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씨는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징집된 후, 탈영해서 집으로 가다 미군 포로가 돼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갇혔다. 1953년 반공 포로 석방 때 풀려났다가 정전 후 다시 국군에 복무하고, 만기전역 후에는 미군부대에서 일하다 결혼했다.
책은 한국전쟁 때 인민군에 징집된 후 8년간 겪은 일을 적은 개인 수기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체험자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증언한다.
탈영해 귀향하던 중 민가를 찾아가면 어느 집이나 잠자리를 내줬던 이야기와, 석방된 반공포로를 마을에서 보호하고 돌봐준 일에서 전란 속에서도 인정을 베푸는 민심을 읽을 수 있다. 자신의 전공이나 상대방에 대한 비난보다는 일반 백성의 처절한 삶을 기록했다.
김종운 정리. 눈빛. 320쪽. 1만3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