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로 작가들'명불허 어전'展 6~20일 스페이스298서 특별전 16명 작가 참여 도예·플라워 등 시각·문학 협업 총 30여 점 선봬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스페이스298에서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 주최로 특별기획전시 ‘명불허 어전(어촌의 전설)’이 개최된다. 오는 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포항 지역의 대표 설화인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비롯해 동해안의 전설과 문화를 현대 예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지역 고유의 서사와 문화적 소통을 모색한다.
기획을 총괄한 이진희 꿈틀로작가연합회 회장은 “전설은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의 삶 속에 스며드는 생명력”이라며 “전통 설화를 시각예술과 문학으로 재탄생시켜 지역민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총 30여 점의 작품은 시각예술과 문학 분야의 협업으로 완성됐으며, 고대부터 전해온 연오랑세오녀 설화가 현대 지역문화와 어떻게 교감하는지 탐구하는 장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각예술 부문에는 권미분·조영미(도예), 최수정·손정원·김미숙(회화), 금보경·윤정운·노영이(공예), 배정선(플라워 아트), 이귀정(포슬린아트), 임형순(도자회화) 등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도예, 공예, 회화, 압화, 플라워 디자인 등 다채로운 매체로 동해안의 자연과 전설, 민담을 풀어냈다. 특히 바다의 파도 소리를 모티브로 한 설치 작품과 설화의 서사를 결합한 실험적 작업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권미분 도예가의 ‘등대와 해녀’는 거친 파도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해녀들의 강인함을 등대에 투영했다. 조형토와 불의 조화로 빚어진 이 작품은 바다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귀정 포슬린아티스트의 ‘바다의 약속’은 흩어짐과 만남의 순환을 공작새 이미지로 상징화하며, 파도와 석양의 빛을 도자기에 담아내며 귀향의 서정을 전달한다. 배정선 플로리스트의 ‘머물러 있는 시간’은 세오녀의 베짜기를 압화 기법으로 재해석해 시간의 반복성과 기억의 축적을 시각화했다. 조영미 도예가의 ‘바다 사막화’는 기후 위기로 변모한 해양 생태계를 도예로 구현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묻는다.
문학 부문에서는 허용호(만화), 최미경(시), 김강·김도일(소설), 박형철(동화)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경북 어촌의 전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한 시와 소설, 동화 작품을 통해 전설 속 인물과 장소에 깃든 감성적 서사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모색하는 창의적 시도로서,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포항의 문화적 뿌리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진희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예술을 매개로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문화적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2020년 공익법인으로 출범한 조직이다. 조합은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 14-4 일대 문화예술창작지구에서 활동하는 꿈틀로작가연합회 소속 예술가 20명으로 구성됐다. 조합원들은 개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마케팅, 기업 및 공공기관 판매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효과적인 유통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