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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독일 하노버·대구 대표 연주자 ‘동서양의 앙상블’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인 독일 하노버와 대구의 대표 연주자들이 모여 앙상블 무대를 펼친다. 하노버 대표 실내악단과 대구 대표 지역 연주자들로 구성된 ‘DCH-Hannover 앙상블’ 공연이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린다. 대구콘서트하우스(DCH)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인 하노버와 지난 2023년부터 상호 교류연주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교류를 해왔다. 이번 공연은 대구콘서트하우스 상반기 최대 축제인 ‘DCH 앙상블 페스티벌’(2월 6∼3월 28일)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Dear. Amadeus’라는 부제 아래, 모차르트의 고전 시대 음악부터 김동명, 윤이상, 드보르작의 현대 음악까지, 다양한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의 첫 번째 순서로는 DCH 앙상블이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F장조 K.138’이 준비돼 있다. 이 곡은 ‘잘츠부르크 교향곡’으로도 불리며, 이탈리아어로 ‘기분 전환하다’라는 뜻을 가진 ‘디베르티멘토’라는 제목처럼 자유롭고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작은 규모의 실내 앙상블 연주로 가볍고 즐겁게 즐길 수 있으며,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각각의 현악기의 매력에 집중할 수 있는 곡이다. 이어서, 대구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 김동명의 ‘25현 가야금과 현악 앙상블을 위한 무아’가 무대에 오른다. 이 곡은 하노버 앙상블과 DCH 앙상블, 그리고 가야금 연주자 엄윤숙이 협연해 동서양 음악의 조화로운 하모니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2부에서는 현대 음악 작곡가 중 한국 전통음악 특유의 작곡 기법을 도입해 유럽과 미국에서 명성을 떨친 윤이상 작곡가의 ‘교차적 음향’과 드보르작의 ‘현악오중주 G 장조, Op. 18(Op. 77)’가 펼쳐지며 막을 내린다. 하노버 앙상블을 이끄는 지휘자 한스 크리스티안 오일러는 하노버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대구국제현대음악제, 통영국제음악제 등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에 참여하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간의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의 지휘 아래 바이올린 코지마 솔레즈 라리비에르, 백나현, 김혜심, 비올라 요하네스 브라우스, 배은진, 첼로 티모시 홉킨스, 강윤선, 더블베이스 안드레아스 코흐, 송성훈 등 총 10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올라 동서양 음악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한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하노버와 대구가 지속적인 상호교류를 통해 DCH 앙상블 페스티벌에서 ‘DCH-Hannover 앙상블’ 공연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산뜻한 봄기운이 담긴 네 곡을 들으며 힘차게 3월을 시작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 하노버는 2015년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됐으며, 대구는 2017년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돼 세계 속에서 한국의 음악 콘텐츠를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는 총 18개 도시로, 해당 도시는 음악 분야에서 뛰어난 창의성과 문화적 영향력을 인정받아 선정됐으며, 각 도시에서는 이를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다양한 음악 행사와 축제가 열리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25

일본 ‘죽도(竹島)의 날’ 비판 학술대회 영남대 독도연구소 26일 법학도서관

‘죽도의 날’(22일)을 맞아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소장 최재목 교수)는 ‘1905년 독도 편입의 불법성에 관한 학제간 연구’ 주제로 26일 학술대회를 연다. 사진 영남대 법학도서관 영상회의실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서는 △박지영 교수(영남대 독도연구소)가 ‘일본의 독도 편입 과정에 관한 역사적 고찰’ △오시진 교수(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식민지주의와 선점 권원의 국제법 법리 검토’ △최지현 교수(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가 ‘1905년 시마네현 고시에 관한 비판론 재검토’ △홍성근 박사(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가 ‘일본의 독도 영토편입 조치의 법적 성격에 대한 고찰’ 주제로 발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1905년 2월 22일 일본의 독도 강탈의 불법성과 죽도의 날 제정이 지닌 역사적인 허구성을 규명하고 일본 측의 사실 왜곡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일본은 ‘죽도의 날’ 제정을 계기로 독도 도발 수위를 높이고 계획적으로 독도 강탈 야욕을 구체화 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에서는 2008년 2월에 ‘죽도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의 포인트’(한·영·일 2개국어)란 팸플릿을 게재했고, 2014년 3월부터는 이를 12개 외국어로 확대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 문부과학성에서는 2024년부터 초·중·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명시적으로 “죽도(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 현재 한국이 불법점거 하고 있다”는 왜곡된 내용을 일본의 모든 교육 현장에서 의무화하고 있다. 최재목 독도연구소장은 “일본의 독도 왜곡교육은 동아시아의 협력을 함께 이끌어갈 미래세대들에게 역사적 고통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일본이 독도 도발의 중요한 근거로 삼는 1905년 독도 편입 조치에 대해 그 불법성과 허구성이 드러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2-24

시 문학에 깃든 방언서 찾아보는 주술 같은 언어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원로 국어학자 이상규사진 경북대 명예교수가 방언 연구의 학문적 성과를 담은 ‘이상규, 언어 종의 다양성을 위한 나의 방언 연구’(민속원)를 출간했다. ‘나의 책과 학문 여정을 담다’라는 주제로 민속원에서 기획된 이번 총서는 우리 학계의 원로 학자들이 회고한 자전적 삶과 학문 여정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한국학 관련 개별 분과 학문에서 학술회의를 통해 학술적 논의와 성과를 거뒀지만, 개별 연구자의 연구 성과를 자신의 자전적 학문 여정을 통해 관련 학문의 연구사를 되짚어 보는 것도 학제적 연구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는 또 다른 시도다. 따라서 이 총서에서는 관련 학계의 원로 연구자들이 자신이 지나온 학문의 여정을 파노라마처럼 기록해 그들의 학문적 여정을 이해하고, 학술적 가치와 의미를 논의한다. 이번에 출간된 ‘이상규, 언어 종의 다양성을 위한 나의 방언 연구’는 그 세 번째 기획으로, 40여 년간 우리말과 글, 특히 변두리 말씨인 방언에 대한 사랑과 한글, 고전, 문학을 갈고닦아 온 이상규 교수의 학문적 열정을 담고 있다. 이상규 교수 이 교수는 “이 책은 나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되돌아보며 그중에서도 방언 연구에 대한 주제에 한정하여 쓴 글”이라며 언어 종의 다양성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AI 시대에 맞는 자료 수집과 정보처리화를 위한 노력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시 문학에 깃든 방언’과 ‘문학 방언의 풍경’ 부분은 경북매일신문에 1년간 게재한 칼럼을 간추려 정리한 내용이다. 이 책은 방언 조사와 언어 지도 제작, 사전 편찬, 훈민정음을 비롯한 한글 문헌과 한글 고문서 역사, 여진어 문자와 언어 연구, 동아시아의 언어 문자, 언어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와 노력을 담고 있다. 특히 한글 세계화를 위한 세종학당 설립 정신을 문화 상호 존중과 이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많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규 교수는 “이 책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경북매일에 감사를 드린다. ‘이상규, 언어 종의 다양성을 위한 나의 방언 연구’는 방언 연구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언어 종의 다양성과 보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어, 언어학과 문학 연구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역사는 언어와 사유 사이의 관계로 환원할 수 있다. 삶의 일회성과 유한성을 소생,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제의라고 한다면,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고 거기에 도달하려는 인간들의 노력인 시의 언어는 주술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주술과 같은 시적 창조는 언어의 위반으로부터 시작된다. 시는 말들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를 뒤흔드는 적출의 힘과 말을 원초적 상태로 복귀시키려는 중력의 힘을 함께 지닌 것이다.” - 서문 중 /윤희정기자

2025-02-24

대구시향, 2·28민주운동 65주년 헌정음악회 ‘역사적 순간들’ 공연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대구시민주간 및 2·28민주운동 65주년을 기념해 2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특별연주회 ‘역사적 순간들’을 개최한다. 대구시민주간은 국채보상운동기념일과 2·28민주운동기념일을 포함하는 기간으로, 대구의 역사적 기념일을 기리며 대구 시민과 함께 즐기는 클래식 공연으로 구성된다.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백진현의 지휘로 펼쳐지는 이날 공연의 1부에서는 국민주의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역사적 장면 모음곡 제2번’ 중 ‘서곡(사냥)’을 시작으로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와 협연한다. 2부에서는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오페라인 비제의 ‘카르멘’을 오케스트라 연주용 모음곡으로 들려주며 강렬한 음악적 색채로 물들일 예정이다. 시벨리우스의 ‘역사적 장면 모음곡 제2번’은 유럽적 배경과 역사적 인물,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인간의 감정과 갈등을 탐구한다. 이 작품은 서곡(사냥), 사랑의 노래, 도개교에서 등 세 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날은 서곡(사냥)을 연주한다. 이 곡은 타악기와 금관악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사냥의 긴박함과 압도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가 시벨리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인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 곡은 현악기의 고음 처리, 저음 현악기와 팀파니의 앙상블, 격렬한 음향 등이 특징이며, 1악장은 독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조화, 2악장은 목관악기 앙상블과 바이올린의 서정적 선율, 3악장은 춤곡을 연상시키는 신비로운 분위기로 구성돼 있다. 1904년 헬싱키에서 초연된 후 1905년 상당 부분 개정된 현재의 판본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는 2024 교향악축제에서 “거장의 품격을 보여준 연주”로 호평받았으며, 티보르 바르가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로돌포 리피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마리아 카날스 국제 음악 콩쿠르 등에서 입상해 실력을 입증했다. 또한 프라하 필하모닉, 슬로바키아 필하모닉, 소피아 필하모닉, KBS교향악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왔고, 현재 토마스틱-인펠트 아티스트 패밀리이자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부에서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 제1번과 제2번을 연주한다. 이 오페라는 스페인을 배경으로 집시 여인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875년 초연은 실패했지만, 에르네스트 기로가 그랜드 오페라풍으로 개작해 성공시켰다. 모음곡 제1번은 전주곡, 아라고네즈, 간주곡, 세기디야, 알카라의 병사들, 투우사의 행진 등 5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2번은 밀수업자들의 행진, 하바네라, 야상곡, 투우사의 노래, 경비대의 교체, 보헤미안의 춤 등 6곡으로 이뤄져 있다. 각 곡은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와 연주곡을 발췌해 만든 것으로, 스페인의 전통 춤곡과 투우장의 열기 등을 느낄 수 있다. 백진현 상임지휘자는 “전반부에는 시벨리우스의 작품으로 민족 자긍심을 높이고 후반부에는 ‘카르멘’을 통해 인간의 열정과 에너지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대구 시민정신과 2·28민주운동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5-02-24

‘K-콘텐츠’ 열기 이끌 경북 이야기 찾는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이 경북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발굴하기 위해 ‘제23회 경상북도 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경북의 역사, 인물, 문화, 자연경관 등을 소재로 한 우수한 시나리오를 발굴해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로 제작함으로써 경북 영상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해왔다. 지금까지 공모전을 통해 17편의 작품이 제작되거나 시나리오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SBS에서 방영된 ‘강구이야기’, ‘영주’, KBS에서 방영된 ‘수운잡방’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경북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공모전의 모집 분야는 극영화, 드라마(단막극, 시리즈) 분야로, 시나리오 창작에 열정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단순히 배경만 경북인 작품보다는 스토리 속에 담긴 경북의 가치를 중점적으로 반영해 심사할 예정이며 최종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된다. 대상과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등 수상작에는 경북도지사상을 비롯해 총 2600만원의 창작료를 수여한다. 또 수상 작품이 영상화될 수 있도록 ‘경북 K-스토리 페스티벌’과 연계해 우수작품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작품 접수는 5월 2일부터 29일까지이며 제출내용 및 접수방법은 경상북도 영상콘텐츠시나리오 공모전 공식 홈페이지(www.story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054-840-7041) 또는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을 이용하면 된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경북도 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전은 지난 22년 동안 총 148편의 우수작품을 발굴,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도 공모전을 통해 K-콘텐츠 열풍의 주역이 될 참신한 작품이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5-02-23

전 세계를 ‘한국 오페라’ 무대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서 해외 교류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며 한국 오페라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최근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에스토니아 탈린시 국립극장 에스티 콘서트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간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는 7월 22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열리는 ‘2025년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 축제’에 공식 초청돼 자체 제작한 윤이상의 ‘심청’, 글룩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푸치니의 ‘나비부인’ 등 세 편의 전막 오페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대구시립국악단의 국악 콘서트와 오페라 갈라 콘서트도 함께 선보여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서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는 28일과 3월 2일 양일간은 이탈리아 페라라시립극장에서 자체 제작한 ‘안드레아 셰니에’를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2024·2025 한-이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페라라시립극장에 두 번째로 진출하는 것으로, ‘한-이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페라라시립극장의 ‘광란의 오를란도’를 공식 초청한 데 이은 문화적 연대와 협력의 일환이다. 이번 ‘안드레아 셰니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 해외 진출 역사상 최대 인원인 36명이 참여하며 최상의 공연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오페라·창작극·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김지영이 연출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토스카’, ‘나비부인’ 등을 지휘하며 뛰어난 음악성을 입증한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마르첼로 모타델리가 지휘 에스토니아 탈린시 국립극장 에스티 콘서트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간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맡았으며 주인공 ‘셰니에’ 역에 테너 박성규, ‘막달레나’ 역에 소프라노 임세경 등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무대는 오페라의 본고장이자 작곡가의 고향에서 선보이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자체 제작 공연으로서 의미가 깊다. 또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네트워킹 간담회’를 개최해 이탈리아 내 다른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들과의 상호 교류 방안을 모색한다. 이탈리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문화적 성과와 한국 오페라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이탈리아 일정이 끝난 후에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에르네스토 오토네 문화섹터 사무총장보, 데니스 백스 문화부문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니 퀴보 본사 직원 등이 참석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세계로 도약하는 창의도시의 중심임을 알릴 계획이다. 박순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은 “2017년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된 후, 대한민국 근현대 예술의 중심이 되어 자부심을 가지고 이번 대구오페라하우스의 해외 진출 및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앞으로 더욱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에 힘써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이번 페라라시립극장 진출은 ‘한-이 상호문화교류의 해’에 올라 더욱 의미 있는 순간”이라며 “이탈리아 공연에 이어 하반기 에스토니아, 내년 독일 만하임 등 잇따른 세계 무대 진출로 한국 오페라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에서도 수준 높은 제작 공연으로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를 견인하는 중심으로서, 전략적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국제적인 문화예술 교류를 실현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다양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22

독도 강탈 불법성과 죽도의 날 제정이 지닌 역사적인 허구성 규명

‘죽도의 날’(22일)을 맞아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소장 최재목 교수)는 ‘1905년 독도 편입의 불법성에 관한 학제간 연구’ 주제로 26일 학술대회를 연다. 영남대 법학도서관 영상회의실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서는 △박지영 교수(영남대 독도연구소)가 ‘일본의 독도 편입 과정에 관한 역사적 고찰’ △오시진 교수(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식민지주의와 선점 권원의 국제법 법리 검토’ △최지현 교수(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가 ‘1905년 시마네현 고시에 관한 비판론 재검토’ △홍성근 박사(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가 ‘일본의 독도 영토편입 조치의 법적 성격에 대한 고찰’ 주제로 발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1905년 2월 22일 일본의 독도 강탈의 불법성과 죽도의 날 제정이 지닌 역사적인 허구성을 규명하고 일본 측의 사실 왜곡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일본은 ‘죽도의 날’ 제정을 계기로 독도 도발 수위를 높이고 계획적으로 독도 강탈 야욕을 구체화 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에서는 2008년 2월에 ‘죽도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의 포인트’(한·영·일 2개국어)란 팸플릿을 게재했고, 2014년 3월부터는 이를 12개 외국어로 확대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 문부과학성에서는 2024년부터 초·중·고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명시적으로 “죽도(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 현재 한국이 불법점거 하고 있다”는 왜곡된 내용을 일본의 모든 교육 현장에서 의무화하고 있다. 최재목 독도연구소장은 “일본의 독도 왜곡교육은 동아시아의 협력을 함께 이끌어갈 미래세대들에게 역사적 고통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일본이 독도 도발의 중요한 근거로 삼는 1905년 독도 편입 조치에 대해 그 불법성과 허구성이 드러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2-21

사랑과 고통, 삶에 대한 두 철학자의 대답은

최근 한국에서는 열풍이라 불릴 만큼 쇼펜하우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니체 역시 서양 철학자 중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인물이다. ‘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21세기북스)는 고통의 문제와 직접 대결한 두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사상과 통찰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철학자의 저서는 주로 명언을 모아 전달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신간은 잘못된 해석을 거부하고 두 철학자의 철학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다룬다. 쇼펜하우어가 당대 지식 체계를 거부하며 자신의 염세주의를 어떻게 주장했는지, 니체가 100년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켰는지 정확하게 짚어낸다. 저자인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영국 사우샘프턴대 철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이 그동안 너무 쉽게 다가온 것은 누군가 그들의 사유를 납작하게 찍어 눌러 판매하기 쉽게 만든 결과라고 말한다. 그는 니체가 쇼펜하우어와 타협했던 문제들, 예컨대 신의 죽음, 존재의 의미, 고통, 연민, 의지, 기독교적 가치, 삶의 긍정이나 부정 등이 니체 철학에서 가장 성과 있고 핵심적인 측면이자, 철학사에서 쇼펜하우어가 가장 강력하게 참여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박찬국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이 책이 듣기 좋은 문장만 추려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유의지, 사랑, 고통의 의미 등에 대한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답이 이 책에 수록돼 있다. 독자는 이에 동의하거나 반대하고, 반대한다면 어떤 근거로 반대할지 생각하게 된다. 저자 크리스토퍼 재너웨이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에 정통한 영국의 철학자로서 이들에 관한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명성을 갖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두 사상가를 한데 묶어 논하는데, 이는 니체가 쇼펜하우어와 타협해야 했던 문제들이 니체 철학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철학사에서 쇼펜하우어가 가장 강력하게 참여하는 영역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책은 쇼펜하우어 철학 전체의 중심 개념인 ‘의지’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한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행복이 좌절되거나 실현 불가능해지는 많은 상황을 묘사하며, 의지가 우리의 의식적인 삶에 침투해 훼방을 놓는다고 주장한다. 우리에게는 오직 관점적인 앎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이 단순히 학문적 연구 대상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불안과 위기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철학자의 유명한 문장만을 나열하는 오류를 범하기 쉬운 기존의 철학 도서들의 방식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또한 철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념을 풀어서 설명한다. 특히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와 니체의 실천적 철학을 단순히 대립적인 개념으로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두 철학자가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보완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한다. 쇼펜하우어가 인간의 욕망과 고통을 냉철하게 분석했다면, 니체는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저자는 이런 분석을 통해 철학이 단순히 비관적이거나 낙관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사유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와 니체라는 두 사상가를 한데 묶어 논하는 것은 니체가 쇼펜하우어와 타협해야 했던 문제들, 즉 신의 죽음, 존재의 의미, 고통, 연민, 의지, 기독교적 가치, 삶의 긍정이나 부정 등이 니체 철학에서 가장 성과 있고 핵심적인 측면이자, 철학사에서 쇼펜하우어가 가장 강력하게 참여하는 영역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P. 14)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20

스타트업 흥망성쇠 ‘인간관계’에 달렸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성공 여부는 기술, 시장 적합성, 자본이라는 3가지 요소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매킨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65%는 인간관계 때문에 실패한다. 사람 간의 문제는 신제품 개발이나 자본 유치가 시급하다는 이유로 뒷전에 물러나 있다가 서서히 조직을 갉아 먹곤 한다. 문제가 눈에 보일 정도로 커졌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모닥불 타임’(원제: The Bonfire Moment·김영사)의 저자 마틴 곤잘레스와 조시 옐린은 구글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책임자로서 전 세계 수많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강의와 코칭을 진행해왔다. 책은 9년 동안 70여 개국의 스타트업 팀에서 실행하고 입증한 1일 워크숍 ‘모닥불 타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마틴 곤잘레스는 구글 ‘유능한 창업자 프로젝트(Effective Founders Project)’의 창시자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성공하는 이유를 밝히고 그 성공 공식을 전 세계에 알렸다. 70여 개국에서 수천 명의 기술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가르쳤으며 현재 구글에서 조직 및 인재 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경영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2024년 세계 최고의 경영사상가 50인에게 부여하는 상인 Thinkers50 Radar Award를 수상했다. 조시 옐린은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공동 창립자. 구글 액셀러레이터 팀에서 근무하는 동안 전 세계 3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긴밀히 협력하며 구글 액셀러레이터가 글로벌 8개 지점으로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사이에서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2015년 마틴과 함께 구글의 ‘유능한 창업자 프로젝트’를 출범시키며 팀 내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1일 워크숍 ‘모닥불 타임(Bonfire Moment)’을 개발했다. 현재 구글 딥마인드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능력은 있지만 독단적인 리더, 포용력은 있지만 결단력이 없는 리더 둘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의 리더를 채용하고 싶어 하는 반면, 후자의 리더 밑에서 일하고자 한다. 이 역설은 인간관계가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 보여준다. 이 책은 1부에서 조직이 겪는 인간관계의 함정을 4가지로 분류해 사람 문제가 얼마나 일반적인지를 설명한다. 대표적인 인간관계의 4가지 함정은 인간관계가 더 긴급해 보이는 다른 문제에 밀려버린다는 속도의 함정, 집단사고로 인한 이너서클의 함정, 위계질서 등 기존 관행을 지나치게 무시하는 이단아적 마음가짐의 함정, 창업자의 자신감이 지나치게 많거나 부족하거나 혹은 양쪽을 오가며 생기는 자신감의 함정을 일컫는다. 두 저자가 이러한 인간관계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개발한 것이 ‘모닥불 타임’이라는 워크숍이다. 2부부터는 모닥불 타임의 실제 프로세스를 구체적으로 다룬다. 모닥불 타임의 핵심은 하루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팀원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전체 일정은 4타임으로 나뉘며, 현실 인식에서 문제 해결로 나아간다. △1타임: 냉엄한 현실을 직시한다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다. 모든 참가자는 자기 평가를 시작하고, 다른 리더들의 데이터와 비교하여 자신의 성과를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동료 코칭을 통해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한다. △2타임: 숨겨진 역학을 인식한다 팀원들의 개인적 동기, 업무 스타일, 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각자 자신의 사용설명서와 같은 유저 가이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간의 공통점을 찾는다. △3타임: 가면을 벗는다 하루 중 가장 꾸밈없고 거침없는 시간이다. ‘가식 고백 모임’이라 불리는 주요 활동을 통해 각자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그간 숨겨왔던 자기 회의와 불만을 드러낸다. △4타임: 암묵적 문제를 해결한다 공통의 해결책을 만드는 시간이다. 스타트업이 흔히 직면하는 갈등의 20가지 요인을 살펴보고 팀에서 즉시 대처해야 할 3가지 문제를 투표로 선정한 후,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다. 모닥불 타임은 리더로서, 또는 팀원으로서 숨기고 있던 불만과 어려움을 토로하고 해결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한 번의 워크숍으로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책은 워크숍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물론 모닥불 타임을 이상적인 루틴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까지 제시한다. 어떤 조직도 인간관계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미뤄두지 말고 바로 해결하려는 노력이다. 이 책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조직 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밝혀내고 효과가 입증된 워크숍을 통해 실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리더를 위한 지침서다. “겸손한 리더와 자신감이 과하고 나르시시스트적 성향이 강한 리더를 비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겸손한 리더들이 성과 면에서 명확한 우위를 보였다. 그들의 팀은 보다 협력적이고, 정보 공유에 한층 적극적이었다. 또한 공동 결정을 좀 더 잘 내렸고, 개인적 성공보다 집단적 성공에 열성적이었다. 다른 한편, 겸손과 높은 자신감을 겸비한 리더는 겸손하지만 자신감이 부족한 리더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188, 189p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20

K푸드의 인기...해외에선 한 달 기다려야 먹는 특식은?-투데이 핫 클릭!

일단 사전적 정의부터 해보자. ‘돼지의 갈비 부근에 붙은 뱃살 부위를 지칭한다. 세겹살이라고도 한다. 비계가 세 겹으로 겹쳐 보이기 때문에 생겨난 이름. 생김새를 보면 비계-살코기-비계-살코기 순이다. 그렇기에 사람이 섭취할 땐 사겹살. 배바깥빗근, 배속빗근, 배가로근 이렇게 근육 세 층으로 구성된 배벽을 먹는 것이다.’ 다소 장황하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삼겹살’에 관한 설명이란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직장인들의 회식 자리나, 식구들이 모여 앉은 주말 저녁이면 쉽게 맛볼 수 있는 메뉴. K팝과 K드라마를 앞세운 한국의 문화가 유럽과 남·북 아메리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언필칭 ‘K푸드’의 위세도 갈수록 세계인들의 입맛을 점령해가는 추세다. 최근 ‘위키트리’는 K푸드의 인기를 주도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 삼겹살에 관한 기사를 게재했다. 요약하면 아래와 같은 내용. “아프리카와 지척인 포르투갈의 한식당에선 예약 없이는 삼겹살을 먹기가 어렵다. 손님이 많아 웨이팅 시간이 갈수록 길어진다. 일본 오키나와의 삼겹살 전문점도 호황을 누린다. 저녁엔 예약이 필수. 한국에선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해외에선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해야 맛볼 수 있는 게 삼겹살 구이다.” 사실 유럽에선 삼겹살의 인기가 높지 않았다. 비계 부위를 꺼리는 식습관 탓이었다. 그렇기에 프랑스와 덴마크 등 축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선 예전부터 삼겹살의 상당 양을 한국으로 수출했다. 일본 역시 ‘본격화된 육식’을 하기 이전엔 지방이 과도한 돼지의 삼겹살과 내장 부위는 꺼리는 음식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시대와 판이 바뀌었다. 전방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음식 문화’ 역시 유럽과 남·북미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의 ‘독특한 섭식 스타일’로 부를 수 있는 ‘쌈’은 고기와 함께 채소를 섭취함으로써 영양적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에서도 외국인들은 매력을 느끼는 듯하다. TV에선 삼겹살 구이를 앞에 두고 ‘코리안 바비큐 넘버 원“을 연발하는 유럽인들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화려한 샹들리에 매달린 미국과 프랑스, 포르투갈과 도쿄의 고급 식당에서 ‘한 달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고 있는 한국 스타일 삼겹살 구이의 인기. 우리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20

K-콘텐츠 열기 이끌 경북 이야기 찾는다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이 경북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발굴하기 위해 '제23회 경상북도 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경북의 역사, 인물, 문화, 자연경관 등을 소재로 한 우수한 시나리오를 발굴해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로 제작함으로써 경북 영상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해왔다. 지금까지 공모전을 통해 17편의 작품이 제작되거나 시나리오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SBS에서 방영된 '강구이야기', '영주', KBS에서 방영된 '수운잡방'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은 경북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공모전의 모집 분야는 극영화, 드라마(단막극, 시리즈) 분야로, 시나리오 창작에 열정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단순히 배경만 경북인 작품보다는 스토리 속에 담긴 경북의 가치를 중점적으로 반영해 심사할 예정이며 최종 5편의 수상작이 선정된다. 대상과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등 수상작에는 경북도지사상을 비롯해 총 2600만원의 창작료를 수여한다. 또 수상 작품이 영상화될 수 있도록 ‘경북 K-스토리 페스티벌’과 연계해 우수작품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작품 접수는 5월 2일부터 29일까지이며 제출내용 및 접수방법은 경상북도 영상콘텐츠시나리오 공모전 공식 홈페이지(www.storyg.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054-840-7041) 또는 홈페이지 문의 게시판을 이용하면 된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경상북도 영상콘텐츠 시나리오 공모전은 지난 22년 동안 총 148편의 우수작품을 발굴하여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도 공모전을 통해 K-콘텐츠 열풍의 주역이 될 참신한 작품이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20

35년간 대구 문화예술의 주축이된 DAC ‘다시 시민속으로’

대구문화예술회관(DAC)이 개관 35주년을 기념해 올해 시민과의 소통 및 즐거움 공유를 목표로 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다시 시민 속으로’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마련한 이번 계획에는 기획공연, 기획전시, 시립예술단 활동뿐만 아니라 올해 20주년을 앞둔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준비도 포함된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지난 35년간 대구 문화예술의 발전과 시민 문화 향유 증진에 힘써왔다. 앞으로도 시민의 문화적 욕구와 소양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콘텐츠로 그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DAC 기획공연, 42개 다채로운 장르 83회 공연 여정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올해 13개 시리즈에서 총 42개의 기획공연(총 83회)을 선보이며, 한층 더 다양한 장르와 대폭 늘어난 공연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지역 예술인과 단체들의 무대를 모은 ‘아츠스프링 대구 페스티벌’을 비롯해 대구시립극단, DIMF와 공동 제작한 뮤지컬 ‘설공찬’, 국립정동극장과 함께하는 전통 음악극 ‘서편제: the original’ 등을 무대에 올린다. 또한,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홍련’,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굿모닝 홍콩’ 등 대한민국 공연계를 뒤흔드는 화제작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발레 ‘호두까기 인형’, 한국무용 ‘유림’, 전통연희 ‘광대’, 전통 뮤지컬 ‘적로’ 등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이외에도 아트서커스 ‘블리자드’가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아츠스프링 대구 페스티벌’에서는 ‘2025 원로연극제’, ‘이희수 첼로 리사이틀’, ‘화이트데이 콘서트 with 송클레어’ 등 클래식, 성악, 오케스트라, 탱고,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대구문화예술회관, DIMF, 대구시립극단이 공동 제작한 뮤지컬 ‘설공찬’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바라본 정의와 새로운 변화의 촉구를 담은 ‘조선판 오컬트’ 작품이다. 국내 최고의 창작가로 손꼽히는 추정화의 탄탄한 극본과 세밀한 연출, 섬세함을 담아내는 작곡가 허수현의 음악, 2024 DIMF 어워즈 3관왕을 기록한 대구시립극단의 뛰어난 연기와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제작 역량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사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국공립단체 네트워크를 통해 최고의 작품이 관객을 찾아오는 ‘서편제: the original’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역사의 현신이다. 다양한 작품 발굴과 창작을 통해 공연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국립정동극장과의 협력을 통해 11월 중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대한민국 공연계를 뒤흔드는 화제작들도 차례로 무대를 펼친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수많은 뮤지컬 애호가들이 고대하는 작품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2013년 초연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이 뮤지컬은 한국 전쟁 당시의 국군과 인민군의 이야기를 다룬 신화와도 같은 작품이다. 무인도에 갇힌 두 진영의 병사들이 피로 가득한 최악의 상황이 아닌 ‘여신님이 보고계셔 대작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위해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2024 한국 창작 뮤지컬의 떠오르는 신작이자 대학로를 강타한 최고의 초연작 ‘홍련’,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및 심사위원상·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감독상 및 최우수 작품상 외에도 다양한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일본 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국내 최초 무대화 작품인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무대에 오른다. 2024 국립정동극장 세실 ‘창작ing’ 작품으로 장국영과 나이키를 찾아 떠난 홍콩에서 세계시민으로 거듭나는 장사모 회원들의 이야기 ‘굿모닝 홍콩’ 등도 관객을 찾는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매년 겨울이 다가올 때마다 ‘호두까기 인형’ 발레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왔다. 올해도 마린스키 발레단 안무 버전의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으로 클래식 발레의 우아함과 연말의 설렘을 예약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공연도 준비돼 있다. 유림의 고귀한 정신세계와 사당패와의 사랑 이야기로 신분의 격차를 넘어 갈등을 즈려밟고 가슴을 달래는 백현순무용단 ‘유림’, 국립정동극장 건립 이념인 원각사의 전신, 협률사에서 진행된 최초의 유료 공연으로 당대의 대작이자 화제의 공연이었던 ‘소춘대유희’가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광대’로 120년 세월을 곰삭여 다시 나타난다. 일제강점기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와 김계선 두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전통 뮤지컬 작품 ‘적로’도 무대에 오른다.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전통음악을 지키고 발전시키며, 필멸의 운명을 초월한 불멸의 예술을 꿈꾸는 이야기다. 세계적인 서커스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에서 활동한 브루노 가뇽이 설립한 ‘프릭 파브리크’의 대표작 ‘블리자드’가 초여름 대구에 한겨울을 불러온다. 피아노, 기타, 벤조를 오가는 7명의 서커스 예술가와 1명의 음악 시인으로 구성된 캐나다의 대표적인 아트 서커스다. 이외에도 개관 35주년을 맞아 전관을 활용한 프로젝트도 마련한다. 지역 아마추어 합창단에 무대 기회를 제공하는 ‘시민합창제’가 9월에 열리고, 같은 달 대구문화예술회관 야외에서 ‘시민행복축제’가 개최된다. 이 축제에서는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지역예술인을 비롯해 대구시립예술단의 레퍼토리, 그리고 국내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져 음악이 끊이지 않는 축제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 ‘기획전시 전용관’ 개관 및 다양한 전시 개최 대구문화예술회관은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민에게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2월부터 1층 5개 전시실을 상설 ‘기획전시 전용관’으로 운영한다. 첫 대형 기획전시로는 국공립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국 추상미술 수작들을 모은 ‘한국 추상미술 하이라이트’(2월 27∼4월 13일)를 개최한다. 이어 ‘괴물소환’(4월 24∼6월 7일), ‘2025 리딩 아티스트’(6월 17∼7월 19일), 그리고 ‘2025 올해의 청년작가’(7월 31∼9월 6일) 등 다양한 전시들이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의 청년작가’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 중인 25∼40세의 젊은 작가 5명을 지원하며, 이들 중 1명에게는 ‘삼보미술상’을 수여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주제전과 특별전, 인카운터 8, 그리고 프린지 포토 페스티벌 등으로 구성되며, 시민 작가들의 우수 전시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포트폴리오 리뷰와 워크숍, 포토북 페스티벌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예술총감독으로는 프랑스 출신의 엠마뉘엘 드 레코테 감독이 선임돼 전시 주제 선정과 큐레이터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9

[투데이 핫 클릭!] 마약사범 유아인...석방됐지만 “영화 홍보 나오지 마”

수많은 청소년에게 연예인은 닮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다. 그러기에 대중의 사랑으로 큰 부(富)를 이루고 이름을 얻은 배우나 가수들은 보통 이상의 도덕성을 요구받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절제되지 않은 마약 사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21세기. 유명 영화배우나 인기 가수가 마약을 상용해 구속·처벌 받았다는 뉴스는 어린 학생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작지 않다. 멀끔한 외모와 좋은 연기로 대중의 지지를 받던 영화배우 유아인이 지난해 9월 마약 상습 투약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는 소식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 18일 열린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돼 일단 석방됐지만 유씨에게서 ‘마약사범’이란 딱지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 것일까? 얼마 후 개봉하는 유아인 출연 영화 ‘숭부’의 배급사는 “시사회와 기자간담회 등 마케팅 행사에 유씨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배우 이병헌과 조우진, 고창석 등이 함께 출연하는 ‘승부’는 원래 넷플릭스가 2023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이 마약 관련 수사를 받으면서 개봉이 미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극장 개봉일은 내달 26일. ‘승부’의 제작사와 배급사 모두 거액이 투입된 영화가 “마약사범이 출연한 작품”이라는 손가락질 속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라는 걱정에 속이 탈 듯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19

첫사랑 떠오르는 명곡들… 뮤지컬 ‘광화문연가’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인기곡들에 스토리를 입힌 국내 대표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오는 3월 8일부터 9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네 차례 공연된다. 2017년 초연 당시 단 4주 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석 매진의 신화를 썼던 이 작품은 2021년에는 예매처 평점 9.5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3층 높이의 입체감 있는 무대와 화려한 영상이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연계의 스타 연출가 겸 극작가 이지나 연출과 고선웅 작가가 의기투합해 선보인 이 작품은 1980~90년대를 배경으로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과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다룬다. 이영훈 작곡가(1960∼2008)는 시(詩)라고 해도 손색없을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로 우리나라의 ‘팝 발라드’ 장르를 개척한 주인공이다. 그의 음악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가수들의 리메이크 앨범을 통해 대중과 만나며 영원한 생명력을 인정받고 있다. 죽음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삶의 마지막 순간, 인연을 관장하는 기억의 안내자 월하의 도움으로 자신의 젊은 날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광화문 연가’는 관객들에게 스스로에게 마지막으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언제인지를 묻는다. 이를 통해 잊고 있던 추억과 사랑을 되새기며,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작품은 고선웅 극작가가 새롭게 쓴 대본을 바탕으로 이지나 연출가가 결합해 이영훈 음악의 서정성을 극대화하며 문학적, 작품적 완성도를 높였다. 김성수(편곡 및 음악감독), 서병구(안무), 오필영(무대디자인), 신호(조명디자인), 조영진(음향디자인) 등이 모여 ‘드림팀’을 이뤘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주인공 명우 역에는 윤도현, 엄기준, 손준호가, 월하 역에는 차지연, 김호영이, 수아 역에는 류승주와 성민재가, 과거 명우 역에는 기세중, 조환지가, 시영 역에는 박세미가, 중곤 역에는 김민수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에는 ‘붉은 노을’, ‘옛사랑’, ‘소녀’, ‘깊은 밤을 날아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애수’, ‘빗속에서’ 등 이영훈 작곡가의 오랜 시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아온 히트곡들로 채워져 관객들이 더욱 쉽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8

목소리·표정·몸짓으로 채운 환상적 무대

세계적인 아카펠라 합창단인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가 내한무대를 갖는다. 포항합창연합회는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2025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 내한공연을 개최한다. 1963년 창단 이후 매년 세계합창제를 비롯한 각국에서의 연주회에 초청되고 있는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는 아시아 지역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몇 안 되는 단체 중 하나다. 특히 1997년에는 프랑스 투르에서 열린 유럽합창경연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으며, 뉴욕타임스는 이들을 ‘음악적 호소력이 가장 강한 합창단’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부터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 음악, 현대 음악, 필리핀과 전 세계의 민속 음악, 팝, 재즈 및 대중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합창음악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이들은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탁월한 재능과 필리핀 합창 작품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 그리고 지휘자 없이 반원형으로 앉아 노래하는 독특한 연주 모습으로 전 세계 청중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합창 음악의 선구자이자 다른 합창단에 영감을 주는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1963년 국립 음악가 교수인 안드레아 베네라시온에 의해 설립된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는 현재 후임자로 임명된 마크 앤서니 카르피오가 이끌면서 필리핀 사회는 물론 전 세계 합창계에 큰 발전을 끼치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로부터 ‘문화적 다양성을 교류하고 평화 문화를 증진하기 위해 최고의 명성과 영향력을 발휘하는 평화 예술가’로 인정받았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합창단으로 유명하다. 이번 무대에서는 2002년 새로 부임한 마크 카피오의 지휘로 성가곡과 민요, 비틀스, 엘튼 존 등 유명 팝가수들의 히트곡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허종호 포항합창연합회장은 “세계적인 아카펠라 합창단인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의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목소리와 표정, 몸짓 등으로 만들어내는 신나는 무대를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2025-02-18

장은재 작가 시·수필집 ‘綠花, 푸른 꽃’

본지에 ‘명품 노거수와 숲 탐방’을 연재하고 있는 장은재 작가가 자연과 생명의 조화를 노래하는 시수필집을 출간하며 독자들과 새롭게 만났다. 수헌(須軒) 장은재의 신간 ‘綠花(녹화), 푸른 꽃’은 이전 책 ‘노거수 물음에 답하다’의 후속편 격이다. 나무와 숲, 산과 생명의 터전인 자연을 노래하며, 그 속에서 인간이 공존해야 할 가치와 의미를 탐색하는 ‘산림문학’ 작품으로 읽힌다. 장 작가는 이학 박사이자 수필가로 자연과 환경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탐방하며 얻은 통찰을 다양한 저서와 신문 연재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해왔다. 본지에 ‘명품 노거수와 숲 탐방’을 연재하고 있는 장은재 작가. 이번 신간은 그의 여섯 번째 시수필집으로, 나무, 숲, 산, 생명, 자연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글에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자연의 모습과 그 속에서 깨달은 삶의 철학이 녹아있다. 나무 한 그루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숲과 산을 지나, 생명과 자연이라는 커다란 순환으로 이어지며, 독자들에게 자연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우리 삶의 본질적 터전임을 일깨운다. 특히, 이번 책에는 관련 사진과 음악 QR코드가 삽입돼 있어 독자들이 글을 읽으며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첫 번째 장인 ‘나무’ 편에서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의 선율이 소개되며, 독자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장은재 작가는 “자연은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고 보호할 때 비로소 더 나은 미래가 가능하다”며 “이번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자연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생태 보전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18

‘아는 만큼 보인다’ 이창민 교수의 도시사용설명서

유명 관광지 앞에서 인증 사진만 얼른 찍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도장 깨기식 관광의 시대가 지나간 지 한참이다. 이제 사람들은 알려지지 않은 작은 미술관에서 호젓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낯선 도시의 특색 있는 이벤트에 적극 참여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여행을 만들어 간다. 30여 년 동안 70개국 이상, 270여 도시를 방문하고 경험하고 연구한 이창민 유럽도시문화공유연구소장이 밀도 높은 도시 이야기를 열 권의 책으로 정리한 ‘도시의 얼굴’ 시리즈(도서출판 비엠케이)를 출간했다. ‘도시의 얼굴’ 시리즈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도시를 다시 한번 주목하게 만드는 책으로, 다양한 해외 도시 경험을 가진 저자가 각 도시의 다양한 면모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그 도시만의 고유한 얼굴을 보여준다. 시리즈는 뉴욕, 파리, 런던, 도쿄, 샌프란시스코, 베를린·함부르크, 밀라노·베네치아, 암스테르담·로테르담 그리고 스위스, 스코틀랜드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단순한 관광을 넘어 도시의 다양한 이면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어떤 책에서도 만날 수 없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저자인 이창민 소장은 30년 넘게 세계 여러나라 도시들의 개발 및 재생 사례를 면밀히 조사하며 도시 경제와 부동산 분야를 연구해 왔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도시가 처음 태동한 이래 현재 모습을 갖기까지의 역사를 간략하고 알기 쉽게 정리했으며, 문학과 예술, 음식과 패션 등 도시가 만들어 온 문화를 소개한다. 또한, 도시의 모습과 성격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온 주요 랜드마크와 한 번은 꼭 방문하기를 추천하는 명소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주요 백화점과 쇼핑센터의 특징을 정리하고 도움이 될 만한 쇼핑 팁도 추가했다. △ 도시의 역사, 경제, 문화, 랜드마크, 주요 명소, 쇼핑 스토리까지 한 권에 담다 한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담았다. 먼저 도시가 속한 국가의 간략한 역사와 개황을 살펴보고 행정구역과 경제적, 문화적 특징을 알아본다. 그리고 도시가 처음 태동한 이래 현재 모습을 갖기까지의 역사를 간략하고 알기 쉽게 정리한다. 문학과 예술, 음식과 패션 등 도시가 만들어 온 문화를 소개하고, 도시의 모습과 성격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온 주요 랜드마크와 한 번은 꼭 방문하기를 추천하는 명소를 조목조목 친절하게 짚어 준다. 주요 백화점과 쇼핑센터의 특징을 정리하고 도움이 될 만한 쇼핑 팁도 추가했다. △ 도시재생과 개발의 역사를 상세하게 서술한 획기적인 책 1600년대 네덜란드가 아메리카 원주민으로부터 사들인 땅 맨해튼은 뉴 암스테르담으로 불렸으나 이후 영국에 흡수돼 오늘날의 뉴욕이 됐다. 뉴욕은 빠르게 발전을 거듭하며 남북으로 12개의 애비뉴와 동서로 155개의 스트리트로 구성된 격자형 도시 블록인 그리드 시스템을 갖추게 됐고, 용도지역 지구제인 조닝 코드 등을 통해 개발의 폭을 넓혔다. 뉴욕의 도시재생과 개발의 역사를 상세하게 서술한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저자는 이외에도 런던의 ‘런던 플랜 2021’, 파리의 ‘일드 프랑스 2030’, 도쿄의 최신 복합 개발 프로젝트, 밀라노 2030 PGT까지 각 도시가 최근 거쳐 왔거나 진행 중인 주요 개발 프로젝트를 상세하게 기록했다. △ 여행이 교양이 되도록 각종 미디어 매체의 발달 덕분에 수많은 자료를 앉은 자리에서 취합할 수 있는 시대다. 동시에 정보를 잘 모으는 것보다 잘 버리고 고르는 것이 미덕이 됐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이야기를 엮을 것이냐가 중요한 이유다. ‘도시의 얼굴’ 시리즈는 철학과 중심을 가지고 잘 정리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 준다. 도시를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미리 알아 두고, 도시를 방문해서 반드시 봐야 할 것을 보고 온다면 여행은 책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르쳐 줄 것이다. △화려한 이미지가 담긴 간편한 핸디북 책에는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 도시에서 보내는 저자가 직접 찍은 생생한 사진을 보기 좋게 배치했다. 또한 적절한 인포그래픽을 사용해서 각 나라와 도시를 한눈에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의 크기 역시 여행할 때 들고 다니기에 부담 없는 고려했다. 해외여행을 할 때 가까운 곳에 두고 수시로 펼쳐 본다면 즐거운 여행길을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이창민 소장은 도시 개발 및 재생 연구자이자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최고경영자과정(ARP)과 차세대 디벨로퍼 과정(ARPY) 주임교수다. 그동안 ‘스토리텔링을 통한 공간의 가치’, ‘도시의 얼굴’, ‘사유하는 스위스’, ‘해외 인턴 어디까지 알고 있니’ 등을 집필했다. 현재 (사)공공협력원재단 원장과 이창민유럽도시문화공유연구소를 운영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개발, 글로벌 인재 양성, 나눔 실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7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원 ‘더 마스터즈’ 첫 주자로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원대구콘서트하우스가 클래식 독주회 시리즈 공연인 ‘The Masters’(이하 ‘더 마스터즈’)를 1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첫 선을 보인다. 2025년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새로운 기획공연인 ‘더 마스터즈’는 매월 1회,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연주자를 초청해 독주회를 펼치는 시리즈 프로그램이다. 첫 번째 ‘더 마스터즈’의 주인공은 한국 클래식계를 이끌 차세대 음악가로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원이다. 14세에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김재원은 16세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으며, 학사 졸업 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석사 수석 입학 및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파리국립오페라의 아카데미 단원을 거쳐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객원 악장으로 초청받았으며,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부악장을 역임하고 파리 오케스트라의 부악장으로 선발됐다. 그리고 2023년 6월, 프랑스의 명문 악단인 툴루즈 카피톨 국립오케스트라에 입단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2024년 3월, 심사위원과 단원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종신 악장에 임명됐다. 이번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 이택기가 김재원과 호흡을 맞춘다. 이택기는 2014년 17세의 나이로 헤이스팅스 국제 피아노 협주곡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과 청중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후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국제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했으며, 현재 유럽과 미국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차세대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두 연주자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까지, 변화의 시기에 혁신과 감정의 깊이를 추구한 세 작곡가의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1부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품’ 시리즈로 문을 연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4개의 소품’ 중 ‘로망스’를 시작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소품’ 중 ‘마주르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소품’ 중 ‘선물’이 차례로 이어진다. 2부에서는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연주하며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며, 화려한 선율과 절묘한 조화로 관객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7

문화캘린더(2월 17∼23일)

안동 합창 공연 2025 안동국제합창축제 1일차 - 안동시립합창단 하이든 ‘천지창조’ (2월21일 오후 7시30분) 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입장료: 전석 1만원│문의: 054-840-3600 청도 전시 정갑용 展- ‘내가 빚은 대로 생겨난다’ (1월 6일∼3월 3일) 갤러리 이서│입장료: 무료│문의: 054-373-5657 강경신 포항 합창 공연 2025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 내한공연(특별출연 가온누리 어린이합창단) (2월 28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입장료: 2~3만원│문의: 010-3534-5905 뮤지컬 포항시립연극단 제10기 어린이 뮤지컬 아카데미 특별공연 ‘어머니 이야기’ (2월 21~23일. 21일: 오후 7시30분, 22~23일: 오후 4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입장료: 전석 5천원│문의: 054-270-5483 대구 클래식 공연 제2회 강경신 반주 독주회 ‘우리들의 이야기’ (2월 19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입장료: 전석 3만원│문의: 010-2449-2051 전시 전시공간 지원 프로젝트 Ⅰ : 오금숙 개인展 (2월 19일~3월2일) 봉산문화회관 1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전시 흐름의 교차 (2월 18일~2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8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30-7600 전시 2025 대덕문화전당 특별기획- 2025 남구 아카이브-옛날 옛적 풍물’展 (2월 17일∼3월 3일) 대덕문화전당 제3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664-3118 전시 지은주 개인展 : 검은 낮 - 흰 밤 (2월 18일~23일) 봉산문화회관 2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박정은 객원기자

2025-02-16

예산 앞에 무너지는 ‘문화재생’ 실현의 장

포항의 대표적인 구도심 북구 중앙로 298번길 14-4 일대에 위치한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조성 8년 차를 맞이하며 입주작가들이 시름에 빠졌다. 2017년 6월 조성 이후 포항시가 매년 제공하던 임대료 지원이 올해 크게 줄어들면서, 입주작가들은 창작촌 잔류 여부를 고민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앙상가 소상공인들의 빈 점포 임대료 지원 예산이 늘어나면서, 꿈틀로 작가들에 대한 예산 지원이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꿈틀로작가연합회는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공모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최근에는 포스코1%나눔재단 후원금 사업에서도 탈락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다. 그동안 월 35만원가량 지원받던 작업실 임대료를 올해부터 연합회 소속 작가 32명 중 8명의 작가만 지원받게 되면서 75%의 작가들이 지원 없이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가들은 예술인들의 존엄을 확보할 다양한 지원책들이 공언되고 있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예술적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조속하고 현실적인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라고 강조한다. 포항시가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시도한 창작지구 조성은 침체된 원도심을 문화예술을 통해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빈 점포에 작가들이 입주하면서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고, 황량했던 거리에 행인이 늘어나며 꿈틀로에 생기가 돌았다. 2017년 6월 8일 정식 개장한 이후 중앙파출소는 대한민국 제1호 부엉이 파출소로 거듭났으며, 버려진 벽면은 독특한 발상의 조형작품이 설치됐다. 조악한 간판은 아름다운 글판으로 대체됐고, 9월 꿈틀로 아트페스티벌, 12월 꿈틀로 작은 축제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텅 비었던 도심 곳곳에 틈새 갤러리가 들어서고 길바닥에 바닥화를 그려 넣는 등 문화적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포항시의 꿈틀로 조성 초기에는 중앙동 일원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구조적인 뒷받침도 든든하게 이뤄졌다. 중앙동 일원을 청년창업 허브·문화예술 허브·스마트 시티로 조성하고, 시정 핵심사업 간 네트워크화를 통해 원도심 전체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진희 꿈틀로작가연합회 회장은 “포항시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출발한 꿈틀로 활성화 사업이 포항시의 취지대로 진행될지 우려가 된다. 사업이 뿌리를 잘 내려 원도심을 살리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포항시와 여러 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포항문화재단의 임대료 지원이 줄어들면서 자생하기 위해 작년부터 작가들은 공모사업에 도전해서 실행해왔다”면서 “전업 작가가 대부분인 작가들의 생계를 위해 많은 사업을 기획하고 있지만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꿈틀로는 조성 이후 21개 팀의 입주작가가 공모 선정되면서 회화, 공예, 음악, 조각 등 포항 지역 예술인들이 꿈틀로 내 유휴공간에 입주해 현재는 32명의 작가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꿈틀로작가연합회 회원들이 생산한 회화와 도예, 액세서리 등 작품들은 기성품 대비 가격이 높아 일반 시장에서 쉽게 거래되지 않으며, 대량 생산도 어려워 거래처 납품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2020년 공익법인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을 출범했다. 조합원들은 지역 문화 관광 기념품을 판매 돌파구로 고안해 냈으며, 공동으로 ‘체험마켓 298 놀장’ 등을 개최하고 예술 상품 판매 가게 ‘꿈틀 상회’를 오픈해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통해 판매하고, 납품처를 발굴하고 있다. 포항시는 포항문화재단과 함께 창작 공간과 임대료 지원을 비롯해 꿈틀 갤러리, 운영지원센터, 문화 공판장, 방문객 쉼터 청포도 공원 등을 조성해 꿈틀로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문화 사업을 운영했다. 현재 꿈틀로작가연합회 창작 공간과 대안공간 스페이스 298, 문화경작소 청포도 다방, 청포도 공원 등이 들어서 있는 꿈틀로는 포항지역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예술의 거리에 걸맞은 창작지구 활성화를 위해서는 입주작가들에 대한 혜택과 지원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의 한 예술경영자는 “지역예술인 스스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다른, 지역이라는 물리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해 청포도 다방 임시 운영 기간을 거쳐 2차 심의에 통과돼 2026년까지 2년간 운영단체로 선정돼 꿈틀로 주민의 작은 쉼터로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4월부터는 꿈틀로298놀장을 시작해 11월까지 총 6회를 포항문화재단과 함께 운영해 시민에게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개막한 포항시립미술관 원로작가전 박수철 ‘오래된 꿈’ 전시에 이어 꿈틀로입주작가들의 개인전과 단체전이 다양하게 기획되고 있다. 꿈틀로작가연합회 작가들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고 창작 의욕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다. 꿈틀로작가연합회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6

치밀한 고증으로 그려낸 연암 박지원의 마지막 생애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이자 ‘열하일기’와 ‘허생전’의 저자로 유명한 연암 박지원(1737∼1805)의 마지막 생애와 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역사소설 ‘안의, 별사’(파람북)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안의에서 이별하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연암이 1792년부터 4년 2개월 동안 안의현(현재의 경남 함양군 안의면) 현감을 지냈던 시기를 배경으로, 가상의 여성 이은용과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다. 연암은 아내와 사별한 후였고, 이은용은 결혼한 지 2년 만에 남편과 사별해 수절하는 여성으로 그려진다. 작품은 두 주인공이 번갈아 화자가 돼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소설은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맞게 두 사람의 관계나 애정을 자극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대신,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만 간직한 채 이별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제목 ‘별사’(헤어지는 이야기)의 의미를 잘 살린다. 저자인 정길연 작가는 연암이 쓴 글과 연암에 대한 연구서들을 찾아 읽다가 소설을 구상했으며, 8년 만에 집필을 끝냈다고 밝혔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연암에 대한 일종의 연모의 정으로부터 시작되고 마무리된 작품”이라며 “위대한 문사에 대한 거대한 사심으로 올곧게 집요하지만, 플롯을 쌓아 올리면서는 치밀한 문헌 고증으로 객관성을 놓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소설은 연암의 혁신과 애민 정신, 절제와 수양의 자세를 치밀한 문헌 고증을 통해 객관적으로 묘사하면서도,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철학적인 고민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특히, 불의하고 무도한 시대에 맞서는 그의 도저하고 돌올한 정신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땅덩어리가 참말 둥글다면 이 강물도 공처럼 굴러 굴러 한곳에 가 모이지 않을까요. 엉터리없는 말인 줄 알지만, 그렇게 믿으면 그런 것이지요. 음양의 인연만 인연이겠는지요. (중략) 저 글씨들처럼 이전의 저를 지우려 합니다. 비웠으니, 비었으니, 다시금 새로이 채우며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지요. 그리하려고요. 모쪼록 그리하려고요.”(559쪽) 연암이 말년에 안의현에 부임했다는 사실은 그의 대표작들에 비하면 덜 알려져 있다. 연암의 비분강개함과 우울증 역시 그의 골계와 정신에 비하면 덜 알려진 개성이다. 조선 후기 사회의 한계에 대한 연암의 절망감을 차분히 파헤치면서도, 그가 남긴 안의현에서의 선정을 빠짐없이 디테일하게 조명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3

광복 80주년 맞아 되새기는 ‘신채호 정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 언론인인 단재 신채호(1880∼1936)의 삶과 사상을 다룬 실록 소설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달빛서가)가 출간됐다. 이 책은 90%의 사실과 10%의 허구를 섞어 신채호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저자인 역사학자이자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 박사는 2005년 ‘단재 신채호 평전’, 1995년 아홉 권짜리 ‘단재 신채호 전집’을 펴냈지만, 여전히 담지 못한 사연을 다루고 싶어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러시아, 만주, 중국, 대만을 거치는 긴 망명 기간과 8년여의 혹독한 감옥살이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특히, 을사늑약 체결 당시의 울분부터 조선 민중 계몽을 위한 언론 활동, 망명 이후 중국과 러시아, 만주 등지에서 전개한 독립운동까지 신채호의 중요한 사건들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신채호는 독립운동가이자 역사가이지만 투철한 언론인이기도 했다. 그의 글은 오늘날에도 사회적 부조리와 지식인의 역할을 돌아보게 하며, 역사의식을 북돋우고 현대 사회의 지식인과 언론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신채호가 추구했던 ‘진리’와 ‘진실’의 가치를 일깨운다. 신채호의 선비정신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깨닫게 하면서 단재 정신이 왜 필요한지, 왜 시대정신이 돼야 하는지를 각인 시킨다. 신채호가 쓴 소설 ‘꿈하늘’의 한 부분을 제목으로 가져온 이 책은 신채호의 삶을 대부분 사실에 근거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소설 속 그의 삶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극적이다. 신채호가 대한매일신보 주필로 있을 때 안중근을 구출하려 했다는 이야기는 저자의 바람을 담은 허구다. 저자는 “한 개인의 역량으로는 도저히 버티기조차 힘겨웠던 망국의 시대에,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청고한 기품과 만고의 기상을 지녔던 단재 선생의 선비정신의 근원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것이 “이 실록 소설이 찾고자 하는 방향이고 목적지”라고 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3

‘신서정파’ 장석남 시인의 ‘벼락 같은 울림’

섬세한 감성과 감각적인 시어로 서정시의 지평을 넓혀온 장석남(60·한양여대 교수) 시인의 아홉 번째 신작 시집 ‘내가 사랑한 거짓말’(창비)이 출간됐다. 지난 2017년 편운문학상·지훈상·우현예술상 수상작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시집에서는 오랜 정진을 통해 도달한 시경(詩境)을 활달하게 전개하는 원숙함과 깊고 투명한 철학적 사유가 빛나는 74편의 시를 선보인다.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장 시인은 그동안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주요 시문학상을 받으며 주목받아왔다. 전통 서정에 바탕을 두면서도 참신한 감각을 빚어내는 ‘신서정파’의 대표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집에서는 자연을 향한 진득한 응시가 자아와 본연의 인간에 대한 웅숭깊은 탐색으로 아득하게 이어진다. 작금의 현실을 예견한 듯한 풍자와 알레고리가 서정에 바탕을 둔 시인의 고유한 개성과 정교하게 맞물려 독자들에게 벼락같은 울림을 선사한다. 자연과 교감하는 아름다운 서정의 풍경을 그려내는 장석남의 시는 이제 무심지경에 이른 듯하다. “삼월 마지막 날이 사월 첫날을 맞아들이는 듯한 순전한”(‘느티’) 마음이 피어나고, 아침 해가 “굶주린 호랑이처럼 쏟아져 들”(‘대숲 아침 해’)어오는 고즈넉한 풍경 속에는 생명의 신운(神韻)이 생동한다. 시인의 시선에 담긴 풍경은 ‘물에 심은 노래’처럼 은은하고 아름답다. ‘언덕’과 ‘느티’, 그리고 ‘노을’을 비롯한 1부의 시에는 오랜 사유 속에서 찬란하게 영근 시인의 사유가 편편이 녹아 있다. 한편, 시인은 또 “살아온 내력의 울음 섞인 이야기”(‘느티’)를 담담하게 노래한다. 세대를 아우르는 기억과 해후하며 삶의 이력을 곰곰이 되짚는 이러한 시편들에서 과거와 현재가 맞닿는 순간을 감각적으로 포착해낸 시인의 미학적 성취가 눈부시다. 이번 시집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오늘날의 현실을 내다본 듯한 날선 현실 인식과 예리한 풍자가 돋보이는 ‘정치시’다. “유골함을 받아 안듯/오는, 봄/이 언짢은 온기로 시작하는 ‘서울, 2023, 봄’은 시참(詩讖)으로 전율이 일 만큼 오싹하다. 진실을 가려내는 법정을 거짓과 조작의 마술을 상연하는 극장에 비유한 ‘마술 극장’ 연작과 가전체를 새로운 시법으로 패러디한 ‘법의 자서전’은 풍자시의 절정을 보여준다. 이득과 기득을 좋아하고 양심 같은 건 우습게 여기는 법부의 허울 좋은 법을 작심하듯 신랄하게 비판한다. 산송장들을 만드느라 관청의 서류마다 죄가 난무하고, 거짓들이 끝도 없이 거짓들을 모으는 부조리한 현실을 직시하며 시인은 “파아란 입술을 달싹”이며 “김수영의 방 말고 혁명”을, “최제우의 개벽 자유 자유 자유”(‘대기실’)를 외친다. 탁월한 서정성을 바탕으로 자아와 인간에 대한 질문을 거듭해온 시인은 이제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선다. 폐허가 되어버린 현실에 대한 “의문과 숙제를/평생 풀지 못할까”(‘숙제’) 두려워하면서도 “무섭도록 서러운 노래도 좀 부르면서”, “사람 사는 땅”(‘쾌청’)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사랑이 보이는 그 긴 언덕”(‘언덕’)을 느릿하고 “희끗한 걸음”(‘다시 언덕’)으로 넘어오는 한 사람, 시인의 모습이 숙연하다. 고유한 서정성과 더불어 ‘시’로써 더 나은 현실로 나아가겠다는 시인의 굳건한 믿음이 수 놓인 이번 시집은, 현실에 발 디딘 굳건한 시의 소리에 목마른 독자들의 갈증을 단숨에 해소해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3

5000원짜리 다이소 화장품, 유럽 스튜어디스를 유혹하다-투데이 핫 클릭!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하다고 알려진 항공기 승무원들은 어떤 화장품을 선호할까? 가격이 비싼 세칭 ‘명품 화장품’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고 실용과 실속을 따지는 승무원도 있는 모양이다. 최근 한 경제신문은 한국에 온 유럽 항공사 승무원을 인터뷰해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 승무원은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며 한국 뷰티 제품을 접했고, 유럽에서 한국 메이크업이 아름답다고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저가의 상품을 판매하는 다이소에서 화장품을 구매한 그 스튜어디스는 친구들과 딸에게 다이소에서 구매한 화장품을 선물할 것이라 답했단다. 외국인과 한국인 가릴 것 없는 다이소 색조화장품의 인기를 증명하듯 관련 제품 매출은 지난 1년 사이 80%나 훌쩍 뛰었다. 해외 카드 결제금액도 50%가 증가했다고 한다. 실제로 기자의 직장 주변에 있는 다이소 매장에 가보면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 틴트, 블러셔 등의 화장품들이 진열된 코너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이소의 매력은 누가 뭐래도 저렴하다는 것. 화장품 역시 마찬가지여서 5000원이 넘는 제품은 거의 없다고 한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고가의 브랜드 뷰티 제품 하나 가격이면 10개 이상의 다이소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 서울에 산재한 다이소 매장에선 젊은 엄마와 딸이 함께 화장품을 고르는 모습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볼 수 있다고. ‘K팝’과 ‘K푸드’에 이어 ‘K뷰티’의 물결까지 유럽인들을 매혹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다이소에겐 한 걸음 더 나아가 ‘저렴하면서 품질까지 좋은 화장품’을 판매햐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12

대구문예진흥원 ‘예술인파견지원-예술로’ 공모 선정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주관하는 ‘2025년 예술인 파견지원 - 예술로’ 지역사업 공모에 6년 연속 선정됐다. 이번 공모에서는 11개 광역문화재단 중 최대 규모인 3억48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10개 지역 기업·기관과 예술인 50명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예술인 파견지원 - 예술로’ 사업은 예술인과 기업·기관을 매칭해 예술적 역량과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 예술인의 직업 안정화와 예술적·사회적 가치 확산을 목적으로 한다. 문예진흥원은 2020년부터 5년간 총 57팀, 285명의 예술인을 지역 기업·기관에 파견했으며, 2023년부터는 전국 단위 ‘예술로’ 지역사업 주관처 평가에서 2년 연속 수상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예술인들은 참여 공모를 통해 선발되며, 기업·기관과 함께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기관의 이슈를 해결하고, 예술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활동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성과 관리를 통해 예술인들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예술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1

캔버스 안과 밖 ‘경계에서’ 청년작가 홍아현 개인전

홍아현作 (재)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DSAC)는 오는 3월 18일까지 달서아트센터 본관 입구 갤러리 라온에서 ‘홍아현 개인전: 경계에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대학 졸업 5년 이내의 지역 청년 작가 7인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2025년 DSAC 갤러리 라온 시리즈’ 프로그램의 첫 번째 순서로 마련됐다. 홍아현(대구대) 개인전은 이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전시다. 갤러리 라온 시리즈는 12월까지 계속되며, 미술대학 5년 이내 졸업자를 대상으로 지역 대학의 추천과 심의를 거쳐 7명의 작가를 선발했다. 2025년 갤러리 라온 시리즈에 선정된 7명의 작가는 홍아현(대구대), 박현지(계명대), 김준성(계명대), 김동훈(영남대), 최창민(경북대), 박지원(동국대), 현채은(영남대)이다. 이들은 회화, 조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시각예술로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선보일 예정이다. ‘경계에서’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준비한 홍아현 작가는 “개인이 느끼는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이 동시대 사회의 관계와 괴리에서 비롯되었다”며 “캔버스 안과 밖의 경계에서 각자의 경험과 감정을 탐색하는 교감을 통해 서로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개인의 내면적 경험과 사회적 현실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자 한다”고 창작 의도를 밝혔다. 이를 통해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내면과 외부 세계의 경계를 탐구하고 새로운 해석과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성욱 달서아트센터 관장은 “지역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DSAC 갤러리 라온 시리즈가 앞으로 기성 작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되길 기대한다”며 “예술가로 성장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지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1

화폭 수놓은 나비의 날갯짓… 문형철 서양화가 초대전

문형철作 문형철 서양화가의 초대전 ‘반짝이는 생명’이 지난 1일부터 3월 30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에서는 나비를 주요 모티프로 한 ‘꿈(DREAM)’ 연작과 생명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담은 작품 등 총 20여 점을 선보인다. 중견 작가로서 대구에서 작업을 해온 문형철(64) 작가는 ‘생명’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자연물과 인간을 섬세하고 독창적인 색채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강렬한 색채와 독특한 질감으로 시각과 촉각을 자극하며, ‘현실의 창으로 본 생명의 재현’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문형철은 영남대학교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묘사의 대상은 변해왔지만 ‘현실의 창으로 본 생명의 재현’이라는 주제는 일관된다. 생명의 재현에서 촉각과 시각이 하나의 조형 공간으로 수렴돼 색의 다성악을 이루면서 사회적 색채를 구현한다는 점 또한 문형철 작품만의 특징이다. 전시회의 ‘꿈(DREAM)’ 연작은 애벌레에서 나비로, 나비에서 꿈으로, 나에서 장자로, 장자에서 모든 너에게로 움직이는 관계를 형상을 통해 색채로 묘사한 작품들이다. 나비를 주요 모티프로 연약한 나비의 날갯짓에 차가운 금속의 무게를 더해 우리의 상식적인 정서를 ‘아포리아(수수께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러한 작품은 인공적이고 산업적인 도시의 삶, 자본에 따라 형성되는 관계, 그 관계 속의 인간의 모습을 모두 포함한 ‘관계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작가는 초기 작업부터 ‘형상’과 작품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왔으며, 이를 통해 생명의 감각을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그의 작품에서는 나비가 꽃송이로 사라지거나 꽃송이에서 나비의 무리가 출현하는 등 경계가 나뉘지 않는 극적인 전환이 일어나며, 이를 통해 색채의 변주를 통해 생명의 감각을 실현한다. 또한, 작가는 색채를 통해 대상의 구조를 드러내며, 이를 통해 움직임과 흐름을 만들어내는 독창성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모습을 다루거나, 망 위에서 떠도는 배아, 과다 노출된 듯한 색감 처리 등을 통해 산업적이고 자본의 상징 숲을 배회하는 형상들을 표현하며, 풀, 잎사귀, 배아, 나비 등의 형상을 자연스럽지 않은 색감으로 묘사해 기술 사회적인 색채를 드러낸다. 문형철 작가의 일명 ‘나비꽃’ 그림은 감각적으로 신기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간단한 듯하면서도 끝나지 않는 감각의 바이브와 물리적인 진동이 작품에 상존하며, 이는 주관의 내면에서 유래한 사건이 아니라 오히려 주관의 내면과 추상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현실감이나 허구적인 이야기를 생산하는 ‘그 현실’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철저하게 손으로 그린, 성실과 반복의 노동집약적인 작업 속에 쌓여가는 실천지로 작가는 사실과 허구의 혼합적인 ‘기술이미지의 기미’로 동시대 현실을 재현한다. 문형철 작가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제1회 매일미술대전 대상 수상, 제1회 공산미술제 특선, 제17회 대구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하며 청년 작가로서 주목받아 그 입지를 굳혔다. 현재는 경북 청도의 작업실에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2-11

해양도시이자 철강공업도시, 포항을 채운 색깔은

유병재作 포항지역 사진연구모임 공간너머와 갤러리포항이 공동 주최하는 사진 기획전 ‘2025 신진작가전 - 유병재’가 갤러리포항(포항시 북구 죽도로19 2층)에서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포항 유일의 사진 전문 갤러리인 갤러리포항이 올해 선정한 신진사진작가인 유병재 작가의 전시 ‘Pohang in Color’로 구성됐다. 중진 사진작가 최흥태가 전시 기획을 맡아 지역 사진 인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공모전의 취지를 살렸다. 40대 후반의 유병재 작가는 ‘Pohang in Color’라는 주제로 포항의 일상적인 풍경을 형태와 색상으로 단순화해 미니멀리즘 표현 방식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이탈리아의 순수 예술 사진의 거장인 프랑코 폰타나의 영향을 받은 유 작가는 포항의 공간을 색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포항은 해양 도시이자 철강 공업 도시로, 다양한 지역과 외국에서 온 사람들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색채와 접목시켜 컬러 속에 숨어 있는 포항의 모습을 선택과 생략, 그리고 색채로 포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24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 중 자연을 담은 송도, 칠포, 구룡포 등 포항 인근 해변의 풍경을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보색으로 보여주는 풍경 작품들은 마치 그림처럼 매혹적이고 평면적이다. 강렬한 색감 대비와 간결한 구도는 신비감을 더하며, 우리가 알고 있던 자연의 모습이 맞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한동대 인근 동네 등 도심을 담은 작품이 있다. 이 작품들은 도심과 사물을 특별한 시점으로 하나의 풍경처럼 표현한다. 작가는 건물이나 물체의 전체 형태를 담기보다는, 그것들이 겹쳐지는 특정 부분을 확대해 내부 공간, 부피, 조형적 관계와 상호작용에 집중한다. 작가에게 사진은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해석의 차원이다. 유병재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사진가는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제공하지만, 그 이야기는 관객에 의해 다채롭게 해석되고 완성된다”며 “촬영된 사진은 과거의 순간을 담고 있지만, 보는 이의 개인적 감정에 의해 다시 현재로 소환되어 시공간을 초월하는 감정의 연결고리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진국 갤러리포항 관장은 “신진작가뿐만 아니라 사진작업을 하는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덕목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며, 단순히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와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창작의 길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보람 있고 아름다운 여정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컬러 속에 녹아 있는 포항의 다양성을 개인적 시선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윤희정기자

2025-02-11

혼란 속 질서 찾으려 한 몸부림 선인들은 어떻게 亂을 극복했나

한국국학진흥원은 최근 ‘난(亂)’을 주제로 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025년 2월호를 발행했다. 이번 호에서는 연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과거의 난을 극복한 선인들처럼 지금의 어려움도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 조선시대 뉴스 미디어, 조보로 전해진 홍경래의 난 ‘조선 최대의 내란, 홍경래난은 어떻게 전국에 알려졌나’에서는 연세대학교 성아사 박사가 1811년 평안도에서 발생한 홍경래의 난이 체계적인 조직력을 바탕으로 정부군에 맞서 일어난 대규모 반란이었으며, 조선시대의 뉴스 미디어였던 조보(朝報)를 통해 전국적으로 소식이 퍼져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안동권씨 수곡문중에서 기탁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관 중인 ‘역서(曆書)’에는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고 전한다. △ 난(亂)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작품들 정용연 작가는 ‘난(亂)을 소재로 그린 만화들 정가네 소사에서 백정 동록개까지’에서 역사에 기반을 둔 창작 활동의 여정을 담담하게 펼쳐놓았다. 정용연 작가의 첫 장편작 ‘정가네 소사’는 작가 본인 및 가족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전쟁 와중에 일상이 사라진 가족과 마을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주 원주민과 목호의 아픈 역사와 비극을 그린 ‘목호의 난 1374 제주’, 조선시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친정 가는 길’, 그리고 갑오농민전쟁 당시 ‘동네 개’로 불린 백정 동록개를 다룬 ‘백정 동록개’까지, 작가는 역사적 사건의 저변에 흐르는 인간의 고뇌와 아픔,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다. △ 난(亂)을 풀어내는 다양한 시선 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난(亂)’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스토리웹툰 독(獨)선생전’ 13화 ‘꽃의 세상’에서는 정감록을 퍼뜨려 역모를 꾀했다는 죄로 거열형을 받는 무녀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각색했다. ‘선인의 이야기, 오늘과 만나다’의 ‘존재가 역적이 된 왕, 연산’에서는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권력의 다양한 층위를 느껴볼 수 있다. ‘백이와 목금’의 ‘난리통에 죽은 귀신을 달래다’에서는 역병을 달래기 위해 여제(53B2祭)를 준비하는 한 사또와 세책방 낭자 목금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토리테마파크를 쓰다’의 ‘난민, 난민(亂民)과 난민(難民)’에서는 영조 대의 서원 훼철(毁撤) 사건, 을미사변, 3·1 운동, 그리고 오늘날의 사건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난민(亂民)과 난민(難民)을 조명한다. 웹진 ‘담’은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