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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모든 선 아우르는 차계남의 작품 한자리에

포항문화재단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귀비고(전시관·남구 동해면 호미로 3012)와 문화예술팩토리에서 기획전시 ‘선과 선의 우주’를 오는 29일부터 개최한다. 내년 5월 25일까지 진행되는 ‘선과 선의 우주’는 대구를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원로작가 차계남(71) 작가의 추상미술 작품을 통해 동시대 추상미술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차계남 작가의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공간의 울림을 전하는 작품 35여 점을 선보인다.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지속해 온 차 작가의 작업은 그만의 독자성으로 한국과 일본, 프랑스, 독일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특히 물성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통해 흑과 백의 최소한의 색채와 단순한 구조로 구성된 작품이지만, 작가적인 수행의 과정이 담겨 있음을 드러내고자 하는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 차 작가는 한지에 붓글씨를 쓰고, 1cm 폭으로 자른 뒤, 한 가닥씩 꼬아 노끈과 같이 만든 ‘실’을 평면에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는 기법을 지속해 왔다. 한지를 잘라 실로 만드는 작업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완성되는 작가만의 재료로써 그 질감과 부피, 촉감은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고유의 세계로 자리 잡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평면적인 종이를 꼬아 부피감을 만들고 그것을 겹겹이 쌓아 작품으로 구현해 통상적인 개념의 평면작품이 아닌 ‘평면 부조’로 재탄생시킨다. 이러한 작업 방식에 대해 차계남 작가는 “스스로 그리기에 대한 욕구를 통제하고, 무심(無心)의 상태에 들어가 수행적인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입체작품에서 평면작품까지 차계남의 작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감은 단연 검은색이다. 특히 인위적인 염색이 아닌 먹으로 쓴 붓글씨에 의해 탄생한 작품 속 검은색은 작가의 예술세계에 있어서 숙명적인 동반자이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의 상징이 됐다. 이번 전시는 포항 지역의 대표 설화에서 비롯된 ‘연오랑세오녀 신화’에서 신라의 빛을 되살린 세오녀의 비단, 즉 씨실과 날실을 이루는 선에 주목했다. 선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 신화와 현실을 연결하는 깊이 있는 사유를 제시한다. 특이한 점은 동해의 절경과 함께 귀비고 내·외부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또한, 문화예술팩토리에서도 2점의 작품을 전시해 두 공간을 연결한다. 포항문화재단 측은 “이번 전시는 모든 선을 아우르는 차계남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세오녀 비단이 지닌 귀비고의 정체성인 포용성, 회복성, 창조성의 가치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며 “신화와 현재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차계남 작가는 선과 색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예술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해 왔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1년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d’artist 원로작가 초대전’을 비롯해 2014년 봉산문화회관, 2009년 독일 아트 칼스루에, 1996년 일본 오사카 부립 현대미술센터 등이 있다. 차계남 작가는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미술과, 일본 교토시립예술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사를 수료했다. 1984년 교토 소재 갤러리 마로니에에서의 첫 초대전 이후 한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지에서 42회의 개인전, 167회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부산 시립미술관, 오사카 국립 국제미술관, 시가현립근대미술관, 교토문화 박물관 등 국내외 15개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6

포항시립미술관 ‘POMA 아카데미’ 개설

포항시립미술관(POMA)은 우리가 직면한 세계를 성찰하고 인문학적 사유를 함양하기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POMA 아카데미’를 개설한다. ‘2024 POMA 아카데미’는 ‘기후변화, 예술실천, 미래기획’을 주제로 한 ‘내일의 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시 연계 주제 전문가 초청 세미나로, 오는 12월 7일부터 21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진행된다. 1부 강연에는 김정희 대구지방기상청 기상주사를 초대해 ‘날씨와 기후변화 이해 그리고 대응’을 주제로 기상관측 및 예보부터 기후변화 현황, 미래 기후전망과 기후변화 대응에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2부 강연은 ‘기후변화 시대의 예술-우리의 안녕을 미술관에서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대전광역시 문화정책팀 강유진 학예연구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술관 안팎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예술적 실천 사례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3부 강연은 손화철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로부터 ‘기술 예보의 시대와 인간의 자리’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이 강연에서는 오늘날 인간이 기술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반추하고, 종국에는 알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보다 기획하려는 노력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POMA 아카데미’는 미술관 홈페이지(www.poma.kr)에서 강좌별 50명 선착순으로 온라인 사전접수를 받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6

한글 서예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를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한글서예’는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을 먹과 붓을 사용해 글로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지식’을 포괄한다. ‘한글서예’는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반포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이에 국한하지 않고 금석, 섬유 등 다양한 재질의 매체에 한국인의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전해져왔다. 왕실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한글로 쓴 문학작품 필사본이나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편지글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됐다. 전통적인 판본체, 궁체 외에 개인화된 필체인 민체를 통해 다양한 서체와 필법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한글서예에는 문자를 이용한 독창적 조형예술로서 다양한 서예 작품을 통해 시대별로 변화하는 미적 감각과 사회상이 담겨 있다. 이러한 예술적 의미와 기능은 최근 들어 문자 디자인의 요소가 강조된 캘리그래피 분야로도 그 저변을 확대해 가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는 우리 고유의 문자 체계 한글을 표현한다는 특징과 함께, 특유의 서체와 필법 등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로서 대표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의 국가무형유산 지정 가치에 대해 한글 창제 시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 문학작품·일상생활 실용서·서간문 등 다양한 기록물에 사용돼 민속사, 국어사, 음식사, 문화사, 서체사 분야의 연구에 기여한다는 점, 우리 고유 문자 한글을 사용해 이웃나라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필법과 정제미가 있다는 점, 현재에도 다양한 교육기관을 통해 전승되며 캘리그래피, 미디어작품, 공연 등 다양한 예술로 영역을 확장해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에 기여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다만, ‘한글서예’는 다양한 교육기관이나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현재에도 왕성하게 전승되고, 온 국민이 향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30일 간 지정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유산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6

“미리 즐기는 크리스마스 포항 꿈틀로서 함께해요”

“이번 주말 체험마켓 놀러오세요” (재)포항문화재단은 꿈틀로작가연합회와 함께 2024년 마지막‘꿈틀로 체험마켓 298놀장’을 30일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서 개최한다. ‘체험마켓 298 놀장’은 지난 2019년부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꿈틀로가 자리한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에서 ‘아트 마켓’을 컨셉으로 펼치며 예술가와 시민을 잇는 거리 예술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올해부터 능동적인 문화예술 경험과 활동적인 참여에 비중을 실어 ‘체험마켓 298 놀장’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체험마켓 298 놀장’은 참가 공모를 통해 꿈틀로 작가 외에도 외부 셀러, 일반시민까지 참여를 확대해 총 50여 개의 예술체험 및 마켓 부스와 부대행사가 펼쳐진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올해도 어쩌다 빨강’이다. 빨간색은 따뜻함이 필요한 겨울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색이며, 한 해를 보내는 시민들의 아쉬운 마음을 담아낸다. 꿈틀로 일원에서 진행되는 체험마켓은 ‘크리스마스 캔들 만들기’, ‘성탄절 종 만들기’, ‘클레이 눈사람 체험’ 등 ‘미리 크리스마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또한 문화공판장에서는 선물상자로 꾸며진 포토존과 인생네컷 사진기가 운영돼 시민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에는 꿈틀로 내 여러 문화공간에서 전시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청포도다방, 청년문화편집숍, 갤러리443 등에서 꿈틀로작가연합회전시가 진행되고, 스페이스298에서는 ‘포구다방 프로젝트’의 성과발표회가 열린다. ‘포구다방 프로젝트’는 경북 동해안에 있는 예술가 단체들이 다방 공간을 문화적 공간으로 재해석·재구성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꿈틀로작가연합회가 주도해 지역 작가들의 네트워크 확장과 기획 역량을 보여준다. 올 한해 꿈틀로는 다양한 실험적 기획전시, 신규예술인 발굴, 입주작가 창작활동 및 교류 등을 통해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했다. 내년에는 꿈틀로 아트상품개발과 브랜드가치 제고에 집중해 한 단계 더 도약할 계획이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미리 크리스마스를 경험하며 따뜻한 연말을 맞이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꿈틀로는 시민과예술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실험과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5

‘바이올린 여제’와 폴란드 대표 오케스트라의 하모니

폴란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바르소비아의 내한 공연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신포니아 바르소비아’가 2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신세대 지휘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알렉산더 리브라이히(56)가 지휘를 맡고, ‘바이올린의 여제’로 불리는 백주영(47·서울대 음대 교수)이 협연해 특별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포니아 바르소비아는 도이치그라모폰, EMI, 데카, 유니버설 등의 레이블로 300여 장의 음반을 발매했으며, 디아파종상, 에코클래식상 등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오케스트라다. 1984년에 설립돼 40년 동안 꾸준히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이 첫 번째 객원 지휘자로 발탁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동유럽 대표 작곡가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 라단조’, 루토스와프스키의 ‘작은 모음곡’, 칼라르의 ‘오바라’를 연주하며, 백주영과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Op.77’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는 베토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고금의 3대 협주곡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명곡으로 손꼽힌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알렉산더 리브라이히는 1996년 콘드라신 지휘자 콩쿠르 우승, 프라하 방송교향악단, 폴란드 방송교향악단, 뮌헨 챔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2022/23시즌부터 발렌시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아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고전 작곡가인 바흐, 모차르트부터 현대 작곡가 윤이상, 호소카와 토시오의 음반 작품을 섭렵해왔다. 시벨리우스, 파가니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최고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펜데레츠키로부터 ‘안네-소피 무터를 이을 바이올린의 여제’라는 극찬을 받았다. 2005년 서울대 음대 역사상 최연소로 교수직에 임용된 이후에도 2007년 세계 최초로 바흐와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12곡 전곡을 하루에 완주하는 등 왕성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5

문화캘린더(11월 25∼12월 1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콘서트 11월 문화가 있는 날 콘서트 More Classic (11월27일) 오후 5시30분 백조홀 │ 입장료: 지역 소상공인, 재래시장 사용 영수증 및 재사용 가능한 헌옷, 헌 책을 관람료로 대신합니다 문의: 054)840-3600 클래식 필하모니아 반대의 이끌림: 라벨과 쇼스타코비치 (11월30일) 오후 5시 웅부홀 │ 입장료: 1만원~3만원 │ 문의: 054-840-3600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오케스트라 우리꿈빛청소년오케스트라 제12회 정기공연 (11월30일) 오후 5시30분 대공연장 │ 입장료: 무료 │ 문의: 054-443-7404 구미 관내 공공기관 전시 2024 찾아가는 미술관 ‘밖으로 나온 미술3-12회차’ (11월1일~11월30일) 도개고등학교 │ 이용료: 무료 │ 문의: 054-480-4566 포항문화재단 문화예술팩토리 전시 2024 포항생활문화페스티벌 시민판 (11월20일~11월29일) 4층 아트갤러리 │ 이용료: 무료 │ 문의: 054-289-7872 봉산문화회관 연극 연극 라이어 2탄 (11월29일~12월29일) 화요일~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일요일 오후 3시 가온홀 │ 입장료: 전석 4만원 │ 문의: 1566-7897 대구콘서트하우스 리사이틀 스미노 하야토 피아노 리사이틀 (11월28일) 오후 7시30분 그랜드홀 │ 입장료: 3만원~9만원 │ 문의: 02-541-2512 독주회 제1회 김효정 가야금 독주회 ‘전통과 현대’ (11월 30일) 오후 6시 챔버홀 │ 입장료: 전석초대(무료) │ 문의: 010-4772-6152 대구문화예술회관 연극 더 드레서 (11월28일~11월30일) 목, 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2시 팔공홀 │ 입장료: 2만원~6만원 │ 문의: 053-430-7665 *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취소, 연기,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입장료는 정가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할인 금액 등은 주최즉에서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4-11-24

‘포항소재문학공모전’ 대상에 오금숙 씨

포항문인협회(회장 손창기)는 24일 ‘제16회 포항소재문학공모전’ 수상자를 발표했다. 최고상인 대상에는 오금숙(인천·사진)씨의 소설 ‘엄마의 여름’이 선정됐고, 최우수상은 △시 부문 강영빈(경산시)씨의 ‘철길 숲’△소설 부문 김인하(부산시)씨의 ‘바다에 핀 꽃’△수필 부문 정서연(부산시)씨의 ‘나는 똥꾼이다’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시 부문 김은숙(서울시), 박기준(서울시) △소설 부문 노은희(경기도 남양주시), 최현숙(경기도 고양시) △수필 부문 오금자(제주시), 정석두(포항시)씨가 입상했다. 대상 수상자 오금숙씨는 “‘엄마의 여름’처럼 고단한 인생을 살아낸 내 엄마와 가족들, 주위의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도 사람 냄새 가득한 글을 쓰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이 수여된다. 손창기 포항문인협회장은 “포항소재문학 공모전은 해맞이 고장 포항의 문화와 정신을 스토리텔링하고, 포항을 소재로 글을 씀으로써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포항을 알리겠다는 작은 마음으로 시작된 포항소재문학 공모전은 회를 거듭할수록 참여하는 인원이 크게 늘고, 자타 공인 권위 있는 공모전으로 발전해오고 있다”며 “더욱이 16회를 치르는 동안 그 성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포항 시민들조차 포항을 깊이 알지 못하는 현실에서 타 지역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정보를 수집하고, 깊이 천착하여 작품으로 승화한다는 것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모한 ‘제16회 포항소재문학공모전’에는 전국 각지에서 시 부문에 159명 462편, 소설 부문에 49명 51편, 수필 부문에 67명 147편이 응모했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7일 오후 2시 포항시평생학습원 소강당(312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4-11-24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

대도시에서 인정받는 대학교수 최덕임이 어느 날, 포항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우연히 발견한 한 권의 책에서 촉발된 조용한 폭발,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이다. 생경한 언어를 더듬으며 도착한 낯선 도시에서 최덕임은 의사이자 작가인 강윤이를 만나게 된다. ‘무심의 언어’라는 책을 발견하고 책 속의 문장에 이끌려 저자를 만나기 위해 충동적으로 포항으로 떠난 최덕임에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포항시립연극단이 제192회 정기공연 ‘형산강 랩소디’(작가 이가을, 연출 박장렬)를 오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선보인다. ‘형산강 랩소디’는 서울을 중심으로 작가, 연출자,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 온 작가 이가을의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파르칼 메르시어 장편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모티브로 한 창작 초연 작품이다. 작품은 한국의 역사와 전쟁의 기록이 담긴 ‘무심의 언어’라는 책 속의 문장에 이끌려 저자를 만나기 위해 포항으로 떠난 최덕임의 새로운 깨달음 이야기다. 그의 동생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4·19 혁명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강윤이를 만나며 흘러간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사유의 바다를 지나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익숙한 방식으로 정해진 대로만 살아가던 최덕임은 강윤이의 행보를 쫓으며 자신 안의 새로운 자아를 발견해 간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 앞에서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며 살아간 강윤이를 보며 최덕임은 흔들리는 인생에 몸을 맡기고 선택과 행동으로 이뤄나가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는다. 이가을 작가는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모티브로 ‘실존’이라는 주제를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와 두 여성 주인공의 대비를 통해 ‘삶’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경남도립극단 예술감독, 서울연극협회 회장 등을 거쳐 포항시립연극단 예술감독 겸 상임연출자로 활동 중인 박장렬 연출가는 뛰어난 작품 분석력과 섬세한 연출로 정평이 나 있다. 박장렬 상임연출자는 “단순한 도피에서 인간 내면의 탐구로 부상하는 최덕임의 여정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하는 정신과 마음을 위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는 김용화, 하지희, 김나윤, 김용운, 권수정, 장희랑, 최현아, 윤도경, 김민철, 김순남 등 포항시립연극단원 15명이 출연한다. 공연 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4

광복 80주년 기념, 조선인 강제동원 흔적을 찾아서

“광복 이후 80년이 지났지만 일본은 여전히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왜곡과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발전적인 미래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이번 일본 일주를 기획했습니다.” 도서출판 학이사는 최근 ‘조선인 강제동원 흔적을 찾아 떠난 오토바이 일본일주 - 길에서 역사를 만나다’를 펴냈다. 저자는 20년 차 현직 방송기자로, 2005년부터 KBS 대구방송총국 보도국에서 근무하는 우동윤 기자다. 저자 우동윤 기자 저자는 일제강점기 유일한 바닷길이었던 관부연락선(関釜連絡船) 항로를 따라 일본에 도착한 뒤, 한 달 동안 오토바이로 6,107km를 달리며 일본 전국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을 답사했다. 저자는 일본 내에 남아 있는 조선인 강제동원 흔적이 있는 현장을 오토바이를 타고 둘러보기로 계획을 세우고, 일본 본토 최남단인 규슈에서 최북단인 홋카이도까지 일본 곳곳에 흩어져 있는 조선인 강제동원의 흔적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답사했다. 특히, 1901년 조선인 150여 명이 동원돼 일본 철도공사 최초의 조선인 동원 사례로 알려진 구마모토현 히사츠선의 오코바역과 1909년 건설 당시 일본 최대 높이의 철도 교량으로 조선인 3천여 명이 동원됐던 효고현의 아마루베철교 등 그동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남겼다. 저자는 조선인 강제동원이 단지 전쟁 수행을 위한 일본의 만행이었다는 인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일본이 중일전쟁을 계기로 1938년 제정한 국가총동원법 이후 조선인 강제동원이 무차별적으로 자행됐기 때문에 전쟁 당시가 부각됐을 뿐, 조선인 강제동원은 1910년 불법적인 한일병합 이전부터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강제동원 현장과 위령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부록에는 답사지의 위도와 경도를 표기했다. 학이사/240쪽/1만7500원.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1-20

국립발레단, 대구서 ‘호두까기 인형’ 선보여

(재)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26일과 27일 오후 7시 30분 대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 수성아트피아가 마지막 명품 시리즈로 선보이는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시즌 스테디셀러 공연으로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두까기 인형’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명작 중 하나로,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꾸준히 전 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독일 작가 E.T.A.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쥐왕’을 원작으로 하며, 크리스마스 시즌에 벌어지는 마법과 환상의 세계를 다룬다. 여주인공 마리와 호두 왕자가 함께 마리의 꿈속에서 크리스마스 랜드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동화 원작을 바탕으로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함께 아름답게 재구성됐다. 이 작품은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발레로 자리 잡았다.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은 발레의 매력을 한층 더해주며,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은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 버전으로, 국내에서는 2000년 초연된 이후 매년 매진을 기록하는 전설적인 공연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꿈과 환상의 세계를 선사한다. 공연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시작되는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의 모험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다양한 춤과 음악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이브, 마리의 집에서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면서 시작된다.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마술과 인형을 선보이며 파티를 즐겁게 만든다. 마리는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로 받지만, 형 프리츠의 장난으로 인형이 망가지면서 슬픔에 잠긴다. 밤이 깊어지고, 마리는 망가진 인형을 걱정하며 꿈나라로 빠져든다. 꿈속에서 호두까기 인형은 병정으로 변신해 마리를 구해주고, 함께 크리스마스 랜드로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마법의 눈송이들과 함께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인형들과 만나 환상적인 경험을 나눈다. 이야기의 끝에서 마리와 왕자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며 그들의 모험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마리는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깨닫고, 호두까기 인형을 품에 안고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마리 역에 박예은, 곽화경이 출연하고, 왕자 역에는 양준영, 곽동현이 맡아 뛰어난 기량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감독 및 단장 강수진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은 1962년 창단된 최초의 직업 발레단으로, 뛰어난 무용수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9

화폭에 담아낸 서민들의 희망과 바람

가을에 잘 어울리는 작가,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의 장녀 박인숙(81) 작가가 경주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인숙 초대전’이 지난 14일부터 오는 12월 20일까지 한 달여 간 경주 라우갤러리(관장 송휘)에서 열린다. 박인숙 작가는 인천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하다 2006년 인천여중 교장을 마지막으로 정년 퇴임했다. 산수(傘壽)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군립 박수근미술관을 수시로 오가며 관객과 소통하는가 하면 매일 작업을 하며 자신의 작업에도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엔 차남인 천은규 작가, 아버지 박수근 화백의 작품과 함께 여러 지역에서 ‘3대전’을 열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 작가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작품들로 아버지의 예술적 유산을 이어나가고 있다. 회백색의 화강암 질감으로 표현되는 한국적 토속성을 살리면서도, 그 위에 서민들의 희망과 바람을 담아내는 것이 박 작가 작품의 특징이다. 특히, 2005년작 ‘그리움’에서는 아버지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따뜻한 감성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박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소녀’라는 주제를 자주 다루는데, 이는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품 속 소녀는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이는 작가 자신의 삶과 경험을 작품에 녹여내는 방식이다. 박 작가는 “그림도 나이를 먹는다”며, 자신의 작품이 세월의 흐름을 간직하며 생명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아버지를 추억하며 부친의 생전 모습을 담은 연작 시리즈 ‘그리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움에 담긴 것들은 일상의 한 컷을 담은 풍경이다. 특별한 날의 기념일이 아니라 그냥 어제도 오늘도 같았던 무수한 날 중 하나다. 소가 있고 항상 그러듯 아기를 업은 아낙이 있고 먼 산에 구릉이 눈에 잡힐 듯 다가와 있고 염소는 풀을 뜯고 있고 아낙 둘은 나물을 캔다. 빨래를 너는 아낙은 한껏 팔을 치켜올리고 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고향’, ‘속삭임’, ‘고향의 속삭임’, ‘엄마의 나라’, ‘행복’, ‘그리움’ 등 정감 넘치고 향토색 짙은 작품 20여 점을 전시한다. 송휘 라우갤러리 관장은 “박 작가의 작품은 아버지 박수근 화백의 작품과 닮았으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채와 언어를 가지고 있다. 한국적 정서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달한다”고 해석했다. 박인숙 작가는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15, 16, 17회 입상했다. 개인전 40회와 미국 뉴욕아트페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아트쇼핑 등 수백 회의 단체전을 가졌다. 현재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하철강과 인천시 교육청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9

바다·어촌 품은 詩, 목소리와 눈으로 만나다

우리 고유의 정형시 시조가 바다와 어촌 주제의 시화전·시낭송에 고스란히 담겨 그윽한 국화향기 처럼 피어났다. 포항시낭송가협회(회장 김일란)는 지난 17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양광모 시인·문학인·문화인·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맥시조문학회와 협업으로 마련한 ‘2024년 정기 시낭송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정기 시낭송 발표회는 45년 역사를 가진 경북지역의 대표적인 시조문학 단체 맥시조문학회(회장 강성태) 회원들의 바다·어촌 주제의 신작 시조 20여 편을 포항시낭송가협회 낭송가들이 시낭송·시극·시조창 등으로 각색, 발표해 감동과 웃음을 더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당일 시낭송 콘서트에서 낭송되는 시조를 맥시조회원들이 족자·액자·부채 등의 형태로 만든 시화·시서(詩書)작품이 반짝 전시돼 글과 그림으로 보여지는 시를 미리 감상하고, 나아가 육성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문학의 다양한 표현성을 연출했다. 또한 최근 발간된 맥시조문학회 동인지 맥시조 44집 ‘시들지 않는 꽃’을 관람객들에게 한 권씩 선물했다. 이번 시낭송 콘서트는 지난 7월 경북문화재단의 ‘거점형 예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맥시조문학회가 추진한 ‘포구다방_모두의 어촌여행’을 테마로 열린 시화작품을, 포항시낭송가협회 회원들이 시낭송과 시극으로 낭송·합송하고, 맥시조의 시화전으로도 보여줘 시낭송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한편, 700여 년의 명맥을 잇는 민족시 시조의 활성화와 저변확대에 일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낭송 콘서트는 이정자 국악인 등의 ‘배 띄워라’민요창으로 흥겹게 시작돼 시낭송 본 공연, 축하연주 등으로 열렸다. ‘바다로 오세요·바다의 속삭임·바닷가 사람들·바닷가 이야기’ 등 4부로 구성해 바다의 낭만과 바닷가 사람들의 삶과 의지, 꿈과 미래의 내용이 담긴 시조를 낭송·합송·시조창·나레이션을 곁들인 시극 등으로 다채롭게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깜짝 손님’으로 등장한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를 맑고 차분한 음조로 담담히 낭송해 관객들로부터 큰 갈채와 환호를 받았다. 포항시낭송가협회 김일란 회장은 “맥시조문학회와 함께하는 시낭송 콘서트가 시민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시의 은유와 낭송의 묘미를 목소리의 예술로 정성껏 피워 시낭송이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고 사랑이 되어 소소한 감동과 힐링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4-11-19

“전막 오페라, 한층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기세요”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4년 마지막 콘서트 시리즈 ‘프리마 델라 프리마(Ⅴ.라 보엠)’를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 극장에서 공연한다. 이탈리아어로 ‘처음에 앞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프리마 델라 프리마’는 전문가의 작품 해설과 연출가의 대담,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을 연주하는 공연이다. 전막 오페라를 한층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12월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공연을 앞두고 오페라 평론가 손수연의 해설과 2024년 초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소속의 신인 성악가들의 목소리로 작품을 만들었다. 마페이(Ma Pei), 한승엽, 박예솔, 황준원이 참여해 ‘라 보엠’의 주요 아리아들을 노래하며, 끝 무렵에는 연출가 표현진의 대담을 통해 연출 의도 및 관람 포인트를 설명하며 관객들의 작품 이해를 돕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관장은 “‘프리마 델라 프리마’ 공연은 오페라 애호가와 초보 오페라 관객에게 유익한 경험이 되고 있다. 이번 오페라 ‘라 보엠’을 앞두고 펼쳐지는 ‘프리마 델라 프리마’ 공연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8

“아라예술촌 작가들의 ‘결실’ 보러 오이소”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예술인 창작촌인 구룡포 아라예술촌 3기 입주작가들이 지난 2년 동안 진행한 ‘결실’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복합문화공간 문화예술팩토리(북구 동빈1가 90)에서 아라예술촌 입주작가 5명의 창작 성과를 선보이는 결과보고 전시‘아라, Check-out’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3년 아라예술촌에 입주한 김민석, 김시준, 문수산나, 표부길, 하현하 등 5명의 작가가 2년간의 창작 활동을 통해 완성한 37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 작가들은 구룡포와 아라예술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표현했다. 김민석 작가는 ‘time of, time in Guryongpo’라는 작품을 통해 구룡포에서 보낸 시간의 기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김시준 작가는 ‘눈으로 맛을 느끼다’를 통해 경주 고대 유물인 토우와 토종견 동경이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조형물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문수산나 작가는 ‘복을 부르는 구룡포’에서 전통적인 민화 기법을 활용하여, 구룡포에서 얻은 영감과 위안을 풍경화로 표현한다. 표부길 작가는 ‘스쳐 지나가기’를 통해 구룡포에서의 시간 동안 접촉한 모든 의미와 가치를 회화적으로 소개한다. 하현하 작가는 ‘문(moon)틈사이’를 통해 아라예술촌에서 본 달을 영감으로 표현한 도예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아라예술촌은 과거 구룡포 동부초등학교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들어진 문화공간으로 지난 2015년 조성된 이후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4-11-18

글과 사진은 오랜 벗… 나 자신의 ‘삶의 바탕’

김철순 시인 “녹슨 이빨 사이/낡은 혀가/누군가를 기다린다/한 때/여인숙이란 여자가 살았다”- 김철순 시 ‘송도에서’ 포항 지역을 중심으로 사진작가, 시인으로 활동하는 김철순(70) 시인이 첫 디카시집 ‘푸른 악보’를 펴냈다. 도서출판 작가의 한국 디카시 대표시선 22번으로 출간된 이번 시집은 ‘쓸쓸함이 내 뒤로 숨었다’, ‘마음에 오래 머물던 사람이 있다’, ‘아무도 안부를 묻지 않았다’, ‘채우지 못하고 멈췄다’ 등 모두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총 60편의 디카시가 담겨있다. 디카시란 디지털 카메라(Digital Camera)와 시(詩)를 합친 말로, 디지털 카메라로 자연과 풍경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해 찍은 이미지와 시를 결합한 장르다 김철순 시인의 디카시는 ‘사진 한 장만으로도 수백 마디의 언술을 제어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디카시 창작의 원천적인 힘이자 시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표제시부터 심상치 않은 그의 사진과 언술의 포착은 이 한 권의 디카시집을 단숨에 읽게 만든다. 김철순 시인은 사진이 글로 옮겨지고 글이 사진으로 남았다며, 글과 사진은 자신의 오랜 벗이기에 지금도 자신의 ‘삶의 바탕’이라고 전했다. 김 시인은 우리의 삶은 속절없이 솟구쳐 오를 때도 흔들릴 때도 많았지만, 천천히 멈추어야 했고, 그곳이 바로 우리의 자리였음을 안다고 말한다. 드라마 같은 우리의 인생을 단 한 편의 짧은 디카시로 녹여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골목마다 흔하디흔하게 피어나는 명자꽃을 보며, 가난했던 유년의 뜰에서 마주했던 명자를 떠올리기도 한다. 환하게 피어나는 명자꽃 꽃망울을 바라보며, “나 대신” 장독 뒤에서, 담벼락에서 숨어서 울고 있었을 ‘명자’를 만나다니,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슬프고도 아름답다. 그의 디카시집을 펼치면 “한 때 여인숙이란 여자가 살았던”(‘송도에서’) 포항의 옛 명사십리 송도와 “흙벽에 빗금 친 외상장부/술값”(‘까막눈 주모-삼강주막’)을 만난다. 흙벽에 빗금 친 외상장부 술값을 다 받았을지 궁금했던 까막눈 주모가 운영했던 삼강주막과 별을 퍼 올렸던 두레박, 마음에 오래 머물던 사람과 닫힌 문을 두드리던 제비꽃 등의 모습이 펼쳐진다. 경북 청도 출생인 김 시인은 1979년 포항에 정착해 1996년 사진과 문학에 입문했으며, 2010년 개인 사진전 ‘한옥’을 열었고, 2020년 산문집 ‘소리를 갈아타다’를 펴냈다. /윤희정기자

2024-11-18

사라 장, 연말 경주서 감동의 무대 펼친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44·한국명 장영주)이 경주에서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리사이틀 무대를 펼친다.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이 오는 12월 21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개최된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 프리미어 공연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사라 장이 5년 만에 국내에서 선보이는 무대다.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은 사라 장은 1990년 만 8세의 나이로 거장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듬해에는 음반회사 EMI 역사상 ‘최연소 음반 녹음’, 1992년 전도 유망한 연주자에게 수여하는‘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Avery Fisher Career Grant)’를 최연소 수상했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하며 탁월한 기교와 깊이 있는 음악적 해석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과 2022년 한국 투어에서는 전 도시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이번 경주예술의전당 리사이틀에서는 클래식 명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한국 팬들이 선호하는 곡과 사라 장의 강렬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브람스의 ‘F-A-E 소나타’ 중 ‘스케르초 다단조’와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다단조’, 그리고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라장조’를 연주한다. 이번 공연에는 이차크 펄만, 레이 첸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협연해온 미국인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가 함께한다. (재)경주문화재단 주낙영 이사장은 “내년 한수원 문화후원사업 1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연말 경주시민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8

경북콘진원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은 경북도, 안동시와 함께 안동의 역사적 설화를 소재로 한 안동시 브랜드웹툰 ‘여랑당’을 19일 카카오페이지서 선보인다. 안동시 용상동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 ‘공민왕과 여랑’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고려 말 혼란의 시기를 배경으로 감동적인 사랑 얘기를 담았다. 주요 내용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왔다가 사랑하게 된 여랑이 그의 곁에서 헌신하며 생명을 구한 이야기다. 공민왕은 그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안동 용산동에 당집을 세우고 이를 ‘여랑당’이라고 불렀으며, 이후 안동 부사는 매년 정월 열 나흗날 밤에 제를 지내게 됐다고 한다. 이 내용을 모티브로 한 웹툰 ‘여랑당’은 공민왕과 여랑, 여랑을 사랑한 호위무사 무연의 운명적 이야기를 얼개로 펼쳐진다. 작품 속 여랑은 안동 백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강인한 인물이며, 무연은 그녀를 향한 깊은 사랑과 충성심으로 충만한 인물리다. 두 사람의 사랑은 고려와 현대를 넘나드는 환생 스토리로 애틋하게 다가온다. 총 6화 분량의 이번 웹툰은 글 조윤서, 그림 글리 작가가 맡았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독자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며 안동시 지역 브랜드 홍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안동의 설화를 재해석한 웹툰 ‘여랑당’이 안동시의 전통과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웹툰을 시작으로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 지역의 매력을 국내외로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8

공연·전시계 소식

안동 국립극단 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11월 21일 오전 10시 30분, 11월 22일 오후 7시30분) 초연 당시 관객들의 열혈한 매진사례를 기록한 가장 낭만적이고 경쾌한 사랑이야기가 안동에서 펼쳐진다. 진정한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서로의 진짜 모습을 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제 막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에게 낭만활극을 무료로 선사한다. 안동 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 입장료: 1만원~2만원(수능생 무료-증빙자료 지참) │ 문의: 054-840-3600 포항 포항시립연극단 제192회 정기공연 ‘형산강 랩소디’ (11월 28일~12월 1일 목·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 ‘강윤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통하여 기억되지 않은 조용히 사라진 삶들을 떠올린다. 6·25 전쟁과 4·19 혁명. 커다란 역사의 흐름 앞에서 하염없이 요동치며 살았던 윤이와 그에 비해 잔잔하고 형산강 같은 자신의 삶을 비춰 보는 대학교수 덕임. 박장렬 포항시립연극단 예술감독과 이가을 작가의 창작초연극이다. 포항시청 대잠홀 │ 입장료: 전석 5000원 │ 문의:054-270-5483 김천 김천시립합창단 제36회 정기연주회 ‘변진섭과 함께하는 영화음악가요 콘서트’ (11월 28일 오후 7시30분) 김천시립합창단은 2001년 김천문화예술회관 개관과 함께 60여명의 전문 성악인으로 창단되었다. 이태원 예술감독지휘자와 변진섭의 특별출연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시립율곡도서관 율곡홀 │ 입장료: 전석무료 │ 문의: 054-420-7827 대구 유리상자-아트스타Ⅳ 김경렬展(10월 11일~12월 22일.※매주 월요일 전시 없음) 봉산문화회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김경렬 작가는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를 전시한다. 진정한 나를 위한 삶은 어떤 것이 있을지 찾아가며 소통하는 시민참여형 전시이다. 각자의 소망을 적은 나뭇잎을 참여자 간 공유한다. 김경렬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을 밝게 바라보고 나아가자는 긍정의 메시지가 관람객에게 닿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대구 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 │ 입장료: 무료 │ 문의: 053-422-6280 /박정은 객원기자

2024-11-17

눈과 귀로 만나는 ‘AI와 클래식’ 앙상블

인공지능(AI) 기술이 예술 분야에서도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가운데, 오는 28일 오후 7시 한동대학교 효암 채플에서는 ‘Promenade in AI(인공지능 산책)’라는 특별한 클래식 연주회가 열린다. AI와 클래식 음악 융합을 선보이는 이 연주회는 인공지능 기술이 만들어내는 동화 같은 스토리텔링과 그림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경험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에는 포항예술고등학교에 출강하며 음악감독 및 피아니스트로 활약 중인 박현주 피아니스트가 출연한다. 그녀는 프랑스 낭만주의 작곡가 생상스(1835~1921)의 대표작 ‘동물의 사육제’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특별한 무대로 연출할 예정이다. 각 악장마다 AI가 생성한 독창적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며, 스토리와 함께 AI가 그린 그림이 화면에 상영된다. 이후 박현주 피아니스트와 객원 피아니스트 이은총이 한 대의 피아노로 14개 전 악장을 4Hands로 연주하며, 청중에게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풍성한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동물의 사육제’는 생상스가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휴가를 보내며 쓴 곡으로서, 풍부한 상상력과 번뜩이는 기지로 완성한 관현악 모음곡이다. 흥겨운 축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이 작품은 모두 14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각 동물의 특징을 흥미롭게 표현했다. 박현주 피아니스트는 서울 선화예고와 숙명여대를 실기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석·박사 전 과정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마친 실력파 연주자다. 피츠버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듀케인 대학교에서 Staff Pianist로 활동했다. 객원 피아니스트 이은총은 연세대, 맨해튼 음악대학, 미네소타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대구예술대학교와 포항예술고를 비롯한 여러 예술기관에서 강의하며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해 10월 조지 크럼의 천체 역학, 마크로코스모스 4와 드뷔시의 바다를 국내 초연으로 선보이며 포항의 철강산업과 바다의 이미지를 음악과 시각적 연출로 연결해 깊은 인상을 남긴 박현주 피아니스트의 기획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박현주 피아니스트는 “이번 음악회는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각적 예술과 이야기로 음악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AI가 들려주는 스토리와 그림이 연주와 결합해 청중에게 다면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한편, 클래식 음악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혁신적 요소를 더해 신선한 예술적 감동을 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연주회는 2024 문화도시 조성 사업 및 2024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추진되며, 한동대학교의 후원으로 개최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7

고희 맞은 초교 동창들, 인생 이야기 수필에 담아

경북 포항의 흥해초등학교 57회 동기생 57명이 최근 자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이색 수필집 ‘곡강이 굽이쳐서’를 출판했다. 이 수필집에는 초등학교 졸업 후 반세기가 지나 고희를 맞이한 동기생들이 바쁜 청장년기를 보낸 후, 추억의 공간으로 돌아와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수필집 발간을 위해 2년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쳤으며, 원고 수집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동기생 대부분이 책에 인쇄될 글을 처음 쓰는 데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내며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20세기 중반과 21세기 초반을 살아온 이들의 서사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역사와 함께 개인의 성장과 아픔을 진솔하게 그려 내고 있다. 또한, 70세에 가까운 나이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추억과 아픔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자기 고백적 글들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수필집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가 16일 오후 6시 포항 서밋 컨벤션 1층 대서양 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동기생들과 가족, 친지들이 모여 수필집 출간을 축하하고 서로의 우정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흥해 초등학교 57회 동기생들은 “이번 수필집 출간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광복과 더불어 탄생한 신생 조국과 ‘절대빈곤’이라는 지독한 가난을 함께 물려받은, 곧 뒤이은 한국전쟁을 맨몸으로 살아온 우리 부모님의 세대의 아들과 딸들이 바로 우리”라며 “수필집에는 세상의 폭풍우에 쉽사리 무릎 꿇지 않고 온몸으로 맞서 싸운 역전의 용사들 이야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7

사회를 위협하는 사상의 그림자 ‘극단주의’

신간 ‘극단주의’(필로소픽)는 극단주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형성되고 폭력적으로 극단화돼 사회를 위협하는 운동으로 발전하는지를 분석한 극단주의 개념 입문서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테러·극단주의·대테러 센터 CETC’ 선임 연구원인 저자 J.M.버거는 극단주의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MIT 필수 지식 시리즈’로서 간결하고 흥미진진하게 쓰인 이 책은 ‘최초의 제노사이드’인 고대 로마의 카르타고 파괴에서 현대의 지하디즘과 백인 우월주의까지, 역사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사회 정체성 이론으로 분석해 설명한다. 극단주의 운동들이 세계 도처에서 기세등등하게 준동하는 상황에서 극단주의에 대한 올바른 정의의 실패가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극단주의 운동 및 테러리즘 전문가인 버거는 극단주의가 특정 종교, 인종,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 이래 인류를 괴롭혀 온 문제로 인간 본성에 뿌리박힌 ‘우리 대 그들(내집단과 외집단)’이라는 정체성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저자는 극단주의의 파멸적 결과를 막기 위해 극단주의를 있는 그대로, 인간 사회의 영속적 부분으로 이해하고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인간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극단주의가 존재하며 그 수단은 폭력 외에도 언어적 공격과 폄훼, 차별 행위, 더 심하게 나가면 집단학살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극단주의가 존재함에도 우리는 폭력을 수단으로 삼는 극단주의에만 주목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문제는 이런 접근 방법이 극단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방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극단주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된 정의조차 못 한 채 수억 달러를 쏟아붓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을 개탄하면서, 체계적이고 간결한 정의를 통해 극단주의의 본질을 규명하려고 시도한다. 저자는 사회 정체성 이론을 빌려와 극단주의를 정의한다. ‘내집단’의 성공이나 생존이 외집단을 겨냥한 적대 행위의 요구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신념이 극단주의라는 것이다. 저자는 내집단과 외집단이라는 틀을 기반으로 내집단의 정체성을 정당화하는 행위가 어떻게 외집단에게 폭력을 가하는 방식으로까지 전개되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태생부터 폭력을 표방하는 극단주의는 드물며, 극단주의는 고정적인 정착점이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고 말한다. 다만 적대 행위 중 폭력이 가장 극적인 표출방식이기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분석 중 단연 돋보이는 점은 극단주의 위기 서사와 극단화 과정의 방정식을 밝혀낸 것이다. 우등한 내집단이 열등한 외집단에 의해 오염돼 타락하고 있다는 불순함, 우등이 열등에 밀리는 현상은 모종의 세력 때문이라는 음모론, 부패한 권력이 외집단을 옹호하고 내집단을 억압한다는 디스토피아, 내집단의 존속이 위태롭다는 실존적 위협, 내집단을 모함한 이 세계가 모두 파멸하거나 혹은 최후의 전쟁을 통해 유토피아가 완성된다는 종말론으로 이어지는 내집단의 위기 서사는 이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목된 외집단에 대해 해법, 즉 적대 행위를 정당화한다. 작가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는 극단주의를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여러 집단을 가로질러 나타나는, 인간 사회의 영속적 부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4

현재는 과거보다 무지하지 않을까?

모든 시대는 자신들의 시대가 이전 시대보다 지식이 더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은 중세 시대를 암흑의 시대로 보았고,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미신을 이성으로 쓸어버리려고 노력했으며, 근대 국가는 무지(無知)라는 거인을 없애려 했다. 하지만 그리고 오늘날 인터넷 시대에 우리는 정말 과거 인류보다 덜 무지한 걸까? ‘문화 혼종성’, ‘폴리매스’, ‘지식의 사회사’ 등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독자를 사로잡았던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종신 석학교수 피터 버크가 인류의 무지 역사를 탐구하는 새로운 책 ‘무지의 역사’(한국경제신문)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종교와 과학, 전쟁과 정치, 비즈니스와 재난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무지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특히 과거 흑사병부터 현재 기후 변화에 이르기까지 무지를 다양한 역사적 맥락에서 다루며, 각 시대와 사회에서 무지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됐으며 심지어는 특정 목적을 위해 활용됐는지 설명한다. 무지는 전염병에서 전쟁과 기근, 제국의 붕괴에서 금융 시스템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으며, 인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지는 대중의 지식 부재가 원인인 것도 있지만, 지배 계급이 대중을 통제하거나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왜곡한 사례도 수없이 많다. 피터 버크는 이와 관련해 풍부한 사례를 들며 지적 여정을 진행해 간다. 1부에서는 무지의 개념 정의와 무지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살펴보고, 종교와 과학, 지리학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2부에서는 전쟁, 비즈니스, 정치를 비롯해 환경, 기후, 산업 전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무지의 근본적인 역할과 결과에 초점을 맞춘다. 과거에 개인이 무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사회에 유통되는 정보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일부 지식은 필사본에 기록돼 숨겨졌고, 교회나 국가의 공개 거부로 지금까지 감춰져 있는 경우도 있다. 오늘날에는 정보의 홍수 속에 개인은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할 수 없게 되는데, 이런 상태를 ‘필터링 실패’라고도 한다. 결국 정보화 시대는 지식 못지않게 무지도 확산시키고 있다. 피터 버크는 모든 시대가 무지의 시대라고 해야 겸손할 뿐 아니라 정확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음의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지난 두 세기 동안 눈부시게 성장한 집단 지식이 대다수 개인의 지식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개인은 자신의 조상보다 조금 더 알 뿐이다. 둘째, 새로운 지식이 확산되면 다른 지식은 사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적 언어 습득이 증가함에 따라 다른 언어의 소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7000여 개에 달하는 지구촌 언어 중 50~90퍼센트는 2100년 이전에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지역에 사는 부족처럼 소규모 부족의 노인들이 죽으면 구전되던 언어와 지혜가 그들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셋째, 최근 수십 년 동안 정보의 양이 급속하게 늘기는 했지만, 이는 엄연히 지식의 증가와는 다르다. 지식 증가는 정보와 달리 검증, 소화, 분류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지에 대해 막연했던 우리의 인식을 확장시키고, 지식의 본질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한다. 또한 과거의 무지가 오늘날 우리 사회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며, 새로운 지식과 함께 발생할 새로운 무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철학적인 고찰을 제공한다. /윤희정기자

2024-11-14

일본이 겪은 주요 경제 위기들30년 경험·회복 과정 고스란히

2023년 일본은 25년 만에 연간 경제 성장률에서 한국을 추월하고, 2024년 7월에는 주가 최고점으로 30년 장기 침체를 빠져나왔다. 반면 한국은 경제 성장률 추락, 부동산 버블, 세계 4위 수준인 GDP 대비 가계부채율,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심각한 압력에 직면해 마치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입을 연상케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9년 동안 중앙은행가로 일하면서 일본의 고도성장기와 경기 침체를 모두 경험한 전 일본은행 총재 시라카와 마사아키의 회고록 ‘잃어버린 30년’(부키)이 출간됐다. 이 책은 미래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일 간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한 이 민감한 시점에 일본이 지나온 길과 한국이 놓인 상황 그리고 앞으로 돌파해야 할 사회적 과제를 꼼꼼하게 대조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 국가의 경제가 각 주체의 행위, 정책, 사회 분위기라는 다면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어떻게 도저하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는 역작이다. 저자는 일본은행 총재로 재직하면서 한 국가의 경제가 직면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난을 맞닥뜨렸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부채 위기, 2011년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힌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담담하게 전한다. 무엇보다 금융 완화,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개입이나 금융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은 위기의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기업의 끊임없는 구조와 체질 개선, 기술 혁신 등 경제 주체의 노력, 그리고 인구 감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 인구는 1995년 정점을 찍은 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저자는 “총재 개임 기간 중 줄어든 생산가능인구는 320만 명에 달했는데 매년 전체 인구의 0.8%인 70만 명씩 감소한 것은 의심의 여지없는 경제적 역풍이었다”고 말한다. 중앙은행가로서의 경험과 경제학자로서의 신중한 성찰을 동시에 제공하는 저자의 시각은 오늘날 한국 경제와 사회를 돌아보는 데 매우 유용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4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감동의 무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Sarah Chang, 장영주) 단독 리사이틀이 12월 21일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 프리미어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은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라 장의 5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사라 장은 1989년 8살에 뉴욕 필하모닉과 데뷔 무대를 가져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 연주자로서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그리고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해오고 있으며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이하는 바이올린계 최고의 스타다. 이번 공연은 한국 팬들이 선호하는 곡과 사라 장 특유의 강렬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브람스의 'F-A-E 소나타' 중 '스케르초 다단조'와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 다단조', 그리고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라장조'를 연주한다. 이차크 펄만, 레이 첸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협연해 온 미국인 피아니스트 홀리오 엘리잘데의 강렬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한다. (재)경주문화재단 주낙영 이사장은 “내년 한수원문화후원사업 10주년을 맞이하여 세계적인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공연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며 “특히 2025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연말 경주시민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 티켓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 또는 문의전화(1588-49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4

포항시향, 정기연주회 ‘첼로 그리고 가을!’ 14일 공연

첼로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14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10회 정기연주회 ‘첼로 그리고 가을!’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웅 포항시향 상임지휘자와 첼리스트 강승민이 협연해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72의 2 Op.72 No.2’,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드보르작‘슬라브 무곡 72의 2 Op.72 No.2’는 슬라브 민족의 민속적인 요소와 유럽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결합한 작품으로,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리듬이 특징이다. 총 8곡으로 구성된 슬라브 무곡 중에서도 특히 인기 있는 곡 중 하나다.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 Op.107’은 쇼스타코비치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며, 첼로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다. 첼로와 오케스트라의 조화로운 연주가 돋보이며, 특히 2악장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매우 아름답다.  드보르작‘교향곡 8번 Op.88’은 드보르작의 9개 교향곡 중 마지막 작품으로, 그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보헤미아의 자연과 민족성을 담고 있으며, 특히 4악장의 웅장한 마무리가 인상적이다. 몰입감 있는 연주와 비르투오적인 기교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강승민은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 가스파르 카사도 국제 첼로 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 콩쿠르 특별상 등 국제무대에서 뛰어난 연주력을 인정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4

이재순 시인 동시집 ‘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 펴내

“이재순은 설화와 신화 요소를 접목하여 광활한 심상(心想)을 펼쳐 보입니다. 소재의 외연을 확대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이재순 시인의 시적(詩的) 접근은 주변의 모든 사물과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합니다.” 경북 안동 출신 이재순 시인이 8번째 동시집 ‘티슈, 손 내밀고 있는 하얀 손수건’을 펴냈다. 이 작품집은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재치 있는 발상으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자연이 그린 그림책’, ‘모퉁이 마음’, ‘나비의 몸무게는 얼마나 될까’, ‘가을은 햇살도 바쁘다’ 총 4부로 구성된 동시집은 이재순 시인만의 섬세한 시선과 감성이 돋보인다. 이재순 시인은 동시집 ‘발을 잃어버린 신’으로 박화목아동문학상(2022)을, ‘나비 도서관’으로 김영일아동문학상(2023)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마음 문 열기’로 방정환문학상(2023)과 금복문화상(2023)을 수상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안동 도산에서 태어난 이재순 시인은 1991년 월간 ‘한국시’ 동시 부문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2017년 ‘한국동시조’ 신인상, 2022년 ‘월간문학’ 시 부문 신인작품상에 당선됐다. 저서로는 ‘별이 뜨는 교실’, ‘큰일 날 뻔했다’, ‘집으로 가는 길’, ‘나비 도서관’, ‘발을 잃어버린 신’, ‘마음 문 열기’, 동시조집 ‘귀가 밝은 지팡이’ 등이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1-13

"MZ세대들이 도전한 전통 기록문화의 무한한 가능성"

“MZ세대, 전통 기록문화의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제10회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을 열고 최종 프로모션 과정을 거쳐 수상작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시대 일기류를 바탕으로 구축한 스토리테마파크(story.ugyo.net)에서 소개하고 있는 전통 기록 자료를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뮤지컬 등 사업화가 가능한 콘텐츠 기획안을 심사한다. 최종 후보작은 전문가 지도를 받아 심화할 기회를 얻는다.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의 대학생 및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47개 대학, 48개 팀이 참여했으며,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8개 팀이 선발됐다. 이후 이들 8개 팀은 약 5개월 동안 각 분야의 전문가 멘토와 매칭돼 작품 시나리오와 기획안을 보완했고, 지난 9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H-스테이지 소극장에서 열린 최종 심사 프로모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1개 팀, 한국국학진흥원장상 1개 팀, 우수상 2개 팀, 장려상 4개 팀이 선정됐다. 대상은 한양여대 웹툰과 학생들로 구성된 ‘소세지팀’(박소연, 권세림, 최지원)이 차지했으며, 이 팀은 ‘오작오작’이라는 웹툰 기획안을 통해, 조선 시대의 의료 문제와 현대 의학을 연결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문화체육부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웹툰에 대해 각 에피소드에 녹여낸 전통 기록문화 활용도와 작화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했다. 최우수상은 한신대 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로 이뤄진 ‘태.진.아팀’의 웹툰 기획안 ‘계추: 당신은 나의 동반자’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가족을 잃은 조선 무관 노상추와 그의 반려 비둘기 계추의 이야기를 그려냈으며, 작고 사소한 일상에 주목했다는 점과 함께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우수상은 2개 팀으로 ‘생로병사의 비밀팀’의 게임 ‘륜: 조선 악귀 퇴치사’와 ‘작전명 청춘팀’의 축제 ‘광화(光華):사행역사축전’이 수상했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대학생 공모전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며 우리의 전통 기록문화가 K-컬처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