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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모든 것들의 민영화’ ··· 미국의 공공과 민주주의 조명

‘공공재를 잃는 순간, 우리의 삶은 비싸지고 불안해진다. 민영화가 일상을 바꾸고 시민의 손에서 통제권을 빼앗을 때,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으로 후퇴하는가?’ 최근 출간된 책 ‘모든 것들의 민영화’(북인어박스)는 1950~60년대 번영의 기반이었던 미국의 공공재가 1980년 레이건 정부 이후 민영화되면서 민주주의 구조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날카롭게 조명한다. 상수도부터 교육, 보건, 사법 시스템까지 공공부문이 민간으로 넘어가며 시민의 통제권이 약화되고 불평등이 심화된 과정을 분석한 이 책은, “민영화는 시장 효율성 실험이 아닌 권력 재편의 정치적 과정”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의료·교육·교통 등에서 민영화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 책은 공공성 회복이 민주주의의 핵심 과제임을 경고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2015년 가뭄으로 물 사용 제한 정책을 시행했을 때, 공영화된 지역에선 사용량 감소에 따라 요금이 인하됐다. 그러나 민영화된 지역에서는 오히려 요금이 인상됐다. 민간 기업은 수익 하락을 메우기 위해 단위당 가격을 올린 것이다. 수도 요금 결정권이 시장에서 기업 이익 논리에 종속되면서, 공공의 감시 체계는 무력화됐고 주민들은 더 비싼 비용을 치르며 더 적은 서비스를 받게 됐다. 미국 사법 시스템의 민영화는 더욱 충격적이다. 지오 그룹(GEO Group)과 같은 민간 교도소 기업은 수감자 증가와 장기 복역을 통해 이익을 추구한다. 이들은 보호관찰 비용, 마약 검사 수수료 등을 추가해 원래 벌금보다 더 큰 부담을 개인에게 전가한다. 특히 의무적 최소형량제와 같은 법안은 사기업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설계돼, 교화와 재사회화라는 사법제도의 본질을 훼손한다. 민영화된 교정시설은 인권 침해와 불평등의 온상이 되고 있다. 19개 주에서 민간 통신사의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자체 공공망을 구축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소외 지역은 기술 발전에서 배제됐다. 이는 결국 기술 혁신이 아닌 시장 논리가 지역 발전을 좌우하는 역설을 낳았다. 차터 스쿨(독립형 공립학교)과 영리 대학의 확산은 교육의 계층화를 가속화했다. 차터 스쿨은 저소득층 학생을 배제하고, 공립학교에 남은 학생들은 자원 부족에 시달린다. 영리 대학은 ‘정원 판매’로 수익을 올려 학생들에게 막대한 학자금 빚을 안겨준다. 이로 인해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닌 족쇄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영화된 의료 시스템은 보험료 부담으로 저소득층 접근을 차단해 건강 격차를 심화시킨다. 학교 선택제는 인종 분리 정책을 부활시키는 도구로 악용되며, 통합 교육 시스템의 기반을 약화시킨다. 공공도서관은 예산 삭감으로 서비스가 축소돼 지역사회의 지식 공유 플랫폼이 사라지고 있다. 대학의 상업화는 지식 생산의 공공성을 훼손한다. 저자들은 민영화의 대안으로 시민의 적극적 참여와 공적 통제권의 회복을 제시한다. 공공재는 시장의 실험이 아닌 민주주의의 핵심 기능이므로, 시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개입해 공공성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민영화와 공공서비스 해체 문제를 다루는 정책연구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도널드 코언과 작가인 앨런 미케일리언 두 저자는 “공공재는 시민의 권리이자 민주주의의 기반”이라며 “시민의 참여와 감시가 없다면 공공성은 시장 논리에 잠식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30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자료 20만건 추가 공개

국가유산청은 30일부터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 기존 48만 건에 20만 건의 데이터를 추가 개방하며, 총 68만 건의 국가유산 디지털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와 함께 고고학 분야 최초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한국고고학 사전’을 선보인다. 이번 개편은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 개선 및 검색 기능 강화 △자연유산 3D·영상 및 3D 에셋 2종 등 신규 콘텐츠 확대 △AI 시범 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추가 개방된 주요 데이터는 △국가유산 복원·보존 등을 위한 ‘국가유산 3D 정밀데이터’ △디지털 콘텐츠 산업 활용용 ‘국가유산 3D 에셋’ △학술·연구 지원용 이미지·도면·보고서 등이다. 신규 메뉴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남한산성’의 세부시설 탐방, 한·일 교류의 상징인 조선통신사선과 충남 태안 일대에서 찾은 해양유산 전시, 지난 3월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 고운사의 연수전과 청송 사남고택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는 3차원(3D) 자료, 명승·천연기념물 VR 체험 등이 포함된다. ‘한국고고학 사전’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협업해 개발한 서비스로,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구석기·청동기 시대 정보를 요약·정리하고 질의응답 기능을 제공해 연구·교육 현장의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30

연말에 듣는 음악, 새해를 맞는 클래식

연말은 한 해의 끝에 대한 아쉬움과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는 시기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흥겨움 뒤에 찾아오는 고요함 속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음악을 듣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때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마음을 정리하고 새 출발을 준비하는 위로가 된다. 연말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 중 ‘겨울’을 떠올릴 수 있다. 황량한 자연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신의 인도를 갈구하는 모습은 노동과 성장을 넘어 성찰과 기다림의 단계로 향하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 자연의 리듬 안에서 한 해를 차분히 돌아보기에 적합한 음악이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8번 b단조 미완성' 또한 연말에 추천하는 작품이다. 이 곡은 교향곡이 당연히 도달해야 할 4악장의 완결을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두 악장에서 멈춘 이 음악은 ‘끝내지 못함’을 결핍이나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표현해야 할 감정과 음악적 이야기를 다 했기 때문에 2악장으로 마무리했다는 평이 있다. 이 작품은 연말에 우리가 느끼는 아쉬움, 즉 ‘아직 다 끝나지 않은 삶’에게 ‘끝내지 못한 것이 실패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피아노 음악으로는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트로이메라이’를 추천하고 싶다. 제목은 ‘어린이의 꿈’이지만, 실제로는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가 잃어버린 감정을 돌아보게 하는 곡이다. 연말에 듣는 ‘트로이메라이’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앞으로도 지켜가야 할 마음의 방향을 조용히 일러준다. 그렇다면 새해 첫날, 1월 1일의 첫 곡은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 새해의 음악은 결심을 강요하기보다, 새로운 시작을 잔잔히 열어주는 역할이면 충분하다. 이 역할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은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 1악장이다. 자연을 묘사한 이 음악은 거창한 승리나 극적인 전환 대신, 평온한 걸음으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게 한다. 새해의 아침, 창밖의 빛과 함께 이 음악을 듣는 순간, 우리는 다시 삶으로 걸어 들어갈 용기를 얻게 된다. 또 다른 선택으로는 클래식 현대음악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의 'Spiegel im Spiegel'을 들고 싶다. 이 곡은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테마의 반복 속에서 미세한 음악의 차이를 감지하게 된다. 새해 역시 그렇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없지만, 다시 시작된 시간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변해간다. 여기에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을 더한다면, 새해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비발디는 봄을 새의 노래와 얼음의 해빙, 생명의 귀환으로 묘사했다. 이는 단순한 계절 표현이 아니라,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간에 대한 음악적 선언이다. 그래서 이 곡은 새해 첫날, 오전에 듣기에 적합하다. 새해의 시작을 ‘결심’이 아니라 생명력의 회복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자신이 선택한 “새해 첫 곡”을 공유한다. 긴 설명 대신 한 곡의 제목만으로도 자신의 정서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말과 새해를 잇는 음악의 역할은 분명하다.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다짐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 음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우리가 잠시 멈춰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시간의 끝과 시작을 가장 깊이 연결해준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5-12-29

경북여성정책개발원, ‘K보듬 6000’ 서비스 질적 고도화 방안 발표

경북도의 지역사회 통합 모델인 ‘K보듬 6000’이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 전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표적 아동돌봄 사업인 ‘K보듬 6000’ 사업은 2026년 도내 22개 시군으로 확대된다. 경북도 산하 여성정책 연구 기관인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최근 실태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통해 도출된 서비스 질적 고도화 방안을 발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 강화로 ‘육아천국 경북’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4시간 완전 돌봄’ K보듬 6000, 돌봄 사각지대 해소의 열쇠 K보듬 6000은 기존 산재된 돌봄 서비스의 연계성 부족과 긴급 돌봄 수요 미충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북도가 도입한 지역사회 맞춤형 통합돌봄 특화사업이다. 맞벌이·한부모 가정, 자영업자 등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파트 등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영유아부터 초등 1~6학년까지 무료로 돌보는 전국 유일의 24시간 완전 돌봄 모델이다. 2024년 시범 시행 이후 현재 경북 12개 시군 71개 시설에서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22개 시군 97개 시설로 확대될 예정이다. 사업의 명칭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K’는 경북 모델의 전국(Korea) 확산 의지를, ‘보듬’은 포용적 돌봄 정신을, ‘6000’은 1년 365일 24시간 아동을 보호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산재된 돌봄 서비스의 연계성 부족과 긴급 돌봄 수요 미충족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실태조사로 확인된 성과와 과제 지난 9월 실시된 실태조사에서 이용자 만족도는 무려 97.4%(매우 만족 81%, 만족 13.2%, 보통 3.2)로 나타났다. 특히 ‘양육 부담 경감’(4.72점), ‘아동의 정서적 긍정 변화’(4.61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시설 관계자들은 ‘인적자원 관리 미흡’, ‘프로그램 다양화 필요’ 등을 한계로 지적하기도 해 숙제를 남기고 있다. △K보듬 6000 이용 현황 (2025년 1~7월)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K보듬 6000의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0~2세 아동은 총 4387명이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이 중 평일 주간에는 681명, 평일 저녁에는 1279명, 주말 및 공휴일에는 2286명이 각각 시스템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세부터 취학 전 아동은 총 8031명이 이용했고, 세부적으로는 평일 주간 1530명, 평일 저녁 2706명, 주말 및 공휴일 3543명으로 집계됐다. 초등학생의 경우 가장 많은 인원인 4만692명이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평일 주간 1만8773명, 평일 저녁 1만3352명, 주말 및 공휴일 8606명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중학생은 총 1만7836명이 참여했고, 평일 주간 6420명, 평일 저녁 7853명, 주말 및 공휴일 3509명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으로 평일 저녁과 주말 및 공휴일 시간대에 이용률이 높게 나타나며, 특히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 평일 주간보다 저녁 시간대 이용이 더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맞벌이 가정이나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시간대에 서비스가 집중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양적 확산 넘어 질적 도약”···3대 핵심 전략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대상별 맞춤 돌봄 강화, 지속가능성 확보, 지역 기반 통합 모델 정립을 골자로 한 3가지 개선안(전략)을 제시했다. 김혜경 선임연구위원은 “단순 확장이 아닌 서비스 질 향상이 관건”이라며 “전국적 확산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 강조했다. 대상별 맞춤 돌봄 고도화 방안으로는 장애아동 특화반의 단계적 도입으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정서 지원 프로그램 신설 및 부모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 확대, 방학 중 형제자매 통합반 운영으로 보호자 부담 경감을 제시했다.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운영 안정화 방안으로는 돌봄 교사 전문성 강화 및 온라인 예약 시스템 활성화, 인력 소진 예방을 위한 심리적 지원 프로그램 도입을 내놓았다. 지역 자원 연계로 완성하는 통합 모델로는 대학, 어르신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공동체 돌봄 시스템 구축와 아동돌봄통합지원센터를 컨트롤타워로 삼아 민관 협력 강화 방안을 제안했다. △향후 전망과 기대 효과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K보듬 6000을 전국적 확산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김혜경 연구위원은 “경북의 성공 사례를 타 지역에 맞게 적용해 보편적 돌봄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데이터 기반 돌봄 자원 연계 시스템을 도입하고, 아동 발달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시설 관계자들은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과 ‘보호자 대상 교육 확대’를 추가로 요청하며, 사업의 지속 운영을 촉구했다. K보듬 6000은 단순한 돌봄 제공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아동의 권리 보장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개선안이 현장에 안착한다면, 경북은 물론 전국의 돌봄 정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K보듬 6000은 경북도가 앞장서 만든 새로운 돌봄 패러다임으로서, 지역의 모든 아이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책 지원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경북’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8

'수성아트피아 송년음악회-환희의 송가’ 31일 개최

대구 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가 오는 31일 오후 7시 30분 대극장에서 '수성아트피아 송년음악회-환희의 송가’를 개최한다. 지휘자 지중배가 이끄는 경북도립교향악단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Op.84’로 공연을 시작해 긴장감 넘치는 서사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이어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제1번 Op.33’에서는 국내 최정상급 첼리스트 김호정(경북대 교수)의 열정적인 연주가 펼쳐진다. 공연의 피날레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으로 장식된다. 장엄한 서두로 시작해 서정과 격정이 교차하는 전체 4악장의 이 대곡은 마지막 악장 ‘환희의 송가’에서 인간의 자유, 평화, 연대의 메시지를 웅장하게 전달한다. 특히 ‘환희의 송가’ 4악장에서는 소프라노 이윤경,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손지훈, 베이스 전태현이 구미시립합창단과 대구오페라콰이어와 함께 협연해 화려한 하모니를 선사한다. 지휘자 지중배는 섬세한 해석과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로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을 유기적으로 조화시켜 클라이맥스의 감동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수백 명의 연주자와 성악가가 빚어내는 장대한 사운드는 2025년의 마지막 밤, 관객에게 벅찬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동용 수성아트피아 관장은 “베토벤의 음악이 전하는 사랑과 연대의 메시지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관객들이 음악 속에서 새해 소망을 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7

[EBS 세계의 명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EBS ‘세계의 명화’는 27일(토) 밤 10시 45분,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방영한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백세 노인의 기상천외한 탈출과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유머와 풍자로 풀어낸 코미디 영화다. 펠릭스 헤른그렌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로베르트 구스타프손이 주인공 알란 칼손 역을 맡아 청년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삶을 능청스럽게 그려낸다. 이바르 비클란데르, 다비드 비베리, 미아 스케링에르 등이 출연해 알란의 여정에 활기를 더한다. 영화는 100세 생일을 맞은 알란이 양로원 창문을 넘어 세상으로 도망치면서 시작된다. 평생 폭탄 제조를 즐기며 의도치 않게 세계사를 관통해온 그는, 축하 파티보다 자유를 택한다. 터미널에서 우연히 들고 나온 여행 가방 하나가 갱단의 돈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알란의 인생은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굴러간다. 가방을 둘러싼 소동 속에서 새 친구 율리우스를 만나고, 실수와 우연이 겹치며 새로운 모험이 이어진다.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복잡하지 않게 사는 법’을 제시하는 태도에 있다. 알란은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격랑 한복판에서도 과도한 의미 부여를 경계하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간다. 스탈린, 트루먼, 레이건 등 현대사의 인물들과 엮이는 장면들조차 과장된 비극 대신 담담한 웃음으로 풀어낸다. 그 유유자적함은 정신없이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 위안을 건넨다. 감상 포인트도 분명하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절묘하게 엮어낸 원작의 장점을 영화가 충실히 살려냈고, 실제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재현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한 배우가 알란의 전 생애를 연기하며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한 점은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0세의 나이에 창을 넘어 세상으로 나서는 알란의 선택은, 나이나 조건에 갇혀 주저앉아 있는 이들에게 조용한 용기를 전한다. 너무 심각해지지 않아도, 삶은 충분히 굴러간다. 웃음 속에 담긴 이 단순한 진실이야말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27

인간은 파멸로부터 구원받을까

우리는 왜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시대에 살면서도, 가장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할까?’ 옥스퍼드대 인류학과 교수 하비 화이트하우스가 신간 ‘인간 본성의 역습’(위즈덤하우스)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과학적 사실을 외면한 채 음모론에 휘둘리며 사회적 갈등은 깊어만 간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플라스틱 사용을 멈추지 않고 불필요한 소비를 계속한다. 그는 현대 문명의 위기를 ‘인류 본성과 현대 사회의 괴리’에서 찾으며, 선사시대부터 이어진 세 가지 인간 본성-순응주의, 종교성, 부족주의-을 해부한다. 저자는 이 모든 위기의 뿌리를 ‘오늘날 세계가 망가진 이유는 인류 본성과 현대 문명 간의 격차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현대 문명이 순응주의(집단을 따라가는 성향), 종교성(초월적 존재를 믿고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성향), 부족주의(집단에 충성하는 성향)라는 세 가지 본성에 기대어 성장했다고 분석한다. 집단 학습과 모방은 수렵채집 시대 생존의 열쇠였지만, 오늘날에는 ‘모두가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집단적 태만’으로 이어진다. 기후 위기를 인지하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현대인의 모순이 대표적이다. 초월적 존재를 향한 믿음은 농경사회에서 제도화된 종교로 진화했으나, 이제는 민족·국가라는 ‘상상의 공동체’와 결합해 내부 결속과 외부 배척을 동시에 강화한다. 소집단 간 충돌과 정복 전쟁은 고대 문명의 확장을 이끌었지만, 현대에는 정치적 양극화와 극단주의로 나타나 사회 분열을 심화시킨다. “과거에는 생존의 도구였던 본성이 현대에는 위기의 근원이 됐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책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시간 순으로 전개된다. 1부에서는 세 가지 인간 본성을 개념적으로 정리하고, 2부에서는 각 본성이 인류 문명을 어떻게 확장시켰는지 알아보고, 3부에서는 본성이 오늘날 어떤 모습으로 변천됐는지 설명한다. 특히 3장(사회적 접착제)과 6장(부족과 전쟁)에서는 부족주의의 기원과 문명 팽창 과정이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묘사된다. 선사시대 작은 집단에서 시작된 ‘우리 vs 적’의 본능은 문명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현대에는 민족, 국가, 정당으로 재편되며 분열을 촉발한다. 저자는 문제의 해법으로 제도 설계를 통한 본성 활용을 제안한다. 예컨대 ‘마이어스(MyEarth)’ 앱은 사용자의 탄소 발자국을 추적해 집단 규범에 민감한 순응주의적 본성을 자극함으로써 환경 보호 행동을 유도한다. 저자는 이러한 방식이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제도 설계를 통해 본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방법들을 하나씩 짚어낸다. 인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이미 갖고 있는 본성을 활용해 ‘더 협력적인 미래’로 이끄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비 화이트하우스는 ‘세계 최대의 인류 역사 데이터뱅크’ ‘세샤트(Seshat)’의 공동 설립자로, 전 세계 방대한 역사 자료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한 인류학자다. 40년에 걸친 그의 학문적 업적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첫 대중서가 바로 이 책 ‘인간 본성의 역습’이다. 이 책은 화이트하우스 자신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결정판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류의 가장 위대한 성공과 실패를 통찰력 있고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라는 유발 하라리의 찬사와 “수십 년간 쌓아온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담은 야심 찬 역작”이라는 ‘가디언’의 평은 이 책이 가진 학문적 깊이와 대중적 설득력을 동시에 보여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5

아이가 넘어질 권리를 주다···성공 부르는 ‘가족문화의 힘’

가족은 단순한 혈연 공동체가 아니다. 한 개인의 사고방식, 꿈, 성취까지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다. 신간 ‘성공하는 가족의 저녁 식탁’(어크로스)은 퓰리처상 수상 저널리스트이자 예일대 교수인 수전 도미너스가 10년간 6개 가문의 삶을 추적하며 밝혀낸 ‘가족문화의 힘’을 집약한 책이다. 이 책은 의사 집안에서 의사가, 예술가 집안에서 예술가가 나오는 이유부터 형제자매의 경쟁이 재능을 꽃피우는 메커니즘까지, 성공의 유전자를 정리한다. 책은 미국 법조계·정치계를 이끈 무르기아 가족,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융합) 분야에서 이름을 남긴 워치츠키 가족, 올림픽 선수와 소설가를 키운 그로프 가족 등 6가족의 사례를 통해 ‘성공의 패턴’을 분석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녀의 실패를 허용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유전적 잠재력을 깨우는 ‘문화적 토양’을 가꾼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 가정에선 몇몇 공통점이 발견됐는데,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대담함의 문화”다. 이들 가족은 “자신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거나, 위대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거나, 세계 기록을 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워치츠키 가족의 어머니 에스터는 딸의 과제 리포트에 “다시 써라”는 말 대신 “B를 받을 수 있겠다”는 피드백으로 스스로 개선하도록 유도했다. 세라 그로프가 14km 호수를 수영으로 건널 때 아버지는 안전을 걱정하기보다 보트로 동행하며 도전을 지지했다. 이들은 아이가 넘어질 권리를 빼앗지 않았다. 발달심리학 연구는 부모의 과도한 개입이 아이의 동기를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반면, 아이들은 부모의 열정과 성장을 보며 자신만의 목표를 세운다. 워튼스쿨 조나 버거 교수는 “형제자매 중 동생이 운동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손위 형제를 뛰어넘기 위한 전략”이라며 경쟁이 재능 개발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75%가 동생이었으며, 맏이가 명문대에 진학하면 동생도 같은 길을 따르는 경향이 나타났다.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실험은 유전자가 환경에 따라 발현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쥐라도 자극에 따라 학습 능력이 변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재능도 유전적 소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저자가 인터뷰한 부모들은 자녀의 유전적 특성을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허용했다. 예를 들어, 무르기아 형제는 서로의 성취를 발판 삼아 동반 성장했다. 형은 동생의 보호자였고, 동생은 형의 기대에 부응하며 학생회장까지 올랐다. 그러나 성공은 공짜가 아니다. 책의 마지막 장은 “위대함에는 희생이 따른다”고 경고한다. 뛰어난 성취를 이룬 가족들은 마음의 평화, 사랑, 여유, 혹은 가족 간의 온전한 시간 같은 것을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했다. 단순히 직업적 성공을 넘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도록 이끈 것이다. ‘성공하는 가족의 저녁 식탁’은 자녀 교육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로 펼치도록 환경을 조성하라”고 조언한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유전적 잠재력이 현실 속에서 빛을 발하도록 돕는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5

미시마 유키오의 다면적 내면세계·시대적 맥락 동시 조망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평전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교양인)이 출간됐다. 미시마 유키오는 단순한 작가를 넘어선 사상가로, 탐미적이고 외설적인 경지를 넘어선 인물이다. 그의 삶과 사상은 복잡한 다면체로 비유되며, 이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적 인간 시리즈’의 제16권으로 출간된 이 평전은 근대적 주체성을 삶의 형식 안에서 극대치로 전개한 인물을 재발견하는 작업이다. 미시마 유키오는 1925년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병약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러한 배경은 그의 몽상과 상상력의 원천이 됐고, 12세부터 시 창작에 몰두하며 문학적 재능을 드러냈다. 1941년 단편소설 ‘꽃이 한창인 숲’으로 문단에 데뷔한 그는 전쟁과 패전의 시기에 활동하며 죽음, 몰락, 허무 등의 주제를 천착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자전적 고백을 담은 ‘가면의 고백’(1949), 교토 금각사 방화 사건을 소재로 한 ‘금각사’(1956) 등이 있다. 1950~60년대에는 소설, 희곡, 비평뿐만 아니라 영화, 연극, 사진 작업에도 참여하며 대중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보디빌딩과 검도를 통해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수련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정치적 발언과 행동을 시작한 미시마는 자위대 체험 입대를 통해 민간 방위 조직을 구상하고, ‘방패회’를 결성해 헌법 개정과 천황제 수호를 주장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네 권으로 구성된 대작 ‘풍요의 바다’로, 시대의 허무를 주제로 삼았다. 1970년, 그는 작품을 출판사에 넘기고 자위대 총감부를 점거한 후 할복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과 논쟁을 남겼다. 이 평전은 미시마 유키오 연구 1인자인 문학평론가 이노우에 다카시가 집필했으며, 방대한 1차 자료와 새로 발굴한 자료를 철저히 고증해 미시마의 생애를 객관적 사실과 심리적 분석 위에 재구성했다. 2021년 제72회 요미우리문학상 수상작으로 미시마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내면 세계와 시대적 맥락을 동시에 조망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5

“낮은 곳에 임하신 예수의 뜻 잇는다"··· 포항제일교회, 34년째 성탄 나눔 행사

“마구간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는 소외된 이들의 희망이었습니다. 그 뜻을 실천하듯 포항제일교회 청소년들은 성탄절마다 이웃 사랑으로 온기를 전해왔습니다.” 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박영호)는 지난 24일 교회 내 만나홀에서 ‘2025 마구간 자선모금행사’를 열고 지역 내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했다. 올해로 3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의 주도적 사회 참며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의미를 더했다. 행사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저소득 가정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1990년 첫 시작 당시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된 이 행사는 현재까지 청소년들이 기획부터 실행까지 주도하는 사회적 실천의 장으로 발전했다. 올해도 교회학교 청소년2부(고1~3학년) 30여 명이 참여해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김밥·어묵·떡볶이·붕어빵 등을 판매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시태기 교회학교 교육부 청소년2부장은 “교역자나 어른들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기획부터 실행까지 도맡았다는 점이 특별하다”며 “학업 틈틈이 준비하며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작은 실천이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험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 말했다. 하성준(고등학교 3학년) 군은 “선배들이 이어온 전통을 우리가 직접 계승한다는 것만으로도 뜻깊었다”며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린 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고 모은 수익금이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장을 찾은 교인들은 다채로운 먹거리를 즐기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겼다. 박영호 담임목사는 “청소년들이 서로 협력하며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앞으로도 낮은 자리에서 이웃을 섬기는 포항제일교회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5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착공식 29일 열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9일 오후 3시 포항시 북구 환호동 347에 위치한 환호공원 중앙광장에서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착공식을 개최한다. 총사업비 34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5881.12㎡ ,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는 제2관은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이 위치한 환호공원 부지 내에 들어서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2관은 전시실 2개와 수장고, 아카이브실을 비롯해 시민들의 참여형 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교육공간과 세미나실 등이 마련된다. 또한 외부에는 자연 속 휴식을 위한 다양한 쉼터가 조성돼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시민과 소통하는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기존 제1관은 지역의 대표 자원인 철 기반 작품을 지속적으로 수집·연구하며 타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하는 ‘볼거리’ 중심의 미술관으로 운영된다. 반면 제2관은 동시대 다양한 이슈를 다체학적으로 접근하는 ‘체험형’ 미술관을 지향하며, 관람객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환호공원과 조화를 이루며,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디지털 기반 융·복합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미래형 복합문화공간을 구축해 포항시의 문화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4

국내 최대 규모 음악제 서울 ‘2026 교향악축제’ 참가···포항시향 위상 높일 것"

포항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차웅)이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제로 불리는 서울 예술의전당 ‘2026 교향악축제’에 참가한다. 매년 전국 18~20개 유수의 교향악단을 초청해온 교향악축제는 내년 4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8회째 행사로 열린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2006, 2011년, 2021년에 이어 네 번째 참가이자 5년 만의 무대에서 뛰어난 음악적 역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 사장조’와 함께 막스 로스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이 협연하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라장조’로 구성된다. 드보르작 ‘교향곡 제8번’은 체코 국민주의 음악의 대표작으로, 낭만주의 시대 드보르작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널리 사랑받는 작품이다. 1889년 보헤미아 지방에서 작곡돼 이듬해 프라하에서 드보르작 자신의 지휘로 초연된 이 곡은 체코의 전원적 풍경과 민속적 선율을 명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담아냈다. 특히 자유로운 형식미와 풍부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며,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헌정됐다. 영국에서 출판되며 “영국 교향곡”이라는 별칭이 붙었으나, 드보르작의 민족적 색채가 가장 강렬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활기찬 리듬과 보헤미안 민속음악의 조화, 1악장의 경쾌한 서주와 3악장의 우아한 왈츠가 특징이다. 차웅 지휘자의 역동적인 해석으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은 파가니니의 ‘협주곡 1번’을 통해 기술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로 무대를 빛낼 계획이다. 차웅 예술감독은 “오랜만의 교향악축제 참가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성장을 증명하고, 포항시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관객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3

한국인 “민주주의 성숙을 경제성장보다 더 희망”

우리나라 국민은 ‘민주주의 성숙’을 경제 성장 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이 희망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31.9%)’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28.2%)’를 앞질렀다. 과거 조사에서는 ‘경제적 부유함’이 1위를 차지했었다.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높다’고 평가한 국민은 46.9%로 ‘낮다(21.8%)’는 응답 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조사는 문체부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13∼79세 국민 6180명과 국내 거주 외국인 1020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의 43.7%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응답했으며, ‘중산층 보다 높다’는 응답은 16.8%로 나타나 전체의 60.5%가 ‘중산층 이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대비 18.1%p 증가한 수치다. 반면 ‘행복도(65.0% → 51.9%)’와 ‘삶의 만족도(63.1% → 52.9%)’에 대한 인식은 모두 하락했다. 집단간 갈등 인식에서는 82.7%가 ‘진보와 보수’ 갈등을 가장 크게 인식했으며, 이어 ‘기업가와 근로자(76.3%)’, ‘부유층과 서민층(74%)’ 갈등이 크다고 답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은 69%로 2022년(57.4%)대비 11.6%p 상승했으며, 남성과 여성 갈등도 61.1%로 10.7%p 증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3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작가연합회' 회장에 이진희 작가 연임

포항 지역의 문화예술 창작지구 ‘꿈틀로’를 이끄는 제7대 회장으로 이진희(49) 와이어공예작가가 선출됐다. 꿈틀로작가연합회는 최근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23명의 회원 투표를 통해 이진희 작가를 연임시켰다. 이로써 이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진희 회장은 “예술가와 지역민이 함께 호흡하는 꿈틀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꿈틀로 298 놀장 아트마켓' 을 일상화하기 위해 자체 운영 공방에서 상시로 진행되는 원데이 클래스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개설하고, 꿈틀로 작가들의 작품을 개별적으로 브랜딩화한 아트상품을 개발· 제작하며, 포항 철강산업관리공단 근로자를 대상으로 호동문화관에서 연간 실습형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사업의 양적 확대보다 질적 성장을 우선시하겠다”며 회원들의 창작 열정과 지역사회의 협력을 결합해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계명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한국와이어공예협회 공모전 최우수작품상, 2016년 제11회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최우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한 중견 예술인이다. 개인전 4회, 단체전 30회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꿈틀로의 예술적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회원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현실을 고려해 “시와 시의회, 기업의 협력으로 문화예술창작지구의 자생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꿈틀로는 2016년 포항시의 문화도시 조성사업 일환으로 북구 중앙로 298번길 일대에 조성된 공간이다. 회화·공예·음악·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 예술인 31명이 입주해 활동 중이며, 2021년에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해 체계적인 운영을 강화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3

박수철 화가 첫 산문집 ‘오늘도 나는 이젤 앞에서 서성입니다’ 출간

포항 출신의 독학 화가 박수철(75)의 첫 산문집 ‘오늘도 나는 이젤 앞에서 서성입니다’가 출간됐다. 포항지역 출판사인 도서출판 득수가 펴낸 이 책은 박 작가가 1969년부터 2022년까지 55년간 써 내려간 일기와 편지를 엮은 기록으로, 평생 붓을 놓지 못한 채 작업실에 머물렀던 한 예술가의 내밀한 삶의 여정을 담았다. 1950년 포항에서 태어난 박수철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했다. 생계를 위해 낮에는 직장에 다녔고, 밤에는 캔버스를 마주했던 그는 “작업실은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지만, 스스로를 예술가라 칭하기엔 늘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산문집은 성공담이 아닌 실패와 회의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은 ‘투쟁적 창작기’다. “그림은 내게 구원도, 영광도 아니었다. 다만 숨 쉬듯 멈출 수 없는 것이었다”는 그의 문장은 예술가의 숙명을 넘어 인간적 고뇌를 드러낸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며, 각 부마다 상징적인 색상을 배치해 작가의 내면을 시각화했다. 1부 ‘엘로우 오커(Yellow Ochre)’는 1969년부터 1995년까지의 청년기 가난과 무명의 시절을 기록한 초창기의 모습이다. 2부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는 1996년부터 2012년까지 지역 예술계와의 교류 속에서 모색한 정체성을 담았다. 3부 ‘크림슨 레이크(Crimson Lake)’는2013년부터 2022년까지 노년의 열정과 회한이 교차하는 시기를 표현했다. 4부 ‘에메랄드 그린(Emerald Green)’은 1977년부터 2018년까지 40년간의 스케치 원본을 수록해 미완의 순간들까지 포착했다. 특히 4부의 스케치는 완성작 이전에 드러나는 흔들림과 망설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출판사는 책 말미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독자가 박수철의 주요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박수철은 “이 작업실에서 나는 또 하나의 정물”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그림 그리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세월 앞에 놓인 객체로서의 고백은 예술가의 신비화를 거부한다. ‘캔버스 앞의 나는 고독했지만, 그 고독이 나를 살렸다’는 문장처럼, 책은 예술적 성취보다 삶을 버텨내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전한다. 박수철은 2005년 포항문화예술회관 기획 초대전을 시작으로 2025년 포항시립미술관의 원로작가전 ‘박수철, 오래된 꿈’까지 10여 회의 개인·단체전에 참여했다. 특히 2024년 ‘정물 풍경’ 전과 2023년 ‘The cross 40전’은 그의 독특한 ‘정물적 풍경’ 미학을 집약한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김강 도서출판 득수 대표는 “박수철 화백의 작품과 기록에는 붓을 놓지 않으려는 집념, 삶의 고뇌를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몸부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이 책이 ‘예술가의 신앙’이 아닌, 끊임없이 고민했던 ‘예술가의 흔적’으로 닿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2

‘권리’ 너머의 인권, 성리학에서 길을 찾다

동양사상의 핵심인 성리학을 현대 인권 담론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문제작이 출간됐다. 채형복(현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신간 ‘금동이의 술은 백성의 피―성리학과 인권’(학이사)은 유학을 과거의 도덕 교본이 아닌, 오늘날 인권의 철학적 토대로 다시 불러내는 학문적 시도로 평가 된다. 저자는 근대 이후 인권이 서양 정치철학을 기반으로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내면적 존엄과 윤리적 성찰이 소홀해졌다고 진단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성리학이 강조해 온 인(仁)·의(義)·성(性)·리(理)의 개념을 통해 ‘권리 중심 인권론’을 넘어선 ‘도덕적 인권론’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성리학이 말하는 인간은 외부 제도에 의해 존엄해지는 존재가 아니라, 본성 안에 이미 선(善)을 지향하는 도덕적 주체라는 점에서 근대 인권사상의 선언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희의 ‘성은 곧 리’라는 명제는 인간의 존엄을 제도 이전의 철학적 토대 위에 놓는다. 성리학적 자율은 개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서구적 개인주의와 달리, 타자(他者)와의 조화 속에서 자신을 완성하는 관계적 자율이다. 저자는 이를 ‘공동체적 인간주의’로 규정하며, 인권을 타인의 권리를 인정하고 배려할 수 있는 윤리적 능력으로 확장한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조선후기 고전소설을 분석 텍스트로 적극 활용한 점이다. ‘홍길동전’, ‘흥부전’, ‘춘향전’ 등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을 통해 성리학이 지배하던 사회의 모순과 인간 군상(群像)을 읽어내고, 이를 현대 인권의 문제의식과 연결한다. 이는 성리학을 추상적 이념이 아닌 살아 있는 삶의 철학으로 되살리는 방법론적 성과로 평가된다. 저자는 본문에서 “위계 질서와 남성 중심성 등 성리학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도, 그 내부에서 인간의 도덕적 자율과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인권의 위기가 제도의 부족이 아니라 공감과 연민의 결핍에서 비롯된다는 저자의 문제 제기는 오늘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전통의 언어로 인권의 미래를 다시 묻는 이 책은 동양 인문정신의 현대적 의미를 새롭게 환기(換氣)시키는 문화적 성과로 읽힌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22

포항 원로 문인화가 이형수, 문자· 까치 호랑이 그림전

포항의 원로 문인화가 이형수 화백의 초대전 ‘세화(歲畫)·문자(文字) 까치호랑이 그림전’이 오는 2026년 1월 31일까지 포항 갤러리 상생(포항시 남구 송도로 71)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통 민화의 상징인 까치와 호랑이를 소재로 새해 길상의 기운과 함께 액막이의 세화적 기운도 함께 느껴지게 하는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며, 내면의 성찰을 선사할 예정이다. 호랑이의 용맹함과 까치의 친근함이 조화를 이루며 느림과 순수함의 가치를 역설하는 그의 작품은 기술과 인간성의 경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형수 화백은 2010년 독일 베를린 스판다우 문화의 집에서 ‘까치는 호랑이의 외로움을 안다’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그는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고, 호랑이는 액운을 막는 존재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둘 다 고독한 존재”라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친구 관계로 재해석했다”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기에 문자를 결합한 ‘문자 호작도’를 새롭게 선보인다. 작품 속 까치와 호랑이는 위압적이기보다 천진난만하게 어우러지며, 화면에는 ‘도·선·공·허·죄·좌망·여명’과 같은 철학적 단어들이 더해져 인공지능(AI) 시대의 성찰을 담았다. 이 화백은 “AI가 인간의 마음을 모방해도 진정한 감성은 흉내 낼 수 없다”며 “먹빛의 깊이와 순수한 감성이 더욱 소중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952년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 태어난 이형수 화백은 어린 시절 사라호 태풍으로 범람하는 강물을 목격하며 자연의 위력을 체감했다. 16세에 매화 그림을 계기로 북종화 대가 김은호 화백(1892~1979)과 인연을 맺었고, 뒤늦게 동국대를 졸업하며 본격적인 화업의 길을 걸었다. 그는 ‘필묵의 즐거움’(2007)부터 ‘죽도시장, 여명의 사람들’(2021)까지 총 6회의 개인전과 5회의 초대전을 통해 서정적인 수묵화와 일상의 풍경을 담아왔다. 정신과 의사 사공정규,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아동문학가 김종완의 글에 그림을 협업하기도 했다. (사)한국서가협회 본회 수석 부이사장과 초대 경북지회장을 지냈다. 최근에는 ‘지관(止觀)’이라는 호를 사용하며, 포항 지역 소재와 문자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1

한글 서예 아름다움 전파···대구서 ‘수연회’ 창립 기념전

대구에서 한글 서예의 아름다움을 연구하고 전파할 새로운 단체가 창립됐다. 한글서예연구회 ‘수연회’가 최근 대구에서 창립 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으며, 이를 기념하는 첫 전시회가 오는 27일까지 카페행담(대구시 달서구 새동네로 99-1)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글 서예의 전통 계승과 현대적 재해석을 목표로 하는 예술인들의 모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연회는 대구가톨릭대 교수이자 대구한글서예협회장인 최민경 작가의 문하생 20여 명으로 구성된 한글서예가들로 이뤄졌다. 최민경 작가는 서울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2000년 대구에 정착하며 지역 서예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계명대에서 미술학 석사, 대구가톨릭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제38회 경북서예문인화대전 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 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한 중진 서예가다. 9회의 개인전과 1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는 20년간 지역 평생교육원에서 제자를 양성했고, 제자들은 국내외 서예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전 초대작가 등의 성과를 거뒀다. 수연회 설립은 최 작가의 교육 철학과 제자들의 뜻이 결합된 결실이다. 창립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권기련 회장은 “한글은 K-문화의 뿌리”라며 “회원들의 역량을 모아 수연회가 한국 한글 서예의 대표적인 연구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연회는 정기 전시, 학술 연구 활동, 지역사회 연계 프로젝트를 통해 한글 서예의 대중화와 학문적 심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전시장은 최민경 작가의 대표작을 비롯해 회원들의 한글 서예, 캘리그라피, 양초 공예 작품 등 다채로운 작품으로 채워졌다. 특히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소품들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며, 판매 수익금 전액은 대구 달서구청 이웃사랑 나눔 성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최민경 작가는 “후배들과 함께하는 첫걸음이라 뜻깊다”며 “전통 서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1

경북여성정책개발원, 2025년 성과보고회 개최···종합청렴도 2등급 달성

경북도 산하 여성정책 연구 기관인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지난 19일 경북여성가족플라자 다목적홀에서 ‘2025년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에는 경북도와 도의회 관계자, 유관기관 종사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2025년 연구 및 사업 추진 성과를 공유했다. 행사는 연구결과 발표 및 토론, 일·생활균형 및 여성일자리 우수기관·사례 시상, 성과 포스터 전시, 부서별 홍보 부스 운영 순으로 진행됐다. 본 행사에 앞서 여성친화도시 사업성과 공유 간담회, 성별영향평가센터 추진성과 점검, 일·생활균형지원센터 우수기업 사례 발표 등이 동시에 열렸다. 특히 성과포럼에서는 김혜경 선임연구위원이 경북형 틈새 돌봄의 현황 진단과 서비스 품질 향상 방안을 발표했고, 손제희 연구위원이 청년여성 창업기업의 생존율 제고를 위한 정책 지원 전략을 제시했다. 발표 이후에는 김수연 연구부장을 좌장으로 충북 양성평등가족정책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육아정책연구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관련 분야 전문가 6명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일·삶·쉼 경북여성 어워즈’에서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 구미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 일·생활균형 우수기업 2개 기관, 여성일자리사업 우수기관 4개 기관과 교육생 우수사례 5명, 경북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우수기관 8개 기관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각 부서의 연구·사업 결과 포스터와 홍보 부스를 둘러보며 기관의 연간 활동을 직접 확인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금숙 원장은 “올해 성과보고회는 여성·가족정책 연구뿐 아니라 여성일자리, 아동돌봄, 일·생활균형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는 저출생 대응 선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정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일·삶·돌봄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구현을 위해 연구와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최근 열린 ‘2025년 경상북도 산하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종합청렴도 2등급을 획득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 평가는 경북도 산하 23개 출자출연·보조기관을 대상으로 청렴 수준과 부패 유발 요인을 분석해 취약 분야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매년 실시된다. 이번 평가에서 개발원은 청렴 체감도 및 노력도 향상을 위한 신규 시책을 다수 발굴·추진해 전년 대비 1등급 상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1997년 12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설립된 여성정책 연구기관으로, 정책 연구와 여성일자리 지원 등을 통해 여성·가족 친화적 고용환경 조성에 기여해 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20

[EBS 세계의 명화] ‘에어 포스 원’... 하늘 위의 백악관, 대통령이 액션 히어로

EBS ‘세계의 명화’가 20일 밤 10시 45분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주는 영화 ‘에어 포스 원’을 방송한다. 1997년 개봉작인 이 영화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라는 공간을 무대로, 대통령이 직접 테러리스트와 맞서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미국 대통령 제임스 마샬(해리슨 포드)이 국제무대에서 독재와 테러리즘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연설을 한 직후, 귀국길에 오르며 시작된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 포스 원’은 러시아 기자로 위장한 테러리스트 발레라(게리 올드먼)가 이끄는 일당에게 공중 납치되고, 그들의 목적은 억류 중인 독재자 라덱 장군의 석방이다. 많은 생명이 걸린 협박 앞에서 미(美)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다. 결국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인물은 대통령 자신뿐. ‘에어 포스 원’은 대통령이 영웅으로 직접 액션에 나선다는 전형적인 미국식 영웅주의를 전면에 내세운다. 가족까지 인질로 잡힌 극한 상황에서도 테러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결단은 다소 과장돼 보이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액션은 확실한 오락적 쾌감을 선사한다. 평단 역시 완성도 높은 연출과 탄탄한 장르적 재미를 강점으로 꼽았다. 영화에는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군림(君臨)하던 1990년대 미국의 시대 분위기도 짙게 배 있다. 구(舊) 소련·러시아계 테러리스트, 미군 전투기와 러시아제 전투기의 대비, 수동적으로 묘사되는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은 당시 미국 중심의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연출은 ‘특전 유보트’로 명성을 얻은 볼프강 페테르젠 감독이 맡았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를 밀폐된 전장으로 설정해 ‘다이 하드’식 액션과 ‘스피드’를 연상케 하는 추락 위기의 서스펜스를 능숙하게 결합한다. 해리슨 포드와 게리 올드먼의 팽팽한 대결은 영화의 긴장감을 끝까지 끌고 간다.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향상과 편집상 후보에 오르며 기술적 완성도도 인정받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20

“웃음의 선순환” 국민연극 ‘라이어3탄-튀어’ 대구 무대 오른다

28년째 웃음을 멈추지 않는 국민연극 ‘라이어’가 또다시 대구 관객을 찾는다. 누적 관객 650만 명, 국내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흥행 신화가 올겨울 봉산문화회관 무대에서 이어진다. 대구 고도예술기획은 국민연극 ‘라이어3탄-튀어’를 내년 1월 18일까지 봉산문화회관(가온홀)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1997년 초연 이후 매년 대구에서 장기 공연으로 선보여온 ‘라이어’는 평균 객석 점유율 70~80%대를 유지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라이어’는 영국 극작가 레이 쿠니(Ray Cooney)의 대표작 ‘Run for Your Wife’를 원작으로 하며, 현재도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그러나 28년째 단일 국가에서 연속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 최장기 공연 타이틀을 보유한 ‘라이어’는 누적 공연 4만5000회, 누적 관객 65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연극사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공연계 불황 속에서도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로는 재치 있는 대사, 숨 돌릴 틈 없는 전개, 예측 불가한 상황 설정 등이 꼽힌다. 배우들은 위기가 고조될수록 폭발적 에너지를 선보이며 관객에게 카타르시스와 유쾌함을 전한다. 이 같은 웃음 에너지는 관객의 입소문을 통해 확산되며 긍정적 순환 구조를 만든다. 작품성에 기반한 웃음이 전파력을 갖게 되면서 더 많은 관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라이어’ 흥행의 동력이라는 평가다. 고도예술기획 김종성 대표는 “대형 공연의 티켓 가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유지해왔다”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국민연극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일 오후 7시30분 / 토 오후 4시, 7시 / 일 오후 3시 / 12월25일 오후 2시, 5시 (1월1일, 매주월요일 공연 쉼). 전석 5만원.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2-19

크리스마스 이브를 수놓는 대구콘서트하우스 특별연주회 ‘크리스마스 에브리데이’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연말을 맞아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특별연주회 ‘크리스마스 에브리데이’를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설렘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연장 전체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 관객들이 입장하는 순간부터 따뜻한 연말을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공연은 DCH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시작되며,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 서곡을 시작으로 스비리도프의 ‘눈보라 중 왈츠’, 시벨리우스의 ‘축제풍의 안단테’, 발트토이펠의 ‘스케이터즈 왈츠’ 등 겨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연주된다. 이어서 바이올리니스트 임동민이 협연하는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과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가 이어져 깊은 서정성과 화려한 기교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소프라노 강혜정이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띵크 오브 미’,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 오페레타 ‘말괄량이 마리에타’ 중 ‘이탈리안 스트릿 송’ 등을 노래하며 공연의 다채로움을 더할 예정이다. 공연의 대미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중 3악장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크리스마스 캐럴 모음곡’으로 장식된다. 이번 공연을 이끄는 지휘자 정주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과 동대학원에서 지휘를 전공하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실력파 지휘자다. 그는 수원시향, 제주교향악단, 일본 센다이 교향악단 등을 지휘하며 오페라와 현대음악에서도 뛰어난 해석 능력을 발휘해왔다. 귀국 후 과천시향과 수원시향의 부지휘자를 역임하며 다양한 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했고, 현재 국립 안동대학교 인문예술대학 음악과 교수이자 원주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강혜정은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 석사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전학년 장학생으로 졸업한 후, 뉴욕타임즈로부터 “달콤하고 유연한 소프라노”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녀는 다수의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출연하며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바이올린 협연을 맡은 임동민은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위와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윤이상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와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수학했다. 그는 다양한 무대에서 음악적 깊이를 보여주며, 독일연방음악장학재단의 후원을 받아 마테오 고프릴러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DCH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솔리스트와 실내악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감동과 아름다운 겨울의 울림을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문화복지 증진을 위해 남산복지재단 소속의 성인 발달장애인 연주자들도 일부 참여해 공연의 의미를 더한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관람객 여러분이 공연장을 찾는 순간부터 따뜻한 위로와 설렘을 느끼실 수 있도록 정성껏 공연을 준비했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 서로에게 따뜻한 시간을 선물하는 뜻깊은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9

구룡포 복합문화공간 ‘피어라몰’ 팝업스토어 등 사전 공개 행사 개최

포항시가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 중인 구룡포 복합문화공간 피어라몰(Pier-ra mall)이 정식 개관에 앞서 시범운영을 위해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전 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구룡포 아라예술촌 일원에서 ‘피어라몰 프리뷰 데이(Pier-ra mall Preview Day)’를 열고, 피어라몰 입주기업 5개소가 참여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할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피어라몰에 입주 예정인 로컬 기업들이 참여해 각 브랜드의 시제품 전시와 상품 소개, 브랜드 스토리 홍보를 진행한다. 방문객들은 피어라몰 공간을 미리 둘러보는 동시에 향후 공간을 채울 로컬 브랜드와 콘텐츠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행사 당일 피어라몰은 임시 개방되며, 인근에 조성 중인 마을호텔 3개소와 연계하는 스탬프 투어를 통해 구룡포 마을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현장에서는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오후 3시부터는 경서예지, 어쿠스틱 콜라보, 아트플랫폼 한터울이 참여하는 공연 프로그램이 진행돼, 공간 체험과 팝업스토어 운영에 문화적 즐거움을 더해줄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피어라몰은 단순한 창업 공간을 넘어, 지역 문화와 관광을 융합하는 구룡포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 관광산업이 로컬 비즈니스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어라몰은 지역 관광 자원과 로컬 비즈니스를 연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향후 입주기업과 지역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구룡포 관광 활성화와 지역 콘텐츠 확산을 도모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8

내년 트럼프는?···'2026 세계대전망’

영국의 국제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창간 40주년을 맞아 기획한 ‘2026 세계대전망’ 한국어판(한국경제신문)이 출간됐다. 전 세계 25개 언어로 동시 발간된 이번 특별판은 2026년 국제 정치·경제·비즈니스·금융·과학·문화 분야의 핵심 이슈를 심층 분석하며, 예측 불가능한 시대 속 ‘최적의 나침반’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혼란과 AI·기후 위기 등 복합적 도전 속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재선으로 복귀한 이후 ‘본능에 기댄 거래형 외교’를 고수하며 전통적 국제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더라도 그의 강압적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미국·중국·러시아 3국이 영향권을 나눠 갖는 ‘세력권 세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교체 역시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주목받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중국의 ‘글로벌 사우스’ 협력 강화와 첨단기술 분야 타협(틱톡·반도체 등)을 유도하며 역설적 기회를 창출하고 있지만, 동시에 무역 분쟁 심화와 공급망 재편을 초래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 최고조···‘21세기 들어 전쟁 사망자 최다 기록’ 예상 2026년은 ‘21세기 들어 전쟁 사망자 최다 기록’이 예상될 만큼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수단·미얀마의 내전은 장기화되고, 러시아와 중국은 북유럽·남중국해에서 서방의 방어 의지를 시험할 예정이다. 하마스와 일시적 휴전 상태인 이스라엘은 내부 갈등으로 ‘내부 결속’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관세 충격 vs AI 투자 붐···양극화된 리스크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새로운 무역 협정 경쟁’을 촉발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 중이다. 2026년 선진국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110%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며,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도 있다. AI 인프라 과잉 투자가 금융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한편, AI 발전이 고학력 일자리 감소와 ‘경력 사다리 붕괴’를 가속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후 위기:1.5℃ 억제 목표 좌절···새로운 해법 모색 산업화 대비 지구 온도 1.5℃ 억제 목표는 사실상 실패했지만, 탄소 배출 정점 통과와 지열 에너지 부상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각국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스포츠·문화:도핑 허용 경기 논란과 월드컵 위기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인핸스드 게임(도핑 허용 경기)’이 약물 사용의 윤리적 논란을 촉발할 전망이다. 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FIFA 월드컵은 세 나라의 정치적 갈등으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GLP-1 기반 체중감량제 확산으로 ‘오젬픽 게임’과 같은 사회적 현상도 예상된다. 트럼프 재선이 초래한 ‘예측 불가의 시대’는 2026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진은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독자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Mapping 2026’ 섹션을 통해 분쟁 예상 지역, 경제 지표, 기술 혁신 현장을 시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8

글로벌 경제 위기 ‘문명전환기’의 서막

전 세계가 부채 위기와 자산 버블 속에서 신음하는 지금,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중대한 ‘문명 전환기’가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신간 ‘슈퍼 체인지-리플혁명과 약탈경제 그리고 대공황의 닻’(도서출판 BMK)은 달러 중심의 국제 통화 체제 종말과 암호화폐 리플(XRP)의 부상, 그리고 ‘모던 II’ 시대의 도래를 예견하며 글로벌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을 파헤쳤다. 저자 화이트독은 150년간 지속된 세계 금융 시스템의 약탈적 구조가 한계점에 도달했으며, 블록체인·AI·기후 변화·패권 전환이 얽힌 복합적 위기가 ‘파이널 슈퍼 체인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유동성이 빚으로 커질수록 현금 확보와 부채 축적이 생존 전략”이라며 코로나 이후 형성된 버블이 ‘슈퍼 대공황’으로 폭발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책은 리플이 단순한 암호화폐를 넘어 국제 결제망의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피도르 은행의 초기 참여, 비자의 어스포트 인수, 웨스턴유니언·머니그램과의 협업 등은 ‘감자 줄기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금융 확장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리플의 진정한 경쟁자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달러”라며, 디지털 연방준비제도 개념까지 제시하며 암호화폐·CBDC·스테이블 코인이 통합된 새로운 금융 체계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국제결제은행(BIS)을 “법적 강제력 없이 세계 금융 규칙을 통제하는 ‘보이지 않는 마피아’”로 규정하며, CBDC 규격부터 금융 실험까지 BIS 주도로 이뤄지는 현실을 비판했다. IMF와 각국 중앙은행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리플 기술과 연계되는 점도 주목할 부분으로 꼽았다. 저자는 ‘모던 I’(산업 확장기) 시대가 끝나고 ‘모던 II’(산업 수렴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I 기술의 확산, 인구 감소, 태양 활동 증가로 인한 기후 변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산과 소비 구조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솔라 플레어(태양 흑점 폭발)가 전력망과 통신 인프라를 마비시켜 ‘전기 문명의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산업 구조의 급격한 재편을 경고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 중심의 금융 패권이 약화되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가 새로운 경제 주도권을 쥘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의 정치 변화,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 부산의 초거대 물류기지화 등이 위기 속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책은 19세기부터 이어진 금융 세력의 약탈적 패턴을 집중 조명한다. 자산 버블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뒤 대중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펌앤덤클럽’ 메커니즘이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좀비 경제’(수입으로 이자도 감당 못 하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투자 수익보다 자산 보호가 우선”이라며, 개인·기업·국가 모두가 부채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슈퍼 대공황’ 시나리오에서는 달러 가치가 일시적 폭등 후 소멸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현금 확보와 불필요한 자산 정리를 권고했다. ‘슈퍼 체인지’는 리플 혁명과 달러 패권 붕괴, 산업 구조 재편 등을 통해 ‘금융·기술·기후가 동시에 변하는 시대’를 경고한다. 저자는 “과거 위기 패턴을 보면 이번 조정은 단순한 조정이 아닌 체제 전환의 서막”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복합 신경망을 해독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