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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현들이 전하는 메시지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5-05-01 02:01 게재일 2015-05-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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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박수밀 지음  샘터 펴냄, 234쪽
고전에서 길을 찾는다. 한 치 앞도 짐작하기 힘든 불확실의 시대에, 우리보다 몇백 년 앞서 살았던 옛 선현들의 지혜를 빌리면 세상을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양대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박수밀 문학박사가 옛 지식인들의 지혜를 모은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을 펴냈다. <샘터, 234쪽, 1만3천원>

이 책은 정약용, 이순신 등 선현이나 이들을 키운 부모, 스승의 올곧은 삶과 이들의 삶을 지탱했던 `좌우명`을 묶었다. 저자가 월간 `샘터`에 3년간 연재한 44편의 좌우명이 담겼다.

흔히 공부벌레란 공부밖에 모르고 세상물정에만 어두운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옛사람들에게 공부는 삶 그 자체이자 존재의 이유였다. 공부의 대상은 문자로 된 책이나 글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아침저녁으로 눈과 귀로 접하는 해와 달, 바람과 구름, 새와 짐승의 변화하는 모습에서부터 손님과 하인이 주고받는 자질구레한 말들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모든 것에서 의미를 읽어내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공부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한 것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위백규는 열 살 무렵 주체적인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며 `남을 보기보다 나 자신을 보고, 남에게서 듣기보다 나 자신에게 들으리라`란 글을 벽에 써붙였다.

왜구였다가 귀화해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 속에서 살았던 김충선은 자식에게 `남이 해치려 해도 맞서지 말고 남이 비방해도 묵묵히 참아라`란 말을 남겼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입신출세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반대의 길을 택한 허균은 `그대는 그대의 법을 따르라.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고 했다.

혼자 즐겁기보다는 더불어 즐거운 길을 지향했던 박지원은 `온 세상과 즐기면 여유가 있지만 혼자 즐기면 부족하다`란 좌우명을 세웠다.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이순신의 명언부터 `높은 사람 되기는 쉬워도 좋은 사람 되기는 어렵다`는 조선 후기 문신 이재 어머니의 참된 자식 사랑이 느껴지는 말까지 우리 선조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

저자는 “옛사람들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기만의 좌우명을 붙들고 삶을 지켜나갔듯이, 독자들도 그 한마디를 통해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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