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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시립도서관, ‘2026 원북 원포항’ 올해의 책 3권 발표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서양진)은 시민들이 한 권의 책을 매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독서 생활화 운동 ‘2026 원북 원포항’의 올해의 책 3권을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선정 도서는 연령대별 특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장애·인권, 생명의 가치, 현대 사회의 구조적 현실 등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다. 어린이 부문 선정작은 조우리 작가의 ‘4×4의 세계’다. 하반신 마비 소년과 아픈 소녀의 만남과 교감을 중심으로, 장애와 소외된 이웃의 삶을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어린이 독자는 물론 부모 세대까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청소년 부문에는 정수윤 작가의 ‘파도의 아이들’이 선정됐다. 탈북 청소년들이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현실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생명의 가치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향후 학교 독서 교육 및 독서 동아리 토론 도서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부문 선정작은 김애란 작가의 ‘안녕이라 그랬어’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장으로 평범한 개인들의 일상과 2020년대 한국 사회의 풍경을 밀도 있게 포착했다. 특히 ‘공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집, 여행, 노동, 계급 등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올해의 책 선정에 맞춰 다양한 독서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6월부터 8월까지는 ‘올해의 책 독후감 공모전’이 열려 시민들의 독서 경험을 공유하게 되며, 9월 ‘독서의 달’에는 작가와의 만남, 가족 참여형 ‘원북 가족퀴즈왕’ 등 체험형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공모전 당선작 전시도 마련돼 시민 참여형 독서 축제로 확장될 예정이다. 서양진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올해 선정된 세 권의 책이 시민들의 일상에 따뜻한 위로와 성찰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부문별 한 권의 책을 통해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독서 문화가 확산되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6

[EBS 일요시네마] ‘루디 이야기’ 26일 오후 1시 30분

EBS 일요시네마는 26일 오후 1시 30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스포츠 드라마 ‘루디 이야기’를 방영한다. 작은 체구와 부족한 조건을 극복하고 꿈을 향해 나아간 한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세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성장 영화다.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노터데임 대학교 미식축구 팀에서 뛰는 것을 꿈꿔온 루디 루에티거의 여정을 따라간다. 체격과 성적, 가정 형편까지 모든 조건이 그의 앞을 가로막는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일하던 그는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삶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되고, 끝내 꿈을 포기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입학 자격을 갖춘 루디는 마침내 노터데임에 입성하지만, 풋볼 팀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수차례 좌절에도 불구하고 루디는 연습생으로 남아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을 이어간다. 그의 집념과 진심은 점차 동료 선수들과 코치진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단 한 번의 출전 기회를 얻게 된다. 영화는 이 짧은 순간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통해,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재능보다 노력’이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데 있다. 타인의 평가나 사회적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증명해가는 루디의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특히 경기 막판, 관중들이 한목소리로 ‘루디’를 외치는 장면은 스포츠 영화 역사에 남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주인공 루디 역은 숀 애스틴이 맡아 절제된 연기로 캐릭터의 진정성을 살려냈다. 훗날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그는 이 작품에서 꾸밈없는 연기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꿈을 향한 집념과 노력의 가치를 담아낸 이 영화는 단순한 스포츠 영화를 넘어,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4-25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건립 포럼, 왜 열렸나]

포항시가 시립미술관 제2관 건립을 추진하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한 가운데, 새 미술관의 정체성과 기능을 논의하는 학술포럼이 열렸다. 건립 규모를 넘어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포항시립미술관이 마련한 이번 포럼은 최근 미술관 세미나실에서 ‘미술관은 무엇이 될 것인가’를 주제로 열렸으며, 제2관의 콘텐츠와 운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전문가 논의의 장으로 진행됐다. 포항시민과 문화예술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술관이 담아야 할 기능과 프로그램, 운영 전략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포럼에는 강승완 부산현대미술관장, 김선혁 레벨나인 대표, 최춘웅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했으며,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이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이끌었다. 각 발제는 미술관의 정체성, 관람객 경험, 공간과 기능 재배치라는 서로 다른 축에서 제2관의 방향을 짚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승완 관장은 부산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미술관이 더 이상 전시 중심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팬데믹 이후 미술관은 포용성·다양성·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플랫폼으로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설계 이전에 운영 프로그램과 정체성을 먼저 확립한 사례를 언급하며 “공간보다 운영 개념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선혁 대표는 ‘정보의 집’으로서의 미술관 개념을 제시하며 관람객 경험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관람은 단순 감상이 아니라 정보가 지식과 지혜로 확장되는 과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개인화, 인터랙티브 전시, 참여형 아카이브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술 자체보다 관람객 경험의 설계와 목표 설정이 핵심이라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최춘웅 교수는 제2관 건립을 기존 미술관의 한계를 보완하는 현실적 과제로 진단했다. 현재 시설은 전시·수장·운영 기능을 충분히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추가 공간 확보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제2관은 단순 확장이 아니라 기존 미술관과의 기능 분담 속에서 역할을 재정립하고, 지역 문화 기반과 연계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는 제2관이 기존 미술관과 인접해 들어서는 만큼 ‘전환율’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환호공원과 스페이스워크 등 주변 관광자원을 찾는 방문객을 미술관으로 유입하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운영 설계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미술관을 개별 시설이 아닌 지역 문화 기반과 연계하려는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종합토론에서는 “미술관의 성패는 건물이 아니라 콘텐츠와 운영 모델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어떤 프로그램으로 관람객과 관계를 맺고, 어떤 방식으로 도시와 연결될 것인지가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포럼은 제2관 건립 논의를 시설 확충 중심에서 운영 전략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실행 계획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은 2009년 개관 이후 10여 년이 지나며 드러난 전시·수장·운영 공간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환호공원 일대 기존 미술관 인근에 들어설 예정으로, 포항시는 2025년 말 착공해 총사업비 340억 원을 투입,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5

[EBS 세계의 명화] ‘말할 수 없는 비밀’ 25일 (토) 밤 11시 05분

EBS 세계의 명화는 25일 밤 11시 5분 대만 청춘 판타지 로맨스의 대표작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방송한다. 이 작품은 가수이자 배우인 주걸륜의 감독 데뷔작으로, 첫사랑의 설렘과 시간의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결합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소년 상륜이 음악학교로 전학 오면서 시작된다. 그는 우연히 들려온 피아노 선율을 따라가다 구 음악실에서 신비로운 소녀 샤오위를 만나고, 두 사람은 음악을 매개로 가까워진다. 그러나 샤오위는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며 숨긴 채 종종 자취를 감춘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륜의 감정은 깊어지지만, 어느 날을 기점으로 샤오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야 상륜은 그녀의 비밀이 ‘시간을 넘나드는 피아노 연주’에 있음을 알게 되고, 결국 과거로 향하기 위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첫사랑 서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타임리프’라는 장치를 더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반전 자체보다 시간 구조를 섬세하게 쌓아올린 연출이 돋보인다. 햇살이 스며드는 연습실,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은 두 주인공의 모습 등은 순수한 감정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담아낸 장면으로 손꼽힌다. 감상 포인트로는 단연 피아노 연주 장면이 꼽힌다. 쇼팽 연습곡으로 펼쳐지는 연주 배틀은 음악적 긴장감과 청춘의 열정을 동시에 전달하며, 실제로 주걸륜이 대부분의 연주를 직접 소화해 몰입도를 높였다. 연주 대결에 등장하는 쇼팽의 ‘흑건’(Black Key), ‘폭풍’(The Storm/Winter Wind로도 불림)은 국내에서도 패러디 되며 많은 인기를 모았다. 촬영은 주걸륜의 모교인 담강예술학교에서 진행돼, 푸른 잔디와 서양식 건물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도 영화의 감성을 한층 끌어올린다. 국내에서는 개봉 전 온라인을 통해 먼저 알려지며 입소문을 탔고, 이후 정식 개봉에서도 꾸준한 관객을 모으며 중화권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4-25

포스코1%나눔재단,‘한글, 꽃을 피우다!’

포스코1%나눔재단이 지원하는 성인 문해 교육이 교실을 벗어나 산업 현장 체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 시민여성운동 단체인 (사)포항YWCA(회장 이화조)는 포스코1%나눔재단 지원으로 비문해 성인 대상 한글 및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2일 학습자들이 포스코 역사관과 홍보관, 포항제철소 현장을 탐방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포스코의 제안과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번 탐방은 학습자들이 사회와 산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배움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기획됐다. 참가자들은 포스코 역사관에서 철강 산업의 발전 과정과 포스코의 성장사를 살펴봤다. 특히 과거 포항제철소 사무실을 재현한 전시 공간은 학습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홍보관에서는 첨단 기술과 친환경 철강 생산 과정, 미래 비전에 대한 전시와 영상을 통해 현재의 포스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포항제철소 현장 탐방에서는 생산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산업 현장의 규모와 의미를 직접 체감했다. 탐방에 참여한 한 학습자는 “글로만 배우던 내용을 현장에서 보니 훨씬 실감 나고 흥미로웠다”며 “포항을 위해 일하는 포스코 직원들의 노력을 알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포항YWCA 이화조 회장은 “비문해 어르신들이 배움을 사회 경험으로 확장하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연계한 체험형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포스코1%나눔재단 관계자도 “어르신들의 배움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1%나눔재단은 임직원의 자발적 기부로 운영되며, 교육·복지·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포항YWCA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지역주민과 다문화 여성을 위한 비문해 교육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의 신청 및 상담·문의는 (사)포항YWCA(054-374-4444~6)를 통해 전화로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4

[주목할 전시] 이철진 ‘행복한 춘심이’

한 작가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하나의 이미지다. 오랜 시간 반복되며 축적된 형상은 이름을 대신해 작가의 세계를 설명한다. 한국화가 이철진에게 그 이미지는 ‘춘심이’다. 포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철진은 독특한 여성 인물 ‘춘심이’ 연작을 통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여체 누드로 시작된 이 인물은 인간 내면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담아내며 작가 작업의 중심축이 돼왔다. 이철진의 52회 개인전 ‘행복한 춘심이-내면의 정원’은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열린다. 서울 개인전은 10여 년 만으로, 60호에서 200호에 이르는 대형 작품들이 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춘심이’를 둘러싼 정서의 밀도다. 여체 누드로 시작된 인물은 2015년 이후 착의의 형태로 전환됐고, 이번 작업에서는 밝고 경쾌한 색채 속에서도 내면으로 침잠하는 감정이 한층 또렷해졌다. 눈을 감은 인물과 과장된 색의 꽃들은 현실 풍경이 아니라, 작가가 쌓아온 기억과 감정이 응축된 내면의 장면에 가깝다. 연작 ‘행복한 춘심이’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인식을 바탕에 둔다. 화면에 펼쳐진 풍경은 자연의 재현이라기보다 감정과 기억이 축적된 내면의 이미지에 가깝고, 꽃 역시 특정 대상을 따르기보다 감정의 크기와 밀도에 따라 자유롭게 변주된다. 색채 또한 현실의 범주를 벗어나 서로 겹치고 충돌하며 화면에 긴장을 만든다. 화면 속 춘심이는 눈을 감고 미소 짓는다. 외부를 향한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모습으로, 인물은 특정한 장소에 놓이기보다 감정으로 이루어진 공간 속에 존재하는 듯하다. 이번 작업에서 작가는 화면의 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한 작품에 들이는 시간을 늘리고 색과 형태가 겹치고 스며드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층위를 더욱 치밀하게 쌓아올렸다. 최근 포항예술고등학교를 퇴직하며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점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 됐다. 이철진은 뉴욕과 서울, 부산 등지에서 개인전 51회를 열었고, 국내외 아트페어 30여 회와 그룹전 500여 회 등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대구·부산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초대작가로 활동했으며, 공공 프로젝트와 신문 삽화 작업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불국사 진현동 일대에서 야외와 실내를 아우르는 대규모 전시를 선보이며 지역과 예술의 접점을 확장했다. 이철진 작가는 “춘심이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또 다른 이름이며, 행복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만들어지고 확장되는 것인 만큼 관람객들이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4

‘김영권·이종학 2인전’, 서로 다른 회화적 시선 조명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서양화가 김영권과 이종학의 2인전 ‘Orthodox and Southpaw’가 열린다. 서로 다른 조형 언어를 지닌 두 작가의 작업을 한 공간에 병치해, 대비를 통해 각자의 시선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 전시다. 이번 전시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표현 방식이 다른 두 작가의 작업을 한 자리에서 선보이며, 2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각기 다른 회화적 태도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 제목은 복싱 용어에서 차용됐다. ‘정석(Orthodox)’과 ‘변칙(Southpaw)’이라는 개념을 통해 두 작가의 표현 방식과 세계 인식의 차이를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대비를 넘어, 회화가 세계를 해석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살펴보려는 기획 의도로 읽힌다. 이종학의 작업은 일상적 사물과 풍경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재현을 넘어선 정서적 층위를 강조한다. 형태와 색채는 절제된 방식으로 정리돼 있으며, 화면에는 안정된 호흡이 유지된다. 빛과 색은 감정의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전개되며, 대상에 대한 관찰과 사유의 시간이 축적된 화면을 형성한다. 김영권의 작업은 보다 직접적으로 내면 서사를 드러낸다. 화면에 등장하는 형상은 기억과 감정의 흔적을 바탕으로 구성되며, 일부 왜곡된 형태를 통해 낯선 인상을 형성한다. 이러한 조형 방식은 시각적 긴장을 유도하는 동시에 익숙한 감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이끈다. 두 작가는 표현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대상에 대한 관찰과 내면화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접점을 형성한다. 절제된 화면과 변형된 형상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은 전시 공간에서 대비를 이루며, 관람자가 두 시선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영남대학교 서양화과 선후배 사이인 두 작가는 2013년 대구 S&G갤러리에서 2인전을 가진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이후 다시 마련된 자리로, 두 작가의 작업 세계를 현재 시점에서 나란히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3

경북 성별영향평가 컨설팅 본격화

경북도와 도내 시·군 주요 정책에 대한 성평등 관점의 성별영향평가 컨설팅이 본격화된다. 단순 평가를 넘어 정책 개선 이행과 부서 참여 확대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운영 체계가 강화되는 점이 특징이다.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 경북성별영향평가센터는 지난 20일 영천시를 시작으로 경북도와 22개 시·군, 경상북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총 500여 개 사업을 대상으로 대면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별영향평가는 법령·계획·사업 등 정부 주요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특성, 사회·경제적 격차 요인을 분석·평가해 정책이 성평등 실현에 기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방자치단체는 주요 정책사업과 세출예산 단위사업에 대해 평가서를 작성하며, 센터는 이 과정에서 전문 컨설팅을 지원한다. 올해는 정부합동평가 지표가 ‘정책개선 이행률’과 ‘실시 부서율’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형식적 평가를 넘어 실제 정책 반영 여부와 참여 범위가 주요 기준으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경북성별영향평가센터는 대상사업 선정 단계부터 실행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센터는 컨설팅–정책개선–이행점검으로 이어지는 성과 중심 운영체계를 구축해 정책 반영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장 중심 대면 컨설팅을 통해 도출된 개선안이 실제 사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후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환류 구조도 함께 운영한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경북성별영향평가센터는 현장 중심 대면 컨설팅을 통해 정책개선안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며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컨설팅으로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 개선이 이루어지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3

얼음 속에 붙잡힌 시간, 그러나 끝내 사라지는 이미지

인물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조선희 작가의 예술사진 연작을 집약해 선보이는 개인전이 열린다. 대구 사진전문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오는 5월 6일부터 6월 6일까지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 잉여의 시간’이 개최된다. 전시에는 작가가 2020년부터 이어온 연작 ‘FROZEN GAZE’가 소개된다. 이 작업은 작업실 앞에서 마주한 죽은 참새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그 장면에서 떠올린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얼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받아들이지 못한 감정의 상태를 응시한다. ‘Frozen Gaze(얼어붙은 응시)’라는 제목은 순환하지 못한 채 멈춰 있는 감정을 끝까지 바라보려는 시선을 뜻한다. 이번 연작은 언어로 환원되지 않는 감정의 잔여를 이미지의 상태로 드러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전시는 이미지의 생성과 소멸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죽은 새, 얼음, 한지 등 물질을 특정 조건에 놓고, 사라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순간을 포착한다. 작업의 핵심은 ‘얼리는 행위’다. 얼음은 단순한 보존 장치가 아니라, 붕괴의 속도를 지연시키며 그 사이의 시간을 드러내는 매개로 기능한다. 얼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균열과 기포, 결의 변화는 대상과 결합해 예측하기 어려운 이미지 층위를 형성한다. 이로 인해 대상은 정지와 변화를 동시에 내포한 상태로 제시된다. 사진과 영상은 이러한 과정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사진은 소멸로 향하는 과정의 한 순간을 포착하고, 영상은 생성과 해빙의 흐름을 통해 형상이 변화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얼음의 균열과 붕괴는 이미지가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변화의 상태임을 강조한다. 한지 작업에서는 이미지의 변형이 더욱 두드러진다. 인쇄된 이미지는 물과 약품에 의해 번지고 주름지며 형태가 변형된다. 한지는 지지체를 넘어 이미지 변화에 개입하는 물질로 작동하며, 빈티지 액자는 시간의 흔적을 지닌 요소로서 이미지와 시간의 층위를 함께 드러낸다. 조선희는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조건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이미지가 생성되는 과정을 드러내는 데 주목해왔다. 이번 전시는 보존과 소멸, 고정과 해체가 교차하는 시간의 관계를 다루며, 이미지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제시한다.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조이수 큐레이터는 “‘Frozen Gaze’는 서사를 전달하기보다 관람자가 이미지 앞에 머무르며 시간과 감각을 따라가도록 유도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조선희 작가는 1990년대 초 프리랜서 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해 인물사진 분야에서 작업을 이어왔다. 배우, 예술가, 대중문화 인물 등을 촬영하며 한국 인물사진의 흐름을 형성해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현재 ‘조아조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2

낯선 생명체로 되살아난 구룡포 골목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의 한적한 골목 안, 버려진 대게 껍데기와 나뭇가지가 낯선 생명체로 되살아난다. 익숙한 것들이 기묘하게 결합된 이 공간은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는 정말 익숙한 것일까.”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구룡포읍 아라예술촌에서 선보이는 입주작가 프리뷰전 ‘소통의 가능성’이 민경은 작가의 개인전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전시 제목은 ‘헤테로토피아 도감: 아는 것들의 낯선 서식지’. 지난 17일부터 5월 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낯섦을 통해 다시 보는 세계’라는 감각적 체험에 초점을 맞춘다. ‘소통의 가능성’은 아라예술촌 5기 입주작가 3인의 작업 세계를 순차적으로 조명하는 프리뷰 형식의 전시다. 앞서 정건우 작가의 ‘숭고의 순간’에 이어 마지막으로 민경은 작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전시의 흐름 자체가 서로 다른 시선과 감각의 층위를 쌓아가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민 작가는 사람·동물·식물·기계의 경계를 허무는 ‘혼종 생명체’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영상과 라이트 패널, 키네틱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은 하나의 서사처럼 공간을 채운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구룡포 지역에서 나온 부산물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폐기된 대게 껍데기와 자연물은 더 이상 버려진 사물이 아니라, 새로운 ‘서식지’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한다. 이처럼 재조합된 형상들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쉽게 눈을 떼기 어렵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에 가까운 감각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 낯섦을 통해 오히려 오늘의 인간을 비춘다. 빠르게 소비되고 소모되는 존재로서의 우리 자신을, 마치 자연사 도감 속 한 종처럼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다. 전시는 시각적 경험에만 머물지 않는다. 일부 작품은 관람객의 움직임이나 접촉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방식으로 구성됐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와 움직임은 관람객을 단순한 감상자가 아닌 ‘관계 맺는 존재’로 끌어들인다. 이는 전시 제목이 말하는 ‘소통’이 일방향이 아닌 상호작용임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2

그림책 읽고 함께 걷고···포항제철유치원, 세계 책의 날 맞아 가족 체험형 교육 ‘북콘서트·워킹데이’ 운영 눈길

유네스코 제정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온 가족이 그림책을 매개로 소통하고, 걷기를 통해 건강과 환경의 가치를 체험하는 복합형 교육 행사가 열렸다. 포항제철유치원(원장 윤수정)이 마련한 이번 프로그램은 북콘서트와 ‘Walking Day’를 결합해 독서와 체험을 아우른 구성을 선보이며 관심을 모았다. 행사는 ‘지구와 함께, POYU 가족 북콘서트’를 주제로 21일 포스코교육재단 체육관에서 진행됐다. 그림책 작가 이루리를 초청한 북콘서트에서는 ‘까만 코다’, ‘우리 집에 왜 왔니?’, ‘고릴라와 너구리' 등 환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질의응답 시간에는 어린이들이 책 속 장면과 인물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작가가 이에 응답하며, 작품의 의미와 창작 과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유치원 측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그림책 소개와 활용 방법도 안내했다. 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책을 읽고 말하기·그리기 등 활동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자료와 함께, 책 만들기 키트를 제공해 독서 경험이 일상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이날 행사에는 학부모와 어린이 등 500여 명이 참여했다. 북콘서트에 이어 진행된 ‘가족과 함께하는 Walking Day’는 포스코교육재단 체육관에서 유치원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운영됐다. 참가 가족들은 같은 목표를 두고 코스를 완주하며 걷기를 통해 건강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환경 행동으로서의 ‘걷기’를 체험했다. 어린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봄 풍경 속을 걸으며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에는 포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협조로 마련된 ‘지속가능한 발전 이야기’ 전시도 함께 진행됐다. 환경부 공모 수상작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다양한 관점에서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전달하며 참여 가족들의 관심을 모았다. 윤수정 포항제철유치원장은 “그림책과 체험활동, 전시를 결합해 가족 모두가 책을 즐기고 건강과 지속가능 발전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참여형 생태교육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 권순억씨(하늘빛수노아반 권난아 어린이 아버지)는 “아이와 자연스럽게 환경의 소중함을 이야기할 수 있었고, 함께 걷는 과정에서 가족 간 유대도 깊어졌다"며 "독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유치원은 지난해에 이어 세계 책의 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독서와 생태교육을 결합한 가족 참여형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1

세계적 재즈 연주자, 음악 꿈나무와 ‘교감’

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홍태기)는 지난 17일 교내 콘서트홀에서 세계적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을 초청해 음악과 및 실용음악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열었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는 조윤성을 중심으로 드러머 시게키 오쿠보, 베이시스트 션 펜틀랜드가 함께 참여해 시연 연주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특히 조윤성은 학생들의 연주를 직접 듣고 개별적인 해석과 표현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제시하며 현장의 몰입도를 높였다. 시게키 오쿠보와 션 펜틀랜드도 다양한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연주 팁과 음악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조윤성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음악원과 미국 버클리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뉴잉글랜드음악원 재즈 석사 과정을 수료한 재즈 피아니스트다. 허비 행콕 재즈 인스티튜트 장학생으로 활동했으며, 헐리우드 뮤지션스 인스티튜트 교수 등을 거쳐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시게키 오쿠보는 미국 뮤지션스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한 뒤 일본을 중심으로 공연과 음반, OST 작업 등을 이어오고 있으며, 션 펜틀랜드는 뉴잉글랜드음악원과 버클리음악대학 출신으로 다양한 재즈 뮤지션들과 협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재즈 특유의 즉흥성과 앙상블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조윤성은 “학생들의 연주에서 가능성과 개성이 동시에 느껴졌다”며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태기 포항예술고 교장은 “학생들이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음악적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1

제17회 청소년문화경연대회 백일장, 5월 9일 경주예술의전당서 개최

전국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학적 재능을 겨루는 백일장이 경주에서 열린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지부장 조희군)가 주관하는 ‘제17회 청소년문화경연대회 백일장’은 오는 5월 9일 오전 10시 경주예술의전당 분수대 옆 잔디밭에서 진행된다. 우천 시에는 별도 장소로 옮겨 열린다. 이번 대회는 전국 초등학교 저학년·고학년,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운문과 산문 두 부문으로 나뉜다. 참가자는 별도의 사전 접수 없이 당일 현장에서 신청하면 되며, 접수 마감은 낮 12시까지다. 글제는 행사 당일 현장에서 발표된다. 시상은 당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대상 1명, 최우수상 8명, 우수상 16명, 장려상 40명 등 총 65명에게 상장이 수여되며, 지도교사상 1명도 별도로 선정된다.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트로피가 함께 주어진다. 입상자 명단은 경주문협 다음카페를 통해 공지된다. 시상식은 본인 참석이 원칙이며, 상장은 현장에서만 수령할 수 있다. 행사장에서는 생수와 빵이 제공되고, 원고지는 무료로 배부된다. 참가자는 필기구와 돗자리 등 개인 물품을 준비해야 한다. 주최 측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이나 대리 작성 등 부정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상을 취소할 방침이다. 조희군 경주문인협회장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경험이 문학적 성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뜻깊은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4-21

1919년 대구, 소년의 첫사랑 무대에···청라언덕·서문시장 배경 성장 서사

1919년 대구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첫사랑이 무대에 오른다. 실제 역사적 공간의 고증 위에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허구의 인물을 더해, 설레고 아린 감정 속에 한 소년의 성장과 그 시절을 그려낸다.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성석배)은 제61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첫사랑, 1919년’을 4월 29일부터 5월 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최현묵 작가의 신작으로, 대구시립극단 무대에서 초연된다. 대구 근대사를 바탕으로 청라언덕, 대구제일교회, 서문시장, 도수원 등 실제 역사적 공간에 대한 고증 위에 서사를 쌓는다. 청라언덕은 선교사들의 의료·교육 활동이 이뤄진 근대화의 출발점이고, 대구제일교회는 지역 기독교 확산과 시민 의식 형성의 거점이다. 서문시장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영남 최대 전통시장으로 서민 경제의 중심이었으며, 도수원은 인공 연못을 중심으로 조성된 근대기 공원으로 당시 도시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작품은 이 장소들을 배경을 넘어 시대의 결을 드러내는 축으로 활용한다. 이야기는 강원도 정선에서 대구로 온 열여섯 살 소년 지호의 삶을 따라간다. 지호는 서문시장 동산포목의 점원으로 살아가며 낯선 도시와 마주하고, 신명학교 여학생 영선을 통해 교회와 청라언덕, 시와 노래의 세계를 접한다. 개인의 감정이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3·1운동을 앞둔 대구의 긴장과 독립을 향한 움직임이 조용히 스며든다. 극은 거대한 역사 대신 개인의 감각과 정서를 통해 시대를 비춘다. ‘스와니강’, ‘클레멘타인’ 등 익숙한 음악과 시적인 대사는 당시의 공기를 환기시키고, 배우들의 밀도 있는 연기는 서사의 온도를 끌어올린다. 연출을 맡은 성석배 감독은 “강원도 산골 소년의 시선으로 1919년 대구 근대 역사의 중심 거리를 바라보고자 했다”며 “첫사랑의 가슴 설레고 아린 기억을 사진첩처럼 무대 위에 펼쳐 보이려 한다”고 밝혔다. 무대는 200여 석 규모의 비슬홀이라는 물리적 조건을 ‘회전무대’로 확장한다. 장면 전환에 따라 소년의 방과 포목점, 1919년의 거리까지 공간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며, 영상과 결합된 연출이 상상의 여지를 넓힌다. 공연에는 대구시립극단 단원과 객원배우가 함께 참여한다. 객원배우 조용채가 김지호 역을 맡았으며, 김채이·박연지가 윤영선 역, 강석호·최우정이 양일만 역, 백은숙·김정연이 임일선 역, 김경선·김효숙이 하나꼬 역으로 출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20

기술·예술의 결합···포항, 미래형 문화산업 도시로 전환 속도

포항시 출자출연기관인 재단법인 포항문화재단이 산업도시를 넘어 미래형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양 그랜드 마리오네트’로 대표되는 머신아트와 융합예술 전략이 그 중심에 있다. 프랑스 낭트 등 해외 선진 사례를 참고해 출발했지만, 현재 포항문화재단의 방향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포항의 산업·기술·공간 자산을 바탕으로 한 ‘포항형 아트앤테크(Art&Tech)’ 모델 구축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추진된 문화도시 사업의 성과와 경험이 이 전략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포항의 다음 단계를 보여주는 흐름으로 주목된다. ■ 문화도시에서 이어진 다음 단계···포항형 전략의 출발 포항문화재단이 2022년 제시한 ‘해양 그랜드 마리오네트 거점 구축사업’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였다. 과학·기술·산업 인프라와 문화·예술을 결합해 새로운 문화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도시 브랜드를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대형 기계 조형물과 거리 퍼포먼스를 결합해 도시 전체를 무대로 활용하는 구상이 핵심이었다. 같은 해 열린 국제 컨퍼런스는 이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 포항문화재단과 포항시, 포스텍 등이 참여한 자리에서 프랑스 예술단체 라 머신(La Machine)과 프랑스 예술대학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함께하며 ‘기계, 예술, 도시’를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한·불 공동제작팀이 참여한 ‘d-Bot’ 시연과 쇼케이스 공연도 진행되며, 포항에서 구현 가능한 가능성을 실제로 보여줬다. 이 사업은 단순한 공연이나 볼거리 차원을 넘어, 산업도시 포항의 자산을 문화와 기술로 다시 풀어내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철강 중심 도시 이미지를 넘어 문화·관광·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도시 정체성을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연결하려는 출발점이었다. ■ 머신아트와 융합예술···두 축으로 확장된 포항의 실험 이후 포항문화재단의 문화전략은 하나의 프로젝트에 머물지 않고 두 개의 축으로 확장돼 왔다. 하나는 ‘머신아트’로 대표되는 대형 기계조형물 기반의 거리 퍼포먼스다. 포항문화재단은 그랜드 마리오네트 사업을 통해 장소특정형 거리극과 시민참여형 퍼포먼스를 실험하며, 도시 공간 자체를 문화 콘텐츠로 바꾸는 가능성을 탐색해 왔다. 이어 ‘머신 아트랩’을 통해 로보틱 작품 ‘이아피(Iahfy)’를 제작하고, 2024년 11월 포항해상공원에서 쇼케이스 ‘이아피, 희망이 뛴다’를 공개하는 등 콘텐츠로 발전시켰다. 송도 일대에서도 해상공원과 워터폴리 등을 활용한 로보틱·융합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실험 범위를 넓혔다. 다른 한 축은 융합예술이다. 포항문화재단은 문화도시 사업 시기부터 융합예술 창제작 거버넌스 형성, 창작 실험, 교육 프로그램, 국제 컨퍼런스, 오픈포럼, 융합예술주간 ‘제6의섬’, 포항융합예술프로젝트, 포스텍 공동기획 ‘인공지능예술주간’ 등으로 흐름을 이어왔다. 융합예술은 단순히 예술에 기술을 붙인 전시가 아니다. 포항이 지향하는 융합예술은 지역의 문제를 풀고, 공간을 다시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항 융합예술 창제작 프로젝트에 참가한 김희은 작가의 ‘메탈 레이브’는 형산강의 중금속 오염 데이터를 사운드오 미디어로 전환한 작품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과학기술의 원리를 예술로 풀어냈고, 포항의 환경 문제를 기후·생태·지속가능성이라는 세계적 의제로 확장해 보여줬다. 또한 포항의 융합예술은 사라진 지역의 기억을 홀로그램이나 미디어기술로 다시 불러내고, 유휴공간이나 문제 있는 공간에 빛·소리·센서 기술을 입혀 시민과 반응하는 새로운 장소로 바꾸는 방식에 가깝다. 예술이 먼저 공간에서 말을 걸고, 시민이 반응하며 도시를 새롭게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포스텍, 포항가속기연구소, 한동대학교 등과의 산학연 협력 기반, 그리고 프랑스 낭트 ‘창조지구’, 캐나다 퀘벡의 ‘예술과 기술 공동체(SAT·Society for Arts and Technology)’, 일본 야마구치의 ‘야마구치정보예술센터(YCAM) 등 해외 문화기관과의 교류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기술 기반 문화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토대도 함께 쌓여가고 있다. ■ ‘문화사업이 아니라 도시전략’···공간과 기억을 다시 살리는 예술 머신아트가 도시 공간과 대중적 경험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면, 융합예술은 인공지능, 로보틱스, 미디어아트 등 첨단기술과 결합해 창작 생태계와 도시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넓히는 역할을 한다. 장기적으로는 이 두 축을 통합해 포항만의 문화산업 구조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포항문화재단 이상모 대표이사는 “미래문화 전략사업은 하나의 공연이나 전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포항의 산업과 기술, 문화가 결합된 도시 전략으로 확장돼야 한다”며 “그동안 축적해 온 머신아트와 융합예술의 경험을 바탕으로, 포항의 공간과 기억을 다시 살리고 지속 가능한 문화산업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도시 사업이 끝났다고 해서 포항의 실험이 끝난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문화도시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개별 사업을 넘어 도시 차원의 전략과 정책으로 연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아트앤테크 클러스터로···미래 산업과 도시의 연결 포항은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할 산업·기술 기반도 갖추고 있다. 포스텍과 AI대학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 등 연구 인프라와 함께 국제불빛축제, 스틸아트페스티벌, 국제음악제 등 문화 콘텐츠 실증 무대도 확보하고 있다. 이는 포항이 단순히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도시를 넘어, 기술과 예술을 함께 실험하고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의미로 읽힌다. 현재 포항문화재단은 첨단기술 기반 창작 LAB 구축, 지역 특화 창·제작 생태계 조성, 기업 육성, 국내외 유통과 교류협력, 인력양성 체계 마련 등을 포괄하는 중장기 구상을 이어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흐름을 하나로 묶어 ‘영남권 아트코리아랩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 선택의 시간···이제는 정책과 결단이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가 도시 전략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과 정책 연속성이 필수적이다. 대형 구조물 제작과 운영, 기술 기반 창작 인프라 구축, 국제교류와 인력양성은 단년도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화사업을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특히 다가오는 6·3지방선거 이후 새롭게 출범할 시정과 광역, 정부의 정책 의지가 향후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포항이 지금까지 축적해 온 실험을 개별 사업 수준에 머물게 할 것인지, 아니면 미래형 문화산업도시 전략으로 키워낼 것인지는 결국 행정과 정책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해양 그랜드 마리오네트’로 시작된 포항의 실험은 이제 단일 프로젝트를 넘어 도시 전략으로 확장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산업과 기술, 예술과 도시를 결합해 포항만의 미래 문화도시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이제 필요한 것은 더 이상의 설명이 아니라 실행과 결단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9

닫힌 문 앞에 놓인 온기···수녀들의 ‘기다림’이 청년을 깨운다

cpbc 대구가톨릭평화방송이 자립지원청년과 은둔 청년을 향한 돌봄의 현장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두드림 기다림 도시락’(연출 송성한)을 선보인다. 프로그램은 도시락을 매개로 청년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예수성심시녀회 청년사도직 수녀들의 일상을 따라간다. 카메라는 단순한 봉사 활동의 외형보다 ‘접촉의 방식’에 주목한다. 수녀들은 문을 두드리기보다 문고리에 도시락을 걸어두고 물러선다. ‘두드림’과 ‘기다림’이라는 제목의 언어는, 개입보다 시간을 택하는 이들의 태도를 설명한다. 관계 형성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이자, 스스로 걸어 나오기를 기다리는 거리 두기다. 수녀들의 하루는 고되지만 사랑으로 가득하다. 오전 5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해 9시부터 각자의 소임을 수행한 뒤, 오후 2시부터 본격적인 요리에 나선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식단은 청년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 선택이다. 오후 5시부터 배달을 시작해 밤 10시가 돼서야 수녀원으로 돌아온다. 긴 동선과 반복되는 일정 속에서도 메시지는 단순하다. “우리가 너희의 나무가 되어줄게”, “너는 소중한 존재야”, “그냥 너라서 좋다”는 말이 도시락과 함께 전달된다. 변화는 서서히 나타난다. 화면에는 “수녀님,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청년, 먼저 다가와 포옹을 건네는 청년의 장면이 담긴다. 보육원 출신 자립지원청년들을 수녀원으로 초대해 따뜻한 식사를 나누고자 하는 수녀들의 진심 어린 바람도 전해진다. 프로그램은 극적인 서사보다 관계의 축적을 통해 형성되는 신뢰를 보여주는 데 무게를 둔다. 올해 개국 30주년을 맞은 cpbc 대구가톨릭평화방송은 라디오 중심에서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까스통 신부의 갓소통’, ‘홍만사’, ‘뉴스플러스 대구경북’ 등 자체 콘텐츠를 통해 접점을 넓히는 흐름 속에서, 이번 다큐는 지역 기반 공익 콘텐츠의 한 축을 이룬다. ‘두드림 기다림 도시락’은 4월 21일 오후 3시 ‘cpbc 플러스’와 유튜브 ‘대구가톨릭평화방송’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9

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 국비 1억 확보

재단법인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포항이 영화진흥위원회 ‘2026년도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에 선정돼 국비 1억 원을 확보했다. 전년 지원액인 9600만 원 보다 규모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영화문화 거점 기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은 전국 독립영화전용관을 대상으로 상영 환경 개선과 관객 저변 확대를 위해 매년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운영 실적과 프로그램 기획력, 지역사회 기여도 등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반영된다. 인디플러스 포항은 그간 기획전과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며 지역 내 독립·예술영화 접근성을 높여왔다. 영화 상영에 더해 관객과의 대화(GV), 특별기획전, 문화예술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기능해 왔다. 특히 지난해 진행한 월별 테마 프로그램 ‘월간 인디플러스’와 공연 연계 콘텐츠 확대는 관객 참여를 이끌어낸 사례로 평가된다. 단순 상영을 넘어 시민 참여 기반의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해 온 점이 이번 선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운영 성과와 지역문화 기여도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독립·예술영화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지역 대표 영화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디플러스 포항 상영시간표와 프로그램 등 자세한 정보는 포항문화포털(www.phcf.or.kr)과 인디플러스 포항 공식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indieplus_pohang)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8

포항 오어사 동종, 국보 승격 한 발짝 더···경북도 문화유산위 심의 통과

포항 오어사 동종의 국보 승격 절차가 한 발짝 나아갔다. 지난 9일 열린 ‘경상북도 문화유산위원회 동산문화유산분과 회의’에서 오어사 동종을 국가지정 문화유산(국보) 승격 신청 대상으로 선정하는 안건이 원안 가결됐다. 1216년(고려시대) 주종장 순광이 제작한 오어사 동종은 제작 시기와 제작자, 봉안 사찰이 명문으로 명확히 기록된 유물이다. 특히 전통 양식을 계승하면서도 통형 음통과 독특한 당좌 양식 등 고려 후기 특징을 보여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1995년 오어사 경내 정비 과정에서 발견돼 1998년 보물로 지정됐으며, 이번 심의 통과에 따라 국가유산청의 최종 검토를 거쳐 국보 승격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신라 왕실 원찰인 법광사지의 국가유산구역 확대도 추진한다. 지금까지 10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건물지와 유구, 3380여 점의 유물이 확인했다. 지난해 실시된 표본조사에서는 기존 지정구역 외곽에서도 주요 유물과 유구의 분포가 확인되면서 유적 보존을 위한 구역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는 이번 경북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가유산청에 구역 확대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4-17

[신간]“생존→초월, 5단계로 되찾는 인간의 기본값"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역행자‘의 저자 자청이 신간 ‘완벽한 원시인’(필로틱)으로 돌아왔다. 이번 책은 “AI 시대의 진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컨디션”이라며 현대인의 불안·번아웃·우울증 원인을 진화적 불일치에서 찾는다. “인간의 뇌는 10만 년 전 사바나 초원에서 설계된 원시인의 것에서 변하지 않았지만, 현대인은 그 뇌를 망가뜨리는 환경에 갇혀 있다“는 주장이다. “보더콜리를 아파트에 가두면 미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책은 양치기 개 보더콜리의 비유를 든다. 하루 60km를 달려야 하는 종이 좁은 공간에 갇히면 행동장애를 일으키듯, 인간 역시 맹수 회피, 사냥, 사회적 유대와 같은 본능적 설계와 동떨어진 생활로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알림은 ‘위협’, 지하철 인파는 ‘포위’, 앉아서 일하는 습관은 ‘부상 상태’로 인식되는 뇌는 끊임없이 비상 신호를 보내며 점차 망가진다. 저자는 이를 ‘진화적 불일치’라 부르며, “의지로 버티는 것은 자기 파괴”라고 경고한다. ‘완벽한 원시인’은 현대인의 뇌가 사바나 초원에 최적화된 원시적 본능을 회복하기 위해 생존→안정→성장→연결→초월의 5단계 시스템을 제시한다. 각 단계는 뇌의 진화적 층위를 반영한 15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된다. △LEVEL 0: 생존 가장 기본적인 층위인 생존 단계에서는 수면·물·호흡이 핵심이다. 수면은 뇌가 독소를 제거하는 유일한 시간이며, 탈수 2%만으로도 지능 20%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처럼 물은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다. 또한 깊고 느린 호흡은 감정 조절을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차단한다. △LEVEL 1: 안정 생존이 보장되면 안정 단계로 넘어간다. 햇빛은 생체 시계를 리셋해 하루 에너지를 조절하며, 걷기는 근육을 활성화해 신체 리듬을 회복시킨다. 특히 저자는 “칼로리 계산보다 ‘영양 밀도’에 집중하라”며, 가공식품 대신 자연식에 가까운 식단을 권장한다. △LEVEL 2: 성장 안정된 상태에서 성장을 촉진하려면 의도적 불편함이 필요하다. 차가운 샤워나 계단 오르기처럼 불편함을 겪으면 뇌가 새로운 자극에 적응하며 강화된다. 이와 함께 근력 운동으로 신체적 강인함을,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사냥 본능을 자극해 도파민 시스템을 재정비한다. △LEVEL 3: 연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소규모 부족 형성과 대면 접촉은 옥시토신을 분비시켜 외로움을 해소한다. SNS 팔로워 수천 명보다 진정한 친구 5명이 더 중요한 이유다. 또한 타인에게 기여하는 행위와 성적 친밀감은 뇌가 추구하는 가장 강력한 보상 체계로 작용한다. △LEVEL 4: 초월 마지막 단계인 초월은 탈집중과 몰입을 통해 이뤄진다.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면 뇌는 스스로 재정렬되며, 무언가에 완전히 빠져드는 몰입 상태에선 자의식이 사라지며 행복감이 극대화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하는 이유로 세 가지 구멍을 지목한다. △화학적 구멍: 술·설탕·담배는 뇌의 보상 체계를 교란시키는 독소다. 특히 SNS의 도파민 폭탄은 중독적 과잉을 유발해 신경 회로를 파괴한다. △행동적 구멍: 멀티태스킹은 사냥 중 주변 경계를 소홀히 했던 원시인의 생존 본능과 정반대되는 습관이다.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려 하면 뇌는 과부하에 걸리며 효율성이 급락한다. △인지적 구멍: 끝없는 걱정과 분석은 뇌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원시인은 즉각적인 위협에만 반응했지만, 현대인은 미래의 불확실성까지 시뮬레이션하며 스스로를 소모시킨다. 저자는 AI나 스마트폰을 버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환경을 뇌의 설계에 맞추라고 강조한다. 하루 8시간 앉아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듯, 잘못된 습관이 뇌를 망친다. 각 단계별 버튼을 차근차근 눌러 뇌의 기본값을 되찾는 것이 핵심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7

포항예술고, ‘맨발의 디바’ 이은미 대구가톨릭대 석좌교수 초청 마스터클래스 개최

포항예술고등학교가 현장 중심 음악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실력 있는 대중음악인을 초청한 마스터클래스를 마련했다. 학생들은 무대 경험과 실전 중심의 조언을 통해 보컬 역량과 진로 인식을 함께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포항예술고(교장 홍태기)는 지난 15일 학교 강당에서 가수 이은미 대구가톨릭대학교 실용음악과 석좌교수를 초청해 실용음악 전공 학생 대상 특강과 보컬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했다. 이은미 교수는 국내 여성 가수 가운데 최다 공연 기록(약 1천회)을 보유한 가수로, ‘맨발의 디바’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은미 교수는 자신의 음악 여정을 소개하며 꾸준한 연습과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소리를 객관적으로 들을 수 있는 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녹음과 청취를 반복하는 기본 훈련의 필요성을 짚었다. 이어 다양한 장르와 악기를 폭넓게 접하는 경험이 표현력 확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보컬 트레이닝에서는 곡의 흐름과 감정을 목소리뿐 아니라 마이크 활용으로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대에 대해서는 “감정을 전하는 전달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집중력과 준비 과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철저한 목 관리와 컨디션 조절 등 자기관리 방식도 함께 공유했다. 학생들은 “아티스트의 경험과 실전 지도를 통해 연습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태기 포항예술고 교장은 “현장 예술가와의 만남을 통해 학생들의 전문성과 진로 시야를 넓히는 교육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6

책과 장미로 마음 나눠요! ‘책으로 마음 잇기’ 열려

4월의 끝자락, 책 한 권이 건네는 위로와 연결의 시간이 대구 도심에 펼쳐진다. 도서출판 학이사와 독서 공동체 ‘책으로 마음 잇기’는 오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시민 참여형 독서 문화 행사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를 마련한다. 행사는 이날 오후 7시 대구 중구 YMCA 카페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독서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소통의 장으로 꾸며진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가 특별 강연을 맡는다. 윤 대표는 ‘그래도 책 속에 길이 있다’, ‘밥상과 책상 사이’ 등을 집필한 독서 전문가로, 강연을 통해 독서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2부 ‘책으로 마음 잇기’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책을 매개로 교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각자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을 가져와 서로 교환하며, 책을 통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이번 행사는 세계 책의 날 상징인 ‘책과 장미’를 함께 나누는 자리로 의미를 더한다. 참석 신청자 선착순 50명에게는 윤일현 작가의 ‘시지프스를 위한 변명’ 1권과 장미 한 송이가 증정된다. 학이사 신중현 대표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책은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가장 깊이 연결하는 매개”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책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삶을 나누고, 일상 속에서 독서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비는 1만 원이며, 1992년 이후 출생자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4-16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실전 교육’ 시동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노동시장 복귀를 지원하는 실무형 직업교육이 포항에서 시작됐다. 자격증 취득과 실무 활용을 병행한 맞춤형 교육 과정이다. 포항여성인력개발센터·포항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지난 13일 성평등가족부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 ‘회계·세무·OA 실무마스터’ 과정을 개강했다. 면접을 통해 선발된 19명의 훈련생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과정은 취업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실무 중심 프로그램으로, 교육생들이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회계·세무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 19명을 대상으로 직무 이해도와 실전 활용 능력을 동시에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교육 내용은 △전산회계 1급 자격증 취득 대비 △ITQ 엑셀 활용 능력 향상 △세무 실무 기초 및 실전 적용 등으로, 회계·세무 직무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두 기관은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취업 지원을 전담하는 원스톱 통합취업지원센터로, 취업 상담과 정보 제공, 알선 등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돕고 있다. 또한 재직 여성들을 위한 심리고충 상담과 커리어 프로그램, 취업자 워크숍 등도 운영 중이다. 교육 참여 및 상담 문의는 전화(054-278-4410~2)로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고요 속 흐름을 담다···미디어아티스트 임창민 ‘Homage to 박동준’展, 대구 갤러리분도서 개막

고요한 방 안, 창 너머의 풍경이 아주 느리게 움직인다. 물결이 흔들리고, 빛이 흐르며, 바람이 스친다. 정지된 사진 속에 삽입된 영상은 익숙한 장면을 낯선 감각으로 되돌린다. 오는 4월 23일부터 대구 중구 갤러리분도에서 열리는 ‘Homage to 박동준 2026_임창민’전은 이렇게 ‘멈춤과 흐름’ 사이에서 감각을 일깨운다. (사)박동준기념사업회와 대구 갤러리분도가 공동 기획한 ‘Homage to 박동준’은 고(故) 박동준 선생의 뜻을 기리며 매년 한 작가를 초청해 이어오는 헌정 전시다. 올해는 미디어 아티스트 임창민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갤러리분도와 깊은 인연을 이어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을 중심으로 자신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임창민의 작업은 사진과 영상의 결합이라는 단순한 형식을 넘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한 화면 안에 중첩시키는 데서 출발한다. 실내 공간은 사진으로 정지돼 있고, 창밖 풍경은 영상으로 살아 움직인다. 이 이중 구조는 우리가 익숙하게 인식해온 ‘이미지’의 개념을 미묘하게 흔든다. 보는 이는 하나의 장면을 바라보면서도, 동시에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 10점과 사진 7점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정중동(靜中動)’이다. 고요함 속에 깃든 미세한 움직임, 정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임창민의 화면 속 실내는 적막에 가깝지만, 그 너머 풍경은 끊임없이 흐른다. 이 대비는 관람자의 시선을 붙잡고, 감각을 서서히 확장시킨다. 특히 ‘창’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다. 창은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경계이면서 동시에 두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다. 작가는 이 창을 통해 풍경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가 그 안으로 들어가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전통 건축의 ‘차경(借景)’ 개념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시도이기도 하다. 외부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여 공간을 확장하는 차경의 원리가, 디지털 이미지 안에서 새롭게 작동하는 셈이다. 전시는 동양 회화와의 미학적 연결점도 짚는다.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의 ‘소림명월도’가 보여주는 시선의 흐름과 정적 긴장 구조는 임창민의 작업과 묘하게 겹친다. 나뭇가지 사이로 배치된 달과 미세한 물의 흐름처럼, 그의 작품 역시 고요한 화면 속에 작은 움직임을 배치해 감상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작품 속 풍경은 실제 자연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수집된 장면들이 재구성된 결과물이다. 그래서 화면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어딘가 익숙하다. 관람자는 그 낯익은 이질감 속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호출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괴석을 주제로 한 사진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 기이한 형태의 돌을 재구성한 이 작업은 전통 회화의 ‘괴석도’를 연상시키며, 자연을 바라보는 동양적 시선을 현대적으로 확장한다. 촬영 이후의 편집과 개입을 통해 완성된 이미지는, 미디어아트 작업과 동일한 창작 원리를 공유한다. 빠른 속도와 과잉된 이미지에 둘러싸인 오늘날, 임창민의 작업은 정반대의 방향을 제시한다. 소리를 제거한 채 느리게 흐르는 영상, 움직임을 최소화한 화면은 관람자의 호흡을 낮추고 감각을 환기시킨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사유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Homage to 박동준 2026_임창민 전’은 결국 ‘본다’는 행위를 다시 묻는 자리다. 창을 통해 펼쳐지는 풍경은 바깥의 세계이면서 동시에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관람자는 그 사이에서 잠시 멈춰 서고, 잊고 있던 감각과 조용히 마주하게 된다. 전시는 5월 22일까지 이어지며, 개막식은 4월 23일 오후 5시에 열린다. 느림과 고요, 그리고 미세한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이번 전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유의 시간을 건넬 것으로 기대된다. 임창민은 계명대 미술대학과 뉴욕대·뉴욕시립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제비엔날레 심사위원, 광주비엔날레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고, 포틀랜드 주립대 교환교수로도 활동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전시됐으며, 국내외에서 개인전 25회를 개최했다. 최근에는 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작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포항문화재단, 공연유통 지원사업 선정···국비 2억7000만원 확보

포항문화재단이 국비 2억7000만 원을 확보하며 수도권 중심의 공연 콘텐츠를 지역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정부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재정 부담은 낮추고 작품성 높은 공연 유치 기반을 동시에 마련했다는 점에서, 포항의 문화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 ‘2026년 대표공연 콘텐츠 지역유통 지원사업’ 선정에 따른 것으로,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려는 정책 흐름 속에서 포항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사례로 읽힌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이번 사업을 통해 △연극 ‘사의 찬미’(6월 예정) △뮤지컬 ‘마리 퀴리’(12월 예정)를 포항에 선보일 계획이다. 연극 ‘사의 찬미’는 일제강점기 실존 인물인 극작가 김우진과 성악가 윤심덕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시대적 억압 속에서도 예술과 사랑을 지키려 했던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밀도 높은 연출과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로 관객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여성 과학자이자 이민자로서 사회적 한계를 극복하고 업적을 이뤄낸 마리 퀴리의 삶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방사성 원소 라듐의 발견과 이를 둘러싼 산업 현장의 이면, 이른바 ‘라듐 걸스’의 이야기를 함께 조명하며 과학자의 책임과 인간 윤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수상과 2024년 한국 뮤지컬 최초 영국 웨스트엔드 장기공연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 작품은 철강과 첨단 과학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포항의 도시 정체성과도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과학기술 발전의 이면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성찰하는 서사는 지역 관객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마리 퀴리’는 포항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을 맞는 올해 12월 기념공연으로 추진돼 상징성과 의미를 함께 담을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사업 선정은 지역에서도 다양한 우수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문화 향유 폭을 넓힐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유치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카네기홀 오른 창작오페라, 포항 무대에

미국 카네기홀 무대에 오른 창작 오페라가 포항에서 공연된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5월 1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오른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5월 1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오페라 ‘주기철의 일사각오- 열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라는 억압적 시대를 배경으로, 개인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 앞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특정 종교적 서사에 머물지 않고, 시대와 개인, 권력과 양심 사이의 충돌을 보편적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모티브가 된 주기철은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끝까지 맞서다 생을 마감한 인물로, 한국 근현대사에서 ‘양심과 저항’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작품은 이 인물을 중심에 두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타협하지 않았던 결단의 순간을 음악적 서사로 풀어낸다. 부제 ‘나는 죽고 또 죽어도 다른 신에게 무릎을 꿇고 살 수는 없다’는 그의 선택을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문장이다. 무대는 평양 산정현교회를 배경으로, 일제의 정책이 점차 강화되는 과정 속에서 각 인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긴장감 있게 따라간다. 고문과 회유, 침묵과 저항이 교차하는 서사는 인물 간 대비를 통해 극적 밀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신념을 지키려는 인물과 현실과 타협하는 주변 인물들의 갈등 구조는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음악적 완성도 또한 눈여겨볼 지점이다.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아리아와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는 고뇌와 두려움, 확신과 흔들림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며 서사의 깊이를 확장한다. 감정의 결을 따라 흐르는 음악은 한 시대를 살아간 인간 군상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포항문화재단 이상모 대표이사는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과 갈등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라며 “시민들에게 완성도 높은 오페라를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공연은 R석 3만원, S석 2만원이며, 4월 20일까지 예매 시 30% 조기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예매는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은 ‘2026 공연예술 지역 유통지원 사업’의 첫 무대로, 포항문화재단은 이를 시작으로 연중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이어간다. 5월 말 극공작소 마방진의 연극 ‘홍도’, 7월 안은미 컴퍼니의 현대무용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8월 HJ컬쳐의 뮤지컬 ‘더 픽션’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분단의 경계, 그림으로 넘다’···북한 작가 36명 회화 50점 한자리에

경북 안동의 송강미술관(관장 김명자)에서 북한 회화 50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념의 프레임에 가려졌던 북한미술을 ‘예술 그 자체’로 바라보려는 시도다. 송강미술관은 지난 4월 11일부터 특별기획전 ‘2026 북한의 회화 – 분단 너머의 리얼리즘’을 열고, 유화와 조선화 등 북한미술의 주요 흐름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는 선우영, 리경남, 이쾌대, 정종여, 정창모, 김성민, 김성근, 김승희, 리율선 등 총 36명의 작가가 참여해 북한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이쾌대, 정종여를 비롯해 정창모, 선우영, 김성민 등은 북한 회화의 흐름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로 꼽힌다. 특히 이쾌대는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거치며 활동한 대표적인 근현대 화가로, 사실적 인물 표현과 시대 현실을 반영한 작품 세계로 주목받는다. 월북 이후에도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이어가며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정종여는 전통 조선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북한 화단을 이끈 대표 작가로 꼽힌다. 평양미술대학 조선화과 창설에 참여해 후학을 양성했으며, 대표작 ‘가을의 티티새’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북한미술을 단순한 선전 도구가 아닌, ‘당대 현실을 살아낸 사람들의 시선’으로 읽어내는 데 방점을 찍는다. 분단 이후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형성된 미술이 어떤 방식으로 현실을 해석하고 이상을 그려왔는지를 비교적 온전한 맥락에서 보여주려는 시도다. 전시는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제1·3전시장에서는 ‘북한 회화의 리얼리즘’을 주제로 북한식 리얼리즘을 집중 조명한다. 이는 서구적 사실주의와 달리, 현실 재현을 넘어 집단적 가치와 사회적 이상을 강조하는 특징을 지닌다. 작품 속 인물과 풍경은 단순한 묘사를 넘어 하나의 메시지로 기능한다. 제2전시장에서는 ‘조선화: 전통과 현대의 결합’을 주제로 또 다른 북한미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동양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조선화는 선묘와 색채, 몰골기법 등을 활용해 민족적 정서와 서정성을 드러낸다.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이 양식은 북한미술의 독자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축이다. 김명자 송강미술관장은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는 시대일수록 예술이 공감과 연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전시가 서로 다른 체제 속 예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5

포항문인협회 주관·포스코 후원 ‘제39회 쇳물백일장’···54명 입상

포스코가 후원하고 포항문인협회(회장 최라라)가 주관하는 ‘제39회 쇳물백일장’이 지난 11일 오후 2시 포항 송도솔밭도시숲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포항문인협회는 14일 이번 백일장 입상자를 발표했다. 이번 쇳물백일장은 초·중·고·일반(기성 작가 및 포항문인협회 회원 제외) 부문에 총 697편이 출품됐으며, 참가자들은 초등부 ‘쌀'·'새싹’, 중등부 ‘굴뚝'·'사월’, 고등부 ‘그릇'·'인공지능’, 일반부 ‘사다리'·'낙하산’을 주제로 글솜씨를 겨뤘다. 심사는 지난 12일 각 부문별로 엄정하게 진행됐으며, 대상 1명을 포함해 총 54명의 입상자가 선정됐다. 영예의 대상은 고등부 산문 부문에 ‘그릇’ 작품을 출품한 이하진(두호고 3년) 학생이 차지했으며, 상금 50만원과 상장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별도로 열리지 않으며, 상장과 작품집은 우편으로 발송될 예정이다. 최라라 포항문인협회장은 “포항의 역사를 품은 송도솔밭도시숲에서, 특히 포스코와 가까운 장소에서 개최하게 돼 더욱 의미가 깊다”며 “엄정한 심사를 거쳐 입상작을 선정했으며,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함께 참가자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39회 쇳물백일장’ 입상자 명단. ◇대상 이하진(고등부 산문·두호고 3년) ◇일반부 ▷운문 △장원 이승후(포항 북구 천마로) △차상 김정혜(포항 북구 우창로) △차하 남소원(부산 남구 오륙도로) △가작 이수정(경북 김천 부곡길) 임숙현(포항 북구 침촌지구로) ▷산문 △장원 김충만(포항 북구 흥해읍 초곡지구로) △차상 황광임(경주 금성로) △차하 송상미(포항 남구 연일읍) △가작 김하린(대구 북구 산격동) 최영희(경주 안강읍) ◇고등부 ▷운문 △장원 김소윤(동성고 1년) △차상 김효경(대동고 3년) △차하 김주한(대동고 2년 ) 고수민(포항여고 2년) △ 가작 이나영(동지여고 3년) 김지수(포항여고 3년) ▷산문 △장원 손유찬(경주 문화고 1년) △차상 이하윤(두호고 2년) △차하 이소민 (경기 고양예술고 1년) 김현서(동지여고 2년) △가작 고연우(오천고 2년) 문영경(장성고 2년) ◇중등부 ▷운문 △장원 김린하(청하중 3년) △차상 정유주(포항여중 1년) △차하 이진국(김천중 1년) 김지용(동해중 3년) △가작 전아현(흥해중 1년) 정예솔(청하중 2년) ▷산문 △장원 김태환(대도중 1년) △차상 진민주(영일중 2년) △차하 윤서영(환호여중 1년) 이예빈(흥해중 2년) △가작 이도연 (포항여중 1년) 김현경(이동중 2년) ◇초등부 ▷운문 △장원 강태혁(이동초 6년) △차상 전아율(신흥초 4년) △차하 최하진(장량초 6년) 이수아(오천초 4년) 임준우 (제철초 2년) △가작 서유라(양덕초 5년) 김여름(창포초 4년) 김이안(제철초 5년) 황제이(제철초 4년) 이강무(연일초 2년) 김유하 (제철지곡초 4년) ▷산문 △장원 최서윤(중앙초 5년) △차상 임다윤(제철초 4년) △차하 정세빈(이동초 5년) 최서영(이동초 6년) 윤채아(제철지곡초 2년) △가작 김민준(인덕초 4년) 서하연(곡강초 5년) 한다인(창포초 3년)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4

'나를 버티게 하는 언어’···포항시립도서관, 한수희 인문학 강연 개최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서양진)이 일상 속 불안을 인문학으로 풀어내는 자리를 마련한다.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시민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도서관은 오는 4월 마지막 주 수요일인 29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2026 인문학 in 포항’ 두 번째 강연을 연다. 이번 무대에는 에세이스트 한수희 작가가 초청돼 ‘불안과 쓰기, 그리고 읽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인문학 in 포항’은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진행되는 포항시립도서관의 대표 인문 프로그램이다. 문학·예술·지식 분야의 저명 인사를 초청해 시민과 직접 만나는 강연으로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특정 주제를 강의식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감각과 태도를 함께 나누는 점에서 차별화된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강연자 한수희 작가는 에세이 ‘온전히 나답게’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그는 2013년부터 매거진 ‘AROUND’에 책과 영화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며 꾸준히 글쓰기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마음의 문제’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일상의 감정과 내면을 섬세하게 짚어왔다. 강연에서는 누구나 겪는 불안을 출발점으로, 이를 견디고 해석하는 방법으로서의 ‘쓰기’와 ‘읽기’를 제안할 예정이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는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참여 신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문화행사 신청 코너에서 15일 오전 10시부터 사전 접수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포은중앙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3

포항 문화정보 한눈에”··· 포항문화재단, ‘포항문화포털’ 본격 운영

포항의 문화예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구축된다. 그동안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문화정보를 하나로 연결해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고,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드는 개방형 문화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역 내 문화예술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시민 참여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포항문화포털’을 구축·운영한다고 밝혔다. 포항문화포털은 공연·전시·교육·행사 등 지역 전반의 문화예술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문화정보를 체계적으로 연결해 시민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 지역 문화예술 정보는 기관별로 개별 운영되면서 원하는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포항문화재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을 구축, 새로운 문화정보 제공 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포항문화 포털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시민과 예술인이 직접 참여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기관과 예술인, 단체, 행사 주최자 등 다양한 주체가 콘텐츠를 직접 등록하고 공유할 수 있어 지역 문화생태계의 자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서비스로는 △공연·전시·교육·행사 등 통합 문화정보 제공 △기관·예술인·단체의 콘텐츠 직접 등록 및 홍보 기능 △공모·지원사업·정책 등 문화소식 통합 안내 △문화공간 대관 정보 제공 및 신청 △온라인 기반 문화예술 후원 서비스 등이 마련된다. 또한 콘텐츠 등록 과정에서는 개방성·공익성·중립성 기준을 적용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면서도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포항문화재단은 포털을 통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생산–공유–참여’가 연결되는 문화 플랫폼 구조를 구축하고, 시민이 문화의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로 참여하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포항문화포털은 문화정보 접근성 향상뿐 아니라 지역 문화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기관 간 협력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문화포털은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연결하는 디지털 기반 플랫폼”이라며 “앞으로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문화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2

포항시 장두건미술상 공모···"상금 규모 현실화 필요” 지적

포항시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고(故) 장두건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공모에 나선 가운데, 상금 규모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제22회 장두건미술상 공모가 진행 중이며, 최종 선정 작가에게는 창작지원금 800만 원과 차기 연도 개인전 기회가 주어진다. 장두건미술상은 2005년 제정 이후 20여 년간 지역 기반 유망 작가를 꾸준히 발굴하며 포항을 대표하는 미술상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수상자에게 개인전 기회를 연계 제공하는 등 단순 시상에 그치지 않고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구조를 갖춘 점도 특징이다. 이 상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포항미술의 초석을 마련한 장두건(1918~2015)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 제정됐다. 수상자에게는 포항시장 명의의 상패와 창작지원금, 포항시립미술관 개인전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장두건미술상 상금은 장기간 정체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1~6회)에는 장두건 화백의 사비로 소액이 지급됐고, 이후 7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제17회(2021년)부터 800만 원으로 인상된 뒤 2026년 제22회까지 6년째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로, 미술계 안팎에서는 상금 규모가 작가 위상과 취지에 비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주요 공공미술관이 운영하는 미술상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일부 미술상의 경우 2026년 현재 2000만 원 이상의 상금을 지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미술계가 급격히 성장하고 작가들의 활동 무대가 국제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역 미술상이 우수 작가를 유치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단순한 상금 인상을 넘어 미술상과 작가의 인지도 자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장두건미술상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장두건상 인지도를 높이려면 상금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장두건 화백의 인지도를 함께 높여야 한다”며 “현재 장두건 화백의 명성이 지역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어 전국적으로 작품세계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장두건 화백 상설관이 있는 포항시립미술관의 인지도를 높이고, 초헌 장두건관 전시 역시 연례행사 수준에 머무르지 말고 학술 연구와 전시 기획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레지던시 연계나 해외 전시 지원 등 중장기적 성장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국내외 미술상은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포함해 작가의 지속적인 활동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포항시가 장두건미술상을 통해 지역 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점은 분명한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향후 전국 단위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금 규모뿐 아니라 인지도, 연구, 전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성과 역사성을 갖춘 미술상이 시대 변화에 걸맞은 지원 체계를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