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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관찰사가 공무를 집행하던 경상감영

대구시 중구 중앙로역에서 만경관 쪽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경상감영공원.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지만 조선시대 때는 지금의 도청격인 경상감영이 있던 자리다. 감영(監營)은 조선시대 각 도 8곳에 설치돼 있었다. 경상감영은 초기에는 경주, 상주, 안동 등 여러 지역으로 옮겨 다니다가 17세기 초에 이르러 이곳에 안착했다. 경상감영은 조선 선조 34년(1601) 대구로 옮겨 왔고, 지금의 자리 중구 포정동 21에 자리를 잡았다. 경상감영은 대구의 도심 중앙에 위치하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500여 미터 거리에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대구시민의 휴식처이자 대구의 역사가 스며든 장소라 하겠다. 경상감영은 1896년(고종 33)에 지방 행정을 13도제로 개편한 이후에도 줄곧 경상북도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본래 경상의 이름은 경주와 상주에서 따왔다. 1910년부터 1965년까지 경상북도청사로 사용하였다가 청사가 산격동으로 이전되고 난후 대구시에서 1970년 중앙공원으로 개장하였다가 1997년 경상감영공원으로 다시 명칭을 바꾸었다. 경상감영공원은 넓이가 1만6600㎡다. 1997년 도시 미관을 위해 담장을 허물고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였고 대구의 역사를 교육하는 역사문화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관찰사의 집무실인 선화당(대구시유형문화재 제1호)은 1601년 경상감영이 대구로 옮겨올 때 건립됐다. 이후 1670년, 1730년, 1806년 세 차례의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 건물은 1807년 관찰사 윤광안이 지은 것이 남아 있다. 현존하는 관아 건축이 별로 없어 귀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관찰사의 처소로 사용한 징청각(대구시유형문화재 제2호)은 관찰사의 안채, 즉 내아 관사로, 초창기 공원을 조성할 때 보수되었다. 징청각(澄淸閣)은 1601년에 지어졌으나 선화당과 함께 세 차례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 건물은 1807년 다시 지었다. 앞면 8칸 옆면 4칸 팔작지붕이다. 그 밖에도 조국통일을 기원하는 통일의 종이 있으며 그리고 관찰사의 치적이 담긴 선정비 29기를 모은 비림, 하마비, 측우대, 도로원표, 등이 있다. 그러나 경상감영의 옥이나 객사의 모습은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5-18

대구 21거 5842를 떠나보내며

유세차 ‘2021년 섣달 초 엿새 21거 5842는 19만 km 주행을 마치고 영면에 들도다.’ 오호 애재(哀哉)라 공(公)은 춘풍추우(春風秋雨) 18개 성상(星霜)을 나를 위해 청춘을 불사르고 묵묵히 제 몫을 다한 공(功)이 지대하도다. 내 이를 애련히 여겨 향을 사루어 애도하노라. 무릇 인연이란 인간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미물 간에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는 법이 아니더냐. 내 공(公)을 거두어 오랫동안 함께 동고동락할 수 있었을 터인데 내가 불민(不敏) 하와 공(公)을 잘 건사치 못하고 보내고 나니 지난 일 하나둘 떠올라 비통한 마음 이를 데 없구나. 남들은 하기 쉬운 말로 개나 소나 탄다고 공(公)을 ‘소나타’라 쑥덕거렸지만 공은 개의치 않고 묵묵히 앞만 보고 달려온 뚝심이 내 맘에 들었다네. 딴은 공은 ‘쏘나타’ 가문 중 최고의 신분인 NEW. EF 쏘나타가 아니었던가. 공이 처음 나에게로 왔을 때가 생각나는구려. 자다가도 공의 안위가 걱정되어 나가서 만져도 보고 행여 얼굴 더럽힐까 호로도 씌워주고 했었지. 세월의 때가 묻다 보니 공에게 세수도 목욕도 자주 시켜주지 못했음을 솔직히 사과한다. 이물 없이 지낸 사이라 그 점은 이해 주시리라 믿는 바이네. 2012년 봄 그때가 생각나는가? 공과 경부 고속도로 왜관 부근을 지날 때였지. 시속 100km를 달리는데 앞서가던 8t 트럭 적재함에서 큰 널빤지가 날아와 공의 왼쪽 귀가 날아 가 버렸을 때를 말일세. 10cm만 더 가까웠다면 공과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네. 공과 나는 사선을 넘은 셈이네. 또 이런 일도 있었지 2013년 여름이었지 싶네! 대관령을 넘는데 공이 심한 몸살로 더는 못 가겠다고 앙탈을 부리다 끝내 길바닥에 주저앉아 버렸잖아. 그것도 오밤중에 말일세. 5시간이나 지나서 보험회사의 도움으로 다행히 해결했었잖은가? 지금에서야 실토하지만, 그때 5시간 솔직히 무섭기도 했다네. 세세년년(歲歲年年) 공과 함께한 세월이 우금 18개 성상 사연도 많았고 곡절도 참 많았었지. 내 공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마웠던 일을 하나 고백하겠네. 2014년 4월 28일 대전 국군 군의학교에서 내 아들이 8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군의관으로 임관하던 날이었지. 아들 어깨에 대위 계급장을 직접 내 손으로 달아주어 뿌듯했는데 임관식을 마치고 휴가를 받아 영문(營門)을 나설 때 기억나는가? 대위 계급장을 단 우리 아들에게 보초병이 경례를 붙일 때 운전하는 나는 장군님을 수행하는 운전병처럼 으쓱했었다네. 나는 병장 출신이라 대위 계급장은 하늘처럼 높아 보였거든?. 그때 공도 참으로 자랑스러운 표정이었으리라 생각되었네. 누구에게나 초심(初心) 이란 게 있다네. 그때의 마음이면 못할게 없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라네.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공과 더 오랫동안 함께 있었을 터 회한이 밀려오는구려. 부디 바라건대 공은 다음 세상에 가서는 좋은 주인 만나 천수를 누리기를 앙망하노라. 2021년 12월 6일 대구 21거 5842 차주 감소고우(敢昭告于)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8

미래 이끌 소중한 주역들, 성년으로 첫발

성년의 날(5월 19일)을 맞아 지난 17일 대구향교에서 ‘전통 성년례 재현 행사’가 열렸다. 성년례 관례는 15세에서 20세 사이의 남성에게 상투를 틀고 갓을 쓰는 성년 의식이며, 계례는 여성에게 머리를 쪽지고 비녀를 꽂아 성년이 되었음을 상징하는 전통 의례이다.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행복진흥원과 대구향교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올해 만 19세가 되는 2006년생 청소년 10명이 참가해 성년례를 재현했다. 이날 오후 3시쯤 대구향교 양사재 앞 성년을 맞는 앳된 청소년들이 당의와 도포 등 전통한복을 차려입고 있었다. 햇볕이 따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흐트림없이 진지한 모습으로 성년 선언과 관복 착용, 예절 교육 등 전통 의식을 직접 체험하며 성인으로서의 자각을 다졌다. 행사는 삼가례, 초례, 수자례, 성년 선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올해 대구 경북에 성년이 되는 청년들은 4만여 명이다. 전통 성년례 재현에 참여한 이다윤(20·여)씨는 “어른들에게 성인이 됨을 축하 받기 위해 참여했다”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주변 사람도 챙기고 세상에 이로운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김규원(20·서구)씨는 “어른으로서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에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도인석 대구향교 전교는 “여러분들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며 미래를 이끌 소중한 주역들이다”면서 “이번 행사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평생을 인도하는 지침이 돼 사회와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53회째를 맞는 성년의 날은 사회인으로서의 책무를 일깨워주며, 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해 매년 5월 셋째 월요일로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5-18

포항, 쏟아지는 아파트 공급에 몸살

포항시 부동산 시장이 2024년부터 시작된 아파트 대량 공급으로 인해 공급 과잉의 늪에 빠지고 있다. 지난해 1만1000여 세대에 이어 올해 4200여 세대가 공급되고 내년에도 3000세대 이상이 분양 예정돼 있는 가운데, 신규 입주 물량이 계속 이어지며 ‘마피(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매도)’ 매물이 속출하고 있는 것. 역내 부동산 업계 A씨는 “포항은 2027년까지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고된 상황”이라며 “2024년 공급 물량의 대부분은 읍 지역에 위치해 실수요층의 선호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이 과열, 외지 투자자 유입이 많아지며 일시적인 프리미엄이 형성되었으나 이후 시장의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시세가 하락하고, 분양이 어려워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구 학산동의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는 총 1455세대 중 미분양 세대가 여전히 남아 마피 매물도 확인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이 0.68대 1에 그치자 사행사 등이 중도금 무이자와 계약금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 완판을 하지 못한 것이다. 같은 시기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단지도 미분양의 늪에서는 비껴가지 못했다 . 북구 학잠동 ‘포항자이 더 시턴’은 2022년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이 30대 1, 최고 213대 1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현재 일부 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12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던 항구동 ‘포항자이 디오션’ 역시 저층 매물은 외면받는 상황이다. 남구 대잠동의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1, 2단지도 마찬가지다. 2024~25년 분양 당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미계약 세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마피 매물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공급과잉의 배경으로는 2020년 말 수도권 및 광역시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중소도시로 투자 수요가 이동한 점이 지적된다. 당시 포항은 중소도시 중 비교적 인구 규모가 크고, 근로자 소득수준이 높아 외지 투자자들의 유입이 많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포항의 부동산 시장이 2016년의 조정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공급이 집중된 시점에서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단지는 기존 거주지역에 인접해 정주여건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그러나 전체 시장 흐름은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는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서울 등 대도시와 달리 분양시장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가격 반등보다는 거래 활성화와 미분양 해소를 두고 시장이 오르내림을 반목하며 반응할 것”이라고 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05-18

고용·산재보험 가입 집중 홍보기간 운영

<문> 2025년 5월부터 고용․산재보험 가입 집중홍보기간을 운영한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답> 네. 근로복지공단에서는 2025년 5월 12일~2025년 6월 11일까지 한 달 동안 고용·산재보험 가입 집중홍보기간을 운영해 새로 변경된 보험제도 및 보험 가입 필요성을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 알릴 예정입니다. <문> 고용·산재보험 가입 집중홍보기간 운영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답> 고용·산재보험의 확대된 제도 및 변경된 내용에 대한 안내 및 보험료 납부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제도를 안내하여 보험가입을 촉진하고, 보험가입 지원서비스 강화를 통하여 취약계층의 보호와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집중홍보기간을 운영하게 됩니다. <문> 가입 대상 사업장과 적용대상은 어떻게 되며 혜택은 무엇인가요. <답> 일용근로자 및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을 포함한 근로자와 예술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은 의무가입 대상이며,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거나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 및 사업주와 함께 근무하는 가족은 산재보험에 임의 가입할 수 있고,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거나 5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자영업자는 고용보험에 임의 가입할 수 있습니다.산재보험 혜택으로는 업무상 재해를 당한 경우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 등 보험급여가 지급되고, 고용보험은 사업주에게 고용유지 및 안정 등에 대한 지원을, 근로자 등에게 실업급여, 모성보호지원 등을 하게 됩니다.기타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가입지원부(054-288-5190)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5-05-18

대구 ‘고품격 주거’ 활짝… 지역 첫 입주민 전용 영화관

아파트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고품격 주거’가 시작된다. 그 주인공은 이달 말 분양 예정인 구 MBC네거리에 위치한 포스코이엔씨의 ‘어나드 범어’. 이곳은 지하 6층~지상 33층, 총 5개동 규모로 아파트와 주거형 오피스텔, 판매시설이 함께 구성되는 하이엔드 복합단지다. 아파트는 4개동 전용면적 136~244㎡P 604가구 규모다. 특히 부산 해운대 엘시티, 서울 강남구 논현동 브라이튼 N40 등 고급 주거시설을 성공적으로 건설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아 지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수요자들의 소득수준 증가에 따라 보다 품격 있는 주거공간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서비스나 커뮤니티 등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이엔씨는 어나드 범어에 고급 수입산 가구, 고품격 커뮤니티 및 서비스 도입 등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다양한 특화설계를 도입한다. 마감재로는 전 세계 주방가구 시장을 이끄는 이탈리아 주방가구인 ‘다다(Dada)’를 비롯해 하이엔드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아르모(Armo)’, 소비자가 가장 신뢰하는 독일 욕실 브랜드 ‘그로헤(GROHE)’, 이탈리아 명품 타일 브랜드 ‘아틀라스 콩코드(atlas concorde)’ 등이 적용(타입별 상이)된다. 또 고품격 커뮤니티로 대구 최초로 입주민 전용 단지 내 영화관을 도입하고, 최상층에는 하이엔드 아파트의 상징인 입주민 전용 스카이 커뮤니티를 마련한다. 최상층 커뮤니티는 스카이라운지 외에도 스카이 피트니스, 필라테스 공간 등의 운동시설을 함께 구성할 예정이다. 안전을 위한 ‘전기차 화재 확산방지 시스템’도 도입된다. 최근 급증하는 전기차 보급과 함께 공동주택 내 화재 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반영한 결정이다. 무엇보다도 입주민 안전 확보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 15일 전기차화재대응시스템 전문기업 육송은 ‘어나드 범어’ 아파트에 자사 개발 시스템인 ‘전기차 화재 상방향직수자동화장치’ 46대를 설치하는 계약을 포스코이앤씨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치는 지난 4월 서울 신반포21차 재건축 단지(신반포 오티에르)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전기차 전용 지하주차장과 옥외 주차장 등 다양한 구조에 맞춘 맞춤형 시공이 가능해, 화재 발생 시 소방장비 진입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골든타임인 10분 내 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육송의 시스템은 AI 기반 융복합 화재감지기가 1분 내 불꽃과 연기를 감지하고, 차량 하부에 설치된 8개 냉각 노즐에서 분당 240ℓ의 고압(3.5kgf/㎠ 이상) 소화수를 분사해 신속히 화재를 진압하는 구조다. 이미 LG전자 마곡·가산·서초 R&D센터, KT 광화문 본사,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 250여 개 주차장에 구축된 바 있으며, 최근 재건축·재개발 단지 등으로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육송 한정기 대표는 “공동주택에서 전기차 화재는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불안감 해소와 재산·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화재 예방 시스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시스템의 기술적 특성과 시공 경험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1일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성황을 이뤘다. 이날 포스코이앤씨 측은 어나드 범어 조성 계획과 부대 시설 등에 대해 소개했다. 사업 설명회는 1월부터 예약제로 진행한 프라이빗 홍보관 ‘어나드 라운지’ 방문객 가운데 사전 등록 고객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참여 접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견본주택은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일원에서 5월 중 오픈 예정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18

구미아시아 육상사의 새로운 역사 서곡

바야흐로 2025년, 대한민국 구미의 하늘 아래에서 아시아 육상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다. 오는 27일부터 닷새간의 장정으로 펼쳐질 ‘2025 구미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는 48억 아시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화합의 서사시이자, 구미가 글로벌 스포츠 도시로 웅비하는 장엄한 전주곡이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움직임인 달리고, 뛰고, 던지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육상이라는 드라마는 그 자체로 순수한 열정과 감동의 결정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육상사의 첫 페이지는 역설적이게도 영광과 비애가 교차하는 양가감정으로 아로새겨져 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故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가슴에 품고 월계관을 쓰던 순간은 민족적 비원과 환희가 뒤섞인,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흐른 1992년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 황영조 선수는 마침내 그 아린 역사를 온전한 환희로 승화시키며 대한민국 육상의 자존을 드높였다. 바로 그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감독이 대회 홍보대사로 동행하며 본 대회의 역사적 의의를 한층 빛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감안할 때, 41만 시민의 불굴의 의지와 열망이 마침내 열매를 맺어, 대한민국에서는 20년 만이자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유치하는 이번 대회는, 구미가 지닌 문화적 역량과 국제적 감각을 증명하는 쾌거라 할 수 있으며, 구미의 내재된 저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아시아 전역에 각인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아시아의 꿈, 구미에서 세계로!’라는 웅대한 슬로건 아래, 북한과 브루나이를 제외한 아시아 43개국 1,200여 명의 정예 선수단이 트랙과 필드, 도로를 아우르는 총 45개 세부 종목에서 210개의 메달을 놓고 불꽃 튀는 각축을 펼칠 것이다. 특히, 높이뛰기의 제왕 우상혁, 100m의 섬광 조엘 진, 3000m 장애물경기 한국 신기록 보유자 조하림을 비롯하여, 우리 고장 출신의 고교생 포환던지기 유망주 박시환 선수와 같은 차세대 주역들의 패기 넘치는 도전은 시민들에게는 자긍심을, 미래 세대에게는 무한한 영감을 부여할 것이다. 대회의 마스코트인 ‘러닝 토미’ 역시 귀여운 모습으로 선수들과 관람객을 맞이하며 축제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구미시는 본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주경기장인 구미시민운동장은 세계육상연맹(WA)의 ‘클래스-1 등급’ 공인을 획득한 최첨단 트랙으로 탈바꿈했으며,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탄성 우레탄 포장으로 세심하게 마감했다. 또한, 양쪽에서 입체적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대형 전광판을 추가 설치하고 야간 경기를 위한 LED 조명탑 개선 등 국제 기준을 상회하는 경기 환경을 구축했다. 선수단과 관람객의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숙박시설 리모델링 지원, 음식점의 외국어 메뉴판 보급 및 입식 테이블 전환, 도심 환경 정비 또한 빈틈없이 완료하였고, 아시아육상연맹 실사단으로부터 수차례 “완벽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대회 성공의 청신호를 밝혔다. 본 대회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로서의 역할 또한 중대하다. 대회 기간 중 인동 거리에 매일 밤 조성되는 ‘달달한 낭만 야시장’은 선수단 숙소촌과 인접하여 외국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한국의 밤문화를 체험하는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구미 라면 축제의 명성을 잇는 특별 시식 부스는 갓 튀긴 면과 이색 라면 요리를 선보이며 K-푸드의 정수를 알리고, 경기장 주변에 마련될 ‘아시안 푸드 페스타’는 방문객들에게 오감 만족의 향연을 선사하며 지역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나아가, 삼성전자와 SK실트론을 비롯한 구미에 소재한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을 홍보하는 기업홍보관 운영을 통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포진한 첨단 산업도시 구미의 역동성을 아시아에 널리 알리고, 구미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귀중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본 대회의 성공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따뜻한 환대와 적극적인 참여에 달려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국내외 손님들을 맞이하고, 경기장마다 뜨거운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 채워주길 부탁드린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우리 구미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힘차게 비상하길 간절히 염원한다.

2025-05-18

동심원

J는 베트남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의 학생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려운 환경 탓에 베트남에서 엄마와 십여 년을 살다가 13살이 되어서야 한국에 왔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언어였다. 열심히 한국어를 배웠지만 원활한 소통이 어려웠고 쓰기는 더욱 힘든 문제였다. 학교를 다녀야만 했기에 자신의 나이에 맞는 학년보다 두 학년을 낮춰서 들어갔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다 알아들을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한국어가 잘 이해되지 않으니 모든 과목에 문제가 생겼다. 그 학습을 도와주기 위해 처음 만나게 되었다. 낮은 자존감도 큰 문제였다. 문득 중3 때의 일이 생각났다. 도덕 선생님이 다음 시간에 앞에 나와 발표를 시킬 것이라고 하면서 숙제를 내주셨다. 그 당시 난 굉장히 소심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학생이었다. 앞에 나가서 무엇을 하는 것이 겁이 났고 자신감도 없었다. 한 마디로 눈에 띄는 학생이 아니었다. 다음 수업 시간에 발표자로 내 번호가 지목되었다. 등에서 식은땀이 나며 온 몸이 떨려왔다.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랐고 머리가 하얗게 비어버리는 것 같았다. 쭈뼛거리며 앞으로 나가 덜덜 떨면서 발표를 했다. 그런 내게 선생님은 말을 아주 조리 있게 잘 한다고 이야기하시며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추천해주셨다. 나도 놀랐지만 반 아이들은 더 놀란 거 같았다. 다들 ‘늘 말없고 존재감도 없는 애가 할 수 있다고’하는 눈빛이었다. 긍정적인 선생님의 한 마디 말이 동심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일 이후 친구가 되고 싶다는 편지를 받는 일이 생겼다. 다가와 말을 시키는 아이들도 있었다. 나 자신도 조금 변하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어떤 일을 해도 할 수 없을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서 시작도 못한 일이 많았는데. 아주 미세하지만 해 봐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마음속에 서서히 피어올랐다. 선생님은 별 다른 생각 없이 한 칭찬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내 삶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다. 여름 방학을 지나면서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되었고 계획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세우며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J에게도 긍정적이며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다. 어쩌면 나처럼 작은 불씨가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아버지는 연세가 많고 엄마는 자신보다 한국어를 못하니 돈을 많이 벌고 싶고 대학도 가고 싶단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너는 한국어를 앞으로 잘 하게 될 거고 또 베트남어를 할 수 있으니 그런 면에서 유리한 면도 있다고. 더구나 베트남어는 배우기 어렵다고 하는데 두 가지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않냐고. 거기다 학교에서 영어도 배우니 열심히만 하면 3개 국어를 할 수 있는 좋은 점을 가지고 있다고. J는 활짝 웃으며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는다. 그렇다면 열심히 해 보겠다고 한다. 다음 만남을 가졌을 때 자신의 꿈을 스튜어디스로 결정했다고 한다. 5월은 많은 만남이 주어진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다른 때보다 많은 교제와 관계가 형성된다.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연결하는 것이 말이다. 말은 성능 좋은 자동차와 같다고 생각한다. 목적지를 정하고 도로 규칙을 지켜 운전을 하면 안전하고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규칙을 준수하지 않고 지나치게 과속을 하거나 거친 운전을 한다면 사고가 나거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할지라도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조심하고 상황을 살피며 대화를 하면 그 만남의 시간은 즐겁고 편안한 시간이 될 수 있지만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는 대화는 상대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 한 선생님이 툭 던졌던 한 마디 말이 한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줬던 것처럼 말은 무한한 힘을 가졌다. 3개 국어를 할 수 있다고 격려했던 말이 그 아이의 마음에 미래를 꿈 꿀 수 있게 한 기회가 되었다. 큰 칭찬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늘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 다음 언젠가 당당한 사회인으로 선 J를 만날 날을 상상해본다. 다양한 만남이 있는 이 한 달 오늘도 누군가의 작은 격려의 말이 누군가를 일으키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면서. /시조시인 전영숙

2025-05-18

저출산·고령화 대응 중장기 인구전략 짠다

포항시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 수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는 지난 16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2025년 포항시 인구정책위원회’를 열고, 모든 세대가 행복한 지속가능 도시를 위한 중장기 인구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인구정책위원회는 장상길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관련 부서 국장과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구정책 추진에 관한 자문과 심의, 신규 사업 제안, 정책 발굴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복지, 교육, 청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구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신규 위원 7명을 위촉하고, 정책 실행력 강화를 위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출산율 저하, 고령화, 청년 유출 등 지역이 직면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과 ‘2025년 포항시 인구정책 종합계획’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시 관계자는 “인구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운 과제인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위원회를 중심으로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이날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인구구조 변화 대응체계 구축 △지역경제 활력 제고 △저출생 극복 지원 △고령사회 맞춤형 복지 △도시브랜드 및 정주여건 개선 등 5대 추진 전략을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인구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18

세계최대 배터리시장 중국 협력 네트워크 ‘탄탄히’

포항시가 세계 최대 배터리 시장인 중국을 방문해 이차전지 분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미래 신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했다. 권혁원 일자리경제국장을 단장으로 한 ‘포항 배터리 방문단’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친저우와 선전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세계 배터리 및 로봇산업의 중심지에서 글로벌 선도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였다. 방문단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CNGR의 친저우 기지를 방문해 전구체 추출동, 수처리동 등 최신 생산시설을 견학하고 친환경 자원순환 기술과 자동화 설비 운영 현황을 면밀히 살폈다. 이 과정에서 포항 특화단지와 산업단지 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가 포항에서 진행 중인 투자사업에 대한 점검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했다. 선전에서는 중국의 대표적 로봇기업인 유비테크(UBTECH Robotics)와 ‘로봇계의 딥시크’로 불리는 림스다이내믹스(LimX Dynamics)를 방문했다. 방문단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기반 로봇 운영 시스템을 둘러보며 포항의 로봇산업 육성 전략을 구상했으며, 두 기업과 기술 및 기업 교류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미래 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홍콩과 선전 접경지역의 과학기술 혁신 허브인 허타오 과학기술혁신협력구와 선전 도시계획관을 찾아 중국의 첨단기술 클러스터 운영 모델과 도시계획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배터리산업 중심 도시로 도약하려는 포항의 미래 도시계획에 필요한 시사점을 얻었다. 한편 포항시는 선전 세계전시센터에서 개최된 ‘CIBF 2025(China International Battery Fair)’에 참가해 ‘포항시 이차전지 기업 홍보관’을 운영했다. 이 홍보관에서는 다원화학, 피엠그로우, 엔다이브 등 지역기업의 주요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판로 확대를 지원했다. 이번 박람회는 전 세계 3,000여 개 기업과 4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가한 글로벌 최대 규모의 배터리 전시회로, CALT, BYD, EVE Energy 등 세계적 배터리 기업들이 참가해 최신 기술을 소개했다. 권혁원 국장은 “이번 중국 방문은 포항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배터리를 중심으로 로봇·AI 분야로 이어지는 미래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글로벌 연계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5-18

선린대서 ‘청년고민상담소’ 운영정서적 어려움 겪는 청년 위로

포항시 북구보건소와 포항청년마인드링크는 13일 청년 정신건강 증진과 고위험군 조기 발굴을 위해 선린대학교에서 ‘청년고민상담소’를 운영했다. 이번 행사는 청년층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조기 개입을 목적으로 청년들이 자주 머무는 대학 캠퍼스에서 직접 진행됐다. 상담소 현장에서는 △마음건강검진 △정신건강 퀴즈 △마약·음주·스마트폰 중독 예방 홍보 △스트레스 해소 및 고민 상담 △금연 및 혈압 바로알기 캠페인 등 다양한 체험형 부스를 운영해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청년고민상담소’는 올해 한동대학교, 포항대학교, 지역 기업체 1곳에서도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함인석 북구보건소장은 “청년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일상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환경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포항청년마인드링크가 청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곁에서 돕는 동반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북구보건소 건강관리과 ☎054-270-4769으로 하면 된다. 한편,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불안 장애를 경험한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18~29세로, 청년기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5-18

‘깨끗한 포항 구현’ 반부패·청렴정책 추진

포항시는 대시민 신뢰 향상 및 도시 청렴이미지 확립을 위한 '2025년 반부패 청렴향상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종합청렴도 상위등급 향상’을 목표로 본격적인 청렴정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종합청렴도 평가, 전 직원 및 외부 이해관계자 대상 청렴도 설문조사, 그리고 전국 최초로 인증받은 국제표준 부패방지 경영시스템(ISO 37001)의 모니터링 결과 등을 종합 분석해 마련됐다. 시는 △부패방지 체계 제도 구축 △기관장 및 고위직 청렴 솔선수범 △맞춤형 청렴교육 제공 △민·관 협력 청렴문화 확산 △부패취약 분야 집중 점검 △부패 대응능력 강화 등 6대 전략과 31개 세부 과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외부 체감도 향상을 위해서는 △재·세정 업무, 소극 행정, 갑질 근절을 위한 정기점검 강화 △강력한 문책 기준 확립 및 사전 예방활동 △공무원 참여형 대면교육과 맞춤형 청렴교육 확대 등을 추진한다. 내부적으로는 간부공무원 부패위험도 평가를 성과연봉 기준에 반영하고 FGI(표적집단면접조사)를 통해 직원의 부패 인식 이해도를 높이며 청렴시책 공유로 실질적인 내부 청렴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ISO 37001을 기반으로 지난해 도출된 부서별 부패리스크 개선 목표에 대한 모니터링과 2025년 신규 목표 발굴로 부패취약분야의 체계적 개선과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외에도 △국민권익위원회 등록 공익신고단체와의 협업 △부패리스크맵 개발 △부패방지 지침에 대한 시민 대상 홍보 등으로 민·관이 함께 만드는 ‘청렴도시 포항’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강덕 시장은 “글로벌 과학기술·첨단산업 도시로 도약하는 포항에 걸맞은 청렴문화 조성과 내·외부 청렴인식 개선을 위해 꾸준한 자정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지난해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았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18

지진항소심 대응 ‘대시민 안내센터’ 가동

포항시는 최근 포항지진 항소심 판결 이후 시민들의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을 본격화했다. 시는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항소심 판결 직후 ‘포항지진 대시민 안내센터’를 즉각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대구고등법원은 지난 13일 포항 촉발지진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민들 사이에서 불안과 민원이 급증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포항시는 이러한 시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청 지진방재사업과 내에 안내센터를 판결 당일인 13일 즉시 설치했다. 이 센터는 전화(☎270-4425~6) 또는 직접 방문을 통해 판결 내용, 향후 절차, 대법원 상고 여부, 소송비용 등에 관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시는 24시간 대응이 가능하도록 카카오톡 챗봇을 활용한 ‘스마트 안내 시스템’도 병행 운영 중이다. 시민들은 카카오톡에서 ‘포항시청 지진소송 안내데스크’를 추가한 후 언제든지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강덕 시장은 “이번 항소심 판결로 시민 여러분의 실망과 불안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며,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소송대리인단과 지역 변호사회가 총력을 다해 대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상고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시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판결이었지만, 포항시는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의 권익 보호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내센터를 중심으로 필요한 법률 정보와 상담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5-18

퇴계 이황 건강 체조법 ‘활인심방’ 세계로

조선 후기 대표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의 건강 체조법인 ‘활인심방’이 한류 콘텐츠로 제작된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퇴계 이황 선생의 건강 체조법으로 유명한 ‘활인심방’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5월부터 콘텐츠 고도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안동시 관광 거점도시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에는 ‘활인심방’ 원본 자료를 기반으로 전문가들이 면밀한 고증을 거쳐 영상을 복원하고 재구성했다. 현재 완성된 영상은 한국국학진흥원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이 콘텐츠를 해외용으로 제작해 한류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용 영상은 기존의 국내용과는 달리 도산서원 앞 시사단(영남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치른 장소)을 배경으로 촬영되며,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외국인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주요 3개 국어(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자막과 내레이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는 활인심방 한류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대중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9~10월에는 도산서원 전교당에서 ‘활인심방 현장 체험’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도산서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제공하는 의복을 입고 강사의 지도 아래 활인심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참가자들은 퇴계 선생의 자취가 남아있는 곳에서 선비들의 심신 수련 과정을 체험하며, 활인심방의 효과와 동작에 담긴 의미를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그램은 9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운영된다. 이 외에도 한국국학진흥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활인심방 연수 프로그램, 해외 보급 프로그램, 사무실에서의 활인심방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 중이다. 정종섭 원장은 “활인심방은 퇴계 이황 선생이 남긴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이다. 활인심방이 현대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미래지향적 콘텐츠이자, 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8

구룡포 관광 이끌 ‘블루포트 창업스쿨’ 공모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구룡포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블루포트 창업스쿨’의 참여팀을 오는 29일까지 공개 모집을 진행한다. ‘블루포트 창업스쿨’은 포항시 관광산업과와 포항문화재단이 추진하는 계획공모형사업의 일환이다. 현재 구룡포에 조성 중인 창업지원공간 피어라몰의 입주 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사전 프로그램으로, 지역자원을 기반으로 한 유망 창업기업을 선별해 실질적 역량 강화를 돕고, 피어라몰과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모집 대상은 구룡포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 관광자원, 먹거리 등 지역 고유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관광 분야 창업기업으로, 사업자등록을 완료한 팀에 한해 지원할 수 있다. 구룡포 관광에 관심이 높고 창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팀을 중심으로 서류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한다. 선발된 팀에는 총 12회차에 걸친 전문 교육과 현장학습, 3회차 1:1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된다. 교육 과정은 사업계획 수립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수료자는 향후 피어라몰 입주 기업 공모 시 1차 서류심사 면제 및 2차 대면심사 가점 부여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창업팀은 포항문화재단 누리집(phcf.or.kr) 공지사항을 통해 접수하면 되고, 문의는 계획공모형사업TF팀(054-289-7923)으로 가능하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블루포트 창업스쿨’은 지역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 창의적이고 실행력 있는 창업팀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라며 “수료팀들이 피어라몰을 거점으로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실질적인기여를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피어라몰은 포항시 남구 구룡포리 381-1번지 아라예술촌 인근에 철골 구조의 1~2층 모듈형 건물로 조성되며, 총 다섯 개의 창업기업팀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 공간은 창업기업 사무공간 외에도 커뮤니티형 복합문화공간, 공유오피스, 공유주방이 마련되며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8

세월 품은 ‘전통한지’ 매력에 빠져보세요

'제1회 포항 전통한지축제’가 오는 6월 5일부터 8일까지 포항시 남구 장기면 방산로 507번길 116에 위치한 전통한지제작소에서 개최된다. 한국한지문화예술원(원장 고정숙) 주최로 ‘한지, 시간의 결을 잇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통한지축제는 한지 제작 과정의 안내와 체험 등 전통 한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돼 있다. 축제는 전통한지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 위를 걷다’, 닥나무 차와 함께 장인의 삶과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토크쇼 ‘시간을 우려내는 찻잔’의 두 가지의 사전예약 프로그램과 오감을 활용한 한지 체험 ‘백추지와 함께 하는 문화여행’ 등이 진행된다. ‘시간 위를 걷다’-백추지 한지 길'은 포항 장기면의 한지 제작 유적지와 보존 공간을 탐방하며 전통 한지 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1시·오후 3시이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회차별 20명씩 선착순으로 모집된다. ‘시간을 우려내는 찻잔’은 장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닥나무 차를 마시고, 장인의 삶과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2시·3시이며, 회차별 10명씩 선착순 모집된다. ‘백추지와 함께하는 문화 여행’이라는 아름으로 펼쳐지는 체험 프로그램은 축제의 백미다. 관람자들이 전통의 깊이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한지 체험으로서 닥피 벗기기, 닥 두드리기, 한지 뜨기, 공예품 만들기 등 다양한 과정이 펼쳐진다. 행사 중 상시 운영되며, 재료 소진 시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축제기간 동안 ‘백추지, 빛과 시간 속에 펼치다’라는 전시도 포항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리며,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다. 이 전시는 한지의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것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된다. 한국한지문화예술원은 포항의 문화예술단체로 전통 한지 제작 등의 맥을 잇고 있는 단체다. 축제 장소인 전통한지제작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인 한지를 보존하고 계승해 온 곳이다. 현재 한지장 보유자인 장두천(86) 씨가 전통문화유산인 한지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고정숙 한국한지문화예술원장은 “전통 한지는 단순한 종이를 넘어 세월과 장인의 손길이 깃든 문화유산이다. 이번 축제를 통해 관람객들이 한지의 제작 과정과 철학을 체험하며 그 가치를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한지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소통의 매개로, 가족과 함께 축제를 즐기며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일상의 위로와 감동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의 사전예약 신청 및 문의는 네이버 예약 접수 사이트(https://naver.me/5gFBGFZD)에서 할 수 있으며, 21일 오전 10시에 시작된다. 여석이 생길 경우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5-18

고맙습니다 대신

지난 15일 제44회 스승의 날, 교사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고맙습니다’라는 기사가 여러 매체에 실렸다. 이런 결과가 나온 설문 문항을 찾기 위해 검색해보니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여러 번 반복적으로 조사했고, 해를 바꾸어 같은 결과의 기사가 여러 개 뜬다. 교총이 어떤 의도와 맥락으로 이런 조사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올해도 교총은 교사 5천 591명을 대상으로 교원 인식 설문 조사를 했다. 그러나 교사들이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듣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총 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생이 교육활동 중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하고 촬영할까 봐 걱정하는 교원이 약 86%에 달했다. 다른 교원단체인 교사노조가 올해 8천 2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중 교사가 사회에서 존중받느냐는 질문에도 약 65%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스승의 날 유래를 보니, 1958년 강경여자중고등학교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이 병환에 있는 선생님을 위문하고 퇴직한 스승을 위로하는 활동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후 은사의 날로 기념하다가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을 정했고, 1982년에는 법정 기념일로 정했다. 그러나 스승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하고 기념해도 교권 추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실제로 학생에게 휴대폰 사용을 지도하다가 폭언을 들은 교사가 34%가 넘는다는 교총의 조사에서 보듯이, 스승의 날 제정 44년이 지난 지금 교권 추락을 호소하는 교사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교사가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받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한편, ‘고맙다’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베풀어 준 호의나 도움 따위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다’이다. 교육 활동은 교사가 당연히 해야 할 본분일 뿐, 호의나 도움은 아니다. 그런데도 교사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싶은 데는 이유가 있다. 지금 교육 환경은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교사노조와 전교조 설문에서 모두 비슷하게 과도한 민원이나 행정업무 등으로 사직을 고민하는 교원이 60%에 육박할 한다고 나왔다. 그러니 잘 가르치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잘 가르치려고 애쓰다 보면 누구라도 고맙다고 인사해주면 고마울 것이다. 교원이 교육활동을 하는 것은 맡은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사 자신이나 학생 모두 교원을 ‘스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괜히 교원을 스승이라고 추켜세우는 것은 호칭 인플레로 교사에게 과도한 부담만 지울 뿐이다. 실제로 2024년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에서 학생들에게 바라는 교사의 모습은 교과를 잘 가르치는 것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학생들 마음을 잘 이해해주는 선생님도 원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잘 가르치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다. ‘스승의 날’ 같은 형식적인 기념행사는 교사와 학생 모두를 민망하게 한다.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면 학생들은 저절로 선생님을 좋아하고 존경할 것이다. /유영희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2025-05-18

트럼프 관세 정책은 폐기되어야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가 높다. 군사적으로 한국에 다른 방법으로 매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우리나라에 대해 트럼프는 말한다. 심지어 미국에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들이밀며 힘으로 자신의 관세 정책을 추진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우리 경제가 요동친다. 국제통화기금은 한국 성장률을 2.0%에서 1.0%로 수정하여 발표했다. 국내 다른 기관은 0.6~0.7% 정도로 더 낮은 성장률을 보고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트럼프 발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를 저성장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 미국 경제 전문가 짐 폴슨은 “거의 모든 기업 CEO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기업 경영 환경 악화를 말했다. 미국의 높은 소비자 물가에 국민의 불만도 높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저성장 혼돈 상태로 만든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에 다른 나라들의 대응도 만만찮다. 145%라는 고율의 일방적인 관세에 대해 중국은 즉각적인 행동으로 보여준다. 중국은 맞불 관세를 부과하며, 여기에 더해 희토류 제품의 수출도 막았다. 또한 관세에 무관심하게 대응하며, 자국의 소비 촉진과 다른 국가와 경제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중국의 대응에 답답한 건 미국이다. 계속 중국과 협상 중이라는 기대 섞인 정보를 흘리며 기다리다 지쳤다. 트럼프의 예상과는 다르게 중국은 지켜보기만 했다. 결국 제네바협상을 통해 상호 관세를 115% 내린 10%로 조정했다. 90일 간의 유예기간을 두지만, 협상이 트럼프의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TSMC가 미국에 첨단 공정 기술을 그대로 가져가면 대만의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미국에 반도체공장 짓기를 바라는 트럼프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치르는 트럼프의 계획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낸다. 예상치 못한 대만의 반격에 미국도 당황하였으리라.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한 세계 83개국에 대한 관세 시행이 90일간 유예됐다. 미국 스스로 90일의 시간을 가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세계 경제가 한 강대국의 이익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보낸다. 생명을 가진 유기물과 같은 경제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하면 제대로 될까. 트럼프의 관세 인상은 미국 경제를 더 어렵게 한다. 이런 정책이 지속된다면 미국의 고립만 자초할 뿐이다. 미국 경제 문제는 내부적인 원인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트럼프는 알아야 한다. 더 이상의 경제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트럼프의 설익은 정책은 폐기되어야 한다. 문제가 지속될수록 트럼프는 사면초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인위적으로 경제 흐름을 바꾸려는 건 혼란과 어려움만 줄 뿐이다. 누구에게나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민을 포함한 모두가 힘들어하는 정책은 굳이 왜 하여야 하는가. 작은 것을 얻으려다가 더 많은 것을 잃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김규인 수필가

2025-05-18

홀리데이 포퓰리즘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수경기 진작에 있다. 설날이 있은 1월도 임시공휴일을 하루 지정하면서 6일이 연속 쉬는 날이 됐다. 가정의 달인 5월도 어린이날이 석가탄신일과 겹치는 바람에 다음날이 대체공휴일이 되고, 중간에 낀 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네티즌 간 논란이 있었다. 징검다리가 낀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길게는 일주일 정도 황금연휴가 만들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임시공휴일을 내수경기 활성화의 촉매제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연휴 지정 효과가 나타난 사례는 거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연휴를 기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내수경기는 오히려 엉망이 되고 만다. 시중의 상인들도 연휴가 이어지는 게 오히려 더 두렵다고 말한다. 작년 12월 계엄선포 이후 우리나라 내수경기는 최악이다. 올들어 트럼트 발 관세전쟁이 시작되면서 수출까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밝힌 경제 동향에서 5개월 연속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들도 먹고 입고 마시는데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 유통경기가 전례 없이 불황이다. 백화점업계는 올 1분기 매출이 역성장했다고 울상이다. 이런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후보들이 주 4.5일 근무제를 공약으로 꺼냈다. 나아가 주 4일제 근무까지 하겠다고 한다. 저출생 극복과 노동시간 단축을 핑계로 주 4.5일제 정책을 내세우나 아직은 우리 경제가 주 4.5일제를 수용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선심성 포퓰리즘은 국민 경제를 멍들게 할 뿐이다. 유권자인 국민의 현명한 판단이 옥석을 가려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5-18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경북이 선점해야

작년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지역단위에서 전력을 생산·소비하는 분산에너지에 대한 자치단체의 관심이 지대하다. 분산에너지란 “지역에서 쓰는 전력은 지역에서 생산한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등 대규모 발전설비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변전설비 등을 이용해 지역에 전력을 보내는 중앙집중형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력 수요가 늘어나고 에너지의 청정화가 요구되면서 지역단위에서 전력을 생산·소비하는 지산지소형 전력시스템 개발이 불가피해졌다. 산업통산자원부도 분산에너지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분산에너지 특별법 제정과 동시 특화지역 지정에 나섰다. 올 상반기 중에는 특화지역 지정도 마무리할 계획이라 한다. 현재 전국 11개 광역 시도에서 25개 사업자가 산자부 공모에 신청해 놓고 있다. 경북도도 산자부의 지정을 앞두고 지자체, 분산에너지 사업자, 유관기관 등 경북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및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나서는 등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전력 수요자 인근에서 생산된 전력을 한전을 통하지 않고 직접 공급받을 수 있어 값싼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생긴다.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력 수요가 많은 대기업 등을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이런 이유로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전국 1위인 제주도를 포함해 부산과 울산 등 전국 주요 도시들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북은 전력 자급률이 강원과 충남 등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이다. 송전비용이 많이 드는 수도권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원자력과 풍력,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자원도 풍부하다. 포항의 철강, 이차전지와 구미의 반도체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과 기업들이 집중해 있어 분산에너지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북도의회는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단순한 정부 정책의 변화로 생각지말고 지역경제 붕괴를 막을 마지막 기회로 알고 사활 건 노력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경북도의 분발 노력이 필요하다.

2025-05-18

인간과 시간

날마다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으로 80억 인류는 오늘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인터넷에 차고 넘치는 지식과 정보가 인간을 자유롭게도 하지만, 확증편향으로 왜곡된 인간을 강철 족쇄로 압박하기도 한다. 남는 문제는 우리가 선택하는 정보와 지식이 얼마나 올바르고 유용한지, 확인할 정도의 지적-정신적 수준을 확보하는 작업이다. 지구 생명체 가운데 인간보다 더 많은 지적 호기심을 가진 존재는 없다. 알고 싶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인간은 심해(深海)를 탐사하고,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목숨 걸고 남극과 북극을 탐험했다. 사랑과 명예, 돈과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호기심을 충족하겠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걸고 장정에 나선 탐험가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언제부턴가 ‘시간의 화살’이라는 자명해 보이는 이론에 대한 회의(懷疑)가 나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138억 년 전 이른바 ‘대폭발(빅뱅)’이 일어나 시공간이 생겨났고, 그 결과 우리은하와 태양계도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이론. 그것에 기초하여 시간은 공간과 더불어 과거의 어느 시점에 발생하여 현재를 거쳐 미래로 질주한다는 것이 ‘시간의 화살’이다. 지질학자들은 시간의 화살 이론을 입증하는 유력한 근거로 지층(地層)을 거명한다. 오래된 지층이 아래쪽에 자리하고, 시간 연대기 순서로 층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도저히 반박할 수 없는 논리 전개다. 실제로 이것은 우리가 맨눈(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나는 정반대되는 생각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달리는 게 아니라, 미래에서 출발한 시간이 현재를 거쳐 과거로 향하는 게 아닐까?! 영원히 사라져 버린 과거는 되부를 수 없이 완전 소멸했지만, 현재를 향해 달려오는 미래는 오늘의 우리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이란 시점은 내일이나 모레의 미래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간이역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이다. 시간의 뿌리는 과거의 심연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있으며, 그것이 현재라는 중간 정거장을 통과한다는 게 내 생각의 요지다. 이런 생각에 기초한다면, 시간 기계(타임머신)로 갈 수 있는 곳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일 것이다. 영원히 사멸하여 무화(無化)되어 버린 과거가 아니라, 생성되고 있는 미래만이 우리가 도달할 시간대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대면하는 지나간 역사의 근간도 실상은 미래에 기초한 현재를 만드는 과업이다. 현재의 시공간에서 지나간 시간과 사건과 인과율을 들여다보는 일의 함의(含意)는 오지 않은 미래를 예비하고 기획하는 데 있다. 철면피하고 극악무도한 인간 집단의 무수한 악행을 낱낱이 통찰하고, 그것에 유의함으로써 미래세대의 안녕과 복지를 준비하는 것이 역사다. 1980년 5월 18일 광주가 어언 45년 지나갔다. 지나간 45년은 오늘의 우리뿐 아니라, 다가올 세대까지 구원함으로써 시간의 연속성을 확보한다. 과거와 미래의 교차점인 현재에서 양자를 성찰하고,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는 위대한 발걸음의 하나로 5·18 광주항쟁을 예찬(禮讚)한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5-05-18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TV토론이 결정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가 18일 첫 경제 분야 TV토론을 했다. 후보들은 이날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 후, 국가현안(트럼프 시대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과 관련한 공약검증 기회도 가졌다. 어제 TV토론회는 6·3 대선의 판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향후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후보단일화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범보수 진영에선 이번 대선 판세의 최대변수로 일찌감치 후보단일화가 거론돼왔다. 오는 23일 예정된 사회 분야 TV토론까지 끝나면 후보 간 지지율에 큰 변동이 생길 수 있다. 중도·무당층은 선거막판 TV토론을 지켜본 후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주목되는 것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변화다. 두차례 TV토론 후 그의 지지율이 15%(선거비용 전액보전)를 넘어서면, 완주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선거 후 보수정당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쥘 동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선거비용 최소 보전 기준인 10% 정도만 나와도 단일화 협상 주도권을 쥘 확률이 높다. 반면, 두 차례 방송토론 후에도 이 후보 지지율이 지금처럼 7~8% 대로 지지부진하고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50%를 넘을 경우, 국민의힘이 협상을 주저할 수 있다.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후보와 이 후보의 숨 막히는 단일화 신경전은 투표용지가 인쇄(25일)되기 전날까지 진행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주말부터 ‘빅텐트 추진단’을 가동시키며 적극적인 단일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둘 중 누가 최종후보가 될지 예상할 수 없다. 토론에 강한 이 후보가 김 후보를 누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이번 대선의 판세를 바꾸기 위해 후보 세대교체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2025-05-18

개헌 성사?… 李 ‘4년 연임제’-金 ‘4년 중임제’

권력 구조 개편 ‘개헌’ 이 성사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 후보들이 현행 5년 단임제 대신 4년 연임제·중임제 등을 거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비극적 결말을 반복하는 정치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지금이 87체제(1987년 구축된 현행 헌법 체제)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구체적인 방식에서는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개헌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비상계엄 이후 현행 5년 단임제가 수명을 다했다는 데 공감하며 사실상 개헌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 특히 5년에서 4년 임기 단축 개헌에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18일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 등의 개헌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며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으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가 가능해지면 그 책임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무총리 임명에도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거부권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거슬러 묻지마식으로 남발돼 왔다”면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특히 “본인과 직계가족의 부정부패, 범죄와 관련된 법안이라면 원천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해 삼권분립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방자치권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과 총리, 관계 국무위원, 자치단체장 등이 모두 참여하는 헌법기관도 신설하겠다”면서 “개헌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늦어진다 해도 2028년 총선에서 국민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이날 21대 대선에서 당선될 대통령 임기는 3년으로 단축하고, 그 이후부터는 대통령 4년 중임제로 하는 개헌 구상을 밝혔다. 이 후보의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안과는 차이가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가 4년 연임제 개헌안을 제기한 데 대해 환영한다”며 “권력 내려놓기 개헌 협약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8년 4월 총선 주기와 대선을 일치시키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시켜 과감한 정치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안한다”며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의 임기를 5년에서 스스로 3년으로 단축하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4년 중임 직선제 개헌을 제안하며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구체적인 조정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수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5년 단임으로 규정돼 있어 사실상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묻기 어려운 제도로 정착돼 있다”며 “책임 정치 원리에 부합하고, 정치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 온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했다. 대통령 불소추특권 완전 폐지도 거론하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형사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를 폐지하고 만민 평등의 대원칙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 후보의 대통령 4년 연임제에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예로 들며 “이 후보는 연임제라는 표현 속에 장기 집권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후보들 중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개헌과 관련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제 개헌이 추진된다고 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2일 발표한 10대 공약 가운데 ‘대통령 힘 빼고 일 잘하는 정부’를 제시하면서 현행 19개 부처를 13개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고 실무 중심의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5-18

대구고등법원은 정의롭고 공정한 판결을 했는가?

“열 명의 범인을 놓쳐도 한 명의 무고한 이가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된다.” 미국 대법관 윌리엄 블랙스톤(William Blackstone)의 말이다. 법으로 인한 억울한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공정하고 신중하라는 메시지이다. 며칠 전 포항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 민사 소송 결과를 보고서 새삼 이 문구가 생각났다. 물론 재판관들은 양심에 따라 재판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선고 결과에 의견을 달리하고 수용을 거부한다. 나의 평가가 편견에 기반 한 것이라는 비판의 소리를 재판부로부터 들을 수도 있지만 백번 양보 해 생각해도 판결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200~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뒤엎고 이번에 한 푼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왜 이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을까. 참으로 궁금했다. 180도 정 반대의 판결이 나왔으면 그 이유도 타당해야 하고 받아들이는 측도 수긍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난 판결문을 몇 번에 걸쳐 읽어보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쪽으로 결론 낼 수밖에 없었다. 50만 포항시민들을 충격으로 빠뜨린 이 판결은 과연 정당했는가. 그동안 포항지진특별법 제정 등에 앞장서며 포항촉발지진의 전 과정을 목도했던 필자가 판결문을 입수,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품었던 의문이었다. 안타깝게도 판결문 그 어디에도 시민의 간절함과 고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간의 활동을 토대로 도저히 반론을 하지 않을 수 없어 펜을 들었다. 정부의 예산으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통상적으로 ‘갑’은 정부의 공무원이 된다. 이들의 영향력을 무시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할 수 있다. 사업 감시와 감독 권한이 해당 공무원에게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포항 지진 발생 이후 지진 안정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 대표로 활동한 경험을 통해 이 시스템을 체득했고 실감할 수 있었다. 포항지진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공무원들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 그들은 권한을 행사했다. 포항지열발전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진 발생 위험에 대한 사실을 해당 공무원이 몰랐다고도 할 수 없다. 사업 제안서를 살펴보면, 한국어로는 ‘미소진동’이라고 표현했지만, 영어로는 지진을 의미하는 ‘micro-seismicity’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2심 판결문에서 ‘미소지진’이라는 용어 대신 ‘미소진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미 피고 측 주장을 대변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지진 위험이 있는 사업임을 고려할 때, 정부 관계 공무원들은 사업 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한 경각심과 긴장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전제 하에 재판부는 공무원들이 적절히 감시하고 감독했는지를 검토하고, 책임 차원에서 확인해야 했다. 재판부가 밝힌 과실 내용을 여러 번 읽어볼수록, 원고 측의 주장보다 피고 측 공무원의 과실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담론이 담겨 있는 것처럼 보인 점도 씁쓸했다. 백번 양보해 부지 선전에서 활성 단층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인정하자. 그러나 생산정과 투입정을 시추하는 과정에서 머드로스(mud loss)가 발생한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하나. 이 머드로스 현상은 단층이 존재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재판부는 공무원들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증언을 통해 검증했어야 했다. 포항지진은 감사원 등 정부기관을 통해서도 인재였음을 인정받았다. 관계 부처와 관계자들의 과실만 20여 건이나 적시됐다. 정부를 대변하는 피고 측 변호사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큰 과실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재판부도 인용했다. 너무나 너그러운 판결이다. 지열 사업을 진행한 넥스지오 콘소시엄 관계자와 정부 관계 공무원들이 지진 발생 위험을 차단하고 방지하기 위한 행동도 단발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업 전후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발생하는 지진 위험을 초래하는 과실을 검증해야 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미소진동 관리 방안과 관련, 정부 관계자들과 상의할 법적 내용이 아니라는 피고 측 변호인들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미소진동 관리 방안을 당국의 허가 없이 변경한 점에 대해 지적하면서도, 지진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가볍게 해석한 점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특히 지진계의 부실 운영도 중대한 과실이 아니라고 판단, 필자를 놀라게 했다. 지진 위험을 관리하는 전 과정이 서로 연계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분리하여 큰 과실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피고 측에 유리한 입장에서 판결문이 작성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소진동 관리 방안, 즉 교통신호등 체계의 운영에서는 지진 규모 2 이상이 발생할 경우 포항시에 통보하는 조항이 있다. 사회적 수용성이다. 그러나 지진 진행 정부 관계 공무원들은 이런 것엔 별 관심이 없었다. 이는 정부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3차 수리자극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정부 공무원들이 포항시와 포항 시민들에게 지열 발전소가 일으킨 지진이라고 통보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부분을 따져야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고의로 은폐하지 않았다고 하며 면죄부를 줬다. 정부 공무원들의 감시 및 감독을 능동적으로 실천하는 것에 대한 평가가 고의성의 기준으로 이루어지니, 평가의 잣대가 너그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욱 경악스러운 내용도 있다. 피고 측은 지열발전소 운영 측은 많은 양의 물을 투입하지 않았으며, 외국 사례에 비해 매우 적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어느 나라의 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재판부는 이 또한 피고 측에 유리한 학자인 맥가(A.McGarr)이론의 범위 내에서 진행,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는 원고 측인 정부 조사단과 정부 진상위원회의 주장, 그리고 세계 지열학회와 지진학회, 세계적으로 저명한 논문의 입장과 이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포항 지진은 단순히 물 투입량만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물 투입에 따라 지하에서 지진이 발생할 응력이 축적된 상태에서 일어난 촉발 지진으로 규정되었다. 1차부터 4차까지의 수리 자극을 하는 동안 지진을 일으킬 응력이 축적된 상태에서 5차 수리 자극이 촉발하여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주장이 맞선다면 시민 50여 만명의 고통이 걸린 재판이었던 만큼 재판부는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불러 이 조항을 더 세밀하게 들여 봤어야 했다. 무엇 때문에 1차례 변론과 3여 개 월 만에 서둘러 선고했는지 난망하다. 이번에 재판부는 인간의 잘못으로 발생한 촉발 지진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의 잘못이 크지 않다고 했다. 이걸 모순이라고 하지 않으면 뭘 모순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더욱이 재판부는 판결이 100% 완전하지 않으니 대법원에서 다시 판결을 받아보라는 친절한 안내를 제공하는 자비로운 모습까지 보였다. 자신감이 결여된 판결이므로 지진으로 인한 상처와 억울함을 치유하기 위해 더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보라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됐다. 포항지진으로 50여 만명이 고통을 받았고,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은 어디에서 위로받아야 하는가, 항소심 재판부에 묻고 싶다. /양만재 포항지역사회복지연구소 소장· 박사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