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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국 고전 영화 4편 ‘국가등록문화유산’ 된다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을 비롯해 ‘하녀’, ‘낙동강’, ‘돈’ 등 한국 고전 영화 4편이 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12일 한국영상자료원이 소장하고 있는 고전 영화 4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로 하고, 각계의 의견수렴을 위해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등록문화재는 근·현대시기에 형성된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정된 것을 말한다. 국가유산청의 전신인 문화재청이 지난 2007년부터 △한국인이 주도적으로 제작했거나 한국인을 주 관객으로 한 영화 △제작된 지 50년이 넘은 영화 △필름으로 물질적인 형태가 남아있는 영화 등을 등록 기준으로 정하고 영화도 문화재로 등록해왔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작품들은 1950∼1960년대 한국 사회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당대 최고 흥행작이자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 △신분 상승을 꿈꾸는 하녀를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과 억압, 한국 사회의 모순을 드러낸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김기영 감독의 ‘하녀’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돼 사료적 가치가 높은 영화 전창근 감독의‘낙동강’ △산업화 시기의 농촌의 비극적인 현실을 묘사한 리얼리즘 영화 김소동 감독의 ‘돈’ 등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4편의 영화는 근현대기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향후 미래 세대에 한국 영화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등록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확정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2

‘문명탐험가’ ‘세계 속 한국인’으로서의 혜초 재조명

현재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세계 4대 여행기 중 가장 오래된 여행기인 혜초의 기행문 ‘왕오천축국전’을 서양의 철학적 지평 위에서 더욱 깊이 이해하고 해석한 ‘혜초의 기행문과 철학’(소명출판)이 출간됐다. 저자는 서양의 하이데거 철학을 전공한 윤병렬 홍익대 교수다. 저자는 하이데거의 ‘현사실성의 해석학’과 ‘존재 사유’에 입각해 혜초의 구법 여행과 기행문을 재조명한다. ‘왕오천축국전’은 승려이자 구도자인 혜초(704~787)가 인도를 비롯한 40여 개국을 4년(723~727) 동안 여행하면서, 즉 2만㎞가 넘는 길을 도보로 걸으면서 경험한 것을 기록한 기행문이다. 무려 1200년 동안 중국 돈황의 천불동에 잠자고 있었는데, 1908년에 프랑스인 동양학자인 펠리오에 의해 최초로 발견된 혜초의 기행문에는 그가 여행한 곳의 지리, 정치, 종교. 경제적 상황, 생활양식(식생활, 복식 등), 문화, 언어 등 다양한 정보들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혜초 당대의 역사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교역로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담고 있다. 말하자면 ‘왕오천축국전’은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국제정세·지리적 상황·사회·문화·종교·경제적 상황 등을 담고 있는 유일한 사료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기행문에는 인도뿐만 아니라, 아랍과 페르시아의 사회적 정황들을 관찰하여 기록한 내용들도 있다. 혜초는 승려의 관점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문명탐험가의 모습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정치, 경제, 역사, 지리, 국민이 처한 상황을 기록했으며, 나아가 종교적 관점을 벗어나 서정적인 5편의 오언시도 남겼다. 결국 혜초는 8세기의 인도, 중앙아시아, 아랍, 페르시아, 히말라야 산맥 주변의 부족들의 삶의 양식과 당대의 세계의 다양한 정신을 탐험하고 기록한 한국인이었다. 혜초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이 원본에 대한 고증과 주석 및 번역 작업에 집중했다면,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서는 혜초의 여행기를 독해함에 있어 문헌학과 서지학의 차원을 넘어 철학적 사유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텍스트에만 얽매여서는 안 된다”라며 “보통 사람이 결코 따를 수 없는 수고와 고통이 수반된 구법 여행은 텍스트 밖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혜초의 깨달음을 향한 구법 여행에 동반된 철학적 사유를 강조하며, 그의 여행이 단순한 답사나 의례적인 순례가 아닌, 차안의 세계와 신화적 작별을 하고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는 목숨을 건 여행이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혜초의 인생과 철학, 역사와 지리, 문화와 문학 등을 포괄하며, 그의 순례 여행이 깨달음을 주목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철학과 결부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이러한 상호문화적 비교 철학의 시도는 독보적이고 창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2

금리를 알면 돈이 보인다… “자본주의 시대 필독서”

“현재 미국 금리가 어떻게 되나요? 금리가 계속 오를까요?” “미국 금리가 오르는데 왜 우리가 걱정해야 하나요?” 답은 미국 금리가 전 세계 금융시장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면 전 세계 금융시장의 자금 비용이 하락해 대출이 늘고, 대출이 증가하면 주택 구입도 늘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경기가 진작되고 주가도 오른다. 반면 금리를 올리면 주택과 주식시장이 동시에 하락한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2기가 출범하고,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기본기가 기업체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계 은행 현직 딜링룸 매니저이자 대한민국 최고 금융 전문가의 금리 사용 설명서인 ‘슈퍼 금리 슈퍼 리치’(연합인포맥스북스)가 출간됐다. 2022년 출간돼 지금까지도 환율에 대한 최고의 교과서로 읽히는 ‘슈퍼달러 슈퍼리치’의 저자인 일본 3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의 변정규 서울지점 딜링룸 그룹장이 이번엔 금리 입문서를 펴냈다. ‘슈퍼금리 슈퍼리치’는 금리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일반인과 금융시장 초보자가 기본 지식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쓴 교양서적이다. 딱딱한 이론과 한자어 설명은 배제하고, 챕터마다 그림과 한눈에 들어오는 도표, 사례를 제시해 이해를 돕는다. 또 금융시장의 실제 거래 등 실무적이면서도 깊은 내용까지 다룬다. 금리와 관련된 기본 용어를 정리하고 이를 실제 사례와 연결해 이해를 돕는다. 해외 채권 및 초보자를 위한 금리 투자 방법도 제시한다.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이자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인 김진일 교수는 “화폐금융론 교과서를 저술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나에게 이 책은 곁에 두고 참고서로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이사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며 “기업의 재무 담당자라면 특히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저자는 “금리의 기초를 제대로 이해하면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금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고, 자금의 변화를 이해하면 자산가치의 변동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2

“한국 인구 3분의 1로 줄 것” 국가 생존 기로, 해법 모색

“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저명한 교수인 조앤 윌리엄스가 놀라서 한 말이다. “한국의 인구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 ….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 붕괴가 가장 심각한 위협이다.”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의 경고다. 대한민국은 1971년 한 해 출생아 수가 102만 명에서 2023년 23만명을 간신히 넘겨 50여 년 만에 4분의 1에도 못 미치도록 급전직하했다. 급격한 출생률 저하에 따른 인구 소멸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88만 원 세대’ 공저자 중 1명인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가 신간 ‘천만국가’(레디앙)를 통해 그 해법을 제안했다. 우석훈 박사는 2007년 저서 ‘88만 원 세대’를 통해 세대 간 경제적 불균형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천만국가’에서는 한국의 저출생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안한다. 우 박사는 한국이 산업화 시기에는 자본 희소 사회였으나, 인구 감소로 인해 이제는 노동 희소 사회로 전환됐다고 주장하며, 이에 따른 사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 사회가 “사람을 막 대하고, 노동자를 막 대하고, 가능하면 돈을 적게 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문화가 저출생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우 박사는 가진 것이 적은 사람들도 결혼과 출산을 결심할 수 있는 사회로의 전환을 역설한다. 대한민국의 출생아 수 감소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OECD 모든 국가와 함께 중국도 출산율이 대체출산율 2.1 이하로 떨어졌지만, 한국처럼 빠르게 1.0 미만으로 급감한 사례는 없다. 우 박사는 이러한 급격한 출생률 감소의 원인으로 경제 불평등, 가난의 세습화, 저임금 불안정 고용, 출산과 육아 지원 제도의 미비, 사회적 경쟁에 따른 육아 비용 및 사교육비 부담 증가, 높은 주거비용 등을 꼽는다. 그러나 그는 인구 문제를 단순히 사회경제적 요인으로만 보지 않고, ‘문명’ 차원에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낮은 출산율과 세계 1위의 자살률은 한국 문명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우 박사는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문화와 극심한 경쟁 체제, 그리고 사회적 혐오와 배제 정서가 깔려 있다고 주장한다. 가난이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예비 부모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원인이 된다. 저출생으로 인한 영유아와 청소년 수의 감소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어린이집이 사라지고 노인 요양원이 늘어나는 현상, 청소년 책 시장과 공연 시장의 위기, 경공업의 미래 불투명성,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의 축소 등이 그 예다. 또한, 이주노동자와 이민 문제 같은 사회적 이슈도 출생률 감소와 관련이 있다. 우 박사는 출생아 수 감소로 인해 한국이 자본 희소 사회에서 노동 희소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국민연금이나 군 병력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노동이 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희소해짐에 따라 노동자의 지위가 향상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MZ세대 청년 노동자들의 조기 퇴사나 워라밸 문화를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시장의 변화로 해석하며, 청년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출산 대책에 대해서는 고액 과외나 선행학습 금지 입법, 고등학교 때 언론학 수업과 수능 과목 포함,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연방제실시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알바 공화국’이라는 개념을 통해 유산을 물려받지 못한 ‘알바’들을 중심으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알바 출산 지원본부’ 신설을 제안한다. 우 박사는 인구 문제가 모두의 문제이면서도 아무의 문제도 아닌, 해결 주체가 없는 의제이기 때문에 풀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해법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한다. 그는 ‘천만국가’가 대한민국 인구의 새로운 균형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한 줄 아는 사회’, ‘뒤에서 5등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문명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결론짓는다. “지금 한국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한 해 100만 명씩 태어나던 시절의 사람들이다. (중략) 선진국 경제의 기본은 사람이 귀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중략) 알바들이 행복하고, 그들도 걱정 없이 아이를 낳는 시대, 그 정도는 유럽에서 이미 50년 전에 만든 사회다. 우리가 지금 그걸 해야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2

대구오페라하우스 ‘264, 그 한 개의 별’ 세계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창·제작 작품인 ‘264, 그 한 개의 별’이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오페라비전(OperaVision)’을 통해 한국표준시(KST) 기준 14일 오전 3시에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8월 유럽 기반의 세계적인 오페라 협회인 ‘오페라 유로파(Opera europa)’에 가입 승인을 받으며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오페라 유로파에서는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인 오페라비전(OperaVision, https://operavision.eu/)을 운영함에 따라 세계 유수 극장들의 공연을 무료로 스트리밍도 해오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세계 초연으로 선보였던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을 오페라비전 송출 데뷔작으로 선정했다. 대한민국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으로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저력을 알리고 수준 높은 ‘K-오페라’를 선보인다는 취지다. 오페라 ‘264…’는 독립투사이자 시인인 이육사(1904∼1944)의 생애를 담은 작품으로,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내용을 통해 한국의 정서를 오페라에 녹여내어 외국인들에게는 더욱 신비롭고 인상 깊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설명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새로운 홍보 전략으로 세계로 향하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홍보를 추진 중이다. 특히, 오페라비전을 통한 작품 송출과 해외 소셜 미디어 채널을 적극 활용해 전 세계에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알리고 있으며, 그 결과 외국인 팔로워 유입이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극장과의 홍보 마케팅 교류 및 협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딩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1

‘천상의 목소리’ 새해 희망과 행복 전한다

2025년 을사년 새해 새 희망과 행복을 염원하는 천사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맑고 투명한 목소리를 자랑하는 지닌 세계적인 어린이 합창단인 오스트리아 빈 소년 합창단이 지역 관객들에게 ‘천사들의 합창’을 선사한다. 527년 역사를 지닌 빈 소년 합창단은 내년 1월 22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공연한다. ‘2025 빈 소년 합창단 신년 콘서트’는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의 일환으로 열린다. 한수원 문화후원 사업 10주년을 기념해 경주예술의전당 설립 이래 최초로 경주를 찾는다. 빈 소년 합창단이 지닌 사운드의 특징은 발성법과 레퍼토리에서 기인한다고 전해진다. 합창단은 고음을 낼 때 반드시 두성을 사용한다. 두성으로 소리를 내야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온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천사들의 목소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에 의해 1498년 설립된 빈 소년 합창단은 2025년 창립 527년을 맞이하며 프랑스의 파리나무십자가소년 합창단, 독일의 퇼처소년합창단과 더불어 세계 3대 합창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합창단 그 자체로 클래식을 대표하는 음악적 우수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UNESCO) 지정 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음악가 슈베르트, 하이든이 어린 시절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24년 비영리 민간 조직으로 재설립돼 현재 4개 합창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합창단과 인연이 깊은 브루크너, 모차르트, 하이든, 슈베르트 코어로 구분해 연간 300회, 전 세계 50만명 이상의 관객과 만나고 있다.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베를린 슈타츠카팔레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마리스 얀손스, 주빈 메타, 리카르도 무티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협연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 2002년 빈 소년합창단이 녹음한 앨범은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오스트리아 음악상인 아마데우스 상 후보로도 올랐다. 1969년 처음 내한한 이후 국내 공연마다 호평받았다. 이번 공연에는 빈 소년 합창단의 네 팀 가운데 슈베르트 팀이 올리버 슈테히의 지휘 아래 소년 소프라노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연주곡으로는 내년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슈트라우스의 가곡과 성가, 그리고 세계 민속 음악 등을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재)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한국과도 오랜 인연이 있는 빈 소년 합창단을 2025년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의 첫 공연으로 초청하게 되어 기쁘다”며 “특히 이번 공연은 유럽 클래식과 현대적 감각의 레퍼토리까지 다채로운 곡목을 선보일 예정이며 한국인 단원이 참여해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티켓은 16일 오전 10시부터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1

전시장서 영화도 보고 필라테스도 체험하고

(재)행복북구문화재단은 내년 2월 28일까지 대구 북구 대학로 23길 15-3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청문당에서 기획전시 ‘컬러링: 믹스매치(MIX MATCH)’를 개최다. 이번 전시에는 최민경과 정세빈 작가가 참여해 각각 레드와 퍼플, 브라운, 화이트, 그린, 블랙 등 서로 다른 색상을 활용해 작품과 전시장을 구성했다. 1층은 청문당을 상징하는 레드와 퍼플 컬러의 공간으로 포토존과 이벤트 공간이 마련돼 있다. 2층은 최민경 작가의 섬유공예 작품 4점과 함께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을 표현한 브라운 공간과 애니메이션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화이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3층은 정세빈 작가의 숲을 연상시키는 미디어 작품을 전시하는 그린 공간과 블랙 코미디의 걸작인 흑백영화를 상영하는 블랙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또한 2층 브라운 공간과 3층 그린 공간에서는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필라테스와 태피스트리 체험이 진행된다. 필라테스는 청문당 3층 그린 콘셉트의 방에서 매주 토요일 2회, 필라테스 전문 강사와 함께 체험할 수 있으며, 태피스트리 체험은 청문당 2층에서 최민경 작가와 함께 ‘나만의 직조 키링 만들기’를 주제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2층 화이트 공간과 3층 블랙 공간에서는 애니메이션 독립영화 ‘러빙 빈센트’와 흑백영화 ‘셜록 주니어’를 상영하며, 전시 기간 동안 ‘청문당 무비 토크’와 ‘청문당 인형 극장’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청문당 무비 토크’는 기획전시에 상영되는 영화들을 중심으로 유명 유튜버의 영화 리뷰와 대구 부산에서 영화 분야에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토크쇼다. ‘청문당 인형 극장’은 ‘바리 공주’, ‘호랑이 형님’ 동화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들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영유아와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1

국보 ‘백제금동대향로’ 29년 만에 대구 나들이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향의 문화사: 염원에서 취향으로’라는 주제로 특별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기획전시실 Ⅰ·Ⅱ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라이프스타일’ 즉 생활양식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전시로, 삼국유사부터 향꽂이까지 우리나라의 향 문화를 알려주는 전적, 회화, 공예품 등 275건 372점의 다채로운 전시품이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보 3점, 보물 10점이 포함돼 있으며, 특히 ‘표충사 청동 은입사 향완’(국보), ‘통도사 청동 은입사 향완’(보물), ‘해인사 감로도’(보물), ‘직지사 철제 은입사 정형 향로’ 등 영남지역 내 주요 사찰의 문화유산과 함께 세계 3대 향으로 알려진 ‘침향’, ‘사향’, ‘용연향’을 한자리에 모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의 대구 나들이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무려 28년 4개월 여(10386일) 만에 다시 한번 대구를 방문하게 되는데, 이처럼 ‘백제금동대향로’가 2차례 이상 전시되는 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대구박물관뿐이며, 지역 박물관으로는 유일한 사례다. ‘백제금동대향로’는 7일부터 2025년 1월 9일까지 34일간 공개될 예정이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 공예품의 진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동아시아에서도 가장 우수한 걸작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의 키는 61.8cm이고, 무게는 11.8kg이다. 뚜껑에는 봉황이 있고 가운데 있는 동체의 둘레는 19cm로 발산과 연꽃이 있으며 두 부분으로 나뉜다. 받침에는 용이 있다. 이외에도 지난달 박물관 개관 기념 사진 공모를 통해 박물관과 3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한 관람객들이 찍은 추억의 사진 60여 점을 수집했다. 이 사진들은 내년 2월 2일까지 박물관 1층 휴(休)룸에서 ‘추억, 박물관 30년 그 어느 날’이라는 제목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박물관 뒤 산책로 주변으로 고(故)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기증한 석조물을 활용해 옥외전시장을 조성하고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전시장은 박물관 북편의 유적 공원과 ‘토기가마 전시장’ 인근에 위치한다. 산책로를 걸으며 ‘석인상’, ‘동자석’, ‘문인석’ 등의 유물을 관람할 수 있다. 주제는 ‘돌 동물과 함께’, ‘돌 사람의 길’, ‘모임의 언덕’ 등으로 구성된다. 내년 봄에는 꽃과 나무를 심어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개관 30주년 자료집 ‘1994-2024 국립대구박물관 30년’을 발간했다. 자료집은 국립대구박물관과 인연이 있는 직원·자원봉사자·기증자 등 35인의 원고를 모은 것으로 박물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주관적 ‘기억’과 박물관 자료를 엮은 박물관 30년의 기록이다. 함순섭 국립대구박물관장은 “국립대구박물관은 지난 30년간 지역 문화유산을 연구·보존·전시하며 국민의 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특별전이 우리나라 향 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별전 관람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0

첼리스트 박유신, 앨범 ‘겨울나그네’ 발매기념 리사이틀

“성문 앞 우물가에/서 있는 보리수/나는 그 그늘에서/수많은 달콤한 꿈을 꾸었네./그대의 단단한 껍질 위에/수많은 사랑의 말을 새기고/기쁠 때나 슬플 때나/나는 항상 그를 찾았네/오늘도 그곳을 지나가야 했네….”-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 국내외 무대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포항 출신의 첼리스트 박유신이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담은 세 번째 정규 앨범 ‘겨울 나그네(Winterreise)’를 지난 4일 발매했다. 박유신은 첫 정식음반 ‘시인의 사랑(Dichterliebe)’과 두 번째 정식음반 ‘백야(White Night)’에서 국내 최초 첼로로 녹음 및 연주되는 작품들을 발굴하고 첼로 레퍼토리의 스펙트럼을 넓혀 왔다. 이번 음반 역시 마찬가지로, 소속사 목프로덕션은 한국에서 첼로로 연주한 ‘겨울나그네’ 음반이 메이저 레이블로 발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유신은 “첼리스트가 기존의 첼로 레퍼토리를 잘 연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의미 있는 ‘나만의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슈베르트의 가곡을 연주했다”고 음반 발매 취지를 밝혔다. 박유신이 연가곡 걸작을 첼로로 연주해 음반으로 내놓기는 첫 번째 정식음반 ‘시인의 사랑’ 이후 두 번째다. 박유신은 슈베르트가 빌헬름 뮐러의 시를 음악으로 풀어낸 ‘겨울나그네’ 24곡 전곡을 수록했다. ‘겨울나그네’는 요절한 슈베르트가 죽기 1년 전에 작곡한 작품으로, 삶의 마지막에서 느낀 사랑과 고독, 삶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사색을 표현했다.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나그네의 감정과 사유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세상에서 버림받은 나그네의 정처 없는 방랑의 여정을 함께 걷게 한다. 박유신은 이 작품 속 미묘한 감정의 결을 첼로의 따뜻하고 풍부한 음색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독일 뤼벡 국립음악대학의 교수이자 리트(독일 가곡) 전문 피아니스트로도 정평이 난 플로리안 울리히가 2022년 박유신의 첫 데뷔 앨범 ‘Dichterliebe’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음반은 지난해 11월 11~13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녹음됐다. 박유신은 음반 발매를 기념해 전국 4개 도시에서 공연을 한다. 8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공연을 마쳤고, 11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8일 인천동구문화체육센터에서 공연한다. 박유신은 2017년 드레스덴 국립음대 실내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2018년 레오시 야나체크 국제 콩쿠르와 안톤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첼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또한, 2015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에서는 2위와 더불어 특별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박유신은 다양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남서독 필하모닉, 에어츠게비어기셰 필하모니아우에, 러시아 국립발레단 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등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널리 알렸다. 또한, 2022년에는 데뷔 음반 ‘Dichterliebe’가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국내 최초로 첼로로 녹음하고 연주해 큰 화제를 모았다. 같은 해 발매된 두 번째 음반 ‘White Night’에서는 미야스코프스키 ‘첼로 소나타 1번’, 라흐마니노프 ‘두 개의 소품’을 역시 국내 최초로 첼로로 녹음해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박유신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아카데미 소속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함께 작업하며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는 어텀실내악페스티벌과 포항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활약하며 국내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한양대, 경희대, 이화여대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0

대구 젊은 음악 인재들 클래식 아름다움 펼친다

대구시와 대구 청년클래식음악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2024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 대학 페스티벌’이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2016년에 시작된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대표 윤선진, 예술감독 서주희)는 해마다 짜임새있는 공연으로 대구의 젊은 연주자들을 소개하고 클래식 감동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있다. 올해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는 2022년에 이어 ‘경계를 넘어II’라는 주제로 사흘간의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특히 올해는 미래의 대구-경북 음악계를 이끌어갈 재능과 열정 넘치는 대학생들이 그 중심을 이룰 예정이다. 경북대, 대구가톨릭대, 안동대 예술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이 참여한다. 이번 연주를 통해 모차르트의 실내악곡과 오페라 ‘Cosi fan tutte’ 부터 2024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 위촉작곡가 오세린의 피아노 솔로 작품까지 클래식 음악 전 시대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시대와 경계를 넘어 클래식 음악이 가지고 있는 넓은 가능성과 스펙트럼을 관객여러분께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과 성악가들이 참여해 다채로운 클래식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앙상블 멜로디 브리앙이 특별 출연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행사 일정 및 장소는 다음과 같다. ▶11일(수):비원 뮤직홀, 오후 7시 30분 ▶13일(금): 한영 아트센터, 오후 7시 30분 ▶14일(토): 문경 슈필라움, 오후 5시. 티켓 가격은 전석 5천 원. 자세한 정보는 대구 청년 클래식 음악제 공식 홈페이지(www.dycf.or.kr) 를 참조하면 된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대학페스티벌을 통해 대구 지역의 젊은 음악 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관객들에게는 클래식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10

“럭키비키잖아~” MZ세대의 시대정신 다각도 조명

‘럭키비키(Lucky Vicky)’라는 신조어가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 단어를 읇조리며 자신을 응원한다고 한다. 이 표현은 걸그룹 ‘아이브(IVE)’ 멤버 장원영이 ‘행운’을 뜻하는 럭키(lucky)와 자신의 영어 이름인 비키(vicky)를 합쳐 사용했다. 맞닥뜨린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등을 비유하는 유행어로 온라인상에 퍼졌다.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이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특별 기획전으로 진행하고 있는 ‘예술통신사 : 시대를 진단하는 예술 담론 #럭키비키’전에서 만난 작품들도 그랬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김서울, 박두리, 윤보경, 윤윤재, 이양헌, 이현우, 임장순, 허태민 총 8인의 작가들은 ‘럭키비키(Lucky Vicky)’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대인의 주체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 그에 대한 반응, 긍정적 사고의 부상과 한계, 그리고 대안적 사고에 이르기까지 청년 세대가 살아가는 현실을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다각도로 조명한다. △섹션 1 상실의 시대 - #변신 /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Gregor Samsa)는 어느 날 벌레로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인간적 가치와 정체성을 박탈당한다. 주인공의 변신은 단순한 신체적 변화가 아닌,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소외와 비인간적 모습을 서술한다. △섹션 2 도피로부터 찾은 단서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는 사회적 규범과 도덕적 질서에 갇혀 살아가던 중, 데미안이라는 신비로운 인물의 영향을 받아 주체성을 상실한 개인이 내면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현실의 규범과 질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탐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예술통신사 : 시대를 진단하는 예술 담론 #럭키비키’전 포스터 △섹션 3 판단을 위한 해석 - #햄릿 /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이라는 문장을 통해 존재와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인간의 내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햄릿의 고민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마주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햄릿의 독백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섹션 4 환상이라는 그림자, 현상이라는 빛 - #돈키호테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현실을 부정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는 한 남자를 통해 긍정적 사고가 현실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갈등을 이야기한다. 돈키호테의 순수하고 긍정적 태도, 즉 이상은 냉혹한 현실에 의해 비참한 결과로 이어진다. △섹션 5 남겨진 질문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불확실성과 무의미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삶의 의미를 탐구하려는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고도’라는 미지의 존재를 기다리지만, 끝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두 사람은 주변의 풍경이 변화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로 끊임없이 의미를 탐색하며 기다린다. 장원영으로부터 시작돼 대중적으로 확산된 ‘럭키비키’는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예를 들어, 구매하려고 했던 빵이 매진이 됐으나 그로 인해 새로 갓 구운 빵을 맛볼 수 있게 된 순간이라거나, 갑작스러운 비로 인해 계획이 취소됐지만, 휴식이라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되는 상황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고방식을 ‘럭키비키’라고 표현한다. 시안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긍정적 사고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이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예술통신사-럭키비키’라는 전시 안에서 이 작품들이 어떻게 현대 사회를 진단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9

경북문협, 예천서 송년문학축전

‘문향만리(文香萬里) 함께 성장’을 지향하는 (사)한국문인협회 경북도지회(회장 권오휘)가 지난 7일 한 해를 결산하는 ‘2024 송년문학축전’을 예천군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9개 시·군지부 회원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천축협한우프라자 3층 청하홀에서 열렸으며, 경상북도 문학상·‘경북문단’ 출판기념회·문학특강·축하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제38회 경상북도 문학상’은 황정희 시인의 시조집 ‘그 사랑을 내가 쓴다’, 김다솜 시인의 시집 ‘저 우주적 도둑을 잡다’가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제10회 경북작가상’은 박병래 시인의 시집 ‘대추 두 개를 품었다’와 권오상 시인의 시집 ‘그리운 것들은 다 바람으로 분다’가 수상했으며, ‘제10회 경북 작품상’은 강성태 시인의 시조 ‘옛것에 대하여’ 외 2편, 추정화 시인의 시 ‘나비’ 외 2편이 각각 수상했다. 또한, 제44호를 맞은 경북문인협회의 기관지 ‘경북문단’의 신인상에는 김승수(시), 박정군(시), 오정석(수필) 씨가 선정됐으며, 공로상은 김신중, 한다혜, 임정희, 장제은, 강은숙씨가 함께 수상했다. 2부 순서로 열린 ‘경북문단’ 44호 출판기념회에서는 경과보고에 이어 (사)한국문인협회 김호운 이사장이 ‘문학의 역할과 세계성에 관한 담론’이라는 주제로 화상 강연을 진행했다. 이후 시 낭송과 축하 떡 나눔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한편, 경북문인협회는 1962년 창립 이래 매년 ‘경북문단’ 문집 발간, 문학상 시상, 백일장, 문학축전, 시화전, 시낭송 경연대회 등 다양한 문학 사업을 추진하며 한국 문단의 걸출한 문인들을 다수 배출해 왔다. 내년 2월에 열릴 예정인 정기총회에서는 제29대 신임 임원진을 선출하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9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그곳 대구시립무용단 ‘대구 낙원’

대구시립무용단(예술감독 최문석)의 제86회 정기공연 ‘대구 낙원’(Daegu Paradise)이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과 14일 오후 5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된다. 이번 작품은 최문석 예술감독이 대구시립무용단과 함께 선보이는 ‘대구 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지역의 지형적 요소와 확장된 자연, 기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대구 낙원’은 자연과 인간의 관점에서 세상을 재해석하고 관계를 재설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비인간적 존재(자연, 환경)에 대한 전환적인 열린 시선과 태도로 영역과 경계를 넘나든다. 현실감 있는 상상력은 인간의 몸으로 드러나고, 무경계 상태의 존재들이 여러 생명체들의 몸을 이동하며 결국 모든 것이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 역시 다양한 비인간 존재들과 함께하는 하나의 생물일 뿐이며, 더 나은 존재자가 아니라 그저 다양한 관계들 속에 놓여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품은 시간의 흐름과 사계절이 주는 시각적 변화와 감수성,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 인간의 몸이 아닌 감각적인 무형적 형체들이 자연과 함께 그 속에서 뛰고, 놀고, 부딪히고, 짓눌리며 변화되는 과정들을 담아낸다. 대구의 지형을 형상화한 무대 세트는 작품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는 상징적 오브제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진 라이브 음악은 마치 작품과 관객들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듯 무용수들의 움직임의 의미를 전달해 낸다. 대구시립무용단과 오랜 시간 작업해 온 작곡가 서영완이 사운드 디자이너로 참여하고, 국내외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활발히 활동 중인 소프라노 강수연이 출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9

고난과 역경 뒤 마주한 환희… 청중들 깊은 감동

155명의 오케스트라와 합창, 성악가 등이 베토벤 클래식 음악의 장엄하면서도 감동적인 역사적 걸작 공연으로 ‘대화합’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지난 5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포항시립교향악단의 2024년 송년음악회이자 제211회 정기연주회는 포항시향 예술감독 차웅 상임지휘자의 리드 아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이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 강혜정 이아경 김경호 강형규 등 정상급 성악가들의 협연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클래식 음악의 거장인 작곡가 베토벤의 대작이 풍기는 짙은 향기를 상상하며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들뜬 기대감이 역력했다. 음악이 가진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은 청중에게 전하겠다는 포항시향의 이번 공연 목표처럼 공연장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 외국인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넘쳐났다.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전악장으로 진행된 무대는 1시간 20여 분 동안 베토벤이 청각을 완전히 상실한 이후 작곡한 그의 생애 마지막 교향곡인 ‘9번 합창’이 차웅 상임지휘자의 뜨거운 연주로 펼쳐졌다. ‘교향곡 제9번 합창’은 기악의 전유물이었던 교향곡에 합창을 결합한 혁신적인 작품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이 곡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환희를 맞는 인류애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곡은 인류애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행사에서 자주 연주돼 왔다. 특히 인간성에 대한 통찰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위대한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토벤은 정신적 위기에서 벗어나 아홉 번째 교향곡에서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를 가사로 선택해 자유와 화합, 인류애를 표현하며 고차원적 가치를 대중에게 호소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불행의 운명을 극복하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베토벤의 인생관이 담긴 이 작품은 역경을 이겨내려는 의지 끝에 맞이한 인간 승리라는 베토벤의 자기 고백적 서사와 환희와 화합, 형제애라는 가치 추구의 메시지가 결합해 연주자와 감상자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전했다. 차웅 지휘자는 각 악장마다 섬세한 해석과 열정적인 지휘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제4악장에서는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들에게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66명의 소편성 오케스트라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시향은 폭발적인 에너지와 생동감 넘치는 리듬, 치밀한 다이내믹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제1악장의 신비스러운 도입부는 많은 흥미를 끌었다. 세계 최고의 지휘 경연으로 손꼽히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동양인 유일, 한국인 최초로 우승(1위 없는 2위)한 차웅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1악장에서 태초의 혼돈과 우주의 생성으로 시작해 비탄으로 끝나는 해당 악장을 구조감을 중시하며 안정적으로 연주했다. 밝고 활기찬 팀파니의 옥타브 음정 연주 등 큰 소리로 연주하며 열광적인 무곡으로 2악장이 끝나고 사랑으로 넘치는 3악장 아다지오가 뒤따랐다. 차웅 지휘자는 느린 템포에서 서정성과 긴장감을 동시에 유지하도록 연주자들의 집중도를 최대한 요구하며 신의 숭고한 세계, 천국에서의 삶을 동경하면서 동시에 속세에서의 삶을 추억하는 듯한 풍부한 낭만적 표현력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마지막 4악장에 이르자 터키풍의 행진곡과 느리고 장중한 음악, 환희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변주, 소나타와 협주곡 형식 등이 합쳐지며,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들에게 모두 하나가 되는 느낌을 전했다. 포항시향은 소편성 오케스트라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와 펄떡거리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리듬, 치밀한 다이나믹으로 청중들을 매료시키는 데 성공했다. ‘합창 교향곡’은 대개 오케스트라 단원을 100명 정도로 편성하지만, 포항시향은 66명의 단원만으로 4악장의 다이나믹을 최대한 완성했다. 리듬감, 탄력, 앙상블 세 박자가 모두 완벽했다. 정상급 솔리스트 소프라노 강혜정,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김경호, 바리톤 강형규와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은 쉴러의 송가 ‘환희에 붙임’을 부르며 형재애와 인류의 화합, 평화를 노래하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듯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돌개바람 속에 온 나라가 갈라지고 흩어지고 있다. 포항에서 울려 퍼진 베토벤의 음악이 다시 한번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친구여, 이 선율이 아니고, 더 편안하고 기분 좋은 그리고 기쁨에 넘치는 소리를 우리가 노래하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8

‘포항문학’ 통권 51호 발간 지역의 아동문학 재조명

포항문인협회(회장 손창기)는 최근 기관지 ‘포항문학’ 통권 51호사진를 발간했다. 연간지로 발간하는 ‘포항문학’은 이번 51호에서 2000년 이후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뤘던 아동문학을 특집으로 기획했다. 특집 1에서 아동문학가 김종헌은 ‘포항지역 소년 운동과 아동문학’을 주제로 일제 강점기 소년 문사의 활동에서 출발해 2010년대까지 포항 아동문학의 전개를 개괄적으로 되짚어 봤다. 동화작가 김현욱은 ‘한국 동시 문학의 지평을 넓힌 시인들’에서 권오삼, 송찬호, 김개미 시인의 동시를 세밀하게 다뤄 동시를 읽는 참맛을 선사했다. 특집 2에서 동화작가 김일광은 ‘동화로 만나는 세상’에서 동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친절하게 소개하면서 동화에 대한 사랑을 보여줬다. 특집 3에서 초대 동시와 회원 동시를 실었다. 76명의 포항문협 회원 작가들은 각기 장르는 다르지만 소외된 공간을 찾아 절망과 신생을, 이상 기후에 자연을 소중히 하는 생명성을 다루고 있다. 또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과 사람 맛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현실 문제와 내면의 문제를 문학적 언어로 촘촘하게 담은 신작들을 게재했다. 포항문협은 임원회의를 열고 ‘포항문학’ 통권 51호에 실린 작품을 토대로 제2회 포항문학작품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운문 부문에 손수성의 시조 ‘한 잎의 지느러미’, 산문에 이강란의 소설 ‘선잠’으로 상금은 각각 100만원이며, 다음 달 갖는 총회 때 시상할 예정이다. 손창기 포항문인협회장은 “가장 주체적인 지역 문학이 보편적인 것으로 발돋움할 때는 미학적으로 얼마나 잘 승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포항 문단이 치열하게 문제 의식을 갖고 문학으로 풀어낼 때 포항지역의 고유성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8

새로 발견된 고서, 가치는?

새로 발견된 고려시대 불교자료들을 소개하고 이 자료들의 학술적 가치를 소개하는 세미나가 13일 오후 1시 경북대학교 출판부(3층)에서 열린다. 한국전적문화재연구소, 경북대 역사문화아카이브센터,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주관하는 이번 학술 발표회에는 남권희(경북대 명예교수), 이승철(청주시 문화유산과), 박용진(국민대 교양대학), 안휘섭(한국전적문화재연구소), 서수정(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등이 주제 발표자로 나선다. 2부에서는 최종남 교수를 좌장으로 김경남 교수(경북대 사학과 역사문화아카이브센터), 응기 스님(보국사 주지), 보행 스님(해인사)이 토론자로 나선다. 이번 발표회에서 소개될 주요 자료는 고려시대의 불교 문헌 및 목판본을 포함한 다양한 유물들로, 발표자들은 최근 발견된 자료들의 학술적 가치를 분석하고, 기존 연구와의 관계를 조망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첫 번째 발표는 ‘무의자(無衣子) 혜심의 『無衣子詩集』 고려 목판의 발견과 의의’로 남권희(경북대 명예교수), 이승철(청주시 문화유산과)이 나선다. 최근 한 개인소장자에 의해 알려진 혜심(慧諶)의 『無衣子詩集』 고려 목판본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일본 고마자와대학 소장 필사본의 내용과 상당 부분 달라 고마자와대학 본(本)의 오류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로운 시 20수가 추가로 발굴돼 고려시대 국사를 지냈던 혜심의 문학과 사상을 이해하는데 단초를 제공한다. 남 교수는 “이 목판은 흥덕사에서 제작된 것으로, 고려 불교와 문헌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교수는 ‘『佛說八關齋戒秘密求生淨土心要』의 신(新)발견 필사본 분석 및 판본 비교’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필사본은 16세기 것으로 추정되며, 기존의 조선시대 판본에서 축약된 내용과 비교해 원본에 가까운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 필사본의 불교 실천 규범과 관련된 자료들은 당시 불교 신앙과 일상생활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단서를 제공한다. 세 번째로 나서는 안휘섭 박사와 남권희 교수는 ‘『白衣觀自在菩薩禮懺文略解』 서지적 분석 및 발견된 필사본 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새로 발견된 백의관음에 대한 예참문 주석서인 『白衣觀自在菩薩禮懺文略解』 필사본이 소개된다. 이제까지 이 주석서의 저자는 국사 혜영(惠永)으로 알려졌었는데, 이번 발견에서 국사 미수(彌授)로 밝혀진 사실이 공개된다. 또 앞뒤 유실된 부분까지 남아 있어 주석서의 전모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두 국사는 각각 시기는 다르지만 이 지역의 동화사, 유가사의 주지를 지내고 법주사, 중흥사, 장의사 등의 주지도 같이 역임하는 등 돈독한 교우 관계를 유지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서는 서수정은 ‘송광사 소장 고려 교장(敎藏)의 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서 강사는 송광사 소장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교장과 관련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 자료들은 고려시대 의천이 추진한 교장 전존본을 포함한 중요한 고문헌으로, 조선시대 중수본 및 미발견 고려본과의 비교 연구가 이뤄진다. 이 발표는 송광사의 중요한 불교 문헌들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를 제시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발표회에서 다뤄지는 자료들은 고려시대 불교와 관련된 중요한 문헌들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부분을 새롭게 밝혀내며 학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무의자 시집과 같은 고문헌의 새 발견은 고려시대 불교 문헌 연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05

21그루 나무 여행, 느낌은?

매일신문 기자 출신인 이종민 전 선임기자가 나무에 대한 성찰과 기록, 에피소드를 모은 ‘대구의 나무로 읽는 역사와 생태 인문학’(학이사)을 펴냈다. 계절 별로 사랑 받는 나무의 종류와 그 수목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담아냈다. 우리에게 나무는 늘 접하는 일상이고, 생활의 일부였지만, 대구 지역에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자란 나무와 새롭게 뿌리를 내리는 나무를 중심으로 역사, 인문학적 스토리를 간결한 문체로 정리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총 21종의 나무에 얽힌 역사와 설화, 식물에 대한 기본 지식을 사진과 함께 담았다. 저자는 ‘대구에는 훌륭한 인물들을 기리기 위해 나무에 위인들의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중구 달성공원의 서침(徐沈)나무, 대구제일교회의 현제명나무, 중구 종로초등학교의 최제우나무, 동구 옻골의 최동집나무, 천주교대구대교구청의 타케나무 등이 좋은 예다. 30여 년 넘게 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전문 지식을 나열하기보다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통해 배경처럼 스쳐 지나가던 나무에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나무들, 특히 수백년 수령의 노거수들은 그 자체로 역사요, 역사의 증언이다. 저자의 고향인 경북 포항시 청하면의 행정복지센터 마당에는 수령 300년을 넘는 회화나무가 있다. 조선 후기 청하현감으로 부임한 화가 겸재(謙齋) 정선이 그린 ‘청하성읍도’에도 등장한다. 나무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의미 있는 대상’이 되기도 하고 무의미한 사물의 일부로 여겨질 수도 있다. 애정 어린 눈길로 늘 수목을 대해왔던 저자에게 나무는 감상의 대상이자 기록, 수집의 대상이었다. 저자는 대구·경북의 노거수와 정원수 그리고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들을 탐독하며 계절마다 사진을 찍어 모았다. 사찰, 서원, 향교, 재실, 종택 등 사람이 기거하는 지역뿐만 아니라 깊은 산골이나 벌판에 서있는 나무를 보면서 자연의 위대한 이치를 느끼고, 선인들의 전설과 설화를 듣게 되었다. 저자는 “그렇게 알고, 보고, 모으다 보니 예전에 무심코 보던 나무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책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네 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백화경염(百花競艶)의 계절인 봄을 ‘뭇 꽃들 경쟁’이라는 주제로 묶었다. 2부 여름에서는 ‘신록의 잔치’를 주제로 한창 커가는 나무의 화양연화 세계를 다뤘다. 뽕나무와 양잠에 얽힌 청사, 옥황상제 정원에 피는 꽃이라는 배롱나무꽃 백일홍, 역사를 증거하는 수백 년 된 회화나무 등을 다루었다. 3부 가을에서는 ‘화려한 결실’에 초점을 맞추고 나무들의 막바지 정염인 감홍난자(酣紅爛紫) 단풍과 추풍낙엽을 즐긴 선비들의 노래도 담았다. 봉황이 앉아 쉬는 상서로운 나무는 벽오동으로, 화투의 11월을 상징하는 속칭 똥광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4부 겨울은 ‘홀로 선 나무’에 집중해 추위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절개와 지조의 상징에 주목한다. 대나무, 전나무, 측백나무 등 곧은 모습만큼이나 우리 역사와도 깊게 관련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작은 에피소드들을 작은 서사로 모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05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전하는 겨울인사

갤러리신라 대구가 2024년 마지막 전시로 소장전 ‘Winter Greetings(겨울 인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갤러리신라가 오랫동안 수집해온 가치 높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소장전에는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되며, 특히 갤러리신라가 대구와 서울에서 개인전으로 소개했던 국내외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리처드 롱, 알란 찰톤, 로버트 배리, 제인 벤슨, 타다아키 쿠와야마, 아키오 아기라시, 키시오 스가, 마에다 노부아키, 타카시 스즈키, 김용익, 서승원, 최명영, 심문필, 성능경, 김영진, 이명미, 박두영, 신수혁, 박창서, 윤상렬, 김치 앤 칩스 등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리처드 롱은 사진, 설치, 드로잉 등을 통해 비물질적이거나 비영속적인 행위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의 작업은 개념미술과 대지미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며, 초기에는 사진 기록에 의존했지만 이후 야외 대지에 표시하거나 변화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알란 찰톤은 영국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로 40여 년 동안 회색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자신을 ‘회색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소개하며, 가장 평범하고 기초적인 물질로 만든 회화를 통해 정직하고 압축적이며, 직접적이고 도시적이며, 순수하고 단순하며, 조용하고 절대적인 작품을 추구한다. 키시오 스가는 1970년대 일본 모노하 운동의 중심인물로 그동안의 전시와 작품들을 재평가받으며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성공적인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들인 나무, 돌, 쇳조각 혹은 유리 조각 등 자연물과 인공물을 자유롭게 활용한다. 이들 사물 간의 조합과 배치를 통한 작업들로 특정한 전시 공간 내에 서로 다른 소재들을 의도적으로 대립 구도로 배치하거나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서승원은 한국 추상미술의 2세대 작가이자 단색화의 주요 작가로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는 1960년대 국내 화단의 전환점인 비구상 단체 ‘오리진’과 전위 미술 운동을 주도한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1975년 도쿄 화랑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 전시 이래로 단색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됐다. 초기에는 기하학적이고 선이 분명한 형태를 추구했지만, 1990년대를 기점으로 완고함이 해체되며 현재는 부드럽고 따뜻한 화면 구성을 보여준다. 최명영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 서양화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오리진 협회 창립멤버로서 파리 비엔날레(1967), 상파울루 비엔날레(1969) 등 다수의 기획전과 국제전에 출품해왔으며, 최근 도쿄 오페라시티 갤러리(Museum)에서 기획한 ‘Rhythm in Monochrome Korean Abstract Painting’(2017) 전시 참여 등을 통해 한국 화단의 주요 작가로 국제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23년 파리 알민 레슈 갤러리와 2024 동경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중첩’과 ‘반복’에 의해 형성된 물감의 다층적 Layer(층)를 통해 표현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심문필은 대구 출신 작가로 프랑스 파리에서 30여 년간 활동 중이다. 그는 전통 회화의 색과 면의 관계에서 가상의 빛을 시각화하여 자신만의 리듬적 감각을 표현한다. 1995년 갤러리 신라에서 열린 전시에서는 자기테이프의 줄을 이용해 직선과 소리, 리듬을 탐구했고, 2005년부터는 플렉시글라스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률적인 색면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띠 형태의 선들로 구성되며, 이 선들은 단색면을 자르고 조정하여 색과 면의 관계에 리듬을 부여한다. 박창서는 2000년 계명대 졸업 후 파리 제1대학 팡테옹 소르본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박사 논문 ‘예술적 과정의 모호성과 투수성:언어, 창조, 평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로 최고 논문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사진,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맥락을 탐구하는 개념 미술가로서 2016년 갤러리 신라 개인전, 2017년 대만 예술대학교 개인전과 대만 국제 전시 참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대구 지역의 대표적인 작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4

포항시향, 오늘 제211회 정기연주회 ‘대화합’

포항시립교향악단이 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11회 정기연주회 ‘대화합’을 연다. 올해 마지막 정기 연주회인 이번 공연은 연말을 맞아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화합과 인류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준비했다.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린 곡으로, 해마다 연말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또 베토벤의 자필 악보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곡은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리며, 음악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은 기존의 교향곡들과 같이 4악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느린 악장을 2악장에 뒀던 기존 곡들과 달리 3악장에 배치한 것은 매우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이 곡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4악장 ‘환희의 송가’가 청중들에게 더욱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강조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웅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4개 악장이 모두 연주되며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춰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 소프라노 강혜정,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김경호, 바리톤 강형규 등 성악가 4명이 출연해 화려한 합창으로 물들이는 웅장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4

전 세계로 울려 퍼지는 K-오페라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창·제작 작품인 ‘264, 그 한 개의 별’이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오페라비전(OperaVision)’을 통해 한국표준시(KST) 기준 14일 오전 3시에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8월 유럽 기반의 세계적인 오페라 협회인 ‘오페라 유로파(Opera europa)’에 가입 승인을 받으며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오페라 유로파에서는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인 오페라비전(OperaVision, https://operavision.eu/)을 운영함에 따라 세계 유수 극장들의 공연을 무료로 스트리밍도 해오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세계 초연으로 선보였던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을 오페라비전 송출 데뷔작으로 선정했다. 대한민국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으로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저력을 알리고 수준 높은 ‘K-오페라’를 선보인다는 취지다. 오페라 ‘264…’는 독립투사이자 시인인 이육사(1904∼1944)의 생애를 담은 작품으로,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내용을 통해 한국의 정서를 오페라에 녹여내어 외국인들에게는 더욱 신비롭고 인상 깊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설명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새로운 홍보 전략으로 세계로 향하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홍보를 추진 중이다. 특히, 오페라비전을 통한 작품 송출과 해외 소셜 미디어 채널을 적극 활용해 전 세계에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알리고 있으며, 그 결과 외국인 팔로워 유입이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극장과의 홍보 마케팅 교류 및 협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딩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예술창업의 꿈을 현실로… ‘찾아가는 아트코리아랩 비즈센터’

‘2024 찾아가는 아트코리아랩 비즈센터’ 포스터. 포항문화재단이 지역 예술인과 예술 분야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맞춤형 사업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법인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오는 11일 오후 1시 문화예술팩토리 5층에서 ‘2024 찾아가는 아트코리아랩 비즈센터’를 개최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의 산업적 기반 확장을 위해 예술인과 예술기업의 창·제작부터 창업까지 예술의 전 주기를 종합 지원하는 플랫폼 ‘아트코리아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올해 3월 아트코리아랩 7층에 오픈한 ‘비즈센터’에서는 예술인(단체), 예술 스타트업 임직원, 예술 분야 예비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홍보마케팅, 유통전략, 투자유치 등 다양한 분야의 무료 컨설팅을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예술 분야 사업화에 관심 있는 지역 예술가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홍보마케팅, 기술, 법률 분야의 전문 강연과 1:1 멘토링을 제공한다. 행사는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의 강연과 멘토링으로 구성된다. 저서 ‘데이터로 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알려진 이은영 아샤그룹 대표가 효과적 홍보마케팅 전략을, 포스텍 애플 디벨로퍼 리드 멘토로 활동한 정세영 딥메이즈 대표가 AI기반 예술 기술 융합 사례를, 이동희 법무법인 오른하늘 변호사는 창업 초기 법률 자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6일까지 행사 포스터 QR코드를 통해 사전신청이 가능하며 현장 접수도 진행될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재단과 예술경영지원센터 간 MOU 체결 및 지역 창업지원공간과의 협력으로 지역 예술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마련되었으며, 예술 분야 예비 창업자들에게 실질적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빛이 만드는 새로운 세계

행복북구문화재단(대표이사 박정숙)은 오는 31일까지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와 갤러리 명봉에서 기획전시 ‘LIGHT UP’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빛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예술 세계를 창조한다. 관람객은 빛과 예술이 결합한 독창적 공간 속에서 초현실적인 경험을 하며, 일상적 관점을 벗어나 새로운 감각과 가능성을 탐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쑨지, 이우수, 조민선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빛을 매개로 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친다. 이들은 작품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이 일상에서 벗어난 시각적 경험을 하도록 유도한다. 쑨지 작가는 작품 ‘As We Breathe(우리가 숨 쉬는 대로)’에서 어둠 속 빛나는 안료를 사용해 관람객을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안내한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본질을 탐구하며, 일상 속에 숨겨진 환영의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이 작품은 현실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부분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우수 작가는 ‘96.5%’를 통해 바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다. 이 작품은 바다라는 자연이 지닌 변하지 않는 상수를 표현하며, 흰색 오브제들이 바다처럼 고요하게 조화를 이뤄 인간과 자연의 깊은 유대감을 형상화 한다. 이 작품은 바다의 순수성과 영속성을 통해 삶과 자연의 본질적 연결성을 탐구한다. 조민선 작가는 ‘re-flection’에서 거울 조각과 빛의 반사를 통해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흐린다. 거울이 만들어내는 왜곡된 빛의 반사를 통해 관람객은 유토피아적인 초현실의 공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체험하며, 현실과 상상의 간극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 작품은 관람객을 이상적인 세계와 현실의 경계에 서게 하여 현실의 새로운 면모를 탐색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형광 안료로 자신만의 카드를 만들어보는 ‘Glow in the dark’ 프로그램은 전시 기간 내내 갤러리 금호 로비에서 운영된다. 또한 12월 14일에는 이우수 작가와 함께 3D펜으로 빛나는 행복 나무를 만들어보는 ‘주렁주렁 빛나는 행복나무’ 체험이, 12월 21일에는 야광액을 활용해 별빛처럼 빛나는 오너먼트를 만드는 ‘별빛 오너먼트’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행복북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 경주서 새해 첫 포문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가 2025년 새해 첫 공연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립니다.”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 가 2025년 1월 4일과 5일 양일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공연된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 프리미어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경주예술의전당의 2025년 첫 공연으로 선보인다. 올해로 17번째 시즌을 맞는 뮤지컬 ‘시카고’는 2000년 한국 초연, 누적 공연 1500회, 누적 관객 154만명에 이르는 24년간 대한민국 뮤지컬 정상을 지켜온 스테디셀러로 손꼽힌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과 배신, 욕망을 녹여낸 위트와 풍자가 가득한 이야기로, 토니 어워즈, 올리비에 어워즈 등 최고 권위의 55개 부문 이상 수상하며 미국 브로드웨이의 대표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품은 부패한 사법 시스템과 유명세를 좇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여성들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벌이는 법정 공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록시 하트와 벨마 켈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유명세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사랑과 배신, 그리고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All That Jazz’, ‘Cell Block Tango’, ‘Roxie’ 등의 넘버들은 강렬한 재즈 음악과 함께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뮤지컬 ‘시카고’는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최정원, 윤공주, 정선아,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 박건형, 최재림, 김영주, 김경선 등 국내 최고 배우들의 명연기와 15인조 라이브 빅밴드의 감성 넘치는 재즈 연주, 그리고 브로드웨이 전설적 안무가 밥 파시(Bob Fosse)의 스타일 가득한 역동적인 안무는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공연 입장권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재)경주문화재단 주낙영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한수원 문화후원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준 한수원에 감사드린다”며 “특히 2025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뮤지컬 ‘시카고’ 를 통해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외 최정상급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한수원 프리미어’는 2016년 한수원 문화후원사업 업무협약에 따라 진행하는 경주예술의전당의 고품격 프로그램으로서 한수원과 경주문화재단은 지난 10년간 매월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예술인 상생프로젝트 ‘쌍쌍경주’ 등과 함께 지역 문화예술 진흥과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연말연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따뜻한 공연

연극 ‘패밀리 21’ 공연 모습. /대구 아트플러스씨어터 제공 연말연시를 맞아 극단 돼지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따뜻한 공연을 마련했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 아트플러스씨어터(극단 돼지 운영)에서는 연극 ‘패밀리 21’을 내년 1월 19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의 기일 준비에 여념이 없는 허학봉 할아버지와 그의 집을 찾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소동 속에서 가족들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래 결혼식 하객 도우미, 장례식 상주 가족 아르바이트 등 역할 대행 서비스가 유행하고, 일본에는 가족을 빌려주는 대여업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대행서비스들이 물리적인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있어도, 정서적인 가족의 빈자리까지 채워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극단 돼지 이홍기 대표는 이런 풍토에서 “‘가족이 해체된다면 미래의 가족은 어떤 형태일까’ 라는 가벼운 상상에서 출발했다”며 “현대 가족 세태 변화를 한번 되새겨 보자는 의도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극장에서 만난 황 모(61, 대구시 대봉동) 씨는 “감동과 웃음 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본질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에게 ‘가족’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6시/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2시, 5시. 월요일은 휴관이며, 12월 24일은 오후 4시 30분과 7시 30분에 특별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시놉시스=먼저 떠나보낸 부인의 기일(忌日) 준비에 여념이 없는 허학봉 할아버지. 제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큰 아들, 며느리, 딸, 사위, 그리고 손녀. 허 노인을 대하는 자식들의 행동에는 뭔가 분주하고 부자연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등장하여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멀리 이민 간 막내아들까지 갑자기 도착하자 제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는 클라이맥스로 다다른다. 치밀하게 짜여 진 구성으로 60여분은 쉴 새 없는 웃음과 의문으로 구성이 되고 마지막 10분, 그 모든 것들을 대변해줄 눈물이 있다. 과연 허학봉 노인은 제사를 지낼 수 있을까.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03

공연·전시계 소식

포항 2024 출향 청년작가 기획전Ⅱ - 권효민 개인전 ‘상자 속 섬(Island in the Box)’ (12월 3일~12월 12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휴무) 권효민 작가는 ‘경계’에 관해 질문하며 대상과 대상을 경계짓는 조건을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상자와 섬의 이미지를 사용해 ‘경계’를 살펴보고, 더 나아가 그 가장자리 바깥에 있는 예외적인 요소들에도 집중한다. 보편적인 것을 넘어서서 어딘가로부터 탈락된 것들과 현상을 생각해보며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space298(포항시 북구 중앙로298번길 13)│입장료: 무료│문의: 054-289-7823 경주 2024 송년스페셜 조희창의 ‘토요·클래식·살롱’ 손정범 with Stars (12월 7일 오후 5시) 조희창의 ‘토요·클래식·살롱’이 2024년 많은 인기를 모은 공연을 중심으로 앙코르 무대를 마련했다. 독일 ARD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손정범을 중심으로 윤은솔, 박유신, 임현진 트리오가 함께 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설민경과 비올리스트 신경식도 슈만 피아노 5중주를 통해 호흡을 맞추며 아름다운 실내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입장료: 전석 2만원│문의: 1588-7890(예매), 1588-4925(공연) 대구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 2024_대구 앙코르’ (12월 8일 오후 1시) 풀 편성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이루어진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애니메이션의 작곡가지휘자라고 할 수 있는 히사이시 조의 11곡을 들을 수 있다.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김재원과 첼리스트 배성우가 함께한다.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입장료: 4만원~12만원│문의: 070-4190-1289 ‘2024 올해의 청년작가’ (10월 31일~12월 14일 오전 10시~오후 6시) 1998년부터 매년 예술적 독창성과 잠재력을 지닌 신진작가들을 발굴해 전시한 대구문화예술회관의 대표적인 전시 프로그램인 ‘올해의 청년작가’전에서 2024년에는 우미란, 이원기, 김규호, 박소라의 함께한다. 각기 다른 주제와 전시를 통해 시대와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청년 세대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엿보기를 추천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 1~3, 5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30-7600 ‘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정기展 - SNAPPY’ (12월 3일~12월 8일 오전 10시~오후 7시, 화요일-오후 5시~오후 7시, 일요일-오전 10시~오후 5시) ‘SNAPPY’는 재빨리 포착하다 등의 의미를 가진 ‘snap’에서 파생된 ‘짧고 분명한’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짧고 분명한 포착을 통하여 얻은 영감을 완성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재학생 16명의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봉산문화회관 1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구미 ‘2024 구미 송년음악회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12월 14일 오후 5시) 연말클래식 추천공연인 천상의 하모니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크리스마스 최고의 음악선물을 전달하러 구미로 온다. 하얀 성의를 입고 나무십자가를 목에 건 소년들은 매년 내한 때마다 전국순회공연 전석매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1부에서 바흐의 대표 클래식 명곡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전통민요,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전달하는 곡들 등 환상적인 멜로디로 감동의 무대가 될 것이다.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입장료: 1만원~3만원│문의: 054-480-4567(예매), 054-480-4565(공연) /박정은 객원기자

2024-12-02

황연화 중원대 교수 ‘삶+자연’ 주제 22번째 개인전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고찰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을 발표해온 여류 한국화가 황연화(57·문경시·사진) 중원대학교 교수의 22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2일부터 6일까지 문경시에 위치한 ‘아름다운선물101갤러리’(문경시 점촌로 47)에서 초대전 형식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삶+자연’이다. 문경에서 나고 자라난 황 교수가 경험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소환해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낸 작품들과 더불어, 현실 속의 느낌을 마치 기록하듯 화풍으로 풀어낸 감성적인 작품 총 20여 점을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동양적 미감을 담기 위해 캔버스 채색 위에 선과 면, 여백과 생략을 통해 시각적 사유와 여운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년 시절부터 겪은 기억을 소환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캔버스에 추상적 효과를 바탕으로 해, 그 위에 다양한 유년 시절의 추억들을 형상으로 표현했다. 어린 시절의 종이배, 종이비행기를 그려 꿈을 나타냈고, 화병에 꽃의 향기를 담은 다소 고태미가 나는 항아리나 연, 산수, 화조 등을 통해 전통적인 향기가 가미된 현대 회화로서의 변모를 보여 준다. 황연화 교수는 “유년 시절을 기억하고 소환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2024년은 또 다른 기억을 간직하게 하는 소중한 해이다. 늘 받기만 하던 유년의 공간, 나 또한 그리움이 가득한 공간에서 또 다른 유년을 그리워할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갤러리 관장은 “올해를 되돌아보며 작가의 세련되고 밀도 높은 회화 정신을 감상해 볼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전했다. 황연화 교수는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화와 민화를 전공하고 중국 옌벤대에서 미술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틈틈이 규방 공예에도 심취해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문화 예술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동시에 아트페어나 그룹전, 개인전으로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미국 대통령상 금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윤희정기자

2024-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