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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국 명소 감상·일화, 詩文으로 풀어

다산 정약용 연구가이면서 풍류를 아는 한문학자로 통하는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중국 인문 기행서 `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창비) 첫 권을 출간했다.중국 서남부 강서성(장시성)과 안휘성(안후이성), 남경(난징)이 첫 권의 무대다.소동파와 도연명, 주원장, 소설 수호지의 주인공이기도 한 송강 등 주요한 인물들의 발자취가 남겨진 절경과 명소들을 찾아 느낀 감상과 이들에 얽힌 일화, 시문들을 풀어놓았다.강서성엔 이백과 백거이의 시혼이 서린 여산이 있다. 백거이의 `비파행` 배경이 된 `비파정`, 소동파의 `석종산기의 현장`, 도연명의 고향 `시상촌`도 이곳에 자리했다.또한 안휘성 도처엔 이백의 유적이 산재하며, 구양수의 족적이 선명한 취옹정, 풍락정 또한 빼놓을 수 없다.남경은 육조고도(六朝古都)의 자취와 함께 손문의 무덤인 중산릉, 남경대학살의 아픈 흔적이 혼재한 곳이다.저자의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이 술술 풀어놓은 문체에 얹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멋부리지 않으면서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경구를 떠올리게 하는데 손색이 없다. 유적 자체의 내력을 넘어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더해진 인문적 소산들을 부각함으로써 통상의 기행들과 차별화를 기했다.저자는 기행의 여정 사이에 술과 차 이야기를 별도로 끼워넣어 중국 문화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했다. 시인들의 풍류가 깃든 각 고장의 전통주들인 사특주와 고정공주, 여산운무차, 황산모봉 등의 기원과 이에 얽힌 이야기, 또 저자 개인의 품평까지 곁들여 풍미를 더했다.

2015-03-06

독일은 통일… 한국 아직도 분단 왜?

한국과 독일은 냉전체제하에서 함께 분단을 겪었다. 독일은 통일을 이뤘고 한국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한국은 여전히 통일을 염원하며 독일 통일 과정을 롤모델로 그리고 있다. 한국의 김동춘·박태균, 독일의 기외르기 스첼·디르크 호프만 등 저명한 사회학자들 16명(한국 12명, 독일 4명)이 양국의 반공주의 공동비교연구서인 `반공의 시대`를 출간했다. 돌배개, 532쪽, 2만5천원.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반공주의가 양국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그 부정적 유산들과 이데올로기적 균열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공동으로 연구한 성과물이다.독일의 비정부기구인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주최로 열린 워크숍을 토대로 반공주의의 역할에 관한 주요 측면을 다뤘으며, 이런 논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 현재의 사회정치적 문제에서 가지는 의의를 고려해 한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 책은 비교연구적 분석틀을 제시함으로써 반공주의에 대한 양국의 학문적 담론을 보완하고, 한국과 독일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는 사회정치적 논의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실험적 성격의 이 공동 연구를 계기로 더욱 활발한 공론장이 형성돼 통일과정의 전제조건인 사회통합에도 건설적 기여를 하는 것이 목적이다.보수-진보, 여당-야당의 간극과 사회적 분열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건설적 태도와 충분한 지식, 관용을 바탕으로 이데올로기적 차이에 대처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자는 취지는 주목할 가치가 있다./정철화기자

2015-03-06

성노예 강요 日잔혹상 美서도 공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전역에서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 일본군인들에게 성노예 생활을 강요했던 일본의 잔혹상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12명의 구술기록집 `들리나요` 영문판이 최근 출간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책은 위안부의 실체를 부인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육성 증언이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구술집 `들리나요`의 영문판 `Can You Hear Us` 미주 출판 기념식이 지난달 27일 뉴저지 팰리사이드 파크시 브로드 애브뉴 소재 파인 플라자 4층 맥제이홀에서 열렸다.미주 유일의 일본군성폭력 피해자 사이버 역사박물관(www.ushmocw.org, 미디어 조아 운영, 대표 한지수)은 일본 아베 정권이 왜곡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들의 역사적 사실을 미국 주류 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위안부 구술집 영문판 미주 배포식을 겸한 출판기념식을 마련했다.기념식에는 뉴저지 주 하원의 고든 조슨 및 말린 카리드 의원을 비롯해 앤서니 수아레스 리치필드 시장, 폴리 아시안 공화당 뉴저지 위원장, 위안부 화가 스티브 카발로, 데니스 심 리치필드 시의원 등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역사박물관은 인권과 여성의 권리가 민주주의 기본인 미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위안부 구술집 영문판 미주배포 운동을 시작했다.미디어 조아는 앞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는 물론 토론토, 밴쿠버 등 캐나다의 도시를 돌며 영문판을 배포할 예정이다.아울러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림비나 소녀상이 세워진 미국 도시를 찾아 이들 지역의 대학 도서관, 정치인, 학자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특히 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여온 한인단체들과 협력해 순회 배포 행사도 진행하는 한편 군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 순회 상영도 함께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구술집 영문판을 전자책 형태로도 제작, 스마트폰 등을 통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독후감 쓰기, 후기 달기 등의 행사도 펼칠 계획이다.`들리나요`는 정부가 발생한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육성 증언으로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위원회)가 지난 2013년 2월 28일 펴냈다. 일제에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했던 피해자 12명의 생생한 증언이 414쪽 분량으로 정리돼 있다.위원회는 이후 미국내 한인 사회적 기업인 `미디어 조아`에 영문판 번역작업을 의뢰했다.미디어 조아는 위안부 소재 화가로 유명한 스티브 카발로를 위원장으로 영문학을 전공한 재미 한국인 번역 전문가 2명 등이 참여한 번역위원회를 구성해 번역 작업을 해왔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영문판 책자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3-06

시진핑 `국가통치를 말하다` 1천700만권 팔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이 담긴 책자가 지금까지 1천700만 권이나 팔려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25일 보도했다.중국 인민라디오방송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통치(치국이정)를 말하다`(習近平談治國理政)와 시 주석의 주요 발언의 해설집인 `시진핑 총서기 중요발언 독본`이 출간 이후 각각 1천700만권과 1천500만권의 판매량을 기록했다.두 책은 올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기간에도 전국 각지의 주요 서점의 메인코너에 진열돼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고 방송은 전했다.`시진핑 국가통치를 말하다`는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시 주석이 연설과 강연, 편지, 지시문 등을 통해 직접 한 발언을 정리한 책으로 그의 국정철학과 사상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중앙문헌연구실, 중국 외문국이 공동으로 발간한 이 책은 중문판 외에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일본어 등 다수의 외국어로도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시 주석에 관한 서적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것은 그가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버금갈 정도라는 평가까지 나올 만큼 강한 권력을 구축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중국 언론들도 시 주석의 지도력과 인간미, 도덕성 등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25일에도 인민망(人民網)은 시 주석이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88세 생일을 맞아 부친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푸젠(福建)성 성장이던 시 주석은 2001년 10월 15일 공무 탓에 부친의 생일잔치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신 편지로써 부친에 대한 존경심과 참석을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 등을 전했다.그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께`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어젯밤에 뒤척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이뤘다면서 “생신을 직접 축하 드리지 못해 한스럽고 자책감이 많이 든다”고 적었다.그는 “지금까지 48년을 살면서 당신의 고결한 품성을 많이 배웠다”면서 아버지의 높은 도덕성, 인민에 대한 봉사정신, 공산주의 신념의 추구, 깨끗하고 소탈하고 검소한 생활 태도 등에 깊은 존경심을 표현했다.시 주석은 그러면서도 “이 편지는 제 마음을 만분의 1도 표현하지 못한다”면서 “먼 곳에서 존경하는 아버지의 건강장수와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중국 언론들은 이에 앞서 춘제 연휴 기간에도 시 주석의 개인능력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잇따라 쏟아낸 바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2-27

“위안부 문제, 日 국가책임 명확”

독도 영유권과 함께 위안부 문제는 한일간에 첨예한 외교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일본군의 위안부와 위안소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한 책이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와 위안소 제도 문제 권위자인 윤명숙 박사가 2003년 일본에서 출간한 연구서 `조선인 군위안부와 일본군 위안소제도`가 12년 만에 번역 출간됐다.(이학사. 최민순 옮김. 606쪽. 3만2천원)윤 박사는 일본 히토츠바시(一橋)대 연구교수로 있을 당시 `조선인 군위안부와 일본군 위안소제도`란 박사학위 논문을 냈다. 피해자 증언과 문헌 자료를 토대로 9년에 걸쳐 군 위안부와 위안소 제도를 연구한 성과를 집대성했다.일본 유학생이라는 이점을 활용, 일본에 소장된 각종 문헌자료를 통해 위안소 제도의 실태를 규명했다. 조선인 군 위안부가 생겨난 배경과 메커니즘까지 실증적으로 밝혀낸 연구서로 평가된다.이번 한국어판에서는 일본어 원서 재검토 과정에서 발견된 몇몇 오류를 바로잡고 각주를 추가했다. 지난해 2월과 4월 중국 상하이사범대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각각 열린 군 위안부 문제 관련 학술대회와 토론회에서 저자가 발표한 글도 수록했다.이 책은 1부에서 조선인 군 위안부 형성 과정을 검토하기 위한 전제 논리로서 군 위안소 제도의 실태를 규명하고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국가 책임이 명백함을 주장했다.군 위안부 문제가 전후보상 문제로 떠오른 계기와 과정에 이어 군 위안소 정책과 관련한 일본 정부와 군의 감독 실태를 검토했다. 이를 통해 당시 위안소 제도에 일본 정부와 군이 관여한 실태를 밝히고 일본의 국가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다.또한 일본군 창설 이후 병사들과 징병 대상자들의 성병 실태, 성병에 대한 군 당국의 인식, 예방책, 일본군 풍기 문제 등을 들여다봄으로써 일본군이 왜 군 위안소 제도를 필요로 했는지 규명한다. 2부에서는 조선인 군 위안부의 형성 배경과 과정을 살폈다. 당시 조선에서 군 위안부가 징모(徵募)된 경제·사회적 요인, 접객업 동향을 중심으로 살펴본 군 위안소 관련 업자와 징모업자 출현 요인 등을 검토한다.위안소를 경영하거나 군 위안부를 징모한 조선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일본의 국가책임을 부정하는 근거로 이용되기도 한다. 책은 그런 관점을 부정하되, 당시 일제의 군 위안소 제도가 낳은 조선 민족 내부 모순이 이같은 상처를 남겼음을 인식하고 일제 식민지배의 본질을 확인할 것을 주문한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2-27

각 분야 최고 직업인 12명의 이야기

ubc 울산방송 이영남사진 기자가 학벌·스펙을 떠나 열정으로 최고가 된 멘토들의 직업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엮은 `네가 즐거운 일을 해라`를 출간했다. 학생에게 즐거운 나만의 직업을 찾도록 돕는 진로 탐색 가이드다.이 책에는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무한대로 발휘해 각 분야의 최고가 된 12명의 직업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뮤지컬 배우에서 엔지니어, 벤처기업가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직접 인터뷰한 분야별 멘토들이 각 직업의 장단점과 입문 방법, 필요한 자질 등 구체적인 정보와 진로 설계 및 직업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뮤지컬 `맘마미아`의 세계 최고 여주인공으로 꼽히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 사진학과를 졸업하지 않아 이단아 취급을 받았으나 지금은 연예계와 영화계에서 먼저 찾는 사진작가 조선희, 전국의 특급 호텔 주방을 호령하는 요리사 이병우, 국내 최연소로 문화재 수리 기능자 대목수가 된 한옥건축가 김승직, IT분야의 핵심인 데이터를 설계하는 `데이터 구루` 이화식, 연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벤처기업가 김현진 등이 등장한다.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책 속의 사례들은 진로를 탐색하기 시작한 청소년과 교사, 학부모에게 진로 설계의 지침이 되어줄 것이라고 이 기자는 소개했다. 아직 갈 길을 정하지 못한 20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기자는 사범대학에 진학해 교단에 섰지만, 학교 밖 세상이 더 궁금해 기자의 길을 선택해 18년째 ubc 울산방송에서 일하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2-27

종교가 왜 진화한 행동일까?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과격행위가 연일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중동지역 국가의 분쟁의 근원은 종교와 맞닫아 있다. 종교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종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지만 여전히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과학저널 `네이처` 부편집장과 `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출신인 니콜라스 웨이드은 이 질문에 대해 특별한 방법으로 접근했다. 그의 저서 `종교 유전자`에서 진화론과 사회생물학(진화심리학)의 방법을 이용해 인간의 종교적 행동에 대한 이해를 시도했다. 이용주 역, 아카넷, 552쪽 저자는 우선 종교가 왜 진화한 행동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언어와 비교해볼 것을 권한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종교는 유전적으로 형성된 학습 기제 위에 구축된 복잡한 문화적 행위다.그는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언어와 종교를 배우는 타고난 `학습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그 어느 쪽이든, 학습의 내용은 사회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언어와 종교가 기본적인 형태에 있어서는 모두가 비슷하지만 내용적으로 각 사회마다 크게 다른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진화론적 관점에서 `종교는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결합시키는 신념과 실천의 체계`라고 정의했다. 종교가 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장치로서 수만 년 동안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유전적으로 형성된, 인간의 본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진화심리학과 사회생물학의 이론적 논의를 소개하면서 중요한 진화론자의 핵심을 요약한다. 이러한 근거 위에서 종교는 도덕성과 더불어 인간의 자연선택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왔으며 단순한 진화의 부산물이 아니라 진화론적 적응의 결과로서 도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정철화기자

2015-02-13

조선역사는 '지식인 公認'… 암투

한국사의 다양한 인물과 분야를 중점적으로 탐구해온 최연식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조선의 지식 계보학`옥당, 336쪽, 1만6천원을 펴냈다. 최 교수는 최근 중국 북경대와 일본 게이오대 방문교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의 역사 속에서 살핀 권력의 메커니즘에 관심을 두고 한·중·일 삼국의 개국과 근대화 과정을 비교하는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조선의 지식계보학`은 그의 이런 관심사를 대중적으로 드러낸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조선의 역사를 지식인의 국가공인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 암투의 역사로 보고, 힘의 논리에 따라 역사를 조망했다. 조선의 지식인 15명이 문묘에 종사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고 그 일이 조선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상세하게 살피고 있다.그는 조선시대의 지식인의 기준으로 `문묘 종사`에 근거했다. 문묘종사는 유교의 성인인 공자의 사당인 문묘에 유학과 주자학에 위대한 공헌을 한 현인들을 모셔놓는 것으로 조선의 지식인을 대외적으로 공인하는 과정이다.저자는 조선에는 수준 높은 학문과 비판정신을 겸비한 지식인들이 많았지만, 문묘에 종사된 이는 정몽주를 포함해 15명뿐이라고 설명했다.이를 토대로 정몽주와 정도전에 주목했다. 조선 건국의 일등 공신이자 `민본주의`라는 그만의 성리학적 이상세계를 그렸던 삼봉 정도전은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반면 `단심가`라는 유명한 시를 남기며 조선개국에 반대했던 고려의 충신 정몽주는 조선의 지식인을 대표하는 문묘종사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조선을 위해 일했던 정도전은 조선의 지식인으로 보지 않고 단 한 번도 조선에 충성하지 않았던 정몽주는 조선의 지식인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이 문묘종사는 어떤 기준으로 시행된 것인가.저자는 `조선의 문묘 종사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자 선정의 표면적 결과가 아니라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정치의 적나라한 속살”이라 말하며 개별 인물 연구가 아닌 `문묘 종사의 정치 동학`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정몽주는 조선 건국 후 100여년이 지난 중종 12년(1517)에 문묘 종사가 결정됐다.조선 건국에 반대했던 정몽주가 조선 시대 첫 문묘 종사자가 된 데는 정치적인 배경이 깔려있다. 연산군 폭정 이후 왕위에 오른 중종은 반정(反正)의 시대정신을 제시해야 했다. 이 역할을 맡은 조광조 등은 자신들의 스승인 김굉필을 문묘에 종사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이에 조광조 세력은 김굉필의 정신적 기원이자 시대정신의 상징으로 부당한 권력에 맞서다 희생된 지식인의 절의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정몽주를 내세웠고 결국 고려에 충성을 바친 정몽주가 조선 지식계보의 기원이 될 수 있었다.저자는 조선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었던 정도전이 문묘에 종사되지 못한 이유를 비롯해 이황, 이이, 김굉필, 조광조 등이 어떻게 문묘에 종사될 수 있었는지를 살피며 조선 성리학의 계보가 권력과 지식인 사이의 정치 투쟁의 산물이었음을 이야기한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2-13

러시아인 시각으로 쓴 사할린 韓人의 삶

강제징용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사할린 한인의 삶을 러시아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밝힌 책이 나왔다. 러시아의 대표적 한인 연구가로 알려진 아나톨리 쿠진(75) 박사는 19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까지 사할린 한인 이주과정에 대한 연구를 담은 `사할린 한인사`(한국외대출판부)를 한국말로 번역해 최근 출간했다.이 책은 구소련 시절 대외비였던 기밀문서를 비롯해 러시아 고문서 기록 등 사할린 한인 이주에 대한 총체적 학술 연구 기록을 담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 유즈노사할린스크 분교 사학과 학과장이기도 한 쿠진 교수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 2010년 3권으로 발간한 `사할린 한인의 역사적 운명`을 한국어판으로 내려고 1권으로 압축했다”며 “19세기 후반의 자발적 이주,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의 강제동원, 1937년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2차대전 후 귀국하지 못한 채 무국적자로 사할린에 버려진, 북한에서 노동 고용으로 건너와 남은, 그리고 오늘날 사할린에 남겨진 사람과 한국으로의 영주귀국자까지 험한 세월을 벙어리 냉가슴 앓으면서도 꿋꿋이 살아온 사할린 한인의 역사를 기술했다”고 소개했다.그는 책 서두에 “두 조국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으며 모두가 그것을 자랑스러워하진 않는다. 그러나 사할린 한인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러시아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거주국과 조화롭게 사는 한인에 대한 애정을 피력했다.1939년 사할린에서 출생한 쿠진 교수는 구소련 시절 사할린주위원회 서기, 유즈노사할린스크시위원회 제2서기 등 공산당 고위 공직자를 거쳐 사할린주 국립문서보관서 학술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2001년 `러시아 극동 지역의 한인 이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사할린 한인 연구에 매달려 오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극동의 한인들`(1993) 등이 있다.한국외대 강사로 이 책의 한국어 번역에 참여한 문준일 박사는 “지금까지 사할린 한인에 대한 국내 연구물에는 대부분 이데올로기와 정치·외교적 대립으로 생겨난 안타까운 피해자라는 시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며 “현지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기술한 첫 도서라는 점에서 학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문 박사는 “학계 논의의 활성화를 위해 쿠진 교수가 사할린 한인사 관련 러시아 내 각종 기록물과 일본 식민지 시절 문서 등을 집대성한 사료집 `사할린의 한인들`(부제 1880~2005년의 기록)의 한국어판 출간도 계획하고 있다”며 “워낙 방대한 사료라 번역 등을 개인이 하기 어려워 관계기관 등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도움을 호소했다.책은 구한말 자발적으로 사할린으로 건너가 한인 사회의 시초가 된 기록에서부터 일본 식민지 시기, 소련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강제이주, 2차대전 후 한인의 소련 사회로의 통합, 20~21세기 경계에 선 사할린 한인 등으로 구분해 시대별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상황을 사료 등에 근거해 고증하고 있다.책의 출판과 배포 등에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은 서진길 사할린 한인 이중징용가족회 회장은 “사할린 내 대학, 한인회, 도서관. 학자 등 관계기관과 개인에게 배포하기 위해 사할린으로 500권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015-02-13

명문사학 한동대에 역사한 하나님의 이야기

`하나님의 산 역사 갈대상자`(두란노)가 한동대 김영길 총장 퇴임 후에도 한국교계에 교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이 책은 한동대 초대 총장 김영길, 김영애 부부가 하나님께 위탁받은 한동대를 제대로 길러내기 위한 애끓는 한동대 양육기로 김영애씨가 펴냈다.책은 한동대 개교 무렵부터 10여 년 동안 한동대에 역사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섬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사람이 보기에는 너무나 무모해 보였던 학교 출범에서부터,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공격하는 세상과 힘겹게 싸우며 사십여 차례의 고소고발과 총장·부총장 구속 사태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지은이는 그 숱한 고난의 과정을 마이크로렌즈처럼 또렷하게, 그러나 그 고난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았을 때는 생명수를 찾은 사슴처럼 은혜에 감격하며 이 글을 기록했다.이 책을 읽다 보면 개인의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도 놀라운 것이지만 하나님이 그 개개인의 삶들을 움직여서 어떻게 하나님의 사업을 이루어 가시는지 깨닫게 된다. 지금 이 순간 국내 1천500만 크리스천 각자 각자의 중보 기도와 말씀 묵상. 그 실천적 삶이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 아래 놓여 있음을 분명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동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칼빈대도 증언한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하나님의 증거물이자 하나님께서 우리 사회에 보여 주시는 분명한 비전이다.△와! 하나님 굉장하시네!저자는 본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1994년 설교 말씀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남편 김영길이 안정된 카이스트 교수의 길을 버리고 하나님의 대학 한동대 총장이 된 이후로 지금까지, 한동대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인재를 양육하는 하나님의 대학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해 남편을 내조하고 있다.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 길은 가장 안전한 길이었다. 나는 길목 길목마다 동행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그분의 손에 이끌려 길을 떠난 사람은 그 길이 아무리 캄캄하다 할지라도 가장 안전하다고 감히 외칠 수 있는 `간 큰 사람`이 되어 갔다. 단 한순간도 우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나는 탄성을 질렀다. “와! 하나님, 굉장하시네! 정말 살아 계시네!”지난 10년 동안 한동대와 동행하시는 하나님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다가, 때로 너무 서러워서 주님께 삐치기도 했고 때로 감사해서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친구와도 잔정이 생겨야 친해지듯 나는 날마다 예수님과 잔정을 쌓았다.△`한동`이라는 이름에 흔들리다남편이 학교 관계자에게 물었다.“학교 이름을 왜 하필 한동이라고 했지요? 기독교 정신을 나타내는 다른 이름도 많이 있을 텐데요.”나도 속으로 한동은 너무 평범한 이름이라고 생각하던 중이었다.설립 본부는 학교 이름을 한동으로 정하고 응모자에게 연락을 했다. 어린아이가 전화를 받고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교회에 가시고 안 계신다고 하더란다. 아이에게 물어보았다.“아버님이 뭐하시는 분이시냐?”“목사님이세요.”그분은 구룡포 어촌에서 자그마한 교회를 개척하신 우선화 목사님이었다.(지금은 고인이 되셨다.) 교회에서 꼭 써야 할 돈 100만 원이 필요해서 학교 이름을 응모했던 목사님 내외분은 그날도 교회에 가서 그 이름이 뽑히기를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그 이름이 이사장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목사님 내외분의 간절한 기도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한동대는 하나님께서 시작부터 개입하시는 대학이란 말인가! 이 이야기에 우리를 크게 감동시켰다. 한동은 더 이상 평범하거나 촌스러운 이름이 아니었다. 우리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주여 50억 원을!1998년 7월, 시카고 휘튼 대학에서 코스타 집회를 마친 뒤, 우리는 워싱턴 펠로우십 교회(김원기 목사)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다. 그날 김 목사님의 설교는 소경 바디매오에 대한 것이었다. 목사님은 설교를 하시면서 온 회중에게 제안하셨다.“누구에게나 간절한 기도 제목이 있습니다. 우리도 바디매오처럼 `다윗의 자손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하고 단 몇 초 동안 기도를 드립시다.”순간, 우리는 머리 숙여 짧은 기도를 드렸다. 나는 옆에 앉은 남편에게 살짝 물어보았다.“당신은 무슨 기도를 하셨어요?”“`하나님! 우리 학교에 돈 50억 원을 주소서`라고 했지!”역시 그는 학교의 돈 걱정뿐이었다. 축도를 마친 목사님이 말했다.“몸이 아프거나 절박한 기도 제목이 있는 사람은 이곳 단상 위로 올라오십시오. 제가 기도해 드리겠습니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앞으로 꼬꾸라질 듯이 계단 아래로 뛰어 내려가는 사람이 있었다. 남편이었다. 그는 어느새 단 위의 목사님 앞에 제일 먼저 무릎 꿇고 앉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처음 방문한 낯선 교회에서 그는 체면이나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바디매오였다. 그해도 다 저물어 가는 연말, 눈이라도 내릴 듯 찌푸린 오후, 우리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오래 전부터 잘 아는 기독 실업인 C회장이 한동대에 58억 원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었다. 58억 원이라니! 설마 꿈은 아니겠지! 우리는 놀라움과 기쁨으로 어리둥절했다. 나는 학교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사무처장님! 학교로 58억 원 기부금이 조금 전에 입금되었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저쪽에서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네, 저도 은행에서 막 확인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일도 일어나는군요.”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남편이 절박한 바디매오의 기도를 드린 지 5개월 후에 일어난 일이었다.지금도 나는 그때를 생각하면 “와” 하고 탄성을 지른다. 그것은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경험한 감격 때문이었다.△그리스도와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수많은 핍박 속에서도 묵묵히, 그리고 믿음으로, 그리고 겸손하게 대처한 그의 모습은 참으로 거목이었다.그의 명예와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지고 온갖 비방과 억측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모습, 학교와 총장을 비방하는 보도와 유인물들에 속상해 하는 아내 김영애를 향해 그(김영길 총장)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우리는 이미 죽은 송장이오. 죽은 송장이 명예 훼손되었다고 벌떡 일어나는 것 봤소? 나는 괜찮아요! 나 김영길이 뭐에 그리 대단한 사람이오? 내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오? 몇 십 년 지나면 아무도 내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 게요. 하나님께서 내 이름을 쓰시도록 올려 드렸는데 그분이 높여 주실 때만 나를 드리고, 낮추실 때는 드리지 않을 작정이었소? 내 이름의 주인 되시는 분이 내 이름을 가지고 볶아 잡수시든지 삶아 잡수시든지 나는 아무 권리가 없소!”△책을 읽던 한동대학생의 눈물책을 읽은 한동대 학생은 이렇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 책을 읽으면서 안 울 수가 없었다.특히 한동대의 첫 입학생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죽었을 때, 그 학부모들의 행동들이 나왔던 부분에서는 정말 눈물이 쉴 세 없이 흘렀다.자식의 죽음이 하나님의 뜻이며 더 큰 일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을 보며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됐다.또 정말 그곳에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 한다. 특히 성운량 회장의 유산을 자식들이 한동대에 기부한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처음 이 기부금은 `효암채플`을 만들고 학생들을 위한 카페를 만들기 위해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부금을 받고 얼마 후 20억 원의어음이 돌아 온 것이다.결국 기부금 20억으로 융자를 받아 어음을 막아 내었다.하나님은 20억 원의 어음을 막을 수 있게 미리 기부금을 한동대로 보내신 것이다.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설명 할 수 없는 신기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학생 모습에 감동 받은 학부모학교가 세워져 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난 숱한 사건현장을 책으로 읽을 수 있었다. 주민들과 괴청년들이 학교에 쳐들어 와서 총장을 찾으며 행패를 부린 사건이다. 그때 취했던 한동대 학생들의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읽고 나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들은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고 평화롭게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질서 있게 대응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손에 손잡고, 어깨를 두르고 찬송을 불렀다. ♬주는 평화~ 막힌 담을 모두 여셨네, 주는 평화 우리의 평화~ 염려 다 맡겨라, 주가 돌보신다, 주는 평화, 우리의 평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아름답고 성숙한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읽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2-06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7월에 두번째 소설 출간

`앵무새 죽이기`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하퍼 리(88)의 두 번째 소설이 7월 출간된다.하퍼 출판사는 3일(현지시간) “하퍼 리가 1950년대 쓴 `고 셋 어 워치맨`(Go set a Watchman)을 7월 14일 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책 제목인 `고 셋 어 워치맨`은 구약성서 이사야서 21장에 나오는 구절로 `가서파수꾼을 세워라`라는 의미다. 하지만, 하퍼가 이사야서에 나오는 이 구절에 착안해책 제목을 정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지난해 가을에 발견된 이 소설은 `앵무새 죽이기` 보다 먼저 쓰였지만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편이 된다.두 소설의 공간 배경은 앨라배마 주에 있는 가상의 도시여서 같다.시대적 배경은 `앵무새 죽이기`가 1930년대 대공황 시절, `고 셋 어 워치맨`은 1950년대여서 20여 년의 차이가 있다.`앵무새 죽이기` 이후 55년 만에 나오는 후속 소설은 성인 여성인 스카우트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앵무새 죽이기`의 화자였던 어린 소녀 스카우트가 성장해 아버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소설이 시작된다.소녀 스카우트의 아버지는 `앵무새 죽이기`에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흑인을 변호하면서 인종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고, 스카우트는 이런 과정을 어린아이의눈으로 바라봤다.하퍼 출판사는 새로운 소설의 줄거리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다만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관한, 그리고 1950년대 인종갈등 속 작은 타운에 관한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묘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출판사는 우선 200만 부를 출간할 예정이며 전자판으로도 내 놓을 계획이다.하퍼 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1950년대 중반에 이 소설을 완성했다”면서 “이 책을 낼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사람에게서 조언을 받은 끝에 출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그는 “60여 년 전에 쓴 이 책을 찾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친구이자 변호사인 톤자 카터가 찾아냈을 때 너무 기뻤다”고 덧붙였다.한편 `앵무새 죽이기`는 역사상 가장 사랑받은 소설 중 하나이다.1960년 7월 11일 출간 이후 4천만 부 이상이 팔렸으며, 1962년에는 같은 이름의 영화로 제작됐다.출판사는 하퍼 리가 두 번째 소설 출간과 관련해 공개적인 행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녀는 1960년대 이후 언론에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연합뉴스

2015-02-06

인간관계 지배하는 법칙은 뭘까?

`작가 김재광의 북콘서트`가 오는 2월 4일 저녁 7시 30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는 열린다. 이번 북콘서트는 미스코리아 출신 김다정 아나운서의 사회로 포항아트챔버오케스트라의 다채로운 연주가 함께 한다.이번 행사는 총 3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배움과 우리를 바꾸는 아름다운 시간`에서는 `교육, 그 혁신적 미래`라는 주제로 교육의 미래에 대한 강의와 `보다 나은 삶,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위한 미래 가치 창조`라는 주제로 포항지역 발전 정책을 논한다. 강의 중간에 포항아트챔버오케스타트라가 `뽀우나까베자`, `가브리엘 오보에` 연주를 들여준다.2부 `인간관계와 나를 바꾸는 아름다운 시간`에서는 `평범한 99%에서 위대한 1%로의 자기혁명`이라는 주제로 인간관계와 인생을 지배하는 5가지 절대 법칙에 대한 특강이 마련된다.이어 지속가능한 인생 성공 설계도에 대한 강의도 준비된다. 강의 중간에 포항아트챔버오케스트라의 `흐르는 강물처럼`, `윈터게임즈` 연주가 이어진다.마지막 3부에서는 사회자인 김다정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청중과의 진솔한 소통의 시간이 마련되고 경품 추첨을 통해 선물도 준다.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인기리에 판매 중인 작가의 최근 베스터셀러 작품인 `The Law(더 로):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5가지 절대법칙`이라는 책에 실려 있는 사회생활의 가장 기본인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한 법칙들에 대해 이야기한다.이 법칙은 우주 법칙에 정확히 일대일 대응하는 인간관계 법칙으로, 실생활에 누구나 적용 가능한 △열정보존의 법칙 △힘의 법칙 △기브 앤 테이크의 법칙 △습관의 법칙 △위대함의 법칙이 바로 그것이다.특히 이번 강연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대목으로 작가는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5가지 절대법칙을 바탕으로 개개인을 99%의 평범한 삶에서 1%의 위대한 삶으로 이끄는 지속가능한 인생 성공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 방법을 들려준다.이번 행사는 교육, 지역 발전 정책, 자기계발 및 성공 등에 관심 있는 청소년, 대학생, 일반인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김재광 작가는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및 멜버른 대학교 MBA를 졸업하고 휴넷 MBA, 스탠퍼드 대학교 Professional Certificate 과정을 수료했다. 인적자원관리HRM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인시아드INSEAD 폴 에반스Paul Evans 교수의 `Managing People/Managing Yourself` 과정을 이수했으며, 현재 `영국의 아이비리그`라 불리는 러셀그룹 소속 대학인 리버풀 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중에 있다.또 포스코 ICT 사내벤처 1호를 경영했으며 LG CNS 기술연구소 연구원,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포항테크노파크 정책연구소 과장을 지냈다. `2014·2015 대한민국을 이끄는 혁신 리더 대상`, `2014 대한민국 인물 대상`, `2014 대한민국 미래경영 대상`, `2014 대한민국 신지식 혁신인`, `2014 대한민국 고객감동 일류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세상과 역사를 바꾸고 이끄는 1% 지속성공 전략`, `온라인 교육, 세상을 바꾸다`, `ILovePohang, 지역을 바꾸다` 등이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1-30

SNS로 6차산업 길 여는 농부들 이야기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SNS 활동을 하는 영농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소셜영농, SNS로 6차산업의 길을 열다`(이하 소셜영농)가 출간됐다. 소셜영농은 농사를 짓는 농부들과 체험농장 및 농산물 가공 분야에 종사하는 59명이 참가해 농사와 농산물, SNS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이야기, SNS를 교육 받고 농사에 활용한 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담아냈다.이 책은 SNS를 하는 농부들답게 출판 과정도 SNS를 통해 이루어졌다. 자신들의 원고를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리고, 교정하고 다듬는 과정에서 구글 문서 도구를 활용했고 모든 연락은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을 활용해서 진행했다.책속에는 농부와 그들이 운영하는 농장, 농산물 가공 판매를 하는 영농기업,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농가를 비롯하여 농촌 SNS교육을 담당하는 강사, 청년, 소셜팜을 통해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이들까지 영농에 SNS를 결합해 6차산업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지역적으로도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 지역에서 고르게 참여했고 농작물도 감귤, 포도, 딸기, 감, 사과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과일에서부터 아로니아, 블루베리, 천마, 여주, 오미자, 둥굴레 등 기능성 작물까지 다양하다. 농부들이 농사이야기는 물론 귀농을 통해 농촌에 정착한 과정 등 자신들의 경험을 담은 이 책은 귀농을 준비하는 분들은 물론 농사에 SNS를 활용, 직거래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참고할만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 책을 출판한 인힐링포럼의 박종철 이사장은 “이 책은 친환경 유기농 먹거리와 SNS로 6차산업을 준비하는 이 땅의 농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며, “책을 통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청년과 도시 소비자들이 함께 우리 농업, 농촌, 먹거리의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1-30

인간과 풍경에서 발견한 북한역사 100년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북한에 다녀온 경험을 밝힌 책이 최근 문제가 돼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에서 취소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책에 대한 판단은 별론으로 하고, 이번 일은 한국에서 북한의 실상을 말한다는 행위에 여전히 위험부담이 따름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신씨와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겠지만, 동아시아 연구 권위자인 영국 태생 역사학자 테사 모리스 스즈키 호주국립대 교수도 2010년 북한을 다녀온 적이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해 남다른 균형감과 신중한 관점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그는 당시 경험을 토대로 `금강산까지`(To the Diamond Mountains)라는 여행기를 펴냈다.`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된 이 책은 분명 북한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북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저자는 자신보다 꼭 한 세기 전인 1910년 영국 화가이자 여행가 에밀리 조이아나 켐프가 택한 여행길을 가급적 그대로 따랐다.옛 만주지역에서 중국-북한 국경을 거쳐 평양, 서울, 부산, 원산, 금강산에 이르는 그의 여정은 일제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의 기억까지 넘나들면서 100년 전 북한과 한반도, 동북아시아의 역사를 지금 상황과 병치한다.북한이 외국인 여행객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통념상 북 체제 선전 목적으로 여겨지기 쉽다. 저자의 주변에도 그런 우려를 내놓는 이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저자는 북한 같은 통제국가에서조차 숨길 수 없는 것들, 즉 눈앞의 풍경과 우연한 만남이 북한에 대한 `빠진 그림`을 채워넣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것들이다.“말쑥한 치마와 블라우스 차림으로 커다란 유리판을 뒤에 싣고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으며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인, 고속도로에서 차를 멈춰 세우고 서류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코흘리개 어린 병사에게 험악한 욕설을 퍼붓는 운전사, 두 중년 여성이 열어젖힌 두 개의 커다란 옥수수 자루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길가 여병사…”(172쪽)/연합뉴스

2015-01-30

역사·지리학자가 들여다본 성호사설

역사와 지리를 각각 전공한 두 학자가 조선 후기 유학자이자 실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1763)의 대표 저술 성호사설(星湖僿說)을 다룬 연구서를 함께 집필했다.역사 전공자는 강병수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수석연구원, 지리 전공은 손용택 한중연 문화예술학부 교수다. 대학 동기이기도 한 두 사람은 그간 성호사설을 연구한 자신들의 논문을 모아 `성호사설의 세계`(푸른길)를 출간했다.이익은 40세 전후를 시작으로 이후 40여년간 자신이 독서와 학문적 교류, 사회적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수시로 기록하면서 성호학을 집대성한 명저 성호사설을 남긴다. 그의 지식과 세계관의 총합이랄 수 있는 백과전서류 저작이다.성호사설은 3천여 항목으로 이뤄진 내용이 `천지문` `만물문` `인사문` `경사문` `시문문`이라는 5개의 `문`으로 나뉘어 구성돼 있다.저자들은 여기에 나타나는 이익의 사유와 역사관, 세계관, 우주관을 중심으로 18세기 조선 사상의 현실에 대한 이해를 시도했다.아울러 시대를 앞서 나간 이익의 지리관을 중심으로 그의 지리적 사고와 관심 등을 살펴보면서 지리학적 내용과 사실을 찾아 해석하고 정리했다.저자들은 서문에서 “성호사설 전반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 성과가 거의 없었고, 성호사설을 전공이 다른 두 필자의 시선이 융합된 총합적 성찰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에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2015-01-30

포항과 친숙한 해병대 이야기

포항을 흔히 철강산업도시와 함께 해병도시로도 불린다. 해병대1사단이 주둔지로 해병대 입소자들의 훈련장이 이곳에서 있다. 우리나라 해병대를 전역한 사람들은 모두 포항을 거쳐가야만 한다. 그래서 포항은 해병의 고향으로 불리며 자연스럽게 해병도시로 통한다.포항과 친숙한 해병대 이야기를 수록한 소설이 출간됐다.정건경, 천금성, 정태륭, 손영목, 김창동, 김웅기, 이신현, 강인석 등 8명의 해병대 출신 현역 소설가들이 작품을 모아 `전선 소야곡`을 펴냈다.문학과 예술과 사진 등 다능다재의 해병대 출신 CEO도 베트남전 전적지 기행문을 실었다.엠아이지/ 신국판 252쪽/ 1만300천원 해병대는 `무적해병`, `귀신 잡는 해병`,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으로 요약되는 독특한 해병대문화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해병대 문화는 우리사회에서 특이한 성격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것은 군사조직 체계상의 특수성에 비롯된 것으로 용감성과 조직단결력, 국가관이 투철한 진짜 사니이, 일사불란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 반면 인성의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정서적으로 승화한 결정이라하고 할 수 있는 문화예술분야와는 다소 거리가 먼 사람들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선입견에서 보면 해병대 출신 문학가는 선뜻 연상이 되지 않는다.하지만 이들 작가들은 한국문단에서 현역 소설가로 왕성하게 활동중이고 이번에 소설을 출간했다. 이번 소설은 해병대 출신 소설가 각자의 개성적 예술취향과 작품세계를 집합적으로 보여주는 단편소설 8편과 기록산문 1편이 수록됐다.요즘 유행모방성 작품들에 식상해버린 문학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불만을 삭여줄 색다른 읽을 거리로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이 소설집의 또 다른 특징은 6·25전쟁 이후 가장 큰 국제전이었던 베트남 전쟁 참전 경험을 문학으로 형상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아직도 `정전`상태의 안보불안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국가현실을 재인식하고 긍정적인 자극이 될 만한 내용을 문학적담론으로 형상화했다는데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무일 씨는 전선 소야곡에 베트남 회상록, 전쟁터의 묵시록, 소대장의 비망록 등 3편을 올려 40여년 만에 되돌아본 전적지의 풍경과 감상을 기록했다.김씨는 해병학교 35기로 베트남전 참전 후 대위로 전역한 후 현대·기아차 임원, CEO 등을 역임했다.이상로 해병대 전우회 총재((예)해병대중장)는 출간사에서 “한국소설문단에서 중진급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노병들이 해병대정신에 입각한 작품집을 출간한 것은 일반사회에서 우리 해병대를 새롭게 인식시켜 주는 계기일 뿐만 아니라 모군(母軍) 후배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해병대소설가회는 22일 오후 7시 서울 용산역앞 `용사의 집`회관에서 `전선 소야곡`출판 기념회를 가졌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1-23

주제별로 넘는 한국 근현대사 `아리랑 고개`

분단과 6·25 동족상잔의 비극은 60년이 넘게 떨어진 과거의 일이지만 이로 인해 비롯된 우리 사회 내 이념 대립의 골은 여전히 깊기만 하다.스스로 `진보적 가치` 옹호 입장을 밝힌 고등학교 역사교사 이태영 씨가 펴낸 `20세기 아리랑: 주제가 있는 한국 근현대사`(한울)는 일방의 주장을 넘어 역사적 쟁점에 대한 대립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읽힌다.저자는 “일제강점기에도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진보진영이 인정하고,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수진영이 인정해보자”고 말한다. 이는 식민지 시대와 분단 시대라는 거대담론 그릇에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일상`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저자는 “마흔을 넘으면서 현재의 삶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게 됐다”며 “역사는 고단한 삶의 집합체이며 아픔과 슬픔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본질이 사라지고 가공된 이미지가 난무하는 세태에 대해 “삶이 묻어 있는 역사인식”을 내세웠다.저자는 1부에서 한국 근대사 개관, 강화도조약에서부터 지난해 한국사 교과서 파동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의 주요 이슈와 흥미로운 논점 39개를 제시하며 중립적 이해를 시도했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서술에서 사실과 가치의 구분이 필요함을 앞세웠다.저자는 좌우 양 진영 논리에서 국수주의와 민족주의의 폐해를 느낀다. 2부에서는 아리랑에서부터 한국 민족주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전통이라고 생각해온 문화적현상들의 연원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규명했다.지금까지의 한국 근현대사 서술은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이념적이었다는 문제의식이 그 안에 담겼다. 320쪽. 2만9천원./연합뉴스

2015-01-23

“이제 슬픔 딛고 일어설 기력 얻어…”

시간은 흘러가다가도 다시 그날로 붙들려간다.지난해 4월 16일. 근현대 한국사의 최대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날이다. 사건이 난지 9개월여가 지났지만 당시의 아픈 기억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인천을 출발했던 세월호가 침몰했던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났던 250여명에 달하는 아이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세월호 유가족들의 육성을 담은 신간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출간됐다. 창비, 348쪽, 1만2천원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대표 김순천, 이하 작가기록단)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그해 12월까지 단원고 희생학생 유가족들과 동고동락하며 그중 부모 열세명을 인터뷰해 이 책을 펴냈다.유가족들의 애타는 마음과 힘없는 개인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격정적인 분노와 무력감, 사건 이후 대다수 가족들이 시달리고 있는 극심한 트라우마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중요한 기록이다. 사진 특히 인터뷰를 하고 글을 정리한 작가기록단과 더불어 윤태호·유승하·최호철·손문상·조남준·홍승우·마영신·김보통 등 8명의 만화가가 총 13편의 삽화와 표지화를 그리는 일에 동참했다.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텍스트뿐만 아니라 한컷의 삽화로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 하나의 그림이 가져다주는 깨우침의 힘은 얼마나 큰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소식을 듣고 안산 단원고 부근에서 초조하게 진도행 버스를 기다리던 부모들 곁에는 우연히 한 사람의 작가(김순천)가 그 안타까운 광경을 지켜보며 서 있었다. 그 시간 남해의 진도 앞바다에서는 승객 450여명을 태운 한척의 여객선이 침몰하고 있었다. 첫 장면부터 동행하게 된 그는 이후 다른 작가들과 더불어 진도체육관, 팽목항, 안산분향소, 국회, 광화문, 유가족의 집을 오가며 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록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록은 희생자들을 추억하는 가족들의 여러 모습을 담았다. 공황장애 때문에 집안에서 주로 생활해온 김건우 학생 어머니, 인터뷰 내내 속내를 내비치지 않다가 결국에 듣는 이 모두를 울려버린 유미지 학생 아버지 편은 오래전 딸이 맹세한 약속이 죽은 뒤에나 지켜졌다며 한탄하는 부정(父情)을 담았다. 신승희 학생의 언니가 수능을 앞두고도 매일같이 동생을 추억하며 2학년 동생들을 모두 살려내고자 밤마다 꾸는 꿈 이야기는 그 간절함만큼 비애감도 크다. 단 하나의 혈육을 잃고 혈혈단신이 된, 김소연 학생 아버지 편은 한부모 가정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상황이 그의 사투리에 실려 애잔하게 전달된다.이 책은 실제 사건의 특정한 순간을 매우 세세하게, 또한 용기를 내어 해석해낸 가족들의 힘이 곳곳에 배어 있다. 참여 작가들은 이제 슬픔을 딛고 일어설 기력을 얻었다면, 지금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이 같은 기록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함께 기억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출판사는 이 책의 판매 수익금 전액을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공익활동에 기부할 예정이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1-23

항일민족운동 펼친 평양 남산현교회 사람들

1928년 가을 기독교계 언론인 `기독신보`의 기자는 평양의 풍경을 이렇게 소개한다.“어떤 사람이든지 평양을 처음 와 본 사람에게 평양의 유명한 것이 무엇인가 하면 이구동성으로 예배당의 종소리라고 한다.(중략) 사면 팔방에서 울려오는 종소리는 서로 교향이 되어 과연 황혼의 평양성을 흔들어 빼는 감이 없지 않았다.” 당시 평양에는 인근 대동군까지 포함하면 50여 개 교회가 있었고 교회 종소리가 명물이 될 정도로 기독교가 성행하면서 평양은 `조선의 예루살렘`이라고까지 불리기도 했다.`남산재 사람들`(그물)은 해방 전 평양의 대표적 교회 중 한 곳인 남산현교회의 역사와 이 교회를 통해 활동했던 교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남산현교회는 평양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했던 교회로, 지금은 이 자리에 북한 인민문화궁전이 들어서 있다.작은 초당에서 출발한 교회는 헌금과 노동을 통해 10여 년의 시간을 거쳐기와집 예배당으로 커졌다. 선교사도 없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힘으로 마련된 교회는1903년 새 예배당 봉헌식이 열릴 때는 2천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교세를 확장했다.그러나 남산현교회가 유명해진 것은 1919년 3.1운동이 계기가 됐다. 당시 남산현교회의 신흥식 담임목사는 민족대표 33명 중 한 명으로 서울에서 열린 독립선언식에참석했다가 옥고를 치렀다. 부담임이었던 박석훈 목사 역시 평양에서 만세 운동을 주도하다 평양 형무소에 수감중 순국했다.이런 활동 등을 통해 남산현교회는 `항일 민족운동`의 성지로 인식됐고 3·1운동 이후 청년과 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2015-01-23

번영의 빛… 북방으로 가는 `대륙철도`

동북아 물류거점도시 도약이란 비전을 내건 포항영일만항이 자본 잠식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8월 개항한 이후 지금까지 수송 물동량 부족으로 매년 평균 70억원의 영업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일만항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 연해주 등 북방항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수출 화물을 북한 나진항으로 끌어들여 나진-하산 구간 철도와 러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해 유럽까지 운송하기 위한 복합 물류·운송 사업이다.바닷길로는 한반도와 일본, 러시아를 에워싼 `환동해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동해東海는 20세기 냉전의 역사와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닫힌 바다`이자 `변방의 바다`로 존재해왔으나, 탈냉전의 조류를 타고 새로이 조명받고 있다.영일만항은 물론 한반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성장 동력이자 번영의 빛으로 다가오고 있다.이런 시점에서 길은 희망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해 북한과 중국, 러시아 연해주를 관통하는 `북방 루트`란 책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태호 외 지음. 돌베개. 416쪽. 2만2천원 이 책은 특히 두만강 지역의 북-중-러 협력 관계와 몽골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환동해 협력 네트워크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변방을 넘어 새로운 동북아 협력의 무대로 부상하는 동해, 중국과 시베리아횡단철도, 그 사이 남북으로 이어진 몽골종단철도를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 몽골 사이의 협력과 경쟁관계, 한반도 철도와 대륙철도를 이어줄 동북3성의 운송로 구축 움직임 등 현황을 현지 취재에 기반해 보여준다.강태호 기자를 중심으로 한 `한겨레` 취재진들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전문가, 강재홍 한국교통연구원 전 원장이 중국, 러시아, 몽골 등의 변경 도시들과 일본의 서쪽이자 동해에 면한 항구들을 탐사한 뒤 그곳에서 벌어지는 경제협력과 국제 질서 변화의 움직임을 기록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1-16

최고 고전 `심청전` 현대소설로 부활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 국문과 방민호(50) 교수의 첫 장편소설`연인 심청`(다산책방)이 출간됐다. “이 소설의 시작점은 지금부터 15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작가는 `심청전` 경판본 24장본을 읽고 다른 판본들도 살펴봤다. “작고하신 성현경 선생의 글들도 읽었다. 채만식이 `심청전`을 `심봉사`로 세 번이나 다시 썼음도 알았죠.”지금까지 우리가 기억하는 `심청전`의 주인공은 `효녀 심청`이었다. 하지만 심청을 단순히 효의 상징으로만 볼 수 있을까. 이 오랜 의문에서 작가의 소설은 시작됐다. 작가는 `심청전` 여러 판본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가리켜 저를 위하는 욕망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지만 이는 사랑의 시작이요 끝”이 아니며, “험한 세상을 그나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실은 사랑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166쪽)이라는 것을 읽어냈고, 그 속에 깃든 심청의 사랑을 마음에 담았다. 그래서 누군가의 연인이자 딸이며, 사랑과 삶과 운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연인 심청`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작가란 단순히 “황무지에 자기만의 꽃을 심는 존재”가 아니라 “길고 깊은 문학의 전통 속에서 나타나 그것에 한 줌 흙을 더하고 사라지는 존재”임을 작가는 “뒤늦게나마 깨달았고, 그것이 이 긴 여행의 출발점”이 됐다.(작가의 말)소설 초고는 스마트폰으로 쓰였다. 작가는 2013년 6월부터 3개월여간 설악산 무산 스님에게 스마트폰 장문 문자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소설을 보내며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혼자서는 이렇게 할 수 없었을 겁니다. 문자메시지를 받아줄 사람이 꼭 필요한데, 그분이 바로 설악 무산 큰스님이었습니다.”작가는 오랜 시간 소설을 구상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못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믿는 우리 현대인의 어리석음”에 대해 생각했다. 그 또한 “그럴 법한 일들로 소설을 써야 한다고 믿었던 소설론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작가의 생각은 바꼈다. “상상적인 것, 환상적인 것, 마음속에만 작용하는 것, 이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우리들의 선인들의 이야기책 속에 그득히 담겨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 있을 법하지 않은 이야기들에 우리들 현대인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지혜로워질 수 있습니다.”작가는 그러한 이야기의 하나인 “`심청전`을 오랜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흐려지고 잊힌 본뜻을 살리고 채만식이 `심봉사`에서 삭제하고 싶어 했던 초월적인 힘의 작용까지 아울러 그림으로써 독자들을 상대해보고자 했다.”(작가의 말)그 이야기들에 잠시라도 다시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옛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을 되돌아볼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지혜로워질지도 모른다고.`연인 심청`은 널리 알려진 `심청전`에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이야기를 덧입혀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다.원전에서 읽을 수 없었던 인물들과 이야기는 현대인들의 감정들을 기존 인물들과 함께 대변하며 `심청전`이 갖고 있는 현대적 의의를 되살리고 있다. `연인 심청`에서 `심청` 만큼 중요한 인물은 `심봉사`다. 작가는 `연인 심청`에 “채만식의 소설 `심봉사`에서 착상을 얻은 만큼 이야기 속에 그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해놓기도 할 정도로 `심봉사`라는 인물에 공을 들였다.“인간은 자기가 처한 상황보다 항상 더 큰 것을 욕망하며, 현대는 그 극심한 욕망이 충돌하는 아비규환의 쟁투장이다.”`연인 심청`에 나오는 `심봉사`는 눈 뜨길 소망하며 백팔 배를 올리는 자리에서도 “건성건성 절은 올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게 다 무슨 짓이냐”며 “고역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하고 온갖 궁리”(196쪽)를 하는 인물이다. 딸이 보기에도 “밥상을 앞에 두고도 품격”조차 잃어버린(38쪽) 심봉사는 “바로 우리 현대인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작가는 누군가 “`연인 심청`은 어떤 소설이냐?” 묻는다면 이렇게 되묻겠다고 한다. “사람은 어떻게 하여 이 세상에 왔나. 왜 이렇게 춥고 배고프고 외롭게 살아야 하나. 이 고통과 슬픔의 수렁에서 어떻게 해야 헤어날 수 있나.” “`심청전`에는 사랑에 더하여 인간과 인생을 둘러싼 근원적 물음이 있다”는 작가는 “이 여인을 만인의 연인으로 만들고 싶었다.” “자신의 죄를 씻어내고도 홀로 구원받음에 기뻐하지 않는 여인. 사랑의 힘으로 모든 절망을 초극할 수 있는 여인.” “인간의 원죄와 고통과 구원”의 과정이 담긴 “심청은 과거가 아니라 차라리 미래의 여인”이며 “우리가 그리워하여 마지않는 우리의 인간상”이 깃들어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다.“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자기를 버리고 남을 위할 줄 아는 이타적 사랑밖에 없다.” “지극히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심청이 욕망에 눈이 먼 심봉사를 구원하고, 심청을 사랑하는 청년 `윤상`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심청`을 지켜내는 `연인 심청`은 “이타적 사랑의 이야기”이며 “심청이 자기 운명을 바꾸어가며, 그것을 실현해가는 운명 개척의 이야기다.”(작가의 말)방민호 교수는 경북매일신문에 지난 2010년부터 방민호칼럼을 연재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01-16

여고생들 눈에 비친 우리 사회모습은?

현직 교사가 시 창작수업을 한 학생들과 함께 시집을 펴냈다. 시인인 배창환 포항장성고 교사가 경주여고에서 시 창작수업을 한 학생들과 함께 엮은 `지금은 O교시`(한티재, 168쪽, 9천원)를 출간했다.이 시집은 나 자신과 가족, 학교뿐 아니라 마을과 세상, 자연과 생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쓴 77편의 시들이 주제별로 나눠 5부로 구성되어 있다.교과서에 실린 시들은 훌륭하지만 청소년들의 실생활과 거리가 먼 주제들이 많아 청소년들이 가까이 하기 어려운 문학 장르였다. 시의 구조와 표현상의 특징을 배우고 문제를 풀며 시험에 출제될 만한 작품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보통의 시 접근법이다.배 교사와 학생들은 다른 방식으로 시를 공부했다. 직접 시인이 돼 시를 써보며 자기 발견과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삶의 진실과 자아의 탐구`라는 주제로 진솔한 표현을 구하되, 엉뚱한 말장난이나 관념적인 유희에 빠지지 않는 시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문장을 가다듬고 제목을 정하기까지, 한 편의 시가 완성되는 과정을 통해 이들은 시가 주는 내적 기쁨과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시 쓰는 밤이 행복하고, 외롭고 고독한 날에도 시로 위안을 삼게 되었다고 고백한다.이 시집에 실린 학생들의 시는 난해한 문장이나 화려한 수식어가 없다. 주제도 평범하리만치 일상 속에서 찾은 것들이다.시집 제목의 0교시는 1교시 정규수업 전에 하는 보충수업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수업방식으로, 현실은 많은 아이들이 꾸벅꾸벅 조는 시간이다.아이들은 저마다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그대`를 하나씩 가지고 앉아 있다. 그것이 스마트폰이든, 학원이든, 독서실이든, 아침 일찍 불려 나와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세 줄로 표현되어 있다.현재의 입시제도 속에서 내일의 `집`이나 오늘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해볼 마음의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이렇게 시를 통해 우리는 청소년의 눈에 비친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그들의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청소년들의 시에 나타난 그들의 삶과 세계를 엿보는 일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살피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인 것이다.배창환 교사는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아이들과 함께 시를 읽고, 시를 가르쳐야 한다”며 “이 시집은 요즘 아이들이 어떻게 시를 손에 쥐고 힘껏, 혹은 우아하게 벽을 넘는 지 우리는 살며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배창환 교사는 1955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세계의 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잠든 그대`, `다시 사랑하는 제자에게`, `백두산 놀러 가자`, `흔들림에 대한 작은 생각`, `겨울 가야산`등과 시선집 `소례리 길`과 `서문시장 돼지고기 선술집` 등이 있다. 대구작가회의 회장과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을 지냈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1-09

`청년 하용조` 신앙 고백록 드디어 나왔다

지난 2011년 8월 세상을 떠난 하용조사진 온누리교회 담임목사는 1968~1969년 폐결핵 치료를 위해 인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당시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던 하 목사는 병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루하루 일기를 써내려갔다.하용조 목사가 당시 썼던 일기를 모은 책 `나의 하루`(두란노)는 본격적으로 목회자의 길에 들어서기 전 청년 하용조의 신앙고백서다.입원 전 대학생선교회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면서 병을 얻었고 병상에서도 같은 병실의 환자들을 전도하느라 `하 목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던 그는 개인의 은밀한 기록인 일기에서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나는 먼저 주님께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살지 아니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은 주님이 나에게 주신 명령이고 사명이다. 필요하려면 죽음도 불사한다.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 나의 전부. 사랑으로 영원을 뚫고 양을 질로 화(化)하여 악마의 영역을 벗어난다. 이것이 나의 갈 길이다”하 목사와 함께 대학생선교회에서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던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는 이 책에 대해 “신앙인들의 마음자리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고백들”이라며 “젊은 날에 하나님께 드렸던 하 목사님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마음들은 건축의 설계도면처럼 선명하게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232쪽. 1만3천500원./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