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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 ‘화목한 예술놀이터’ 참여자 모집

(재)포항문화재단은 2023 문화예술교육 ‘화목한 예술놀이터’의 참여자를 9일부터 26일까지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2023 문화예술교육 ‘화목한 예술놀이터는 지역의 예술교육 활성화 및 시민의 정서 함양을 제고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문화예술팩토리 3층 컬쳐라운지(포항시 북구 삼호로 36)에서 진행된다.이번 교육프로그램은 매주 화·목요일 운영되며, 아동부터 성인까지 포항시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화목한 예술놀이터’는 강좌별 15명 이내로 선착순 모집하며,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에서 신청서 다운로드 후 이메일(cpfl1678@ phcf.or.kr) 접수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이번 프로그램은 △‘포토 클래스 : 아주 특별한 한 컷’ △‘포항의 밤을 수놓은 한국화’ △‘팩토리 꼬마 크리에이터’로 총 3개의 강좌로 구성됐으며 강좌별 8-10회차, 회차별 2시간 진행된다.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또는 포항문화재단 생활문화교육팀(054-289-7874)으로 확인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팩토리는 시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진행한다”며 “이번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3

‘여름의 추억’ 8인 8색 순수의 세계로

순수수필을 지향하며 포항에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하는 포항수필사랑(회장 윤순옥)은 열여섯 번째 동인지 ‘포항수필사랑’을 출간했다. 수필이라는 장르의 특성답게 회원 저마다의 자기 성찰과 진실한 삶이 수필 동인지 안에 빼곡하게 담겨 있다.2005년 창립한 포항수필사랑의 열여섯 번째 이야기는 ‘여름’을 주제로 회원 8명의 작품, 32편을 실었다. 공동주제를 포함해 4편의 작품을 실어 8인 8색의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김순희 작가의 ‘비 오는 숲속을 걸었어’는 봄비 내리는 어느 날, 수목원을 찾아 반나절을 거닐기에 좋은 길잡이가 된다. 또한 어린 시절 추억을 회상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김은희 작가의 ‘어담지 두 장’은 전국수필대전 공모전 수상작으로 작가의 체험을 통해 문경의 한지를 소개하는 글이다. 민구식 작가의 ‘울릉도 로맨스’는 혼자 울릉도 여행에서 잠시 로맨스에 빠지는 이야기로 재미와 감동 그리고 현실이 잘 버무려진 작품이다. 사선자 작가의 ‘꽁꽁 숨겨라’는 밀주 단속에 대한 글이다. 소녀 아이였던 작가의 어렸을 적 추억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양태순 작가의 ‘사이에 빠진 날’은 한적한 산속 카페에서 꽃과 나무, 바람을 탐독하는 짧은 여유로움을 전하고 있다. 윤순옥 작가의 ‘왼손잡이’는 코로나19 백신접종에 얽힌 이야기로 무심했던 신체의 한 부분의 소중함을 다룬다. 이순혜 작가의 ‘그날은 달도 비밀도 지켰어’는 아련했던 첫서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미영 작가의 ‘더 이상 문은 녹슬지 않는다’는 ‘포항 스틸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으로 철을 통해 아버지를 기억하는 그리움이 담겨있다. 포항수필사랑은 2005년 5월 김명자, 김순희, 박은주, 양태순, 이순혜, 정미영 등 6명의 수필가가 수필 담론을 위한 동인들과 함께하는 모임의 필요성을 느끼며 창립했다. 이듬해인 2006년 7월 동인지 ‘포항수필사랑’ 창간호를 발간하고 매년 ‘특별한 주제’를 정해 동인지를 펴냈다. 꾸준한 창작활동을 펼쳐온 회원들은 전북도민일보, 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을 비롯해 포항소재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과 평보백일장 대상 등 문학상 수상과 전국 수필문예지에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포항수필사랑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또한 개인 수필집을 출간한 회원도 여럿이다.윤순옥 회장은 ‘포항수필사랑’ 그 이름만 떠올려도 얼굴은 이미 해사하다고 한다.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 늘 깨어있는 회원들 생각에, 지역 문학에도 한 획을 그을 수 있어, 오랜 시간 같이 한 독자들 생각에 설레고 웃음이 난다”며 “포항수필사랑 회원들은 공감하는 글, 생각하는 글, 따뜻한 글로 스무 번째, 서른 번째 동인지를 발간해서 사랑받는 포항수필사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3

대구에서 먼저 만나는 ‘2023 교향악축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495회 정기연주회’를 연다.이번 정기연주회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하는 ‘2023 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프로그램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프리뷰 콘서트로 진행된다.객원지휘자 박인욱의 지휘로 세계 음악계가 주목하는 피아니스트 임효선이 협연자로 나선다.첫 곡인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 기도’ 서곡은 1855년 개최된 제1회 파리만국박람회를 앞두고 위촉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13세기 시칠리아를 정복했던 프랑스 왕조에 투쟁하며 벌어진 ‘시칠리아섬의 만종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서곡은 베르디 오페라의 서곡들 중 가장 러닝타임이 길고 빼어난 곡이다. 극중의 여러 장면과 아리아들에서 흐르는 선율을 모은 것으로 독립된 관현악으로 손색이 없는 곡이다.이어 피아니스트 임효선의 협연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이 연주된다. 이 곡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협주곡으로 태교음악에서 치료음악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작품으로 특히 2악장은 귀족 출신 장교와 서커스단 소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곡이다.피날레는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제2번’이 장식한다. 시벨리우스의 개성이 잘 녹아 있는 이 작품은 시벨리우스가 남긴 7개 교향곡 중 대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으로, 핀란드의 자연 풍경과 향취가 진하게 느껴져 ‘시벨리우스의 전원 교향곡’으로 불리기도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2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 ‘클래식, 벽을 허물다’

‘클래식 음악을 국악, 발레와 콜라보하거나 대중음악을 클래식으로 녹인 음악회…. 우리나라 최고의 현악 앙상블과 함께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클래식 무대를 만난다.’국악, 무용 등과 협업해 누구나 쉽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는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가 포항 무대를 찾는다.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는 오는 22일 오후 2시, 7시 30분 두 차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클래식, 벽을 허물다’ 공연을 선보인다.국내 최고의 현악 앙상블 단체인 이 오케스트라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미국 인디애나주립대 교수)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한국의 주요 오케스트라단원과 음악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 등 17명으로 이뤄져 있다.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중장기 사업에 선정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클래식, 벽을 허물다’ 시리즈 Ⅰ-Ⅶ 총 7회의 공연 중 주요 레퍼토리 및 관객 호응도가 높았던 작품을 발전시켜 구성했다.포항 가온누리 어린이합창단과의 협연을 비롯해 거문고, 장구,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장르의 벽,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인식의 벽, 관객과의 소통의 벽 등을 허물고 음악으로 하나 되는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펼친다. 이정민 음악해설가의 재치 있는 입담과 품격있는 해설이 더해져 공연 관람의 재미를 더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1부는 완벽한 연주로 정평이 난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러시아의 대표적 민족주의 작곡가인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으로 신비롭게 무대를 연다. 이어 포항 가온누리 어린이합창단과 ‘천재 음유시인’ 고 (故) 김광석의 명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우리 희로애락을 함께 노래하는 무대가 객석을 진한 따뜻함으로 감쌀 예정이다.2부는 ‘클래식, 벽을 허물다 피날레’의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예술과의 협업 무대로 꾸며진다. 모던발레와의 연주, 영상, 조명이 함께하는 특별한 작품으로 2부의 막이 열린다.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 2악장의 연주와 함께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 이영철 안무로 빚어내는 발레공연이 객석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할 예정이다. 이어 우리나라 국악을 대표하는 허윤정의 거문고와 함께 영화·뮤지컬·국악 등의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하며 음악적 한계를 넓히는 이지수 작곡의 ‘현악 오케스트라와 거문고, 장구를 위한 아리랑 조곡’을 연주해 국악과 클래식 음악의 융합된 아름다움을 소개한다. 공연의 마지막 피날레는 이용석 작곡의 ‘K-pop의 역사’로, 한국 대중음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아이돌 음악을 1세대로부터 현재까지 오마주한 작품을 연주함으로써 대중음악과 클래식 음악이 손잡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경선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서울비르투오지 챔버오케스트라는 음악감독 이경선 인디애나주립대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뛰어난 연주자들이 이상적인 실내악 음향을 실현하고자 2015년 창단했다.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에 선정돼 클래식 음악의 폭을 넓히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완벽에 가까우면서도 예술성 높은 연주로 실내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을 통해 다양한 무대,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시도로 시대에 필요한 예술을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애쓰고 있다.한편 서울비르투오지챔버오케스트라는 21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2층 회의실에서 이화여대 김효근 교수(경영대)를 초청해 ‘아티스트-아트비즈 셀프 브랜딩 전략과 실습’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개최한다.이 워크숍에는 포항 지역 예술가와 시민, 학생 등이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2

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 순항 중 ‘4人4色 예술놀이터’ 성황리 종료

(재)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최근 서천둔치에서 지난 4월말부터 지역의 청년문화활동가 및 지역예술인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경주 문화예술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4인(人)4색(色) 예술놀이터 현곡’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배진석 경북도의원, 이철우 경주시의회 의장, 이동협 경주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정성룡·김항규·정원기·최영기·최재필 경주시의회 시의원 등 내빈과 6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축제의 장을 즐겼다.행사는 알비나무용단과 치어널스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유로스줌바댄스, 고려인 합기도, 서라벌 우리소리 예술원, 선도동어린이합창단, 행복예술단, 리틀예인무용단, 경주타악퍼포먼스연구소, YJ댄스공연단 순으로 진행됐고 식후공연으로 금장보이러브섬과 지제이키의 공연으로 마무리 됐다. 이와 더불어 퀴즈 이벤트도 진행해 참여한 시민들의 즐거움을 더했다.또한 작가 박현수, 성숙희, 박선유, 황재임, 공성규, 아트슈타인 미술학원 원생의 서양화, 동양화, 민화, 웹툰, 도예 등 다양한 작품을 야외에서 전시해 문화예술을 일상생활 속에서 더 가깝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이밖에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어린이들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현곡 내 문화재 역사문화탐방, 터링, 전통 제기만들기 및 전래놀이, 다육이 케이크 만들기를 진행했고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중고거래마켓이 함께 운영돼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형 축제가 펼쳐졌다.주낙영 경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행사는 지역의 문화예술적 자원을 바탕으로 청년문화활동가들이 콘텐츠를 직접 기획해 문화적 균형 발전을 도모 하고자 만들어진 사업”이라며 “지리적 문화소외지역까지 행사영역을 확대하여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와 접근성을 더욱 향상하겠다”고 말했다.‘경주 문화예술 르네상스’는 권역별 문화예술 활성화 사업으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문화활동가들이 경주시 7개 권역 중 한 권역을 맡아 지역주민과 소모임을 구성하고 지역예술인을 발굴하는 등 권역별 특색있는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사업이다.경주문화도시사업단은 17일 오후 4시 30분 형산강역사문화관광공원에서 진행되는 ‘더 행복 - 강동’등 6월 권역별 프로젝트를 마치고 7월 중 성과공유회를 가질 예정이며 활동가 및 시민자문단, 그리고 참여한 예술인들의 의견을 모아 하반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06-11

아름다운 금빛으로 물들인 가족의 꿈

문혜린(41) 작가는 중세 템페라 기법의 맥을 이어가는 30여 명의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템페라(tempera) 작가들 중 힙한 아티스트로 주목받는 작가다.템페라는 안료를 계란 등의 수성 용매에 섞어 만든 물감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라틴어의 ‘temperare(템페라레-안료와 매체의 혼합)’를 어원으로 하는 이 그림은 중세 유럽의 교회 미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서양에서 유화물감이 발견되기 이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재료였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물감의 특질을 통한 템페라 고유의 특성과 표현기법이 발전했던 반면에 현대미술에서는 매체의 변용을 통한 예술가 자신의 다양한 표현법 연구로 나아가는 또 다른 도구의 역할로 발전하고 있다.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템페라화(畵)로 네 번째 개인전을 여는 문혜린 작가를 10일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만났다.-템페라화에 천착하고 있다. 템페라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템페라 성화의 성스러운 황금빛에 매료되어 본격적으로 템페라화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대구가톨릭대학교 회화과 대학원 재학 시절부터였다. 당시 대학원에는 2003년부터 동경예술대학교 문화재 보존수복 유화 연구실과 회화기법 재료학과에서 전통 템페라 기법 연구를 이어가던 송중덕 교수가 귀국 후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석·박사 과정을 통해 송 교수와 함께 자연스럽게 템페라 연구와 창작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송 교수를 중심으로 결성된 황금배경템페라연구회에서 전통 템페라 연구와 순금박을 활용한 창의적 현대 템페라 기법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현재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빛과 꿈’ 주제의 이번 개인전을 소개한다면.△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술교육을 해오던 어느 날 딸과 그림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내 딸이 꾸는 꿈을 함께 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순수했던 시절의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다시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삶이 빛이 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꿈꾸지 않으면 삶의 의미가 없어지고, 계속해서 꿈을 꾸는 건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원천이 되며, 그런 꿈을 표현하는 제작 방법으로 금박이라는 매체를 사용하였다. 템페라 물감은 내 작품에 가장 어울리는 매체라고 생각한다.-템페라화란 무엇인가.△템페라 기법은 계란을 미디엄으로 하는 표현 매체로, 작업을 할 때마다 제작해 써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수용성으로 사용해 표현을 쉽고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 아크릴이나 유화에 비해 발색이 뛰어나고 세밀한 작업을 하기에 용이하다. 작업마다 원하는 다양한 안료를 구하여 새로운 물감을 제작해서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은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방식이다.-문 작가만의 특별한 기법이 있다면.△2010년부터 현재까지 금박템페라기법 연구를 이어오는 나의 작품 제작방식 중 하나인 순금박을 활용한 황금 배경 템페라 기법과 질료의 매체 탐구를 통한 실험적 요소가 담겨 있다. 캔버스 등의 지지체에 다른 순도의 금박을 사용하거나 액체형 안료 등의 다양한 연구를 시도 중이다.-황금 배경 템페라 작품 제작 과정을 알고 싶다.△고전 템페라 금박 올리기와 각인 기법의 재현과정을 위해 석회를 활용하여 지지체를 제작하고 ‘물 금박’(W ater gilding)기법으로 공정한다. 금박이 반사되어 빛나는 황금빛 부분과 어둡게 나타나는 부분이 함께 어우러져 신비하고 경쾌한 평면성을 더해준다. 금은 영원불변의 상징인 빛으로 반사되어 신비로운 이미지로 표현된다. 금박 위의 각인(刻印) 즉, 선 긋기와 펀칭기법이 주는 황금빛의 형상은 공간의 섬세함과 장엄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지지체 위에 황분 가루를 바르고 그 위에 금박을 올리고 금박작업 후 템페라를 활용하여 채색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문 작가의 황금 배경 템페라는 어떤 평가를 받는지 알려달라.△작품의 주제를 활용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중세시대 황금빛 템페라화가 기독교의 교리와 종교에 대한 경건한 태도를 반영했다면 나의 템페라화 주제는 일상에서 소중히 기록하고 싶은 가족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순수한 감성과 전통 재현을 통한 현대적 감정의 재해석이며, 기억의 풍경이 된다. 금빛의 반사와 그림자들이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형상은 마치 중세 종교화가 갖는 아우라의 차용으로 느껴진다는 평이다.-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수없이 많은 재료와 기법들이 빠르게 등장하는 현대미술 안에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주옥같은 황금배경템페라 기법을 통해 보석 같은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싶다. 그림을 감상하는 이들 모두가 꾸었던 아름다웠던 꿈을 다시금 떠올리며 현재 삶에 용기를 낼 수 있게 반짝반짝 빛나는 꿈을 꾸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11

오스트리아 빈 심포니, 대구 내한 공연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인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문 교향악단 빈 심포니.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내한공연이 열린다. 123년 역사의 빈 심포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음악의 역사를 증명하며 비엔나 특유의 독특한 사운드를 가장 이상적이고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는 오케스트라로 정평이 나있다. 현재 비엔나의 문화 대사이자 도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브루노 발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같은 거장들과 함께 했다.이번 빈 심포니의 내한 공연은 첼리스트에서 지휘자로 변신한 지휘자 장한나(41)가 지휘봉을 잡는다. 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콩쿠르에서 11살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하며 전 세계 음악계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장한나는 폭넓은 레퍼토리와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에 매료돼 2007년부터 지휘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14년 9월 BBC 프롬스에서 평단과 음악계의 극찬과 함께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으며 2013/14 시즌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맺고 2017년 9월부터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을 맡고 있으며 2022/2023 시즌 독일 함부르크 심포니 수석 객원 지휘자로 새롭게 임명됐다. 2015년 BBC 뮤직 매거진 선정 ‘현재 최고의 여성지휘자 19인’에 이름을 올렸다.협연자로는 피아노 올림픽으로 불리며 5년 만에 열리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2021년도 우승자이자 잘 다듬어진 테크닉과 깊이 있는 곡의 해석 능력, 그리고 이를 표현해내는 정교한 연주로 평단과 청중에게 극찬을 받고 있는 브루스 리우가 연주하며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을 들려줄 예정이다.이번 무대는 모두 베토벤의 작품으로 구성, ‘베토벤 음악’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베토벤이 남긴 다섯 편의 피아노 협주곡 중 세 번째로 작곡된 곡으로 그의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한 단조 협주곡이며 베토벤의 강렬한 개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작품이자 피아노 협주곡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 ‘피아노 협주곡 제3번 Op. 37’과 ‘영웅’이라는 부제로 잘 알려진 ‘교향곡 제3번 Op. 55’를 선보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7

가족인형극 ‘연희도깨비’ 온다

(재)포항문화재단은 ‘2023 키즈 페스타 in 포항’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으로 오는 10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가족인형극 ‘연희도깨비’를 선보인다.‘2023 키즈 페스타 in 포항’ 시리즈는 현재 어린이 공연계에서 주목받는 우수공연 4편을 초청해 관내 어린이와 가족 대상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그중 ‘연희도깨비’는 전래동화 ‘흥부놀부’ 및 ‘도깨비와 개암나무’를 각색한 창작 인형극으로 2021년 춘천인형극제, 2022년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 2023년 국립국악원에 초청된 바 있다. 이번 포항 공연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3 공연유통협력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를 일부 지원받았다.‘연희도깨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뿔이 달린 얼굴에 도깨비방망이를 든 모습의 일본 ‘오니’와 혼용돼 알려진 ‘한국의 도깨비’ 모습을 바로잡고 그 진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연희공방 음마갱깽’이 출연해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의 ‘덜미’를 기반으로 한 흥겨운 국악 연주와 상모돌리기, 버나 등 다양한 전통 연희를 선보임과 동시에 프로젝션 맵핑, 애니메이션 등 현대적 감각을 살린 연출, 신나는 장단 구음과 흥겨운 추임새로 주고받는 관객참여를 통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가족인형극 ‘연희도깨비’의 관람료는 전석 1만5천원으로 다양한 할인이 제공되며 36개월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예매는 티켓링크 홈페이지와 전화(1588-7890)로 하면 된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가족인형극 연희도깨비를 통해 공연장을 방문한 관람객 모두에게 흥겹고 유익한 시간이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이 마련한 ‘2023 키즈 페스타 in 포항’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은 오는 8월 19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선보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의 ‘깔깔나무’로, 우리가 잊지 말고 지켜야 할 소중한 삶의 가치와 자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인형 음악극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7

기계에 밀린 존엄·생명·삶우리는 그들을 앵글에 담는다

“기계에 잃어버린 우리의 존엄·생명·삶…. 우리는 그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풍경들의 낭만과 느림, 소박함을 그려내지만, 한편에는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도 있다.”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모임인 포스(Phos·회장 박원근)가 7일부터 10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제20회 회원전을 열고 있다.올해로 창립 21주년을 맞는 포스는 매년 독특한 주제를 찾아 작품 전시회를 여는 등 지역에서 호평받는 꽤 유명한 사진 단체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영국, 김이현, 박원근, 이다나, 조상우, 최창호, 한입분 등 꾸준히 창작활동을 넓혀온 7명의 회원이 지난 한 해 동안 촬영한 50여 점의 흑백, 컬러 사진 작품이 관객을 맞는다. 포항 신광·기계를 비롯 경주, 영덕, 성주를 넘어 충북 옥천 등 전국 곳곳에서 만난 풍경들이 고스란히 카메라 렌즈에 담겼다.‘고향 이야기’·‘벽화마을’·‘경주의 역’·‘아스팔트 위의 화석’·‘적외선 풍경’·‘발길이 머무는 곳’·‘돌담’ 등 회원 각각의 주제로 앵글에 담아낸 희망을 노래하는 다채로운 작품 관람을 통해 ‘사진’이 주는 묘미를 흠뻑 느낄 수 있다. 가뭇없이 사라지는 기차역에 대한 소회가 담긴 기록 사진, 논에서 소에 쟁기를 걸어 써래질을 하는 순후한 농부의 삶, 적외선 촬영으로 단순한 모노 톤으로 표현한 느티나무들이 반갑게 관객과 만난다.수만 년 전 생명체들이 퇴적물에 묻혀 우리에게 그 존재를 보여주듯, 지금은 아스팔트 위에서 로드킬 당한 곤충·나무·새·벌레들이 화석이 돼 그 흔적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창립 2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지도 고문인 김훈 사진작가의 작품이 찬조 출품돼 스승과 제자 간의 끈끈한 정을 다지는 특별한 의미도 지닌다.그리스어로 Photo의 어원이자 ‘빛’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Phos(포스)는 2002년 포항에서 사진을 통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창립됐다. 회원들은 자체 제작한 교재를 통해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사진가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촬영, 현상, 인화 테크닉은 물론 각자의 작품세계를 통해 독자적인 개성의 영역을 추구하고 현대사진의 올바른 이해와 사진의 표현 방법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매년 정기 회원전과 강연회, 동아리 교류전 등을 통해 자기 발전과 사진 창작활동에 확장을 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7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된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해안 주상절리가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문화재청은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고 7일 예고했다.주상절리는 화산 활동 중 지하에 남아있는 마그마가 식는 과정에서 수축하고 갈라져 만들어진 화산암 기둥이 무리 지어 있는 것을 뜻한다.국내에서는 제주 중문·대포 해안 주상절리대,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무등산 주상절리대 등 4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는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형태라 주목할 만하다.섬 전체로 보면 육각 혹은 오각형 형태의 수직 주상절리와 수평 주상절리 등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주상절리 기둥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마치 3∼4개의 섬으로 나뉘어져 있는 듯 하나, 주상절리의 방향과 모양이 서로 연결돼 연속적으로 분포하며 내부에 단절된 면이 없다.문화재청은 “한 덩어리의 주상절리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방파제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서 검은빛을 띠는 섬이라 주변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답다”고 설명했다.포항 오도리 주상절리는 포항·경주·울산 지역의 주상절리와 같이 신생대 제3기 화산암인 것으로 추정된다.문화재청 관계자는 “2천300만 년 전부터 한반도에 붙어 있던 일본 열도가 떨어져 나가고 동해가 열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화산 활동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포항 오도리 주상절리는 지질학적 가치가 높고, 해안 지형의 진화 과정을 볼 수있다는 점에서 교육 자료로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검토를 거쳐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윤희정기자

2023-06-07

대구오페라하우스 20주년 ‘콘서트 시리즈’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4차례 성악 공연으로 구성된 특별 콘서트‘골든 보이스 시리즈(Golden Voice Series)’를 선보인다.‘골든 (Golden)’의 의미처럼 ‘황금’같이 빛나는 소리를 가진 대구 성악인들과 함께 준비한 이번 시리즈는‘바리톤베이스 콘서트’, ‘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 콘서트’, ‘테너 콘서트’, ‘20주년 기념콘서트’ 등으로 구성된다.첫 무대인 ‘바리톤베이스 콘서트’는 오는 9일 오후 7시 30분 오페라하우스에서 개최된다.바리톤 박정환과 서정혁, 오승용과 임봉석, 제상철과 베이스 김동호, 윤성우 등 무대에서 활발하게 노래하고 있는 성악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피아니스트 최혜지의 반주로 진행될 이번 콘서트는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맥베스’, ‘돈 조반니’, ‘가면무도회’, ‘리골레토’ 등 유명 오페라 속 열네 곡의 아리아들로 구성돼 있으며, 바리톤과 베이스의 중후한 음색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바리톤베이스 콘서트’의 입장권은 2만원에서 5만원까지로, 다양한 할인을 적용할 수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http://www.daeguoperahouse.org)와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를 통한 온라인 예매 및 전화(1661-5946)예매가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6

“도라지정과, 경주 대표 전통음식 만들 것”

“도라지는 홍삼과 견줘도 효능이 뒤떨어지지 않는 임산물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생소합니다. 해외시장을 개척하여 외국에도 도라지의 효능과 품격있고 몸에도 좋은 한국의 디저트를 널리 알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은 물론이고 베트남과 캐나다에서도 도라지가 호흡기 질환 예방과 면역기능의 향상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더불어 가공식품인 도라지정과와 도라지청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케이 포레스트 푸드(K-forest food)를 대표하는 품질 좋은 제품을 수출해서 한국의 임산물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도라지는 한식 밥상에 오랫동안 함께 한 식재료다. 건강에도 좋고, 재배와 저장에 용이해 옛 선조들이 귀하게 여겼다. 조선의 조리서에도 도라지를 주재료로 한 음식이 많다. 그러나 도라지는 그저 나물이나 무침 등의 반찬으로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과일을 오랜 시간 당에 끓여 정과로 만들면 훌륭한 간식이 되듯이 우리의 식재료 도라지로 한국의 대표 간식 도라지정과를 만드는 농업회사법인 서가의 염미숙 대표를 만나 도라지에 대한 무한애정을 들어봤다.-도라지정과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20대부터 경주의 치술령 끝자락 석계에서 25년간 식당을 운영했다. 요식업을 하면서 우리의 전통음식 공부를 꾸준히 했다. 한식이나 폐백, 다도, 사찰음식, 전통주 등의 전통음식을 배우다 궁중음식의 우수성을 알게 되었다. 이때 배운 도라지정과를 손님들에게 후식으로 제공했더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 이것만 따로 만들어도 좋은 사업이 되리라 판단했다. 2017년 서가를 설립하면서 도라지 가공식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9년 서가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하였다. 100% 국산도라지만을 재료로 쓰는데 이곳 경주는 물론 경북은 좋은 도라지를 생산해서 공급하는데 최적지였다.-앞서 코로나19 이후 도라지정과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졌다고 했는데?△회사를 설립하고 2년만에 코로나19가 닥쳤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판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온라인 판매로 무게 중심을 옮긴 전략이 통했다. 현재 서가의 주된 판로는 온라인으로 매출액의 80% 정도가 온라인 실적이다.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 네이버스토어, 아이디어스, 11번가 등에서 판매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미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약 5천600만원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해외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국내외식품박람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도라지정과 제조과정을 알고 싶다.△정과는 고려 시대부터 명절이나 잔치에나 먹던 귀한 간식으로 당에 오랫동안 졸여, 재료 특유의 향과 은은한 단맛이 살아 있다.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으로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이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한국의 전통디저트로 제조하고 싶었다. 도라지정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원료인 도라지다. 경주 도라지 외에도 도라지 주산지로 알려진 경북 예천과 안동, 경기도 여주에서 생산되는 3년산 도라지만을 사용한다. 1~2년산으로 만들면 육질이 물러져 비싸더라도 3년산 도라지만을 고집한다. 도라지는 고온에서 건조과정을 거치면 표면이 딱딱해진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저온으로 건조과정을 거치는 것이 또 하나의 제조비결이다. 조상 대대로 이어 온 방식을 고집해서 제조한다. 특히 우리 도라지제품은 절임 과정을 온도에 따라 세 과정으로 나눠 진행하기 때문에 도라지 전체에서 달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또 30℃가량의 저온에서 건조과정을 거쳐 도라지 식감이 딱딱하지 않고 쫀득하다.-서가와 도라지정과의 미래 비전은?△신라부터 이어온 천년도시 경주에 걸맞는 전통음식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만들어진 황남빵 정도가 있고, 경주의 농산물이 원료인 것도 아니다. 경주의 찰보리로 만든 찰보리빵도 최근에 개발된 음식이다. 고도 경주에 걸맞는 전통 음식이 있으면 딱 좋겠다 싶었다. 경주에서 주로 생산된 전통식재료로 만든 도라지정과가 대표성을 가지면 좋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정과와 청은 젊은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간식이라 그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실험하고 개량하는 등 좋은 전통간식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특히 직접 백태를 갈아 만든 콩고물에 묻힌 콩고물 도라지정과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숙한 간식으로 변신하는 중이다.-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산림청과 한국임업진흥원이 주관한 ‘2022 청정임산물 대축제’에서 임산물 국가통합브랜드 K-FOREST FOOD에 선정됐다. 우리나라의 대표임산물로 선정된 것이다. 해외 수출에도 한껏 힘쓸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도라지 식품명인을 준비하고 있다. 도라지정과에는 아직 명인이 없으니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강의를 통해서 조금 궁중 제조 방식에 대해서 후손들에게 전하는 작업도 현재진행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6

경주·포항, 초기 동학 중요 무대… 그 발자취를 찾아

(사)동대해문화연구소(이사장 이석태)는 16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해월 최시형 초기활동 학술 세미나’를 개최한다. 해월 최시형(1827∼1898)은 동학 2세 교주로서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로부터 도통을 물려받아 조선 말 변혁의 시대에 동학을 민중 속으로 더 넓게 전포한 인물이다. 제3대 교주인 의암 손병희에게 교주를 물려주기까지 34년간 동학을 이끌며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했다.이날 세미나는 해월 최시형 선생의 치열했던 70년이 넘는 인생의 역정 중에 선생의 탄생, 유년기 생활, 고향 기일에서의 생활과 결혼, 동학에 입도, 수운 선생에게 도통을 전수받아 동학의 2대 교조가 되고 수운 선생의 순도 후 경주와 포항, 영양 그리고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한 초기 포교 활동과 영해 교조신원운동의 실패 후 이를 극복하고 동학을 재건하는 과정을 살펴본다.경주 포항 영양 영덕(영해) 울진 지역은 우리나라 근대사 초기에 동학의 중요한 역할의 무대가 됐던 지역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해월 최시형 선생은 수운 최재우 선생이 순도하기 직전에 도통을 전수받고 포항에서 울진으로 영덕으로 또 영양으로 피신해 신앙심을 키웠다고 한다. 수운 선생의 종교적 역량을 다듬을 때 영해 혁명을 일으키고 훗날 고부에서 출발한 전봉준 선생의 동학혁명과 손병희 선생 중심의 3·1운동과 김구 선생이 중심이 된 임시정부의 기초를 이뤄 대한민국이 탄생되는 기초가 된 지역이라는 것이다.세미나는 5명의 전문가가 준비한 주제발표와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제1주제는 ‘경주에서 수운대신사 최제우와 해월신사 최시형의 만남으로 활동(박남문 전 천도교 청년회 중앙본부 회장), 제2주제는 포항지역과 동학 유적에 대한 고찰(강정화 천도교 포항교구장), 제3주제는 짓밟힌 동학의 싹을 일으켜 세운 해월의 영양 동학 대도소(이상국 인시천 영양 동학 모임 유사), 제4주제는 해월 최시형과 영해초대접주 박하선, ‘도원기서’, ‘동경대전’ 의 강수(권대천 1871 영해동학혁명기념사업회 위원장), 제5주제는 울진지역에서 초기 동학의 자취 살펴보기(김진문 시인)의 주제발표가 있다. 이어서 주제 발표자들의 열띤 토론이, 마지막으로 질의 응답 시간이 이뤄진다.이석태 이사장은 “이번 세미나는 동학의 출발지인 경주, 포교의 시작인 포항, 도피처인 울진과 영양에서의 정착으로 종교적 재무장을 하고 영해 혁명에 이르기까지 초기 동학의 흔적을 살펴보고 동학의 위대한 철학과 사상이 훗날 우리 역사의 발자취를 조명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동대해문화연구소는 지난 1990년 개소해 기관지이자 연구논문집인 ‘동대해문화연구’를 비롯 ‘포항시금석문해제’ 등을 발행해 지역 내에서 꾸준히 지역문화를 연구하고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포항 전 지역을 돌며 ‘포항 사람 해월 최시형’이라는 주제로 찾아가는 강연회와 현장답사를 계획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4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귀비고:일요향가’ 상설 공연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시 남구 동해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전시관인 귀비고와 야외 신라마을의 공간 기획의 일환으로 11일 흐르는 신라의 소리 ‘귀비고:일요향가’를 상설 운영한다.‘귀비고:일요향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적 콘텐츠가 어우러진 신라마을의 활성화와 주말 관람객을 위한 야외 상설 공연이다. 매월 둘째주 일요일 포항시무형문화재이수자협회와 함께 지역의 우수한 무형문화유산을 귀비고가 지닌 서사적 스토리와와 매칭해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와 귀비고의 공간적 매력과 가치를 확장하고자 기획됐다.이번 6월 상설 공연에는 ‘녹음방초 승화시라~香林(향림)’이라는 부제처럼 초여름의 풍류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이 준비돼 있으며, △농악(김준휘) △판소리(장장일, 석지연, 조아라) 등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이 대거 참여한다.또한, 귀비고 어린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주말 체험 프로그램 ‘나만의 카주 만들기’도 연계해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관악기의 일종으로 음악치료와 교육 악기로 활용되고 있는 카주를 직접 만들어 보고 악기의 작동원리를 이해해보며 온음 위주로 구성된 간단한 동요도 배워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일요향가’ 6월 공연 일정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야외 신라마을에서 11일 오후 1시 30분 시작되며, 귀비고를 방문한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고, 체험 프로그램은 신라마을과 전시관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한편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은 정부 3대 문화권 사업에 따라 신라문화탐방 바닷길 조성으로 만들어진 지역문화 기반 관광거점 공간으로, 공원 내 전시관인 귀비고와 신라마을은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일월정신을 계승해 만들어진 공간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4

지역 중견작가 초대 ‘노중기展’

노중기 작가 /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미술관은 ‘2023 지역작가 연구’의 일환으로 8월 20일까지 4, 5전시실에서 중견 서양화가 노중기(70) 개인전을 개최한다.대구미술관은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지역 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작가를 연구·조명하고 있다. 올해는 다채로운 시대의 변화상을 화폭에 담은 노 작가의 작품세계와 미술사적 의의를 살펴본다.이번 전시에서는 1970년대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대표작 40여 점과 아카이브, 습작, 드로잉 등을 선보임으로써 오랫동안 지역 화단에 뿌리를 두고 성장한 중견작가의 창작활동을 통시적으로 조망한다. 또한 한국 현대미술사와 공시적인 관점의 연구를 병행해 지역작가 연구를 심층적으로 진행하고 그 성과를 아카이브 한다.1953년 대구에서 출생한 노중기는 시대정신의 변화와 함께 개념미술에서 신구상 회화로, 추상표현주의적인 기법에서 팝아트의 이미지 회화로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추이를 구현하며, 지치지 않는 창조적 열정을 보여주는 작가다.1970년대 후반 지역의 실험적인 청년미술 그룹에 동참하며 한국화단의 진취적인 미술 운동에 합류한 작가는 실험적인 경향의 개념미술과 비구상 회화로 창작활동을 시작하며, 당시 화단의 분위기와 창작환경의 토양을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사회의식을 반영한 현실적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성조기와 시위진압 이미지 등의 메타포를 사용한 신구상 미술 경향의 작업을 선보였으며 정치 사회적 이슈를 비롯해 문화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주제를 확장하며, 새로운 스타일의 캔버스 작업을 추구했다. 또한 시사적인 각종 매체에서 사건 사고의 사진이나 광고를 차용해 캔버스 위에 콜라주 하는 기법을 즐겨 사용하는 등 포스트모더니즘적 작품을 선도했다.2000년대 이후는 더욱 풍부해진 색채표현과 자유분방하고 유희적인 드로잉 필치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붓질이나 채색, 선묘 등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형상을 중시하며, 대중적이고도 익숙한 하트 모양 또는 꽃을 메타포로 도입해 명랑하고도 생기발랄한 활기를 선사한다.객원 큐레이터로 참여한 김영동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자료가 다수 공개되어 작가의 진취적이고도 개방적인 미의식과 작품세계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을 것”라며 노중기 작가의 지치지 않는 예술을 향한 열정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4

“선서화 작업이 수행길·깨달음 얻는 과정”

불교 수행법 가운데 하나인 참선과 명상이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로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선서화(禪書畵)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선서화는 말과 문자 대신 절제된 담묵 담필로 깨달음을 전하는 불교미술 장르의 하나다. 선서화 작업이 바로 수행의 길이고 깨달음을 얻는 과정인 것이다.포항의 김기화 선서화가는 간결한 선으로 세상에 울림을 전하고자 지난 2016년부터 선서화를 그려왔다.절제된 담문과 담필로 불교 선 사상의 깨달음을 전파해온 그녀는 “나를 바라봄으로써 나 자신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계절의 질서와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하나의 법문이 된다. 자연에서 발견한 깨달음을 화폭에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지난달 23일부터 오는 4일까지 포항 갤러리 웰에서 ‘현대 선서화’전을 열고 있는 김기화 작가를 만났다.-선서화(禪書畵)를 그리게 된 계기가 있다면.△대학에선 한국화를 전공했다. 졸업 이후 작품활동을 하던 중에 우리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을 함께 접목하는 조화로움에 관심을 갖게 됐다. 태초에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 하늘과 땅이 되었으며, 이는 다시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라는 오행 사상이 더해져 음양오행 사상이 된다. 중앙은 황(黃)이며 동쪽은 청(靑) 서쪽에는 백(白) 남쪽이 적(赤) 북쪽은 흑(黑)색의 뜻을 지닌다는 오방색의 상징성을 알게 된 것이 불화(佛畵)와의 융합에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그쯤에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미술학과에 선서화과 강좌 개설 소식을 접하면서 공부하였다.-선서화는 어떤 그림인가.△문자나 사물의 형상을 마음에 깨달아 새로운 형상을 창조하는 것이 서화 예술이라고 한다면, 자아에서 형성된 선(禪)의 세계를 붓으로 나타내어 무한한 우주 자연의 현상을 펼쳐 보이는 것, 이것이 바로 선서화의 근본취지라 할 수 있다. 고도의 정신적 수련에서 우러나오는 선의 정신과 피나는 습작의 산물이 몸에 배어 혼연일체가 되고, 무작위한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투영한다. 나를 떠난 자리에 나의 충만함이 되살아나는 서화작품이야말로 예술적 의미를 담은 진정한 선서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나라에서 아직 선서화는 낯선 장르다.△선서화라는 말을 가장 먼저 쓰신 분은 생존에 계시는 석정 스님인데 최고의 불화가로 일컬어진다. 득도의 순간이나 불교적 수행의 과정을 수행자 나름의 독특한 화법이나 필체로 담아낸 선서화는 기존의 화풍과 구도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수행력의 높은 기(氣)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우며 그 뜻을 헤아리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고승 대덕이신 성철 스님의 ‘산산수수(水水山山·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와 서옹 스님의 ‘수처작주(隨處作主·가는 곳마다 주체가 되고 참되라)’ 글이 많이 쓰인다. 중광 스님과 원성 스님의 선서화가 현재 대중들에게 많이 친숙하다.-‘현대 선서화’전이라는 이름의 이번 개인전을 소개한다면.△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현대인들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힐링해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열게 됐다. 이번 전시회 대표 작품으로 부처님 팔상도를 추천드리고 싶다. 도솔천에서 내려와 룸비니동산에서 태어나고 출가 후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입문 불자들부터 출가수행자들까지 모두에게 되새길만한 내용이다. 특히 싯다르타 태자가 사대문 밖에서 생로병사의 고통을 보고 인생무상을 느끼는 ‘사문유관’상을 나만의 색채로 표현했다. 일신이두조(一身二頭鳥)이기 때문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극락조로도 알려진 상상의 새 공명조(共命鳥) 작품 또한 공동운명체 교훈을 전하고자 그렸다.-선서화가 미치는 사회적 바람이 있다면.△선서화를 그리는 작가로서 복잡한 사회 현상들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현대인들이 선서화 작품을 통해 잠시라도 힐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작가로서 향후 작품활동 방향은.△지금까지 일반인들에게 선서화는 대부분 사찰에서 스님들이 그리는 고유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특히 묵을 사용하여 그리다 보니 다소 무거우면서 일반인들에게는 다가가기가 힘든 테마라는 인식으로 인해 선서화를 선호하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애호가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접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단순히 묵(墨)을 사용하는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색과 재료사용 등으로 작품활동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선서화가 일부 중장년들만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라 청소년들도 선호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장르로 발전할 수 있게 연구하는 것이 작가의 소임이라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1

작가 8명이 렌즈에 담은 경주 남산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는 오는 7월 2일까지 경주 남산을 기록한 8명의 사진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경주 남산, 거룩한 불국토’ 사진전을 선보인다.‘사사성장 탑탑안행(寺寺星張 塔塔雁行)’. 삼국유사가 전하는 경주 남산의 모습이다. 절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펼쳐져 있고 탑들이 기러기떼처럼 줄지어 있다는 뜻이다. 이렇듯 경주 남산은 천년 신라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석가모니 부처가 머문다는 전설이 살아 숨 쉬는 산으로 경주를 대표하는 영산(靈山)이다.남산은 높이가 약 500m로 야트막한 산이지만, 북쪽 금오봉과 남쪽 고위산에 이르는 8㎞ 산자락엔 왕릉 13기, 산성 4곳, 절터 150곳, 불상 130구, 탑 100여 기 등 700여 점에 이르는 문화재 유적이 흩어져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를 가리켜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했고, 누군가는 ‘신라 문화의 보고’라 했다.‘경주 남산, 거룩한 불국토’ 전시는 남산 곳곳에 흩어져 있는 천년 신라의 역사, 신라 사람들이 자연 속에 구현한 불교적 이상향을 더불어 푸르른 남산의 자연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전시로 김세원, 박근재, 배중선, 백종하, 변명환, 윤길중, 이순희, 이호섭 등 8명의 작가가 각자의 개성과 시선으로 담아낸 남산을 만나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6-01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84일간 12만명 발길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전시하는 대구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웰컴 홈: 개화’에 총 12만315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대구보다 앞서 열린 울산 10만3천700여 명, 부산 7만7천여 명, 경남 6만여 명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2월 21일부터 5월 28일까지 84일 동안 열린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웰컴 홈: 개화’는 대구미술관 소장품(21점)과 국립현대미술관(47점), 광주시립미술관(9점), 전남도립미술관(4점)이 기증받은 이건희 컬렉션 중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44명의 작품 81점을 소개한 전시다.이번 전시는 미술 교과서에서 접했던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삼성상회, 제일모직 등에 대한 향수까지 더해져 12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대구미술관을 찾았다. 또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해제되고, 가정의 달, 대구시민주간 등이 더해져 남녀노소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다.기간 중에는 전시와 더불어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도슨트(전시설명), 이벤트 등을 마련해 전시 이해를 높였으며, 3D 피플 카운팅기(무인계수시스템)를 도입해 1~2시간의 대기줄에도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했다.수적으로 전시의 의미를 살펴보면 총 관람객 수 12만315명은 2022년 동기간(4만2천967명) 대비 2.8배 증가한 것으로, 2011년 개관 이후 총 관람객 수 기준 역대 4위에 해당한다.일 평균 관람객 수는 1천432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근 3년 사이 제일 높다. 1일 최대 관람객 수는 5천291명으로 2013년 ‘구사마 야요이’전 1일 최대 관람객 수 5천747명에 10년 만에 근접했다. 누리집 접속자 수도 2023년 1월 16만여 명에서 2023년 2월 37만여 명으로 2.3배 증가하는 등 온·오프라인 모두 수치상으로 큰 폭 증가했으며, 주중은 금요일, 주말은 일요일, 시간대는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 가장 많은 관람객이 미술관을 방문했다.또한 65세 이상 경로층 관람객 수가 2022년 620명에서 2023년 7천714명으로 급증해 작년 동일 기간 대비 12배 증가했다. 경로층의 수적 증가는 평소 대구미술관을 방문하지 않던 관람객의 마음을 움직였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저변확대 측면에서도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대구미술관은 ‘웰컴 홈: 개화’에 이어 올 하반기 해외교류전 ‘렘브란트 판화전’, 어미홀 프로젝트 ‘칼 안드레’,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윤석남’,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청년특별전 ‘이성경’, 다티스트 ‘김영진’, 소장품 기획전 ‘회화 아닌’, 지역작가 조명전 ‘노중기’ 등의 전시를 이어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5-31

여성의 사회문제, 영화로 풀어낸다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포항이 여성영화 기획전 ‘지금, 아직 여기’를 1일부터 11일까지 개최한다.‘여성영화 기획전’은 독립영화관이 주목해야 할 비주류의 이야기를 공론화해 문화 다양성을 증진하고, 여성이 가진 사회문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낸 영화를 집중 상영하는 기획전이다. 지난해 3회의 기획전을 통해 생리, 비혼 등 사회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며 지역 내 다양성과 당사자성을 가진 사람들의 연대와 내러티브를 주제로 한 대담을 진행하는 등 독립영화를 매개로 다양한 사회적 담론을 형성해오고 있다. 올해는 ‘돌봄노동’을 주제로 ‘돌봄’에 대한 지난한 현실부터 이를 공동체 마을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영화 등 다채로운 시선을 담은 15편의 독립·예술영화 상영과 1회의 GV를 통해 관객과 연대감을 형성하는 시간을 가진다.상영 영화로는 △6월 1일 오후 7시 30분 ‘웰컴 투 X-월드’ △6월 2일 오후 7시 30분 ‘노트르담’ △6월 3일 오후 4시 30분 ‘B급 며느리’, 오후 7시 30분 ‘풀타임’ △6월 4일 오후 1시 30분‘소꿉놀이’, 오후 4시 30분 ‘첫번째 아이’ △6월 6일 오후 1시 30분 ‘거룩한 분노’, 오후 4시 30분 ‘엄마…’ △6월 7일 오후 7시 30분 ‘다섯 번째 방’△6월 8일 오후 7시 30분 ‘매기스 플랜’△6월 9일 오후 7시 30분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6월 10일 오후 1시 30분 ‘박강아름 결혼하다’·GV △6월 11일 오후 1시 30분 ‘욕창’, 오후 4시 30분 ‘사랑 후의 두 여자’를 상영한다. 또 6월 10일 오후 1시 30분은 전통적 젠더 역할의 전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의 영화 상영 후 진행되는 GV(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영화의 프로듀싱, 공동구성을 한 김문경 감독과 영화 주간지 ‘씨네 21’의 이화정 기자, 포항여성회 조수정 사무국장과 포스텍 총여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이현아씨가 영화와 기획전 주제인 ‘돌봄노동’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기획전 예매는 디트릭스 (www.dtryx.com), 네이버와 중앙아트홀 1층 매표소에서 가능하다.인디플러스 포항은 경북 남부권 유일의 독립영화전용관으로 독립영화, 예술영화 신규 개봉작품을 비롯해, 제작진과 전문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GV, ‘프라이빗 영화관’, ‘돌아온 육거리 시민회관’ 등 다양한 기획전과 영화 강의 프로그램 ‘씨네 아카데미’ 등 영화 기반 거점 공공 공간으로서 시민의 영화 지식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5-31

대구국제오페라축제 10월 개최 20일까지 티켓 할인 ‘조기예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10월 개최하는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티켓 할인 이벤트인 ‘얼리버드’(조기예매)를 오는 6월 20일 자정까지 진행한다. 포스터이 이벤트를 통해 메인오페라 공연 좌석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가장 낮은 등급의 좌석인 B석을 구입할 경우 1만4천원에 최고 수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특별히 이번 얼리버드 기간 동안 VIP석, R석, S석의 한정된 수량을 정상가의 50%를 할인해 제공하는 이벤트석(EV석, ER석, ES석)을 구매할 수 있어 더욱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벤트에 포함되는 공연은 ‘살로메’, ‘엘렉트라’, ‘리골레토’, ‘멕베스’, ‘오텔로’등 메인오페라 5편이다. 티켓 정상 가격은 1만원에서 10만원까지다. 메인오페라를 제외한 나머지 공연은 일반 예매가 시작되는 6월 21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10월 6일부터 11월 10일까지 36일간 펼쳐진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살로메’(10월 6·7일)와 서울시오페라단이 제작한 ‘리골레토’(10월 13·14일),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이 합작한 ‘엘렉트라’, 국립오페라단의 ‘맥베스’(10월 27·28일),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영남오페라단이 합작한 ‘오텔로’(11월 3·4일)이 무대에 오른다.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콜센터(1661-5946),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문의는 (053)666-6000. /윤희정기자

2023-05-31

구룡포 해녀 삶·애환, 춤과 노래로 풀다

포항 창작 전통예술계를 대표하는 단체 가운데 하나인 포항향토무형유산원(대표 장임순)이 올해 첫 창작 공연이자 첫 야외 공연을 갖는다. 오는 6월 5일 오후 7시 40분 포항 철길숲 오크정원 야외공연장 무대에 올리는 창작 마당극 ‘명랑바다-숨비소리’다.총감독, 연출을 맡은 장임순 대표의 수고가 담뿍 녹아있는 이 작품은 경북 해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룡포 해녀의 삶과 문화를 재조명한다.장임순 대표는 “목숨줄 내놓고 살아가는 여인의 삶, 어머니의 삶, 시대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위기의 해녀들 삶을 그대로 무대에 옮겨 놓고 싶은 마음”이라고 소개의 글에 남긴다. 작품은 50~60년대를 지나온 해녀, 혹은 그런 부모를 둔 자녀들의 눈높이를 적확하게 맞춘 요소들이 가득하다.힘겨웠던 한 여인의 삶은 장구, 징 등 풍물 반주와 국악에 실려 한층 더 감정적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호소력 짙은 장임순 대표의 검증된 연기와 노래는 다시 한번 빛을 발한다. 바다를 무서워했지만, 가족을 위해 해녀가 돼 물질하다 죽는 규석의 며느리 선희 엄마를 맡은 나정순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준다.전통연희컴퍼니 예심과 함께 마련한 이번 창작 마당극은 지난해 6월 선보인 창작 마당극 ‘물꽃 피는 바다’에 이은 구룡포 해녀를 소재로 한 두 번째 작품이다. 자식의 학업, 가족의 생계 등 저마다의 이유로 바다에 뛰어들어야 했던 해녀들의 고통, 삶의 보람을 보듬어 주는 내용을 담았다.특히 구룡포 해녀들의 척박했던 삶과 애환, 사랑을 전통춤과 노래로 담아냈을 뿐 아니라 마당극 특유의 재치와 해학을 신명 나게 표현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다.장임순 대표는 “해녀들의 숨비소리는 살아 있다는 묵언의 소리다. 해녀 어머니의 거칠어진 손과 검게 그을린 피부, 세월의 시간을 말해 주듯이 하나하나 자리 잡은 주름들 그 모습이 역사요 기록”이라며 “그 삶의 기록들을 오늘을 살아가는 해녀들의 모습으로 연출해 보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내 고향의 역사와 삶의 모습들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장임순 포항향토무형유산원 대표 연출은 전통연희컴퍼니 예심 장임순 대표가 맡았으며 백송희 씨가 대본을, 이삼헌 씨가 안무, 박지명 씨가 작곡을 맡았다. 장임순, 손영선, 엄말숙, 최지연, 황성호, 박병준, 강영자, 이삼헌 씨 등 7명이 연기를 맡아 포항의 소리와 포항의 이야기를 전통 마당극 기법으로 살려 해학적이고 감동 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이 공연을 제작한 포항향토문화유산원은 2019년 포항을 기반으로 지역의 역사와 역사 인물을 사회마당극 공연으로 제작하고, 문화에 소외된 시민을 위해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선보이고 있다.장임순 대표는 2014년 포항에서 최초로 포항 토속민요를 무대에 올렸으며 포항의 역사를 재조명해 해학과 감동이 있는 마당극으로 연출, 포항역사 알리기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5-29

예비예술인들, 갈고 닦은 실력 발휘

경북지역의 명문 예술고인 포항예술고(교장 김민규) 학생들이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예술의 향연을 펼쳐 놓는다. 올해로 26회째 맞는 포항예술고 송산 예술제(30일∼6월 30일)는 해마다 다양한 콘텐츠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민들에게 친근한 문화행사로 인기를 얻고 있다.학교 설립자인 고 송산(松山) 김현호 학교법인 대동교육재단 설립자이자 포항예술고 초대교장의 호를 딴 송산예술제는 특히 올해에는 ‘개교 25주년 기념 동문과 함께하는 예술제’로 기획돼 눈길을 모은다.이번 예술제에서는 전국적인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라포엠 리더 유채훈,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아 활동중인 첼리스트 박유신, 국내 유명 연주자들의 반주와 개인 연주회를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는 피아니스트 박영성, 국악 대중화에 힘을 쏟고 있는 조아라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포항예술고 출신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다.연주회의 사회도 현재 방송 진행과 기획을 맡고 있는 이나래, 안인찬 동문이 맡아 훨씬 더 연주회의 격을 높인다.제26회 포항예술고등학교 음악연주회는 30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국악 전공 학생들의 국악퓨전 음악 ‘배띄워라’,‘민요의 향연’으로 시작해 피아노 독주, 피아노 트리오, 피아노 듀엣, 마림바 독주, 성악 독창으로 이어지며 대미는 오케스트라와 합창 편성의 오페라 합창 메들리로 장식한다. 실용음악, 실용무용, 뮤지컬로 구성되는 콘서트는 6월 15일 오후 7시 경북교육청문화원 대공연장에서 열리며 다양한 보컬 구성과 밴드의 협연, 뮤지컬 전공 학생들의 뮤지컬 ‘시카고’와 ‘아이다’를 구성한 갈라 무대, 실용무용 학생들의 창의적인 안무로 구성돼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또 제26회 미술작품전은 30일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오픈전을 시작으로, 6월 5~30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초대전으로 펼쳐진다.‘생각하기(Think’s)’를 주제로 예비 예술가들의 창작 열정과 창의성이 어우러진 특별한 전시회로 재학생 130여 명의 다양한 예술 형식과 장르의 작품들이 선보인다.김민규 교장은 “4반세기 동안 한결같이 지역 문화예술교육을 선도해왔으며, 예술로 사랑을 전하는 믿음의 학교로서 건학이념을 실천해온 포항예술고의 이번 송산예술제 행사는 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시간”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5-29

경주문화재단 ‘알천미술관’ 지역 미술작가에 무료 대관

(재)경주문화재단이 지역 미술작가들과 상생을 목적으로 2023년 전시공간 지원 프로젝트‘공유’를 개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프로젝트 ‘공유’는 우수한 지역 미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의 전시공간을 무료로 대관해주는 사업으로서 작가들에게는 작품 전시와 판매의 기회를, 또한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장르의 미술 작품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올해는 총 56팀이 지원했으며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의를 거쳐 총 33건의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 특히 기존 갤러리달(37평) 외에 경주예술의전당 3층 공간을 리모델링해 갤러리스페이스Ⅱ(68평)를 새롭게 선보인다. 또한 현재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 레플리카전’이 열리고 있는 경주문화관1918(구 경주역)도 내년부터 프로젝트 ‘공유’를 통해 지역 미술작가들을 위해 활용된다.‘공유’의 첫 전시를 시작하는 배지윤 작가는 “전시공간 지원 ‘공유’ 프로젝트는 지역 미술작가 홍보 및 창작활동에 힘이 되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이런 기회의 장이 많이 생겨나 지역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더욱 활발히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지역 미술작가들을 위해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의 전시공간을 무료지원하는 프로젝트 ‘공유’는 2021년부터 총 90건의 미술전을 지원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주문화재단의 대표적인 지역예술인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들의 관람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5-24

실로 풀어낸 할머니의 따듯한 기억

대구 갤러리 분도는 오는 6월 9일까지 ‘경계에 서 있는 실/선’이라는 타이틀로 현대미술가 서옥순(59) 작가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분도가 박동준기념사업회와 함께 지난 2020년부터 매년 패션디자이너 고(故) 박동준을 기억하고 갤러리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을 초대하는 ‘Homage to 박동준’의 네 번째 기획전이다.실과 바늘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유명한 서옥순 작가는 여성의 삶에 대한 고찰과 함께 인간의 ‘존재’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지난 2007년 독일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갤러리 분도에서 ‘존재’란 테마로 개인전을 연 바 있다.백색 세라믹으로 만든 고무신, 목탁 등은 작가의 유년기를 보듬어주던 할머니의 따뜻한 기억을 순백의 빈 캔버스 위에 검은 실로 한 땀 한 땀 연결해가면서 작가 개인의 서사를 풀어나감과 동시에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변증법을 표현했다.이번 전시에서는 개인적 서사를 넘어 여성의 보편적인 문제, 나아가 인간 내면의 투시로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으로 내용을 확산해 나간 작품을 선보인다.먼저 단색으로 마감된 화면 위로 일정한 굵기의 선들이 얽혀 있는 캔버스 작업은 흘러내리고 뭉치고, 다시 뭉치고 흘러내리는 실타래의 이미지로 눈에 들어오면서 묘한 공간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녀의 실·선들의 자취는 머무르지 않는 삶의 여정 속에 인간의 욕구와 허상, 눈물 등 복잡한 인생에 대해 아주 단순하고 압축된 조형언어로 보는 이들의 감각을 일깨우게 한다.볼륨감 있는 캔버스에 색의 깊이와 촉각적 질감을 주는 뜨개질의 매듭이 섬세한 두 번째의 평면 작품에 구사된 그만의 조형방법이 흥미롭다. 작가는 “살아가는 동안 나에게 닥친 수많은 미션들은 나의 실 매듭처럼 하나하나 풀어가며 때론 이것과 저것을 이어가며, 고통과 망각 그리고 그것을 초월한 현재를 살아가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전시장 입구 오른편 공간에는 높이 3미터, 폭 0.6미터 가량의 망사천 여러 장이 일정한 간격으로 아래로 길게 늘어져 있는 설치 작품이 전시된다. 흰색 망사천 위로 검은 실 드로잉이 겹겹이 쌓여 출렁이는 선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에 한 사람의 모습(박동준)을 아련하게 연출해 오마쥬(Homage) 박동준 전시의 의미를 더욱더 깊이 있게 보여주고자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