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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도무지 모를 中 시진핑 체제 속 ‘저항의 메시지’

2022년 5월, 오미크론 확산으로 상하이 2500만 명이 고강도 봉쇄에 갇혔을 때, 절망 속에서 탄생한 팟캐스트 ‘부밍바이(不明白·도무지 모르겠다)’가 2년 만에 책 ‘저항의 수다’(글항아리)로 재탄생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위안 리가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체제 저항 운동의 중심이 됐다. 180회에 이르는 방송 중 핵심 인터뷰 25편을 엮은 책은 중국 내부의 암울한 현실과 저항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부밍바이’는 감염자 0을 목표로 한 봉쇄 정책으로 일상이 무너진 시민들의 “도대체 중국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느냐”는 절박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건물에 갇혀 굶주리는 사람들, 경기 침체로 무너진 서민 경제, 건강 코드로 추적당하는 개인의 자유-이 모든 것이 ‘부밍바이’의 소재였다. 정치학자 페이민신, 경제학자 쉬청강 등이 출연해 “제로 코로나는 1958년 대약진운동 같은 미친 정책”이라 비판했고, 영세업자와 농민공들은 복지 사각지대의 고통을 고발했다. 또 “시진핑은 어떠한 균형도 필요 없고, 자기 비서만으로 상무위원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면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직격하기도 한다. 방송은 2회 만에 중국 내 청취가 금지됐지만, 해외 스트리밍을 통해 중국어로 송출되며 ‘읽는’ 문화로 저항을 이어갔다. 책은 중국 경제의 위기를 부동산 거품, 실업률 상승, 악성 부채 등 구조적 문제로 진단한다. 쉬청강은 “부분적 시장경제를 도입해도 권력 집중화로 자체 개혁이 불가능하다”며 구소련 몰락을 떠올렸고, 우궈광은 “혁명은 필연적이며 개혁은 그 길을 터줄 뿐”이라 말했다. 2022년 봉쇄된 건물에서 화재로 수십 명이 사망한 사건은 ‘백지운동’으로 번졌다. 시민들은 백지를 들고 “비극마저 선전으로 둔갑시키는 정부에 맞서자”고 외쳤고, 한 참여자는 “우리가 마지막 세대”라며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비관 속에서도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바깥에선 공산주의 체제 아래 국민을 ‘어쩔 수 없는 존재’로 보지만, 저널리스트 장제핑은 “무릎 꿇고 반란을 일으키는 것과 서서 저항하는 것 사이에서 일상이 투쟁”이라고 말한다. 정부의 탄압에 맞서 창작과 토론 플랫폼으로 탈집중화를 시도하는 언론인들, 해외 이주를 고민하면서도 현장에 남는 활동가들의 선택은 “완전하지 않은 자유라도 복종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체제에 답이 없다면 우리가 답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한 청년은 “현실 세계가 우릴 버려도 새로운 작은 세계를 창조하자”고 외치며, 무력감에 맞서는 연대의 힘을 강조한다. 위안 리는 “이 책은 절망했지만 각성한 이들의 용기를 외면하지 않는다”며 “무의미한 단편이 새로운 세계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부밍바이’는 검열에 맞서 해외에서, 책은 타이완에서 중국어로 출간되며 체제 비판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중국 내부의 저항은 한국 촛불집회처럼 익숙한 얼굴이지만, 공산주의 국가라는 프레임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혁명은 필연적이지만, 그 전에 작은 행동이 역사를 바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1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 서울···도심 랜드마크 탄생의 여정

서울이라는 도시는 알고 보면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손길로 빚어진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다.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을 넘어선다. 매일같이 지나치는 서점,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쇼핑몰 등은 사실 그 자체로 건축 예술의 산물이며, 이는 서울의 문화적 풍경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서울 곳곳에는 프랭크 게리, 렌조 피아노, 안도 다다오, 자하 하디드와 같은 건축계의 거장들이 설계한 건축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을 포함해 총 22명의 건축가로, 그들의 작품은 단순한 건물을 넘어 도시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됐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서울을 세계적인 예술 도시로 변모시키는 데 기여했다. 건축가 공주석은 그의 저서 ‘서울, 작품이 되다’(청아출판사)에서 이러한 건축물들을 소개하며, 건축가들이 한국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이를 건축에 녹여냈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은 서울의 건축 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재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책은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어 각 지역의 주요 건축물을 소개한다. 강북에서는 장 누벨의 리움미술관 M2,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아모레퍼시픽 사옥, 자하 하디드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이 눈길을 끈다. 강남에서는 프랭크 게리의 루이비통 메종 서울,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송은 아트스페이스, 안도 다다오의 LG아트센터 서울 등이 소개된다. 각 건축물의 설계 과정과 배경, 그리고 시공 중의 에피소드까지 다루며, 건축물이 지닌 상징성과 도시와의 관계 변화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또한, 이 책은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저자는 건축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건축물의 디테일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독자들이 일상 속 건축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각 건축물의 설계 과정과 배경, 시공 중의 에피소드를 통해 건축물의 상징성과 도시와의 관계 변화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또한, 지역 특징, 방문 동선, 건축물 개요 등 실용적인 정보와 다양한 부록을 수록해 정보성을 높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1

‘손으로 읽는 포항’ ··· 국내 최초 ‘스틸아트 촉각전’ 관심 집중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스틸아트 촉각전’이 오는 13일 전시 종료를 앞두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동빈문화창고 1969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주최한 2025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 사업에 경북도 내 유일하게 선정된 프로젝트로, 포항의 대표 축제인 스틸아트페스티벌의 독창성을 한층 강화했다. 금속 조형물의 한계를 넘어선 3D 프린팅·주조 기술로 주요 작품을 촉각 조형물로 재탄생시켰다. 시각장애인은 물론 모든 관람객이 작품의 구조와 질감을 손으로 직접 느끼며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국내 최초 실험적 전시로 주목받았다. 특히 포항의 랜드마크 ‘스페이스워크’를 축소한 촉각 모형은 “전시 종료 전 꼭 체험해야 할 작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전시장에서는 이용덕 작가의 ‘만남 2017’, 포스코스틸리온의 ‘PosART’ 기술로 재현한 조선시대 명화 등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대표작들이 금속 질감을 살린 촉감 작품으로 전시됐다. 특히 PosART 기법을 활용한 명화 전시는 갤러리 미호의 후원으로 이뤄졌으며, 시각장애인은 촉각으로, 일반 관람객은 시각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이중감각 전시’로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전시와 연계된 ‘감각의 세계’ 체험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안대와 흰 지팡이를 이용해 어둠 속에서 촉각 조형물을 탐방하며 “시각 정보를 배재한 상태에서 작품을 경험하며 장애 감수성과 관람 환경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항문화재단은 이번 전시가 “스틸아트 도시 포항의 정체성을 예술로 확장한 계기”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상모 대표이사는 “무장애 문화향유의 새로운 모델이자 스틸아트 도시 포항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0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제작 애니메이션 ‘강치아일랜드‘ , 경북 대표 K-콘텐츠로 기대 ··· KBS 이어 재능TV도 방영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원장 이종수)이 멸종된 독도 강치를 소재로 제작한 독도 생태 모험 애니메이션 ‘강치 아일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아동문학가 고(故) 권정생 선생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에 이어 경북을 대표하는 K-콘텐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도 강치는 한반도 주변에서 서식하던 바다사자로, 일제 강점기 남획으로 인해 1950~1970년대에 멸종됐다. 진흥원은 9일 경북도와 진흥원이 제작 지원하고 ㈜픽셀플레넷이 공동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강치 아일랜드’가 KBS에 이어 10일 재능TV에서 방영된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울릉도의 천연기념물인 바다사자(강치)를 소재로 해, 독도와 바다를 지키는 다섯 마리 강치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독도를 지키던 강치들이 마법학교에서 수호 마법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바다 생태계 캐릭터들과 함께 자연의 가치를 전달한다. 지난 11월 5일 KBS 2TV 첫 방영 이후 독도의 중요성을 어린이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며 주인공인 강치를 비롯해 독도새우와 괭이갈매기, 섬기린초 등 실제 독도 생태계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이 캐릭터로 등장해 재미와 교육을 함께 안겨준다. 진흥원은 재능TV 방영 이후 OTT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통을 확대해 더 많은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독도의 아름다움과 해양 생태계의 소중함을 알릴 계획이다. 또한, 경북도청에는 ‘강치 아일랜드’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KBS 방영으로 인지도를 확보한 데 이어, 재능TV를 통해 독도 콘텐츠의 파급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사랑받는 캐릭터로 성장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다큐 앵글에 담긴 포항·경주 해파랑길

포항MBC가 오는 13일 오전 10시 동해안의 아름다운 길을 입체적으로 기록한 초고화질(UHD) 다큐멘터리 ‘한국의 둘레길’ 8부 ‘해파랑길의 시간’(담당 이수현 PD)을 방송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한국전파진흥협회의 지역·중소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사업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770km에 이르는 국내 최장 도보 여행길로, 동해안의 문화와 자연을 잇는 상징적인 길이다. 이번 편에서는 경주 구간(11, 12코스)과 포항 구간(16, 17코스)의 풍경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담아내어, 시청자들에게 현장의 생동감을 전달할 예정이다. △경주 구간: 천년의 시간이 빚은 자연 미학 경주 구간은 고대 신라의 유산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다. 문무대왕릉의 장엄한 일출로 시작해 파도와 암석이 만들어낸 ‘전촌용굴’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카메라 앵글은 육지와 바다를 넘나들며 생생한 풍광을 포착했다. 특히 감포 해녀들의 성게 채집 현장과 에메랄드빛 바다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전하며,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스킨스쿠버의 ‘수중 플로깅’ 활동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한편,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아있는 감포 ‘깍지길’은 적산가옥과 100년 된 목욕탕을 리모델링한 카페 등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의 야경 아래 프랑스, 벨기에 등 여러 나라에서 온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탑돌이’ 장면은 신라 시대 정취를 되살린다. 이 구간에서는 골굴사 선무도 수행자들, 시각장애인과 활동지원사, 감포 해녀들 등 다채로운 인물들이 각자의 삶의 궤적을 길 위에 새겨 넣는다. 이들은 단순한 탐방객이 아닌, 역사와 자연, 문화를 매개로 서로의 이야기를 교감하며 ‘함께 걷는 길’의 의미를 되새긴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모습은 포용적 사회를 향한 작은 실천으로, 길 자체가 주는 치유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포항 구간:산업도시에서 SF적 상상력의 무대로 포항 해파랑길은 철강 산업의 도시 이미지를 넘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는 코스다. 울창한 송도 솔밭과 도심 속 ‘철길숲’은 산업시설과 녹지가 조화를 이룬 도시 재생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특히 밤이 되면 영일대 해수욕장의 화려한 조명과 ‘우주 문어’를 연상시키는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가 철강공단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세계적 문학상 인 부커상 후보에 올라 주목받은 SF 소설가 정보라는 이곳에서 “SF적 영감이 샘솟는 도시”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MBC 8개 사가 공동 제작한 ‘한국의 둘레길’ 프로젝트는 부산 갈맷길부터 시작해 여수 금오도 비렁길, 안동 외씨버선길, 제주 올레길, 대구 팔공산 둘레길, 목포 서해랑길, 대전 내포문화숲길, 포항·경주 해파랑길 등 전국 1340km의 수려한 둘레길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번 편 내레이션은 ‘쓰저씨’(쓰레기 줍는 아저씨)로 잘 알려진 배우 김석훈이 맡아 따뜻하고 친근한 목소리로 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동해안의 푸른 길 위에서 펼쳐지는 사람과 자연의 교감을 통해 시청자들은 안방에서도 여행의 설렘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가장 강렬한 비극 ‘맥베스’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성석배)은 17일부터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제60회 정기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대표 비극 ‘맥베스’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압축해 러닝타임 100분으로 재구성했으며, 인간의 욕망과 파멸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맥베스’는 권력에 대한 탐욕이 인간을 어떻게 파멸로 이끄는지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대구시립극단은 대극장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원근감을 극대화한 무대 디자인과 조명·영상·특수효과를 결합해 현실과 환영, 빛과 어둠의 대비를 선명히 표현한다.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와 세밀한 감정선은 맥베스의 내적 갈등과 광기의 심화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귀환하던 중 세 마녀로부터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아내 맥베스 부인의 부추김으로 왕 던컨(천정락 분)을 살해한 그는 왕관을 차지하지만, 끊임없는 불안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점차 광기에 빠져든다. 권력을 지키기 위한 추가 살인과 공포 정치는 결국 그를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이번 공연은 예술감독 성석배가 연출을 맡고 대구시립극단 전 단원과 객원배우 27명이 출연한다. 주요 배역으로는 맥베스 역 김동찬, 맥베스 부인 역 김효숙 외에도 던컨 역 천정락, 벤쿠오 역 강석호, 세 마녀 역 백은숙·김경선·박다인 등이 합류한다. 성 감독은 “'맥베스'는 욕망이 삶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고전 비극의 강렬한 에너지를 직접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연 시간은 수~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며 중학생 이상 관이 가능하다. 예매는 NOL.ticket (1544-1555), 대구문화예술회관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토요 클래식 살롱’ 다섯번째 무대

오는 13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리는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토요 클래식 살롱’ 다섯 번째 공연이 기대를 모은다. 이번 무대는 김영욱·김재영·전채안·윤은솔 등 국내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4인이 협업해 르클레르, 비오티, 봄, 라흐너, 당클라의 명곡을 연주하며, 바이올린 앙상블의 정수를 선사한다. 공연은 캐나다 출신의 고전주의 작곡가 장-마리 르클레르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E단조’로 문을 연 뒤,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비오티의 ‘바이올린 2중주 G장조’가 이어진다. 특히 비오티의 작품은 당대 유럽 궁정 음악의 우아함과 기교가 돋보이는 곡으로, 두 연주자의 섬세한 호흡이 기대된다. 이어서 독일 작곡가 카를 봄의 ‘4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4중주 G장조’가 연주된다. 봄은 베토벤과 동시대에 활동하며 실내악의 완성도를 높인 인물로, 이 곡은 네 대의 바이올린이 펼치는 치밀한 대위법과 선율의 유려함이 특징이다. 이어 오스트리아 작곡가 이그나츠 라흐너의 ‘현악 4중주 G장조’가 연주된다. 라흐너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계보를 잇는 고전주의 작곡가로, 이 곡은 균형 잡힌 구조와 명쾌한 선율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바이올린 4중주에서 현악 4중주로의 편곡 버전이 연주될 예정이어서, 현악기의 풍부한 음색을 감상할 기회다. 공연의 대미는 당클라의 ‘베네치아의 사육제’가 장식한다. 체코 출신의 현대 작곡가 당클라는 나치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 비극적 인물이지만, 그의 음악은 베네치아의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경쾌한 리듬과 즉흥적 변주로 풀어냈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김영욱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뮌헨 국립음대를 졸업했으며, 쥬네스·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노부스 콰르텟으로 활동 중이다. 김재영 역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뮌헨 국립음대 출신으로, 그리스·윤이상 콩쿠르 입상과 함께 베를린 필하모니 등 세계적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윤은솔은 부산·중앙음악콩쿠르 1위, 이탈리아 포스타치니 국제콩쿠르 우승 경력으로 아벨콰르텟 멤버이자 연세대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전채안은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와 ARD·모차르트 콩쿠르 입상으로 주목받으며 아레테 콰르텟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진행을 맡고 있는 음악평론가 조희창은 월간 ‘그라모폰 코리아’ 편집장과KBS 클래식 프로그램(FM·TV) 작가 등으로 활동했으며, 저서로는 ‘전설 속의 거장’, ‘베토벤의 커피’, ‘클래식이 좋다’ 등이 있으며, 서울·천안·대전 등 전국 각지의 문화기관에서 강연하며 청중에게 음악의 깊이를 전달한다. 그는 당대의 예술가를 철저하게 분석해 인문학 서적에서 볼 수 없는 톡톡 튀는 이야기에 섬세한 해설을 더하면서 곡의 이해와 감동을 배가시키고 있다. 공연은 전석 2만원이며,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상세 공연 정보 문의는 1599-4925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두들김의 향연 ‘난타’ 짜릿한 선물

한국 대표 넌버벌 뮤지컬 ‘난타’가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28주년을 맞이한 장수 공연이자, 스테디셀러인 ‘난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쾌하고 짜릿한 선물 같은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1997년 초연된 ‘난타’는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활용해 주방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코믹하게 풀어낸 한국 최초의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이다. 대사 없이 리듬과 표정, 몸짓만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며, 언어 장벽을 넘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칼과 도마, 냄비와 프라이팬 등 주방 도구들이 리듬 악기로 변신해 쉼 없는 비트와 정교한 타악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관객 참여형 ‘만두 쌓기 게임’, 전통혼례, ‘삼고무’ 같은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관객의 웃음과 박수를 자아낸다. ‘난타’는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1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공연 역사상 최다 관객을 기록한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서울 전용관과 전국 순회공연, 해외 투어를 통해 공연예술의 산업적 지속성과 예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 1999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 평점을 받고, 2003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공연 최초로 시즌 오프닝작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명성을 쌓았다. 공연팀은 시대 변화에 맞춰 음악과 장면을 세련되게 다듬어 ‘새롭고 즐거운 공연’을 만들며, 전통 리듬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언어 장벽을 넘어 해외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난타’는 비언어 퍼포먼스의 원조로서 한국 공연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1순위 공연으로 자리 잡아 글로벌 문화 교류의 대표 사례가 됐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공연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특별히 구성된 ‘연말 버전’이다. 신나는 타악의 리듬 속에 가족, 연인, 친구 모두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연말 최고의 가족 공연으로 기대를 모은다. 화려한 타악 퍼포먼스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더해져 무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처럼 펼쳐진다. 특히 24일과 25일 양일간의 공연에서는 관객과 함께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돼 있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올해의 가장 신나는 크리스마스’를 선물할 예정이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 그리고 25일에는 오후 3시에 진행된다. 공연 문의는 수성아트피아(053-668-1800)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잊혀진 세계, 그러나 늘 존재해온 ‘우주’

경주 라우갤러리가 올해 마지막 초대전으로 오는 14일까지 서양화가 김성해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김 작가로서는 경주 지역 첫 초대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는 오랜 시간 천착해온 우주적 시공간과 자연의 숭고미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오로라, 설산, 우주 공간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김성해 작가는 “하늘 한번 바라보기 힘들 만큼 쫓기는 현대인에게 잊혀진 세계, 그러나 늘 존재해온 우주적 공간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대표작 ‘Aurora: Whispers in the Dark’(2025)는 눈 덮인 설산과 유동적인 하늘의 대비를 통해 고난과 위안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설산은 삶의 난관을 은유하지만, 그 위에 펼쳐진 오로라는 희망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작품 ‘Between Light and Void’(2025)는 추상표현주의적 기법으로 우주적 풍경을 재해석했다. 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흩어지는 색점은 ‘빈 공간과 빛의 관계’를 궁구하며 고대 원자론자들이 주장한 ‘허공의 중요성’을 시각화한다. ‘Chaos’(2023), ‘Cosmos Within’(2025), ‘Creation & Extinction’(2025) 등 대립적 개념을 융합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Chaos’는 혼돈 속 잠재된 질서의 씨앗을, ‘Cosmos Within’은 내부화된 우주의 조화를 표현한다. 특히 ‘The Galaxy’(2024)는 지상과 우주의 경계를 해체하며, ‘Whispers Beyond the Cosmos’(2025)에서는 식물적 형상 속에서 우주를 읽어내는 현대적 신비주의를 엿볼 수 있다. 전시의 백미는 낭만적 취향과 철학적 성찰의 결합이다. 대부분 작품에서 하늘 부분이 지상을 압도하며, 다채로운 색채로 물든 천상과 창백한 흑백의 지상은 “현실 너머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상징한다. 작가는 “낮이 임무를 성취하는 단계적 시간이라면, 밤은 꿈과 무의식이 도약하는 공간”이라며 ‘Into the Space’(2024)에서 소용돌이치는 우주의 에너지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전시 기간 중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김성해 작가는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의 번잡함을 잊고 우주적 스케일의 사유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해 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미술디자인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서울미협 초대작가, 대한민국 회화대전 추천 작가로, 창작예술협회, G-Art, 홍익미술협회 등 다수의 협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40여 회 이상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통해 꾸준한 창작 세계를 선보이며, 서울국제대상전(2025), 대한민국 회화대전(2023·2024), 현대미술작은그림축전 등에서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세계적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20일 경주문화예술의전당 공연

일본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2025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Peacefully' 가 오는 20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유키 구라모토가 올해 발표한 앨범 ‘PEACEFULLY’와 동일한 이름으로 일상 속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따뜻한 연말 공연으로 꾸며진다. 유키 구라모토는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맑고 담백한 음악 세계로 국내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피아노의 고요한 선율을 통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시간을 선사할 계획이다. 1부는 유키 구라모토의 솔로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며, 2부는 그가 애정하는 피아노 퀸텟(5중주)과 현악 사중주단의 협연으로 꾸며진다. 2부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윤, 첼리스트 배성우, 플루티스트 한지은, 그리고 클라리넷 연주자 강신일이 함께 참여한다. 유키 구라모토는 1999년부터 매년 한국을 방문하며 다양한 공연과 음반 활동을 펼치며 한국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360여 곡 중 ‘Lake Louise’, ‘Romance’, ‘Meditation’, ‘Dawn’ 등 다수의 히트곡이 드라마 OST와 광고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하다.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티켓은 티켓링크와 놀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문의전화(1688-8616)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포항시 도시재생 프로젝트···복합문화·예술공간 동빈문화창고 1969 개관

포항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탄생한 복합문화·예술공간 ‘동빈문화창고 1969’가 8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과거 어업 냉동창고로 사용되던 유휴 공간이 혁신적인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산업유산의 문화적 재해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동빈문화창고 1969는 포항 구도심에 있는 50년 역사의 수협 냉동창고를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총면적 1500㎡ 규모로 전시실, 공연장, 창작 스튜디오, 커뮤니티 라운지 등을 갖췄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연계해 추진된 이 사업은 국비를 지원받으며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개관식은 ‘Culture-ship 2025–문화의 바다로 떠나는 항해’를 주제로 열렸다. 과거 포항 수산업의 중심지였던 수협냉동창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시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상징적 순간이었다. 행사에는 수협 임직원과 문화예술계 인사, 지역 크리에이터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산업유산 보존과 문화적 재해석이 결합된 공간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개관식에서는 제막식을 시작으로 동빈내항 아카이브 전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트리오의 공연, 포항시민합창단과 꿈의무용단의 축하 무대가 펼쳐졌다. 또한 지역 창작자를 소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팝업과 시민 참여 네트워킹 프로그램 ‘문화 多수다: Culture Wave Talk’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지역문화 발전과 향후 공간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공간의 개방성과 협업을 강조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동빈문화창고1969는 산업유산이 문화유산으로 전환된 대표 사례”라며 “앞으로 해양문화 및 융복합 창제작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킬러콘텐츠 확보와 아카이브 구축, 전시·창작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빈문화창고1969는 전시·공연·행사 등이 가능한 대관 공간 2개소(다목적홀 1·2)를 운영하며 지역 문화예술 활동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는 스틸아트 작품을 기반으로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장애 전시 ‘모두의 스틸아트, 손으로 읽는 포항’이 13일까지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카뮈의 부조리, 청년에게 묻다, 극단 온누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3일 개막

“사람이 타인에게 올바르게 인식되기를 바란다면 스스로 누구인지를 솔직히 말해야 한다.” 카뮈의 문장처럼, 인간 존재가 마주한 부조리와 진실의 문제를 정면으로 묻는 연극이 연말 대구 무대에 오른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극단 온누리는 심리스릴러극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예술극장 온(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294)무대에 올린다. 제22회 ‘호러와 함께, 2025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공식 초청작으로, 카뮈의 첫 희곡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연출은 이국희, 출연진은 신숙희·김수정·신동우·박은솔·김선동이 무대를 이끈다. 작품은 음산한 지방 마을의 여인숙을 배경으로, 20년 만에 돌아온 아들 쟝과 그를 알아보지 못한 채 여행자라 여기는 어머니, 그리고 살기 위해 살인을 반복해온 여동생 마르타의 뒤틀린 관계를 통해 인간 존재의 모순과 허무를 그려나간다. 태양과 바다의 기억을 들려주는 손님 쟝을 제거하려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긴장 속에서, 관객은 각자가 짊어진 ‘운명의 바위’가 어디로 굴러갈지 끝내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아이러니와 마주하게 된다. 이번 작품의 기획 의도는 ‘왜 다시 시지프스인가’라는 질문으로 요약된다. 치솟는 집값, 계급 고착, 기대조차 사치가 된 오늘의 청년 세대는 ‘아무리 밀어도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앞에 둔 시지프스와 닮아 있다. 포기는 무기력이 아니라 사회가 정한 성공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는 선택이며, 이는 카뮈가 말한 ‘반항’의 출발점이다. 남이 아닌 스스로 정한 기준으로 의미를 구성해나가는 삶의 방식, 그것이 오늘의 관객에게 작품이 건네는 메시지다. 극단 온누리는 1992년 창단 이후 지역 창작극 활성화와 전문 스태프 양성에 힘써온 대표 극단이다. 대구연극제 대상 5회·연출상 6회 등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2007년에는 예술극장 온을 개관해 작품 레퍼토리 구축에 힘써왔다. 이번 신작 역시 인간 조건의 본질을 묻는 카뮈의 질문을 스릴러적 긴장감 위에 올려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국희는 “카뮈가 말한 ‘반항의 윤리’를 무대 위에 실현하고자 했다”며 “허무로 귀결되는 비극 같지만, 작품은 끝내 “살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집념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도 행복을 향해 멈추지 않는 비극적 의지, 그것이 이 연극이 관객에게 건네는 가장 깊은 울림이 아닌가 싶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08

강성태 시조시인 첫 시조집·시가 있는 칼럼집 동시 발간

“세월의 더께 속엔/켜켜이 지층 같은//시간이 박제되고 사연이 스며들어/한줄기 바람결조차/소리 되어 머무네//고색(古色)이 창연(蒼然)할수록/ 숨 막히는 아련함//심원의 절규인가/메아리쳐 맴도는데//무연(憮然)히 사그라드는/천만 갈피 실마리” - 강성태 시조 ‘옛것에 대하여’ 전문 포항의 중진 강성태 시조시인(62·사진)이 등단 31년 만에 첫 시조집 ‘그리움의 날갯짓’과 칼럼집 ‘스침과 스밈’(도서출판 신진)을 동시에 출간, 진솔하고 진중한 삶의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강성태 시인의 첫 시조집 ‘그리움의 날갯짓’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성찰한 80여 편을 담았다. 시인의 시간 인식은 과거와 현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서 비롯된다. ‘옛것에 대하여’에서는 시간의 퇴적 이미지를 통해 역사의 층위를 읽어낸다. 여기서 시간은 박제된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아난다. 또한 ‘유년의 꿈’에서는 “석양이 얼비치는 유년의 길섶”에서 피어나는 추억을 공동체적 차원으로 확장한다. 시인의 시간 인식은 또한 일상의 긍정성과 타자와의 공존으로 이어진다. ‘새소리로 여는 아침’은 “깃 터는 아침이 선물처럼 다가오는” 순간을 포착하며, 새소리의 청량함을 통해 생동하는 하루의 가능성을 노래한다. 한편 ‘동행’은 “낮은 데로 스며들어 파인 곳을 채우듯”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물 같은 흐름, 바람 같은 소통”에 빗댄다. 이는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 사상을 연상시키며, 경쟁적 이기주의를 넘어선 연대의 가치를 강조한다. 시인은 자연과 예술을 통해 시간의 이치를 배우기도 한다. ‘필화(筆花)’에서는 “뿌리로 물을 긷는 쉼 없는 작용”으로 성장하는 나무에서 생명의 순환을 읽어내고, “점과 획을 넘나드는 붓과 먹의 거친 맥박”을 통해 예술적 완성의 과정을 성찰한다. 맹문재 문학평론가는 강성태 시조의 세계를 “시간 인식의 현상학”으로 규정하며,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는 시인의 체험적 사유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가치를 조명한다고 분석했다. 시인은 시간의 연속성과 그로 인한 기억, 꿈, 상생 등을 시적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독자에게 내밀한 성찰을 요구한다. 함께 발간된 ‘스침과 스밈’(도서출판 신진) 칼럼집은 저자가 20여 년간 경북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 300여 편 중 본문 중에 자작 시조나 인용 시가 포함된 칼럼 61편을 주제와 상황에 따라 시점 분류해 5부로 엮었다. 1부 ‘새날, 새로운 시작’ 2부 ‘시간의 결, 마음의 결’ 3부 ‘발길 닿는 대로’ 4부 ‘자연과 더불어’ 5부 ‘아름다운 매듭’ 등으로 구성하고, 말미에 칼럼집 단평을 싣기도 했다. 강성태 시인은 “43년에 이르는 기나긴 직장생활의 여정과 궤를 같이하는 문학과 예술 활동의 산실을 올 연말 포스코 정년퇴직을 기념하여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 권의 책을 펴냈다”고 밝혔다. 수필가이자 맥시조 동인인 김병래 시조시인은 “강 시인의 칼럼집을 일관하는 특징의 하나는 계절의 흐름을 시적 감성으로 열고, 삶에 대한 긍정과 희망을 전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강 시인은 지난 11월 30일 출간기념회를 가졌으며, 11월 27~30일에는 첫 시조집에 수록된 평시조·연시조·사설시조 등 30여 편을 골라 작가가 직접 붓으로 쓰고 시화작품을 포항시산림조합 숲갤러리에서 전시했다. 발간 기념 감사 이벤트로 11월 28일 갤러리 입구에서 가훈 및 덕담 붓글씨 써주기 나눔 활동도 열었다. 포항에서 40여 년간 시조와 서예 창작, 저널 활동을 해온 그는 1994년 계간 현대시조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지회 시조분과위원장과 맥시조문학회 회장·포항문인협회 회원·포항서예가협회 회장 등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7

포항문화원 “전통문화 배우며 인성 길러요”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청소년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2025 청소년 인성·전통문화 교육 프로그램 ‘충효교실’을 오는 20일 포항 기계 봉좌마을에서 개최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관내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6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이번 ‘충효교실’은 ‘즐겁게 배우는 전통, 자연스럽게 익히는 인성’을 주제로 다채로운 체험 활동이 진행된다. 참가 학생들은 트랙터를 타고 문화유적을 탐방하며, 전래놀이와 함께 쌀강정 만들기, 칼국수·호박전 요리 체험 등을 통해 전통 생활 문화를 직접 경험할 예정이다. 또한 전통예절 전문 강사의 ‘전통예절과 현대인의 예절’ 특강을 통해 기본 예절과 배려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특강 후에는 또래 친구들과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배운 내용을 공유하며 인성 교육의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책 속 지식이 아닌 생생한 체험을 통해 전통의 가치를 깨닫고 자기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안전하고 즐거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포항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선착순 마감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원 홈페이지 또는 전화(054-248-3000)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7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청사 준공인가 완료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새 청사를 완공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023년 9월 26일 첫 삽을 뜬 지 약 2년 2개월 만에 결실을 맺은 이번 사업은 여러 곳에 분산돼 있던 교구청 부서를 통합해 효율적인 행정 운영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대구시 중구 남산로4길 12 교구청 내 대건관과 제2주차장 부지에 자리한 새 청사는 연면적 2만1764.57㎡, 건축면적 4421.93㎡,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지어졌다. 총 320대의 주차 공간과 함께 경당, 대·중강의실, 미디어 스튜디오, 전산 교육실 등이 갖춰졌으며, 건물 중앙에는 전시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중정이 설치됐다. 특히 지열·태양열 에너지 활용과 옥상 정원 조성으로 친환경 건축물의 가치를 높였다. 건물 외부에는 기존 대건관의 기둥을 재활용한 ‘기억의 공간’과 교구 설립 당시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돼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1911년 교구 설립 당시 초대 교구장 드망즈 주교는 국채보상운동의 주역 서상돈이 기증한 토지를 기반으로 현재의 교구청 일대를 대구 가톨릭의 요람으로 만들었다. 이후 교구청은 1964년 주교관 화재로 본관이 소실된 뒤, 1968년 새로 지은 본관을 중심으로 옛 대건중·고등학교와 효성여중·고등학교 학사를 별관·대건관·교육원으로 활용해 왔다. 건물 노후화와 사목·행정 환경 변화에 따라 대구대교구는 2018년부터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21년 8월 교구 신청사 건축본부를 설치하고 박영일 신부를 본부장으로 임명하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고, 마침내 완공에 이르렀다. 기존 본관은 리모델링을 거쳐 교구 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며, 교육원 건물은 철거 후 그 자리에 다목적홀이 건립될 계획이다. 새 청사는 교구 본부 기능을 한곳에 집약해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목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구대교구는 이를 통해 신앙과 선교를 위한 ‘열린 교구’를 지향하며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신청사 운영 초기 단계부터 문화·신앙 프로그램을 확대해 교회 본연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청사 축복식은 오는 31일 세례자 성 요한 경당에서 시작되며, 본 축복식은 내년 가을 진행될 예정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한국 천주교의 16개 교구 중 하나로, 대구시와 경상북도 남부 지역(포항시, 경주시, 구미시, 영천시, 경산시, 고령군, 성주군, 울릉군, 청도군, 칠곡군)을 관할한다. 2023년 기준 약 40만명의 신자가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6

[EBS 세계의 명화] ‘폭풍 속으로’…자유와 윤리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영혼들

EBS ‘세계의 명화’는 6일(토) 밤 10시 45분,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범죄 액션 영화 ‘폭풍 속으로’(원제: Point Break, 1991)를 방영한다. 키아누 리브스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주연을 맡아, 장르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로스앤젤레스 일대를 휩쓰는 강도 조직 ‘전직 대통령단’을 추적하는 FBI 신입 요원 조니 유타(키아누 리브스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전·현직 대통령 가면을 쓰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이들의 행적을 좇던 유타는 동료 앤젤로 파파스와 함께 범인들이 서핑 문화와 연관됐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몰래 서핑 세계로 잠입한 그는 자유로운 영혼의 전설적 서퍼 보디(패트릭 스웨이지 분)를 만나고, 그의 매력과 철학에 이끌리며 새로운 세계에 빠져든다. 하지만 수사가 진전될수록 유타는 자신이 쫓는 강도단의 정체와 보디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보디가 상징하는 ‘해방’과 요원이 지켜야 할 ‘질서’ 사이의 충돌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긴장을 만들어낸다. 서핑 중 등장하는 ‘파도’는 인간의 욕망과 선택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작품의 주제를 심오하게 이끈다. ‘폭풍 속으로’는 단순한 범죄 액션을 넘어 정체성, 자유, 충동, 윤리의 경계를 탐색한다. ‘왜 인간은 위험을 감수하고 극한의 감정을 추구하는가’, ‘옳은 선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두 인물의 미묘한 우정을 섬세하게 터치한다. 과장 없이 날것 그대로 연출된 총격, 추격, 잠입 액션은 당시로서는 드문 실사(實寫) 중심의 촬영 기법을 통해 강렬한 현실감을 전달한다. 키아누 리브스와 패트릭 스웨이지의 대비되는 존재감은 영화적 긴장과 정서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작품에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데뷔시절 키아누리브스의 풋풋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점도 또 하나의 재미다. 조니 유타가 보디의 죽음을 지켜보는 장면에 등장하는 “두려움이 망설임을 낳고, 망설임은 가장 끔찍한 두려움을 현실로 만든다“는 명대사로도 유명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06

미래를 알려면 과거를 돌아봐라

우리는 현재와 과거가 끊임없이 대화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영국 역사학자 E.H.카의 말처럼,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도구로 여겨진다. 최근 출간된 영국의 사회철학자이자 로먼 크르즈나릭의 신간 ‘내일을 위한 역사’(더 퀘스트)는 이러한 관점에서 응용역사의 접근법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21세기의 주요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탐색한다. 크르즈나릭은 기후위기, 불평등 심화, 민주주의 위기, 기술 독점 등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지나간 문명의 지혜 속에서 찾는다. 그는 “역사는 우리에게 과거의 위기가 어땠는지 상기시키고, 하마터면 잊힐 뻔한 다양한 사회 조직 방식을 전수하고, 현재의 불의와 권력관계의 뿌리를 드러내고, 생존과 번영을 위한 변화를 이끌 단서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민이 촉발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세 스페인의 알안달루스 왕국에서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평화롭게 공존했던 ‘콘비벤시아’ 문화를 사례로 든다. 이는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갔던 역사적 교훈을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제공한다. 또한, 현대의 무한 소비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일본 에도시대의 순환 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이는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방법을 보여준다. 소셜미디어가 빚어낸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 뉴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떠올리며, 평등하고 숙의적인 공론장을 형성했던 과거의 경험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크르즈나릭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집단 연대와 변혁적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과거의 지혜를 AI 플랫폼 협동조합 같은 오늘의 혁신과 결합함으로써 우리 문명이 위기 앞에서 ‘부러지지 않고’ ‘구부러질 수 있는’ 회복력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과거의 성공 사례를 현재의 기술과 결합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저자는 ‘점진주의’로는 시급하고 복합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화석연료 중독을 끊기 위한 ‘멸종반란’ 운동 같은 급진적 저항 운동의 잠재력을 재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중세 에스파냐의 알안달루스에서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평화롭게 공존했던 ‘콘비벤시아’ 문화를 소개하며, 사회적 관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일본 에도시대의 순환 경제 모델을 통해 무한 소비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통해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 뉴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공론장의 재설계를 제안한다. 극우 정권의 대두와 엘리트 정치에 대한 신뢰 상실 앞에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라에티아 자유국과 쿠르드족의 로자바 자치정부를 소개하며 시민의회(숙의민주주의) 도입을 촉구한다. 이는 권력을 민중에게 돌려주고, 보다 참여적이고 포용적인 정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크르즈나릭은 ‘파괴적 변화의 연결고리(Disruption Nexus)’라는 독자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조건을 설명한다. 그는 기후위기와 인구 절벽 같은 위기와 촛불 집회와 환경단체 활동 같은 사회운동, 그리고 탈성장 경제와 공동체 민주주의 같은 새로운 사상이 결합될 때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저자는 ‘위기’, ‘운동’, ‘사상’이라는 세 요소의 상호작용이 정치적 의지를 자극하고, 사회 전체가 중대한 결정의 시점에서 새로운 길을 선택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는 인류의 회복력을 구축하고 대격변을 막아내는 근본적인 기둥으로 작용하며, 우리에게 근본적인 희망을 제시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

경영의 신이 말하는 인생철학

1968년 첫 출간 이후 60여 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원제: 道をひらく·21세기북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전 완역본으로 선보인다. 이 책은 일본에서만 287판 이상을 거듭하며 누적 570만 부가 판매된 불멸의 스테디셀러로, 출간 이래 일본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누계 511만 부를 돌파하며 전후(戰後) 베스트셀러 단행본·신서 부문의 2위에 오른 바 있다. 이 책은 일본 전자 기업 파나소닉 창업자이며 정치·경제 지도자 양성 학원인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을 설립한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가 경영 일선에서 직접 기록한 121편의 짧은 수필을 엮은 것으로, 일상 속 태도와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그는 “삶의 본질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매일의 성실한 걸음에 있다”라고 말하며, 위기와 좌절을 극복하는 힘, 사람과 신뢰를 지키는 용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철학을 전한다. 대공황, 전후 패전, 오일쇼크 등 격랑의 시대에도 단 한 명의 해고 없이 회사를 지켜낸 일화는 이 책이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삶과 경영의 교과서로 읽히는 이유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존 코터 교수는 마쓰시타를 두고 “천 년에 한 번 나올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기업가의 유산을 넘어, 오늘날 혼돈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원칙으로 살아 있다.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가난한 소년이 전기기구 제작소를 창업해 오늘날 글로벌 기업 파나소닉으로 성장시킨 여정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경영과 삶의 본질을 드러내는 생생한 증언이다. “기업은 사람을 만드는 곳”이라 천명한 그의 철학은 기업을 단순히 이윤 추구의 장이 아니라 사회와 함께 번영하는 공동체로 바라보는 독창적 관점을 보여준다. 이 책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대표작이자 그의 철학과 사상의 원전으로 손꼽힌다. 그의 문장에는 삶을 헤쳐 온 생생한 체험이 배어 있으며, 실패와 좌절, 인간관계의 갈등, 조직을 운영하며 느낀 책임감과 무게를 꾸밈없이 담아냈다. 이 책의 제목에는 저자의 평생 철학이 압축돼 있다. 길을 여는 것은 외부 환경 탓을 하거나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태도와 마음가짐을 다잡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수십 년 동안 사랑받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접근성이다. 마쓰시타 특유의 말하듯 전달하는 글쓰기로 몇 페이지에 불과한 짧은 수필을 엮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덕분에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도 잠깐의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고, 필요할 때 원하는 부분만 펼쳐봐도 충분한 울림을 얻는다. 이 책은 경영자부터 사회 초년생, 가정주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주제를 다룬다. 그래서 이 책은 일본에서 국민적 고전으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에서도 리더들에게 삶의 바이블로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삶과 경영, 개인과 공동체를 아우르는 지침이다. 다시금 기본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을 제공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특히 프로라는 자각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직업이든 그 방면의 일을 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면 그 사람은 프로다. 진정으로 프로의 값어치를 하지 못하면 고객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고객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

낙원에 대한 갈망이 ‘대항해 시대’ 열었다

중세 이후 서양 기독교 문명의 공포와 죄의식을 연구해온 프랑스 역사학자 장 들뤼모가 낙원 개념의 역사적 변천을 추적한 책 ‘낙원의 역사’(앨피)가 번역 출간됐다. 창세기의 에덴동산에서 출발한 낙원은 수메르·그리스 신화와 결합해 ‘지상 정원’으로 구체화됐고, 이 탐색 열망이 르네상스와 대항해 시대를 촉발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중세 학자들은 낙원을 아르메니아나 메소포타미아 등으로 지도화해 콜럼버스·마젤란의 탐험을 이끌었다. 당시 성직자들은 아담과 이브의 원죄를 논증하며 금단의 땅에 대한 집착을 부추겼고, 16~17세기 학자들은 과학적 증거로 낙원의 실재를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화석 발굴과 다윈의 진화론은 지리적 낙원 신화를 붕괴시켰다. 저자는 “과학적 패배 후 유토피아 사상과 예술적 상상력이 그 자리를 채웠다”며 낙원 상실 서사가 서구인의 죄의식과 멜랑콜리를 심화시켜 루소의 ‘자연 상태’나 칸트 철학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낙원 3부작의 첫 권인 이 책에서 저자는 “서양 문명은 금지된 행복과 잃어버린 낙원을 찾는 순례”였다고 결론짓는다. 단순한 종교적 도피처가 아닌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인간 정신의 투영으로서 낙원의 의미를 재조명한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

경북 콘텐츠에 ‘케데헌 열기’분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은 ‘2025 경상북도 지역특화 콘텐츠개발 IP 마케팅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더블유비 스튜디오(대표 김경훈)의 이순신 관련 굿즈 3종(볼펜, 장패드, 스카프)이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공식 기념품으로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더블유비 스튜디오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상징 요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상품을 개발했다. 굿즈는 전통적 이미지를 탈피해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관람객 모두에게 호응을 얻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지난달 28일 개막한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에서 공식 기념품으로 선정된 뒤, 개막 3일 만에 전량 매진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는 콘텐츠 상품화의 성공 사례로, 역사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지역 기업의 시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진흥원이 추진하는 IP 마케팅 지원사업의 실질적인 결실로, 지역 기반 콘텐츠 기업이 전국 단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더블유비 스튜디오는 진흥원이 발굴한 1인 창조기업으로, 이번 성공을 통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종수 원장은 “이번 사례는 경북의 창의적 콘텐츠가 전국적 열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

“의사는 환자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제30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대상 수상자 구자현 포항 내집에서의원 원장

"이렇게 큰 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져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더 잘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에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3일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열린 ‘제30회 포항·MBC 삼일문화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구자현(57) 포항 내집에서의원 원장의 수상 소감이다. 구 원장은 2024년 5월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장애인·거동불편자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이들을 위한 방문진료 의료기관 ‘내집에서의원(포항시 북구 창포동)’을 설립해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구 원장은 종합병원 원장직을 내려놓고 방문진료 사업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동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많은 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사회 전체의 책임 방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일한 경험과 함께 지난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집에서 치료받고 싶다고 하신 말씀도 결정적이었습니다. 중증 질환이 아니더라도 익숙한 환경에서 돌봄을 원하는 분들이 분명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2019년 12월 시작된 일차 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지역 내 의료진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진료하는 서비스다. 과거 1970년대 의사들이 가방을 들고 다니던 왕진 시스템이 현대적 의미의 ‘재택의료’로 재탄생한 것이다. 대상은 만성질환자, 독거노인, 말기 암 환자 등 다양하다. 구 원장은 “내원 환자 중심의 기존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진정한 ‘의료’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개원 이후 18개월 동안 포항·영덕·울진 지역에서 하루 5~10명의 환자를 만나며 총 2000여 명을 진료했다. 시종화 부원장 겸 사회복지사와 김보람 간호사, 한록수 재활물리치료사, 김경석 응급구조사 등 8명과 함께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방문진료의 핵심은 ‘현장’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첫 진료 당시 만난 80대 당뇨 환자는 혈당 수치가 400을 넘어 위급했지만, 가정에서 인슐린 주사법과 식이요법을 교육해 상태가 호전됐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죠. 대부분 환자가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이라 진료비 부담조차 버겁습니다. 기금 신설이나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절실합니다.” 구 원장은 한국의 초고속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을주치의’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지자체가 몇 개 동씩을 묶어 나누는 등 마을 단위로 주치의를 지정하고 이동형 진료소나 재택의료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는 환자의 심리적 안정과 치료 효과 모두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방문진료는 환자가 요청하면 휴대용 의료기기를 갖춘 팀이 가정을 방문해 기본 검사와 처방을 진행한다. 구 원장은 “방광염 등 현장에서 즉시 처치 가능한 질환도 많다”며 “특히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겐 즉각적인 대응이 생명을 좌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경제적 어려움보다 심리적 부담이 크다”며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는 병원에 앉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환자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내집에서의원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3

‘제30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시상식 개최

삼일가족과 포항MBC가 공동 주최해 포항·경주·영덕·울진 지역의 숨은 일꾼을 발굴하는 ‘제30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시상식이 3일 오후 6시 30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열렸다. <관련 기사 5·13면> 이 자리에는 수상자와 가족, 삼일가족 및 포항MBC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포항MBC 서영석 MC와 김희수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은 외과 전문의 구자현씨(57·포항 내집에서의원 원장)가 수상자로 뽑혔다. 구씨는 억대 연봉의 종합병원장 자리를 내려놓고 지난해 5월 장애인과 거동 불편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방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집에서 의원’을 설립해 현재 매월 200명의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한 공적이 높이 평가됐다. 본상은 △사회봉사 부문 최주화(전국소기업총연합 경북포항시지부 회장) △문화예술 부문 최경춘(서예가·유오재서예연구소장) △환경 부문 장은재(이학박사) △교육 부문 이관(동국대 의과대학 학장)씨가 각각 수상자로 뽑혔다. 특별상에는 경상북도맨발걷기협회, 독도평화호&독도안전요원, 포항YMCA가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3시20분부터 포항MBC TV를 통해 녹화 방영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3

본지 ‘노거수 이야기’ 연재 장은재, 포항MBC·삼일문화대상 본상 수상

지난 2년여 간 본지를 통해 매주 1회 꾸준하게 경상북도 도처에 산재한 노거수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장은재 작가가 3일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시상된 ‘제30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환경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벌써 연재 100회를 넘긴 ‘수필가 장은재의 명품 노거수와 숲 탐방’은 크고 작은 경북의 마을을 수호신처럼 지키며, 오랜 세월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살아온 오래된 나무를 발굴해왔다. 이 연재기사는 ‘보호해야 할 노거수’로 불리는 돌올한 나무를 둘러싼 설화와 전설, 그 나무와 마을 사람들과의 질긴 인연을 따뜻하고 정감 있는 문체로 소개함으로써 신문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 인기 기사로 우뚝 자리 잡았다. 이런 인기의 배경에는 수필가로도 활동해온 장 작가의 깔끔한 문장과 세상을 바라보는 온화함이 있었다는 게 문학 전문가와 독자의 공통된 평가다. 이학박사이기도 한 장은재 작가는 청송군 부군수와 대구 가톨릭대학 겸임교수, 대구·경북 정책연구관 등을 지냈다. 그는 자신의 본업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중에도 적지 않은 시간 집필에도 힘썼다. ‘수헌 장은재 전원생활 수필집’ ‘꿈과 함께 자연과 함께’ ‘사계 산책’ ‘노거수 물음에 답하다’ ‘푸르름의 자유’ ‘綠花 푸른 꽃’ 등의 저서는 장 작가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취재와 글쓰기에 게으르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책들이다. 적지 않은 나이가 된 지금도 뜻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역사·환경적 가치가 있는 노거수를 찾아다니고, 나무와 숲에 대한 강연이 있다면 빼놓지 않고 찾아가는 장은재 작가. 이번 수상은 그간의 노고가 맺은 작지만 소중한 결실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12-03

‘꿈틀로 298 놀장’ 원도심 활성화 기여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지난달 29일을 끝으로 올해 ‘꿈틀로 체험마켓 298놀장’의 모든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올해 298놀장은 원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기획된 대표 체험형 예술마켓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3회씩 총 6회 운영됐다. 298놀장은 매월 계절과 지역의 감성을 반영한 체험 프로그램과 독창적인 이벤트를 선보이며 시민들의 높은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해 행사에는 4500여 명의 시민이 방문해 지역에서 보기 드문 탄탄한 고정 팬층까지 형성하며, 원도심 문화행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단순 소비형 행사를 넘어 지역 예술인과 시민, 그리고 주변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형 상생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체험에 참여한 이진희 꿈틀로작가연합회장은 “시민들이 체험을 위해 꾸준히 찾으면서 공방에도 자연스럽게 방문이 이어지고, 다른 작가들과의 협업 기회도 늘어났다”며 298놀장이 창작 활동과 지역 예술 생태계에 긍정적 효과를 줬음을 강조했다. 방문객들 역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시민 김미향(46·포항시 북구)씨는 “멀리 가지 않아도 새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고, 올 때마다 프로그램이 달라져 매번 기대하게 된다”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포항의 대표 문화 플랫폼이 되었다”고 말했다. 298놀장은 참여자에게는 문화 향유 기회를, 예술가에게는 안정적인 창작 기반과 판로 확대를 제공하는 한편, 인근 상가에도 활기를 더하며 도시 공간 전체에 파급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성과는 꿈틀로가 단순한 거리나 공간을 넘어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문화를 생산하고 향유하는 생활문화 기반지’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올해는 스페이스298 프로젝트, 포스코 제강설비부와의 파트너십 프로그램 등 연계 사업을 통해 꿈틀로 공간의 활용도와 확장성을 한층 강화했다. 다양한 기획과 협업 프로그램이 적극 추진되면서 꿈틀로 일대는 예술, 체험, 지역 네트워크가 만나는 복합 문화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298놀장은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만들고 성장시키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의 힘을 보여주었다”며 “내년에도 더 많은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경험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꿈틀로 체험마켓 298놀장’은 매년 상반기・하반기 3회씩 정기 운영되는 체험형 예술마켓으로, 지역 예술인과 참여자가 한 자리에서 만나 소통하며 참여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해왔다. 2025년 마지막 행사인 이번 11월 298놀장에는 꿈틀로 일대의 공방 작가를을 포함한 18개의 셀러가 참여해 루돌프 머그컵, 성탄 도어벨 만들기 등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감성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 꿈틀로 놀장을 향한 시민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됐다. ‘체험 3+1 혜택(3가지 체험 시, 1개 체험 프로그램 이용권 제공)’을 운영해 더 많은 시민이 여러 프로그램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추운 날씨에도 꿈틀로를 찾는 시민들을 위해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여 관람객에게 작은 휴식과 환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체험 프로그램 행사를 희망하는 시민은 온라인 ‘꿈틀상회’를 통해 사전 참가 신청 시 체험료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P-콘텐츠산업팀(054-289-7874)에서 가능하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올 한 해 많은 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298 놀장은 내년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올 예정” 이라며, “시민들게 더 풍성한 문화 향유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2

수필사랑문학회, ‘수필사랑 작가상·작품상 시상식 개최

대구 지역 수필문학 활성화에 앞장서 온 수필사랑문학회가 2일 오후 6시 매일신문사 빌딩 11층 매일가든에서 동인지 ‘수필사랑’ 제37호 출판기념회와 제11회 수필사랑 작가상·작품상 시상식을 열었다. 정근식 회장은 인사말에서 “문학을 통해 삶을 사유하고 세상을 비추는 작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라며 “대구 수필문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결실로 제37호를 발간하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신성애 수필가가 작가상을, 김영인 수필가가 작품상을 수상했다. 신성애 작가는 대구문학으로 등단한 뒤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서문학상, 시흥문학상 등을 잇따라 수상했으며 수필집 ‘배꼽마당 이야기’를 출간한 바 있다. 작품상 수상작인 김영인 작가의 ‘마지막 영역’은 “깊은 통찰력과 문학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작가는 2020년 제20회 평사리 토지문학상과 경북문화체험공모전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다. 수필사랑문학회의 작가상과 작품상은 2015년 제정돼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2001년 7월 창립한 이 단체는 신춘문예, 평사리 토지문학상, 신라문학상 등에서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대구·경북 지역 문학인들의 수필문학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서 매월 두 차례 토론 모임을 진행하며, 등단 작가 대상 심화연구반과 신입 회원 등단반도 운영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2

손 안에서 생생하게 즐기는 신라 천년의 보물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이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기며 배우는 디지털 감상 콘텐츠 ‘신라ON-신라의 보물을 깨워라!’(신라ON)를 출시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국립경주박물관에 따르면, 해당 콘텐츠는 지난 10월 30일 첫선을 보인 후 11월 20일까지 시범 운영을 진행하고, 11월 25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가 12월 1일까지 2200여 명의 방문객이 문화유산을 체험하고 학습하는 기회를 누리며 호평을 받고 있다. 신라ON은 박물관의 대표 유물인 성덕대왕신종, 토우 장식 항아리, 황금보검, 천마총 금관, 얼굴무늬 수막새 등을 게임과 인터랙티브한 영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과 연계된 천마총 금관 콘텐츠는 참여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며 교육적 효과와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콘텐츠는 PC와 모바일 환경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전용 웹사이트(https://silla-on.com/) 뿐만 아니라 국립경주박물관 공식 누리집과 안드로이드용 ‘국립박물관 전시안내 앱’ 내 ‘쉬운 감상’ 메뉴를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다. 박물관 현장에서부터 가정과 학교까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신라의 문화유산을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미션 완료 후에는 자신의 기록을 사진과 글로 저장해 공유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이정원 교육문화교류과장은 “어린이와 가족들이 문화유산에 흥미를 가지고 이해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했다"며 “향후 월지관 초심지 가위, 신라미술관 약사불 등 나머지 대표 유물 5점을 추가로 제작해 ‘신라 명품 10선’ 전체를 디지털 콘텐츠로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2

달빛 아래, 예술의 본질을 다시 묻다

포항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귀비고 지하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 ‘Moon Tology-달의 탐구’가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 인간 내면의 울림을 전하는 독특한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시, 포항문화재단 주최로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염원하며 APEC 연계 3대문화 관광콘텐츠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 전시는 지난 10월 25일 개막해 내년 1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달’을 매개로 인간, 기술,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거대한 스크린과 강렬한 사운드 장치가 첫인상을 압도하지만, 전시장을 나서는 관객들은 오히려 고요한 사유의 여운을 안고 돌아간다. 이는 기존 미디어아트가 추구해온 화려한 시각 효과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결과다. 대신 작가는 달빛이 지닌 은유적 상징성에 집중했다. 기술은 작품 완성의 도구로, 영상과 빛은 작가의 내면을 전달하는 언어로 재탄생했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달빛은 눈을 자극하지 않는다. 관객 각자의 마음속에 닿아 그리움, 위로, 혹은 잊힌 시간의 기억으로 변주된다”고 설명했다. 벽면을 따라 흐르는 은은한 빛의 결은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한 고요함을 선사한다. 전시장 구석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선율과 함께 달의 이미지가 서서히 공간을 채우며 관객의 내면으로 스며드는 순간, 일상의 번잡함은 잠시 멈춘다. 관객 김모씨(63·포항시 남구) “눈이 부신 영상들에 익숙했는데, 이곳에선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달빛이 벽을 타고 흐르며 내 과거와 현재를 비추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람객 박모씨(57·울산시)는 “기술이 주인공이 아니라 도구로 쓰인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미디어아트는 규모와 시각적 화려함으로 평가받기 일쑤였다. 그러나 ‘Moon Tology’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자본의 논리 대신 예술가의 정신으로, 기술의 과시 대신 침묵의 미학으로 승부를 걸었다. 전시장 입구의 거대한 스크린과 강렬한 사운드는 첫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감각의 소란이 아닌 사유의 공간이다. 화려한 빛 대신 어둠의 깊이를, 소음 대신 고요함을 택한 이 전시는 “예술가가 자신의 내면을 투영하는 창구로서 미디어를 재정의한 사례”라 평가받는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기술이 아닌 인간의 내면과 예술적 표현에 초점을 맞췄다”며 “관람객들이 달빛 아래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깊은 사유에 잠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1

경주 밤하늘에 떠오르는 웹툰의 별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웹툰캠퍼스(이하 캠퍼스)가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획전 ‘창작의 별 경주의 밤하늘을 수놓다’를 1일부터 경주 황리단길 캠퍼스 전시홀에서 상설 전시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웹툰캠퍼스 교육 및 지원사업에 참여한 신진 작가들과 지역의 유망작가를 초청한 기획전으로, ‘디지털 에셋 제작 및 교육’ 수료생, ‘2025경북웹툰캠퍼스 웹툰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 참여 작가, 지역 초청 작가가 ‘경북의 창작자’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개성과 꿈을 담은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경주의 역사·문화 자산을 디지털 콘텐츠로 재해석해 지역 문화의 현대적 확산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2025웹툰창작을 위한 3D배경 제작 및 활용 교육’을 통해 교육생 8인이 첨성대 일원과 황리단길 등 경주의 명소와 상징물을 3D 에셋으로 제작하고, 이를 활용해 티셔츠, 에코백 등 일상 속 굿즈로 재탄생시킨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수행한 기성작가 2인과 예비작가 4인이 선보이는 액션, 로맨스, 일상, 스포츠,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웹툰 일러스트와, 지역 초청 작가인 아트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플라잉피쉬 스튜디오’ 이현아 작가의 위트 있는 오리지널 아트워크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진흥원은 이번 전시가 교육-제작-활용-전시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구성해 대중의 직관적인 이해와 문화적 공감을 이끌고, 지역 내 숨은 재능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경주 명소와 굿즈의 결합은 관람객에게 신선한 경험과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올해 캠퍼스 운영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이번 전시는 지역을 빛낼 창작자들이 모여 개성과 꿈을 펼치는 협력의 장”이라며 “지역 작가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작의 별 경주의 밤하늘을 수놓다’ 전시는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캠퍼스 1층 전시홀에서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1

가족과 즐기는 겨울 예술여행 ‘오페라 윈터랜드’

대구오페라하우스(관장 정갑균)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예술 체험 프로그램 ‘오페라 윈터랜드’를 오는 13일과 20일에 총 4회 선보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여름방학 프로그램 ‘한여름 오페라 바캉스’로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이번 겨울에는 ‘미리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오페라 감성 놀이터 콘셉트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페라 윈터랜드’는 오페라의 대표 장면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연극 또는 동화로 소개하고, 전문 성악가의 라이브 아리아 감상, 가족이 함께 만드는 크리스마스 공예 체험을 결합한 융합형 예술 프로그램이다. 13일, 20일에 각각 2회씩 총 4회로 운영하며 오페라 감상의 문턱을 낮추면서도, 겨울 시즌만의 따뜻하고 설레는 감성을 더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첫 번째 주인 13일에는 모차르트의 대표작 ‘피가로의 결혼’을 7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연극으로 재해석해 오페라의 줄거리를 쉽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대표 아리아를 성악가의 라이브로 감상한다. 이후 극 중 중요한 실마리가 되는 상징물을 크리스마스 트리 콘셉트로 재구성한 창작 공예 활동으로 이어지며, 가족이 함께 표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두 번째 주인 20일에는 크리스마스 시즌과 가장 잘 어울리는 오페라 ‘라 보엠’을 5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읽어주는 오페라로 소개한다. 이후 겨울 분위기를 한층 더 살리는 캐럴 감상, 그리고 가족과 함께 만드는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를 통해 따뜻한 겨울 추억을 쌓을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 대상은 회차별로 7세 이상 또는 5세 이상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이며, 각 회차 정원은 20명 내외, 수강료는 2인 기준 1만 원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아카데미(별관 건물) 2층 카메라타에서 운영되며, 가족이 만든 창작물을 공유하는 시간 및 기념사진 촬영이 제공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겨울이라는 계절이 가진 따뜻한 감성 속에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오페라를 만나고, 창작 활동을 통해 가족 간 유대감을 더욱 다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이러한 문화예술 경험이 미래 관객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1일 오전 10시부터 대구오페라하우스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선착순 접수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대구오페라하우스 누리집(www.daeguoperahous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