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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현대 세계관 이끈 10명의 혁신적 사상가 조명

독일의 철학자 미하엘 슈미트잘로몬은 저서 ‘생각의 진화’(추수밭)에서 현대 세계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10명의 혁신적 사상가를 조명한다. 그는 이들을 단순히 시대를 초월한 현자가 아닌, 당대의 문제에 맞서 사고의 전환을 이끌어낸 실천가로서의 문제 해결자로 분석한다. 책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론으로 꼽히는 ‘진화론’을 발표한 찰스 다윈,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마리 퀴리, 대륙이동설을 주장한 알프레드 베게너, 우주 속 인간의 위치를 규명한 칼 세이건 등 과학적·사상적 혁명을 이끈 인물들을 다룬다. 또한 2000년 전에 현대 세계관의 핵심을 예견한 에피쿠로스, 기존 도덕적 세계관을 의심하고 재평가한 프리드리히 니체, 사회 계급 구조를 분석한 카를 마르크스, 과학적 반증주의의 기반을 확립한 카를 포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통합해 현대 진화론의 체계를 구축한 줄리언 헉슬리 등 철학적·사상적 변혁을 주도한 이들까지 망라한다. 특히 저자는 “새로운 발견은 절대적 진리에 대한 믿음을 타파하는 순간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이들의 생애와 사상이 현재의 팬데믹, 기후 위기, 기술 혁명 등 난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슈미트잘로몬은 “과거의 천재들은 단순히 시대를 초월한 현자가 아니라, 자신의 시대에 맞선 실천적 문제 해결자였다”며 이들의 사고방식이 오늘날의 난제를 풀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8

지역 문화예술발전 성과 공유·노고 격려

포항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화합과 성과를 기리는 ‘2025 포항예술인한마당’ 공연 및 포항예술인상 시상식이 오는 19일 오후 6시 30분 포항복합문화센터 덕업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한국예총 경상북도연합회 포항지회(회장 김동은·이하 포항예총)이 주최·주관하고 포항시가 후원하는 지역 대표 예술축제로, 한 해 동안 포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들을 격려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포항예술인한마당’은 공연과 시상으로 구성된 종합예술축제로 진행된다. 1부에서는 지역 예술인들이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종합공연이 펼쳐진다. 국악, 무용, 연극, 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2부에서는 포항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이끈 예술인들에게 수여하는 ‘2025 포항예술인상’ 시상식이 진행된다. 수상자는 예술 활동 공헌도, 창작 역량,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됐으며, 시상을 통해 예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전망이다. 포항시장 표창은 사진 부문의 이규섭, 연극 분야의 윤도경, 영화 분야의 정은주, 음악 분야의 신혜령에게 수여됐다. 포항시의회의장 표창은 무용의 김다은, 국악의 박경숙, 문인의 이희정, 미술의 이영백이 수상했다. 국회의원 표창은 포항문화재단의 이소영과 포항시 문화예술과의 김희현이 받았다. 유공회원 표창은 무용의 선수현, 국악의 박은주, 문인의 윤종희, 미술의 김창수, 사진의 박성진, 연극의 성홍석, 영화의 양민호, 음악의 김슬미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행사는 포항예총 산하 9개 협회가 공동 주최하며 지역 문화예술계의 결속력을 보여준다. △대한무용협회(지부장 윤영옥) △한국국악협회(지부장 김준희) △한국문인협회(지부장 손창기) △한국미술협회(지부장 최지훈) △한국사진작가협회(지부장 황영구) △한국연극협회(지부장 이정길) △한국영화인총연합회(지부장 정다운) △한국음악협회(지부장 김이영)가 참여해 행사 기획부터 운영까지 협력했다. 김동은 포항예총 회장은 “올해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예술로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은 예술인들의 노고가 컸다”며 “송년행사를 통해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내년에도 창의적인 작품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6

디지털 시 형식 중심 실험적 시도 ‘눈길’

포항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시동인 '푸른시'(회장 김선옥)는 최근 스물네 번째 동인지 ‘푸른시 2025 제24호'를 출간했다. 이번 호는 디지털 시 형식인 ‘디카시(Dica Poetry)’를 중심으로 한 실험적 시도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회원 9명은 디카시 1편과 개인 시 8편씩 총 91편을 수록했으며, 디카시의 시각적 이미지와 간결한 언어가 조화를 이뤄 포항의 자연·도시·인간 내면을 파노라마처럼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푸른색 타이포그래피와 미니멀한 디자인의 표지는 현대적 감각을 강조하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푸른시’ 동인은 포항문인협회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인들이 지역 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활발한 창작 활동을 목표로 1999년 결성됐다. 현재 활동 회원은 손창기, 김말화, 김선옥, 김성찬, 김동헌, 조혜경, 조현명, 이주형, 오호영 9명이다. 이들은 매월 1회 합평회를 통해 창작 의지를 다지며, '시는 세상의 푸르름'이라는 슬로건 아래 공동체의 가치를 시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동인지에는 김선옥 시인의 ‘찰나를 건너온 말들의 온기’라는 발간사로 문을 열었으며, 김왕노 시인의 디카시 평론 ‘푸른시 동인이 펼치는 디카시 파노라마를 보며’ 가 수록됐다. 김왕노 시인은 짧은 문장 안에 담긴 세계와 삶의 울림을 깊이 있게 분석하며 디카시의 예술적 가능성을 확장시켰다. 또한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라음’ 문학동인 10명의 작품을 초대해 지역 간 문학적 교류를 도모했다. 동인들의 신작 시 72편과 함께 임지훈 평론가의 ‘하나의 마음과 각자의 악력’ 이라는 동인시 해설도 실렸다. 해설에서는 공동체적 지향점과 개별 시인의 언어적 개성이 조화를 이루며 작품 속 정서와 확장 방향을 세심하게 조명했다. 김선옥 회장은 “‘푸른시’는 지역 문학의 경계를 넘어, 젊은 시인들과 함께 세상의 푸르름을 만들어갈 동반자를 기다린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6

라움아트 ‘작은 선물 큰 기쁨전: 온기를 the하다’

대구를 중심으로 갤러리 운영과 호텔아트페어, 대형 전시기획 등 다양한 미술 이벤트를 진행하는 라움아트(RAUM ART·대표 노애경)가 오는 21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작은 선물 큰 기쁨전: 온기를 the하다’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미술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자 기획됐으며, 대구와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작가 34명이 참여해 회화, 입체, 도자기 등 1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움아트는 그동안 ‘호텔 아트페어’(대구 그랜드호텔), ‘백화점 아트페어’(대백프라자) 등 일상 속 예술 체험을 위한 혁신적인 기획전으로 주목받아왔다. 이번 전시 역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며 작가와 소통하고, 예술의 온기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노애경 대표는 “미술 작품이 주는 작은 선물이 일상의 피로를 풀고 희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위로받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 주제는 ‘작은 선물’로,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개성으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대구 출신 금규리, 김경원, 김미진씨를 비롯해 부산, 세종, 포항 등에서 활동하는 김영미, 김영옥, 홍창룡 씨 등 총 34명이 참여한다. 이들의 작품은 다채로운 색감과 소재로 관객에게 감동과 치유의 시간을 선사할 전망이다. 특히 생활 속 친숙한 소재를 활용한 도예 작품부터 현대적 감각의 회화까지 폭넓은 장르가 어우러져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도 적합하다. 라움아트는 “예술의 대중화와 개인의 창의성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철학 아래 매년 계절별 기획전을 열고 있다. 2022년부터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호텔 아트페어를 시작으로, 2023~2025년에는 대백프라자에서 백화점 아트페어를 지속해왔다. 이외에도 부산, 경남, 울산 등 지역 아트페어와 국내외 행사에 적극 참여해 지역 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대백프라자 2층에 상설 갤러리를 운영 중이며, 신진 작가 발굴과 중견 작가의 교류 플랫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6

안동문예회관 15주년 ‘크리스마스 선물’ 공연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이 개관 15주년을 맞아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웅부홀에서 ‘크리스마스 선물’ 공연을 개최한다. 연말연시 관객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공연은 뮤지컬 디바 최정원, 크로스오버 그룹 레떼아모르, 실력파 가수 김소향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무대는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 뮤지컬 명곡, 팝·칸초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레떼아모르는 남성 중창의 정수를 보여주는 클래식 넘버를, 최정원은 웅장한 뮤지컬 테마를, 김소향은 감성적인 팝 발라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최정원은 ‘맘마미아’, ‘시카고’ 등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섬세한 연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아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All that jazz’(뮤지컬 ‘시카고’)와 ‘The winner takes it all’(뮤지컬 ‘맘마미아’ )를 통해 그녀의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감정 표현으로 호평받은 김소향은 ‘나는 나만의 것’(뮤지컬 ‘엘리자벳’) 을 비롯해 머라이어 캐리의 명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열창하며 공연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JTBC ‘팬텀싱어3’ 우승팀인 레떼아모르(김성식·박현수·길병민)는 명문대 출신 성악가들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그룹이다. 이들은 ‘Reality’(영화 ‘라붐’ 삽입곡), 이탈리아 칸초네 ‘Passera’, ‘La tua semplicità’ 등을 통해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독보적 음색을 선사한다. 또한 ‘Love will never end’와 ‘O holy night'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세대와 장르를 초월한 컬래버레이션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 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6

동해안 ‘동제(洞祭)’ 사라지기 전에··· 관광자원으로 재창조해야

경북 동해안의 전통 마을 동제(洞祭)·제당(祭堂) 문화를 현대적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전략적 논의가 15일 포항 포은흥해도서관에서 펼쳐진다. 포항지역학연구회(대표 이재원)와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가 공동 주최하는 ‘경북의 해양 문화(마을 제당) 관광 콘텐츠를 위한 포럼’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포항·울진·영덕 등 경북 연안 202개 마을의 동제·제당 문화를 해양관광과 결합해 지역 성장동력으로 삼는 방안이 모색된다. 행사에는 문화유산 전문가와 민속학자들이 참여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 스토리텔링형 탐방로 조성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소멸 위기에 처한 전통 의례를 보존하면서 지역 공동체 수익 창출로 연결하는 지속 가능 모델에 초점이 맞춰져,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잡는 혁신적 접근법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포럼은 국가무형유산인 동해안별신굿 공연을 시작으로 박창원 동해안민속문화연구소장과 김도현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위원의 기조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두 발표자는 경북 동해안 해안마을에서 전승돼 온 동제와 제당 문화가 급속히 소멸되는 상황에서 이를 해양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공통된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포항·울진·영덕·경주·울릉 등 202개 자연마을을 조사한 두 연구자는 “동제는 하나의 민속이 아닌 해안마을의 역사·경관·생업·공동체를 통합하는 원형 문화자원”이라며 관광산업과 연계한 활용 방안을 주장했다. 포항 동해안 97개 마을을 조사 분석한 박창원 소장은 마을마다 남아 있는 신목·당집·바위 제당을 ‘동해안 해양신앙 문화벨트’로 묶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제의 소멸 위기 속에서 원형 보존 가치가 높은 제당을 선정해 인문학 탐방로, 어촌 공동체 전시 콘텐츠, 해파랑길 연계 프로그램 등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별신굿·달집태우기·용왕제 등 의례는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지역별 제의(祭儀) 데이터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구축해 무형유산 보존과 관광 해설 시스템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경북 전체 해안지역의 전승 양상을 비교 분석한 김도현 위원은 동제를 ‘스토리텔링형 해양문화관광의 원형 자산’으로 평가했다. 그는 △영덕 별신굿 전승지의 ‘축제형 관광거점’화 △문무대왕 해중릉과 해신 신앙을 결합한 드래곤 서사 콘텐츠 개발 △동해안 민속신앙 탐방로 조성 △주민 참여형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소멸 위기 마을의 제의 기록을 디지털화해 교육·관광 분야에 활용하고, 관광 수익을 공동체 유지와 무형유산 복원에 재투자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을 강조했다. 두 발표자는 “동제는 사라지는 전통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해양경관을 연결하는 복합문화 플랫폼”이라며 “지자체와 관광 기관이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할 경우 동해안 해안마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데 주목했다. 마지막 패널토론에서는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가 좌장을 맡아 박창원 소장, 김도현 위원과 함께 유승훈 부산근현대역사관 학예연구관, 방지원 동해안별신굿 이수자가 참여해 지역 민속문화를 경북 해양문화 관광콘텐츠로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4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 2025년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인증 획득 및 경상북도사회복지협의회장 표창 수상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이하 개발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지역사회공헌인정제’에서 2025년 인정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발굴·독려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개발원은 여성·가족·아동 분야 정책 연구 및 사업을 통해 경상북도 내 양성평등 실현에 기여해 왔으며, 특히 선도적 ESG 경영을 기반으로 환경(E)·사회(S)·거버넌스(G)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노력이 이번 ‘지역사회공헌인정제’ 인정 획득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날 개발원은 ‘지역사회공헌인정제’ 인정과 함께 지역 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상북도사회복지협의회장 표창을 수상했다. 하금숙 원장은 “앞으로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공공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4

[EBS 세계의 명화] ‘뮤직 박스’…평범함 뒤에 숨은 인간의 어두운 그림자

EBS ‘세계의 명화’가 13일 밤 10시 45분 영화 ‘뮤직 박스’(Music Box, 1989)를 방영한다. 정치 스릴러의 대가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인간 내면의 양면성과 기억과 진실의 무게를 정면으로 파고든다. 제시카 랭, 아민 뮐러 스탈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熱演)으로 1980년대 후반 미국 영화계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영화는 미국에 정착해 평온한 삶을 누리던 헝가리 출신 이민자 마이크가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기밀문서 공개 이후 전범(戰犯)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면서 시작된다. 극 중 마이크는 지역사회에서 신망을 얻은 ‘좋은 아버지’지만, 그가 숨겨온 과거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고통과 깊이 얽혀 있다. 그의 딸이자 변호사인 앤(제시카 랭)은 아버지의 결백을 믿고 직접 변호에 나서 원고 측 증언을 반박해내지만, 사건의 ‘어두운 실체’는 오히려 그 과정 속에서 서서히 드러난다. 고향을 찾은 그녀가 한 오래된 뮤직 박스 안에서 발견한 기록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참혹한 진실을 담고 있다. ‘뮤직 박스’는 나치 시대라는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하지만, 시대 비극 자체보다는 ‘괴물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 속에 있다’는 주제를 날카롭게 제기한다. 가족에게 헌신하고 이웃에게 칭송받던 한 남자가 동시에 누군가에게 잔혹한 가해자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진실을 외면한 채 그를 변호하는 딸 역시 피해자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제시카 랭은 사랑과 의무, 의심과 절망 사이에서 고뇌하는 앤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절제된 감정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이크 역의 아민 뮐러 스탈 또한 ‘평범함 속의 공포’를 구현해내며 작품의 긴장감을 높인다. 여기에 헝가리 전통음악과 현악 선율이 더해져 인물들의 감정 선(線)을 더욱 촘촘하게 끌어올린다. 역사의 어둠, 그 뒤에 숨은 인간의 두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뮤직 박스’. 가브라스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과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진실을 바라보는 용기와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묵직한 영화로 남는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13

‘빛과 그림자로 빚은 풍경의 거장’ 터너···국내 첫 개인전

영국을 대표하는 19세기 낭만주의 풍경화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1775~1851·윌리엄 터너)의 대규모 회고전 ‘Turner: In Light and Shade’가 경주 우양미술관 2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오는 17일부터 2026년 5월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우양미술관이 영국 맨체스터 휘트워스 미술관과 공동 주최하며, 주한영국대사관의 후원으로 열리는 한국 최초의 윌리엄 터너 개인전이다. 낭만주의 풍경화의 거장인 윌리엄 터너는 ‘대기의 화가’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빛과 대기의 변화를 독창적으로 포착한 화가다. 그는 빛의 순간적 효과와 대기의 유동성을 강렬한 색채와 유연한 필치로 표현했다. 특히 그의 작품은 당시 과학자들에게도 귀중한 자료로 여겨졌는데, 한 현대 과학자는 터너가 포착한 구름의 형태와 빛의 굴절을 분석해 19세기 기상 조건을 추정하기도 했다. 전시에는 터너의 대표작인 ‘리베르스투디오룸(Liber Studiorum)’ 시리즈를 중심으로 총 86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리베르스투디오룸’은 ‘연구의 서’라는 뜻으로, 터너의 명성이 절정에 달했던 1807~1819년까지 14회에 걸쳐 출간된 풍경 판화 연작이다. 특히 휘트워스 미술관이 소장한 이 시리즈의 원본 71점이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 공개되는 이번 전시회는 특별한 기회다. 전시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섹션 1 :판화가이자 출판인으로서의 터너 리베르스투디오룸’은 ‘풍경화가 열등하게 여겨지던 시대에 터너가 메조틴트기법의 잠재력을 발견해 기획한 풍경 판화 연작이다. 그는 빌럼 판 더 펠더 2세의 작품을 통해 판화의 잠재력을 깨닫고, 왕립예술학교 교수로서 선·획·점의 변주를 통해 색채와 명암을 번역하는 방식을 연구했다. 71점 중 11점을 직접 새겼으며, 교육과 훈련 목적의 기획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판화를 여섯 범주로 체계화해 유럽 풍경을 조망하고, 여러 작가를 참고하면서 자신의 작업을 중심에 둬 풍경 예술의 가치를 강조했다. △섹션 2: 터너와 함께 한 판화가들 터너는 ‘리베르스투디오룸’ 제작에 약 열두 명의 메조틴트 판화가와 협업하며 직접 작업하거나 감독했다. 이 때문에 그의 감독 없이 제작된 사후 인쇄본은 본연의 품질과 분위기가 충실히 담겨 있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시험쇄에 남은 터너의 자필 지시는 그가 판화가들을 얼마나 면밀히 지도했는지를 보여준다. 터너는 판화가에게서 배움을 얻는 동시에 지식을 되돌려 그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했고, 긴장과 마찰 속에서도 장기간 협업을 이어가며 판화 작업을 지속했다. △섹션3:‘리베르스투디오룸’의 재구상 휘트워스 미술관의 터너 수채화 컬렉션은 런던을 제외하면 영국에서 가장 방대하다. 초창기부터 터너 작품을 집중적으로 수집한 것은 멘체스터 시민의 문화적 포부와 영국 미술의 정수를 향한 열망 때문이다. 빠른 건조와 편리한 휴대성 때문에 수채화는 빛을 포착하기 위한 최적의 매체로서 그의 예술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이번 전시는 특히 ‘리베르스투디오룸’ 판화를 휘트워스 미술관 대표 회화와 나란히 배치해 터너 예술 세계의 폭, 다양성, 매체 간의 상호작용을 새롭게 조명한다. 우양미술관은 전시 기간 동안 전시 티켓을 소지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터너의 예술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5가지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행사는 2층 연계교육프로그램 공간에서 진행된다. 우양미술관 관계자는 “휘트워스 미술관이 ‘리베르스투디오룸’ 원본을 한자리에서 공개하는 것은 100년 만의 일로서, 터너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2

미국 패권 이후 ‘중·러’가 이끄는 글로벌 사우스

내외적으로 쇠퇴하는 미국, 점차 세력을 확장해온 다극적 세계 체제가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다극화 진영 최고 저널리스트, 브라질 출신 지정학 분석가 페페 에스코바의 책 ‘다극세계가 온다’(돌베개)가 국내 번역 출간됐다. 페페 에스코바는 미국의 패권이 약화된 새로운 국제 질서가 어떻게 구축돼 왔는지, 탈패권주의적 시각으로 2020년대의 최신 역사를 분석해냈다.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 패권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중국·러시아 등이 이끄는 글로벌 사우스의 세계정세를 치열하게 탐구하며 생동감 넘치는 분석으로 명성을 쌓아 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달러 패권 이후, ‘브릭스’(BRICS)의 확장판인 브릭스 플러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국제 경제 회랑 대결, 중국·러시아·조선(북한) 협력, 팔레스타인 독립 등 우리 시대 세계정세의 가장 첨예한 문제들을 유라시아 대륙과 전 세계를 직접 누비며 보고 듣고 분석했다. 에스코바는 “미국이 군사적·경제적으로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2023년 PPP 기준으로 브릭스 5개국이 G7을 경제적으로 추월했으며, 2025년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저자는 “달러를 무기화한 미국의 정책이 오히려 탈달러 거버넌스 구축을 가속화했다”며 브릭스 국가들이 R5(런민비·루블·루피·헤알·란드)를 활용한 자체 결제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극세계의 핵심 축은 BRICS+와 SCO, 일대일로다. 이들은 정치·경제·군사·문화 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 중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중앙아시아를 경유해 유럽까지 연결되는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을 구축하며 서방의 ‘분할’ 전략에 맞서고 있다. 저자는 “중앙아시아는 다시 ‘심장지대’로 부상하고 있다”며, “파이프라인을 둘러싼 각축전이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브릭스 국가들은 자국 통화로 교역을 확대하며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1단계 전략을 추진 중이다. 2단계로는 달러를 참조하지 않는 새 가격 형성 체계, 3단계로는 금과 핵심 자원에 기반한 ‘준비통화’ 창설을 목표로 한다. 저자는 “다극세계의 경제 성장은 실물 중심 체제에 기반해 서방보다 효율적”이라며 이를 “미국이 공황 상태에 빠진 이유”라고 주장했다. 에스코바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 수탈’ 정책에 휘말려 주변국과 갈등을 키우는 것은 매국”이라며 “다극세계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그는 “한국이 집단서방과 거리를 두고 유라시아 경제권에 동참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것”이라 조언했다. 에스코바는 “미국의 재정 적자와 군사적 실패가 누적되는 지금, 다극세계의 승리는 시간문제”라며 “2030년 헤게모니의 안락사가 올 것”이라 단언했다. 프레드 짐머맨은 추천사에서 “미국 중심의 세계관이 편향을 낳는다”며 “다극세계의 논리를 직시해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코바는 “지금이라도 유라시아와 손잡고 다극세계의 흐름을 타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 패권의 붕괴는 역사적 필연이지만, 한국이 그 과도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이라는 경고다. “달러 이후의 세계, 군사적 대립이 아닌 무역을 통한 번영”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한국 사회에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1

도무지 모를 中 시진핑 체제 속 ‘저항의 메시지’

2022년 5월, 오미크론 확산으로 상하이 2500만 명이 고강도 봉쇄에 갇혔을 때, 절망 속에서 탄생한 팟캐스트 ‘부밍바이(不明白·도무지 모르겠다)’가 2년 만에 책 ‘저항의 수다’(글항아리)로 재탄생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위안 리가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체제 저항 운동의 중심이 됐다. 180회에 이르는 방송 중 핵심 인터뷰 25편을 엮은 책은 중국 내부의 암울한 현실과 저항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부밍바이’는 감염자 0을 목표로 한 봉쇄 정책으로 일상이 무너진 시민들의 “도대체 중국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느냐”는 절박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건물에 갇혀 굶주리는 사람들, 경기 침체로 무너진 서민 경제, 건강 코드로 추적당하는 개인의 자유-이 모든 것이 ‘부밍바이’의 소재였다. 정치학자 페이민신, 경제학자 쉬청강 등이 출연해 “제로 코로나는 1958년 대약진운동 같은 미친 정책”이라 비판했고, 영세업자와 농민공들은 복지 사각지대의 고통을 고발했다. 또 “시진핑은 어떠한 균형도 필요 없고, 자기 비서만으로 상무위원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면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직격하기도 한다. 방송은 2회 만에 중국 내 청취가 금지됐지만, 해외 스트리밍을 통해 중국어로 송출되며 ‘읽는’ 문화로 저항을 이어갔다. 책은 중국 경제의 위기를 부동산 거품, 실업률 상승, 악성 부채 등 구조적 문제로 진단한다. 쉬청강은 “부분적 시장경제를 도입해도 권력 집중화로 자체 개혁이 불가능하다”며 구소련 몰락을 떠올렸고, 우궈광은 “혁명은 필연적이며 개혁은 그 길을 터줄 뿐”이라 말했다. 2022년 봉쇄된 건물에서 화재로 수십 명이 사망한 사건은 ‘백지운동’으로 번졌다. 시민들은 백지를 들고 “비극마저 선전으로 둔갑시키는 정부에 맞서자”고 외쳤고, 한 참여자는 “우리가 마지막 세대”라며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비관 속에서도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바깥에선 공산주의 체제 아래 국민을 ‘어쩔 수 없는 존재’로 보지만, 저널리스트 장제핑은 “무릎 꿇고 반란을 일으키는 것과 서서 저항하는 것 사이에서 일상이 투쟁”이라고 말한다. 정부의 탄압에 맞서 창작과 토론 플랫폼으로 탈집중화를 시도하는 언론인들, 해외 이주를 고민하면서도 현장에 남는 활동가들의 선택은 “완전하지 않은 자유라도 복종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체제에 답이 없다면 우리가 답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한 청년은 “현실 세계가 우릴 버려도 새로운 작은 세계를 창조하자”고 외치며, 무력감에 맞서는 연대의 힘을 강조한다. 위안 리는 “이 책은 절망했지만 각성한 이들의 용기를 외면하지 않는다”며 “무의미한 단편이 새로운 세계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부밍바이’는 검열에 맞서 해외에서, 책은 타이완에서 중국어로 출간되며 체제 비판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중국 내부의 저항은 한국 촛불집회처럼 익숙한 얼굴이지만, 공산주의 국가라는 프레임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혁명은 필연적이지만, 그 전에 작은 행동이 역사를 바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1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 서울···도심 랜드마크 탄생의 여정

서울이라는 도시는 알고 보면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손길로 빚어진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다.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을 넘어선다. 매일같이 지나치는 서점,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쇼핑몰 등은 사실 그 자체로 건축 예술의 산물이며, 이는 서울의 문화적 풍경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서울 곳곳에는 프랭크 게리, 렌조 피아노, 안도 다다오, 자하 하디드와 같은 건축계의 거장들이 설계한 건축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을 포함해 총 22명의 건축가로, 그들의 작품은 단순한 건물을 넘어 도시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됐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서울을 세계적인 예술 도시로 변모시키는 데 기여했다. 건축가 공주석은 그의 저서 ‘서울, 작품이 되다’(청아출판사)에서 이러한 건축물들을 소개하며, 건축가들이 한국의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이를 건축에 녹여냈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은 서울의 건축 문화를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재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책은 강북과 강남으로 나뉘어 각 지역의 주요 건축물을 소개한다. 강북에서는 장 누벨의 리움미술관 M2,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아모레퍼시픽 사옥, 자하 하디드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이 눈길을 끈다. 강남에서는 프랭크 게리의 루이비통 메종 서울,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송은 아트스페이스, 안도 다다오의 LG아트센터 서울 등이 소개된다. 각 건축물의 설계 과정과 배경, 그리고 시공 중의 에피소드까지 다루며, 건축물이 지닌 상징성과 도시와의 관계 변화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또한, 이 책은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저자는 건축 전문가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건축물의 디테일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며 독자들이 일상 속 건축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각 건축물의 설계 과정과 배경, 시공 중의 에피소드를 통해 건축물의 상징성과 도시와의 관계 변화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또한, 지역 특징, 방문 동선, 건축물 개요 등 실용적인 정보와 다양한 부록을 수록해 정보성을 높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1

‘손으로 읽는 포항’ ··· 국내 최초 ‘스틸아트 촉각전’ 관심 집중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스틸아트 촉각전’이 오는 13일 전시 종료를 앞두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동빈문화창고 1969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주최한 2025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 사업에 경북도 내 유일하게 선정된 프로젝트로, 포항의 대표 축제인 스틸아트페스티벌의 독창성을 한층 강화했다. 금속 조형물의 한계를 넘어선 3D 프린팅·주조 기술로 주요 작품을 촉각 조형물로 재탄생시켰다. 시각장애인은 물론 모든 관람객이 작품의 구조와 질감을 손으로 직접 느끼며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국내 최초 실험적 전시로 주목받았다. 특히 포항의 랜드마크 ‘스페이스워크’를 축소한 촉각 모형은 “전시 종료 전 꼭 체험해야 할 작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전시장에서는 이용덕 작가의 ‘만남 2017’, 포스코스틸리온의 ‘PosART’ 기술로 재현한 조선시대 명화 등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대표작들이 금속 질감을 살린 촉감 작품으로 전시됐다. 특히 PosART 기법을 활용한 명화 전시는 갤러리 미호의 후원으로 이뤄졌으며, 시각장애인은 촉각으로, 일반 관람객은 시각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이중감각 전시’로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전시와 연계된 ‘감각의 세계’ 체험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안대와 흰 지팡이를 이용해 어둠 속에서 촉각 조형물을 탐방하며 “시각 정보를 배재한 상태에서 작품을 경험하며 장애 감수성과 관람 환경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항문화재단은 이번 전시가 “스틸아트 도시 포항의 정체성을 예술로 확장한 계기”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상모 대표이사는 “무장애 문화향유의 새로운 모델이자 스틸아트 도시 포항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0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 제작 애니메이션 ‘강치아일랜드‘ , 경북 대표 K-콘텐츠로 기대 ··· KBS 이어 재능TV도 방영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원장 이종수)이 멸종된 독도 강치를 소재로 제작한 독도 생태 모험 애니메이션 ‘강치 아일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아동문학가 고(故) 권정생 선생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에 이어 경북을 대표하는 K-콘텐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도 강치는 한반도 주변에서 서식하던 바다사자로, 일제 강점기 남획으로 인해 1950~1970년대에 멸종됐다. 진흥원은 9일 경북도와 진흥원이 제작 지원하고 ㈜픽셀플레넷이 공동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강치 아일랜드’가 KBS에 이어 10일 재능TV에서 방영된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울릉도의 천연기념물인 바다사자(강치)를 소재로 해, 독도와 바다를 지키는 다섯 마리 강치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독도를 지키던 강치들이 마법학교에서 수호 마법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바다 생태계 캐릭터들과 함께 자연의 가치를 전달한다. 지난 11월 5일 KBS 2TV 첫 방영 이후 독도의 중요성을 어린이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며 주인공인 강치를 비롯해 독도새우와 괭이갈매기, 섬기린초 등 실제 독도 생태계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이 캐릭터로 등장해 재미와 교육을 함께 안겨준다. 진흥원은 재능TV 방영 이후 OTT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통을 확대해 더 많은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독도의 아름다움과 해양 생태계의 소중함을 알릴 계획이다. 또한, 경북도청에는 ‘강치 아일랜드’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KBS 방영으로 인지도를 확보한 데 이어, 재능TV를 통해 독도 콘텐츠의 파급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사랑받는 캐릭터로 성장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다큐 앵글에 담긴 포항·경주 해파랑길

포항MBC가 오는 13일 오전 10시 동해안의 아름다운 길을 입체적으로 기록한 초고화질(UHD) 다큐멘터리 ‘한국의 둘레길’ 8부 ‘해파랑길의 시간’(담당 이수현 PD)을 방송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한국전파진흥협회의 지역·중소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사업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770km에 이르는 국내 최장 도보 여행길로, 동해안의 문화와 자연을 잇는 상징적인 길이다. 이번 편에서는 경주 구간(11, 12코스)과 포항 구간(16, 17코스)의 풍경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담아내어, 시청자들에게 현장의 생동감을 전달할 예정이다. △경주 구간: 천년의 시간이 빚은 자연 미학 경주 구간은 고대 신라의 유산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다. 문무대왕릉의 장엄한 일출로 시작해 파도와 암석이 만들어낸 ‘전촌용굴’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카메라 앵글은 육지와 바다를 넘나들며 생생한 풍광을 포착했다. 특히 감포 해녀들의 성게 채집 현장과 에메랄드빛 바다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전하며,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스킨스쿠버의 ‘수중 플로깅’ 활동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한편,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아있는 감포 ‘깍지길’은 적산가옥과 100년 된 목욕탕을 리모델링한 카페 등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의 야경 아래 프랑스, 벨기에 등 여러 나라에서 온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탑돌이’ 장면은 신라 시대 정취를 되살린다. 이 구간에서는 골굴사 선무도 수행자들, 시각장애인과 활동지원사, 감포 해녀들 등 다채로운 인물들이 각자의 삶의 궤적을 길 위에 새겨 넣는다. 이들은 단순한 탐방객이 아닌, 역사와 자연, 문화를 매개로 서로의 이야기를 교감하며 ‘함께 걷는 길’의 의미를 되새긴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모습은 포용적 사회를 향한 작은 실천으로, 길 자체가 주는 치유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포항 구간:산업도시에서 SF적 상상력의 무대로 포항 해파랑길은 철강 산업의 도시 이미지를 넘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여주는 코스다. 울창한 송도 솔밭과 도심 속 ‘철길숲’은 산업시설과 녹지가 조화를 이룬 도시 재생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특히 밤이 되면 영일대 해수욕장의 화려한 조명과 ‘우주 문어’를 연상시키는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가 철강공단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세계적 문학상 인 부커상 후보에 올라 주목받은 SF 소설가 정보라는 이곳에서 “SF적 영감이 샘솟는 도시”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MBC 8개 사가 공동 제작한 ‘한국의 둘레길’ 프로젝트는 부산 갈맷길부터 시작해 여수 금오도 비렁길, 안동 외씨버선길, 제주 올레길, 대구 팔공산 둘레길, 목포 서해랑길, 대전 내포문화숲길, 포항·경주 해파랑길 등 전국 1340km의 수려한 둘레길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번 편 내레이션은 ‘쓰저씨’(쓰레기 줍는 아저씨)로 잘 알려진 배우 김석훈이 맡아 따뜻하고 친근한 목소리로 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동해안의 푸른 길 위에서 펼쳐지는 사람과 자연의 교감을 통해 시청자들은 안방에서도 여행의 설렘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가장 강렬한 비극 ‘맥베스’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성석배)은 17일부터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제60회 정기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대표 비극 ‘맥베스’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압축해 러닝타임 100분으로 재구성했으며, 인간의 욕망과 파멸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맥베스’는 권력에 대한 탐욕이 인간을 어떻게 파멸로 이끄는지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대구시립극단은 대극장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원근감을 극대화한 무대 디자인과 조명·영상·특수효과를 결합해 현실과 환영, 빛과 어둠의 대비를 선명히 표현한다.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와 세밀한 감정선은 맥베스의 내적 갈등과 광기의 심화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귀환하던 중 세 마녀로부터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아내 맥베스 부인의 부추김으로 왕 던컨(천정락 분)을 살해한 그는 왕관을 차지하지만, 끊임없는 불안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점차 광기에 빠져든다. 권력을 지키기 위한 추가 살인과 공포 정치는 결국 그를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이번 공연은 예술감독 성석배가 연출을 맡고 대구시립극단 전 단원과 객원배우 27명이 출연한다. 주요 배역으로는 맥베스 역 김동찬, 맥베스 부인 역 김효숙 외에도 던컨 역 천정락, 벤쿠오 역 강석호, 세 마녀 역 백은숙·김경선·박다인 등이 합류한다. 성 감독은 “'맥베스'는 욕망이 삶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고전 비극의 강렬한 에너지를 직접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연 시간은 수~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며 중학생 이상 관이 가능하다. 예매는 NOL.ticket (1544-1555), 대구문화예술회관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토요 클래식 살롱’ 다섯번째 무대

오는 13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리는 ‘음악평론가 조희창의 토요 클래식 살롱’ 다섯 번째 공연이 기대를 모은다. 이번 무대는 김영욱·김재영·전채안·윤은솔 등 국내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4인이 협업해 르클레르, 비오티, 봄, 라흐너, 당클라의 명곡을 연주하며, 바이올린 앙상블의 정수를 선사한다. 공연은 캐나다 출신의 고전주의 작곡가 장-마리 르클레르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E단조’로 문을 연 뒤, 이탈리아 작곡가 조반니 비오티의 ‘바이올린 2중주 G장조’가 이어진다. 특히 비오티의 작품은 당대 유럽 궁정 음악의 우아함과 기교가 돋보이는 곡으로, 두 연주자의 섬세한 호흡이 기대된다. 이어서 독일 작곡가 카를 봄의 ‘4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4중주 G장조’가 연주된다. 봄은 베토벤과 동시대에 활동하며 실내악의 완성도를 높인 인물로, 이 곡은 네 대의 바이올린이 펼치는 치밀한 대위법과 선율의 유려함이 특징이다. 이어 오스트리아 작곡가 이그나츠 라흐너의 ‘현악 4중주 G장조’가 연주된다. 라흐너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계보를 잇는 고전주의 작곡가로, 이 곡은 균형 잡힌 구조와 명쾌한 선율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바이올린 4중주에서 현악 4중주로의 편곡 버전이 연주될 예정이어서, 현악기의 풍부한 음색을 감상할 기회다. 공연의 대미는 당클라의 ‘베네치아의 사육제’가 장식한다. 체코 출신의 현대 작곡가 당클라는 나치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 비극적 인물이지만, 그의 음악은 베네치아의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경쾌한 리듬과 즉흥적 변주로 풀어냈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김영욱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뮌헨 국립음대를 졸업했으며, 쥬네스·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노부스 콰르텟으로 활동 중이다. 김재영 역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뮌헨 국립음대 출신으로, 그리스·윤이상 콩쿠르 입상과 함께 베를린 필하모니 등 세계적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윤은솔은 부산·중앙음악콩쿠르 1위, 이탈리아 포스타치니 국제콩쿠르 우승 경력으로 아벨콰르텟 멤버이자 연세대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전채안은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와 ARD·모차르트 콩쿠르 입상으로 주목받으며 아레테 콰르텟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진행을 맡고 있는 음악평론가 조희창은 월간 ‘그라모폰 코리아’ 편집장과KBS 클래식 프로그램(FM·TV) 작가 등으로 활동했으며, 저서로는 ‘전설 속의 거장’, ‘베토벤의 커피’, ‘클래식이 좋다’ 등이 있으며, 서울·천안·대전 등 전국 각지의 문화기관에서 강연하며 청중에게 음악의 깊이를 전달한다. 그는 당대의 예술가를 철저하게 분석해 인문학 서적에서 볼 수 없는 톡톡 튀는 이야기에 섬세한 해설을 더하면서 곡의 이해와 감동을 배가시키고 있다. 공연은 전석 2만원이며,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상세 공연 정보 문의는 1599-4925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9

두들김의 향연 ‘난타’ 짜릿한 선물

한국 대표 넌버벌 뮤지컬 ‘난타’가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28주년을 맞이한 장수 공연이자, 스테디셀러인 ‘난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쾌하고 짜릿한 선물 같은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1997년 초연된 ‘난타’는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활용해 주방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코믹하게 풀어낸 한국 최초의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이다. 대사 없이 리듬과 표정, 몸짓만으로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며, 언어 장벽을 넘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칼과 도마, 냄비와 프라이팬 등 주방 도구들이 리듬 악기로 변신해 쉼 없는 비트와 정교한 타악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관객 참여형 ‘만두 쌓기 게임’, 전통혼례, ‘삼고무’ 같은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관객의 웃음과 박수를 자아낸다. ‘난타’는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1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공연 역사상 최다 관객을 기록한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서울 전용관과 전국 순회공연, 해외 투어를 통해 공연예술의 산업적 지속성과 예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 1999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 평점을 받고, 2003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공연 최초로 시즌 오프닝작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명성을 쌓았다. 공연팀은 시대 변화에 맞춰 음악과 장면을 세련되게 다듬어 ‘새롭고 즐거운 공연’을 만들며, 전통 리듬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언어 장벽을 넘어 해외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난타’는 비언어 퍼포먼스의 원조로서 한국 공연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1순위 공연으로 자리 잡아 글로벌 문화 교류의 대표 사례가 됐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공연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특별히 구성된 ‘연말 버전’이다. 신나는 타악의 리듬 속에 가족, 연인, 친구 모두가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연말 최고의 가족 공연으로 기대를 모은다. 화려한 타악 퍼포먼스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더해져 무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처럼 펼쳐진다. 특히 24일과 25일 양일간의 공연에서는 관객과 함께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돼 있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올해의 가장 신나는 크리스마스’를 선물할 예정이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 그리고 25일에는 오후 3시에 진행된다. 공연 문의는 수성아트피아(053-668-1800)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잊혀진 세계, 그러나 늘 존재해온 ‘우주’

경주 라우갤러리가 올해 마지막 초대전으로 오는 14일까지 서양화가 김성해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김 작가로서는 경주 지역 첫 초대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는 오랜 시간 천착해온 우주적 시공간과 자연의 숭고미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오로라, 설산, 우주 공간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김성해 작가는 “하늘 한번 바라보기 힘들 만큼 쫓기는 현대인에게 잊혀진 세계, 그러나 늘 존재해온 우주적 공간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대표작 ‘Aurora: Whispers in the Dark’(2025)는 눈 덮인 설산과 유동적인 하늘의 대비를 통해 고난과 위안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설산은 삶의 난관을 은유하지만, 그 위에 펼쳐진 오로라는 희망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작품 ‘Between Light and Void’(2025)는 추상표현주의적 기법으로 우주적 풍경을 재해석했다. 어둠 속에서 화려하게 흩어지는 색점은 ‘빈 공간과 빛의 관계’를 궁구하며 고대 원자론자들이 주장한 ‘허공의 중요성’을 시각화한다. ‘Chaos’(2023), ‘Cosmos Within’(2025), ‘Creation & Extinction’(2025) 등 대립적 개념을 융합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Chaos’는 혼돈 속 잠재된 질서의 씨앗을, ‘Cosmos Within’은 내부화된 우주의 조화를 표현한다. 특히 ‘The Galaxy’(2024)는 지상과 우주의 경계를 해체하며, ‘Whispers Beyond the Cosmos’(2025)에서는 식물적 형상 속에서 우주를 읽어내는 현대적 신비주의를 엿볼 수 있다. 전시의 백미는 낭만적 취향과 철학적 성찰의 결합이다. 대부분 작품에서 하늘 부분이 지상을 압도하며, 다채로운 색채로 물든 천상과 창백한 흑백의 지상은 “현실 너머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상징한다. 작가는 “낮이 임무를 성취하는 단계적 시간이라면, 밤은 꿈과 무의식이 도약하는 공간”이라며 ‘Into the Space’(2024)에서 소용돌이치는 우주의 에너지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전시 기간 중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김성해 작가는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의 번잡함을 잊고 우주적 스케일의 사유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해 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미술디자인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서울미협 초대작가, 대한민국 회화대전 추천 작가로, 창작예술협회, G-Art, 홍익미술협회 등 다수의 협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40여 회 이상의 단체전과 개인전을 통해 꾸준한 창작 세계를 선보이며, 서울국제대상전(2025), 대한민국 회화대전(2023·2024), 현대미술작은그림축전 등에서 수상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세계적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20일 경주문화예술의전당 공연

일본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2025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Peacefully' 가 오는 20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유키 구라모토가 올해 발표한 앨범 ‘PEACEFULLY’와 동일한 이름으로 일상 속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따뜻한 연말 공연으로 꾸며진다. 유키 구라모토는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맑고 담백한 음악 세계로 국내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무대에서는 피아노의 고요한 선율을 통해 바쁜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시간을 선사할 계획이다. 1부는 유키 구라모토의 솔로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며, 2부는 그가 애정하는 피아노 퀸텟(5중주)과 현악 사중주단의 협연으로 꾸며진다. 2부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윤, 첼리스트 배성우, 플루티스트 한지은, 그리고 클라리넷 연주자 강신일이 함께 참여한다. 유키 구라모토는 1999년부터 매년 한국을 방문하며 다양한 공연과 음반 활동을 펼치며 한국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360여 곡 중 ‘Lake Louise’, ‘Romance’, ‘Meditation’, ‘Dawn’ 등 다수의 히트곡이 드라마 OST와 광고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하다.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티켓은 티켓링크와 놀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문의전화(1688-8616)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포항시 도시재생 프로젝트···복합문화·예술공간 동빈문화창고 1969 개관

포항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탄생한 복합문화·예술공간 ‘동빈문화창고 1969’가 8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과거 어업 냉동창고로 사용되던 유휴 공간이 혁신적인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산업유산의 문화적 재해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동빈문화창고 1969는 포항 구도심에 있는 50년 역사의 수협 냉동창고를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총면적 1500㎡ 규모로 전시실, 공연장, 창작 스튜디오, 커뮤니티 라운지 등을 갖췄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연계해 추진된 이 사업은 국비를 지원받으며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개관식은 ‘Culture-ship 2025–문화의 바다로 떠나는 항해’를 주제로 열렸다. 과거 포항 수산업의 중심지였던 수협냉동창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시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상징적 순간이었다. 행사에는 수협 임직원과 문화예술계 인사, 지역 크리에이터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산업유산 보존과 문화적 재해석이 결합된 공간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개관식에서는 제막식을 시작으로 동빈내항 아카이브 전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트리오의 공연, 포항시민합창단과 꿈의무용단의 축하 무대가 펼쳐졌다. 또한 지역 창작자를 소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팝업과 시민 참여 네트워킹 프로그램 ‘문화 多수다: Culture Wave Talk’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지역문화 발전과 향후 공간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공간의 개방성과 협업을 강조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동빈문화창고1969는 산업유산이 문화유산으로 전환된 대표 사례”라며 “앞으로 해양문화 및 융복합 창제작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킬러콘텐츠 확보와 아카이브 구축, 전시·창작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빈문화창고1969는 전시·공연·행사 등이 가능한 대관 공간 2개소(다목적홀 1·2)를 운영하며 지역 문화예술 활동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는 스틸아트 작품을 기반으로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장애 전시 ‘모두의 스틸아트, 손으로 읽는 포항’이 13일까지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8

카뮈의 부조리, 청년에게 묻다, 극단 온누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3일 개막

“사람이 타인에게 올바르게 인식되기를 바란다면 스스로 누구인지를 솔직히 말해야 한다.” 카뮈의 문장처럼, 인간 존재가 마주한 부조리와 진실의 문제를 정면으로 묻는 연극이 연말 대구 무대에 오른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극단 온누리는 심리스릴러극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예술극장 온(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294)무대에 올린다. 제22회 ‘호러와 함께, 2025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공식 초청작으로, 카뮈의 첫 희곡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연출은 이국희, 출연진은 신숙희·김수정·신동우·박은솔·김선동이 무대를 이끈다. 작품은 음산한 지방 마을의 여인숙을 배경으로, 20년 만에 돌아온 아들 쟝과 그를 알아보지 못한 채 여행자라 여기는 어머니, 그리고 살기 위해 살인을 반복해온 여동생 마르타의 뒤틀린 관계를 통해 인간 존재의 모순과 허무를 그려나간다. 태양과 바다의 기억을 들려주는 손님 쟝을 제거하려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긴장 속에서, 관객은 각자가 짊어진 ‘운명의 바위’가 어디로 굴러갈지 끝내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아이러니와 마주하게 된다. 이번 작품의 기획 의도는 ‘왜 다시 시지프스인가’라는 질문으로 요약된다. 치솟는 집값, 계급 고착, 기대조차 사치가 된 오늘의 청년 세대는 ‘아무리 밀어도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앞에 둔 시지프스와 닮아 있다. 포기는 무기력이 아니라 사회가 정한 성공 기준을 따르지 않겠다는 선택이며, 이는 카뮈가 말한 ‘반항’의 출발점이다. 남이 아닌 스스로 정한 기준으로 의미를 구성해나가는 삶의 방식, 그것이 오늘의 관객에게 작품이 건네는 메시지다. 극단 온누리는 1992년 창단 이후 지역 창작극 활성화와 전문 스태프 양성에 힘써온 대표 극단이다. 대구연극제 대상 5회·연출상 6회 등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2007년에는 예술극장 온을 개관해 작품 레퍼토리 구축에 힘써왔다. 이번 신작 역시 인간 조건의 본질을 묻는 카뮈의 질문을 스릴러적 긴장감 위에 올려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국희는 “카뮈가 말한 ‘반항의 윤리’를 무대 위에 실현하고자 했다”며 “허무로 귀결되는 비극 같지만, 작품은 끝내 “살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집념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도 행복을 향해 멈추지 않는 비극적 의지, 그것이 이 연극이 관객에게 건네는 가장 깊은 울림이 아닌가 싶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08

강성태 시조시인 첫 시조집·시가 있는 칼럼집 동시 발간

“세월의 더께 속엔/켜켜이 지층 같은//시간이 박제되고 사연이 스며들어/한줄기 바람결조차/소리 되어 머무네//고색(古色)이 창연(蒼然)할수록/ 숨 막히는 아련함//심원의 절규인가/메아리쳐 맴도는데//무연(憮然)히 사그라드는/천만 갈피 실마리” - 강성태 시조 ‘옛것에 대하여’ 전문 포항의 중진 강성태 시조시인(62·사진)이 등단 31년 만에 첫 시조집 ‘그리움의 날갯짓’과 칼럼집 ‘스침과 스밈’(도서출판 신진)을 동시에 출간, 진솔하고 진중한 삶의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강성태 시인의 첫 시조집 ‘그리움의 날갯짓’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성찰한 80여 편을 담았다. 시인의 시간 인식은 과거와 현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서 비롯된다. ‘옛것에 대하여’에서는 시간의 퇴적 이미지를 통해 역사의 층위를 읽어낸다. 여기서 시간은 박제된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아난다. 또한 ‘유년의 꿈’에서는 “석양이 얼비치는 유년의 길섶”에서 피어나는 추억을 공동체적 차원으로 확장한다. 시인의 시간 인식은 또한 일상의 긍정성과 타자와의 공존으로 이어진다. ‘새소리로 여는 아침’은 “깃 터는 아침이 선물처럼 다가오는” 순간을 포착하며, 새소리의 청량함을 통해 생동하는 하루의 가능성을 노래한다. 한편 ‘동행’은 “낮은 데로 스며들어 파인 곳을 채우듯”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물 같은 흐름, 바람 같은 소통”에 빗댄다. 이는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 사상을 연상시키며, 경쟁적 이기주의를 넘어선 연대의 가치를 강조한다. 시인은 자연과 예술을 통해 시간의 이치를 배우기도 한다. ‘필화(筆花)’에서는 “뿌리로 물을 긷는 쉼 없는 작용”으로 성장하는 나무에서 생명의 순환을 읽어내고, “점과 획을 넘나드는 붓과 먹의 거친 맥박”을 통해 예술적 완성의 과정을 성찰한다. 맹문재 문학평론가는 강성태 시조의 세계를 “시간 인식의 현상학”으로 규정하며, 과거-현재-미래를 관통하는 시인의 체험적 사유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가치를 조명한다고 분석했다. 시인은 시간의 연속성과 그로 인한 기억, 꿈, 상생 등을 시적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독자에게 내밀한 성찰을 요구한다. 함께 발간된 ‘스침과 스밈’(도서출판 신진) 칼럼집은 저자가 20여 년간 경북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 300여 편 중 본문 중에 자작 시조나 인용 시가 포함된 칼럼 61편을 주제와 상황에 따라 시점 분류해 5부로 엮었다. 1부 ‘새날, 새로운 시작’ 2부 ‘시간의 결, 마음의 결’ 3부 ‘발길 닿는 대로’ 4부 ‘자연과 더불어’ 5부 ‘아름다운 매듭’ 등으로 구성하고, 말미에 칼럼집 단평을 싣기도 했다. 강성태 시인은 “43년에 이르는 기나긴 직장생활의 여정과 궤를 같이하는 문학과 예술 활동의 산실을 올 연말 포스코 정년퇴직을 기념하여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 권의 책을 펴냈다”고 밝혔다. 수필가이자 맥시조 동인인 김병래 시조시인은 “강 시인의 칼럼집을 일관하는 특징의 하나는 계절의 흐름을 시적 감성으로 열고, 삶에 대한 긍정과 희망을 전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강 시인은 지난 11월 30일 출간기념회를 가졌으며, 11월 27~30일에는 첫 시조집에 수록된 평시조·연시조·사설시조 등 30여 편을 골라 작가가 직접 붓으로 쓰고 시화작품을 포항시산림조합 숲갤러리에서 전시했다. 발간 기념 감사 이벤트로 11월 28일 갤러리 입구에서 가훈 및 덕담 붓글씨 써주기 나눔 활동도 열었다. 포항에서 40여 년간 시조와 서예 창작, 저널 활동을 해온 그는 1994년 계간 현대시조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지회 시조분과위원장과 맥시조문학회 회장·포항문인협회 회원·포항서예가협회 회장 등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7

포항문화원 “전통문화 배우며 인성 길러요”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청소년들이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2025 청소년 인성·전통문화 교육 프로그램 ‘충효교실’을 오는 20일 포항 기계 봉좌마을에서 개최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관내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6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이번 ‘충효교실’은 ‘즐겁게 배우는 전통, 자연스럽게 익히는 인성’을 주제로 다채로운 체험 활동이 진행된다. 참가 학생들은 트랙터를 타고 문화유적을 탐방하며, 전래놀이와 함께 쌀강정 만들기, 칼국수·호박전 요리 체험 등을 통해 전통 생활 문화를 직접 경험할 예정이다. 또한 전통예절 전문 강사의 ‘전통예절과 현대인의 예절’ 특강을 통해 기본 예절과 배려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특강 후에는 또래 친구들과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배운 내용을 공유하며 인성 교육의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책 속 지식이 아닌 생생한 체험을 통해 전통의 가치를 깨닫고 자기 성찰의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안전하고 즐거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포항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선착순 마감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원 홈페이지 또는 전화(054-248-3000)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7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청사 준공인가 완료

천주교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새 청사를 완공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023년 9월 26일 첫 삽을 뜬 지 약 2년 2개월 만에 결실을 맺은 이번 사업은 여러 곳에 분산돼 있던 교구청 부서를 통합해 효율적인 행정 운영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대구시 중구 남산로4길 12 교구청 내 대건관과 제2주차장 부지에 자리한 새 청사는 연면적 2만1764.57㎡, 건축면적 4421.93㎡,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지어졌다. 총 320대의 주차 공간과 함께 경당, 대·중강의실, 미디어 스튜디오, 전산 교육실 등이 갖춰졌으며, 건물 중앙에는 전시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중정이 설치됐다. 특히 지열·태양열 에너지 활용과 옥상 정원 조성으로 친환경 건축물의 가치를 높였다. 건물 외부에는 기존 대건관의 기둥을 재활용한 ‘기억의 공간’과 교구 설립 당시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돼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1911년 교구 설립 당시 초대 교구장 드망즈 주교는 국채보상운동의 주역 서상돈이 기증한 토지를 기반으로 현재의 교구청 일대를 대구 가톨릭의 요람으로 만들었다. 이후 교구청은 1964년 주교관 화재로 본관이 소실된 뒤, 1968년 새로 지은 본관을 중심으로 옛 대건중·고등학교와 효성여중·고등학교 학사를 별관·대건관·교육원으로 활용해 왔다. 건물 노후화와 사목·행정 환경 변화에 따라 대구대교구는 2018년부터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21년 8월 교구 신청사 건축본부를 설치하고 박영일 신부를 본부장으로 임명하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고, 마침내 완공에 이르렀다. 기존 본관은 리모델링을 거쳐 교구 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며, 교육원 건물은 철거 후 그 자리에 다목적홀이 건립될 계획이다. 새 청사는 교구 본부 기능을 한곳에 집약해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목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구대교구는 이를 통해 신앙과 선교를 위한 ‘열린 교구’를 지향하며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신청사 운영 초기 단계부터 문화·신앙 프로그램을 확대해 교회 본연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청사 축복식은 오는 31일 세례자 성 요한 경당에서 시작되며, 본 축복식은 내년 가을 진행될 예정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한국 천주교의 16개 교구 중 하나로, 대구시와 경상북도 남부 지역(포항시, 경주시, 구미시, 영천시, 경산시, 고령군, 성주군, 울릉군, 청도군, 칠곡군)을 관할한다. 2023년 기준 약 40만명의 신자가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6

[EBS 세계의 명화] ‘폭풍 속으로’…자유와 윤리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영혼들

EBS ‘세계의 명화’는 6일(토) 밤 10시 45분,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범죄 액션 영화 ‘폭풍 속으로’(원제: Point Break, 1991)를 방영한다. 키아누 리브스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주연을 맡아, 장르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로스앤젤레스 일대를 휩쓰는 강도 조직 ‘전직 대통령단’을 추적하는 FBI 신입 요원 조니 유타(키아누 리브스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전·현직 대통령 가면을 쓰고 흔적 없이 사라지는 이들의 행적을 좇던 유타는 동료 앤젤로 파파스와 함께 범인들이 서핑 문화와 연관됐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몰래 서핑 세계로 잠입한 그는 자유로운 영혼의 전설적 서퍼 보디(패트릭 스웨이지 분)를 만나고, 그의 매력과 철학에 이끌리며 새로운 세계에 빠져든다. 하지만 수사가 진전될수록 유타는 자신이 쫓는 강도단의 정체와 보디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보디가 상징하는 ‘해방’과 요원이 지켜야 할 ‘질서’ 사이의 충돌은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긴장을 만들어낸다. 서핑 중 등장하는 ‘파도’는 인간의 욕망과 선택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작품의 주제를 심오하게 이끈다. ‘폭풍 속으로’는 단순한 범죄 액션을 넘어 정체성, 자유, 충동, 윤리의 경계를 탐색한다. ‘왜 인간은 위험을 감수하고 극한의 감정을 추구하는가’, ‘옳은 선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두 인물의 미묘한 우정을 섬세하게 터치한다. 과장 없이 날것 그대로 연출된 총격, 추격, 잠입 액션은 당시로서는 드문 실사(實寫) 중심의 촬영 기법을 통해 강렬한 현실감을 전달한다. 키아누 리브스와 패트릭 스웨이지의 대비되는 존재감은 영화적 긴장과 정서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작품에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데뷔시절 키아누리브스의 풋풋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점도 또 하나의 재미다. 조니 유타가 보디의 죽음을 지켜보는 장면에 등장하는 “두려움이 망설임을 낳고, 망설임은 가장 끔찍한 두려움을 현실로 만든다“는 명대사로도 유명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06

미래를 알려면 과거를 돌아봐라

우리는 현재와 과거가 끊임없이 대화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영국 역사학자 E.H.카의 말처럼,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도구로 여겨진다. 최근 출간된 영국의 사회철학자이자 로먼 크르즈나릭의 신간 ‘내일을 위한 역사’(더 퀘스트)는 이러한 관점에서 응용역사의 접근법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21세기의 주요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탐색한다. 크르즈나릭은 기후위기, 불평등 심화, 민주주의 위기, 기술 독점 등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지나간 문명의 지혜 속에서 찾는다. 그는 “역사는 우리에게 과거의 위기가 어땠는지 상기시키고, 하마터면 잊힐 뻔한 다양한 사회 조직 방식을 전수하고, 현재의 불의와 권력관계의 뿌리를 드러내고, 생존과 번영을 위한 변화를 이끌 단서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민이 촉발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세 스페인의 알안달루스 왕국에서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평화롭게 공존했던 ‘콘비벤시아’ 문화를 사례로 든다. 이는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갔던 역사적 교훈을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제공한다. 또한, 현대의 무한 소비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일본 에도시대의 순환 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이는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방법을 보여준다. 소셜미디어가 빚어낸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 뉴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떠올리며, 평등하고 숙의적인 공론장을 형성했던 과거의 경험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크르즈나릭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집단 연대와 변혁적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과거의 지혜를 AI 플랫폼 협동조합 같은 오늘의 혁신과 결합함으로써 우리 문명이 위기 앞에서 ‘부러지지 않고’ ‘구부러질 수 있는’ 회복력을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과거의 성공 사례를 현재의 기술과 결합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저자는 ‘점진주의’로는 시급하고 복합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화석연료 중독을 끊기 위한 ‘멸종반란’ 운동 같은 급진적 저항 운동의 잠재력을 재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중세 에스파냐의 알안달루스에서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평화롭게 공존했던 ‘콘비벤시아’ 문화를 소개하며, 사회적 관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일본 에도시대의 순환 경제 모델을 통해 무한 소비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통해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 뉴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공론장의 재설계를 제안한다. 극우 정권의 대두와 엘리트 정치에 대한 신뢰 상실 앞에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자는 라에티아 자유국과 쿠르드족의 로자바 자치정부를 소개하며 시민의회(숙의민주주의) 도입을 촉구한다. 이는 권력을 민중에게 돌려주고, 보다 참여적이고 포용적인 정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크르즈나릭은 ‘파괴적 변화의 연결고리(Disruption Nexus)’라는 독자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조건을 설명한다. 그는 기후위기와 인구 절벽 같은 위기와 촛불 집회와 환경단체 활동 같은 사회운동, 그리고 탈성장 경제와 공동체 민주주의 같은 새로운 사상이 결합될 때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저자는 ‘위기’, ‘운동’, ‘사상’이라는 세 요소의 상호작용이 정치적 의지를 자극하고, 사회 전체가 중대한 결정의 시점에서 새로운 길을 선택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는 인류의 회복력을 구축하고 대격변을 막아내는 근본적인 기둥으로 작용하며, 우리에게 근본적인 희망을 제시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

경영의 신이 말하는 인생철학

1968년 첫 출간 이후 60여 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원제: 道をひらく·21세기북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전 완역본으로 선보인다. 이 책은 일본에서만 287판 이상을 거듭하며 누적 570만 부가 판매된 불멸의 스테디셀러로, 출간 이래 일본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누계 511만 부를 돌파하며 전후(戰後) 베스트셀러 단행본·신서 부문의 2위에 오른 바 있다. 이 책은 일본 전자 기업 파나소닉 창업자이며 정치·경제 지도자 양성 학원인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을 설립한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1894∼1989)가 경영 일선에서 직접 기록한 121편의 짧은 수필을 엮은 것으로, 일상 속 태도와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그는 “삶의 본질은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매일의 성실한 걸음에 있다”라고 말하며, 위기와 좌절을 극복하는 힘, 사람과 신뢰를 지키는 용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철학을 전한다. 대공황, 전후 패전, 오일쇼크 등 격랑의 시대에도 단 한 명의 해고 없이 회사를 지켜낸 일화는 이 책이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삶과 경영의 교과서로 읽히는 이유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존 코터 교수는 마쓰시타를 두고 “천 년에 한 번 나올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기업가의 유산을 넘어, 오늘날 혼돈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원칙으로 살아 있다.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가난한 소년이 전기기구 제작소를 창업해 오늘날 글로벌 기업 파나소닉으로 성장시킨 여정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경영과 삶의 본질을 드러내는 생생한 증언이다. “기업은 사람을 만드는 곳”이라 천명한 그의 철학은 기업을 단순히 이윤 추구의 장이 아니라 사회와 함께 번영하는 공동체로 바라보는 독창적 관점을 보여준다. 이 책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대표작이자 그의 철학과 사상의 원전으로 손꼽힌다. 그의 문장에는 삶을 헤쳐 온 생생한 체험이 배어 있으며, 실패와 좌절, 인간관계의 갈등, 조직을 운영하며 느낀 책임감과 무게를 꾸밈없이 담아냈다. 이 책의 제목에는 저자의 평생 철학이 압축돼 있다. 길을 여는 것은 외부 환경 탓을 하거나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태도와 마음가짐을 다잡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수십 년 동안 사랑받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접근성이다. 마쓰시타 특유의 말하듯 전달하는 글쓰기로 몇 페이지에 불과한 짧은 수필을 엮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덕분에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도 잠깐의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고, 필요할 때 원하는 부분만 펼쳐봐도 충분한 울림을 얻는다. 이 책은 경영자부터 사회 초년생, 가정주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주제를 다룬다. 그래서 이 책은 일본에서 국민적 고전으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에서도 리더들에게 삶의 바이블로 여겨지고 있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삶과 경영, 개인과 공동체를 아우르는 지침이다. 다시금 기본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을 제공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특히 프로라는 자각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직업이든 그 방면의 일을 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면 그 사람은 프로다. 진정으로 프로의 값어치를 하지 못하면 고객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고객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