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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 오늘 오후 5시 엄수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이 미사는 로마 교황의 장례 예식 규정에 따라 진행되며, 1996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발표한 ‘주님의 양 떼’ 교황령을 준수한다. 미사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며, 대부분의 순서는 라틴어로 진행된다. 이날 장례 미사는 추기경단 단장인 이탈리아 출신의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91)이 주례하며, 전 세계 추기경과 주교, 사제들이 공동으로 집전한다. 미사에 앞서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박한 목관이 광장 야외 제단으로 운구된다. 장례 미사는 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로 시작해 기도와 성경 강독이 이어진다. 예식 중에는 ‘정의의 문을 열어 주소서’와 ‘성인들의 화려한 무리와 함께 하나님의 집으로 가리라’ 등 시편에서 나온 성가를 부른다.   레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마지막 축복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성찬 전례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예식으로 장례 미사는 마무리된다. 교황의 관은 교황의 유언에 따라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시내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운구된다. 바티칸에서 출발해 베네치아 광장과 콜로세움 등 유적지를 거치는 약 6㎞ 거리다. 바티칸 외부에 교황의 시신이 안장되는 건 1903년 선종한 레오 13세 이후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직에 오르기 전 주일 아침이면 항상 그곳에 가서 잠시 쉬곤 했다”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허용된 일반인 조문에서 교황이 안치된 목관은 바닥과 가까운 낮은 곳에 놓였다. 역대 교황들의 관은 허리 높이의 관대에 올려졌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러러보이길 거부하고 스스로 ‘낮은 자리’를 자처했다.   또한 교황은 사이프러스 나무, 납, 오크나무로 만들어진 세 겹으로 된 삼중관을 거부하고 소박한 목관 하나만을 선택했고, 묘비명에는 특별한 장식 없이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만을 새겼다.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 50명을 포함해 130여 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최대 25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식 후에는 ‘노벰디알레스’(Novemdiales)라고 불리는 9일간의 추모 기간이 이어진다. 이후 80세 미만인 135명의 추기경이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를 진행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6

코믹연극 ‘오백에 삼십’ 오픈런, 서울 대학로 JTN아트홀 공연 중

대구 산(産) 코믹연극 ‘오백에 삼십’이 오픈 런으로 서울 대학로 JTN아트홀(3관)무대에 오른다. ‘오백에 삼십’은 보증금 500만원과 월세 30만원을 의미한다. 경상도에서 서울로 올라와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허덕’, 베트남에서 왔다가 불 같은 사랑에 빠진 ‘흐엉’, 뺀질이 고시생 ‘배변’, 백치미 공주병 환자 ‘미쓰조’ 등의 인물이 등장한다. 꼬박꼬박 월세를 챙기는 주인아줌마와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는 세입자들 사이에는 끊임없는 갈등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들이 살고 있는 건물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극이 전개된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로 인해 웃음이 터지지만, 어느덧 긴장감이 드는 분위기 속에 관객은 자연스레 추리를 하게 된다. 이 연극은 매년 6~8곳의 지역을 순회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으로, 코믹하면서도 울림을 주는 이야기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돋보인다. 관객들은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날 정도로 유쾌하다”, “진짜 뭉클한 연극이었다”, “까다로운 관객도 만족시킬 만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공연시간: 월 2시30분 / 화,수,목,금 오후 2시30분, 5시 / 토 오후 12시, 2시30분, 5시,7시10분/ 일 공휴일 오후 12시, 2시30분, 5시. 상영시간: 100분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25

극우·극좌보단 중도의 사고가 유연

‘왜 어떤 사람은 보수이고, 어떤 사람은 진보인가?’라는 질문은 인간의 정치적 태도와 의사결정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주요 연구 주제였다. 그러나 정치 신경과학의 선구자 레오르 즈미그로드 박사는 신간 ‘이데올로기 브레인’(어크로스)에서 이제 왜 인간은 이데올로기적 사고에 빠지게 되는지를 탐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레오르 즈미그로드 박사는 이 책에서 우리의 정치적 신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왜 특정 사람들이 극단주의에 빠지게 되는지를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는 우리의 뇌 구조와 세포 차원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상호작용의 결과임을 밝힌다. 신경과학적 분석을 통해 극단주의를 촉발하는 주요 원인인 팬데믹, 극우 포퓰리즘, 전쟁과 자연재해 등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저자는 이데올로기가 단순한 사회적 규범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우리의 뇌에 깊이 침투해 사고의 경직성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이러한 경직성은 정치적, 종교적 극단주의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밝힌다.   또한, 극단주의가 타고나는 것인지,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인지를 탐구한다. 그는 정치와 신경과학을 결합해 이데올로기의 기원을 연구하며, 개인의 성격, 인지적 특성, 심지어 도파민 유전자가 이데올로기적 사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다. 정치적 이념에 깊이 몰입한 사람들은 현실을 왜곡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는 우리의 자유 의지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생각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정치적 이념에 집착한다 저자는 2015년 이슬람 근본주의가 확산하면서 영국 소녀들이 IS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향하는 현상을 보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을 품었다. 저자는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극단주의에 빠진 이들의 뇌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며, ‘정치신경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이데올로기는 세상을 이해하고 일관된 세계관을 유지하려는 인간의 욕구, 같은 생각을 가진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망을 강화해 뇌는 점차 사고의 경직성을 띠게 된다.   실험을 통해 이념적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새로운 정보를 수용하거나 사고를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규칙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극단주의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인지적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유연한 사고를 지닌 사람들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했다.   △극단주의는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이 책 1부 ‘우상’에서는 이데올로기를 설명하는 기존 은유를 분석하고, 정치와 신경과학을 결합해 이데올로기적 사고의 뇌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2부 ‘마음과 신화’에서는 이데올로기의 기원과 역사를 검토하며, 이데올로기에 대한 잘못된 신화를 반박한다. 또한, 이데올로기 연구의 초점을 ‘이데올로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강력한 영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부 ‘기원’에서는 모든 사람이 이데올로기에 동일하게 취약하지 않다면, 그 기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탐구한다. 이는 닭과 달걀의 문제와 유사하며, 개인의 성격과 인지적 특성이 이데올로기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경직된 이데올로기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다.   저자는 경직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뇌에서 도파민 농도가 조절되는 방식이 다른 이들과 유전적으로 다른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이데올로기에 취약한 사람들의 뇌 보상 회로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의미하며, 이념 변화는 단순한 의견 변화가 아닌 생물학적 수준에서의 변화임을 보여준다.   △어떻게 이데올로기라는 족쇄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최신 신경과학이 전하는 유연한 태도가 중요한 까닭 우리가 사는 세계는 심화하는 양극화로 인해 사람들은 서로 다른 현실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적 이념에 깊이 몰입한 사람은 중도 성향의 사람보다 현실을 왜곡해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4부 ‘결과’에서는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몸과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시각적 착시와 정치적 착시의 연관성,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뇌 영역의 차이 등을 통해 이데올로기가 두뇌 구조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5부 ‘자유’에서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경직된 사고를 유발할 수 있지만, 이는 유전적 결정론이나 자유 의지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짚는다. 결국 우리는 어떤 이념을 열정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할지 스스로 선택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저자는 “이데올로기적인 사고를 분석할 때 후성유전학에 따라 이데올로기적 경직성이 출현하는 과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는 유전자의 발현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얘기로, 삶의 경험에 따라 유전자가 발현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4

화려하고 요란한 일본 문화의 뿌리

일본에 있는 소위 3대 전통 미학이라는 개념은 헤이안 시대 귀족의 미의식 ‘모노노아와레’, 에도 시대 지배계급의 미의식 ‘와비사비’, 그리고 서민의 미의식 ‘이키’다. 신간‘도쿄 미학’(책과함께)은 그중 ‘이키’라는 미의식에 방점을 두고, 그 발현과 대중문화로서 지위를 획득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인 최태화 국립군산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일본의 3대 전통 미학 중 서민들의 미의식으로 꼽히는 ‘이키’의 기원과 변천을 조명하며, 이 미의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했는지를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이키’는 17세기 초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에도 시대에 생겨난 것이다. 이키는 17세기 초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에도(江戶) 시대에 생겨나 시대를 거치면서 변천된 일본의 미의식의 하나를 말한다. 옷차림이나 행동이 세련되고 보기 좋게 느껴진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이키는 서민들의 미의식으로 시끌벅적하고 요란하며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이키는 단정하고 차분한 분위기와 더불어 현대인이 흔히 떠올리는 일본스러운 이미지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자국 문화를 산업적으로 육성하려는 일본 정부의 전략과 맞물려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을 전후로 이키가 부활했다고 책은 진단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6년 무렵부터 ‘쿨 저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문화산업을 수출하는 데 힘을 쏟았는데 이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일본의 미학이 바로 이키라는 것이다.  ‘이키’는 오늘날의 도쿄, 즉 에도라는 대도시의 탄생 배경과 그 도시가 가진 특성과 맞물리며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이키’는 ‘이키즘’이라는 개념으로 더욱 확장된다. 20세기 도쿄에서 ‘이키즘’은 퇴색하고 지나간 유행이 되지만, 21세기 들어 ‘이키’는 재발견되면서 ‘모던 이키즘’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현대화된 미의식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키’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오늘날 첨단 도시 도쿄에서 ‘이키’는 여전히 ‘일본의 미’를 대표하는 키워드다.   일본의 미의식은 헤이안 시대부터 이어져 오는 귀족의 미의식 ‘모노노아와레’와 에도 시대 무사 계급의 미의식 ‘와비사비’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모노노아와레는 대상에 대한 공감, 애정, 배려, 연민, 동정 등의 감정을 느낄 때 얻어지는 미적 쾌감으로 정의된다. 와비사비는 단정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중시하는 미의식으로, 다도, 일본 정원, 마쓰오 바쇼의 하이카이 등을 통해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이는 센고쿠 시대부터 에도 시대에 걸쳐 형성됐다.   한편, 19세기부터 시작된 일반 서민 대중의 미의식인 ‘이키’는 에도 토박이인 ‘에돗코’에 의해 발전했다. 시골 무사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반영한 문화를 창조하고 향유했으며, 경제적 부를 축적한 조닌들은 에도의 대중문화 중심지에서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일본 정부는 자국 문화를 산업적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전후해 ‘이키’를 부활시켰다. 2016년부터 추진된 ‘쿨 저팬 프로젝트’ 과정에서 ‘이키’는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일본의 미학으로 자리 잡았다. ‘이키’는 에도라는 대도시의 탄생 배경과 그 특성 속에서 나타났으며, 19세기 에도의 유곽과 가부키 극장에서 비롯됐다. 유녀들의 미의식이 ‘이키’로 발현돼 저잣거리로 퍼지며 유행하게 됐고, 가부키 극장은 현실의 불만과 괴로움을 해소하는 공간으로서 ‘이키’와 밀접하게 연결됐다.   20세기 들어 ‘이키’는 ‘모던 이키즘’으로 부활하며, 2020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현대화된 미의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오늘날 도쿄는 전통과 현대를 융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며‘이키’는 여전히 일본의 미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4

신라마을서 만나는 전통예술… ‘일요향악:가무백희’ 공연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27일 오후 1시 30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신라마을에서 상설 야외 공연 ‘일요향악: 가무백희’를 개최한다. ‘일요향악 : 가무백희’는 전통예술 콘텐츠의 가치 확산과 야외 공연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상설 프로그램으로, 영일만을 배경으로 한 신라마을 야외 마당에서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둘째 주 일요일 오후 1시 30분에 진행하며 4월만 마지막 주 운영, 8월은 혹서기로 인해 공연이 없다. 이번 4월 공연은 ‘연희야 놀자’를 주제로 전통예술원 소리온이 출연해 ‘삼도사물놀이’, ‘사물판굿’을 비롯해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상모돌리기, 버나돌리기 등의 전통연희 체험과 출연진과 관객이 하나 돼 즐기는 ‘대동놀이’로 현장의 흥을 더할 예정이다. 5월부터는 포항시 무형문화재 이수자협회와 연계한 포항민속예술단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이와 함께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귀비고 전시관에서는 기획전시 프로그램으로 지난 2일 타계한 차계남 작가의 ‘선과 선의 우주’가 진행 중이다. 이 전시는 연오랑세오녀 설화 속 세오녀가 짠 비단으로 빛을 되살렸듯이, 모든 선을 아우르는 차계남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해 오늘날 신화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관람객은 오는 5월 25일까지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촬영지로 등장해 발길이 잦아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 이번 공연과 전시 콘텐츠가 더해져 관람객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4

대구미술관 “지속가능한 미래 모델 모색”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미술관(관장 노중기)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술관의 역할과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대구미술관은 23일 오후 2시 대구미술관 교육실에서 ‘미술관의 미래(The Future of Museums)‘를 주제로 ’2025 국제 심포지엄‘을 진행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아시아 미술관들의 실천적 사례를 중심으로, 각 미술관의 공동체 및 지역 사회와의 관계, 그리고 글로벌 관점에서의 문화 교류와 협력 등을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국내외 국공립미술관 관계자 및 일반인 40여 명이 참석하며,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통역이 제공된다. 초청 연사로는 카타르 마타프 아랍 현대미술관의 가다 엘하파르 사업 기획 담당자, 일본 모리미술관의 츠바키 레이코 큐레이터, 싱가포르 미술관의 킴 옹 소장품·공공미술·프로그램 디렉터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관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자의 경험과 관점을 공유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이정민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의 발표 ‘동시대의 대화들: 공동체와 세계를 잇다‘로 시작되며, 이어서 제이나 아리다 관장의 ’글로벌 사우스에서 다시 상상하는 미술관: 현대 아랍미술 속 마타프의 역할‘, 츠바키 레이코 큐레이터의 ’도시를 이끄는 현대미술관의 역할: 예술의 대중화를 향한 실천‘, 킴 옹 디렉터의 ’구성원으로서의 미술관: 관계성을 중심에 두다‘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 패널 토론에서는 권미옥 대구미술관 학예실장이 진행자를 맡아 발표자들과 함께 심포지엄 주제를 논의하고 청중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활발한 대화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행사를 기획한 이정민 학예연구사는 “이번 심포지엄은 아시아 각국 미술관들의 생생한 실천 사례를 통해 미술관이 사회 변화 속에서 어떠한 기능을 수행하고, 공동체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나아가 미술관이 도시와 공동체를 잇는 역할을 강화하고, 국제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급변하는 시대, 미술관은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동시대 미술관의 사명을 되짚고, 지역과 세계를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2

24일 수성 르네상스 프로젝트 ‘소프라노 김은혜 리사이틀’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 소극장에서는 수성아트피아가 대구음악협회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25 수성르네상스 프로젝트 젊은 예술가 리사이틀 시리즈’의 첫 공연으로 ‘소프라노 김은혜 리사이틀’이 열린다. ‘젊은 예술가 리사이틀 시리즈’는 수성아트피아가 2017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수성르네상스프로젝트’ 사업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차세대 지역 예술가들에게 무대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감성과 음악적 깊이를 전하는 데 초점을 둔다. 올해 시리즈의 첫 주자는 소프라노 김은혜다. 김은혜는 계명대 성악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이탈리아 밀라노 시립음악원과 파르마 국립음악원 비엔뇨(최고연주자과정)를 수료했다. 또한 아다츠 아카데미의 오페라 코스를 비롯한 여러 국제 아카데미에서 성악과 음악 코치 과정 디플로마를 취득하며 전문성을 다진 실력파 성악가다. 이탈리아 밀라노 로제툼 극장 데뷔를 시작으로 부세토 베르디 극장, 불가리아 소피아 오페라 극장,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활약하며 호평을 받았다. 현재는 계명대와 경북예고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페르골레지의 ‘슬픔의 성모’, 브람스의 ‘나의 잠은 점점 더 깊어지네’, ‘흐르는 멜로디처럼’, ‘내 사랑은 초록빛’ 등 다양한 가곡과 푸치니 오페라 ‘마농 레스코’ 중 ‘저 부드러운 레이스 안에서’,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세상의 허무함을 아는 신이여’ 등의 폭넓은 레퍼토리를 피아니스트 남자은과 함께 선보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2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어버이날 특별기획 공연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내달 8일 오후 7시 30분 웅부홀에서 ‘어버이날 특별 기획공연-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를 개최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여는 이번 공연에는 영남국악관현악단, 소리꾼 장사익, 바리톤 고성현, 가수 최백호 등이 참여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대를 선사한다. 영남국악관현악단은 지휘자 김현호를 비롯해 전공자·무형유산 등 전문 국악인들로 구성된 관현악단이다. 전통음악의 계승은 물론 현대인의 감각에 맞춘 국악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사익은 1995년 첫 앨범 ‘하늘 가는 길’로 데뷔해 고유한 가락과 정서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인생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국내 최정상 소리꾼이다. 그의 음악은 서정을 가장 한국적으로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성현은 올해로 오페라 데뷔 43주년을 맞이한 세계 최정상의 드라마틱 바리톤이다. 푸치니 국제 콩쿠르, 밀라노 국제 콩쿠르 등 주요 성악 콩쿠르를 석권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성악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최백호는 1976년 데뷔해 독특한 창법으로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어 포크 록, 팝, 발라드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다. MBC 10대 가수상, KBS 가요대상 남자 가수상 등을 수상했다. 공연은 ‘아리랑 랩소디’, ‘박연폭포’, ‘마이 웨이’, ‘영일만 친구’, ‘찔레꽃’, ‘아리랑’ 등 곡들로 구성된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측은 “우리 시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과 영남국악관현악단이 만나 선사하는 아름다운 무대를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2

[투데이 핫 클릭!] “여자끼리 결혼하면 어때” VS “보기 좋은 모습 아니다”

“아무리 개인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미국이라지만 대단한 용기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에게 박수를 보낸다.” “세상의 절반이 남자인데, 왜 꼭 여자하고 결혼을 해야 했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어렵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서른다섯 살 미국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동성의 애인과 결혼했다는 뉴스가 21일 외신을 통해 보도되자 전 세계 네티즌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 있다. 크리스틴은 영화 ‘브레이킹 던’ 시리즈, ‘미녀 삼총사 3’ ‘스펜서’ 등의 영화를 통해 좋은 연기를 선보여 한국에도 팬들이 적지 않은 이른바 ‘세계적 스타 영화배우’. 그녀가 6년의 열애 끝에 동성 연인과 화촉을 밝혔다는 소식은 몇몇 사람들에겐 비판을, 또 다른 이들에겐 축복을 받고 있다. 특히 아직 유교적 이념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한국에서의 설왕설래가 뜨겁다. 미국의 연예 신문들은 이날 스튜어트의 지인들을 인용해 “약혼자 딜런 메이어와 스튜어트가 로스앤젤레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썼다. 둘은 이미 지난 15일 LA 카운티에서 혼인증명서도 받은 바 있다. 스튜어트와 메이어의 결혼식을 찍은 사진과 영상이 공개되자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둘이 환한 얼굴로 포옹하는 장면을 본 다수의 네티즌들은 “세간의 편견을 뛰어넘은 새로운 형태의 결혼”이라는 말로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지만, “굳이 여자끼리 결혼을...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비꼬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영화 촬영장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인이 된 것은 그로부터 6년 뒤인 2019년. 2021년 “우리 약혼했어요”라고 사람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린 스튜어트와 메이어는 한 잡지 인터뷰를 통해 “함께 아이를 갖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4-22

여행에서 마주한 자연 풍경, 따뜻한 색채로 형상화

서양화가 전영근 화백의 초대전이 5월 4일까지 대구 고도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여행 그 너머’(Beyond Journey)를 테마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는 여행 길에서 본 풍경과 감성이 묻어나는 20여점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작품들은 주로 산과 나무, 길, 집 등 평범한 자연 요소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생생하고 따뜻한 색채와 구성으로 관람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나무와 산을 다룬 그림에서는 자연의 숨결과도 같은 정서적 울림이 느껴진다”며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잊고 지냈던 일상의 소중한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고 감상 소감을 말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여행길에서 마주한 자연 풍경을 소재로, 바쁜 일상 속 현대인들에게 잠시 여유를 찾고 마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고자 한다”며 “그림 한 점 한 점을 짓는 집처럼, 붓끝에 감정과 삶을 담아 그린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전영근 작가는 강릉대학교 미술학과와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상했다. 2003년 서울 인사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0여 차례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22

프란치스코 교황 88세 일기로 선종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오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쯤 하느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일생을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교황을 기렸다. 또한 교황청은 “교황은 신앙과 용기, 그리고 보편적 사랑을 바탕으로 복음의 가치를 실천하라고 가르쳤으며,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지하는데 힘썼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14일 기관지염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교황은 병세가 악화돼 양측 폐렴 진단을 받았다. 38일 간의 입원 후, 3월 23일 교황청으로 돌아온 뒤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교황은 전날까지도 부활절을 맞아 깜짝 등장해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축복과 메시지를 전했으며,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만나기도 했다. 2013년부터 12년간 재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의 구심점이었다. 그의 장례는 생전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그는 여러 차례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는 성요셉 신학교에서 공부해 사제 서품을 받았고,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됐다. 그는 2005~2011년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을 지냈으며,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이는 1282년 만의 비유럽권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으로서, 예수회 출신 최초의 교황이다.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즉위 이후 그는 가톨릭교회가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더 포용적으로 바꾸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진보적 개혁을 추진했다. 이러한 행보는 가톨릭 내 보수 진영과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한 결정은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 사회에서 강한 반발을 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종교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으며, 2017년에는 미얀마의 로힝야족 추방 사건에 대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2021년에는 가톨릭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무장 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교황은 평화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냈으며, 2023년 10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었던 그는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으며, 당시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2027년 서울 세계 청년 대회 개최로 그의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이제 그 역할은 차기 교황에게 넘어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2

‘우리가 함께 살아온 30년’ 포항시민 삶의 궤적 음악으로 풀다

‘뮤지컬 디바 최정원과 함께하는 경북도립교향악단의 무대’.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5월 2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경북도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세대공감 음악회 ‘WISH(위시)’를 개최한다. 포항문화예술회관 개관 30주년과 가정의 달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은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수준 높은 연주와 시민참여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무대다. ‘우리가 함께 살아온 30년’을 테마로 한 이번 공연은 포항문화예술이 개관한 1995년부터 2025년까지 각 세대가 걸어온 포항시민의 삶의 궤적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어린이와 부모, 부부, 인생 2막을 시작한 어른 등 다양한 세대를 대표하는 시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삶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세대는 다르지만 삶의 정서와 감정은 서로 닮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로 함께 기획돼 음악을 통해 시민과 예술이 더욱 밀접하게 만나는 장이 될 예정이다. 1부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 등 감성을 자극하는 클래식 명곡들로 공연의 서막을 연다. 이어 포항소년소녀합창단과 시민이 함께하는 서정적인 무대가 이어지며, 각 세대의 기억을 담은 곡들이 관객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2부에서는 경북도향의 웅장한 연주와 뮤지컬 배우 최정원의 협연으로 꾸며진다. ‘캐리비안의 해적’, ‘사운드 오브 뮤직’, ‘플라이 미 투 더 문’ 등 대중에게 친숙한 곡들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재해석돼 무대를 한층 풍성하게 완성한다. 최정원은 1989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한 뒤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음악회는 단순한 감상의 자리를 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아가는 모든 세대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할 수 있는 세대 간의 기억과 감정을 나누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감동의 여정”이라며 “철강산업 경기 침체와 산불 등으로 최근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 시민들에게 예술을 통한 위로이자, 다시 함께 나아갈 힘을 얻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티켓은 전석 1만 원이며, 경북도민은 10% 할인, 조기 예매 시 30% 할인, 포항시 자원봉사자 3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예매 및 자세한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또는 전화(054-289-783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1

자연과 인간의 흔적, 그 경계에서 만난 사유 ‘포커스’

“ "사진은 빛과 구도, 감정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찰나에 완성됩니다. 그림과는 다른 매체적 특성이 오히려 나에게 더 깊은 창작의 동기를 제공합니다.” 사진작가 이지영의 세 번째 사진전 ‘Earth in Focus’ 테마로 열리는 ‘누구나도 그러하듯이’가 오는 30일까지 예술상회토마(대구 김광석거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자연 풍경과 인간의 흔적이 교차하는 지점을 섬세하게 포착한 이지영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한다. 이 작가는 1987년 대구 효성여자대학교(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하며 예술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독일 칼스루에 조형예술대학에서 사진과 미디어 아트를 전공했다. 귀국 후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학문과 창작을 병행해 왔다. 2004년과 2021년에는 각각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올해의 청년작가’, ‘올해의 중견작가’로 선정되며 지역 예술계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나무, 꽃, 돌, 풍경 등 자연을 주요 소재로 삼아 사진 매체의 특성을 극대화하며 시각적 탐구를 이어간다. 토마갤러리 유지숙 관장은 “이지영의 사진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이미지 안에 감각과 시간, 그리고 ‘유혹’이라는 본질에 포커스를 맞춘다”며 “이미지와 소리, 빛과 시간, 회화와 사진이라는 경계를 넘나들며 융합적인 표현 방식을 실험한 작가의 예술 세계와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21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현대미술 감상

‘커피 향 나는 미술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경주의 오아르미술관(관장 김문호)이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1층에 위치한 카페 ‘오아르커피’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방문객들이 전시 감상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예술을 체험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사립 미술관인 오아르미술관은 경주시 노서동 고분군 공원 부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지상 2층과 지하 1층으로 이뤄진 총면적 1594.06㎡ 규모다. 김문호 관장이 지난 20여 년간 수집한 600여 점의 소장품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미술관 1층에는 면적 315㎡ 규모의 50석 수용 가능한 좌석이 마련된 ‘오아르 커피’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카페의 가장 큰 매력은 창밖으로 보이는 고분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또한, 홀이 1층 전시실과 연결돼 있어 커피를 마시면서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그 외에도 미술관 건물에는 대형 작품들을 전시할 수 있는 2층 규모의 넓은 전시 공간과 노서 고분 공원과 황리단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루프탑 테라스가 있다. 미술관 루프탑에서 고분과 경주의 전통 건축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아르커피는 센터커피(주식회사 클라우드핑크) 브랜드의 컨설팅을 받아 탄생했으며, 센터커피와 동일한 최고급 원두를 사용한다. 커피 이외에도, 오아르 커피의 시그니처 메뉴에는 ‘쑥라떼’ 등이 있으며, 커피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오아르미술관은 매주 화요일, 휴관일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하며 성인 8000 원, 청소년·어린이 5000 원이며 유아, 경로 우대자, 경주시민은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카페 역시, 오전 11시~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김문호 관장은 “오아르커피는 미술관 시설 중 가장 신경 쓴 곳 중의 하나로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이라는 뜻 그대로 동시대의 아름다운 예술과 향긋한 커피향을 동시에 향유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1

프란치스코 교황 88세 일기로 선종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오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쯤 하느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일생을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교황을 기렸다. 또한 교황청은 “교황은 신앙과 용기, 그리고 보편적 사랑을 바탕으로 복음의 가치를 실천하라고 가르쳤으며,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지하는데 힘썼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14일 기관지염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교황은 병세가 악화돼 양측 폐렴 진단을 받았다. 38일 간의 입원 후, 3월 23일 교황청으로 돌아온 뒤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교황은 전날까지도 부활절을 맞아 깜짝 등장해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축복과 메시지를 전했으며,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만나기도 했다. 2013년부터 12년간 재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의 구심점이었다. 그의 장례는 생전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그는 여러 차례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는 성요셉 신학교에서 공부해 사제 서품을 받았고,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됐다. 그는 2005~2011년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을 지냈으며,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이는 1282년 만의 비유럽권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으로서, 예수회 출신 최초의 교황이다.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즉위 이후 그는 가톨릭교회가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더 포용적으로 바꾸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진보적 개혁을 추진했다. 이러한 행보는 가톨릭 내 보수 진영과의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한 결정은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 사회에서 강한 반발을 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는 종교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으며, 2017년에는 미얀마의 로힝야족 추방 사건에 대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2021년에는 가톨릭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무장 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교황은 평화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냈으며, 2023년 10월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었던 그는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으며, 당시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2027년 서울 세계 청년 대회 개최로 그의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이제 그 역할은 차기 교황에게 넘어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1

포은중앙도서관 4월 인문학 in 포항 ‘김장현 작가 초청 강연’

포항시립도서관은 4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마지막 주 수요일인 오는 30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인문학 in 포항’의 두번째 강연자로 김장현 작가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한다. ‘인문학 in 포항’은 3월부터 10월까지 문화가 있는 날인 마지막 주 수요일에 각 분야의 저명한 명사를 초청해 인문학 강연을 진행하는 포항시립도서관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김장현 작가는 연세대학교에서 인터넷 이용자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버팔로캠퍼스에서 데이터사이언스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융합학부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문과생을 위한 인공지능 입문’이라는 저서를 통해 문과생들도 쉽게 인공지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번 강연의 주제는 ‘AI는 인간의 거울’로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휴먼시대에 반드시 알아야 할 인공지능에 대해 소개하고, 인공지능 기술에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행사 참석을 위한 사전 접수는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phlib.pohang.go.kr)의 문화행사 신청 코너를 통해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0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예술감독에 박삼철 감독 선임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예술감독으로 박삼철 감독을 선임하고, 최근 포항문화예술팩토리에서 그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박삼철 감독은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도시갤러리’ 추진단장과 서울디자인재단 DDP 기획본부장을 역임한 도시 디자인 및 문화정책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큐레이터로서 광주비엔날레 ‘상처’, 서울시립미술관 ‘도시와 영상’전, 흥국생명 일주아트하우스 등의 기획과 운영에 참여했으며, DDP에서는 ‘서울은 미술관 박수근~백남준 길’ 전시의 총괄기획을 맡는 등 공공미술과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세계 유일의 ‘스틸’을 주제로 한 예술축제로, 예술가와 철강산업 근로자, 지역 시민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가는 도심형 문화예술 행사다. 박 감독은 “올해는 포항의 정체성이자 힘의 원천인 철의 문화를 다채로운 해석과 이야기로 풀어내 도시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고, 이번 축제가 과거의 시간을 넘어서 새로운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나누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시민들이 보다 유쾌하고 즐겁게 참여하고,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열린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오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동빈문화창고1969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0

시대적 예술, 상상 속 ‘괴물’과 마주하다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무서우면서도 우습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오는 24일부터 6월 7일까지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특별기획전 ‘괴물 소환’ 이야기다. 이 전시에는 고려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괴물 관련 유물 35점과 함께 근현대 작가들의 회화, 공예, 사진 작품 등 다양한 괴물 소재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법고대(18세기)’, ‘게발도(조선)’, ‘기린도(조선)’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희귀 유물들이 공개된다. 이 유물들은 예술적·역사적 가치는 물론, 신성(神性)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당시의 괴물 인식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번 전시는 괴물이 인간의 감정과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관점에서 기획됐다. 전통에서 현대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한 괴물 작품들을 통해, 도덕적 경계를 경고하는 괴물, 우리의 내면과 사회를 비추는 괴물, 그리고 인간의 행동이 낳은 새로운 위험으로서의 괴물 등 괴물의 다층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괴물을 통해 시대적 불안과 욕망, 그리고 집단의 기억을 조명하며, 전통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를 탐구한다. 전시 전반부에서는 고려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괴물 관련 유물 35점이 소개된다. 회화,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시각 자료를 통해 괴물 형상의 의미와 상징을 풀어낸다. ‘삼국사기’, ‘열하일기‘ 등 고전 문헌에 기록된 괴물의 모습 또한 함께 소개되며, 선조들의 인식과 상상력 속 괴물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전시 후반부에서는 근현대 작가 18명의 작품 40점을 통해 괴물의 개념을 현대인의 내면, 기술, 생태, 사회 시스템 등 동시대적 맥락으로 확장해 탐구한다. 박생광, 이불, 최우람, 김기라, 정지숙, 양쿠라, 백재중, 소현우, 방정호 등 작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미국의 권위 있는 현대미술상인 ‘도로시아 태닝 상(Dorothea Tanning Award)’을 수상한 이피 작가의 ‘미래 생물’ 시리즈가 소개된다. 또한, 사운드 디렉터 준곽의 사운드스케이프가 더해지며, 전시장은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호흡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관람객에게 다감각적인 몰입 경험을 선사한다. 특별기획전 ‘괴물소환’은 관람객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의 마지막은 관람객 참여형 공간으로 꾸며진다. 관람객은 클레이를 활용해 자신만의 괴물을 만들고 직접 전시할 수 있으며, 단순한 감상을 넘어 창작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체험비는 3000원이다. 어린이날에는 특별 프로그램 ‘SOS: 해양괴물 소환 대작전‘을 진행한다. 5월 5일 오후 1시와 3시, 총 2회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참여 작가 양쿠라의 진행으로 해양쓰레기를 활용해 나만의 개성 있는 몬스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 연령 참여 가능하며, 만 12세 이하는 반드시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이어서 인기 SF작가 곽재식을 초청해 특별 강연 ‘곽재식의 도깨비 소환’을 개최한다. 5월 6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이번 강연은 MBC ‘심야괴담회’,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등 방송 출연과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등 저서로 친숙한 곽재식 작가가 기록을 통해 바라본 도깨비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두 프로그램은 4월 24일부터 대구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번 전시는 ‘괴물’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바탕으로 박물관과 미술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차별화된 기획력을 선보이는 상징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0

성공을 위해 자신을 갈아 넣을 때…

‘불공정한 사회 구조가 인간의 건강과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저명한 공공보건학자 알린 T. 제로니머스 교수는 신간 ‘불평등은 어떻게 몸을 갉아먹는가’(돌베개)에서 불공정한 사회 구조가 소외된 집단의 건강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미시간대 공공보건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3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차별이 신체 건강에 미치는 생리학적 작용을 과학적으로 밝혔다. 제로니머스 교수는 대도시에서 사는 흑인이 같은 권역에 거주하는 백인에 비해 일찍 만성 질환에 걸리는 현상을 주목했다. 이 현상은 유전적 차이 또는 생활 습관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주류 백인들의 관점에서 설계된 공공 보건 정책과 차별 및 혐오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불공정한 사회 구조는 개인의 건강을 서서히 무너뜨리며, 이를 ‘웨더링’(weatheri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웨더링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으로 인해 세포 수준에서 점차 마모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웨더링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적으로 경험되는 현상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과정은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며, 결국 노화와 만성 질환, 장애, 심지어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 제로니머스 교수는 사회적 요인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차별과 불평등이 신체에 미치는 생리학적 작용을 연구하며, 불공정한 사회가 개인의 건강을 서서히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통계 데이터와 분자 생물학 연구를 바탕으로, 불공정한 사회가 주는 스트레스가 노화를 촉진하고 건강과 수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웨더링 개념은 인종, 민족, 종교, 계급, 성별, 성 정체성 등에 따른 차별과 편견에 의한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에 점진적으로 끼치는 생리학적 작용과 과정을 의미한다. 저자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성공을 위해 자신을 갈아 넣을 때 그 스트레스가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차별 시스템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예외로 두지 않으며, 오히려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더 큰 스트레스에 노출돼 건강을 잃는 아이러니를 지적한다. 제로니머스 교수는 “사람의 건강은 유전자보다 사회가 그 사람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주장하며, 건강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기존 인식을 비판한다. 그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변화가 공공 보건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웨더링 작용을 중단시키는 것이 공평한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한다. 그는 “불공정한 사회는 몸과 마음을 닳게 하여 소리소문없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끈다”라고 경고하며 “차가운 과학의 이성과 정의를 향한 따뜻한 희망의 결합을 통해 불공정한 사회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차별받는 약자 집단은 편견과 배제의 시스템 속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더 많은 웨더링의 가능성에 노출된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불공정한 사회가 성실한 사람들을 조기에 죽음으로 내몬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인종화(인종차별주의만을 말하지 않는다. 특정 집단을 사회적으로 차별·배제하는 모든 허구적 이데올로기가 인종화이다)에 의한 차별 시스템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피해가지 않는다”며 “웨더링 작용을 중단시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공평한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된다”고 역설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17

美 메릴랜드 숲속 신비로운 사계절·식물과의 교감 이야기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이자 ‘식물학자의 노트’, ‘이웃집 식물상담소’의 저자 신혜우 작가가 산문집 ‘식물학자의 숲속 일기’(한겨레출판)를 출간했다. 이 책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원으로 지내며 경험한 메릴랜드 숲속의 사계절과 열두 달 식물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2025년 런던 린네 학회에서 질 스미시스상을 수상한 작가의 그림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사계절 식물 도안이 눈길을 끈다. 이 상은 식물의 과학적 식별을 돕는 그림을 그린 작가 중 우수성을 인정받은 식물학 예술가에게 주어지며, 신혜우 작가는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이 상을 수상했다.   과거 1년간 메릴랜드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던 신혜우 작가는 당시 외롭고 힘든 기억이 가득했으나, 4년 만에 다시 찾은 메릴랜드에서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숲을 만났다.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숲속을 걸으며 식물들과의 소통을 기록한 내용이 책에 담겼다. 김금희 작가는 이 책을 추천하며 “자연의 아름다운 질서를 일깨우는 다정한 기록이자 상냥한 안내자”라고 평가했다. 이 책은 자연의 조화, 연결, 순환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식물들의 다양한 생태적 과정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벚꽃 잎이 떨어질 때 생기는 상처를 식물이 어떻게 회복하는지, 난초의 씨앗이 특정 곰팡이의 도움으로 싹을 틔우는 과정 등을 통해 자연의 신비로움을 드러낸다. 또한, 크랜베리의 공기주머니가 씨앗을 퍼뜨리는 방식이나 호랑가시나무가 겨울의 추위를 견디는 방법 등 계절에 따른 자연의 메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한다. 신혜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했다. 그는 메릴랜드에서의 경험을 통해 식물학자로서의 재능과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성숙한 자아를 발견했다. 이 책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편견 없는 시선과 사랑을 담아내고 있다. 결국, 신혜우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자연의 신비로움과 인간의 성장을 동시에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그의 글은 단순한 식물학적 지식을 넘어, 삶의 깊은 통찰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작가는 숲에서 만난 식물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자신이 머문 숲속 시간들을 들려준다. 한겨울 얼어버린 숲속을 걸으며 겨울에 잎을 내는 크레인플라이난초에 관한 에피소드와 겨우내 눈이 쌓이면 식물의 씨앗과 각종 미생물들을 따뜻하게 덮어 봄이 오면 파릇파릇한 신록을 마주하게 하는 자연의 섭리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른 봄, 선임연구관과 함께 폐쇄된 연구동 건물에 들어갔다가 크로커스꽃으로 뒤덮인 비밀의 화원을 마주한 순간의 경이와 봄에 열리는 오키드쇼(난초 꽃 축제) 이야기를 통해 화려하게 핀 꽃들을 싹 틔운 곰팡이의 세계를 펼쳐놓는다. 3월의 어느 날 연구소 한쪽에서 활짝 핀 배나무꽃을 보며 서양배에 관해 ‘오해’했던 재밌는 일화와 5월의 메릴랜드 숲속에서 발견되는 튤립나무 꽃송이와 꽃이 분해되고 흙 속에 스며들어 양분이 되는 과정, 그리고 튤립나무 가지의 가루로 난초의 영양분을 만든다는 신기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우산 모양의 메이애플은 잎 전체에 강한 독성이 있지만, 자신의 씨앗을 퍼뜨려줄 동물에게는 해를 입히지 않게 하기 위해 노란 열매에는 독성이 없도록 구조화했다는 것은 신비롭고도 놀라운 사실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17

어둠 속에도 희망과 연대를 꿈꾸는… 서로 다른 존재들의 연결방법 모색

“시와 물질,/ 또는 시라는 물질에 대해 생각한다// 한 편의 시가/ 폭발물도 독극물도 되지 못하는 세상에서/ 수많은 시가 태어나도 달라지지 않는 이 세상에서”(시 ‘시와 물질’ 부분)   올해로 등단 37년을 맞은 나희덕 시인의 10번째 시집 ‘시와 물질’이 문학동네시인선 229번으로 출간됐다.   이 시집은 소외되고 침묵을 강요받은 존재들의 맨얼굴과 목소리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 무대와 같다. 거미불가사리, 닭, 지렁이, 버섯 등 비인간 존재들이 지구와 인간을 지탱해온 주인공이었음이 드러난다.   시인은 인간이 잃어가는 생명과 연대 감각 회복이라는 과제를 위해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시와 시인의 역할을 질답하며 서로 다른 존재들이 연결되는 방법을 모색한다. 오랫동안 시인들이 자연을 묘사하던 방식과는 달리, 이 시집은 자연을 확언하거나 진화생물학자의 관점을 따르지 않고 제3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박동억의 해설에 따르면, 이 시의 ‘사랑’은 인간의 실존을 초월하는 실존적 탐구다. 시인은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애쓰며, 사랑을 말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피와 같은 성분을 지닌 석유를 시추하기 위해 인간이 피를 흘려야 한다는 모순을 고발하는 ‘피와 석유’, 제빵 공장에서 참담한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를 생각하는 ‘샌드위치’, 삶의 막다른 곳에서 자신의 장례 비용을 남겨놓고 스스로 숨을 거둔 기초생활수급자의 이야기인 ‘존엄한 퇴거’, 12·3 비상계엄 사태 전후의 여의도의 모습을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 다룬 ‘광장의 재발견’ 들에선 시대를 향한 시인의 비판 의식이 각고히 벼려져 빛을 발한다.   암담한 현실에서 시는 무엇을 하는가. 표현의 도구로서의 언어를 넘어, 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동적인 힘이어야 한다는 인식은 그렇다면 시인은 어떠해야 하는가 묻는 질문을 외면하지 않는다.   시인은 시대의 목격자이자 참여자이어야 하지만, 대출 담당자 앞의 시인은 무력한 시처럼 자신이 “국경을 넘어/ 돈을 물어 나르는 매개”에 불과함을 절감한다. 김광균의 시를 떠올리며 “은행에 대해서는/ 시 한 편 쓰지 못했다고 중얼거리”(‘시인과 은행’)는 시인의 모습은 드높은 이상을 꿈꿀 순 있지만 현실에서는 갈 곳을 잃은 현대인을 정확히 표상한다. 한편 베트남 사공의 비참한 현실을 “좀 더 리얼하게/ 좀 더 예술적으로” 찍으려다가 핸드폰을 강물에 떨어뜨린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관음증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듯/ 감상적인 동일시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강물은 배를 흔들어 손에 든 핸드폰을 삼켜버렸다”(‘강물이 요구하는 것’). 이처럼 시와 시인에게조차 성역 없는 묘사와 비판은 ‘시와 물질’ 속 순정한 목소리들을 귀 기울여 듣게 하는 바탕이 된다.   강고한 비판들을 목도하며, 과연 인간에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막막해진 독자에게 ‘시와 물질’의 4부는 든든한 손길이 돼 줄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끝내 희망과 연대를 발견하려는 시인의 고투가 독자를 맞이한다. “한 술 한 술 누군가 떠 먹이여 살아야겠다고”(‘이 숟가락으로는’) 결심하는 손으로 시인은 시집의 대단원에서 실테를 독자에게 건넨다. “세상에 무엇을 건넬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나희덕 시인이 그리는 삶의 자세는 인간을 포기하거나 인간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넓히고 인간 그 이상으로 다시 그리는 일에 가깝다. 시인이 ‘마음 한 조각’을 버리고 얻는 것은 다시 타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림이다. - 박동억 해설, ‘가없는 휴머니즘’ “살아 숨 쉬는 물질로서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온몸이 귀로 이루어진 존재가 되고 싶었다. 경청의 무릎으로 다가가 낯선 타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시인의 말’에서) 나희덕 시인은 현재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9년 중앙문예에 시 ‘뿌리에게’로 등단한 이후,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가능주의자’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김수영문학상을 비롯해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삶과 인간, 생명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사랑을 받아온 시인은, 세계의 균열을 간명한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17

전국 젊은 탈춤꾼들 포항으로 모인다

전국 각지의 가장 실력 있는 젊은 탈춤꾼들이 포항에서 모인다. 포항문화재단은 천하제일탈공작소의 ‘가장무도’ 탈춤 공연을 오는 5월 10일 오후 3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 사업에 선정된 작품인 이 공연은 전통 탈춤의 매력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다. ‘가장무도’는 팔도강산에 전해지는 다양한 탈춤을 한데 모아 젊은 탈꾼들의 재담과 연행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연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황해도, 경상도, 경기도, 강원도 등 다양한 지역의 대표적인 탈춤 8가지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북청사자놀이의 사자와 꼽추, 봉산탈춤의 목중, 강릉관로가면극의 장사마리,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의 할미춤, 고성오광대의 문둥북춤, 가산오광대의 할미춤 등을 젊은 탈춤꾼들이 새롭게 해석해 독특한 매력을 선보인다.  또한, 공연의 신명을 돋울 연주자들은 국가무형문화재 남해안별신굿 이수자인 황민왕의 타악, 대금 연주자 이아람, 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성시영의 태평소 연주 등으로 구성돼 있어, 탈춤의 흥을 극대화하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천하제일탈공작소는 탈춤의 원리와 정신을 기반으로 동시대의 관객과 함께 어울리는 공연을 만들고 있는 젊은 탈춤꾼들의 예술단체다. 전통 탈춤의 예술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여러 지역의 탈, 움직임, 음악, 언어를 확장하고 현시대의 이야기와 함께 지속적인 창작활동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가는 국내의 대표적 탈춤 단체다. 포항문화재단 측은 “이번 포항 공연에서는 전국 13개 지역의 대표 탈춤인 봉산탈춤, 은율탈춤, 강령탈춤 등이 무대에 오른다. 각 지역의 독특한 춤사위와 이야기가 어우러져 관객과의 소통을 이루며, 전통 인물들이 현대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젊은 예술가들의 에너지 넘치는 춤과 음악이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 공연은 관객 참여형으로 진행되며, ‘여는 마당’에서 탈춤 기본 동작을 배우고, ‘뒤풀이 마당’에서는 출연자와 관객이 함께 춤을 추며 마무리한다. 탈춤은 오랜 세월 민생의 고단함과 아픔을 해학과 웃음으로 풀어내며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했던 민중 예술이다. 이번 공연은 특히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힘든 시간을 보낸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15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인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클래식 음악의 걸작으로 손꼽히며 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명곡으로 추천된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는 1840년 러시아 제국 보켄스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인 그는 6세 때 이미 간단한 피아노 곡을 연주할 정도로 빠르게 음악적 기초를 습득했다. 10살이 되던 해, 가족이 모스크바로 이사하며 귀족학교에 입학해 다양한 과목과 함께 본격적인 음악 교육을 받았으나, 부모는 그가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것을 반대하고 안정된 직장을 원했다. 이에 따라 그는 1850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법률학교에 입학해 법학을 공부하면서도 합창단 활동을 통해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법학을 공부하던 중에도 음악에 대한 깊은 사랑과 재능 때문에 결국 작곡가의 길을 선택하게 된 차이콥스키는 186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해 안톤 루빈슈타인으로부터 작곡법과 악기법을 배웠다. 이를 통해 음악 이론을 정립하고, 서구 음악과 러시아 전통 음악을 조화롭게 융합한 독특한 작품을 창작했으며,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로 자리매김하며 러시아 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차이콥스키가 작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지원해 준 중요한 인물은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이다. 1878년, 차이콥스키가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로 재직하던 시기에 그녀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폰 메크 부인은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그가 교수직을 그만두고 작곡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도왔다. 두 사람은 약 15년 동안 1,200통 이상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깊은 우정을 쌓았고, 비록 물리적으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우 가까웠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1874년부터 1875년까지 작곡되었다. 이 곡은 원래 모스크바 음악원 원장 안톤 루빈스타인의 동생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을 위해 작곡되었으나, 니콜라이는 이 곡을 연주 불가능하다고 혹평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차이콥스키는 루빈스타인의 비판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폰 메크 부인에게 “루빈스타인이 이 곡을 쓸모없다고 했지만, 나는 어떤 수정도 하지 않고 그대로 인쇄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후 차이콥스키는 독일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한스 폰 뷜로에게 이 곡을 보여주었고, 뷜로는 매우 감탄하며 보스턴 심포니와 함께 이 곡을 초연했다. 1875년의 이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며,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첫 번째 악장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도입부와 피아노의 화려한 화음으로 시작한다. 이 부분은 곡의 가장 유명한 구간으로, 힘차고 빠른 템포로 연주되며 기술적으로 뛰어난 피아니스트에게 도전적인 과제를 제공한다. 두 번째 악장은 첫 번째 악장과 대조적으로 매우 서정적이고 감성적이다. 잔잔한 오케스트라 반주 속에서 피아노는 부드럽고 섬세한 선율을 연주하며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한다. 마지막 세 번째 악장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피날레를 장식하며, 매우 빠르고 리듬감 있는 템포로 끝을 맺는다. 연주자에게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면서도 듣는 이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협주곡은 뛰어난 음악적 가치 외에도 여러 영화와 미디어에서 자주 사용되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친숙하다. 다양한 광고에 등장하며 대중에게 더욱 알려지고 문화적 상징성을 가지게 되었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선율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낭만주의의 특성을 잘 반영하며,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끊임없이 흐른다. ‘피아노 협주곡’ 외에도 발레 음악인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오케스트라 작품인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과 환상곡 등은 클래식 레퍼토리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는 작품들이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시대와 장르를 넘어 여전히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아름다움과 감동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시간을 초월한 유산임을 증명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15

연극 ‘북성로 이층집’ 앙코르 무대'

대구 북성로를 배경으로 한 연극 ‘북성로 이층집’이 2024년에 이어 앙코르 공연으로 펼친다. 지난 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대구 꿈꾸는씨어터에서 펼쳐지는 이 작품은 극단 정X비사이드의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모든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해 아날로그 음악이 주는 감성적 자극을 더 강화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연주가 극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뮤지컬로 선보였다가 작년에는 연극으로 장르를 전환해 공연됐다. 이야기는 북성로에서 태어나고 자란 일본인 학생 류지와, 그의 짝사랑 상대인 조선인 여학생 분이, 그리고 분이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인물 현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랑과 갈등, 그리고 자아와 현실 사이에서 갈림길에 선 세 주인공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류지와 분이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복잡한 감정선과, 분이와 현태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는 다양한 시각에서 사랑을 탐구하게 한다. 이와 함께, 분이 마음의 흔들림과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들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배우 이미정 씨는 “이 작품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시간 속에 묻힌 옛 추억을 되새기고자 하는 관객들에게 큰 위로를 전한다”며 “특히, 쇼츠 같은 짧은 콘텐츠에 익숙해진 현대의 젊은 세대에게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대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들로 구성된 극단 정X비사이드의 프로젝트로, 박상호, 하연정, 성창제, 이미정 등 지역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로 무대가 가득 채워진다. 15~18일까지는 오후 8시, 19~20일은 오후 1시와 3시 30분에 공연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15

문화캘린더(4월 15∼22일)

김천 클래식 김천시립교향악단 제35회 정기연주회 ‘지휘자 박대진 취임 연주회’(4월 17일 오후 7시30분) 시립율곡도서관 율곡홀│입장료: 무료│문의: 054-420-7827 구미 합창 구미시립합창단 찾아가는 공연 ‘배꼽마당 산책 콘서트’(4월 16일~5월 14일 오후 3시 30분) 금오산도립공원 배꼽마당│입장료: 무료│문의: 054-480-4564 안동 전시 공간활성화지원사업 ‘김영목-캔버스 위에 그려진 철사 그리고 연상하다’(4월 2일~19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34갤러리│입장료: 무료│문의: 054-840-3600 전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과 크라운 해태가 함께하는 ‘見生조각전’(3월 7일~6월 1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야외공간│입장료: 무료│문의: 054-840-3600 대구 클래식 대구시립교향악단 ‘제514회 정기연주회 : 힌데미트 세계의 조화’(4월 17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입장료: 1만원~3만원│문의: 053-430-7765 (전화예매 1661-2431-수수료無) 전시 ‘Mould’: 작업장 캐스팅展(4월 15일~20일) 봉산문화회관 1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뮤지컬 ‘돈 주앙’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 (4월 18∼20일) 계명아트센터 │입장료: B석 7만 원 外│문의: 053-422-4224 공연 시간: 4월 18일 오후 7시 30분 / 4월 19·20일 오후 2시·6시 경주 클래식 2025 한국가곡의 밤(4월 22일)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입장료: 무료│문의: 010-7309-0246 *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취소, 연기,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입장료는 정가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할인 금액 등은 주최즉에서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