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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시마 유키오의 다면적 내면세계·시대적 맥락 동시 조망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평전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교양인)이 출간됐다. 미시마 유키오는 단순한 작가를 넘어선 사상가로, 탐미적이고 외설적인 경지를 넘어선 인물이다. 그의 삶과 사상은 복잡한 다면체로 비유되며, 이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적 인간 시리즈’의 제16권으로 출간된 이 평전은 근대적 주체성을 삶의 형식 안에서 극대치로 전개한 인물을 재발견하는 작업이다. 미시마 유키오는 1925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병약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러한 배경은 그의 몽상과 상상력의 원천이 됐고, 12세부터 시 창작에 몰두하며 문학적 재능을 드러냈다. 1941년 단편소설 ‘꽃이 한창인 숲’으로 문단에 데뷔한 그는 전쟁과 패전의 시기에 활동하며 죽음, 몰락, 허무 등의 주제를 천착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자전적 고백을 담은 ‘가면의 고백’(1949), 교토 금각사 방화 사건을 소재로 한 ‘금각사’(1956) 등이 있다. 1950~60년대에는 소설, 희곡, 비평뿐만 아니라 영화, 연극, 사진 작업에도 참여하며 대중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보디빌딩과 검도를 통해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수련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정치적 발언과 행동을 시작한 미시마는 자위대 체험 입대를 통해 민간 방위 조직을 구상하고, ‘방패회’를 결성해 헌법 개정과 천황제 수호를 주장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네 권으로 구성된 대작 ‘풍요의 바다’로, 시대의 허무를 주제로 삼았다. 1970년, 그는 작품을 출판사에 넘기고 자위대 총감부를 점거한 후 할복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과 논쟁을 남겼다. 이 평전은 미시마 유키오 연구 1인자인 문학평론가 이노우에 다카시가 집필했으며, 방대한 1차 자료와 새로 발굴한 자료를 철저히 고증해 미시마의 생애를 객관적 사실과 심리적 분석 위에 재구성했다. 2021년 제72회 요미우리문학상 수상작으로 미시마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내면 세계와 시대적 맥락을 동시에 조망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5

“낮은 곳에 임하신 예수의 뜻 잇는다"··· 포항제일교회, 34년째 성탄 나눔 행사

“마구간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는 소외된 이들의 희망이었습니다. 그 뜻을 실천하듯 포항제일교회 청소년들은 성탄절마다 이웃 사랑으로 온기를 전해왔습니다.” 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박영호)는 지난 24일 교회 내 만나홀에서 ‘2025 마구간 자선모금행사’를 열고 지역 내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했다. 올해로 3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의 주도적 사회 참며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의미를 더했다. 행사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저소득 가정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1990년 첫 시작 당시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된 이 행사는 현재까지 청소년들이 기획부터 실행까지 주도하는 사회적 실천의 장으로 발전했다. 올해도 교회학교 청소년2부(고1~3학년) 30여 명이 참여해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김밥·어묵·떡볶이·붕어빵 등을 판매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시태기 교회학교 교육부 청소년2부장은 “교역자나 어른들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기획부터 실행까지 도맡았다는 점이 특별하다”며 “학업 틈틈이 준비하며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작은 실천이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험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 말했다. 하성준(고등학교 3학년) 군은 “선배들이 이어온 전통을 우리가 직접 계승한다는 것만으로도 뜻깊었다”며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린 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고 모은 수익금이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장을 찾은 교인들은 다채로운 먹거리를 즐기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겼다. 박영호 담임목사는 “청소년들이 서로 협력하며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앞으로도 낮은 자리에서 이웃을 섬기는 포항제일교회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5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착공식 29일 열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9일 오후 3시 포항시 북구 환호동 347에 위치한 환호공원 중앙광장에서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착공식을 개최한다. 총사업비 34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5881.12㎡ ,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는 제2관은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이 위치한 환호공원 부지 내에 들어서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2관은 전시실 2개와 수장고, 아카이브실을 비롯해 시민들의 참여형 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교육공간과 세미나실 등이 마련된다. 또한 외부에는 자연 속 휴식을 위한 다양한 쉼터가 조성돼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시민과 소통하는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기존 제1관은 지역의 대표 자원인 철 기반 작품을 지속적으로 수집·연구하며 타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하는 ‘볼거리’ 중심의 미술관으로 운영된다. 반면 제2관은 동시대 다양한 이슈를 다체학적으로 접근하는 ‘체험형’ 미술관을 지향하며, 관람객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환호공원과 조화를 이루며,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디지털 기반 융·복합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미래형 복합문화공간을 구축해 포항시의 문화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4

국내 최대 규모 음악제 서울 ‘2026 교향악축제’ 참가···포항시향 위상 높일 것"

포항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차웅)이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제로 불리는 서울 예술의전당 ‘2026 교향악축제’에 참가한다. 매년 전국 18~20개 유수의 교향악단을 초청해온 교향악축제는 내년 4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8회째 행사로 열린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2006, 2011년, 2021년에 이어 네 번째 참가이자 5년 만의 무대에서 뛰어난 음악적 역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 사장조’와 함께 막스 로스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이 협연하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라장조’로 구성된다.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은 체코 국민주의 음악의 대표작으로, 낭만주의 시대 드보르작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널리 사랑받는 작품이다. 1889년 보헤미아 지방에서 작곡돼 이듬해 프라하에서 드보르작 자신의 지휘로 초연된 이 곡은 체코의 전원적 풍경과 민속적 선율을 명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담아냈다. 특히 자유로운 형식미와 풍부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며,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헌정됐다. 영국에서 출판되며 “영국 교향곡”이라는 별칭이 붙었으나, 드보르작의 민족적 색채가 가장 강렬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활기찬 리듬과 보헤미안 민속음악의 조화, 1악장의 경쾌한 서주와 3악장의 우아한 왈츠가 특징이다. 차웅 지휘자의 역동적인 해석으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은 파가니니의 ‘협주곡 1번’을 통해 기술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로 무대를 빛낼 계획이다. 차웅 예술감독은 “오랜만의 교향악축제 참가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성장을 증명하고, 포항시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관객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3

한국인 “민주주의 성숙을 경제성장보다 더 희망”

우리나라 국민은 ‘민주주의 성숙’을 경제 성장 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이 희망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31.9%)’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28.2%)’를 앞질렀다. 과거 조사에서는 ‘경제적 부유함’이 1위를 차지했었다.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높다’고 평가한 국민은 46.9%로 ‘낮다(21.8%)’는 응답 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조사는 문체부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13∼79세 국민 6180명과 국내 거주 외국인 1020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의 43.7%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응답했으며, ‘중산층 보다 높다’는 응답은 16.8%로 나타나 전체의 60.5%가 ‘중산층 이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18.1%p 증가한 수치다. 반면 ‘행복도(65.0% → 51.9%)’와 ‘삶의 만족도(63.1% → 52.9%)’에 대한 인식은 모두 하락했다. 집단간 갈등 인식에서는 82.7%가 ‘진보와 보수’ 갈등을 가장 크게 인식했으며, 이어 ‘기업가와 근로자(76.3%)’, ‘부유층과 서민층(74%)’ 갈등이 크다고 답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은 69%로 2022년(57.4%)대비 11.6%p 상승했으며, 남성과 여성 갈등도 61.1%로 10.7%p 증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3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작가연합회' 회장에 이진희 작가 연임

포항 지역의 문화예술 창작지구 ‘꿈틀로’를 이끄는 제7대 회장으로 이진희(49) 와이어공예작가가 선출됐다. 꿈틀로작가연합회는 최근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23명의 회원 투표를 통해 이진희 작가를 연임시켰다. 이로써 이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진희 회장은 “예술가와 지역민이 함께 호흡하는 꿈틀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꿈틀로 298 놀장 아트마켓' 을 일상화하기 위해 자체 운영 공방에서 상시로 진행되는 원데이 클래스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개설하고, 꿈틀로 작가들의 작품을 개별적으로 브랜딩화한 아트상품을 개발· 제작하며, 포항 철강산업관리공단 근로자를 대상으로 호동문화관에서 연간 실습형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사업의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을 우선시하겠다”며 회원들의 창작 열정과 지역사회의 협력을 결합해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계명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한국와이어공예협회 공모전 최우수작품상, 2016년 제11회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최우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한 중견 예술인이다. 개인전 4회, 단체전 30회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꿈틀로의 예술적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회원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현실을 고려해 “시와 시의회, 기업의 협력으로 문화예술창작지구의 자생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꿈틀로는 2016년 포항시의 문화도시 조성사업 일환으로 북구 중앙로 298번길 일대에 조성된 공간이다. 회화·공예·음악·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예술인 31명이 입주해 활동 중이며, 2021년에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해 체계적인 운영을 강화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3

박수철 화가 첫 산문집 ‘오늘도 나는 이젤 앞에서 서성입니다’ 출간

포항 출신의 독학 화가 박수철(75)의 첫 산문집 ‘오늘도 나는 이젤 앞에서 서성입니다’가 출간됐다. 포항지역 출판사인 도서출판 득수가 펴낸 이 책은 박 작가가 1969년부터 2022년까지 55년간 써 내려간 일기와 편지를 엮은 기록으로, 평생 붓을 놓지 못한 채 작업실에 머물렀던 한 예술가의 내밀한 삶의 여정을 담았다. 1950년 포항에서 태어난 박수철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했다. 생계를 위해 낮에는 직장에 다녔고, 밤에는 캔버스를 마주했던 그는 “작업실은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지만, 스스로를 예술가라 칭하기엔 늘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산문집은 성공담이 아닌 실패와 회의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은 ‘투쟁적 창작기’다. “그림은 내게 구원도, 영광도 아니었다. 다만 숨 쉬듯 멈출 수 없는 것이었다”는 그의 문장은 예술가의 숙명을 넘어 인간적 고뇌를 드러낸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며, 각 부마다 상징적인 색상을 배치해 작가의 내면을 시각화했다. 1부 ‘엘로우 오커(Yellow Ochre)’는 1969년부터 1995년까지의 청년기 가난과 무명의 시절을 기록한 초창기의 모습이다. 2부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는 1996년부터 2012년까지 지역 예술계와의 교류 속에서 모색한 정체성을 담았다. 3부 ‘크림슨 레이크(Crimson Lake)’는2013년부터 2022년까지 노년의 열정과 회한이 교차하는 시기를 표현했다. 4부 ‘에메랄드 그린(Emerald Green)’은 1977년부터 2018년까지 40년간의 스케치 원본을 수록해 미완의 순간들까지 포착했다. 특히 4부의 스케치는 완성작 이전에 드러나는 흔들림과 망설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출판사는 책 말미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독자가 박수철의 주요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박수철은 “이 작업실에서 나는 또 하나의 정물”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그림 그리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세월 앞에 놓인 객체로서의 고백은 예술가의 신비화를 거부한다. ‘캔버스 앞의 나는 고독했지만, 그 고독이 나를 살렸다’는 문장처럼, 책은 예술적 성취보다 삶을 버텨내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전한다. 박수철은 2005년 포항문화예술회관 기획 초대전을 시작으로 2025년 포항시립미술관의 원로작가전 ‘박수철, 오래된 꿈’까지 10여 회의 개인·단체전에 참여했다. 특히 2024년 ‘정물 풍경’ 전과 2023년 ‘The cross 40전’은 그의 독특한 ‘정물적 풍경’ 미학을 집약한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김강 도서출판 득수 대표는 “박수철 화백의 작품과 기록에는 붓을 놓지 않으려는 집념, 삶의 고뇌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몸부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이 책이 ‘예술가의 신앙’이 아닌, 끊임없이 고민했던 ‘예술가의 흔적’으로 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2

‘권리’ 너머의 인권, 성리학에서 길을 찾다

동양사상의 핵심인 성리학을 현대 인권 담론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문제작이 출간됐다. 채형복(현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신간 ‘금동이의 술은 백성의 피―성리학과 인권’(학이사)은 유학을 과거의 도덕 교본이 아닌, 오늘날 인권의 철학적 토대로 다시 불러내는 학문적 시도로 평가 된다. 저자는 근대 이후 인권이 서양 정치철학을 기반으로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내면적 존엄과 윤리적 성찰이 소홀해졌다고 진단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성리학이 강조해 온 인(仁)·의(義)·성(性)·리(理)의 개념을 통해 ‘권리 중심 인권론’을 넘어선 ‘도덕적 인권론’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성리학이 말하는 인간은 외부 제도에 의해 존엄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본성 안에 이미 선(善)을 지향하는 도덕적 주체라는 점에서 근대 인권사상의 선언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희의 ‘성은 곧 리’라는 명제는 인간의 존엄을 제도 이전의 철학적 토대 위에 놓는다. 성리학적 자율은 개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서구적 개인주의와 달리, 타자(他者)와의 조화 속에서 자신을 완성하는 관계적 자율이다. 저자는 이를 ‘공동체적 인간주의’로 규정하며, 인권을 타인의 권리를 인정하고 배려할 수 있는 윤리적 능력으로 확장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조선후기 고전소설을 분석 텍스트로 적극 활용한 점이다. ‘홍길동전’, ‘흥부전’, ‘춘향전’ 등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을 통해 성리학이 지배하던 사회의 모순과 인간 군상(群像)을 읽어내고, 이를 현대 인권의 문제의식과 연결한다. 이는 성리학을 추상적 이념이 아닌 살아 있는 삶의 철학으로 되살리는 방법론적 성과로 평가된다. 저자는 본문에서 “위계 질서와 남성 중심성 등 성리학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도, 그 내부에서 인간의 도덕적 자율과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인권의 위기가 제도의 부족이 아니라 공감과 연민의 결핍에서 비롯된다는 저자의 문제 제기는 오늘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전통의 언어로 인권의 미래를 다시 묻는 이 책은 동양 인문정신의 현대적 의미를 새롭게 환기(換氣)시키는 문화적 성과로 읽힌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22

포항 원로 문인화가 이형수, 문자· 까치 호랑이 그림전

포항의 원로 문인화가 이형수 화백의 초대전 ‘세화(歲畫)·문자(文字) 까치호랑이 그림전’이 오는 2026년 1월 31일까지 포항 갤러리 상생(포항시 남구 송도로 71)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통 민화의 상징인 까치와 호랑이를 소재로 새해 길상의 기운과 함께 액막이의 세화적 기운도 함께 느껴지게 하는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며, 내면의 성찰을 선사할 예정이다. 호랑이의 용맹함과 까치의 친근함이 조화를 이루며 느림과 순수함의 가치를 역설하는 그의 작품은 기술과 인간성의 경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형수 화백은 2010년 독일 베를린 스판다우 문화의 집에서 ‘까치는 호랑이의 외로움을 안다’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그는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고, 호랑이는 액운을 막는 존재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둘 다 고독한 존재”라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친구 관계로 재해석했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기에 문자를 결합한 ‘문자 호작도’를 새롭게 선보인다. 작품 속 까치와 호랑이는 위압적이기보다 천진난만하게 어우러지며, 화면에는 ‘도·선·공·허·죄·좌망·여명’과 같은 철학적 단어들이 더해져 인공지능(AI) 시대의 성찰을 담았다. 이 화백은 “AI가 인간의 마음을 모방해도 진정한 감성은 흉내 낼 수 없다”며 “먹빛의 깊이와 순수한 감성이 더욱 소중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952년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 태어난 이형수 화백은 어린 시절 사라호 태풍으로 범람하는 강물을 목격하며 자연의 위력을 체감했다. 16세에 매화 그림을 계기로 북종화 대가 김은호 화백(1892~1979)과 인연을 맺었고, 뒤늦게 동국대를 졸업하며 본격적인 화업의 길을 걸었다. 그는 ‘필묵의 즐거움’(2007)부터 ‘죽도시장, 여명의 사람들’(2021)까지 총 6회의 개인전과 5회의 초대전을 통해 서정적인 수묵화와 일상의 풍경을 담아왔다. 정신과 의사 사공정규,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아동문학가 김종완의 글에 그림을 협업하기도 했다. (사)한국서가협회 본회 수석 부이사장과 초대 경북지회장을 지냈다. 최근에는 ‘지관(止觀)’이라는 호를 사용하며, 포항 지역 소재와 문자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1

한글 서예 아름다움 전파···대구서 ‘수연회’ 창립 기념전

대구에서 한글 서예의 아름다움을 연구하고 전파할 새로운 단체가 창립됐다. 한글서예연구회 ‘수연회’가 최근 대구에서 창립 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으며, 이를 기념하는 첫 전시회가 오는 27일까지 카페행담(대구시 달서구 새동네로 99-1)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글 서예의 전통 계승과 현대적 재해석을 목표로 하는 예술인들의 모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연회는 대구가톨릭대 교수이자 대구한글서예협회장인 최민경 작가의 문하생 20여 명으로 구성된 한글서예가들로 이뤄졌다. 최민경 작가는 서울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2000년 대구에 정착하며 지역 서예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계명대에서 미술학 석사, 대구가톨릭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제38회 경북서예문인화대전 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 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한 중진 서예가다. 9회의 개인전과 1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는 20년간 지역 평생교육원에서 제자를 양성했고, 제자들은 국내외 서예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전 초대작가 등의 성과를 거뒀다. 수연회 설립은 최 작가의 교육 철학과 제자들의 뜻이 결합된 결실이다. 창립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권기련 회장은 “한글은 K-문화의 뿌리”라며 “회원들의 역량을 모아 수연회가 한국 한글 서예의 대표적인 연구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연회는 정기 전시, 학술 연구 활동, 지역사회 연계 프로젝트를 통해 한글 서예의 대중화와 학문적 심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전시장은 최민경 작가의 대표작을 비롯해 회원들의 한글 서예, 캘리그라피, 양초 공예 작품 등 다채로운 작품으로 채워졌다. 특히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소품들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며, 판매 수익금 전액은 대구 달서구청 이웃사랑 나눔 성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최민경 작가는 “후배들과 함께하는 첫걸음이라 뜻깊다”며 “전통 서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1

경북여성정책개발원, 2025년 성과보고회 개최···종합청렴도 2등급 달성

경북도 산하 여성정책 연구 기관인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지난 19일 경북여성가족플라자 다목적홀에서 ‘2025년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에는 경북도와 도의회 관계자, 유관기관 종사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2025년 연구 및 사업 추진 성과를 공유했다. 행사는 연구결과 발표 및 토론, 일·생활균형 및 여성일자리 우수기관·사례 시상, 성과 포스터 전시, 부서별 홍보 부스 운영 순으로 진행됐다. 본 행사에 앞서 여성친화도시 사업성과 공유 간담회, 성별영향평가센터 추진성과 점검, 일·생활균형지원센터 우수기업 사례 발표 등이 동시에 열렸다. 특히 성과포럼에서는 김혜경 선임연구위원이 경북형 틈새 돌봄의 현황 진단과 서비스 품질 향상 방안을 발표했고, 손제희 연구위원이 청년여성 창업기업의 생존율 제고를 위한 정책 지원 전략을 제시했다. 발표 이후에는 김수연 연구부장을 좌장으로 충북 양성평등가족정책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육아정책연구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관련 분야 전문가 6명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일·삶·쉼 경북여성 어워즈’에서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 구미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일·생활균형 우수기업 2개 기관, 여성일자리사업 우수기관 4개 기관과 교육생 우수사례 5명, 경북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우수기관 8개 기관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각 부서의 연구·사업 결과 포스터와 홍보 부스를 둘러보며 기관의 연간 활동을 직접 확인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금숙 원장은 “올해 성과보고회는 여성·가족정책 연구뿐 아니라 여성일자리, 아동돌봄, 일·생활균형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는 저출생 대응 선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정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일·삶·돌봄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구현을 위해 연구와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최근 열린 ‘2025년 경상북도 산하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종합청렴도 2등급을 획득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 평가는 경북도 산하 23개 출자출연·보조기관을 대상으로 청렴 수준과 부패 유발 요인을 분석해 취약 분야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매년 실시된다. 이번 평가에서 개발원은 청렴 체감도 및 노력도 향상을 위한 신규 시책을 다수 발굴·추진해 전년 대비 1등급 상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1997년 12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설립된 여성정책 연구기관으로, 정책 연구와 여성일자리 지원 등을 통해 여성·가족 친화적 고용환경 조성에 기여해 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0

[EBS 세계의 명화] ‘에어 포스 원’... 하늘 위의 백악관, 대통령이 액션 히어로

EBS ‘세계의 명화’가 20일 밤 10시 45분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주는 영화 ‘에어 포스 원’을 방송한다. 1997년 개봉작인 이 영화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라는 공간을 무대로, 대통령이 직접 테러리스트와 맞서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미국 대통령 제임스 마샬(해리슨 포드)이 국제무대에서 독재와 테러리즘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연설을 한 직후, 귀국길에 오르며 시작된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은 러시아 기자로 위장한 테러리스트 발레라(게리 올드먼)가 이끄는 일당에게 공중 납치되고, 그들의 목적은 억류 중인 독재자 라덱 장군의 석방이다. 많은 생명이 걸린 협박 앞에서 미(美)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다. 결국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인물은 대통령 자신뿐. ‘에어 포스 원’은 대통령이 영웅으로 직접 액션에 나선다는 전형적인 미국식 영웅주의를 전면에 내세운다. 가족까지 인질로 잡힌 극한 상황에서도 테러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결단은 다소 과장돼 보이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액션은 확실한 오락적 쾌감을 선사한다. 평단 역시 완성도 높은 연출과 탄탄한 장르적 재미를 강점으로 꼽았다. 영화에는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군림(君臨)하던 1990년대 미국의 시대 분위기도 짙게 배 있다. 구(舊) 소련·러시아계 테러리스트, 미군 전투기와 러시아제 전투기의 대비, 수동적으로 묘사되는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은 당시 미국 중심의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연출은 ‘특전 유보트’로 명성을 얻은 볼프강 페테르젠 감독이 맡았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를 밀폐된 전장으로 설정해 ‘다이 하드’식 액션과 ‘스피드’를 연상케 하는 추락 위기의 서스펜스를 능숙하게 결합한다. 해리슨 포드와 게리 올드먼의 팽팽한 대결은 영화의 긴장감을 끝까지 끌고 간다.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향상과 편집상 후보에 오르며 기술적 완성도도 인정받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20

“웃음의 선순환” 국민연극 ‘라이어3탄-튀어’ 대구 무대 오른다

28년째 웃음을 멈추지 않는 국민연극 ‘라이어’가 또다시 대구 관객을 찾는다. 누적 관객 650만 명, 국내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흥행 신화가 올겨울 봉산문화회관 무대에서 이어진다. 대구 고도예술기획은 국민연극 ‘라이어3탄-튀어’를 내년 1월 18일까지 봉산문화회관(가온홀)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1997년 초연 이후 매년 대구에서 장기 공연으로 선보여온 ‘라이어’는 평균 객석 점유율 70~80%대를 유지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라이어’는 영국 극작가 레이 쿠니(Ray Cooney)의 대표작 ‘Run for Your Wife’를 원작으로 하며, 현재도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그러나 28년째 단일 국가에서 연속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 최장기 공연 타이틀을 보유한 ‘라이어’는 누적 공연 4만5000회, 누적 관객 65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연극사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공연계 불황 속에서도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로는 재치 있는 대사, 숨 돌릴 틈 없는 전개, 예측 불가한 상황 설정 등이 꼽힌다. 배우들은 위기가 고조될수록 폭발적 에너지를 선보이며 관객에게 카타르시스와 유쾌함을 전한다. 이 같은 웃음 에너지는 관객의 입소문을 통해 확산되며 긍정적 순환 구조를 만든다. 작품성에 기반한 웃음이 전파력을 갖게 되면서 더 많은 관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라이어’ 흥행의 동력이라는 평가다. 고도예술기획 김종성 대표는 “대형 공연의 티켓 가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유지해왔다”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국민연극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일 오후 7시30분 / 토 오후 4시, 7시 / 일 오후 3시 / 12월25일 오후 2시, 5시 (1월1일, 매주월요일 공연 쉼). 전석 5만원.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19

크리스마스 이브를 수놓는 대구콘서트하우스 특별연주회 ‘크리스마스 에브리데이’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연말을 맞아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특별연주회 ‘크리스마스 에브리데이’를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설렘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연장 전체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 관객들이 입장하는 순간부터 따뜻한 연말을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공연은 DCH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시작되며,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 서곡을 시작으로 스비리도프의 ‘눈보라 중 왈츠’, 시벨리우스의 ‘축제풍의 안단테’, 발트토이펠의 ‘스케이터즈 왈츠’ 등 겨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연주된다. 이어서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이 협연하는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과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가 이어져 깊은 서정성과 화려한 기교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소프라노 강혜정이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띵크 오브 미’,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 오페레타 ‘말괄량이 마리에타’ 중 ‘이탈리안 스트릿 송’ 등을 노래하며 공연의 다채로움을 더할 예정이다. 공연의 대미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중 3악장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크리스마스 캐럴 모음곡’으로 장식된다. 이번 공연을 이끄는 지휘자 정주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과 동대학원에서 지휘를 전공하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실력파 지휘자다. 그는 수원시향, 제주교향악단, 일본 센다이 교향악단 등을 지휘하며 오페라와 현대음악에서도 뛰어난 해석 능력을 발휘해왔다. 귀국 후 과천시향과 수원시향의 부지휘자를 역임하며 다양한 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했고, 현재 국립 안동대학교 인문예술대학 음악과 교수이자 원주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강혜정은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 석사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전학년 장학생으로 졸업한 후, 뉴욕타임즈로부터 “달콤하고 유연한 소프라노”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녀는 다수의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출연하며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바이올린 협연을 맡은 임동민은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위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윤이상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와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수학했다. 그는 다양한 무대에서 음악적 깊이를 보여주며, 독일연방음악장학재단의 후원을 받아 마테오 고프릴러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DCH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솔리스트와 실내악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감동과 아름다운 겨울의 울림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문화복지 증진을 위해 남산복지재단 소속의 성인 발달장애인 연주자들도 일부 참여해 공연의 의미를 더한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관람객 여러분이 공연장을 찾는 순간부터 따뜻한 위로와 설렘을 느끼실 수 있도록 정성껏 공연을 준비했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 서로에게 따뜻한 시간을 선물하는 뜻깊은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9

구룡포 복합문화공간 ‘피어라몰’ 팝업스토어 등 사전 공개 행사 개최

포항시가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 중인 구룡포 복합문화공간 피어라몰(Pier-ra mall)이 정식 개관에 앞서 시범운영을 위해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전 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구룡포 아라예술촌 일원에서 ‘피어라몰 프리뷰 데이(Pier-ra mall Preview Day)’를 열고, 피어라몰 입주기업 5개소가 참여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할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피어라몰에 입주 예정인 로컬 기업들이 참여해 각 브랜드의 시제품 전시와 상품 소개, 브랜드 스토리 홍보를 진행한다. 방문객들은 피어라몰 공간을 미리 둘러보는 동시에 향후 공간을 채울 로컬 브랜드와 콘텐츠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행사 당일 피어라몰은 임시 개방되며, 인근에 조성 중인 마을호텔 3개소와 연계하는 스탬프 투어를 통해 구룡포 마을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현장에서는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오후 3시부터는 경서예지, 어쿠스틱 콜라보, 아트플랫폼 한터울이 참여하는 공연 프로그램이 진행돼, 공간 체험과 팝업스토어 운영에 문화적 즐거움을 더해줄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피어라몰은 단순한 창업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와 관광을 융합하는 구룡포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 관광산업이 로컬 비즈니스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어라몰은 지역 관광 자원과 로컬 비즈니스를 연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향후 입주기업과 지역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구룡포 관광 활성화와 지역 콘텐츠 확산을 도모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8

내년 트럼프는?···'2026 세계대전망’

영국의 국제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창간 40주년을 맞아 기획한 ‘2026 세계대전망’ 한국어판(한국경제신문)이 출간됐다. 전 세계 25개 언어로 동시 발간된 이번 특별판은 2026년 국제 정치·경제·비즈니스·금융·과학·문화 분야의 핵심 이슈를 심층 분석하며, 예측 불가능한 시대 속 ‘최적의 나침반’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혼란과 AI·기후 위기 등 복합적 도전 속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재선으로 복귀한 이후 ‘본능에 기댄 거래형 외교’를 고수하며 전통적 국제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더라도 그의 강압적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미국·중국·러시아 3국이 영향권을 나눠 갖는 ‘세력권 세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교체 역시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주목받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중국의 ‘글로벌 사우스’ 협력 강화와 첨단기술 분야 타협(틱톡·반도체 등)을 유도하며 역설적 기회를 창출하고 있지만, 동시에 무역 분쟁 심화와 공급망 재편을 초래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 최고조···‘21세기 들어 전쟁 사망자 최다 기록’ 예상 2026년은 ‘21세기 들어 전쟁 사망자 최다 기록’이 예상될 만큼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수단·미얀마의 내전은 장기화되고, 러시아와 중국은 북유럽·남중국해에서 서방의 방어 의지를 시험할 예정이다. 하마스와 일시적 휴전 상태인 이스라엘은 내부 갈등으로 ‘내부 결속’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관세 충격 vs AI 투자 붐···양극화된 리스크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새로운 무역 협정 경쟁’을 촉발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 중이다. 2026년 선진국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10%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며,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도 있다. AI 인프라 과잉 투자가 금융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한편, AI 발전이 고학력 일자리 감소와 ‘경력 사다리 붕괴’를 가속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후 위기:1.5℃ 억제 목표 좌절···새로운 해법 모색 산업화 대비 지구 온도 1.5℃ 억제 목표는 사실상 실패했지만, 탄소 배출 정점 통과와 지열 에너지 부상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각국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스포츠·문화:도핑 허용 경기 논란과 월드컵 위기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인핸스드 게임(도핑 허용 경기)’이 약물 사용의 윤리적 논란을 촉발할 전망이다. 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FIFA 월드컵은 세 나라의 정치적 갈등으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GLP-1 기반 체중감량제 확산으로 ‘오젬픽 게임’과 같은 사회적 현상도 예상된다. 트럼프 재선이 초래한 ‘예측 불가의 시대’는 2026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진은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독자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Mapping 2026’ 섹션을 통해 분쟁 예상 지역, 경제 지표, 기술 혁신 현장을 시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8

글로벌 경제 위기 ‘문명전환기’의 서막

전 세계가 부채 위기와 자산 버블 속에서 신음하는 지금,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중대한 ‘문명 전환기’가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신간 ‘슈퍼 체인지-리플혁명과 약탈경제 그리고 대공황의 닻’(도서출판 BMK)은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체제 종말과 암호화폐 리플(XRP)의 부상, 그리고 ‘모던 II’ 시대의 도래를 예견하며 글로벌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을 파헤쳤다. 저자 화이트독은 150년간 지속된 세계 금융 시스템의 약탈적 구조가 한계점에 도달했으며, 블록체인·AI·기후 변화·패권 전환이 얽힌 복합적 위기가 ‘파이널 슈퍼 체인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유동성이 빚으로 커질수록 현금 확보와 부채 축적이 생존 전략”이라며 코로나 이후 형성된 버블이 ‘슈퍼 대공황’으로 폭발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책은 리플이 단순한 암호화폐를 넘어 국제 결제망의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피도르 은행의 초기 참여, 비자의 어스포트 인수, 웨스턴유니언·머니그램과의 협업 등은 ‘감자 줄기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금융 확장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리플의 진정한 경쟁자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달러”라며, 디지털 연방준비제도 개념까지 제시하며 암호화폐·CBDC·스테이블 코인이 통합된 새로운 금융 체계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국제결제은행(BIS)을 “법적 강제력 없이 세계 금융 규칙을 통제하는 ‘보이지 않는 마피아’”로 규정하며, CBDC 규격부터 금융 실험까지 BIS 주도로 이뤄지는 현실을 비판했다. IMF와 각국 중앙은행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리플 기술과 연계되는 점도 주목할 부분으로 꼽았다. 저자는 ‘모던 I’(산업 확장기) 시대가 끝나고 ‘모던 II’(산업 수렴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I 기술의 확산, 인구 감소, 태양 활동 증가로 인한 기후 변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산과 소비 구조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솔라 플레어(태양 흑점 폭발)가 전력망과 통신 인프라를 마비시켜 ‘전기 문명의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산업 구조의 급격한 재편을 경고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 중심의 금융 패권이 약화되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가 새로운 경제 주도권을 쥘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의 정치 변화,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 부산의 초거대 물류기지화 등이 위기 속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책은 19세기부터 이어진 금융 세력의 약탈적 패턴을 집중 조명한다. 자산 버블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뒤 대중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펌앤덤클럽’ 메커니즘이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좀비 경제’(수입으로 이자도 감당 못 하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투자 수익보다 자산 보호가 우선”이라며, 개인·기업·국가 모두가 부채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슈퍼 대공황’ 시나리오에서는 달러 가치가 일시적 폭등 후 소멸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현금 확보와 불필요한 자산 정리를 권고했다. ‘슈퍼 체인지’는 리플 혁명과 달러 패권 붕괴, 산업 구조 재편 등을 통해 ‘금융·기술·기후가 동시에 변하는 시대’를 경고한다. 저자는 “과거 위기 패턴을 보면 이번 조정은 단순한 조정이 아닌 체제 전환의 서막”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복합 신경망을 해독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8

현대 세계관 이끈 10명의 혁신적 사상가 조명

독일의 철학자 미하엘 슈미트잘로몬은 저서 ‘생각의 진화’(추수밭)에서 현대 세계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10명의 혁신적 사상가를 조명한다. 그는 이들을 단순히 시대를 초월한 현자가 아닌, 당대의 문제에 맞서 사고의 전환을 이끌어낸 실천가로서의 문제 해결자로 분석한다. 책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론으로 꼽히는 ‘진화론’을 발표한 찰스 다윈,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마리 퀴리, 대륙이동설을 주장한 알프레드 베게너, 우주 속 인간의 위치를 규명한 칼 세이건 등 과학적·사상적 혁명을 이끈 인물들을 다룬다. 또한 2000년 전에 현대 세계관의 핵심을 예견한 에피쿠로스, 기존 도덕적 세계관을 의심하고 재평가한 프리드리히 니체, 사회 계급 구조를 분석한 카를 마르크스, 과학적 반증주의의 기반을 확립한 카를 포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통합해 현대 진화론의 체계를 구축한 줄리언 헉슬리 등 철학적·사상적 변혁을 주도한 이들까지 망라한다. 특히 저자는 “새로운 발견은 절대적 진리에 대한 믿음을 타파하는 순간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이들의 생애와 사상이 현재의 팬데믹, 기후 위기, 기술 혁명 등 난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슈미트잘로몬은 “과거의 천재들은 단순히 시대를 초월한 현자가 아니라, 자신의 시대에 맞선 실천적 문제 해결자였다”며 이들의 사고방식이 오늘날의 난제를 풀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8

지역 문화예술발전 성과 공유·노고 격려

포항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화합과 성과를 기리는 ‘2025 포항예술인한마당’ 공연 및 포항예술인상 시상식이 오는 19일 오후 6시 30분 포항복합문화센터 덕업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한국예총 경상북도연합회 포항지회(회장 김동은·이하 포항예총)이 주최·주관하고 포항시가 후원하는 지역 대표 예술축제로, 한 해 동안 포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들을 격려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포항예술인한마당’은 공연과 시상으로 구성된 종합예술축제로 진행된다. 1부에서는 지역 예술인들이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종합공연이 펼쳐진다. 국악, 무용, 연극, 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2부에서는 포항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이끈 예술인들에게 수여하는 ‘2025 포항예술인상’ 시상식이 진행된다. 수상자는 예술 활동 공헌도, 창작 역량,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됐으며, 시상을 통해 예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전망이다. 포항시장 표창은 사진 부문의 이규섭, 연극 분야의 윤도경, 영화 분야의 정은주, 음악 분야의 신혜령에게 수여됐다. 포항시의회의장 표창은 무용의 김다은, 국악의 박경숙, 문인의 이희정, 미술의 이영백이 수상했다. 국회의원 표창은 포항문화재단의 이소영과 포항시 문화예술과의 김희현이 받았다. 유공회원 표창은 무용의 선수현, 국악의 박은주, 문인의 윤종희, 미술의 김창수, 사진의 박성진, 연극의 성홍석, 영화의 양민호, 음악의 김슬미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행사는 포항예총 산하 9개 협회가 공동 주최하며 지역 문화예술계의 결속력을 보여준다. △대한무용협회(지부장 윤영옥) △한국국악협회(지부장 김준희) △한국문인협회(지부장 손창기) △한국미술협회(지부장 최지훈) △한국사진작가협회(지부장 황영구) △한국연극협회(지부장 이정길) △한국영화인총연합회(지부장 정다운) △한국음악협회(지부장 김이영)가 참여해 행사 기획부터 운영까지 협력했다. 김동은 포항예총 회장은 “올해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예술로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은 예술인들의 노고가 컸다”며 “송년행사를 통해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내년에도 창의적인 작품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6

디지털 시 형식 중심 실험적 시도 ‘눈길’

포항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시동인 '푸른시'(회장 김선옥)는 최근 스물네 번째 동인지 ‘푸른시 2025 제24호'를 출간했다. 이번 호는 디지털 시 형식인 ‘디카시(Dica Poetry)’를 중심으로 한 실험적 시도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회원 9명은 디카시 1편과 개인 시 8편씩 총 91편을 수록했으며, 디카시의 시각적 이미지와 간결한 언어가 조화를 이뤄 포항의 자연·도시·인간 내면을 파노라마처럼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푸른색 타이포그래피와 미니멀한 디자인의 표지는 현대적 감각을 강조하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푸른시’ 동인은 포항문인협회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인들이 지역 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활발한 창작 활동을 목표로 1999년 결성됐다. 현재 활동 회원은 손창기, 김말화, 김선옥, 김성찬, 김동헌, 조혜경, 조현명, 이주형, 오호영 9명이다. 이들은 매월 1회 합평회를 통해 창작 의지를 다지며, '시는 세상의 푸르름'이라는 슬로건 아래 공동체의 가치를 시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동인지에는 김선옥 시인의 ‘찰나를 건너온 말들의 온기’라는 발간사로 문을 열었으며, 김왕노 시인의 디카시 평론 ‘푸른시 동인이 펼치는 디카시 파노라마를 보며’ 가 수록됐다. 김왕노 시인은 짧은 문장 안에 담긴 세계와 삶의 울림을 깊이 있게 분석하며 디카시의 예술적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또한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라음’ 문학동인 10명의 작품을 초대해 지역 간 문학적 교류를 도모했다. 동인들의 신작 시 72편과 함께 임지훈 평론가의 ‘하나의 마음과 각자의 악력’ 이라는 동인시 해설도 실렸다. 해설에서는 공동체적 지향점과 개별 시인의 언어적 개성이 조화를 이루며 작품 속 정서와 확장 방향을 세심하게 조명했다. 김선옥 회장은 “‘푸른시’는 지역 문학의 경계를 넘어, 젊은 시인들과 함께 세상의 푸르름을 만들어갈 동반자를 기다린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6

라움아트 ‘작은 선물 큰 기쁨전: 온기를 the하다’

대구를 중심으로 갤러리 운영과 호텔아트페어, 대형 전시기획 등 다양한 미술 이벤트를 진행하는 라움아트(RAUM ART·대표 노애경)가 오는 21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작은 선물 큰 기쁨전: 온기를 the하다’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미술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자 기획됐으며, 대구와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작가 34명이 참여해 회화, 입체, 도자기 등 1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움아트는 그동안 ‘호텔 아트페어’(대구 그랜드호텔), ‘백화점 아트페어’(대백프라자) 등 일상 속 예술 체험을 위한 혁신적인 기획전으로 주목받아왔다. 이번 전시 역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며 작가와 소통하고, 예술의 온기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노애경 대표는 “미술 작품이 주는 작은 선물이 일상의 피로를 풀고 희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위로받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 주제는 ‘작은 선물’로,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개성으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대구 출신 금규리, 김경원, 김미진씨를 비롯해 부산, 세종, 포항 등에서 활동하는 김영미, 김영옥, 홍창룡 씨 등 총 34명이 참여한다. 이들의 작품은 다채로운 색감과 소재로 관객에게 감동과 치유의 시간을 선사할 전망이다. 특히 생활 속 친숙한 소재를 활용한 도예 작품부터 현대적 감각의 회화까지 폭넓은 장르가 어우러져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도 적합하다. 라움아트는 “예술의 대중화와 개인의 창의성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철학 아래 매년 계절별 기획전을 열고 있다. 2022년부터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호텔 아트페어를 시작으로, 2023~2025년에는 대백프라자에서 백화점 아트페어를 지속해왔다. 이외에도 부산, 경남, 울산 등 지역 아트페어와 국내외 행사에 적극 참여해 지역 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대백프라자 2층에 상설 갤러리를 운영 중이며, 신진 작가 발굴과 중견 작가의 교류 플랫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6

안동문예회관 15주년 ‘크리스마스 선물’ 공연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개관 15주년을 맞아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웅부홀에서 ‘크리스마스 선물’ 공연을 개최한다. 연말연시 관객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공연은 뮤지컬 디바 최정원, 크로스오버 그룹 레떼아모르, 실력파 가수 김소향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무대는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 뮤지컬 명곡, 팝·칸초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레떼아모르는 남성 중창의 정수를 보여주는 클래식 넘버를, 최정원은 웅장한 뮤지컬 테마를, 김소향은 감성적인 팝 발라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최정원은 ‘맘마미아’, ‘시카고’ 등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섬세한 연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아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All that jazz’(뮤지컬 ‘시카고’)와 ‘The winner takes it all’(뮤지컬 ‘맘마미아’ )를 통해 그녀의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감정 표현으로 호평받은 김소향은 ‘나는 나만의 것’(뮤지컬 ‘엘리자벳’) 을 비롯해 머라이어 캐리의 명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열창하며 공연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JTBC ‘팬텀싱어3’ 우승팀인 레떼아모르(김성식·박현수·길병민)는 명문대 출신 성악가들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그룹이다. 이들은 ‘Reality’(영화 ‘라붐’ 삽입곡), 이탈리아 칸초네 ‘Passera’, ‘La tua semplicità’ 등을 통해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독보적 음색을 선사한다. 또한 ‘Love will never end’와 ‘O holy night'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컬래버레이션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 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6

동해안 ‘동제(洞祭)’ 사라지기 전에··· 관광자원으로 재창조해야

경북 동해안의 전통 마을 동제(洞祭)·제당(祭堂) 문화를 현대적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전략적 논의가 15일 포항 포은흥해도서관에서 펼쳐진다. 포항지역학연구회(대표 이재원)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가 공동 주최하는 ‘경북의 해양 문화(마을 제당) 관광 콘텐츠를 위한 포럼’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포항·울진·영덕 등 경북 연안 202개 마을의 동제·제당 문화를 해양관광과 결합해 지역 성장동력으로 삼는 방안이 모색된다. 행사에는 문화유산 전문가와 민속학자들이 참여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 스토리텔링형 탐방로 조성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소멸 위기에 처한 전통 의례를 보존하면서 지역 공동체 수익 창출로 연결하는 지속 가능 모델에 초점이 맞춰져,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잡는 혁신적 접근법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포럼은 국가무형유산인 동해안별신굿 공연을 시작으로 박창원 동해안민속문화연구소장과 김도현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위원의 기조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두 발표자는 경북 동해안 해안마을에서 전승돼 온 동제와 제당 문화가 급속히 소멸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양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공통된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포항·울진·영덕·경주·울릉 등 202개 자연마을을 조사한 두 연구자는 “동제는 하나의 민속이 아닌 해안마을의 역사·경관·생업·공동체를 통합하는 원형 문화자원”이라며 관광산업과 연계한 활용 방안을 주장했다. 포항 동해안 97개 마을을 조사 분석한 박창원 소장은 마을마다 남아 있는 신목·당집·바위 제당을 ‘동해안 해양신앙 문화벨트’로 묶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제의 소멸 위기 속에서 원형 보존 가치가 높은 제당을 선정해 인문학 탐방로, 어촌 공동체 전시 콘텐츠, 해파랑길 연계 프로그램 등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별신굿·달집태우기·용왕제 등 의례는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지역별 제의(祭儀) 데이터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해 무형유산 보존과 관광 해설 시스템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경북 전체 해안지역의 전승 양상을 비교 분석한 김도현 위원은 동제를 ‘스토리텔링형 해양문화관광의 원형 자산’으로 평가했다. 그는 △영덕 별신굿 전승지의 ‘축제형 관광거점’화 △문무대왕 해중릉과 해신 신앙을 결합한 드래곤 서사 콘텐츠 개발 △동해안 민속신앙 탐방로 조성 △주민 참여형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소멸 위기 마을의 제의 기록을 디지털화해 교육·관광 분야에 활용하고, 관광 수익을 공동체 유지와 무형유산 복원에 재투자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을 강조했다. 두 발표자는 “동제는 사라지는 전통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해양경관을 연결하는 복합문화 플랫폼”이라며 “지자체와 관광 기관이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할 경우 동해안 해안마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데 주목했다. 마지막 패널토론에서는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가 좌장을 맡아 박창원 소장, 김도현 위원과 함께 유승훈 부산근현대역사관 학예연구관, 방지원 동해안별신굿 이수자가 참여해 지역 민속문화를 경북 해양문화 관광콘텐츠로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4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 2025년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인증 획득 및 경상북도사회복지협의회장 표창 수상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이하 개발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인정제’에서 2025년 인정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발굴·독려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개발원은 여성·가족·아동 분야 정책 연구 및 사업을 통해 경상북도 내 양성평등 실현에 기여해 왔으며, 특히 선도적 ESG 경영을 기반으로 환경(E)·사회(S)·거버넌스(G)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노력이 이번 ‘지역사회공헌인정제’ 인정 획득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날 개발원은 ‘지역사회공헌인정제’ 인정과 함께 지역 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상북도사회복지협의회장 표창을 수상했다. 하금숙 원장은 “앞으로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4

[EBS 세계의 명화] ‘뮤직 박스’…평범함 뒤에 숨은 인간의 어두운 그림자

EBS ‘세계의 명화’가 13일 밤 10시 45분 영화 ‘뮤직 박스’(Music Box, 1989)를 방영한다. 정치 스릴러의 대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인간 내면의 양면성과 기억과 진실의 무게를 정면으로 파고든다. 제시카 랭, 아민 뮐러 스탈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熱演)으로 1980년대 후반 미국 영화계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영화는 미국에 정착해 평온한 삶을 누리던 헝가리 출신 이민자 마이크가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기밀문서 공개 이후 전범(戰犯)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면서 시작된다. 극 중 마이크는 지역사회에서 신망을 얻은 ‘좋은 아버지’지만, 그가 숨겨온 과거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고통과 깊이 얽혀 있다. 그의 딸이자 변호사인 앤(제시카 랭)은 아버지의 결백을 믿고 직접 변호에 나서 원고 측 증언을 반박해내지만, 사건의 ‘어두운 실체’는 오히려 그 과정 속에서 서서히 드러난다. 고향을 찾은 그녀가 한 오래된 뮤직 박스 안에서 발견한 기록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참혹한 진실을 담고 있다. ‘뮤직 박스’는 나치 시대라는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하지만, 시대 비극 자체보다는 ‘괴물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 속에 있다’는 주제를 날카롭게 제기한다. 가족에게 헌신하고 이웃에게 칭송받던 한 남자가 동시에 누군가에게 잔혹한 가해자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진실을 외면한 채 그를 변호하는 딸 역시 피해자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제시카 랭은 사랑과 의무, 의심과 절망 사이에서 고뇌하는 앤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절제된 감정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이크 역의 아민 뮐러 스탈 또한 ‘평범함 속의 공포’를 구현해내며 작품의 긴장감을 높인다. 여기에 헝가리 전통음악과 현악 선율이 더해져 인물들의 감정 선(線)을 더욱 촘촘하게 끌어올린다. 역사의 어둠, 그 뒤에 숨은 인간의 두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뮤직 박스’. 가브라스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과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진실을 바라보는 용기와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묵직한 영화로 남는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13

‘빛과 그림자로 빚은 풍경의 거장’ 터너···국내 첫 개인전

영국을 대표하는 19세기 낭만주의 풍경화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1775~1851·윌리엄 터너)의 대규모 회고전 ‘Turner: In Light and Shade’가 경주 우양미술관 2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오는 17일부터 2026년 5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우양미술관이 영국 맨체스터 휘트워스 미술관과 공동 주최하며, 주한영국대사관의 후원으로 열리는 한국 최초의 윌리엄 터너 개인전이다. 낭만주의 풍경화의 거장인 윌리엄 터너는 ‘대기의 화가’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빛과 대기의 변화를 독창적으로 포착한 화가다. 그는 빛의 순간적 효과와 대기의 유동성을 강렬한 색채와 유연한 필치로 표현했다. 특히 그의 작품은 당시 과학자들에게도 귀중한 자료로 여겨졌는데, 한 현대 과학자는 터너가 포착한 구름의 형태와 빛의 굴절을 분석해 19세기 기상 조건을 추정하기도 했다. 전시에는 터너의 대표작인 ‘리베르스투디오룸(Liber Studiorum)’ 시리즈를 중심으로 총 86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리베르스투디오룸’은 ‘연구의 서’라는 뜻으로, 터너의 명성이 절정에 달했던 1807~1819년까지 14회에 걸쳐 출간된 풍경 판화 연작이다. 특히 휘트워스 미술관이 소장한 이 시리즈의 원본 71점이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 공개되는 이번 전시회는 특별한 기회다. 전시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섹션 1 :판화가이자 출판인으로서의 터너 리베르스투디오룸’은 ‘풍경화가 열등하게 여겨지던 시대에 터너가 메조틴트기법의 잠재력을 발견해 기획한 풍경 판화 연작이다. 그는 빌럼 판 더 펠더 2세의 작품을 통해 판화의 잠재력을 깨닫고, 왕립예술학교 교수로서 선·획·점의 변주를 통해 색채와 명암을 번역하는 방식을 연구했다. 71점 중 11점을 직접 새겼으며, 교육과 훈련 목적의 기획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판화를 여섯 범주로 체계화해 유럽 풍경을 조망하고, 여러 작가를 참고하면서 자신의 작업을 중심에 둬 풍경 예술의 가치를 강조했다. △섹션 2: 터너와 함께 한 판화가들 터너는 ‘리베르스투디오룸’ 제작에 약 열두 명의 메조틴트 판화가와 협업하며 직접 작업하거나 감독했다. 이 때문에 그의 감독 없이 제작된 사후 인쇄본은 본연의 품질과 분위기가 충실히 담겨 있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시험쇄에 남은 터너의 자필 지시는 그가 판화가들을 얼마나 면밀히 지도했는지를 보여준다. 터너는 판화가에게서 배움을 얻는 동시에 지식을 되돌려 그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했고, 긴장과 마찰 속에서도 장기간 협업을 이어가며 판화 작업을 지속했다. △섹션3:‘리베르스투디오룸’의 재구상 휘트워스 미술관의 터너 수채화 컬렉션은 런던을 제외하면 영국에서 가장 방대하다. 초창기부터 터너 작품을 집중적으로 수집한 것은 멘체스터 시민의 문화적 포부와 영국 미술의 정수를 향한 열망 때문이다. 빠른 건조와 편리한 휴대성 때문에 수채화는 빛을 포착하기 위한 최적의 매체로서 그의 예술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이번 전시는 특히 ‘리베르스투디오룸’ 판화를 휘트워스 미술관 대표 회화와 나란히 배치해 터너 예술 세계의 폭, 다양성, 매체 간의 상호작용을 새롭게 조명한다. 우양미술관은 전시 기간 동안 전시 티켓을 소지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터너의 예술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5가지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행사는 2층 연계교육프로그램 공간에서 진행된다. 우양미술관 관계자는 “휘트워스 미술관이 ‘리베르스투디오룸’ 원본을 한자리에서 공개하는 것은 100년 만의 일로서, 터너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2

미국 패권 이후 ‘중·러’가 이끄는 글로벌 사우스

내외적으로 쇠퇴하는 미국, 점차 세력을 확장해온 다극적 세계 체제가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다극화 진영 최고 저널리스트, 브라질 출신 지정학 분석가 페페 에스코바의 책 ‘다극세계가 온다’(돌베개)가 국내 번역 출간됐다. 페페 에스코바는 미국의 패권이 약화된 새로운 국제 질서가 어떻게 구축돼 왔는지, 탈패권주의적 시각으로 2020년대의 최신 역사를 분석해냈다.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 패권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중국·러시아 등이 이끄는 글로벌 사우스의 세계정세를 치열하게 탐구하며 생동감 넘치는 분석으로 명성을 쌓아 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달러 패권 이후, ‘브릭스’(BRICS)의 확장판인 브릭스 플러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국제 경제 회랑 대결, 중국·러시아·조선(북한) 협력, 팔레스타인 독립 등 우리 시대 세계정세의 가장 첨예한 문제들을 유라시아 대륙과 전 세계를 직접 누비며 보고 듣고 분석했다. 에스코바는 “미국이 군사적·경제적으로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2023년 PPP 기준으로 브릭스 5개국이 G7을 경제적으로 추월했으며, 2025년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저자는 “달러를 무기화한 미국의 정책이 오히려 탈달러 거버넌스 구축을 가속화했다”며 브릭스 국가들이 R5(런민비·루블·루피·헤알·란드)를 활용한 자체 결제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극세계의 핵심 축은 BRICS+와 SCO, 일대일로다. 이들은 정치·경제·군사·문화 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 중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중앙아시아를 경유해 유럽까지 연결되는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을 구축하며 서방의 ‘분할’ 전략에 맞서고 있다. 저자는 “중앙아시아는 다시 ‘심장지대’로 부상하고 있다”며, “파이프라인을 둘러싼 각축전이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브릭스 국가들은 자국 통화로 교역을 확대하며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1단계 전략을 추진 중이다. 2단계로는 달러를 참조하지 않는 새 가격 형성 체계, 3단계로는 금과 핵심 자원에 기반한 ‘준비통화’ 창설을 목표로 한다. 저자는 “다극세계의 경제 성장은 실물 중심 체제에 기반해 서방보다 효율적”이라며 이를 “미국이 공황 상태에 빠진 이유”라고 주장했다. 에스코바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 수탈’ 정책에 휘말려 주변국과 갈등을 키우는 것은 매국”이라며 “다극세계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그는 “한국이 집단서방과 거리를 두고 유라시아 경제권에 동참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것”이라 조언했다. 에스코바는 “미국의 재정 적자와 군사적 실패가 누적되는 지금, 다극세계의 승리는 시간문제”라며 “2030년 헤게모니의 안락사가 올 것”이라 단언했다. 프레드 짐머맨은 추천사에서 “미국 중심의 세계관이 편향을 낳는다”며 “다극세계의 논리를 직시해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코바는 “지금이라도 유라시아와 손잡고 다극세계의 흐름을 타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 패권의 붕괴는 역사적 필연이지만, 한국이 그 과도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이라는 경고다. “달러 이후의 세계, 군사적 대립이 아닌 무역을 통한 번영”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한국 사회에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