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보도 후폭풍… 축제 파행 위기 ‘군의회 집중 포화’ 예산·기간 쪼그라든 ‘반쪽 축제’, 행정 연속성 상실 지적 전문성 강화를 위한 ‘관광문화재단’ 설립 등 대안 촉구
울릉군이 야심 차게 준비했던 겨울 축제 ‘2026 울릉 스노우 페스티벌(가칭)’이 행정의 소통 부재와 고압적인 태도로 논란(본지 1월 22일 자 3면 보도)이 불거진 가운데 사실상 파행을 맞았다. 군의회는 이번 사태를 ‘행정 편의주의’와 ‘소통 실종’이 불러온 결과로 규정하고 집행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열린 제291회 울릉군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2026년 군정 주요 업무보고’에서 문화체육과는 의원들의 송곳 질의가 집중된 가운데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사태는 축제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 청년 소상공인들과의 갈등이 발단이다.
애초 소상공인들은 전임 과장들과 자체 전담반(TF)을 꾸리고 적극 협조해 참가를 결정했지만, 신임 과장 부임 후 기존 협의 내용이 백지화되고 일방적인 계획서 제출과 참가비 납부 등이 요구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이후 협회 측은 군수 면담 등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담당 과장의 실질적인 소통 의지 부재에 결국 최종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군은 “참가 업체가 없다”라는 이유로 사업비를 애초 2억 5000만 원에서 5500만~8000만 원 수준으로 대폭 삭감하고, 행사 기간도 9일에서 3일로 축소한 ‘2026 울릉 윈터 문화여행’으로 명칭을 급히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과는 직접적인 설득 대신 ‘보도자료를 통한 일방적 발표’ 방식을 택해 현장의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질의에 나선 공경식 의원은 “행정의 연속성이 확보됐어야 함에도 사업 명칭과 예산이 변경되는 것은 행정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이러한 식의 행정이라면 애초 예산 편성 과정 자체가 무용지물 아니냐”고 일갈했다. 이어 “참여 의사를 밝혔던 소상공인들과의 소통 부재가 사태를 키운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 의원은 “기획사 중심의 전문적 운영 대신 지역민 동원이나 공무원 투입으로 일관해온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라며 “분산된 각종 문화·체육 행사의 필요성을 사전에 자세히 검토해 집행부 차원에서 이를 효율적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경환 의원은 “이런 논란을 예방하기 위해 여러 차례 관광문화재단 설립을 주장했음에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라며 “지역 축제와 마케팅을 전담할 전문가 집단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성근 의원은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시작부터 불통과 강압적 행정으로 비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질의했다.
이상식 의장 역시 “지난해 바가지 요금 논란과 경기 침체로 군민 모두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라고 운을 떼며, “올해는 겨울철 여객선 운임 지원 사업 등을 통해 관광객 유입의 기틀을 간신히 마련했음에도, 행정의 소통 부재가 지역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이어 “본 의장도 공식적인 자리마다 단합과 화합을 강조했으나, 이번 사태는 결국 ‘소통 실종’이 빚어낸 참사”라며 “실무 책임자인 담당 과장은 맨발로라도 뛰어나가 소상공인들과 직접 대면하고 갈등을 풀었어야 했다”라고 책임 있는 행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최재원 문화체육과장은 “부서장으로서 매끄럽게 풀어가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라며 “모든 사업은 충분한 조사와 분석 후에 진행됐어야 한다고 보며, 울릉도가 급변하는 과정에서 일이 많아짐에 따라 발생한 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시작 전부터 ‘불통’ 논란에 휩싸인 겨울 축제는 사업명 변경과 함께 예산 급감, 기간 대폭 축소로 사실상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행정 신뢰 회복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애초 목적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