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어머니 사랑합니다` 신달자, 유안진 등 63명 지음 스타북스 펴냄, 320쪽
시인 신달자는 중학생이 되면서 엄마를 싫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억척스럽게 자식을 교육시키는 고집, 출세하지 못한 엄마의 한을 자식들이 풀어줬으면 하는 야망을 안은 엄마가 부담스럽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금, 신달자는 말한다. “엄마! 이 다음 세상에서는 내 딸로 태어나, 엄마! 그래서 엄마에게 하는 것보다는 백 배, 내 딸들에게 하는 만큼의 사랑을 주고 싶어, 엄마.”
새 책 `그리운 어머니 사랑합니다`(스타북스)는 신달자, 김남조, 유안진, 오세영, 이근배 등 시인을 비롯해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규형 전 주중대사, 김영환 의원 등 시를 써온 명사 등 모두 63명이 어머니에 관해 쓴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이들은 어머니의 인내와 헌신, 아낌없이 베푸는 마음과 배려, 삶의 지혜를 회상하며 추억이 담긴 글을 썼다. 그리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직접 지은 시를 곁들였다.
에세이집은 서울시인협회의 창립 기념으로 출판됐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에세이집에 특별 기고 형식으로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는) 한번은 내가 밥 먹는 걸 보시고 말씀하셨다. `네 입에 밥 들어가니 참 좋다. 난 안 먹어도 배부르다. 하지만, 남의 입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그때는 동기간들을 생각하라는 말씀으로만 들었다. 지금은 이웃을 보살피며 살아야 한다는 교훈으로 새긴다.”
책을 엮은 이만의 시인(전 환경부 장관)은 “이 책은 어머니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시인들의 개인적 신변담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절절하고 진실한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어머니의 눈물, 어머니의 힘, 어머니의 가르침, 어머니의 향기를 알려드리는 글을 모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