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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 보물 됐다

1000년 전 세워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제203호)인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포항 보경사 경내 적광전 앞에 위치한 높이 약 4.6m 규모의 석탑이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석(塔身石·몸돌)과 옥개석(屋蓋石·지붕돌)으로 구성된 탑신부가 있으며, 상륜부(석탑의 꼭대기에 세워 놓은 장식 부분)는 노반석(탑의 상륜부 가장 아래에 상륜을 받치기 위한 사각형 돌)과 복발석(탑의 노반 위에 엎어진 사발 모양으로 장식해놓은 돌 )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1588년 사명대사 유정이 지은 ‘내연산보경사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 따르면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 보경사 석탑은 탑 몸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은 조성시기에 대한 기록이 명확하고, 11세기 석탑의 전형적인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적, 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살아있는 전설’기돈 크레머 대구서 만난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77)와 그가 이끄는 실내악단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대구를 찾는다. 지난 2000년 첫 내한 공연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으며 한국 관객들에 대한 애정을 표해왔던 기돈 크레머는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의‘2024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무대를 통해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기돈 크레머가 창립하고, 음악 감독으로 있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현재 유럽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앙상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탄탄한 기교와 창의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실내악 작품을 비롯해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여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기돈 크레머와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이번 공연은 고전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 작품으로 구성돼 현악 앙상블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곡가 중 하나인 히나스테라의 ‘현을 위한 콘체르토’를 준비했으며 현악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쇼팽 콩쿠르 청중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게오르기스 오소킨스과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와 더불어 현대 음악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 중 하나인 기야 칸첼리의 ‘침묵의 기도자’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등 시대와 장르를 불문한 음악으로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2024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11월 27일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6

전국 유일의 鐵 소재 축제, 예술·휴식·힐링 동시에 즐긴다

전국 유일의 철(鐵·steel)을 소재로 한 예술축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더 새롭고 풍성해진 콘텐츠로 찾아온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2024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전환’이라는 주제 아래 작품 제작과 전시 위주의 틀을 깨고 작품의 제작이 아닌 재해석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능성과 창의적인 변화를 축제에 찾아오는 방문객들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 △‘전환’ 주제 새로운 시도와 전환의 장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대형 작품 전시 위주로 운영됐던 축제를 ‘전환’이라는 주제를 통해 운영 방식, 작가, 방문객, 기업 등의 참여 방식까지 전반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주제 전시 ‘스틸, 지금도 움직이는(Steel’s still moving now)’과 기존 작품을 재해석해 여러 장르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스틸 다시보기’, 다양한 컨셉으로 포항 시내 곳곳에서 진행하는 ‘스틸아트 투어’, 스틸아트의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도시미학적 서사를 다루며 산업화까지 논의하는 ‘스틸 포럼’ 등이 있다. 이는 철의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플랫폼에서 나아가 방문객들의 창의적 참여를 유도하는 축제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스틸아트 서사와 새 가능성 제시 올해 축제는 단순한 예술 축제에 그치지 않고, 스틸아트를 통해 도시의 미학적 정체성과 서사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철이라는 매체를 통해 포항의 도시적 특성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철 공예를 통해 산업과 예술이 융합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참여 작가들은 철의 물성을 예술로 재해석함과 동시에 철이 가진 산업적, 공예적 가치를 통해 포항의 도시미학을 새롭게 구축하려 한다. 이를 통해 예술이 단순한 미적 경험을 넘어 도시 공간과 사회적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가 산업이 되는 시점, 스틸아트의 미래 철은 단순한 예술 재료를 넘어 산업적 활용도가 높은 물질이며 이를 예술과 융합한 철 공예 산업은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25일에는 라한호텔에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전환, 우리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포럼이 열린다. 올해 포럼에서는 스틸아트페스티벌의 주요 쟁점 논의와 축제의 방향성, 스틸아트의 예술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산업화 가능성과 철 공예 산업의 미래 비전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포항은 철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예술의 융합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 전시 ‘스틸, 지금도 움직이는(Steel’s still moving now)’ 이번 축제는 전시 위주의 형식에서 벗어나 작가들이 직접 방문객과 소통하고 자신의 작업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주제 전시의 첫 번째 섹션인 ‘있다·잇다 (connection)’에서는 과거 축제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다시 참여해 자신의 작품을 재조명하고 철의 물성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김상균, 김성복, 김시하, 김택기, 남다현, 모준석, 문이삭, 변상환, 사공숙, 여운혜, 오제성, 우무길, 이웅배 작가가 참여한다. 두 번째 섹션인 체험형 전시 ‘두드림, 철의 변주(Knocking, variation of Steel)’에서는 관람객들이 작가와 함께 철을 두드리며 예술 창작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는 예술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직접 창작의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예술적 경험을 더욱 깊이 있게 제공한다. 박영민, 안혜민, 유동렬, 이지호, 장혜민, 노아 웰터, 캐서린 허블, 필립 스필만 작가가 참여한다. △재미와 쉼을 제공하는 축제로 이번 축제는 전시 위주로 운영됐던 프로그램을 벗어나고자 주중에는 ‘올데이 스틸’ 프로그램을 신설해 명상, 요가, 맨발 걷기 등의 활동을 통해 예술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스틸 멍’에서는 스틸아트 작품과 함께하는 피크닉 존을 운영해 방문객에게 휴식의 기회를 선사한다. 또한 ‘스틸 아트투어’를 통해 전문 도슨트와 함께 포항 곳곳에 설치된 스틸 아트 작품을 탐방하며 작품 감상은 물론 철의 예술적 가치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이제 철의 물성을 예술로 재탄생시키는 단계를 넘어 철의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정의하고, 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포항의 문화예술을 산업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축제로 만들고자 한다”며 “차갑고 단단하지만 누구보다 뜨겁고 유연한 철의 전환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5

제2의 ‘한강’ 만들기 위한 현장 의견수렴

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의 국내외 저변 확대와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한다. 2025년 문체부 예산안에서 문학 분야 진흥을 위한 예산은 작년 대비 7.4% 증가한 485억원이다. 특히 △한국문학번역원의 한국문학번역출판 지원 사업 31억2000만원(전년 대비 8억원 증액(34.5%)) △한국문학 해외 소개·홍보 관련 예산 45억4000만원(전년 대비 4억5000만원 증액(11%))을 편성해 내년에는 우리 문학의 해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문학나눔 도서보급 사업 48억원(전년 대비 8억원 증액(20%))을 통해 국내 우수한 문학 도서 지원을 확대하고 △우리 문학을 연구하고 집중 조명하는 한국문학 비평 및 담론 형성(4억원, 신규 반영)을 새롭게 추진한다. 또한 한국문학 저작권 거래가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런던 도서전 등 해외 도서전 참가 지원을 확대하고, 재외한국문화원 등 유관 공공기관과 협업해 해외 독자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관계기관 회의에서는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등 문학 진흥 정책을 추진하는 유관 기관과 문학·비평 관련 민간 협회·단체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국문학의 해외 홍보 및 출판 지원 사업, 작가·출판인의 국제교류 지원 사업 등을 점검하고, 향후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보완이 필요하거나 검토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특히, 연간 30% 이상 번역출판 지원 사업 수요가 늘고 있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외 출판사 등의 번역 수요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번역출판 예산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문체부는 이번 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번역 등 해외 진출 지원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문체부 신은향 예술정책관은 “한강 작가는 번역이나 국제교류 등 꾸준한 정책지원(1998~2024년 총 10억원)을 통해 해외에 널리 소개된 사례인 만큼,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와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을 통해 우리 작가에 대한 집중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체계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이와 함께 작가들이 열악한 집필 환경 속에서도 문학 창작 활동을 이어가도록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지자체, 민간 협회·단체 등과 함께 예술창작안전망 구축에도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5

대구가톨릭대 이권효 교수, '대학생의 탁월함' 출간

대구가톨릭대 프란치스코칼리지 이권효 교수가 도서 「대학생의 탁월함」을 출간했다. 사진 이 책은 저자가 대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대학생이 탁월함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을 성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탁월한 잠재력이 있으므로 교수와 학생이 친밀하게 공부하면 탁월한 대학생이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자신감을 보여준다. 인터넷에는 거의 모든 분야의 자료와 정보, 데이터가 넘치고 인공지능(AI)이 콘텐츠를 만드는 현실에서 대학생은 대학 교육에 기대감이 낮을 수 있지만, 저자는 새로운 관점에서 대학과 대학생의 방향과 역할을 제시한다.  최근 학생 감소 때문에 대학의 생존 위기와 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지만, 저자는 동양의 대학 전통을 심층적으로 고찰하면서 대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이와 함께 대학생에게는 삶의 탁월한 차원을 추구하는 노력을 할 때 진정한 대학생이 된다는 과제를 요청한다. 여기서 ‘탁월’은 그물에 갇힌 새가 빠져나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과 같은 의미로 설명된다.  탁월한 대학생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저자는 △친밀감과 창의성 △압솔리지와 압솔리지 디톡스 △기업가 정신과 발돋움 △좋은 인상과 취업 능력 △프레젠테이션과 소통을 제시한다. 그는 기자로서의 경험(현실감각)과 동양 철학자로서의 깊이를 조화롭게 융합한 새로운 시각으로 대학생에게 다가가고 있다. 저자는 학생들이 자주 활용하는 온라인 강의 지원시스템(LMS)을 통해 매주 편지 형식으로 학습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에는 일상의 깊이,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 표현력, 논어의 핵심, 뉴스 공식, 자기 고용, 대인 얼굴, 새로운 상황, 일상 언행, 삶의 캠퍼스, 관점(프레임), 자기 자신과 좋은 관계 등 38가지 주제 글이 수록되어 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4-10-15

‘장진홍 의사 의열투쟁 발자취’를 따라가다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박순태) 박물관운영본부 소속 대구근대역사관은 독립운동가 장진홍(1895~1930) 의사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시도 의거일을 기념해 1920년대 뜨거웠던 대구의 의열투쟁 현장을 답사하는 열린 역사문화 강좌(제23회)를 18일 오후 2시에 개최한다. 이번 강좌에는 장진홍 의거 관련 현장을 비롯해 1920년대 의열투쟁과 관련된 시인 이육사(1904~1944)와 의열단 부단장 이종암(1896~1930) 관련 현장도 함께 답사한다. 장진홍 의사는 일제강점기였던 1927년 우리나라 경제를 착취하려고 일본이 세운 조선은행 대구지점에 폭탄을 보내 건물 일부를 무너뜨렸다. 이후 경찰에 붙잡힌 장진홍 의사는 대구형무소에서 독립을 외치며 35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종암 의사는 대구은행에 재직하다가 만주로 망명해 1919년 김원봉과 의열단을 조직한 인물로, 1925년 군자금 모집을 위해 대구로 돌아왔다가 경찰에 붙잡혀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다가 순국했다. 답사는 18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대구 중구 일원을 도보로 이동하며 진행된다. 현장 상황에 따라 종료 시간이 조정될 수 있으며, 성인 30여 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전화(053-430-7917) 또는 대구근대역사관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4

“장애인·노약자 안심하고 다니는 거리로”

“위덕대학교를 다니면서 창업동아리에 들어 다양한 아이디어로 교내를 거쳐 경북과 전국에서 우승하면서 최종적으로 ‘도전 K-startup(스타트업) 2019 왕중왕전에서 우수상’을 받았어요. 정부 지원의 예비창업패키지도 수행했죠. 나의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컸어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정치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총학생회장 선거에 도전했고, 위덕대 최초의 여성 총학생회장이 되었습니다. 그 후 2022년 제9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1번을 받아 현재 포항시의원으로 지역민의 삶을 챙기고 있습니다.” 이다영 포항시의원은 현재 27세, 전국 최연소 지역구의원이다. 위덕대 최초의 여성 총학생회장이었다. 포스코범시민대책위원회위원, 포항시청년정책위원회 위원, 청년의날 경상북도 부위원장, 포항남·울릉 대학생위원회 위원장, 교육부 청년정책 자문위원, 포항시청년정책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후 제9대 포항시의회의원이 됐다. 전반기에는 복지환경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성과평가위원회 위원, 포항시옥외광고발전기금운용심의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제9대 포항시의회 후반기에도 다양한 위원회에서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다영 의원을 만났다. -‘위덕대의 전설’로 불릴 정도로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서의 활약이 엄청났다.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서의 활약상을 소개해 달라.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망언규탄을 위한 경상북도대학연합을 조직하여 경북도청에서 회견하였고 미얀마 군부의 국민학살반대챌린지도 주도했다. 위덕대 교수의 5·18망언으로 학교가 전국적인 지탄을 받을 때 해당교수를 설득하여 사과를 받아내었고 광주를 찾아가 5·18유족을 만나 직접 사과도 했다. 그해 대학평가의 불공평한 평가제도에 부당함을 느껴 교육부, 청와대, 국회에서 2주간 물질중심의 대학평가 시정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였고, 이를 계기로 국정감사참고인으로 출석해 교육부장관에게 평가의 부당성을 알리고 시정을 촉구하여 실질적으로 제도변화의 성과를 이끌어냈으며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위덕대 간담회도 가졌다. 포스코 본사 이전반대시위를 국회 앞에서 2주간 한 적도 있다. -졸업 후 바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는데. △위덕대 총학생회장으로 교내 문제는 학교 안의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학교밖의 제도나 정치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정치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어 정치에 뛰어들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2022년 제9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1번을 받아 포항시의원이 되었다. 전국 최연소 기초의원이었다. 임기초에 응원과 격려도 많았던 반면 ‘젊은 게 뭘 알겠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대학졸업 후 바로 의원이 되었고 나이도 어렸기에 그런 분들의 염려가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분들의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금도 현장으로 가서 바로 확인하고, 시정이나 복지·환경과 관련된 공부를 거르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의 포항시의원으로서의 활발한 활약상도 익히 들었다. 요약하자면 어떤 게 있나?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힌남노 태풍으로 대송지역이 역대급 피해를 입었다. 한 달 반 이상을 매일 드나들며 피해주민들을 위한 이불, 도시락, 큰 옷 등 필요물품의 후원을 연결해 주었다. 대송은 나의 제2의 고향이 되었다. 태풍으로 침수된 집에 곰팡이가 많이 발생한다는 민원에 접해 주민 건강을 위한 ‘찾아가는 건강검진’서비스를 주문했다. 전동휠체어 사고에 대비해 ‘장애인 전동보조기기 보험가입 및 지원 조례’를, 보육교직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보육교직원 권익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기 위해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하는 등 10여 개의 조례를 공동발의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약국의 점자복약지도와 심야약국도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 청년여성 일자리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생활밀착형 현실정치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장애인, 여성 청년 등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실적이 놀랍다.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앞서의 실적을 계기로 정치의 효용성을 제대로 깨달았다. 시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실질적인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장을 방문하고, 내가 미처 미치지 못한 부분은 언론을 통해 파악하고 점검하여 대안을 위한 모색을 한다. 현재는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내 전공인 간호학인지라 큰 도움이 된다. 주민의 보건환경 관련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면서 간호계 현안과 ‘간호법’ 문제와의 접점도 모색 중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사회다. 근로현장에서의 안타까운 사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등등은 안전시설 부재에 기인한다. 기본이 잘 갖춰진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 겉보기에 아무리 화려하고 좋아보여도 기본이 부실하면 이내 망가지고 흉물이지 않는가. 아름다운 도시를 위한 예쁜 조형물도 필요하지만 장애인, 노약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거리, 안전을 위한 시설물이 제대로 갖추어진 가로, 여성들이 밤길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조성 등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욕심내자면 법치주의 확립이다. 아무리 법이 잘 갖춰져도 지키지 않으면 위험한 사회다. 배달오토바이들의 무법질주, SNS를 통한 마약거래 등 불법행위, 불법 주정차, 불법적치물 등 아무렇지 않게 법을 어기는 행동들을 교정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4

포항 작은 어촌마을이 '한국의 산토리니'로 탈바꿈한 이야기…

포항의 작은 어촌 마을이 ‘한국의 산토리니’로 탈바꿈한 이야기가 새 책으로 출간됐다. 화가이자 미술사학자인 이나나 박사가 집필한 ‘다무포하얀마을 고래의 꿈’(미다스북스)은 주민들과 봉사자들의 협력으로 이뤄낸 마을 재생 프로젝트의 감동적인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쇠퇴해가던 어촌 마을 다무포가 어떻게 ‘다무포하얀마을’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게 됐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변화의 시작은 마을 주민들과 봉사자들이 힘을 모아 마을을 새롭게 바꾸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이 박사는 서문에서 “벽화 페인팅 프로젝트는 단순히 낡은 담벼락을 새롭게 하자는 목표로 시작됐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진정성과 헌신이 더해져 프로젝트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됐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마을의 담벼락을 하얗게 칠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루페인트의 후원과 1800여 명의 봉사자들의 참여가 있었다. 이 협력의 결과로, 오래된 벽돌 담벼락이 흰색으로 변모하면서 마을 전체가 밝아지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책은 단순한 외관의 변화를 넘어 마을 공동체의 정신적 변화도 조명한다. 담벼락 페인팅이 연례 행사로 자리잡고, 마을 축제가 정기적으로 열리며,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과정을 통해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나나 박사는 “다무포하얀마을의 이야기는 단지 마을의 변화만을 다루고 있지않다. 이 책은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와 협력의 힘,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낸 기적을 통해 독자들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10-14

변방 여겨지던 한국문학, 세계 중심으로

한국의 여류 작가 한강(53)이 지난 10일 전 세계 문학계에서 가장 높은 명예로 여겨지는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저력을 보여줬다. 다른 나라의 문학을 부러워하기만 했던 그 시절은 이제 옛날이야기로 흘러가고 있다. 한강의 소설 속 문장들을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어 보며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행복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제 한국의 미래가 말씀과 지성, 행동이 넘쳐나는 문화의 성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11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딸의 문학세계에 대해 “한국어로선 비극이지만 그 비극을 정서적으로 서정적으로 아주 그윽하고 아름답고 슬프게 표현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서 “‘채식주의자’에서부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가라고 아마 이야기된 것 같다. 그리고 그다음에 ‘소년이 온다’가 나왔고 그다음에 ‘작별하지 않는다’…. 광주와 4·3이 연결되면서 국가라고 하는 폭력,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그런 것들에, 여린 인간들에 대한 어떤 사랑 같은 거, 그런 것들이 좀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그것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승원의 소감은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위원회의 선정 이유와 맞닿아 있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작가다. 한강은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취약성을 폭로한다. 그녀는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에서 혁신자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당초 올해 노벨문학상은 중국 여성 소설가 찬쉐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었다. ‘일본의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여성 작가 다와다 요코가 아시아 주요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한림원이 중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을 택하면서 세계 문학의 변방으로 취급됐던 한국 문학은 당당하게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 소설가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국내 언론에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작가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강은 그동안 8편의 소설 단행본을 발표했다. 소설집으로는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채식주의자’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는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흰’,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한강의 소설 속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내면의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존재의 본질과 연관돼 있기에 쉽게 치유될 수 없는 것들이다. 한강 작가에게 2016년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상의 영예를 안겨준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이다.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그러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소설은 주인공의 남편, 형부, 언니 등 3명의 관찰자 시점에서 서술된다. 주인공 영혜는 폭력에 대항해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려고 하고, 스스로 나무가 돼간다고 생각한다. 한강은 결국 정신병원에까지 입원하게 되는 영혜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대해 집요하게 탐구한다. 2010년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인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삶의 곳곳에 포진해 있는 죽음의 비의(秘意)와 맞닥뜨리며 힘겹지만 물러섬 없는 투쟁을 전개한다. 무기는 한강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장, 그리고 먹그림의 시각적 이미지와 생의 기원, 우주의 신비에 대한 천체 물리학적 사유, 진실을 좇아가는 미스터리식 서사 얼개다. 두 번째 장편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에는 너무 뚱뚱하지만 성스러운 손을 가진 L과 겉으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E가 등장해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과거와 상처를 억지로 봉합하면서 분열증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사회와 타인에 의해 규율화된 몸에 자신을 맞춰가야만 하는 현대인의 비극적 모습을 살펴보고 진정한 나의 의미를 탐색한다. 한강의 대표 작품 일부를 발췌한다. “…. 아픈 건 가슴이야. 뭔가가 명치에 걸려 있어. 그게 뭔지 몰라. 언제나 그게 거기. 멈춰 있어. …. 어떤 고함이 울부짖음이 겹겹이 뭉쳐져 거기 박혀 있어. 고기 때문이야.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채식주의자’(p.60~61) “몇 년 전 대설주의보가 내렸을 때였다. 눈보라가 치는 서울의 언덕길을 그녀는 혼자서 걸어올라가고 있었다. 우산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었다. 얼굴로, 몸으로 세차게 휘몰아치는 눈송이들을 거슬러 그녀는 계속 걸었다. 알 수 없었다.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흰’ (p.64)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3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받은 한강은 누구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거머쥔 작가 한강(53)은 폭력이 빚어내는 삶의 비극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1970년 전라남도 광주(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이후 서울로 올라온 그는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대학 졸업 뒤 잡지사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고,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으로 본격적으로 소설가로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다. 소설 외에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을 펴내는 등 시와 소설 아동문학을 넘나들며 전방위로 작품활동을 했다. 2018년에는 김유정 소설가의 문학세계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12회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다. 2017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게재한 단편 ‘작별’로 이 상을 받았다. 2016년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한 소설집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된 연작소설로, 국내에서는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한강은 2014년 발표한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자신이 성장한 광주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활용했다. 이 책은 5·18 민주화운동을 여섯 장에서 각각 여섯 명의 시선으로, 사건 당시와 그 이후에서 서술해 ‘증인 문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년이 온다’는 2017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구 문예창작과)에서 예비 작가들을 상대로 소설 창작론을 가르치기도 했다. 한강은 문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작가 한승원이다. 한승원과 한강은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한강의 오빠 한동림 역시 소설가로 작품활동을 했다. 한강의 가장 최근 작품은 2021년 발표한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다. 이 소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0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윤 대통령 “위대한 업적, 국가적 경사”

10일(현지시각)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상위원회는 한국의 한강(53)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매츠 말름 종신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작가의 “역사의 상처와 직면하고 인간 삶의 부서지기 쉬움을 노정한 강렬한 시적 산문”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선정되자 AP, AFP, 로이터 등 외신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특히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대한민국 문학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며 축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는 한림원의 선정 사유처럼, 작가님께서는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며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적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여겨지는 노벨 문학상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밝힌 선정 기준에 따라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사람”이 수상한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7차례 수여됐으며, 상을 받은 사람은 121명이다.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수상자가 됐다. 역대 수상자들의 국적은 프랑스가 1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 수상자 대부분이 미국, 유럽 국적자였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최연소 수상자는 ‘정글북’을 쓴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으로 1907년 41세의 나이로 수상했으며, 최고령 수상자는 2007년 87세의 나이로 상을 받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이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0

경북콘진원‘해양 콘텐츠산업 육성 포럼’분과 간담회 개최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 이하 진흥원)은 해양 콘텐츠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10일 오후 2시 경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해양 콘텐츠산업 육성 포럼 분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9월 12일 열린 ‘해양 콘텐츠산업 육성 포럼’ 출범식의 연장선에서 진행된 분과별 간담회로, 해양 콘텐츠 분야의 산학관연 전문가로 구성된 포럼위원 등 총 40여 명이 참석해 과제발표 및 상생발전적 의견교환의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지역 콘텐츠산업 분야에 맞춘 해양 스토리, 해양 관광·레저, 해양 기술 콘텐츠, 해양 유통 콘텐츠의 4개 분과 포럼위원들이 제출한 신규과제를 의논하고 그 중 분과별 핵심과제를 도출하고, 정책제안 방법 등이 논의됐다. 이중 분과별 핵심과제로 선정된 아이디어는 오는 11월 대한민국 국회 세미나를 통해 공론화해 정식으로 정책사업화할 계획이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해양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된 것”이라며“각 분과별 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경북이 가진 천혜의 해양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해양 콘텐츠산업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10

2024 포항국제음악제, 13일 '프린지'로 서막

‘2024 포항국제음악제 프린지’포스터. 경북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 축제인‘2024 포항국제음악제’의 시작을 알리는‘포항국제음악제 프린지’가 오는 13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펼쳐진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재)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4 포항국제음악제의 부대행사인 포항국제음악제 프린지는 음악제 공식 공연 이외에도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열린다. 이번 프린지는 2024 포항국제음악제의 사전 행사로, 지역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바다의 노래’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라 예술을 통한 소통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프린지 공연에는 펠리체 트리오, 레마앙상블, 르포렘 앙상블, 경북타악인회 팝스 오케스트라, 스와뉴, 금(琴)소리, 악티스트, 이시현, 동해안별신굿보존회X김오키 등 총 8개팀이 참여해 클래식·국악·트로트·대중음악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시작의 문을 여는 펠리체 트리오는 포항 바다의 하루를 담은 곡들로 청중들과 공유하고 르포렘 앙상블은 작곡가 피아졸라가 항구에서 느낀 계절의 변화를 담아낸 ‘사계’를 연주한다. 레마앙상블은 돌피리 소리가 나는 포항 바다의 ‘귀신고래’ 이야기를 바탕으로 창작 음악극을 선보이며 경북타악인회 팝스 오케스트라는 ‘최백호와 바다’라는 공연으로 보컬과 더불어 타악과 다양한 악기의 협연을 펼친다. TV조선 ‘미스트롯3’에 출연한 이시현은 파워풀한 보컬로 ‘바다를 담은 트로트’를 선보이며 스와뉴는 ‘사이렌(Siren)’이라는 공연으로 바다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사랑의 이야기를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의 OST 등을 보컬의 독특한 목소리로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해금 앙상블 금(琴)소리와 악티스트는 국악을 기반으로 바다의 색채를 각자의 악기와 소리로 표현한다. 피날레 공연인 동해안별신굿X김오키는 동해바다의 가락을 담은 동해안별신굿과 2020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을 수상한 김오키가 색소폰 협연을 펼쳐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첫 시도로 진행되는 포항국제음악제의 프린지를 통해 지역 아티스트들의 역량을 펼치고,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전 공연은 현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2024 포항국제음악제’는 오는 11월 1일부터 8일까지 8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 및 포항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9

영주 만죽재·해우당고택 국가문화유산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은 반남박씨와 선성김씨의 집성촌으로서 유서 깊은 전통마을 영주 무섬마을 내 대표 고택 만죽재고택, 해우당고택과 생활유물들을 각각 국가민속문화유산 ‘영주 만죽재·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로 지정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만죽재고택은 조선시대 병자호란 이후 1666년 반남박씨 박수(1641∼1729)가 무섬마을에 와서 지은 집이다. 마을을 맨 먼저 개척해 정착한 조상부터 13대까지 장손이 360년간 집터와 가옥을 온전히 지켜오고 있다. 집터와 가옥의 배치와 평면, 주변 환경이 큰 변형 없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고택은 안채, 사랑채, 부속채 등이 연결된 ‘ㅁ’ 자형의 주택이다. 국가유산청은 고택의 ‘ㅁ’자형 평면 형태는 조선 중·후기 상류주택을 대표하는 유교적 종법질서의 표현 방법으로서 중요한 건축적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만죽재 고택에는 옛 생활과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남아있다. 전통혼례를 치를 때 신랑 집안에서 신부 집안에 보내는 혼인 문서인 혼서지(婚書紙)를 비롯해 호주가 호(戶·집)의 상황을 적어 제출한 호구단자(戶口單子) 등이 잘 보관돼 있다. 명성황후가 1895년 10월 일본군에 의해 시해된 을미사변 후 영남에서 일어난 항일 운동 기록을 필사한 항일격문집, 만죽재에 전승돼 온 내방가사를 모은 문집 등도 있다. ‘관직도표’를 그려놓고 주사위를 던져 숫자에 따라 말을 놓고 가장 먼저 오르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인 승경도(陞卿圖) 관련 자료도 있어 당대 생활사 연구에 도움이 된다. 해우당 고택은 선성김씨 집안에서 마을에 처음 정착한 것으로 알려진 김대(1732∼1809)의 손자 김영각(1809∼1876)이 1800년대 초반에 지은 집이다. 그의 아들인 해우당 김낙풍(1825∼1900)이 1877∼1879년에 고택을 수리한 이후 해체하거나 수리한 적이 없어 150년 가까이 원형이 잘 보존돼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낙풍은 고종(재위 1863∼1907)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의 친구로, 현재 사랑채에 걸려있는 ‘해우당’ 현판은 흥선대원군이 쓴 친필로 알려져 있다. 해우당 고택 역시 ‘ㅁ’ 자형으로 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안방에서 태어나서 목방, 작은사랑, 큰사랑 등으로 옮겨가는 생애주기와 생활을 유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해우당 고택 역시 여러 고문헌과 서화, 글씨 등이 전한다. 김낙풍이 작성한 과거 답안지, 집 건물을 수호한다는 성주를 모셔두는 단지, 갓 보관함 등도 남아 있어 ‘영주 해우당 고택 및 유물 일괄’로 함께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약 1달간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영주 만죽재 고택 및 유물 일괄’ 등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확정한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4-10-07

만화로 풀어낸 사랑·생명·행복…

중도장애인들이 겪는 고통을 명상으로 극복하며 테라코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허용호(58·포항시) 작가가 최근 만화에세이 ‘놀면서 알게 된 것들’(도서출판 득수)을 출간했다.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입주작가인 허 작가는 평소 테라코타와 디지털 그림, 카툰, 일러스트, 동화 등 자유롭게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팬데믹 등에 많은 관심을 쏟으며 인간과 환경, 노동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놀면서 알게 된 것들’은 ‘사랑은 핸드메이드다’외 12개의 챕터로 분류돼 사랑, 생명, 권리, 자유, 시간, 놀이, 행복, 존중 등 허용호 작가가 바라보거나 마주친 다양한 일상의 이야기를 만화 형식으로 풀어냈다. 20대 초반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척수장애인이 된 허용호 작가에게 만화 그리기는 삶의 기록이고 반성이며 위로였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만화에세이에는 그가 만난 어린 소녀, 길고양이가 등장하고 그가 늘 고민하는 시간, 마음, 환경에 대한 가치가 담겨있다. ‘놀면서 알게 된 것들’ 그렇기에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들에게도 세상은 누구에게도 녹록지 않고 삶은 누구에게나 아픔과 행복을 고루 준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허용호 작가는 “제 글에서 평범하지 않은 생각이 더러 있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기에 그런 저의 생각들을 다르다고 내치기보다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독자들이 인지하고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희식 생태 영성가는 “‘놀면서 알게 된 것들’은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의 틀에서 벗어나게 하는 마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거울을 보는 듯 자기의 얼굴을 마주하며 열린 세상과 아름답게 조우하게 될 것”이라며 “첫 장을 넘긴 사람은 만화책 보는 재미에 폭 빠져 끝까지 보지 않고는 책을 덮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부터 2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 책 속의 만화를 기반으로 한 허용호 작가의 개인전과 1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북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허용호 작가는 동화 ‘비밀이 사는 아파트’로 ‘2018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 2019년 두 번째 그림 동화책 ‘정윤아, 놀자’를 출간했다. 2022년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으로 테라코타 작품 등을 선보이는 개인전 ‘우리, 잘 살고 있는 걸까?’를 가졌으며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삶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일러스트 작가로도 활약했다. /윤희정기자

2024-10-07

영덕 출향 문인모임 토벽문학회, 연간집 ‘토벽’ 21집 출간

경북 영덕군 출향 문인들의 모임인 토벽문학회(회장 김종완)는 연간집 ‘토벽(土壁)’ 21집사진을 발간하고, 8일과 9일 양일간 영덕읍 노물리 일출펜션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토벽’은 1953년 고교생 신분으로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천재 시인’ 최해운(모윤숙 시인 추천, 작고)이 창간해 올해 71주년을 맞는다. 1955년 동인이 결성됐으나 문예지 간행이 순조롭지 못해 4집까지 발간하고 맥이 끊어졌다. 동인들은 경향 각지에서 활동하면서 향토 문인들과 활발한 교류를 했다. 2008년 12월 19일 신문학 100주년을 맞이해 이장희, 김대두, 한영탁, 이태희, 김도현, 손숙희, 김경남 문인에 의해 복간(제5집)돼 올해 21집을 펴냈다. 시, 시조, 한시, 아동문학, 수필, 소설, 평론 등 문학의 전 영역에 포진해 있는 회원들의 면면은 웬만한 전국 단위 문학단체에 뒤지지 않는다. 다른 문학단체에서는 찾기 힘든 한시에는 영남대 문과대학장을 지낸 이장우 박사, 국회의원 회관에서 의원들의 서법을 지도하고 있는 초당 이무호(세계문화예술발전중심 회장) 서예가, 전국 한시백일장을 석권해온 연암 장명한 시인 등이 있다. 시조 분야에는 시천시조문학상을 수상한 소석 박찬구(전 교육부 학교정책실장, 성동교육장), 제40회 성파시조문학상 수상자 박미자, 현대시 분야에는 김동원(대구문인협회 부회장), 경북문협 작가상을 받은 김인수 회원 등이 있다. 소설에는 조연현 문학상·한국문협작가상 등을 수상한 김성달,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화살과 구도’로 등단해 ‘슬픈 열대’, ‘유혹의 형식’ 등의 작품집을 낸 엄창석이 무게감을 더한다. 가장 회원 수가 많은 수필 분야에는 제2회 이유식수필문학상을 받은 한영탁(전 조선일보 기자, 세계일보 편집부국장, 합동통신 국제부 차장을 지낸 원로 언론인), 2019년 한국수필문학상 수상자 윤영, 동아일보에 5년 6개월 간 ‘바다와 배, 그리고 별’을 써온 김인현(고려대 로스쿨 교수), 저서 ‘우주, 상상력 공장’이 세종도서로 선정된 권재술(전 한국교원대 총장), 대구수필문학상을 받은 손숙희(전 대구수필가협회 회장), 그 외에도 맛깔스러운 글을 쓰는 박현기(전 대구수필문예회 회장) 석민자, 남명모, 이형수, 김도현 등 내로라 하는 수필가들이 포진해 있다. /윤희정기자

2024-10-07

전통 민화 계승, 실험적 화풍으로 재해석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8∼20일 A관에서 대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중견 여류화가 박두봉 초대전 ‘기억(Memory); 희망의 메시지 블루’를 연다. 박두봉은 전통민화의 맥을 계승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화풍을 개척해 나가는 대표적인 작가다. 계명대 회화과와 대구교육대 교육대학원 조형창작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영남미술대전 초대작가상을 수상한 그는 19차례의 개인전과 270여 회의 단체전을 통해 현대 민화의 실험적 화풍과 표현양식을 작품에 담아왔다. 19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그동안 발표해 왔던 ‘기억(Memory)’ 연작으로 구성됐다. 기존 작품들은 화조도와 풍경화가 주종을 이뤘다면, ‘산’을 주제로 제작한 신작인 ‘블루 마운틴’ 연작을 선보인다. 300호 대작에서부터 100호, 50호, 30호 등 다양한 규격과 테마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박 작가는 자연의 심상적 이미지를 청색이 교차하는 음률적 감성과 한국적 미의식이 가득한 이미지로 표출해 낸다. 근작 ‘블루 마운틴’ 연작은 그리움과 사랑이 가득 찬 내면의 풍경으로 고귀한 예술의 깊이와 영혼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전해주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경북 영덕에서 유년기를 보낸 작가에게 산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있는 팔각산, 주왕산, 칠보산 등 이름 모를 산들이 가득한 태백산맥의 비경은 그동안 잊고 지내던 고향에 대한 기억을 소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영덕군 매정리는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한 감성으로 끝없는 영감을 전해주는 그의 예술적 자산이다. 이번 전시는 청색이 갖는 시각적 요소와 상징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신작들로 구성돼 있다. ‘블루 마운틴’ 연작에는 평면적인 색면과 자연의 형태가 한 화면에 어우러져 있다. 침묵하는 산의 내면에 존재하는 실상과 허상을 추상적 이미지로 그려낸다. 박두봉 작가 박 작가는 재료적인 면에서는 장지(삼합지)를 직접 붙이고 호분(조개껍질 가루)과 분채물감(수간안료)을 배합해 독창적 색채연구를 지속함으로써, 안료 특성과 기법을 응용한 차별화된 채색 양식을 구현하고 있다. 박두봉 작가는 “기억의 언저리에 아른거리는 어머니가 그리워질 때마다 나는 다양한 꽃들을 소재로 아름다운 자연을 쉼 없이 형상화한다.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봄날의 푸른 하늘처럼 다정다감하게 다가오는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작품에 즐겨 사용하는 블루의 이미지는 일종의 판타지를 연상시킨다. 나는 그런 변화무쌍한 하늘의 빛 블루에 매료돼 화려한 색채로 가장 내면적인 뉘앙스를 표현해낸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대백프라자갤러리 김태곤 큐레이터는 “작가 박두봉의 예술세계는 자연에 관한 단순한 모방이 아닌 천지 만물의 창조적 조화를 본받아 자연이 주는 진정한 가치와 깨달음을 구현하려는 간절함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은 생명의 근원이며 어머니의 사랑이다. 그래서 작가의 ‘블루 마운틴’은 이처럼 생명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이 함께 공존하는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7

오케스트라 연주와 미술사학자가 들려주는 음악과 미술 이야기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미술사학자가 들려주는 클래식 음악과 미술 이야기 만나세요.”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포항시청 대잠홀의 상주단체인 벨라미치 문화예술 연구소(대표 정하해)의 ‘Art Travel Concert: 음악으로 채우는 미술여행’을 오는 12일 오후 5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포항문화재단과 벨라미치 문화예술 연구소가 경북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2024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도비를 확보하게 되면서 추진하게 됐으며 음악, 미술을 융합한 렉처콘서트 형태로 열린다. 이날 공연은 강릉 솔올미술관장을 역임한 미술사학자 김석모가 진행을 맡아 재미있는 서양 미술의 역사에 대해 들려줄 예정이다. 벨라미치 문화예술 연구소 정하해 대표가 지휘를 맡은 벨라미치 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다수의 국제콩쿠르 입상 및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김혜현과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최근 다수의 오페라에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최병혁이 협연에 나선다. 콘서트에서는 멘델스존 교향곡 ‘이탈리아’ 1악장,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카르딜로의 ‘무정한 마음’,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중 ‘그 손을 내게 주오’,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Intermezzo)’,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 ‘아무도 잠들지 말라’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곡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정하해 벨라미치 문화예술 연구소 대표는 “이번 ‘Art Travel Concert: 음악으로 채우는 미술여행’은 성악과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전문 미술사학자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미술 이야기를 유럽의 도시를 여행하듯 만나볼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포항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전석 선착순 무료입장으로 진행되며 만 7세 이상(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7

창작 칸타타 ‘해녀의 바다’ 포항·울산·경주서 울려퍼진다

오랜만에 초대형 공연이 포항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해오름동맹 도시(포항, 울산, 경주)의 시립예술단 합동공연인 ‘해녀의 바다’가 공연된다. 출연단체는 포항시립합창단, 울산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 울산시립무용단, 포항시립교향악단이고 출연자는 210여 명에 이른다. 장르는 무용을 곁들인 초대형 칸타타다. ‘해녀의 바다’는 포항, 울산, 경주의 공통 소재인 바다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주제는 공연 제목 그대로 해녀다. 해녀는 제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포항 영일만 도처의 해안가 마을에 한 세기 이상 존재해왔다. 산업화된 지금 해녀는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해녀의 바다’ 공연에서 해녀의 삶과 애환이 다시금 조명된다. 예술감독은 포항시립교향악단 차웅 상임지휘자가 맡았다. 작사는 이유로, 작곡은 박정규가 맡았고 연출은 안지선이 맡았다. 창작 칸타타 ‘해녀의 바다’는 총 7곡으로 구성돼 있는데 서곡, 바다밭으로, 숨비소리, 자장가, 숨비, 비옵나니, 피날레 : 해녀의 바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차웅 예술감독은 “피아노 악보를 먼저 받아보고는 감격하여 눈시울을 붉혔다. 창작곡으로서 이런 감동을 나에게 선사한 곡은 예전에 없었다. 곡이 단순하면서도 매우 완성도가 높고 군더더기 없이 아름답다. 시민들이 많이 관람하셔서 감동을 받으시고 해녀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칸타타 ‘해녀의 바다’가 있기 전에 공연 1부는 오페라 명곡 4곡이 펼쳐진다.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서곡,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혼례의 합창’,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중 ‘개선행진곡’이 그것이다. 특히 150인조의 초대형 합창단이 뿜어내는 ‘개선행진곡’은 스펙터클한 감동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녀의 바다’는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17일, 경주예술의 전당에서는 31일 오후 7시 30분에 공연된다. 티켓은 전석 5000원이고 20인 이상 할인은 3000원이며 티켓링크에서 판매중이다. 잔여석에 한해 현장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7

국립경주박물관, 올해 관람객 100만 명 돌파

2024년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을 찾은 관람객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7일 국립경주박물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 수는 105만5035명이다. 1945년 10월 7일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으로 개관한 국립경주박물관은 개관 79년째를 맞이해 관람객 수 100만명이라는 겹경사를 맞게 됐다. 올해 관람 성수기인 5월부터 10월까지는 매달 10만명 이상 박물관을 찾았으며 가장 많은 관람 인원이 몰린 10월에는 16만여 명이 박물관을 방문했다. 2024년 관람객 증가 요인은 △다양한 전시 콘텐츠 구성 △연휴 기간 가족 단위 관람객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16일 문을 연 특별전 ‘함께 지킨 오랜 약속’은 이미 20만명 이상이 관람해 관람객 수 동원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70주년 특별전시 ‘함께 지킨 오랜 약속’은 많은 성원에 힘입어 전시 기간을 10월 27일까지 연장한만큼 더 많은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라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촉각체험물 및 점자 설명문, 경주 석굴암 조각 탑본 음성해설 등도 주목된다.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누구나 전시품 모형을 만지고 음성해설을 들으며 경주의 문화유산을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특별한 전시 콘텐츠를 도입한 것 역시 관람객의 관심과 흥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신라미술관에 이어 신라역사관에도 촉각체험물 등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국립경주박물관 함순섭 관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찾아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관람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전시와 유익한 교육·행사 등을 마련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7

하태환 선생 숭고한 창학정신 글쓰기

포항대학교 설립자 고(故) 평보 하태환사진 선생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빛나는 업적을 기념하는 ‘제22회 포항대학교 평보백일장’이 오는 26일 오후 1시 30분 포항대학교 평보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포항대학교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의 부강과 지역발전을 교육을 통해 구현하기 위해 포항지역의 최초 사학인 포항대학과 동지학원을 설립한 고 하태환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고 지역문학의 활성화와 문학적 소양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백일장을 개최해오고 있다. 포항대학교가 주최하고 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지부장 손창기)가 주관하는 ‘포항대학교 평보백일장’은 지난 2001년 처음 개최된 이후 올해 22회째 이르며 지역 문학인구의 저변확대와 글쓰기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대학의 지역문화 선도 및 문학발전에 기여를 목적으로 입선자 대학입학 특별전형 확대 및 우선 선발 등 지역 밀착형 대학 이미지 제고에 한몫을 하고 있다. 포항대학교 평보백일장은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학·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와 산문 부문으로 나눠 실시되며 제목은 대회 당일 현장에서 발표한다. 다만 대학부는 포항대학 재학생에 한하며 타 대학 참가학생은 일반부에 포함된다. 시상은 대상(평보상) 1명에게 상금 100만원이 수여되며 특별상 고등부 1명에게 상금 100만원과 포항대학교 총장상이 수여된다. 부문별 장원과 우수상, 장려상 작품을 선정해 상장과 상금을 시상한다. 입상자는 11월 1일 포항대학교 홈페이지(http://www.pohang.ac.kr)와 포항문인협회(http://cafe.daum.net/pohangliterature) 카페를 통해 발표된다. 시상식 일정은 추후 별도 공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6

짚·풀로 써내려간 14가지 경주 스토리

점점 잊히고 사라져가는 우리의 짚풀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의 짚풀공예 작가들이 뭉쳐서 경주의 풍경과 이야기를 짚과 풀로 풀어내는 전시가 경주에서 열린다. 한국짚풀공예협회 부산, 경남, 대구, 경북광역지회가 공동주최하고 경주지회가 주관하는 짚풀공예 전시 ‘짚풀, 경주’전이 7일부터 19일까지 경주시 황오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황촌마을활력소 1층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일반적인 짚풀공예 전시와는 달리 작가 14인이 각자가 생각하는 경주와 신라를 테마로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짚풀공예 하면 떠오르는 민속품의 이미지가 아니라 작가들의 고유한 생각과 상상력이 깃든 예술품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짚풀공예는 볏집과 풀 등 전통 재료를 이용해 기존 가마니, 삼태기를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항아리, 다과상, 모자 등 다양한 공예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예술이다. 전통을 기반해 현대에 어울려지는 색다른 작품으로 CMB방송, 미동산수목원 등 여러 매체에서 작품이 소개됐다. 이번 전시에는 전통적인 여치집을 응용해 만든 첨성대와 감은사지 3층석탑, 전통 민조시와 어우러진 전통발, 신라의 빛을 표현한 항아리 작품과 볏짚으로 표현한 신라의 미소 등 14점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정남주 경주지회장은 “우리 문화인 짚풀문화의 소중함을 한 번 더 되새기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4-10-06

‘레진 몰탈’로 색의 비경을 탐구하다

‘색을 짓다, 빛을 품다’. 갓 출시한 대형 평면TV의 화면 같은 작품은 오묘한 색상과 손자국 하나 없는 매끄러운 질감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더욱이 작품이 기계적인 공정의 산물이 아니라 작가가 방독 마스크를 착용하고 레진몰탈과 합을 맞춘 지난한 작업의 결실이라는 데서 놀라움은 배가 된다. 대구 갤러리분도가 오는 18일까지 집요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가며 동시대성을 치열하게 탐구하는 최상흠 작가의 열두 번째 개인전 ‘물감(物監)을 풀다’를 연다. 최상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동안 천착해온 건축용 레진몰탈로 개념화되지 않은 색의 비경(秘境)을 탐구하는 ‘멀티-레이어드 레진몰탈 캐스팅’ 일련의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전작들보다 투명도가 높고 변화가 뚜렷해 빛의 파장을 색으로 응집하며 진화하는 작가의 신작들을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최상흠의 작품은 재료와 작업방식부터 특이하다. 재료가 물감과 캔버스가 아니다. 붓으로 채색하지도 않는다. 주재료는 건물 바닥 마감재로서 사용하는 레진몰탈. 여기에 색상을 좌우하는 아크릴물감과 경화를 촉진하는 경화제를 섞어서 세상에 없는 비색(翡色)의 물감을 제조한다. 이 물감을 캔버스 천을 씌운 패널에 붓고 헤라로 펴준다. 그러면 레진몰탈 물감은 논에 물이 들어가듯 낮은 곳을 채우며 저절로 편편해진다. 이를 굳힌다. 다시 20~30회 반복해서 레진몰탈 물감을 붓고 굳힌다. 몸피가 두툼해지면서 색이 영롱해진다. 자신이 고안한 레진몰탈 물감과 교감하는 과정에서 레진몰탈은 작가에게 숙제를 던지고, 작가는 시간을 두고 숙제에 답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지지체인 패널이 겹겹이 누적시킨 레진몰탈에 묻혔던 전작들과 다르다. 우선, 레진몰탈을 투명하게 사용한다. 혼색하고 겹쳤음에도 색상이 투명해서 어항 속처럼 작품의 내부가 보인다. 다음으로, 지지체도 나무 패널이 아니라 아크릴이다. 투명 아크릴로 제작한 사각의 틀에다가 내부에는 격자 모양으로 뼈대를 넣었다. 그 위에 레진몰탈을 부으면 아크릴 틀의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변화는 더 있다. 전통적인 채색기법인 배채법(背彩法)을 응용해, 아크릴 틀을 뒤집어서 안쪽에도 레진몰탈을 채웠다. 고려 불화나 조선시대 초상화 제작에서 사용한 배채법은 비단이나 종이 뒷면에 채색을 해서 은은한 느낌이 앞면으로 배어 나오게 하는 기법이다. 이러한 변주에 힘입어 이번 작품은 전작과 달리 볼거리가 많아졌다. 특히 두 번째 과정에서 작품은 뜻밖의 조형미로 도약한다. 아크릴 틀 내부에 격자식으로 아크릴을 설치함에 따라 작품이 4~8개의 면으로 구획됐는데, 이것의 의외의 효과를 연출한 것이다. 전작들처럼 불투명한 작품의 곡면은 그대로이지만 내부에 장치한 기하학적 구조로 인해 보는 즐거움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눈여겨봐야 할 것은 투명도에 따른 빛의 투과율이 높아져서 색감이 밝아졌음이다. 게다가 사각의 테두리 틈에 더해진 색상은 빛이 측면을 투과하면서 미묘한 색상 차를 연출한다. 규격화·개념화된 ‘컬러칩’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비색의 진경을 한껏 누릴 수 있다. 갤러리분도 정수진 큐레이터는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고 했지만, 그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 기존의 색으로 설명도 정의도 되지 않는 것을 결코 회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며, 십수 년째 빛의 파장을 레진몰탈로 조율하며 신비한 색의 덩어리를 제시한다. 돌이켜보면, 레진몰탈의 세계는 예술계의 일원으로서 자신에게 스스로 부과한 과제를 풀어가는 화두 같은 작업이다. 그는 채탄장의 광부처럼 레진몰탈의 생리에 귀 기울이며 색의 진경을 채굴하고 있다”고 평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6

‘하나의 러시아’ 역사의 귀환

발발 2년을 훌쩍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교량을 폭파해 보급선을 끊는가 하면, 드론을 띄워 군사시설을 요격하는 등 재래전과 첨단전이 복합적으로 펼쳐지면서 앞날은 안갯속의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역사학자인 세르히 플로히 하버드대 교수가 최근 펴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글항아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반을 전문가적 식견으로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책의 서두를 전면전의 전날인 2022년 2월 23일 빈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을 예감하며 쓴다. 24일 아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시작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그는 정장 차림부터 했다. 전쟁의 한가운데인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 사이에 그는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의 강점은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는데, 그 셋이 과거-현재-미래라는 관점에서 두드러진다. 첫째, 저자는 현재의 사태를 역사적으로 그려볼 수 있게 ‘과거’의 연대기를 서술한다. 러시아는 키이우 기원 신화에 뿌리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떨어질 수 없는 하나’로 여기는데, 이는 1462~1505년 이반 3세의 통치에서 기원한다. 러시아 작가 솔제니친의 사상 그리고 이를 이어받은 푸틴의 머릿속 지도도 모두 여기서 나왔다. 제국주의 권력을 향한 투쟁의 맥락에서 우크라이나의 정체성을 알려면 20세기에 우크라이나가 소비에트 연방에서 얼마나 빠르게 벗어났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 이 책은 ‘현재’ 전장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묘사한다. 저자의 주요 관심사는 푸틴의 핵 위협을 분석해 패턴을 찾는 것이다. 셋째, 국제관계를 사회과학적으로 고찰해 ‘미래’의 지정학적 재편을 그려낸다. 핵 정치와 군사 등 안보 정치 분야에서 뛰어난 저자이기에 신뢰할 만한 분석이다. 서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결속력이 더 단단해졌고, 러시아는 중국 옆에 붙어 조연으로서 존재의 빛을 꺼뜨리고 있다. 한편 사태의 향방을 좌우할 가장 강력한 존재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2월 24일에 시작되지 않았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초로 이뤄진 영토 합병)과 돈바스 국지전에서 이미 싹은 텄고, 이후 8년간 하이브리드 전쟁이 지속됐다. 전쟁은 언제나 불확실성에 관한 것이므로 현재진행형인 이 전쟁을 정확히 예측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현대 러시아 민주주의의 실패’와 ‘우크라이나 민주주의의 확립’이 부딪치며 일으킨 갈등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것을 우크라이나의 독립 전쟁이라고 부른다. 이 책의 전반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역사를 짚는다. 부제가 ‘역사의 귀환’이듯 러시아가 수백 년 동안 구축해온 ‘하나의 러시아’에 대한 신화를 분석해야 그 제국주의적 집착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의 지상전으로 이어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푸틴의 왜곡된 역사의식이 어떻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어졌는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푸틴은 “키이우는 러시아 도시의 어머니다. 우리는 서로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장이다. 푸틴이 전쟁을 일으킨 이유도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전면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 및 우크라이나 군대와 시민들의 대응에 대해 저자는 탁월한 전문가의 감각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군사행동과 외교 정책, 전쟁의 전략 전술을 오가는 해석 가운데서도 우크라이나인들이 보여준 인간적인 면모 또한 놓치지 않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3

임신·육아·커리어 사이서 줄타기 하는 ‘맞벌이 부부’ ‘공존’ 희망 메시지 전하다

이탈리아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파올로 조르다노의 신작 장편소설 ‘증명하는 사랑’(문학동네)이 출간됐다. ‘증명하는 사랑’은 국내에 소개되는 조르다노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규정할 수 없는 미묘한 관계를 우아하고 섬세하게 다뤄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전 세계 15개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두 남녀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수의 고독’에 이어, 조르다노는 다시 한번 사랑의 의미에 천착하며 완전한 타인을 사랑하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증명하는 사랑’에서 조르다노는 특히 현대인의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해 공감을 보탠다. 맞벌이 부부가 임신, 육아, 커리어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가족 공동체를 꾸려가는 젊은 부부가 겪는 균열과 갈등, 헤어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절망을 세세하게 묘사하며 우리의 일상을 핍진하게 그리면서도 공존의 가능성을 제안하며 우리에게 구체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증명하는 사랑’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인 ‘나’와 노라의 사랑 역사를 그린다. 대학 시절,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은 연극 동아리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 부부가 된다. 그러나 어린 아들 에마누엘레가 생기며 세 가족이 되자 부부는 위기를 겪는다. 지도교수에게 착취당하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나’에게 좀처럼 임용 기회가 찾아오지 않자, 해외에서 연구를 이어 나가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아내 ‘노라’는 이민에 부정적이다. 게다가 어린 아들 에마누엘레를 키우는 것도 버거워 일과 가정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에마누엘레는 또래보다 발달이 늦어 유치원에서 늘 주눅 들어 있고, ‘나’는 인내심 있게 아들을 가르치지 못한다. 모든 것이 엉망인 것만 같은 이 가족에게 이웃 A 아주머니가 구원처럼 나타난다. A 아주머니가 가사도우미이자 보모 역할을 맡아주자 세 사람에게 안정이 찾아오고 이내 삶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머니가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으며 세 사람 사이에는 다시 균열이 생겨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