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AI·IT단지로 전환하는 포항 광명일반산단, 전력·공업용수 준비는 충분한가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2-03 18:16 게재일 2026-02-04 2면
스크랩버튼

포항 남구 오천읍 일대에 조성 중인 광명일반산업단지가 산업 구조 전환이라는 중대한 선택 앞에 서 있다. 철강 연관 전통 제조업 중심으로 계획됐던 산업단지가 인공지능(AI)·정보통신·소프트웨어 산업을 핵심 축으로 하는 지식기반 산업단지로 방향을 틀면서, 단지의 성격뿐 아니라 기반시설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것.

산업단지의 업종 전환은 단순히 입주 기업의 종류가 바뀌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전력 수요 구조, 공업용수 사용 방식 등 기반시설의 설계 자체가 달라진다. 광명산단 역시 애초 철강 연관 제조업을 염두에 두고 전력·용수·도로·환경 관리 계획이 수립됐다는 점에서, 업종 변경에 따른 후속 검토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전환의 계기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유치다. 오픈AI와 삼성그룹, NeoAI Cloud가 공동 추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광명일반산업단지 인근에 들어서면서, 이 일대는 데이터·연산 중심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 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데이터센터와 IT 기반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과 용수 공급 기반 조성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다. 단순히 사용량이 많은 수준을 넘어,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고품질 전력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순간적인 전력 변동이나 공급 불안은 곧바로 서비스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존 철강 연관 제조업 중심 산단에서 전제했던 전력 수급 구조와는 다른 차원의 사안이다.

광명산단이 계획 단계에서 협의한 전력 공급 체계가 제조업 중심 수요를 기준으로 설계됐던 점을 감안하면 IT·AI 산업 비중이 확대될 경우를 대비, 전력 사용 패턴과 피크 부하는 물론 예비 전력 확보 수준까지 다시 진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단순 증설로 해결할 문제인지, 별도의 전력 인프라 보강이 필요한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공업용수도 간과할 수 없다. 철강 연관 제조업은 대량의 공업용수를 사용하는 반면, IT·소프트웨어 산업은 상대적으로 용수 사용량이 적다고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의 경우 냉각 시스템 운영을 위해 상당한 용수가 필요하며, 사용 방식 또한 연속적이고 안정적이어야 한다. 도시 설계 전문가들은 기존에 협의된 공업용수 공급 계획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포항은 이미 물 부족 문제가 구조적 현안으로 대두되면서 민감한 사안인 된 만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와 IT 산업 집적이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용수 배분 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는 충고가 적지 않다.

더욱이 업종 변경이 포항시 주도로 사업시행자와의 협력 관계 속에서 추진됐기 때문에 이를 간과한 측면이 현재로선 농후하다.

기반 인프라 재설정 없이 협의된 사항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향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부담은 고스란히 지역 사회와 입주 기업에 전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곧바로 산업단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AI·IT 산업 거점’이라는 구호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이러한 기반시설 문제는 분양가와도 직결돼 향후 논란을 가열시킬 수 있다. 전력·용수 공급을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해질 경우, 그 비용이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따라 분양가와 수익 구조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업종 변경으로 가치가 상승한 만큼 기반시설 보강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차제에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필요하면 광명산단의 전환은 할 수 있지만 전력과 공업용수 등 산업단지의 ‘혈관’과도 같은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부실하면, 아무리 첨단 산업을 표방해도 지속 가능성은 담보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포항시는 업종 전환이라는 큰 방향을 설정한 만큼, 그에 걸맞은 기반시설 재점검과 책임 있는 관리를 해야 한다. 기존에 인가·협의된 사항이라 하더라도, 산업 성격이 달라졌다면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행정의 책무다.

2026년 준공을 앞둔 광명일반산업단지는 포항 산업 전환의 시험대나 마찬가지다. 첨단산업인 AI·IT 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만큼 전력과 물, 보이지 않는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금 단계에서부터 냉정하게 짚어봐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경제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