘NEW 달을 품은 슈퍼맨’의 ‘새로운 내일’과 ‘동대문’을 통해 진정성 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우수상은 김해나, 이도연, 박예원이 수상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해나(10)는 뮤지컬 ‘비틀쥬스’의 ‘Dead Mom’을 선보이며 뛰어난 표현력과 집중력을 인정받았다. 이도연(18)은 뮤지컬 ‘Last Five Years’의 넘버를 통해 밝은 에너지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예원(22)은 우수상과 함께 관객 투표로 선정되는 인기상까지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올해 DIMF 뮤지컬스타는 역대 최다 지원자를 기록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확장된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며 “파이널 무대에 오른 참가자 모두가 이미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앞으로도 더 큰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14명의 파이널리스트가 펼친 경연 무대와 수상 장면은 오는 21일 낮 12시 채널A를 통해 120분간 방송될 예정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8

“꽃다발 사절합니다”… 광고가 들려주는 그 시절 공연 이야기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 주제전시 ‘그 무대, 그 광고: 예술을 지킨 동행’이 오는 10월 5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 3층 열린수장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과거 공연 팸플릿과 잡지에 실린 광고를 통해 지역 공연예술의 성장 과정과 이를 뒷받침해 온 지역민과 기업들의 발자취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연극, 무용, 오페라, 음악회 등 각종 공연 자료 속 광고를 통해 당시 시대상과 생활문화, 지역 예술생태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광고에 담긴 문구와 이미지, 상호, 로고 등은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당시 사회의 가치관과 문화 환경을 보여주는 생활문화 사료로 평가받는다. 대표적으로 1937년 대구공회당(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김대근 독창회 팸플릿에는 화가 이인성이 운영한 ‘아루스 다방’ 광고가 실려 있다. 광고에는 “다방 아루스에는 향그로운 차(茶)만이 있을뿐더러 고상한 음악이 있고 미술이 있고 예술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어 당시 문화공간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시대별 광고 문구를 통해 사회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해방 이후 최초의 동인지인 ‘죽순’ 7집(1948년) 광고에는 “조국 재건은 나의 힘으로서”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해 당시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또 1953년 공연 팸플릿에 실린 “꽃다발 사절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는 새로운 공연 관람 문화가 자리 잡아가던 모습을 보여준다. 광고에 등장하는 전화번호와 가격표 역시 흥미로운 전시 요소다. 일제강점기 3자리 전화번호가 해방 이후 4자리로 늘어나는 과정과 1970~80년대 국번 체계 변화가 확인된다. 1990년대 공연 팸플릿에는 대학가 미용실 커트 비용이 1000원으로 표기돼 있어 당시 물가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지역 향토기업의 성장 과정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1970년대 말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은 자체 신용카드 광고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섰으며, 이후 백화점 내 소극장을 운영하는 등 문화예술 친화 기업 이미지를 구축했다. 대구은행과 화성산업 등 지역 기업들의 광고에서는 로고 변화와 함께 기업이 추구한 가치와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읽어낼 수 있다. 전시는 또한 공연예술 생태계를 구성했던 지역 네트워크에도 주목한다. 악기사와 피아노사, 무용학원, 출판사, 서점 등 다양한 지역 상점들이 공연 팸플릿 광고에 참여하며 예술 활동을 후원했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황보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오랜 세월 공연예술 현장을 후원하며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해 온 후원인들이 있었다”며 “이번 전시가 문화예술 후원이 지역 문화 발전에 어떤 의미를 지녀왔는지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8

[인터뷰] “이야기가 바다를 건너는 경이로움”··· 파리 무대 오른 SF 소설가 김초엽

“제 이야기가 바다를 건너고 대륙을 지나 독자들을 만나는 건 언제나 놀라운 경험입니다. 프랑스라는 먼 곳에서도 이야기의 가장 깊은 곳을 이해해주시는 독자님들이 계셔서 무척 기뻤습니다.” 한국 SF(공상과학) 문학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소설가 김초엽(33)의 시선은 늘 머나먼 행성과 우주를 향해 있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인간’이 있다. 포항공대(POSTECH)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과학도 출신인 그는, 이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로 우뚝 섰다. 한국문학번역원이 한불수교 140주년을 맞아 주최한 ‘시간 너머의 한국문학’ 행사에 초청된 김 작가는 지난 6월 1일부터 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 머물며 현지 팬들과 뜨겁게 호흡했다. 특히 6월 3일 오후 7시 주 프랑스한국문화원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한불 작가 대담 ‘우리의 삶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는 현지 독자들과 평단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지난 6월 6일 귀국한 김초엽 작가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파리 무대에 올랐던 소회와 과학도 시절의 경험이 녹아든 그녀의 깊은 작품 세계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 행사에 한국 대표 SF 작가로 참여해 파리 무대에 올랐다. 프랑스 현지 독자들을 직접 만난 소감이 어떤지? △이렇게 먼 나라에도 제 이야기를 읽어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반가웠다. 독자 질문을 받았을 때 ‘식물의 관점이 왜 중요한지’, ‘이해와 연민의 차이는 무엇인지’처럼 저 스스로도 생각해볼 만한 질문들이 많아 재미있었다. 사실 가장 즐거웠던 건 함께 갔던 작가님들과의 교류였다. 다양한 소설 영역 중에서도 대중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쓰는 작가들끼리 모이다 보니 공감대가 많았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2023년에 ‘지구 끝의 온실(LA SERRE DU BOUT DU MONDE)’, 2024년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PROPRIETES PHYSIQUES DU SENTIMENT)’이 드크레센조 출판사를 통해 번역 출간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프랑스 독자들이 김초엽 표 SF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좋은 번역과 책을 알리려는 출판사의 노력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과학소설은 경계를 넘나드는 소재와 설정을 활용하는 만큼, 문화 차이가 있어도 쉽게 따라갈 수 있는 뼈대가 있다. 그렇지만 해외에서 독자들에게 닿기 위해 필요한 가장 강력한 요소는 번역과 출판사의 홍보 노력이라고 본다. -포항과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포항공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2018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데, 포항에서의 과학도 시절 경험이 소설가 김초엽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나? △과학을 배우며 과학적 태도, 연구 방법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식 자체는 사실 전공 공부를 한 지 10년 지나서 다 잊어버렸지만, 그때 과학이라는 세계의 지도를 그려나가던 방법 자체는 몸에 배어있다. 소설을 쓸 때도 매번 새로운 분야를 접하는데, 그때 지도를 그렸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두려움이 덜한 것 같다. 호기심, 그리고 알고 싶다는 집념이 있으면 언젠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8

제20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티켓 오픈…국내외 8개 대학 경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한국 뮤지컬의 미래를 이끌 대학생 공연예술인들의 경연 무대인 ‘제20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티켓 예매를 시작한다. 올해는 DIMF와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이 나란히 20주년을 맞는 해로, 국내외 대학생 공연예술인들이 실전 무대 경험을 쌓고 관객과 만나는 대표적인 등용문으로서 의미를 더한다. 이번 본선에는 백석예술대학교, 계명대학교, 중국 사천문화예술대학교, 단국대학교, 예원예술대학교, 중앙대학교, 대구과학대학교, 백석대학교 등 국내외 8개 대학이 참가한다. 참가팀들은 문학, 신화, 시대극, 창작뮤지컬, 주크박스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며 기량을 겨룬다. 본선 경연 결과는 축제 마지막 날 열리는 DIMF 어워즈에서 발표된다. 단체상 최고상인 대상 수상팀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수여되며, 우수 참가자에게는 개인상이 주어진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운영된다. 백석예술대학교의 ‘작은 아씨들’, 계명대학교의 ‘Ever After’, 사천문화예술대학교의 ‘봉황’, 단국대학교의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등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대구어린이세상 꾀꼬리극장과 아양아트센터, 달서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어 예원예술대학교의 ‘오르페우스’, 중앙대학교의 ‘허삼관 매혈기’, 대구과학대학교의 ‘All Shook Up’, 백석대학교의 ‘SUPERSTAR’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달서아트센터와 대덕문화전당, 어울아트센터 등에서 무대에 오른다. 특히 올해 참가작들은 성장과 용기, 책임과 선택, 가족애와 인간의 존엄, 희망과 자유 등 청춘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담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축제 개막을 알리는 개막식 및 개막축하공연에서는 대구과학대학교 ‘All Shook Up’ 팀이 축하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은 오는 20일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열린다. 티켓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오픈된다. 1차 예매는 6월 5일 오후 2시부터 백석예술대학교, 계명대학교, 사천문화예술대학교, 단국대학교 공연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2차 예매는 6월 12일 오후 2시부터 예원예술대학교, 중앙대학교, 대구과학대학교, 백석대학교 공연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은 대학생 공연예술인들이 관객 앞에서 실력을 증명하고 현장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실전 무대”라며 “국내외 대학의 젊은 에너지와 진정성 있는 무대를 통해 뮤지컬의 다음 세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20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공연 일정과 예매 관련 세부 사항은 DIMF 공식 홈페이지와 네이버 예약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7

시화전부터 출판기념회까지···포항서 레저·문화 융합형 축제 열려

스포츠와 문학, 미술이 자연 속에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문화 융합형 축제가 포항에서 열려 지역 사회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국 문학인 단체인 K문학인포럼(회장 최운선·문학박사)의 창립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 5일 오후 1시 개막을 시작으로 오는 11일까지 7일간 포항시 남구 연일읍 성수파크골프장 일대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서울에 본부를 두고 한글의 글로벌 가치 확산에 앞장서 온 K문학인포럼이 주최하고 성수파크골프(대표 김성수)와 도서출판 앤바이올렛(노우혁 화가·정현덕 시인)이 공동 주관했다. 특히 ‘제1회 시화전 전국공모전 시상식’과 정은지 시인(K문학인포럼 포항지회장)의 첫 시집 출판기념회를 겸해 마련된 이번 축제는, 수려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문학과 미술, 스포츠가 편안하게 소통하는 독창적인 문화의 장을 연출하며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의 발길을 모았다. 행사를 총괄 기획한 정현덕 시인(K문학인포럼 대외협력이사)은 “이번 공모전은 문화예술을 통해 포항을 전국에 널리 알리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했다”며 “대한민국 산업의 탯줄인 ‘포항제철의 철강왕’을 비롯해 ‘영일만’, ‘과메기’ 등 포항의 정체성이 담긴 시어를 공지해 전국에서 뜨거운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취지를 밝혔다. 첫날인 5일 오후 1시 식전행사에서는 창립을 축하하는 친선 파크골프 대회와 가수 배소진의 신명 나는 공연이 축제의 흥을 돋웠다. 이어 오후 2시부터 진행된 본 행사는 정현덕 시인의 사회로 정은지 시인의 첫 시집 ‘산 아래에 핀 풀꽃 이야기’(앤바이올렛) 출판기념회로 문을 열었다. ‘미호’라는 필명으로 미술과 문학을 넘나들며 활동해온 정 작가는 이번 시집에 화려함 대신 소박한 자연과 일상에서 발견한 생명의 가치를 담아냈다. 풀꽃이 상징하는 겸손과 인내,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잔잔한 울림과 위로를 건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 낭송 순서에서는 박순애 시인(역사학자)과 손유순 시인(K문학인포럼 사무국장)이 정 시인의 작품을 낭송하며 초여름 밤의 문학적 정취를 한층 더했다. 이어진 ‘제1회 시화전 전국공모전 시상식’에서는 원순희 씨 등 20명이 삼행시와 디카시 부문 K문학인포럼상 및 국회의원상(이상휘·김정재 국회의원)을 수상하며 전국에서 모인 문학·미술 인재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정은지 K문학인포럼 포항지회장은 “이번 축제와 공모전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문학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스포츠와 예술이 소통하는 아름다운 장에 많은 시·도민 여러분이 관심과 참여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7

파티마 국제 순례 성모상 대구 성모당 방문, 기념 미사 봉헌

전 세계를 순례하며 평화와 회개의 메시지를 전해온 ‘파티마 국제 순례 성모상(이하 성모상)’이 6월 6일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대표적인 성지인 성모당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 2017년 이후 9년 만에 이뤄진 한국 순례의 일환으로, 현충일을 맞아 조국의 평화와 신자들의 영적 쇄신을 기원하는 간절한 기도 소리가 성모당 앞마당을 가득 메웠다. 이날 행사는 오전 9시 30분 성체 현시와 함께 시작됐다. 성모당에 모인 500여 명의 신자는 침묵 가운데 현시된 성체를 조배하며 주님의 현존을 체험했고, 이어지는 ‘쎌기도’와 ‘성체 강복’을 통해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청하며 내적인 평화를 구했다. 행사의 정점인 오전 11시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집전으로 ‘파티마 국제 순례 성모상 대구 순례 기념미사’가 봉헌됐다. 미사에는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그리고 성모님을 맞이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500여 명의 신자들이 함께해 성황을 이뤘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첫 토요일 신심의 의미를 되새기며 대구를 찾으신 성모상을 통해 우리 모두가 성화의 길로 나아가는 축복을 받길 바란다”며 “성모님의 요청대로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고 희생과 보속의 삶을 삶으로써 이 땅에 참된 평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번 성모상의 한국 순례는 역사적으로 매우 뜻깊은 배경을 지니고 있다. 1925년 스페인 폰테베드라 도로테아 수녀원에서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와 함께 파티마의 목동 루치아 수녀에게 발현한 사건의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기 때문이다. 당시 성모 마리아는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첫 토요일 다섯 번의 보속’을 간곡히 요청한 바 있다.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푸른군대) 대구지부 관계자는 “이번 순례가 한반도와 전 세계의 어둠을 몰아내고, 모든 이의 마음속에 주님 사랑의 불씨를 지피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이번 행사의 영성적 의미를 되새겼다. 1947년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제작된 국제 순례 성모상과 한국의 인연은 깊다. 6·25 전쟁 직후인 1953년 첫 방문을 시작으로 1996년, 1997년, 2000년, 2017년에 이어 올해로 통산 여섯 번째 한국 땅을 밟았다. 특히 이번 순례는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염원하는 한국 신자들의 간절한 지향이 모여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4월 26일 의정부교구 파주 파티마 평화의 성당에서 시작된 성모상의 한국 순례 일정은 약 두 달간 이어진다. 전국 15개 교구와 주요 성지, 수녀회 등을 순회 중인 성모상은 오는 6월 24일까지 전국의 신자들을 만난 뒤 다시 포르투갈 파티마로 돌아가게 된다. 대구 순례 기념 미사가 끝난 후에도 성모당 앞마당은 성모상 앞에서 묵주를 손에 쥔 채 기도를 바치는 신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성모당을 찾은 윤수정(59·포항 효자성당) 씨는 “성모님의 가없는 사랑을 가슴 깊이 느끼는 순간이었다”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복음의 증거자로서 희생과 봉헌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6

라파우 블레하츠, 대구 첫 단독 공연 전격 취소···건강상의 이유로 아시아 투어 무산

폴란드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의 대구 첫 단독 연주회가 아쉽게 무산됐다.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오는 7월 4일 대구 달서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의 내한 리사이틀이 아티스트의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됐다고 6월 5일 밝혔다. 마스트미디어에 따르면, 라파우 블레하츠는 최근 척추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휴식과 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았다. 이에 따라 대구 공연을 포함해 7월 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공연, 그리고 대만, 홍콩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었던 아시아 투어 일정 전체를 전면 취소하게 됐다. 특히 이번 공연은 라파우 블레하츠가 대구에서 선보이는 첫 단독 연주회로 지역 클래식 팬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만큼, 공연 무산에 따른 아쉬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공연기획사 측은 5일 오후 3시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구 및 서울 공연의 취소 소식을 알리고 예매 티켓에 대한 환불 절차 공지를 시작했다. 지난 2005년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4개의 특별상을 동시 석권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라파우 블레하츠는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깊이 있는 쇼팽 해석과 연주로 국내외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대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함께 DG 레이블로 듀오 앨범을 발매해 화제를 모았다. 이 앨범에는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듀오 버전으로 편곡된 쇼팽의 ‘녹턴 20번’ 등이 수록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6

‘한국 실내악 선구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준, 대구콘서트하우스서 세 색깔 소나타 선보인다

국내 민간 실내악단의 선구자로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겨온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준(72)이 대구 관객들을 찾는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국내외 최고 수준의 연주를 선보이는 ‘더 마스터즈’ 시리즈로 오는 6월 18일 오후 7시 30분 챔버홀에서 ‘김영준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연다. 김영준은 국내 최고 권위의 동아음악콩쿠르 1위 입상으로 일찍이 음악계의 주목을 받은 이래 서울시립교향악단 악장을 역임하고 난파음악상, 올해의 음악가상 등을 받으며 정통파 거장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특히 1987년 국내 최초의 민간 직업 실내악단인 ‘서울신포니에타’를 창단해 정상급 악단으로 성장시켰으며, 예술감독으로서 국내 실내악 대중화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서울대 음대와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음대, 러시아 그네신 아카데미를 거친 학구파 연주자로도 잘 알려진 그는 현재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독주회의 핵심 키워드는 ‘소나타’다. 하나의 음악 형식을 통해 고전주의부터 후기 낭만주의까지 이어지는 시대별 대가들의 음악 세계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 공연의 포문을 여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18번 G장조(K. 301)’는 모차르트가 음악적 전환기를 맞이했던 ‘만하임 시절’에 탄생한 작품이다. 당시 만하임 악파의 혁신적인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영향을 받아 바이올린이 단순히 피아노를 반주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두 악기가 대등하게 대화를 나누는 현대적 바이올린 소나타의 기틀을 마련한 기념비적인 곡이다. 고전주의 특유의 명료함과 균형미가 돋보인다. 이어지는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는 낭만주의 음악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유려하고 서정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벨기에의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자이의 결혼 선물로 바쳐진 이 곡은 축복의 메시지 속에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유기적으로 얽히며 유려한 선율과 프랑크 특유의 순환 형식이 만들어내는 섬세하고도 극적인 조화가 일품이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d단조(Op. 108)’는 가을의 쓸쓸함을 닮은 브람스 예술의 정수다. 앞선 두 개의 소나타가 내성적이고 온화했다면, 이 곡은 유일하게 4악장으로 구성돼 지극히 서사적이고 강렬하다. 그의 활끝에서 자아내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묵직한 울림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와 함께 무대를 채울 피아니스트 박정국(국립창원대 교수)은 연세대 음대를 실기 수석으로 졸업하고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등에서 수학한 실력파다. 깊이 있는 해석을 바탕으로 김영준과 영감 넘치는 유려한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각 작품이 지닌 매력을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무대”라며 “두 연주자가 빚어낼 깊이 있는 호흡이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티켓 예매는 대구콘서트하우스 누리집과 놀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6

박지후, 첫 애니메이션 목소리 도전···김초엽 원작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개봉

한국 SF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베스트셀러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수록작인 김초엽 작가의 단편 소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가 마침내 감성 SF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극장가를 찾았다. 이번 영화의 원작인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2019년 출간 이후 4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단편소설이다. 스스로 완벽한 유토피아를 떠나 불완전한 세계를 선택한 이들의 아름답고도 독창적인 여정을 영상 언어로 새롭게 구현해 냈다. 포항공대(POSTECH)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 석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김초엽 작가는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세계관 위에 인간 소외, 차별과 배제, 그리고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인문학적 시선을 녹여내며 대중과 평단의 극찬을 받아왔다. 이처럼 이공계적 상상력과 문학적 서정성을 겸비한 김초엽 작가의 원작 세계관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통해 어떻게 재창조됐을지 문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월 3일 CGV 단독 개봉을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시작한 이 작품은 극장가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충무로가 주목하는 세 배우 김향기, 박지후, 이주영이 목소리 연기로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여름 스크린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짙게 물들일 웰메이드 작품으로 큰 기대를 모은다. 이번 작품의 메가폰을 잡은 허평강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심지에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온 베테랑 연출가다. 성균관대 영상학과 시절부터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그는 와세다대 교환학생을 거쳐 일본의 유명 제작사인 ‘매드하우스’에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데스노트’, ‘명탐정 코난’, ‘하이큐!!’,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등 40여 편이 넘는 굵직한 작품들에 참여하며 스토리보드 작가와 연출자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세계적인 거장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해 왔다. 허 감독이 2019년부터 대본 작업에 매진해 온 이번 영화는 본래 30분 분량의 중편으로 기획됐으나, 치열한 노력 끝에 러닝타임을 60분으로 늘려 공간의 시각적 디테일과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 넣었다. 이러한 완성도를 인정받아 오는 6월 21일 개막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제50회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국내 첫 데뷔작을 선보인 허 감독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정형화된 성우의 연기 톤 대신, 각 캐릭터가 지닌 내면의 결핍과 미묘한 감정선을 가장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목소리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실사 영화와 같은 담백하고 일상적인 호흡이 애니메이션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룰 것이라 판단해 폭넓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캐스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낙점된 배우 김향기, 박지후, 이주영은 인물과의 놀라운 싱크로율은 물론이고 연기를 향한 깊은 진정성을 선보였다.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김향기(소피 역)는 소피 역의 구상 단계부터 허 감독의 ‘뮤즈’였다. 외유내강형 캐릭터인 소피의 작화 작업 과정에서도 김향기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투영됐다. 영화 ‘벌새’를 통해 사춘기 소녀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던 박지후(데이지 역) 역시 이번이 첫 목소리 연기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대본 분석과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제작진의 감탄을 자아냈다.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카리스마와 따뜻한 리더십을 동시에 지닌 올리브 역에는 이주영이 적임자였다. 특유의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로 캐릭터의 저항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허평강 감독은 “세 배우의 참여는 이 작품에 있어 가장 완벽하고도 필연적인 선택이었다”며 강한 신뢰와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 속 지구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과 고통이 가득한 곳이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불완전함 때문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시작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허평강 감독은 “원작이 가진 따뜻한 서사 위에 세 배우의 진심 어린 목소리가 더해져 작품의 깊이가 한층 더해졌다”며 “이 영화가 관객분들에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소중한 어떤 존재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5

[주목할 전시] 말과 글이 멈춘 곳, 화폭에 펼쳐진 ‘다정한 내면의 풍경'

말과 글이 닿지 못하는 아득한 지점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감각이 있다. 이해의 영역을 넘어선 이 아련한 지각의 경험들이 캔버스 위에서 아늑한 풍경으로 펼쳐진다. (사)박동준기념사업회(이사장 윤순영)와 갤러리분도는 오는 6월 15일부터 7월 3일까지 대구 중구 갤러리분도에서 청년작가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장미(42) 작가의 개인전 ‘Warm Greetings, My(···.)/다정한 인사’ 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청년 미술인을 발굴하고 후원해 온 고(故) 박동준 갤러리분도 대표의 숭고한 유지를 이어받아 기존의 지원 프로그램인 ‘카코포니 플러스’를 보다 깊이 있는 단독 프로모션 형태로 발전시킨 첫 무대다. 올해의 주인공인 장미 작가는 그동안 회화, 설치, 영상 등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인간이 마주한 다면적인 상황과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왔다. 2016년 대구 ‘올해의 청년작가상’을 시작으로 2021년 ‘아트체인지업상’, 2025년 ‘하정웅청년작가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미술계에서 탄탄한 역량을 인정받은 작가다. 초기 작업에서 작가는 주로 외부 세계와 타자와의 관계에 주목했다. 2016년 회화 설치작업 ‘Dear my friends’를 통해 경험 공간을 재구성했고, 2019년 ‘Trauma Trickster’에서는 난민 문제를 통해 타자 인식의 한계를 짚었으며, 2022년 영상작업 ‘SAY’에서는 언어가 지닌 무게감을 시각화했다. 이전 작업들이 관람객의 직접적인 공간 참여와 소통을 유도하는 무대 같았다면, 이번 개인전은 그 감각의 발생 지점을 철저히 작가의 깊은 내면세계로 돌렸다는 점에서 커다란 변화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장미 작가는 공간 중심의 연출을 절제하고, 오롯이 ‘평면 회화’를 전면에 내세운다. 전시작들은 외부 사건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에 축적된 감각과 기억의 파편들을 정교하게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화폭 속에 등장하는 터널, 길, 자동차, 나무 등의 모티프는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이동과 변화, 그리고 감정의 전환을 매개하는 상징체로 기능한다. 특히 어둠과 빛을 연결하는 ‘터널’은 내면의 감정이 변화하는 핵심 통로가 된다. 화면은 인물이 배제된 채 낯익으면서도 어딘가 어긋난,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모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묵직하고 어두운 색조 속을 가로지르는 빛의 변주에 대해 작가는 ‘깊이 따뜻한 느낌’이라고 설명한다. 표현 방식에서도 작가는 붓질의 궤적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노출하며, 단단하게 채색된 부분과 그리다 만 듯한 미완의 형상을 한 화면에 공존시킨다. 완결된 결과물보다 형상이 구현돼 가는 역동적인 과정을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다. 이러한 화법은 ‘얼마나 채웠는가’보다 ‘어디에서 멈추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의도적인 여백을 남겨둔다. 경북대 미술학과와 동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장미 작가는 대구, 베를린, 중국 등 국내외에서 6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대구미술관 ‘새로운 연대’전 등 여러 주요 단체전에 참여했다. 독일 베를린 다베네트워크 레지던시와 중국 항주 중국미술학원국가대학과학기술원 레지던시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정수진 갤러리분도 큐레이터는 “장미의 작업은 명확한 서사적 메시지를 주입하기보다 감각을 통해 정서를 환기하는 일종의 ‘조형적 마음사전’과 같다”라며 “언어나 학구적인 화법으로 재현할 수 없는 마음의 표정과 질감이 관람객에게 스며들어 깊은 시적 정화를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5

녹음 속에 흐르는 초여름의 시와 그림··· K문학인포럼 포항서 창립 축제

녹음이 짙어가는 초여름, 스포츠와 문학이 자연 속에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문화 축제가 포항에서 막을 올린다. 서울에 본부를 두고 한글의 글로벌 가치 확산에 앞장서 온 전국 문학인 단체 ‘K문학인포럼(회장 최운선·문학박사)’이 창립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한 장이다. K문학인포럼이 주최하고 성수파크골프(대표 김성수)와 도서출판 앤바이올렛(노우혁 화가·정현덕 시인)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제1회 시화전 전국공모전 시상식’과 정은지 시인(K문학인포럼 포항지회장)의 첫 시집 출판기념회를 겸해 시와 그림이 흐르는 격조 높은 문화의 장을 펼쳐 보인다. 행사는 오는 6월 5일 오후 1시 오프닝을 시작으로 11일까지 7일 동안 포항시 남구 연일읍에 위치한 포항 성수파크골프장 일대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수려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문학과 미술, 스포츠가 소통하는 독창적인 문화 융합형 축제로 기획돼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행사를 총괄 기획한 정현덕 시인(K문학인포럼 대외협력이사)은 “이번 공모전은 문화예술을 통해 포항을 전국에 널리 알리고 지역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했다”며 “대한민국 산업의 탯줄인 ‘포항제철의 철강왕’을 비롯해 ‘영일만’, ‘과메기’ 등 포항의 정체성이 담긴 시어를 공지해 전국에서 뜨거운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취지를 밝혔다. 첫날인 5일 오후 1시 식전행사에서는 창립을 축하하는 친선 파크골프 대회와 가수 배소진의 신명 나는 공연이 축제의 흥을 돋운다. 이어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본 행사는 정현덕 시인의 사회로 정은지 시인의 첫 시집 ‘산 아래에 핀 풀꽃 이야기’(앤바이올렛)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미호’라는 필명으로 미술과 문학을 넘나들며 활동해온 정 작가는 이번 시집에 화려함 대신 소박한 자연과 일상에서 발견한 생명의 가치를 담아냈다. 풀꽃이 상징하는 겸손과 인내, 희망의 메시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잔잔한 울림과 위로를 건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 낭송 순서에서는 박순애 시인(역사학자)과 손유순 시인(K문학인포럼 사무국장)이 정 시인의 작품을 낭송하며 초여름 밤의 문학적 정취를 한층 더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제1회 시화전 전국공모전 시상식’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우수한 문학·미술 인재들에게 K문학인포럼상, 국회의원상(이상휘, 김정재 국회의원) 등이 수여된다. 정은지 K문학인포럼 포항지회장은 “이번 축제가 지역 문학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스포츠와 예술이 편안하게 소통하는 아름다운 축제에 많은 시·도민 여러분이 발걸음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4

스물세번째 사진모임 포스 회원전, ‘렌즈에 담은 시선과 감성의 기록’

사라져가는 도시의 기억을 붙잡는 시선부터 푸른 밤 속 마음의 평온을 찾는 수행의 순간까지···. 포항지역을 대표하는 사진 동호회 사진모임 포스(PHOS)의 제23회 회원전이 오는 6월 5일부터 14일까지 포항 갤러리포항에서 열린다. ‘PHOS 23’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는 회원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각지를 누비며 렌즈에 포착한 다양한 풍경과 삶의 순간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사진모임 포스는 지난 20여 년 동안 정기 회원전을 이어오며 지역 사진문화의 저변 확대와 창작 활동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회원들은 정기 출사와 세미나, 작품 연구 활동 등을 통해 사진적 역량을 높여왔으며, 매년 열리는 회원전은 그 결실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의미 있는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회원전에는 강영국, 김이현, 박원근, 조상우, 한입분, 이재호 회원과 김훈 지도고문 등 7명이 참여해 각자의 시선과 감성을 담아낸 작품들을 출품한다. 자연의 변화무쌍한 풍광부터 도시의 건축미, 일상의 소소한 장면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사진이 지닌 기록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회원들이 저마다의 감성과 이야기를 사진으로 풀어낸 기록이다. 익숙한 풍경 속 새로운 발견, 스쳐 지나간 시간의 흔적,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작품마다 녹아있다. 같은 공간과 풍경을 바라보더라도 작가마다 전혀 다른 해석과 표현을 보여주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감상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품작 전반에는 삶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깊이 있는 문제의식과 시각적 탐구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조상우 작가는 거친 바다를 막아주는 테트라포트에서 만난 바다의 감성과 조형성을 화면에 담아냈다. 김이현 작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공간인 커피숍 건물의 조형미를 포착하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교감을 시각화했다. 박원근 작가는 역사적 공간인 경주 추분대제를 주목해,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시간의 의식을 인문학 관점으로 표현해 냈다. 개인 연작 및 지도고문의 작품 역시 깊은 울림을 준다. 강영국 작가는 연작 ‘땅의 기억’을 통해 급격한 도시화 과정 속에서 지워져 가는 풍경을 응시한다. 한때 사람이 살던 마을과 밭, 오래된 길 위로 거대한 아파트와 도로, 공사장의 구조물이 들어서는 현장을 바라보며 변화의 속도 앞에 사라져가는 장소의 숨결을 사진으로 붙잡았다. 개발의 이면에 존재하는 누군가의 삶과 오래된 기억의 층위를 사진을 통해 증명해 보인다. 김훈 지도고문의 ‘고요를 닮은 마음’은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푸른 밤과 흐릿한 풍경 속에서 아무 말 없이 마음의 중심을 향해 머물러 있는 작은 수행자(피규어)의 모습을 통해 복잡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불안과 소음 속에서도 끝내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의 평온’을 정지된 순간 속에 담아낸 작은 수행록과 같다. 박원근 포스회장은 “회원전은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이면서 서로의 시선과 경험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라며 “사진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전시장을 찾아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며 사진예술의 매력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경북도와 경북문화재단이 추진하는 ‘2026 지역문화예술활성화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마련됐다. /윤희정 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4

미국 덴버대 교수·학생들, 경주 서악마을서 화랑정신 체험

미국 덴버대학교(University of Denver) 교수와 학생들이 경주 서악마을을 찾아 신라 화랑정신과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국가유산의 가치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문화유산보존활용센터는 미국 덴버대학교 교수 2명과 학생 14명 등 총 16명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간 경주 서악마을 도봉서당에 머물며 생생국가유산 사업인 ‘화랑이 깃든 서악마을-화랑의 나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국가유산청과 경북도, 경주시가 후원한 이번 프로그램은 외국인 참가자들이 경주의 역사문화유산을 직접 답사하고 신라의 역사와 화랑정신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방문단은 불국사와 대릉원, 교촌한옥마을, 황리단길을 비롯해 무열왕릉, 서악동 고분군, 진흥왕릉, 도봉서당 등을 둘러보며 신라 왕경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봤다. 특히 무열왕릉과 주변 유적을 중심으로 신라의 정치·역사적 흐름을 배우고 현장답사를 통해 한국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국궁 체험을 통해 화랑의 기개와 심신 수양의 의미를 배우고, 다도 체험으로 전통 예절과 마음가짐을 익혔다. 세속오계 목판 인출과 전통국악교실에도 참여하며 신라의 정신문화와 한국 전통예술을 폭넓게 체험했다. 덴버대학교의 서악마을 방문은 2010년부터 이어져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경주를 찾은 방문단은 현장답사를 중심으로 한국의 역사와 정치, 문화유산을 학습해 왔다. 지난해에는 덴버대학교 로빈슨 교수가 아리랑TV에 출연해 ‘화랑이 깃든 서악마을’ 프로그램을 소개했으며, 현장 운영 관계자도 같은 방송을 통해 사업의 의미와 운영 사례를 알린 바 있다. 로빈슨 교수는 “서악마을에서의 현장답사는 학생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책이 아닌 실제 공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 과정”이라며 “화랑정신을 중심으로 신라의 청년문화와 공동체 의식, 역사적 리더십을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문화유산은 단순히 보호의 대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배우며 기억할 때 더욱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교육과 청년 교류, 기업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주의 국가유산이 지속 가능한 문화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화랑이 깃든 서악마을-화랑의 나라’는 경주 서악마을의 역사문화자원을 기반으로 신라 화랑정신과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국가유산 활용 프로그램이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6-03

‘색채의 마술사’ 샤갈이 온다···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역대급 특별전

20세기 미술사의 거장이자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마르크 샤갈(1887~1985)의 특별전이 대구를 찾아온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민간 기획사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와 손잡고 오는 6월 30일부터 10월 11일까지 약 3개월간 대구예술발전소 전관에서 ‘마르크 샤갈: 꿈과 환상을 색채로 그리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대구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이번 샤갈전은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원화를 포함해 총 350여 점에 달하는 대규모로 꾸며져, 벌써부터 지역 문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샤갈은 파리, 베를린, 뉴욕, 예루살렘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국경과 언어, 시대를 초월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인물이다. 성서 이야기, 사랑과 기억,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그의 작품은 단순한 회화를 넘어 하나의 ‘시(詩)’로 평가받으며, 미술사에서 ‘가장 시적인 화가’로도 꼽힌다. 대구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번 특별전은 독일 유명 갤러리를 통해 엄격하게 수집·관리돼 온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샤갈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는 것이다. 전시회에서는 판화, 유화, 과슈, 드로잉 등 다채로운 매체의 원화 350여 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중에서도 350여 점에 달하는 판화 작품이 중심축을 이루는데, 이는 그래픽 아티스트로서 샤갈이 가졌던 탁월한 면모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여기에 시각적 몰입감을 더할 스테인드글라스 영상과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단순 관람을 넘어선 ‘복합형 전시’로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이번 특별전이 가지는 또 다른 차별점은 대형 거장 전시의 한계를 넘어 대구예술발전소 전관을 활용한 ‘통합형 전시’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공공 인프라와 민간의 전문 콘텐츠를 결합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예술 생태계와의 상생을 도모했다. 샤갈의 작품과 더불어 대구 지역 청년 작가들의 창작 플랫폼인 ‘창작온실’, 범어네거리 지하 공간을 활용한 ‘아트웨이’ 입주작가 전시, 그리고 예술발전소 레지던시 오픈 스튜디오가 동시에 문을 연다. 관람객들은 세계적인 거장의 마스터피스를 감상하는 동시에, 현재 대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지역 작가들의 생생한 창작 현장과 실험적인 작업들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아울러 전시 기간 중에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디지털 오디오 가이드와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된다. 직장인과 야간 관람객을 위한 야간 연장 운영도 준비 중이다. 가족, 청소년, 성인 등 연령별 맞춤형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과 레지던시 연계 참여형 콘텐츠는 관람객들에게 더욱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개막을 앞두고 관람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얼리버드 티켓 판매도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 중이다. 기본 관람료는 성인 20000원, 청소년 1만6000원, 어린이 1만4000원이지만, 얼리버드 기간을 이용하면 파격적인 단계별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장 저렴하게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1차 50% 할인 혜택은 6월 3일을 기해 마감된다. 이어 바로 다음 날인 6월 4일부터 6월 29일까지는 40% 할인이 적용되는 2차 얼리버드 예매로 전환된다. 예매는 대구예술발전소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티켓링크, NOL 인터파크, 네이버 예약 등을 통해 가능하다. 방성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장은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거장 샤갈을 중심으로 지역 작가들의 전시와 창작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특별히 기획했다”며 “얼리버드 할인 기간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과 미술 애호가들이 이번 특별전에 관심을 갖고 대구예술발전소를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3

제12회 DIMF 뮤지컬스타 파이널 라운드 개최

미래 뮤지컬계를 이끌 차세대 스타를 선발하는 ‘제12회 DIMF 뮤지컬스타’가 오는 7일 오후 3시 대구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파이널 라운드를 개최한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는 국내외에서 총 1137명이 지원해 역대 최다 지원자 수를 기록했다. 참가자는 중화권과 북미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지원하며 글로벌 경연으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영상 심사로 진행된 1라운드와 대면 심사로 치러진 2·3라운드를 거쳐 최종 선발된 14명의 참가자가 파이널 무대에 오른다. 최종 진출자에는 중화권 참가자 용원용(龙媛榕)을 비롯해 미국의 Erin Choi, 인도네시아의 Jane Callista 등 해외 참가자도 포함됐다. 지난달 9일 열린 3라운드에서는 참가자들의 열정과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무대가 이어졌다. 성현준 참가자는 추가 합격 후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윤보윤 참가자는 파이널 진출 소감을 전했다. 권은정 참가자는 “무대 위 시간을 소중하게 쓰겠다”고 했으며, 현역 군인인 김동준 참가자는 “부대에서도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파이널 라운드 심사에는 배우 배해선, 이건명, 홍지민, 김다현, 최지이, 이재환 등이 참여한다. 심사위원단은 참가자들의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차세대 뮤지컬스타를 선발할 예정이다. 파이널 라운드는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네이버 예약을 통해 관람 신청이 가능하다. 관람 연령은 만 7세 이상이다. 또한 공식 투표 플랫폼 ‘플러스타’를 통해 사전투표와 현장 투표를 진행하며, 투표 결과는 인기상 선정과 심사 점수에 반영된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올해 DIMF 뮤지컬스타는 역대 최다 지원자를 기록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확장된 의미 있는 시즌”이라며 “파이널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2

국립경주박물관, 작년보다 3달 빨리 ‘100만 관람객’ 넘었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올해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작년보다 석 달 가까이 빠르게 돌파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토요일인 5월 30일, 올해 누적 관람객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86일 앞당겨 달성한 성과다. 특히 올해 2월까지 진행된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은 총 28만5401명이 관람해 큰 호응을 얻었고, 100만 명 돌파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상설전 연계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지상파 방송 및 언론 홍보 강화, SNS 팔로워 확대, 전시 안내 앱 서비스 개선 등도 관람객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관람객 추이를 보면 요일별로는 토요일(22만2570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일요일(21만8079명), 금요일(13만8769명), 월요일(11만9760명) 순이었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2시(14만2588명)가 가장 붐볐으며, 이어 오후 1시(14만2213명), 오후 3시(13만3987명) 순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5월(26만7103명)이 가장 많았고, 1월과 2월도 각각 22만여 명을 기록했다. 또한 올해 관람객 가운데 외국인은 4만4676명으로, 지난해 3만52명보다 31% 증가했다. 경주를 찾는 해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신라 문화유산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 문화유산의 가치와 매력을 알리는 차기 전시도 눈길을 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는 6월 12일부터 특별전 ‘황룡사, 부처의 사리를 모시다-皇龍奉佛(황룡봉불)’의 문을 연다. 황룡사지 발굴조사 5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는 그간의 연구 성과를 집약해 황룡사 사리장엄구에 얽힌 9가지 새로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낼 예정이다. 이 같은 신라 역사·문화의 우수성을 세계로 확장하려는 시도 역시 활발하다. 지난 5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최초로 공개한 특별전 ‘신라, 황금과 신성’이 대표적이다. K-컬처의 인기에 힘입어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신라 문화의 예술성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이처럼 국내외를 넘나드는 공격적인 전시 성과에 힘입어 박물관의 흥행세도 매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간 관람객 수는 2023년 134만32명, 2024년 135만7552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97만6313명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100만 명을 돌파한 만큼, 사상 첫 ‘연간 관람객 200만 명’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앞으로도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이고, 이용 편의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다시 찾고 싶은 박물관이자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문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2

김수환 추기경 배출한 대구 남산성당, 설립 100주년 기념미사 봉헌

한국 사회의 ‘정신의 지주’ 역할을 했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배출한 천주교 대구대교구 남산성당(주임 박덕수 신부)이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남산성당은 설립 100주년 기념일인 지난 5월 30일 오전 10시 30분,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기념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한 세기 동안 이어온 신앙 여정을 되새겼다. 이날 미사에는 1대리구 교구장대리 장신호 주교와 역대 재임 및 본당 출신 사제 등 46명의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으며, 600여 명의 신자가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100년 역사의 은총에 감사드린다”며 “전 신자가 늘 기도와 말씀을 가까이하며 추기경님의 어지신 삶을 본받고 예수님 안에 머무는 공동체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날 미사 중에는 지난 100년의 신앙 여정과 시대적 변화를 입체적으로 담아낸 ‘남산본당 100년사’를 제대에 올리는 봉헌식이 열려 의미를 더했다. 미사 후에는 100년 역사를 담은 기념 영상 상영과 함께 편찬 유공자 4명에 대한 표창장 수여식이 이어졌다. 이번에 봉헌된 ‘남산본당 100년사’는 12명의 위원이 2년 6개월간 정성을 쏟아 완성한 ‘참여형 역사서’다. 문헌 재검증과 고증을 통해 △1926년 ‘대구대목구 참사위원회 결정문’ 원문과 번역본 △김수환 추기경의 견진증서 등을 교구 자료실의 협조를 받아 공개했다. 또한 꾸르실료, ME, 위령회 등 제 단체 회원 명단을 전수 기록하고 QR코드를 도입해 스마트폰으로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1926년 교구청 내 ‘명도회관’을 개축해 출발한 남산성당은 1936년 대명동으로 이전하며 ‘대명동성당’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1952년 효성여자대학 설립을 위해 부지를 양보한 뒤, 1953년 현재 위치에 새 성당을 봉헌하며 지금의 명칭을 갖추게 됐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남산성당은 김수환 추기경을 배출한 요람이기도 한다. 흔히 그의 고향으로 생가가 있는 대구시 군위군을 떠올리지만, 사제의 꿈을 키운 ‘신앙의 고향’은 바로 이곳이다. 김 추기경은 남산성당 공동체 안에서 자라나 신학교에 입학하며 한국 천주교의 거목으로 성장하는 첫걸음을 뗐다. 실제로 대구대교구 성모당과 인접한 남산성당은 한국교회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성직자를 배출한 신앙 공동체다. 지금까지 사제 39명과 수도자 40여 명을 탄생시켰으며, 김 추기경과 본당 출신 첫 사제인 제2대 마산교구장 장병화 주교가 대표적이다. 성당 측은 100주년을 맞아 성전 새단장과 성지순례, 음악회, 사랑나눔 바자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으며, 기념식 후에는 주민과 신자가 함께하는 화합의 축제를 열었다. 박덕수 주임 신부는 “‘남산성당 100년사’가 미래 세대에 신앙 유산을 전하는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성당은 이날 미사 장면과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본당 출신 성병준 부제의 사제 서품식 기록 등을 보완해 오는 7월 30일 ‘남산본당 100년사’ 완성본을 정식 발행할 계획이다. /윤희정 기자 hjyun@kbmaeil.com

2026-06-02

DIMF 자원활동가 ‘딤프지기’ 201명 발대식 개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오는 19일 개막하는 제20회 DIMF를 앞두고 자원활동가 ‘딤프지기’ 201명의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축제 준비에 나섰다. DIMF는 지난 5월 30일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5층 컨벤션홀에서 딤프지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올해 선발된 딤프지기는 대구·경북을 비롯해 서울, 경기, 전라, 충청 등 전국 각지와 러시아, 영국, 미국, 일본, 중국, 방글라데시 등 해외에서 참여했다. 이들은 공연 및 행사 운영, 사무국 운영, 홍보, 통역, 매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축제 현장 운영을 지원한다. 발대식은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의 환영사와 이현미 대구광역시 문화콘텐츠과장의 축사, 위촉장 수여, 딤프지기 선서, 축하공연, 자원봉사 기본교육 및 팀별 교육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 딤프지기는 공연 및 행사 운영 115명, 사무국 운영 14명, 홍보 16명, 통역 35명, 매니저 21명 등 총 201명으로 구성됐다. 통역 분야는 영어·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 등 4개 언어로 운영돼 해외 참가자와 관객 지원에 나선다. 대표 위촉장 수여에는 공연 및 행사 운영 분야 김민규 씨, 사무국 운영 분야 전경애 씨, 홍보 분야 현혜민 씨, 통역 분야 김도하 양이 참여했다. 딤프지기 선서는 올해 매니저로 활동하는 최영주 씨가 맡아 성공적인 축제 운영을 위한 각오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DIMF 뮤지컬스타 출신 김정윤·박정윤·배민영·한은빈의 축하공연도 이어져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딤프지기는 DIMF의 얼굴이자 축제 현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며 “20주년을 맞은 올해 DIMF가 더욱 뜻깊은 축제로 완성될 수 있도록 자부심을 갖고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제20회 DIMF는 6월 19일 개막해 대구 전역에서 진행되며, 국내외 뮤지컬 34개 작품과 개막축하공연, 어워즈, 20주년 기념전시, 글로벌 심포지엄, 뮤지컬 홍보마켓, 뮤지컬펍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1

경주 여행의 필수 코스… 관광객 사로잡은 호문당 ‘경주파이’

바삭하게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와 은은한 단맛의 팥앙금. 천년고도 경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새로운 지역 디저트가 주목받고 있다. 전통 팥앙금에 현대적인 제과 기술을 접목한 ‘호문당 경주파이’가 경주를 대표하는 관광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주시 천북남로 (보문관광단지 내 루지월드)에 위치한 호문당은 10년 넘게 단팥빵을 만들어 온 제과 장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주파이’를 선보이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경주를 대표하는 특산 디저트를 만들겠다는 고민 끝에 탄생한 경주파이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특한 맛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전통적인 팥앙금의 맛에 현대적인 페이스트리 기법을 더해 경주만의 특별한 디저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갓 구워낸 파이의 고소한 향이 먼저 반긴다. 노릇하게 구워진 경주파이를 한입 베어 물면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가 경쾌한 소리를 내며 부서지고, 그 안을 가득 채운 팥앙금이 부드럽게 퍼진다. 팥 특유의 진한 풍미는 살아 있으면서도 텁텁함 없이 깔끔하다. 알알이 살아 있는 팥의 식감은 씹을수록 고소함을 더하며, 바삭한 겉과 촉촉한 속의 조화가 절묘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호문당 경주파이의 가장 큰 특징은 재료에 대한 고집이다. 일반적인 물엿 대신 경주 이사금쌀로 만든 조청을 사용해 은은하고 부드러운 단맛을 살렸다. 과하지 않은 달콤함 덕분에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먹고 난 뒤에도 깔끔한 여운이 남는다. 페이스트리 역시 정성이 깃든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유기농 밀과 국산 쌀가루, 천연 발효버터를 사용한 반죽을 수차례 접고 펴는 작업을 반복해 결을 살리고, 여기에 직접 만든 팥앙금을 채워 동그랗게 빚은 뒤 아몬드 크림을 올려 구워낸다. 이 과정에서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최근에는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기념품과 선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낱개 구매는 물론 6개입, 8개입, 10개입 세트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여행의 추억을 담아가기에도 좋다. 맛있게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진한 아메리카노와 함께하면 팥의 깊은 풍미가 한층 살아나고, 차가운 우유와 곁들이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우유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면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시원한 달콤함이 어우러져 색다른 디저트 경험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호문당의 매력은 맛에만 머물지 않는다. 아늑하게 꾸며진 1·2층 카페 공간에서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천년고도의 정취를 품은 경주에서 향긋한 커피 한 잔과 따뜻한 경주파이 한 조각을 즐기는 순간, 여행은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호문당 최진철 대표는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지역의 맛과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고 싶었다”며 “경주 이사금쌀로 만든 조청과 좋은 재료를 사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경주파이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경주파이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경주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을 통해 경주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여행 온 김모(65) 씨는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부드러운 팥앙금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며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제빵보다 단맛이 과하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고, 간식으로도 좋았다. 경주파이만의 색다른 매력이 있어 경주 여행 때 꼭 다시 찾고 싶은 디저트”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구에서 친구들과 방문한 박모(35) 씨는 “2층 카페에서 창밖 풍경을 보며 파이와 커피를 즐기니 여행의 여유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며 “경주 여행의 작은 행복 같은 공간”이라고 전했다.

2026-05-31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