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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첼리스트 박유신, 앨범 ‘겨울나그네’ 발매기념 리사이틀

“성문 앞 우물가에/서 있는 보리수/나는 그 그늘에서/수많은 달콤한 꿈을 꾸었네./그대의 단단한 껍질 위에/수많은 사랑의 말을 새기고/기쁠 때나 슬플 때나/나는 항상 그를 찾았네/오늘도 그곳을 지나가야 했네….”-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 국내외 무대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포항 출신의 첼리스트 박유신이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담은 세 번째 정규 앨범 ‘겨울 나그네(Winterreise)’를 지난 4일 발매했다. 박유신은 첫 정식음반 ‘시인의 사랑(Dichterliebe)’과 두 번째 정식음반 ‘백야(White Night)’에서 국내 최초 첼로로 녹음 및 연주되는 작품들을 발굴하고 첼로 레퍼토리의 스펙트럼을 넓혀 왔다. 이번 음반 역시 마찬가지로, 소속사 목프로덕션은 한국에서 첼로로 연주한 ‘겨울나그네’ 음반이 메이저 레이블로 발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박유신은 “첼리스트가 기존의 첼로 레퍼토리를 잘 연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의미 있는 ‘나만의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슈베르트의 가곡을 연주했다”고 음반 발매 취지를 밝혔다. 박유신이 연가곡 걸작을 첼로로 연주해 음반으로 내놓기는 첫 번째 정식음반 ‘시인의 사랑’ 이후 두 번째다. 박유신은 슈베르트가 빌헬름 뮐러의 시를 음악으로 풀어낸 ‘겨울나그네’ 24곡 전곡을 수록했다. ‘겨울나그네’는 요절한 슈베르트가 죽기 1년 전에 작곡한 작품으로, 삶의 마지막에서 느낀 사랑과 고독, 삶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사색을 표현했다.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나그네의 감정과 사유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세상에서 버림받은 나그네의 정처 없는 방랑의 여정을 함께 걷게 한다. 박유신은 이 작품 속 미묘한 감정의 결을 첼로의 따뜻하고 풍부한 음색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독일 뤼벡 국립음악대학의 교수이자 리트(독일 가곡) 전문 피아니스트로도 정평이 난 플로리안 울리히가 2022년 박유신의 첫 데뷔 앨범 ‘Dichterliebe’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음반은 지난해 11월 11~13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녹음됐다. 박유신은 음반 발매를 기념해 전국 4개 도시에서 공연을 한다. 8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공연을 마쳤고, 11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8일 인천동구문화체육센터에서 공연한다. 박유신은 2017년 드레스덴 국립음대 실내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2018년 레오시 야나체크 국제 콩쿠르와 안톤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첼리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또한, 2015년 브람스 국제 콩쿠르에서는 2위와 더불어 특별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박유신은 다양한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남서독 필하모닉, 에어츠게비어기셰 필하모니아우에, 러시아 국립발레단 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등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널리 알렸다. 또한, 2022년에는 데뷔 음반 ‘Dichterliebe’가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국내 최초로 첼로로 녹음하고 연주해 큰 화제를 모았다. 같은 해 발매된 두 번째 음반 ‘White Night’에서는 미야스코프스키 ‘첼로 소나타 1번’, 라흐마니노프 ‘두 개의 소품’을 역시 국내 최초로 첼로로 녹음해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박유신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아카데미 소속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함께 작업하며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는 어텀실내악페스티벌과 포항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활약하며 국내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한양대, 경희대, 이화여대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0

대구 젊은 음악 인재들 클래식 아름다움 펼친다

대구시와 대구 청년클래식음악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2024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 대학 페스티벌’이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2016년에 시작된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대표 윤선진, 예술감독 서주희)는 해마다 짜임새있는 공연으로 대구의 젊은 연주자들을 소개하고 클래식 감동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있다. 올해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는 2022년에 이어 ‘경계를 넘어II’라는 주제로 사흘간의 페스티벌을 이어간다. 특히 올해는 미래의 대구-경북 음악계를 이끌어갈 재능과 열정 넘치는 대학생들이 그 중심을 이룰 예정이다. 경북대, 대구가톨릭대, 안동대 예술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이 참여한다. 이번 연주를 통해 모차르트의 실내악곡과 오페라 ‘Cosi fan tutte’ 부터 2024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 위촉작곡가 오세린의 피아노 솔로 작품까지 클래식 음악 전 시대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시대와 경계를 넘어 클래식 음악이 가지고 있는 넓은 가능성과 스펙트럼을 관객여러분께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과 성악가들이 참여해 다채로운 클래식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앙상블 멜로디 브리앙이 특별 출연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행사 일정 및 장소는 다음과 같다. ▶11일(수):비원 뮤직홀, 오후 7시 30분 ▶13일(금): 한영 아트센터, 오후 7시 30분 ▶14일(토): 문경 슈필라움, 오후 5시. 티켓 가격은 전석 5천 원. 자세한 정보는 대구 청년 클래식 음악제 공식 홈페이지(www.dycf.or.kr) 를 참조하면 된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대학페스티벌을 통해 대구 지역의 젊은 음악 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관객들에게는 클래식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10

“럭키비키잖아~” MZ세대의 시대정신 다각도 조명

‘럭키비키(Lucky Vicky)’라는 신조어가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 단어를 읇조리며 자신을 응원한다고 한다. 이 표현은 걸그룹 ‘아이브(IVE)’ 멤버 장원영이 ‘행운’을 뜻하는 럭키(lucky)와 자신의 영어 이름인 비키(vicky)를 합쳐 사용했다. 맞닥뜨린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등을 비유하는 유행어로 온라인상에 퍼졌다.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이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특별 기획전으로 진행하고 있는 ‘예술통신사 : 시대를 진단하는 예술 담론 #럭키비키’전에서 만난 작품들도 그랬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김서울, 박두리, 윤보경, 윤윤재, 이양헌, 이현우, 임장순, 허태민 총 8인의 작가들은 ‘럭키비키(Lucky Vicky)’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대인의 주체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 그에 대한 반응, 긍정적 사고의 부상과 한계, 그리고 대안적 사고에 이르기까지 청년 세대가 살아가는 현실을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다각도로 조명한다. △섹션 1 상실의 시대 - #변신 /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Gregor Samsa)는 어느 날 벌레로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인간적 가치와 정체성을 박탈당한다. 주인공의 변신은 단순한 신체적 변화가 아닌,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소외와 비인간적 모습을 서술한다. △섹션 2 도피로부터 찾은 단서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는 사회적 규범과 도덕적 질서에 갇혀 살아가던 중, 데미안이라는 신비로운 인물의 영향을 받아 주체성을 상실한 개인이 내면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현실의 규범과 질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탐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예술통신사 : 시대를 진단하는 예술 담론 #럭키비키’전 포스터 △섹션 3 판단을 위한 해석 - #햄릿 /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이라는 문장을 통해 존재와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인간의 내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햄릿의 고민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마주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햄릿의 독백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섹션 4 환상이라는 그림자, 현상이라는 빛 - #돈키호테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현실을 부정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는 한 남자를 통해 긍정적 사고가 현실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갈등을 이야기한다. 돈키호테의 순수하고 긍정적 태도, 즉 이상은 냉혹한 현실에 의해 비참한 결과로 이어진다. △섹션 5 남겨진 질문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불확실성과 무의미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삶의 의미를 탐구하려는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고도’라는 미지의 존재를 기다리지만, 끝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두 사람은 주변의 풍경이 변화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로 끊임없이 의미를 탐색하며 기다린다. 장원영으로부터 시작돼 대중적으로 확산된 ‘럭키비키’는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예를 들어, 구매하려고 했던 빵이 매진이 됐으나 그로 인해 새로 갓 구운 빵을 맛볼 수 있게 된 순간이라거나, 갑작스러운 비로 인해 계획이 취소됐지만, 휴식이라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되는 상황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고방식을 ‘럭키비키’라고 표현한다. 시안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긍정적 사고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이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예술통신사-럭키비키’라는 전시 안에서 이 작품들이 어떻게 현대 사회를 진단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9

경북문협, 예천서 송년문학축전

‘문향만리(文香萬里) 함께 성장’을 지향하는 (사)한국문인협회 경북도지회(회장 권오휘)가 지난 7일 한 해를 결산하는 ‘2024 송년문학축전’을 예천군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9개 시·군지부 회원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천축협한우프라자 3층 청하홀에서 열렸으며, 경상북도 문학상·‘경북문단’ 출판기념회·문학특강·축하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제38회 경상북도 문학상’은 황정희 시인의 시조집 ‘그 사랑을 내가 쓴다’, 김다솜 시인의 시집 ‘저 우주적 도둑을 잡다’가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제10회 경북작가상’은 박병래 시인의 시집 ‘대추 두 개를 품었다’와 권오상 시인의 시집 ‘그리운 것들은 다 바람으로 분다’가 수상했으며, ‘제10회 경북 작품상’은 강성태 시인의 시조 ‘옛것에 대하여’ 외 2편, 추정화 시인의 시 ‘나비’ 외 2편이 각각 수상했다. 또한, 제44호를 맞은 경북문인협회의 기관지 ‘경북문단’의 신인상에는 김승수(시), 박정군(시), 오정석(수필) 씨가 선정됐으며, 공로상은 김신중, 한다혜, 임정희, 장제은, 강은숙씨가 함께 수상했다. 2부 순서로 열린 ‘경북문단’ 44호 출판기념회에서는 경과보고에 이어 (사)한국문인협회 김호운 이사장이 ‘문학의 역할과 세계성에 관한 담론’이라는 주제로 화상 강연을 진행했다. 이후 시 낭송과 축하 떡 나눔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한편, 경북문인협회는 1962년 창립 이래 매년 ‘경북문단’ 문집 발간, 문학상 시상, 백일장, 문학축전, 시화전, 시낭송 경연대회 등 다양한 문학 사업을 추진하며 한국 문단의 걸출한 문인들을 다수 배출해 왔다. 내년 2월에 열릴 예정인 정기총회에서는 제29대 신임 임원진을 선출하게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9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그곳 대구시립무용단 ‘대구 낙원’

대구시립무용단(예술감독 최문석)의 제86회 정기공연 ‘대구 낙원’(Daegu Paradise)이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과 14일 오후 5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된다. 이번 작품은 최문석 예술감독이 대구시립무용단과 함께 선보이는 ‘대구 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지역의 지형적 요소와 확장된 자연, 기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대구 낙원’은 자연과 인간의 관점에서 세상을 재해석하고 관계를 재설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비인간적 존재(자연, 환경)에 대한 전환적인 열린 시선과 태도로 영역과 경계를 넘나든다. 현실감 있는 상상력은 인간의 몸으로 드러나고, 무경계 상태의 존재들이 여러 생명체들의 몸을 이동하며 결국 모든 것이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 역시 다양한 비인간 존재들과 함께하는 하나의 생물일 뿐이며, 더 나은 존재자가 아니라 그저 다양한 관계들 속에 놓여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품은 시간의 흐름과 사계절이 주는 시각적 변화와 감수성,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 인간의 몸이 아닌 감각적인 무형적 형체들이 자연과 함께 그 속에서 뛰고, 놀고, 부딪히고, 짓눌리며 변화되는 과정들을 담아낸다. 대구의 지형을 형상화한 무대 세트는 작품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는 상징적 오브제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진 라이브 음악은 마치 작품과 관객들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듯 무용수들의 움직임의 의미를 전달해 낸다. 대구시립무용단과 오랜 시간 작업해 온 작곡가 서영완이 사운드 디자이너로 참여하고, 국내외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활발히 활동 중인 소프라노 강수연이 출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9

고난과 역경 뒤 마주한 환희… 청중들 깊은 감동

155명의 오케스트라와 합창, 성악가 등이 베토벤 클래식 음악의 장엄하면서도 감동적인 역사적 걸작 공연으로 ‘대화합’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지난 5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포항시립교향악단의 2024년 송년음악회이자 제211회 정기연주회는 포항시향 예술감독 차웅 상임지휘자의 리드 아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이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 강혜정 이아경 김경호 강형규 등 정상급 성악가들의 협연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클래식 음악의 거장인 작곡가 베토벤의 대작이 풍기는 짙은 향기를 상상하며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들뜬 기대감이 역력했다. 음악이 가진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은 청중에게 전하겠다는 포항시향의 이번 공연 목표처럼 공연장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 외국인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넘쳐났다.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전악장으로 진행된 무대는 1시간 20여 분 동안 베토벤이 청각을 완전히 상실한 이후 작곡한 그의 생애 마지막 교향곡인 ‘9번 합창’이 차웅 상임지휘자의 뜨거운 연주로 펼쳐졌다. ‘교향곡 제9번 합창’은 기악의 전유물이었던 교향곡에 합창을 결합한 혁신적인 작품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이 곡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환희를 맞는 인류애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곡은 인류애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행사에서 자주 연주돼 왔다. 특히 인간성에 대한 통찰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위대한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토벤은 정신적 위기에서 벗어나 아홉 번째 교향곡에서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를 가사로 선택해 자유와 화합, 인류애를 표현하며 고차원적 가치를 대중에게 호소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불행의 운명을 극복하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베토벤의 인생관이 담긴 이 작품은 역경을 이겨내려는 의지 끝에 맞이한 인간 승리라는 베토벤의 자기 고백적 서사와 환희와 화합, 형제애라는 가치 추구의 메시지가 결합해 연주자와 감상자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전했다. 차웅 지휘자는 각 악장마다 섬세한 해석과 열정적인 지휘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제4악장에서는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들에게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66명의 소편성 오케스트라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시향은 폭발적인 에너지와 생동감 넘치는 리듬, 치밀한 다이내믹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제1악장의 신비스러운 도입부는 많은 흥미를 끌었다. 세계 최고의 지휘 경연으로 손꼽히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동양인 유일, 한국인 최초로 우승(1위 없는 2위)한 차웅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1악장에서 태초의 혼돈과 우주의 생성으로 시작해 비탄으로 끝나는 해당 악장을 구조감을 중시하며 안정적으로 연주했다. 밝고 활기찬 팀파니의 옥타브 음정 연주 등 큰 소리로 연주하며 열광적인 무곡으로 2악장이 끝나고 사랑으로 넘치는 3악장 아다지오가 뒤따랐다. 차웅 지휘자는 느린 템포에서 서정성과 긴장감을 동시에 유지하도록 연주자들의 집중도를 최대한 요구하며 신의 숭고한 세계, 천국에서의 삶을 동경하면서 동시에 속세에서의 삶을 추억하는 듯한 풍부한 낭만적 표현력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마지막 4악장에 이르자 터키풍의 행진곡과 느리고 장중한 음악, 환희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변주, 소나타와 협주곡 형식 등이 합쳐지며,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들에게 모두 하나가 되는 느낌을 전했다. 포항시향은 소편성 오케스트라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와 펄떡거리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리듬, 치밀한 다이나믹으로 청중들을 매료시키는 데 성공했다. ‘합창 교향곡’은 대개 오케스트라 단원을 100명 정도로 편성하지만, 포항시향은 66명의 단원만으로 4악장의 다이나믹을 최대한 완성했다. 리듬감, 탄력, 앙상블 세 박자가 모두 완벽했다. 정상급 솔리스트 소프라노 강혜정,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김경호, 바리톤 강형규와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은 쉴러의 송가 ‘환희에 붙임’을 부르며 형재애와 인류의 화합, 평화를 노래하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듯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돌개바람 속에 온 나라가 갈라지고 흩어지고 있다. 포항에서 울려 퍼진 베토벤의 음악이 다시 한번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친구여, 이 선율이 아니고, 더 편안하고 기분 좋은 그리고 기쁨에 넘치는 소리를 우리가 노래하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8

‘포항문학’ 통권 51호 발간 지역의 아동문학 재조명

포항문인협회(회장 손창기)는 최근 기관지 ‘포항문학’ 통권 51호사진를 발간했다. 연간지로 발간하는 ‘포항문학’은 이번 51호에서 2000년 이후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뤘던 아동문학을 특집으로 기획했다. 특집 1에서 아동문학가 김종헌은 ‘포항지역 소년 운동과 아동문학’을 주제로 일제 강점기 소년 문사의 활동에서 출발해 2010년대까지 포항 아동문학의 전개를 개괄적으로 되짚어 봤다. 동화작가 김현욱은 ‘한국 동시 문학의 지평을 넓힌 시인들’에서 권오삼, 송찬호, 김개미 시인의 동시를 세밀하게 다뤄 동시를 읽는 참맛을 선사했다. 특집 2에서 동화작가 김일광은 ‘동화로 만나는 세상’에서 동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자신의 작품 세계를 친절하게 소개하면서 동화에 대한 사랑을 보여줬다. 특집 3에서 초대 동시와 회원 동시를 실었다. 76명의 포항문협 회원 작가들은 각기 장르는 다르지만 소외된 공간을 찾아 절망과 신생을, 이상 기후에 자연을 소중히 하는 생명성을 다루고 있다. 또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과 사람 맛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현실 문제와 내면의 문제를 문학적 언어로 촘촘하게 담은 신작들을 게재했다. 포항문협은 임원회의를 열고 ‘포항문학’ 통권 51호에 실린 작품을 토대로 제2회 포항문학작품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운문 부문에 손수성의 시조 ‘한 잎의 지느러미’, 산문에 이강란의 소설 ‘선잠’으로 상금은 각각 100만원이며, 다음 달 갖는 총회 때 시상할 예정이다. 손창기 포항문인협회장은 “가장 주체적인 지역 문학이 보편적인 것으로 발돋움할 때는 미학적으로 얼마나 잘 승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포항 문단이 치열하게 문제 의식을 갖고 문학으로 풀어낼 때 포항지역의 고유성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8

새로 발견된 고서, 가치는?

새로 발견된 고려시대 불교자료들을 소개하고 이 자료들의 학술적 가치를 소개하는 세미나가 13일 오후 1시 경북대학교 출판부(3층)에서 열린다. 한국전적문화재연구소, 경북대 역사문화아카이브센터,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주관하는 이번 학술 발표회에는 남권희(경북대 명예교수), 이승철(청주시 문화유산과), 박용진(국민대 교양대학), 안휘섭(한국전적문화재연구소), 서수정(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등이 주제 발표자로 나선다. 2부에서는 최종남 교수를 좌장으로 김경남 교수(경북대 사학과 역사문화아카이브센터), 응기 스님(보국사 주지), 보행 스님(해인사)이 토론자로 나선다. 이번 발표회에서 소개될 주요 자료는 고려시대의 불교 문헌 및 목판본을 포함한 다양한 유물들로, 발표자들은 최근 발견된 자료들의 학술적 가치를 분석하고, 기존 연구와의 관계를 조망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첫 번째 발표는 ‘무의자(無衣子) 혜심의 『無衣子詩集』 고려 목판의 발견과 의의’로 남권희(경북대 명예교수), 이승철(청주시 문화유산과)이 나선다. 최근 한 개인소장자에 의해 알려진 혜심(慧諶)의 『無衣子詩集』 고려 목판본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일본 고마자와대학 소장 필사본의 내용과 상당 부분 달라 고마자와대학 본(本)의 오류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로운 시 20수가 추가로 발굴돼 고려시대 국사를 지냈던 혜심의 문학과 사상을 이해하는데 단초를 제공한다. 남 교수는 “이 목판은 흥덕사에서 제작된 것으로, 고려 불교와 문헌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교수는 ‘『佛說八關齋戒秘密求生淨土心要』의 신(新)발견 필사본 분석 및 판본 비교’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필사본은 16세기 것으로 추정되며, 기존의 조선시대 판본에서 축약된 내용과 비교해 원본에 가까운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 필사본의 불교 실천 규범과 관련된 자료들은 당시 불교 신앙과 일상생활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단서를 제공한다. 세 번째로 나서는 안휘섭 박사와 남권희 교수는 ‘『白衣觀自在菩薩禮懺文略解』 서지적 분석 및 발견된 필사본 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새로 발견된 백의관음에 대한 예참문 주석서인 『白衣觀自在菩薩禮懺文略解』 필사본이 소개된다. 이제까지 이 주석서의 저자는 국사 혜영(惠永)으로 알려졌었는데, 이번 발견에서 국사 미수(彌授)로 밝혀진 사실이 공개된다. 또 앞뒤 유실된 부분까지 남아 있어 주석서의 전모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두 국사는 각각 시기는 다르지만 이 지역의 동화사, 유가사의 주지를 지내고 법주사, 중흥사, 장의사 등의 주지도 같이 역임하는 등 돈독한 교우 관계를 유지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서는 서수정은 ‘송광사 소장 고려 교장(敎藏)의 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서 강사는 송광사 소장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교장과 관련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 자료들은 고려시대 의천이 추진한 교장 전존본을 포함한 중요한 고문헌으로, 조선시대 중수본 및 미발견 고려본과의 비교 연구가 이뤄진다. 이 발표는 송광사의 중요한 불교 문헌들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를 제시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발표회에서 다뤄지는 자료들은 고려시대 불교와 관련된 중요한 문헌들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부분을 새롭게 밝혀내며 학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무의자 시집과 같은 고문헌의 새 발견은 고려시대 불교 문헌 연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05

21그루 나무 여행, 느낌은?

매일신문 기자 출신인 이종민 전 선임기자가 나무에 대한 성찰과 기록, 에피소드를 모은 ‘대구의 나무로 읽는 역사와 생태 인문학’(학이사)을 펴냈다. 계절 별로 사랑 받는 나무의 종류와 그 수목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담아냈다. 우리에게 나무는 늘 접하는 일상이고, 생활의 일부였지만, 대구 지역에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자란 나무와 새롭게 뿌리를 내리는 나무를 중심으로 역사, 인문학적 스토리를 간결한 문체로 정리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총 21종의 나무에 얽힌 역사와 설화, 식물에 대한 기본 지식을 사진과 함께 담았다. 저자는 ‘대구에는 훌륭한 인물들을 기리기 위해 나무에 위인들의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중구 달성공원의 서침(徐沈)나무, 대구제일교회의 현제명나무, 중구 종로초등학교의 최제우나무, 동구 옻골의 최동집나무, 천주교대구대교구청의 타케나무 등이 좋은 예다. 30여 년 넘게 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전문 지식을 나열하기보다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통해 배경처럼 스쳐 지나가던 나무에 스토리텔링을 입히고,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나무들, 특히 수백년 수령의 노거수들은 그 자체로 역사요, 역사의 증언이다. 저자의 고향인 경북 포항시 청하면의 행정복지센터 마당에는 수령 300년을 넘는 회화나무가 있다. 조선 후기 청하현감으로 부임한 화가 겸재(謙齋) 정선이 그린 ‘청하성읍도’에도 등장한다. 나무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의미 있는 대상’이 되기도 하고 무의미한 사물의 일부로 여겨질 수도 있다. 애정 어린 눈길로 늘 수목을 대해왔던 저자에게 나무는 감상의 대상이자 기록, 수집의 대상이었다. 저자는 대구·경북의 노거수와 정원수 그리고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들을 탐독하며 계절마다 사진을 찍어 모았다. 사찰, 서원, 향교, 재실, 종택 등 사람이 기거하는 지역뿐만 아니라 깊은 산골이나 벌판에 서있는 나무를 보면서 자연의 위대한 이치를 느끼고, 선인들의 전설과 설화를 듣게 되었다. 저자는 “그렇게 알고, 보고, 모으다 보니 예전에 무심코 보던 나무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책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네 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백화경염(百花競艶)의 계절인 봄을 ‘뭇 꽃들 경쟁’이라는 주제로 묶었다. 2부 여름에서는 ‘신록의 잔치’를 주제로 한창 커가는 나무의 화양연화 세계를 다뤘다. 뽕나무와 양잠에 얽힌 청사, 옥황상제 정원에 피는 꽃이라는 배롱나무꽃 백일홍, 역사를 증거하는 수백 년 된 회화나무 등을 다루었다. 3부 가을에서는 ‘화려한 결실’에 초점을 맞추고 나무들의 막바지 정염인 감홍난자(酣紅爛紫) 단풍과 추풍낙엽을 즐긴 선비들의 노래도 담았다. 봉황이 앉아 쉬는 상서로운 나무는 벽오동으로, 화투의 11월을 상징하는 속칭 똥광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4부 겨울은 ‘홀로 선 나무’에 집중해 추위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절개와 지조의 상징에 주목한다. 대나무, 전나무, 측백나무 등 곧은 모습만큼이나 우리 역사와도 깊게 관련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작은 에피소드들을 작은 서사로 모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05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전하는 겨울인사

갤러리신라 대구가 2024년 마지막 전시로 소장전 ‘Winter Greetings(겨울 인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갤러리신라가 오랫동안 수집해온 가치 높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소장전에는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되며, 특히 갤러리신라가 대구와 서울에서 개인전으로 소개했던 국내외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리처드 롱, 알란 찰톤, 로버트 배리, 제인 벤슨, 타다아키 쿠와야마, 아키오 아기라시, 키시오 스가, 마에다 노부아키, 타카시 스즈키, 김용익, 서승원, 최명영, 심문필, 성능경, 김영진, 이명미, 박두영, 신수혁, 박창서, 윤상렬, 김치 앤 칩스 등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리처드 롱은 사진, 설치, 드로잉 등을 통해 비물질적이거나 비영속적인 행위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의 작업은 개념미술과 대지미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며, 초기에는 사진 기록에 의존했지만 이후 야외 대지에 표시하거나 변화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알란 찰톤은 영국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로 40여 년 동안 회색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자신을 ‘회색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소개하며, 가장 평범하고 기초적인 물질로 만든 회화를 통해 정직하고 압축적이며, 직접적이고 도시적이며, 순수하고 단순하며, 조용하고 절대적인 작품을 추구한다. 키시오 스가는 1970년대 일본 모노하 운동의 중심인물로 그동안의 전시와 작품들을 재평가받으며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성공적인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들인 나무, 돌, 쇳조각 혹은 유리 조각 등 자연물과 인공물을 자유롭게 활용한다. 이들 사물 간의 조합과 배치를 통한 작업들로 특정한 전시 공간 내에 서로 다른 소재들을 의도적으로 대립 구도로 배치하거나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서승원은 한국 추상미술의 2세대 작가이자 단색화의 주요 작가로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는 1960년대 국내 화단의 전환점인 비구상 단체 ‘오리진’과 전위 미술 운동을 주도한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1975년 도쿄 화랑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 전시 이래로 단색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됐다. 초기에는 기하학적이고 선이 분명한 형태를 추구했지만, 1990년대를 기점으로 완고함이 해체되며 현재는 부드럽고 따뜻한 화면 구성을 보여준다. 최명영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 서양화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오리진 협회 창립멤버로서 파리 비엔날레(1967), 상파울루 비엔날레(1969) 등 다수의 기획전과 국제전에 출품해왔으며, 최근 도쿄 오페라시티 갤러리(Museum)에서 기획한 ‘Rhythm in Monochrome Korean Abstract Painting’(2017) 전시 참여 등을 통해 한국 화단의 주요 작가로 국제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23년 파리 알민 레슈 갤러리와 2024 동경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중첩’과 ‘반복’에 의해 형성된 물감의 다층적 Layer(층)를 통해 표현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심문필은 대구 출신 작가로 프랑스 파리에서 30여 년간 활동 중이다. 그는 전통 회화의 색과 면의 관계에서 가상의 빛을 시각화하여 자신만의 리듬적 감각을 표현한다. 1995년 갤러리 신라에서 열린 전시에서는 자기테이프의 줄을 이용해 직선과 소리, 리듬을 탐구했고, 2005년부터는 플렉시글라스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률적인 색면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띠 형태의 선들로 구성되며, 이 선들은 단색면을 자르고 조정하여 색과 면의 관계에 리듬을 부여한다. 박창서는 2000년 계명대 졸업 후 파리 제1대학 팡테옹 소르본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박사 논문 ‘예술적 과정의 모호성과 투수성:언어, 창조, 평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로 최고 논문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사진,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맥락을 탐구하는 개념 미술가로서 2016년 갤러리 신라 개인전, 2017년 대만 예술대학교 개인전과 대만 국제 전시 참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대구 지역의 대표적인 작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4

포항시향, 오늘 제211회 정기연주회 ‘대화합’

포항시립교향악단이 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11회 정기연주회 ‘대화합’을 연다. 올해 마지막 정기 연주회인 이번 공연은 연말을 맞아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화합과 인류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준비했다.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린 곡으로, 해마다 연말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또 베토벤의 자필 악보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곡은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리며, 음악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은 기존의 교향곡들과 같이 4악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느린 악장을 2악장에 뒀던 기존 곡들과 달리 3악장에 배치한 것은 매우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이 곡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4악장 ‘환희의 송가’가 청중들에게 더욱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강조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웅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4개 악장이 모두 연주되며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춰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 소프라노 강혜정,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김경호, 바리톤 강형규 등 성악가 4명이 출연해 화려한 합창으로 물들이는 웅장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4

전 세계로 울려 퍼지는 K-오페라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창·제작 작품인 ‘264, 그 한 개의 별’이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오페라비전(OperaVision)’을 통해 한국표준시(KST) 기준 14일 오전 3시에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8월 유럽 기반의 세계적인 오페라 협회인 ‘오페라 유로파(Opera europa)’에 가입 승인을 받으며 활동 범위를 넓혀왔다. 오페라 유로파에서는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인 오페라비전(OperaVision, https://operavision.eu/)을 운영함에 따라 세계 유수 극장들의 공연을 무료로 스트리밍도 해오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세계 초연으로 선보였던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을 오페라비전 송출 데뷔작으로 선정했다. 대한민국 유일 오페라 제작극장으로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저력을 알리고 수준 높은 ‘K-오페라’를 선보인다는 취지다. 오페라 ‘264…’는 독립투사이자 시인인 이육사(1904∼1944)의 생애를 담은 작품으로,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내용을 통해 한국의 정서를 오페라에 녹여내어 외국인들에게는 더욱 신비롭고 인상 깊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설명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새로운 홍보 전략으로 세계로 향하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홍보를 추진 중이다. 특히, 오페라비전을 통한 작품 송출과 해외 소셜 미디어 채널을 적극 활용해 전 세계에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알리고 있으며, 그 결과 외국인 팔로워 유입이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극장과의 홍보 마케팅 교류 및 협업을 확대해 글로벌 브랜딩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예술창업의 꿈을 현실로… ‘찾아가는 아트코리아랩 비즈센터’

‘2024 찾아가는 아트코리아랩 비즈센터’ 포스터. 포항문화재단이 지역 예술인과 예술 분야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맞춤형 사업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법인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오는 11일 오후 1시 문화예술팩토리 5층에서 ‘2024 찾아가는 아트코리아랩 비즈센터’를 개최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의 산업적 기반 확장을 위해 예술인과 예술기업의 창·제작부터 창업까지 예술의 전 주기를 종합 지원하는 플랫폼 ‘아트코리아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올해 3월 아트코리아랩 7층에 오픈한 ‘비즈센터’에서는 예술인(단체), 예술 스타트업 임직원, 예술 분야 예비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홍보마케팅, 유통전략, 투자유치 등 다양한 분야의 무료 컨설팅을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예술 분야 사업화에 관심 있는 지역 예술가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홍보마케팅, 기술, 법률 분야의 전문 강연과 1:1 멘토링을 제공한다. 행사는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의 강연과 멘토링으로 구성된다. 저서 ‘데이터로 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알려진 이은영 아샤그룹 대표가 효과적 홍보마케팅 전략을, 포스텍 애플 디벨로퍼 리드 멘토로 활동한 정세영 딥메이즈 대표가 AI기반 예술 기술 융합 사례를, 이동희 법무법인 오른하늘 변호사는 창업 초기 법률 자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6일까지 행사 포스터 QR코드를 통해 사전신청이 가능하며 현장 접수도 진행될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재단과 예술경영지원센터 간 MOU 체결 및 지역 창업지원공간과의 협력으로 지역 예술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마련되었으며, 예술 분야 예비 창업자들에게 실질적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빛이 만드는 새로운 세계

행복북구문화재단(대표이사 박정숙)은 오는 31일까지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와 갤러리 명봉에서 기획전시 ‘LIGHT UP’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빛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예술 세계를 창조한다. 관람객은 빛과 예술이 결합한 독창적 공간 속에서 초현실적인 경험을 하며, 일상적 관점을 벗어나 새로운 감각과 가능성을 탐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쑨지, 이우수, 조민선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빛을 매개로 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친다. 이들은 작품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이 일상에서 벗어난 시각적 경험을 하도록 유도한다. 쑨지 작가는 작품 ‘As We Breathe(우리가 숨 쉬는 대로)’에서 어둠 속 빛나는 안료를 사용해 관람객을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안내한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본질을 탐구하며, 일상 속에 숨겨진 환영의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이 작품은 현실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부분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우수 작가는 ‘96.5%’를 통해 바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다. 이 작품은 바다라는 자연이 지닌 변하지 않는 상수를 표현하며, 흰색 오브제들이 바다처럼 고요하게 조화를 이뤄 인간과 자연의 깊은 유대감을 형상화 한다. 이 작품은 바다의 순수성과 영속성을 통해 삶과 자연의 본질적 연결성을 탐구한다. 조민선 작가는 ‘re-flection’에서 거울 조각과 빛의 반사를 통해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흐린다. 거울이 만들어내는 왜곡된 빛의 반사를 통해 관람객은 유토피아적인 초현실의 공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체험하며, 현실과 상상의 간극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 작품은 관람객을 이상적인 세계와 현실의 경계에 서게 하여 현실의 새로운 면모를 탐색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형광 안료로 자신만의 카드를 만들어보는 ‘Glow in the dark’ 프로그램은 전시 기간 내내 갤러리 금호 로비에서 운영된다. 또한 12월 14일에는 이우수 작가와 함께 3D펜으로 빛나는 행복 나무를 만들어보는 ‘주렁주렁 빛나는 행복나무’ 체험이, 12월 21일에는 야광액을 활용해 별빛처럼 빛나는 오너먼트를 만드는 ‘별빛 오너먼트’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행복북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 경주서 새해 첫 포문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가 2025년 새해 첫 공연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립니다.”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 가 2025년 1월 4일과 5일 양일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공연된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 프리미어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경주예술의전당의 2025년 첫 공연으로 선보인다. 올해로 17번째 시즌을 맞는 뮤지컬 ‘시카고’는 2000년 한국 초연, 누적 공연 1500회, 누적 관객 154만명에 이르는 24년간 대한민국 뮤지컬 정상을 지켜온 스테디셀러로 손꼽힌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과 배신, 욕망을 녹여낸 위트와 풍자가 가득한 이야기로, 토니 어워즈, 올리비에 어워즈 등 최고 권위의 55개 부문 이상 수상하며 미국 브로드웨이의 대표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품은 부패한 사법 시스템과 유명세를 좇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여성들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벌이는 법정 공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록시 하트와 벨마 켈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유명세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사랑과 배신, 그리고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All That Jazz’, ‘Cell Block Tango’, ‘Roxie’ 등의 넘버들은 강렬한 재즈 음악과 함께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뮤지컬 ‘시카고’는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최정원, 윤공주, 정선아,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 박건형, 최재림, 김영주, 김경선 등 국내 최고 배우들의 명연기와 15인조 라이브 빅밴드의 감성 넘치는 재즈 연주, 그리고 브로드웨이 전설적 안무가 밥 파시(Bob Fosse)의 스타일 가득한 역동적인 안무는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공연 입장권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재)경주문화재단 주낙영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한수원 문화후원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준 한수원에 감사드린다”며 “특히 2025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뮤지컬 ‘시카고’ 를 통해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외 최정상급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한수원 프리미어’는 2016년 한수원 문화후원사업 업무협약에 따라 진행하는 경주예술의전당의 고품격 프로그램으로서 한수원과 경주문화재단은 지난 10년간 매월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예술인 상생프로젝트 ‘쌍쌍경주’ 등과 함께 지역 문화예술 진흥과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연말연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따뜻한 공연

연극 ‘패밀리 21’ 공연 모습. /대구 아트플러스씨어터 제공 연말연시를 맞아 극단 돼지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따뜻한 공연을 마련했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 아트플러스씨어터(극단 돼지 운영)에서는 연극 ‘패밀리 21’을 내년 1월 19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의 기일 준비에 여념이 없는 허학봉 할아버지와 그의 집을 찾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소동 속에서 가족들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래 결혼식 하객 도우미, 장례식 상주 가족 아르바이트 등 역할 대행 서비스가 유행하고, 일본에는 가족을 빌려주는 대여업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대행서비스들이 물리적인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있어도, 정서적인 가족의 빈자리까지 채워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극단 돼지 이홍기 대표는 이런 풍토에서 “‘가족이 해체된다면 미래의 가족은 어떤 형태일까’ 라는 가벼운 상상에서 출발했다”며 “현대 가족 세태 변화를 한번 되새겨 보자는 의도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극장에서 만난 황 모(61, 대구시 대봉동) 씨는 “감동과 웃음 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본질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에게 ‘가족’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6시/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2시, 5시. 월요일은 휴관이며, 12월 24일은 오후 4시 30분과 7시 30분에 특별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시놉시스=먼저 떠나보낸 부인의 기일(忌日) 준비에 여념이 없는 허학봉 할아버지. 제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큰 아들, 며느리, 딸, 사위, 그리고 손녀. 허 노인을 대하는 자식들의 행동에는 뭔가 분주하고 부자연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등장하여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멀리 이민 간 막내아들까지 갑자기 도착하자 제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는 클라이맥스로 다다른다. 치밀하게 짜여 진 구성으로 60여분은 쉴 새 없는 웃음과 의문으로 구성이 되고 마지막 10분, 그 모든 것들을 대변해줄 눈물이 있다. 과연 허학봉 노인은 제사를 지낼 수 있을까.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03

공연·전시계 소식

포항 2024 출향 청년작가 기획전Ⅱ - 권효민 개인전 ‘상자 속 섬(Island in the Box)’ (12월 3일~12월 12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휴무) 권효민 작가는 ‘경계’에 관해 질문하며 대상과 대상을 경계짓는 조건을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상자와 섬의 이미지를 사용해 ‘경계’를 살펴보고, 더 나아가 그 가장자리 바깥에 있는 예외적인 요소들에도 집중한다. 보편적인 것을 넘어서서 어딘가로부터 탈락된 것들과 현상을 생각해보며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space298(포항시 북구 중앙로298번길 13)│입장료: 무료│문의: 054-289-7823 경주 2024 송년스페셜 조희창의 ‘토요·클래식·살롱’ 손정범 with Stars (12월 7일 오후 5시) 조희창의 ‘토요·클래식·살롱’이 2024년 많은 인기를 모은 공연을 중심으로 앙코르 무대를 마련했다. 독일 ARD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손정범을 중심으로 윤은솔, 박유신, 임현진 트리오가 함께 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설민경과 비올리스트 신경식도 슈만 피아노 5중주를 통해 호흡을 맞추며 아름다운 실내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입장료: 전석 2만원│문의: 1588-7890(예매), 1588-4925(공연) 대구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 2024_대구 앙코르’ (12월 8일 오후 1시) 풀 편성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이루어진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애니메이션의 작곡가지휘자라고 할 수 있는 히사이시 조의 11곡을 들을 수 있다.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김재원과 첼리스트 배성우가 함께한다.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입장료: 4만원~12만원│문의: 070-4190-1289 ‘2024 올해의 청년작가’ (10월 31일~12월 14일 오전 10시~오후 6시) 1998년부터 매년 예술적 독창성과 잠재력을 지닌 신진작가들을 발굴해 전시한 대구문화예술회관의 대표적인 전시 프로그램인 ‘올해의 청년작가’전에서 2024년에는 우미란, 이원기, 김규호, 박소라의 함께한다. 각기 다른 주제와 전시를 통해 시대와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청년 세대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엿보기를 추천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 1~3, 5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30-7600 ‘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정기展 - SNAPPY’ (12월 3일~12월 8일 오전 10시~오후 7시, 화요일-오후 5시~오후 7시, 일요일-오전 10시~오후 5시) ‘SNAPPY’는 재빨리 포착하다 등의 의미를 가진 ‘snap’에서 파생된 ‘짧고 분명한’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짧고 분명한 포착을 통하여 얻은 영감을 완성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재학생 16명의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봉산문화회관 1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구미 ‘2024 구미 송년음악회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12월 14일 오후 5시) 연말클래식 추천공연인 천상의 하모니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크리스마스 최고의 음악선물을 전달하러 구미로 온다. 하얀 성의를 입고 나무십자가를 목에 건 소년들은 매년 내한 때마다 전국순회공연 전석매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1부에서 바흐의 대표 클래식 명곡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전통민요,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전달하는 곡들 등 환상적인 멜로디로 감동의 무대가 될 것이다.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입장료: 1만원~3만원│문의: 054-480-4567(예매), 054-480-4565(공연) /박정은 객원기자

2024-12-02

황연화 중원대 교수 ‘삶+자연’ 주제 22번째 개인전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고찰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을 발표해온 여류 한국화가 황연화(57·문경시·사진) 중원대학교 교수의 22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2일부터 6일까지 문경시에 위치한 ‘아름다운선물101갤러리’(문경시 점촌로 47)에서 초대전 형식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삶+자연’이다. 문경에서 나고 자라난 황 교수가 경험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소환해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낸 작품들과 더불어, 현실 속의 느낌을 마치 기록하듯 화풍으로 풀어낸 감성적인 작품 총 20여 점을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동양적 미감을 담기 위해 캔버스 채색 위에 선과 면, 여백과 생략을 통해 시각적 사유와 여운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년 시절부터 겪은 기억을 소환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캔버스에 추상적 효과를 바탕으로 해, 그 위에 다양한 유년 시절의 추억들을 형상으로 표현했다. 어린 시절의 종이배, 종이비행기를 그려 꿈을 나타냈고, 화병에 꽃의 향기를 담은 다소 고태미가 나는 항아리나 연, 산수, 화조 등을 통해 전통적인 향기가 가미된 현대 회화로서의 변모를 보여 준다. 황연화 교수는 “유년 시절을 기억하고 소환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2024년은 또 다른 기억을 간직하게 하는 소중한 해이다. 늘 받기만 하던 유년의 공간, 나 또한 그리움이 가득한 공간에서 또 다른 유년을 그리워할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갤러리 관장은 “올해를 되돌아보며 작가의 세련되고 밀도 높은 회화 정신을 감상해 볼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전했다. 황연화 교수는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화와 민화를 전공하고 중국 옌벤대에서 미술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틈틈이 규방 공예에도 심취해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문화 예술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동시에 아트페어나 그룹전, 개인전으로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미국 대통령상 금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윤희정기자

2024-12-02

청년작가 권효민 ‘실험적 부조작업’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3일부터 12일까지 대안공간 스페이스298(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에서 2024 출향 청년작가 기획전 II ‘상자 속 섬(Island In the Box)’전을 개최한다. 지난해부터 포항문화재단은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와 예술가 간의 소통 증진을 위해 ‘U-turn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출향 청년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하는 권효민 작가는 포항 출신으로 대구대 회화과와 성신여대 대학원 서양화과, 미국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현재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대구 옥션M 경매와 분당 꼬모옥션 프리뷰 경매, 뉴욕 훈갤러리시카고 중앙일보 ‘뉴욕 훈갤러리중앙일보 시카고 순회전’ 등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와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젊은 예비 스타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권 작가는 서울 윤갤러리·대구 대백프라자 갤러리, 대구예술발전소, 이목화랑, Dekalb Gallery 등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하며 예술과 사회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부분적으로 실현한 실험적 부조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독특한 시각적 언어로 탐구한 부조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드로잉과 3D 프린팅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제작됐다. 권효민 작가는 “왜 때때로 사회가 개인의 주체성을 통제한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작업을 시작했고, 자유에 대한 갈망과 사회적 규범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습을 작품을 통해 표현해 왔다. 그의 작품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율성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대표작 ‘Grayish’ 시리즈에서 작가는 사회적 상징과 기호를 수집해 불규칙하게 중첩하고 배열하며,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통제 관계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선형 그물망을 활용해 사회 이념을 입체적으로 엮어 현실을 상징화하고,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또한 신작 ‘Crowded Pattern’은 사회의 통일성과 개별적 복잡성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약 10년 동안 촬영한 이미지들을 모아 디지털로 편집하고, 이를 프린팅해 드로잉, 채색, 덧칠 등의 다양한 회화 기법을 더해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현실의 복잡함과 혼란을 극대화하려는 작가의 시도를 엿볼 수 있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권효민 작가의 작품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유 간의 갈등을 탐구하며, 현실을 직시하는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그의 정교한 작품 세계를 통해 관객들이 깊이 있는 사고의 여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일요일은 휴관이다. 6일 오후 4시에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2

울릉도의 특별한 맛

경북도와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제작 지원한 영상콘텐츠 ‘여왕의 밥상 시즌2 : 울릉도, 독도편’이 오는 5일 오후 5시 50분 TBC에서 첫 방영된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다큐멘터리 ‘여왕의 밥상’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로서 청정 섬 울릉도와 독도의 독특한 음식문화와 그 속에 깃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장민영 음식 탐험가와 김태윤 요리사의 스토리텔링을 더해 울릉도와 독도의 아름다움을 눈과 귀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울릉도 역사와 지속 가능한 생태계에 관한 내용도 담아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의 가치도 조명한다. 특히 울릉도 나리분지에서 자란 섬말나리 요리부터 국제 슬로푸드 협회에서 ‘맛의 방주’로 지정한 홍감자,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오징어 누런창 그리고 울릉도 칡소도 다뤄 섬에서 자란 귀한 식재료들을 섬 주민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관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울릉도 산나물과 해산물 그리고 향토 음식에 김태윤 요리사의 손길로 차려지는 ‘여왕의 밥상’에 조정식 아나운서의 감미로운 내레이션이 더해져 맛있는 음식이 탄생하는 과정을 한층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이번 방송 이후에도 ‘여왕의 밥상 시즌2 : 울릉도, 독도편’은 2025년 1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웨이브(Wavve), 티빙(TVING), 왓챠(WATCHA) 등에서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여왕의 밥상 시즌2 : 울릉도, 독도편’을 통해 스토리의 본고장 경상북도에는 식재료에도 저마다의 이야기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온기가 느껴지는 풍요로운 경북의 맛을 스토리텔링하여 오늘날의 여왕인 시청자들에게 올리는 밥상에 많은 분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2024-12-01

단순 문화상품 넘어 지역경제 신성장동력 자리매김

경북 문화콘텐츠산업이 약진하고 있다. 문화콘텐츠를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경북도의 정책이 실효를 거두면서 경북-콘텐츠는 이제 단순한 문화상품을 넘어 경북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자 소프트파워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높아진 지역 문화콘텐츠산업의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수출 상담 실적상승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경북-콘텐츠가 맞이한 새로운 르네상스의 시대,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의 균형을 찾는 것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해 알아본다. 문화콘텐츠산업은 첫째, ‘문화’를 바탕으로 ‘문화적 가치’를 품고 있는 산업이라는 특성이 있다. 문화콘텐츠는 상징적 의미를 창출하고 전달하는 속성을 지닌다. 상징적 의미와 재미 및 표상을 파는 산업이기 때문에 ‘상징산업’이자 ‘감성 기반 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둘째, 문화콘텐츠산업은 국민 삶의 질과 관련된 가치재를 다루는 산업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문화콘텐츠산업은 절대적 ‘사용가치’를 지닌 문화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문화민주주의에 기여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문화콘텐츠의 소비가 소비자인 국민의 창의성을 북돋우는 효과를 통해 다시 생산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높다. 셋째, 하나의 문화콘텐츠는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상승시켜 전혀 다른 부문에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한류 현상에 따른 한국 상품의 이미지 상승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산 전자제품 등의 판매가 증가하고 관광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문화콘텐츠산업의 시장 규모는 국내외적으로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126조원으로서 전년 대비 6.3% 증가했으며, 수출액은 115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18조80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고, 수출액은 86억7287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1%나 증가했다. 세계적인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도래로 정보통신 인프라가 급속히 확대됨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폭증 일로다. 세계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7%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화, 음반, 방송영상, 게임산업은 1999년 이후 2022년 현재까지 연평균 22%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전통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3%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문화 콘텐츠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창작의 바탕인 문화적 요소가 다양하고 풍부하고, 창의적 기획력과 기술력이 우수해야 한다. 또한 문화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의 가치사슬 구조에서 자금, 지식과 정보, 인적자원, 유관기관 간의 네트워크, 창의적 융합 환경, 콘텐츠 유통체계 등 기반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의 지원정책과 규제정비 등 정책적 요인도 문화콘텐츠산업의 가치사슬 구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1

“경북 콘텐츠 브랜드 가치 높여라” 해외진출 속도

“경북 콘텐츠 기업이 당면한 ‘외국 시장 정보 파악’, ‘전문인력 확보’, ‘지식재산권보호’ 등 어려움이 상당 부분 해결되고, 해외기관 및 기업과 국내 기업 간 바람직한 동반성장 모델 또한 형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 이하 진흥원)이 경북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국내외 기업 간 상생을 도모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경북 콘텐츠 시장 규모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진흥원은 최근 경상북도 콘텐츠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콘텐츠 기업 국외 판로 개척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진흥원은 올해 도내 콘텐츠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술 활용 홍보 영상 제작 및 해외 바이어 온라인 비즈매칭을 지원했다. 이 중 3개사가 독일에서 열린 ‘2024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 91건의 해외 바이어 상담을 통해 약 75만 달러 상당의 상담 실적을 거뒀다. 또 해외 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총 5건의 MOU를 체결하고 향후 수출계약을 성사시킬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콘텐츠 IP 및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한 지역 기업들이 단순 해외 판로 개척이 아닌 해외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외 여러 유관기관과 7건 이상 업무 연계 협의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도내 기업들이 B2B(기업 간 거래) 및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진흥원은 경북 포항에 기업지원 전담부서인 경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를 두고 콘텐츠 전문 인재양성, 해양콘텐츠 신(新)산업 정책발굴, 콘텐츠 기업 고도화 제작지원, 투자유치 등 29개 입주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지원센터 입주기업 플로우스튜디오(대표 정아연)는 인공지능 기반 과학교육 플랫폼인 ‘JU(저스트 유니버스·Just Universe)’로 세계 최대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2025 CES AI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 JU는 AI 기반의 실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이 과학 실험의 전 과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로우스튜디오는 ‘플로우랩’으로 지난해 CES 최고혁신상(웹3메타버스)을 받은 바 있다. 이종수 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경북 콘텐츠 기업들의 우수한 콘텐츠를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협력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어서 “콘텐츠 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콘텐츠에 재투자할 여력이 감소한다. 콘텐츠 기업이 수익을 개선하려면 OTT를 제외하면 해외 진출 같은 판로 개척 외에는 수익 다각화도 어렵다”며 “‘엄마 까투리’, ‘독도수비대 강치’의 뒤를 이을 경북-콘텐츠들을 진흥원이 제작 지원해, 해외 시장에 완성도 높은 경북-콘텐츠를 전파하는 가교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망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경북 콘텐츠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경북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문화 플랫폼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9

공동체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기반은 ‘대화’

인간은 왜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신뢰하도록 진화했을까? 왜 누구와 대화했느냐에 따라 우리의 기억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걸까? 어떤 기억은 살아남고, 어떤 기억은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이며, 인간 집단은 어떻게 대화를 통해 유지될 수 있었을까? 최근 출간된 ‘대화하는 뇌’(어크로스)는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며, 대화라는 행동에 관해 우리가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영국의 뇌과학자인 저자 셰인 오마라는 다양한 질문들에 답하며 인간이 어떻게 말하고 왜 대화하는지, 그리고 대화하는 동안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최신 뇌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심리학, 사회학, 철학, 인류학을 솜씨 좋게 엮어내는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공동체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기반이 바로 대화였음이 밝혀진다. 셰인 오마라에게 인간이란 ‘대화하는 인간’이다. 뇌과학의 관점에서 볼 때 대화는 인간의 삶을 유지하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오마라는 대화를 ‘우리 자신의 기억과 언어를 지원하는 뇌 시스템과 상대방의 기억과 언어를 지원하는 뇌 시스템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라고 정의한다. 우리의 뇌는 대화 상황에 상당히 기민하게 반응한다. 일반적으로 한 화자가 말을 멈추고 다음 화자가 말을 시작하기까지의 간격은 약 0.2초 정도이며, 대화를 나눌 때 우리의 반응 속도는 총알이 발사될 때의 최소 반응 시간에 가까울 정도다. 인간은 하루에 몇 시간씩, 무려 1500번이 넘게 차례를 바꾸어가며 대화한다. 라드바우드 대학교의 사라 뵈겔스 연구팀은 대화 상황에서 뇌파를 측정해 우리는 질문을 들을 때 처음 두세 단어만을 듣고 대답을 준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질문에 최대한 빠르게 반응할 수 있게끔 뇌가 준비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이토록 빠르게, 자주 대화를 나누며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대화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회가 구성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개인을 하나로 묶어줄 공통 현실 또는 공통 기억이 있어야 하는데, 이 공통 기억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대화의 과정이다. 사회집단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기억은 과거, 현재, 미래를 해석하게 하는 틀로써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사회가 무엇을 기억할 것이냐가 집단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면, 내가 무엇을 기억할 것이냐는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흔히 기억을 과거에 관련된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기억이 없다면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한 전망도 잃게 된다. 기억이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기능까지 담당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억은 내가 누구였으며, 지금 누구인지, 그리고 앞으로는 누구일지까지 결정한다. 저자는 국가 또한 대화를 통해 구성된 정체성이라고 본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에 있는 미국 CBP(관세국경보호청)다. 더블린 공항에서 CBP 직원들의 출입국 심사를 통과한다는 것은 미국에서 새롭게 국경을 넘을 필요 없이, 미리 국경을 넘었다는 말이 된다. 이 점을 이해한다면 자연스럽게 국가주의가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까지 나아갈 수 있다. 국가주의는 특정한 시공간에 있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이게 우리나라다. 우리는 나라에 충성하고 헌신하며 자결권을 가진다’라는 의식이다. 즉, 국가주의는 대화의 뇌과학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강력한 심리적 힘이다. 정치학자 베네딕트 앤더슨이 1983년 ‘상상된 공동체’라는 책을 통해 국가가 상상의 공동체라는 인문학적 설명을 해냈다면, ‘대화하는 뇌’에서 저자 셰인 오마라는 심리학적이고 뇌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국가가 상상의 공동체이며, 그 상상의 도구가 바로 대화임을 밝혀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8

성공에 대한 두려움… ‘가면 증후군’의 위험성

능력 있고 성취를 이룬 사람들 가운데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성공이 타인을 속인 결과라고 여기며, ‘내가 보기보다 안 똑똑하다는 걸 들키면 어떡하지?’ 혹은 ‘내가 정말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라며 스스로 의심한다. 이는 ‘임포스터’라고도 불리는 가면 증후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미국의 기업가이자 심리학자인 밸러리 영은 신간 ‘우리는 왜 성공할수록 불안해할까-남에겐 관대하고 나에겐 가혹한 여성들의 가면 증후군 탐구’(갈매나무)에서 가면 증후군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면 증후군이 자신을 성공에 대한 자격이 없다고 느끼게 만들어 도전을 주저하게 하고 성공의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40년간 워크숍과 강의를 통해 가면 증후군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연구 결과와 분석을 종합해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가면 증후군의 원인을 ‘양육자로부터의 메시지’, ‘학생으로서의 부족함’, ‘자기 불신을 키우는 조직문화’, ‘긍정적인 피드백의 부재’, ‘창조적인 분야에서의 업무’, ‘소속감의 결여’, ‘사회집단 대표’ 등 7가지로 정리한다. 이러한 원인을 파악하면 수치심에서 벗어나 올바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왜곡된 유능함의 기준이 가면 증후군을 부추긴다고 지적하며, 완벽주의자, 타고난 천재, 전문가, 개인주의자, 초인간 유형이 어떻게 자신의 유능함을 부정하는지 설명하고, 현실적인 성과 기준을 제시한다. 책 곳곳에는 여성들이 자신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질문과 체크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여성들은 성공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성공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틀어지거나 소외될 것을 우려하여, 자신을 위한 선택보다는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성공에 대한 망설임이 지적인 능력의 부족 때문인지, 부가적인 문제들 때문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고, 성공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수를 실패로 여기지 않고, 비판을 개인적인 비난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며, 모르는 길도 아는 것처럼 모험할 용기를 갖도록 격려한다. 또한, 저자는 ‘겸손한 현실주의자’들을 롤모델로 제시하며, 이들의 방식대로 생각을 재구성함으로써 가면 증후군을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자신감이 항상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실수와 실패는 예정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가면 증후군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용기를 제공할 것이다. “당신은 1년 365일 내내 자신감이 유지되길 바란다. 하지만 자신감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배웠듯 실수, 실패, 후퇴는 예정된 것들이고,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배워야 할 것들은 늘 더 많다. 그리고 나의 똑똑하고 유능한 가면 증후군 친구들이여, 그것은 좋은 일이다. ”- 본문 중에서 /윤희정기자

2024-11-28

미술은 친절한 해설과 함께할 때 더 색다른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의 후속작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한경arte)이 출간됐다. 전작에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에곤 실레, 폴 고갱, 살바도르 달리 등 선악을 판별하기 어려운 복잡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한 고지마 도라지로와 후안 데 파레하 등 쉽게 만날 수 없는 작가들의 이야기와 르네상스 3대 천재들의 라이벌 관계를 다룬 글도 추가해 책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저자인 성수영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좋은 그림 한 점에 한 권의 책보다 더 풍부한 정보와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고 강조한다. 미술 작품은 친절한 해설과 함께할 때 더욱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책은 작가의 삶과 시대를 중심으로 그림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독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경제신문에서 미술 분야를 취재하는 성수영 기자는 매주 토요일 연재하는 미술 칼럼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로 화가와 명작 미술 이야기를 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첫 책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이번 후속작에서는 한층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명화의 탄생 배경을 알고 나면 친숙했던 그림은 새롭게, 몰랐던 그림은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디에고 벨라스케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폴 고갱, 조르주 쇠라, 리하르트 게르스틀 등 총 31인의 삶과 대표작을 소개한다. 1장은 ‘신념’, 2장은 ‘애증’, 3장은 ‘극복’, 4장은 ‘용서’를 주제로 하며, 각 장마다 다양한 화가들의 이야기와 작품을 다룬다. 클림트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가족을 부양해야 했으며, 그의 독특한 그림은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예술에 전념하는 삶을 살았으며, 그의 작품은 여전히 우리에게 전해진다. 베르트 모리조는 19세기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을 거부하고 화가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녀의 구도와 색채는 다른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어떤 그림은 천 마디 말보다 더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의 삶부터 미술계 흐름과 시대 상황까지, 좋은 그림 한 점에는 한 권의 책보다 더 풍부한 정보와 깊은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술 작품은 친절한 해설과 함께할 때 더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8

‘지역문예지원사업’ 심사·평가 위원 추천받아요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심사제도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12월 20일까지 공모사업 심사와 평가에 참여할 전문가 후보를 공개 추천 받는다. 진흥원의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은 지역 문화예술 창작기반 조성, 예술인 창조 역량 강화, 시민 문화 향유권 확대 등을 위해 매년 공모를 통해 추진해오고 있으며, 2025년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은 오는 12월부터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다. 심사위원 추천 분야는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시각예술, 문학, 다원예술, 문화일반, 문화예술교육, 예술경영 등 문화예술 전 분야에 해당되며, 문화예술 관련 전문가로서 해당 분야에서 15년 이상 활동하고 심사 및 평가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추천할 수 있다. 추천 대상자의 자격요건은 △문화예술의 창작·비평·연구·기획·교육·언론·행정 분야에서 15년 이상 종사했거나 활동한 자 △문화일반·복지, 지역문화, 국제교류, 문화정책, 예술경영·행정 분야에서 15년 이상 종사했거나 활동한 자 △문화예술단체에서 15년 이상 활동한 자 △국내 문화예술 관련 전문가로 해당 분야에 15년 이상 활동했으며, 심사 및 평가 경험이 풍부한 자 등이다. 추천 시 지역, 나이, 성별, 학력 등의 제한은 없다. 다만 현재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전문가만 추천할 수 있으며, 2025년 공모사업 신청자나 관계자인 경우 심사위원회 구성에서 배제될 수 있다. 추천된 전문가 후보는 별도 ‘심사위원 후보 추천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위촉 여부가 결정된다. 위촉된 심사 및 평가위원은 2025년도 지원신청사업의 심사와 채점, 지원금 결정, 선정사업의 현장평가, 심사 및 평가의 개선사항과 발전방향에 대한 자문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심사위원 추천 공고 및 추천서 양식은 진흥원 홈페이지(https://dgfca.or.kr/article/NOTICE/detail/11658)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추천서 양식을 작성 한 후 이메일(dgfcapt@dgfca.or.kr)로 제출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