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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중근,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화합과 평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105주년이 되는 날이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하얼빈 역에서 동아시아에 제국주의의 손길을 뻗고 있던 침입자,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 민선 변호사 선임 불가, 초고속으로 집행된 사형. 이 어처구니없는 재판 과정에 대한민국은 분노했지만, 모든 일본인이 안 의사의 죽음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사형 집행일을 연기해달라고 탄원서를 올린 형무소장, 대를 이어 안 의사의 추모 기도를 올리게 한 담당 간수 등 안 의사를 만난 일본인들은 그를 향해 깊은 숭모의 마음을 품었다.30여 년째 안 의사의 발자취를 찾아다니며 안 의사 유해 모셔오기 운동 등을 벌여온 박삼중 스님이 안 의사 순국 105주년을 맞아 안 의사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코레아 우라`를 펴냈다.이 책은 안중근 의사에게 미쳐 삼십여 년을 보낸 박삼중 스님이 조사한 안 의사의 삶과, 스님이 왜 그토록 안 의사의 발자취를 쫓았고 오늘날 우리가 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모셔 와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박삼중 스님은 우연히 방문한 일본 다이린지(大林寺)에서 안중근 의사의 위패를 발견한다. 안중근 의사 수감 당시 그를 담당한 일본 헌병 지바 도시치가 안 의사 사후에 대를 이어 그의 위패를 모시게 한 것이다. 박삼중 스님은 지바 도시치와 안 의사의 숨겨진 우정 이야기를 계기로 안중근 의사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이후 박삼중 스님은 안 의사가 순국한 중국 뤼순(旅順)을 열 번 가까이 오가며 유해가 묻혀 있을 만한 곳을 수소문하고 전국의 군부대를 다니며 안 의사에 대해 강연하는 등 열정적으로 안중근 홍보를 해왔다.박삼중 스님은 안 의사를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애국지사로만 규정하면 안 의사의 진면목을 놓치게 된다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공존공생`을 염원했던 평화주의자였다고 말한다.박삼중 스님은 아직도 안 의사 유해의 행방을 찾지 못하는 데 대해 북한에서도 안 의사 유해 발굴에 적극적인 터라 중간에서 입장이 난처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염수한 추기경이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안 의사의 사랑과 평화 사상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최고의 가치입니다. 안 의사의 숭고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화합과 평화의 길을 열어가기를 희망합니다”이 책의 서문 역시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안중근은) 이토라는 인물을 죽였기 때문에 `영웅`이 아니다. 그가 그 척박한 시대에 무엇을 실천하다 간 것인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는 그저 수많은 애국지사 중 한 명일 뿐이다. 그가 우리에게 주는 키워드는 `애국`이 아니다. 그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면서까지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화합`과 `평화`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교훈이다.”/정철화기자

2015-03-27

21세기 대동여지도가 나왔네~

한일간의 독도 영유권 분쟁이 갈수록 첨예해 지고 있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사실적 지배 근거로 지도가 중요한 자료로 제시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은 세계 각국에서 펴내는 지도상의 독도의 이름과 독도가 위치한 바다 이름 표기 방법을 놓고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최병남)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대한민국 국가지도집 Ⅰ권(영토와 역사)`을 발간했다.우리 영토·영해 관련 정보를 담은 최신판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은 국·영문판이 발간돼 20일부터 배포될 예정이다.특히 영문판 약 1천권을 인쇄, 국제기구와 해외 유명 도서관 등에 배포해 독도, 동해 등 지명과 관련한 영토정보 주권을 강화할 계획이다.새로운 국가지도집은 `2007년 발간된 국가지도집에 비해 컨텐츠를 대폭 강화시켜 국토 공간에서 국민의 일상생활이 투영된 우리 국토의 모습을 지역의 특성을 살려 일목요연하게 표현했다.특히 대한민국 영토와 영해의 변화 모습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지도제작 기법과 인포그래픽 기법을 활용해 제작함으로써 국가적 기록물의 위상에 맞는 품질을 확보했다.또한, 이번에 동시 발간된 영문판 국가지도집은 UN지명회의 등의 국제기구 전문가들에게 우리 영토와 지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해외의 잘못된 서술이나 오류를 시정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영토와 역사를 서술한 국가지도집 1권은 총 4개 분야의 주제별로 구성했으며, `15년부터 개정되는 초·중·고 사회과 교과서와 사회과부도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제1장(영토)은 대한민국의 영토와 영해를 역사적 맥락에서 지도로 정확하게 표현했고 제2장(정부와 지방자치)은 국회, 행정부, 사법부, 지방자치 제도의 모습을 지도와 함께 포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제3장(국토의 변화와 발전)은 국토의 변화 과정, 국가적 공간 계획 및 지역 계획, 경제와 산업활동, 정주체계 등을 기술했다.제4장(세계 속의 한국)은 우리나라 외교 및 국제통상 활동, 국제 개발 협력, 그리고 최근의 한류 등을 서술하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20

유교서 배우는 삶의 지혜… 修己·治人 정리

유교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유교 문화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고 있지만 갈수록 종교로서의 힘을 잃어가고 있다. 서울대 종교학과의 금장태사진 명예교수가 유교의 가치를 되짚어 보는 `나를 찾고 너를 만나`를 출간했다. 바오로딸, 284쪽, 1만1천원 이 책은 사서를 비롯한 유교의 경전들을 고루 인용하면서 유학자의 관점에서 개인의 성찰과 사회윤리의 여러 측면에 대해 이야기한다.유교의 가르침을 쉬운 말로 설명하는 글은 유교에 대한 이해 차원을 넘어서 현대인과 지금의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지침을 담고 있다.저자는 유교 사상의 골격을 크게 네 가지 주제로 소개한다. 유교 사상의 기본 구조에는 두 초점이 제시되는데 하나는 `나`를 찾고 실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너`를 만나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나를 닦는 `수기(修己)`와 남을 다스리는 `치인(治人)`이라고 정리했다.또한 유교 사상의 주된 관심은 `나`와 `너`를 실현하는 데 있다. 그 실현의 현장은 현실 세계요, 그 실현의 기준은 하늘의 명령이다. 이 책의 3부 `방황하고 꺾이고`는 현실 세계를 살아가면서 만나는 문제들이고 4부 `하나 되는 자리`는 천명을 따라 일치하고 순응하는 믿음을 살펴본 것이다.맹자는 제(濟)나라 선왕(宣王)에게 인재를 신중히 등용할 것을 이야기하며 좌우의 측근들이 모두 추천해도 불충분하고 대신들이 모두 추천해도 불충분하고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 인물을 `현명하다`라고 말하면 다시 그 사람됨을 살펴보고서 등용해야 한다(맹자 2-7:3)고 강조한다.한국의 그리스도교에 유교를 관심 있게 돌아볼 것도 주문하고 있다.중국 당(唐)나라 때 성행하던 경교(景敎·기독교 종파 중 하나인 네스토리우스교)나 원(元)나라 때 성행했던 프란치스코파 천주교가 지금 흔적없이 사라진 것은 중국의 사회와 문화 속에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인 만큼 한국 그리스도교도 한국 전통의 뿌리가 되는 유교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20

재일동포 3~4세의 한·일 생각은 `재일 장학생은 이렇게 생각…` 출간

재일동포 3~4세 학생들의 정체성 고민과 꿈, 일본에 대한 생각 등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일본에서 재일동포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해온 한국교육재단(이사장 서동호)은 최근 장학금 수혜자 100여 명의 글을 모아 `재일 장학생은 이렇게 생각한다`란 제목의 문집을 펴냈다.재단은 지난해 고교생 30명, 대학생 63명, 대학원생 3명, 미국 대학원 유학생 4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다.학생들은 가족, 미래, 한국어, 나의 이름, 일본으로부터 배운다 5가지 주제 가운데 하나를 골라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었다.아이치(愛知)현 가수가이미나미(春日井南)고교 3학년 김유향(金有香) 양은 `나의 이름`이라는 주제의 작문에서 “재일동포는 평소 통명(일본식 이름)을 써왔고 나 역시 내 이름을 일본어로 발음해왔는데 모국 연수 때 처음으로 `유카`가 아닌 `유향`으로 불렸다”면서 “처음에는 낯설고 내 이름을 어떻게 쓰고 읽을지 고민도 했지만 나는 유향이면서 동시에 유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그는 “두 가지 이름을 쓰게 되면 내 맘속에 나는 한국인이라는 의식도 생겨날 거 같다”면서 “그때는 `저는 김유향입니다`라고 당당히 밝히며 살겠다”고 다짐했다./연합뉴스

2015-03-20

중국 르네상스 원동력은 유교

중화주의적 관점에서 중국 송(宋)나라에 대한 후대의 주된 비판 중 하나는 `유약함`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중화인민공화국은 물론 전후 왕조들과 비교해도 형편없이 영토가 좁았고, 문치주의에 치중한 나머지 그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해 북방 이민족에 내내 시달렸다는 식의 박한 평가다.송을 쇠퇴하게 했다는 문치주의의 이념적 토대는 물론 유교다. 알려졌다시피 송대는 주희(朱熹)를 위시한 유학자들이 발흥시킨 신유학(성리학)이 이후 중국 사회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게 한 시발점이었다. 후대 개혁가들로부터 `복고` `보수` `반동` 등 온갖 혹평을 받은 중국적 사고체계가 바로 송대에 정립된 셈이다.송대 신유학에 대해 그처럼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디터 쿤 독일 비르츠부르크대 교수의 `하버드 중국사 송 - 유교 원칙의 시대`는 매우 색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저작이다. 이 책에서 그는 송 왕조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문명으로 자리잡았다며 그 원동력으로 주저 없이 유교를 지목한다.물질문명사가인 저자가 각종 사료를 통해 보여주는 송 왕조의 면모는 유럽의 르네상스를 능가하고도 남을 수준이다. 몽골 침입으로 인구가 감소한 13세기에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중국에 살았고, 발달한 농업기술과 토지제도 덕분에 농업 산출량이 증가해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1인당 소득을 기록했다고 한다.게다가 다양한 형태의 방추차, 생사 감는 기계, 견·마 수력방적기 등 각종 직물 생산장비들이 등장해 유럽의 산업혁명을 방불케 할 만한 경제적 발전을 이뤘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시장과 상업조합이 생겨났고, 화폐경제, 교통수단, 도자기 생산, 광업, 제지, 인쇄, 출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동시대 유럽을 앞섰다.저자는 왜 유교가 송대의 이같은 번영을 가능케 했다고 봤을까. 그는 먼저 당 말기에서 송 초기로 이행하는 시기 매우 뚜렷한 단절이 발견된다는 데 주목한다. 세습귀족이 몰락하고 새롭게 등장한 송대의 사대부 계층은 유교 이념의 교육을 받고 치열한 과거시험을 거쳐 등용되면서 중국의 전통을 다시 만들었다는 것이다.이들이 추구한 유교 원칙은 무(武)가 아닌 문(文)의 원리였으며, 상류층의 공적·사적 생활을 모두 규제하는 이념이었다. 당대 엘리트 계층이던 사대부는 각종 특권과 혜택, 정치적 영향력, 가문의 명망 등을 누렸지만 더불어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관리로서 책무와 왕조의 이익을 중시하는 이타적 윤리의 소유자여야 했다.이런 문인 관료층이 떠받친 송의 문치 질서는 다른 어느 왕조보다 유교의 이상적 통치에 근접한 황제들, 실용주의적 분위기에서 행정·경제적 효율성을 이룬 정부, 절제와 사회적 책임의식을 지닌 사대부 계층, 경제 분야의 발전과 사회적 역동성 등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앞선 모습을 보였다고 저자는 평가한다.그렇다면 `무능`이라는 비판을 받는 송의 국제관계도 달리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북방민족 왕조와 무려 4차례나 조약을 맺으며 고개를 숙인 송의 외교가 장기간 평화와 번영을 가능케 한 실용적 외교전략이었고, 유교는 그와 같은 `평화적 공존` 전략을 추동한 이념적 토대였다는 새로운 평가를 내놓는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20

“생각 바꾸면 대박농사 보여”

▲ 젤라틴·키틴 분해 미생물농법으로 쌈채소를 재배해 연간 억대 매출을 올리는 정태진씨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한·중 자유무역협정(FTA)체결로 우리 농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임현우(47) 농민신문 기자와 김금희(38·여) 전 전남매일 기자가 `대박농사, 꿈은 이루어진다`를 펴냈다.미생물 농업을 다룬 이 책은 만화를 풍성하게 넣고 글자 크기를 키워 읽기 쉽게 편집했다.제1부 이론 편은 젤라틴과 키틴분해 등 미생물농법을 자세해 소개했고 제2부 사례 편은 미생물농법을 활용해 억대 부농의 반열에 오른 농가들과 지역농협과 해외 적용사례를 정리했다. 젤라틴과 키틴 분해 미생물은 값이 싸고 효과가 좋은데다 쉽게 배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농산물 생산비를 낮추고 수확량과 상품성을 높일 수 있어 일부에서는 `꿈의 농법`이라고도 불린다.책을 펴낸 김금희씨는 10일“농협을 출입하면서 수많은 농가가 젤라틴·키틴분해 미생물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억대 부농 반열에 오르는 것을 보고 책으로 엮어 좋은 가치를 전파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현해남 제주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생동감 있는 현장의 글에 사진과 만화를 곁들여, 이해하기도 쉽고 가까이 두고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며 “미생물로 농사를 지으려는 농민들에게 교과서와, 스승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5-03-13

생명체 질서에 대한 인간의 반란

한동대학교 김윤규사진 교수가 소설집을 출판했다. 한국문학 연구자로 지금까지 십여권의 저서를 낸 김교수가 소설집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교수가 펴낸 소설집의 제목은 `직립적의 난`이다. 책과 나무, 432쪽, 1만4천원 소설 `직립적의 난`에는 김 교수가 지난 2009년부터 계간지에 발표했던 소설 11편이 실려 있다. 각 소설들은 독립된 단편이지만 전체가 하나의 주제를 지향하고 있다.이 소설집에서 직립적(直立賊)이란 직립보행을 하는 반란자들이라는 뜻이다. 소설에서나 현실적으로나 직립보행을 하는 동물은 인간 뿐이다. 그러므로 제목 `직립적의 난`은 `홍건적의 난`처럼 인간이 모든 생명체의 질서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소설은 각각 개, 소, 말, 닭, 양의 세계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들의 원시적이지만 아름다운 생명세계가 인간에 의해 교란되는 과정을 소설적으로 그리는 것이 소설집의 전반부이다.후반부는 그들이 애완견, 비육우, 경주마, 산란계, 희생양이 돼 그들의 생명력이 인간에 의해 무참하게 훼손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런 뒤에 이 소설집의 마지막은 나무의 말로 서술되는 `잘못은 너희가 했다`로 구성되어 있다.김 교수는 책에 실린 `뒷글`에서 “우리 사는 것이 원래 이렇게 비루했을 리가 없다. 우리가 이렇게 꿈도 추억도 없고 의문도 분노도 없었을 리가 없다”고 말한다. 결국 이 이야기들이 우리가 당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들의 우화임을 드러내고 있다.이 소설의 편집자는 서평에서 “고작 두 발로 선 것이 앞발을 자유롭게 하고, 시야를 넓히더니 만물을 휘두르게 한, 한없는 폭력과 이기의 역사, 순하고 고요하던 집단을 권모술수로 지배한 계급의 역사”라고 평했다.김윤규 교수는 소설을 쓰고 싶었으나 문학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한동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 교수는 낮에는 대학강단에서, 저녁에는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을 위한 무비용 대안학교인 청소년자유학교를 설립해 교장으로 일을 한다. /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3-13

전원에 집짓기, 모든 정보가 한눈에 쏙

`언덕위의 하얀집`은 현대인들의 로망이다. 빡빡한 도시 생활에 찌든 직장인들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전원주택을 짓고 유유자적하게 살고싶다는 꿈을 꾸며 산다. 훌훌 털어버리고 당장 꿈을 찾아 떠나고 싶지만 직장과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쉽게 떠날 수 없다.점차 아파트 숲을 떠나 단독주택을 짓는 도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불고 있는 전원주택 짓기 열풍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여유로운 전원생활`이라는 꿈을 직접 실현에 옮기고 있는 것. 오랜 로망을 뛰어넘어 삶의 가치를 재창조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새로운 가치 실현으로, 은퇴를 앞둔 50대뿐만 아니라 30·40대의 젊은 층에까지 확산되고 있다.이는 자연으로의 회귀, 피폐해진 도시 삶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남이 디자인한 집이 아닌 내가 직접 디자인한 집을 짓는 일은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그렇다고 무작정 전원생활을 쫓을 수만 없다. 사전 정보를 갖고 충분한 계획을 세운 뒤에 실천하는 것이 실패를 줄 일 수 있다.전원주택 전문 취재기자로 활동했던 박지혜씨가 `전원주택 짓기 가이드북`을 출간했다. 투데이북스, 352쪽, 2만원현재 프리랜서(기자, 에디터, 단행본 집필)로 활동 중인 저자는 주택 전문 월간 잡지에서 6년간 취재기자로 활동했다.저자가 전국을 발로 뛰며 취재한 기록 가운데 예비 건축주가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엑기스를 추려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집 짓기의 `A to Z`를 총망라한 것으로 전원주택을 짓고자 계획하는 일반인(예비 건축주)을 위한 주택 건축 기본서로 평가된다.이 책은 결코 집을 잘 짓는 방법을 직접적으로 가르쳐주지 않는다. 예비 건축주가 자신에게 맞는 집을 잘 지을 수 있도록 지혜를,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가이드)`이다. 집을 지은 사람들의 경험담에는 여러 가지 실수와 실패담도 있다. 이 책은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실수와 실패를 줄이도록 도와준다.모두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의 종류와 부지를 선정하는 방법 △인허가 절차 △건축은 어디에 맡겨야 하는지 △어떤 재료로 어떤 형태의 집을 지을지 △지구촌의 관심사인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집은 어떻게 지을 수 있는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마지막 장은 화보로 꾸몄다. 네 채의 주택을 구경하며 앞으로 지을 자신의 집에 대한 상상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저자는 “집을 짓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면서 “독자들에게 지엽적이지 않고 본질적인 것을 알려주고자 하였으며 집짓기에 대한 눈을 뜰 수 있도록 돕고자 노력했”고 말한다.그는 “집은 곧 삶이요, 집을 짓는 것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집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정철화기자m

2015-03-13

기독교 고전서 건진 이 시대 인간의 의미

미국의 비영리 기독교 조직인 레노바레(Renovare) 편집위원회가 선정한 기독교인의 필독도서 25권을 소개하는 `기독교 고전으로 인간을 읽다`를 출간했다. 댈러스 윌라드·리처드 J.포스터 외 레노레 엮음, 이종인 옮김, 616쪽, 2만원.레노바레는 사람들이 하느님과 함께하는 풍성한 삶을 누리도록 돕는 비영리 기독교 조직으로, 지난 20여 년간 제자도(弟子道)의 생활을 심화하기 위해 고전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개척해왔다.레노바레는 가톨릭과 그리스정교, 개신교 등 기독교 종파 지도자들과 사상자들로부터 추천받은 책 중 생존 인사들이 쓴 책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추천받은 책 25권을 엄선했다.`성경 다음으로 읽어야 할 위대한 책 25`이란 부제에서 이 책의 주제가 압축되어 있다. 기독교 신앙의 1차적 원천인 `성경`과 함께 지난 2000년 동안 위대한 성인과 시인, 사상가들이 예수를 닮은 생활에 관해 쓴 지혜의 책들을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이 책에 첫 번째로 실린 작품은 성 아타나시우스의 `성육신에 관하여`이다. 성육신은 기독교 사상의 핵심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사람의 몸으로 지상에 오셨다는 것으로 우리 인간도 열심히 그리스도를 닮으려고 노력하면 하느님의 질서 속에 들어갈 수 있음을 뜻한다.`고백록`은 기독교 최초의 정신적 자서전으로 널리 평가받는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사악함의 전율을 느끼려는 충동이 있다. 인간은 저절로 내버려두면 악을 지향하고 지상의 것으로부터 아무리 만족을 얻으려 해도 늘 부족함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느님이 없으면 인간은 결코 영원한 평화를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사막 교부들의 말씀`은 3~5세기 은둔자와 수도자의 말씀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들은 속세를 버리고 사막으로 들어가 겸손, 자비, 극단적 고행의 삶을 살았다. 우리는 인생에서 어려운 일이 아예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막의 교부들은 오히려 하느님께 고통과의 싸움을 호소하라고 말한다. 그런 싸움을 통해 영혼이 발전한다는 것이다.`신곡`에서 단테는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면서 수백 명의 신화상 혹은 역사상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죄와 벌, 기다림과 구원에 관한 철학적·윤리적 고찰을 하게 된다.이 책은 각 작품의 역사적 배경을 알려주고 왜 이 책들이 현대인들의 삶에 그토록 가치가 있는지, 기독교 전통의 관점에서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사유로 회귀하게 한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3-06

중국 명소 감상·일화, 詩文으로 풀어

다산 정약용 연구가이면서 풍류를 아는 한문학자로 통하는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중국 인문 기행서 `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창비) 첫 권을 출간했다.중국 서남부 강서성(장시성)과 안휘성(안후이성), 남경(난징)이 첫 권의 무대다.소동파와 도연명, 주원장, 소설 수호지의 주인공이기도 한 송강 등 주요한 인물들의 발자취가 남겨진 절경과 명소들을 찾아 느낀 감상과 이들에 얽힌 일화, 시문들을 풀어놓았다.강서성엔 이백과 백거이의 시혼이 서린 여산이 있다. 백거이의 `비파행` 배경이 된 `비파정`, 소동파의 `석종산기의 현장`, 도연명의 고향 `시상촌`도 이곳에 자리했다.또한 안휘성 도처엔 이백의 유적이 산재하며, 구양수의 족적이 선명한 취옹정, 풍락정 또한 빼놓을 수 없다.남경은 육조고도(六朝古都)의 자취와 함께 손문의 무덤인 중산릉, 남경대학살의 아픈 흔적이 혼재한 곳이다.저자의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이 술술 풀어놓은 문체에 얹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멋부리지 않으면서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경구를 떠올리게 하는데 손색이 없다. 유적 자체의 내력을 넘어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더해진 인문적 소산들을 부각함으로써 통상의 기행들과 차별화를 기했다.저자는 기행의 여정 사이에 술과 차 이야기를 별도로 끼워넣어 중국 문화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했다. 시인들의 풍류가 깃든 각 고장의 전통주들인 사특주와 고정공주, 여산운무차, 황산모봉 등의 기원과 이에 얽힌 이야기, 또 저자 개인의 품평까지 곁들여 풍미를 더했다.

2015-03-06

독일은 통일… 한국 아직도 분단 왜?

한국과 독일은 냉전체제하에서 함께 분단을 겪었다. 독일은 통일을 이뤘고 한국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한국은 여전히 통일을 염원하며 독일 통일 과정을 롤모델로 그리고 있다. 한국의 김동춘·박태균, 독일의 기외르기 스첼·디르크 호프만 등 저명한 사회학자들 16명(한국 12명, 독일 4명)이 양국의 반공주의 공동비교연구서인 `반공의 시대`를 출간했다. 돌배개, 532쪽, 2만5천원.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반공주의가 양국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그 부정적 유산들과 이데올로기적 균열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공동으로 연구한 성과물이다.독일의 비정부기구인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주최로 열린 워크숍을 토대로 반공주의의 역할에 관한 주요 측면을 다뤘으며, 이런 논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 현재의 사회정치적 문제에서 가지는 의의를 고려해 한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 책은 비교연구적 분석틀을 제시함으로써 반공주의에 대한 양국의 학문적 담론을 보완하고, 한국과 독일에서 각각 진행되고 있는 사회정치적 논의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실험적 성격의 이 공동 연구를 계기로 더욱 활발한 공론장이 형성돼 통일과정의 전제조건인 사회통합에도 건설적 기여를 하는 것이 목적이다.보수-진보, 여당-야당의 간극과 사회적 분열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건설적 태도와 충분한 지식, 관용을 바탕으로 이데올로기적 차이에 대처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자는 취지는 주목할 가치가 있다./정철화기자

2015-03-06

성노예 강요 日잔혹상 美서도 공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전역에서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 일본군인들에게 성노예 생활을 강요했던 일본의 잔혹상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12명의 구술기록집 `들리나요` 영문판이 최근 출간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책은 위안부의 실체를 부인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육성 증언이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구술집 `들리나요`의 영문판 `Can You Hear Us` 미주 출판 기념식이 지난달 27일 뉴저지 팰리사이드 파크시 브로드 애브뉴 소재 파인 플라자 4층 맥제이홀에서 열렸다.미주 유일의 일본군성폭력 피해자 사이버 역사박물관(www.ushmocw.org, 미디어 조아 운영, 대표 한지수)은 일본 아베 정권이 왜곡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들의 역사적 사실을 미국 주류 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위안부 구술집 영문판 미주 배포식을 겸한 출판기념식을 마련했다.기념식에는 뉴저지 주 하원의 고든 조슨 및 말린 카리드 의원을 비롯해 앤서니 수아레스 리치필드 시장, 폴리 아시안 공화당 뉴저지 위원장, 위안부 화가 스티브 카발로, 데니스 심 리치필드 시의원 등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역사박물관은 인권과 여성의 권리가 민주주의 기본인 미국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위안부 구술집 영문판 미주배포 운동을 시작했다.미디어 조아는 앞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는 물론 토론토, 밴쿠버 등 캐나다의 도시를 돌며 영문판을 배포할 예정이다.아울러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림비나 소녀상이 세워진 미국 도시를 찾아 이들 지역의 대학 도서관, 정치인, 학자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특히 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여온 한인단체들과 협력해 순회 배포 행사도 진행하는 한편 군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 순회 상영도 함께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구술집 영문판을 전자책 형태로도 제작, 스마트폰 등을 통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독후감 쓰기, 후기 달기 등의 행사도 펼칠 계획이다.`들리나요`는 정부가 발생한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육성 증언으로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위원회)가 지난 2013년 2월 28일 펴냈다. 일제에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했던 피해자 12명의 생생한 증언이 414쪽 분량으로 정리돼 있다.위원회는 이후 미국내 한인 사회적 기업인 `미디어 조아`에 영문판 번역작업을 의뢰했다.미디어 조아는 위안부 소재 화가로 유명한 스티브 카발로를 위원장으로 영문학을 전공한 재미 한국인 번역 전문가 2명 등이 참여한 번역위원회를 구성해 번역 작업을 해왔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영문판 책자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3-06

시진핑 `국가통치를 말하다` 1천700만권 팔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이 담긴 책자가 지금까지 1천700만 권이나 팔려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25일 보도했다.중국 인민라디오방송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통치(치국이정)를 말하다`(習近平談治國理政)와 시 주석의 주요 발언의 해설집인 `시진핑 총서기 중요발언 독본`이 출간 이후 각각 1천700만권과 1천500만권의 판매량을 기록했다.두 책은 올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기간에도 전국 각지의 주요 서점의 메인코너에 진열돼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고 방송은 전했다.`시진핑 국가통치를 말하다`는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시 주석이 연설과 강연, 편지, 지시문 등을 통해 직접 한 발언을 정리한 책으로 그의 국정철학과 사상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중앙문헌연구실, 중국 외문국이 공동으로 발간한 이 책은 중문판 외에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일본어 등 다수의 외국어로도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시 주석에 관한 서적이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것은 그가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버금갈 정도라는 평가까지 나올 만큼 강한 권력을 구축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중국 언론들도 시 주석의 지도력과 인간미, 도덕성 등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25일에도 인민망(人民網)은 시 주석이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88세 생일을 맞아 부친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푸젠(福建)성 성장이던 시 주석은 2001년 10월 15일 공무 탓에 부친의 생일잔치에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신 편지로써 부친에 대한 존경심과 참석을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 등을 전했다.그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께`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어젯밤에 뒤척이느라 잠을 제대로 못 이뤘다면서 “생신을 직접 축하 드리지 못해 한스럽고 자책감이 많이 든다”고 적었다.그는 “지금까지 48년을 살면서 당신의 고결한 품성을 많이 배웠다”면서 아버지의 높은 도덕성, 인민에 대한 봉사정신, 공산주의 신념의 추구, 깨끗하고 소탈하고 검소한 생활 태도 등에 깊은 존경심을 표현했다.시 주석은 그러면서도 “이 편지는 제 마음을 만분의 1도 표현하지 못한다”면서 “먼 곳에서 존경하는 아버지의 건강장수와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중국 언론들은 이에 앞서 춘제 연휴 기간에도 시 주석의 개인능력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잇따라 쏟아낸 바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2-27

“위안부 문제, 日 국가책임 명확”

독도 영유권과 함께 위안부 문제는 한일간에 첨예한 외교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일본군의 위안부와 위안소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한 책이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와 위안소 제도 문제 권위자인 윤명숙 박사가 2003년 일본에서 출간한 연구서 `조선인 군위안부와 일본군 위안소제도`가 12년 만에 번역 출간됐다.(이학사. 최민순 옮김. 606쪽. 3만2천원)윤 박사는 일본 히토츠바시(一橋)대 연구교수로 있을 당시 `조선인 군위안부와 일본군 위안소제도`란 박사학위 논문을 냈다. 피해자 증언과 문헌 자료를 토대로 9년에 걸쳐 군 위안부와 위안소 제도를 연구한 성과를 집대성했다.일본 유학생이라는 이점을 활용, 일본에 소장된 각종 문헌자료를 통해 위안소 제도의 실태를 규명했다. 조선인 군 위안부가 생겨난 배경과 메커니즘까지 실증적으로 밝혀낸 연구서로 평가된다.이번 한국어판에서는 일본어 원서 재검토 과정에서 발견된 몇몇 오류를 바로잡고 각주를 추가했다. 지난해 2월과 4월 중국 상하이사범대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각각 열린 군 위안부 문제 관련 학술대회와 토론회에서 저자가 발표한 글도 수록했다.이 책은 1부에서 조선인 군 위안부 형성 과정을 검토하기 위한 전제 논리로서 군 위안소 제도의 실태를 규명하고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국가 책임이 명백함을 주장했다.군 위안부 문제가 전후보상 문제로 떠오른 계기와 과정에 이어 군 위안소 정책과 관련한 일본 정부와 군의 감독 실태를 검토했다. 이를 통해 당시 위안소 제도에 일본 정부와 군이 관여한 실태를 밝히고 일본의 국가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다.또한 일본군 창설 이후 병사들과 징병 대상자들의 성병 실태, 성병에 대한 군 당국의 인식, 예방책, 일본군 풍기 문제 등을 들여다봄으로써 일본군이 왜 군 위안소 제도를 필요로 했는지 규명한다. 2부에서는 조선인 군 위안부의 형성 배경과 과정을 살폈다. 당시 조선에서 군 위안부가 징모(徵募)된 경제·사회적 요인, 접객업 동향을 중심으로 살펴본 군 위안소 관련 업자와 징모업자 출현 요인 등을 검토한다.위안소를 경영하거나 군 위안부를 징모한 조선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일본의 국가책임을 부정하는 근거로 이용되기도 한다. 책은 그런 관점을 부정하되, 당시 일제의 군 위안소 제도가 낳은 조선 민족 내부 모순이 이같은 상처를 남겼음을 인식하고 일제 식민지배의 본질을 확인할 것을 주문한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2-27

각 분야 최고 직업인 12명의 이야기

ubc 울산방송 이영남사진 기자가 학벌·스펙을 떠나 열정으로 최고가 된 멘토들의 직업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엮은 `네가 즐거운 일을 해라`를 출간했다. 학생에게 즐거운 나만의 직업을 찾도록 돕는 진로 탐색 가이드다.이 책에는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무한대로 발휘해 각 분야의 최고가 된 12명의 직업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뮤지컬 배우에서 엔지니어, 벤처기업가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직접 인터뷰한 분야별 멘토들이 각 직업의 장단점과 입문 방법, 필요한 자질 등 구체적인 정보와 진로 설계 및 직업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뮤지컬 `맘마미아`의 세계 최고 여주인공으로 꼽히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 사진학과를 졸업하지 않아 이단아 취급을 받았으나 지금은 연예계와 영화계에서 먼저 찾는 사진작가 조선희, 전국의 특급 호텔 주방을 호령하는 요리사 이병우, 국내 최연소로 문화재 수리 기능자 대목수가 된 한옥건축가 김승직, IT분야의 핵심인 데이터를 설계하는 `데이터 구루` 이화식, 연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벤처기업가 김현진 등이 등장한다.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책 속의 사례들은 진로를 탐색하기 시작한 청소년과 교사, 학부모에게 진로 설계의 지침이 되어줄 것이라고 이 기자는 소개했다. 아직 갈 길을 정하지 못한 20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기자는 사범대학에 진학해 교단에 섰지만, 학교 밖 세상이 더 궁금해 기자의 길을 선택해 18년째 ubc 울산방송에서 일하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2-27

종교가 왜 진화한 행동일까?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과격행위가 연일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중동지역 국가의 분쟁의 근원은 종교와 맞닫아 있다. 종교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종교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지만 여전히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과학저널 `네이처` 부편집장과 `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출신인 니콜라스 웨이드은 이 질문에 대해 특별한 방법으로 접근했다. 그의 저서 `종교 유전자`에서 진화론과 사회생물학(진화심리학)의 방법을 이용해 인간의 종교적 행동에 대한 이해를 시도했다. 이용주 역, 아카넷, 552쪽 저자는 우선 종교가 왜 진화한 행동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언어와 비교해볼 것을 권한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종교는 유전적으로 형성된 학습 기제 위에 구축된 복잡한 문화적 행위다.그는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언어와 종교를 배우는 타고난 `학습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그 어느 쪽이든, 학습의 내용은 사회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언어와 종교가 기본적인 형태에 있어서는 모두가 비슷하지만 내용적으로 각 사회마다 크게 다른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진화론적 관점에서 `종교는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결합시키는 신념과 실천의 체계`라고 정의했다. 종교가 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장치로서 수만 년 동안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유전적으로 형성된, 인간의 본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진화심리학과 사회생물학의 이론적 논의를 소개하면서 중요한 진화론자의 핵심을 요약한다. 이러한 근거 위에서 종교는 도덕성과 더불어 인간의 자연선택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왔으며 단순한 진화의 부산물이 아니라 진화론적 적응의 결과로서 도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정철화기자

2015-02-13

조선역사는 '지식인 公認'… 암투

한국사의 다양한 인물과 분야를 중점적으로 탐구해온 최연식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조선의 지식 계보학`옥당, 336쪽, 1만6천원을 펴냈다. 최 교수는 최근 중국 북경대와 일본 게이오대 방문교수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의 역사 속에서 살핀 권력의 메커니즘에 관심을 두고 한·중·일 삼국의 개국과 근대화 과정을 비교하는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조선의 지식계보학`은 그의 이런 관심사를 대중적으로 드러낸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조선의 역사를 지식인의 국가공인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 암투의 역사로 보고, 힘의 논리에 따라 역사를 조망했다. 조선의 지식인 15명이 문묘에 종사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고 그 일이 조선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상세하게 살피고 있다.그는 조선시대의 지식인의 기준으로 `문묘 종사`에 근거했다. 문묘종사는 유교의 성인인 공자의 사당인 문묘에 유학과 주자학에 위대한 공헌을 한 현인들을 모셔놓는 것으로 조선의 지식인을 대외적으로 공인하는 과정이다.저자는 조선에는 수준 높은 학문과 비판정신을 겸비한 지식인들이 많았지만, 문묘에 종사된 이는 정몽주를 포함해 15명뿐이라고 설명했다.이를 토대로 정몽주와 정도전에 주목했다. 조선 건국의 일등 공신이자 `민본주의`라는 그만의 성리학적 이상세계를 그렸던 삼봉 정도전은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반면 `단심가`라는 유명한 시를 남기며 조선개국에 반대했던 고려의 충신 정몽주는 조선의 지식인을 대표하는 문묘종사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조선을 위해 일했던 정도전은 조선의 지식인으로 보지 않고 단 한 번도 조선에 충성하지 않았던 정몽주는 조선의 지식인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이 문묘종사는 어떤 기준으로 시행된 것인가.저자는 `조선의 문묘 종사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자 선정의 표면적 결과가 아니라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정치의 적나라한 속살”이라 말하며 개별 인물 연구가 아닌 `문묘 종사의 정치 동학`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정몽주는 조선 건국 후 100여년이 지난 중종 12년(1517)에 문묘 종사가 결정됐다.조선 건국에 반대했던 정몽주가 조선 시대 첫 문묘 종사자가 된 데는 정치적인 배경이 깔려있다. 연산군 폭정 이후 왕위에 오른 중종은 반정(反正)의 시대정신을 제시해야 했다. 이 역할을 맡은 조광조 등은 자신들의 스승인 김굉필을 문묘에 종사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이에 조광조 세력은 김굉필의 정신적 기원이자 시대정신의 상징으로 부당한 권력에 맞서다 희생된 지식인의 절의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로 정몽주를 내세웠고 결국 고려에 충성을 바친 정몽주가 조선 지식계보의 기원이 될 수 있었다.저자는 조선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었던 정도전이 문묘에 종사되지 못한 이유를 비롯해 이황, 이이, 김굉필, 조광조 등이 어떻게 문묘에 종사될 수 있었는지를 살피며 조선 성리학의 계보가 권력과 지식인 사이의 정치 투쟁의 산물이었음을 이야기한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2-13

러시아인 시각으로 쓴 사할린 韓人의 삶

강제징용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사할린 한인의 삶을 러시아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밝힌 책이 나왔다. 러시아의 대표적 한인 연구가로 알려진 아나톨리 쿠진(75) 박사는 19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까지 사할린 한인 이주과정에 대한 연구를 담은 `사할린 한인사`(한국외대출판부)를 한국말로 번역해 최근 출간했다.이 책은 구소련 시절 대외비였던 기밀문서를 비롯해 러시아 고문서 기록 등 사할린 한인 이주에 대한 총체적 학술 연구 기록을 담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 유즈노사할린스크 분교 사학과 학과장이기도 한 쿠진 교수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 2010년 3권으로 발간한 `사할린 한인의 역사적 운명`을 한국어판으로 내려고 1권으로 압축했다”며 “19세기 후반의 자발적 이주,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의 강제동원, 1937년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2차대전 후 귀국하지 못한 채 무국적자로 사할린에 버려진, 북한에서 노동 고용으로 건너와 남은, 그리고 오늘날 사할린에 남겨진 사람과 한국으로의 영주귀국자까지 험한 세월을 벙어리 냉가슴 앓으면서도 꿋꿋이 살아온 사할린 한인의 역사를 기술했다”고 소개했다.그는 책 서두에 “두 조국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으며 모두가 그것을 자랑스러워하진 않는다. 그러나 사할린 한인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러시아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거주국과 조화롭게 사는 한인에 대한 애정을 피력했다.1939년 사할린에서 출생한 쿠진 교수는 구소련 시절 사할린주위원회 서기, 유즈노사할린스크시위원회 제2서기 등 공산당 고위 공직자를 거쳐 사할린주 국립문서보관서 학술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2001년 `러시아 극동 지역의 한인 이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사할린 한인 연구에 매달려 오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극동의 한인들`(1993) 등이 있다.한국외대 강사로 이 책의 한국어 번역에 참여한 문준일 박사는 “지금까지 사할린 한인에 대한 국내 연구물에는 대부분 이데올로기와 정치·외교적 대립으로 생겨난 안타까운 피해자라는 시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며 “현지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기술한 첫 도서라는 점에서 학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문 박사는 “학계 논의의 활성화를 위해 쿠진 교수가 사할린 한인사 관련 러시아 내 각종 기록물과 일본 식민지 시절 문서 등을 집대성한 사료집 `사할린의 한인들`(부제 1880~2005년의 기록)의 한국어판 출간도 계획하고 있다”며 “워낙 방대한 사료라 번역 등을 개인이 하기 어려워 관계기관 등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도움을 호소했다.책은 구한말 자발적으로 사할린으로 건너가 한인 사회의 시초가 된 기록에서부터 일본 식민지 시기, 소련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강제이주, 2차대전 후 한인의 소련 사회로의 통합, 20~21세기 경계에 선 사할린 한인 등으로 구분해 시대별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상황을 사료 등에 근거해 고증하고 있다.책의 출판과 배포 등에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은 서진길 사할린 한인 이중징용가족회 회장은 “사할린 내 대학, 한인회, 도서관. 학자 등 관계기관과 개인에게 배포하기 위해 사할린으로 500권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015-02-13

명문사학 한동대에 역사한 하나님의 이야기

`하나님의 산 역사 갈대상자`(두란노)가 한동대 김영길 총장 퇴임 후에도 한국교계에 교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이 책은 한동대 초대 총장 김영길, 김영애 부부가 하나님께 위탁받은 한동대를 제대로 길러내기 위한 애끓는 한동대 양육기로 김영애씨가 펴냈다.책은 한동대 개교 무렵부터 10여 년 동안 한동대에 역사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섬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사람이 보기에는 너무나 무모해 보였던 학교 출범에서부터,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공격하는 세상과 힘겹게 싸우며 사십여 차례의 고소고발과 총장·부총장 구속 사태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지은이는 그 숱한 고난의 과정을 마이크로렌즈처럼 또렷하게, 그러나 그 고난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았을 때는 생명수를 찾은 사슴처럼 은혜에 감격하며 이 글을 기록했다.이 책을 읽다 보면 개인의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도 놀라운 것이지만 하나님이 그 개개인의 삶들을 움직여서 어떻게 하나님의 사업을 이루어 가시는지 깨닫게 된다. 지금 이 순간 국내 1천500만 크리스천 각자 각자의 중보 기도와 말씀 묵상. 그 실천적 삶이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 아래 놓여 있음을 분명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동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칼빈대도 증언한 이 시대의 가장 강력한 하나님의 증거물이자 하나님께서 우리 사회에 보여 주시는 분명한 비전이다.△와! 하나님 굉장하시네!저자는 본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1994년 설교 말씀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남편 김영길이 안정된 카이스트 교수의 길을 버리고 하나님의 대학 한동대 총장이 된 이후로 지금까지, 한동대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인재를 양육하는 하나님의 대학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해 남편을 내조하고 있다.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 길은 가장 안전한 길이었다. 나는 길목 길목마다 동행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그분의 손에 이끌려 길을 떠난 사람은 그 길이 아무리 캄캄하다 할지라도 가장 안전하다고 감히 외칠 수 있는 `간 큰 사람`이 되어 갔다. 단 한순간도 우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나는 탄성을 질렀다. “와! 하나님, 굉장하시네! 정말 살아 계시네!”지난 10년 동안 한동대와 동행하시는 하나님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다가, 때로 너무 서러워서 주님께 삐치기도 했고 때로 감사해서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친구와도 잔정이 생겨야 친해지듯 나는 날마다 예수님과 잔정을 쌓았다.△`한동`이라는 이름에 흔들리다남편이 학교 관계자에게 물었다.“학교 이름을 왜 하필 한동이라고 했지요? 기독교 정신을 나타내는 다른 이름도 많이 있을 텐데요.”나도 속으로 한동은 너무 평범한 이름이라고 생각하던 중이었다.설립 본부는 학교 이름을 한동으로 정하고 응모자에게 연락을 했다. 어린아이가 전화를 받고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교회에 가시고 안 계신다고 하더란다. 아이에게 물어보았다.“아버님이 뭐하시는 분이시냐?”“목사님이세요.”그분은 구룡포 어촌에서 자그마한 교회를 개척하신 우선화 목사님이었다.(지금은 고인이 되셨다.) 교회에서 꼭 써야 할 돈 100만 원이 필요해서 학교 이름을 응모했던 목사님 내외분은 그날도 교회에 가서 그 이름이 뽑히기를 기도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그 이름이 이사장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목사님 내외분의 간절한 기도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한동대는 하나님께서 시작부터 개입하시는 대학이란 말인가! 이 이야기에 우리를 크게 감동시켰다. 한동은 더 이상 평범하거나 촌스러운 이름이 아니었다. 우리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주여 50억 원을!1998년 7월, 시카고 휘튼 대학에서 코스타 집회를 마친 뒤, 우리는 워싱턴 펠로우십 교회(김원기 목사)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다. 그날 김 목사님의 설교는 소경 바디매오에 대한 것이었다. 목사님은 설교를 하시면서 온 회중에게 제안하셨다.“누구에게나 간절한 기도 제목이 있습니다. 우리도 바디매오처럼 `다윗의 자손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하고 단 몇 초 동안 기도를 드립시다.”순간, 우리는 머리 숙여 짧은 기도를 드렸다. 나는 옆에 앉은 남편에게 살짝 물어보았다.“당신은 무슨 기도를 하셨어요?”“`하나님! 우리 학교에 돈 50억 원을 주소서`라고 했지!”역시 그는 학교의 돈 걱정뿐이었다. 축도를 마친 목사님이 말했다.“몸이 아프거나 절박한 기도 제목이 있는 사람은 이곳 단상 위로 올라오십시오. 제가 기도해 드리겠습니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앞으로 꼬꾸라질 듯이 계단 아래로 뛰어 내려가는 사람이 있었다. 남편이었다. 그는 어느새 단 위의 목사님 앞에 제일 먼저 무릎 꿇고 앉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처음 방문한 낯선 교회에서 그는 체면이나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바디매오였다. 그해도 다 저물어 가는 연말, 눈이라도 내릴 듯 찌푸린 오후, 우리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오래 전부터 잘 아는 기독 실업인 C회장이 한동대에 58억 원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었다. 58억 원이라니! 설마 꿈은 아니겠지! 우리는 놀라움과 기쁨으로 어리둥절했다. 나는 학교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사무처장님! 학교로 58억 원 기부금이 조금 전에 입금되었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저쪽에서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네, 저도 은행에서 막 확인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일도 일어나는군요.”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남편이 절박한 바디매오의 기도를 드린 지 5개월 후에 일어난 일이었다.지금도 나는 그때를 생각하면 “와” 하고 탄성을 지른다. 그것은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경험한 감격 때문이었다.△그리스도와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수많은 핍박 속에서도 묵묵히, 그리고 믿음으로, 그리고 겸손하게 대처한 그의 모습은 참으로 거목이었다.그의 명예와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지고 온갖 비방과 억측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모습, 학교와 총장을 비방하는 보도와 유인물들에 속상해 하는 아내 김영애를 향해 그(김영길 총장)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우리는 이미 죽은 송장이오. 죽은 송장이 명예 훼손되었다고 벌떡 일어나는 것 봤소? 나는 괜찮아요! 나 김영길이 뭐에 그리 대단한 사람이오? 내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오? 몇 십 년 지나면 아무도 내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 게요. 하나님께서 내 이름을 쓰시도록 올려 드렸는데 그분이 높여 주실 때만 나를 드리고, 낮추실 때는 드리지 않을 작정이었소? 내 이름의 주인 되시는 분이 내 이름을 가지고 볶아 잡수시든지 삶아 잡수시든지 나는 아무 권리가 없소!”△책을 읽던 한동대학생의 눈물책을 읽은 한동대 학생은 이렇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 책을 읽으면서 안 울 수가 없었다.특히 한동대의 첫 입학생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죽었을 때, 그 학부모들의 행동들이 나왔던 부분에서는 정말 눈물이 쉴 세 없이 흘렀다.자식의 죽음이 하나님의 뜻이며 더 큰 일을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을 보며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됐다.또 정말 그곳에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 한다. 특히 성운량 회장의 유산을 자식들이 한동대에 기부한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처음 이 기부금은 `효암채플`을 만들고 학생들을 위한 카페를 만들기 위해 사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부금을 받고 얼마 후 20억 원의어음이 돌아 온 것이다.결국 기부금 20억으로 융자를 받아 어음을 막아 내었다.하나님은 20억 원의 어음을 막을 수 있게 미리 기부금을 한동대로 보내신 것이다.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설명 할 수 없는 신기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학생 모습에 감동 받은 학부모학교가 세워져 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난 숱한 사건현장을 책으로 읽을 수 있었다. 주민들과 괴청년들이 학교에 쳐들어 와서 총장을 찾으며 행패를 부린 사건이다. 그때 취했던 한동대 학생들의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읽고 나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들은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고 평화롭게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질서 있게 대응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손에 손잡고, 어깨를 두르고 찬송을 불렀다. ♬주는 평화~ 막힌 담을 모두 여셨네, 주는 평화 우리의 평화~ 염려 다 맡겨라, 주가 돌보신다, 주는 평화, 우리의 평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아름답고 성숙한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읽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