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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삶과 사상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1-29 16:42 게재일 2026-01-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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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김동길 육성:이게 뭡니까’
생전에 남긴 칼럼·저술 한데 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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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 펴냄, 김형국 엮음, 인문

2022년 별세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삶과 사상을 담은 회고록 ‘김동길 육성: 이게 뭡니까’(나남)가 출간됐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가 남긴 칼럼과 저술을 모아 엮은 것으로, 일제강점기 평양에서의 학창 시절부터 해방, 김일성 체제 체험, 월남, 6·25 전쟁, 연세대 교수 시절, 유신독재 반대, 투옥, 재야 지식인의 길, 그리고 그의 마지막 성찰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김동길 교수는 정확한 언변과 정연한 논리, 기발한 유머, 깊은 통찰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논객이었다. 그의 화두는 항상 ‘자유’와 ‘정의’였으며, 이를 실천하고 알리는 것이 평생의 사명이었다. 유신독재 반대, 북한 주체사상 비판, 3김 정치 청산, 자유민주주의 수호, 태평양 시대 구상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순히 보수 진영의 논객이 아니라, 진영 논리를 넘어선 가치를 추구했다. 김동길 교수는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것은 용기 없는 일”이라고 믿었으며, 시시비비를 직설로 가렸다. 그의 삶은 자유와 사랑의 실천에 중점을 뒀으며,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의 핵심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김동길 교수는 1928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민주화 운동에 관여했고, 이후 보수 인사로 변신하여 국회의원직도 지냈다. 그의 제자인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의 육성을 바탕으로 이 회고록을 엮었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의 주요 발언뿐만 아니라 그의 삶의 여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한국 사회에서 논객의 역할이 단순한 해설자가 아닌 역사의 흐름을 읽고 대중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책임 있는 지식인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김동길 교수의 삶을 통해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을 성찰하게 하며, 자유와 사랑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김동길 교수는 인생의 주제를 사랑으로 삼았으며, 이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를 넘어 나라와 민족, 전 인류를 아우르는 것이었다. 그는 독신으로 살면서도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사랑과 연대의 가치를 나누었다. 대학에서는 2300명이 수강한 인기 교수였고, 5000회가 넘는 강연으로 30만 명의 청중을 만났으며, 100권이 넘는 저술로 독자들과 호흡했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의 공적 자서전으로, 단순한 개인의 내면 고백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한 지식인이 어떻게 사유하고 말하고 행동했는지를 기록한 중요한 역사적 자료다. 서구 지식인의 자서전 전통을 잇는 이 책은 국내외 지식인의 공적 자서전 전통을 이어가며, 당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김동길 교수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서 지식인이 차지해온 위치와 역할을 성찰하게 한다.

김동길 교수는 어린 시절 에이브러햄 링컨을 영웅으로 삼았으며, 그의 명연설은 김동길 교수에게 깊은 믿음을 심어줬다. 감옥에 갇혀서도 청년 죄수들을 가르치고 돌보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신앙은 자존심이었고, 이는 인격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제자들에게 전하며, 옳다고 믿는 일에 목숨을 걸었다.

“역사가의 일차적 임무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사실대로 알아내는 것. 그러나 국가권력이 정치적 목적 때문에 과거사를 파헤치고, 그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 집권 세력의 구미에 맞게 풀이한다면, 이는 절대 용납해선 안 될 일이다.”(227쪽)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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