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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전면 재선거’ 주장하며 퇴진론엔 선긋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에서 보수 차기 주자로 급부상한 한동훈, 오세훈 두 세력을 중심으로 장동혁 대표 사퇴론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지만, 장 대표는 사실상 퇴진론을 거부했다. 당내에서는 최근 사퇴한 조국 대표에 빗대 “조국만도 못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지난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퇴하셨으면 좋겠다. 정식으로 다시 전당대회를 해서 재출마를 하시더라도 거기서 제대로 평가를 한번 받는 게 좋겠다”고 했고, 김재섭 의원도 “(장 대표가) 책임감을 느끼시고 본인 거취 결정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조국 대표의 사퇴를 언급하며 장 대표를 향해 “조국만도 못하다”라고까지 했다. 당내에선 장 대표 사퇴여부의 1차 분수령은 10일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권파 정점식, 비당권파 김도읍, 독자노선 성일종 의원이 대결하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장 대표 사퇴론이 주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장 대표는 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전국 67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면, 이는 전국적으로 국민의 참정권이 제한된 것”이라며 “합리적인 의혹 제기에 대해 음모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끝내야 한다. 합리적인 의혹과 문제 제기에 대해선 선거관리위원회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면서 “정 대표가 ‘민주당도 특검을 주장하고 있으니 국민의힘에서 수용하는 입장을 밝히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당도 특검을 수용하겠단 입장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전면 재선거론에 대해 “투표용지는 투표 하루 전까지 엄격한 절차에 의해 투표소에 준비돼야 하는데, 투표용지가 부족한 곳은 그에 관한 절차를 위반한 불법이 있는 것”이라면서 “또 출구조사가 발표된 오후 6시 이후 투표가 이뤄진 것은 더 큰 문제고, 투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었다면 더욱더 큰 문제며, 경찰이 투표함을 이송하는 과정에 참관인의 참관도 없이 이송시켰다면 더더욱 큰 문제”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른바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해서는 “의문을 갖는 국민을 손가락질하고 나무랄 일이 아니라, 정부와 선관위가 직접 나서 절차와 정당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득하고 답할 일”이라면서 “인천 연수구를 비롯해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사전투표 득표율이 득표수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는데 이것도 우연이라면 정확하게 내용을 밝히고 설명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다만,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별개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거취표명이 필요하다는 당내 주장에 대해선 “되묻겠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놓고 볼 때 여러분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라면서, 사실상 퇴진론을 거부했다. /박형남 기자

2026-06-08

李 대통령 “국민이, 저에게, 정권에 주는 경고”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 국민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길 것을 졌다거나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문제가 다르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며 “이해가 안 되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 이것도 국민들의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와 부산 북갑, 경기 평택을 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것을 염두에 둔 말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제사를 지내면 정말 온 마음을 다해야 하는데, ‘제사 끝나면 먹으면서 즐겁게 놀아볼까’라고 생각하면 되겠나”라며 “정말 죽을힘을 다해도 될까 말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 후) 한 2∼3일은 저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며 “국정 기조는 바뀔 게 없고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 책임론으로 해석될 만한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집권했을 때와 야당일 때는 다르다. 야당은 창을 잘 써야 하지만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며 “야당일 때는 막 공격하면 되지만 집권했을 때는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계속 지지층을 넓혀야 하는 게 정당의 운명”이라며 “성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우리와 색깔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사람일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 포용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패배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수없이 고소·고발이 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잘못된 것이 있으면 시정하고, 잘못한 것이 없으면 놔두면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진상 규명에 있어 내가 지휘하는 검찰이나 경찰이 합수본을 대규모로 구성해 할 수도 있다. 원래는 그게 정상”이라며 “아니면 국회가 임명하는 특검이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 입장에서는 내가 지휘하는 수사본부가 낫겠지만, 국민이나 야당 입장에서는 중립적인 특검이 하는 게 낫지 않나”라며 “쓸데없이 오해가 나올 수 있으니 국회가 (특검을) 정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에 따라 조작 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간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예 본인의 재판을 없애버리겠다고 재판 취소 특검을 추진하고 검찰을 겁박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심각한 반칙 아니냐”며 “재판 취소 특검을 깨끗하게 포기하고 이재명 재판을 재개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자기 사건을 법과 상식에 따라 한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이재명이 이재명 공소취소하는 것만큼 법과 상식에 안 맞는 짓은 없다”며 “자기 사건 공소취소하면 탄핵에 나설 것”이라고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6-08

“투표용지 부족 사태 상상하기 어려울 일” 李 대통령, 선관위 고강도 개혁 시동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검·경수사를 지시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고강도 개혁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 이 모든 걸 한 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것”이라며 “민주주의 발전도가 낮은 국가들이 봐도 투표지가 부족해 투표를 못 했다고 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충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낮 2시부터 (용지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데 ‘누가 방치해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심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까지 접근을 못했던 것 같다”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대책없이 어영부영, 대충해서 (국민들이 투표 관련) 주권행사를 못하게 됐다면 이것은 표의 숫자나 결과의 문제가 아닌, 그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원칙에 관한 문제”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행정부는 물론 감사원의 감찰조차 받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참정권 훼손)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그 생각을 못 했다”며 “‘열 몇 명이 투표를 못했다고 하는데 투표 결과에 영향도 없고’라고 생각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종의, ‘둔감해졌다 그럴까’, ‘주권감수성 부족’,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은 반성이 들더라. 몇 표와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에 관한 문제”라며 “(청년들이) 대한민국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의 문제라고 제기한 것에 대해 저도 많이 반성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주권 감수성’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 원칙의 문제로 규정한 만큼,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다만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와 연결지으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부정선거론과 뒤섞여 있지만 전혀 다르다”며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목적을 갖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끊임없이 선동하고 세뇌하며 세력화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고 언급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6-08

경북도, 소상공인 비즈니스플랜 콘테스트 선정팀 10곳 창업 지원

경북도가 우수한 사업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 창업팀 10곳에 대한 창업 지원에 나섰다. 경북도는 8일 구미 소셜캠퍼스 온에서 ‘2026 소상공인 비즈니스플랜 콘테스트’ 최종 선정팀 10곳과 창업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 소상공인을 발굴해 사업화와 시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경북형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프로그램이다. 이번 협약은 지난달 13일 영남대학교 천마아트센터에서 열린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당시 전문 심사단과 70명의 현장평가단 심사를 거쳐 최종 10개 팀이 선정됐다. 선정된 팀에는 아이디어 구체화부터 제품 개발까지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맞춤형 컨설팅이 제공되며 평가 결과에 따라 10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의 사업화 자금도 차등 지원된다. 1위는 와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도 부산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활용한 1인용 저당 냉동 미니피자를 제안한 오즈컴퍼니팀이 차지했다. 공동 2위에는 생육 데이터 기반 프리미엄 농산물 재배 기술을 선보인 그로우맵팀과 비상품화 참외를 활용한 저당 탄산음료 개발 아이디어를 제안한 참플로우팀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반려동물 가구를 위한 에어컨 악취 예방 솔루션과 지역 과일을 활용한 발효식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경북도는 창업 초기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기술기반 소상공인 성장 지원사업과 유망 소상공인 투자 유치를 위한 라이콘 펀드 운영 등을 통해 창업과 성장, 투자로 이어지는 지역 경제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미정 경북도 민생경제과장은 “협약을 맺은 예비 소상공인들이 지역경제를 이끌어갈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6-08

선관위 국정조사, ‘해체한다’는 자세로 하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 분노가 커지자 정치권도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선관위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8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관해 국회의장에게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신속한 본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TF’도 설치해서 다시는 소쿠리 투표, 지퍼백 투표지 이송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선관위를 해체하는 수준의 개혁을 하겠다“고 7일 밝혔다. 투표용지 대란을 둘러싼 민심은 악화일로다. 재선거를 요구하는 ‘서울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는 날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위 초반 강경 보수 세력에 의해 다소 폭력적으로 이뤄졌던 시위는 2030세대 위주로 재편되는 추세다. 공정함에 예민한 2030 청년들이 선관위에 국민의 기본적 권리(참정권)를 뺏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는 “선관위가 국민이 어렵게 지켜온 참정권을 강탈했다”며 강력하게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6일에는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시위가 있었다. 선관위는 직원 수가 3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조직이다. 그동안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는 명분으로 외부 감시를 전혀 받지 않으면서, 선거 행정의 기본 중의 기본인 투표용지 수급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어느 누가 투표용지가 없어서 제때 투표를 못 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했겠는가. 선관위의 부정부패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뿐 아니라 부정선거론 같은 음모론에 원인을 제공한다. 여야가 국정조사에 뜻을 모은 만큼,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가 주권자의 기본적 권리를 우습게 여기는 중대한 사건이다. 중앙선관위 수뇌부의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 여야는 선관위를 해체한다는 생각까지 가지고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2026-06-08

4부 요인들도 한마음으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수립” 주문

이재명 대통령과 4부 요인들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 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4부 요인과 회동하고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이 대통령과 함께 기존 5부 요인에서 공석인 선거관리위원장을 제외한 조정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조희대 대법원장이 참석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회동을 통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중대한 참정권 침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참석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 수립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역시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4부 요인들에게 “공무에 다들 바쁘실 텐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모임을 갖자고 연락드렸다”며 “지금 상황이 이렇게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회의 소집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4부 요인들은 참정권 침해를 야기한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해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조 의장은 “견제받지 않은 독립성이 초래한 사태에 대한 자성과 철저하고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며 “헌법적 독립성이라는 그늘 아래 국민의 참정권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안일해질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장은 “지체 없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해 진상 규명에 나서고 선관위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이 계셔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 국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어떻게 발생하게 됐는지 그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문제의 원인을 면밀히 파악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소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선거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자부심에 상처를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우리는 언제나 이를 교훈 삼아 더욱 성숙하고 안정된 민주주의를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뼈아픈 (성찰의) 계기로 삼아 사안의 진상을 엄밀하게 파악하고 그에 대한 법적 평가를 하는 것과 함께, 선거 제도와 운영의 모습을 냉철히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총리는 “국가와 정부, 헌법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먼저 국민에게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공동 선언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나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들에게는 행정적·법적 책임을 엄정히 물어야 하며,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선거 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2026-06-08

역대급 수출 호황에도 지역기업 60% 자금난

올들어 국내 수출 증가율이 역대급 기록을 보이고 있지만 대구지역 기업의 절반 이상이 자금 사정 악화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자원부에 의하면 올해 5월 말 누적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43.4%가 증가했다. 이 기간 누적 수출액은 3942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IT 품목의 상승세가 국내 수출을 견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5월까지 국내 누적 무역흑자 규모는 1019억 달러다. 2017년 연간 952 달러 기록 후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 중심의 대구지역 기업들은 대기업의 수출 호황 분위기와는 달리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기업 44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금사정 및 금융애로 실태조사 결과, 60.3%가 최근 1년간 “자금사정이 오히려 악화됐다”고 대답했다. “개선됐다”는 답변은 8.9%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58%가 앞으로 6개월간 자금사정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지방 중소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분석이 됐다. 올 4월말까지 대구지역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가 증가율 48%에는 크게 못 미친다. 그나마 지역 수출실적이 증가한 것은 이차전지 소재가 수출을 주도한 때문인데 지역 전통제조업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의 수출 증가로 전국적 경제사정이 상승 국면에 든 것처럼 보이나 지방 중소제조업은 여전히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대구상의 조사에서 10인 미만의 영세기업은 75.8%가 “지금의 자금사정이라면 1년 버티기가 어렵다”는 응답을 해 충격이다. 수출호황 속에 원 달러 환율이 1560원대를 돌파하고 소비자물가도 3%대를 넘었다. 대기업의 호황 이면에서 경기회복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소 영세기업의 고충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금융권은 경기 착시현상을 바로보고 영세기업의 자금줄에 숨통을 틔워 줄 묘안을 찾아야 한다.

2026-06-08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치

우리 정치인들은 과연 진정한 민주주의자인가? 말로는 민주주의를 역설하지만 정치행태가 비민주적이면 ‘표리부동한 위선자’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주정치의 핵심은 대화와 타협에 있고,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처지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역지사지’가 필수다. ‘아전인수(我田引水)’와 ‘내로남불’이 습관화되어 마이웨이(my way)를 고집하는 정치인들의 성찰과 반성이 절실한 까닭이다. 정치인들은 왜 역지사지에 인색한가? 민주주의자에게 요구되는 ‘비판적 성찰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생명과 능력의 유한성을 특징으로 하는 인간이 전지전능한 신의 흉내를 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 보수 또는 진보라는 자신의 가치관을 절대화하면 타협은 불가능하다. 거울 속의 자신을 정확히 볼 수 있는 비판적 성찰 능력이 있어야 오만과 독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역지사지의 객관적 인식’으로 상생(相生)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아전인수의 자기중심적 독선’으로 상극(相剋)의 길을 갈 것인가는 정치인의 성찰능력 여하에 달려 있다. 이러한 성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정치인의 ‘권력에 대한 인식’이다. ‘수단으로서의 권력’과 ‘목적으로서의 권력’은 전혀 다르다. 권력 자체가 목적이 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투쟁이 일상화된다. 반면에 권력이 국리민복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면 역지사지의 정치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면 자신의 ‘신념’이 자칫 ‘독선’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 정치인의 소명은 ‘개인의 신념윤리’보다 ‘국민에 대한 책임윤리’가 더욱 중요하고, ‘선한 동기’보다는 ‘좋은 결과’의 산출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의 정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누구나 역지사지를 말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언행이 일치되지 않는 정치인은 믿음을 줄 수 없고, 신뢰를 잃은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 평소에 아전인수를 일삼던 정치인이 갑자기 역지사지를 하겠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민주정치에서는 ‘쾌도난마(快刀亂麻)’식 해결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원주의 가치관에 입각한 대화와 타협, 관용과 절제의 정신이 역지사지 정치의 토대를 구축한다. 역지사지의 정치를 위해서는 강자의 약자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 승자는 패자에게, 다수는 소수에게, 여당은 야당에게 먼저 손을 내밀 때 협치가 시작될 수 있다. 강자가 약자에게 양보할 의사가 없거나 약자에게만 역지사지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정의가 힘’이 아니라 ‘힘이 정의’가 된 나라에서는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다. 강자가 힘으로 포장한 ‘선택적 정의’는 약자가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정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역지사지이고, 역지사지의 정치는 인간의 한계와 권력의 속성을 반영한 ‘민주주의 가치관의 내면화’를 전제로 한다. 그래서 우리 정치인들에게 다시 한 번 묻는다. 당신은 정말 역지사지 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주의자인가?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정치학

2026-06-08

스플린

“그보다 더 추하고, 더욱 사악하며, 더욱 더러운 괴물이 있다. 비록 몸짓은 크지 않고, 큰 소리도 내지 않지만, 그는 한 번의 하품으로 세상을 삼켜버릴 수 있다. 그 괴물의 이름은 권태다.” 샤를 보들레르가 ‘악의 꽃’의 서시 ‘독자에게’ 마지막 부분에 남긴 구절이다. 위 구절은 근대 문학사 전체를 관통하는 선언으로 평가받는다. 탐욕과 살인, 위선과 음란보다 더 위험한 것이 ‘권태’라는 그의 진단은 처음에는 과장처럼 들린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을 돌아보면 보들레르의 통찰이야말로 현대인의 정신세계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은 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흔들리는 진자와 같다”라고 했다. 욕망을 충족하면 만족할 것 같지만, 곧바로 권태라는 괴물이 기다리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괴롭고, 원하는 것을 얻으면 심심해지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보들레르의 권태는 쇼펜하우어의 무료함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단순한 무료함도, 심심함도 아니다. 존재의 중심이 텅 비어 있는 상태이다. 살아있지만 왜 살아있는지 모르는 상태, 목표는 있으나 의미를 상실한 상태, 군중 속에 근본적으로 고독한 상태를 의미한다. 쇼펜하우어의 권태보다 훨씬 음울하고 병적인 정서인 셈이다. 보들레르의 권태는 우울, 무력감, 공허함이 뒤섞인 감정, ‘스플린(Spleen)’이다. 이유 없는 우울, 존재의 피로, 세계에 대한 혐오, 자기 자신에 대한 권태, 죽음에 대한 은밀한 동경이 스플린이다. 보들레르는 파리의 군중 속을 걸으며 현대인의 영혼을 보았다. 사람은 넘쳐 나지만 고독하다. 쾌락은 넘쳐 나지만 공허하다. 문명은 진보하지만, 삶은 의미를 잃어 간다, 이때 영혼을 짓누르는 검은 안개가 바로 스플린이다. 그의 시구는 이렇게 시작한다. “하늘이, 무거운 뚜껑처럼, 신음하는 정신 위에 내려앉을 때···.” 영혼 위에 납덩이가 올려진 상태이다. 스플린은 권태가 앓는 병이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손바닥 위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평균 수명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 왕족조차 누리지 못했던 물질적 편리함을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 우울, 불안 속에서 자살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 하며, 끊임없이 무료함과 공허함을 호소한다. 풍요 속에서 왜 불행한가? 보들레르는 ‘여행’에서, 인간이 끊임없이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는 이유를 묻는다. 인간은 늘 어딘가 다른 곳에 행복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사람, 새로운 직업, 새로운 권력, 새로운 부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그 여행의 끝에서 발견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하지만. 권태 역시 함께 따라온다. 어느 곳에 가더라도 항상 따라오는 존재가 권태다. 삶은 권태라는 지옥 여행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권태가 없으면, 재미가 있겠는가. ‘권태라는 악’ 속에 서 피어나는 꽃이 우리네 인생이다. 권태가 없으면, 우리의 삶도 피지 않는다. 권태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발견하고, 그 한계 속에서 의미를 창조한다. “내 삶의 정원으로 오라/ 아름다운 꽃과 맛난 술이 넘쳐 나는 나의 정원으로./그러나 그대 권태가 오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으랴” /공봉학 변호사

2026-06-08

우리도 다 알아요

올 초파일. 어머니 기일이어서 고향에 가는 길이다. 오늘은 두 손자도 함께 간다. 우리 부부는 맏이 차에 맏손자와 함께 탔다. 맏손자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다. 중간 휴게소에서 둘째네와 만나기로 하고 출발했다. 차가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첫 터널을 지나자 오월의 푸르른 신록이 생기를 뿜어내며 길손들을 반긴다. 초록 생기에 저절로 힐링이 된다. 차가 기계 부근을 달린다. 고속도로를 향해 병풍같이 둘러선 산이 지난가을엔 타지 않는 불이 활활 타는 듯했었다. 이젠, 회갈색을 띠면서 불이 조금 사그라지는 느낌이다. 힐링에 금이 간다. 저 많은 소나무가 늘 푸름을 빼앗기고 죽어, 선 채로 삭아 물질로 되돌아가고 있다. 도대체 재선충(材線蟲)이란 놈은 왜 소나무류만 골라서 죽이는 팔자로 태어난 걸까. 터널 하나를 더 지났다. 이곳 산은 아직 별 흠 없이 푸르다. 다행이다. 요즈음의 관심사인 ‘고유가 피해지원금’ 이야기가 나왔다. 아내가 맏이에게 지원금 받았느냐고 묻자, 받았다고 답했다. 어떤 것에 쓰는 게 좋겠는지 등 세 사람의 이야기가 오갔다. 나는 자연스레 나랏빚 걱정을 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큰손자가 말했다. “그 돈, 우리가 갚아야 하잖아요!” “어? 응. 근데, 네가 어떻게 그걸 알아?” 뒤통수를 쿵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으며, 얼떨결에 내가 손자에게 되물은 말이다. 속으로, 부모나 선생님에게서 들었으려니 생각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우리도 다 알아요···.”하고 대답하는 뉘앙스에서 친구들과 사귀면서 알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갓 철드는 초등생들까지도 정부가 주는 공짜 돈이, 후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라는 사실을 안다고 생각하니 소름 돋았다. 더 묻지 않고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다. 둘째네와 만나기로 한 휴게소로 차가 들어섰다. ‘기본소득’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외국 말처럼 이질감이 들었었다. 조금 전 보았던 재선충 감염에 죽어가는 소나무 같다는 마음도 스쳤다. 대기업 기능직 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줄곧, 주경야독으로 살아온 내가 왜 그런 생각들이 났을까. 블루칼라였던 사람은 오히려 반겨야 할 일일 텐데, 거부감 같은 다른 느낌은 우리 세대가 살아낸 체험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으리라. 기본소득은 결국, 모든 이에게 나라가 일정한 돈을 계속 준다는 뜻이다. ‘민생지원금’도 ‘고유가 지원금’도 기본소득의 하나이므로, 국가가 국민을 먹여 살리는 체제의 정책과 같다. 전문가나 학자들의 기본소득에 대한 여러 주장을 웹에서 찾아보았다. 상식선에서 다루어도 될 걸 이리저리 어렵게 말하고 있었다. 누구든 수입이 있어야만 지출할 수 있다. 나라도 같다. 나라가 국민을 먹여 살린다면 누가 일하고 세금을 낼까. 누구나 드는 의문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는 인간 본성에 기반한다고 본다. 나라 배급에 매달린 사회가 전체주의다. 만일, 정치인들이 장기집권 의도로 구상한 ‘기본소득제’라면 이는 사람 본성에 반한다. 초등학생들도 빚이라고 아는 ‘기본소득 정책’은 국민 공론에 부쳐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강길수 수필가

2026-06-08

이달의 등대

포항에 사는 사람의 특권이라면 언제든 바다를 옆에 끼고 해파랑길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것. 달리며 보는 바다 풍경은 언제 봐도 탄성을 부른다. 윤슬로 가득한 아침 바다, 서해안과는 다른 은은한 핑크색의 노을 지는 해변, 날씨에 따라 변하는 바다 빛깔을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항구마다 우뚝 솟은 등대를 보는 맛도 남다르다. 그중에 이달의 등대로 뽑힌 등대만 찾아보아도 며칠은 걸린다. 이달의 등대는 해양수산부가 역사적·조형적 가치가 있는 등대를 매월 선정해 소개하는 제도다. 2019년 1월부터 매월 이달의 등대를 선정해 국민에게 널리 알렸다. 해양관광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전국의 특색 있는 등대를 선정한다. 오늘 소개할 곳은 2023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꼭두의 계절’ 촬영지이자 2025년 1월 이달의 등대로 선정된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 오류리 358-4번지 척사항 북방파제에 있는 성덕대왕신종 등대다. 척사항 등대는 멀리서 봐도 눈에 뜨이는 빨간색이다. 등탑 높이 10m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빨간색 불빛이 5초 간격으로 반짝이며, 감포 일대를 지나는 선박의 안전 길잡이 역할을 한다. 경주 동해안 최대의 항구인 감포항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척사 어촌마을이 있다. 항구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오류 해변의 백사장이 마치 비단을 펼쳐 자로 잰 것과 같다 하여 ‘척사(尺沙 )’라 불린다. 캠핑장이 있는 오류 해변과 사진 명소인 송대말 등대 사이에 자리하여 아직은 덜 알려져 조용하다. 작은 항구인 척사 방파제 끝에 경주만의 특색을 살린 이색적인 등대가 보였다. 성덕대왕신종 종각의 형태를 본떠 만든 등대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9년 낡은 철제 간이 등대를 철거하고 새로 설치한 등대이다. 붉은색 등대 기둥은 종을 매다는 종각 역할을 하고 종각 안에 아담한 성덕대왕신종 조형물이 걸렸다. 가까이에서 살피면 비천상도 똑같이 재현되었다. 빨간 계단을 밟으며 올라 비천상을 어루만지며 등대를 한 바퀴 돌았다. 종 사이로 멀리 한옥 등대 송대말 등대가 보였다. 바다를 배경으로 신라시대의 귀한 보물 성덕대왕신종을 보는 경험은 신선했다. 매일 낮 12시 정각과 오후 6시에는 40초간 울리는 종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 종소리에는 어민들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어 더 뜻깊다.(경주국립박물관에 가면 매시 정각, 20분, 40분에 녹음된 소리를 들려준다.) 가까이에 있는 송대말 등대와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음각 기법으로 형상화한 감포항 등대까지 함께 둘러보시기를 추천한다. 이달의 등대로 뽑힌 특이한 모양의 등대 중에 야구 관련된 것이 있다. 이곳에서 일출이 유명하다. 부산 기장군 칠암항(칠암리) 일대에 있는 야구공·배트 모양의 등대를 배경으로 해돋이를 찍은 사진이 많이 SNS에 올라온다. 야구등대와 인근 갈매기등대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구도가 자주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또 근처에 서암항 젖병등대도 가볼 만하다. 2009년에 부산이 저출산 도시로 선정되면서 출산 장려를 기원하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등대를 잘 보면 겉면에 아기들이 손도장 찍은 걸 장식했다. 크기도 모양도 앙증맞게 생겼다. 그 맞은 편은 닭벼슬등대다. 청렴을 다짐하는 청렴실천 다짐길을 만들면서 다짐길 끝에 등대가 위치하고 이 등대는 계단을 통해 등대 위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다. 기장 대변항의 월드컵기념등대는 공인구인 피버노바를 품고 있다. 대변외항남 방파제동단등대는 마징가Z 모양, 대변외항남 방파제서단등대는 태권V등대 모습이다. 해파랑길을 따라 포항의 등대박물관을 보고, 영덕으로 가서 대게발로 감싼 창포말등대를 보는 것도 추천한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6-08

인생 오후의 행복을 묻다···함께 늙어가는 행복, 봉화의 세 부부 이야기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많은 사람이 묻는다. “70세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평균수명이 80세를 훌쩍 넘긴 지금, 은퇴 이후의 삶은 단순한 여생이 아니라 또 하나의 긴 인생이다. 그러나 현실 속 노년은 결코 녹록지 않다. 노인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고독과 경제적 부담, 그리고 건강 문제다. 특히 도시의 아파트 생활 속에서 인간관계가 단절되면 정신적 고립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귀농·귀촌과 전원생활은 새로운 노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불편함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할 사람과 공동체가 있다는 점이다. 결국 행복한 노후의 핵심은 돈이나 건강만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 속에 있다는 사실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경북 봉화에는 행복한 노후의 한 모델을 보여주는 세 부부가 있다. 봉화에서 인생의 오후를 함께 보내고 있는 권씨 부부, 정씨 부부, 유씨 부부는 각각 20년, 15년 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봉화에 정착했다. 이제 이들의 나이는 모두 70대에 접어들었다. 세 부부는 서로 15~20km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 하루를 함께 보낸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고, 저녁 식사까지 나누며 이야기를 이어온 만남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들의 일상은 평범함 속에 행복의 비결이 숨어 있다. 각자 작은 텃밭을 가꾸며 농사를 짓고, 힘든 일이 생기면 서로 도와준다. 농번기에는 일손을 보태고, 생활 속 어려움이 있을 때는 경험을 나누며 해결책을 찾는다. 서울에서 내려와 낯선 시골에 정착하는 일은 외롭고 쓸쓸할 수 있었지만, 이들은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관계를 통해 어려움을 이겨냈다. 성격과 개성은 다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아온 시간이 어느덧 10여 년을 넘어섰다. 생일이나 특별한 날은 반드시 함께 챙긴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 모두 모여 축하를 나누고, 칠순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 평소에도 근교 여행이나 걷기 여행을 함께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다. 이들이 누리는 삶은 도시에서는 쉽게 얻기 힘든 여유와 공동체의 따뜻함이 있다. 전원생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경제적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시골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생활이 가능하며,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며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텃밭을 가꾸며 몸을 움직이는 적당한 노동은 삶에 활력을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이다. 노후의 가장 큰 적은 질병보다도 고독이라는 말이 있다. 봉화의 세 부부는 서로의 친구이자 이웃이며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거창한 재산이 아니라 함께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기쁨과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관계라는 사실이다. 70세 이후 행복한 삶의 조건은 의외로 단순할지 모른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경제적으로 무리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함께할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다. 봉화에서 살아가는 세 부부의 모습은 초고령사회가 찾아야 할 노후의 한 모델이 되고 있다. “행복한 노후는 어디에 사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6-08

삼의정에 되살아난 규방의 물결

초여름의 녹음이 짙어가던 5월 31일, 내방가사문학회(회장 권숙희)는 경북 경산에 자리한 초계정씨 옥곡파 문중의 유서 깊은 공간 삼의정(三宜亭)을 찾아 뜻깊은 내방가사 발표회를 열었다. 감룡문을 지나 삼의정에 들어서는 순간, 정자에 걸린 ‘삼의정’ 현판은 마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의 문처럼 다가왔으며, 그 안에는 조선시대 선비 문화와 여성 문학의 숨결이 조용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급속한 산업화와 디지털 문명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전통 기록문화의 가치를 되새긴다는 점에서, 이날 행사는 내방가사 낭독을 넘어 우리 정신문화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귀중한 자리였다. 식전 행사로 펼쳐진 오카리나와 에어로폰 연주는 행사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 이어 정원엽 경산근대문화유산보존회장은 경산의 근대문화유산과 내방가사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 심도 있는 해설을 들려주었다. 그는 내방가사가 단순한 규방 문학이 아니라 여성들의 삶과 감정, 시대정신이 담긴 생활 기록문학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조선 후기와 근대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이 한글을 통해 자신들의 세계를 기록하고 전승해왔다는 사실은, 우리 기록문화사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하였다. 특히 이날 소개된 ‘습례국(習禮局)’ 체험은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정선 이사의 설명 아래 진행된 AI 활용 체험학습은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의 새로운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었다. 습례국은 20세기 초 유학자 탁와(卓窩) 정기연 선생이 고안한 한글 놀이판으로, 제사상 차리는 법과 유교 예절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만든 생활 교육 자료이다. 본행사는 권숙희 회장의 작품 풀이 및 해설이 있었다. 초계정씨 경산 옥곡파 문중이 소장한 가사집은 ‘효행가’, ‘백발가’, ‘노부인가’, ‘노부인답가’ 네 편 모두 작자 미상으로 경주 최씨, 최이현의 뛰어난 필체로 필사한 작품이다. 경산지역 방언이 많은 게 특징이며 2022년 11월 세계기록문화유산아시아태평양지역 목록에 등재된 작품이다. 그는 1918년 16세에 정도만(鄭道萬)과 혼인하였으며 유작으로는 세계기록문화유산 아태목록에 등재된 내방가사 ‘사향가’, ‘효행가’ 외 서신 목록을 남겼다. 이차환은 1956년 정장열과 결혼하여 유작으로는 세계기록문화유산 아태목록에 등재된 ‘일여가’를 남겼다. ‘사향가’, ‘효행가’, ‘일여가’ 원본은 국립한글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낭독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오늘의 공간으로 다시 불러내는 생생한 문화 계승의 현장이었다. 이날 회원들은 각 작품을 나누어 맡아 정성스럽게 낭독을 이어갔다. 가사 중 ‘효행가’는 최옥분·곽남숙·안자숙 회원이, ‘백발가’는 김복숙·심수영 회원이 낭독했다. 이어 ‘노부인가’는 이순오·조애숙 회원, ‘노부인 답가’는 유정자·오인경·김윤숙 회원이 맡았으며, ‘사향가’ 중 ‘사향곡’은 권영숙·이윤지·권숙희 회원이 깊이를 더했다. 또한 ‘계여사’는 최순자·김영옥·허순남 회원, ‘규희가’는 김경옥·이선화·김영이 회원이 각각 맡아 무대를 가득 채웠다. 삼의정 정원에 세워진 탁와 정기연 선생의 시비 또한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하였다. ‘문안의사중근살이등박문(聞安義士重根殺伊藤博文)’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소식을 듣고 지은 한시로, 나라를 잃어가던 시대 지식인의 비분강개와 민족정신을 담고 있다. 문화와 문학은 단지 아름다운 언어의 향연이 아니라, 시대의 정의를 지키고 민족의 혼을 이어가는 정신의 기록임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이어 일행은 성암칠절비와 우경제를 둘러본 뒤 삼성현역사문화공원과 제석사를 찾아 경산이 배출한 원효, 설총, 일연의 정신세계를 되새겼다. 이는 단순한 답사를 넘어 우리 역사와 사상의 뿌리를 체험하는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 문화유산은 오래되었다고 해서 저절로 보존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기억하고 지키는 권숙희 회장을 중심으로 한 내방가사문학회의 활동은 매우 뜻깊다. 이들의 노력은 단순한 문학 활동을 넘어, 사라져가는 여성 기록문화를 되살리고 우리 민족의 정신적 유산을 후대에 전하는 문화적 사명이라 할 수 있다. 문화는 후세에 전하려는 사람들의 헌신이 있을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유산이 된다. /김윤숙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6-08

포항세명기독병원, 고령층 고관절 수술 증가…106세 환자도 보행 회복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106세와 90세 환자가 보행 능력을 회복했다. 병원에 따르면 106세인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화장실을 가던 중 넘어져 우측 대퇴부 전자간 골절 진단을 받았다. 당시 105세의 초고령이었지만 수술 전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행했고 전신 상태도 양호해 정형성형병원 하지관절센터 장성원 부장이 내과 협진을 거쳐 수술적 치료를 결정했다. A씨는 척추마취 하에 관혈적 정복술 및 내고정술을 받은 뒤 재활치료와 보행 훈련을 거쳐 현재도 수술 전처럼 안정적으로 보행하고 있다. 90세 여성 환자도 고관절 골절 수술 후 보행 능력을 회복했다. 이 환자는 올해 1월 노인정에서 넘어져 우측 대퇴부 전자간 골절 진단을 받았으며, 하지관절센터 강번중 부장이 내과 협진을 거쳐 수술을 시행했다. 이후 회복 치료와 재활치료를 거쳐 현재도 수술 전처럼 안정적으로 걷고 있다. 고령층 고관절 골절 수술도 증가하고 있다. 포항세명기독병원의 만 65세 이상 고관절 골절 수술 건수는 2023년 369건, 2024년 385건, 2025년 427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025년 수술 건수는 15.7% 늘었다. 장성원 하지관절센터 부장은 “고령 환자의 수술 여부는 나이뿐 아니라 전신 상태와 골절 전 활동 능력, 회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개인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와 회복 관리가 이뤄진다면 초고령 환자도 일상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6-08

포항 남구청소년문화의집, 호국보훈의 달 맞아 ‘호·소·문’ 참가자 모집

포항시청소년재단 남구청소년문화의집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소방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6월 동행 프로그램 ‘호·소·문’ 참가자를 모집한다. 남구청소년문화의집은 오는 20일 청소년운영위원회 ‘빛솔’과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호·소·문’은 ’호(국보훈의 달)·소(방관에게 감사하는)·문(화 만들기)’의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그램은 영화 ‘소방관’ 관람을 시작으로 소방·안전교육과 안전 골든벨, 소방관에게 감사 편지 쓰기와 카네이션 만들기 등으로 진행된다. 참가 청소년들이 작성한 감사 편지와 카네이션은 청소년운영위원회 대표 청소년들이 지역 소방서에 전달할 예정이다. 남구청소년문화의집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청소년과 지역민이 함께하는 ‘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청소년운영위원회 ‘빛솔’이 기획부터 홍보, 운영까지 참여하고 있다. 박시현 관장은 “청소년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의 역할과 가치를 이해하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6-08

코스피 7400선까지 추락…반도체 쇼크에 시총 1000조원 증발

지난 5일 ‘검은 금요일’에 이어 8일 ‘블랙 먼데이’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코스피는 7400선까지 밀렸고 시가총액은 3거래일 만에 1083조원이 증발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76.18포인트(8.29%) 하락한 7484.41에 마감했다. 장중 7442.73까지 떨어지며 지난 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16% 이상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7215조원에서 6132조원으로 감소했다. 장 초반에는 올해 세 번째, 역대 아홉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닥시장도 올해 두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가동됐다. 급락 배경은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이다. 미국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피크아웃’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26% 폭락했다. 여기에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이 AI 인프라 투자 둔화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3.85%, 3.48% 하락했다. 외국인은 8일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총 69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환율 급등도 외국인 자금 이탈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추세 전환보다 단기 조정으로 보고 있다. 오는 10~11일 발표되는 미국 CPI와 PPI 결과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6-08

느림의 미학 담은 글과 사진…“한 걸음 사이의 온기 잃지 말아야”

SNS를 통해 시적(詩的)인 산문과 따뜻한 문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에세이스트 최영실 작가가 두 번째 신작 ‘산책’을 펴냈다. 이번 신간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걷는 길 위의 시간과 일상 속 머무름에서 발견한 사유(思惟)를 글과 사진으로 담아낸 사진 산문집이다. 이 책은 단순히 길을 걷는 행위를 기록한 책이 아니다. 작가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마주한 자연과 사람, 계절의 풍경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삶과 사랑,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풀어낸다. 특히 직접 촬영한 사진과 산문이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작가는 “마음이 가장 고요할 때 주변의 모든 자연과 생명이 깨어 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며 “존재를 긍정하며 걸었던 소요의 시간을 통해 삶과 사랑을 사색했다”고 말한다. 그에게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연민과 자연에 대한 경의를 품고 세상 속으로 스며드는 또 다른 형태의 산책인 것이다. 책에 실린 사진들은 작가가 뷰파인더를 통해 포착한 찰나의 순간들이다. 평범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그의 시선은 독자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바라볼 여유를 권한다. 작가는 책에서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인공지능이 0과 1 사이를 광속으로 가로지를 때, 인간은 여전히 한 걸음과 다음 걸음 사이에 머무르는 온기를 감각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품격을 가진다”고 말한다. 이어 “각자의 속도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속도와 효율이 우선되는 시대에 인간만이 지닌 감각과 여유의 가치를 강조한다. 최영실 작가는 에세이스트이자 칼럼니스트로 문화예술 칼럼 ‘최영실의 소소살롱’과 여행 에세이 ‘훌훌훨훨’을 연재하며 활발한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6-08

일본 압도한 한국의 재활용률

지난해 여름. 오사카와 교토를 여행했을 때다. 자정 가까운 시간. 밤 산책을 나갔다. 그리고는 깜짝 놀랐다. 약간의 과장을 더하자면 고양이만한 쥐를 오사카 시내 한복판에서 본 것.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시커멓고 커다란 쥐가 떼를 이뤄 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쓰레기더미 속을 헤집고 다녔다. 여자들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중국인 관광객은 휴대폰을 들어 그 장면을 찍고 있었다. ‘일본’이라 하면 떠오르던 청결하고 질서정연한 이미지가 도심에 출몰한 쥐떼 탓에 깨졌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거리 청소 면에서는 일본이 한국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한 밤이었다. 6월 8일 몇몇 언론에 일본과 한국의 생활폐기물 발생량과 쓰레기 재활용률을 비교하는 기사가 실렸다. 이를 흥미롭게 읽었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 공동으로 발간한 ‘한일 폐기물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한국이 2200여만 톤, 일본은 3900여만 톤이었다. 일본의 한국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쓰레기 재활용률에선 한국이 일본을 압도했다. 한국 생활폐기물 재활용률은 약 70%, 일본은 20%대로 조사됐다. 생활 속 폐기물은 적고, 재활용률은 높으니 한국의 거리가 지난 시절보다 깨끗해진 것일까? 한국과 일본이 다를 것 없다. 수백만 명이 생활하는 거대 도시. 일반 쓰레기와 먹다 남긴 음식물을 섞어서 버리면 쥐와 해충이 생긴다는 건 아이도 아는 상식이다. 일찌감치 음식물 분리수거를 실시한 동시에 이를 어기지 않고 잘 지키는 한국인의 진일보한 준법의식이 거리에서 쥐를 사라지게 만든 것 같다. 칭찬 받아도 좋을 일이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6-06-08

추경호, 당선 후 첫 정치 행보는 박근혜 예방…"박 전 대통령 적극적 역할에 감사"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지방선거 승리 이후 첫 정치 행보에 나섰다. 추 당선인은 이날 오후 3시 50분쯤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약 5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면담 직후 취재진과 만난 추 당선인은 “선거 기간 칠성시장과 서문시장 등 두 차례 현장을 함께 다니며 저에 대한 지원을 해주셨다”며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시민들이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지켜주셨다, (추 당선인이) 최고의 경제 전문가인 만큼 시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큰 사업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세심하게 챙기고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경제 분야 경험을 잘 살려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탄핵 이후 가장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칠성시장과 서문시장 지원 유세를 비롯해 전국 주요 격전지를 돌며 국민의힘 후보 지원에 나섰다. 특히 대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끌었고, 보수층 결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 기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가 보수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 당선인이 당선 직후 가장 먼저 박 전 대통령을 찾은 것도 이러한 정치적 의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추 당선인은 전직 대통령 예우 확대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오늘 그런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전직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은 외교와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경륜을 가진 지도자들”이라며 “상위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예우와 지원을 할 수 있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제기된 선거관리 시스템 논란과 관련해서는 “박 전 대통령께서 선거 시스템과 선관위 개혁 필요성에 대한 말씀을 주셨다”면서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6-08

“아들아 소고기 사 와라” 음성 문자에…서울 아들이 진짜 사 들고 와 ‘환호’

“나는 포항 사는 예순다섯 살 노인이야. 서울 사는 아들한테 보낼 다정한 안부 문자 하나만 써줘” 지난 1일 오후 포항시 남구의 한 강의실. 수강생이 스마트폰 화면에 설치된 생성형 AI 앱을 켜고 위와 같은 메시지를 입력하자 약 3초 만에 문장들이 화면 가득 나타났다. ‘사랑하는 아들아,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니…’ 작성된 문구를 확인한 어르신들은 “이대로 바로 보내도 되겠다”며 호응했다. 이날 열린 강좌는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와 대화하기’ 수업이다. 정원 15명 구성에 대기자가 있을 만큼 관심이 높다. 수업은 포털 검색과 생성형 AI의 차이점을 익히고 실생활 활용법을 실습하는 위주로 진행됐다. 수업은 두 서비스의 차이를 비교하며 시작됐다. “내일 날씨에 맞는 옷차림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무수한 블로그 링크를 나열하는 기존 검색창과 달리 생성형 AI는 기온에 맞춰 “외투를 챙기라”고 직관적으로 답변했다. 특히 어르신들은 ‘건강 및 생활 정보’ 영역에서 유용함을 체감했다. 수강생 김재범 씨(65)는 “종합병원에 가면 환자가 밀려 의사들이 내 증상에 대해 간단히만 말해줄 뿐, 정작 궁금한 것을 상세히 물어보기 어렵다”며 “반면 구글 제미나이(Gemini) 같은 AI에게 증상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니 더 세밀하게 설명해줘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작은 글씨 때문에 읽기 힘들었던 약 봉투나 복잡한 안내문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AI에게 분석을 요청하기도 했다. AI는 핵심 복용법과 주요 내용만 명확하게 요약해 설명했다. 강의를 진행한 변한샘 인공지능융합교육협회 대표는 어르신들에게 구체적인 대화법을 강조했다. 변 대표는 “질문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가볍게 질문을 시작한 뒤 대화를 이어가며 원하는 대답을 유도하는 방식인 ‘스텝 바이 스텝’을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실제 생활과 연결된 일화도 발생했다. 수강생 조모 씨는 음성 인식 기능을 활용해 “아들아 오늘 소고기 좀 사 와라”라는 문장을 작성해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전송했다. 메시지를 받은 아들이 당일 고향 집으로 진짜 소고기를 주문해 보내왔고 조 씨가 수업 중에 이 사실을 공유하면서 강의실에 한바탕 웃음이 돌기도 했다. 이외에도 아침 스트레칭 방법을 안내받은 뒤 관련 유튜브 영상으로 즉시 연결해 시청하거나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해 시각적 답변으로 받아보는 과정까지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수강생 이춘희 씨는 “나이 든 사람들에게 AI는 처음엔 생소할 수 있지만, 체계적으로 배워보니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변한샘 대표는 시니어 대상 AI 교육의 의미에 대해 “인터넷 검색은 원하는 답변을 얻기 위해 사용자가 다시 정보를 찾아 헤매야 하므로 시니어분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며 “반면 생성형 AI는 질문에 맞는 답변을 즉시 도출해 주기 때문에 시니어 계층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실생활에서 가장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6-08

윤권근 대구시의원 “승소 미수금 1억5000만원…소송채권 관리체계 전면 개편해야”

대구시와 산하기관이 민사소송에서 승소하고도 받아내지 못한 소송비용이 1억5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소송채권 관리체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구시의회 윤권근 의원(달서구5)은 서면 시정질문을 통해 대구시 본청과 산하기관의 부실한 소송 미수금 관리 실태를 비판하며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대구시와 산하기관이 민사소송 수행 과정에서 지출한 소송비용은 약 8억2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승소 후 법원이 인정한 소송비용 채권 가운데 회수하지 못한 ‘승소 미수금’은 1억5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별 미수금 규모는 대구시 본청이 4270만원, 공기업이 2060만원, 출자·출연기관이 8920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자·출연기관은 승소 확정금액의 절반 이상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의원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21년 공공기관의 승소 후 소송비용 미회수 행위를 소극행정이자 부패행위로 규정하고 개선을 권고했지만, 대구시의 사후관리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는 미수금 발생 사유를 ‘재산 없음’이나 ‘납부 태만’ 등으로 단순 기재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원인 유형별 분석과 체계적인 후속 조치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구시 본청과 산하기관별로 소송 수행 주체가 분산돼 있어 채권 관리와 회수 절차가 제각각 운영되고 있다”며 “이 같은 파편화된 구조가 행정의 통일성을 떨어뜨리고 관리 사각지대와 집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대구시 총괄 부서가 모든 기관의 회수 현황을 통합 관리하는 데이터 기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산하 공공기관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채권 회수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6-08

포항 호미반도 15만 평에 피기 시작한 하얀 메밀꽃…이달 말 절정 될 듯

포항 바닷가에 위치한 15만 평 규모의 호미곶 경관농업단지에 초여름 관광객들을 맞이할 하얀 메밀꽃이 피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부터 개화된 메밀꽃은 이달 중하순경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7월 초까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호미곶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지는 하얀 메밀꽃밭은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며 초여름 방문객들을 위한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호미반도 경관농업단지는 포항시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조성해 오고 있다. 매년 약 50㏊(15만 평) 이상의 면적에 유채꽃과 유색 보리, 메밀꽃, 해바라기 등 다양한 경관작물을 식재하며 관광객들에게 사계절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계절별로 다른 경관작물을 연이어 심는 ‘교차 재배’ 방식이다. 봄철 노란 유채꽃 수확이 끝난 부지에 메밀을 파종해 초여름 경관을 조성하고 7월 초 메밀꽃이 지고 난 후에는 해당 부지에 다시 해바라기를 식재해 여름철 다채로운 꽃 경관을 이어가는 구조다. 이처럼 계절마다 변화하는 꽃밭을 통해 지역의 아름다운 농촌 풍경을 유지하고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은 지역 관광 활성화 시책 차원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유채꽃에 이어 메밀꽃이 개화하면서 호미반도 경관농업단지가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해바라기 등 다양한 경관작물을 활용해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호미반도 메밀꽃밭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포항시는 방문객들이 꽃밭을 관람할 때 농작물 보호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반드시 지정된 관람로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6-08

1000명 한자리 모인다…포항시, 12일 ‘시민의 날·단오절 민속축제’ 개최

포항시는 오는 12일 남구 만인당 옆 잔디구장에서 시민 화합을 위한 ‘2026 포항시민의 날 기념식 및 제30회 포항 단오절 민속축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위대한 시민과 하나되어 행복한 미래를 여는 포항’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행사에는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포항시민의 날은 1962년 6월 12일 포항항 개항을 기념해 지정됐다. 1부 시민의 날 기념식은 포항지역 연합 고고장구팀의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29개 읍·면·동의 만장기 입장, 시민헌장 낭독, 축하 영상 상영, 특별상 시상 및 행복도시 포항 도약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된다. 기념식 직후에는 행사장 대형 전광판을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를 중계한다. 시는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대규모 응원전 대신 행사장 내 체험부스와 휴게공간에서 경기를 자율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포항 슈팅스타 치어리더팀의 응원과 초청가수 전유진의 공연도 병행된다. 이어지는 2부 단오절 민속축제에서는 민요 메들리 병창 공연, 한복맵시자랑대회, 노래자랑대회 등이 펼쳐진다. 박재관 포항시 자치행정국장은 “전통문화 계승과 더불어 시민들이 월드컵 경기를 함께 즐기며 화합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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