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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서 꽃핀 금융의 역사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5-06-12 02:01 게재일 2015-06-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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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초 마뇨 `돈의 발명`
화폐는 고대 로마와 아랍 지역에서 물물 교환을 대체할 도구로 사용됐다. 하지만 중세에 접어들면서 화폐는 거의 종적을 감춘다.

중세 사회는 성직자와 귀족, 백성으로 명확하게 나뉘었다.

농부는 곡식을 수확해 일부를 자기 주인에게 바치고, 다음해에 씨로 뿌릴 일부를 보관했다. 그러고도 남은 것이 있으면 자기 식량으로 삼았다. 성직자와 귀족은 찬송가를 부르거나 칼을 휘두르느라 여념이 없었고 백성은 노동으로 이 두 계층을 부양해야 했다.

이 시대에는 돈을 쓸 만한 일이 없었고, 필요한 것을 얻는 것은 물물교환으로 가능했다. 부자는 금화를 가득 쌓아놓는 대신 농부 무리를 거느렸다.

3개 계층이 공고하게 자리 잡은 사회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건 상인이 생기면서부터다. 농부에게 옷을 공급하고 수공업자에게 양식을 전해주는 거래인이 생겨난 것이다.

이들이 등장하자 기억에서 잊힌 물건, 화폐가 필요해졌다. 베네치아에서는 은화가 먼저 만들어졌고 제노바와 피렌체에서는 순도 95% 이상의 금화가 주조됐다.

화폐 거래가 활발해지자 일부 상인은 은행가로 변모했다.

최초의 은행가는 탁자 위에 천을 깔고 돈 자루를 올려둔 모습이었다. 은행가는 처음에는 환전 업무를 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금고를 이용해 예금을 해주기 시작했다.

2012년 책 `책공장 베네치아`로 16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공화국의 출판문화 발전을 조명한 역사학자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가 이번에는 이탈리아에서 꽃핀 금융의 역사를 되돌아봤다. 새 책 `돈의 발명`(책세상)을 통해서다.

번성했던 이탈리아 도시국가를 무대로 초기 형태의 은행과 다국적 기업, 보험회사가 만들어지고 이자, 환전, 인플레이션, 주가 조작 등의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모습을 추적했다. 김희정 옮김. 448쪽. 2만2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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