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전쟁을 원하는가` 한다 시게루 지음, 조흥민 옮김 글항아리 펴냄, 268쪽
30여 년간 일본 방위 문제에 천착해온 도쿄신문사 논설위원 한다 시게루는 “아베 신조 정권이 길게 지속할수록 일본이 전쟁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한다. 무력행사와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가 힘을 잃으면 자위대가 국내외에서 무력을 쓸 명분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주변에 심각한 안보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과는 센카쿠 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두고, 한국과는 독도를 두고 영토 분쟁을 하고 있지만, 자국민이 위험에 빠질 정도는 아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범죄지, 무력 공격은 아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우리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한층 악화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며 자국 국민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있지도 않은 위기를 부추겨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을 향해 치닫는 것이다.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해석 개헌, 무기 수출 해금과 일본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등장, 국가안전 보장기본법 논의 등이 모두 `보통 국가` 일본을 향해 가는 작업이다.
저자는 이런 아베의 움직임이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일본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고 지적하며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아베) 총리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헌법 해석에서 `검다`고 한 것을 `희다`고 바꿔 말할 필요가 있다. 역대 자민당 정권의 헌법 해석을 부정하면서 독자적인 `터무니없는` 해석을 각의 결정하는 행위는 입헌주의의 부정이자 법치국가를 포기하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총리에 의한 쿠데타`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63~6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