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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퇴계 이황 건강 체조법 ‘활인심방’ 세계로

조선 후기 대표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의 건강 체조법인 ‘활인심방’이 한류 콘텐츠로 제작된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퇴계 이황 선생의 건강 체조법으로 유명한 ‘활인심방’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5월부터 콘텐츠 고도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안동시 관광 거점도시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에는 ‘활인심방’ 원본 자료를 기반으로 전문가들이 면밀한 고증을 거쳐 영상을 복원하고 재구성했다. 현재 완성된 영상은 한국국학진흥원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이 콘텐츠를 해외용으로 제작해 한류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용 영상은 기존의 국내용과는 달리 도산서원 앞 시사단(영남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치른 장소)을 배경으로 촬영되며,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외국인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주요 3개 국어(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자막과 내레이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는 활인심방 한류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대중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10월에는 도산서원 전교당에서 ‘활인심방 현장 체험’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도산서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제공하는 의복을 입고 강사의 지도 아래 활인심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참가자들은 퇴계 선생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에서 선비들의 심신 수련 과정을 체험하며, 활인심방의 효과와 동작에 담긴 의미를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그램은 9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운영된다. 이 외에도 한국국학진흥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활인심방 연수 프로그램, 해외 보급 프로그램, 사무실에서의 활인심방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 중이다. 정종섭 원장은 “활인심방은 퇴계 이황 선생이 남긴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이다. 활인심방이 현대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미래지향적 콘텐츠이자,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8

구룡포 관광 이끌 ‘블루포트 창업스쿨’ 공모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구룡포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블루포트 창업스쿨’의 참여팀을 오는 29일까지 공개 모집을 진행한다. ‘블루포트 창업스쿨’은 포항시 관광산업과와 포항문화재단이 추진하는 계획공모형사업의 일환이다. 현재 구룡포에 조성 중인 창업지원공간 피어라몰의 입주 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사전 프로그램으로, 지역자원을 기반으로 한 유망 창업기업을 선별해 실질적 역량 강화를 돕고, 피어라몰과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모집 대상은 구룡포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 관광자원, 먹거리 등 지역 고유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관광 분야 창업기업으로, 사업자등록을 완료한 팀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 구룡포 관광에 관심이 높고 창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팀을 중심으로 서류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한다. 선발된 팀에는 총 12회차에 걸친 전문 교육과 현장학습, 3회차 1:1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된다. 교육 과정은 사업계획 수립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수료자는 향후 피어라몰 입주 기업 공모 시 1차 서류심사 면제 및 2차 대면심사 가점 부여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창업팀은 포항문화재단 누리집(phcf.or.kr) 공지사항을 통해 접수하면 되고, 문의는 계획공모형사업TF팀(054-289-7923)으로 가능하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블루포트 창업스쿨’은 지역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 창의적이고 실행력 있는 창업팀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라며 “수료팀들이 피어라몰을 거점으로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실질적인기여를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피어라몰은 포항시 남구 구룡포리 381-1번지 아라예술촌 인근에 철골 구조의 1~2층 모듈형 건물로 조성되며, 총 다섯 개의 창업기업팀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 공간은 창업기업 사무공간 외에도 커뮤니티형 복합문화공간, 공유오피스, 공유주방이 마련되며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8

세월 품은 ‘전통한지’ 매력에 빠져보세요

'제1회 포항 전통한지축제’가 오는 6월 5일부터 8일까지 포항시 남구 장기면 방산로 507번길 116에 위치한 전통한지제작소에서 개최된다. 한국한지문화예술원(원장 고정숙) 주최로 ‘한지, 시간의 결을 잇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통한지축제는 한지 제작 과정의 안내와 체험 등 전통 한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축제는 전통한지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 위를 걷다’, 닥나무 차와 함께 장인의 삶과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토크쇼 ‘시간을 우려내는 찻잔’의 두 가지의 사전예약 프로그램과 오감을 활용한 한지 체험 ‘백추지와 함께 하는 문화여행’ 등이 진행된다. ‘시간 위를 걷다’-백추지 한지 길'은 포항 장기면의 한지 제작 유적지와 보존 공간을 탐방하며 전통 한지 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1시·오후 3시이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회차별 20명씩 선착순으로 모집된다. ‘시간을 우려내는 찻잔’은 장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닥나무 차를 마시고, 장인의 삶과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2시·3시이며, 회차별 10명씩 선착순 모집된다. ‘백추지와 함께하는 문화 여행’이라는 아름으로 펼쳐지는 체험 프로그램은 축제의 백미다. 관람자들이 전통의 깊이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한지 체험으로서 닥피 벗기기, 닥 두드리기, 한지 뜨기, 공예품 만들기 등 다양한 과정이 펼쳐진다. 행사 중 상시 운영되며, 재료 소진 시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축제기간 동안 ‘백추지, 빛과 시간 속에 펼치다’라는 전시도 포항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리며,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다. 이 전시는 한지의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것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된다. 한국한지문화예술원은 포항의 문화예술단체로 전통 한지 제작 등의 맥을 잇고 있는 단체다. 축제 장소인 전통한지제작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인 한지를 보존하고 계승해 온 곳이다. 현재 한지장 보유자인 장두천(86) 씨가 전통문화유산인 한지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고정숙 한국한지문화예술원장은 “전통 한지는 단순한 종이를 넘어 세월과 장인의 손길이 깃든 문화유산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지의 제작 과정과 철학을 체험하며 그 가치를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한지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소통의 매개로, 가족과 함께 축제를 즐기며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일상의 위로와 감동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의 사전예약 신청 및 문의는 네이버 예약 접수 사이트(https://naver.me/5gFBGFZD)에서 할 수 있으며, 21일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여석이 생길 경우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8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다

“침묵은 인간이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이다. 말은 비우고 마음을 담아라.” ‘무소유’로 깊은 울림을 남기고 떠난 법정(1932∼2010) 스님의 글을 엮은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열림원)가 출간됐다. 이 책은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깊은 울림을 전하는 법정 스님의 글 중 일부를 엄선해 담아낸 것으로, 책 제목부터 우리에게 깊은 사유를 건넨다.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는 역설적인 문장은 말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말 이전의 고요함과 존재의 본질을 성찰하라고 권한다. 이 책은 단순히 침묵의 미덕만을 말하지 않는다. 법정 스님은 침묵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단순한 삶을 실천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통해 인간 본연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침묵을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인간이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이라고 말하며, 침묵을 통해 말의 무게를 되새기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법정 스님은 이러한 침묵의 태도와 맞닿아 있는 삶의 자세로 ‘단순함’을 강조하며, 비움과 절제를 통해 진정한 풍요를 일구는 길이라 말한다. 그리고 자연은 말없이 존재함으로써, 인간에게 삶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고요한 스승이라 여긴다. 침묵은 사색을 가능하게 하고, 진실한 말이 자라나는 공간이 된다. 법정 스님은 “침묵은 말의 뿌리이며, 진정한 말은 침묵 속에서 여문다”고 강조한다. 침묵 속에서 태어난 말은 소음이 아닌 메아리로 남는다. 침묵은 외부로 향한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고, 마음속 불필요한 소음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그 고요 속에서 새로운 생각과 감정이 여물고, 말은 줄어들되 더욱 깊어진다. 침묵은 우리에게 조용히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삶의 속도를 늦추고 진실한 존재로 살아가는 길을 안내한다. 스님은 물, 나무, 꽃, 새, 바람, 하늘 등 자연의 요소들을 자주 인용하며 그 안에 담긴 생명의 지혜를 전한다. 예컨대 물처럼 낮은 곳에 머무르며 다투지 않고, 조용히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삶은 그가 말하는 이상적인 삶이다. 스님은 말한다. “자연 앞에 다시 무릎 꿇고 겸손해져야 한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존재의 뿌리를 인식하고 생명의 근원 앞에 자신을 낮추는 깊은 철학적 태도다. 자연과 가까이하는 삶은 인간을 정화하고, 존재에 대한 경외심을 회복시킨다. 산길을 걷고, 숲에서 반딧불을 바라보고, 바람 소리를 들으며 스님은 자연과 함께 살아왔다. 자연은 법정 스님에게 명상의 공간이자 깨달음의 경전이었고, 무엇보다 언어를 초월한 침묵의 스승이었다. 이번 책에는 ‘빛의 화가’로 불리는 세계적인 예술가 김인중 신부의 미공개 작품 30여 점이 실려 법정 스님의 글과 깊은 공명을 이룬다. 그는 법정 스님의 정신에 깊이 공감하며, 그 뜻을 담아 정성껏 작품을 선별하고 작업에 참여했다.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는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지만, 결국 단 하나의 답을 향한다. 덜어내고, 멈추고, 그리고 귀 기울이라는 것. 우리가 잃어버린 고요함을 되찾고, 복잡한 삶에서 잠시 물러설 때, 비로소 자연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진짜 삶의 의미에 가까워진다. 법정 스님은 “수행자는 말을 하려고 할 때 먼저 세 번 돌이켜보아, 자기 자신이나 남에게 득이 된다면 말을 하라. 그러나 자신과 남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면 입을 열지 말라”고 옛 선사의 가르침을 들려준다. 스님은 “말을 안 해서 후회되는 일보다, 말을 해서 후회되는 일이 훨씬 많다”는 스님의 질문은 긴 여운을 남긴다. 말이 많아질수록 진정한 소통은 사라지고, 마음은 오히려 공허해진다. “삶은 소란한 언어가 아닌 고요한 침묵 속에서 자라고, 지나친 욕망이 아닌 단순한 자족 속에서 꽃피며, 인공의 세계가 아닌 자연의 품에서 충만해진다.” 말이 넘치고, 물질이 범람하며, 속도가 지배하는 오늘날,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는 우리를 정반대의 삶으로 이끈다. 멈추고, 비우고, 귀 기울이며, 감사하는 삶으로.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5

5월, 온 가족이 함께 도란도란 즐거운 독서

행복해지고 싶거나, 발전하고 싶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은 금과옥조다. 괴테는 “행복해지고 싶은가? 사색과 독서의 시간을 늘려라”라며 평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갔고 소크라테스는 “남의 책을 많이 읽어라”라며 독서를 통해 타인의 경험과 지식을 습득이 자신의 발전을 도모하는 지름길임을 강조했다. 가정의 달 5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도란도란 즐겁게 책을 읽고, 삶을 가꾸는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자. △지그문트 바우만 ‘행복해질 권리’  ‘행복해질 권리’(21세기북스)는 20세기 최고의 지성이자, 근대 이후의 사회를 ‘액체 현대’로 규명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은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책이다. 바우만은 물질적 상품만이 아니라 사랑, 정의, 희망 같은 추상적 가치마저 상품화된 현대 소비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개인의 욕망을 자극하고, 소비를 통해서만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착각을 조장한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것을 소비하더라도 욕망은 결코 완전히 충족될 수 없다. 소비사회는 우리에게 불확실성과 불안, 무기력을 확산시킨다. 바우만은 ‘액체 현대’가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진단한다. 바우만은 불안을 넘어 진정한 행복과 만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인생을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끊임없는 사유와 고뇌 끝에 창조되는 예술처럼, ‘삶의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진정한 행복과 만족에 이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사피엔스의 의식’ ‘사피엔스의 의식’(틈새책방)은 스페인의 베스트셀러 작가 소설가 후안 호세 미야스가 쓴 교양 인문서다. 소설가 후안 호세 미야스가 질문하면 고생물학자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책은 ‘기억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자유의지는 실재하는가?’, ‘인공지능(AI)도 자아를 가질 수 있는가?’, ‘신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사라졌는가?’ 등의 과학의 성취 속에서 인간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들은 이런 질문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답에 다가간다. 저자들은 의식을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닌, 문화적 및 철학적 요소들과 결합된 복합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관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최신 연구 결과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의식의 진화를 설명하며, 현대 사회에서 의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한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어원 상식 사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어원 상식사전’(크레타)은 흥미진진한 어원설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대망의 ‘올드’질랜드에 불시착한 영국작가인 저자 패트릭 푸트의 캠핑 이야기로 시작한다. 혼란스러워하던 저자는 그곳의 이름이 ‘질랜드’임을 알게 되고 뉴질랜드를 처음 발견한 네덜란드인이 네덜란드 남부 지역인 질랜드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후 저자는 이름과 기원에 대한 탐구에 깊이 빠져들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많은 단어가 저마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구독자 38만 명에 육박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 ‘Name Explain’을 운영하며, “내가 알고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가장 큰 전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는 나라 이름의 기원부터 도시와 랜드마크, 동물 이름, 역사적 칭호, 물건, 음식, 장난감 이름까지 다양하다. 독자들이 미처 몰랐던 궁금증을 자극하고, 평범한 단어들의 어원과 기원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우주 여행자를 위한 생존법’ 인류는 지구를 넘어 우주를 향한 꿈을 꾸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중국, 일본, 인도 등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주 탐사에 박차를 가하며 인류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NASA 고문이자 천체물리학자인 폴 서터는 우주가 ‘위험한 곳’이라 경고한다. 우주 방사선, 운석 충돌, 초신성, 블랙홀, 중성자별, 암흑 물질 등 수많은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위험한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우주 여행자를 위한 생존법’(오르트)에 담아 생존을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그동안 인류가 알아낸 모든 사실을 과학적으로, 그리고 유쾌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지구를 떠나면 만나게 될 ‘진공’이 과학적으로 어떤 의미인지에서부터 시작해 태양계를 벗어나, 우리은하를 벗어나 앞으로 우주의 먼 곳까지 여행할 우리가 생존을 위해 알아야 할 우주 정보들을 상세히 소개한다. 블랙홀, 일반 상대성 이론부터 쿼크와 스핀을 포함한 양자 역학의 개념까지, 인류가 밝혀낸 다양한 과학적 지식이 골고루 설명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5

신라마을서 펼쳐진 전통예술 향연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신라마을에서 선보이는 상설 공연 ‘일요향악: 가무백희’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주목 받고 있다. 이 공연은 전통 음악과 춤을 중심으로 한 다채로운 무대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1시 30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신라마을에는 전통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무대를 즐기기 위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모였다. ‘일요향악: 가무백희’는 전통예술 콘텐츠의 가치 확산과 야외 공간 활성화를 위해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두 번째 일요일에 열리는 상설 야외 공연이다. ‘만화방창 화림중’ 이라는 주제의 이번 5월 공연은 대북 오프닝을 시작으로 가야금병창 ‘인생백년’, 심청가 ‘화초타령’ , 판소리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 택견 공연, 성주풀이, 오북춤 등 다양한 무대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 전부터 신라마을 현장에는 유모차를 끈 가족 단위의 방문객과 사진 촬영을 즐기는 관람객, 박수와 추임새로 공연을 증기는 시민들로 북적이며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문화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2회 차 공연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 주셔서 매우 기쁘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바란다”며 “앞으로도 전통예술이 일상 속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꾸준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공연은 오는 6월 8일 오후 1시 30분 같은 장소인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신라마을에서 열릴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4

100회 맞은 학이사독서아카데미 ‘독서토론 기념식’ 연다

학이사독서아카데미 수료생으로 구성된 독서동아리 ‘책으로 노는 사람들’이 독서토론 100회를 맞아 기념식을 연다. 19일 오후 7시에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다목적홀에서는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회원과 독서에 관심 있는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회원들의 서평을 발표하는 서평잡지 ‘책 노린 책’ 2호 출간 기념 북토크와 시낭송, 특강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행사장에는 회원들이 펴낸 공동 서평집과 개인 저서 50여 권도 함께 전시한다. 독서동아리 ‘책으로 노는 사람들’은 도서출판 학이사가 지역의 독서운동 활성화를 위해 운영하는 학이사독서아카데미 서평교실(원장 문무학 시인)을 수료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학이사독서아카데미는 도서출판 학이사가 지역의 독서운동 활성화를 위해 운영하는 단체로, 현재까지 10기 150여 명을 배출했다. 김용주 회장은 “우리는 코로나 시절에도 온라인으로 독서토론을 하면서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번 100회 기념식이 책 읽는 대구 분위기 조성을 위한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에 관심 있는 시민을 초청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053) 554-3432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5-13

현대 그랜드피아노로의 발전과 구조적 관리법

피아노의 역사는 약 300년에 걸쳐 발전해왔다. 한국에서는 1900년대 초반부터 부유층과 선교사를 통해 가정용 업라이트 피아노가 도입되었으며, 본격적인 보급은 1950~60년대 이후 경제 성장과 함께 이루어졌다. 당시 그랜드피아노는 매우 드물고 고급 기기로 여겨졌다. 산업화가 진행된 1960~70년대에는 음악대학과 예술고등학교의 설립이 증가했고, 1980년대 이후로는 음악 콩쿠르, 유학, 음악교육의 열풍이 일며 그랜드피아노 수요가 급증했다. 야마하, 카와이, 슈타인웨이 등 외국산 브랜드가 수입되면서 일부 가정과 피아노 전공자들이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음악학원, 예술고, 음악대학, 문화센터, 공연장 등이 늘어나면서 그랜드피아노가 필수적으로 배치되었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수만 대의 그랜드피아노가 있다. 초기의 피아노와 현대의 그랜드피아노는 같은 건반악기지만 소리의 생성 방식과 음색이 크게 다르다. 15~17세기에는 클라비코드와 하프시코드라는 두 건반악기가 주로 사용되었다. 클라비코드는 작고 아담하며 직사각형의 납작한 형태로, 건반 수는 40~50개로 현대 피아노보다 적다. 반면 하프시코드는 현대 피아노보다 약간 작거나 비슷한 크기로, 삼각형 모양이며 무대용으로 사용되었다. 건반 수는 88개보다 적지만 화려한 2단 건반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 두 악기는 각각 음역과 소리 제한, 그리고 터치에 따른 음량 조절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어 새로운 악기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700년경, 이탈리아의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는 최초의 피아노를 발명했다. 초기 명칭은 ‘gravicembalo col piano e forte’(여리고 강하게 소리나는 건반악기)로, 해머로 줄을 때려 소리를 내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터치 강도에 따라 음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18세기에는 포르테피아노가 유럽 전역에 확산되었고, 모차르트와 초기 베토벤의 음악에 사용되었다. 당시 피아노는 현재보다 얇은 음색과 가벼운 터치를 가졌다. 산업혁명과 기술 발달로 19세기에는 더 강한 해머, 88개의 음역, 발전된 페달 시스템이 도입되어 대형 콘서트홀에서도 사용 가능해졌다. 이 시기에 슈타인웨이(Steinway & Sons)가 현대 피아노의 표준을 정립했다. 20세기에는 슈타인웨이, 야마하, 카와이 등의 브랜드에서 고급 모델을 제작하며 피아노의 완성도를 높였다. 피아노는 표현력 확장을 통해 기술과 음악의 발전을 이끌었고, 현재의 웅장하고 정교한 그랜드피아노로 발전했다. 피아노를 깨끗이 관리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건반은 부드러운 천에 미지근한 물을 묻혀 한 방향으로 닦은 후, 마른 천으로 즉시 물기를 제거한다. 외부 청소는 부드러운 먼지 털이나 극세사 천으로 가볍게 닦고, 피아노 전용 광택제를 소량 천에 묻혀 부드럽게 닦아준다.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습도는40~60%를 유지하고, 직사광선이나 난방기 근처에 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랜드피아노의 내부 청소는 다소 어렵다. 사운드보드(음향판)는 피아노의 톤과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사운드보드는 얇고 넓은 나무판으로, 두께는 약 8~10mm이다. 브릿지라는 나무 막대 위에 줄들이 지나가며, 이 브릿지가 현의 진동을 사운드보드에 전달해 공명을 유도한다. 문제는 이 줄들 사이를 청소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운드보드를 오래 청소하지 않으면 먼지나 이물질이 쌓여 공명이 방해되고 소리가 둔해질 수 있다. 먼지는 습기를 머금어 곰팡이나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오래된 피아노 내부에는 해충이 서식할 수 있다. 먼지와 습기가 결합하면 금속 부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사운드보드의 곡률이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최소 1년에 2번, 봄과 가을에 청소를 추천하며, 공공장소나 학원은 3~4개월마다 청소하는 것이 좋다. 청소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조율은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해주어야 하며, 새 피아노의 경우 현이 안정되기까지 1년간은 2회 정도 조율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율 시기에 맞춰 조율사에게 내부 점검과 청소를 함께 의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백 년 동안 장인들의 노력과 기술로 발전해 온 피아노는 단순한 악기를 넘어서 하나의 예술 작품과 같다.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운 악기가 오랜 시간 제 소리를 잃지 않도록, 우리는 정성 어린 관리로 그 가치를 지켜가야 한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5-05-13

프랑스·이탈리아 ‘열정과 낭만의 밤’으로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다. 바로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제216회 정기연주회. 이번 공연의 테마는 ‘프렌치 토스트와 에스프레소’다. 이 공연에는 섬세하고 드라마틱한 지휘로 잘 알려진 여자경 대전시향 상임지휘자가 객원지휘자로 지휘봉을 잡고 첼리스트 이호찬이 협연한다. 이호찬 은 ‘음악 영재’ 산실인 ‘금호영재 콘서트’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오사카국제콩쿠르 현악부 전체 1위 등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실력파 연주자다. 두 거장의 조화로운 연주가 기대되는 무대다. 연주회는 프랑스 작곡가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서곡을 시작으로 오펜바흐의 군대 풍으로 알려진 ‘첼로 협주곡 G장조’를 선보인다. ‘천국과 지옥’ 서곡은 그리스 신화 속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오펜바흐는 이를 현대적이고 풍자적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올림포스의 신들과 다른 신들을 세속적인 인간으로 묘사하며 당시 프랑스 상류사회의 경박함을 비판한다. 이 곡에는 유명한 춤곡 ‘캉캉’이 포함돼 있어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클래식 음악 중 하나다. ‘첼로 협주곡’은 ‘군대풍’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으며, 독특한 리듬과 멜로디가 특징이다. 오펜바흐의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협연자인 이호찬은 독일 함부르크 음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이후 음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중앙음악콩쿠르, 오사카국제콩쿠르 현악부 전체 1위 및 특별상 등 국내외 콩쿠르에서 다수 입상했으며, 금호영재콘서트 시리즈로 데뷔한 후 통영국제음악제와 평창대관령음악제 등 국내외 음악제에 초청받았다. 현재는 스테이지원 아티스트로서 아더(Ader) 첼로 콰르텟 리더 및 책가옥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오늘도 서초동’을 운영하며 전문연주자와 기획자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공연의 대미는 멘델스존의 대표작인 ‘교향곡 4번 이탈리아’로 장식된다. 이 작품은 1829년부터 1831년까지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며, 특히 모차르트적인 명쾌함과 남부 이탈리아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특징이다. 1833년 멘델스존의 지휘로 초연된 이 교향곡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포항시향을 객원지휘하는 여자경 지휘자는 수원국제지휘콩쿠르와 프로코피예프 국제지휘콩쿠르 수상자이자 제55회 난파음악상 수상자로, 관객과 연주자 모두와의 뛰어난 소통 능력으로 국내외 클래식 무대에서 주목받는 지휘자다. 포항시향 윤효섭 공연 기획 담당자는 “이번 정기연주회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클래식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친숙한 곡들로 꾸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우아한 낭만성과 열정적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두 나라의 섬세함과 생동감을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3

퇴계 이황의 활인심방, 세계로 향하다

조선 후기 대표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의 건강 체조법인 ‘활인심방’이 한류 콘텐츠로 제작된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퇴계 이황 선생의 건강 체조법으로 유명한 ‘활인심방’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5월부터 콘텐츠 고도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안동시 관광 거점도시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에는 ‘활인심방’ 원본 자료를 기반으로 전문가들이 면밀한 고증을 거쳐 영상을 복원하고 재구성했다. 현재 완성된 영상은 한국국학진흥원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이 콘텐츠를 해외용으로 제작해 한류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용 영상은 기존의 국내용과는 달리 도산서원 앞 시사단(영남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치른 장소)을 배경으로 촬영되며,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외국인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주요 3개 국어(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자막과 내레이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는 활인심방 한류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대중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10월에는 도산서원 전교당에서 ‘활인심방 현장 체험’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도산서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제공하는 의복을 입고 강사의 지도 아래 활인심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참가자들은 퇴계 선생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에서 선비들의 심신 수련 과정을 체험하며, 활인심방의 효과와 동작에 담긴 의미를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그램은 9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운영된다. 이 외에도 한국국학진흥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활인심방 연수 프로그램, 해외 보급 프로그램, 사무실에서의 활인심방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 중이다. 정종섭 원장은 “활인심방은 퇴계 이황 선생이 남긴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이다. 활인심방이 현대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미래지향적 콘텐츠이자,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3

포항문화재단, 생활문화 통합지원사업 판플러스 공모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포항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시민들의 문화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2025 포항생활문화 활성화 지원 판플러스 사업’의 통합공모를 오는 23일까지 진행한다. 이 공모는 시민 누구나 문화 활동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화 활동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 생활문화 지원사업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포동포동’, ‘삼세판’ 등 생활 문화 관련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참여자 유형에 따라 배움형, 공동기획형, 활동가형으로 구분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배움형’은 문화예술 전문 강사와 함께 기초 역량을 키우고자 하는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유형으로, 문화예술에 관심은 있으나 경험이 적은 시민 커뮤니티에 적합하다. ‘공동기획형’은 포항 지역 자원이나 현안에 관심을 가진 3인 이상의 시민 커뮤니티가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생활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 이슈를 함께 풀어가는 실천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활동가형’은 앞선 두 유형의 활동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지원할 시민 활동가를 모집한다.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역할로 지역 내 생활문화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사업설명회는 15일 오후 7시 문화예술팩토리에서 열리며,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설명회에서는 공모 유형별 주요 내용과 신청 조건, 심사 기준 등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제공된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판플러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생활 문화의 장을 마련하고 협력과 성장의 가치를 더한 사업”이라며 “이번 공모로 자생적 문화 생태계 조성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청 서류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접수는 16일부터 23일까지 이메일로 진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2

포항 문학전문서점 ‘책방 수북’ 올 상주작가에 전은주 동화작가

포항 문학전문서점 책방 수북이 지난해 이어 ‘2025년 문학기반시설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올해 상주작가로 전은주 동화작가를 위촉했다. ‘인형병원’으로 우리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족상을 제시한 전은주 동화작가는 2018년 월간문학 동화부문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 전은주 동화작가는 “책임감의 무게로 상주작가 지원을 망설였으나, 용기를 내어 도전했다”며 “책방수북은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문학전문서점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귀한 공간이다. 평소 애정하던 공간의 작가로 선정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주어진 시간동안 다양한 시민들을 만날 생각이며 작가로서 성취도 수북하게 쌓아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책방 수북은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전은주 작가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청소년 소설을 함께 읽으며 학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을 돕는 ‘청소년 소설로 우리 아이 읽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책과 영상으로 풀여낼 여름방학특강프로그램 ‘지구야, 사랑해’, 주말 저녁 책방에서 책 한 권을 읽는 ‘독서야(夜)’,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이나 이야깃거리를 글로 써보는 창작프로그램 ‘끄적끄적 사는 이야기’, 도전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인생 책 필사’ 등 전 연령층이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문학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문학 작가가 문학 기반 시설에 상주하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학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지역 문학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그램 관련 자세한 사항은 책방수북 홈페이지(https://dsbook.modoo.at/)를 참고하거나 전화(010-7675-1490)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2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 담다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 큰 꽃다발을 든 어린 소녀와 그 머리 위에 앉은 작은새…’ ‘하얀 무명 저고리를 입고 따뜻한 볕이 잘 드는 여느 집 흙 담벼락에 동네 강아지를 안고 서 있는 소녀…젖먹이 동생을 업고 있는 누이의 귓가에 꽂힌 진달래가 처연하다.’   소박하고 서정적인 색채와 표현으로 그리움을 그리는 이혜민 작가의 초대전 ‘그리움,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전이 오는 31일까지 포항 갤러리 상생에서 열린다. 이혜민 작가는 서정적이고 섬세한 색채로 ‘그리움’을 표현하며, 관람객들에게 잃어버린 유년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그는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주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감성을 작품에 담는다. 전통적인 한국의 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관람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선보인다.  정종식 갤러리 상생 대표는 이혜민 작가의 전시를 소개하며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내재된 감정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그리움과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혜민 작가는 1954년생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199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스물여섯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의 작품에는 흙담, 메밀밭, 진달래꽃, 개나리 등의 풍경과 사랑스럽고 수줍은 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며, 이는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25점의 작품이 소개되며, 이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풍경과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그리워하는 노년의 작가의 순수함과 따뜻함을 담고 있다. 이혜민 작가는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 잃어버린 유년 시절의 순수와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관람객들에게 고향, 꿈, 사랑, 슬픔, 추억 등을 전달한다. 향토적 색채와 질감, 세밀한 소재 표현, 절제된 화면은 승화된 미의식을 제공한다. 그는 자신의 ‘그리움(情)’ 시리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림 속 아이는 내 누이들이자 어린 시절 친구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제 작품을 본 대부분 사람이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저에게 그림 속 아이가 누구냐고 물어도 결국 그들은 작품 속에서 자신을 보게 된다. 그림 앞에서 사람들은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가며, 그 시절의 순수했던 눈빛을 떠올리게 된다.” 또한, 이혜민 작가는 “어린 시절은 매우 따뜻했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순박한 시기였다. 제 그림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굳이 어렵게 만들고 싶지 않다. 관객들이 제 그림을 보자마자 바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비록 제가 의도한 주제와 다를지라도, 그들이 스스로 감동적인 요소를 찾아내고 즐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2

사유원 갤러리 곡신 첫 전시 사진작가 민병헌 개인전

대구시 군위군 부계면에 위치한 사립수목원인 사유원이 갤러리 곡신을 개관하며 첫 번째 전시로 오는 7월 27일까지 민병헌 사진작가의 개인전 ‘The Contemplation in Gray’를 선보인다. 민병헌 작가는 지난 40년 이상 한국 현대 사진예술의 미학적 확장을 이끌어온 대표 작가로,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사진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고유한 태도를 정립해왔다. 그의 흑백 사진은 단순한 풍경과 사물의 재현을 넘어 내면의 풍경과 정서적 파장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민병헌의 대표작 10점을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SFMOMA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민병헌 작가는 이번 전시 를 통해 ‘Deep fog’(1999), ‘Snow land’(2010), ‘Waterfall’(2009), ‘남녘유람’(2020) 등 총 1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그의 초기작 스트레이트 다큐멘터리 사진부터 미발표 작품들, 최근의 작업까지 사진가 민병헌의 사진 인생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된 시대에도 아날로그 방식의 필름 사진과 젤라틴 실버 프린트로 촬영부터 인화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고집해 단 몇 점의 에디션만 제작되는 그의 작품들은 사진을 넘어 회화적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섬세한 흑백의 결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민병헌 그레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사유원 측은 “오랜 시간 축적된 민병헌 작가의 계조와 명암이 사유원이 품은 자연과 만나며, 사진과 공간이 서로의 깊이를 비추는 시간을 만들어낼 예정”이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사유원은 자연과 현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수목원으로, ‘생각하는 정원’이라는 이름처럼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함께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다. 2021년 9월 대구광역시 군위군 부계면 창평리 팔공산 자락에 문을 열었으며, 총면적 33만 580㎡(10만 평), 건축물 18곳, 산책로 11개를 갖추고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알바로 시자, 오스트리아 학술예술 1급 십자훈장을 받은 한국 건축가 승효상, 조경가 정영선, 서예가 웨이량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24 우수 웰니스 관광지 77선’, ‘2024 럭셔리 관광’,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사유원의 깊은 자연성과 미학을 담아내기 위한 새로운 전시 공간 갤러리 곡신을 지난달 개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2

세계 문화예술인들 서울로…27일 ‘문화예술세계총회’

“세계 문화예술인들이 서울에 모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예술위원회 및 문화기관 국제 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of Arts Councils and Culture Agencies·IFACCA)의 대표 행사로, 2000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시작됐다. 세계 문화예술 분야 석학, 정책 입안자, 연구원들이 모여 각국 문화예술기관의 정책 연구를 교류하고 문화예술 생태계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서울 개최는 2023년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이번 총회는 예술위와 IFACCA가 공동 주최하며, 전 세계 80여 개국의 문화부 관계자, 예술위원회 및 문화예술기관 대표, 정책 전문가, 예술가, 연구자 4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65개국, 106명의 연사가 참여하는 36개 세션을 통해 문화예술의 미래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행사는 2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공식 개막 만찬으로 시작되며, 28~30일 3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등 대학로 일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특히 28일에는 ‘한국 예술과 문화의 탄력적 미래상: 비판적 고찰’을 주제로 소설가 정세랑, 유상근 마리스트대학교 부교수,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 한국문학번역아카데미 교수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참석자들을 위해 전통과 현대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27일에는 얼트 일렉트로닉 듀오 해파리의 개막 공연이, 29일에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폐막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28일에는 리움미술관에서 동서양 미술 전시회가 진행된다. 참가 등록은 18일까지 공식 홈페이지(www.artsummit.org)에서 가능하며, 28~30일 오전 세션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정병국 예술위원장은 “한국의 문화적 토대를 바탕으로 각국 전문가들과 함께 문화예술의 미래를 모색하고, 그 성과가 문화예술 현장에 환류되는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2

포항문화재단, 생활문화 통합지원사업 판플러스 공모…23일까지 접수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2025 포항생활문화 활성화 지원 판플러스 사업’의 통합공모를 오는 23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공모는 시민 누구나 문화 활동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화 활동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 생활문화 지원사업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포동포동’, ‘삼세판’ 등 생활 문화 관련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참여자 유형에 따라 △배움형 △공동기획형 △활동가형으로 구분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배움형’은 문화예술 전문 강사와 함께 기초 역량을 키우고자 하는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유형으로, 문화예술에 관심은 있으나 경험이 적은 시민 커뮤니티에 적합하다. ‘공동기획형’은 포항 지역 자원이나 현안에 관심을 가진 3인 이상의 시민 커뮤니티가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생활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 이슈를 함께 풀어가는 실천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활동가형’은 앞선 두 유형의 활동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지원할 시민 활동가를 모집한다.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역할로 지역 내 생활문화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사업설명회는 오는 15일 오후 7시 문화예술팩토리에서 열리며,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설명회에서는 공모 유형별 주요 내용과 신청 조건, 심사 기준 등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이뤄질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판플러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생활 문화의 장을 마련하고, 여기에 ‘협력과 성장’이라는 플러스 가치를 더한 사업”이라며 “이번 공모로 자생적 문화 생태계 조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청 서류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접수는 오는 16일부터 23일까지 이메일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시민문화팀(054-289-7825) 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1

포항문화재단, 9억여 원 유치… 지역 문화예술에 새 활력

“시민 모두가 문화예술 향유로 행복한 문화예술 도시 포항!” 포항시 출자출연 기관인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문화예술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시민 문화기본권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 포항문화재단은 올해 들어 4월까지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총 9억2000여만 원의 국·도비를 직접 확보하며,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됐다. 재단은 공연, 전시, 문화예술교육, 영화관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공모사업 15건에 선정됐으며,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3년간 연속 지원을 포함할 경우 총 10억5000여만 원의 국·도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연간 국비 확보액인 5억 원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포항문화재단의 기획력과 실행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 확보한 예산으로는 △우수 공연 유치 3건 1억 5000만 원 △문화예술교육 3건 1억6300만 원 △전시활성화 1억 원 △문화향유 확대 8000만 원 △현장예술인력 지원 1900만 원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시설 개선 1억 3600만 원 등이 포함된다. 이 외에도 전시활성화 및 예술거점사업 등 기획협력과 공간 지원 부문에서 2억7000만 원의 간접 예산도 추가 확보하며 총 13억 2000만 원 규모의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게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업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한 ‘2025 지역 전시 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숨 쉬는 기계’ 전시가 있다. 철강과 과학기술 도시로 성장해온 포항의 정체성을 인공지능(AI), 미디어아트, 키네틱 아트 등 기술 기반 융합예술로 재해석한 기획전으로, 국비 1억 원을 확보했다.  이 전시는 지역 미술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의 미술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사업으로 재단은 국가산업단지 지역 특화형 전시 분야에 공모해 총 68건 신청 중 선정된 17건에 포함돼 기획력을 평가받았다. 또한 기술과 인간, 도시 사이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탐색하며, 도시가 품은 이야기를 창의적 방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재단 측은 “지역의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낸 기획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역 기반의 콘텐츠를 통해 포항이 환동해 문화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는 김진우 총괄기획자와 총 15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인공지능으로 창작된 노진아의 ‘로봇 1의 초상’을 비롯해, AI 기반의 신교명, 키네틱 아트의 한승구, 지역 설치미술가 안효찬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해 전시의 풍성함을 더한다.  전시는 오는 9월부터 약 2개월간 과거 냉동창고를 개조한 복합문화공간 동빈문화창고1969에서 열릴 예정이다.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인디플러스 포항이 영화진흥위원회가 주관하는 2025년도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공모 선정으로 인디플러스 포항은 운영비 9600만 원과 시설비 4000만 원, 총 1억 3600만 원의 국비 지원을 확보하게 됐다.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은 전국의 독립영화 상영관을 대상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매년 실시하는 공모사업이다. 이번 공모에서 인디플러스 포항은 지역 거점 독립영화관으로서의 가능성과 운영계획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경북 동해안권 유일의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인 인디플러스 포항은 올해 사업을 통해 상영관 환경 개선뿐 아니라, 독립·예술영화의 정기 상영, 관객과의 대화(GV), 영화 교육 프로그램, 기획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지역의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낸 기획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역 기반의 콘텐츠를 통해 포항이 환동해 문화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또한, 재단은 올해 문화예술아카데미TF팀을 신설하고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해 온 포항지역 아동·청소년으로 구성된 ‘꿈의 오케스트라 포항’에 이어, 아동‧청소년 대상 무용예술교육사업인 ‘꿈의 무용단’이 새롭게 선정되며 문화예술교육의 선도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지역 아동·청소년의 예술적 성장 지원을 위한 ‘꿈의 무용단 포항’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2025 꿈의 무용단 운영 사업‘ 공모에 선정돼 향후 5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지도강사로는 프랑스 니스 대학원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무용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오랜 기간 청소년 무용 교육에 매진해 온 저명한 무용 전문가 김성한 감독이 참여해 지역의 아동·청소년들이 춤을 통해 자아를 탐색하고, 협력을 통해 공동체성을 함양하는 문화예술 교육을 제공한다.   재단은 이번 ‘꿈의 무용단 포항’을 현대무용과 스트릿 댄스 무상교육 제공과 오는 11월 대잠홀에서 공연 개최 등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무용 교육과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2025년 생활밀착형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가가호호(家加好好)’ 운영기관 공모에 선정돼 국비 4000만 원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에 성과를 내고 있다. ‘가가호호’ 사업에서는 조손가정, 2세대 핵가족, 부부, 부모와 자녀, 시니어,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대상으로 놀이, 미술, 심리상담, 음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유럽 미술 여행, AI 활용 창의융합예술교육 등 특강을 통해 시민들에게 특별한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지역 예술교육 단체와 포항시청소년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질을 높여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재단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문화향유 확산에 힘썼다.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에는 ‘모두의 스틸아트-점·선·면 그 너머’ 전시가 선정됐다. 이 전시는 기존 시각 중심의 스틸아트 작품을 촉각 중심으로 재구성해 누구나 만지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경북권에서는 유일하게 8000만 원의 국비를 확보해, 오는 9월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성과는 단순한 예산 확보를 넘어, 포항시민의 문화 접근성과 예술 다양성 확대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도 기획력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1

포항문화재단, 4개월 만에 국·도비 9억 2000만원 유치 쾌거…문화예술생태계 활성화 박차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총 9억2000여만 원의 국·도비를 직접 확보하며,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재단은 공연, 전시, 문화예술교육, 영화관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공모사업 15건에 선정됐으며,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3년간 연속 지원을 포함할 경우 총 10억5000여만 원의 국·도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국비 확보액인 5억 원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포항문화재단의 기획력과 실행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 확보한 예산으로는 △우수 공연 유치 3건 1억 5000만 원 △문화예술교육 3건 1억6300만 원 △전시활성화 1억 원 △문화향유 확대 8000만 원 △현장예술인력 지원 1900만 원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시설 개선 1억 3600만 원 등이 포함된다. 이 외에도 전시활성화 및 예술거점사업 등 기획협력과 공간 지원 부문에서 2억7000만 원의 간접 예산도 추가 확보하며 총 13억 2000만 원 규모의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게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업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한 ‘2025 지역 전시 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숨 쉬는 기계’ 전시가 있다. 철강과 과학기술 도시로 성장해온 포항의 정체성을 인공지능(AI), 미디어 아트, 키네틱아트 등 기술기반 융합예술로 재해석한 기획전으로, 국비 1억 원을 확보했다. 또한, 포항문화재단이 13년간 운영해 온 ‘꿈의 오케스트라’에 이어, 아동‧청소년 대상 무용예술교육사업인 ‘꿈의 무용단’이 새롭게 선정되며 문화예술교육의 선도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이외에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문화향유 확산에 힘썼다.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에는 ‘모두의 스틸아트 - 점·선·면 그 너머’ 전시가 선정됐다. 이 전시는 기존 시각 중심의 스틸아트 작품을 촉각 중심으로 재구성해 누구나 만지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경북권에서는 유일하게 8000만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성과는 단순한 예산 확보를 넘어, 포항시민의 문화 접근성과 예술 다양성 확대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도 기획력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공모사업은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등에서 주관한 사업들로, 포항문화재단은 총 13건의 직‧간접 사업 선정을 통해 전국 문화기관 중에서도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9

새 교황에 ‘첫 미국 출신’ 프레보스트 추기경…교황명 레오 14세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 출신의 교황이 탄생했다.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은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을 선출했다.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이틀만이자, 네 번째 투표 만에 결정됐다. 그가 앞으로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가톨릭에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한다. 그 이름이 주는 이미지처럼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1955년생으로 미국 시카고 태생인 레오 14세 교황은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이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서 교황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2015년 페루 시민권도 취득하고 같은 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미국인이면서도 빈민가 등 변방에서 사목한 그의 발자취가 교황 선출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명 ‘레오 14세’는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3세 교황(재위 1878-1903)을 계승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새 교황이 탄생한 건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7일 만이다. 교황 즉위 미사는 일반적으로 선출 후 일주일 내에 이뤄진다. 레오 14세 교황은선 출 다음 날인 9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과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오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의 발코니에서 첫 축복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12일에는 전 세계 언론인과 첫 공식 대면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9

판사는 왜 억압에 동조하는가 ‘정의를 배반한 판사들’ 출간

세계적인 법철학자 한스 페터 그라베르 교수는 그의 저서 ‘정의를 배반한 판사들’(진실의힘)에서 사법부가 정권에 협력해 국민의 인권을 침해한 현실을 고발한다. 나치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미국과 영국 등의 사례를 통해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이자 인권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 현상을 분석하며, 판사들이 권위주의 정부에 동조하는 이유를 다각도로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법률이 그 자율성을 어떻게 흔들고 공격하는지를 탐구하면서 그 상황에서 판사들이 겪는 문제를 몇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국가가 억압적으로 변하고 사법부가 그 억압에 기여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억압에 협력한 판사들을 법적 관점에서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그들의 행동을 도덕적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억압에 맞서도록 독려할 수 있는가?   저자는 판사들이 권위주의 정부에 동조하는 다양한 이유들을 제시한다. 압도적인 힘에 굴복, 계급적 이해관계, 직업 경력과 승진을 위한 협조 등이 있지만, 이러한 이유만으로는 법치주의의 본질을 훼손하는 상황을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판사가 본질적으로 법의 권위에 복종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권위주의 정권이 만든 실정법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독재 정권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같은 자유주의 사회에서도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내무부 장관이 발부한 1874건의 구금 명령 사례는 행정부에 무제한 권한을 부여하고 사법심사를 무력화한 사례로 비판받는다.   저자는 “법치주의의 근본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 판사가 그 항변 수단으로 사법 면책을 이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255~256쪽)라고 하면서도 판사의 책임을 광범위하게 추궁하면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일부 학자들은 특정 법적 해석방식, 즉 올바른 법적 방법론을 선택하면 판사가 억압에 가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저자는 억압이 다양한 법적 접근방식을 통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치 독일의 판사들은 서로 다른 법적 방법론을 사용했는데도 똑같이 정권의 억압에 동조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 또한 법적 방법론이 핵심 쟁점이 아님을 보여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판사들은 입법자의 인종차별 이념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법을 해석했고, 독일 판사들은 바이마르공화국 시기의 입법 의도를 무시하면서 법이 적용되는 시점, 즉 나치 시대의 이념과 요구에 맞게 법을 해석했다.”   많은 판사가 불의와 타협한 다음, ‘차악 선택의 논리’를 펴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한다. 자신이 협력을 거부하면 정부가 더 노골적으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억압을 저지르거나, 더 순응적인 판사가 임명되어 ‘더 나쁜 상황’이 생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나치에 점령된 유럽 국가들에서도 판사들이 저항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통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억압적인 환경에서도 판사와 법원이 양심에 따라 정의를 추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주어진 재량권을 행사해 권력의 억압을 견제하거나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저자는 판사들이 불의에 가담한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이 제한적일지라도, 판사들이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자신의 판결이 미칠 영향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저자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선 판사 스스로가 형식적으로 법률을 적용하는 기계적 전문인이 아니라 도덕적 주체로 서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법률이 정한 추상적 요건과 법이론에만 매몰되어 구체적인 인간적 상황과 판결이 현실에서 가져올 결과를 무시하는 법 기술자”(439쪽)로 남기를 거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공동체 차원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켜낼 수 있는 판사를 양성하는 교육, 문화, 윤리와 제도를 고민”(439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8

지혜는 늙지 않는다… 현명해지기 위한 뇌과학 탐구

똑똑한 사람은 많아도 현명한 사람은 드물다. 나이 듦도 지혜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혜란 무엇이며 어떻게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인지 노화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달립 제스테 박사는 과학 저널리스트인 스콧 라피와 신화와 종교에서 다루던 지혜를 과학의 영역으로 옮겨와, 신경생물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지혜의 본질과 강화 방법을 탐구한다.   제스테 박사는 지혜를 일곱 가지 핵심 요소로 설명한다. 연민·공감·이타주의에서 비롯되는 ‘친사회적 행동’, 두려움이나 분노뿐 아니라 즐거움마저 다스릴 수 있는 ‘감정조절’, 갑작스러운 변화와 딜레마 속에서의 ‘결단력’, 암울한 순간마저 유머로 승화하는 ‘성찰’, 자기에게 매몰되지 않고 더 큰 것들을 감각하는 능력인 ‘영성’,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능력과 사회적 조언을 제공하는 능력 등이다. 이 중 저자가 보기에 가장 필수적인 것은 친사회적 행동이다. 실제로 인류를 생존하게 한 기술, 언어, 사회제도 등 인류의 인지 기능이 여러 사람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했다는 점에서 지혜의 본질과 맞닿아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은 지혜가 숭고하고 불가해한 것, 평생에 걸친 깨달음과 나이 듦의 결실이라는 전통적인 관념을 뒤집는다. 인간의 의식과 스트레스, 회복력과 마찬가지로 지혜 또한 생물학적 기반이 있기에 측정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지혜의 구성 요소들은 전전두피질과 편도체를 중심으로 뇌의 다양한 곳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해 생겨난다. 그래서 이 부위가 손상되면 지혜를 잃기도 한다. 1848년 미국 버몬트주 철도 공사 현장에서 사고로 전두엽이 손상된 노동자 피니어스 게이지가 ‘변덕스럽고 불손하며 참을성 없는’ 사람으로 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른 기능과 마찬가지로 지혜도 타고난 것과 만들어진 것이 뒤섞여 있다. 인간의 뇌가 이타심을 처리하는 단계에서 작동하는 신경인지 메커니즘이 친사회적 행동을 강화하게끔 진화했다고 보는 ‘이타적인 뇌 이론’, 다른 사람이 공에 맞는 것을 보고 내가 맞은 것처럼 움찔하게 하는 ‘거울 뉴런’ 세포,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자신과 타인의 정신상태를 본능적으로 구분하고 파악하는 능력인 ‘마음 이론’ 같은 여러 뇌과학·심리학 연구들은 인간이 지혜의 구성 요소들을 어느 정도는 갖고 태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35~55퍼센트이고, 나머지는 외부의 영향과 개인의 행동에 좌우된다.”고 한다.   지혜를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혜의 수준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지혜 측정 척도’가 담겼다. 이를 통해 지혜의 구성요소 각각에 점수를 매겨본 뒤 부족한 부분들을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연민’이 부족하다면 연습하면 감사 일기 쓰기, 소설 읽기, 명상 등인데, 이러한 ‘연민 훈련’을 한 사람들의 뇌에서는 실제로 긍정적 감정이나 소속감과 관련된 뇌 부위인 내측 안와전두피질과 조가비핵 등에서 활성이 나타났다. ‘감정조절’이 고민된다면 주의를 돌리는 훈련,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훈련 등을 권한다. 이런 관점에서 약물, 전자기기, 인공지능 등의 형태로 지혜를 외부에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실제로 도박장애 등을 치료하기 위해 자제력을 활성화하는 게임은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   제스테 박사는 기후 위기, 정치적 양극화, 소득 불평등 등 현대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의 전략을 제시한다. ① 감정조절이 중요하다: 당황하지 말자. 현실을 받아들이되 낙관적인 시각을 잃지 않는다. ② 힘들수록 성찰을 피하지 말자: 이겨낸 경험을 떠올리며 어떻게 대처했는지 생각한다. 그때 활용했던 것과 비슷한 전략을 세운다. ③ 친사회적 행동은 내게도 도움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타인을 돕는 사람은 힘이 나고 행복하며 덜 외롭다. 외로움 같은 스트레스의 최고 해독제는 지혜다. 연민이 특히 효과적이다. ④ 불확실성과 다양성 수용하기: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전략에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 위기를 한 방에 다 해결하는 방법 같은 건 없다. ⑤ 결단을 내려라: 갑작스러운 변화에는 다양한 도덕적 딜레마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때그때 정보를 총동원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⑥ 사회적 조언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누군가에게 조언하려면 인생에 관한 전반적 지식이 필요하다. 평소 전문가들의 말을 귀담아듣자. 조언할 일이 생겼을 때 더 나은 의견을 줄 수 있다. ⑦ 영성 기르기: 우리는 인류 전체와 동물과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을 보살펴야 한다. ⑧ 유머감각을 잃지 말자: 유머는 지혜를 만드는 요소이자 지혜가 드러나는 방식이다. 절망적 순간에도 도움이 된다. ⑨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 태도: 열린 태도를 유지해야 위기를 기회와 성장으로 바꿀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8

‘숨비기 그늘’에 담긴 인생의 서정… 김형로 시집 세번째 이야기

사냥꾼이라면 누구나 호랑이와 멧돼지 두 마리 모두를 잡아 의기양양 산을 내려오길 바란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시인들은 자신의 시 안에서 ‘서정’과 ‘서사’ 모두가 조화롭게 표현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그건 사냥꾼의 ‘호랑이 잡기’보다 더 어렵다. 신(神)은 두 가지 재주를 한 인간에게 전부 선물하는 경우가 드문 법이므로. 201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늦깎이로 문단에 나온 김형로(66)의 세 번째 시집 ‘숨비기 그늘’(삶창시선)을 펼쳐 본다. 시인에게 ‘서정’이란 자신의 개인적 감정을 객관화시켜 보편의 정서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고 인정한다면 ‘숨비기 그늘’의 첫머리에 실린 다음의 시를 읽어보자. “哭을 꽃으로 읽은 적 있다/한참을 그렇게 읽었다/뜻이 커졌다 오독이 은유가 되었다//그 후로 꽃을 보면 우는 것 같았다//꽃을 哭이라 한들/哭을 꽃이라 한들//꽃을 哭으로 읽으면/꽃은 세상을 위한 곡쟁이가 되고//哭을 꽃으로 읽으면/우는 세상이 환한 서천꽃밭 같다….” -위의 책 중 ‘우는 꽃’ 부분 죽음과 절멸 앞에서 흔히 하는 哭(곡)과 희망과 새로움을 은유하는 꽃 사이에는 아주 먼 간극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천만에. 김형로는 시를 통해 울음과 희망은 결국 하나라는 시적 진실을 포획해낸다. 재론할 필요 없는 빼어난 서정이다. 김형로의 ‘서사’는 시집의 2부와 3부에서 발현되고 있다. 제주 4·3과 1980년 광주 5·18에 문학적 촉수를 가져다댄 시인은 목적을 가진 이야기를 재료로 독자를 예술적 감흥에 이르게 한다. 예컨대 이런 대목이다.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높은 곳 아닌/낮은 곳, 가장 어두운 곳에서/어머니의 강이 흘렀다/광주를 광주답게 만든 것은 어머니들이었다….” -위의 책 중 ‘내 새끼를 왜 이러냐고’ 부분 5·18광주항쟁의 비극을 어머니의 통곡과 쏟아진 눈물이 만들어낸 강으로 형상화한 김형로는 그 비극의 극복 또한 어머니들이 해낼 것임을 낙관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서사시가 가진 드라마적 요소를 그림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역시 작지 않은 성취다. 한 권의 시집 속에 서정과 서사를 불화 없이 담아낸 ‘숨비기 그늘’을 접한 선배 시인 이승철은 “역사의 그늘에 감추어진 사람들의 신음 소리를 새롭게 발굴해냄으로써 이즈음 한국시가 잃어버린 서사를 복원하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경남 창원에서 태어난 김형로는 부산일보와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한국작가회의, 부산작가회의, 민족문학연구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시집에 앞서 ‘미륵을 묻다’ ‘백 년쯤 홀로 눈에 묻혀도 좋고’라는 시집을 냈고, 2021년엔 제주4·3평화문학상을 받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5-08

내년까지 488억 투입 국가유산 순차 복구

지난 3월 영남 지역을 강타한 대형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본 국가유산을 복구하기 위해 약 488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8일 지난달 행정안전부 등과 합동 조사한 결과 국가유산 피해를 복구하는 데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488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유산 피해를 최종 36건으로 집계했으며, 이들에 대해 순차적으로 복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이 집계한 3월 산불 국가유산 피해 현황에 따르면 국가지정유산 13건과 시·도 지정유산 23건, 총 36건이다. 유산별로는 보물 3건, 명승 4건, 천연기념물 3건, 국가민속문화유산 3건, 유형문화유산 5건, 기념물 3건, 민속문화유산 6건, 문화유산자료 9건 등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문화유산은 가치 훼손의 심각성, 시급성, 추가 훼손 방지 등 우선 순위를 고려해 유산별 세부 복구 계획을 수립한 뒤 복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불을 피해 미리 인근 박물관 등으로 긴급히 소산시킨 국보, 보물 등 동산문화유산 19건 1556점은 소유자·지자체 등과 협의를 통해 원래 보관 장소로 이동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자연유산의 경우 병충해방제, 영양공급 등 생육 개선과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가지치기와 안전지지대 설치, 지속 점검을 통한 주요한 나무들의 자연 복원 유도가 추진될 예정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이 본래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산불 뿐 아니라 풍수해 등 여러 위기 상황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유산을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온전히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8

[투데이 핫 클릭!] “톰 크루즈가 공덕동에서 치킨 먹더라”...방한 목격담 이어져

할리우드 인기 배우 톰 크루즈가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이번이 12번째 방한. 그의 ‘한국 사랑’은 이미 많은 영화팬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가 한국에 도착한 7일 밤엔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인근에서 “톰 크루즈를 봤다”는 목격담이 쏟아지면서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거길 가는 건데...”라며 아쉬움을 표하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았다. 한국 영화 시장이 팽창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배우들이 방한하는 경우는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주목받을 사건도 되지 못한다. 하지만, 톰 크루즈처럼 한 사람이 12번을 거듭 방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톰 크루즈 방한의 첫 번째 목적은 그의 신작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홍보다. 명품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자리잡은 ‘미션 임파서블’은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액션영화를 선호하는 젊은 팬들이 많은 까닭. 대중과의 접촉을 가능하면 줄이는 통상의 할리우드 배우들과 달리 톰 크루즈의 ‘대면 팬 서비스’는 호쾌하고 따뜻하기로 이름이 높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소유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톰 크루즈는 30분 가까이 공항을 찾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 촬영에도 기꺼이 응했다는 후문이다. 세계적 스타의 매력적인 웃음에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진 건 불문가지. 이날 그는 “찾는 나라마다 관광만 하지 않고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한국 방문은 언제나 내 꿈 중 하나다. 그래서 12번이나 방한한 것 아니겠나”라는 말로 가뜩이나 높은 한국에서의 인기를 더 높였다고. 방한할 때마다 서울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톰 크루즈의 ‘배회 취미’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날 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카페거리와 경의선 철길숲에 있던 영화팬들은 “톰 크루즈를 봤다.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치킨을 먹더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즐거워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5-08

포항시, ‘대체 교사 등록제’ 본격 운영 … 보육 공백 최소화 나서

포항시는 보육교사의 갑작스러운 부재 시에도 안정적인 보육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대체교사 등록제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7일 평생학습원 뱃머리학습관에서 ‘2025년 포항시 대체교사 등록제 서비스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포항시어린이집연합회(회장 김인희) 소속 분과별 임원진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어린이집 대체교사’ 제도는 보육교사가 병가, 연수, 경조사 등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대체인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에는 포항시아이누리센터 소속 대체 교사를 매월 사전 예약 방식으로 각 어린이집에 파견해 왔으나, 갑작스러운 사고나 긴급 상황에서는 유휴 인력이 없어 신속한 지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포항시는 보육 교직원의 처우 개선과 안정적인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기존 방식에 더해 대체교사 인력풀 제도를 5월부터 확대해 ‘대체교사 등록제 서비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직무수행에 적합한 인력을 사전에 확보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대체교사 인력풀은 건강검진과 보수교육 이수 여부 등을 사전에 확인해 등록된 인원 중에서 선발된다. 이를 통해 채용 심사 기간을 줄이고 보육의 연속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제도는 저출생 등으로 어린이집 휴·폐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실직한 보육교사에게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어린이집에는 신속한 인력 지원으로 교사 공백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어 교사와 학부모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학 포항시 여성가족과장은 “대체교사 등록제를 통해 보육 교직원의 부재로 인한 보육 공백을 최소화하고, 부모님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7

지역 특화 공연 창·제작지원사업 포항문화재단, 내달 5일까지공모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포항 지역 설화를 기반으로 한 창작 뮤지컬 발굴을 위해 ‘2025 지역 특화 공연 창·제작지원사업’ 공모를 오는 6월 5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공모는 전국의 문화예술단체를 대상으로 하며, 포항 고유의 이야기인 설보와 여인의 숲을 해석한 창작 뮤지컬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업을 통해 지역 고유의 스토리를 무대 콘텐츠로 확장함으로써, 포항만의 차별화된 문화콘텐츠를 육성하고자 한다. 공모 주제인 ‘여인의 숲’은 조선 말기, 포항시 북구 송라면 하송리에서 주막을 운영하며 자수성가한 김설보 여사가 마을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해 조성한 숲의 이야기다. 이 숲은 이후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주민들의 쉼터로 기능해 왔다. 포항문화재단은 이 설화를 바탕으로 지역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새로운 공연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공모에는 창작(대본 및 작곡)부터 실연(공연)까지 자체적으로 수행 가능한 국내 문화예술단체라면 참여할 수 있다. 최종 선정된 1개 단체에는 총 5500만원의 창작지원금과 함께 공연장 대관료, 전문가 컨설팅 등이 제공된다. 접수는 6월 5일 오후 4시까지 이메일(forest@phcf.or.kr)을 통해 가능하며, 제출서류 양식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공모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 이야기를 무대화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울 제작·지역 소비로 고착된 문화 생산구조를 넘어, 포항이 자체 콘텐츠를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6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사부대중과 함께하길”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대한불교 서명종 총본산 포항 원법사(주지 해운 스님)는 지난 5일 약사전 앞마당 특설무대에서 봉축법요식을 봉행하고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사부대중과 함께하기를 기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종정 운보 대종사와 주지 해운 스님, 화암 스님을 비롯해 서재원 포항시 정무특보, 김상백 시의원 등 주요 내빈과 불자 1000여 명이 참석해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봉축법요식을 진행했다. 특히 주지 해운 스님이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이운한 부처님 진신사리를 불자들이 직접 친견하며 환희심을 더했다. 또한, 시민과 어린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큰 관심을 끌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컵연등, 슈링크 열쇠고리, 단주 에코백 만들기 체험마당은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했으며, 원법사를 찾은 어린이들에게는 아이스크림, 솜사탕, 선물꾸러미 등이 제공됐다. 제2부 축하음악회에서는 포항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출연해 수준 높은 연주를 선보였고, 이어서 높은음자리 김장수와 ‘칠갑산’의 주병선 가수가 무대에 올라 불자들과 함께 봉축의 기쁨을 나눴다. 해운 스님은 “성스러운 생불의 몸을 모셔온 영광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자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 진신사리를 친견하는 모든 불자님들이 소원을 이루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05

영천 청제비, 국가유산청에서 국보 지정 예고

경북 전역에 산재한 많은 문화유산 가운데 ‘영천 청제비’가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2일 국가유산청이 신라의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와 관리 과정을 보여주는 ‘영천 청제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영천 청제비’는 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청못’에 세워진 두 개의 비석을 말한다. 1기는 청제건립비<앞면>·청제수리비<뒷면>로 청제의 건립과 수리를 기록하고 있고, 또 1기는 청제중립비다. 2기의 비석은 이 지역의 수리(물의 관리)와 관련한 제방의 조영과 수리를 비롯해 자연재해를 극복하는 당시의 토목 기술과 국가의 관리체계를 보여주는 사회·경제사적 사료로서도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다. 비석은 일반적인 받침돌(碑座)과 덮개돌(蓋石)이 없고 자연석에 내용(碑文)을 새긴것이 특징이다. 청제건립비와 청제수리비는 모양을 가다듬은 형태가 아닌 자연스러운 형태로 돌의 앞면에는 청제 건립내용을 담았고, 뒷면에는 청제 수리의 비문을 각각 새겼다. 위쪽이 얇고 아래쪽이 두꺼운 형태로, 두 면의 비문 대부분이 판독할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하게 보존되고 있는 상태다. 청제건립비(앞면)는 536년(법흥왕 23년) 2월 8일, ▨탁곡(▨乇谷)에 처음 큰 제방을 준공한 사실과 공사 규모, 동원인원, 공사 책임자, 지방민 관리자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서체는 예스럽고 비정형적이며 자유분방한 전형적인 6세기 신라 서풍을 띠고 있다. 청제수리비(뒷면)는 798년(원성왕 14년) 4월 13일 제방 수리 공사를 완료했다는 사실과 제방의 파손·수리 경과 보고 과정, 수리 규모, 공사 기간, 공사 책임자, 동원 인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청제건립비와 26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시기지만 비문은 신라 고유 서풍을 계승하고 있다. 자연석 하나에 앞뒤로 나뉘어 새겨진 청제건립·수리비는 신라 역사에서 홍수와 가뭄이 가장 빈번했던 6세기와 8세기 후반~9세기에 신라가 자연재해 극복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했던 토목공사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화유산으로 시사점이 크다. 그 옆의 청제중립비(사진 원내)는 1688년(조선 숙종 14년) 묻혀 있던 청제건립·수리비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실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청제중립비는 900여 년 뒤에 건립된 비석인데도 역시 조선시대의 일반 서체가 아닌 신라의 예스러운 서풍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올바른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겠다는 당시 건립자의 뜻이 반영되었을지도 모른다. ‘영천 청제비’는 청제의 건립 및 수리 과정, 왕실(국왕) 소유의 제방 관리와 보고 체계 등을 담고 있어, 신라의 정치 및 사회·경제적 내용을 연구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게다가, 한 비석에 시기를 달리하는 비문이 각각 기록된 희귀한 사례와 함께 조성 이래 지금까지 원위치에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는 점 등도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유산국 문화유산정책과 이연재 연구관은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영천 청제비’에 대해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각계로부터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