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대구시향 ‘2025 교향악축제’ 무대 미리본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새로운 음악의 기수’라 불린 20세기 독일 현대음악가 파울 힌데미트(1895~1963)의 탄생 130주년을 기념해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그의 오페라 ‘오늘의 뉴스’ 서곡과 교향곡 ‘세계의 조화’를 국내 초연한다. 이번 공연은 ‘제514회 정기연주회’로, 대구시향이 19일 ‘2025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초청받아 선보일 작품을 대구에서 미리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백진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하고, 세계 명문 단체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종신 단원으로 활동 중인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이 로타의 ‘디베르티멘토 콘체르탄테’를 협연하는 이색 무대도 예정돼 있다. 1895년 독일 하나우에서 태어난 파울 힌데미트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비올리스트, 작곡가, 지휘자로 활동했다. 초기에는 복잡한 불협화음과 불명확한 조성을 사용했으나, 이후 실용적이고 낭만적인 선율을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 그의 교향곡은 국내에서는 거의 공연되지 않아 실연을 접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구시향이 연주할 ‘세계의 조화’ 교향곡은 특별한 주목을 받을 만하다. 교향곡 ‘세계의 조화’는 힌데미트가 천문학자 케플러의 저서 ‘세계의 조화’를 읽고 영감을 얻어 동명의 오페라를 구상하던 중, 바젤 체임버 오케스트라로부터 25주년 기념 작품을 위촉받아 작곡됐다. 전 5막의 오페라보다 6년 먼저 세상에 나온 ‘프리뷰 모음곡’ 형태로, 삶의 고뇌, 사랑과 신념, 형이상학적 조화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고전 양식 속에 현대적인 선율의 조화로 펼쳐낸다. 이날 첫 무대는 힌데미트의 오페라 ‘오늘의 뉴스’ 서곡으로 시작된다. 1929년 작곡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불륜과 이혼 문제를 어느 신혼부부의 이혼 소동으로 풍자한 곡이다. 작곡가 자신은 이를 ‘유쾌한 오페라’라고 했지만, 초연은 실패했고 나치 시절에는 ‘타락한 예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 1954년 일부 장면이 수정됐다. 서곡에서는 목관악기의 빠른 선율과 카바레 풍의 멜로디가 등장해 오페라 전반에 흐르는 우스꽝스럽고 은밀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이어서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은 니노 로타의 ‘디베르티멘토 콘체르탄테’를 협연한다. 영화 ‘대부’로 잘 알려진 로타는 다양한 클래식 작품을 남겼으며, 이 곡은 선율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20세기 음악이다. 전체 네 개의 악장이 연주되는 동안 현악기의 가벼운 리듬과 목관악기의 산뜻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독주자는 고난도 기교를 요구하는 부분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며,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 더블베이스는 화려하고 민첩한 고음을 선보이며 돋보인다. 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임채문은 세계적인 지휘자 대니얼 하딩으로부터 “따뜻한 소리와 확고한 음악적 방향성을 가진 베이시스트”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22년 독일 안톤 루빈시테인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더블베이스 부문 준우승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베를린 국립예술대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쾰른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수료했다. 또한,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아카데미 단원,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수석,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NDR 엘브필하모니 등의 객원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솔리스트로서 바덴바덴 필하모닉, 울산시향, 제주도향, 포항시향 등과 협연했다. 대구시향은 이번 정기연주회 후, 같은 프로그램으로 이틀 뒤인 19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2025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참여한다. 올해로 37회를 맞는 이 축제는 국내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로, 4월 1일부터 20일까지 총 18개의 교향악단이 함께한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 대구시향의 힌데미트 작품이 어떤 사운드를 선사할지 전국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8

현대 도시인들의 다양한 모습 화폭에 담아

현대 도시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는 신흥우 작가의 개인전 ‘행복한 사람들’ 전이 오는 30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에서 열린다. 신흥우 작가는 실리콘 주사기를 사용해 자동 기술적으로 사람 형상을 그리며, 누구나 아무 구분 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작업한다. 파리 유학 시절부터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의 자유로운 표정과 다양한 얼굴 군상에 관심을 가진 그는, 이후 모든 미술 인생에서 ‘얼굴’에 대한 일관된 취향을 선명한 색채로 유지해왔다. 신흥우 작가는 프랑스 파리제8대학교 대학원과 학사를 졸업하고,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중견 작가다. 그는 회화의 한계를 넘어 다원적 관점에서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다. 도시의 바쁜 일상과 다양한 사람들이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모습, 자동차가 늘어선 풍경 등을 강렬하면서도 따뜻한 색채로 표현한다. 거친 질감은 입체적인 효과를 내며, 현대 도시의 분주함과 활기찬 분위기를 묘사하면서도 개개인의 고유한 움직임을 강조한다. 신흥우 작가의 작품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바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총 2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고, 구름을 타고 날아가는 등 다양한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서로 겹치고 충돌하지만, 얼굴과 몸짓의 리듬감이 가벼운 색채와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창출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사회적 다양성과 꿈, 희망을 상징하며, 현대 회화를 전공한 작가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7

베토벤의 소나타 시 와 소설로 만나다

낭만주의 음악가 베토벤의 소나타 4곡이 전율, 공포, 놀라움, 고통 등 삶의 희노애락을 느끼게 해주는 책으로 출간됐다. ‘베토벤을 읽다’는 출판사 득수의 ‘득수 읽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작년에는 쇼팽을 주제로 한 책에 이어 올해는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소설과 시로 풀어냈다. 특히 이 책은 4명의 소설가와 4명의 시인이 베토벤의 소나타 ‘비창’, ‘월광’, ‘폭풍’, ‘열정’에서 영감을 받아 각 곡의 감정과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김도일, 백가흠, 이수경, 하명희 네 명의 소설가는 각각 베토벤 소나타 중 한 곡씩을 맡아 그 곡에서 얻은 느낌과 감상, 그리고 스토리를 바탕으로 작품을 재해석한 소설을 선보인다. 권상진, 김은지, 서숙희, 이병일 네 명의 시인은 베토벤 소나타 4곡을 모두 듣고 느낀 감정을 담아 시를 작성했으며, 각 소나타마다 시 1편씩을 수록했다. 또한, 이 책에는 최정호 포항시립교향악단 사무장이 베토벤 소나타에 대한 해설을 담아 독자들이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도서출판 득수의 김강 대표는 “1년에 한 번씩 작곡가가 남겨놓은 이야기를 시와 소설로 찾아보겠다는 것에서 ‘득수 읽다’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두 번째 작곡가로 베토벤이 남긴 수많은 명곡 중에서 대중적이면서도 그의 명성과 음악성을 가장 충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4곡을 선정해 8명의 작가가 작품을 창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서출판 득수는 ‘베토벤을 읽다’ 출간을 기념해 베토벤 소나타‘비창’, ‘월광’, ‘폭풍’, ‘열정’을 지역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직접 연주하는 음악회 ‘베토벤을 듣다’를 오는 12일 오후 3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연다. 해설은 포항시립교향악단 최정호가 피아노는 길은영, 이은총, 이슬기, 황지영이 함께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7

과학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열어 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과학으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025년 4월호를 발행했다. 과학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 호는 과학의 날을 기념해 과학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열어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희대학교 우주탐사학과의 박현후 박사는 ‘달 표면의 남병철 충돌구는 어떻게 명명되었을까?’라는 글을 통해 달 표면의 충돌구에 조선시대 과학자 남병철의 이름이 붙은 과정과 그 의미를 설명한다. 남병철(1817~1863)은 서양 천문학을 전통 천문학과 융합해 정리하고, 혼천의를 개선한 과학자다. 박현후 박사는 달 자기장 관련 연구를 수행하며 이름을 갖지 못한 충돌구 중 하나를 ‘남병철 충돌구’로 명명했다. 지금까지 달 충돌구에는 주로 외국 과학자의 이름이 붙어왔지만, 이번 사례는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 신청해 충돌구에 이름이 붙은 최초의 사례로서 큰 의미가 있다. 최유정 작가는 조선시대 풍속화에서 발견한 과학의 원리를 삽화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녀의 첫 책 ‘화학으로 옛 그림을 본다면’은 초등학생을 위한 학습 동화로, 조선시대 풍속화에 담긴 화학 원리를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재창작한 삽화를 통해 보여준다. 예를 들어, 김득신의‘야장단련’에서는 열팽창과 담금질의 원리를, 신윤복의 ‘계변가화’에서는 빨래를 두드려 오염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삽화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옛 그림 속에도 현재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과학 지식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웹진 담(談)’에서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스토리웹툰 독선생전’ 14화 ‘나그네별’에서는 독선생이 세상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고민하며 담헌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선인의 이야기, 오늘과 만나다’의 ‘사람을 만드는 마음’에서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사람을 복제하거나 만드는 이야기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백이와 목금’의 ‘나는 남아가 아니라 다행이네’에서는 전통 인쇄술에 대해 이야기하며,‘스토리테마파크를 쓰다’의 ‘조선왕릉 도굴 사건’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도굴된 왕릉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웹진 담(談)’ 2025년 4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7

범상치 않은 별난 가족의 별난 이야기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어머니, 삼촌, 딸, 안경에 비밀을 가진 손님, 그리고 이들의 집에 들어선 도둑까지. 일상,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범상치 않은 별난 가족의 별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웃음과 전율을 함께 선사할 명품 가족 뮤지컬 ‘점프’가 대구를 찾아온다. 고도예술기획은 넌버벌 뮤지컬 ‘점프’를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코믹 마샬아츠 넌버벌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짜릿한 액션을 선사할 예정이다. ‘점프’ 공연은 지난 2003년 7월 초 연 이후 87여 개국 152여 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치며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대통령상 수상’, 공연 최초 한국무역협회 ‘100만 달러 수출탑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지역 공연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이 작품은 2007~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 장기공연 350회 공연 및 100만 관객 관람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도예술계획 김종성 대표는 “태권도와 태껸을 비롯한 동양무술과 공중을 차고 오르는 화려한 아크로바틱은 보는 이에게 소름 돋는 전율을 안겨 준다”고 말하고 “탄탄한 드라마 구성과 곳곳에 넘쳐나는 코믹한 에피소드는 나이와 국적을 넘어 모든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공연 시간 18일 오후 7시 30분. 19일 오후 3시. 20일 오후 3시. /한상갑기자

2025-04-07

독도 애니 ‘강치 아일랜드’ 시즌1 하반기 첫 방송

올 하반기에는 독도의 상징인 강치를 주인공으로 한 TV 애니메이션 ‘강치 아일랜드’ 시즌1이 방영될 예정이다. 경북도와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원장 이종수)은 최근 ‘강치 아일랜드’ 시즌2 제작 착수보고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강치 아일랜드’는 마법학교에 다니는 강치들이 신비의 섬 독도와 바다를 지키는 수호 마법사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룬 작품. 매 시즌 13화 11분으로 구성되며 해양 생태환경 교육 콘텐츠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2023년 12월부터 제작하기 시작한 시즌1은 올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진행한 제작보고회에서는 제작사인 (주)픽셀플레넷(대표 추광호)과 경북도, 진흥원, 애니메이션 전문가들이 참석해 TV시리즈 시즌2 제작 방향과 향후 활용 방안 등 전반적인 계획을 논의했다. 픽셀플레넷은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 구성을 통해 독도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고 ‘대한민국 독도, 강치’ 브랜드를 글로컬 대표 콘텐츠로 육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강치 아일랜드’ 제작과 더불어 독도콘텐츠 홍보대사인 서경덕 교수와 함께 강치, 삽살개 등 독도 관련 다큐멘터리를 2023년부터 제작해 차례로 공개하고 있다. 특히 나영석 PD, 배우 김남길, 개그우먼 박나래 등이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맡아 큰 화제를 모았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TV애니메이션 장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법학교라는 소재와 다양한 생태환경을 담은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라며 “이를 통해 지구촌 아이들이 독도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사랑받는 작품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6

한국국학진흥원, 전통 기록문화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제11회 전통 기록문화 활용 대학생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한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하는 이 공모전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제공하는 전통 기록자료를 활용한 콘텐츠 기획안을 공모하며, 매년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장으로 자리잡았다. 공모 부문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제공하는 전통 기록자료를 소재로 한 콘텐츠 아이디어이며, 전국 대학(원)생 2명 이상의 팀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접수는 오는 25일부터 5월 2일 오후 5시까지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사이트(https://story.ugyo.net)에서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된다. 이 공모전은 교육형으로 진행되며, 1차와 2차 심사를 통과한 8개 팀은 5개월간 멘토링을 받은 후 최종 심사를 통해 수상작이 결정된다. 대상 1팀에는 1000만 원, 최우수상 1팀에는 500만 원, 우수상 2팀에는 각 200만 원, 그리고 장려상 4팀에는 각 1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콘텐츠 창작에 필요한 전통 기록 자료는 한국국학진흥원의 스토리테마파크, 전통과 기록, 유교넷 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또한, 역대 공모전 수상작 및 영상은 스토리테마파크 사이트와 인문융합본부에서 확인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6

경주 ‘고분 품은 미술관’ 현대미술과 첫선

‘고분 옆 미술관’으로 유명한 경주 오아르미술관(관장 김문호)이 8일 개관 전시의 첫선을 보인다. 오아르미술관은 금관총, 서봉총 등 4~5세기 고신라 왕족의 크고 작은 무덤들이 옹기종기 모인 경주 노서동 고분군 공원 입구에 자리해 전례 없는 독특한 입지가 특징이다. 국내 최고의 건축가로 꼽히는 유현준 교수(홍익대 건축학부)가 설계를 맡아 화제가 됐다. 이번 개관기념 전시는 총 3개의 전시로 구성됐다. 미술관 층마다 에가미 에츠의 신작, 문경원·전준호 듀오 작품, 미술관 대표 소장품 컬렉션 등으로 장식된다. 1층 제1전시실에서는 김문호 관장이 20년간 수집해 온 소장품을 선별한 ‘오아르 컬렉션(OAR Collection)’ 전이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수집한 10여 점의 현대미술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열린 미술관’이라는 미술관의 미션에 따라 일반인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팝 아트와 스트리트 아트 위주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미국 현대미술 작가 마이클 스코긴스(Michael Scoggins)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이나 해머뮤지엄 등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한 점당 가격이 3000만 원 이상인 고가의 작품들이다. 2층 제2전시실은 ‘지구의 울림(Echoes of the Earth)’의 주제로 떠오르는 세계적인 작가 에가미 에츠의 신작 17점을 국내 최초 공개한다. 에가미 에츠는 포브스(Forbes) 선정 2020년과 2021년 ‘세상을 바꾸고 있는 30세 이하의 젊은 리더 30인’에 뽑힐 만큼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다. 이번 전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과거의 스타 마이클 잭슨, 비틀즈, K-POP 가수 등의 초상을 추상적인 화법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오는 9월 21일까지 전시된다. 지하 제3전시실에서는 ‘팬텀 가든(Phantom Garden)’을 주제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작가 문경원전준호 듀오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내년 3월 31일까지 선보인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관람객을 마주하고 있는 화면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구의 환경 변화와 다양한 생명들의 모습을 섬세한 영상미로 그려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환경 그리고 지구에 관해 새롭게 고민하고, 나아가 기존의 시각에서 탈피해 또 다른 접근 방식을 제안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번 개관 전시를 기획한 김문호 오아르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확립하고자 하는 정체성의 방향을 제시하고, 소장작품을 다양한 주제로 배치해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오아르미술관은 경주시 노서동 고분군 공원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연면적 1594.06㎡ 규모로,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경주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적 랜드마크로서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과 경주의 관광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6

웃음과 전율을 함께! ‘점프’의 짜릿한 즐거움에 빠져든다

뮤지컬 ‘점프’ 공연 모습. /고도예술계획 제공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어머니, 삼촌, 딸, 안경에 비밀을 가진 손님, 그리고 이들의 집에 들어선 도둑까지. 일상,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범상치 않은 별난 가족의 별난 이야기가 펼쳐 집니다.” 웃음과 전율을 함께 선사할 명품 가족 뮤지컬 ‘점프’가 대구를 찾아온다. 고도예술기획은 넌버벌 뮤지컬 ‘점프’를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코믹 마샬아츠 넌버벌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짜릿한 액션을 선사할 예정이다. ‘점프’ 공연은 지난 2003년 7월 초 연 이후 87여 개국 152여 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치며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대통령상 수상’, 공연 최초 한국무역협회 ‘100만 달러 수출탑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지역 공연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이 작품은 2007~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 장기공연 350회 공연 및 100만 관객 관람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도예술계획 김종성 대표는 “태권도와 태껸을 비롯한 동양무술과 공중을 차고 오르는 화려한 아크로바틱은 보는 이에게 소름 돋는 전율을 안겨 준다”고 말하고 “탄탄한 드라마 구성과 곳곳에 넘쳐나는 코믹한 에피소드는 나이와 국적을 넘어 모든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18~20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일요일 오후 3시.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06

오늘 오후 5시 철길숲 오크정원

포항문화재단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지회장 김동은, 이하 포항예총)가 산불 피해지역 후원을 위해 함께 손을 맞잡았다. ‘예술이 건네는 위로, 희망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4일 오후 5시 포항 철길숲 오크정원에서 열리는 이번 거리 공연은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행사다. 포항의 예술인들이 중심이 돼 지역 사회와 함께 힘을 모으는 자리다. 이들은 공연을 통해 예술을 통한 기부와 함께 지역 사회에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또한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범시민 모금 운동에 동참해,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와 이재민의 일상 회복을 돕고 예술을 통해 슬픔을 보듬고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기 위함이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어우러진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음악 부문에서는 테너 이경민, 이재현, 바리톤 이의규, 베이스 김창수가 참여해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곡으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무용 부문에서는 손현, 류선, 윤영욱이 참여해 살풀이, 희망의 지전춤으로 예술을 통한 정서적 회복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국악 부문에서는 권준영의 비나리(축원덕담)를 시작으로 경기민요를 선보이는 박소연, 김홍숙, 박지영, 가야금병창을 연주하는 임종복, 그리고 사물놀이를 펼치는 김준휘와 포항갯메기농악단이 함께한다. /윤희정기자

2025-04-03

사건지평선 넘어 닿을 수 없는 ‘블랙홀’ 속으로

블랙홀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존재다. ‘블랙홀을 알기 위해서는 물리의 거의 모든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할 만큼, 블랙홀은 물리학, 천문학 등을 공부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다. 블랙홀을 통하지 않고서는 우주에 진입할 수 없다. 신간 ‘블랙홀’(알에이치코리아)은 블랙홀의 신비로운 세계로 초대하는, 물리학과 천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과학서다. ‘차세대 칼 세이건’이란 별칭이 붙은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 맨체스터대 입자물리학과 교수와 같은 대학 동료 제프 포셔 교수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블랙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과학자들의 치열한 연구와 논쟁을 다루며, 물리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방대한 지식을 제공한다. 저자들은 아인슈타인에서 스티븐 호킹 그리고 오늘날 양자역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에 걸친 물리학의 최전선을 살펴본다. 저자들은 블랙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학자들의 수많은 논쟁과 연구를 소개한다. BBC 과학 다큐멘터리 ‘경이로운 우주’, ‘경이로운 생명’ 등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진 브라이언 콕스는 과학의 신비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차세대 칼 세이건’이라는 명성을 얻은 물리학자다. 같은 대학에서 입자물리학을 가르치는 제프 포셔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며 그간 ‘퀀텀 유니버스’, ‘E=mc² 이야기’등 몇 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블랙홀은 그 자체로 미지의 영역이다.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이 천체는 18세기 영국의 과학자 존 미셸이 처음으로 그 존재를 제안했다. 이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등장하면서 블랙홀 연구는 급물살을 탔고, 최근에는 ‘사건지평선 망원경’을 통해 실제 블랙홀 이미지가 촬영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블랙홀 연구의 역사와 현재를 아우르며, 양자역학, 일반상대성이론, 호킹 복사, 슈바르츠실트 해 등 다양한 이론과 개념을 소개한다. 특히 콕스 교수는 복잡한 물리학 개념을 일상적인 예시로 풀어내며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날 가족 간의 TV 채널 쟁탈전을 통해 시공간 개념을 설명하는 식이다. 블랙홀에 대한 연구는 단순히 천체의 비밀을 밝히는 것을 넘어, 우리 우주가 거대한 양자 컴퓨터일 수 있다는 놀라운 결론에 이른다. 저자들은 블랙홀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달하며, 물리학의 최전선을 탐험하는 여정을 제공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의 주제는 블랙홀이다. 블랙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학자들, 수많은 논쟁과 연구로 책의 서막이 열린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구는 블랙홀에서 우주의 기원과 시공간의 근본적 특성까지 유추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양자역학, 사건 지평선, 일반상대성이론, 특이점, 호킹 복사, 커 블랙홀, 슈바르츠실트 해, 펜로즈 다이어그램 등 블랙홀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우리는 왜 블랙홀을 안다는 게 어려운 일인지 곧바로 깨닫는다. 블랙홀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열역학을 알아야 하는데 이는 곧 물리학의 거의 모든 내용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에서 스티븐 호킹 그리고 오늘날 양자역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에 걸친 물리학의 최전선을 향한 과학적 여정은 우리 우주가 거대한 양자 컴퓨터일 수도 있다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한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시공간, 블랙홀. 빛마저 빠져나오지 못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천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 내뱉은 사람은 18세기 영국의 목사이자 과학자인 존 미셸이었다. 그 별 위에 껍질을 씌운다면 그 이름은 사건(의) 지평선이다. 그 너머에 존재하는 ‘특이점’은 자연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통하지 않는, 장소라기보다 시간이며, 어쩌면 “시간의 끝”이다. 블랙홀에 관한 본격적 연구는 1915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비롯됐다. 아인슈타인은 물론 후배 물리학자들도 한동안 블랙홀이 수학적으로 유도 가능할 뿐 실존하지 않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2019년 인류는 지구 곳곳의 전파망원경을 네트워크로 연결한 ‘사건지평선 망원경’을 통해 실제 블랙홀을 촬영하기에 이르렀다. 콕스는 BBC 과학 다큐멘터리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입자물리학자다. 그는 블랙홀이 “물리학을 공부하는데 더없이 좋은 과제”라고 말한다. 그는 일반상대성이론, 호킹 복사, 슈바르츠실트 해, 홀로그래피 원리, 양자적 얽힘 등 우리가 사건지평선을 넘어 특이점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이론과 개념들을 세세히 그러나 흥미롭게 소개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3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 삶과 사유 통한 정치철학의 통찰

독일 출신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작가, 정치 이론가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를 다룬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마르코폴로 출판사·사진)이 출간됐다. 스웨덴의 학자 겸 작가인 안 헤벨라인이 집필한 이 책은 단순한 전기 형식을 넘어,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철학자 중 한 명인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한나 아렌트(1906∼1975)는 나치 독일의 만행을 고발하며 ‘악의 평범성’ 개념을 제시한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현대 사회가 행정 관료제의 안락함을 위해 민주주의의 자유로부터 자주 후퇴한다고 경고하면서도, 어떠한 정부도 인간의 자유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없다고 믿었다. 이러한 그녀의 정치적 유산은 점점 더 억압적인 세계에 맞서 자유를 강력히 옹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 헤벨라인은 아렌트의 사고가 그녀의 삶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며, 철학과 정치의 교차점에서 그녀의 사유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조명한다. 특히, 나치 정권의 부상과 냉전 위기 속에서 인류의 가치와 죄책감, 책임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형성한 그녀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아렌트가 스승이자 한때 열렬히 사랑한 연인이었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의 관계를 통해 불가능해 보이는 화해와 용서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사랑만이 용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썼으며, 이는 그녀의 철학적 탐구에 깊이 반영됐다. 하이데거 외에도 발터 벤야민, 시몬 드 보부아르, 장 폴 사르트르 등 당대 지식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아렌트의 지적 여정을 더욱 풍부하게 그려낸다. 안 헤벨라인은 아렌트가 사상가로서 발전하는 과정을 그녀의 삶 속 중요한 사건들과 어떻게 얽혀 있었는지를 보여주며, 복잡하면서도 매혹적인 초상화를 제공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현재 우리가 직면한 정치적, 철학적 문제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한나 아렌트의 사유와 삶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랑’은 단순한 전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현대 정치철학의 거장을 새롭게 조명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3

타인이 규정하는 나의 실패… 실패에서 무엇을 배우나

실패에서 배워야 혁신과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실패에서 배우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한국 사회는 실패에서 제대로 배울 만한 환경과 분위기를 갖고 있는가? 신간 ‘실패 빼앗는 사회’(위즈덤하우스)는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법을 탐구한 책이다. 2021년 6월 설립된 카이스트 실패연구소는 3년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세대와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실패에서 배우는 법을 연구해왔다. 이 책은 실패에서 배우기가 개인의 의지나 능력에 국한되지 않으며, 오히려 사회 구조와 문화가 이를 방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들은 실패의 쓸모를 알리는 것을 넘어, 각자의 실패 경험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성찰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실패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음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2024년 10월 실패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실패가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사람이 73.5%로, 실패가 성공의 장애물이라고 응답한 사람(26.5%)의 두 배를 넘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 전반은 실패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으며, 이는 실패를 통한 학습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성공률이 80%가 넘는 연구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하며, 실패를 거듭해도 재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실패연구소를 설립하게 된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실패연구소는 참여형 연구, 세미나, 공모전,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실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노력했으나, 실제로 사람들에게 가닿지 못하는 문제를 겪었다. 이에 연구소는 실패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에 집중하며, ‘포토보이스’라는 질적 연구 방법을 도입해 학생들이 자신의 실패 경험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게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실패를 보다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얻은 배움을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게 됐다. 안혜정 카이스트 실패연구소 연구조교수, 조성호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이 책에서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법을 제시하며, 개인과 조직, 사회 전반에 걸쳐 실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저자들은 “실패를 용인하고 배움을 장려하는 문화에서는 실패로부터 학습이 활발하게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3

멈춤의 순간, 그 깊이와 감각의 기록

오는 6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서양화가 임춘미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임 작가는 사색과 명상을 통해 얻은 감각을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와 형상으로 표현하며 고유한 예술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멈춤의 순간, 시간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3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기하학적 추상과 색면 회화를 통해 시간의 깊이와 감각을 탐색한다. 임 작가의 작품은 기하학적 구조를 통해 시간의 축적을 암시하는 조형적 장치를 담고 있다. 정제된 선과 면의 구성은 기억의 단편들이 질서 있게 배열된 듯한 느낌을 주며, 그 안에는 유동적이고 비가시적인 시간의 흐름이 담겨 있다. 이는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의 조형적 실험을 연상시키며, 임 작가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승화된다. 현대사회는 때로는 사랑과 행복으로 다가오지만, 때로는 지루하고 힘겹게도 느껴진다. 임 작가는 이러한 현대인의 삶에 반짝이는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멈춤의 시간’을 제안한다. 그는 사색과 명상을 통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찰나의 순간을 평화롭게 느끼며 작품을 제작한다. 임 작가는 “파도가 바다에서 나와 다양한 형상을 만들고 사라지는 것처럼, 인간의 삶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한다”며 “사색과 명상은 ‘잠시 멈춤’을 통해 존재를 느끼고 쉼을 누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잠시 멈춤’의 시간이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 가장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그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수많은 생각을 내려놓고 사색과 명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1

이름만으로 설레는 기다림 뮤지컬 ‘돈 주앙’ 대구 온다

그의 이름은 돈 주앙(Don Juan). 오만하고 자신만만한 귀족 청년 ‘돈 주앙(Don Juan)’은 모든 여성이 그에게 빠져 들만큼 매력이 넘치는 남자다. 하지만 그는 여자를 쾌락과 정복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정혼녀인 엘비라까지 버린 채 끊임없이 순간의 정열을 쫓아 방황하고, 그런 그의 자유분방함은 지인들에게도 늘 실망거리일 뿐이다. 어느 날 밤, 돈 주앙은 존경받는 기사의 딸을 유혹하고 기사와 결투를 벌여 그를 죽이고 만다. 육체적인 기쁨만을 쫓아 방탕하게 살아온 돈 주앙에게 죽은 기사의 저주가 내려지는데, 그 저주는 다름 아닌 ‘진정한 사랑’.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던 돈 주앙은 기사의 동상 앞에서 우연히 조각가 마리아를 본 후 생애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둘의 사랑은 점점 깊어 가는데…. 희대의 바람둥이이자 서양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전설적인 인물 돈 주앙의 이야기가 이제 대구에서 펼쳐진다. ‘돈 주앙’은 수 세기 동안 희곡과 소설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에서 다뤄졌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돈 주앙’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상반기 유일한 내한공연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와 캐나다의 공동 제작으로 탄생한 이 뮤지컬은 프랑스 최대 흥행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연출가 질 마으와 프로듀서 샤를 타라, 니콜라스 타라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대사 없이 노래로 극을 전개하는 독특한 형식의 이 작품은 2004년 2월 캐나다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외국인 배우들이 프랑스어로 공연을 펼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돼 한국 관객들도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한 화려하고 매혹적인 무대와 정열적인 플라멩코와 41곡의 풍성한 음악은 대중적이면서도 강렬한 라틴풍 선율을 자랑한다. 뮤지컬 ‘돈 주앙’은 주인공 돈 주앙이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깨닫고 변화해가는 여정을 그린다. 펠릭스 그레이가 각색한 이 작품은 기존의 다른 공연들과 달리 주인공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인간적인 관점에서 묘사한다. 주목할 만한 캐스팅으로는 2021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당시 팬덤을 형성한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티가 돈 주앙 역을 맡았으며, 마리아 역에는 프랑스 및 유럽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레티시아 카레레가 출연한다. 19년 만에 내한하는 프랑스 오리지널 팀의 무대인 이번 공연은 더욱 진화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시간 18일 오후 7시 30분, 19·20일 오후 2시·6시. /윤희정기자

2025-04-01

유물·유적에 담긴 신라 왕경인 생활과 놀이문화

‘신라 왕경인의 삶, 톺아보기’학술대회 홍보 이미지.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 살았던 왕경인들의 삶의 모습과 그들이 남긴 유산을 새롭게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영남고고학회는 오는 4일 오전 9시 30분 경주 힐튼호텔에서 ‘신라 왕경인의 삶, 톺아보기’라는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신라 유적지에서 확인된 다양한 유물과 유구를 통해 왕경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깊이 있게 탐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러 학자들이 모여 신라 왕경 주민들의 생활 양식, 사회 구조, 그리고 그들이 남긴 유물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라 시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그들의 문화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게 된다. 학술대회는 1개의 기조강연과 5개의 주제발표로 구성된다. 먼저, 경북대학교 주보돈 명예교수가 ‘신라 왕경인의 삶 톺아보기’라는 주제로, 문헌과 금석문 등에 흩어져 있는 신라인의 의·식·주(衣·食·住) 관련 기록을 되짚어보고, 신라인의 생활과 놀이 문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의미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어지는 주제발표에서는 신라 왕경인의 의복과 장신구, 음식, 주거와 난방, 화장실, 그리고 놀이 문화에 대해 다룬다. 첫 발표인‘신라 왕경인의 음식문화’(김현희,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왕경 사람들의 식량 자원 및 음식의 저장과 소비, 유통, 활용 등의 내용을 고찰한다. ‘신라 왕경인의 거주문화와 난방시설’(차순철, 서라벌문화유산연구원)에서는 발굴조사로 확인된 왕경 지역의 거주 시설의 형태를 분석하고, 다양한 난방시설에 대해 살펴본다. ‘신라 왕경인의 복식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김재열, 국가유산진흥원)에서는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토제 인물상(토우, 토용)과 고분 부장품인 귀금속제 장신구 등을 통해 신라 복식의 변화상과 그 의미에 대해 분석한다. 이어지는‘신라 왕경인의 측간’(김경열,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는 왕경 지역에서 확인된 다수의 석조시설을 분석해 측간(화장실)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신라 왕경 측간의 특징과 위계, 그리고 인분뇨의 활용에 대해 새롭게 검토한다. ‘신라 왕경인의 놀이문화(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에서는 바둑, 주사위, 윷놀이, 고누놀이와 관련한 다양한 고고자료를 살펴보고, 고분에서 출토된 바둑 관련 유물(바둑돌, ‘마랑(馬郎)’명 칠기 등)을 통해 신라에 바둑이 전해진 시기를 추정할 예정이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강봉원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을 좌장으로, 오승환(가디언문화유산연구원), 김창억(세종문화유산재단), 권준희(수원대학교), 전용호(국가유산청), 어창선(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 등 문화유산 관련 전문가들과 발표자들 간에 깊이 있는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현장 등록만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누리집(https://www.nrich.go.kr/gyeongju)을 참조하거나 전화(054-777-8838)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5-04-01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봄을 두드리다

대구 수성아트피아의 2025년 첫 시즌 페스티벌 ‘4월 음악제·Oblivion’이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개최된다. ‘망각’을 주제로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며,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10여 회의 공연이 계획돼 있다. 특히, 개막일인 4일 오후 7시 30분 대극장에서는 세계 정상급 실내악단인 유럽챔버오케스트라가 3년 만에 내한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선욱이 함께해 더욱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선욱은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이자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서,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4번과 ‘황제’라고 불리는 5번까지 연주와 지휘를 맡아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들은 독창적이며 베토벤 특유의 음악적 색채가 드러난 곡들이다. 3번은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작품으로, 극적인 감정과 복잡한 구조가 돋보인다. 4번과 5번은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구조로 주목받으며, 특히 5번 ‘황제’는 웅장한 서사와 혁신적인 형식으로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이자 가장 위대한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각각의 피아노 협주곡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베토벤의 음악적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81년 창단 이후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비롯한 전설적인 지휘자들과 함께 성장해 온 유럽챔버오케스트라는 실내악단으로서 연주자 간의 긴밀한 조화가 돋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독주, 협연, 지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김선욱은 2022년 내한 공연에서 협연자로 참여했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와 협연을 함께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3년 독일 본의 ‘베토벤 하우스’ 멘토링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로 선정된 이후, 김선욱의 음악 인생에서 베토벤은 중요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 이번 베토벤 프로그램은 그의 음악 인생에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욱은 2006년 18세의 나이로 리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자로 주목받았으며,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31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안동 무대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79·사진)가 안동에서 모차르트의 세계를 선보인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클래식마스터시리즈 - 백건우와 모차르트’ 공연을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달 발매한 세 번째 모차르트 음반 ‘백건우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3’을 기념해 펼치는 모차르트 리사이틀 순회공연의 일환이다. 백건우는 지난해 5월 음악 인생에서 처음으로 모차르트 앨범을 낸 데 이어 11월 두 번째, 지난달 초 세 번째 앨범을 발매한 바 있다. 백건우의 이번 모차르트 연주 프로그램으로는 ‘피아노 소나타 16번 다장조’(K.545), ‘론도 라단조’(K. 511), ‘피아노 소타나 2번 바장조’(K. 280), ‘글라스 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 다장조’(K.356/617a), ‘작은 장례식 행진곡 다단조’(K.453a), ‘피아노 소나타 10번 다장조’(K.330), ‘환상곡 다단조’(K.475) 등이다. 백건우의 매니지먼트사인 판테온은 “기쁨 속에 내재된 슬픔, 순수하고 맑은 화음 속에서도 시린 아픔을 그려낸 모차르트 특유의 감정선을 단조와 장조 작품이 잘 어우러진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31

전시·공연 동시에 ‘미술관 라이브’ 즐겨요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미술관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5일 오후 3시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중정홀에서 대구시립무용단의 현대무용 공연 ‘대구 무지개’가 펼쳐진다. 사진 ‘미술관 라이브’는 바쁜 일상 속에서 미술관과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전시와 공연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매회 1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지난 3월 1일에는 삼일절을 기념하여 대구시립극단이 준비한 음악극 ‘봄을 기다리며….’가 진행됐으며, 이 공연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해당 공연에는 150여 명의 시민들이 크게 호응했다. 따뜻한 봄날을 만끽할 수 있는 4월의 첫째 주 토요일 무대에는, 1981년 창단돼 국내 최초의 국·공립 현대무용 단체로서 수준 높은 현대무용을 선보이고 있는 대구시립무용단이 출연한다. 대구시립무용단원 30명이 참여하는 현대무용 공연 ‘대구 무지개’(안무 최문석 감독)는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이자 희망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주제로 한 희망의 춤이다. 대구시립무용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행복의 기운을 전하고자 한다. 4월 ‘미술관 라이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로는 지난 3월 재단장 후 개관한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스페이스 하이브’에서 13일까지 펼쳐지고 있는 ‘한국추상미술 하이라이트’전이 있다. ‘미술관 라이브’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1층 중정홀에서 진행되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찾는 누구나 공연과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5-03-31

중국 상하이서 K패션쇼 열려

중국 상하이서 "K-패션 위상 알려" 프랭커스, 中 상하이 패션위크 빛냈다 지역출신의 글로벌 패션 기업 프랭커스(PRANKERS·대표 박기량)는 ‘2025년 상하이 패션위크’에 참가해 케이팝(K-POP) 아이돌 댄스를 접목한 패션쇼를 선보였다고 31일 밝혔다. 전 세계 패션·유통 기업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는 지난 25~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이 회사는 이번 행사에서 유아·주니어·시니어 등 18여개 그룹별, 연령별 댄스그룹을 만들어 모델 킹과 아이돌 케이팝 커버댄스를 선보여 무대를 빛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프랭커스 소속의 일본, 유라시아, 중국 등 다국적 유아와 주니어들이 커버 댄스를 직접 보여줘 관람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프랭커스는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수행하며 해외에서 케이(K)-문화를 알리고 있다. 케이팝 교육, 모델 워킹 교육 등 전문화된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선도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이번 패션쇼 참가를 통해 청소년들을 위한 긍정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프랭커스는 패션쇼 이외에도 의류와 모자를 생산하는 수출기업으로 대구·경북 지자체와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랭커스는 오는 5월 11일 송도컨벤시아 4홀에서 국내 최대 규모 아이돌 패션쇼도 개최할 예정이다. 박기량 대표는 “해외 패션쇼에 매년 참가하고 있지만 이번만큼 열기가 뜨거운 적이 없었다”며 “패션쇼에 참여한 유아, 주니어들이 아이돌 꿈나무로 자라나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2025 상하이 패션위크’에 참가한 유아, 주니어들이 아이돌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프랭커스 제공

2025-03-31

화마가 할 퀸 경북 문화유산 25건… 상시 방재체계 서둘러야

경북 북부와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확산된 가운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국가 문화유산 산불 보호책에 비상이 걸렸다. 화마가 덮치는데도 속수무책 발만 구르는 등 문화재 보호를 위한 사투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국가유산 위기 경보가 사상 최초로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돼 위기 지역의 유형유산 이동 피난 작업이 진행됐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30일 기준으로 의성군과 안동시, 영양, 청송, 영덕을 포함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본 국가유산은 총 30건이며, 이 중 25건이 경북 지역 문화유산이다. ‘천년 고찰’의성 고운사의 보물은 화마에 무너져 내렸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초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봉정사와 영주 부석사 등 주요 사찰과 종가에서 소장한 유물 24건(1581점)에 대해 한밤중 긴급 유물 이송 작전이 펼쳐졌다. 석탑 등에는 방염포를 설치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으나, 피해를 온전히 막지는 못했다. 목조 문화유산이 많은 경북에서는 화재에 특히 취약한 만큼, 국가유산 방재 대응체계를 재점검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송 사남고택·만세루, 안동 지산서당·지촌고택·송석재사 등 옛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건물 등도 화마를 이기지 못했고, 영양 답곡리 마을을 지켜주던 만지송도 불에 탔다. 지난 24일 의성 고운사에서는 화선이 5.8km 거리까지 근접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일부 유물을 옮기고 주요 건물에 방염포를 설치했지만, 결국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보물인 석조여래좌상은 겨우 빼냈으나 받침인 대좌(臺座)는 옮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때 안동 길안면의 16세기 정자 만휴정이 무사하다는 소식과 함께 방염포(방염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방염포는 화재가 1000도 이상인 경우 약 10분, 500~700도는 무제한으로 견딜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명확한 기준이나 지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며, 소방 방재 전문가들은 “단열재와 비교했을 때 방염포의 효과가 명확하지 않고, 무게가 무거워 긴급 상황에서는 설치가 어렵다”고 방염포의 단점을 지적하고 있다. 2005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 이후 문화유산 관련 재난 방지 시설 구축 사업에 방염포가 투입됐으며, 이를 위해 연간 국비 110억 원 정도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유산 안전 방재의 중요성에 비해 현재 예산과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의 올해 문화유산 안전 방재 기술 개발 연구 분야 예산은 3억8700만 원에 그치고 있어 연구개발(RD)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문화재 방재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은 화재에 매우 취약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 응급 상황이 아니라 상시로 가동할 수 있는 국가유산 방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과거 의 방식으로는 현재의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국가유산 방재 근간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30

공연·전시계 소식

경주 전시 2025 경주솔거미술관 ‘경북작가 공모전’- 박심정훈 ‘어쩌면 그런 관계’展(3월 22일~4월 22일) 경북문화관광공사 경주솔거미술관의‘경북작가 공모전’에 선정된 작가 6명 중 첫 번째로 열리는 박심정훈 작가의 개인전이다. 이 전시는 작가가 2018년부터 이어온 ‘어쩌면 그런 관계’시리즈의 연장선으로, 작가는 10년간 다양한 시공간에서 수집한 이미지, 오브제, 사운드를 전시 공간에서 서로 관계를 맺도록 구성했다. 경주솔거미술관 기획실 1, 2관 │입장료: 무료│문의: 054-740-3990 안동 클래식 클래식마스터시리즈 - 백건우와 모차르트 (4월 4일 오후 7시 30분) 2024년 5월, 생애 첫 모차르트 앨범 발매와 동시에 13여개의 전국 투어를 성황리에 마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자신의 79년 음악 여정을 빗대어 담아내고 있다. 모차르트 음악을 통해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발견한 순수함의 세계를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입장료: 1만원~3만원│문의: 054-840-3600 전시 기획전시 [글로컬 아트 네트워크 Ⅱ] (4월 8일~5월 17일) 안동 출신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들이 활동했던 국가의 문화 예술 속 ‘현대성’, ‘정체성’, ‘미래전망’을 경험과 작품을 통해 본 지역과 연결고리를 이어주는 소통의 장을 느낄 수 있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상설갤러리, 5갤러리│입장료: 무료│문의: 054-840-3613 대구 클래식 피아니스트 최희연 베토벤 전곡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 ‘Testament’ (4월 2일 오후 7시 30분) ‘베토벤 스페셜리스트(전문적인 연주자)’로 불리고 있는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뿐만 아니라 피아노 트리오 전곡 연주 등을 통해 베토벤을 집중 탐구해왔다. 베토벤에 관한 깊은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입장료: 3만원~7만원 (학생 50%)│문의: 02-780-5054 전시 고관호 전(展) 좌대와 고무통 / Pedestal rubber bucket (4월 2~6일) 전시될 작품은 ‘Aporia -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난제와 모순’의 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 작가가 뚫은 구멍은 개별 사물에 부여된 기능과 역할에서의 해방이며 개별 사물로서 의미 부여되기 이전 본래의 존재 상태로 돌아가는 방편이다. 봉산문화회관 2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전시 한·일 입체 조형展 KOREA·JAPAN Tree-Dimensional Exchange Exhibition (4월 8일~13일) 대구에서 접하기 어려운 한국과 일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들의 전시가 펼쳐진다. 한국과 일본의 조각 현주소를 가늠하며 향후 양국 조각가들의 활발한 교류의 장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봉산문화회관 2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무용 2025 미술관 라이브 ‘대구시립무용단 - 대구 무지개’ (4월 5일 오후 3시) 대구시립무용단은 1981년에 창단된 국내 최초의 국.공립 현대무용단체이다. 뛰어난 안무자와 함께 수준 높은 창작 작품을 선보인다. 대구를 넘어 아시아, 유럽 등과 활발히 교류하며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1층 중정홀│입장료: 무료│문의: 053-430-7600 /박정은 객원기자

2025-03-30

빠르게 흐르는 현대사회, 스킵된 이야기들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은 오는 4월 4일부터 2025년 첫 특별기획전 ‘사라진 이야기’를 개최한다. 4일부터 6월 22일까지 본관과 1, 2, 3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각예술창작산실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획전이다. 박나래, 박선경, 이용학 등 대구경북 지역 대학을 마친 뒤 올해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신진 큐레이터 3명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신선한 예술감각을 만나볼 수 있다. 큐레이터들은 실무 경험이 풍부한 시안미술관 큐레이터와 매칭돼 전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신선한 시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받았다. 큐레이터들은 현대인의 문제를 미묘한 감정과 순간에서 포착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0명의 회화, 사진, 설치, 영상 작가들과 함께 오늘날 삶 속에 내재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현대 사회는 ‘빠른 스킵’, ‘사이다 패스’, ‘릴스 및 쇼츠 중독’ 등 용어가 상징하듯,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고 자극적인 결말을 추구하는 문화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서사의 밀도와 풍부함을 초 단위로 편집되거나 빠른 클릭으로 넘길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며, 이는 우리 시대가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생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사라진 이야기’ 전시는 점차 우리의 시야와 정신에서 멀어지는 대상과 순간에 주목한 작가들의 시선을 담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소외된 대상과 현상, 잊힌 흔적을 탐색하거나 빠른 속도에 맞추기 어려운 사회에서 고민하는 자아의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시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현대인이 놓치고 지나치는 순간과 대상, 그리고 과정 속에서 사라져가는 요소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사라진 이야기’전은 단지 느린 템포의 이야기를 강조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무심코 ‘건너뛰기(skip)’하며 상실한 삶의 깊은 지점들을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총체적인 경험을 제안한다. 고재욱 작가는 ‘모범적인 조연들’을 통해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2’의 유색인종 조연을 조명하며 서구 중심 서사를 전복하고 객체와 주체의 위계를 전환해 새로운 서사를 탐색한다. 박수연 작가는 인간의 불완전함과 삶의 불안정성을 초현실적 자연 풍경으로 표현하며, 삶의 변곡점에서 세계와 생의 의미를 찾는 내적 여정을 담고 있다. 송민규 작가는 풍경 속 운동 현상과 에너지를 기호로 변환해 효율성과 속도로 인해 생략되는 기록과 사건을 붙잡고 경험의 밀도를 복원하려 한다. 양인아 작가는 외부 요인으로 축적된 개인적 감정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며, 감정 교류 과정에서 불완전성을 드러내고 타자와의 관계를 조명한다. 이을 작가는 언어의 한계와 정체성의 변형을 탐구하며, ‘Don’t Believe Me, I‘m Eul’ 퍼포먼스를 통해 실체와 허구의 경계를 흔들며 현대 사회의 구조를 비판한다. 장입규 작가는 디지털 매체와 이미지가 인간 세계관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디지털과 현실의 혼성적 시공간을 연구한다. 장시재 작가는 낡고 거친 재료를 사용해 불안정한 풍경을 표현하며, 불확정성이 지닌 가능성과 미의식을 탐구한다. 정문경 작가는 일상 사물을 변형해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맥락을 탐구하며, 개인과 사회의 복합적 관계를 시각화한다. 조희수 작가는 신체와 공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를 탐구하며, 강남역에 육상 트랙을 설치해 도시 공간을 새롭게 점유한다. 홍보미 작가는 미술관 청소부 경험과 취재를 통해 예술의 본질을 찾고, 예술과 비예술, 제도와 일상의 경계를 체화하며 예술의 사회적 담론을 활성화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30

걸작은 천재적 재능일까, 노력의 결과일까?

천재는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길러지는 것인가? 이 질문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오랫동안 천재가 신으로부터 부여된 타고난 재능이라고 여겨졌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교육과 사회적 환경이 천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늘었다. 신간 ‘천재와 거장’(글항아리)의 저자 데이비드 갤런슨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학 이론과 관점으로 천재성을 분석한다. 그는 대학 시절 현대미술 강연 수강 후 미술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훌륭한 컬렉션을 보유한 여러 미술관을 다니며 작품을 감상하며 경매가 분석을 통해 작품의 가치를 연구했다. 그 결과, 젊은 나이에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개념적 혁신가’와 경력을 쌓아가며 가치를 높이는 노련한 ‘실험적 혁신가’의 차이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은 26세에 그린 작품이 67세의 작품보다 4배 더 높은 가치를 보였고, 세잔의 경우 67세의 작품이 26세의 작품보다 15배 더 높은 가치를 보였다. 저자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념적 혁신가는 연역적 사고를 통해 어린 나이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급격한 창조를 이루는 반면, 실험적 혁신가는 귀납적 사고를 통해 인생 후반부에 주요 성과를 낸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두 혁신가 사이의 긴장과 협력이 예술적 혁신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두 접근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얻는 이점을 설명하며, 인간의 창의성에서 생애 주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결국, 이 책은 천재와 거장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예술 발전에 기여했으며, 이들의 혁신적 접근 방식이 예술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개념적 혁신가의 대표 주자로 피카소와 앤디 워홀을, 실험적 혁신가로는 세잔·폴록·로스코 등을 꼽는다. 또한, 많은 실험적 혁신가들이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작품을 쉽게 공개하지 않으며, 외부 비판을 피하려다 보니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연구의 촉매제로 삼아 더 많은 연구를 자극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두 접근 방식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보여주며, 이를 통해 인간의 창의성에서 생애 주기의 역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저자는 두 유형의 혁신가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류의 예술 발전에 기여했음을 강조하며, 각각의 접근법이 지닌 독특한 가치를 인정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27

공격을 넘어서는 감정… 왜 세상은 분노에 휘둘리는가

현대 사회는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정치권을 필두로 극단적 선동과 혐오 발언으로 물든 공론장, 소셜 미디어에서의 마녀사냥 등 각종 분노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분노는 단순한 감정을 넘어, 문화, 이념, 성별, 계급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며 사회적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저명한 영문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조시 코언 영국 골드스미스런던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는 신간 ‘분노 중독’(웅진지식하우스)에서 이러한 분노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 기원과 대처 방안을 탐구한다. 그는 분노를 ‘의로운 분노’, ‘실패한 분노’, ‘냉소적 분노’, ‘유용한 분노’ 등으로 나눠, 문학과 심리학, 역사와 철학을 통해 그 내밀한 기원을 분석한다. 저자는 개인의 내면과 사회·정치적 맥락을 모두 아우르며, 분노의 본질을 탐구하는 방대한 지적 여정을 시작한다. 감정의 도가니와 같은 자신의 상담실에서부터 성경과 셰익스피어, 프로이트와 헐크, 트럼프와 툰베리를 넘나들며, 단순히 분노를 나쁜 것, 위험한 것으로 단정 짓는 시각을 뛰어넘는 인간 본성에 관한 근본적 통찰을 펼쳐 보인다. 저자는 분노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사랑처럼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분노는 공격과 짝을 이루지만, 공격은 분노를 표현하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분노는 억압되거나 과장된 친절로 감춰질 수 있으며, 이는 자기 이해와 성찰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특히 저자는 ‘의로운 분노’에 주목하며, 이는 자신이 옳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분노는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폭력적일 수 있으며, 무능하고 취약한 자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분노는 억압될 경우 무의식에 남아 정치적 자원으로 악용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분노를 완전히 없애거나 관리하는 대신, 분노를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분노를 느끼고 이를 표현함으로써, 이를 예술적 창조나 자아 성찰의 도구로 전환할 수 있다. △공격과 폭력을 부추기는 성난 감정의 정체 저자는 서론에서 정신분석학을 기반으로 분노를 재조명한다. 일반적으로 분노를 공격과 동일시하지만, 실제로 공격은 분노를 표출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분노는 태어날 때부터 경험하는 욕구와 만족의 간극에서 비롯된다. 요구가 거부되고 불만이 지속될 때, 분노는 무의식에 ‘총체적 무력감’으로 새겨진다. 이러한 유아기의 분노는 일생의 여러 단계에서 끈질기게 남아 영향을 미친다. △스스로가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의 분노는 자신과 세상을 파괴한다 저자는 분노의 이면에 있는 유아기적 무력감을 지적하며, 분노의 네 가지 유형 중 첫 번째로 주목하는 것은 ‘의로운 분노(Righteous Rage)’다. 자신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확신에서 비롯되는 이러한 분노는 뚜렷한 공격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폭력적일 수 있다. 옳음은 울음을 통해 즉각적인 보호를 받으며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한다는 ‘전능 환상’과 유사하다. 저자는 이러한 심리적 배경에서 발생하는 ‘의로운 분노’가 어떻게 총기 난사범이나 폭탄 투척범들의 정의 구현 서사로 이어지고, 사실을 왜곡하는 음모론이나 ‘우리’와 ‘저들’을 나누는 분열적 사고로 발전하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우리는 분노를 완전히 없앨 수 없는 걸까: 분노의 정치적 악용 분노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분노를 억제하거나 긍정적 사고를 강요하는 접근, 즉 ‘실패한 분노(Failed Rage)’는 무력감과 우울감을 초래하며, 수동적 공격 등 부정적 방식으로 표출된다. 억압된 분노는 정치적 악용에 취약해진다. ‘세상 다 망해버려라’, ‘모든 것은 조작되었다’와 같은 구호는 공동체를 결속시키며 모호한 위안을 제공한다. 또한, 극단주의자들은 이를 이용해 ‘외부의 적’을 지목하고 폭력을 정당화한다. 이러한 분노는 냉소적 분노(Cynical Rage)’로 변질된다. △분노하는 것과 분노를 느끼는 것은 다르다…분노의 파국적 영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법 분노는 인간의 원초적 감정이며 삶의 필연적 요소다. 이를 다루는 방법으로 저자는 분노를 ‘느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분노는 예술적 창조의 원동력, 자아와 관계의 균열을 메꾸는 접착제, 그리고 타인에 대한 진정한 호기심으로 변모한다. ‘유용한 분노(Usable Rage)’는 충족되지 않은 분노의 무게를 견디는 내성을 통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불행과 분노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기 쉽다. 이해되지 않은 분노는 우리를 내부에서부터 갉아먹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자기감정에 대한 깊은 성찰과 타인에 대한 공감, 호기심을 회복해야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27

색채와 구도의 혁신… 전통 민화를 넘어 현대 예술로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오는 30일까지 전관에서 대구에서 활동 중인 현대 민화 작가 26명을 초대해 ‘대구 현대 민화 대표작가 초대전: 전통 민화를 넘어 현대 민화’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협회 및 여러 미술 단체, 공모전 수상 중견작가들이 참여해 전통 민화의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현대 민화 작가들은 다채롭고 강렬한 색상으로 널리 알려진 전통 민화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색채 조합이나 과감한 색상 사용을 통해 현대적 감각을 소화해내고 있다. 또한, 형태의 자유로움을 강조하면서 전통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추상적이고 실험적인 구도와 선의 변형을 통해 기존 민화의 틀을 넘어서려는 시도도 지속 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대중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민화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민화는 소박하고 순수한 민족의 정서를 담고 있으며, 서민들의 그림으로서 우리 문화에 큰 의미를 지닌다. 최근 젊은 예술가들은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K-ART의 전통을 잇는 중요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민화의 상징적 의미와 색채, 구성을 현대적 요소와 결합한 작품 10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화조화나 영모화의 형태를 현대적 추상 기법으로 풀어내거나, 새로운 소재와 기법을 사용해 재구성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전통 민화의 소박함과 순수성을 현대 사회의 이슈와 연결해 표현하며, 인간과 자연, 사회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다. 또한, 전통 색채의 아름다움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색채 조합과 과감한 색상을 사용해 현대적 감각을 추가한다. 전통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추상적이고 실험적인 구도와 선의 변형을 통해 기존 민화의 틀을 넘어서려는 시도도 보여준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발전과 국제적 교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시도”라며 “26명의 작가들은 K-아트로서 민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국적 요소를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언어로 변형시킴으로써 국제적인 예술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25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양성평등정책 지원사업 실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사진)이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2025 경상북도 양성평등 정책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경북도 내 양성평등 의식을 제고하고 도농 간 인식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경북 한 바퀴 찾아가는 양성평등교육’△‘풀뿌리단체 양성평등 활동 지원 사업’‘농촌 특화 다양성 존중 교육’ 등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경북 한 바퀴 찾아가는 양성평등교육’은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을 탈피해 생애 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도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는 아동을 주요 대상으로 선정해 조기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양성평등 의식을 아동기부터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교육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풀뿌리단체 양성평등 활동 지원 사업’은 지속 가능한 양성평등 사회 구축을 목표로, 지역 내 풀뿌리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는 경북도의 ‘저출생과의 전쟁 시즌 2’에 발맞춰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성과가 우수한 단체를 선정해 시상함으로써 동기 부여를 강화할 예정이다. ‘농촌특화 다양성 존중 교육’은 경북 농촌지역 내 양성평등문화 확산과 인식 개선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이장, 청년 농부 등 농업 관련 직업군을 대상으로 양성평등인식 개선 교육, 다문화 이해 교육, 세대통합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신청 접수 등 세부 사항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양성평등의식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농어촌지역에서의 양성평등문화 확산이 더욱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25

매화향 그윽한 초봄, 수묵화 여행 떠나볼까

‘탈사군자적 대나무’ ‘목가·전원풍’ ‘맑음-淸’ ‘고절한심(苦節寒心)’ 등 해마다 동양화의 변주(變奏)를 거듭해온 석경 이원동사진이 올해는 ‘수묵화 잔치’로 관객들을 맞는다.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으로 유명한 석경 이원동의 33번째 개인전이다. 이 전시회는 25일부터 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제11전시실에서 열린다. 올해로 서화 입문 52년째인 이원동의 ‘수묵화 잔치’에는 전시장 정면 벽을 메운 폭 10m, 높이 2.4m의 고매도(古梅圖)가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등장한다. 작년에 짙은 홍염(紅艶)의 매화가 여심을 흔들었다면, 올해는 400인치 묵직한 백매(白梅)가 남성들의 춘심을 저격한다. 대작과 더불어 130호 크기의 난초, 대나무, 국화, 노송이 당당한 자태를 뽐내는가 하면, 1호 크기 작품 330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비구상의 대형 묵화가 다수 출품돼 작가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어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칼을 차고 총을 든 사람과 꿇어앉은 사람 모두가 고개를 꺾고 놀라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옆에는 군중 속에 둘러싸인 개인의 고독을 표현했는가 하면, 줄타기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했다. 이전에 비해 확연히 정형(定型)에서 벗어난 화풍은 그가 구상에서 탈피해 추상의 영역으로 몰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더욱 깊어진 화의(756B意)는 혼미한 현재의 정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1호 크기의 사군자에는 눈 덮인 산을 뒤로 하고 핀 매화, 둥근 달을 배경으로 삼엄한 설죽(雪竹), 깊은 계곡 낭떠러지에 핀 난초 등을 표현해, 작지만 깊은 울림으로 대작에 못지않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1호 작품의 대량, 전시는 이번 전시회의 테마이자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석경은 300점이 넘는 작품은 “매일매일 작품에 정진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라며 “부처님 손바닥에 삼라만상이 담기듯 17㎝ 수묵화 속에도 화두와 사유(思惟)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석경 이원동은 그동안 수묵 사군자뿐만 아니라 석채(石彩)로 그린 포도나 비파, 금니(金泥)를 입힌 불화, 화강석으로 쪼아낸 불상, 도자기 판에 양각으로 새긴 선승 등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전시회에 앞서 석경은 “이번 전시에서는 장자 소요유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처럼 ‘아무것도 없는 경지의 무위자연’을 노래하고 싶었다”면서 “탑과 매화 그림의 화제 ‘잔잔하게 바람 부는 날 달빛 좋은 밤, 다만 응답이 없어 돌아섭니다’는 그런 담담함의 세계에 중점을 두고 붓을 잡았다”고 말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