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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역사교육 변천사로 본 시대상과 역사상

일본이 모든 검인정 교과서에 독도를 대한민국이 불법 점거하였다는 내용을 실어 우리를 분노하게 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 4월 6일 올해부터 중학교에서 사용되는 교과서의 검인정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과에서는 처음으로, 지리, 역사, 공민의 전 교과서에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시키고 센카쿠 열도(尖閣諸島)를 오키나와현 이시타니시(石垣市)라고 하는 등 일본 영토에 관한 기술을 늘려 의무교육단계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배우게 했다.역사교육은 당대 현실정치의 이해관계와 집권자들의 가치관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여느 교과목보다 크다.현실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역사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2009년 창립한 `역사교육연구소`가 `우리 역사교육의 역사`를 출간했다. 휴머니스트, 336쪽, 2만원).연구소 소속의 역사교육사 연구자 12인이 4년에 걸쳐 함께 만든 이 책은 기존의 역사교육 연구가 일부 시기만을 다루거나 제도사 중심으로 이루어진 한계를 넘어, 한국 역사교육의 역사를 통사적으로 살펴보고 있다.12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전반부 6개 장에서는 고대부터 일제 강점기까지를 다뤘다. 고조선과 삼국시대 역사교육의 뿌리가 어떻게 내렸는지부터 고려시대 성리학 수용이 역사교육에 미친 영향, 역사교육에 대한 인식이 중화문명 중심에서 `자국사`로 전환하던 조선 후기, 구한말 근대 공교육 체제 수립과 역사교육의 변화, 일제 강점기 역사교육의 왜곡까지를 살폈다.이어지는 6개 장에서는 해방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역사교육의 전개 과정이 펼쳐진다. 해방 이후 1~2차 교육과정기를 거치면서 현대 역사교육의 기본 틀을 잡아가는 과정, 박정희 정부 집권에 따라 강화된 국가주의 역사교육, 민중사학의 등장과 사회 민주화 속에서 전개된 역사교육 논쟁 등 양상을 짚었다.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역사교육이 축소되면서 벌어진 논란, 뉴라이트의 등장이 역사 교과서에 미친 영향, 금성출판사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 등 비교적 가까운 현안까지 상세히 다뤘다. 북한 역사교육의 변천사,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일본 내 역사교육 운동도 함께 소개했다./정철화기자

2015-04-10

東亞서 망각된 `제국 일본 기억` 찾아야

올해는 일본의 압제에서 해방을 맞은 광복 7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되는 해이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의 과거사 왜곡으로 역사 청산은 오히려 시간을 역주행하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은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를 침략해 무고한 인명을 무자비하게 살상했던 옛 제국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김항 연세대 국학연구원 인문한국(HK) 연구교수가 일본 제국주와 동아시아의 관계를 분석한 `제국일본의 사상`창비·343쪽·2만2천원을 펴냈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과거 제국이었던 일본은 물론 그 제국의 식민지였던 동아시아 각국까지 전후 제국의 기억을 망각했다고 지적했다.식민지배의 가해자였던 일본이 파시즘, 침략전쟁, 식민지배 등 제국과 관련한 과거를 지우는 데 주력한 것은 충분히 있음직한 일로 보인다.그러나 한반도에서도 해방 후 냉전과 한국전쟁, 그에 이은 좌우 분열로 `제국 일본`을 다시금 성찰할 여유가 없었으며, 그보다는 상처입은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듯 국가나 민족을 강조하면서 `제국의 기억`을 불식하려 했다고 분석했다.김 교수는 새로운 국가 건설을 명분으로 콘크리트 바르듯 기억을 망각해버린 이같은 상황을 과거에 대한 `공구리(콘크리트)질`로 표현한다. 그러나 언뜻 강고해 보이는 망각의 콘크리트 아래 제국 일본이라는 지층이 여전히 존재하고, 제국-식민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지층이 요동치면서 콘크리트에 균열을 낸다고 설명했다. 악화일로에 있는 지금의 동아시아 정세가 그 증거로, 이는 오히려 `제국의 기억`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1970년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할복자살 사건을 제국의 `주권` 문제로 재해석하고, 이광수의 `민족개조론`과 염상섭의 `만세전`으로부터 식민지 인간을 읽는 열쇳말로 `난민`을 끌어낸다.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 다케우치 요시미(竹內好) 등 사상가들의 사유도 제국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고서 실존과 생존을 모색하려는 지식인들의 몸부림으로 읽힌다./정철화기자

2015-04-03

`한자학의 경전` 설문해자 완역 시작되다

한자학 분야에서 불후의 고전으로 꼽히는 `설문해자`(說文解字)를 한국어로 완역 출간하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도서출판 자유문고는 설문해자의 주석서 단옥재주(段玉裁註)를 번역한 `한한대역 단옥재주 설문해자`(漢韓對譯 段玉裁註 說文解字)를 전 34권으로 펴내기로 하고 최근 1권을 출간했다.`설문해자`(說文解字)는 한자학 연구자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책으로 꼽힌다.중국 후한(後漢)대 학자 허신(許愼)이 서기 100년 저술한 최초의 한자사전으로, 국내에서는 전문가가 아니면 낯설지 모르나 중국인들은 `천하제일종서`(天下第一種書)로 꼽으며 마치 경전처럼 대접하는 저작이다.오늘날 뜻을 몰라도 모양을 토대로 한자를 찾을 수 있는 것도 부수(部首)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설문해자 덕택이다. 단옥재주 설문해자는 청(淸)대 고증학자 단옥재가 쓴 주석서로, 설문해자 주석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설문해자, 정확히는 단옥재주 설문해자가 그처럼 의미있는 저작임에도 지금껏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에도 완역본이 없다고 한다.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방대한 분량과 더불어 현재 컴퓨터로 처리할 수 없는 수많은 폰트 때문이다.설문해자는 제목을 풀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설명`(說文)하고 `어떤 글자들이 결합됐는지 분해`(解字)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설문`은 상형문자, `해자`는 상형문자 등이 결합해 만들어진 회의문자나 형성문자에 관한 것이다.출판사 측은 금씨가 이미 원고 전체의 초역과 일부 마무리 교정을 끝낸 상태라며 4~5년 안에 전 34권 완역 출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2015-04-03

高부가 상품으로 中시장 개척하라

우리나라와 지리적, 문화, 역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은 중국이다. 넓은 영토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지닌 거대 국가 중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계기로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에게 중국은 기회의 땅으로 다가서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시장인 중국 진출의 기회를 잘 활용해 경제강국으로 한 걸음 도약할 수 있지만, 잘못하는 역사 이래 중국에게 당했던 속박의 굴레를 다시 쓸 수 있는 위기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중국의 시진핑 호가 진군을 거듭하면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커진다. 한국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기회는 있다. 한국에겐 한류가 있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며 기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제도나 정책 면에서 혁신을 이루면서 기술력을 키워 부가가치 높은 상품을 생산해 광대한 중국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그 출발점이 중국의 혁신 정책이 망라되어 있는 자유무역구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것이다.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을 이해하고 한국이 중국 경제시장에 진출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담은 책이 나왔다.정통외교관 출신의 이강국씨사진가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북스타, 384쪽, 2만2천원를 출간했다.이 책은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정책뿐만 아니라 중국의 최신 경제 제도와 법규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가장 최신의 중국의 신정책을 이해하고 중국에 진출하는 데 유용한 각종 정보를 담았다.또한,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한국이 추구해 나가야 할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정부, 기업 및 일반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저자는 중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자신을 위해 중국의 신경제 정책의 핵심인 자유무역구 정책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 개의 자유무역시험구가 추가 실시되고 기존의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도 여타 푸둥신구 지역으로 확대돼 경쟁적으로 개혁 정책이 실시되고 있는 중국을 주시할 것을 권하고 있다.저자는 외무고시(25기)로 입부한 정통 외교관으로서 북경어언문화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외교학원에서 중국외교를 공부했으며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SD) 글로벌리더십 과정에서 중국 정치ㆍ경제를 수학했다.외교부 본부에서 주로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동북아2과에서 근무했고 주중국대사관 3년, 주상하이 총영사관 두 차례 5년 등 8년 동안 중국에서 근무했던 국내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중국의 변화와 발전을 직접 목도했고 특히 최근 3년 동안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부총영사로 근무하면서 중국의 역동적인 발전을 체험했다. 상하이를 방문하는 정부 관료ㆍ기업인ㆍ학자 및 학생 등으로 구성된 수많은 방문단에게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를 통해 제도 혁신이 이루어지고 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는 중국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국의 분발을 촉구해 왔다.이 책은 한민족이 세계에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호소하는 대국민 메시지이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4-03

“스마트 폰 쓰지 못한 게 가난” `창밖의 아이들` 출간

“더 이상 애들은 사는 형편이 비슷하지 않았다. 비교 대상이 생기자 가난은 이빨을 드러냈다. 배고픔을 느끼는 게 가난이 아니었다. 다들 스마트폰을 쓰는데 자신만 쓰지 못하는 것, 그게 가난이었다.”열다섯 살 란의 자존감은 바닥을 향해간다. 아빠는 집안에서 TV만 본다. 굽은 허리로 갈빗집에서 불판을 닦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할머니. 그리고 그들이 사는 임대아파트.한때, 세계가 평등한 줄 알았다. 누구나 동사무소에서 주는 쌀로 밥을 해 먹고, 누구나 좁은 집에 사는 줄 알았다. 패딩도 다 똑같은 줄 알았다. 그러나 학교에서 자신과 다르게 사는 아이들을 보면서 란은 하릴없이 작아만 졌다.어느 날 첫 월경을 시작하고, 란은 임신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애만 낳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어른들처럼 되고 싶지 않아서다.소설은 란과 200만원 짜리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산부인과 의사의 딸 예솔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뒷동네 서민들의 힘겨운 삶도 녹인다. 갑작스럽게 정리해고를 당한 후 TV만 보는 아빠의 상처와, 홀로 억척스럽게 딸을 키우는 옆집 아줌마의 삶의 무게와, 불법체류 신분으로 숨어다니며 엄마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조선족 아이 민성의 불안을 작가는 담담히 이야기한다.

2015-03-27

“조선 회화, 한눈에 들어오네”

문화부 기자 출신의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가 조선시대 미술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쓴 `조선 회화를 빛낸 그림들`을 펴냈다. 컬처북스, 488쪽, 4만3천원 이 책은 조선 전기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말기 장승업의 `기명절지도`에 이르기까지 101명(작자 미상 15명 포함)의 작품 119점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 독자(청중)를 앞에 두고 강연을 하듯이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조선 회화의 큰 `흐름`을 따라 장르별, 시대별, 작가별로, 종으로 횡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기와 중기는 안견에서 비롯되는 안견 화파와 중국의 영향 아래 시작된 절파 화풍을 소개하고, 후기는 중국 남종화의 전래,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와 풍속화의 등장에서부터 시작한다.책은 그림에 있는 화제들의 원문을 모두 밝히고, 그 뜻을 풀어 줌으로써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변각 구도, 절파, 원체파, 남종화풍, 문인화론, 일격 화풍 등 해당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이론과 용어 등을 쉽게 풀어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겸재 화파에 이어 한국적 서정 실현에 성공한 김홍도와 그의 추종자, 문인 취향의 저변화와 함께 시를 테마로 그림을 그린 시의도(詩意圖)의 유행, 감상용 화조화의 등장, 서민 의식을 반영한 길상화와 민화의 세계를 포함하고 있다.마지막으로 추사의 일격(逸格) 문인화파와 중인 화가들의 이색 화풍도 넣었다. 색다르다면 조선 회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국 영향(맹영광의 `계정고사도`)을 좀 더 분명하게 했고, 일본과의 간헐적인 교류(기무라 겐카도 `겸가아집도`)도 소개해 조선 회화를 한눈으로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저자는 책머리에서 “각 화가의 그림에서 시대와 흐름, 개성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준 그림을 골라 보려했으며 그림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함께 찾아봤다”며 “기록화라는 이유로 그다지 거론되지 않던 조선 시대 행사 내용을 그린 그림에도 관심을 뒀다”고 설명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27

천년고찰 보경사와 이를 품은 내연산

경북 동해안의 바다 가까이 비장된 천년고찰 보경사, 그리고 이를 품은 내연산을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의 차원을 넘어 총체적 인문학의 공간으로 고찰한 책이 지역 향토사학자들의 10년여에 걸친 각고 끝에 발간됐다. 포항문화원의 시리즈`일월문화산책4`로 발간된 『인문학의 공간, 내연산과 보경사』(사진)의 공동 저자는 포항의 박창원(58·청하중)교장과 김희준(52·대동중)교사.그동안 내연산과 보경사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명성에 비해 관련 연구서는 물론 변변한 소개 책자나 안내서조차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두 향토사학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지난 10년 간 보경사와 내연산 구석구석을 답사하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발표한 논문을 정리해 이번에 단행본으로 묶게 됐다.두 사람은 그 동안 내연산과 보경사에 대해 현장과 자료실을 뒤져가며 탐구하면서 조금씩 성과물들을 축척해왔다.이런 공력을 통해 국문학을 전공한 박창원은 내연산 폭포 주변 바위에 새겨진 인명 연구, 내연산 산령전마을 백계당 연구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불교사 등 역사가 전공인 김희준은 황여일의 유내영산록을 역주하는 한편 논문내연산 명소와 보경사 암자의 연혁을 발표했다.책을 들여다보면 1부 `내연산 산책`에는 내연산의 명칭과 사대부의 유산, 내연산의 경관 명소, 내연산을 다녀간 명사들, 겸재 정선과 내연산 그림, 내연산 산신 할무당 등이 실려 있다. 2부 `보경사 산책`에는 보경사의 창건과 가람 배치, 보경사 암자의 명칭과 연혁, 보경사의 고승, 보경사의 문화유산, 그리고 부록으로 황여일의 『유내영산록(遊內迎山錄)』(역주)를 게재했다.한국청년연합(KYC) 포항지부 공동대표 시절 문화유산해설사 양성에 참여한 최광열(47)씨는 “오랫동안 내연산을 다녔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그 바위에 새겨진 옛 선인들의 이름이 비로소 새롭게 다가왔다”면서 “알게 되면 보인다는 옛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지역의 소중한 자산을 연구하며 문화유산해설자의 역할로 시민과의 거리도 좁혀온 공동저자를 대표해 박창원 교장은 “오랫동안 동해안의 명산 내연산과 명찰 보경사라는 인문학의 공간에 기울인 오랜 탐구의 결과물이어서 보람스럽다”며 “앞으로 학술서적을 넘어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한 더 대중적인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15-03-27

“안중근,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화합과 평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105주년이 되는 날이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하얼빈 역에서 동아시아에 제국주의의 손길을 뻗고 있던 침입자,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 민선 변호사 선임 불가, 초고속으로 집행된 사형. 이 어처구니없는 재판 과정에 대한민국은 분노했지만, 모든 일본인이 안 의사의 죽음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사형 집행일을 연기해달라고 탄원서를 올린 형무소장, 대를 이어 안 의사의 추모 기도를 올리게 한 담당 간수 등 안 의사를 만난 일본인들은 그를 향해 깊은 숭모의 마음을 품었다.30여 년째 안 의사의 발자취를 찾아다니며 안 의사 유해 모셔오기 운동 등을 벌여온 박삼중 스님이 안 의사 순국 105주년을 맞아 안 의사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코레아 우라`를 펴냈다.이 책은 안중근 의사에게 미쳐 삼십여 년을 보낸 박삼중 스님이 조사한 안 의사의 삶과, 스님이 왜 그토록 안 의사의 발자취를 쫓았고 오늘날 우리가 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모셔 와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박삼중 스님은 우연히 방문한 일본 다이린지(大林寺)에서 안중근 의사의 위패를 발견한다. 안중근 의사 수감 당시 그를 담당한 일본 헌병 지바 도시치가 안 의사 사후에 대를 이어 그의 위패를 모시게 한 것이다. 박삼중 스님은 지바 도시치와 안 의사의 숨겨진 우정 이야기를 계기로 안중근 의사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이후 박삼중 스님은 안 의사가 순국한 중국 뤼순(旅順)을 열 번 가까이 오가며 유해가 묻혀 있을 만한 곳을 수소문하고 전국의 군부대를 다니며 안 의사에 대해 강연하는 등 열정적으로 안중근 홍보를 해왔다.박삼중 스님은 안 의사를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애국지사로만 규정하면 안 의사의 진면목을 놓치게 된다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공존공생`을 염원했던 평화주의자였다고 말한다.박삼중 스님은 아직도 안 의사 유해의 행방을 찾지 못하는 데 대해 북한에서도 안 의사 유해 발굴에 적극적인 터라 중간에서 입장이 난처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염수한 추기경이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안 의사의 사랑과 평화 사상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최고의 가치입니다. 안 의사의 숭고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화합과 평화의 길을 열어가기를 희망합니다”이 책의 서문 역시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안중근은) 이토라는 인물을 죽였기 때문에 `영웅`이 아니다. 그가 그 척박한 시대에 무엇을 실천하다 간 것인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는 그저 수많은 애국지사 중 한 명일 뿐이다. 그가 우리에게 주는 키워드는 `애국`이 아니다. 그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화합`과 `평화`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교훈이다.”/정철화기자

2015-03-27

21세기 대동여지도가 나왔네~

한일간의 독도 영유권 분쟁이 갈수록 첨예해 지고 있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사실적 지배 근거로 지도가 중요한 자료로 제시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세계 각국에서 펴내는 지도상의 독도의 이름과 독도가 위치한 바다 이름 표기 방법을 놓고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최병남)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대한민국 국가지도집 Ⅰ권(영토와 역사)`을 발간했다.우리 영토·영해 관련 정보를 담은 최신판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은 국·영문판이 발간돼 20일부터 배포될 예정이다.특히 영문판 약 1천권을 인쇄, 국제기구와 해외 유명 도서관 등에 배포해 독도, 동해 등 지명과 관련한 영토정보 주권을 강화할 계획이다.새로운 국가지도집은 `2007년 발간된 국가지도집에 비해 컨텐츠를 대폭 강화시켜 국토 공간에서 국민의 일상생활이 투영된 우리 국토의 모습을 지역의 특성을 살려 일목요연하게 표현했다.특히 대한민국 영토와 영해의 변화 모습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지도제작 기법과 인포그래픽 기법을 활용해 제작함으로써 국가적 기록물의 위상에 맞는 품질을 확보했다.또한, 이번에 동시 발간된 영문판 국가지도집은 UN지명회의 등의 국제기구 전문가들에게 우리 영토와 지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해외의 잘못된 서술이나 오류를 시정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영토와 역사를 서술한 국가지도집 1권은 총 4개 분야의 주제별로 구성했으며, `15년부터 개정되는 초·중·고 사회과 교과서와 사회과부도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제1장(영토)은 대한민국의 영토와 영해를 역사적 맥락에서 지도로 정확하게 표현했고 제2장(정부와 지방자치)은 국회, 행정부, 사법부, 지방자치 제도의 모습을 지도와 함께 포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제3장(국토의 변화와 발전)은 국토의 변화 과정, 국가적 공간 계획 및 지역 계획, 경제와 산업활동, 정주체계 등을 기술했다.제4장(세계 속의 한국)은 우리나라 외교 및 국제통상 활동, 국제 개발 협력, 그리고 최근의 한류 등을 서술하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20

유교서 배우는 삶의 지혜… 修己·治人 정리

유교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유교 문화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고 있지만 갈수록 종교로서의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서울대 종교학과의 금장태사진 명예교수가 유교의 가치를 되짚어 보는 `나를 찾고 너를 만나`를 출간했다. 바오로딸, 284쪽, 1만1천원 이 책은 사서를 비롯한 유교의 경전들을 고루 인용하면서 유학자의 관점에서 개인의 성찰과 사회윤리의 여러 측면에 대해 이야기한다.유교의 가르침을 쉬운 말로 설명하는 글은 유교에 대한 이해 차원을 넘어서 현대인과 지금의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지침을 담고 있다.저자는 유교 사상의 골격을 크게 네 가지 주제로 소개한다. 유교 사상의 기본 구조에는 두 초점이 제시되는데 하나는 `나`를 찾고 실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너`를 만나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나를 닦는 `수기(修己)`와 남을 다스리는 `치인(治人)`이라고 정리했다.또한 유교 사상의 주된 관심은 `나`와 `너`를 실현하는 데 있다. 그 실현의 현장은 현실 세계요, 그 실현의 기준은 하늘의 명령이다. 이 책의 3부 `방황하고 꺾이고`는 현실 세계를 살아가면서 만나는 문제들이고 4부 `하나 되는 자리`는 천명을 따라 일치하고 순응하는 믿음을 살펴본 것이다.맹자는 제(濟)나라 선왕(宣王)에게 인재를 신중히 등용할 것을 이야기하며 좌우의 측근들이 모두 추천해도 불충분하고 대신들이 모두 추천해도 불충분하고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 인물을 `현명하다`라고 말하면 다시 그 사람됨을 살펴보고서 등용해야 한다(맹자 2-7:3)고 강조한다.한국의 그리스도교에 유교를 관심 있게 돌아볼 것도 주문하고 있다.중국 당(唐)나라 때 성행하던 경교(景敎·기독교 종파 중 하나인 네스토리우스교)나 원(元)나라 때 성행했던 프란치스코파 천주교가 지금 흔적없이 사라진 것은 중국의 사회와 문화 속에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인 만큼 한국 그리스도교도 한국 전통의 뿌리가 되는 유교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20

재일동포 3~4세의 한·일 생각은 `재일 장학생은 이렇게 생각…` 출간

재일동포 3~4세 학생들의 정체성 고민과 꿈, 일본에 대한 생각 등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일본에서 재일동포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해온 한국교육재단(이사장 서동호)은 최근 장학금 수혜자 100여 명의 글을 모아 `재일 장학생은 이렇게 생각한다`란 제목의 문집을 펴냈다.재단은 지난해 고교생 30명, 대학생 63명, 대학원생 3명, 미국 대학원 유학생 4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다.학생들은 가족, 미래, 한국어, 나의 이름, 일본으로부터 배운다 5가지 주제 가운데 하나를 골라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었다.아이치(愛知)현 가수가이미나미(春日井南)고교 3학년 김유향(金有香) 양은 `나의 이름`이라는 주제의 작문에서 “재일동포는 평소 통명(일본식 이름)을 써왔고 나 역시 내 이름을 일본어로 발음해왔는데 모국 연수 때 처음으로 `유카`가 아닌 `유향`으로 불렸다”면서 “처음에는 낯설고 내 이름을 어떻게 쓰고 읽을지 고민도 했지만 나는 유향이면서 동시에 유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그는 “두 가지 이름을 쓰게 되면 내 맘속에 나는 한국인이라는 의식도 생겨날 거 같다”면서 “그때는 `저는 김유향입니다`라고 당당히 밝히며 살겠다”고 다짐했다./연합뉴스

2015-03-20

중국 르네상스 원동력은 유교

중화주의적 관점에서 중국 송(宋)나라에 대한 후대의 주된 비판 중 하나는 `유약함`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중화인민공화국은 물론 전후 왕조들과 비교해도 형편없이 영토가 좁았고, 문치주의에 치중한 나머지 그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해 북방 이민족에 내내 시달렸다는 식의 박한 평가다.송을 쇠퇴하게 했다는 문치주의의 이념적 토대는 물론 유교다. 알려졌다시피 송대는 주희(朱熹)를 위시한 유학자들이 발흥시킨 신유학(성리학)이 이후 중국 사회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게 한 시발점이었다. 후대 개혁가들로부터 `복고` `보수` `반동` 등 온갖 혹평을 받은 중국적 사고체계가 바로 송대에 정립된 셈이다.송대 신유학에 대해 그처럼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터 쿤 독일 비르츠부르크대 교수의 `하버드 중국사 송 - 유교 원칙의 시대`는 매우 색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저작이다. 이 책에서 그는 송 왕조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문명으로 자리잡았다며 그 원동력으로 주저 없이 유교를 지목한다.물질문명사가인 저자가 각종 사료를 통해 보여주는 송 왕조의 면모는 유럽의 르네상스를 능가하고도 남을 수준이다. 몽골 침입으로 인구가 감소한 13세기에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중국에 살았고, 발달한 농업기술과 토지제도 덕분에 농업 산출량이 증가해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1인당 소득을 기록했다고 한다.게다가 다양한 형태의 방추차, 생사 감는 기계, 견·마 수력방적기 등 각종 직물 생산장비들이 등장해 유럽의 산업혁명을 방불케 할 만한 경제적 발전을 이뤘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시장과 상업조합이 생겨났고, 화폐경제, 교통수단, 도자기 생산, 광업, 제지, 인쇄, 출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동시대 유럽을 앞섰다.저자는 왜 유교가 송대의 이같은 번영을 가능케 했다고 봤을까. 그는 먼저 당 말기에서 송 초기로 이행하는 시기 매우 뚜렷한 단절이 발견된다는 데 주목한다. 세습귀족이 몰락하고 새롭게 등장한 송대의 사대부 계층은 유교 이념의 교육을 받고 치열한 과거시험을 거쳐 등용되면서 중국의 전통을 다시 만들었다는 것이다.이들이 추구한 유교 원칙은 무(武)가 아닌 문(文)의 원리였으며, 상류층의 공적·사적 생활을 모두 규제하는 이념이었다. 당대 엘리트 계층이던 사대부는 각종 특권과 혜택, 정치적 영향력, 가문의 명망 등을 누렸지만 더불어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관리로서 책무와 왕조의 이익을 중시하는 이타적 윤리의 소유자여야 했다.이런 문인 관료층이 떠받친 송의 문치 질서는 다른 어느 왕조보다 유교의 이상적 통치에 근접한 황제들, 실용주의적 분위기에서 행정·경제적 효율성을 이룬 정부, 절제와 사회적 책임의식을 지닌 사대부 계층, 경제 분야의 발전과 사회적 역동성 등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앞선 모습을 보였다고 저자는 평가한다.그렇다면 `무능`이라는 비판을 받는 송의 국제관계도 달리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북방민족 왕조와 무려 4차례나 조약을 맺으며 고개를 숙인 송의 외교가 장기간 평화와 번영을 가능케 한 실용적 외교전략이었고, 유교는 그와 같은 `평화적 공존` 전략을 추동한 이념적 토대였다는 새로운 평가를 내놓는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20

“생각 바꾸면 대박농사 보여”

▲ 젤라틴·키틴 분해 미생물농법으로 쌈채소를 재배해 연간 억대 매출을 올리는 정태진씨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한·중 자유무역협정(FTA)체결로 우리 농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임현우(47) 농민신문 기자와 김금희(38·여) 전 전남매일 기자가 `대박농사, 꿈은 이루어진다`를 펴냈다.미생물 농업을 다룬 이 책은 만화를 풍성하게 넣고 글자 크기를 키워 읽기 쉽게 편집했다.제1부 이론 편은 젤라틴과 키틴분해 등 미생물농법을 자세해 소개했고 제2부 사례 편은 미생물농법을 활용해 억대 부농의 반열에 오른 농가들과 지역농협과 해외 적용사례를 정리했다. 젤라틴과 키틴 분해 미생물은 값이 싸고 효과가 좋은데다 쉽게 배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농산물 생산비를 낮추고 수확량과 상품성을 높일 수 있어 일부에서는 `꿈의 농법`이라고도 불린다.책을 펴낸 김금희씨는 10일“농협을 출입하면서 수많은 농가가 젤라틴·키틴분해 미생물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억대 부농 반열에 오르는 것을 보고 책으로 엮어 좋은 가치를 전파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현해남 제주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생동감 있는 현장의 글에 사진과 만화를 곁들여, 이해하기도 쉽고 가까이 두고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며 “미생물로 농사를 지으려는 농민들에게 교과서와, 스승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5-03-13

생명체 질서에 대한 인간의 반란

한동대학교 김윤규사진 교수가 소설집을 출판했다. 한국문학 연구자로 지금까지 십여권의 저서를 낸 김교수가 소설집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가 펴낸 소설집의 제목은 `직립적의 난`이다. 책과 나무, 432쪽, 1만4천원 소설 `직립적의 난`에는 김 교수가 지난 2009년부터 계간지에 발표했던 소설 11편이 실려 있다. 각 소설들은 독립된 단편이지만 전체가 하나의 주제를 지향하고 있다.이 소설집에서 직립적(直立賊)이란 직립보행을 하는 반란자들이라는 뜻이다. 소설에서나 현실적으로나 직립보행을 하는 동물은 인간 뿐이다. 그러므로 제목 `직립적의 난`은 `홍건적의 난`처럼 인간이 모든 생명체의 질서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소설은 각각 개, 소, 말, 닭, 양의 세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들의 원시적이지만 아름다운 생명세계가 인간에 의해 교란되는 과정을 소설적으로 그리는 것이 소설집의 전반부이다.후반부는 그들이 애완견, 비육우, 경주마, 산란계, 희생양이 돼 그들의 생명력이 인간에 의해 무참하게 훼손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런 뒤에 이 소설집의 마지막은 나무의 말로 서술되는 `잘못은 너희가 했다`로 구성되어 있다.김 교수는 책에 실린 `뒷글`에서 “우리 사는 것이 원래 이렇게 비루했을 리가 없다. 우리가 이렇게 꿈도 추억도 없고 의문도 분노도 없었을 리가 없다”고 말한다. 결국 이 이야기들이 우리가 당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들의 우화임을 드러내고 있다.이 소설의 편집자는 서평에서 “고작 두 발로 선 것이 앞발을 자유롭게 하고, 시야를 넓히더니 만물을 휘두르게 한, 한없는 폭력과 이기의 역사, 순하고 고요하던 집단을 권모술수로 지배한 계급의 역사”라고 평했다.김윤규 교수는 소설을 쓰고 싶었으나 문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한동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 교수는 낮에는 대학강단에서, 저녁에는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을 위한 무비용 대안학교인 청소년자유학교를 설립해 교장으로 일을 한다. /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3-13

전원에 집짓기, 모든 정보가 한눈에 쏙

`언덕위의 하얀집`은 현대인들의 로망이다. 빡빡한 도시 생활에 찌든 직장인들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전원주택을 짓고 유유자적하게 살고싶다는 꿈을 꾸며 산다. 훌훌 털어버리고 당장 꿈을 찾아 떠나고 싶지만 직장과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쉽게 떠날 수 없다.점차 아파트 숲을 떠나 단독주택을 짓는 도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불고 있는 전원주택 짓기 열풍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여유로운 전원생활`이라는 꿈을 직접 실현에 옮기고 있는 것. 오랜 로망을 뛰어넘어 삶의 가치를 재창조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새로운 가치 실현으로, 은퇴를 앞둔 50대뿐만 아니라 30·40대의 젊은 층에까지 확산되고 있다.이는 자연으로의 회귀, 피폐해진 도시 삶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이 디자인한 집이 아닌 내가 직접 디자인한 집을 짓는 일은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그렇다고 무작정 전원생활을 쫓을 수만 없다. 사전 정보를 갖고 충분한 계획을 세운 뒤에 실천하는 것이 실패를 줄 일 수 있다.전원주택 전문 취재기자로 활동했던 박지혜씨가 `전원주택 짓기 가이드북`을 출간했다. 투데이북스, 352쪽, 2만원현재 프리랜서(기자, 에디터, 단행본 집필)로 활동 중인 저자는 주택 전문 월간 잡지에서 6년간 취재기자로 활동했다.저자가 전국을 발로 뛰며 취재한 기록 가운데 예비 건축주가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엑기스를 추려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집 짓기의 `A to Z`를 총망라한 것으로 전원주택을 짓고자 계획하는 일반인(예비 건축주)을 위한 주택 건축 기본서로 평가된다.이 책은 결코 집을 잘 짓는 방법을 직접적으로 가르쳐주지 않는다. 예비 건축주가 자신에게 맞는 집을 잘 지을 수 있도록 지혜를,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가이드)`이다. 집을 지은 사람들의 경험담에는 여러 가지 실수와 실패담도 있다. 이 책은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실수와 실패를 줄이도록 도와준다.모두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의 종류와 부지를 선정하는 방법 △인허가 절차 △건축은 어디에 맡겨야 하는지 △어떤 재료로 어떤 형태의 집을 지을지 △지구촌의 관심사인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집은 어떻게 지을 수 있는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마지막 장은 화보로 꾸몄다. 네 채의 주택을 구경하며 앞으로 지을 자신의 집에 대한 상상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저자는 “집을 짓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면서 “독자들에게 지엽적이지 않고 본질적인 것을 알려주고자 하였으며 집짓기에 대한 눈을 뜰 수 있도록 돕고자 노력했”고 말한다.그는 “집은 곧 삶이요, 집을 짓는 것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집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정철화기자m

2015-03-13

기독교 고전서 건진 이 시대 인간의 의미

미국의 비영리 기독교 조직인 레노바레(Renovare) 편집위원회가 선정한 기독교인의 필독도서 25권을 소개하는 `기독교 고전으로 인간을 읽다`를 출간했다. 댈러스 윌라드·리처드 J.포스터 외 레노레 엮음, 이종인 옮김, 616쪽, 2만원.레노바레는 사람들이 하느님과 함께하는 풍성한 삶을 누리도록 돕는 비영리 기독교 조직으로, 지난 20여 년간 제자도(弟子道)의 생활을 심화하기 위해 고전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개척해왔다.레노바레는 가톨릭과 그리스정교, 개신교 등 기독교 종파 지도자들과 사상자들로부터 추천받은 책 중 생존 인사들이 쓴 책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추천받은 책 25권을 엄선했다.`성경 다음으로 읽어야 할 위대한 책 25`이란 부제에서 이 책의 주제가 압축되어 있다. 기독교 신앙의 1차적 원천인 `성경`과 함께 지난 2000년 동안 위대한 성인과 시인, 사상가들이 예수를 닮은 생활에 관해 쓴 지혜의 책들을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이 책에 첫 번째로 실린 작품은 성 아타나시우스의 `성육신에 관하여`이다. 성육신은 기독교 사상의 핵심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의 몸으로 지상에 오셨다는 것으로 우리 인간도 열심히 그리스도를 닮으려고 노력하면 하느님의 질서 속에 들어갈 수 있음을 뜻한다.`고백록`은 기독교 최초의 정신적 자서전으로 널리 평가받는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사악함의 전율을 느끼려는 충동이 있다. 인간은 저절로 내버려두면 악을 지향하고 지상의 것으로부터 아무리 만족을 얻으려 해도 늘 부족함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느님이 없으면 인간은 결코 영원한 평화를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사막 교부들의 말씀`은 3~5세기 은둔자와 수도자의 말씀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들은 속세를 버리고 사막으로 들어가 겸손, 자비, 극단적 고행의 삶을 살았다. 우리는 인생에서 어려운 일이 아예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막의 교부들은 오히려 하느님께 고통과의 싸움을 호소하라고 말한다. 그런 싸움을 통해 영혼이 발전한다는 것이다.`신곡`에서 단테는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면서 수백 명의 신화상 혹은 역사상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죄와 벌, 기다림과 구원에 관한 철학적·윤리적 고찰을 하게 된다.이 책은 각 작품의 역사적 배경을 알려주고 왜 이 책들이 현대인들의 삶에 그토록 가치가 있는지, 기독교 전통의 관점에서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사유로 회귀하게 한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