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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팡 테리블, 혹은 소외에 대하여

앙팔테리블, 혹은 소외에 대하여 -새마을이 아니라 새마음, 기계 문성리에서 학교가 끝나도 나는 갈 곳이 없어 응원석에 혼자 앉아 있네 나를 응원할 수는 없네 노을은 타고 있지만, 춥네 구멍 난 운동화가 나를 보네 오늘은 무얼 먹어야지 모든 게 뒤죽박죽, 열 살 무렵 조금 불편하며 보편적이지 않지만, 내성(耐性)을 키우면 돼, 버티고 견뎌야지, 나처럼 아픈 아이들이 아마 무작정 있을 걸 우리의 부작용과 무작용의 시간 창피와 모멸의 시간을 넘어 그래도 지금 삶은 대체로 지탱해야지, 살아가야지 운동장 너머의 세상을 향해 나는 걸어가야지, 그 자발적 활력을 위해 새마을운동이라도 해야 하나 몰라, 다만 살기 위하여 혹은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나쁜 아이라도 되어야 하나? 모르겠다, 그러나 알아야겠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중심적으로 살아야겠다 꽃잎과 강철(强鐵)을, 강물과 바람을 생각했다 마을과 마을은, 강과 강은 햇빛과 바람으로 자강(自彊)한다는 것을 알았다 연약의 소외가 오히려 힘이 되니, 그것들의 힘, 흩어진 힘들이 민들레 홀씨처럼, 그렇게, 무엇이라도 무엇을 위해 몰라서, 돌진하여 목숨의 끝에 다다른다 추궁은 불허(不許)하며 변명하지 않음으로 살고자 한다. … 독재와 팽창의 시대를 살면서 훈련된 삶을 살았지만 문득 어떤 개념에 집착하면서 혼돈의 시대를 버티며 살았다. 독서와 글쓰기의 무용함을 응시하면서도 그것마저 포기하면 아무것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변명과 핑계로 버텼다. 그런 삶이 어쩌면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겠지만 죽음은 조금도 두렵지 않다. 다만 아내에게 미안하다. 당분간 유지될 무용한 시간 앞에서.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5-08-27

핵심 인프라 구축 완료, 포항 영일만항 ‘북극항로’ 거점항 지정돼야

경북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서진국) ‘2025년 8월 정례회의’가 27일 본사 1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이날, 지난 8월 한 달간 경북매일에 실렸던 기사들을 되짚어 보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독자권익위원들의 경북매일 지면에 대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정리했다. 흩어져 사라진 ‘포항읍성 원형’ 기사, 문화재 관리 현주소 고발 ‘포항·경주지청장 첫 여성’ 우리 사회 유리천장 문제 재조명 △서진국(전 포항시 북구청장) = 지난 21일 자 1면 톱 “북극항로 개척, 제2의 포철 건설 각오로 임해야” 기사에서 사단법인 한국북극항로협회 최수범 사무총장이 북극항로 개척을 ‘제2의 포철’ 정신으로 추진할 것을 포항시와 경북도에 촉구한 소식이 눈길을 끈다. 앞서 13일 국정기획위원회는 포항영일만항을 북극항로 필수 거점항으로 지정하는 “북극항로 시대 주도 K-해양강국 건설”을 국정과제로 발표한 바 있다. 영일만항은 이미 북방파제, 역무선 부두, 국제 컨테이너 부두 등 북방교역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이번 국정과제 확정으로 북방경제의 허브로 도약할 계기가 마련된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통해 사업을 가속화해야 한다. 특히 철강 산업 의존도가 높은 포항의 현실을 고려할 때, 고(故) 박태준 회장의 ‘우향우 정신’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한 북극항로 활성화는 지역 경제 다변화와 국가 해양 경쟁력 강화의 열쇠가 될 것이다. △이상준(향토사학자) = 22일 자 1면 톱에 실린 ‘포항읍성 원형, 흩어져 사라지고 있다’ 기사는 문화재 관리의 현주소를 시민에게 알린 의미 있는 보도였다. 문화재 보존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최근 장기읍성 복원이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예산 미편성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포항시가 정비·복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예산 확보와 주민 협력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언론의 감시가 필수적이다. 특히 역사적 정체성을 잃어가는 읍성의 훼손 문제는 단순한 시설 복원을 넘어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는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 향후 관련 정책과 예산 배정에 대한 심층 분석, 주민 참여 방안 모색 등을 담은 후속 보도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박춘순(전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 = 22일 인터넷 판에 실린 ‘경북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총력···정부·지자체·기관 협력 강화’ 기사는 경북도의 방제 노력을 조명했지만,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의문이 남는다. 경북도는 산림청, 21개 시군, 산림조합 등 6개 기관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지역협의회’ 를 구성해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방제량(261만 본)의 절반 이상인 137만 본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현장을 보면 경북 지역의 피해가 가장 심각해 보인다. 이는 선제적 예방이 아닌 사후 대응 위주인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방제 성과 홍보에 앞서 실효성 있는 예방 전략 수립이 시급해 보인다. △김미정 ODS 다문화교육연구소 포항지사장 = 22일 자 2면 ‘포항·경주지청장에 첫 여성’ 기사는 한국 사회의 유리천장 문제를 재조명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확대되었으나, 기업과 공직 사회의 최고위직에는 여전히 유리천장이 견고하다. 첫 여성 지청장 임명은 긍정적이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유리천장은 개인의 역량 부족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다. 경력 단절, 승진 차별, 성차별적 조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혁신 저해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즉각적 해결이 필요하다. 해결을 위해선 유연근무제·육아휴직 경력 단절 방지, 성별 균형 목표제와 투명 인사 평가 시스템 도입, 리더십 교육 강화로 조직 문화 혁신 등이 시급하다. ‘여성 할당제’를 넘어 실질적 기회 보장으로 전환해야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어야 진정한 성평등이 실현된다. △신현자(라온재심리상담연구소장) = 지난 13일 14면에 실린 ‘열광하는 팬이 시장을 흔들고 판을 바꾼다’ 기사가 흥미로웠다. 신간 ‘슈퍼팬의 시대’는 디지털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결합해 탄생한 ‘슈퍼팬’이 콘텐츠와 브랜드의 패러다임을 재편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슈퍼팬은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콘텐츠와 앨범 구매, 굿즈 수집, 콘서트 관람, SNS 소통, 뉴스레터 구독 등 5가지 이상 접점을 유지하며 재정적·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집단이다. 이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아티스트의 세계관에 몰입해 자체 콘텐츠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위기에도 충성스럽게 지지한다. 저자는 “슈퍼팬 시대의 핵심 질문은 ‘누가 반복해서 보는가?’”라며 시청자 수보다 지속적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팬덤 경제의 잠재력을 다룬 이 책은 콘텐츠 제작자부터 마케터까지 현대 시장의 본질을 파악하려는 이들에게 통찰을 제공한다. △류영재(전 포항예총 회장) =22일 자 18면 오피니언에 실린 “‘윤 어게인’의 이유? - 추종의 원리”를 답답한 마음에서 흥미롭게 읽었다. 필자는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구속됐다. 12·3 비상계엄 이래 한국 사회가 받아들여야 했던 거대한 손실을 생각하면 통쾌해야 마땅하겠으나 외려 수치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윤 어게인’ 따위를 외치며 극우적인 행태를 보이는 자들이 제1야당을 점령하고 있는 꼴을 봐야 한다는 게 괴롭기도 하다.”라고 말하며 이른바 ‘윤 어게인’의 이유를 추종의 원리라 설명하고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극단적인 추종이 ‘지도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전도된 상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윤 어게인’을 외치는 사람들의 정신 구조는 학술적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며 극우 행보에 대한 진단을 조심스러워했다. 그들도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일 것이다. ‘허대만 추모 문집 발간’ 지역주의 장벽에 좌절한 정치인 회고 ‘꿀벌응애 30초 만에 수색’ 양봉 현장에 도입된 AI 시스템 ‘신선’ △황병기(전 포항시 도시해양국장) =11일 자 14면의 “허대만 추모문집 발간·출판기념 문화제” 기사에 눈길이 갔다. 허대만은 전국 최연소 시의원으로 당선되었으나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국회의원·포항시장 선거에서 여러 차례 낙선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국회의원·포항시장 선거에서 여러 차례 낙선했다. 지역주의라는 장벽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이어갔으며, 2020년 포항 지진 당시 피해 복구에 앞장서 지역민의 신뢰를 얻었다. 건강 악화로 2022년 54세에 별세한 그의 삶은 공존의 정치를 향한 헌신으로 기억된다.그는 “상대가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신념으로 양보와 협력을 중시했다. 지역주의 극복이 공존 사회를 위한 필수 과제라고 여겼던 그의 논리는 체계적이었고, 실천은 확고했다. 혼돈의 현 정국에서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의연했던 그의 자세와 배려 정신이 더욱 그립다. △노정구(포항대 학생입학처장) = 22일 자 19면에 실린 “영일만항 ‘북극항로 관문으로 잠재력 충분해’” 사설에 의하면 포항은 국가 핵심 전략 거점으로서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곳이다.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영일만항의 전략’이란 토론회에서 한국해양대의 발표자는 “2035~2040년쯤 북극항로를 통한 컨테이너 운항 활성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였고 “영일만항은 연관 산업을 지원할 인프라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인력양성을 위한 중장기적 대비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영일만항 확장 개발 예정지에 북극항로 선박수리 조선 서비스 시설과 수산물 가공단지 활성화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했다. 국제적인 대도시로의 도약은 항공과 항만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포항시가 많은 적자를 감내하며 공항과 신항만에 공을 들이는 까닭이다. 영일만 신항이 과연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재탄생되는 때는 언제쯤일까? △이형(포항학산종합사회복지관장) = 22일 자 1면의 “포항지역 4곳 읍성 복원 현장 가보니” 기사는 지역 읍성 복원 방향을 진단한 현장 기록이다. 포항 4개 읍성(장기·흥해·연일·청하) 중 장기읍성(사적 386호)이 가장 온전하다. 말굽형 구조로 동해안을 조망할 수 있게 설계된 이곳은 복원 후 관광·교육 공간으로 활용되나, 접근성 문제로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면 흥해읍성과 연일읍성은 일부 복원됐으나 원형이 훼손되어 “복원이 아닌 원형 파괴”라는 전문가 비판을 받고 있다. 청하읍성은 터가 남아있어 복원 가능성이 있다. 겸재 정선의 ‘청하성읍도’와 연계하고, 인근 기청산식물원을 시립식물원으로 지정한다면 지역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보도는 읍성 복원의 실용적 방향성을 제시하며,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활용의 균형을 고민하게 만든다. △김민규(포항 대동중 교장) = 22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AI가 30초 만에 꿀벌응애 찾아낸다··· 세계 최초 ‘BeeSion’ 개발”이라는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농촌진흥청이 강원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꿀벌 폐사의 주범인 ‘꿀벌응애’를 30초 안에 탐지하는 AI 장비 ‘비전(BeeSion)’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한다. 이것으로 벌집을 촬영하면 응애 감염 여부를 자동 분석해 방제 시점을 알려준다고 하니 노동집약형인 양봉산업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꿀벌응애는 벌집 내부에 서식하므로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고, 벌통 하나를 정밀하게 조사하는 데 30분 이상 소요되는데, 이 장비로 분석 시간이 60분의 1로 단축되면서 양봉농가의 노동 부담이 크게 줄 전망이며 수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흥미로운 일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7

고구마순, 항산화·혈당조절 특효···기능성 식재료 부상

농촌진흥청이 국내 재배 고구마의 지상부(어린순·잎·잎자루·줄기)에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어린순과 잎에서 항산화·혈당 조절 효과가 있는 카페오일퀸산(CQA) 함량이 높아 기능성식품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소득식량작물연구소는 2024년 국내 고구마 6개 품종을 노지 재배해 CQA 함량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품종·부위별 차이가 컸지만 전반적으로 어린순과 잎에서 높은 수치가 확인됐다. ‘하얀미’ 어린순은 100g당 3,600mg, 잎은 2,300mg의 CQA를 함유해, 아티초크(1,000~3,500mg/100g)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었다. 잎자루 채소용 ‘통채루’의 어린순도 1,493mg이 검출됐다. CQA는 커피, 아티초크 등에 많이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으로, 항산화 작용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CQA의 혈당 조절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α-글루코시데이즈 억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3-카페오일퀸산’은 혈당강하제 아카보스(acarbose)보다 최대 5배 강한 억제 효과를 보여, 당뇨병 예방 및 관리용 기능성식품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상부 가공 특성 평가에서는 ‘통채루’와 ‘호풍미’가 잎자루가 길고 굵어 손질이 쉽고, 건조 후에도 형태와 조직이 잘 유지됐다. 조리 시에도 부드러운 식감을 보여 건나물로 가공해 연중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선경 농촌진흥청 소득식량작물연구소 소장은 “고구마 어린순과 잎은 항산화와 혈당 조절 성분이 풍부한 기능성 식재료”라며 “앞으로 전용 품종 보급과 가공·식품 산업 활용 방안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8-27

소림사 파계승의 성적 타락

50대 이상의 중년이라면 ‘소림사(少林寺)’라는 중국 사찰을 모르는 이들이 거의 없을 것 같다. 1980~1990년대 허난성 숭산에 자리한 소림사가 공간적 배경이 되고, 그곳 승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우후죽순 한국에서 개봉됐다. 머리칼을 박박 밀고 노란색 승복을 걸친 승려들은 하나 예외 없이 쿵푸와 봉술의 절정고수였다. 그 시절 한국 중고생에게 소림사는 약자를 핍박하는 악당으로부터 선량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스님들이 수행하는 신성한 공간으로 인식됐다. 돌아보니 낭만적인 옛날이야기다. 바로 그 소림사가 최근 입에 올리기 부끄러운 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소림사의 30대 주지 스융신(釋永信)이 성적 방종과 부정한 방법의 축재로 중국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구금됐다는 뉴스. 나라가 커서일까? 부정과 타락의 스케일도 엄청나다. 외신에 따르면 승려 스융신이 해외에 숨겨놓은 재산은 한국 돈 2조 원으로 추정된다고. 관계를 가진 여성이 50명을 넘고 그들 사이에서 낳은 자식이 174명이란다. 속세와는 거리를 둬야 할 승려임에도 11개나 되는 회사를 바지사장을 내세워 대리 운영했다는 추문까지 있었다고 한다. ‘소림사의 실력자’ 스융신이 여론의 돌팔매를 맞고 자유를 박탈당하자 최근 소림사 승려의 숫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환속(還俗) 행렬이 이어진 것이다. 짐작하건대 부끄러움을 견디기 힘들어서였을 터. 쉽지 않은 수도의 과정과 고행을 기꺼이 감내해야 할 승려가 돈과 여자라는 세속적 욕망을 이기지 못해 오물을 뒤집어쓴 모습을 보니 삼가는 자세로 겸양하게 산다는 건 참으로 어려울 일인 듯하다. 그게 승려이건 필부(匹夫)건.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8-27

공직자로서 기본이 안 된 윤석준 청장의 자세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의 업무 공백으로 인한 불성실한 직무 수행 논란이 지역사회에 번진 게 2년 가까이 된다.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개인적 사정이므로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건강상으로 공적인 일 그것도 35만 구민의 행정을 총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1년 넘게 업무 수행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 스스로 자신의 거취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행정 집행에 지장이 생기고 이로 인한 주민 피해를 생각하면 공직자로서 주민에게 할 도리가 아닌 것이다. 그는 건강상 문제로 업무 공백이 길어지자 작년 11월 기자 간담회를 갖고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연말까지 건강을 회복해 구정 업무를 비롯한 모든 부분에 주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그는 구정의 주요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는 이전에 못 한 업무까지 포함해 더 많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마땅하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모습은 없다. 그는 공직자로서 한 말에 대한 신뢰도 잃었다. 그의 공백으로 구청 안에서는 구청장의 의사 결정이 필요한 사안들이 미뤄지면서 제때 진행되지 못하는 일들이 많아졌다는 불평도 조금씩 새어 나왔다. 의회도 그의 업무 공백 장기화를 문제 삼았고, 그를 공천한 국민의힘 대구시당도 그의 거취 문제를 거론했지만 그는 2년 가까이 버티고만 있다 특히 지난 7일 그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를 했지만 구청장으로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하다. 그의 거취에 대해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주민이 선출한 공직자로서 이제는 그에 대한 본인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주민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거취 문제를 명확히 밝혀서 구정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 이것이 주민이 선출한 공직자의 올바른 자세다. 그를 공천한 국민의힘도 그를 비호하는 듯한 태도를 거두고 책임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

2025-08-27

경주APEC 김정은 초청··· 실현 가능할까

오는 10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석이 확실시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도 추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경주 APEC에 참석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난 갈 수 있다고 본다. 무역 회의를 위해 곧 한국에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참석을 확실시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이던 2018년 파푸아뉴기니 APEC 회의에 불참한 사례가 있으나 미국은 APEC 회의에 대체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경주 APEC 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는 문제도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가능하다면 경주 APEC에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보자“고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며 찬성했다고 한다. 북한은 A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의장국 자격으로 비회원국도 초청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실과 정부는 북한 초청과 관련, “논의하는 바가 없다”면서도 “의장국 주도로 비회원을 초청해 비공식 대화를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인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 하노이, 2019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3차례 만난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을 경주 APEC에 초청하는 문제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처음 제안했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시도지사협의회에서도 “경주 APEC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 북한의 평화 회담 개최를 이끌어내자”고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었다. 김 위원장의 경주 APEC 참석은 북한 측 태도에 달렸다. 다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김 위원장 APEC 초청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헛된 망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 측의 이 같은 완강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남북미 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력에 달렸다. 분명한 건 이 회동이 성사된다면 경주 APEC은 세계 역사에 남을 무대가 된다는 것이다.

2025-08-27

한미공조로 본 남북문제의 향방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첫 라운드는 예상보다 무난히 마무리됐다. 회담 시작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쏟아낸 도발적 언사가 긴장을 고조시키며 국민을 불안하게 했지만, 막이 오르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관세 압박과 안보 위협도 없었다. 대신, 노벨평화상과 북미대화라는 상징적 의제가 회담장을 채웠다. 우리 대통령은 유연한 언어와 특유의 재치로 트럼프를 추켜세우며 회담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분위기를 주도했다. 정상회담의 중요한 함의는 따로 있었다. 대한민국 외교 전략의 핵심으로 강조해 온 ‘한반도 운전자론’이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났다. 문재인 정부 시절 수차 등장했던 구상은, 남북관계와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적 중재자’로서 판을 이끌어간다는 비전이었다.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운전자’가 아닌 조력자 즉 ‘페이스메이커(Pace Maker)’로 규정했다. 주도권을 쥐지 않고 보조자의 위치, 즉 트럼프라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가 만들어내는 흐름을 측면에서 지원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수사적 표현을 넘어 나라의 외교가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미중 간 전략경쟁이 격화되고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며 한미동맹의 비대칭성이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독자적 판을 짜내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판이다. ‘운전자론’이 자주성의 상징이었다면, 이번 회담에서 드러낸 태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판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수순, 세 갈래가 보인다. 첫째, 김정은의 반응이다. 트럼프가 노벨평화상과 북미대화 재개를 거론한 만큼, 북한이 어떤 신호를 내놓을지가 곧 국면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긍정적 화답이 온다면 대화 재개의 문이 열리겠지만, 침묵이나 부정적 메시지가 이어진다 해도 회담의 효과는 삭제되지 않는다. 둘째, 미국의 전향적인 접근이다. 북한이 호응한다 해도 미국은 “조건없는 양보” 대신 “실질적 비핵화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북측의 상응행동이 있어야 대화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미국외교 관료 집단의 일관된 입장이다. 트럼프가 환영 제스처를 보였더라도 국무부와 안보 라인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셋째는 한국의 준비다. 한국이 직접 판을 짜고 남북대화를 통해 북미협상을 견인하지는 않는다. 정상회담의 메시지는 다르다. 한국이 독자적 의제를 내세우기보다 미국이 만드는 흐름에 발맞추어 가겠다는 태도다. 이 선택이 단기적으로는 위험을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한국 외교의 주체적 기반을 좁히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한미 정상회담은 ‘작은 성공’을 낚았다. 분위기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운전자론’ 대신 ‘보조자론’이 떠올랐다. 스스로 판을 짜기보다, 트럼프의 관심사인 노벨평화상과 북미대화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태도를 바꾸었다. 우리는 더이상 운전석에 앉지 않는다. 외교의 주체성을 양보하고 강대국의 정책 흐름에 올라타는 방식이 장기적 안정과 항구적 평화를 담보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안도를 넘어, 또 다른 긴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5-08-27

“냉천교 재가설로 매출 타격… 경북도가 보상해야”

속보 = 포항시 남구 냉천교 재가설 공사로 인한 차량 통행의 어려움으로 발생한 상권 매출 하락 문제<지난 3월 25일자 5면 보도 등> 해결을 위해 상인과 경북도, 시공사 관계자들이 27일 한 자리에 모였다. 상인들은 “실태조사와 영업 손실 보상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경북도는 “소송으로 보상의 당위성을 증명하라”며 맞섰다. 27일 오후 3시쯤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있는 청림동 상인회 사무실에서는 “올해 1월부터 진행된 냉천교 재가설공사로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주변 상권이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다"라는 상인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냉천교 인근에서 음식점 등을 하는 상인들로 구성된 청림상인연합회 관계자 20여명은 “매출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국가가 책임져 달라”고 호소했다. 경북도 측은 “사업 착공과 설계 계획 당시 영업손해에 대한 보상금에 대한 계획은 수립하지 않았다”면서 “보상을 원하면 소송 절차를 거쳐야 하고, 명분 없는 보상비 지급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상인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냉천교 재가설 기간 동안 차량이 평균 3만대에서 1만9000대로 대폭 감소했고, 이동이 불편해지면서 청림동 인근 상권을 방문하는 손님 역시 절반 이상 줄었다고 했다. 한 상인은 “작년과 올해 매출 전표를 보면 매출 감소를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다”면서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실태조사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들은 냉천교 차로 확대와 진입로 확보도 요구했다. 애초 왕복 8차로로 계획했다가 왕복 6차로로 줄이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2년 뒤 완공 때까지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공사는 불가능하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경북도는 2022년 9월 힌남노 태풍 때 하천 범람으로 남구 오천읍 일대가 침수되자 통수 면적과 물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냉천교 재가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글·사진/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27

대구 봉덕2동·울산 농소1동 주민자치회 자매결연 협약식

대구광역시 남구 봉덕2동 주민자치회(회장 강진규)와 울산광역시 북구 농소1동 주민자치회가 자매결연 협약을 맺고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3일 농소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이번 협약식에는 김혜숙 봉덕2동장과 강진규 봉덕2동 주민자치회장, 이재복 농소1동 주민자치회장을 비롯해 두 지역 주민자치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협약은 두 주민자치회 간 상호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주민자치 역량 강화 △주민자치 활성화 △지속 가능한 상생발전 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특히 기관 간 긴밀한 교류·협력을 통해 지역 특색을 살린 공동사업 발굴과 운영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행사에 앞서 농소1동 주민자치회는 운영성과와 연계 사례를 공유했으며,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한 자원순환 체험과 ‘마을카페 울산숲’을 방문해 주민자치 기반의 협동조합 설립 및 운영 사례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진규 봉덕2동 주민자치회장은 “농소1동은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등 배울 점이 많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봉덕2동 주민자치회도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혜숙 봉덕2동장은 “농소1동 주민자치회의 방문과 협약 체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상호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두 지역이 함께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봉덕2동 주민자치회는 이번 협약을 통해 앞으로도 인적·물적 교류와 벤치마킹을 지속하며 상호 발전적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8-27

육상 기대주 나마디 조엘 진, 경북경찰청과 ‘기초 질서 확립’ 달린다

경북경찰청이 대한민국 육상의 기대주인 나마디 조엘 진 선수와 손잡고 ‘3대 기초 질서 확립’ 홍보에 나선다. 경찰청은 조엘 진 선수와 함께한 캠페인 영상을 제작해 도민 인식 제고와 공감대 확산을 적극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예천군청 소속의 조엘 진 선수는 2025 구미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400m 릴레이와 독일 라인-루르 하계 U대회 같은 국제 무대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육상의 차세대 간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영상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조엘 진 선수의 건강한 이미지와 3대 기초 질서인 △교통질서 △생활질서 △서민경제질서를 결합해 제작됐다. 45초 분량의 숏폼 영상으로, “기초를 지켜야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경북경찰청 SNS와 대형 전광판 등을 통해 송출될 예정이다. 조엘 진 선수는 “운동선수로서 규칙을 지키는 것이 좋은 성과의 출발점이듯, 일상에서 기초 질서를 지키는 것이 모두가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이 이번 캠페인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부명 경북경찰청장은 “조엘 진 선수가 흘린 땀과 열정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듯, 경북경찰도 도민 안전을 위해 끊임없이 달리며 더욱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북경찰청은 이번 영상을 시작으로 기초 질서 준수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을 이어가며, 특히 오는 APEC 정상회의에서도 선진적인 질서 문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08-27

“수도권 집값, 공급 부족·규제 한계로 상승 압력 지속”

가계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값이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영향으로 가파르게 오르며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도 공급 절벽과 수요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택근 연구위원은 최근 ‘수도권 부동산 경기 점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택매매 수요 억제 정책만으로는 시장 안정이 어렵다”며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수요 둔화 일시적···공급 절벽 우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월 5주차 0.40%에서 8월 2주차 0.10%로 둔화했고, 거래 건수도 같은 기간 1.2만건에서 0.3만건으로 줄었다. 이는 6월 27일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제한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택건설 착공은 2021년 58만여호에서 2024년 30만여호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10만호 수준에 그쳐 공급 부족 심화가 불가피하다. 2026년 수도권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전년 대비 38.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금리·기대심리로 수요 재확대 완화적 통화·재정정책 기조 속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까지 겹치며 수요 재확대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6월 120p로 상승했고,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3분기 대비 전국 기준 약 30% 낮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 효과가 길어야 1년 내외라며, 규제 완화 시점에 수요가 다시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정책 방향: 공급·수요 균형 유지 이택근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향후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책 기조 일관성 △공급 대책 조기 실행 △실수요자 보호 △전월세 시장 모니터링 강화를 제안했다. 특히 “입주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공급정책은 속도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8-27

생활 속의 ‘보험사기’ 솔깃하는 순간 ‘전과자’

자동차를 몰다 보면 누구나 가벼운 접촉사고나 흠집을 경험한다. 이때 보험처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단순히 금전 문제를 넘어 형사처벌과 직결될 수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일상에서 무심코 가담할 수 있는 보험사기 유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며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 “조금 보태 받자”는 생각이 범죄로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 수리비 중복 청구다. 한 소비자는 마트 주차장에서 난 흠집과 예전 사고 때 이미 보상받은 파손 부위를 함께 청구했다가 적발됐다. 단순히 “아까운 김에 같이 처리하자”는 생각이었지만, 결과는 보험사기였다. 정비업체와 공모한 허위 청구도 흔하다. 일부 업체는 차량 입고 시 “이번 기회에 유리막 코팅을 보험처리해주겠다”며 허위 보증서를 발급한다. 소비자가 이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면,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공범으로 수사기관에 넘겨진다. 휴대품 끼워 넣기도 있다. 한 배달원은 사고 당시 파손되지 않은 휴대폰을, 과거 사고 사진을 다시 제출해 보상받으려다 경찰에 고발됐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보험사기는 나타난다. 중고차 딜러가 이미 존재하던 하자를 숨기고 ‘성능·상태 점검보험’으로 수리비를 청구한 뒤, 차량을 고쳐 되팔아 차익을 챙긴 것이다. 점검업자가 가담해 기록부를 조작하기도 했다. △ 매년 불어나는 보험사기… 지난해 2000억 돌파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허위청구 규모는 약 2087억원에 달한다. 2022년 1560억 원, 2023년 1961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정비업체의 과장 청구만 따로 봐도 연간 80억원 규모다. 보험사기 피해는 결국 선량한 가입자에게 돌아온다. 허위 청구가 늘수록 보험사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단순히 보험사만 피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 국민 전체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는 민생침해 범죄”라고 지적했다. △ 처벌은 더 무거워졌다 보험사기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으로 최대 징역 10년, 벌금 5천만 원에 처해진다. 허위 보증서 작성은 사문서 위조에 해당해 형법상 징역 5년까지 선고될 수 있다. 차량 점검업자가 성능 기록부를 조작하면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징역 2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올해 7월부터 개정된 대법원 양형기준은 보험사기 처벌 수위를 크게 높였다. 사기범죄에 보험사기를 별도로 추가하고, 조직적·대규모 사기의 경우 무기징역까지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직 종사자가 직무를 악용해 가담하면 가중처벌 대상이 된다. △ 소비자가 꼭 지켜야 할 예방 수칙 금감원은 소비자 스스로 다음과 같은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과거 사고 흔적을 새 사고에 끼워 넣지 않는다. 둘째, 정비업체가 허위 청구를 권유하면 즉시 거절·신고한다. 셋째, 해당 사고와 무관한 휴대품 피해는 청구 불가다. 넷째, 중고차 하자는 매매 전부터 알았다면 보험 보장 대상이 아니다. △ 신고하면 포상금 최대 20억 보험사기가 의심되면 금감원 보험사기 신고센터(1332), 홈페이지 또는 보험사 자체 신고 창구를 통해 제보 가능하다. 보험사기로 확인되면 최대 20억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출처 금융감독원)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8-27

대구·경북 8월 제조업 경기심리 소폭 개선

대구·경북 제조업체들의 경기 체감이 8월 들어 소폭 개선됐다. 반면 비제조업은 매출 부진과 자금 사정 악화로 심리가 위축됐다. 지역 기업들의 이러한 심리 위축은 주로 내수 부진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27일 발표한 ‘2025년 8월 대구경북지역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6.8로 전월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다음달 전망지수도 98.3으로 6.4포인트 올랐다. 제품 재고와 업황 개선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비제조업 CBSI는 82.4로 전월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매출(-1.6%p)과 자금사정(-0.3%p) 악화가 주요 원인이다. 다만 9월 전망은 85.6으로 1.1포인트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제조업 CBSI는 93.3으로 1.4포인트 상승, 대구·경북과 같은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비제조업은 전국이 0.7포인트 오른 반면, 대구·경북은 1.9포인트 떨어졌다. 업황BSI(실적 기준)는 64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고, 9월 전망은 3포인트 상승한 64로 집계됐다. 생산BSI(85), 매출BSI(77), 신규수주BSI(79) 모두 소폭 개선됐다. 제품 재고수준BSI는 104로 4포인트 하락했고, 다음달 전망도 큰 폭(-10p)으로 떨어졌다. 설비투자실행BSI는 92로 2포인트 상승했으나, 향후 전망은 89로 3포인트 하락했다. 채산성BSI는 75로 4포인트 올랐고, 자금사정BSI는 73으로 4포인트 하락했다. 지역 제조업체들의 경영 애로 요인은 내수 부진(23.9%)이 가장 높았으며, 불확실한 경제 상황(22.7%)과 수출 부진(12.6%)이 뒤를 이었다. 불확실성 비중은 전월보다 3.8%p 늘었지만 인력난·인건비상승 비중은 2.3%p 줄었다.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57로 전월과 같았으며, 9월 전망은 3포인트 오른 60을 기록했다. 매출BSI는 59로 7포인트 하락, 전망도 8포인트 떨어졌다. 채산성BSI는 59로 변동이 없었으나 전망은 4포인트 상승했다. 자금사정BSI는 63으로 1포인트 하락했지만, 다음달 전망은 4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체의 최대 애로 요인도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내수 부진(22.9%)을 꼽았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 상황(19.8%), 인력난·인건비상승(16.7%) 순이었다. 정부규제 비중은 3.2%p 증가한 반면, 내수 부진 비중은 4.0%p 감소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8-27

정용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출마 선언

정용채 먹사니즘 경북대표(사진)가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의 뜻을 밝히며, “폐쇄적 운영과 소극적 활동에서 벗어나 당원과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도당 운영의 3대 목표로 △현장 중심 △역량 강화 △연대 강화를 제시하며, 당원과 시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민주주의 이해 확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환경·경제·시민사회 등 다양한 단체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연대의 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운영 전략도 제시했다. 정 후보는 운영위원회 활성화를 통해 형식적인 회의 문화를 탈피하고, 산하 조직을 기능별로 정비해 역할 분담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슈 대응력 강화를 위해 전담부서 및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중앙당-도당-지역위원회 간 상시 소통망을 구축해 민감한 현안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6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지방선거 TF 운영과 청년 정치학교 개설을 추진하고, 지방의원 활동 평가제 및 공정한 후보 검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차세대 정치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당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특히 수석부위원장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통해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이 함께 출마하고, 당원이 직접 선출하는 구조를 마련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민주시민 교육을 매월 1회 이상 정례화하고, 신규 당원에게는 필수 교육과정을 의무화해 학습된 권리당원을 육성하겠다”며 “당원배가 활동을 강화하고 우수 당원 포상 제도를 도입해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북도당이 더 이상 닫힌 조직이 아닌, 당원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현장형 도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경북에서 민주당의 희망을 일궈내는 도당 위원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27

“어획량 줄어 잡아도 남는 게 없어요”

27일 새벽 포항시 남구 구룡포항에 있는 구룡포수협위판장은 평소보다 들뜬 분위기였다. 반가운 손님이 와서다. 7월 10일부터 8월 25일까지 50일간의 금어기를 지나 지난 26일 만선의 꿈을 안고 먼바다로 떠났던 어선들이 붉은 대게를 선보였다. 금어기 해제 이후 첫 경매다. 중매인과 상인들은 노란색 플라스틱 바구니(가구) 안에 가득 담긴 붉은 대게를 요리조리 훑어보며 신선도를 확인했다. 씨알이 굵고 속이 꽉 찬 붉은 대게에는 많은 중매인의 손길이 갔다. 20년 동안 붉은 대게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은 “구룡포항에서 위판하는 붉은 대게는 다른 지역 대개 보다 수심이 깊고 조류 변화가 심한 곳에서 서식해 살이 단단하고 단맛이 강하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종을 든 경매사의 추임새와 함께 507만성호가 잡은 29가구(상자)의 경매가 시작됐다. 1가구의 무게는 평균 22~24kg이다. 중도매인은 경매사가 지나갈 때면 상의를 펼쳐 다른 사람이 못 보도록 한 뒤 손가락 2~3개를 흔들며 가격을 제시했다. 혹여 경매사들이 못 볼까 싶어 큰 동작으로 경매사의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경매사는 매서운 눈으로 빠르게 가격을 확인한 뒤 마지막에 낙찰 가격과 중도매인의 번호를 불렀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중도매인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원진 만성호 선장은 “홍게잡이의 경우 2박 3일간 조업을 나가는데, 기상 악화로 1박 2일 만에 항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물량이 적어 시세보다 가격은 좋았지만 크게 수익을 남길 정도는 아니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경매된 박달 붉은 대게 1마리의 최고가는 3만 원이다. 27일 하루 전체 위판량은 4t이고, 위판액은 2352만1000원이었다. 지난해 어획량(9t)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구룡포수협은 첫 경매에 나온 붉은 대게의 품질이 전체적으로 좋다고 평가했다. 권세광 구룡포수협 경매사는 “수온에 민감한 붉은 대게는 앞으로의 어획량 증가 여부에 대해 가늠할 수 없다”면서 “다만 더위가 한풀 꺾여 해수의 온도가 떨어지면 더 많은 양이 잡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어선 선주는 윤석열 정부의 동해 심해 유전 탐사·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보상과 관련한 아쉬움도 이야기했다. 선주는 “작년에 잠깐 보상 관련 여러 말이 오갔지만, 석유 찾는다고 어장만 파헤치고 보상금은 한 푼도 주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27

복합 현안 얽힌 안동댐, 지속 가능 해법 모색해야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안동댐이 수질 오염과 지역 개발 문제 등 복잡한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중금속 퇴적, 녹조 확산, 축산폐수 유입 등 환경위협이 지속되면서 지역 주민들은 댐 건설 이후 교통 단절과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1977년 완공된 안동댐은 총 저수 용량 12억4800만t으로 전국 4위 규모를 자랑하는 다목적댐으로 수력발전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연간 약 18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현재 안동댐 상류의 수질은 1등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낙동강 하류로 내려갈수록 3등급까지 떨어지고 있다. 이는 대구·구미 산업단지와 축산농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봉화지역 폐광산과 석포제련소에서 유입된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이 안동댐 바닥에 퇴적돼 있어 상류지역 집중 호우나 태풍 등의 영향을 받을 경우 오염 물질이 수질에 녹아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동댐 상류 지역의 경우 준설 등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준설 과정에서 이물질이 떠올라 2차 오염이 유발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녹조 문제도 심각하다. 예안교~도산서원 구간에는 여름철 폭염과 축산폐수, 영양염류 유입으로 남조류 세포수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녹조 차단막과 제거선을 설치해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오염원 차단일 수 밖에 없다. 안동 북후면과 서후면 일대 축산단지에서 유입되는 폐수가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지역 주민들은 환경 개선과 생활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댐 건설 이후 일부 지역은 교통까지 단절돼 주민불편을 부추겼다. 안동시의회는 ‘생태복원 뉴딜’ 정책을 제안하며, 환경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안동시도 320억 원을 투입해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친환경 퇴비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축산단지의 환경부 매입과 녹조연구센터 설치도 정부에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보다 정밀한 실태조사와 오염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폐광산 침출수와 축산폐수의 유입 경로를 명확히 파악하고, 퇴적물 측정 지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환경단체들도 “대구 취수원 이전 보다 오염원 제거에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며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낙동강을 단순한 수자원이 아닌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바라보며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안동댐을 둘러싼 갈등은 수질 오염, 지역 개발, 주민 생활권,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복합적인 현안문제이다. 정부와 지자체, 지역 주민, 환경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지속 가능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27

경북소방, ‘하트세이버 왕’ 5명 선정

경북소방본부가 생명의 문턱에서 환자를 구해낸 구급대원들에게 특별한 영예를 안겼다. 본부는 27일 열린 제8회 경북 하트세이버 왕 선발 행사에서 심정지 환자를 5명 이상 소생시킨 대원 5명을 선정해 배지와 경북도지사 표창을 수여했다. 올해 ‘하트세이버 왕’은 안동하 소방장, 박효근 소방장, 김태욱 소방장, 황정호 소방장, 전상훈 소방교가 차지했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현장에서 침착하고 전문적인 응급조치로 소중한 생명을 지켜낸 주인공들이다. 경북소방은 지난 2018년부터 하트세이버 왕 제도를 도입해 심정지 환자 소생에 기여한 대원을 꾸준히 발굴해왔다. 특히 5명 이상을 소생시킨 대원에게는 ‘그레이트 하트세이버’, 10명 이상을 소생시킨 대원에게는 ‘마스터 하트세이버’라는 칭호를 부여해 그 노고를 기리고 있다. 이번 수상자들은 모두 ‘그레이트 하트세이버’의 반열에 올랐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위급한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전문성을 발휘해 생명을 구한 구급대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수상이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도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08-27

학생 선수 보호, 경북교육청이 앞장선다

경북교육청이 학생 선수의 인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학교운동부지도자 관리위원회’와 ‘시·군 학교운동부 담당자 회의’를 연이어 열고, 학생 선수 보호를 위한 획기적인 정책들을 발표했다. 먼저 학교운동부지도자 관리위원회에서는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무관용 원칙을 강화하기 위해 ‘One-Strike Out’ 제도를 도입하는 관리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제도는 학교운동부 지도자가 아동학대와 관련된 중대한 위반행위를 저지를 경우, 단 한 번의 위반만으로도 즉시 계약을 해지하는 강력한 조치다. 이는 기존의 ‘학생 선수 보호를 위한 인권 서약서’와 함께 학생 선수 인권 보호의 이중 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도자의 소속 기관 배치 조정과 지도자 관리 규정 일부 개정안도 함께 통과됐다. 경북교육청은 이를 통해 학생 선수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시·군 학교운동부 담당자 회의’에서는 최근 실시된 도내 학교 운동부 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심층 조사와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특히, 학생 선수 보호 및 지도자 관리 강화를 위해 첫째, 폭력 피해 학생에 대한 심리·학습 지원 확대와 Wee센터 연계를 통한 전문 상담 체계 구축, 학부모와의 소통 강화, 두 번째 예방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지도자 대상 폭력 예방 교육을 정례화 및 학생 대상 인권·안전 교육을 강화, 세 번째 제도적 재발 방지 장치로 교육지원청 단위의 신고센터를 설치·운영과 지도자 및 학생의 인권 서약서 작성과 이행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보고 체계를 일원화해 신속 대응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위기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토록 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학생 선수들의 성장 과정에서 학교운동부 지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학생 선수의 권익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해 지도자 관리와 보호 체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27

K-디아스포라, 경북에서 뿌리를 찾다

경북도가 지난 26일 ‘K-디아스포라, 재외동포 청년-리더와의 만남’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9박 10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재외동포 청년 정체성 함양 연수 프로그램’의 핵심 일정으로, 세계 11개국에서 온 청년 30명이 참여해 모국의 전통과 정신을 깊이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호주, 스페인, 미국, 캐나다, 헝가리, 우즈베키스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모국을 향한 애정과 궁금증을 안고 경북을 찾았다. 이들은 한옥·한복·한식·한글·한지 등 ‘5한(韓)’을 직접 체험하며 한국의 문화적 정수를 몸소 느꼈고, 화랑·선비·호국·새마을 정신을 배우며 경북의 역사적 가치와 철학을 가슴에 새겼다. 또한,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비롯해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김재수 경북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청년들과 희망과 포부를 나누며 따뜻한 격려를 전했다. 특히 극동대학교 장현석 교수는 ‘K컬처 삐딱하게 보기’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해, 청년들에게 K-컬처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밖에도 연수 중인 지난 20일 안동 청소년수련원에서 전통 성년례가 열려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남성 참가자들은 도포와 갓을, 여성 참가자들은 쪽머리와 비녀를 갖추고 전통 의식을 치르며 사회적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이재훈 경북도 경제통상국장은 직접 참가자들에게 화관을 씌우고, 성년례에 따라 ‘자(字)’를 지어주며 성인됨을 축하했다. 한 참가자는 “성인이 되는 출발점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책임을 다짐하는 값진 경험이었다”며 “모국의 전통과 문화를 깊이 체감할 수 있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현재 전 세계 193개국에 약 700만 명의 재외동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청년층은 약 20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세대가 거듭되며 문화·언어적 단절이 심화되고 있어, 모국과의 유대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북도는 2023년부터 전국 최초로 ‘K-디아스포라 청년 정체성 함양 지원 연수 프로그램’을 추진해, 청년들이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회복하고 세계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양금희 경제부지사는 “머나먼 해외 각지에서 찾아온 청년들의 발걸음이 경북을 더욱 뜨겁게 했다”며 “여러분이 ‘한국 속의 한국, 경북’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고, 화랑의 기상과 선비의 지혜, 호국의 충절과 새마을 정신을 가슴에 새겨 세계 무대에서 빛나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27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 제3회 추경예산안 심사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가 제357회 임시회 기간 중인 25일과 26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안전행정실·저출생극복본부·지방시대정책국·복지건강국·인재개발원 5개 실국의 ‘2025년도 제3회 추가경정 세입세출예산안’과 조례안 6건을 심사·의결했다. 이번 추경예산안은 총 4829억 원 규모로 증액 편성됐으며, 안전행정실은 5114억 원, 지방시대정책국은 59억 원이 증액된 반면, 복지건강국은 345억 원, 저출생극복본부는 9010만 원, 인재개발원은 1억7000만 원이 감액됐다. 또한, 저출생극복본부 예산 심사에서 황재철 의원(영덕)은 “출산율과 신생아 수 등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 배분은 비효율적”이라며 김천·문경·의성에 동일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도기욱 의원(예천)은 “예산을 여러 사업에 나누기보다 핵심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시·군의 사업 관리 부담을 지적했다. 안전행정실 심사에서는 권광택 위원장은 “경북 초대형 산불 백서 제작 시 복구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해 향후 재난 대응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며, 산불 피해 이재민 지원과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영서 의원(문경)은 “중소기업 피해 복구를 위한 저이율 융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임기진 의원(비례)은 “보상 기준의 형평성과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건강국 예산 심사에서는 윤승오 의원(영천)이 “경로당 어르신 행복밥상 사업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어 내년 확대 시행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임기진 의원은 “의료취약지의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 인력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시대정책국과 인재개발원 심사에서는 백순창 의원(구미)이 “청년월세 지원 기준이 청년기본법과 달라 정책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인구 유입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장애인 표준사업장 지원 조례안, 지진방재 조례안, 헌혈권장 조례 전부개정안 등 6건의 조례안은 모두 원안 가결됐다. 권광택 위원장은 “도민의 안전과 복지,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각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도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8-27

경북도, 서울보증보험과 손잡고 초일류 인재 양성 나선다

경북도가 지역 정주형 장학제도를 앞세워 인재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경북도는 27일 서울보증보험과 대학 지역인재 양성사업 보증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장학 지원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추진되는 ‘K-탑티어 석·박사 프로젝트’는 과학기술과 한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력을 키우기 위한 경북형 RISE 체계의 핵심 사업이다. 이 사업은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경북에 정주하도록 유도하고, 학업과 연구는 물론 취·창업까지 연결하는 종합적 인재 육성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연구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경북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외 우수 인재를 도내 대학으로 유치하고, 장기적으로 지역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인재 풀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석·박사 과정생에게 최대 5년간 매월 500만 원, 총 최대 3억 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학생들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학업과 연구에 몰입할 수 있으며, 장학금 지원이 끝난 뒤에는 최소 3년간 지역에 정주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통해 장학금 환수가 가능하도록 했다. 국내에도 다양한 장학사업이 있지만, 최우수 인재에게 최대 3억 원을 지원하면서 정주까지 의무화한 제도는 경북도가 처음이다. 경북도는 오는 9월 2학기부터 국립경국대학교와 포항공과대학교를 시작으로 장학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이번 협약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초일류 인재를 지역에서 길러내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경북이 인재 양성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08-27

“청년이 떠나는 울릉 아닌, 찾아오는 울릉도로”... 맞춤형 청년정책 수립 시급

홍성근 울릉군의원은 제228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청년 인구 유출 문제 해결을 위해 울릉군 실정에 맞는 맞춤형 청년정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성근 의원은 “울릉군 청년 인구는 올해 6월 기준 1179명으로 전체 인구의 13%에 불과하다”며 “이는 경북 평균(14.9%)과 전국 평균(19%)보다 현저히 낮아 인구소멸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청년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양질의 일자리 부족 △높은 생활·주거비 부담 △지리적 제약을 꼽으며, “현재 시행 중인 청년 지원 사업 대부분이 중앙정부와 경북도 차원의 사업으로 울릉군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어 청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울릉군만의 실정을 반영한 청년 정착 지원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누구 한 사람의 주도가 아닌 군민 모두가 함께하는 실효적이고 중장기적인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특히 “2028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과 해상교통 개선을 언급하며 “앞으로의 변화에 대비해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정책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의원은 발언을 마무리하며 “더 이상 청년이 떠나는 울릉이 아니라, 머물고 싶고 찾아오는 울릉, 미래와 기회가 있는 울릉을 만들어야 한다”며 “군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 미래 세대를 지켜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8-27

‘K-스틸법’ 철강 투자 조세특례 보완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포항 북)이 27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 지원 특별법안’을 발표했다. 지난 4일 국회철강포럼 의원들이 대표발의한 ‘K-스틸법’의 보완 입법이며, 철강산업 투자에 대한 조세특례와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의 효율적 운영에 중점을 뒀다. 이 법안에는 철강산업을 ‘친환경·미래산업 전환의 중심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 수단을 담았다. 5년 단위의 기본계획 및 실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산업부 소속의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산업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해 정책 심의·의결 권한을 강화한다.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과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철강산업특별회계’ 신설해 철강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조세특례를 신설하고, 철강산업 전용 국가 전력망 확충 및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가능 조항도 포함했다. 이를 통해 철강산업이 수소환원제철 등 핵심 기술 개발 가속화, 탄소중립 대응 인프라 확충, 국제 무역환경 변화에 선제적 대응,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원은 “특별법 제정을 통해 철강산업이 글로벌 탄소중립 전환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대한민국 제조업의 버팀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27

“낯선 곳에 절 버리시나요” 여름 휴가철은 반려동물 수난시대

여름 휴가철 피서객이 많이 찾는 포항 등지 관광지에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동물등록 때 외장 칩 대신 내장 칩을 의무화해 유기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무엇보다 각 지자체가 돌봄 안전망을 강화해 반려동물 유기 방지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26일 농림축산검역본부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유기·유실 동물 발생 건수는 7월에 가장 많았다. 5~7월에만 전체의 30%가 집중됐다. 포항의 경우 2022년에는 7월에만 176건으로 월별 최다였고, 2023년 7월에도 162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7월 131건, 올해 7월 104건 등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에 100마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에서 구조된 유기 동물 881마리 가운데 절반은 입양되거나 원래 주인을 찾아갔지만, 나머지 상당수는 안락사 처리했다. 실제 2023년 900여 마리의 개가 구조됐고, 200여 마리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안락사했다. 포항시 동물보호센터의 사정도 살펴본 결과 얼마 전 들어온 몰티즈는 먹던 사료와 함께 남구 일월동의 한 전봇대에 묶인 채 버려졌다. 보호센터 관계자는 “7살 추정의 노령견인데 사랑으로 키워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버려져 있었다“면서 “마치 쓰레기를 버리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털어놨다. 주로 경제적 이유 때문에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 고령이거나 병든 반려동물은 치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마련인데,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보호자들이 유기를 선택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 돌봄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동물보호법상 의무인 동물등록을 할 때 무선식별장치의 훼손·분실·파기 가능성이 큰 외장형 칩 대신에 쌀알 크기의 마이크로칩을 동물의 어깨뼈 사이 피하에 삽입하는 내장형 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년구 선린대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반려동물 등록을 내장형 칩으로 의무화해 책임 회피를 어렵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등은 개와 고양이를 내장형 칩으로 등록할 때 4만~8만 원이 드는 점을 고려해 선착순 한정 등의 방법으로 1만 원 내에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려동물 돌봄 안전망 구축도 시급하다. 정 교수는 “단순히 개인의 무책임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간 애견 호텔이 하루 3만~4만 원 이상의 비용 부담이 생기는 등의 이유로 돌봄 대안을 찾지 못해 반려동물을 유기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정 교수는 ”지자체가 나서서 휴가철 임시 돌봄을 제공하거나 유기된 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새 가정에 입양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공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류성원 포항시 축산과 반려산업동물보호팀장도 “외장형 칩은 손쉽게 제거할 수 있어 제도적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내장형 칩 의무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27

마스가 성공의 숨은 주역 ‘포항 융진-디섹’···한미 조선 동맹의 기술 심장

한·미 관세·공급망 협상의 키워드였던 ‘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로 부각된 가운데 마스가 성공에는 포항 소재 기업 (주)융진의 자회사 디섹<(본지 5월 21일·26일자 6면 보도>이 숨은 주역이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를 찾아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 참석한 것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 선박은 평시에는 해양대 사관생도 훈련선으로, 비상시에는 재난구호 임무를 수행한다. 설계와 기자재 조달에 한국의 디섹(DSEC)이 직접 참여해 한·미 조선 협력의 기술적 상징물이 됐다. 디섹은 포항의 조선기자재 기업 ㈜융진(회장 박일동)이 대주주인 부산 소재 조선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이다. 2006년부터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GD) 산하 나스코(NASSCO) 조선소와 손을 잡고 MR탱커, LNG추진 컨테이너선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특히 2015년 디섹이 설계·자재를 공급한 LNG 추진 컨테이너선이 ‘미국 올해의 선박’에 선정되면서 두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한층 강화됐다. 지난 5월 GD 로버트 E. 스미스 부회장과 NASSCO 데이비드 J. 카버 사장이 방한해 디섹과 AI·친환경 에너지 기반 선박 설계·건조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이례적으로 방산 민간부문 최고위급 인사가 직접 부산 본사를 찾은 것은 디섹이 한미 조선 공급망의 핵심 기술 파트너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마스가 합의가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디섹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건조 사례 처럼 한국의 설계·기자재 역량과 미국의 조선소 인프라를 결합한 모델은 향후 한미 간 대형 선박·군수지원함 프로젝트의 표준이 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디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력이 마스가 프로젝트의 실질적 추진 동력이 되고 있다”며 “포항·부산 거점 기업이 국가 간 전략협정의 산업적 성과를 구체화하는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영덕 출신 기업가인 (주)융진의 박일동 회장이 키운 디섹이 그동안 이룬 성과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에서 다시 부각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8-27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내달 26일 개막

국내외 유명 오페라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영원’이라는 주제로 44일간 무대에 오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7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카메라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26일부터 11일 8일까지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4개 메인 오페라와 콘서트 시리즈 2개, 특별행사 2개 등 총 10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대표 축제로서 오페라 발전의 지속성을 추구하며, 오페라의 영원한 예술적 가치와 삶의 희로애락으로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아 온 네 편의 오페라를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베르디, 비제, 모차르트, 글룩으로 이어지는 오페라 거장들의 대표작으로 구성된 축제 라인업은 작품 자체가 지닌 예술성과 대중성이 결합된 무대로 ‘영원히 사랑받는 오페라(예술)’라는 축제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구현한다. 개막작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로 막을 올린다. 격정적 선율과 운명적 서사가 어우러진 베르디의 명작이다. 사랑과 복수, 가족의 비밀이 얽힌 비극은 무대 위에서 강렬하게 폭발하며 세대를 넘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초청하고 영남오페라단이 선보이는 ‘카르멘’도 무대에 오른다. 인간의 자유에 대한 열망과 치명적 대가를 그린 비제의 대표작으로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등 매혹적인 명곡들로 세계적 사랑을 받는 이 작품은 이번 공연에서도 객석을 전율시킬 예정이다. 전 세계 신진 성악가들과 함께하는 모차르트의 걸작 ‘피가로의 결혼’도 관심을 모은다. 경쾌한 음악과 재치 있는 희극적 전개, 그리고 계급 풍자를 담아낸 작품으로 익숙하고 친근한 작품이다. 폐막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해 지난 7월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 축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로 장식한다. 이 밖에도 올해 첫선을 보이는 창·제작 콘체르탄테인 진영민의 ‘미인’이 무대에 오른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모티브로 한 조선시대 여성의 미를 담은 작품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일본 후지와라가극단, 중국 국가대극원이 참여하는 한중일 갈라 콘서트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8-27

이강덕 시장 美 워싱턴서 “철강관세 인하” 호소

이강덕 포항시장이 한미 관세 협상에서 철강 품목 관세가 50%로 유지돼 직격탄을 맞은 포항 철강산업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찾는다. 집권 여당 지도부도 포항에 초청해 주요 철강업체의 현실을 직접 보여주고, 국가 차원의 철강 관세 인하 노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실제 중국과 비교되지 않는 가격 경쟁력, 값비싼 전기료 부담에 관세 50% 폭탄, 내년 1월 1일 시행하는 유럽탄소국경 제도 등 악재 더미에 쌓인 포항의 주요 철강사는 사업장 폐쇄 등으로 생산과 고용이 감소했다. 이강덕 시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일정으로 9월 3일부터 8일까지 영국과 독일을 방문하는데, 이에 앞서 9월 1~2일 미국 워싱턴DC를 찾는다. 9월 1일에는 워싱턴한인회와 간담회를 갖고, 9월 2일에는 코트라(KOTRA) 워싱턴DC 무역관에서 북미지역본부장을 만나 미국 철강 업계 현황과 50% 관세 부과 이유 등의 동향을 파악하고, 철강 품목 관세율 50%에서 더 낮은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지 여부도 타진할 예정이다. 미국 행정부에서 일했던 경제 관료 출신이 주로 포진한 글로벌컨설턴트기업 대표들과의 면담을 통해서도 철강 품목 관세 인하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시장 명의의 대정부 건의서도 코트라, 컨설턴트사, 백악관과 정부 각 부 처 온라인 등 4가지 방법으로 미국 행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여당 지도부를 포항으로 초청해 심각한 위기에 처한 철강업계의 현실을 보여주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 시장은 “야당은 물론 정부와 여당이 직격탄을 맞은 포항 철강산업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호소하고 있고, 국민도 관심을 두도록 발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 지도부를 포항에 모셔서 위기에 처한 포항 철강산업의 현실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적극적으로 호소해서 정부와 여당이 관련 정책 추진과 관세 인하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27

울릉군의회, 제288회 임시회 개회… 울릉도 상징물 조례안 등 각종 조례안·추경예산안 심사

울릉군의회(의장 이상식)가 27일 남한권 울릉군수 등 집행부 실과장이 출석한 가운데 제288회 임시회를 열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임시회는 9월 3일까지 8일간 진행된다. 이날 열린 제1차 본회의에서는 회기 결정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처리하고, 집행부로부터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번 회기에서는 의원발의 한 △여객선 운임 지원 일부개정조례안과 집행부 발의 △울릉군 상징물 전부개정조례안 △독도천연보호구역 관리 일부개정조례안 △울릉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 일부개정조례안 등 주민 생활과 관련된 각종 안건이 다뤄진다. 군의회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조례 제‧개정 심사특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운영해 상정된 안건을 심사한다. 이어 9월 3일 제2차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과 조례안을 최종 의결하고 군정 질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식 의장은 “이번 임시회는 주민 생활과 지역 발전에 직결되는 조례와 예산을 다루는 중요한 회기”라며 “군민과 함께하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의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