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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 위기 영덕, 원전 유치 ‘사활’ ⋯ “2조 원 지원, 지역 살릴 마지막 밧줄”

박윤식 기자
등록일 2026-02-04 18:16 게재일 2026-02-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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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사회단체 중심 유치 목소리 높여 
김광열 군수 “군민의 생존권이 최우선”
영덕읍 석리마을 주민들이 마을 입구와 주요 도로변에 원전 건설을 희망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역 소멸 위기와 경제 침체 속에서 원전 유치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지방 소멸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영덕군이 원자력 발전소 유치라는 ‘뜨거운 감자’를 다시 집어 들었다. 2010년 천지원전 후보지로 선정됐다가 백지화 된 영덕이 ‘생존 위기’라는 기로 앞에서 내건 승부수가 어떤 결론을 도출해 낼지 관심이 쏠린다.  

영덕군은 4일 신규 원전 유치를 위한 군민 여론조사(1,400명 대상)를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군은 찬성 여론이 과반을 넘으면 원자력발전소 유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김광열 영덕군수도 이날 이 이슈를 수면 위로 밀어 올렸다.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 군수는 “그동안 원전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면밀히 관찰해 왔다”면서 “영덕에 신규 원전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찬반이 있으니 여론조사를 해 군정 방향을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론조사 공정성 우려에 대해선 “숨길 것도, 꾸밀 것도 없다. 군민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설문에 그대로 반영할 것”이라며 정말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여론조사 기관을 2개소 선정한 것도 공정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다수 군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정말 중요하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군민들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했다. 

 

이날 영덕군의 에너지 시책 방향이 제시되자 군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찬반으로 나눠 갈등할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지 조기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현재 영덕은 지난달 정부가 신규 대형원전 2기와 SMR 유치공모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후부터 찬반 대립이 표면화 되고 있다.

대체적으로는 “영덕이 이번만큼은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인구 3만 명 선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압도하며, 유치 찬성 쪽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인 것. 

 

이미 천지 원전건설 예정부지 곳곳에는 원전 유치를 환영하는 현수막도 내걸렸고, 오는 14일에는 영덕수소원전추진연합회가 ‘영덕신규원전촉진대회’도 개최한다. 특히 이번에는 청년단체들이 찬성을 주도하고 있다. 

 

모 청년단체 A대표는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영덕은 지금 ‘고사 직전’”이라고 진단하고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청년단체 B 대표도 “원자력발전소 안전성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보했고, 수출도 되는 마당에 영덕이 유치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역 경제를 회생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한 것도 유치해야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영덕, 영해 지역 상인들도 “관광객도 줄고 젊은 사람은 다 떠난 이곳에 새로운 먹거리 창출은 가뭄에 단비가 아니라 생명수와 같다”며 “원전이 들어오면 수천 명의 인구가 유입되고 식당과 숙박업이 살아날 텐데, 반대만 하는 사람들은 대안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대 측의 반발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일부 군민들의 저항 속에 시민사회와 핵 반대 관련 단체들도 영덕으로 속속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영덕군이 주민들과의 소통 및 여론 수렴 과정에서 너무 서두르고 있는 바람에 ‘민주적 절차’가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는 향후 심각한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 어민들과 대게 상가가 밀집된 강구 상인들 사이에서 환경 파괴와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기저에 흐르고 있어 ‘찬반 프레임’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영덕은 2010년 영덕읍 노물리 일원이 천지원전 조성 예정지로 결정되어 370억원의 원전지원금까지 받았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이 나오면서 백지화됐고, 원전지원금도 정부에 반납하는 등의 소동을 빚기도 했었다. 지금도 당시 원전 공사를 맡을 한국수력원자력이 부지 상당수를 매입해 놓고 있다. 

 

따라서 새로 부지 구입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등의 이점으로 신규 원전 후보지로는 적격이라는 것이 안팎의 시각이다. 대형원자력 건설에 1차적으로 필요한 면적은 30여만평 정도다.   

 

정부는 3월 중 유치 신청을 받고 이후 후보지 탐사와 주민수용성과 적격심사 등을 거쳐  오는 6월 말 최종 부지를 선정할 계획으로 있다.  

 

글·사진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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