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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구문예회관, ‘2026 올해의 청년작가’ 5인 선정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주)삼보모터스 삼보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한 ‘2026 올해의 청년작가’ 공모에서 최종 5명의 작가를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대구·경북 지역 연고를 가진 만 35~45세 청년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시각예술 분야 지원 사업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권세진(회화), 방정호·서현규(이상 영상·설치), 이성경·이혜진(회화) 등 5인이 선정됐다. 2025년 12월 15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공모에는 총 61명의 작가가 지원했으며, 평면(42명), 입체(설치·7명), 미디어(영상·12명) 분야에서 고루 응모자가 몰렸다. 1차 포트폴리오 심사와 2차 면접 심사를 거친 결과, 동시대 시각예술의 감각과 태도를 독창적으로 탐구하는 작품 세계를 지닌 작가들이 선정됐다. 권세진은 빛과 대기의 변화로 시간의 흔적을 회화에 담아내며, 방정호는 생명과 기술의 융합을 영상으로 시각화해 미래 생명체의 가능성을 탐색한다.서현규는 인공지능과 인공생명의 존재론을 인공생명체의 진화로 풀어내고,이성경은 그림자와 반사된 풍경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회화로 표현한다. 이혜진은 사라지는 존재의 상실감과 삶의 일시성을 장소의 흔적을 기록하는 작업으로 조명한다. 선정 작가들은 창작 지원금과 도록 제작, 대구문화예술회관 내 스페이스 하이브 1~5전시실 제공, 평론가 매칭 등 전시에 필요한 지원을 받는다. 오는 11월 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작가 세미나와 심사를 통해 대상 1인에게 삼보미술상과 함께 상금 3000만 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삼보문화재단과의 협력으로 지역 청년 작가들의 창작 역량을 키우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번 전시가 작가들이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를 확장하고, 지역 예술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7

TK 행정통합 “속도보다 주민 동의와 정당성이 핵심”

경북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서진국) ‘2026년 1월 정례회의’가 27일 본사 1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이날, 지난 1월 한 달간 경북매일에 실렸던 기사들을 되짚어 보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독자권익위원들의 경북매일 지면에 대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정리했다. △서진국(전 포항시 북구청장) = 경북매일신문이 최근 1월 22일 자 등을 통해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논의를 지속적으로 기사화하고 있는 점은, 지역 사회의 중요한 현안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행정통합은 단순한 정책 협의나 행정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시·도의 존립 구조와 주민의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 영일군과 포항시 통합 역시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었고, 통합 이후에도 지역 간 갈등과 행정적 불균형이라는 과제를 남겼다는 점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TK 행정통합 논의는 시·도의회 논의나 행정 절차를 거친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주민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 동의와 정당성이며, 충분한 설명과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이상준(향토사학자) = 21일 자 5면에 실린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수탈역사 담는다’ 기사를 잘 읽었다. 지금까지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는 ‘근대문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채 일본인의 번영과 향수만 소비됐다. 그러나 그 번영은 조선의 어족자원과 지역민의 삶을 짓밟은 수탈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 수탈의 역사를 지운 전시는 왜곡이며, 왜곡된 문화유산은 또 다른 가해다. 13년 만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재추진은 면죄부가 아니라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다. 아울러 관광을 위한 미화가 아니라, 식민지 지배의 실체를 정면으로 드러내는 전시로 바뀌지 않는다면 국가등록문화유산이라는 이름을 붙일 자격은 없다. 포항시가 10월까지 사업비 5000만원을 투입해 용역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이번 용역에는 이 점을 고려하여 학술 자료 정리와 국가유산청 등록신청서 작성, 그리고 현장 조사 이전까지 전시물과 설명 문구 전반을 수정·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건의한다. △박춘순(전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 = 21일 홈페이지에 실린 ‘포항시 겨울 바다의 낭만과 먹거리 관광 마케팅 본격화’라는 타이틀의 기사에 의하면 포항시가 ‘겨울 바다의 낭만과 먹거리’를 앞세운 관광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겨울 바다와 제철 미식을 결합한 콘텐츠를 통해 겨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데, KBS2 예능 프로그램을 통하여 포항의 대표 겨울 별미인 과메기를 활용한 이색 요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구룡포와 죽도시장, 호미곶 등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와 드라마 촬영지를 따라 걷는 여행도 겨울철 인기 콘텐츠라 한다. 또한 도심 속 물길을 따라 동빈항과 영일만을 감상하는 ‘포항 운하 크루즈’는 포항만의 겨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 체험으로 꼽힌다. 포항의 미래를 밝힐 대표적인 산업이 철강뿐 아니라 관광 문화가 대안일 수도 있겠다. △김미정 ODS 다문화교육연구소 포항지사장 = 16일 홈페이지에 실린 ‘경북교육청 다문화교육 선도학교·한국어 학급 공모 추진’ 기사를 잘 읽었다. 포항은 산업단지, 항만, 농어촌 지역의 이주 배경 가정 증가로 다문화 학생이 급증하며 교육 현장의 현실적 문제에 직면했다. 언어 장벽, 학습 격차, 또래 관계 어려움 등이 대표적이다. 경북교육청의 다문화 교육 확대 정책은 이러한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의 단순 ‘적응 지원’에서 나아가 ‘다문화이해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모든 학생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미래 지향적 교육으로, 교내 갈등을 줄이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시민 육성의 토대가 된다. 포항의 산업 구조와 인구 변화를 고려할 때 다문화이해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학교에서의 작은 변화가 지역 사회의 건강한 다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현자(라온재심리상담연구소장) = 22일 홈페이지에 실린 ‘한강 소설, 전미 NBCC 어워즈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 올려’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 중 하나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번역본 역시 원작의 정서를 훼손하지 않아 해외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는 한강의 문학적 성취가 언어 장벽을 넘어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임에도 소박한 행보로 주목받는 작가의 모습은 더욱 의미 깊다. △류영재(전 포항예총 회장) =23일 자에 게재된 시민기자의 “우리는 어떤 리더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기사는 6·3지방선거를 앞둔 현시점에서 시의적절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개그맨 고(故) 전유성이 청도를 떠나며 방치되었던 ‘철가방 극장’의 철거와 그 자리에 새롭게 추진 중인 ‘청도문화살롱’ 건립의 과정을 조명하며, 행정권한의 잘못된 사용은 결국 지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가장 가까운 정치이므로 지자체장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능력 뿐 아니라 소통의 자세, 비판을 수용하는 태도, 그리고 권력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요구된다. 곧 다가올 6·3지방선거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거는 단순히 인물을 바꾸는 절차가 아니라 우리 지역을 위해 행정권한을 책임 있게 사용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황병기(전 포항시 도시해양국장) = 23일자 19면에 게재된 ‘영일만항 북극항로 관문 역할, 국가 계획으로’ 제하의 사설에 의하면 정부는 국정과제인 북극항로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위해 올 상반기 중 북극항로 거점항만 조성 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할 것이라 한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부산을 해양수도로, 부산-울산-경남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며, 북극항로를 중심으로 포항, 여수, 광양, 진해, 부산, 울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경제벨트 조성이 목표라 한다.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관문항 역할은 현재의 정부 구상대로라면 반드시 수행돼야 하고 영일만항은 이런 요구에 부합하는 여러 가지 강점을 갖추고 있다. 애초부터 정부 항만 계획에 대북전진기지, 환동해 중심항만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철강과 이차전지와 같은 배후산업이 발달해 산업지원 측면에서 영일만항의 존재감은 더욱 크기 때문이다. △노정구(포항대 학생입학처장) = 대구·경북 전시&공연 라인업 시리즈<1>로 지난 6일 자에 보도되었던 대구콘서트하우스 편에 이어서 시리즈<2>로 구성된 19일 자 대구미술관 편을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2026년에 개관 15주년을 맞은 대구미술관은 ‘시대정신을 품은 미술관’을 새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시·교육·연구 역량 강화와 시민 소통 확대에 나선다.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총 9회의 전시를 기획 중이며, 전통 서화부터 프랑스 유명 미술관과의 국제전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교육, 수집 및 연구 분야도 광역시의 위상에 걸맞게 계획하고 있다니 최근 제2관의 건립에 착공한 포항시립미술관과 인근 지자체의 미술관 간의 협력 방안도 논의해 볼만한 일이다. △이형(포항학산종합사회복지관장) = 12일 자 14면 ‘여국현 시인 ‘한국 현대 서정시’ 출간 기념 북콘서트’ 기사에 의하면 영문학 박사이자 시인인 여국현씨가 직접 시를 선정하고 시적 감성을 살린 영문으로 번역한 ‘한국 현대 서정시’를 출간, 이를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 현대시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프로젝트로 한국 문학과 영어권 문학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시와 번역의 매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등 타 지역의 문인들과 포항문인협회, 문예아카데미 회원들을 비롯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하여 열기를 더했는데, 지역 문학인들의 소망으로 수년째 추진을 이어오고 있는 한흑구문학관 건립의 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민규(포항 대동중 교장) = 23일 홈페이지에 실린 '경북교육청 학년 전환기 학생 위한 마음성장학년제’ 본격 운영이라는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를 ‘MZ세대’니 ‘신인류’라 부르며 그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성세대인지라 자연히 전환기 학생들의 마음성장에 관심이 끌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일 것이다. 경북교육청이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정서교육 학년제인 ‘마음성장학년제’를 올해부터 본격 운영한다는데, 학년 전환기에 겪는 정서적 불안과 관계 갈등을 예방하고,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실 속에서 사회정서역량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경북교육청의 ‘마음돌봄정책’ 시행을 적극 환영하며, 학교 내의 사회성 학습이 향후의 사회생활에서 긍정적으로 발현되기를 기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7

“시민·공간·콘텐츠 연결 플랫폼 강화, 포항만의 잠재력 극대화”

포항시가 출자출연기관인 (재)포항문화재단 이상모(63) 대표이사의 연임을 확정했다. 지난 2년간 보여준 혁신적이고 체계적인 문화 정책 추진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다. 이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8년 1월 4일까지 2년이다.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문화재단을 대표해 재정과 사무를 총괄하며 지역 문화예술 진흥 및 발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시민 문화 향유 증진 등 문화예술 관련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다. 이상모 대표이사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부의장 수석비서관 출신으로, 동국대학교 인재교육원 교수와 (재)독도재단 대표이사 등 다양한 직책을 역임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2024년 1월, 제2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포항문화재단을 재정비하며 디지털 전환, 글로벌 협력 강화, 예술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사업들을 추진했다. 지난 25일 그를 만나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봤다.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로 3년째가 된다. 그동안 가장 주력한 점은 무엇인가. △그동안 포항문화재단은 문화복지 강화, P(Pohang)-콘텐츠 산업 육성, 문화플랫폼 확장을 통해 도시 문화 혁신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문화복지에서는 놀이형 전시 ‘우당탕탕! 지구탐험대’로 9600명의 관람객을 유치했으며, 4억8000만원 규모의 문화예술교육 예산을 확보해 생애주기별 프로그램(꿈의 오케스트라, 생활예술 교육 등)을 운영했다. P-콘텐츠 부문에서는 지역 설화 기반 공연 ‘설보:여인의숲’ 제작과 ‘2025 포항국제음악제’에서 동해안 별신굿을 창작·초연했다. 또한 AI·로봇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창작 지원으로 청년층의 혁신적 실험을 뒷받침했다. 문화플랫폼으로는 동빈문화창고 등 재단 공간을 연간 12만 명이 찾는 문화 허브로 성장시켰고, 시민 주도 플랫폼 ‘판플러스’로 생활문화를 활성화했다. APEC 연계 포항 불꽃&드론쇼와 전통 낙화놀이+미디어아트 결합 행사로 기술과 전통의 융합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포항문화재단은 지역 자원 활용과 시민 참여 확대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 도시 기반을 마련했다.   -성과의 비결이 궁금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전환의 흐름 속에서 문화가 도시의 미래를 이끄는 힘이 되도록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문화복지와 문화민주주의 실현, P-콘텐츠 산업 육성, 점·선·면으로 이어지는 문화플랫폼 구축 세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도시 곳곳의 문화를 다시 깨웠다. 예술이 시민 곁으로 더 깊숙이 다가갈 수 있도록 공연·전시·창작 지원을 확대했다. 다양한 국비 공모를 통한 우수공연을 유치하고 자체기획 전시를 더욱 확대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가 예술을 일상에서 만나는 기회를 열었다. -포항문화재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변화가 필요한 지점도 있을 텐데. △2026년은 인구 감소와 저성장, 산업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도시는 문화 경쟁력을 새로운 생존 조건으로 요구받고 있다. 문화는 이제 선택적 여가가 아니라,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공동체 회복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문화·예술 활성화와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문화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 특히 창립 10주년을 맞아 ‘환동해 문화중심도시 포항’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3대 전략, 13개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올해 계획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2026년 3대 전략은 첫째, 문화복지 강화를 통한 일상 속 문화 확산 둘째, 포항형 원천 스토리와 지역 자원을 활용한 P-콘텐츠 산업 육성 셋째, 문화와 공간, 콘텐츠의 점, 선, 면을 연결하는 문화플랫폼 구축이다. 구체적으로 공연·전시 체계 정비, 생활문화 거점 ‘판플러스’ 사업, 문화기획 인재 양성을 통해 문화 접근성 확대, ‘김설보:여인의 숲’ 뮤지컬 제작, SODO 프로젝트, 첨단기술과 예술 융합으로 지역 특화 콘텐츠 산업 성장을 추진한다. 해양문화와 예술·기술을 결합한 동빈문화창고 융복합문화 허브 조성을 통해 시민·공간·콘텐츠가 연결되는 플랫폼을 강화할 것이다. -“포항만의 잠재력이 있다”는 말을 자주 해 왔는데. △취임하면서 지방이 문화의 수신자에서 발신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포항의 대표 축제랄 수 있는 ‘포항 국제불빛축제’는 라이트아트로 빛 콘텐츠를 강화했고, ‘장기유배문화축제’는 유배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켜 문화·관광·교육을 아우르는 도시형 축제로 도약했다. 포항 고유의 이야기인 북구 송라면 하송리 ‘여인의 숲’을 조성한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김설보 여사의 서사를 특화 공연 콘텐츠로 제작해 지역 자원 기반의 새로운 문화산업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제5회 2025 포항국제음악제’는 동해안 별신굿 장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곡 초연 등으로 포항의 문화적 위상과 국제적 연대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2025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SODO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달라. △환동해 공예산업 특화지역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SODO 프로젝트’는 Symbiosis of Design & Origin의 약자로, ‘디자인과 근원의 공생’을 뜻하며, 산업의 기억 위에 예술의 터전을 세우려는 중장기적 공예산업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스틸아트공방, 동빈문화창고1969, 꿈틀로 창작지구를 연계해 구도심을 공예·융합예술 중심의 문화산업 벨트로 육성하고, 금속, 유리, 지화, 특수소재 등을 활용한 포항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2024년에 쇼케이스 공연으로 선보인 그랜드 로보틱스 퍼포먼스는 지난해 APEC 2025 정상회의 때 성공적인 데뷔를 하지 않았나. △지난해 10월 29일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린 APEC 2025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준비한 ‘불꽃&드론쇼’에서 소개됐다. 시민과 관광객, APEC 경제인들까지 총 8만 명이 몰리며 장관을 이뤘다. 포항문화재단이 제작한 그랜드 로보틱스 ‘이아피’가 포항의 도시 재탄생을 주제로 한 SF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취임 직후부터 ‘수신지에서 발신지로!’를 모토로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상이 있나. △예전의 포항은 철강 도시였다. 이젠 문화가 도시의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포항은 도시 자체가 문화적 자산이다. 포항이 문화로 재밌고, 친절한 도시가 되면 좋겠다. 사라진 옛 포항의 유산, 기억들을 미디어 아트 등 첨단 현대 기술로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빛축제는 도시투어 프로그램을 상설화하고 스틸아트 작품 아트 투어도 좀 더 고급지게 상설화해서 일상적으로 포항의 아름다움을 시민, 외지인들에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린다. △문화예술 발전기금 조성을 통해 재단의 재원 구조를 안정화하고, 브랜드형 기금 모델과 후원 방식 다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재정 기반을 마련하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6

예술 깊이·대중 감동 잇는 지역예술 트렌드 이끈다

(재)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DSAC)는 2026년 새로운 비전으로 ‘예술의 깊이와 대중의 감동을 잇는 대구예술 트렌드의 중심 달서’를 제시하고 있다. 대구 최대 자치구인 달서구의 대표 문화거점으로서 지역 예술의 내실을 다지고 앞서가는 감각적인 기획으로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2004년 개관 이후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성장한 달서아트센터는 2020년부터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 초청 공연을 활발히 유치하며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여왔다. 또한 자체 콘텐츠 제작과 신진 예술가 발굴에 집중하며, 맞춤형 기획으로 전 영역에서 독창적인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달서아트센터는 청룡홀의 잔향가변장치 도입으로 세계적인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음향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와룡홀, 달서갤러리, 지역 최대 규모의 예술아카데미를 통해 대구 문화예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80여 회의 기획공연과 20여 건의 기획전시, 심도 있는 예술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문화의 지평을 넓혔다. 2026년에는 국내외 최고 수준의 기획을 통한 예술 트렌드 주도,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 확산, 세대별·장르별 특화 축제를 통한 지역 예술 허브 구축,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수요자 중심 플랫폼 조성, 지역 예술계와의 협력 및 사회적 책임을 위한 나눔 실천이라는 5대 운영 방향을 설정하고 대구 문화예술의 혁신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DSAC 시그니처 시리즈: 세계 최고의 클래식 무대 달서아트센터는 ‘DSAC 시그니처 시리즈’를 통해 국제 콩쿠르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연주자들을 초청해 세계 클래식 무대의 현재를 조망한다. 4월에는 2013년 파울로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해 온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2021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으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함께하는 ‘키안 솔타니 & 박재홍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다. 5월에는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에릭 루 피아노 리사이틀’과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금메달 수상 이후 활발한 연주 활동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이 이어진다. 7월에는 200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이자 ‘쇼팽의 환생’으로 불리는 ‘라파우 블레하츠’의 대구 첫 단독 독주회가 예정돼 있다. 9월에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첼로 부문 우승자 리사이틀’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10월에는 2017년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이자 ‘동양의 모차르트’로 평가받는 ‘후지타 마오 피아노 리사이틀’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DSAC 아트 셀렉션: 다양한 장르의 작품성 있는 공연 올해 처음 선보이는 ‘DSAC 아트 셀렉션’은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성을 갖춘 공연을 선별해 소개하는 큐레이션 시리즈로, 3월에는 판소리 음악극 ‘긴긴밤’을, 4월에는 2022년 롱티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국제무대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일본 차세대 피아니스트 마사야 카메이의 리사이틀과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 및 청중상 수상으로 음악성을 인정받은 우시다 토모하루의 첫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5월에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 피아니스트 박종해 듀오 리사이틀’과 6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통해 완성도 높은 클래식 무대를 선보인다. 10월에는 월간 ‘한국연극’ 선정 공연 베스트7에 오른 고선웅 연출의 연극 ‘낙타상자’로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DSAC 브랜드 콘서트와 시즌 콘서트 달서아트센터는 ‘DSAC 브랜드 콘서트’와 ‘DSAC 시즌 콘서트’를 통해 차별화된 콘셉트의 자체 기획 공연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브랜드 콘서트’는 프라이빗한 구성 속에서 음악과 향기, 미디어 아트가 어우러지는 공감각적 클래식 음악회로, ‘시즌 콘서트’는 계절성과 세대별 취향을 반영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DSAC 프로덕션: 지역 서사를 담은 공연 콘텐츠 제작 달서아트센터는 ‘DSAC 프로덕션’을 통해 극장이 기획부터 제작 전반을 직접 주도하며, 지역 서사를 담은 공연 콘텐츠 제작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대표작인 뮤지컬 ‘월곡’은 2021년 초연 이후 큰 호평을 받으며 6년 차 공연에 접어들었다. △DSAC 아트 페스티벌: 장르별 전문성과 세대 감각을 반영한 예술 축제 ‘DSAC 아트 페스티벌’은 연중 단계적으로 구성된 예술 축제로, 4월에는 피아노 위크를, 5월에는 레몬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9월에는 달서청년연극제와 10월에는 달서현대춤페스티벌을 통해 장르별 예술 축제의 흐름을 이어간다. △지역 예술계 활성화를 위한 협력 프로그램 달서아트센터는 ‘DSAC 온 스테이지’를 통해 지역 예술인과의 상생을 이어가며, 지역 예술인 및 예술단체와 협업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DSAC 문화나눔 프로젝트: 공공성을 실현하는 문화나눔 ‘DSAC 문화나눔 프로젝트’는 지역민 및 소외계층에게 양질의 공연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며, ‘아모르 콘서트’와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예술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국내외 유명 작가 및 지역 대표 미술가와 함께하는 기획전시 달서아트센터는 ‘DSAC 특별기획전’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다각적인 시선을 제시하며, ‘DSAC 달서 아트 플래닛’을 통해 지역 시각예술을 대표하는 작가를 조명한다. △지역 미술계와 함께하는 협력 전시 ‘DSAC 로컬 아트 커넥션’은 지역 미술단체와의 협업 및 예술기관 간 교류를 통해 지역 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제시하며, ‘DSAC 신진작가 공모·초대전’과 ‘DSAC 갤러리 라온 기획전’을 통해 청년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이성욱 관장은 “2026년은 우리 지역의 문화적 내실을 다지고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우수 기획 공연을 유치하고 극장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확산하여 공립 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5

포항YWCA 제 22대 회장에 이화조 전 포항대 겸임교수

기독교 시민 여성운동 단체인 포항YWCA는 지난 23일 포항YWCA 강당에서 ‘제46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이화조 이사(60·전 포항대 겸임교수)를 제2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 신임 회장은 포항 출신으로 2021년부터 포항YWCA 이사로 활동하며 제2 부회장을 역임해 왔다. 포항 연일백합유치원 원장, 포항대학교 유아교육과 겸임교수로도 재직하며 교육 및 사회 활동에 힘써왔다.   이화조 회장은 정기총회 직후 열린 회장 이·취임식에서 향후 임기 내 중점 추진 방향을 밝혔다.   첫 번째로, “디지털 격차로 인해 소외되기 쉬운 여성, 어르신,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 중심의 사회에서 ‘사람 중심의 따뜻한 연결 공동체’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과 포용적 성장을 목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다양한 가족 형태와 지역사회 구성원 간 신뢰 기반 관계를 형성해 체계적인 돌봄 시스템을 마련하는 ‘돌봄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를 통해 지역사회가 직면한 돌봄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결국 인간의 존엄”이라며 “정의·평화·생명의 가치를 실천하는 공동체로서 포항을 넘어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항YWCA는 1979년 첫 정기총회를 시작으로, 1980년 정식 창립 이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지역 여성 권익 증진에 기여해왔다. 주요 활동으로는▲1985년 소비자상담실 개소 ▲1998년 포항여성인력개발센터(당시 일하는 여성의 집) 및 가정폭력상담소 설립 ▲1999년 소망의 집 개설 ▲2001년 합창단 창단 ▲2025년 여성외국인 근로자 상담센터 개소 등이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4

[역사 인문학] 단종의 시신을 거둔 용기, 엄흥도가 남긴 교훈

성서에서 장엄한 장면 중 하나는 아리마대 요셉이 예수의 시신이 매달린 십자가 아래로 다가가는 대목이다. 처형된 이의 시신을 거두는 일은 단순한 장례를 넘어, 빌라도의 권력에 정면으로 맞서는 결단이었다. 이런 도덕적 저항의 서사는 중국의 사서에서도 발견된다. 초나라의 충신 굴원(屈原)이 중상모략에 의해 멱라수(汨羅水)에 몸을 던졌을 때, 백성들은 북을 치고 음식을 던지며 그의 마지막을 지켰다. 그것은 억울한 죽음 앞에서 공동체가 선택한 최후의 예우였으며, 훗날 단오(端午)라는 거대한 문화적 의례로 승화되었다. 시대와 지역은 달라도, 권력이 버린 죽음을 인간이 거두는 행위는 인류 역사의 서사로 흐르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이 보편적 윤리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인물은 조선 영월의 민초, 엄흥도(嚴興道)다. 세조에 의해 폐위, 시해된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일은 당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금기(禁忌)였다. 시신에 손을 대는 순간 삼족이 멸하리라는 공포가 영월 땅을 짓눌렀다. 하지만 엄흥도는 밤의 어둠을 틈타 왕의 시신을 수습했다. 칼을 든 군사도, 녹을 먹는 관료도 아닌 한 명의 민초가 왕권의 폭력이 남긴 비극을 온몸으로 받아낸 것이다. 그의 충절은 일회성 용기에 그치지 않았다. 엄흥도는 가솔을 이끌고 깊은 은거를 택했다. 족보마저 없애며 세상과 절연한 채 스스로를 지웠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마을 사람들의 태도다. 관청이 사라진 그들의 행방을 쫓았으나, 주민들은 그들이 어디에 숨었는지 짐작하면서도 끝내 함구했다. 역사 정의의 회복은 200여 년 후에 찾아왔다. 숙종 대에 이르러 단종이 복위되자 엄흥도 역시 공조판서로 추증되며 ‘충의(忠義)’라는 시호를 받았다. 그가 밤새 눈물을 흘리며 시신을 안장했던 자리는 오늘날의 ‘장릉’(莊陵)이 되었고, 그의 이름은 그 능역의 수호자로 영원히 각인되었다. 놀라운 것은 이 ‘수습과 의리’의 정신이 가문의 전통을 타고 현대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엄흥도의 직계 후손 엄항섭(嚴恒燮)은 일제강점기 임시정부에서 김구 선생의 곁을 끝까지 지키며 항일 투쟁의 중심에 섰다. 또 다른 후손 산악인 엄홍길은 히말라야의 차가운 눈 속에 갇힌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건 ‘휴먼원정대’를 이끌었다. 가문의 윤리가 시대에 따라 항일 정신으로, 또 동료애적 인본주의로 변주되며 생명력을 이어온 것이다. 역사는 대개 승자의 기록을 화려하게 장식하지만, 엄흥도의 선택은 패자의 마지막을 지켜낸 자가 쓴 소리 없는 기록이다. 그는 격문을 쓰지도, 창칼을 휘두르지도 않았다. 다만 버려진 시신을 정성껏 거두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가장 인간적인 행위가 왕권의 폭압에 맞선 가장 강력한 저항이 되었고, 오늘날 우리에게 참된 충(忠)과 의(義)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1-24

[EBS 세계의 명화] ‘4인의 프로페셔널’ … 해결사로 나선 서부 최고의 총잡이 4인

EBS ‘세계의 명화’는 오는 24일 밤 10시 45분, 고전 서부영화의 수작으로 꼽히는 ‘4인의 프로페셔널’(The Professionals, 1966)을 방영한다. 리처드 브룩스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기존 서부영화의 선악 구도를 비틀며 장르의 지평을 넓힌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1917년 멕시코 혁명 직후를 배경으로 한다. 텍사스의 부호(富豪) 그랜트는 아내 마리아가 멕시코 혁명 지도자 라자에게 납치됐다며 서부 최고의 전투 전문가 4명을 고용한다. 혁명가 출신 전략가 리코(리 마빈), 말 다루기에 능한 에렌가드(로버트 라이언), 다이너마이트 전문가 돌워스(버트 랭카스터), 사막 지형에 밝은 제이크(우디 스트로드)는 거액의 보수를 약속받고 멕시코 사막으로 향한다. 그러나 치열한 구출 작전 끝에 이들이 마주한 진실은 예상과 다르다. 마리아는 납치된 피해자가 아니라, 소유욕 강한 남편에게서 벗어나 옛 연인 라자에게 돌아간 인물이었다. 거짓에 기반한 의뢰였음을 깨달은 ‘프로페셔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고, 영화는 통쾌한 반전과 함께 도덕적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인디언이나 멕시코인을 적으로 설정하던 전통적 서부영화에서 벗어나, 미국 자본과 탐욕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다. 특히 과거 혁명을 함께 꿈꿨던 리코와 돌워스가 끝내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과정은 인물의 내적 갈등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대사 곳곳에 배어 있는 유머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에 깊이를 더한다. ‘4인의 프로페셔널’은 그의 연출 역량과 배우들의 개성이 가장 빛나는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가장 현대적인 서부영화’로 회자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1-24

영천 은해사 주지 선거, 1표차로 이긴 당선 예정 스님이 비밀투표 위반으로 논란 휩싸여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영천 은해사의 주지 후보 선거가 비밀투표 원칙 위반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6일 실시된 선거에서 덕관 스님과 성로 스님이 1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가운데, 당시 투표지가 노출된 정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된 것이 논란을 촉발했다. 낙선자인 덕관 스님은 영상을 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에 소청을 제기했으며, 최종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은해사 주지직 승계를 둘러싼 경쟁 속에서 치러졌다. 개표 결과 성로 스님이 55표를 얻어 54표를 받은 덕관 스님을 1표 차이로 따돌렸다. 논란은 이후 벌어졌다. 덕관 스님 측은 투표 과정에서 성로 스님이 기표한 용지를 접지 않고 투입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고 주장하고 이 표의 무효처리를 요구했다. 덕관 스님은 소청을 제기하면서 물증으로 이 현장 영상을 중앙선관위에 제출했다. 시비는 영상에 잡힌 다소 석연찮은 부분이 발단이 되어 사태를 키웠다. 이 영상을 보면 성로 스님이 투표용지를 접지 않은 투표용지를 기표함에 넣으려하자 뒤따르던 돈관스님이 “다 보인다”고 이야기를 건넨다. 그러자 성로 스님이 “보여줘뿌야지”라고 응답한다. 이 말에 돈관 스님이 다시 “본인이 다 보여주고…”라고 하자 성로 스님은 “내꺼 내가 보여주는데”라며 대수롭지 않게 투표용지를 기표함에 넣는다. 여기서 핵심은 성로스님의 기표내용이 노출됐느냐 여부다. 보여주었거나, 타인이 알 수 있도록 기표한 부분이 노출됐으면 내부 규정에 따라 무효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의 경우는 당연 유효표다. 이 한표에 양측이 사활을 거는 것은 이유가 있다. 무효 처리 시는 득표수가 54표로 같아져 그 경우 승랍(僧臘·출가 시기) 순으로 당선자를 정하는 규정에 의거, 성로 스님보다 출가 시기가 4년 빠른 덕관 스님이 당선자가 되고, 유효표로 판명나면 성로 스님이 주지 직에 오를 수 있다. 그러니 중앙선관위의 판단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가 데형 로펌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성로 스님은 “양측 참관인이 모두 배석했고, 중앙선관위와 교구선관위 관계자가 전 과정을 지켜봤다”며 “당시 이의 제기가 없었으므로 문제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반면 덕관 스님은 “이 같은 행위가 “선거법상 비밀투표 원칙을 침해한 선거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계종 선거법 제61조(투표의 비밀보장) 제1항은 ‘투표의 비밀은 보장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항에서는 ‘선거인이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 등의 방법으로 공개할 수 없고,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계종 선거법에 따라 중앙선관위는 소청 접수 후 10일 내 심사 결과를 발표해야 하며, 1월 29일 이전 결정이 예상된다. 현재는 28일 선관위 회의가 잡혀 있다. 만약 덕관 스님이 결과에 불복할 경우 재심 호계원에 상소할 수 있다. 재심은 30일 내 마무리된다. 이번 사태는 조계종 선거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특히 최근 들어 주요 사찰 주지 선거를 둘러싸고 자주 매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단 대중들마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선거 공정성은 종교적 신념과 직결되므로 중앙선관위의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차제에 공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체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스님도 “젊은층이들이 종교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그런 마당에 이런 치부 등이 노출되면 그 위상은 더욱 추락할 수 밖에 없고 결국은 설자리를 잃을 수 빆에 없게 된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중앙선관위의 판단이 늦어지거나 상소 등으로 최종 결과가 지연되면 은해사는 격량 속으로 빠질 수도 있다. 현 주지 덕조 스님의 임기가 2월 중인 점을 감안하면 자칫 주지 없는 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계종 총무원에서 파견나올 가능성마저 있어 신도들의 우려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는 은해사 본사 세력과 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있어 세간의 관심도 적잖다. 덕관 스님은 그동안 은해사를 이끌어온 돈명 회주 스님의 지원을 입고 출마했었던 반면 성로 스님은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었다. 덕관 스님 패배 시 회주 돈명 스님의 입지도 흔들릴 수도 있고 이는 올 하반기 예정인 총무원장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주지 선거 결과를 놓고 은해사 신도들도 “재검토 필요”(일부)와 “분열 조장 우려”(다른 일부)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성로 스님은 혜국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칠불사·안국선원 등에서 수행했고, 17~18대 중앙종회의원을 거쳐 현재 전북 남원 백련사 주지를 맡고 있다. 덕관 스님은 금정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7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하고 현재 경산 불굴사 주지로 재직 중이다. 만장일치로 현 주지에 취임했던 덕조 스님은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당선자는 2월 23일부터 4년간 은해사 주지로 활동하며 사찰 재정·행정 관리 및 종단 정책 결정 등에 권한을 행사한다. 이번 논란은 조계종의 선거 문화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1표 차이의 박빙 승부와 비밀투표 의혹이 맞물리며, 종단 전체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중앙선관위의 최종 판단에 따라 권력 지형 변화까지 예상되는 가운데, 종교적 가치와 민주주의 원칙의 조화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윤희정·조규남기자

2026-01-22

한강 소설, 전미 NBCC 어워즈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 올려

한국 문학이 다시 한 번 미국 문학계의 중심 무대에 섰다. 작가 한강의 소설이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NBCC 어워즈)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는 20일(현지시간) 2025년 NBCC 어워즈 소설 부문 최종 후보 5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어 번역본이 포함됐다. 영어 제목은 We Do Not Part로, 번역은 이예원과 페이지 모리스가 맡았다. NBCC 어워즈는 미국 문학계에서 ‘비평가의 선택’으로 불린다. 출판사나 판매 성과보다 작품성 자체를 중시하는 상으로, 언론과 출판계에서 활동하는 전문 도서 비평가들이 직접 심사한다. 상금은 없지만, 한 해의 문학적 성취를 가장 엄정하게 가려낸다는 점에서 작가에게는 무엇보다 큰 명예로 여겨진다. 1974년 뉴욕에서 창설된 NBCC는 이듬해부터 매년 영어로 출간된 책 가운데 최고의 작품을 선정해왔다. 시와 소설, 논픽션, 전기 등 부문별 수상작은 곧바로 미국 문학사의 중요한 좌표로 기록된다.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최종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작품성과 작가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셈이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상실과 기억, 그리고 끝내 지워지지 않는 감정의 층위를 절제된 문장으로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번역본 역시 원작의 정서를 해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외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후보 선정은 한강의 문학 세계가 언어의 경계를 넘어 독자와 비평가 모두에게 닿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2025년 NBCC 어워즈의 최종 수상작은 오는 3월 26일 발표된다.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 문학은 이미 조용하지만 분명한 방식으로 세계 문학의 중심에서 다시 한 번 호명되고 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2026-01-22

대구시립국악단 ‘2026 신년 음악회’ 개최

대구시립국악단(예술감독 한상일)의 ‘2026 신년음악회’ 가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대금 명인 원장현, 경기민요 명창 김영임, 라이징 스타 소리꾼 김수인 등 화려한 출연진과 함께 사물놀이의 대가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국악관현악 ‘말발굽 소리’로 포문을 연다. 말에 대한 음악적 표현이 풍부한 몽골의 열정을 담은 이 곡은 2026년 병오년(붉은 말의 해)의 시작을 알리며, 추진력과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말띠 해의 기운을 전할 예정이다. 이어서 ‘원장현류 대금산조 협주곡’에서는 대금 산조의 창시자 원장현 명인이 직접 협연해 눈길을 끈다. 대금의 고유한 음색과 관현악의 조화가 빚어내는 입체적인 선율이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용 팀의 ‘부채춤’도 놓칠 수 없는 무대다. 화려한 의상과 아름답게 장식된 부채로 선보이는 유려한 군무는 전통 춤의 우아함을 극대화한다. TV 프로그램 ‘팬텀싱어4’로 이름을 알린 소리꾼 김수인은 경쾌한 ‘새타령’과 서정적인 ‘화조도’를 부르며 관객과 교감한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명창 김영임은 ‘경기민요 메들리’로 전통 음악의 진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의 대미는 김덕수패 사물놀이가 장식한다. 현대 국악의 대표작 ‘신모듬’(신명을 모음) 2악장과 3악장을 연주하며 관객과 함께 신명 나는 어울림의 장을 펼친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2026년은 ‘다시 시민 속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시민을 위한 고품격 프로그램과 소통의 공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 며 "스타 국악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시립국악단의 신년음악회로 새해의 흥과 신명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1

“글로벌 오페라 산업의 메카로 성장 위해 국내외 교류 확장”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6년 새해를 맞아 한국 오페라의 저력을 입증하고, 아시아 오페라의 중심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며 세계 무대를 향한 다양한 공연과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상반기 공연은 1월과 3월에 각각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과 ‘나비부인’을 차례로 선보이고, 4월에는 중국국가대극원의 공동제작, 배급을 통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를 공연한다. 이후 5월부터는 본격적인 공연장 무대 시설 리모델링을 진행해 시설 시스템의 최신화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30일과 31일 양일간 펼쳐지는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은 2026년의 첫 번째 공연으로서, 달구벌의 대구와 빛고을의 광주를 잇는 달빛동맹 교류의 결실로서 의미가 깊다. 두 지역 간 문화예술, 산업,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과 연대를 이어가는 교류의 현장이 실현된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이 구성한 가수들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추운 겨울날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라 보엠’은 지역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과 사랑의 불씨가 되어 따뜻한 선물이 될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자체 제작 오페라인 ‘나비부인’이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해 ‘2025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은 작품으로, 현지 관객들의 호평과 찬사가 쏟아진 작품을 한국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선보이며 앵콜 공연을 펼친다. 앞서 1월에 선보이는 ‘라 보엠’과 함께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오페라 황금기를 마무리한 오페라의 거장 푸치니 3대 걸작 중 하나다.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제작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직접 제작한 공연으로서 가수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호소력 있는 창법, 무대 연출 등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공연은 3월 27일과 28일에 각각 1회씩, 총 2회차 진행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상반기 마지막 작품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다. 이 공연은 4월 24, 25일 양일간 진행되며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 국가대극원의 공동제작, 공동 배급으로 선보인다. 지난해 4월,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중국 국가대극원(NCPA)이 체결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양 극장은 글로벌 문화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오페라 공동제작 및 공동배급 등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다. 그 첫 번째 결실로서, 2026년 4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첫 공연을 올리고, 9월에는 북경에 있는 중국 국가대극원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과 함께 공동제작 및 배급을 통해 만들어지는 공연으로서 아시아 오페라의 우수한 현재를 보여준다. 또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아시아 대표 극장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하고, 향후 아시아 오페라 발전에 기여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2027년 한·중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이번 공연은 더욱 의미가 깊고, 나아가 꾸준한 상호 교류와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는 ‘레 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다. 분노와 복수, 권력과 부성애가 뒤엉킨 비극적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주제를 다루어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2026년 5월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장 시설 리모델링을 앞두고 관객들과 만나는 작품이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완성도 높은 작품과 관객 소통에 집중하겠다”며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글로벌 오페라 산업의 메카로 성장시키기 위해 국내외 교류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0

박해자 제24대 경북여성단체협의회장 선출

경상북도재향군인회여성회 박해자(67·포항시 남구 대잠동) 회장이 제24대 경북여성단체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경북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16일 회원 20여 명이 참석한 임시총회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한 박해자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19일 밝혔다. 박 회장의 임기는 내달 24일부터 시작되며, 임기는 2년이다. 협의회는 같은 날 ‘정기총회 및 제23대·24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소통과 협력을 통해 경북 발전과 여성 권익 증진을 선도하고, 도정과 협력해 저출생 극복, 경제 활성화 추진, 회원 화합 강화, 분기별 단합행사 및 사회봉사 지원 확대, 도의회와의 예산 협력, 투명한 운영으로 신뢰받는 여성단체협의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1980년 창립된 경북여성단체협의회는 22개 도 단위 회원단체와 22개 시·군 협동단체로 구성돼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권익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 양산 출신의 박 회장은 성덕대학교 노인재활복지상담과를 졸업했으며,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 포항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대표, 경북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상북도재향군인회 여성회장 및 경북 여성단체협의회 감사로 활동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0

“포항의 문화유산은 시민 모두의 자산”

“조선 시대 포항의 선조들이 성리학을 토대로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며 남긴 유산에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당장의 현실에 치우쳐 학문과 문화로 시대를 이끌었던 그 정신을 잇고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소홀해지고 있지는 않을까요?” 최근 포항문화원 부설 포항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선임된 김윤규 한동대 명예교수(문학박사)는 1996년 포항문화원 부설 포항문화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래, 포항문화의 뿌리와 원천을 연구하고 학술적 이론을 개발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인문학자다. 그동안 ‘죽장입암시가산책’ 등 21건의 저서와 ‘국역암재창수록’ 등 18건의 번역서를 출간하고 ‘포항고전문학사 시론’ 등 48건의 논문을 발표하며 고전 및 향토사 연구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우리 정체성의 근간이자 문화적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초석인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인터뷰에서 밝혔다. -포항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선임되셨다. 문화원의 명실상부한 싱크탱크인 연구소를 소개해 달라. △포항문화연구소는 1996년 포항문화원 부설 연구기관으로 설립되어, 지역 문화의 뿌리와 정체성을 학문적으로 정리해 온 싱크탱크다. 연구소는 학문에 머무르지 않고, 연구 성과가 시민의 삶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데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초대 배용일 교수님을 비롯해 역대 소장과 연구위원들께서 포항학의 기초를 다져오셨고, 김삼일 교수님에 이어 올해부터 제가 그 역할을 하게 되었다. 현재 연구소에는 각 분야의 전문 연구자 열세 분이 매년 포항 관련 단행본 발간과 신규 연구, 시민 대상 연구 성과 공유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연구소의 단기·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특히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포항에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 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민께 알리는 일이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포항의 옛 지도와 고문헌을 시민에게 직접 보여주고 설명하는 열린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포항 시민이 지역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수준 높은 문화 자료를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도록 연구 성과를 집적·정리하여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타 지역과의 비교 연구나 국제적 협력 계획이 있는가? △연구소는 그동안 입암 시가, 유배문학, 서원, 독립운동, 민속, 지리지 등 다양한 주제로 단행본 15권을 포함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다. 포항 문화 연구는 자연스럽게 인근 지역과의 교류는 물론 일본 학자들과의 학술 토론, 대학과의 연구 협력도 지속해 왔다. 특히 환동해 해양문화, 산업 전환 과정에서의 문화 변화는 국제적 비교 연구로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 -포항만의 문화적 정체성과 후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본래 인문적 전통이 깊은 1차 산업 중심 지역이었던 포항은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스스로의 문화적 뿌리를 돌아볼 여유를 잃어버린 측면이 있다. 포항은 지역마다 서로 다른 문화권과 전통, 산업과 장인 정신이 공존해 온 매우 다층적인 공간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포항의 큰 장점이다. 이제는 산업화의 성취 위에서, 우리 삶을 문화적으로 품위 있게 누리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조상들이 누렸던 문화적 품위에 시민 스스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에 문화유산을 전파하기 위한 계획은? △기술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기는 가치다. 연구소는 인간을 존중하는 문화적 내용이 디지털 기술과 만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다행히 포항에는 우수한 대학과 연구 인프라가 있으며, 인문학과 기술이 결합할 여건도 충분해 지역사회와 협력한다면 포항만의 인간 중심적 디지털 문화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젊은 세대 참여를 위한 계획은? △포항문화연구소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 현장이다.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 연구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청소년이 연구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성취를 인정받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마을의 지명, 전설, 놀이를 직접 조사하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과 사람을 이해하는 경험도 제공하고 싶다. 이러한 경험이 청소년의 자존감을 높이고, 포항문화의 미래를 밝히는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포항의 문화유산은 단순한 행정 관리 대상이 아닌 시민 모두의 자산이다. 이해하고 찾고 즐기는 사람이 곧 주인이다. 우리 지역에는 서원과 정자, 문헌과 무형의 유산이 풍부하며, 그 공간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존재한다. 문화연구소는 언제든 시민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9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예술적 가치 선사할 공연·전시 마련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2026년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예술적 가치를 선사할 기획 공연 및 전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번 시즌은 공연 횟수 확대보다 “어떤 무대를 남기는가”에 집중하며, 공공 공연장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또한 전시 부문에서는 지역 작가 육성과 디지털 아카이빙에 방점을 찍었다. 지역 예술인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역 예술 생태계 기반 마련에 힘쓸 예정이다. 이를 통해 창작 활동 지원을 강화하며 지역 예술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명품시리즈&스테이지S:거장의 숨결과 생생한 현장성 수성아트피아의 자부심인 ‘명품시리즈’는 세계적 명성의 아티스트와 한국 예술사의 상징적 무대를 엄선해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리사이틀’ △백건우 데뷔 70주년 기념 공연 ‘백건우와 영 비르투오소’ △북유럽의 지성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 리사이틀’ △해석의 깊이 ‘피아니스트 손민수 리사이틀’ △베를린 필·빈 필 단원으로 구성된 앙상블 ‘더 필하모닉 브라스’ △세계 최고 아카펠라 앙상블 ‘킹스 싱어즈’ △클래식 발레의 정수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이자람 판소리 눈, 눈, 눈’을 선사한다. ‘스테이지 S’는 관객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생생한 경험을 선사한다.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마술 퍼포먼스 META’ △‘최현우의 마술쇼 19+I’ △국립극단의 ‘노란 달(YELLOW MOON)’ △고선웅 연출의 ‘연극 홍도’ △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오페라 ‘사랑의 묘약’ 등 몰입감 넘치는 공연들로 관객을 만난다. ◇마티네 시리즈·시즌 페스티벌:일상과 계절을 채우는 예술의 선사 평일 오전의 여유를 책임지는 마티네 콘서트는 첼로 양성원, 바이올린 최송하, 김동현, 리코더 방지연, 하모니카 박종성, 유인촌 연출 리트플레이 ‘겨울나그네’로 구성, 화려한 라인업으로 클래식의 깊이를 전한다. 또한 연중 기획인 시즌페스티벌은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3월 봄음악제’, ‘5월 키즈페스티벌’, ‘8월 한여름 밤의 꿈 페스티벌’, ‘12월 크리스마스 콘서트’, ‘송년음악회’로 이어지며 한 해의 서사를 완성한다. ◇A-ARTIST: 지역 예술가의 독창적 시선 수성아트피아의 지역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 ‘A-ARTIST’는 올해 회화, 조각, 설치, 서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온 김민성, 이기철, 박세호, 하지원, 우미란, 최현실 등 6명의 작가를 선정해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들은 동시대 미술의 다채로운 담론을 작품으로 풀어내며 지역민과 소통한다. 특히 김석모 미술사학자가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작가의 작업 과정과 전문가 비평을 공유하며 관람객의 예술적 안목을 넓힐 예정이다. ◇Focus in Suseong 2023년부터 시작된 ‘Focus in Suseong’은 소규모 예술 단체의 대중 소통 기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선정된 단체는 엔탈트(ENTALT), 대구수채화협회, 대구현대미술가협회 3팀으로, 대구 미술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른다. 엔탈트는 2024년 창설된 청년 시각예술가 단체로, 실험적 작품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대구수채화협회(1983년 창립)는 수채화 장르 확산과 정기전·교류전으로 지역 미술 발전에 기여해 왔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1997년 설립)는 현대미술 담론 확장과 지역 예술흐름 주도 역할을 해온 전문예술단체다. 세 단체는 수성아트피아 전시실에서 각각 기획전을 열어 지역 예술의 다양성을 알리고, 시민의 문화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장애예술인 희망기획전 ‘봄의 소리 Ⅲ’ 수성아트피아의 장애예술인 지원 프로젝트 ‘봄의 소리 Ⅲ’가 김수광, 류성실, 박찬흠, 우영충 4인의 작가와 함께 세 번째 전시를 연다. 이들은 자연과 생명, 내면의 치유 서사를 담은 작품으로 ‘장애’를 넘어선 예술적 시선과 희망을 전하며, 전시명은 겨울을 뚫고 피어나는 꽃처럼 한계를 극복하는 여정을 상징한다. ◇가상미술관 ONTPIA 디지털 예술 플랫폼 ‘ONTPIA’(온트피아)가 2026년 온·오프라인 통합 예술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기존 전시 중심 구조에서 작가 중심의 아카이빙 공간으로 개편되며, ‘평론가 페이지’를 신설해 전문가 비평을 검색·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평론가 네트워크 강화와 심층 비평 활성화로 지역 창작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인터랙티브 플랫폼확장을 통해 글로벌 예술 커뮤니티와 연결하며 지역 예술의 세계화를 도모한다. ◇제2회 수성스페셜아티스트 ‘수성신진작가 지원사업’이 ‘수성스페셜아티스트’로 명칭을 변경하며 2026년 제2회 선정 작가로 최은철(회화·설치·사진)이 확정됐다. 전국 단위 전문가 추천과 엄격한 심사를 거친 ‘추천제’ 도입으로 공정성을 강화했다. 최은철은 설탕의 유동성과 소멸성을 활용해 현대사회의 불안정성과 문명의 유한함을 ‘설탕’이라는 독창적인 매체로 시각화하며 현대미술의 실험적 가능성을 확장해 주목받는 작가다. ◇수성르네상스 프로젝트 : 제10회 ‘미술작품 대여제’ 2026년 10주년을 맞은 ‘수성르네상스 프로젝트 미술작품 대여제’는 대구 최초로 시작된 지역 미술인과 시민을 연결하는 공유 경제 모델이다. 지역 작가의 작품을 공공기관·민간기업에 대여해 일상 공간을 갤러리로 조성하며 문화 접근성을 높여왔으며 지역 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0주년 기념으로 신규 작품 10점 공개와 ‘명패 부착식’을 통해 사업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한다. 금융기관, 병원 등 수성구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작품들은 작가에게 창작 기반을 제공하고 시민에게 예술적 휴식을 선사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수성아트피아는 2026년 전 연령층을 위한 전시연계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한다. ‘예술디지로그’는 가족 대상 프로그램으로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전시 주제와 연계된 창의적 활동을 진행한다. 어린이와 보호자가 협업하며 예술적 소통을 경험할 수 있다. ‘ART-Y CHALLENGE(아티 챌린지)’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청년 작가들이 기획해 드로잉·전통 재료 등 다양한 매체로 창작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프라이빗 투어 & 갤러리 나잇’은 야간 개방 프로그램으로 전시 관람과 작가 토크, 음악회가 결합된다. 해설과 공연이 어우러진 공감각적 체험을 통해 일상의 피로를 예술로 치유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8

[EBS 세계의 명화 ‘아마겟돈‘] 인류 멸망 앞에 선 석유시추공들의 대활약

EBS ‘세계의 명화’는 17일 밤 10시45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아마겟돈‘(Armageddon·1998)을 방영한다. 브루스 윌리스, 빌리 밥 손튼, 리브 타일러, 벤 애플렉 등 당대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영화는 평화롭던 지구에 쏟아진 대규모 유성우(流星雨)가 뉴욕시를 초토화시키며 시작된다. 이를 분석한 나사(NASA) 과학자들은 텍사스 크기에 맞먹는 초대형 운석(隕石)이 18일 후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인류 멸망은 불가피한 상황. 과학자들이 제시한 유일한 해결책은 운석에 핵폭탄을 설치해 폭파하는 것이다. 이 임무를 위해 최고의 굴착 전문가 해리(브루스 윌리스)와 석유시추공들이 차출돼 두 대의 우주왕복선 ‘자유호’와 ‘독립호’를 타고 우주로 향한다. 임무는 순탄치 않다. 러시아 우주정거장에서 연료 보급 도중 대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운석 착륙 과정에서 한 척의 우주선이 추락하는 등 위기가 이어진다. 살아남은 대원들은 지구의 운명을 걸고 극한의 환경 속에서 운석에 구멍을 뚫는 마지막 작업에 돌입한다. ‘아마겟돈’은 약 6500만년 전 공룡 멸종을 초래한 운석 충돌 가설을 바탕으로, 인류가 다시 한 번 종말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설정을 그린다. 특히 전쟁 전문가나 과학자가 아닌 석유시추공들이 인류의 구원자로 나선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같은 해 개봉한 ‘딥 임팩트’와 자주 비교되지만, ‘아마겟돈’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감성적인 가족 서사, 블록버스터적 재미로 더 큰 흥행 성과를 거뒀다. 영화의 마지막, 해리가 딸과 나누는 이별 장면은 지금까지도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1-17

[인문학 산책] ‘무사 백동수’를 통해 본 조선시대 무반의 실체

조선시대를 떠올리면 흔히 ‘문과의 나라’를 떠올린다. 이는 단순한 인상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이었다. 학계의 통설을 종합하면 조선 전기부터 말기까지 무과 급제자는 약 1만7000명~1만9000명으로, 문과 급제자 약 1만5000명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았다. 숫자만 놓고 보면 무과는 결코 주변부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그들의 처우였다. 무과 급제자들의 진로는 대체로 정해져 있었다. 중앙에서는 훈련원·오위도총부·내금위(內禁衛) 등 군사 실무 부서, 지방에서는 병마절도사·수군절도사·첨사·만호(萬戶) 등 군직이 전부였다. 정승이나 판서 같은 최고위 관직으로의 진출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병조판서조차 문과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무과 급제가 곧 정치 엘리트의 길을 보장하지는 않았다. 봉록과 경제적 처우도 넉넉하지 않았다. 초임 품계는 낮았고, 전쟁이나 뚜렷한 군공(軍功)이 없으면 승진은 더뎠다. 특히 비교적 평화가 길었던 조선 중·후기에는 무인은 “할 일이 없는 존재”로 인식되기 일쑤였다. 무관 급제에는 시간과 경제력도 많이 소요되었다. 선산 출신 무관 급제자 노상추(盧尙樞, 1746-1829년)는 그의 일기(盧尙樞日記)에서 ‘24세에 무과에 뜻을 두었고 34세에 이르러서야 급제의 꿈을 이루었다’고 적고 있다. 유명 무인 가문으로는 △덕수 이씨: 이순신 가문 (무인의 상징) △수원 백씨 △광주 안씨: 조선 후기 무과 다수 배출 △청주 한씨:(문·무 병존, 무반 인맥 강함) 등이 있다. 이들 가문 공통점은 전시(戰時)에 존재감이 커졌다가 평화기에는 상대적으로 가문의 세(勢)가 위축 된다는 점. 무과 급제자들은 법적으로 분명 양반이었다. 그러나 체감되는 사회적 위상은 문과 양반과 달랐다. 혼인(婚姻) 시장에서 불리했고, 가문을 대대로 유지할 힘도 약했다. 문과 진출에 실패한 무반 가문은 점차 향촌에서 군반(軍班)이나 하위 양반으로 인식되며 주변화되었다. 역관(譯官)·의관(醫官)처럼 중인층을 형성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활에서 느끼는 위상은 중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구조 속에서 수원 백씨는 대표적인 무반 가문으로 자리 잡았다. 문과 명문이 아닌, 대대로 무과와 군직을 중심으로 가문을 이어온 집안이다. 변방과 해안 방어, 전시의 실무에 강점을 가진 ‘군사 전문 가문’이었다. 이 가문에서 태어난 인물이 바로 야뇌(野餒) 백동수(白東脩)다. 이덕무는 ‘청장관전서’에서 백동수의 무예를 보고 ‘인재(靭齋:백동수의 호)는 홀로 다른 세상에서 노니는 듯 했다’고 적고 있다. 백동수는 무과 급제자였고, 정치 엘리트는 아니었다. 그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신분이 아니라 시대적 만남이었다. 정조는 조선에서 드물게 문과 무의 균형을 고민한 군주였다. 친위 군사 장용영(壯勇營)을 강화하고, 실전 무예의 체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백동수는 ‘무예도보통지’ 편찬을 주도하며 조선 무예의 표준을 세운 인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 변화가 아니라 예외였다. 정조 사후 장용영(壯勇營)은 약화됐고, 무예와 무반에 대한 경시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백동수 개인은 빛났지만, 무과 전체의 위상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의 인생 후반도 초라했다. 말년엔 정조의 승하 이후 노론으로부터 벼슬에서 축출되어 유배당함으로써 기록도 많이 남아있지 않다. 검(劍)은 있으나 자리는 좁았다. 조선의 무과는 숫자로는 결코 소수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은 좁았다. 백동수는 무인의 신분 상승을 증명한 사례라기보다, 구조 속에서 잠시 허용된 예외였다. 그 예외가 오히려 조선 사회가 얼마나 단단한 문과(文科) 중심 구조였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1-17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 창립 60주년 기념 특별 전시회

‘포항의 시간을 기록해 온 사진 60년···.’ (사)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19일부터 23일까지 포항시 북구청 4층 문화예술펙토리에서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지난달 31일 발간한 포항지부의 역사를 담은 기념 작품집을 공개하며, 7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해 도시의 변천사와 시민들의 삶을 기록한 사진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포항은 바다와 철강 산업의 상징적 도시로, 산업화와 일상의 역사가 공존하는 한국 근현대사의 현장이다. 이번 전시는 1965년 창립 이후 포항지부가 포착한 어촌의 새벽, 제철소 굴뚝, 항구·시장 풍경, 급변하는 도시 모습 등을 통해 포항의 시대적 변화를 조명한다. 작품집에는 산업화 이전의 소박한 풍경부터 현대 도시의 활기까지, 지역민의 삶과 공간을 담은 다채로운 사진 기록이 수록됐다. 전시는 다큐멘터리적 기록 사진과 작가 개인의 창의적 시각이 결합된 작품들로 구성된다. 포항의 바다, 철강 산업 현장, 골목길, 축제, 노동 현장의 모습 등을 통해 한 도시의 성장 과정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관람객들은 사진을 통해 단순한 풍경을 넘어, 시대의 숨결과 지역민의 정서까지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는 그간 사진 강좌, 전시, 공모전 등을 통해 지역 예술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황영구 지부장은 “이번 작품집과 전시는 ‘삶의 공간을 향한 애정의 기록’이자, 예술가들의 열정이 모인 결과물”이라며 “시민과 함께 포항의 기억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6

조선은행 폭파 의거 장진홍 의사 항일투쟁기 소설로 출간

일제강점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로 알려진 독립운동가 장진홍 의사의 삶을 소설로 정리한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이 대구 도서출판 학이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언론인 출신 김신곤 작가가 집필한 역사소설로,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장진홍 의사의 항일투쟁 행적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했다. 조선은행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금융과 자본을 통제하던 식민 통 기구였다. 장진홍 의사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를 감행했으며, 이는 국내 항일 무장투쟁사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 사건으로 장진홍 선생은 1929년 체포돼 1930년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책은 이 의거를 중심으로 장진홍 의사가 만주와 러시아 하바롭스크, 일본 오사카와 도쿄를 거쳐 독립운동을 이어간 과정을 시간 순으로 추적한다. 1895년 경북 칠곡에서 태어난 장진홍 의사는 한주(寒洲) 이진상 (李震相)으로 대표되는 한주학파의 사상적 전통 속에서 성장했다. 그는 한주학파 문인 겸와(謙窩) 장지필 선생에게서 항일정신을 배우며,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실천적 태도를 삶의 지표로 삼았다. 책은 이러한 사상적 배경이 무장투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비교적 차분한 시선으로 서술한다. 또한 심산(心山) 김창숙을 비롯한 유림 인사들과의 교류, 만주와 연해주 지역에서의 독립운동 활동, 체포 이후 옥중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과정도 함께 담았다. 개인의 삶을 넘어 당시 유림 계열 독립운동의 흐름과 시대 상황을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학이사 신중현 대표는 “한 독립운동가의 선택과 행적을 통해 일제강점기 항일투쟁의 또 다른 단면을 조명한다”며 “이 책이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의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1-15

인류의 생명을 구한 자연이 만든 동물의 생존 전략

인류의 생명을 구한 것은 첨단 기술이 아닌 자연이 만든 동물들의 독특한 생존 전략이었다. 영국의 중환자 전문의 매트 모건 박사가 신간 ‘인간은 동물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지식서가)에서 밝힌 것처럼, 캥거루·기린·개구리 등 동물들의 신체 메커니즘은 현대 의학의 혁신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동물학적 발견이 어떻게 인간 치료법으로 재탄생했는지, 나아가 인간과 동물의 공존 필요성을 묻는다. 호주 캥거루 암컷은 세 개의 질(腟)을 갖고 있다. 이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체외수정(IVF) 성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캥거루의 삼중 질 구조는 수정란의 안전한 착상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는 1977년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 탄생으로 이어졌다. 모건 박사는 “동물의 번식 메커니즘은 인간 생명의 기적을 재현하는 열쇠였다”고 말한다. 기린은 목이 길어 폐활량이 크다. 하지만 높은 나무 위의 잎을 먹을 때는 머리를 갑자기 숙여야 하므로 혈압 조절 시스템이 발달했다. 현재 이 원리를 이용한 천식 치료제가 임상에 진입했으며, 기린의 점진적 호흡 패턴은 인공호흡기 설계에도 차용되고 있다. 개구리는 피부로도 산소를 흡수한다. 이 특성을 모방한 인공 폐장치가 개발되며 중환자실 생존율이 크게 올랐다. 특히 폐렴 등으로 호흡기에 이물질이 유입됐을 때, 개구리의 이물질 배출 메커니즘은 기도 확보 기술 개선으로 이어졌다. 모건 박사는 “개구리가 비스킷 조각을 흡입해도 살아남는 방식을 연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전한다. 혹등고래는 잠수 시 심박수를 분당 2회로 낮춘다. 이 극단적 심박 조절 능력은 심부전 환자 치료에 응용됐다. 고래의 심장 구조를 분석한 결과, 심근 수축력을 유지하는 특정 단백질이 발견됐고, 이를 활용한 약물이 현재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모건 박사는 “150kg 고래의 심장이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총 4부 1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땅·하늘·바다·땅속’이라는 네 가지 생태 환경을 중심으로, 생물의 독특한 적응 메커니즘이 인간 의학 기술로 재탄생한 과정을 추적한다. 1부 ‘땅’에서는 캥거루의 삼중 자궁 구조가 체외수정 기술 발전으로 이어진 사례와 개미 군집의 협력적 면역 시스템이 백신 설계에 영감을 준 과정을 조명한다. 2부 ‘하늘’에서는 철새의 장거리 이동 경로 최적화 메커니즘이 응급 구조 헬기의 연료 효율성 향상에 적용된 사례와, 맹금류의 눈 구조가 망막 질환 진단 기술 개선에 기여한 사실을 분석한다. 3부 ‘바다’에서는 고래의 잠수 시 심박수 조절 전략(범고래의 분당 2회 심박)이 심부전 환자의 심장 재활 프로그램 설계로 연결된 과정과 산호초의 광합성 공생 관계가 인공 장기 배양 기술에 도입된 사례를 소개한다. 4부 ‘땅속’에서는 지하 미생물의 항생제 생성 능력이 슈퍼박테리아 퇴치 신약 개발로 확장된 사례와 흰개미 둔덕 구조가 에너지 절약형 건축 설계에 적용된 혁신을 탐구한다. 모건 박사는 동물 장기 이식과 신약 개발을 위한 동물 실험의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돼지 심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크세노이식’ 기술은 성공을 거뒀지만, 동물 복지와 생명 윤리 논쟁을 촉발했다. 그는 “동물을 단순한 실험 도구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공존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단세포 박테리아부터 고래까지 모든 생명이 인류의 스승”이라 말한다. 실제로 남극 펭귄의 동결 방지 단백질은 저체온증 치료제로, 바퀴벌레의 신경계는 마비 환자 재활 로봇 설계에 활용되고 있다. 모건 박사는 “개구리의 피부 호흡이나 캥거루의 자궁 구조가 미래 의료 혁명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책을 마무리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5

인구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 통념을 뒤집는다

그동안의 인구 증가를 이끈 핵심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페미니즘의 확산은 정말로 출생률 감소에 영향을 미칠까? 자녀 출생 시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출생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AI 시대에도 인구는 여전히 중요할까? 오랫동안 전 세계 인구 데이터를 분석해온 두 인구경제학자 딘 스피어스와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과 마이클 제루소 교수는 최근 출간한 책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원제 ‘The Poupulation Myth’·웅진지식하우스)에서 인구 감소와 환경, 경제, 사회 변화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집는 분석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인구 증가가 반드시 환경 악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 싱가포르, 니제르의 사례로 입증한다. 2013년 최악의 스모그를 겪은 중국은 이후 10년간 인구가 5000만 명 늘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절반으로 감소했다. 인구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는 공기 오염도가 낮은 반면, 인구 밀도가 낮은 니제르는 오히려 높은 오염도를 기록했다. 이는 에너지 사용 방식과 기술 발전이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석탄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 국가에선 인구 감소보다 에너지 전환 정책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임금 격차·복지 수준·여성 사회 진출 등과 출생률 간의 명확한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사회적 평등 수준이 높을수록 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을 사례로 든 저자들은 “성차별이 심한 국가일수록 출생률이 낮다”며 “페미니즘 확산이 출생률 하락의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성차별 완화가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낙태 허용 여부와 출생률의 연관성도 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웨덴의 유급 육아휴직 확대와 보육비 지원 정책은 출생률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2018년 1.76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19년 1.70명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저자들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출생률이 낮아지는 글로벌 트렌드에서 보듯, 경제적 지원보다 삶의 질 개선과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저자들은 기술 발전이 인구 감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 같은 혁신은 대규모 인력과 협업이 필수적이며, “10억 명 수준의 인구로는 현재의 기술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인구 감소로 인한 소비 시장 축소, 혁신 유인 감소 등 경제적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인구 감소 자체를 문제시하기보다 가치관 변화와 사회 시스템의 유연성 확보를 주문한다. 인구 증감은 단순한 숫자 변동이 아니라 교육 수준 향상, 여성의 권리 확대 등 사회 진보의 지표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억압적 정책 대신 평등한 노동 분배와 육아 지원 체계 구축이 장기적 해법”이라며 “정부 주도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판사 측은 “두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통념을 차례로 바로잡는다. 특히 한 나라나 한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인류사 차원에서 인구를 분석함으로써, 인구 증감이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니라 가치관 변화·사회 구조 재편·인류 번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임을 일깨운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5

개인보단 조직이 먼저···‘레알'의 성공 비결 분석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을 넘어 비즈니스 제국으로 도약한 스페인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성공 비결을 경영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신간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세이코리아)이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부교수를 역임한 저자 스티븐 G. 맨디스의 저서다. 레알 마드리드는 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15회 우승, 스페인 라리가 36회 우승에 빛나는 명실상부한 축구 명문이다. 2024년 포브스 추산 클럽 가치는 9조300억 원으로, 3년 연속 ‘세계 최고 가치 축구 클럽’으로 선정됐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도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이를 단순히 단기적 성과인 경기장에서의 승리가 아닌, 장기적 가치에 집중한 독립적 경영의 결과로 해석한다. 최근 스포츠 업계가 데이터 분석(세이버메트릭스)을 기반으로 선수 영입과 전략을 결정하는 추세인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조직 문화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았다. 저자는 “레알의 진정한 힘은 데이터가 아닌 조직 문화”라며 팀워크와 희생을 중시하는 문화로 ‘스타 과잉 효과’를 극복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2018년 슈퍼스타 호날두의 연봉 인상 요구를 거부하며 탄탄한 재정 시스템을 증명했으며, 이는 메시의 연봉 인상 후 재정 위기에 빠진 바르셀로나와의 대조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글로벌 팬덤 6억 명을 보유한 초강력 브랜드 레알 마드리드는 팬덤을 단순 응원단이 아닌 수익 창출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한다. 자체 OTT 플랫폼 ‘RM PLAY’를 통해 콘텐츠를 직접 공급하고, 스포츠 테크 기업 ‘RMNext’를 설립해 기술 혁신을 주도 중이다. 6억 명에 달하는 SNS 계정 총합 팔로워 수는 경기장 밖에서의 승리를 경기력으로 연결하는 전략의 산물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는 레알 마드리드의 경영 방식을 MBA 교재로 채택할 정도로 높이 평가한다. 특히 외부 자본의 간섭 없이 독립적 경영을 실현한 점이 주목받는다. 오일 머니나 사모펀드에 의존하지 않고, 회원과 공유하는 장기적 가치를 추구한 것이 비결이다. 유럽 축구계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중동 자본의 공세에 직면한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오히려 회원만의 소유 구조를 강점으로 삼았다. 2000년 페레스 회장은 팬 설문조사를 통해 “정당한 성공으로 세계적 존경을 받는 다문화 클럽”이라는 미션을 수립했고, 이는 조직의 모든 결정에 반영된다. 저자는 “레알은 경기장 밖에서 승리하고 이를 경기력으로 연결하는 의도적 구조를 갖췄다”고 해석한다.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은 스포츠 구단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진에게도 통찰을 준다. 핵심은 시스템의 힘이다. 레알은 스타 선수 한 명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 문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한다. 이는 인재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교훈적이며, 팬덤 수익화와 디지털 전환 전략의 실용적 사례도 담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5

포항 임허사 석조보살좌상,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 지정

‘포항 임허사 석조보살좌상’이 경북도 문화유산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도 지정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 북구 흥해읍에 있는 임허사가 소장한 포항 임허사 석조보살좌상은 경주 지역에서 산출되는 불석을 사용했고, 신체 비례와 의복 주름의 표현에서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전반의 형태적 특징이 함께 드러난다. 특히 복부의 W자형 주름과 안정된 하반신 비례는 조선 후기 석조불상의 전형적 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또, 본래 보살좌상으로 조성됐다가 후대에 지장보살좌상으로 변용된 사실은 사찰 신앙의 변화와 존상의 활용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드문 사례다. 이처럼 임허사 석조보살좌상은 조선후기 불교 조각사의 양식적 전개와 신앙적 변용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으로 역사·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 불상을 소장한 임허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로 천연기념물인 흥해향교 이팝나무 군락지 옆에 있다. 정확한 창건연대는 알 수 없으나 부처님의 힘으로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경내에는 대웅보전과 산령각이 있다. 이팝나무 군락지는 고려말 조성되기 시작해 현재 20여 그루가 있으며 매년 5~6월경이면 하얀 꽃이 만개해 많은 시민들이 찾는 명소다. 임허사는 국가유산청의 ‘2026년 생생 국가유산 활용사업’ 공모에 선정돼 ‘이팝나무 아래 명상과 쉼을 함께 하며(예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포항시에는 이번에 지정된 ‘포항 임허사 석조보살좌상’을 포함하면 국가지정유산 29건, 도지정유산 58건, 국가등록문화유산 2건으로 총 89건의 국가유산이 있다. 달전재사, 보경사 소조비로자나삼존불좌상, 오어사 대웅전 등에 관한 국가유산 지정(승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1-15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 작가들의 창작을 만난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2월 28일까지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 4기 입주작가의 창작 결과물을 공유하는 입주작가 성과보고전 ‘작년을 기다리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동빈문화창고1969(구 수협냉동창고)와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 두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2025년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 4기 입주작가로 활동했던 민경은, 이지원, 정건우 작가가 참여한다. 작가들은 입주 기간 동안 구룡포 지역의 생활문화, 장소성, 주민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창작활동을 이어왔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 결과물을 시민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전시는 각 작가의 개별 작업 세계를 조명하는 한편, 지역 기반 예술 공간으로서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가 지향해온 생활문화와 예술의 연결, 지역성과 동시대 예술의 만남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된다. 전시명 ‘작년을 기다리며’는 필립 K. 딕(Philip Kindred Dick)의 1966년 소설 ‘Now Wait for Last Year’의 한국어 번역 제목을 차용한 것으로, 작가들의 ‘작년’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지역의 일상과 기억, 축적된 시간을 보여주며 어떤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성과보고전은 입주작가들이 창작 과정에서 축적한 고민과 실험의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동시대 예술의 다양한 시선과 가능성을 조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예술가들이 안정적인 창작 환경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와 동시대 예술을 잇는 문화적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모든 연령대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세부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나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공간디자인팀(054-289-7904)으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3

달서문화재단, 23일 ‘2026 신년음악회’ 개최

대구 (재)달서문화재단(이사장 이태훈)은 2026년 새해를 맞아 ‘2026 신년음악회’를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달서문화재단이 선보이는 새해 첫 문화행사로, 음악을 통해 일상 속 문화 향유의 가치를 되새기며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음악회는 클래식의 깊이, 재즈의 자유로움, 대중음악의 친근함이 어우러진 무대로 구성된다. 장르의 경계를 넘어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공감의 장을 만들고, 새해를 향한 힘찬 에너지와 따뜻한 감동을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은 웅장한 사운드로 유명한 애플재즈오케스트라(지휘 백진우)의 연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소프라노 김나영과 테너 안혜찬이 우아한 성악 무대로 클래식의 진수를 선사하고, 재즈 보컬리스트 우수미는 감각적인 표현력으로 무대에 생동감을 더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석지현의 섬세한 연주는 장르 간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대한민국 대표 록그룹 ‘부활’의 보컬 박완규가 장식한다. 그의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현장의 열기를 고조시키며, 따뜻한 감동부터 역동적인 에너지까지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태훈 이사장은 “‘2026 신년음악회’는 새해 첫 문화행사로, 모두가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올해도 달서문화재단이 준비한 수준 높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지역민의 일상이 더욱 풍요로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3

대구 사유원서 이정록 사진작가 개인전 ‘하늘, 나무, 사람’ 개최

대구시 군위군 부계면에 위치한 사립수목원인 사유원에서 오는 20일부터 4월 12일까지 이정록 작가의 개인전 ‘하늘, 나무, 사람‘이 개최된다. 사유원은 팔공산 자락 70만㎡ 대지 위에 자리 잡은 풍류의 산수로, 자연성과 미학을 담아내기 위해 조성된 전시 공간 ’갤러리 곡신‘과 ’몽몽차방‘에서 이번 전시가 열린다. 이정록 작가는 오랫동안 다양한 연작들을 통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지점을 탐구해 왔다. 특히 겨울 끝자락, 마른 가지에서 스쳐 지나간 초록의 빛을 통해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각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은 자연광, 플래시, 서치라이트 등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두 세계를 잇는 상징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8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이후 대구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이정록 작가의 개인전으로, 사유원의 자연과 빛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해 작가의 긴 여정을 담아낸다. 갤러리 곡신에서는 신작들이 최초로 공개되며, 몽몽차방에서는 대표작들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팔공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이 흐르는 영산으로, 사유원은 지형과 나무, 빛의 방향이 고유의 질서를 이루는 정원이다. 이정록 작가는 이러한 사유원에서 모과나무를 촬영하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포착했다. 그의 사진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우리 안에 잠재된 근원적 감각을 깨우며, 예술과 자연이 서로의 깊이를 드러내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감응을 선사한다. 이정록 작가는 “나무의 빛은 공간의 내면, 존재의 아우라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며 “작품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우리 안에 내재된 근원적인 세계가 맞닿는 지점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의 작업은 풍경을 담아낸 필름 위에 플래시의 순간광을 중첩하는 방식으로 미지의 힘을 신선하고 대담하게 그려낸다. 이정록 작가는 런던의 Pontony Gallery, 상해의 Zendai Contemporary Art Space, 한미사진미술관, 포스코미술관 등에서 39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광주비엔날레’(2018), ‘무등설화’(북경금일미술관, 2012) 등의 국제적인 기획전에 초대됐다. 또한 상해 히말라야미술관 정대주가각예술관 국제레지던시, 제주도 가시리예술인 창작지원센터, 광주시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의제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했으며, 2006년 광주신세계미술제 대상과 2015년 수림사진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3

작곡가와 그의 작품들 한 무대에서 집중 조명한다

2026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신년음악회부터 송년음악회까지, 고전과 낭만, 20세기 현대 음악으로 이어지는 교향악 레퍼토리의 흐름을 따라 음악적 여정을 펼친다. 한 작곡가의 주요 작품을 한 무대에서 집중 조명하는 기획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의 해석 역량을 심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정기연주회를 축으로 기획· 교육프로그램까지 유기적으로 연계해 음악적 정체성과 공공 예술단체의 역할을 동시에 구현할 계획이다. 2026년의 시작은 1월 9일 ‘신년음악회’로 문을 열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와 폴카,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 등 친숙한 작품들로 새해의 활기를 더했다. 이어 1월 23일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단독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며, 2026년 시즌의 특징인 한 작곡가의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무대의 서막을 알린다. 2월 ‘제522회 정기연주회’(2월 13일)는 브람스가 주인공이다. 그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양정윤과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하고, ‘교향곡 제4번’을 통해 낭만주의 음악의 내적 긴장과 구조미를 탐구한다. 이어 대구시민주간을 맞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와 함께하는 2·28민주운동 66주년 기념 ‘기억과 울림’(2월 27일)을 개최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베버와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통해 시대를 반영한 음악과 인간적, 예술적 메시지를 되새긴다. 소프라노 이채영과 테너 최호업은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을 들려준다. 3월 ‘제523회 정기연주회’(3월 20일)는 생상스의 초기 작품인 ‘동양의 공주’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제2번’, ‘교향곡 제1번’으로 구성돼 프랑스 음악 특유의 매력을 선사한다. 피아니스트 알렉 쉬친이 협연한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대구시의 자매도시인 히로시마의 히로시마교향악단 현악 단원 4명이 객원 단원으로 참여하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4월에는 프로코피예프의 ‘전쟁과 평화’ 서곡과 교향곡 제5번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서울예술의전당 ‘2026 교향악축제’(4월 10일)를 시작으로, 부산 낙동아트센터 초청 공연(4월 14일)과 ‘제524회 정기연주회’(4월 17일)까지 연이어 펼쳐진다. 프로코피예프의 두 작품을 서로 다른 무대에서 선보이며 공간과 음향의 차이를 연주에 반영해 작품 해석의 밀도와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첼리스트 홍승아가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협연한다. 5월 ‘제525회 정기연주회’(5월 22일)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과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으로 극적 서사와 관현악적 색채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대구시향이 2025년 새로 구비한 연주용 ‘처치벨’을 ‘환상 교향곡’ 무대에서 처음 사용해 사운드 정체성을 한층 확장할 예정이다. 6월 ‘영 아티스트 콘서트 : 제59회 청소년 협주곡의 밤’(6월 12일)에서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청소년 연주자들이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미래 음악가로서의 가능성과 현재의 음악적 성취를 함께 보여준다. 이어지는 ‘제526회 정기연주회’(6월 19일)에서는 독일 작곡가 라이네케의 알라딘 서곡, 플루트 협주곡, 교향곡 제3번까지 고전적 형식미와 낭만적 서정을 정교한 하모니로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8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될 ‘제527회 정기연주회’(8월 7일)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과 ‘교향곡 제3번 영웅’으로 고전에서 낭만으로 향하는 음악사의 전환점을 짚는다. 이어 이틀간 열리는 ‘2026 대구국제음악페스티벌’(8월 27~28일)에서는 세계적 아티스트와의 협연으로 명 협주곡들을 만난다. 9월 ‘제528회 정기연주회’(9월 11일)와 서울 세종문화회관 초청 ‘누구나 클래식’(9월 15일)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으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한 작곡가의 솔직한 마음과 음악적 에너지를 만난다. 10월 16일에는 ‘제529회 정기연주회’가 열리고, 30일에는 ‘라이징 아티스트 콘서트 : 제25회 대학생 협주곡의 밤’을 통해 젊은 연주자들의 성장을 응원한다. 11월 ‘제530회 정기연주회’(11월 13일)에서는 파야의 발레 음악 ‘삼각모자’를 비롯한 색채감 짙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12월 ‘제531회 정기연주회’(12월 4일)에서는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과 무소르그스키의 ‘민둥산의 하룻밤’, ‘전람회의 그림’(라벨 편곡)을 연주해 화려한 음색과 리듬의 대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 해의 끝은 ‘송년음악회’(12월 23일)로 장식하며, 시민과 함께 2026년의 음악적 여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구시향은 청소년이 클래식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언젠가 공연장을 다시 찾을 관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중 다양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교실 음악회’를 통해 각 학급에서 클래식 음악을 직접 감상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흥미와 이해를 높인다. 고교특화형 문화예술프로그램 ‘D-Art로(路)’의 일환인 ‘스쿨 콘서트’에서는 쉽고 재밌는 해설이 있는 공연으로 청소년이 클래식 음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대구시향 단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주하는 ‘DSO 체임버 시리즈’는 2026년에도 계속된다. 백진현 대구시향 음악감독은 “2026년은 말러, 브람스, 프로코피예프,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등 각 시대 대표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 오케스트라의 해석 역량을 점검하는 해”라며 “한 작곡가의 작품을 한 무대에서 집중적으로 연주하는 기획은 음악적 구조와 사유를 깊이 이해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과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통해 공연장 안팎에서 시민과 소통하며, 대구시향의 연주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2

성덕대왕신종 2025년 타음조사 결과 천년의 울림·안정적 보존상태 유지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지난 9월 말 진행한 성덕대왕신종의 타음조사에서 종의 음향·진동 특성이 지난 수십 년간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우리나라 대표 범종이다. 현재까지 원형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크다. 이번 조사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개년 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정기 타음조사의 첫 해 조사이다. 1996년과 2001년부터 2003년까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수행된 조사 자료와 비교해 종의 장기적 보존 상태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박물관은 고유주파수, 진동모드, 맥놀이 등 음향·진동 특성을 중심으로 정밀 분석을 수행해 과거와 비교한 변화 여부를 세밀하게 확인했다. 조사 결과 고유주파수는 과거 측정값과 비교해 ±0.1% 이내의 미세한 차이만 보였다. 이는 기온과 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성덕대왕신종의 맥놀이는 모두 과거와 동일한 패턴과 주기를 유지했으며, 이를 통해 내부 구조의 변형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데이터를 종합분석한 결과 1996년 처음 진동 음향 특성 조사를 실시한 이후 30여 년 동안 종의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음이 입증됐다. 초고해상도 촬영을 통한 표면 상태 점검에서도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그동안 실시해 온 정기적인 보존 관리가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성덕대왕신종이 여전히 변화무쌍한 기후에 직접 노출되는 야외 전시 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장기적인 보존 안정성을 위해 지속적 점검과 관리, 안정적인 전시 환경 조성이 필요한 점이 다시 확인됐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앞으로도 정기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후 및 환경 변화에 대비한 보존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전시 환경 개선과 전용 전시 공간 건립 검토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정·황성호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2

세계 최고의 소년합창단 빈 소년 합창단 울진·대구 공연

5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빈 소년 합창단이 울진과 대구를 찾는다. 울진군은 오는 17일 오후 5시 울진연호문화센터에서 신년음악회를 통해 빈 소년 합창단 공연을 선보이며, 대구콘서트하우스는 21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2026년 첫 공연으로 이들을 초청해 특별한 무대를 펼친다. 1498년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에 의해 창단된 빈 소년 합창단은 빈 황실 예배당의 음악 전통을 계승하며, 요제프 하이든, 프란츠 슈베르트 등 클래식 거장들을 배출했다. 유네스코 지정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이들은 연간 300회 이상의 공연으로 전 세계 50만 명 이상의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지휘자 마누엘 후버(모차르트 합창단 단장)의 지휘 아래, 각국의 민요와 왈츠, 새해를 축하하는 경쾌한 곡들로 구성된다. 갈루스, 생상스, 프랑크의 성악 곡을 통해 경건하고 맑은 합창 사운드를 들려주는 한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봄의 소리 왈츠’ 등 오스트리아 음악의 정수를 담은 작품들도 연주된다. 여기에 각국의 민요와 현대적인 편곡의 곡들이 어우러져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공감의 무대를 완성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관객을 위한 특별한 레퍼토리도 준비됐다. 한국 민요 ‘아리랑’과 함께 작곡가 이현철이 김소월의 시를 바탕으로 편곡한 합창곡 ‘산유화’가 포함된다. 빈 소년 합창단의 청아한 음색으로 재탄생한 한국 음악은 문화적 교류의 의미를 더하며 관객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