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 분노가 커지자 정치권도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선관위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8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관해 국회의장에게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신속한 본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TF’도 설치해서 다시는 소쿠리 투표, 지퍼백 투표지 이송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선관위를 해체하는 수준의 개혁을 하겠다“고 7일 밝혔다.
투표용지 대란을 둘러싼 민심은 악화일로다. 재선거를 요구하는 ‘서울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는 날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위 초반 강경 보수 세력에 의해 다소 폭력적으로 이뤄졌던 시위는 2030세대 위주로 재편되는 추세다. 공정함에 예민한 2030 청년들이 선관위에 국민의 기본적 권리(참정권)를 뺏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는 “선관위가 국민이 어렵게 지켜온 참정권을 강탈했다”며 강력하게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6일에는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시위가 있었다.
선관위는 직원 수가 3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조직이다. 그동안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는 명분으로 외부 감시를 전혀 받지 않으면서, 선거 행정의 기본 중의 기본인 투표용지 수급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어느 누가 투표용지가 없어서 제때 투표를 못 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했겠는가. 선관위의 부정부패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뿐 아니라 부정선거론 같은 음모론에 원인을 제공한다.
여야가 국정조사에 뜻을 모은 만큼,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가 주권자의 기본적 권리를 우습게 여기는 중대한 사건이다. 중앙선관위 수뇌부의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 여야는 선관위를 해체한다는 생각까지 가지고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