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조정래·박범신 화제작<BR>사진 추가하고 원고 줄여 손봐
한국의 대표적 소설가로 꼽히는 조정래(72), 박범신(69) 작가가 나란히 자신의 화제작들을 개정 출간했다.
대하역사소설인 `태백산맥`과 `아리랑`으로 넓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조 작가의`조정래 사진여행 길`(해냄출판사)은 1999년 완간된 `조정래 문학전집`(전9권) 중 마지막으로 소개된 책 `조정래, 그의 문학 속으로`를 다시 출간한 것이다.
개정판에는 작가와 관련한 사진 410장,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2편, 그리고 작가가 쓴 원고지 327매 분량의 사진 설명이 실렸다. 시인 이탄과 동화작가 정채봉, 문학평론가 전영태의 작가 인물평도 수록됐다.
책에서는 작가가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인 벌교를 답사한 이야기, `아리랑` 집필을 위해 만주 용정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취재한 일 등 작가가 문학에 쏟은 열정의 시간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어린 시절과 하루에 시를 한 편씩 썼던 청소년기, 가정 형편상 미대 진학을 포기하고 국문과에 가고서 문학을 고민한 청년기, 부인인 시인 김초혜와의 만남과 사랑 등 개인적인 삶의 여정도 책에 적었다.
개정판에서는 1999년 판에 흑백으로 넣은 사진이 컬러로 다시 인쇄됐고 권영민 문학평론가가 쓴 조정래 작품론이 추가됐다.
`태백산맥`을 필사한 독자들이 필사본을 벌교 태백산맥 문학관에 기증한 일,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작가가 손주들과 쌓은 추억 등 2000년 이후 삶 이야기도 더해졌다.
올해 등단 42주년을 맞은 박 작가는 그의`갈망 3부작` 첫 작품으로 불리는 `촐라체`(문학동네)를 개정 출간했다.
`촐라체`(2008), `고산자`(2009), `은교`(2010)는 박 작가의 `갈망 3부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닿을 수 없는 어떤 것을 갈망하는, 그것을 궁금해 하고, 그리워하는 작가의 욕망이 담긴 작품들이다
`촐라체`는 히말라야 촐라체에 등반하던 중 조난됐다가 극적으로 생환한 두 산악안의 감동적인 생존투쟁을 소설로 그려냈는데 책으로 출간하기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연재 당시 누적 방문자수가 100만 명을 넘어설 만큼 문단 안팎으로 크게 화제를 모았다. 작가는 개정판에서 책의 줄거리는 건드리지 않고 일부 불필요한 표현을 정리해 원고지 200여 매 분량을 줄였다.
아버지가 다른 형제 박상민과 하영교가 `죽음의 지대`로 불리는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에서 겪은 6박7일간의 조난과 생환 과정을 그린다. 각자 삶의 상처와 서로에 대한 애증을 안은 두 사람은 도망치듯 히말라야로 떠나 단출한 장비만 가지고 이 위험한 지형을 오른다.
화자는 베이스캠프에서 형제의 등반을 지원하는 화자 `나`다. `나`는 처음에는 형제의 등반이 무모한 도전이라고 일축하지만 두 형제가 등반 중에 겪는 시련과 성장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내면도 서서히 변화를 겪는다.
작가는 개정판에 붙인 작가의 말에서 “나는 `존재의 나팔 소리`에 대해 쓰고 싶었고 `시간`에 대해, 불가능해 보이는 `꿈`에 대해, `불멸`에 대해 쓰고 싶었다”며 “제 정체성을 아직 찾지 못한 쓸쓸한 젊은이들에게 먼저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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