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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돌도끼에서 보물까지… ‘의성의 시간’ 한눈에 펼쳐진다.

의성의 역사는 오래된 기록 속에만 남아 있지 않았다. 누군가의 손으로 다듬어진 돌도끼와 찬란한 금속 유물, 그리고 전쟁과 삶의 흔적을 기록한 옛 문헌 속에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의성 사람들의 삶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의성군 조문국박물관이 의성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유물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지역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오는 5월 20일부터 11월 1일까지 조문국박물관 본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 「의성 명품 12선-땅의 기억을 간직한 빛」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의성의 시간과 문화의 흐름을 대표 유물 12건을 통해 조명하는 특별전이다. 단순히 시대별 유물을 전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의성의 땅 위에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과 지역 문화가 형성되어 온 과정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전시에서는 의성 효제리 유적에서 출토된 석기 유물을 비롯해 고대 지배층의 권위와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는 금속 유물, 조선시대 의성 인물들이 남긴 기록문화 자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효제리 유적의 석기 유물은 의성 지역에 사람이 정착해 살아가기 시작한 초기 흔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거칠고 투박한 형태의 돌도구이지만, 당시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생존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전시는 이 같은 유물을 통해 의성 역사의 출발점을 관람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또한 고대 유물들은 조문국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의성 지역 세력의 문화 수준과 독자적인 지역 문화를 보여준다. 정교하게 제작된 금속 장신구와 유물들은 당시 뛰어난 금속 가공 기술과 지배층의 권위를 상징하며, 의성이 오래전부터 중요한 역사·문화권이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조선시대 기록유산도 이번 특별전의 주요 볼거리다. 보물로 지정된 ‘정만록’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 활동과 전란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낸 기록물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인 ‘울릉도사적’ 역시 울릉도와 독도 관련 역사 기록을 담고 있는 중요한 자료다. 특히 두 기록 모두 의성 출신 인물들이 남긴 자료라는 점에서 지역사적 의미를 더욱 깊게 한다. 조문국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한 유물 관람을 넘어 ‘의성이라는 지역이 어떻게 기억되고 이어져 왔는지’를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전시 동선과 설명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일반 관람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 살아있는 지역 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지역 문화유산과 로컬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특별전은 의성의 문화적 자산과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역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객들에게는 의성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만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기획전 개막식은 오는 5월 20일 오후 2시 조문국박물관 본관 1층에서 열린다. 의성군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의성의 대표 유물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며 “많은 관람객들이 유물을 통해 의성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길기자 bglee311@kbmaeil.com

2026-05-19

부처님 오신 날, 옛 책 표지에 새겨진 ‘卍(만)’의 뜻을 읽다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 역설적이게도 우리 옛 고서 표지의 70% 이상은 불교의 상징인 ‘卍(만)자문’으로 장식돼 있었다. 억불의 시대 속에서도 책을 보호하려는 실용적 지혜와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미감은 종교적 장벽을 넘어 명맥을 유지해 온 것이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옛 책 표지를 장식하던 능화판 가운데 ‘卍자문’이 지닌 의미를 조명하고, 조선시대 책문화에 남아 있는 불교적 상징과 전통 미감을 소개했다. 능화판은 책 표지에 문양을 찍어내기 위해 사용한 목판으로, 조선시대 전적(典籍)의 장정(裝幀·책을 꾸미고 묶는 방식) 문화에서 실용성과 심미성을 함께 보여주는 도구다. 책 표지에 새겨진 전통의 무늬, 능화판능화판으로 찍어낸 표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능화표지는 표지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동시에 책을 습기와 충해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도 함께 지녔다. 문헌 기록에 따르면 능화표지 제작에는 황염(黃染), 곧 노랗게 물들인 종이, 배접지, 교말, 밀랍, 능화판 등이 사용됐으며, 밀랍은 문양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광택과 방습 효과를 더했다. 염색에 쓰인 황벽(黃蘗)과 치자(梔子)는 방충·항균 성분을 지녀 책의 보존성을 높여줬다. 이러한 점에서 능화표지는 조선시대 책문화가 보여주는 실용성과 심미성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책문화 속에서 널리 쓰인 卍자문책 표지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양 가운데서도 卍자문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조선 초기에는 연보상화문과 연화문이 많고 귀갑문이 바탕문으로 주로 쓰였으나, 조선 중기에 이르면 卍자문이 널리 사용됐고, 조선 말기에는 대부분 卍자문이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서 1200여 권의 능화표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卍자문은 전체 문양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卍자문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조선 후기에 매우 익숙하고 선호된 책 표지 문양이었음을 보여준다. ‘주역천견록’과 ‘동의보감’ 등의 표지에서도 연속 배열의 卍자문이 확인되는데, 이는 이 문양이 불서에만 국한되지 않고 의서·유서·근대 전적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쓰였음을 증명한다. 조선시대 책 표지에 卍자문이 지속적으로 쓰인 배경은 능화표지의 연원과 무관하지 않다. 능화표지는 고려시대 사경(寫經)과 불전(佛典)의 표지 장식 전통과 연결되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경전을 장엄하던 감각이 일반 전적의 표지를 꾸미는 방식으로도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본래 卍자는 산스크리트어로 스바스티카(svastika)라 하며, 불교에서는 상서롭고 길한 뜻을 지닌 상징이자 부처의 경지를 나타내는 불심인(佛心印)으로 이해돼 왔다. 조선이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생활문화와 공예, 장정 관행까지 불교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卍자문은 오랜 시간 불교 상징으로 쓰이면서도 점차 길상성과 장엄성을 지닌 장식 문양으로 폭넓게 수용됐고, 반복 배열이 쉬운 기하학적 특성까지 더해져 책 표지 문양으로 지속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卍자문은 단순한 종교 표식을 넘어, 유교의 나라 조선에서도 전통과 미감, 실용성이 함께 작동하며 계승된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미래전략실 한승일 연구위원은 “능화판의 문양은 책 표지를 꾸미는 장식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과 미감, 그리고 책을 대하는 태도를 담고 있다”라며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소개하는 卍자문 능화판은 우리 전통문화에 남아 있는 불교적 상징의 한 사례이자, 조선시대 책문화의 깊이와 품격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5-19

별빛과 불빛이 수놓은 경북 야간 명소 3선

초여름 문턱에 들어선 5월, 경북의 밤이 빛으로 물들고 있다. 숲과 전통 건축, 천년 유적 위로 화려한 조명이 내려앉으며 낮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하면서 야간 관광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19일 ‘사진으로 만나는 경북 여행’ 5월 주제로 경주 동궁과 월지, 김천 사명대사공원, 고령 대가야수목원을 ‘낮보다 아름다운’ 경북 대표 야간 명소로 선정해 소개했다. 최근 야간관광은 무더위를 피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5월은 선선한 밤공기와 함께 야외 활동에 적합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야경 명소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경주의 대표 야경 명소인 동궁과 월지는 밤이 되면 전통 전각과 연못이 조명을 받아 환상적인 반영 경관을 만들어낸다. 특히 연못 수면 위에 비친 궁궐의 모습은 신라 천년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인근 첨성대와 월정교 등과 연계한 야간 산책 코스도 인기다. 고령 대가야수목원은 최근 야간 경관을 새롭게 단장하며 숲 전체를 빛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별빛을 형상화한 조명과 테마형 산책로가 조화를 이루며 마치 동화 속 숲길을 걷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김천 사명대사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 목탑인 ‘평화의 탑’ 야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라 황룡사 9층 목탑 구조를 참고해 건립된 평화의 탑은 밤이 되면 황금빛 조명을 받아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한옥 전각과 어우러진 야간 풍경도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김남일 공사 사장은 “야간 관광은 낮과는 또 다른 감동과 낭만을 선사하는 여행 콘텐츠”라며 “5월의 선선한 밤, 경북의 아름다운 야경 명소에서 가족·연인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5-19

대구도서관, 지역서점 연계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 시행

대구도서관이 오는 6월 2일부터 지역서점 연계 서비스인 ‘희망도서 바로대출’을 운영한다. 이 서비스는 시민이 읽고 싶은 책을 대구통합도서관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공공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가까운 지역서점에서 새 책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기존 희망도서 서비스는 신청 도서를 도서관이 구입·등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책을 받아보기까지 3~4주가량 기다려야 했지만, 바로대출 서비스는 신청 후 1주일 이내에 책을 받아볼 수 있어 이용자 불편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 방법은 대구통합도서관 회원이 대구도서관 누리집 내 ‘희망도서 바로대출’ 신청 페이지에서 원하는 도서와 수령할 지역서점을 선택하면 된다. 이후 대출 가능 안내 문자를 받은 이용자가 해당 서점을 방문해 책을 수령한 뒤, 대출 기간 내 대구도서관에 반납하면 된다. 대구시는 지난 2021년부터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를 운영해 왔으며, 현재 지역 내 26개 공공도서관과 55개 서점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대구도서관까지 새롭게 참여하면서 시민들의 도서 접근성과 지역서점 이용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현주 대구도서관장은 “오는 6월부터 대구도서관에서도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시민들의 독서 편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들의 독서문화 확산과 지역서점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5-18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청년창작예술가 200명 선정⋯연 900만원씩 2년 지원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지역 청년예술인들의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6년 K-Art 청년창작자 지원사업’ 대상자 200명을 최종 선정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는 지난 15일 진흥원 누리집과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2026년 K-Art 청년창작자 지원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K-Art 청년창작자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고 전국 17개 시·도 및 광역문화재단이 함께 추진하는 전국 단위 청년예술인 지원사업이다. 지역 청년예술인의 창작 기반을 강화하고 원천 창작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공모는 지난 3월 4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됐으며, 문학·시각예술·공연예술·기타 등 4개 분야에 총 293명의 청년창작예술가가 신청했다. 이후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1차 심사와 지역·분야별 안배를 고려한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200명이 선정됐다. 선정 대상은 대구에 거주하는 만 39세 이하(1986년 1월 1일 이후 출생) 청년창작예술가이며, 이들에게는 1인당 연간 9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2년간 지원된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오는 27일 ‘K-Art 청년창작자 지원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청년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지속 가능한 창작 기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방성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장은 “이번 공모를 통해 지역 청년창작예술가들의 높은 창작 열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K-Art 유망 인재들의 창작 활동이 활성화돼 향후 문화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예술 콘텐츠 발굴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5-18

문경에서 불기 2570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 봉행

문경시불교연합회(회장 상오스님)는 지난 16일 저녁 문경시 모전공원 야외공연장에서 불기 2570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시민들의 마음의 평화와 행복한 세상을 기원하는 봉축 법요식을 봉행했다. 이날 행사장은 형형색색 연등 불빛으로 물들며 초여름 밤의 정취를 더했고, 스님과 불자, 시민 등 500여 명이 함께 자리해 부처님의 자비와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 시작 전부터 가족 단위 시민들과 어르신들이 공연장 주변을 가득 메우며 봉축 분위기를 한껏 높였다. 봉축 법요식은 문경시불교연합회가 주최하고 문경시불교신도연합회(회장 신윤교)가 주관했다. 1부 법요식에서는 삼귀의례를 시작으로 육법공양과 봉축사 등이 엄숙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문경시불교연합회는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문경시장학회에 장학금을 전달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불교’의 의미를 실천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열린 2부 봉축음악회에서는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져 노래와 공연을 즐기며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무대가 이어질 때마다 관람객들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고, 공연장 곳곳에서는 연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문경시불교연합회장 상오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자비와 나눔의 가르침이 시민들의 삶 속에 따뜻한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화합의 문경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점촌동의 한 시민은 “연등 불빛과 음악이 어우러져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며 “가족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요즘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 오늘만큼은 서로 웃고 인사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며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행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5-18

구미시, 지역 작가 야외 도서 전시 운영

구미시립도서관은 지역 작가의 작품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생활 속 독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지역작가 야외 도서 전시’를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18일부터 29일까지 시민들이 산책과 휴식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형곡근린공원에서 열린다. 전시 도서는 구미 출신 또는 구미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시와 수필, 소설, 그림책,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도서를 선보이며, 작가명과 대표작, 활동 분야 등을 함께 안내해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 공간에는 캠핑 의자도 비치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머물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야외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휴식형 공간으로 조성해 시민 접근성을 높였다. 구미시는 이번 전시와 함께 시립도서관 7개 관에 지역작가 도서 전시대를 운영하며 지역작가 작품 알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시민들이 가까운 도서관에서 지역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접할 수 있도록 독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류정숙 구미시립 중앙도서관장은 “이번 전시가 시민들이 지역작가의 작품을 더욱 친숙하게 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지역작가와 시민을 연결하는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지속해 운영하겠다”라고 말했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구미시립도서관 독서 진흥팀(054-480-4672). /류승완 기자 ryusw@kbmaeil.com

2026-05-18

[부처님오신날 인터뷰]“천년고찰 보경사, 지친 마음 쉬어가는 안식처 되길”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뜻은 고통받는 중생에게 스스로가 본래 부처임을 깨닫게 하는 데 있습니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 빈곤과 번뇌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한 생각을 돌려 마음의 평안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포교이자 불교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경북 포항 내연산 자락에 자리 잡은 대한불교조계종 천년고찰 보경사(寶鏡寺)가 최근 ‘역동적인 힐링 도량’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1년 주지로 부임한 이후 종교의 문턱을 과감히 낮추고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해 온 탄원 주지 스님은 다가오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교가 현대 사회에서 나아가야 할 길을 ‘문화’와 ‘휴식’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서 찾았다. 1400년의 깊은 고요를 깨고 대중의 삶 속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온 탄원 스님을 만나 보경사의 변화와 우리 시대에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들어봤다. ◇ “종교는 인연 따라 편히 쉬어가는 곳”··· 문턱 낮춘 천년고찰 탄원 스님은 불교가 가진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로 ‘강요하지 않는 것’을 꼽는다. 종교라는 명목 하에 무언가를 억지로 주입하려 하기보다는, 누구나 언제든 찾아와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철학이다. 스님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심리적으로 거대한 고립과 지침을 겪었다”며 “이러한 시기에 사찰이 해야 할 일은 거창한 교리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찾아와 그저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아늑한 품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스님의 신념에 따라 보경사는 최근 몇 년간 눈에 띄게 대중 친화적인 환경으로 변모했다. 지난해에는 경내에 현대적이면서도 고즈넉한 멋을 살린 찻집을 새롭게 조성해 신도뿐만 아니라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찰을 둘러싼 내연산의 아름다운 숲길과 산책로를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발길 닿는 곳마다 걸으며 사색하고 지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제 보경사는 불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한 열린 안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증명하듯 최근 보경사 템플스테이는 주로 장년층 불자 중심이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종교가 없는 이들이나 타 종교 신자 등 30대 젊은 층까지 사색과 위로를 위해 찾는 하나의 ‘힐링 트렌드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고 대중 속으로 탄원 스님이 이끄는 보경사의 가장 큰 특징은 ‘문화와 예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했다는 점이다. 스님은 부임 이후 ‘진경산수 문화예술제’, ‘내연산 별빛 음악회’, ‘전통 사찰음식 전시 및 시식회’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꾸준히 개최해 왔다. 이는 종교와 이념, 세대를 넘어 지역 사회와 자연스럽게 교감하고 소통하는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경내에서 155평 규모의 ‘전통문화체험관’ 상량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곳은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명상, 다도, 사찰 음식, 전통 공예 등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탄원 스님은 “전통문화체험관은 보경사가 단순한 기도와 참배의 공간을 넘어, 민족 문화의 자부심을 공유하고 현대인들이 정신적 풍요를 채워가는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상량식을 무사히 마친 만큼, 남은 불사를 차질 없이 진행해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문화 공간을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성보(聖寶)의 가치를 드높이는 ‘보물 제조기’ 문화재 전문가 교계와 문화계에서 탄원 스님은 대표적인 ‘문화재 전문가’로 통한다.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과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하며 성보 문화유산의 보존과 가치 선양에 평생을 헌신해 왔다. 이러한 스님의 깊은 안목과 원력은 보경사 부임 이후 빛을 발했다. 스님의 세밀한 고증과 노력 덕분에 지난해 보경사의 역사적 상징물인 ‘천왕문’과 ‘오층석탑’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되는 경사를 맞이했다. 이로 인해 보경사는 명실상부한 문화유산의 보고로 다시 한번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됐으며, 신도들과 지역 사회 역시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 스님은 “사찰의 성보문화유산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신앙, 그리고 예술 혼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민족의 자산”이라며 “이를 제대로 고증하고 기록해 국가 보물로 지정받는 일은 우리 세대의 당연한 의무이자,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지키고 후대에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숭고한 작업”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경내에 숨겨진 성보들의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덧붙였다. ◇ 일상의 수행, “한 생각 돌리면 그 자리가 바로 극락” 탄원 스님은 치열한 경쟁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향해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지혜의 조언을 건넸다. 스님은 일상에서의 마음가짐이 곧 수행이며, 행복과 불행은 결국 자신의 마음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번뇌의 원인을 외부 환경이나 타인에게서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냉철히 들여다보면 번뇌는 결국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집착과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이기적인 마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조금 더 양보하면 마음속에 엉겨 붙어 있던 응어리는 자연스럽게 녹아내리기 마련입니다.” 이어 스님은 올해 조계종 연등회 주제인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를 언급하며,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부처님의 말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강조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감당하기 힘든 괴로움이나 시련을 마주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어두운 상황일지라도 마음의 방향을 긍정으로 돌려 그 안에서 배움을 찾으려 노력한다면 번뇌는 곧 지혜로 바뀌게 됩니다. 생각을 바꾸는 찰나의 순간, 우리가 서 있는 거칠고 힘든 자리가 그대로 평화로운 극락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탄원 스님은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다변화될수록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자비의 실천이 절실하다”며 “이번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마음에 쌓인 해묵은 미움과 불안은 모두 내려놓고, 세상 모든 가정과 일터에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광명과 평안이 가득 깃들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미소를 지으며 축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포항 보경사 주지 탄원 스님 약력] 은사: 자승 스님(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학력: 중앙승가대학교 졸업 주요 경력: 이천 해룡사 주지·용인 대덕사 주지 역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역임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추진단장 역임 대한불교조계종 제16대, 17대 중앙종회의원 역임 대한불교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의원(현) 포항 내연산 보경사 주지(현)

2026-05-17

“대한민국 오페라 중심도시는 대구”⋯국립오페라단 유치 운동 재점화

국립오페라단 대구 유치를 촉구하는 지역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부산이 국립오페라단 유치전에 적극 뛰어들면서 지역 문화계와 원로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립오페라단 대구 유치를 위한 오페라를 사랑하는 대구시민 100인’(가칭)은 지난 16일 선언문을 발표하고 “대구는 대한민국 오페라의 중심도시”라며 “국립오페라단이 대구와 만나 K-Opera의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에도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선언에는 조해녕·김범일·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역대 대구시의회 의장들을 비롯해 강정선 한국예총 대구연합회장, 이상직 대구음악협회장, 류진교 대구성악가협회장, 박윤경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성한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이종선 대구여성단체협의회장, 곽대훈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 최영수 새마을협의회장, 김찬돈 전 대구고등법원장,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대표 등 지역 문화·경제·교육·언론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장과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장은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정부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 문화 창달 차원에서 국립예술단체·기관 이전 사업이 추진됐고, 당시 국립오페라단은 대구 이전 방향으로 정리됐으며 2025년도 예산에는 이전 비용까지 반영됐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정국 혼란 등으로 사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부산이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며 “부산은 4000억원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건립 중이지만 오페라 제작 경험이나 전문 인력 등 소프트웨어 인프라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산 정치권에서도 부산오페라하우스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며 국립오페라단 부산 이전 요구가 강해지고 있는 반면 대구는 시장 공백 상황까지 겹쳐 지역사회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언은 단순 성명 발표를 넘어 향후 대구 오페라 산업을 후원하는 시민 조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참여 인원은 135명으로 알려졌다. 선언문은 대구의 오페라 역사성과 인프라를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 최초 창작오페라인 현제명의 ‘춘향전’이 1951년 대구에서 공연됐고, 1952년부터 지역 대학 중심의 성악 교육이 본격화됐다는 점을 비롯해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시립오페라단 운영, 국내 첫 오페라 전용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 건립,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최 등을 강조했다. 또 2003년 시작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평균 객석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지역 내 14개 오페라 단체가 활동 중인 점, 시민합창단과 시민오페라단 활동 등 생활 속 성악 문화가 활발하다는 점도 대구 오페라 생태계의 경쟁력으로 제시됐다. 선언문은 “국립오페라단이 대구에 상주할 경우 세계 음악도시 및 유럽 오페라 극장과의 국제교류 확대와 K-Opera 세계화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국립오페라단 대구 유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5-17

대구시, 파워풀대구페스티벌 혁신 위해 시민 의견 수렴 나서

대구시가 대표 축제인 ‘파워풀대구페스티벌’의 재도약을 위해 18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시민과 축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소통 창구를 운영한다. 이번 의견 수렴은 지난 4월 진행된 전문가 포럼에 이어 시민들이 체감하는 ‘대구다움’을 축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설문조사는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으로 병행된다. 온라인에서는 대구시 소통 플랫폼 ‘토크대구’를 통해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대면 조사를 실시해 연령과 지역별 균형 있는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토크대구’ 내 온라인 공론장도 운영된다. 시가 축제 정체성과 관련한 핵심 의제를 제시하면 시민들은 댓글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공감(좋아요)’ 기능을 활용해 시민 선호도도 함께 파악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축제 파트너스’ 심층조사도 병행된다. 조사 대상은 지역 축제 현장에서 자원봉사와 콘텐츠 기획 등으로 활동해 온 실무 참여자들로, 축제 운영 과정에서의 불편 사항과 개선 의견을 수렴해 축제의 내실을 다질 방침이다. 대구시는 이번 소통 과정에서 수렴된 시민 의견을 종합 분석해 향후 대구대표축제의 핵심 전략 수립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황보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축제의 성공은 기획의 전문성뿐 아니라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가 중요하다”며 “파워풀대구페스티벌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설문과 공론장은 ‘토크대구(talk.daegu.go.kr)’ 내 설문·토론 메뉴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5-17

경북도, ‘청춘동아리 멤버십’ 첫 도입…청년 자연스러운 만남 지원

경북도가 미혼 청년들의 자연스러운 교류와 만남을 지원하기 위해 ‘경북 청춘동아리 멤버십’을 처음 도입하고 참가자 모집에 나선다. 경북도는 18일부터 6월 21일까지 ‘경북 청춘동아리 멤버십’ 참가자를 모집한다. 청춘동아리 사업은 ‘오늘은 동아리, 내일은 인연’을 슬로건으로, 청년들이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며 부담 없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멤버십 제도는 기존 일회성 만남 행사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교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 지난해 8월 열린 만남주선 사업 간담회에서 “행사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 장기적인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는 청년층 의견이 반영됐다. 멤버십 가입자에게는 행사 개최 전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프로그램 일정과 신청 정보가 제공된다. 참가자는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직접 선택해 참여할 수 있으며, 취향 중심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류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모집 대상은 거주지 또는 직장이 경북에 있는 1984년생부터 2001년생 사이 미혼남녀다. 모집 인원은 남녀 각 160명씩 모두 320명이다. 여성의 경우 대구권 거주자도 신청할 수 있다. 청춘동아리는 소규모 인원 중심으로 운영돼 참가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서로를 알아갈 수 있도록 구성된다. 동아리 활동 종료 이후에는 별도의 공동 모임(워크숍)도 열어 참가자 간 관계 형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이 청년들의 지역 내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정주 의지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치헌 경북도 저출생극복본부장은 “청춘남녀가 취미 활동을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청춘동아리 사업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만남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5-17

예천군, 부처님오신날 국보 승격기념 봉축법요식 및 연등회 성대히 개최

예천군은 16일 개심사지오층석탑 일원에서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과 개심사지오층석탑의 국보 승격을 기념하는 ‘봉축법요식 및 연등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예천불교사암연합회와 예천봉축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지역 불자와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의 의미를 되새기고, 지역사회의 안녕을 기원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특히 예천의 소중한 국가유산인 개심사지오층석탑이 국보로 승격된 것을 군민과 함께 축하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봉축법요식이 거행됐다. 이어 참석자들은 형형색색의 연등과 함께 도보순례 및 연등 행렬을 진행했으며, 국보 승격의 기쁨을 담아 석탑을 도는 탑돌이를 끝으로 부처님의 자비와 나눔 정신을 되새기는 모든 의식을 마무리했다. 한편, 부처님오신날 당일인 오는 24일에는 관내 각 사찰에서 부처님의 탄생을 경축하는 봉축법요식을 일제히 거행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행사에 참여해주신 지역 불자와 군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등불이 군민들의 마음을 밝혀 모두가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6-05-17

예천군, 전통 활 제작 비밀 공개! 궁시장 김성락 보유자 초청 행사 열려

예천군은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예천박물관 1층 로비에서 국가무형유산 궁시장 김성락 보유자의 ‘전통 활 제작 공개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역 무형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전통문화에 대한 군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다. 행사는 기간 중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주요 시연 프로그램은 대나무와 뽕나무를 불에 굽는 연소 작업, 물소 뿔 펴기, 활의 형태를 잡는 해궁 및 화피 작업 등 전통 활인 ‘국궁’이 만들어지는 핵심 공정들을 김성락 보유자가 현장에서 직접 선보이며 전통공예의 정수를 공유헸다. 김성락 보유자는 조부와 부친에 이어 3대째 활 제작 기술을 이어가고 있는 장인이다. 1991년 입문해 30여 년간 국궁의 기술 발전과 후진 양성에 힘써 왔으며, 지난 2022년에는 국가무형유산 ‘궁시장’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아 예천이 명실상부한 ‘활의 고장’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상식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행사는 군민들이 지역 무형유산의 소중함을 직접 체감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통문화와 무형유산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예천군의 독보적인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6-05-17

“기림사 응진전 보물 된다” 경주 문화유산 3건 신규 지정

신라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유산 가치가 다시 한 번 국가적 인정을 받았다. 기림사 응진전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된 데 이어 마석산 삼층석탑과 산구의원도 각각 경상북도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지정됐다. 경주시는 2026년 상반기 국가·경상북도 문화유산 지정 결과 기림사 응진전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17일 밝혔다. 문무대왕면 기림사 경내에 위치한 기림사 응진전은 1649년 영산전으로 중건된 뒤 1729년 오백나한을 봉안했으며, 현재까지 큰 훼손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남면 노곡리의 마석산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석탑 양식을 계승하면서 고려시대 변화 양상까지 보여주는 점이 인정돼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또 1931년 건립된 산구의원은 경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으로 근대 의료건축과 지역 의료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지정으로 경주시 문화유산은 모두 376점으로 늘었다. 국가유산은 국보 36점과 보물 105점, 사적 79점 등을 포함해 244점이며 경상북도 지정 문화유산은 130점이다. 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은 “경주의 문화유산은 지역 정체성과 역사성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을 통해 역사 문화도시 경주의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5-17

“낮보다 더 뜨거운 경북의 밤”… AI가 꼽은 야간관광 성지는 어디?

경북의 밤이 새로운 관광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경과 미식, 공연을 즐기는 ‘녹투어리즘(Noctourism)’ 열풍 속에 생성형 AI가 분석한 경북 야간관광 명소들이 공개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최근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소셜 빅데이터를 활용해 관광객 반응을 분석한 ‘경북 야간관광 명소’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2025년 2월부터 약 1년간 인스타그램·유튜브·블로그 등 다양한 SNS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경북의 야간관광은 △역사문화 야경 △별빛 힐링 △도시형 감성 야경 등 3가지 테마로 뚜렷하게 구분됐다. 가장 높은 인기를 얻은 지역은 역시 경주와 안동이었다. 특히 동궁과 월지와 월영교는 전통 건축미와 화려한 야간 조명이 어우러지며 ‘인생샷 명소’로 압도적인 언급량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경주를 찾은 관광객 김모(34) 씨는 “동궁과 월지는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실제 야경이 훨씬 아름다웠다”며 “조명이 물에 비치는 모습이 환상적이라 밤늦게까지 머물렀다”고 말했다. 또 직지문화공원은 고즈넉한 사찰 야경과 힐링 감성으로 조용한 밤 여행을 원하는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별빛 관광 명소도 강세를 보였다.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은 아시아 최초 밤하늘 보호공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별슐랭’, ‘은하수 성지’ 등의 표현이 급증하며 새로운 야간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보현산천문대 역시 우주 감성과 천체 관측 체험으로 자연 속 힐링 여행지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역동적인 도시 야경도 인기다. 스페이스워크와 환호공원은 독특한 조형미와 오션뷰가 결합된 야경 명소로 SNS 언급량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포항국제불빛축제, 포항운하의 야간 크루즈, 산호대교 등도 화려한 조명과 낭만적인 분위기로 커플·청년층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도 눈에 띈다. 경북 야경 관련 긍정 감성어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감성적이다’는 850%, ‘완벽하다’는 533%, ‘인생샷’은 117.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일 공사 사장은 “AI가 추천한 이번 야간관광 명소는 실제 관광객들의 생생한 후기가 반영된 결과”라며 “경북의 밤이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통해 특별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5-17

“조선시대부터 500년, 지도로 살아나는 포항의 숨결···‘첫 야외 고지도전’ 열린다”

조선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도히 흘러온 포항의 변천사를 지도를 통해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야외 전시가 마련된다. 빡빡한 도심 속, 시민들이 가장 친숙하게 찾는 산책로를 활용해 포항 최초로 시도되는 고지도 야외 전시다.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오는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양학동 방장산터널 고가도로 아래 숲길에서 ‘포항 옛지도 전시회’를 개최한다. ‘지도로 읽는 포항, 길에서 만나는 역사’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수많은 시민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접하고 호흡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더 많은 시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현수막과 이젤을 활용한 개방형 공간으로 운영된다. 산책을 즐기러 나온 시민이라면 별도의 예약이나 까다로운 절차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거닐며 관람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특히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도심 숲으로 과감히 끌어들인 이번 행사는, 포항문화원이 지역 문화 대중화를 위해 마련한 유례없는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모은다. 전시의 전문성과 완성도도 탄탄하다. 포항문화원 문화연구소(소장 김윤규)가 기획을 총괄한 가운데, 오랜 세월 포항의 옛 지도를 추적하고 연구·발간해 온 권용호 문화연구소 부소장이 전시 구성 전반을 주도했다. 그동안 축적된 깊이 있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다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지도와 지지(地誌) 사료들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친근하게 풀어냈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포항의 변천사를 지도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지역민과 연구자들에게 역사적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한 지리 정보를 넘어 지역의 옛 지형과 생활상, 행정구역의 변천사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역사적 기록물인 고지도 총 8점이 이번 전시에서 베일을 벗는다. 전시 라인업에는 △동여비고(1682)를 비롯해 △해동지도(1750, 장기) △조선지도(1750, 연일) △대동여지도(1861, 영일) △1872년 지방지도(장기·포항진) △흥해군 읍지도(1905) △조선총독부지도(1913, 흥해) △조선총독부지도(1917, 포항) 등 8점의 고지도가 포함됐다. 아울러 고지도의 행간을 입체적으로 메워줄 △영일읍지 △포항지 △일월향지 △포항시사 등 귀중한 지역 지지사료도 함께 차려져 포항의 과거를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게 돕는다.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을 배려해 운영 시간도 유연하게 구성했다. 목요일과 금요일(21~22일)은 직장인 퇴근 시간을 고려해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운영되며, 주말인 토요일(23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어둔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이번 전시는 시민들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역사와 마주하고, 우리가 사는 공간의 시간적 깊이를 체감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들러 포항의 옛 모습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 기획을 이끈 김윤규 문화연구소장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역사 사료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대중성에 중점을 뒀다”며 “시민들이 ‘지금 서 있는 이곳의 과거’를 직접 체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살아있는 지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5-16

권정생 선생 삶과 문학 되새긴다…17일 안동서 귀천 19주기 추모행사

한국 아동문학의 거목인 권정생 선생의 삶과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귀천 19주기 추모행사가 오는 17일 권정생동화나라에서 열린다. 안동시와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권 선생의 문학 세계와 생명 존중의 가치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어린이·청소년 문학으로 이어가기 위해 추진된다. 권 선생은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광복 직후 청송으로 귀국했으며, 1967년부터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서 교회 종지기로 생활하며 평생 소외된 이웃과 작은 생명들을 위한 글쓰기에 힘썼다. 1969년 단편 동화 ‘강아지똥’으로 ‘기독교교육’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몽실언니’, ‘무명저고리와 엄마’, ‘점득이네’ 등 한국 현대사의 상처와 생명의 존엄을 담아낸 작품들을 남겼다. 특히 산불 속에서도 새끼를 지켜낸 어미 까투리의 사랑을 그린 유작 ‘엄마까투리’는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콘텐츠로 제작돼 지금까지도 어린이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행사는 추모식과 제17회 권정생문학상 시상식으로 나눠 진행된다. 추모식에서는 신간도서 헌정과 추모사, 살풀이 공연, 가야금 산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어 열리는 문학상 시상식에서는 올해 수상작으로 선정된 김선정 작가의 청소년소설 ‘물 없는 수영장’이 소개된다. 작품은 청소년의 현실과 내면을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동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이사장은 “권정생 선생은 낮고 작은 존재들의 아픔을 따뜻한 문학으로 품어낸 작가였다”며 “이번 행사가 선생의 삶과 작품을 다시 기억하고, 그 정신을 다음 세대의 문학과 교육으로 이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은영 안동시 문화예술과장은 “권정생 선생의 뜻을 따라 더 많은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며 사랑과 나눔이 넘치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5-15

경북도청 신도시 민간 문화공간 발굴…‘문화놀이샘터’ 참여자 모집

(재)한국정신문화재단과 (재)예천문화관광재단이 경북도청 신도시 생활권 내 민간 문화공간을 발굴하고 주민 중심 문화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문화놀이샘터’ 참여자 모집에 나선다. 15일 안동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2026년도 경북도청 신도시 광역 연계 협력사업으로,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사업과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생활권은 연결돼 있지만 행정구역이 나뉘어 문화 교류와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읍을 중심으로 도시 간 문화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모집 규모는 모두 10개소다. 안동 풍천면과 예천 호명읍에 위치한 민간 공간 운영자 또는 공간과 협업이 가능한 문화기획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선정된 공간은 최소 4회 이상의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며,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즐기고 교류할 수 있는 생활문화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신청 기간은 오는 18일부터 6월 14일 오후 6시까지다. 신청서는 한국정신문화재단과 예천문화관광재단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방문 또는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최종 선정 결과는 6월 17일 한국정신문화재단 누리집 공지와 개별 연락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선정된 참여자들은 6월부터 워크숍과 공간별 컨설팅에 참여하게 되며, 7월부터 9월까지 본격적인 문화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 이후 성과공유회를 열어 참여자 간 교류와 운영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권은영 안동시 문화예술과장은 “공동 생활권 중심의 문화협력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5-15

[EBS 세계의 명화] ‘첨밀밀’ 16일 밤 11시 5분 방송

EBS ‘세계의 명화’가 오는 16일 밤 11시 5분 영화 ‘첨밀밀’을 방송한다. 1996년 제작된 이 작품은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영화로, 사랑 이야기 속에 홍콩 반환 전후의 시대 분위기와 이주민들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낸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첨밀밀’은 중국 톈진 출신 청년 ‘소군’이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홍콩으로 건너오면서 시작된다. 그는 연인 ‘소정’과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낯선 도시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간다. 영어도, 광동어도 서툰 소군은 어느 날 맥도널드에서 주문조차 하지 못해 당황하고, 우연히 만난 ‘이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홍콩이라는 타향에서 서로에게 조금씩 의지하게 되고, 특히 대만 가수 등려군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통해 가까워진다. 외로움 속에서 사랑을 키워가던 둘은 결국 현실의 벽 앞에서 이별을 맞는다. 시간이 흘러 소군은 소정과 결혼하고, 이교 역시 자신의 삶을 선택한다. 그러나 1995년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다시 흘러나온 등려군의 노래 ‘첨밀밀’은 두 사람을 다시 운명처럼 이어준다. 영화는 단순한 멜로를 넘어 1980~90년대 홍콩 사회의 시대상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중국 개혁개방 초기 수많은 본토 사람들이 ‘홍콩 드림’을 꿈꾸며 홍콩행을 택했던 현실과 홍콩 반환을 앞둔 불안한 사회 분위기가 작품 전반에 녹아 있다. 홍콩과 중국 본토는 언어와 문화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등려군의 음악은 두 세계를 연결하는 상징으로 기능한다. 영화 속에서 ‘첨밀밀’은 주인공들의 사랑과 그리움을 관통하는 핵심 매개체로 사용된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장만옥은 현실적이면서도 강인한 여성 이교를 섬세하게 표현했고, 여명은 순박하고 우직한 소군의 감정을 절제된 연기로 그려냈다. 여기에 증지위와 양공여 등이 조화를 이루며 영화의 감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첨밀밀’은 1996년 11월 홍콩에서 처음 개봉했으며, 중국 본토에서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수정 버전이 2015년에 공개됐다. 수정판은 2013년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돼 다시 주목받았다. 진가신 감독은 기존 더빙이 이교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편집이나 재촬영 없이 성우 더빙만 새롭게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출을 맡은 진가신 감독은 홍콩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1962년 홍콩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유학 시절 영화 연출의 꿈을 키웠고, 1991년 영화 ‘쌍성고사’로 감독 데뷔했다. 이후 ‘금지옥엽’, ‘첨밀밀’, ‘퍼햅스 러브’, ‘탈관’ 등을 통해 감성과 시대성을 결합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5-15

[EBS 일요시네마] ‘예스터데이’ 17일 오후 1시 30분 방송

EBS 일요시네마가 17일 오후 1시 30분 영화 ‘예스터데이(Yesterday)’를 방송한다. 2019년 제작된 영국·미국 합작 영화로, 세계적인 록 밴드 비틀스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상상력과 감성을 담아낸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영화는 무명 싱어송라이터 ‘잭 말릭’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영국의 작은 항구 도시 로스토프트(Lowestoft )에서 활동하는 잭은 소수의 관객 앞에서 공연을 이어가지만 번번이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친구이자 매니저로 곁을 지켜온 ‘엘리’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음악의 꿈을 포기하려 한다. 어느 날, 전 세계적인 정전이 발생하고 그 순간 잭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의식을 되찾은 뒤 친구들 앞에서 비틀스의 명곡 ‘Yesterday’를 부른 그는 뜻밖의 반응을 마주한다. 누구도 그 노래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인터넷과 음반 등을 뒤져본 잭은 비틀스 자체가 역사에서 사라진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자신만이 기억하는 비틀스의 노래들을 자신의 곡처럼 발표하기 시작하고, 그 음악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다. 결국 잭은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고, 가수 에드 시런(Ed Sheeran)과 협업하는 기회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명성과 성공이 커질수록 잭은 스스로의 양심과 진짜 행복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게 된다. 작품은 “빌린 음악으로 얻은 성공이 과연 진짜 자신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창작의 진정성과 정체성 문제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풀어낸다. 동시에 오래된 우정과 사랑,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특히 영화 속에 흐르는 비틀스의 음악은 단순한 삽입곡을 넘어 이야기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Hey Jude’, ‘Let It Be’, ‘All You Need Is Love’ 등 시대를 초월한 명곡들은 극의 감정을 이끌며 관객들에게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비틀스 팬이라면 곳곳에 숨겨진 오마주를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주인공 잭 역을 맡은 히메쉬 파텔은 영화 속 노래와 연주를 직접 소화하며 자연스러운 매력을 선보이고, 릴리 제임스는 잭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사랑인 엘리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연출은 영화 ‘트레인스포팅’,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으로 잘 알려진 대니 보일(Danny Boyle) 감독이 맡았다. 대니 보일 감독 특유의 경쾌한 연출과 음악적 감각은 현실과 판타지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5-15

의성군, 향교·서원에서 전통문화 가치 새롭게 잇는다

의성군은 국가유산청·경상북도·의성군이 공동 주최하고 의성향토사연구회가 주관하는 ‘2026년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의성군의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은 2020년부터 7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의성향교와 비안향교를 중심으로 지역 전통문화와 국가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대표 문화유산 활용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사업은 유교문화의 핵심 가치인 ‘의(義)’를 주제로 한 인문·예절 교육을 비롯해 전통 의식주 체험, 숙박형 프로그램, 외국인 대상 한국문화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로 운영된다. 유아·청소년·일반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세대공감형 프로그램도 마련해 참여 폭을 넓힐 계획이다. 또한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마당극 ‘울릉도 독도 수토사 장한상’을 통해 전통문화의 의미와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특히 의성의 대표 특산물인 홍화, 작약, 산수유 등을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과 탄소중립·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전통문화와 지역 자연환경을 아우르는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활용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며 “의성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군민과 방문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병길기자 bglee311@kbmaeil.com

2026-05-15

상주 화령장전투전승기념관 무궁화동산 새단장

6.25 전쟁 당시 낙동강전선 구축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상주 화령장전투를 기리는 화령장전투전승기념관의 주변 경관이 새롭게 단장됐다. 상주시는 최근 화령장전투전승기념관(화서면 하송리 58) 내 무궁화동산 정비사업을 완료했다. 이번 사업은 기념관 내 기존 무궁화동산의 경관 가치를 높이고, 화령장전투전승기념관이 지닌 역사성과 나라꽃 무궁화의 상징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배달계 등 무궁화 5종 124주를 식재하고,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기증한 홍단심계 홑꽃 ‘불새’외 3본도 식재해 무궁화동산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상주시는 지난해 경상북도 무궁화 우수분화 품평회 1등 수상작인 홍단심계 홑꽃 ‘삼천리’를 함께 심어 방문객들이 무궁화의 다양한 수형과 품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식재된 무궁화는 안정적으로 활착될 수 있도록 관수 관리와 생육 상태 확인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안재현 산림녹지과장은 “화령장전투전승기념관의 역사적 의미와 나라꽃 무궁화의 상징성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정비했다”며“앞으로도 시민과 방문객이 즐겨 찾는 무궁화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6-05-15

노소영의 고백 “나를 바꾼 건 뜻밖의 시련···3년간 철학책에 파묻혀 찾은 답은?”

“AI가 모든 것을 최적화하는 시대, 끝까지 남는 것은 결국 인간의 마음입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14일 포항 포스코 국제관을 찾았다. 포스텍 미래지성아카데미 ‘인문사회 마스터클래스’ 연사로 나선 그는 ‘Beyond Intelligence: What Matters?(지능 너머: 무엇이 중요한가)’를 주제로, 공학도에서 미디어아트의 새 지평을 열어온 자신의 지적 여정을 반추하며 디지털 시대 우리가 지켜내야 할 본질적 가치를 역설했다. 열띤 강연의 여운은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졌다. 객석을 가득 메운 300여 명의 청중은 강연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오간 주요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AI가 예술적 표현까지 모방하는 시대, 인간만이 남길 수 있는 본질은 무엇인가. △결국 ‘마음’이다. 마음은 AI가 결코 대체하지 못할 영역이다. AI가 지능과 기술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완벽하게 흉내 낼 수는 있겠지만, 인간의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고유한 마음과 그 울림은 대신할 수 없다. 효율성만을 따지는 기술 논리 너머에 있는 인간 고유의 영역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공(공학·경제학)과 전혀 다른 예술의 길을 걷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서울대 공대와 경제학(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학 등)을 공부하며 내 머릿속은 온통 ‘최적화’와 ‘효율성’의 문법뿐이었다. 당시에는 일반적인 직업적 궤도와는 다른 길을 걷는 예술가들의 삶이 효율성이라는 잣대만으로는 도저히 해석되지 않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나를 바꾼 것은 예상치 못한 삶의 시련이었다. 가정의 변화라는 큰 충격 앞에서 ‘왜 사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마주했고, 3년간 철학책에 침잠했다. 이러한 호기심과 질문들이 결국 전공과는 전혀 다른 길로 나를 이끌었고, 오늘의 저를 있게 한 토대가 되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예술이 단순히 무엇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귀중한 창의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궁금하다. △특별한 기준이나 거창한 계획은 없었다. 그저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일단 가보는 성격이다. 아트센터 나비를 시작할 때도 미디어아트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기보다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무대포(막무가내)’ 정신으로 가다 보니 오늘에 이르렀다. 요즘은 내가 그동안 무관심했던 ‘돈’의 본질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내 안의 질문을 따라가는 직관이 가장 큰 판단 기준이다. 앞으로도 숲이나 책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따라가며 그와 관련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 -예술적 표현을 하다 보면 내 안의 무언가를 가감 없이 꺼내놓아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칫 ‘천박함’으로 비쳐질까 봐 두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과 그저 ‘천박한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 안의 본모습이 천박하게 여겨질까 봐 창작이 망설여진다. △그 고민을 하시는 분은 아마 젊은 예술가이신 것 같다. 사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양면적이다. 어떤 면에서는 속되고 거칠며(쌍스러우며), 또 어떤 면에서는 한없이 고상한 존재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보면 깨닫게 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우리 모두가 그런 면을 감추고 살 뿐이구나’라는 사실을. ‘날것의 아름다움’은 바로 거기서 나온다. 나만 천박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내면의 모순을 정직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가식 없는 진짜 예술이 시작된다. 그러니 그 경계에서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라. 그 정직함이 바로 예술의 생명력이다. -일상에서 즐기는 아날로그적 취미가 있다면. △팬데믹 시절 뒷산의 소나무를 잠식하는 칡넝쿨이 미워서 칡을 캐기 시작했다. 그렇게 2년 넘게 칡을 캤는데, 놀랍게도 불면증이 사라지고 건강이 회복되었다. 이유를 찾아보니 자연 산책이 주의력과 실행능력을 높인다는 실험 결과가 있더라. 단순히 이미지를 보거나 공원을 걷는 것보다 ‘야생의 숲’을 직접 체험할 때 주의력이 가장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셈이다. 자연의 ‘냄새’가 주는 치유의 힘에 매료되어 이를 ‘나비 에디션 굿즈’로 만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칡넝쿨을 말아 나무에 걸어둔 것을 ‘교수형’에 비유하곤 하는데, 이런 원초적인 감각이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내게 새로운 창의성을 준다. -후배들과 자녀들에게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 △아버지는 어릴 때 저와 많이 놀아주셨지만 평소 말씀은 참 없으셨던 분이다. 그런 아버지가 평생 딱 하나 당부하신 말씀이 ‘비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 말씀이 늘 마음속 깊이 남아 지금도 비겁해지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사실 현실에서 이를 지키며 살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비겁함은 결국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는 일이다. 후배들과 자녀들이 자기 영혼을 지키며 정직하게 마주하는 삶을 살길 응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5-15

추사 정신 잇는 남령 최병익, 현대 서예의 새 지평 열다

추사 김정희의 서예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온 남령 최병익 선생의 작품전이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대구 아양아트센터 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예와 문인화 작품 70여 점이 공개되며, 전통 서예의 깊이와 현대적 조형미가 어우러진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남령 최병익 선생은 지난해 2025 APEC 정상회의 한글 홍보 작가로 활동하며 한국 서예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전통 서체에 머물지 않고 조각보 기법을 접목한 새로운 표현 방식을 시도하며 현대 서예의 가능성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령 선생은 먹의 농담 표현과 다양한 붓 운용을 통해 서예의 예술적 영역을 확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전서와 예서의 획을 융합한 새로운 서체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존 법첩 중심의 정형화된 서예를 넘어 창조적 조형성과 현대적 감각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지역 서예계는 남령 최병익 선생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작품 활동을 통해 한국 서예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남령 최병익 선생은 “전통은 지키되 시대와 호흡하는 새로운 서예의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시민들과 예술인들이 한국 서예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남령 선생은 이번 대구 전시에 이어 올해 서울과 경주에서도 추가 작품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5-14

“완벽을 넘어선 호흡”··· 클라라 주미 강 & 김선욱, 대구에서 펼치는 ‘거장의 대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피아니스트 김선욱.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대구 무대에 함께 오른다. 오는 5월 2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이번 듀오 리사이틀은 십여 년간 음악적 동료로 호흡을 맞춘 두 거장이 빚어내는 깊이 있는 예술적 교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녹음으로 완벽한 앙상블을 증명했던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도 두 악기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주고받는 실내악의 진면목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우승 후 세계적 거장들과 협연하며 입지를 다진 클라라 주미 강의 섬세한 음색과 리즈 콩쿠르 우승자이자 최근 지휘자로도 영역을 확장하며 깊이 있는 음악 세계를 구축한 김선욱의 깊이 있는 타건이 어우러져 최고의 시너지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18세기 고전주의부터 20세기 현대 음악에 이르는 바이올린 소나타의 변천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밀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대구콘서트하우스 ‘명연주시리즈’ 상반기 라인업 중에서도 시대별 음악 언어의 변화와 실내악의 본질인 ‘두 악기의 긴밀한 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D장조 Op. 12-1’은 바이올린이 피아노의 보조 역할에 머물던 과거의 관습에서 벗어나 두 악기가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시작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초기 베토벤의 패기와 고전주의적인 형식미가 돋보이며, 밝고 경쾌한 선율 속에 숨겨진 두 악기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연주의 핵심이다. 레스피기 ‘바이올린 소나타 b단조 P. 110’은 이탈리아 근대 음악의 거장 레스피기가 남긴 작품으로 후기 낭만주의의 화려한 색채와 치밀한 구조적 완성도를 동시에 보여준다. 격정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이 교차하며,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빚어내는 풍부한 음향적 층위가 청중을 압도한다. 바인베르크 ‘바이올린 소나타 제4번, Op. 39’은 20세기의 비극적인 시대 정서와 작곡가의 고독한 내면이 투영된 곡이다. 불안정하면서도 날카로운 음악 언어를 통해 인간의 실존적 고민을 그려내며, 바이올린 소나타라는 장르가 표현할 수 있는 심리적 영역을 한 단계 확장시킨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소나타 Eb장조, Op. 18’은 청년 슈트라우스의 낭만적 열정과 교향곡적인 스케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페라처럼 화려하고 서사적인 전개가 일품이며, 마지막 악장에서 몰아치는 극적인 에너지는 두 연주자의 기교와 음악적 일체감을 확인시켜주는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5-14

다산의 눈물이 사유의 꽃으로··· 포항문화재단, 제5회 포항 장기유배문화제 ‘겨울을 뚫고 온 서신’ 개최

조선 후기 최고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 그가 전남 강진으로 가기 전, 생애 첫 유배의 발길을 내디뎠던 곳이 바로 포항 장기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801년, 정조의 승하와 함께 몰아친 신유박해의 칼바람 속에서 다산은 ‘사학(천주교)을 믿었다’는 죄목으로 장기 마현리에 위리안치됐다. 고향 이름과 똑같은 ‘마현’이라는 땅에서 그는 농민들의 애환을 담은 ‘장기농가’를 지으며 절망을 학문적 성찰로 승화시켰다. 비록 황사영 백서 사건으로 인해 강진으로 이배(移配)되며 장기에서의 시간은 220여 일에 그쳤으나, 그 짧고도 강렬했던 사유의 흔적은 오늘날 포항의 소중한 인문 자산이 됐다. △ ‘고립’을 ‘교류’로···5회째 맞는 장기유배문화제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6월 13일 장기중학교(장기숲)와 장기유배문화체험촌 일원에서 ‘제5회 포항 장기유배문화제’를 개최한다. 2019년 제1회 축제를 시작으로 장기유배문화제는 매회 발전을 거듭해 왔다. 초기에는 유배촌을 배경으로 한 역사 재현 위주였다면, 회차를 거듭하며 시민들이 직접 유배객의 삶을 체험하는 참여형 축제로 진화했다. 특히 지난해 4회 축제에서는 AI 영상 등을 활용해 유배지의 사유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올해 제5회 문화제의 슬로건은 ‘겨울을 뚫고 온 서신’이다. 차가운 유배지에서 가족과 세상을 향해 띄웠던 편지들처럼, 단절된 공간을 소통과 인문의 공간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포항·강진·남양주가 하나로, ‘3도(道) 유배문화 교류’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다산의 발자취가 서린 세 지역—경북 포항, 전남 강진, 경기 남양주—가 함께하는 ‘3도 유배문화 교류’다. 축제는 학(學)·문(文)·식(食)·락(樂)·풍(풍) 다섯 가지 테마로 풍성하게 꾸며진다. 學(학)’ 섹션에서는 3도 유배문화 학술교류와 인문해설사 간의 네트워크 장이 펼쳐지며, ‘文(문)’에서는 다산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모티브로 한 서간문 백일장과 3도 인문책방이 운영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착안한 자연관찰 기록물과 유배객의 문장을 담아내는 서예·캘리그라피 체험도 기대를 모은다. 유배지의 소박한 미학을 담은 ‘食(식)’ 분야도 풍성하다. 강진·남양주·포항의 차(茶)를 함께 나누는 ‘3도 다례연’과 장기면 주민들이 직접 정성을 담아 준비한 ‘유배 밥상’이 차려진다. 열무비빔밥, 잔치국수, 우뭇가사리 등 당시 유배객들이 마주했을 소박한 먹거리와 함께 새끼줄 꼬기 체험과 지역 특산물을 만날 수 있는 ‘3도 물산 교류전’이 활기를 더할 예정이다. 가장 이색적인 프로그램은 ‘락(樂)’ 분야의 ‘자발적 유배체험’이다. 참가자들은 현대판 유배객이 돼 장기중학교에서 유배 호송 행렬과 함께 장기유배문화체험촌으로 이동하며 고독과 사색의 길을 걷는다. 특히 송시열과 정약용의 적거지에서 홀로 머무는 시간은 유배객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해배행렬 재현’은 이번 축제의 백미다.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포졸, 유배객, 마을 주민 역할을 맡아 유배에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환희의 순간을 마당놀이 형식으로 풀어낸다. 참여자들은 직접 이별의 편지와 한시를 읊으며 유배와 해배의 역사적 찰나를 생생하게 재현해 주민과 관람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축제의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풍(風)’ 분야에서는 유배문화길 투어와 미션형 스탬프 투어, 장기향교에서 진행되는 의병 역사 체험 등 장기의 역사적 숨결을 따라가는 다채로운 시민 참여형 콘텐츠가 마련된다. △토크 콘서트로 조명하는 다산 정신, 전국 유배문화 거점으로 또한, 남양주시에서 제작한 다산 영정의 제작과 봉안 과정, 장기로 오게 된 이야기를 다루는 토크 콘서트 ‘그 얼굴 다시 모셔 놓고 보니’를 통해 다산 정신을 현대적으로 조명하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장기는 학문과 문화가 교류하던 인문의 보고”라며 “이번 문화제를 통해 장기를 유배문화 교류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시민들이 그 가치를 체감하는 역사축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고뇌와 철학이 서린 장기숲에서 200년 전 다산이 보냈던 인문학적 메시지를 직접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천 및 폭염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장소와 프로그램이 일부 조정될 수 있으며, 변경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5-14

유치원생 달리기부터 줄다리기까지... 울릉 북면 면민체육대회 ‘대성황’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신비의 섬’ 울릉군 북면에서 지역 주민들의 끈끈한 정을 다지는 화합의 장이 활짝 열렸다. 1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릉군 북면 천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제30회 북면 면민 체육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체육대회는 전체 면 인구 1,300여 명 가운데 무려 800여 명이 참석해 면 단위 행사로는 대성황을 이뤘다. 화창한 봄날을 맞아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가 한자리에 모여 마을의 명예를 걸고 기량을 겨뤘다. 경기는 동부, 서부, 현포, 평추리(평리·추산·나리), 본석죽(본천부·석포·죽암) 등 5개 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천부초 병설 유치원생들의 앙증맞은 달리기를 시작으로 중량 운반, 한마음 달리기, 단체 줄넘기, 줄다리기 등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목들이 이어져 행사장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열띤 응원전으로 가득 찼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행사장을 찾아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남 건 울릉군수 권한대행과 이상식 울릉군의회 의장, 남진복 경북도의원 및 각급 기관단체장이 자리를 빛냈다. 여야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바빴다. 국민의힘은 김병수 울릉군수 후보를 필두로 정윤태 도의원 후보, 김영범·박기호·최병호·홍성근 군의원 후보가 체육대회장 입구에서 ‘원팀(One-Team)’으로 늘어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결속력을 과시했다. 이에 질세라 민생 행보 차 울릉도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당 지도부와 정성환 울릉군수 후보, 홍영표 군의원 후보와 함께 행사장을 방문해 면민들과 만남을 가졌다. 한편, 행사가 열린 북면 일대는 성인봉을 주축으로 미륵봉, 초봉, 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울릉도의 대표적인 청정 지역이다. 나리분지의 원시 생태 경관과 해안가 일주도로를 따라 펼쳐진 삼선암, 공암 등 기암괴석이 해양 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또한 여름철 다른 지역에 비해 서늘한 기후와 더불어 너와집, 투막집, 현포동 고분군 등 문화 유적과 울릉국화·섬백리향 군락지 등이 산재해 있어, 체육대회를 찾은 이들에게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박일권 북면 체육회장은 “농어업으로 바쁜 생업 중에도 면민 체육대회에 한마음 한뜻으로 참여해주신 800여 주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앞으로도 북면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처럼 면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우리 지역이 울릉도 발전을 이끄는 화합의 1번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5-14

“APEC 이어 PATA까지”…경북, 글로벌 관광 허브 입지 강화

경상북도가 2025 APEC 정상회의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최대 관광기구인 PATA 연차총회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제 관광·마이스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경주와 포항을 연계한 PATA 최초의 ‘듀얼 시티’ 운영은 역사문화와 첨단산업 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으며 지역 주민과 관광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 포항시, 경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주관한 ‘2026 PATA 연차총회’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포항과 경주 일원에서 열렸다. 이번 총회에는 세계 35개국 관광 관계자와 업계 리더 등 550여 명이 참석해 ‘회복력 있는 미래를 향한 여정(Navigating Towards a Resilient Future)’을 주제로 아시아·태평양 관광산업의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PATA 창립 75년 역사상 처음으로 ‘듀얼 시티(Dual-City)’ 방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첨단 산업과 해양 관광도시인 포항, 역사문화관광 도시인 경주를 하나의 국제행사로 연결해 경북 관광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다. 포항에서는 청년 심포지엄과 산업 라운드테이블이 열려 미래 관광산업과 마이스 인프라 발전 방향을 논의했으며, 2027년 개관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의 국제 경쟁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어 경주에서는 UN Tourism(세계관광기구), WTTC(세계여행관광협의회) 등 글로벌 관광기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 관광과 디지털 마이스, 문화유산 관광 등을 주제로 본회의가 진행됐다. 경주 보문관광단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강모(68)씨는 “외국인 관광객과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하면서 지역 분위기가 활기를 되찾는 느낌이었다”며 “국제행사가 꾸준히 열리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포항 시민 김모(52) 씨도 “포항이 산업도시 이미지를 넘어 국제회의와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행사였다”며 “POEX 개관 이후 더 많은 국제행사가 유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는 1979년 보문관광단지 개장 당시 열렸던 PATA 워크숍 이후 47년 만에 다시 경주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와 PATA는 육부촌 앞 물레방아광장에서 ‘PATA 기념 작은 정원’ 제막식을 열고 반세기 가까운 인연을 기념했다. 또 한국인 최초로 오창희 세방여행 회장이 PATA 신임 의장에 선출되며 한국 관광산업의 국제적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행사 기간 진행된 한복 패션쇼와 국악·현대무용 협업 공연, 한글·한식·한복 체험관 등 K-콘텐츠 프로그램도 해외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한국 문화관광의 경쟁력을 알렸다. 김남일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이번 총회는 경북이 글로벌 관광 네트워크 중심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며 “앞으로도 국제회의와 관광 인프라를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6-05-14

영주 황준량 종가 고문서, 경북도 유형문화유산 지정 ‘기탁’이 일궈낸 결실

경북 영주시는 14일 시청 제2회의실에서 영주 황준량 종가 소장 고문서의 경상북도 유형문화유산 지정서 전달식을 열었다. 이번 지정은 문중이 소중히 간직해온 가보를 공공의 영역으로 기탁해 일궈낸 보존과 가치 계승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달식에는 엄태현 영주시장 권한대행과 평해황씨 금계종가 황재천 종손, 황완섭 문중회장, 황영회 욱양서원 도감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역 문화유산 지정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나눴다. 이번에 지정된 고문서는 조선 중기 풍기를 대표하는 학자이자 애민 행정의 귀감인 금계 황준량(1512~1563)과 관련된 8점의 기록물이다. 유산은 황준량의 문과 급제를 증명하는 홍패(1540년)를 비롯해 친필 유묵인 금계유묵, 스승 퇴계 이황이 제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직접 쓴 친필 제문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임진왜란 이전 제작된 문서들은 학술적 가치와 희소성이 매우 높다. 이번 문화유산 지정 뒤에는 문중 후손들의 숭고한 결단이 있었다. 수백 년간 가문에서 소중히 관리해온 보물을 지난 2010년 소수박물관에 기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개별 보관 시 발생할 수 있는 훼손과 도난의 위험을 방지하고 전문가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유물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했던 후손들의 깊은 뜻이 오늘날 유형문화유산 지정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영주시는 문중의 이러한 결단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기탁된 유물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영구히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는 개인 소장 유물이 박물관 기탁을 통해 어떻게 지역 사회의 공유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엄태현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소중한 가문의 보물을 선뜻 기탁해 주신 문중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황준량 선생의 선비 정신과 애민 사상이 담긴 이 고문서들이 미래 세대에게 오롯이 전승될 수 있도록 보존과 활용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