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인문학당 침촌 사띠스쿨(Sati School·원장 공봉학)은 지난 3일 정기 인문학 특강의 일환으로 미술사학자 김석모 전 솔올미술관장의 강연을 개최했다.
김석모 박사는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에서 미술사 분야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강릉 솔올미술관장을 역임한 후 현재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활동 중이다.
김 박사는 강연에서 르네상스를 단순히 ‘인간 중심 사조’로 보는 통념을 반박하며 “기술과 상상력이 결합된 역사적 전환점”이라 강조했다. 특히 피렌체의 대성당 돔 설계를 완성한 브루넬레스키의 혁신 사례를 들어 “예술은 감각적 표현을 넘어 기술적 완성으로 현실을 재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 역시 넓은 의미에서 창의적 혁신가이자 예술가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며 “과학과 창의성의 융합이야말로 오늘날 르네상스의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라 역설했다.
김 박사는 한국 미술 교육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법과 손 기술 중심 교육으로 인해 독창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자신의 박사 논문 연구 결과를 인용해 “관람객이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평균 시간이 7.5초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는 “빠른 소비적 관람 문화가 작품의 심층적 감상 기회를 차단한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또한 “미술 학교의 탄생 자체가 예술의 본질을 왜곡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개념(컨셉)과 설계(디자인), 즉 사고의 체계가 예술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술사를 “밤하늘의 별들 사이에서 북두칠성과 같은 별자리를 찾는 과정”에 비유했다. “단순한 연대기 암기가 아닌, 인류의 질서와 의미를 탐구하는 학문”이라 강조하며 “미술은 정답을 배우는 게 아니라 새로운 질문을 만드는 작업”이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참석자들에게 “단순히 작품을 소비하는 관람객에 머무르지 말고 삶의 모든 순간에서 이미지를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주체가 되어 달라”고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2014년 5월 개원한 침촌 사띠스쿨은 ‘자유와 행복으로의 여행’을 모토로 삼아, 명상과 독서를 통해 개인의 내적 성찰을 이루고, 이를 사회적 변화로 연결한다는 신념으로 설립됐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