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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을 사랑한 ‘푸른 눈의 조선인’

포항을 사랑한 ‘푸른 눈의 아버지’, 루이 델랑드(남대영) 신부의 삶이 뮤지컬 칸타타로 공연된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포항시청 대잠홀 상주단체인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와 함께 기획 창작한 뮤지컬 칸타타 ‘푸른 눈의 조선인: Louis Deslandes(루이 델랑드)’를 오는 16일 오후 5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초연한다.루이 델랑드(1895~1972, 한국 이름 남대영) 신부는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암흑의 시기 포항에서 성모자애원과 나환자 진료소(다미엔피부진료소), 무료급식소 등을 설치하고 고통받고 버려진 어린이와 노인 등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실천적인 사랑과 돌봄을 위해 삶을 헌신했다.또한 전쟁 후 빠른 재건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하고자 교육과 의료, 문화 등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등의 희생정신을 인정받아 포항시로부터 ‘지역을 빛낸 6호 인물’로 선정됐다. 정부로부터 문화훈장과 프랑스 정부로부터 ‘정부 레종 드 뇌르 최고훈장’도 수여받았다. 이번 뮤지컬 칸타타 ‘푸른 눈의 조선인: Louis Deslandes’는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에서 창작한 작품으로, 이방인으로서 대한민국 포항 땅에서 베푼 루이 델랑드 신부의 삶과 사랑을 노래와 극으로 담아낸다. 지난 2021년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가 초연한 칸타타에서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장르를 바꿔 공연한다. 달라진 장르와 무대 스케일에 걸맞게 공시온 예술감독이 예술감독을, 임교민 작곡가가 작곡을 맡아 뮤지컬 요소와 스토리, 새로운 곡을 강화했다.제작자인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 정하해 대표가 총감독과 지휘를, 연출가인 성홍석이 연출을 맡는다. 특히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벨라미치밴드세션과 성악가 12명으로 구성된 전문합창단이 함께해 더욱 풍성한 하모니와 다채로운 연주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루이 델랑드 역에는 바리톤 이호준이 노래를 하고 정상급 연극 배우 예병대가 연기를 맡았으며, 떼레즈 마리와 어머니 역에는 소프라노 허은정, 아버지와 경찰대장 역에는 테너 김동녘이 출연한다.정하해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 대표는 “포항문화재단과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가 협업하여 제작한 뮤지컬 칸타타 ‘푸른 눈의 조선인: Louis Deslandes’ 공연은 경북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2024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도비 8000만원을 확보함에 따라 이뤄질 수 있었다”며 “이 작품은 포항의 아버지 루이 델랑드의 삶을 조명하며, 사랑과 희생, 치유와 성장의 의미를 되새기며, 포항을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전석 선착순 무료입장으로 진행되며, 만 7세 이상(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특별한 관객으로 루이 델랑드 신부가 설립한 대구와 포항 예수성심시녀회 수녀 170명을 초대해 공연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한편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는 포항지역 청년예술가들이 레퍼토리 개발, 시민음악교육, 사회봉사, 예술가 권익 신장을 위해 2014년 창단됐다. 클래식으로 읽는 명작소설 ‘어린왕자’공연, 시니어들의 일상적 문화향유 제공을 위해 방문예술 교육 등 시민문화예술 향유 제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1년 제8회 전국공연장 상주예술단체 페스티벌에서 경상북도 대표 상주예술단체로 참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2

최상흠의 ‘회화를 통해 회화 벗어나기’

최상흠 작가 하면 무엇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명 ‘인더스트리 페인팅(Industry painting)’을 먼저 떠 올린다. 그는 캔버스를 바닥에 뉘어놓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을 섞은 산업용 투명 레진몰탈을 반복적으로 부은 ‘레진몰탈 캐스팅’ 작업으로 널리 기억되고 있다.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대표적인 기획전시인 기억공작소의 올해 마지막 전시, 4번째 전시로 오는 12월 22일까지 마련하는 ‘최상흠-3개의 에피소드’ 전에 선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모든 선입감을 뒤집는다. 봉산문화회관 2층 4전시실인 기억공작소로 들어서면 전시장 바닥에 설치된 화려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밝은 화사한 일종의 ‘파스텔 컬러’의 핑크 사물들이 마치 자석처럼 관객을 끌어당긴다, 최상흠은 그 작품을 ‘분꽃(糞花)’(2024)으로 작명한다. 그는 ‘분꽃’의 ‘분’을 ‘분홍색’이 아니라 ‘똥(糞)’으로 표기해 놓았다. 최상흠 작가는 “‘분꽃’은 소똥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소똥은 2023년 초여름 서산의 한 방목장에서 채집했습니다. 평소 사용하는 조색 재를 혼합해서 얻은 결과물 중에서 붉은 색조의 쇠똥으로 결정했습니다. 그 시점에 누군가가 ‘꽃 같다’라고 해서 ‘금분(金糞)’이 ‘똥꽃(糞花)’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관객은 ‘분꽃’을 보고 고개를 들면 거대한 벽면에서 분진(粉塵)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두루마리 휴지처럼 수직으로 끊어 사용하는, 돌돌이(tape cleaner)에 묻은, 일자와 장소가 적혀 있는 먼지 365장을 벽면에 설치한 것이다. 그는 그것을 ‘먼지 달력’이라고 명명해 놓았다.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렇다. “저의 ‘인더스트리 페인팅’ 작업은 먼지, 송홧가루, 황사, 날벌레, 작업실의 온도와 습도 등에 예민해지기 마련이지요. 레진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동안은 감수해야 할 숙제죠. 불편하고 귀찮은 존재라고 여겨지는 것들은 자기중심적 사고의 결과물이고, 보잘것없이 보이는 존재도 실은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최상흠의 ‘먼지 달력’은 ‘분꽃’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캐스팅’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종의 ‘먼지 드로잉’ 혹은 ‘먼지 회화’인 셈이다. 기억공작소의 또 다른 공간에 설치된 작품 ‘흘러내리기’는 폭 2m와 길이 3m에 달하는 물감들이 마치 폭포수처럼 흘러내린 형국이다. 그는 ‘흘러내리기’ 작품을 앞뒤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8점을 설치해 놓았다. “먼저 천이 아닌 비닐을 씌운 패널을 세워놓고 뒤쪽으로 흘러내리지 않게 장치한 후 패널의 위쪽 모서리 면에서 물감을 부어 비닐을 씌운 면으로 ‘흘러내리기’ 한 것이다. 최상흠의 ‘인더스트리 페인팅’은 산업용 투명 레진 몰탈에 아크릴 물감으로 조색한 다음 경화제를 혼합한 물감을 나무패널에 씌운 캔버스 천에 부어서 제작한다. 컬러를 달리해 물감을 수십 번 반복해 부은 캔버스 표면은 오묘한 컬러가 되고, 캔버스 측면은 표면을 만들어낸 물감들의 흔적들을 드러낸다. 그의 신작 ‘흘러내리기’는 바로 측면을 정면으로 전이시킨 작품이다. 인지하지 못하던 것을 사유를 통해 새롭게 인지하게 된 경험을 시각화한 것으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생산되는 糞(분), 8132(뇨), 티의 모양을 빌려온 것이다. 이것은 상상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관객 스스로 일상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장치가 된다. 최상흠은 기억공작소에 설치한 3점의 작품과 함께 일종의 ‘캡션(caption) 작품’도 첨가해 놓았다. 이번 전시 작품을 완성한 후 은유하는 글을 연필로 적어뒀고, 읽는 순서를 설명해 뒀다. 그리고 작품과 함께 배치해 사유의 깊이를 더욱 강조하고, 관객이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김영숙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들여다보기를 통해 일상의 단순한 현상들을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사건으로 만든 이번 전시는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를 허물고, 삶 속 의미를 되새기며, 예술의 과정과 결과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사유와 감각을 자극하며, 일상 속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4-11-12

라우다떼합창단, 19일 ‘천상의 화음’ 선사

“라우다떼합창단이 천상의 화음으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정기연주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라우다떼 합창단(단장 박영동·지휘 김주자)의 제17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40명 규모의 가톨릭 신자 혼성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인 라우다떼합창단은 이날 신자들과 북한이탈주민, 시민들을 초청해 ‘희망과 사랑의 무대’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은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만추의 진한 색깔과 무르익음이 깃든 계절에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이번 공연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과 안정적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기획됐다. 라우다떼합창단은 2006년 창단 이후 매년 정기연주회, 천주교-불교 상생음악회, 포항합창음악제 등에서 실력을 발휘한 바 있다. ‘라우다떼’는 라틴어로 ‘영광’ 혹은 ‘찬미하다’라는 뜻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교회 전례음악의 유산이자 보물인 그레고리안 성가를 비롯해 클래식 음악, 한국 가곡, 오페라 합창곡, 트롯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깊어가는 가을밤, 아름답고 풍요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라우다떼합창단 제17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첫 번째 무대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로, 그레고리안 천사 미사곡 중 ‘Kyrie’, 알레그리(Allegri)의 ‘Miserere mei Deus’,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곡’ 중 ‘Kyrie’, 베토벤의 ‘장엄 미사곡’ 중 ‘Kyrie’, 글렌 매클루(Glenn MaClure)의 곡 중 ‘Kyrie’ 그리고 강수근의 국악 미사곡 중 ‘자비송’ 등 여섯 곡을 연주한다. 두 번째 무대는 ‘사랑과 낭만의 노래’라는 제목 아래 ‘사랑하는 그대에게’, ‘너는 아느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인생은 60부터야’ 등 우리 가곡과 트롯 네 곡이 소개된다. 세 번째 무대는 특별 출연과 오페라 합창곡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특별 출연에는 ‘4대리구 사제 수녀’ 밴드가 성가곡 ‘사랑의 주여 오소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를 부른다. 또한 네 번째 무대인 오페라 합창곡 섹션에서는 베르디의 ‘노예들의 합창’, ‘아침 기도’, ‘개선 행진곡’ 그리고 헨델의 ‘할렐루야’등 총 네 곡을 선사한다. 박영동 라우다떼합창단장은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음악회에 후원해 주신 포항시장님, 관계자분들, 그리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삶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소중한 경험을 더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1

대구 ‘세계적 오페라 향연’ 환상의 무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계 최고 오페라축제로의 길을 열고 나아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페라축제인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길을 열고 나아가다’라는 주제로 지난 10월 4일부터 11월 8일까지 36일간 국내 유일의 오페라전용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 축제는 누적관객 수 2만2000여명, 타 지역 관객 수 4114명, 외국인 관객 수 429명을 기록했다. 메인 오페라 ‘장미의 기사’, ‘광란의 오를란도’, ‘264, 그 한 개의 별’,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라 트라비아타’ 그리고 폐막 콘서트 ‘푸치니 오페라 갈라’까지 메인 프로그램 6건 11회를 개최하고, 콘서트 시리즈 3건 12회, 특별행사 2건 6회를 선보이며 화제성과 작품성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확인했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성과는 수준 높은 작품과 신선한 초연, 소통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교류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를 발산하며 국제적인 오페라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점이다. 축제 개막에 앞서 ‘창의성·작품성·대중성’의 삼박자를 모두 아우르는 축제의 구성으로 기대감을 모았고,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함께 만들어낸 공연은 대구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관람함으로써 축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리고 축제 기간에는 작품뿐만 아니라 축제 전반에 대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호평이 잇따라 쏟아졌다. △한국 오페라의 역사를 새로 쓴 개막작 ‘장미의 기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최대 흥행작으로 국내에서 28년 만에 대구에서 초연된 개막작 ‘장미의 기사’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작품으로, 한국인 성악가들로 공연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오페라 축제만의 특별함을 선사하고,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만들어 갈 ‘새로운 오페라 시대’가 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세계 초연,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로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 확산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성과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지난 3년간 ‘카메라타 오페라 연구회’를 통해 개발한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점이다. 이번 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0여 년간 축적해 온 제작극장으로서의 신념과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표출하며 창작오페라 제작을 시도한 결과다. 한국의 정서를 담아 모국어로 울려 퍼지는 창작오페라가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첫 발자국을 디딘 역사적인 공연으로 의미가 깊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민족시인 ‘이육사’를 소재로 오페라를 제작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었고, 대구를 기반으로 활약하는 성악가들이 출연해 지역의 정서가 녹아든 무대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오페라축제로 나아갈 기반이 되는 두 개의 기둥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인 대구에 뿌리를 두고‘유럽형 오페라 제작극장 시스템’을 도입해 지속적인 오페라 제작을 선보여 왔다. 지난 8월에는 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적인 오페라 협회인 ‘오페라 유로파(Opera europa)’에 가입 승인을 받아 오페라 비전(Opera Vision)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작품을 스트리밍하게 됐다. 오페라 비전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수준 높은 ‘K-오페라’를 유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번 축제 기간 중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4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국제포럼’과 연계해 국제 행사로서 외연을 확장하고,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교류를 통한 상호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향후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축제의 숨은 동력을 마련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관장은 “이번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값진 성과를 바탕으로 K-오페라의 ‘수준’과 ‘기준’을 만들어 나가며 대구와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제작 역량을 세계적으로 펼치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를 선도하고 글로벌 문화 콘텐츠 도시로서 ‘오페라의 도시, 대구’의 명성을 드높이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1

한흑구 선생의 문학과 정신을 기리다

“….동해안 남쪽 항구도시, 영일만을 품은 여기 /보리의 생명력을 노래하고 /멈추지 말고 흘러서 넓고 먼 곳에 닿기를 바라는 꿈을 주신 /흑구라는 검은 갈매기가 살고 있습니다….//단 한 편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은 영광된 작가 한흑구를 /글 한 줄을 쓰기 전에 먼저 따뜻한 가슴을 지녔던 인간 한세광을 /시인으로 소설가로 수필가로 번역가로, /진정한 지식인이셨던 한 분, 당신을 오래도록 기리고 기억할 것입니다….//그리고 믿습니다 /당신께서 여기 남겨주신 고결한 문학의 정신이 /언젠가는 고향 평양 땅에 가닿는 날이 오리라고 말입니다 /한스럽고 서러운 평양이라는 고향의 이름을 /다만 가슴에 묻어두고 혼자만의 질긴 무명실로 묶어둔 /그 그리움이, 그 향수가 얼마나 깊었겠습니까…./조용한 사색가로 사람 냄새 찐득한 정을 두고 가신 당신을 기립니다 //평양의 모란봉에도 포항의 송도 바다에도 /가을빛이 천천히 깊어 오는 오늘밤 /낮게 밝혀둔 등불 아래 당신께서 남겨주신 문장을 펴들겠습니다…. -서숙희의 추모시 ‘검은 갈매기의 꿈을 따라’ 중 일제 강점기에 끝내 지조를 지켜 단 한 줄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은 영광된 작가, 에세이 이론과 명작을 겸비한 한국수필의 대가, 광복 후 포항문화의 근간으로 한국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한흑구(1909~1979·한세광) 선생의 타계 45주기 포항시민 추모식이 지난 7일 오후 3시 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한동웅 전 동지고 교장(유족 대표),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 김동은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장(포항예총 회장), 강창호 포항시개발자문위원회장, 배용재 변호사, 손만호 동지중고총동문회장, 내과의사 이동철, 언론인 임해도, 강호진 포항고문화연구회장, 류영재 화가, 도형기 한동대 명예교수, 주성균 동대해문화연구소 이사, 작가 이대환·김살로메·김도형·김강, 시인 서숙희·송애경·김동헌, 손창기 포항문인협회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1부 추모제의 행사는 한흑구 선생을 추모하는 추모 묵념을 시작으로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동은 한흑구기념사업추진위원장의 추모사, 영상으로 보는 한흑구 행장(行狀), 서숙희 시인의 추모시 낭송, 추모 노래, 한흑구의 시·영시(英詩)·소설·수필 대표작 감상, 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의 미니 강연 ‘한흑구 문학의 한국문학사적 의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2부에서는 ‘한흑구 수필문학 연구 세미나’가 이어져 방민호 교수와 이희정 대구대(문화예술학부) 교수, 이대환 작가의 한흑구의 문학세계, 수필의 형식미와 예술성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방민호 교수는 한흑구 문학에 대해 “도산 안창호의 사상에 접맥된 순수한 민족주의적 경향을 띠면서도 억압받는 여러 민족, 인종, 계급을 향해 열려 있다. 동시에 현대의 인류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들을 물질중심적 비전 속에서만 해석하지 않는 독특한 영혼의 미학을 추구한 것으로, 그의 존재와 그의 문학작품을 따라서 한국현대문학사를 더 면밀하고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모식에 맞춰서 이대환 작가의 한흑구의 문학적 일대기 ‘모란봉에 모란꽃 피면 평양 가겠네’ 증보판 양장본도 나왔다. 지난 5월 출간돼 초판 3쇄 후 40면을 증보한 이번 양장본에는 ‘한흑구 아리아 3편’이 새로 추가됐다. 한흑구가 1931년 봄날 노스파크대학의 시인클럽 ‘페가수스(The Pegasus)’ 창립에 비평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참여하는 즈음 아름답게 맺어진 스웨덴 여학생 루스 알바와의 순정한 첫사랑 이야기가 포함됐다. 그때 노스파크대학신문 등에서 찾아내 최근 자료집 형태의 주문제작 방식으로 펴낸 ‘흑구 한세광의 영시들’(한명수 지음)에 서 뽑아낸 그의 영시와 번역시도 소개한다. 그리고 1975년 12월 미당 서정주 시인에게 편지로 보낸 ‘서울중심주의는 민주주의와 문화 발전을 가로막으니 신석정, 예이츠,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 T.S.엘리엇이 그랬던 것처럼 문학인부터 전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한흑구의 육성 등도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한흑구 선생의 문학적 일대기를 기록하는 문학관 건립을 많은 시민이 원하고 있다. 선생의 문학정신과 고결한 삶의 향기가 많은 분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는 포항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조성하겠다. 또한 한흑구 문학상도 제정해서 포항에서 수여하는 전국적 문학상으로서 우리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0

문화 캘린더(11월 11∼17일)

안동 뮤지컬 월곡 (11월14일~11월15일) 오후 5시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입장료: 1만원. 문의: 054-840-3600 구미 공연 클래식 영화의 환희 (11월14일) 오후 7시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입장료: 무료. 문의: 010-5137-4535 뮤지컬 문화예술회관 기획공연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 (11월15일~11월16일) 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2시, 6시30분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입장료: 3만원~15만원. 문의: 054-480-4567(예매), 054-480-4565(공연) 포항 뮤지컬칸타타 공연장상주단체지원사업 뮤지컬칸타타 : 푸른 눈의 조선인 루이 델랑드(Louis Deslandes) (11월 16일) 오후 5시 포항시청 대잠홀. 입장료: 무료. 문의: 054-289-7841, 010-3939-4529 전시 제5회 국제신예술협회 회원전 (11월10일~11월16일) 포항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 이용료: 무료. 문의:010-2825-9812 전시 포항우수작가초대전Ⅲ 김두호 개인전 ‘Visualize’ (11월6일~11월14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 이용료: 무료. 문의: 054-289-7823 경주 합창 경주시립합창단 제52회 정기연주회 ‘가을 세레나데’ (11월 1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화랑홀. 입장료: 전석 5000원. 문의: 1899-2138 오케스트라 경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14회 정기연주회 (11월 15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 화랑홀. 입장료: 전석무료(현장 선착순 배부). 문의: 010-4118-1446 합창 경주·포항·울산 해오름동맹 합창페스티벌 (11월16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화랑홀. 입장료: 전석무료(당일 선착순 배부). 문의: 010-7309-0246 전시 2024 신라미술대전 (11월5일~11월16일) 오전10시~오후6시 예술의전당 갤러리해. 이용료: 무료. 문의: 054-743-4724 대구 케스트라 경상북도 도립교향악단 (11월12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입장료: 2만원~3만원. 문의: 053-430-7700 오케스트라 대구시립교향악단 실내악의 발견 II 체임버 시리즈 ⑦ 고전 산책 (11월12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하우스 챔버홀. 입장료: 무료(1인 최대 4매 한정) . 문의: 053)430-7765 오케스트라 대구유스오케스트라 (11월13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입장료: 전석 5000원. 문의: 053-430-7700 듀오 바이올리니스트 이강원 이은정 듀오 리사이틀 (11월 13일) 오후 7시 30분 콘서트하우스 챔버홀. 입장료: 전석 1만원 문의: 053-430-7700(ARS 1번) 전시 기억공작소-최상흠展 (10월23일~12월22일)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이용료: 무료. 문의; 053-422-6280 *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취소, 연기,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입장료는 정가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할인 금액 등은 주최즉에서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4-11-10

종상 대종사가 걸어온 길

지난 11월 8일 원적에 든 조계종 제11교구 본사 불국사 회주이자 조계종 원로의원인 종상 대종사는 불국사 산문의 살아있는 지도자였다. 종상 대종사는 불국사 산문의 주인으로 중앙종단의 유력자였다. 불국사를 현재의 가람으로 키우는 데 크게 공헌했고, 경주지역 불교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했다. 불국사 ‘관장’으로 종단 중앙정치에도 때마다 영향력을 발휘했다. 불국사는 “대종사는 ‘나’라는 개인보다는 종단과 사중의 공익을 위해 노력해 오셨다”면서 “‘그 누구의 눈에도 사중과 종단의 살림은 갈등과 불편함이 없이 원융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구현함으로써 도반과 후학들이 함께 동행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이끌고자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으셨다”고 전했다. 또 불국사는 “대종사께서는 포교와 행정의 이론적 토대를 확립하기 위해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수료하셨으며 중앙종회의원으로서 포교와 종무행정, 교육 불사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입법 및 그에 관한 대화와 교류에도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종상 대종사는 ‘미움도 싫어함도 깨끗이 씻어 버리니 헐뜯고 칭찬함이 어디에 붙겠는가. 초연히 생사를 해탈하니 금까마귀 하늘 뚫고 날아가네’라는 뜻을 담은 “혐시탕척 훼예하류 초연탈생사 금오철천비”(嫌猜蕩滌 毁譽何留 超然脫生死 金烏徹天飛)를 열반송으로 남겼다. 열반송은 승려가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을 의미한다. 종상 대종사는 2001년 출간한 저서 ‘기와를 갈아서 거울 만들기’(청계사)에서 “한국불교가 새롭게 달라지기 위해서는 먼저 불사문화(佛事文化)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한다”며 “집 짓고 불상 조성하고 탑 만드는 일보다 사람 키우는 불사에 대해 원력을 모아야 한다”고 지론을 폈다. 종상 대종사는 불국사 외에도 도심 및 전통사찰의 주지를 맡아 포교 활성화에 힘썼다. 대종사는 의왕 청계사와 분당 석가사 등 수도권 주요 도량의 주지를 맡아 포교와 나눔, 전통문화 창달을 통해 세간과 쉼 없이 교류하고 소통해 문화포교의 활성화를 견인했다. 3년 동안 월정사의 강릉포교당 주지를 맡기도 했다. 종상 대종사는 1948년 전북 임실군에서 출생해 17세 때인 1965년 법주사에서 월산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또 1973년 법주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비구계)를 수지하고 이듬해 법주사 승가대를 졸업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석굴암 주지, 청계사 주지, 불국사 주지, 불교방송 이사, 동국대 이사 등을 지냈다. 금강산 신계사 복원추진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불국사복지재단·성림문화유산재단 등을 맡아 교육, 남북관계 개선, 문화 관련 소임에도 열중했다. 2020년 11월 조계종이 비구에게 주는 가장 높은 법계(法階)인 대종사(大宗師)에 올랐으며 2022년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선출됐다. 열반 직전까지 불국사 회주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분당 석가사 주지, 불교텔레비전BTN 명예이사로서 활동했다. 종상 대종사의 영결식은 11월 12일 오전 10시 불국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봉행된다. 종상 대종사의 분향소는 불국사 무설전에 마련돼 조문을 받고 있다. 대종사의 영결식에 이은 49재 초재는 11월 14일 불국사, 2재는 11월 21일 기림사, 3재는 11월 28일 불국사, 4재는 12월 5일 불국사, 5재는 12월 12일 불국사, 6재는 12월 19일 불국사, 49재 막재는 12월 26일 불국사에서 봉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8

포항해상공원에 움직이는 대형조각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8일 오후 6시와 9일 오후 6시 30분 송도에 위치한 포항해상공원에서 ‘그랜드 로보틱 퍼포먼스 이아피, 희망이 뛴다!’를 공개한다. ‘그랜드 로보틱 퍼포먼스 이아피, 희망이 뛴다!’는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의 특성화 사업을 통해 포항과 프랑스 작가들의 협업으로 움직이는 대형 휴머노이드 형태의 조각 ‘이아피(Iahfy)’를 제작했고, 이아피의 탄생과 의미를 ‘희망’이라는 주제의 뮤지컬 퍼포먼스로 구현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향후 완성작을 위한 쇼케이스 형태로 진행되며, 공연 종료 후 ‘이아피(Iahfy)’와 2023년 작품 ‘포항 i’가 함께 등장하는 시민 참여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공연과 함께 포항 아트테크 문화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향한 포항의 비전을 담은 선포식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클러스터는 기계예술, 라이트아트, 인터렉티브(반응형)아트, AI/VR 등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융합예술’을 기반으로 영남권 유일의 아트테크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아티스트와 관람객이 포항을 거쳐 가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한 융합예술과 포항만의 콘텐츠가 결합한 공연, 축제, AI/VR 콘텐츠, 마이스(MICE) 등의 문화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확장하는 비전을 담고 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이 문화예술 수신지에서 글로벌 발신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 그리고 실험의 과정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이번 포항융합예술 프로젝트로 진행했으며, 그 과정과 결과들을 ‘제6의섬’에서 펼치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앞으로의 기반을 더욱더 견고히 다져, 글로벌 문화산업 생산지로서의 포항으로 탈바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7

포항국제음악제 ‘바다의 노래’ 호평과 함께 순항중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등 포항시 일원에서 개최 중인 2024 포항국제음악제 ‘바다의 노래’(SONG OF THE SEA)가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2021년 ‘포항음악제’로 시작해 4회째를 맞이하는 해당 축제는 기존 포항음악제에서 올해 ‘포항국제음악제’로 명칭을 변경하며 지역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힘써 왔다. 지난해부터 더해진 경북도의 지원에 힘입어 시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8일 폐막을 앞두고 현재까지 진행돼 온 공연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화려하고 다채롭다. 우선 1일 열린 ‘개막공연-바다의 노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라선 지휘자 윤한결과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협연하는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출연해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라이네케의 플루트 협주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로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과 주요 언론 및 평론가 등 음악계 전반에서 최고의 연주라는 극찬을 받았다. 또 2일부터 7일까지 실내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국내 무대에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피아니스트 백혜선, 아로드 콰르텟, 포항시립교향악단(지휘자 차웅)과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하며 매일 펼쳐지는 클래식의 성찬이 돋보였다. 마지막 8일 폐막 공연에서는 현악 팔중주에 이르는 실내악 외에도 혁신적인 사운드로 사랑받고 있는 아카펠라그룹 메이트리가 출연해 신선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연주자를 집중 조명하는 마티네 콘서트인 ‘포커스 스테이지’, 포항 출신의 피아니스트 최이삭을 소개한 ‘아티스트 포항’, 포은중앙도서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연 귀비고,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음악회, 포항예술고등학교에서 총 4회에 걸쳐 마련된 마스터클래스 등 포항시민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여러 부대 프로그램이 성료됐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제 남은 8일 폐막공연-항해에 포항시민의 많은 관람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경상북도 최대 규모의 음악제를 넘어 국내 최고의 클래식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7

'2024 포항국제음악제', 호평과 함께 순항 중

‘2024 포항국제음악제’ 개막공연 모습. /포항문화재단 제공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등 포항시 일원에서 개최 중인 2024 포항국제음악제 ‘바다의 노래’(SONG OF THE SEA)가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2021년 ‘포항음악제’로 시작해 4회째를 맞이하는 해당 축제는 기존 포항음악제에서 올해 ‘포항국제음악제’로 명칭을 변경하며 지역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힘써 왔다. 지난해부터 더해진 경북도의 지원에 힘입어 시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8일 폐막을 앞두고 현재까지 진행돼 온 공연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화려하고 다채롭다. 우선 1일 열린‘개막공연-바다의 노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라선 지휘자 윤한결과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협연하는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출연해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라이네케의 플루트 협주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로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과 주요 언론 및 평론가 등 음악계 전반에서 최고의 연주라는 극찬을 받았다. 또 2일부터 7일까지 실내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국내 무대에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피아니스트 백혜선, 아로드 콰르텟, 포항시립교향악단(지휘자 차웅)과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하며 매일 펼쳐지는 클래식의 성찬이 돋보였다. 마지막 8일 폐막 공연에서는 현악 팔중주에 이르는 실내악 외에도 혁신적인 사운드로 사랑받고 있는 아카펠라그룹 메이트리가 출연해 신선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연주자를 집중 조명하는 마티네 콘서트인 ‘포커스 스테이지’, 포항 출신의 피아니스트 최이삭을 소개한 ‘아티스트 포항’, 포은중앙도서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연 귀비고,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음악회, 포항예술고등학교에서 총 4회에 걸쳐 마련된 마스터클래스 등 포항시민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여러 부대 프로그램이 성료됐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제 남은 8일 폐막공연-항해에 포항시민의 많은 관람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경상북도 최대 규모의 음악제를 넘어 국내 최고의 클래식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7

서양화가 김두호 개인전 ‘Visualize’

쇼윈도우의 백색마네킹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에서 변용한 듯한 인물화. 일본의 전통 공연예술인 가부키의 양식성을 연상케 하는 묘한 상상을 자극하는 소녀의 모습에 곁들여진 흐르거나 번지는 효과, 속도감 있고 거칠게 칠해진 회화적 행위….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6일부터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서양화가 김두호(41) 작가의 개인전 ‘Visualize(마음속에 그려보다)’이야기다. 2024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김두호 작가의 ‘Trace of memory’, ‘Visualize’ 연작 등 20여 점 작품을 통해 작가 내면의 깊숙한 기억에서 길어 올린 이미지들을 자신만의 예술적 기호로 재구성한 독창적인 미학적 세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두호 작가는 포항예술고와 대구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최근에는 ‘프린트된 이미지에서 우연과 조우(遭遇) 한 선험(先驗)적 흔적’이란 화두로 다양한 인물 이미지가 우연의 사건과 접목돼 예술적으로 변주된 ‘기억의 흔적’구현에 몰두하고 있다. 인천에서 1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상생협력 화합 대축전’을 비롯해 대구, 서울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해 왔다. 김두호 전시회는 오는 14일까지 개최되며 기간 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은 지역 예술계와 동반 성장하기 위해 우수 중견·원로 작가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항문화재단의 대표 기획전시 프로그램이다. /윤희정기자

2024-11-05

경주서 ‘신라 낭산의 시간, 미래로 잇다’ 학술대회 개최

신라왕경 핵심 유적 중 하나인 경주 낭산 일원의 역사적 가치와 유산을 다양한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보존·정비·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진흥원과 오는 13, 14일 이틀간 경주 코모도호텔 반월성홀에서 ‘신라 낭산의 시간, 미래로 잇다’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신라왕경 핵심 유적은 2019년 제정된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으로 정한 경주 시내 14개소의 유적(월성, 황룡사지, 분황사지, 구황동 원지 유적, 미탄사지 삼층석탑, 동궁과 월지, 첨성대, 대릉원 일원, 동부사적지대, 춘양교지·월정교지, 인왕동 사지, 천관사지, 낭산 일원, 사천왕사지)을 말한다. 낭산 일원에는 사천왕사지, 황복사지 삼층석탑 등 13개소의 유적지가 분포해 있으며, 정상부에는 선덕여왕릉이 자리 잡고 있다. 삼국사기에 낭산은 신라시대의 신성한 장소(신유림·神遊林)로 기록돼 있는 등 중요한 장소로 다뤄져 왔다. 이번 학술대회는 신라왕경 핵심 유적 중 하나인 ‘경주 낭산 일원’의 중요성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탐구하고, 낭산 일원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미래 세대에 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학술대회는 이틀간 두 개의 대주제로 구성된 발표(2개 기조 강연, 10개 주제발표)와 전문가들의 종합토론(2개)으로 이뤄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5

삶의 색채와 사유의 깊이를 담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갤러리가 지난 1일부터 오는 12월 1일까지 박계현·김상용·김영대·정길영이 참여하는 ‘한국중견작가 4人- 초대 사유의 확장’ 전을 열고 있다. 독창적이고 개성적이며 왕성한 활동으로 전국적 주목을 받는 중견작가 4명의 회화, 도예 등 작품 8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색채 표현을 극대화해 사물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박계현 작가는 오랜 사유로 구축한 작품 세계를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색채로 표현했다. 이는 작가가 작은 생명을 통해 삶의 향기를 느끼고 각박한 삶 속에서 그의 작품이 관객에게 오아시스로 다가가길 바라는 뜻이다. ‘푸른 빛의 수채화가’로 잘 알려진 김상용 작가는 실제 풍경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현장 스케치 화가이면서 인물 위주의 수채화 작업을 고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푸른 배경의 남항 인상 등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파란색으로 물들인 신비로운 심상적 풍경에서 사유의 깊고 넓은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김영대 작가는 두꺼운 마티에르 그림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유화물감에 돌가루를 섞어 두껍게 발라 질감과 중량감을 보여주는 표현력은 소박·담백한 분위기 속에 섬세한 묘사력과 함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유럽의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이국적인 집을 소재로 한 ‘색의 도시-아름다운 집’ 작품들은 밝고 몽환적인 색감과 작은 집 여러 채가 오밀조밀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와 도시의 따뜻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마을(삶의 현장)의 표정으로 행복, 꿈,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정길영 작가는 도예를 ‘평면과 입체로서 다룬다’는 평을 받는 도예가다. 회화, 도예, 설치미술을 아우르며 내면의 거침 없는 예술을 실현하고 있다. 회화, 도예, 설치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여러 예술 장르와 도자기를 결합하는 수많은 시도를 한 작품들을 통해 예술의 생명력과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인터불고호텔 갤러리 관계자는 “팔공산의 단풍과 금호강의 물결이 가을을 노래하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초대전에 출품된 작품들을 감상하시면서 꿈, 희망, 사랑, 행복의 에너지를 맘껏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축복과 감사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5

'포항국제음악제' 7일 선우예권 공연 앞두고 세계적 관심 불러일으켜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지난 1일 개막한 ‘2024 포항국제음악제’가 연일 관객들의 열렬한 박수와 찬사를 받으며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메인 프로그램인 ‘포항시립교향악단 선우예권’이 오는 7일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 음악계의 큰 주목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미 최고 권위의 피아노 콩쿠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선우예권의 음악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반 클라이번 재단에서 그의 음악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이날 공연을 촬영하기 위해 포항을 방문한다.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반 클라이번 재단에서 개최하는 세계적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로 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1958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제1회 우승자인 반 클라이번의 이름을 기념해 지었으며, 미국 텍사주 포트워스에서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포항문화재단 제공 역대 한국인 입상자로는 2022년 임윤찬이 대회 60년 역사상 최연소로 금메달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은메달을, 2017년에는 선우예권이 금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반 클라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2023년 임윤찬의 콩쿠르 여정을 담은 ‘크레센도’가 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K-클래식의 저력을 보여줬다. 선우예권의 다큐멘터리는 그가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우뚝 선 순간부터 오늘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서 예술과 삶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 측은 “이처럼 선우예권의 다큐멘터리 촬영이 포항국제음악제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국내외 음악 애호가들에게 포항의 문화적 가치를 더욱 각인시키는 기회를 얻게 되는 동시에, 지역 예술인들에게도 세계무대의 생생한 현장을 함께하며 영감을 받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포항시립교향악단 선우예권’ 공연은 7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5

특별한 축제 열리는 동백이집으로 놀러오세요

투박하고 수수한 어촌마을의 매력에 현대의 맛을 더한 축제가 경북 포항에서 열린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9∼17일 매주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 동백이집 커뮤니티 가든 일대에서 구룡포 대표 축제 중 하나인 ‘구룡 For You’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구룡포에서 놀판·쉴판·먹판·즐길판’을 주제로 꾸며진다. ‘당신을 위한 구룡포’라는 콘셉트로 체험·공연·전시·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특히 포항에 ‘한류 성지’라는 명성을 가져다 준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를 콘셉트로 한 전자오락대회 등이 선보여, 관람객의 발길을 모을 전망이다. 행사 기간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 동백이 집 옆에 위치한 200평 규모의 공간을 활용해 드라마 속 공간을 재현한다. 행사 기간 현장에서는 드라마 스토리를 반영한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만끽할 수 있다. 콤콤오락실, 옹산서점만화방, 동백라면·즉석라면 기계 조리, 옛날사진관 가족사진 촬영, 휴식존 등 각종 체험행사도 운영된다. 또 재생아트 체험, 스트리트 서커스와 디아블로 묘기, 버스킹, 복화술 인형극 공연 등이 펼쳐진다. 포항문화재단 김연준 계획공모형사업TF팀장은 “경상북도 지방 최대의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이자 인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인 구룡포 곳곳에 가족, 연인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니 오셔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기 바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구룡포가 문화관광도시의 중심 역할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4

김종완 시인 동시집 ‘열두 살의 봄’ 출간

김종완(72·사진)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 ‘열두 살의 봄’(청개구리)이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의 151번째 도서로 세상에 나왔다. 김 시인의 이번 책은 지난 2009년 펴낸 ‘해야, 놀다 가거라’ 이후 15년 만에 나온 동시집인 셈이다. 동시집 ‘열두 살의 봄’은 1부 정말 그래, 2부 기러기와 어머니, 3부 열두 살의 봄, 4부 옛날에는 그랬어 등 4부로 구성됐으며, 52편의 동시가 수록돼 있다. 이번 동시집은 할아버지가 손자·손녀에게 들려주는 덕담 같다. 깔끔하고도 명징한 비유로 삶과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단아한 시편들로 채워졌다. 어머니와 할머니 등 가족에 대한 유년 시절의 기억과 이성에 대한 감정, 친구와의 우정과 놀이 등으로 다양하게 펼쳐진다. 김종완 시인은 어린 시절을 평화로운 시골에서 지냈다. 시인은 어린 시절의 옛 추억을 통해 어린 세대와의 소통을 꾀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 체험담을 통해 오랜 세월 체득한 삶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공재동 시인은 해설에서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조금도 변하지 않은 맑고 깨끗한 그의 동심을 확인하게 되어 감개가 무량할 따름”이라고 평한다. 김종완 시의 근원은 유년의 추억과 흔들림 없는 자기 삶에 대한 애착이다. 그의 작품 중에는 모성을 소재로 하는 시가 유독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공 시인은 “‘모성과 눈물의 미학’, 이것이 김종완 동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종완 시인은 “한 편 한 편의 시적 상황들이 내가 살아온 길입니다. 나의 실체가 이 시들인데, ‘시인의 말’이 달리 필요할까 싶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내가 쓴 이 시들과 나의 삶의 방식이 크게 어긋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것들의 서로 다름은 적어도 한 가지는 껍데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나의 삶이 껍데기였거나, 내가 쓴 시가 껍데기였거나”라는 표현으로 ‘시인의 말’을 대신했다. 김종완 시인은 경북 영덕군 달산면에서 태어났고 부산교육대학을 나왔다. 1978년 ‘아동문예’와 ‘아동문학평론’에 동시가 천료돼 등단했다. ‘새끼줄기차’, ‘꽃이 필 시간’, ‘해야 놀다 가거라’ 등의 동시집과 ‘김종완의 교육 이야기’, ‘김종완의 독서담론’ 등 교육 이론서가 있으며,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영덕군 출향 문인들의 모임인 ‘토벽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 동시집의 그림은 문인화가 이형수 작가가 맡았다. 그의 그림은 붓을 사용해 어머니를 생각하는 동심을 표현하고 있다. 이형수 작가는 성타 스님 생활법문집 ‘모래 한 알 속에 우주가’에 그림을 맡은 바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4

수필문학 거장과 지역발전 연결 ‘한흑구문학관 건립’ 반드시 필요

한국수필문학의 개척자로서 포항 문단의 거장인 수필가 한흑구(1909∼1979)의 문학적인 업적을 재조명하고 문학적인 가치를 지역발전에 연계하기 위해 한흑구문학관 건립 사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일고 있다. 한흑구 수필가는 일제 강점기와 광복 후 수필문학의 개척자로서 시, 소설, 수필, 평론은 물론 번역까지도 아울렀던 특별한 작가로 평단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 수필문학의 대표적 명문으로 꼽히는 ‘보리’의 작가로 알려진 그는 ‘단 한편의 친일 문장도 남기지 않고 시 한 줄에도 나라를 생각하는 민족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문학의 거목’으로 평가 받고 있는 한흑구의 문학 정신과 삶을 기리기 위해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 2020년 발족돼 한흑구 선생을 활용한 각종 사업을 통한 문학관 건립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항시의 예산으로 ‘한흑구문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이 완료됐지만 사립문학관이 아닌 포항지역 최초 공립문학관으로의 건립을 위한 2차 연구용역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일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 관계자는 “1차 연구용역 결과 포항시 남구 송도동 태왕아너스 아파트 인근 등이 건립 장소로 타당성 있다고 나왔다. 건립 후에도 안정된 문학관 운영 등을 위해서는 공립문학관으로의 추진이 합리적이고, 이를 정부에 등록하기 위한 2차 연구용역을 위해 1억원 상당의 비용 조달방안 등을 시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포항시와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이같은 노력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말처럼 포항시의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후세 교육과 관광소득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한흑구문학관이 포항에 들어선다면 포항시립박물관 등과 함께 시민과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의 문화 향유 및 활동 기회를 넓혀주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흑구문학기념사업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한흑구의 문학 세계는 그가 사랑한 포항 바다와 같이 크고 넓다. 한흑구 선생이 바다를 보기 위해 포항으로 왔고 포항수산대학(현 포항대학교)에 교수로 재직 시 송도 바닷가를 즐겨 찾았다. 송도 지역이 시민이 접근하기 좋다”며 “한흑구문학관 건립은 포항지역 문화예술계의 숙원이다. 문학인들만의 염원이 아니라, 시민적 차원에서는 교육적 가치를 제공할 것이며, 지역문화계에는 또 하나의 문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니, 예총과 문화예술계 전체의 일이기도 하다. 한흑구문학관을 포항 문화활동의 거점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흑구문학관은 포항시민의 자긍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4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 콘서트 ‘푸치니 오페라 갈라’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폐막 콘서트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립오페라극장이 합작한 ‘푸치니 오페라 갈라’를 오는 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다. 부쿠레슈티 국립오페라 극장은 1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루마니아 최고 극장으로 손꼽힌다. 공연의 주인공인 자코모 푸치니(1858~1924)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섬세하고 서정적인 곡들로 오페라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다.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투란도트’ 등 그의 작품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며 많은 오페라 극장에서 단골 레파토리로 공연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오페라 ‘라 론디네’, ‘잔니스키키’, ‘마농레스코’, ‘토스카’, ‘라 보엠’, ‘나비부인’, ‘서부의 아가씨’, ‘투란도트’의 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극장장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징가를 비롯해 테너 프로페아누 비르길, 바리톤 알렉산드루 콘스탄틴, 루시안 페트리안 그리고 소프라노 율리아 이사예프, 마르타 산두, 베로니카 아누스카, 안드레아 부쿠르가 참여해 노래한다. 그리고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함께해 이번 공연을 풍성하게 한다. 폐막 콘서트에는 주한 루마니아 대사 체자르 마놀레 아르메아누가 참석해 축제의 성공적 마무리를 축하할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는 한국과 루마니아 양국의 문화예술 교류의 길이 되고, 향후 협력을 통한 문화적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쿠레슈티 국립오페라 극장의 다니엘 징가 극장장은 “‘푸치니 갈라 콘서트’에 부쿠레슈티 국립오페라 극장이 참여하는 것은 루마니아와 대한민국 간의 문화적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로 생각하고, 이번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4

전용찬 작가의 자전 장편소설 『변명』 출간

“이 소설은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진실이 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랜 시간을 경찰에 몸담았던 전용찬 작가의 자전 장편소설 『변명』이 출간(학이사)되었다. 소설에서는 어느 직장 내에서나 있을 법한 집단 따돌림과 모함을 경찰 집단이라는 공간에서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경찰관 K는 철저히 이성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 인간관계와 조직 생활에서도 자신을 객관화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성적일수록 자신의 생활세계인 사회와 조직 내에서 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순을 겪는다. 경찰 조직 내에서 순탄히 커리어를 쌓아가던 그는,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조직 내 파문을 겪게 된다. 그의 말과 행동은 왜곡되어 해석되며, 직속 부하들과 조직 내 다양한 인물들에 의해 비난과 심판의 대상이 된다. 그곳에는 정의롭지 못한 자, 아부하는 자, 시기와 질투에 찬자들, 생존에 능숙한 자들이 뒤섞인 복잡한 인간 군상이 존재한다. 경찰관 K는 조직 속에서 자신이 소외된 존재임을 절감하게 된다. 그의 고유한 주체성과 의도는 조직 내 권력 구조에 의해 무시되고, 결국 그는 자신이 설정한 기준과는 다른 운명에 갇히게 된다. 자신을 변호하려 하지만, 그의 외침은 ‘변명’으로 치부될 뿐이다. 그는 주관과 객관 사이의 불일치라는 헤겔의 ‘불행한 의식’에 빠져든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경찰관 K는 이 파문을 통해 오히려 자신을 구속하던 사회적 틀에서 해방되는 계기를 찾는다. 비록 현실적인 고통과 절망 속에 있더라도, 경찰관 K는 자기의 운명을 수긍하면서 자신의 성격적 개성과 객관의 인식 차를 인정하는 더 ‘큰 변명’에서 위안과 자유를 발견한다. 그리하여 가장 이성적이던 사람은 원시적이고 감각적인 삶을 꿈꾸며, 변해버린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간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1-04

꿈꾸는 어린이들의 세계, 한 장면 한 장면 창의적 ‘감동의 무대’

우리 영화 보고 싶은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 우리 같이 보물을 찾으러 갈래요?, 올가을! 걱정을 모두 사라지게 할 글자 요정이 찾아옵니다!…. 반짝반짝 야광 핑크빛 구두를 신고 신데렐라와 같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 어린이, 언니가 출연하는 영화를 엄마의 품에 안겨 샛별 같은 눈망울로 쳐다보며 방긋방긋 웃음 짓는 14개월 된 동생….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경북 포항의 구도심인 육거리가 와글와글, 떠들썩하게 그야말로 꿈같은 ‘어린이 세상’이 됐다. ‘제1회 포항 꿈꾸는 어린이들의 영화제(POKI)’ 이야기다. 기자가 찾은 30일 오후 7시. 늦가을 차가운 날씨에도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경북의 유일한 독립영화상영관인 인디플러스포항 영화관을 올망졸망 들어서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저출생 늪에 빠진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연출되기 어려운 싱그러운 광경이었다. 영화를 관람하면서부터는 축제가 더욱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어린이들이 직접 연출과 배우 등을 맡아 영화를 제작해 선보인 12편의 단편영화들은 하나같이 어린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모두 담아내어 멋지게 표현했다. 포항문화재단 주최, 포항제철유치원 주관, KOFIC(한국영화진흥회) 후원으로 마련된 ‘제1회 포항 꿈꾸는 어린이들의 영화제’는 어린이들이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발견하고 꿈꾸는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획됐다. 행사에는 포항제철유치원 12개 반 260여 원아들이 원장과 교사 30여 명의 도움을 받아 지난 1월부터 직접 창작한 단편영화 12편을 선보였다. 영화제는 어린이들의 가족과 문화계 인사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만 3세∼5세 어린이들이 교사, 친구들과 함께 시나리오를 만들고, 직접 선택한 멜로디에 예쁜 목소리를 모아 만든 노래가 동원됐다. 유치원에서 직접 키운 딸기와 땅콩을 소재로 친구들과 함께 재밌게 구성한 딸기공주를 구해 준 용감한 땅콩왕자의 이야기, 어린이들이 클레이로 직접 만든 동물 친구들이 보물을 찾으러 떠나는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졌다. 또 걱정이 많은 친구에게 찾아온 고마운 글자요정 이야기, 7살 친구들의 고민을 담은 일곱 살 인생 이야기 등 어린이들의 생각과 목소리가 스톱모션, 그림자극, AI활용 실사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에 구성지게 담겨 진한 감동과 감탄까지 선사하며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만3세 아기햇살반의 ‘친구들 모두 다 사랑해!’는 친구의 의미와 함께하는 일상을 노래로 담은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화로 어린이들이 선택한 멜로디와 직접 작사한 가사를 넣어 노래를 만들고 그 과정을 영상에 담아 감동과 웃음을 안겨줬다. 만4세 한아름느티나무반의 ‘우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내가 가지고 싶은 마법의 능력’, ‘그 능력을 가지기 위한 어린이들의 노력’을 주제로 한 영화로서 상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 내가 진짜로 상상한 능력을 갖기 위해 어린이들이 노력하는 과정을 화려한 영상미에 담아 눈 호강을 시켜줬다. 만5세 물빛맑은반의 ‘꿈을 찾아 떠나는, 어린이들의 대단한 모험!’은 어린이들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들을 각자 좋아하는 영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해서 연기하며 영화 마지막에 마침내 꿈이 이뤄진 모습으로 마무리해 진한 감동을 남겼다. 이외에도 삐뚤빼뚤 손글씨를 비롯해 나비요정, 개미애벌레, 토토인형 등 어린이들이 영화를 준비하고 소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생각들과 과정 속 결과물 200여 점을 보여주는 전시회와 영화제를 기념하는 인생네컷 촬영 부스 등도 1층 전시실에 마련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줬다. 영화제를 찾은 포항제철유치원 학부모 이희선(30대·포항시 남구 지곡로319)씨는 “처음 아이들이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재밌는 동영상을 하나 만들려나 보다 하고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까지 퀄리티 높은 영화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5살,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만든 영화에는 18명 잎새소리반 아이들이 각각 생각하는 지금의 가장 소중한 순간이 한 장면 한 장면 지나갔다. 아이들의 생각, 목소리, 얼굴 표정 하나하나 잘 담아서 표현해주셔서 아니 우리 선생님 언제, 어떻게 모두 다 담아내셨을까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에 MBTI가 대문자 F(극 공감형)인 저는 눈물이 핑 돌았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영화제에 참여한 김민준(만5세·포항제철유치원 하늘빛수노아반) 어린이는 “엄마, 아빠를 영화제에 초대해서 너무 행복했어요. 토토네처럼 원래 아빠가 바빠서 오랫동안 못 보는데 영화제에서 우리 가족이 다 모여서 좋았어요. 바쁜 아빠를 오랫동안 볼 수 있는 내 소원이 이루어져서 행복해서 웃음이 났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수정 포항제철유치원 원장은 “포항문화재단과 포항제철유치원의 협업으로 열린 이번 어린이 영화제는 ‘POKI(POHANG POYU KIDS TO YOU)’라는 이름처럼 미래 포항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마음을 영화라는 매체에 담아 세상에 전하는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졌다. 벌써 19회를 맞이하는 어린이 전시회-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리는 어린이 공동 프로젝트 발표회-의 일환이다. 포항제철유치원 교사들과 어린이들은 그동안 발견한 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꿈들을 영화제를 통해서 지역사회에 알리고자 했고, 포항문화재단이 그 뜻을 이해하고 동참함으로써 포항 지역 최초의 어린이 영화제가 개최되게 되었다. 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대단함들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서 세상이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어린이가 살기 좋은 도시,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한 교사의 소망이 기자의 가슴속에 깊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3

“포항 구룡포의 맛과 멋 즐겨보세요”

“포항 구룡포의 신선한 해산물·수산물과 문화 콘텐트가 어우러진 해양미식 행사의 진수를 만끽하세요.” 국내 최초 해양 미식마켓 2024 구룡포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이 오는 2일부터 12월 15일까지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아라광장 일대에서 개최된다. 포항시 주최, 포항문화재단 주관으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1차 2일부터 10일까지, 2차는 23일부터 12월 15일까지 진행된다. 다만 구룡포 과메기 축제 기간인 16일과 17일은 휴장한다. 이번 축제는 국내 최초의 부두 야시장으로 지난해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올해 4월에 이어 세 번째로 더욱 성대하게 열려 변화하는 구룡포 문화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구룡포의 낭만적인 야경과 함께 한층 더 다채로운 미식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구룡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오감이 즐거운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상인 먹거리 부스’에서는 유명 요리사인 에드워드 권이 개발한 해산물 메뉴와 지역 전통주 및 맥주를 구룡포 지역자생단체가 판매한다. 푸드트럭 먹거리 부스와 함께 씨푸드 그릴존에서는 꽁치·청어 등 바다의 향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취향에 따른 다양한 맛의 선택폭을 넓혔다. 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은 인기가수의 공연이 펼쳐지고, 일요일마다 버스킹 공연을 선보인다. 개막식인 11월 9일에는 요리 연구가 신효섭과 유명 유튜버 ‘야식이’가 함께 하는 ‘구룡포 로컬푸드 품평회’, ‘행사장 현장 룰렛’ 등의 이벤트가 펼쳐지며. 메인 공연으로 리센느와 트롯가수 이찬원의 초청 공연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더한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구룡포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융합해 모든 연령대가 구룡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색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축제에 오셔서 구룡포의 맛과 멋, 인근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경험하시길 바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 함께 즐기고 상생하는 대표적인 축제이자 상설마켓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마켓피어나인은 각각 영어로 시장, 항구, 용을 뜻하는 Market, Pire, Nine에서 유래했다. /윤희정기자

2024-10-31

“일상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서”

“저는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는 것들 속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라는 제목은 바로 그런 관찰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자주 소중한 순간들을 잊곤 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감정과 관계가 담겨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서 작은 기적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포항시·경북도 주최, 경북매일신문 주관의 ‘제8회 스틸에세이 공모전’에서 청소년 부문에서 박민주(구미오상고 2년) 학생은 1등인 금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자가 된 박민주 양의 작품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는 뚜렷한 주제와 구성의 안정감은 물론 문장 표현 또한 뛰어난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수상작인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 작품 구상에 도움이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계기는 사실 나의 일상에서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 어머니가 주시는 밥 한 숟가락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나를 향한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응원처럼 느껴졌다. 그런 생각이 하루하루 쌓이다 보니, 이 작은 행동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가졌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중에는 어머니의 마음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이해하고 싶어졌고, 그 과정을 글로 담아내고 싶었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 담긴 깊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내 글의 시작이 되었다. -작품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뭘까 궁금했다. △작품에서 ‘밥 한 숟가락’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마주하는 위로와 사랑을 상징한다. 어머니가 건네시는 그 한 숟가락은 늘 같은 모습이지만, 매 순간 그 속에 담긴 마음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소중한 사람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의 삶에 큰 의미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밥 한 숟가락과 어머니’ 창작은 어떤 과정과 순간의 반복이었을까. △글을 쓰는 과정은 매일 아침 어머니와의 순간을 차곡차곡 모으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간단히 느낀 감정들을 적어두었는데, 매일 조금씩 새로운 마음이 더해졌다. 글을 쓰다 보니 어머니와의 사소한 대화나 행동들이 새롭게 다가왔고, 그 마음을 온전히 담고 싶어 여러 번 글을 고쳐 썼다. 일상의 반복적인 순간이지만, 그 반복이 곧 어머니의 진심이란 걸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박민주 학생에게 철이란 어떤 소재인가. △내게 철은 단순한 물질이 아닌, 끊임없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의 상징이다. 차가운 쇳덩이가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무한히 다른 형태로 태어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쇠가 그런 것처럼 우리도 늘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을 좋아한다. -박민주 학생이 생각하는 좋은 수필이란 무엇인가. △좋은 수필은 읽는 사람에게 소박한 위로를 주는 글이라 생각한다. 일상 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순간을 잡아내 그 안에 숨은 마음을 전하는 글이 가장 감동적인 것 같다. 제 글을 통해 독자들이 각자의 소중한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랐다. -문학 작품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문학은 사람이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준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인생이 다르지만, 한 줄의 글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 우리는 서로를 공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수필은 나에게 삶의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의 일상에서 나는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양한 색깔과 경험으로 내 삶을 채워가고자 한다. 요즘 반복되는 일상은 마치 흑백의 그림 같아, 그 안에서 색을 더해주고 싶다.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도록 각 하루를 의미 있게 수놓으며, 나 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은 결국 내 인생의 풍경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31

“자연·인정 담아 따뜻한 글 쓸 것”

“지네철은 지네를 닮은 쇠붙이입니다. 목재 건물의 지붕 판재인 박공널이 벌어지는 것을 다잡아 합각 부분을 이어주는 꺽쇠 기능을 가졌는데 보기 좋게 조형미를 곁들여 만든 것입니다. 징그러운 지네 모양인 까닭은 건물에 해로운 거미나 해충을 막는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요. 관정, 꺽쇠, 쇠못 같은 생활 철물은 주로 삼국시대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대에는 지진 등으로 건물의 금 간 곳을 연결하는 볼트 너트도 지네철의 한 예입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경북매일신문 주최, 주관의 ‘제8회 스틸에세이 공모전’일반부 대상 수상자인 김동식(65·경북 포항시)씨는 “‘제8회 스틸에세이 공모전’ 일반부에 도전해 큰 상을 받으니 첫 라운딩에서 홀인원한 느낌이다. 기대하지 않은 영광”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 -지네철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경주왕경지구 중심으로 문화해설사 봉사활동을 하다가 어느날 우연히 지네철이 눈에 들어왔다. 벌어지고 찢어진 곳을 꿰매어 안전하고 튼튼하게 연결하는 역할이 신선하게 와 닿았다. 눈에 잘 띄지 않고 중요한 역할도 아니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꺽쇠 역할을 하는 부재가 예로부터 사용되었으며, 아울러 장식미를 가미한 지네 모양의 쇳조각에 흥미가 생겼다. 베인 살과 살을 연결하는 것도 같은 역할이라 생각되어 내 다리의 상처가 떠올랐다. -쓰는 과정과 작품을 통하여 남기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지네철이 마음에 들어오고 나서 그 역할이 우리 삶에도 의미가 있으리라는 깨달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다가 막히면 직접 지네철을 찾아 나섰다. 경주, 포항 지역의 사찰은 물론 안동 봉정사를 둘러보고, 동양 세 보림 중 하나인 장흥의 보림사에서 역시 물고기 모양의 지네철을 만났다. 짬을 내어 경복궁과 운현궁의 지네철을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네철에서 얻은 첫 느낌과 깨달음이 차츰 뚜렷해졌다. 이 글을 통해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서로를 연결하는 이음과 흐트러지지 않는 어우러짐이다. 건물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지네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어지고 틈이 생긴 자리에 덧대어야 할 매개체가 있으면 좋겠다. 가족, 사회, 국가에 벌어지는 갈등을 봉합해 줄 지네철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저 또한 드러나지 않는 구석에서 아주 작은 지네철이라도 되고 싶은 소망으로 이 글을 마무리 했다. -철이란 어떤 소재인가? 또 좋은 산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철은 예부터 요긴하게 쓰였다. 석탈해 왕 조상이 대장장이라는 주장이 있고, 삼국시대는 패권 싸움에 칼, 창, 촉을 사용하였다. 월지에서 문고리 가위 불상 풍로 등 쇠 용품이 출토되어 그 시절의 철제 사용을 알 수 있다. 현대에 와서도 철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소재로서 건축, 토목, 조선에 필수적이다. 철 사용량이 그 나라의 선진화를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산업의 쌀이라는 기치를 세운 포스코를 비롯하여 포항의 제철 산업은 국가기간산업의 요람이 되었다. 포항에 사는 사람들은 직접 생산에 참여하지 않아도 포괄적인 철강맨이라는 자긍심을 품고 있다. 산문은 자연 인간 정의 영역에서 휴머니즘이 필요할 것 같다. 감동과 울림을 주는 것이 좋은 산문이라 생각한다. -문학작품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삶을 깊이 있고 여유롭게 하는 것이 문학작품의 장점이 아닐까. 저 또한 수식적이고 논리적인 공학 분야의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인문학을 접하고 난 후 감성이 풍부해지고 너그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글쓰기에 문외한인 공학도가 글 공부에 흥미를 가지면서 헝클어지고 꼬이는 생각을 풀고 요약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스스로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사물을 세밀하게 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이런 시간을 밑거름 삼아 한 걸음씩 차근차근 나아가겠다. -정식 등단하지 않은 아마추어 작가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수필을 다듬어 쓰면서 모양이 이루어져 갈 때 그 과정만으로도 행복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한 편 한 편의 습작을 밑거름 삼아 자연과 인정을 따뜻하게 담은 글을 쓰는 것이 꿈이다. 이번 수상이 큰 용기와 희망을 주어 더 잘 쓰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이것을 시작으로 또 다른 시작을 향해 정진하겠다. 꾸준히 감동하고 열심히 쓰는 수필가가 되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31

21세기 언론환경과 지역신문 생태계 지속 가능성 모색

“지역신문은 지역에서 꼭 필요한 공기(公器)이자 공기(空氣)임을 우리 사회가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35년 차 지역신문사 기자 박종문이 쓴 『AI저널리즘시대를 살아가는 현직 기자의 21세기 언론환경과 지역신문 생태계 보고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지역신문의 중요성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고민을 담고 있다. 현재 지역신문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디지털 전환과 소셜 미디어의 활성화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전통적인 종이신문 제작 방식이 과거에 머물러 있어 독자와의 접점을 잃고 있으며, 구독층 감소와 광고 의존 심화가 문제로 지적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 언론의 변화 ▷지역신문 생태계 붕괴 과정 ▷대안 모색(지역신문의 혁신을 위한 방법론) ▷궁극적인 지향점(지역사회, 정부, 학계, 시민단체가 지역신문 생태계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 박 기자는 “지역신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지역혁신에 빨간불이 켜진다”며, 지역사회 붕괴를 경고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지역신문 생태계 구축을 위해 개별 신문사의 혁신뿐만 아니라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책에서는 지역신문이 공론장 제공, 지역사회 커뮤니티 강화, 지역현안 문제 발굴 및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온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의 생태계 붕괴는 지역신문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체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경고한다. 박 기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언론학계,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독자들에게 지역신문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0-30

‘금령총의 주인공과 그의 시대’ 엿본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금령총 발굴 100주년을 기념해 30일 오전 10시 국립경주박물관 강당에서 학술심포지엄 ‘금령총의 주인공과 그의 시대’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100년 전 일제가 발굴했던 금령총을 국립경주박물관이 다시 발굴한 성과로서 무덤의 주인공을 달리 비정하는 등 새로운 주장이 제기돼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금령총은 1924년 조선총독부가 식리총과 함께 발굴한 신라 능묘로 현재 진행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순회전에 출품된 보물 ‘금령총 금관’을 비롯해 국보 ‘말 탄 사람 모양 주자’, ‘황금 방울’ 등이 출토된 신라 어린 왕족의 무덤이다. 그러나 당시 일제의 발굴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국립경주박물관이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다시 발굴했고, 그 성과를 2022년과 2023년 두 권의 보고서로 발간했다. 이번 학술 심포지엄은 국립경주박물관이 금령총 재발굴 성과를 토대로 무덤 주인공과 그가 살았던 시대에 초점을 맞췄다. 심포지엄에서는 먼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연구자인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과 요시이 히데오 일본 교토대학 교수가 1924년 금령총 발굴이 한일 고고학계에 끼친 영향을 발표한다. 이어서 금령총의 구조 및 매장 과정, 무덤에서 출토된 상형 토기의 의미 등을 연구한 내용을 발표한다. ‘금령총 출토품의 신고(新古)와 장례(葬禮) 시점(김대환 국립경주박물관)’, ‘금령총의 구조 및 매장 프로세스(신광철 국립김해박물관)’, ‘상형토기(象形土器)와 말도용 매납(埋納)의 의미(김현희 국립경주박물관)’, ‘금령총의 주인공 비정(比定)(이현태 국립경주박물관)’, ‘사회 전환기 속의 금령총(옥재원 국립경주박물관)’이라는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이어서 5명의 토론자와 함께 개별 주제에 대한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주제발표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금령총의 주인공 비정에 대한 것이다. 국립경주박물관 이현태 학예연구사는 우선 금령총의 주인공을 ‘이사지왕(5C12斯智王)’이 새겨진 큰 칼이 나와 주목받은 금관총의 주인공, 즉 이사지왕의 아들로 봤다. 또 이사지왕은 제20대 자비왕(재위 458~479년)의 아들이자 제21대 소지왕(재위 479~500년)의 동생으로 추정했다. 500년 소지왕이 왕위를 물려줄 자식이 없이 죽자, 왕위 계승권이 소지왕의 형제인 이사지왕에게 갔으나 그 당시 이사지왕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왕위 계승권은 다시 그의 아들인 금령총 주인공으로 갔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금령총의 주인공마저 갑자기 어린 나이로 죽어 제22대 지증왕(재위 500~514년)이 64세라는 고령의 나이에 갈문왕이라는 특이한 지위로 즉위하게 됐다는 흥미로운 주장이다. 매우 파격적이지만 금령총의 재발굴 성과를 토대로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까지 융합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 주장은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금령총의 장례 시점을 찾고, 매장시설의 구조와 부장품의 특수성을 논의한 후 무덤 주인공과 그 시대의 특징을 밝히는 이번 학술심포지엄이 신라사 연구에 크게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9

제39회 한국사고와표현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 지역사회 연계한 인문교육 논의의 장

신희선 숙명여대 교수 한국사고와표현학회(회장 신희선·숙명여대 교수)는 오는 11월 2일 낮 12시 강릉원주대학교 해양과학교육원 중강당에서 제39회 추계 정기학술대회를 온라인(ZOOM)을 병행해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연다. 한국사고와표현학회는 2007년 학회 발족 이후 읽기, 쓰기 말하기 교육과 관련한 연구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학회다.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한 ‘2024년 인문정신문화 작은연구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동안 학회의 ‘작은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특별 세션이 있을 예정이다. 이번 추계학술대회의 대주제는 ‘사고와표현 교육의 연계와 확장·지역사회를 위한 인문학 교육의 확대 필요성과 역할’로서 기조 강연을 포함해 16편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1부는 제11대 한국사고와표현학회 신희선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해 편상범(고려대학교) 교수의 ‘쓸모없는 교양교육’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이 진행된다. 2부는 ‘작은연구’ 특별 세션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인문학 교육’이라는 주제로 김지윤(상명대), 안미영(건국대), 이진남(강원대), 정병기(영남대), 황혜영(서원대) 교수의 발표가 진행된다. 이들은 ‘지역사회 재생’을 위한 문화예술 ‘케렌시아(Querencia) 모색-인문적 실천 시스템 구축을 통한 지속 가능한 접근’을 주제로 진행된 ‘작은연구’에서 ‘지역 간 문화 격차’와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할 인문교육 실천 방안에 대한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지역재생’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3부는 두 세션으로 구성됐다. ‘사고와표현 교육의 확장’을 주제로 한 세션과 ‘자유주제’ 세션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사고와표현 교육의 확장’을 주제로 한 ‘세션1’은 고등학교 교양 논술과 대학 글쓰기, 성인 글쓰기 교육 등이 연계된 현장 연구부터 인문 고전 독서, 생성형 AI시대의 교육에 이르는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세션2’는 김남미(홍익대), 김연규(강릉원주대), 김종엽(강릉원주대), 박근영(강릉원주대), 이진숙(고려대) 교수의 발표로 그동안의 글쓰기 교육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출발해 영화를 활용한 독일 정치교육을 살펴보고, ‘영시와 월든 텍스트 분석 및 비판적 사고와 말하기’ 교육을 위한 교수학습 방법을 고찰하는 등 다양한 자유주제 연구가 발표된다. 신희선 한국사고와표현학회장은 “한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비롯해 지역 간, 세대 간, 젠더 간 격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대학의 교양 기초를 담당하고 있는 사고와표현 교육과 인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또 해야만 하는지 질문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이번 학술대회의 의의를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9

경북 최대 클래식 페스티벌 막 오른다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11월 1일부터 8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및 포항시 일원에서 2024 포항국제음악제 ‘바다의 노래’(SONG OF THE SEA)를 펼친다. 2021년 ‘포항음악제’로 시작해 4회째를 맞이하는 축제는, 올해부터 ‘포항국제음악제’로 명칭을 변경했다. 지역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힘쓰는 동시에 지난해부터 더해진 경북도의 예산 지원에 힘입어 시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자 한다. 11월 1일 열리는 개막공연은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윤한결과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협연하는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서막을 연다.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라이네케의 플루트 협주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를 연주한다. 11월 2일 무대는 축제에 참가하는 연주자들이 선보이는 실내악 무대다. 베토벤의 ‘플루트, 바이올린, 비올라를 위한 세레나데 D장조’(김유빈, 토비아스 펠트만, 이한나), 프륄링의 ‘피아노 오중주 F#장조’(김영욱, 김재영, 아드리앙 라 마르카, 율리안 슈테켈, 김다솔),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스텔라 첸, 조인혁 일리야 슈무클러), 투일레의 ‘피아노와 목관을 위한 육중주 Bb장조’(김유빈, 윤성영, 조인혁, 김현준, 김홍박, 김다솔)가 연주된다. 11월 3일은 오랜만에 만나는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무대다.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자주 만나지 못했다. 이번 축제에서 백혜선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8번’, 서주리의 ‘소나타 2번 봄’, 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 그리고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11월 4일에는 슈만의 작품으로 실내악과 가곡 무대를 마련했다. 바리톤 강형규가 선보이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피아니스트 일리야 슈무클러 연주의 세 개의 로망스, 그리고 피아노 오중주 무대를 토비아스 펠트만, 김영욱, 아드리앙 라 마르카, 박유신, 백혜선이 연주한다. 11월 5일 무대는 BBC가 선정한 뉴제너레이션 아티스트, 프랑스 남성 현악사중주팀 아로드 콰르텟(Quatuor Arod)의 리사이틀이다. 조던 빅토리아(바이올린), 알렉상드르 부(바이올린), 탕기 파리소(비올라), 새미 라치드(첼로)로 구성된 이들은 2013년 팀 결성 후, 2015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칼 닐슨 챔버 뮤직 콩쿠르, 2014년 유럽 콩쿠르(파리)에서 우승한 뒤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다. 포항국제음악제에서 이들은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6번’, 슈만의 ‘현악 사중주 3번’, 드뷔시의 ‘현악 사중주 g단조’를 연주한다. 11월 6일은 아로드 콰르텟과 함께하는 실내악 무대다. 쇼팽의 ‘피아노 트리오 g단조’(김재영, 율리안 슈테켈, 김다솔), 아렌스키의 ‘피아노 오중주 D장조’(김영욱, 스텔라 첸, 아드리앙 라 마르카, 박유신, 일리야 슈무클러),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카프리치오에 의한 현악 육중주(스텔라 첸, 토비아스 펠트만, 이한나, 아드리앙 라 마르카, 빅토르 쥘리앙 라페리에르, 율리안 슈테켈) 그리고 차이콥스키의 ‘피렌체의 추억’을 아로드 콰르텟과 이한나, 빅토르 쥘리아 라페리에르가 연주한다. 11월 7일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함께하는 무대다. 차웅이 지휘하는 포항시립교향악단과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고,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11월 8일은 폐막공연으로 현악팔중주의 연주가 준비돼 있다. 쇼팽의 ‘첼로 소나타’(빅토르 쥘리앙 라페리에르, 일리야 슈무클러)에 이어 에네스쿠의 ‘현악 팔중주 C장조’(토비아스 펠트만, 스텔라 첸, 김재영, 김영욱, 아드리앙 라 마르카, 이한나, 율리안 슈테켈, 박유신)를 연주하고, 매혹적인 하모니와 혁신적 사운드로 사랑받고 있는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대미를 장식한다. 보다 많은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인 프로그램도 일부 구성함과 동시에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을 아카펠라로 선보인다. 이 밖에도 ‘포커스 스테이지’, 포항 출신의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아티스트 포항’, 찾아가는 음악회, 마스터클래스가 마련된다. 한편 ‘2024 포항국제음악제’는 포스코, 아이엠뱅크, 화일산기(주),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엠텍, 포스코이앤씨, 포스코퓨처엠, 포스코PS테크, 포스코PR테크, 포스코PH솔루션, 스톨베르그앤드삼일(주). 도영산업(주), (주)동진건설, (주)아이랙스, (주)에어릭스, (주)포롤텍, (주)플랜텍, 포스코DX, 경북동부경영자협회, 동성계전(주), 동신해운(주), 동일기업(주), (주)승유, 오천제통신경외과의원, (주)코인스이앤씨, (주)피앤피, (주)피엔알엠, (주)피엘엠, 홍천산업(주), 주식회사 화인텍, 에스앤지, 씨엘피부비뇨기과의원, 혜성한의원 등 관내 33개의 기업과 함께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