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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교육극단 나무테랑, 포럼연극 ‘그들의 기억법’ 선보인다

교육극단 나무테랑(대표 이융희)이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에서 포럼연극 ‘그들의 기억법’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레퍼토리 공연지원’ 사업에 선정된 작품으로, 연출과 대본은 나무테랑 대표 이융희(49)가 맡았다. 배우 김민선, 김태영, 진여경, 김지원, 김용욱 등이 출연한다. ‘그들의 기억법’은 사랑의 본질과 인간관계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주의와 SNS 중심의 소통 문화가 강화되면서, 사람들 간의 공감 능력이 약화되고 관계가 쉽게 왜곡되는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작품은 엄마와 딸의 갈등이라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소재로 시작해, 가족 내의 정서적 결핍이 사회적 문제로 확장되는 구조를 통해 관객들에게 ‘현대인의 행복’과 ‘관계의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포럼연극 형식으로 구성된 점도 특징이다. 공연 중간과 종료 후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대화와 토론이 이어지며,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극의 메시지를 완성한다. 딸은 어린 시절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랑을 확신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엄마와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지만, 현실적 문제 앞에서 사랑의 방식이 엇갈리는 엄마와는 좀처럼 교차점을 찾지 못한다. 이러한 갈등은 점점 미궁으로 깊어지며 스릴 넘치는 상황을 연출한다. 나무테랑 이융희 대표는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자기 안의 감정과 마주하고, 상처로 인해 흔들리는 마음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기를 바란다”며 “배우들의 팽팽한 긴장감과 밀도 높은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릴 것” 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나무테랑이 주최·주관하며 대구광역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입장료는 전석 2만 원이며, 청소년·장애인·단체 관객은 1만 원으로 할인된다. 평일은 오후 7시 30분, 주말 및 공휴일은 오후 3시와 6시에 각각 공연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18

한국의 고유한 정서 품은 詩 영어로 풀어 세계에 전하다

포항 출신의 영문학 박사이자 시인인 여국현 씨가 한국 현대 서정시인 36인의 작품 72편을 영어로 번역한 시집 ‘Contemporary Korean Lyric Poems’(우리시움)을 출간했다. 신장 장애를 겪고 있으면서도 번역 작업을 이어온 여 시인의 이번 시집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2025 장애예술인 창작 지원사업’ 후원으로 제작됐다. 시집에는 고두현, 김명리, 나종영, 서숙희, 이송희 등 한국 문학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시인들의 대표작이 한글 원문과 함께 영어 번역본으로 수록됐다. 2022년 3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웹 매거진 ‘시인뉴스포엠’에 연재된 번역 작품들을 재구성했으며, 일상 속 삶의 의미를 탐구하거나 생태적 상상력, 사회적 상실감 등을 주제로 한 시들이 주를 이룬다. 고두현의 ‘늦게 온 소포’와 김완의 ‘문의 상대성’은 사소한 순간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시적 시선을 보여주며, 권지영의 ‘세월호 아이들을 그리며’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맹문재의 ‘사북 골목에서’는 산업화의 그늘을 담아낸다. 계절의 순환을 인간적 감정으로 연결한 김정원의 ‘낙화’나 홍해리의 ‘가을 들녘에 서서’도 주목된다. ‘가을 둘녘에 서서’는 전통 서정의 면모를 담고있는 반면, 서숙희, 이송희 두 시조시인의 시는 한국 현대시조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여국현 시인은 “모든 작품이 감각적 이미지와 정서적 깊이를 중시한다”며 “순간의 정경을 섬세하게 포착한 정한용의 ‘툭, 잎이 지고’나 개인적 추억과 사회적 현상을 교차시킨 김희정의 ‘귀가’ 등에서 한국 시 특유의 미학적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 시인은 중앙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2018년 ‘푸른사상’으로 등단하며 본격적으로 시와 번역 작업을 병행해왔다. 그동안 박인환, 임보, 박소원 등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데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 프로젝트다. 그는 “번역과정에서 한국어의 결과 맛을 살리면서 영어권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번역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빍혔다. 특히 이번 시집은 K-컬처 열풍 속에서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학평론가 오민석 단국대 교수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역량 한계로 민간 개인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여국현 시인의 작업은 매우 소중하다”며 “한글과 영어본을 비교하며 읽다 보면 현대 한국 시문학의 뼈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국현 시인은 이번 작업이 단순한 번역을 넘어 문화적·사회적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록 시는 개인적 선호로 선정했으나, 현재 활동 중인 시인들의 대표작을 수록해 현대 한국 서정시의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집이 해외 독자들에게 한국시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머지않아 나올 다섯 번째 영역시집을 포함해 앞으로도 한국시의 고유한 정서를 세계에 전하기 위해 번역과 창작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국현 시인은 중앙대와 방송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 오후 4시에 방송되는 포항 KBS 1 라디오에서 ‘10분 인문학’을, 워싱턴의 한인방송국인 ‘라디오한국’에서 매주 일요일(한국시간) 오전 11시 ‘여국현 시인의 인문학 산책’도 진행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8

“포항지역 사진예술 독창성 이끌 신진 찾아요.”

갤러리 포항(관장 손진국)은 2026년 2월 개관 4주년을 맞아, 지역 사진 예술의 독창성을 이끌어갈 신진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는 포항 사진의 고유한 작가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젊은 예술가들에게 창작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공모는 포항 지역 기반의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해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특히 포항에서 활동하는 만 50세 이하 청년 예술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갤러리 포항은 이번 공모전이 단순한 전시 기회를 넘어 “포항 사진예술의 정체성을 재정의할 기회” 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모를 주최하는 사진연구 모임 공간너머 최흥태 총괄기획자는 “포항은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 속에 숨은 자연경관과 인간 군상의 서사를 담은 사진 작품이 많다”며 “신진작가들이 지역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선발된 2인(또는 팀)이내에게는 총 100만원의 창작지원금과 함께 갤러리 포항에서의 초대전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전시 홍보물 제작부터 온라인 홍보, 전시 대관료까지 전 과정이 지원된다. 초대전은 2026년 2월 2~3주 간 갤러리포항에서 개관 4주년 기념 초대전으로 전시한다. 공모전은 포항에서 활동하는 만 50세 이하 예술가로 자격을 제한했다. 다만 학생 신분이라도 포항 출신이라면 지원 가능하며, 타 지역 거주자라도 최근 3년 내 포항에서 전시 경험이 있다면 응모할 수 있다. 팀 단위 지원 시 최대 2인까지 구성할 수 있으며, 팀원 모두 포항 출신이어야 한다. 갤러리 포항은 이번 공모전이 지역 예술계의 ‘세대 전환’ 을 이끌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갤러리 포항이 지원한 신진작가 12명은 현재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일부는 포항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응모 방법은 1차, 메일(artph1@daum.net), 2차 포트폴리오 15점으로 갤러리포항에서 직접(10분 이내) 발표한다. 1차 참여자에게는 12월 20일 2차 선정 여부를 통보하며 12월 말에 포트폴리오 리뷰를 통보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8

내방가사로 떠나는 근현대 여행

안동에 위치한 국학자료 연구·보존 기관인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하 진흥원)은 근·현대 시기에 창작된 장편 기행가사 다섯 편을 현대어로 번역한 책 ‘어와 벗님네야 구경가자’를 발간했다. 이번 출간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한 내방가사를 현대어로 번역해 단행본으로 발간한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책에는 여성들의 여행 경험을 가사 형식으로 기록한 ‘청량산유산록’, ‘관해록’, ‘종반송별(송별답가)’, ‘관해가’ 등 총 5편의 내방가사가 수록됐다. 원문의 운율과 정서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일반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어 번역을 적용했으며, QR코드를 통해 디지털 원문도 함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학술적 활용을 위해 원문 교주본과 영인도 부록으로 수록했다. 20세기 들어 여성들이 ‘내방’을 넘어 세상과 교류하며 남긴 기록인 내방가사는 당시 사회의 제약 속에서도 여성들이 경험한 자연, 도시, 문물 등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경북 지역 여성들은 봉화 청량산의 절경부터 경성, 인천, 포항 등 근대 도시 경관과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노래했다. 이는 한글이 널리 보급되기 전 여성들이 자신의 삶과 감정을 주체적으로 기록한 문학 장르이자, 남성 중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역사 자료로 평가받는다. 김순석 진흥원 인문융합본부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책은 내방가사의 가치를 현대에 재조명하는 계기”라며 “앞으로도 한글 고전문학의 현대어 번역을 지속해 누구나 쉽게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8

곽명희 개인전 ‘404: Connection Lost’ 24일부터 토마갤러리

곽명희 작가의 개인전 ‘404: Connection Lost’가 오는 24일부터 12월 3일까지 대구 토마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는 현대 사회에서 관계가 형성되고 감정이 흐르는 방식을 관찰하는 데서 출발한다. 곽 작가는 온라인상에서 회자되는 이른바 ‘육각형 이론’을 참조해 개인의 성향·능력·조건을 조합적으로 구성해내는 현대적 관계의 모습을 시각화한다. 이는 완전함의 기준을 비판하기보다는, 사회가 관계를 구성하는 방식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재현하고 어떤 상상력을 불러오는지 탐구하는 관찰의 틀로 기능한다. 작품은 합판을 자르고 이어 붙이는 조형적 행위에 기반하며, 여기에 2D RPG 게임 그래픽의 구조와 화면 구성 방식을 적용해 현실 공간을 마치 게임 맵처럼 분절하고 재배치한다. 사회가 설정한 관계의 조건을 ‘게임적 시점’에서 해체·변주(變奏)하려는 시도로, 한지 위로 번지는 먹과 물감의 흔적은 감정의 미세한 흔들림을 드러내며 물질성과 감정의 겹침을 장면화한다. 전시 제목 ‘404: Connection Lost’는 네트워크 오류 메시지에서 차용한 것으로, 연결의 단절을 부정적 사건이 아닌 새로운 관계적 가능성이 열리는 전환의 순간으로 바라보게 한다. 작가는 이러한 찰나를 2D RPG의 ‘정지된 장면’처럼 포착해 시각적 서사로 확장하며 관람자가 관계의 조건을 다시 감지(感知)하도록 이끈다. 작가는 “관객은 완전함과 불완전함이 교차하는 감정적 구조를 거닐듯 체험하게 된다”며 “제도화된 사랑의 틀을 비튼다기보다, 현대 사회에서 ‘조건이 있는 사랑’과 ‘거래형 관계’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풍경을 탐색하며 관계의 새로운 상상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전시회 취지를 설명했다. 곽명희 작가는 경북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일반대학원 미술학과를 수료했다. 2023년 어울아트센터와 대구아트웨이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봉산문화회관·EXCO·갤러리사이 등에서 여러 기획·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개인 전시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17

피아니스트 서주희의 깊어진 성숙과 음악 세계로 초대

섬세한 해석과 단단한 음악적 개성을 갖춘 피아니스트 서주희가 오는 2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국내외 무대를 넘나들며 솔리스트·실내악 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그는 이번 공연에서 바로크 이후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통해 자신만의 해석을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그를 두고 “매우 음악적이며 응집력 있고 에너지 넘치는 개성 있는 연주”라고 평했고,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페를은 “높은 수준의 테크닉과 음악적 지성, 성숙미를 갖춘 예술가”라고 호평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 전문연주자과정과 데트몰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Konzertexamen)을 거친 그는 ARD 국제콩쿠르 본선 진출, 데트몰트 리스트 국제콩쿠르 2위 등 유럽 주요 무대에서 주목받아왔다. 귀국 후에도 그의 행보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독주회, 대구음악제, KBS-FM 실황 연주, 야나첵 현악 4중주단과의 협연 등 다양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어내고 있다. 2016년부터는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지역 음악계 저변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이화여대·경북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 중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파르트의 Variations for the healing of Arinushka로 문을 연다. 이어 베토벤 소나타 ‘열정(Appassionata)’로 고전적 긴장미를 드러낸다. 휴식 후에는 지역 작곡가 이철우의 독주곡 ‘내 안의 아름다운 세상’ 중 ‘위대한 신의 선물’ 네 악장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마지막은 슈만의 Fantasie Op.17로 장대한 감정의 흐름을 완성한다. 공연은 오후 7시 30분. 전석 2만 원이며 예매는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다. 주최는 뮤직플러스, 후원은 이화여대 음악대학 동창회와 독일 프라이부르크·데트몰트 국립음대가 맡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17

“가볍게 보며 웃을 수 있는 가족이야기”

포항의 김순희(57) 수필가의 세 번째 수필집 ‘수니일긔’(태백사)가 출간됐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써온 일기에서 비롯된 수필들이다. 2006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신문 연재와 저술 활동까지 이어진 그의 글쓰기 원천은 바로 ‘일기’였다. 종이 일기를 2005년부터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 썼고 2012년 아이패드를 구입한 뒤로는 카카오스토리, 밴드, 인스타그램까지 확장됐다. 그렇게 20년간 쌓인 방대한 기록 중 2017년까지의 에피소드를 추려 이번 책에 담았다. 김 작가는 이번 책을 “가족 이야기가 대부분이에요. 친척이나 친구들도 가끔 등장하죠. 화장실이나 소파 옆에서 가볍게 펼쳐보며 한 번쯤 웃을 수 있는 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소개한다. 책 표지는 고흐의 ‘아몬드 꽃이 피는 나무’다. 많은 이들이 하늘색 배경의 그림만 알고 있지만, 고흐는 붉은 바탕의 그림도 그렸다. 김 작가는 오래전 고흐에 대해 글을 읽다가 붉은 배경의 그림을 발견하고 다음에 책을 내면 꼭 표지로 쓰고 싶었다고 한다. 또 “제목도 세로로 배치해 ‘난중일기’나 ‘문화유산 답사기’처럼 오래 사랑받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표지가 독특하다는 반응이 많고, 편집과 디자인 모두 직접 했다는 말에 놀라는 분들이 있단다. 3시간 만에 완독했다는 독자부터 초등학생 자녀가 킥킥대며 읽는 모습, 지인이 자신의 가족과 닮은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연락까지 이어졌다. 지난 1일 그림책 서점 ‘책방그린’에서 열린 북토크에선 ‘글쓰기의 진정성’이 화두였다. 그는 “여동생이 죽은 오빠의 초등 1학년 때 그림일기를 모아 책으로 출간한 사례를 보며, 사소한 이야기라도 진정성이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 수 있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신춘문예 당선 직후부터 10년간 습작을 거듭했다. 세 명의 스승을 찾아다니고도 부족한 듯해서, 3년 동안 매일 5매씩 썼다. 첫 책 ‘작가와 비작가’에 이어 6년 만인 2022년 기행문 ‘포항·경북 여행기’를 펴냈고, 올해 10월 예술인복지재단 지원을 받아 세 번째 책 ‘수니일긔’를 완성했다. 역사 교사인 남편은 여행 가이드이자 글의 첫 독자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남편이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예요. 대화의 90%가 농담이죠. 30년 결혼 생활 동안 다툼도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던 건 남편 덕분”이라고 말한다. 두 아들과 오랜 지인들에 대한 감사함도 책 곳곳에 녹아있다. 그는 “현재 글을 쓰는 사람이 곧 작가”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책이 손에서 떠나 독자에게 흘러간 지금, 5년 내에 ‘수니일긔 2’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필라테스로 체력을 기르고 독서 모임에서 낱말을 모으는 중이다. 독자들이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김순희 작가의 수필집 4집을 기대해 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7

“새로운 언어와 기법 탐구···내 자유의 영역”

대구시 중구 이천로 206에 위치한 갤러리CNK에서 오는 12월 27일까지 프랑스 파리 출생의 스트리트 아티스트 출신 추상화가 탕크(TANC·Tancred Perrot·46)의 개인전이 열린다.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활동해온 탕크는 과감한 색감과 즉흥적인 터치로 유명하다. 탕크의 작품은 기계 음악의 비트와 자연의 색감에서 영감을 받아 즉흥적 상태에서 밀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표현한다. 아시아 여러 미술관에서도 전시를 가진 그는 동양 철학과 서정성을 담아내 평론가들로부터 ‘동양화의 재해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탕크는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 집안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도구와 재료로 판타지 피규어를 칠하며 예술적 감각을 키웠다. 청소년기에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영향을 받아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고, 그래피티와 레터링을 시작했다. 그래피티는 그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었고, 이는 그의 작품에 힘과 리듬, 감정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탕크는 최근 자신의 작업의 핵심이 ‘회화의 적용에 대한 탐구’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매체를 길들이고 통제하며, 동시에 우연이 스며드는 과정을 즐긴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언어를 탐구하는 과정이 자유의 공간이라고 믿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탕크의 매체 실험의 결과를 볼 수 있으며, 유화에서 스프레이 페인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 시도들은 매끄럽게 다듬어진 회화와 조각처럼 깎아낸 표면, 긁어낸 질감들로 구성돼 있다. 2019년에는 서울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어 역동적 질감이 돋보이는 오일 페인팅을 포함한 25점의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 기법과 잉크를 캔버스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탕크는 나비가 화면에 날아들어 서클을 그리듯 손짓을 따라 캔버스 안에 점들을 남긴다. 동양의 절제미를 연상케 하는 여백 또한 하나의 작품으로,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층마다 조금 다른 액션의 작품들로 배치된다. 전시장 1층에는 그의 대표적 작품 경향이기도 한 퍼포먼스적인 행위의 작품에 그 이미지들을 다시 재배치하여 또 다른 차원의 공간감을 보여주는 신작들로 채워진다. 전시장 2층과 3층 공간에서는 물감을 흘려내리듯 뿌려서 색의 폭포수와 같은 대형 작품들과 수업 시간 낙서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쓰듯 무의식적인 행위를 반복하며 제작된 그의 또 다른 대표작들이 전시된다. 그리고 그의 액션으로 끝없는 공간감과 깊이를 보여주는 블루 추상 풍경 작품들이 마치 예술 작품이 펼쳐지는 파리의 거리를 거니는 듯 설치돼 있다. 탕크는 “새로운 언어와 기법을 탐구하는 것은 내 자유의 영역이자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다. 반복적 작업은 감금으로 느껴지며,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말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그린다’는 생각이 늘 맴돈다. 이번 전시는 유화부터 스프레이 페인트까지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해 한국 최초로 선보이는 독창적 기법들을 담았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7

경주 오아르미술관 ‘올해의 건축 베스트 7’

경주 노서동 고분군 인근에 위치한 오아르미술관(OAR Contemporary Art Museum·관장 김문호)이 2025년 한국건축가협회상 ‘올해의 건축 베스트 7’에 선정됐다. 개관 6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18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건축적 완성도와 문화적 상징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한국 건축계의 주요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로 48회를 맞은 한국건축가협회상은 건축가의 창의적 성취와 사회적 기여를 기리는 권위 있는 상이다. 협회는 올해 ‘땅의 해석’, ‘쓰임’, ‘새로운 시도’, ‘완성도’ 네 가지 기준으로 총 72개 작품을 심사했으며, 오아르미술관을 “역사적 풍경과 현대 건축 언어의 정교한 결합”으로 평가했다. 오아르미술관은 신라 시대 다섯 개의 왕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경주 노서동 고분군 일대에 들어선 '왕릉뷰(View) 미술관’이다.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가 설계를 맡았고, ㈜제효가 시공을 담당했다. 건축 콘셉트는 “왕릉이 미술관의 소장품이 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안팎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구현됐다. 유현준 교수는 신라 왕릉과 황리단길 사이의 대지 조건을 창의적으로 해석해 종이접기 형태의 이중 박공지붕(double gable roof)을 설계했다. 지붕은 대릉원 방향으로 점차 낮아지며 시선을 유도하고, 옥상은 전시 공간으로 확장된다. 관람객은 네 가지 장면을 통해 “장소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교차하는 풍경”을 체험할 수 있다. 첫째, 가로 30m, 높이 12m의 통유리 창에 고분이 반사돼 건물 자체가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다. 둘째, 내부 대형 파노라마 창을 통해 고분의 곡선이 풍경화처럼 드러난다. 셋째, 1층 커피바 뒤편의 스테인리스 거울에 고분이 비치며 공간의 깊이를 더한다. 넷째, 옥상 루프탑 테라스에서는 고분과 경주의 전통적 도시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심사위원단은 오아르미술관에 대해 “역사와 일상의 경계에서 현대 건축이 취할 수 있는 태도를 세련되게 구현한 작품”이라 평가하며 “전통적 맥락과 현대적 재료의 조화로 경주의 풍경을 재해석한 건축적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상은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가 협력한 성과를 종합적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7

당신의 건강, 한 걸음 더 깊게 들여다봅니다.

한국경제TV가 야심 차게 준비한 신개념 건강 토크쇼 ‘닥터 인사이트, 몸쓸이야기‘가 11월 22일(토) 낮12시 첫 방송을 시작한다. 단순한 건강 정보 전달을 넘어, 각 분야 전문의와 교수들이 직접 출연하여 그들의 건강 비법은 물론 그간의 임상 경험에서 깨달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방송인 정가은씨가 진행을 맡아 특유의 유쾌하고 뛰어난 공감 능력을 뽐낼 예정이다. 첫 방송에서는 <왜 해부학과 교수가 비타민을 연구 했을까?> 라는 주제로 서울대 해부학과 강재승교수의 압도적인 비타민의 능력에 관한 강연을 시작으로 피부과 전문의 강진수 원장의 <기미 · 잡티와의 뜨거운 안녕>, 안과 전문의 이동호 원장은 노안을 교정할 수 있는 <노안 수술과 관리법>, 마취통증의학과 윤장용 원장은 <허리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의 이해와 치료>, 마지막으로 정형외과 전문의 전용철 원장의 노화로 생길 수 있는 <어깨 질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한 강의가 진행 된다. 우리 ‘몸에 쓸모 있는 이야기‘라는 주제로 시청자 여러분의 건강한 삶을 위한 새로운 해답을 찾아주고 실제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건강 꿀팁으로 가득할 한국경제TV ‘닥터 인사이트 : 몸쓸이야기‘는 매주 토요일 낮 12시에 방영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5-11-17

최정상급 솔리스트 앙상블 감상 기회

대구콘서트하우스의 대표 공연 시리즈 ‘명연주시리즈’가 오는 23일 오후 5시 그랜드홀에서 ‘정명훈 실내악 콘서트’로 올해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무대는 피아니스트 정명훈을 필두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지안 왕, 비올리스트 디미트리 무라스 등 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최정상급 솔리스트들이 함께해 기대를 모은다. 정명훈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초대 수석 객원지휘자, 도쿄 필하모닉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명예 음악감독 등 오랜 기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약해왔다. 동시에 그는 세계 각지의 무대에서 실내악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며 음악적 역량을 확장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봉을 내려놓고 지휘자이기 이전의 음악 인생을 시작한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올라, 오랜 음악 동반자인 지안 왕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또한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2022년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주목받은 양인모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유명 페스티벌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여기에 벨기에 출신의 비올리스트 디미트리 무라스(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교수 역임)가 합류해 앙상블의 깊이를 더한다. 이번 공연은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의 정통 실내악 명곡으로 구성되며,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음악적 깊이와 인간적 고뇌가 어우러진 무대가 될 예정이다. 1부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1번’으로 문을 연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어머니를 잃은 직후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며, 슬픔과 고뇌가 담긴 유일한 e단조 기악 작품이다. 양인모의 섬세한 해석으로 모차르트의 내면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D장조’는 ‘유령’이라는 별칭이 붙은 곡으로, 베토벤의 원숙기 걸작 중 하나다. 2부에서는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가 연주된다. 이 곡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영감을 받아 ‘베르테르’라는 부제가 붙었으며, 브람스가 평생 품었던 클라라 슈만에 대한 감정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서는 정명훈과 세계적 솔리스트들이 빚어낼 음악적 교감이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듀오부터 콰르텟까지 다채로운 편성의 실내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기회”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6

선광 스님, 조계종 9교구본사 동화사 새 주지에 당선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의 신임 주지에 선광스님이 당선됐다. 조계종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오후 1시 동화사 설법전에서 ‘동화사 주지 후보자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개최하고 선광스님을 선출했다. 이날 선거에는 선거인단 296명중 264명이 참석했다. 개표 결과 선광스님이 119표, 법광스님이 86표, 홍관스님이 57표를 얻었다. 무효표는 2표다. 당초 5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선거는 혜범·현장스님의 사퇴로 선광스님과 홍관스님(제2석굴암 주지)·법광스님(전 능인학원 이사장)만 참여하는 3파전으로 진행됐다. 선광스님은 중앙종무행정 절차 등을 거쳐 4년간 동화사 신임 주지로 활동하게 된다. 선광 스님은 당선이 확정된 후 “본사주지는 주어진 권한으로 교구스님들의 수행을 돕고 포교의 역량을 키우는 자리”라며 “오늘부터 대중스님들께서 동화사 정상화의 염원을 담아 저에게 부여한 주지라는 권한으로 한국 불교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대구, 경북 불교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선광 스님은 1977년 조계사에서 출가했다. 1985년 서울 호압사 주지, 1995년 조계사 총무, 2003년 동화사 호법국장, 2004년 동화사 총무국장, 2008년 안일사 주지를 지냈으며 현재 18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주지 선거는 동화사가 겪은 일련의 위기 상황 이후 치러졌다. 앞서 지난 3월 조계종 중앙종회가 동화사의 팔공총림 해제를 결정하면서, 동화사 측은 해제 결의에 불복해 ‘총림 해제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이후 조계종 중앙징계위원회는 ‘동화사가 특별 감사 행정 명령을 거부하고, 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종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점을 사유로 동화사 주지 혜정 스님의 직무를 정지했고 혜정 스님이 주지직을 내려놓으면서 산중총회가 치러지게 됐다. ‘총림(叢林)’은 선원,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춘 지역 불교의 중심 사찰을 뜻한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1-14

침략으로 얼룩진 중앙유럽의 2000년 역사

마틴 래디의 ‘중앙유럽 왕국사’는 다양한 민족과 제국의 교차를 통해 형성된 중앙유럽의 복합적 정체성과 역사적 변화, 그리고 이 지역의 유럽 평화에 미친 결정적 역할을 분석한 역작이다. 서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자리한 중앙유럽의 2000년 역사를 통찰력 있게 조명한 역작 마틴 래디의 신간 ‘중앙유럽 왕국사’(까치)가 출간됐다. 이 책은 침략과 정복의 피상적 서술이 아니라, 다양한 민족과 제국이 교차하며 형성된 복합적 공간으로서의 중앙유럽이 어떻게 변화와 통합을 주도해왔는지 규명한 역작이다. 저자는 중앙유럽을 지리적 명칭이 아닌 ‘민족 상호작용의 현장’으로 재정의하며, 고대 로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천하는 정치적·군사적 경계 속에서 이 지역의 독특한 정체성을 추적한다. 중앙유럽의 역사는 고트족, 훈족, 아바르족, 슬라브족, 몽골족, 오스만족 등 수많은 민족의 유입과 융합으로 직조됐다. 4세기부터 시작된 이민족의 침공은 신성 로마 제국의 분열을 초래했고, 1000개가 넘는 소국가들이 각자의 자치를 누리는 다원적 체제를 낳았다. 특히 헝가리와 폴란드는 몽골 침략 이후 독일계 이주민을 적극 수용하며 새로운 질서를 구축했다. 이주민들에게 부여된 자치의 권리는 마을 단위부터 왕국에 이르기까지 의회 형성의 토대가 됐으며, 중세 중앙유럽은 “공동체 정부와 공화주의적 실험의 본산”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룩셈부르크와 합스부르크 가문의 강력한 왕조가 등장하면서 아래로부터의 정치는 점차 위로부터의 통치로 대체됐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로마법을 활용해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통치 체계를 확립했으며, 17세기 관방학의 발전은 국가의 국민 통제력을 강화했다. 이는 이후 민족주의와 전체주의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중앙유럽은 종교개혁과 민족주의, 클래식 음악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다양한 종파가 공존하는 관용적 분위기가 조성됐고, 그림 형제 같은 학자들은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연구하며 정체성 형성에 기여했다. 한편 빈과 헝가리에서는 음악가가 단순한 배경음악 연주자가 아닌 청중의 경배를 받는 예술가로 격상되며 교향곡의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제1·2차 세계대전은 이 지역의 다문화적 공존을 파괴했다. 베르사유 조약으로 탄생한 신생국들은 단일 민족주의를 추구하며 소수 민족을 억압했고, 20세기 중반 소련 점령기에는 민주화 열망과 정치적 혼란이 교차했다. 오늘날에도 중앙유럽은 정치적 부패와 외부 세력의 위협에 직면해 있지만, 저자는 이 지역이 유럽 전체의 평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슬라브 동유럽학과 교수인 저자 마틴 래디는 합스부르크 제국과 헝가리·루마니아 역사에 대한 다수의 저서를 집필한 중앙유럽사 전문가다. 그는 이 책에서 폴란드, 체코, 우크라이나, 스위스 등 과거 중앙유럽 왕국들의 공통점인 민주주의 전통과 귀족 문화뿐 아니라 인종 청소, 스탈린주의 등 어두운 역사까지 균형 있게 다룬다. 특히 “중앙유럽은 단순히 지리적이 아니라 정치·문화적으로 유럽의 중심”이라며 전 세계의 이해관계가 얽힌 현대 사회에서 이 지역의 안정이 갖는 의미를 역설한다. 해외에서 출간 직후 월 스트리트 저널은 “마틴 래디는 길고 복잡한 과거의 가닥을 능숙하게 풀어내 끔찍한 전쟁터이자 서구 민주주의의 요람으로서의 중앙유럽을 조명한다”고 평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대중성과 학문적 성취를 갖춘 최고의 책“이라 극찬했다. 다만 방대한 시대를 아우르는 만큼, 독자에 따라 일부 장은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책 말미에 약어와 인명 색인이 상세히 수록돼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빠르게 확인하며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각 장마다 핵심 주제를 명확히 분리해 독자가 내용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체계적으로 이해하기에 용이하게 구성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3

내리막에 들어선 기축통화의 미래···최후의 승자는

미국 하버드대 국제경제학 교수이자 국제통화기금(IMF)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케네스 로고프는 신간 ‘달러 이후의 질서’(윌북)를 통해 달러의 위상과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미래를 심층 분석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유럽 부채위기 등을 예측한 경제 석학으로서, 그는 이번 책에서 “달러 패권은 이미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다”고 단언하며 새로운 국제 경제 질서의 도래를 예고한다. 로고프 교수는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달러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추적한다. 현재 달러는 글로벌 외환 거래의 90%, 원유 결제의 80%를 차지하며 압도적 지위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저자는 “2015년을 정점으로 달러의 독점적 영향력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근거로는 미국 GDP 대비 글로벌 경제 비중 감소, 천문학적인 국가부채(5경 원 이상), 트럼프 재선으로 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제시한다. 러시아와 중국이 속한 경제 연합체 브릭스(BRICS)의 위안화 결제 확대, 페트로위안화 시도 등 중국의 도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로고프는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 장벽을 높이면 오히려 달러 이탈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 경고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자본이득세 인상(최대 20%)은 글로벌 자본 유출입을 위축시킬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그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달러를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법정통화와 민간 통화의 경쟁은 정부가 규칙을 정하는 게임”이라며 규제 권한이 없는 암호화폐가 장기적으로 승리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결제 수단은 지하 경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연간 1조 달러에 달하는 국가부채 이자 부담과 정치적 극단주의는 달러 신뢰도를 갉아먹는 내부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동맹국과의 균열을 초래하며 달러 블록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로고프 교수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을 “달러 이후 질서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꼽았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 조선업에 관세 폭탄을 예고한 것에 대해 “한국은 조선업 선도국인데 왜 협력 대신 징벌적 조치를 취하느냐”며 비판했다. 한국 경제가 암호화폐 기반 결제 시스템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금융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몰락과 달리 한국이 혁신과 개방경제로 선진국 반열에 오른 점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미중 갈등 속에서 균형 잡힌 전략을 주문했다. 로고프는 달러가 단기적으로 급격히 추락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그러나 “과거 70년의 특권적 지위는 점차 축소될 것”이라며 다극화된 통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피할 수 없다고 예측한다. 이에 따라 각국은 달러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면서도, 미국과의 관계 재정립을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한다. 로고프는 “달러 이후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은 동맹국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새로운 금융 질서에서 독자적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함을 역설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3

‘인간은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 실장이자 국내외 유수의 정원을 설계해온 조경가 박원순씨가 신간 ‘인간은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가져야 한다’(은행나무)를 출간했다. 이 책은 그가 국내 일간지에 연재한 칼럼 ‘박원순의 도시의 정원사’를 재구성한 것으로, 정원이 인류 역사 속에서 권력·미학·철학과 어떻게 교류해왔는지, 현대 사회에서 도시와 환경 문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지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박 작가는 정원을 “땅을 캔버스로 삼은 예술이자 수학·과학·건축이 융합된 문명의 집결체”로 정의한다. 단순히 식물을 모아놓은 공간이 아니라, 인류가 이상향을 구현해온 상징적 공간이라는 것이다. 에덴동산, 무릉도원, 타지마할, 베르사유 정원 등 역사 속 정원은 권력의 표현이자 철학적 사유의 장으로 활용됐다. 르네상스 정원의 대칭적 구조나 영국 풍경식 정원의 유기적 배치는 미적 감각과 과학적 계산의 결합으로 탄생했으며, 식물 배치를 통한 생태계 관리 등 실용적 지혜도 담겼다. 현대 정원은 도시민을 위한 휴식처로 진화했다. 뉴욕 센트럴파크,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 정원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커뮤니티 가든, 스마트 정원으로 확장돼 사회적 약자 포용과 도시 열섬 현상 완화에 기여한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샹젤리제 녹지화 프로젝트처럼 글로벌 차원에서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정원은 생태적 대안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끼, 고사리 등 원시 식물은 공기 정화와 정신 건강 개선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생물다양성 보존과 트라우마 치유에도 도움을 준다. 박 작가는 “정원은 인간성 회복과 생태계 복원의 출발점”이라며 “비록 작은 공간이라도 정원을 가꾸는 일은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3

일상의 잔재에서 피어나는 기억의 미학 — 나인경 사진전 ‘Still Remains’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프린지포토페스티벌에 참여한 사진작가 나인경이 개인전 ‘Still Remains’를 열고 있다. 전시는 11일부터 16일까지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450길의 예술상회토마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제목처럼 ‘여전히 남아 있는 것들’을 주제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친 흔적들—냉장고 속 남은 음식, 식기, 말라버린 채소 등—을 통해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탐구한다. 작가는 이러한 오브제를 단순한 잔재로 보지 않고, 삶의 흔적이자 기억을 환기시키는 감각적 단서로 바라본다. 나인경은 주부이자 학원 운영자로서 빠듯한 일상 속에서 놓친 시간과 감정을 시각화한다. 썩어가는 과일이나 시든 채소는 돌보지 못한 시간의 상징이자, 과거의 감각이 여전히 현재에 머무는 존재다. 작가는 이러한 대상들을 응시하며 “사라져가는 순간을 다시 붙잡는 행위”로 카메라를 들었다고 말한다. 작업은 기억이 떠오르는 과정을 세 가지로 분류해 보여준다. △무의지적 기억은 감각 자극을 통해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으로, 중첩된 이미지와 흐릿한 초점으로 표현된다. △의지적 기억은 스스로 과거를 떠올리는 과정으로, 구도와 시선의 의도가 분명하다. △감정 기억은 사건보다 정서가 중심이 되는 기억으로, 명암 대비와 겹침을 통해 감정의 잔향을 시각화한다. 예술상회토마 관계자는 “나 작가는 여러 각도와 거리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겹쳐 구성하는 ‘레이어링(layering)’ 기법을 활용, 기억이 단선적으로 흐르지 않고 여러 시간과 감정이 교차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나인경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은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기억의 흐름을 기록하는 방식”이라 정의한다. 일상의 사소한 흔적이 예술로 전환되는 이 순간, 관객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Still Remains)’의 의미를 새롭게 마주하게 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12

“제대로 살아내고 있는가···“ 김살로메의 ‘뜻밖의 카프카’

인간관계의 미세한 결을 밀도 있게 그려내는 서사로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는 포항 중진 소설가 김살로메(58) 작가의 신작 소설집 ‘뜻밖의 카프카’(아시아)가 출간됐다. 2017년 ‘라요하네의 우산’ 이후 8년 만에, 소설집으로는 두 번째 선보이는 이번 작품집에는 ‘헬리아데스 콤플렉스’, ‘내 모자를 두고 왔다’, ‘뜻밖의 카프카’, ‘안개 기둥’, ‘무거운 사과’ 등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결’에 오랫동안 천착해 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한층 단단해진 시선으로 우리 시대의 관계망에 대한 감각을 조명한다. 김살로메 작가는 ‘2025년 경북문화재단 예술작품 지원 사업’ 일환으로 출간된 이번 소설집 ‘뜻밖의 카프카’에서 소설을 “허구의 틀로 진실을 발설하는 불온한 매혹”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소설 속 모든 인물이 자신의 분신이라며, 이들을 통해 복합적인 내면을 변주하며 삶의 진정성을 묻는다고 말한다. ‘뜻밖의 카프카’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관계의 균열과 회복, 타인에게 닿으려는 인간의 무의식적 몸짓을 통해 “제대로 살아내기” 위한 근원적 질문에 사로잡힌다. 작가는 복잡하게 얽힌 관계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다정’과 그 ‘다정’이 어떻게 사람을 구원하는지를 천천히 탐색한다. 쇠우리에서 벗어나는 작가의 독특하고 의미 있는 출구가 제시된다는 점에서 표제작인 ‘뜻밖의 카프카’는 단연 주목해볼 만한 작품이다. 마흔이 코앞인 주인공 로사는 쇠우리와 같은 일상의 소외와 고독에 힘겨워하는 여성이다. 이 작품에서 놀라운 것은, 그러한 소외와 고독을 낳는 존재들이 다름 아닌 로사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뜻밖의 카프카’는 “원룸에 도착해서 로사가 한 일은 미희의 팬티를 치우는 일이었다”라는 ‘뜻밖의 문장’으로 시작될 만큼, 미희는 지금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로사에게 가장 먼저 부탁을 한다. 그러나 나중에 미희야말로 로사에게 치명적인 독과도 같은 존재였음이 밝혀진다. 로사는 미희와 연관되는 일련의 에피소드를 통해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진실과 마주하고야 만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사가 택한 길은, 오롯한 결단을 통해 관계에 구걸하지 않는 단독자가 되는 것이다. ‘뜻밖의 카프카’의 주인공인 로사가 보여주는 이러한 결기는, 그녀가 대학 시절 독서 모임에서 프란츠 카프카(1883~1924)를 읽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그려진다. 로사는 카프카를 ‘그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않고 오롯한 단독자로 살다가 간’ 인물로 이해해 왔던 것이다. 로사가 이해한 대로라면, ‘단독자로서의 카프카’를 불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로사의 결단은 단독성(Singularity)의 철학적 의미와 맞닿아 있다. 단독성이란 고유한 것으로서, 인간 존엄의 가장 기본적인 원천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단독성에 대한 철저한 인식 위에서만 참된 관계는 시작되고 그로부터 윤리와 정치도 가능해질 것이다. ‘뜻밖의 카프카’ 속 인물들은 일상의 균열 속에서 인생을 배워간다.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는 순간, 그들은 더 이상 고립된 존재가 아니다. 작가는 그것을 거창한 구원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일상의 언어로 써 내려간 그녀의 문장은 조용하지만, 그 여운은 깊고 오래간다. 김살로메 작가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인간 내면의 온기와 윤리, 그리고 뜻밖의 구원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인다. 문학평론가 이경재는 해설 ‘결정된 세계와 그 너머’에서 “김살로메의 소설은 존재의 단독성과 윤리적 실천이 만나는 서사의 힘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공감과 연대의 생명길을 아로새긴다”라고 평했다. 김살로메 작가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북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0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폭설’이 당선돼 등단했다. 영남일보 문학상과 천강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집에는 ‘라요하네의 우산’,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엄마의 뜰’ 등이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1

인공지능과 예술의 만남 ‘POMA 아카데미’ 개강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POMA)은 현대사회의 주요 변화와 담론을 각계 전문가의 시선으로 조명하는 ‘2025 POMA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올해 아카데미의 주제는 ‘인공지능 시대, 예술하기’로, 오는 15일·29일·12월 6일 세 차례에 걸쳐 공학·미술·문학 분야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이 불러온 사회적·예술적 변화를 다각도로 탐색한다. 첫 강연(15일)은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및 인공지능대학원 이남훈 교수가 ‘최신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동향과 미래’를 주제로 진행한다. 그는 AI 산업의 급속한 성장 뒤에 가려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부담과 인프라 리스크를 지적하며, 지속가능한 AI 기술의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두 번째 강연(29일)에서는 서울대 디자인학과 교수이자 미디어아티스트인 배재혁 작가가 ‘예술을 위한 기술, 인간을 위한 예술’을 주제로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논한다. 그가 속한 미디어아트 그룹 팀보이드(teamVOID)는 배재혁 작가를 비롯해 공학도 출신 예술가 송준봉, 석부영이 결성한 창작팀으로, 로봇팔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마지막 강연(12월 6일)은 포스텍 화학공학 박사이자 소설가인 지동섭 작가가 ‘AI 시대의 문학: 기술과 예술 사이’를 주제로 펼친다. 그는 AI가 문장과 서사를 생산하는 시대에 문학의 인간적 감성 가치를 성찰할 계획이다. 김갑수 관장은 “AI 기술이 일상에 스며들며 예술은 인간 본질을 되묻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아카데미가 기술과 예술의 공존 방안, 인간다움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1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콘서트하우스(관장 박창근)는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하나로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18세기 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 북유럽 민요, 그리고 팝 음악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져 관객에게 폭넓은 음악적 항해를 선사한다. 1977년 창단한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는 북유럽 최고의 연주자 26명으로 구성된 대표적 챔버 오케스트라로, 정교한 음색과 혁신적인 무대 구성으로 클래식계의 찬사를 받아왔다. 이번 월드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는 6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해,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신들만의 감성과 에너지로 해석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카타리나 첸, 사라 로즈 앙젤리크 외빙에, 비올리스트 한네 모에 셸브레드, 마르테 그림스루드 후숨, 첼로 아우든 산비크, 올레 에이리크 레에가 무대에 올라 현악기의 풍부한 질감과 정교한 앙상블을 선사한다. 1부는 첼로 독주로 아벨의 ‘아르페지오 d단조’로 문을 연다. 이어 퓰리처상 수상 작곡가 캐롤라인 쇼의 ‘석회석과 펠트’, 베토벤의 ‘현악 3중주 3번 G장조-스케르초’가 비올라와 첼로, 그리고 바이올린의 절묘한 호흡으로 연주돼 고전적 균형미를 전한다. 이후 색다른 변주가 펼쳐진다. 덴마크 민요 ‘Stædelil’와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을 통해 북유럽의 서정성과 낭만주의의 깊은 정서를 선사한다. 공연의 후반부에서는 클래식의 경계를 넘어선 색다른 선율이 이어진다. 팝의 거장 마이클 잭슨의 ‘Smooth Criminal’, 세계적인 K-POP 그룹 BTS의 ‘Dynamite’가 현악 6중주 편곡으로 새롭게 탄생하며 무대에 활력을 더한다. 아벨에서 베토벤, 그리그, 쇤베르크를 거쳐 BTS까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시대를 잇는 음악 여정을 선사하는 이번 무대는 이건(EAGON) 기업과의 공동 기획으로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1

학이사, 광복 80주년 기념 전국 독후감 대회 ‘김태현·김규림’ 대상

도서출판 학이사와 (사)이상화기념사업회(회장 장두영)가 주최하고 대구 지역 기업들이 후원한 광복 80주년 기념 전국 독후감 대회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지난 8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된 이번 대회는 기억하고, 읽고, 써내려가는 우리 역사라는 주제로 ‘조선인 강제동원 흔적을 찾아 떠난 오토바이 일본일주 6,107km: 길에서 역사를 만다다‘(우동윤, 학이사)를 읽고 쓴 독후감 대회. 100여 편이 응모한 이번 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사랑모아통증의학과독서상)은 김태현(경기 화성)의 ‘바퀴 자국에 새겨진 침묵의 증언’이 선정됐다. 강제동원의 상처가 남겨진 공간을 ‘침묵하는 증언자’로 표현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김선영(경기 오산), 우수상은 노은주(경남 남해) 박장흥(서울) 박재우(서울 관악구) 손인선(대구) 안창식(대구) 오해은(부산) 유현지(용인) 정재안(안양) 최윤형(동구) 한창현(광주) 씨 등 10명이 받는다. 고등부에서는 김규림(울산 남구)이 ‘잊힐 수 있는 역사는 없다’로 대상(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상)을 수상했고, 우희원(광주 북구)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상은 이혜민, 전유진 학생이 수상했다. 심사를 맡은 천영애 시인과 최승호 경산신문 대표는 심사평에서 “AI 의존도가 높은 응모작이 다수 있어, 사유 없는 글쓰기의 위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고등부에서는 다수의 응모작이 AI 활용으로 추정돼 수상작 선정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대구경북의 지역 기업인 사랑모아통증의학과의원과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을 비롯해 경산신문 대구월드투어 어반커먼즈 (주)고려환경 (주)호성상사 피엘페이퍼 지트리아트컴퍼니 등 지역사회와 기업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시상식은 12월 중에 있을 예정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10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첫 내한 공연… 손민수 협연

대구콘서트하우스(관장 박창근)는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손민수 &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유럽 전통의 오케스트라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의 사상 첫 내한 무대이자, 세계적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협연자로 나서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1701년 설립된 아카데미아 필하모니코룸을 모태로, 1947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 중인 유럽 최고(最古)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324년간 카를로스 클라이버, 리카르도 무티, 샤를 뒤투아 등 거장들이 객원 지휘자로 참여했으며, 슬로베니아와 해외 연주자들의 조화로 유럽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카키 솔롬니쉬빌리 수석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다. 1990년생 젊은 거장인 그는 샤를 뒤투아의 조수로 경력을 쌓았으며, 최근 슬로베니안 필하모닉과 긴밀한 협업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손민수는 섬세한 해석과 강렬한 테크닉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연주자다.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2024년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협연 등 지역 관객과의 인연을 지속해왔다. 2006년 캐나다 호넨스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을 차지한 뒤 북미·유럽·아시아 무대를 누비며 활약 중이며, 2023년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임용되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임윤찬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교육자와 연주자로서의 경험을 대구 무대에 녹여내겠다”고 전했다. 공연은 슬로베니아 출신 작곡가 조르주 미체우즈의 오페라 ‘The Fairy Child’ 서곡으로 문을 연다. 동화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곡은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 이어서 손민수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이 작품은 교향곡 1번의 실패 후 깊은 우울증을 겪었던 라흐마니노프가 의사 니콜라이 달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완성한 곡으로,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브람스 ‘교향곡 1번’이 연주돼 웅장하고 치열한 브람스의 역작을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특유의 깊이 있는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다. 공연 당일 오후 6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뮤직카페에서 작가 정은주가 진행하는 사전 해설 프로그램 ‘비포 더 콘서트’가 열린다. 지휘자, 협연자, 오케스트라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통해 관객들의 감상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0

몽환적 풍경 속으로… 임현오 초대전 ‘영원의 선상’

자연과 빛, 내면의 정서를 융합한 독특한 회화 세계를 펼치는 임현오 작가의 초대전 ‘영원의 선상’이 안동 송강미술관 별관 갤러리송강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경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하고 송강미술관이 주관하는 지역 예술가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서, 매월 지역 작가를 선정해 창작 활동을 지원해 시민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공공 미술관이 부족한 안동에서 송강미술관은 예술가와 시민을 잇는 문화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임현오 작가의 작품 속 풍경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심상의 풍경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자작나무 그늘-내 마음의 풍경’ 연작을 통해 몽환적이면서도 명상적인 분위기를 전달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자작나무 오브제를 활용한 부조회화 기법이 돋보인다. 작가는 생명이 다한 자작나무를 캔버스에 입체적으로 부착한 뒤, 다양한 질감으로 표면 처리하고 세밀한 드로잉을 더해 3차원적 부조 효과를 구현한다. 빛의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자의 대비는 작품에 다채로운 표정을 부여하며, 이는 삶의 긴장감과 정서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임현오에게 자작나무는 단순한 소재가 아닌 생명력의 은유다. 그는 죽어가는 나무를 오브제로 활용해 메마른 생명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고, 이를 통해 소생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얀 껍질이 특징인 자작나무는 순결과 재생의 상징으로, 작가의 화면에서 빛과 그림자로 재해석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자작나무의 자웅동주(암수한그루) 특성은 성별 구분 없이 공존하는 생명의 순환을 상징한다. 작가는 “나무의 뿌리는 땅을, 줄기는 하늘을 향해 뻗으며 삶과 죽음, 현실과 초월의 경계를 넘나든다”고 말한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허구와 실재의 공존, 조각과 회화의 결합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 언어를 구축해왔다. 임현오 작가는 국립안동대 미술학과와 계명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개인전 13회 및 단체전 100여 회를 통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김명자 송강미술관장은 “임현오 작가의 작품은 감성적 몰입을 이끌어내며,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0

운담 이복연 서예가 첫 개인전

71세의 현역 서예가 운담 이복연의 생애 첫 개인전 ‘운담 이복연 서예전’이 11일부터 16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 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44년간 서예와 한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적 정진을 거듭해 온 이복연 서예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예의 철학적 깊이와 미학적 확장성을 동시에 구현한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그의 작품은 ‘전통 서체의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점 하나 획 하나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예술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수학한 이복연 작가는 전통 서법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융합한 독창적 작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한국미술협회 경산지부장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당나라 시인 왕지환의 ‘경상일층루(更上一層樓·더 높은 누각에 올라 멀리 보라)’ 정신을 화두로 삼아 예술적 경지를 끊임없이 개척해왔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이 같은 철학을 담은 50여 점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특히 예서와 행초서를 주축으로 삼은 작품들은 유려한 필선과 대비의 미학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었다. “점 하나하나에 숨결을 불어넣고, 획의 유려함 속에 현대적 감각을 녹여낸다”는 그의 작업 방식은 서법적 틀을 넘어선 자유로운 예술 언어로 재탄생했다. 이복연 작가는 서예계에서 ‘성실과 겸손으로 제자를 길러내는 교육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전통의 본질을 전수하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접목하는 교육 철학을 실천해왔다. 대구예술대학교 최민렬 교수는 이복연 작가에 대해 “글자의 뜻을 넘어 점과 획의 생동감으로 서예의 본질을 구현하는 예술가”라며 “고(故) 백영일 교수의 제자로서 전·예·해·행·초서의 다채로운 필체를 섭렵했으며, 겸허한 자세가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평했다. 실제로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매일서예대전 등에서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서단에서 확고한 위상을 다져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0

이상화 시인의 시심 재조명 창작오페라 ‘약속의 봄’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어둠 속에서도 민족의 아픔을 시로 승화시킨 이상화 시인의 혼을 담은 창작오페라 ‘약속의 봄’이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대구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첫선을 보인다. 이번 공연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잘 알려진 이상화 시인(1901~1943)의 삶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이상화의 뜨거운 시혼은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민족의 한을 어루만지는 감동이었다. 이번 작품은 대구·경북지역을 대표하는 젊은 성악가들로 구성된 혼성중창단인 인칸토 솔리스트 앙상블(대표 안성국)이 2025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지속연주활동지원 사업에 선정돼 무대에 올리게 됐다. 대본은 이상화 생가터를 복합문화공간 ‘라일락뜨락1956’으로 변모시킨 화가 권도훈 대표가 집필했으며, 작곡은 창작음악연구소 ‘봄은’의 대표 김보미가, 연출은 인칸토솔리스트앙상블 대표 안성국과 박지훈이 공동으로 맡았다. 각색 작업에는 손수민과 박지훈이 참여했고, 예술감독은 윤혁진, 음악감독은 문준형이 각각 담당했다. 출연진으로는 이상화 역에 테너 김동건, 나무 정령 역에 바리톤 박상현, 유보화 역에 소프라노 김태인, 백기만 역에 베이스 한준헌, 순사 역에 테너 이상규, 남학생 역에 테너 김윤중, 여학생 역에 메조소프라노 정지윤, 박종화 역에 바리톤 유광준, 그리고 제문 읽는 남자 역에는 이상화 시인의 집안 종손인 이원호가 출연한다. 2025년 현재, 이상화 생가터(대구시 중구 성정로 13길 7-20)에는 200여 년을 살아온 라일락 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나무는 일제강점기 조국을 사랑했던 민족시인 이상화의 혼과 시심이 깃든 상징으로서 매년 봄 이상화를 그리워하며 꽃을 피운다. 오페라는 1919년 대구 3·8만세운동을 배경으로 젊은 이상화가 시로 민중을 깨우고 독립의 함성을 외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막에서는 대구 3·8만세운동을 배경으로, 이상화와 그의 친구들이 만세운동을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2막은 일제의 검열 속에서 절망에 빠진 이상화가 시인으로서의 사명을 되새기는 과정을 다룬다. 3막은 동경 대지진 당시 조선인으로 몰려 체포된 이상화가 시로 민족의 자존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4막은 귀국 후 옛 연인 유보화와의 재회와 이별을 통해 사랑과 약속의 의미를 되새긴다. 마지막 5막에서는 모든 것을 잃은 이상화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완성하며 조국의 봄을 염원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에필로그에서는 현재의 이상화 생가로 돌아와 만개한 라일락 나무 앞에서 한 남자와 여자가 그의 시비를 바라보며 시를 읊는다. 이 목소리는 곧 합창으로 번져 무대 위 모든 인물이 함께 노래하며, 이상화의 시와 정신이 우리 시대의 봄으로 다시 살아난다. 안성국 인칸토 솔리스트 앙상블 대표는 “오페라 ‘약속의 봄’은 시대를 초월한 저항의 목소리이자 노래로 되살아나는 찬란한 봄날의 기록”이라며 “민족시인 이상화 선생의 시와 정신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9

포항문화재단, 지역 첫 ‘시민AI영화제’ 개최

포항에서 처음으로 시민 주도로 열리는 인공지능(AI) 영화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제는 AI 기술이 일상의 창작 영역에 끼치는 영향과 가능성을 조명하며, 지역 사회와 협력해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14~16일 포항 중앙아트홀 내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플러스 포항’에서 ‘AI: WAVE 포항시민AI영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경북도와 포항시 주최, 포항문화재단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AI 기술과 지역 문화의 결합을 실험하는 독특한 축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공동 주최하고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영화제는 AI 영화 상영과 시민 창작 영화 상영, 포럼, 강연, 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작은 ‘AI의 마법사(The Wizard of AI)’로,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삼아 AI 기술이 창작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기술 발전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풀어내며 영화제의 핵심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영화제의 백미는 시민이 직접 제작한 AI 창작 영화다. 사전 프로그램인 ‘AI 영상 제작 워크숍’과 ‘AI 시네마 캠프’를 통해 탄생한 19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포항의 일상 풍경부터 판타지적 상상력까지, AI 기술을 활용한 시민들의 창의적인 시도가 스크린을 수놓는다. 여기에 국내외 초청작 9편을 더해 총 28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AI 시민영화 포럼’에서는 ‘나의 첫 AI 영화 만들기’를 주제로 상영작 감독들이 제작 과정을 공유하며, AI 시대 지역 문화 활성화와 공공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또한 ‘영화와 인공지능의 만남’을 주제로 한 대중 강연도 열린다.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 상영 후, AI와 생태·윤리적 감수성의 관계를 조명하며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는 사유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관객들은 관람에 그치지 않고 AI 화가 로봇, AI 포토부스 등 다채로운 체험 부스를 통해 직접 AI 기술을 경험하며 미래 창작의 잠재력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AI와 지역 자원을 결합한 새로운 예술적 실험이자,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라며 “기술이 예술에 미칠 변화를 함께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민AI영화제 공식 홈페이지(https://pcaff.netlify.app/) 또는 포항문화재단 P-콘텐츠산업팀(054-289-787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9

제47회 포항전국한시백일장 성료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7일 포항시 산림조합 숲마을 대강당에서 전국 한시인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47회 전국한시백일장’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참가한 한시인들은 ‘원호국역사관건립(願護國歷史館建立)’을 시제로 문장력을 겨뤘다. 열띤 경연을 펼친 가운데 장원은 신복균(대구시)씨가 차지해 상장과 상금 100만원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차상은 정상호(안동시)·이종문(문경시)씨가 차지해 상장과 상금 50만원을, 차하는 이태호(밀양시)·조희욱(김해시)·안용복(부산시)씨가 차지해 상장과 30만원의 상금을 수상했으며, 참방 10명, 가작 20명 등 총 36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의 작품에서 전통의 격조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한시는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과 사유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했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한시가 지닌 함축과 운율의 미학 속에는 수천 년 이어온 선조들의 사상과 도덕, 그리고 인문정신이 깃들어 있다”며 “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지닌 또 하나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8

포항 원법사 주지 해운스님, ‘제14회 나눔국민대상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대한불교 유식종 포항 원법사 주지 해운 스님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자비의 쌀을 나누고 장학회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한 공로로 ‘제14회 나눔국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6일 KBS 아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해운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2008년부터 17년간 설과 추석 명절마다 ‘자비의 쌀’ 나누기 활동을 이어왔다. 초기에는 신광면의 어려운 이웃 100가구에 쌀을 전달했으며, 이후 청하면, 흥해읍 등으로 확대됐고, 2016년부터는 포항시 북구 15개 읍면동과 사회복지단체로 지원을 넓혔다. 2018년부터는 설과 추석마다 각각 1000포 이상의 쌀을 나누며, 2008~2024년 총 1만8000여 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태풍, 지진, 산불 등 지역 재난 발생 시 현장으로 달려가 격려품과 성금 5000여만원을 전달하며 피해 주민을 위로했고, 2020년 2년간 5회에 걸쳐 코로나 대응 의료진과 공무원에게 절에서 만든 떡, 팥죽, 연밥 등을 지원했다. 2008년 5월 설립된 원법사장학회는 현재까지 총 747명의 학생에게 4억 46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현재 장학회원은 680명에 이른다. 지난 2일 제21회 장학증서 수여식에서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우수 학생 54명을 선발해 대학생 및 대학원생 100만원, 고등학생 50만원, 중학생 30만원, 초등학생 20만원씩 총 4000여만원을 전달했다. 해운 스님은 수상 소감에서 “출가 수행자로서 상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이번 수상은 신도들과 함께한 나눔 활동을 대표해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역할을 더 고민하며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실천하고, 종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원법사가 불교 중흥과 올바른 가르침 전파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은 보건복지부, KBS,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도 국민 공모와 기관 추천을 통해 자원봉사, 기부, 헌혈, 멘토링 분야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한 이들을 선정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7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 시민 참여 인기 속 전시 기간 연장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빛과 쇠’를 주제로 한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지난 10월 25일 개막 이후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APEC 정상회의와 경북평생학습박람회와 시기가 겹치며 국내외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져, 포항이 ‘철과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로 14회차를 맞이한 페스티벌은 기존의 조각 중심 형식에서 탈피해 철을 예술적 언어로 재해석하며, 인문·기술·시민참여로 확장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시민 참여 프로그램인 ‘철철공작소 스틸아트워크숍’과 ‘철철투어’는 모든 회차의 예약이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가족 단위 참가자와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도시 전역이 예술로 물드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을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민들이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이 펼쳐지고 있는 동빈문화창고 1969에서 ‘철, 읽다’ 전을 관람하고 있다. 이에 포항문화재단은 당초 11월 9일까지 예정됐던 전시 중 동빈문화창고1969의 1·3전시를 11월 20일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영일대해수욕장 2전시는 예정대로 11월 9일 종료된다. 이번 연장 조치는 포항 시민뿐 아니라 외지 방문객들의 꾸준한 관심과 높은 관람률에 따른 것으로, ‘철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축제의 철학이 지역민의 일상에 더욱 깊이 스며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스틸아트페스티벌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열정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며 “연장된 기간 동안 더 많은 이들이 ‘빛과 쇠’의 철학이 담긴 특별한 전시를 통해 포항의 예술적 정체성을 함께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7

박정민 선린애육원장 ‘제15회 애린문화상’ 수상… 복지발전 앞장

포항 지역의 사회복지 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박정민(64) 선린애육원장이 ‘제15회 애린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지역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재단법인 애린복지재단은 6일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박 원장에게 상패와 함께 상금 1000만원을 전달하며 그의 헌신을 기렸다.   △불우한 어린 시절에서 시작된 복지 헌신의 길 박정민 원장은 1961년 경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정 형편 때문에 7살 때 부모님과 헤어져 1969년 대구시립희망원에 입소했다. 이후 포항 선린애육원으로 옮겨져 새로운 삶을 시작했으며, 이곳에서 받은 사랑과 돌봄이 그가 평생 복지 현장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이들을 품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사회 약자를 위한 헌신을 실천했다.   △20년의 열정이 빚어낸 복지 중심지 2005년 선린아동복지관에 입사한 박 원장은 2019년 선린애육원장으로 취임하며 20년간 아동복지 현장을 지켜왔다. 포항선린복지재단의 복지사업 확장 과정에서 5개 시설 개원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으며, 현재 재단은 아동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6개 시설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복지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시설 설계부터 개소, 초기 운영 안정화까지 직접 참여해 맞춤형 사례관리와 복지 서비스 혁신을 이끌었다.   또한, 그는 청소년복지심의위원회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추진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결손가정 아동과 청소년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 부회장, 주간보호시설협의회장 등을 역임하며 소외계층 지원에도 앞장섰다. 이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아동복지유공)과 경북도지사 표창(사회복지유공) 등을 수상했다.   △애린문화상이 주목한 ‘사회적 가치 창출’ 애린문화상은 포항 출신으로 문화예술과 이웃사랑 실천에 힘쓴 고(故) 재생 이명석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2011년 제정된 상이다. 박 원장은 이명석 선생의 ‘애린·선린’ 정신이 자신의 삶의 나침반이었다고 말하며, 시설 입소 경험을 바탕으로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복지’를 실천해왔다. 그는 2020년부터 위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문적 역량을 현장에 접목하고 있으며, 현재도 여러 복지재단 이사를 겸임하며 정책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이 나의 사명” 박 원장의 업적은 단순한 직무 수행을 넘어선다. 그는 시설 아동들이 자립할 때까지 멘토 역할을 자처하며, 퇴소 후에도 정기적인 상담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지역 내 복지 네트워크를 강화해 포항시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는 데 기여했다. 그의 철학은 “복지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번 수상에 대해 애린복지재단 이대공 이사장은 “박 원장은 개인의 아픔을 공동체의 성장으로 전환시킨 진정한 애린문화상의 주인공”이라며 “그의 삶이 포항뿐만 아니라 전국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인간 상록수’ 재생 이명석 선생의 삶: 포항 문화예술과 복지의 선구자 이명석 선생은 1904년 경북 영덕군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기독교 신앙을 통해 힘을 얻으며 자랐다. 그는 미술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고, 1921년 대구로 떠나 교남학원 중등과를 졸업한 후 일본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귀향 후에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페인트 작업을 시작했다.   6·25 전쟁 후 폐허가 된 포항에서 유일하게 남은 포항제일교회를 기반으로 선린애육원과 재단을 설립해 전쟁 고아들을 돌보았고, 문해학교인 애린공민학교를 통해 문맹자들의 교육을 지원했다. 또한 한센인들을 위한 애도농장과 애도교회 설립을 주선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인간 상록수 훈장을 받았으며, 1998년에는 포항지역 문인들이 뜻을 모아 문화공덕비를 건립했다.   이대공 이사장은 “아버지는 가난한 이들의 이웃으로 평생을 사셨고, 문화라는 손길로 시민들의 상처를 다독여 주셨다”며 “아버지의 선린과 애린 정신이 오늘날 포항시민들의 삶 속에서 발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애린복지재단은 보건복지부 인가 재단으로 1998년 6월 1일 설립돼 제14회 애린문화상 시상, 제26회 재생백일장을 개최했으며, 사회복지·장학·복지선교·문화예술 지원 사업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설립자 이대공 이사장이 출연한 운영자금 52억여 원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인 연 약 4억원을 지원해 현재까지 약 70억여 원을 집행하며 애린(愛隣)·선린(善隣)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상식에서는 박 원장 출신의 선린애육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축하무대를 마련해 감동을 더했다. 이명석 선생이 작사한 옛 ‘포항시민의 노래’를 열창한 이 무대는 박 원장의 헌신적인 삶과 이명석 선생의 정신을 기리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선린애육원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재능과 열정을 담아 공연을 펼쳤고, 이는 모든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박정민 원장의 헌신과 이명석 선생의 유산은 포항 지역사회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선린애육원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문화와 복지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며, 포항을 더욱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제15회 애린문화상’ 선린애육원 박정민 원장 인터뷰 -“하늘의 이명석 원장님이 보내준 선물 같아” “하늘에 계신 이명석 원장님께 이 상을 바칩니다” 박정민 선린애육원장은 7일 포스코국제관에서 개최된 ‘제15회 애린문화상’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부족한 저에게 애린문화상을 주신 하나님과 애린복지재단 이대공 이사장님께 감사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애린복지재단이 선린애육원 출신 대학생과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매년 5000만원 상당의 장학금과 지원을 제공하는 점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서울·수도권 대학생에게 월 50만 원, 대구·부산 등 타 지역 대학생에게 월 40만원, 포항 대학생에게 월 30만원의 생활장학금을 지원해 학업에만 전념하도록 돕는 세심한 배려에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 상은 하늘에 계신 이명석 원장님이 보내주신 선물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969년 대구시립희망원에서 포항 선린애육원으로 옮겨온 그는 “당시 원장님이셨던 이명석 선생님이 ‘아버지라 부르라’며 진심으로 품어주셨다”고 회상했다. 포항중학교 졸업 후 대구에 소재한 고등학교 진학을 소망했을 때도 이명석 선생은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는 박 원장이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커다란 밑거름이 됐다.   또한 박 원장은 이강덕 포항시장 부부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코로나 시기 AI학습기 도입을 지원해주셨고, 사모님께서는 원생들의 목욕비를 사비로 부담하며 격려했다”며 “이런 분들 덕분에 아이들이 성적 향상과 자립의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 제가 받은 애린문화상이 주는 큰 뜻과 의미를 더욱 마음 깊이 새기며, 앞으로도 아이들을 더욱 진실한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는 원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다짐으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6

“포은 선생 업적 기리고 알리는 일 포항의 미래 문화 경쟁력이 될 것”

“철강 도시 포항이 학문과 예술의 도시로 거듭나야 합니다. 강력한 문화적 상징인 포은 정몽주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세계에 널리 일이 바로 포항의 미래 문화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40년간 포은 정몽주 선생의 정신을 서예로 계승하는 데 매진해온 김영수(75) 포은선생추모사업회 회장은 문화관광도시로서 포항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김 회장은 포은 선생 탄생 688주년을 맞는 올해 ‘포은 탄생 기념전’을 시작으로 중국 광둥성 한·중 서예 교류전, 포은 서예 국제대전 교류전 및 백일장 등 다양한 행사를 손수 마련했다. 그는 “포은 선생은 충·효·예의 상징이며, 고려말 대표 학자이자 외교가로서 중국과 일본을 사신으로 오가며 300여 수의 시를 남겼다”라면서 “이런 위대한 인물을 배출한 도시가 바로 포항”이라고 강조했다. 포은 선생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계승하는데 평생을 바친 김 회장은 “2011년 오천에서 처음으로 포은문화축제가 열렸는데, 축제가 점점 놀이 중심으로 변질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해 포은선생추모사업회장을 맡아 포은 선생의 학문적 업적과 예술, 충절 등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포은 서예 국제대전’을 15개국의 저명한 서예 작가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위상을 드높였다. 2022년 포항 오천서원에 포은의 시를 국내외 서예가들의 글씨로 새긴 비석 10점을 조성 사업을 한 김 회장은 “포항의 주요 공원에 포은의 시 300여 수를 비림 형태로 조성해 학술과 관광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말했다. 김 회장은 “포은의 후손인 영일정씨 대종회 회장으로부터 포은의 업적을 기리는 활동에 대한 감사 인사를 받은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포은 문화 발전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싶은 긍정적 에너지가 계속 솟아나고 있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