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호 포항문화연구소 위원 기획, 조선 후기~일제강점기 105점 지도 수록···교육·연구 자료 기대
'지도로 읽는 포항의 500년 역사’.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이 지역사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전승하기 위해 ‘포항의 옛 지도’ 도록을 발간했다. 이번 도록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포항의 변천사를 지도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지역민과 연구자들에게 역사적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의 역사는 단순한 공간의 변화가 아닌 시간과 인간의 선택이 쌓인 결과물이다. 포항문화원은 이러한 역사의 흔적을 가장 생생하게 담은 매개체로 ‘지도’를 주목했다. 이번에 발간된 도록에는 조선 후기 고지도를 시작으로 근대 항만 지도, 산업화 시기 도시 확장지도, 현대의 포항을 담은 최신 지도까지 총 105점의 지도가 수록됐다.
각 지도는 단순한 위치 정보뿐 아니라 당시 사회의 공간 인식, 행정 체계, 도시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포항은 조선시대 동해안의 군사 요충지로 시작해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핵심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는 해양·철강·문화가 융합된 도시로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 중이다. 도록은 이러한 시대별 변화를 지도 위에 고스란히 기록해, 독자들이 포항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번 도록의 기획과 집필은 권용호 포항문화원 부설 포항문화연구소 위원이 주도했다. 그는 방대한 사료 수집과 고지도 판독, 근현대 지도 분석, 지역사 해석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학술적 깊이를 더했다. 특히 조선 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지도를 한데 모아 포항의 역사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이 눈에 띈다.
권 위원은 편저자의 말을 통해 “옛 지도는 문헌에서 볼 수 없는 지역의 생생한 변화를 포착한다”며 “‘포항’이라는 이름의 유래부터 사라진 지명(포항창, 어룡사 해변, 석남사 등)까지 지도를 통해 확인하며 마치 ‘나만의 특권’을 누린 듯했다”고 전했다. 또한 “여러 기관과 개인 소장자들의 협력을 받아 자료를 모으고, 지도마다 해설을 달아 지역사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항문화원은 이번 도록이 지역민에게는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의 역사와 공간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학생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는 교육 자료로, 연구자에게는 포항 지역학을 심화시키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고 문화의 뿌리를 지키는 것이 문화원의 책무”라며 “도록을 바탕으로 전시, 시민 강좌, 역사 답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도록에는 죽도와 해도 등 포항의 옛 지명이 담긴 지도부터 산업화 시기 철강 단지 확장 과정, 현대의 해안 개발 현황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는 지역민들이 자신이 사는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는 지도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이나 토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교육적 가치가 높다.
이번 도록의 편저자인 권용호 박사는 포항 출신으로, 중국 난징대학교에서 고전 희곡을 전공하며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한동대학교 출강과 포항고전연구소 번역 작업에 참여하며 학문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고전 문학 연구를 통해 축적한 문헌 분석 역량이 지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포항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후세에 전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