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한천서원 ‘제6회 화전(花煎)대회와·상춘(賞春)놀이’<br/>100여 명 7팀으로 나눠 ‘꽃달임’ 만들기 솜씨 겨뤄<br/>대금 연주·내방가사 낭송… 진달래꽃씨름 재현도
고운 한복 차림 여성들이 삼삼오오 둘러서서 수다를 떨며 프라이팬에 찹쌀 경단을 둥글납작하게 만들어 전을 부친다. 봄꽃과 사람꽃에 수다꽃도 어울려 핀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되었다.
지난달 29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한천서원에서 열린‘제6회 화전(花煎)대회와 상춘(賞春)놀이’다.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이하 한예원)이 (사)범국민예의실천운동본부(이하 예실본)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 이날 행사는 대구·경북지역 여성과 미국인 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라져가는 옛 풍습인 화전놀이를 재현하는 뜻깊은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화전(花煎)놀이는 예로부터 진달래가 만발하는 삼월 삼짇날(음력 3월 3일), 동족부락 단위의 원근친척 여성들이 인근 야산이나 들에 나가 함께 모여 진달래꽃을 따서 전을 부쳐 먹고 즐기는 놀이다. 전통시대 여성들에게 1년 중단 하루의 공식적 외출이 허락된 날이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봄꽃을 눈으로 즐기면서 향기에 취하고, 또 꽃지짐의 향기로 한몸이 되고자 했다.
이날 대회는 개나리·복수초·수선화·백목련, 진달래, 설중매, 산수유 등 봄꽃으로 이름 지은 7개 팀이 참가했다. 영남가사동아리 공연팀이 정가(正歌)와 대금 연주로 흥겨운 분위기를 돋웠다. 국제친선협회 주한 미군 가족들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화사한 한복으로 한껏 맵시를 자랑하며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둥글게 빚은 전을 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지진 다음 진달래·매화·개나리·유채·민들레꽃잎을 얹어 한 번 더 슬쩍 지져 익혀 ‘꽃달임’을 완성했다. 차나 소품으로 장식한 상차림을 완성하면 세 명의 심사위원이 맛, 멋, 청결, 어울림, 팀워크 등 정해진 심사 기준으로 우열을 가렸다. 참가한 모든 팀에게 고루 상이 돌아갔다.
대구 내방가사 연구회원 10여 명이 참여해 만든 50m 길이의 두루마리 ‘덴동어미 화전가’를 전시하고 격조있게 화전가를 낭송하고 뒤풀이를 유도하여 놀이의 흥을 높였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는 축사를 통해 “화전놀이는 전국적이지만 경북의 경우는 내방가사와 접목되어 한층 격조있고 품위있는 놀이로 발전한 형태”라며 내방가사팀의 참여에 의미를 부여했다.
행사에 참여한 몇몇 어린이들은 뜰에 핀 진달래꽃을 따고 꽃술을 따서 서로 마주 걸어 당겨 상대편의 꽃술을 끊는 놀이인 ‘진달래꽃씨름’을 재현하기도 했다.
임귀희 예실본 이사장은 “한예원과 예실본이 전통문화를 이어간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화전대회를 재현해 온 지 6년째다. 향후에도 매년 지속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